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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 어린이날 행사 풍성…서울 곳곳 ‘가볼만한 곳’

    2017 어린이날 행사 풍성…서울 곳곳 ‘가볼만한 곳’

    어린이날인 5일 서울 곳곳에서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린다. 우선 남산골 한옥마을이 어린이 마을로 변신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행사를 한다. 활 만들기, 만화 그리기, 한글 쓰기, 대한제국 추리 RPG 게임, 제기 만들기 등을 즐길 수 있다. 로봇코딩, 캐릭터 쿠키 만들기, 영어 뮤지컬, 목공예 체험 코너도 있다.남산국악당에서는 국악 뮤지컬 ‘호랑이 오빠 얼쑤’를 선보인다. 오전 11시 20분까지 보신각터에 가면 어린이날 희망타종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사전 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현장 추첨을 통해 8명을 뽑아 타종 기회를 준다. 아쉽게 타종에 참여하지 못한 어린이는 미래희망을 소원지에 쓰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사물놀이 관람, 문화유산 해설 등도 할 수 있다. 탁 트인 한강을 찾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한강 아라호에서는 어린이 뮤지컬 ‘태룬파이브’ 공연 패키지 상품을 선보인다. 아라호 대규모 LED 스크린을 통해 동화책 그림과 함께 뮤지컬이 펼쳐진다. 공연과 승선을 합한 요금은 성인·청소년 2만 9000원, 소인 2만 4500원이다. 한강 수상택시를 타고 야경을 즐기고 행성을 천체망원경으로 관찰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예약해야 하며 30분 회항코스(정원 10명)가 7만원이다. 도심에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잔디언덕 유니세프 놀이터에서는 야구게임, 대형 블록 쌓기, 비눗방울 놀이를 할 수 있다. 오후 6시부터는 푸드트럭에서 다양한 음식을 파는 DDP 밤도깨비야시장이 열린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정문광장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공을 굴리는 게임인 ‘공룡 알 굴리기’를 한다. 동물원 정문과 북문에서는 동물 복장을 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애니멀코스튬’, 정문광장에서는 페이스페인팅 행사를 한다. 친환경전시관 앞에서는 ‘왕 비눗방울 만들기’ 행사도 연다. 어린이대공원에서는 서울동화축제가 개최된다. 어린이대공원역 사거리에서 어린이대공원 정문까지 420m 왕복 6차선 구간이 전면 통제되고 아이들은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놀 수 있다. 동화 속 주인공으로 변신한 배우들과 어울리고 비눗방울 놀이·땅따먹기·오징어 다리 등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다. 월드컵공원, 남산공원, 어린이대공원, 보라매공원, 북서울꿈의숲, 경춘선숲길 등 8개 공원에서도 어린이날 무료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숲길 산책, 보물찾기, 움직이는 창의놀이터, 선비부채 만들기, 새들아 날아라 등이다. 일부는 40∼60 가족으로 참가가 제한되고 예약이 마감됐다. 넓은 잔디밭이 펼쳐진 여의도 국회에서는 ‘동심 한마당’ 축제가 열린다. 군악대 퍼레이드, 특전사 특공 무술 시범, 걸그룹 피터패트, 축하공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연이 이어진다. 어린이들로 구성된 싱잉엔젤스, 동심유스오케스트라, 웃는아이 공연팀이 무대에서 솜씨를 뽐내고, 종이문화재단의 고깔 만들기 등 종이접기 체험코너와 풍선아트,소방관 체험 교실, EBS 캐릭터 포토존도 마련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어린이날 큰 잔치 ‘박물관에서 놀자’ 프로그램을 한다. 인형극 ‘깜찍이와 산오뚝이’, ‘매직쇼 & 달언니와 말랑씨 콘서트’ 등 공연을 선보인다. 즐거운 연극놀이, 전시유물 찾기, 즐거운 낙서 콘테스트 등 체험 코너도 마련한다. 놀이마당에서는 가족줄넘기, 딱지치기, 비석 치기, 두더지 잡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식혜, 솜사탕, 꽈배기 등을 파는 먹거리 마당도 준비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1운동 참여 기독교인 1968명 DB구축

    3·1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 혹은 기독교인 추정 인물 1968명의 명단과 약력을 담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최근 3·1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수조사는 지난해 2월~올해 4월 자료·인물·문화유산 조사로 진행됐다. 3·1운동과 관련해 기독교계의 참여를 집중 조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지역을 포함한 국내, 만주에서 1919년 발간된 신문 잡지 등 문서자료를 정리하고 기독교인으로 확인되는 독립운동가, 유공자 전체를 발굴해 정리한 데이터는 60권 분량 2만쪽에 달한다. 자료는 3·1운동으로 사법부 재판을 받은 기독교인(151명)에게 내려진 판결문이 298건으로 조사됐다. 선교사 문서는 464건이 파악됐다. 인물은 각 교회 연혁과 노회·연회사에 등장하거나 지방지 학교사 기관사 향토지에서 나온 기독교인을 정리했다. 조사 결과 지방지에서는 463명의 기독교인 명단이 확인됐다. 개교회사와 노회사, 연회사를 통해 1080명, 학교사와 기관사에서는 501명의 명단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이름 중복을 제외하고 기독교인으로 추정된 인물까지 포함하면 총 1968명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요즘 금천구는 ‘1530 걷기 운동’ 열풍

    요즘 금천구는 ‘1530 걷기 운동’ 열풍

    “1530, 일주일에 5일 30분 걷자!”서울 금천구에 ‘1530 걷기 운동’ 열풍이 불고 있다. 금천구는 지난 2월 시작한 ‘1530 동별 걷기동아리’ 회원 모집에 1000여명의 주민이 참여하는 등 지역 곳곳에 걷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금천구는 걷기 운동 인식 개선과 걷기 실천 분위기 조성을 위해 1530 동별 걷기동아리 사업을 추진했다. 지난 2월 회원 모집 시작 이후 2개월 만에 지역 내 10개 동에서 1003명이 참가해 15개의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구는 동마다 걷기 전문 강사를 배치해 스트레칭, 율동체조, 걷기수업 등을 지도하도록 했다. 월 1회 걷기 대회도 개최해 이웃과 함께 걸으며 소통할 기회도 마련했다. 직장인들도 퇴근 이후 걷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아리별 운영 날짜와 시간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독산1동 걷기동아리의 한 회원은 “그동안 무작정 걷기만 했는데 걷는 것도 요령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며 “집 근처에서 이웃들과 함께 걷기 운동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금천구는 다음달 30일까지 동아리 회원을 모집한다. 가입 희망자는 보건소를 찾아 회원 신청을 하면 된다. 회원은 지역 내 모든 동아리에 참여해 걷기 운동을 할 수 있다. 구 보건소 관계자는 “걷기는 특별한 장비나 경제적인 투자 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안전한 유산소 운동”이라며 “주민들이 꾸준한 걷기 운동으로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하회마을에 웬 함석기와… 관리 부실 ‘도마’

    하회마을에 웬 함석기와… 관리 부실 ‘도마’

    경북도·안동시, 뒤늦게 수습 나서 한옥호텔 표류·잇따른 화재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취소 우려도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의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등재 취소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북도 문화유산과 공무원은 4일 “하회마을 주민 A모(78)씨가 최근 현상 변경 허가도 받지 않고 집 지붕을 시멘트 기와에서 함석 기와로 임의 교체한 사실을 확인, 담당 기관인 안동시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이 같은 불법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다가 최근 서울신문 취재로 뒤늦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A씨는 지난달 자신의 집 안채(56.1㎡) 지붕의 낡은 시멘트 기와를 새 함석 기와로 무단 변경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설치했던 기와가 낡아 비가 새는 등으로 교체가 시급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하회마을은 마을 전체가 국가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제122호)로도 지정됐다. 즉,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회마을에 건립하던 한옥호텔도 흉물이 되고 있다. 한옥호텔 체인 운영업체인 ㈜락고재가 애초 2017년 초 준공 목표로 2012년 4월부터 짓던 건물이다. 현재 공정률 50%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벌써 1년째다. 설계를 변경했으나 문화재청의 현상 변경 허가를 받지 못했다. 완공 시기는 불투명하다. 문화재청의 까다로운 심의도 넘어야 할 산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안동시의 무리한 사업 허가 탓이라는 지적이다. 관광객들은 한옥마을의 고풍스러운 멋과 품격이 크게 훼손된다고 비판한다. 하회마을에서는 화재도 잇따랐다. 2010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4차례의 화재가 발생했다. 하회마을에는 화재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목조건물인 조선시대 기와집 100여 채와 초가집 120여 채 등이 있다. 화재 안전시설이 대폭 보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하회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세계문화유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2곳이 이미 등재 취소된 사례가 있다. 오만의 아라비아오릭스 보호지역과 독일 남동부 엘베강 일대의 드레스덴 엘베계곡 등이다. 하회마을은 전통가옥 220여 채가 잘 보존된 곳으로, 보물로 지정된 양진당과 충효당을 비롯해 하동고택, 염행당, 양오당, 화경당(북촌댁), 작천고택 등이 있다. 1999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다녀간 이후 아버지 조지 H W 부시, 아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2005, 2009년),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2007년) 등 세계 정상급 귀빈들이 잇따라 방문했다. 글 사진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야쿠르트, ‘얼려먹는 야쿠르트’ 1주년 기념 이벤트 진행

    한국야쿠르트, ‘얼려먹는 야쿠르트’ 1주년 기념 이벤트 진행

    한국야쿠르트가 선보인 신개념 발효유 얼려먹는 야쿠르트(이하 얼야)가 출시 1년을 맞아 특별 선물세트 판매 및 돌잡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8만 개 한정판으로 판매되는 ‘얼야 1주년 에디션 선물세트’는 특별 제작한 돌잔치 선물상자에 1주년 한정판 캐릭터로 꾸며진 얼야 10개로 구성되어 있다. 한정판 선물세트는 제품 소진 시까지 판매되며, 주문은 야쿠르트 아줌마, 또는 모바일과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출시 1주년을 기념해 에디션 선물세트를 구매한 고객과 홈페이지에 1주년 축하 메시지를 남긴 고객을 대상으로 ‘돌잡이 이벤트’도 펼친다. 즉시 경품당첨 확인이 가능한 경품 이벤트로 한국야쿠르트 홈페이지에서 5월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 제품과 이벤트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야쿠르트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이사는 “‘얼려먹는 야쿠르트’는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태어난 새로운 개념의 발효유로 지난 1년간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고객에게 건강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4월 출시된 ‘얼려먹는 야쿠르트’는 국내 최초 얼려먹고, 거꾸로 먹는 신개념 발효유다. 이 제품의 특징인 거꾸로 만든 패키지는 어른들에게는 어릴 적 재밌게 먹던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새롭게 먹는 재미를 제공한다. 얼려먹는 시간에 따라 셔벗 타입과 아이스크림 타입으로 즐길 수 있다. 또 특허 받은 유산균 ‘HY7712’과 복합 비타민, 자일리톨, 300억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들어 있어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 간식으로 사랑받으며, 지난해 4,000만개가 판매되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7000년前 선사인과 조선의 선비가 함께 거닐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7000년前 선사인과 조선의 선비가 함께 거닐다

    울산 울주엔 대곡천이 흐릅니다. 저 유명한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 등을 품은 계곡입니다. 대곡천을 찾는 이들은 대개 몇몇 유적지에만 시선을 주고 돌아가기 일쑤지요. 하지만 묻혀 있을 뿐이지 대곡천은 ‘자체발광’의 경승지였습니다. 세월이 빚은 꽃 같은 풍경들이 가득한 곳이라 할까요. 이리 굽고 저리 휘는 동안 계곡 여기저기에 절경과 역사, 문화를 켜켜이 쌓아 두고 있었습니다.이름하여 ‘반구대 암각화’다. 누구에게든 반구대에 그려진 암각화 정도로 읽힐 법하다. 하지만 실상 반구대와 암각화는 꽤 먼 거리에 떨어져 있다. 그런데도 반구대 암각화라 불린다. 이유가 뭘까. 1971년 암각화가 발견되자 이를 홍보하고 위치를 설명해 줄 랜드마크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에 적합한 곳이 반구대였을 것이고. 그러다 점차 암각화에만 무게가 쏠렸고 반구대는 묻혀 버리고 말았을 터다. 바로 이 탓에 현지에선 대곡리 암각화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제법 많다. 반구대를 품은 대곡천은 울주를 관통해 흐르다 울산 태화강에 합류되는 지천이다. 약 27㎞ 정도 길이에 지질시대 공룡의 발자국 화석과 7000년 전 선사시대 암각화, 불교, 유교 등의 유적들이 빼곡하다. 그야말로 ‘역사의 적층지대’다. 다만 대부분의 유적들이 댐 조성 등으로 수몰됐고, 현재 돌아볼 수 있는 구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대곡천 물길을 따라 가장 위에 천전리 각석, 1㎞ 정도 아래에 암각화 박물관, 다시 1.2㎞ 정도 아래에 반구대 암각화가 늘어서 있다. 집청정, 반구서원, 반구대 등 선사시대 유적과 시기를 달리하는 볼거리들은 암각화 박물관과 반구대 암각화 사이에 산재해 있다. 천전리 각석을 먼저 찾는다. 1970년 크리스마스이브에 발견돼 ‘크리스마스의 선물’이란 애칭을 가진 곳이다. 기하학적 문양과 사슴, 사람 등 모두 280여점의 표현물이 그려져 있다. 20여명의 화랑 이름과 신라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명문 등도 새겨져 있다. 한때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2012년의 고교생 낙서까지 포함하면 ‘현대’의 표현물까지 담긴 셈이다. 각석 너머 계곡엔 131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 크기가 성인 남자 한 명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하다.반구대는 조선시대 지역 최고의 명소였다. 특히 현 대곡박물관부터 반구대에 이르는 대곡천 길은 선비들의 유람 코스였다. 조선 영조 때 울산부사를 지낸 권상일(1679∼1759) 등의 기록을 보면 지금은 사라진 장천사에서 반구대, 집청정, 반구서원까지 둘러보는 길이 선비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반구대가 암각화를 돋보이게 하는 수식어 정도로 치부될 곳이 아니란 얘기다. 대곡천에도 이른바 ‘구곡’(九曲) 문화가 남아 있다. 최남복(1759~1814)의 백련구곡, 송찬규(1838~1910)의 반계구곡 등이 그 예다. 하지만 백련구곡이 있던 대곡천 상류 지역은 대곡댐에 수몰됐고, 반계구곡 역시 일부만 남기고 물에 잠겼다. 구곡 가운데 핵심이 되는 곳은 오곡이다. 구곡 문화의 ‘원조’인 주자 역시 오곡에 무이정사를 짓고 생활과 학문의 터전으로 삼았다. 대곡천에서 오곡으로 꼽히는 곳은 반구대 일대다. 고려 우왕 때 언양에 유배된 정몽주가 즐겨 찾아와 시름을 달래며 시를 지었다고 알려진 곳이다. 정몽주의 호를 따 포은대라고도 불린다. 반구대가 유명해지면서 조선 숙종 38년(1712년)에 현 반구서원이 들어서게 된다. 이듬해엔 최신기(1673∼1737)가 반구대 건너편에 집청정(集淸亭)을 지었다. 푸름을 모은 정자라니, 이름만으로도 청량하다.집청정 앞의 풍경들은 저마다 이름을 갖고 있다. 반구대 뒤 산봉우리는 비래봉, 반구대 바위 절벽 아래 계곡은 옥천동, 계류가 휘돌아 가는 야트막한 언덕은 반구대다. 반구대 앞의 바위는 거북 머리, 양옆에 비죽 튀어나온 바위는 거북의 다리다.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 ‘반구’의 실제 배경이 된 곳도 바로 여기다. 정선이 탄복했을 풍경이 그대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반구대에서 좀더 길을 줄이면 반구대 암각화다. 멀리서 망원경으로 볼 수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감동이다. 관람대와 암각화 사이엔 대곡천이 흐른다. 대곡천 아래로는 바위 절벽의 뿌리가 길게 이어져 있다. 문화관광해설사 등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2013년 발굴조사 당시 절벽 하부층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 81점이 확인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 곧바로 복토됐고, 대곡천 물길로 바뀌면서 옛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암각화에 그려진 표현물의 숫자는 연구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 문화재청 누리집은 200여점이라 적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형상을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 237점 정도, 흐릿한 표현물까지 포함하면 300점 정도가 그려져 있다고 본다. 사슴, 호랑이 등 육지동물과 고래 등 해양동물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사람 형상의 그림도 17점 정도나 된다. 전체 그림 가운데 가장 많은 개체는 고래로, 무려 60여점에 이른다고 한다. 고래관광특구인 장생포와 울산 앞바다가 선사시대부터 수많은 고래들이 회유하는 곳이었다는 방증인 셈이다.암각화 앞에 서면 상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일이다. 그래야 7000년의 시간을 넘어 좀더 친근하게 선사인과 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각화의 그림들은 단순하면서도 재밌다. 왼쪽 가장 위엔 생식기를 곧추 세운 남성이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손을 미간 위에 얹은 모양새가 뭔가 사냥감을 찾는 듯하다. 남자 아래는 고래 그림이다. 저 유명한 ‘새끼 업은 고래’다. 어미 고래가 새끼를 등에 올려 물밖 호흡을 돕는 모습이다. 갓 태어난 새끼는 힘이 달려 자가 호흡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어미가 물밖으로 들어올려 주곤 하는데, 암각화는 바로 이 장면을 표현하고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나 나올 법한 모습을 선사인들이 목격하고 있었다는 게 놀랍다. ‘새끼 업은 고래’는 이미지화돼 슬도 등 유명 관광지에 상징물로 장식돼 있다. 암각화는 볕이 사선으로 드는 오후 3~4시쯤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울주까지 와서 간월재에 오르지 않을 수 없다. 나라 안에서 억새 군락지로 손꼽히는 명소다. 아직은 지난 겨울의 흔적을 벗지 못해 누런 빛의 평원을 이루고 있지만, 그 모습도 생경하고 빼어나다. 간월재에서 간월산 방향으로 조금만 올라도 풍경은 더욱 깊어진다. 산벚꽃, 철쭉 등이 신록과 어우러진 모습이 그야말로 보석처럼 아름답다. 울주는 옹기로 이름 난 곳이다. 우리 전통 옹기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울산옹기축제’가 4~7일 온양읍 인근의 외고산 옹기마을에서 옹기축제추진위원회(052-227-4961) 주최로 열린다. 2년 내리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유망 축제에 오른 내공 깊은 축제다. 가장 큰 볼거리는 장인들이 펼치는 옹기 제작 시연이다. 옹기 제작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축제는 옹기장난촌, 옹기산적촌, 옹기무형유산관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옹기장난촌과 옹기난장촌은 흙과 물속에서 마음껏 놀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이다. 축제 기간 동안 옹기 값이 20~50% 정도 할인된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2) →맛집 : 울주에서 이름 난 먹거리는 언양 불고기와 짚불 곰장어다. 한데 호불호는 둘 다 퍽 엇갈리는 편이다. 짚불에 통째 구워 내는 곰장어구이가 특히 그렇다. 고소하고 아삭대는 식감이 좋다는 이가 대다수이지만 통째 구운 데다 모양까지 거무튀튀한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미국 알래스카에서 들여온 싱싱한 곰장어를 실제 짚불 위에서 토속적인 방식으로 구워 내는 것만은 분명하다. 통구이가 거북하다면 양념구이로 먹으면 된다. 김양집(239-5539)은 한자리에서 50년 가까이 짚불 곰장어를 팔았다는 집이다. 서생면 신암리 바닷가에 있다. 언양불고기는 갈비구락부(264-4747)가 알려졌다. 언양읍내에 있다. 떡바우횟집(238-3136)은 현지인이 ‘강추’하는 맛집이다. 특히 성게비빔밥이 맛있다. 참돔 뱃살 등 제철 생선회도 맛깔스럽게 낸다. 간절곶 인근 대송리에 있다. 대구왕뽈떼기집(254-9511)은 우연히 발견한 맛집이다. 대구 뽈데기(얼굴, 볼 등을 일컫는 사투리)와 몸통을 섞어 내는데, 양도 푸짐하지만 무엇보다 시원한 국물이 압권이다. 게다가 가격도 5000원으로 착하다. 시쳇말로 ‘가성비’가 좋다. 곤이를 곁들이려면 2000원을 추가하면 된다. 매운탕과 맑은탕 두 종류다. 읍내에 있다. 남창리는 ‘남창국밥’으로 유명한 곳이다. 옹기종기 시장 주변에 국밥집이 몰려 있다. 사일국밥(239-0706)의 소내장국밥이 독특하다. →잘 곳 : 등억리 온천단지에 깔끔한 숙소가 많다. 가격도 ‘착한’ 편이다. 최근 울산역 인근에도 숙박업소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은 간월재 입구의 펜션을 찾는 게 좋겠다.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인쇄공장 속 파격 걸작들 개념 미술의 교과서 공간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인쇄공장 속 파격 걸작들 개념 미술의 교과서 공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그랜드 센트럴 역은 보자르 양식의 멋진 외관과 함께 세계 최대의 기차역이라는 명성을 지니고 있다. 44개의 플랫폼과 67개 노선을 거느린 이 역에서 허드슨 라인을 타고 한 시간 반가량 북쪽으로 올라가면 비콘(Beacon)이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한다. 이 자그마한 마을이 전 세계의 예술 애호가들에게 아주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디아비콘’(Dia:Beacon) 미술관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을 지원 육성하는 비영리 단체인 ‘디아 예술재단’이 운영하는 이 미술관은 1960년대 이후 활동한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을 대표하는 대가들의 작품을 한곳에 모아 현대미술사의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기차를 타고 허드슨 강의 멋진 풍광을 즐기며 가다 보면 어느새 강변에 자리한 비콘 역에 도착한다. 뉴욕 시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비콘은 허드슨 강이라는 지리적인 이점 덕분에 미국 독립 이전부터 존재했던 오래된 소도시다. 특별할 것도 없었던 조용한 마을이 주목받게 된 것은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즐겨 먹는 오레오 쿠키, 리츠 크래커 등 비스킷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과자회사 나비스코사가 1929년 이곳에 포장지와 포장상자 인쇄 공장을 세우면서다. 허드슨 강을 바라보는 언덕 위에 세워진 포장지 인쇄공장은 수십년간 가동된 뒤 문을 닫았고, 새 전시공간을 물색하던 디아 예술재단이 이를 사들였다. #엄청난 성격·규모의 실험적 작품들 전시 디아 예술재단은 1974년 미국 휴스턴 기반의 유명한 예술후원자인 도미니크 드 메닐 여사의 딸로 세계 굴지의 석유시추 재벌인 슐랭베르제 그룹의 상속녀인 필리파 드 메닐과 그녀의 남편인 예술품 딜러이자 수집가인 하이너 프리드리히가 설립했다. 이들은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보다는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1960년대 후반에 처음 등장한 개념미술은 생각 자체도 미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어 애당초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다. 작품이라는 결과물보다 그 이면의 개념을 함께 고려해야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미니멀리즘은 1960~1970년대 회화와 조각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나타난 경향을 가리킨다. 작가의 감정을 오브제에 싣기보다는 기하학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전시공간에 객관적으로 존재하며 관람자와의 물리적 관계에 주목한다. 무슨 의도인지 이해하기도 힘들고, 때로는 이런 것을 왜 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작품이 많다. 이런 창의적 사고 덕분에 세상이 진보한다는 확신을 갖고 재단을 만들기로 한다. 디아 예술재단은 창의력 넘치고 실험적인 작품을 하는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성격과 규모가 엄청나서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하는 파격적인 예술 프로젝트를 실현 가능하게 지원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 의지를 담아 예술재단 명칭도 그리스어로 ‘~을 통하여’라는 뜻을 지닌 ‘디아’(dia)를 선택했고, 실제로 실험성 높은 작가들을 선정해 후원하거나 작품을 소장하며 전후 현대미술 발전을 이끌어 왔다.디아 예술재단이 선정해 프로젝트를 후원한 작가로는 독일의 전위예술가 요제프 보이스, 형광등을 이용한 조각을 시도한 댄 플레빈, 개념미술의 선구자 솔 르윗, 미니멀리즘의 대가 도널드 저드, 단색의 추상적인 회화를 시도한 아그네스 마틴, 팝아트의 아이콘 앤디 워홀, 철판 조각의 대가 리처드 세라, 대지미술 장르를 개척한 월터 드 마리아 등이 있다. 원래 유명하기도 했지만 디아 예술재단의 후원을 받아 프로젝트를 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경우도 많다. 재단은 뉴욕 첼시 지역에 디아 예술센터를 열고 1987년부터 2004년 문을 닫을 때까지 이들의 작품을 장기간 전시하며 현대미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었다. 뉴욕의 10번과 11번 애비뉴 가로에 7000그루의 참나무와 돌기둥을 세우는 요제프 보이스의 ‘7000그루 참나무’ 프로젝트를 작가 사후에도 여전히 진행하는 것도 이 재단이다. #7000평 실내 전시공간에 전시 작가는 25명뿐 영구소장 작품을 상설 전시하기 위해 적절한 공간을 찾던 재단이 나비스코 공장을 매입했다는 것 자체가 예술계에선 큰 뉴스였지만 2003년 5월 ‘디아비콘’이라는 이름으로 미술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에는 더 큰 뉴스거리였다. 공장 건물 외관은 그대로 살린 채 전시공간을 최대한 크게 구획한 디아비콘은 규모로 보자면 뉴욕현대미술관(MoMA) 다음으로 크기도 하지만 그 크기보다는 소장한 작품들과 그 독특한 전시방법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만 3000㎡(약 7000평)에 달하는 실내 전시공간에 자리를 차지한 작가는 단 25명. 모두가 현대미술사에서 반드시 거론되는 이름들이며 소장 작품도 그들의 대표작들로 이루어져 있다. 미술관을 전시공간에 맞게 리뉴얼하는 데 총 5000만 달러가 소요됐다. 재정 압박을 받고 있던 중 반스앤노블의 레너드 리지오 회장이 재단의 설립이념을 높이 평가하고 3500만 달러를 통 크게 기부한 덕분에 무사히 미술관 개조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재단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전시장 이름을 ‘리지오갤러리’라고 이름 지었다. 비콘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난 언덕길로 10분 정도 표지판을 따라 걸어가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붉은 벽돌 건물이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매표소 양쪽으로 카페와 서점이 있고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전시공간이 시작된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꽉 막힌 화이트 큐브를 연상하게 되고,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한 공간에 한꺼번에 전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디아비콘은 오래된 공장 건물의 벽돌과 철골, 콘크리트 구조를 그대로 살리고 천장과 벽의 창문도 그대로 살렸다. 특히 한 작가의 작품 한 점에 넓은 공간을 할애하고 인공조명이 아닌 자연 광선 아래에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함으로써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 예술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람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방마다 작가와 작품 해설서를 비치해 놓고 있다.처음 마주하게 되는 작품은 로버트 어윈의 ‘입방체를 위한 헌정’이다. 한 방을 흰색 천과 긴 막대를 이용해 공간들을 만들고 조명을 설치해 공간감각을 느끼도록 해 놓았다. 작품 제작 기간은 1998년부터 2015년까지라고 표시돼 있다. 그 옆으로 가면 북쪽으로 난 긴 복도에 댄 플레빈의 형광등을 이용한 조각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미술관 지하에 설치된 플레빈의 형광등 작품은 장관이다. 북측 벽 쪽의 긴 방에는 마이클 하이저의 ‘북, 동, 남, 서’라는 작품이 설치돼 있다. 네모, 원, 네모, 원 모양으로 바닥의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푹 파인 철 구조물이 작품이다. 하이저는 1960년대 후반 작품 무대를 네바다 사막으로 옮긴 후 사막을 파헤치거나 흙을 쌓고 바위를 끌어모으는 등 미술관에서 실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한 대지미술 작품에 몰두한 독특한 작가다. 기다란 실로 공간을 구획해 놓은 프레드 샌드백의 작품, 수학적 개념을 도입한 솔 르윗의 작품, 벽에 선반을 붙여 놓은 것 같은 도널드 저드의 작품, 깨어진 유리를 한 무더기 쌓아 놓은 로버트 스미손의 작품 등을 지나면 폐유조선 덩어리를 거꾸로 세워 놓은 것 같은 리처드 세라의 철판 조각이 한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다. 폐차장에 있어야 할 것처럼 자동차를 우그러뜨려 세워 놓은 것은 존 체임벌린의 작품이다. 특별한 날짜를 적어 놓은 온 가와라의 작품이 한 공간에 일렬로 걸려 있고 한 방에는 페미니즘 예술가 루이스 브르주아의 거대한 거미가 차지하고 있다.#인공조명 아닌 자연광 감상… 해 지기 전 문 닫아 미술관에서는 대부분의 작품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데 예외가 있다. 월터 드 마리아의 작품은 작가의 희망에 따라 촬영이 금지돼 있다. 뛰어난 상상력으로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 대지미술을 오가며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창조적 욕망을 가시화하는 것이 그의 작품이다. 뉴멕시코주의 외딴 벌판에 가로 1.6 ㎞, 세로 1㎞의 공간을 마련하고 쇠로 된 7m 길이의 장대 400개를 꼽아 놓고 인위적으로 번개를 불러오는 ‘번개 치는 들판’(1977)이 대표작이다.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는 이 작품을 디아 예술재단의 후원으로 실현할 수 있었다. 금싸라기 땅 소호에는 대지 161㎡로 설명되는 ‘뉴욕 대지의 방’(1977)과 정확한 측정을 바탕으로 한 ‘부러진 킬로미터’(1977)가 40년째 전시되고 있다. 독일 카셀의 프리드리히광장에는 ‘수직 대지의 킬로미터’(1977)를 설치해 놓았다. 디아비콘에는 붉은 카펫에 나무토막으로 드로잉한 ‘360도’가 설치돼 있다. 오직 디아비콘의 공간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이 작품들을 보기 위해 비콘을 찾는 예술 애호가들의 발길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미술관은 자연광으로 감상하도록 하기 때문에 해가 지기 전에 문을 닫는다. 연중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관하며 1월부터 3월까지는 목요일도 휴관이어서 날짜와 시간을 잘 맞춰 가야 헛걸음을 피할 수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서툴지만 해볼래요” 아이도 외국인도 젓가락질 삼매경

    “서툴지만 해볼래요” 아이도 외국인도 젓가락질 삼매경

    젓가락을 사용하면 손가락에 있는 30여개의 관절과 70여개의 근육이 움직이며 두뇌 활동을 도와준다. 젓가락질이 정확한 손놀림과 집중력 향상에 좋은 이유다. 우리나라가 골프와 양궁 강국이 되고 반도체, 줄기세포, 복제기술 등 미세 기술이 필요한 분야에서 우수한 것도 젓가락의 힘이라고 한다. 젓가락이 세계를 들어 올린 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 작가 펄 벅은 “한국인의 젓가락질은 밥상 위의 서커스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다”고 극찬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젓가락의 위대함이 충북 청주시의 젓가락 테마사업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젓가락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한국만의 색채와 장인정신을 입히자 외국의 반응까지 뜨겁다. 젓가락을 통한 새로운 한류 열풍이 기대되고 있다.지난달 25일 태국 방콕의 한국문화원 전시관. 일본·영국·프랑스 등 세계 각국의 태국주재 문화원 관계자와 태국 현지인 등 300여명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청주시의 젓가락특별전을 보기 위해서다. 개막 축하공연으로 사물놀이와 젓가락 장단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전시관은 한순간에 축제장으로 변했다. 피부색은 달랐지만 흥겨운 장단에 모두가 하나가 됐다. 관람이 시작되자 외국인들은 한국 젓가락의 매력에 눈과 귀를 모두 열었다. 젓가락의 역사와 사용법을 배운 외국인들은 서툰 손놀림으로 젓가락질을 하며 실수를 연발했다. 그러나 젓가락질이 재미있고 신기한 듯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젓가락 만들기 등 체험코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국문화원이 인터넷을 통해 체험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모집 하루 만에 정원을 초과했다. 주태국 한국문화원 강은아 원장은 “2013년 한국문화원 개원 이후 다양한 콘텐츠를 태국에 전파했는데 이번 젓가락특별전은 더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젓가락콘텐츠를 더욱 발전시키면 동남아는 물론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사업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다음달 2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특별전은 조상들의 지혜를 담아 청주가 만든 옻칠 수저, 분디나무 수저, 방짜유기수저 등을 소개한다. 옻칠은 방습, 방염, 방충 효과가 뛰어나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고 중부권에 자생하는 분디나무는 잎과 열매가 맵고 항균성이 좋다. 구리와 주석을 78대22의 비율로 합금해 만들어 낸 유기는 무독, 무취, 무공해의 특성을 지녔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한국의 수저 유물 등도 함께 전시된다. 개막식에 참석했던 이범석 청주 부시장은 지난 2일 “특별전은 청주에서 열린 ‘젓가락 페스티벌’에 대한 나라 안팎의 관심이 이어지면서 주태국 한국문화원의 초청으로 이뤄졌다”며 “젓가락을 테마로 한 전시가 젓가락 비문화권에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청주의 젓가락사랑은 2015년 시작됐다. 한·중·일 문화장관 회의를 통해 청주가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와 함께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게 계기가 됐다. 동아시아문화도시 사업은 한·중·일 3개국이 매년 1개 도시를 선정해 활발한 문화교류를 진행하는 것이다. 사업 취지에 맞게 청주시가 3개국이 함께할 수 있는 소재를 고심하던 중 동아시아문화도시 청주의 명예위원장을 맡은 이어령(83) 전 문화부 장관이 젓가락을 제안했다. 젓가락은 3개국이 2000년 넘게 사용한 필수품이자 나라의 음식문화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식탁이 커 길고 끝이 뭉뚝한 나무젓가락을 주로 사용해 왔고 일본은 생선가시를 자주 발라 먹다 보니 젓가락이 짧고 끝이 뾰족하다. 한국은 고기와 전 등 무거운 음식을 먹어 금속젓가락을 사용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듯하면서도 다른 3개국의 젓가락 이야기보다 더 좋은 소재가 없다’며 무릎을 탁 쳤다. 또한 청주는 젓가락과 인연이 깊다. 청주권에서 5000여종의 수저 유물이 출토됐고 고려가요 ‘동동’에 분디나무젓가락 이야기가 나오는데 분디나무는 청주권에 대량으로 자생하고 있다. 옛 수저에는 생명을 상징하는 디자인과 문양이 그려졌는데, 청주는 인류생명문화의 상징인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소로리볍씨 유적이 있는 곳이다.첫걸음은 2015년 11월에 개최된 젓가락페스티벌이다. 청주시는 11월 11일을 ‘젓가락의 날’로 선포하고 이날을 전후해 다양한 젓가락 행사를 열었다. 젓가락을 테마로 한 학술회의와 전통 유물부터 창작품까지 3개국의 진귀한 젓가락 1000여점을 전시한 젓가락특별전을 열었다. 또한 젓가락질 도사를 뽑는 젓가락경연대회도 가졌다. 세계 최초의 젓가락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일본 NHK가 젓가락페스티벌의 주요 내용을 세계 150여 지역에 생방송으로 중계했고 아랍계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영했다. 중국과 일본 주요 매체들도 페스티벌의 내용과 취지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해 열린 젓가락페스티벌도 대박 행진을 이어 갔다, 유물과 창작젓가락 등 기상천외한 젓가락 3000여점이 호기심을 자극해 방문객이 5만 2000명에 달했다. 우리나라 최초 젓가락협동조합인 ‘가락공방’과 이종국 작가가 펼친 ‘내 젓가락 갖기 프로그램’ 작업장 역시 관람객으로 붐벼 1000여명이 자신만의 젓가락을 만들어 갔다. 젓가락 판매까지 이뤄져 방문객이 행사 기간에 구입한 젓가락이 1억원어치나 됐다. 올해는 3개국의 젓가락 전문가들이 3개국의 젓가락 문화를 이해하는 책을 내기로 했다. 청주시는 특색 있는 디자인과 스토링텔링을 접목한 청주만의 젓가락 50여종과 젓가락 장단 공연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달에는 젓가락 상품 개발과 글로벌마케팅, 페스티벌 등 모든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할 젓가락연구소를 청주문화산업진흥재단 내에 설립할 계획이다. 젓가락연구소 설립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젓가락연구소가 체계적으로 조사 연구해서 콘텐츠 개발 등 모든 젓가락 테마사업을 주도하게 된다”며 “청주만의 특성이 가미된 젓가락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세계화해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긍심을 심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주요 도시에 상설 판매장을 운영하고 전시회, 박람회 등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내 젓가락 갖기·선물하기 운동도 전개한다. 3개국이 공동으로 젓가락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는 젓가락이 3개국의 공동문화인 데다 포크와 나이프 역사보다 1500년 가까이 오래됐고, 젓가락질이 교육을 통해 습득되는 문화유전자라는 점에서 문화유산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콘텐츠진흥팀장은 “한·중·일 3개국이 손을 잡고 젓가락 테마사업을 펼치는 것은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벨 평화상감”이라며 “젓가락문화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직지와 함께 청주를 상징하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젓가락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를 꿈꾸고 있다. 그는 “젓가락콘텐츠를 통한 장인들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유도해 그들이 경제적 가치를 얻도록 할 방침”이라며 “젓가락 공방이나 갤러리 등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청주공항 등 지역 내 곳곳에 청주젓가락 상설판매장을 만들고 수출도 하겠다”며 “이미 유럽 사람들 사이에는 한국 젓가락을 수집하는 유행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젓가락을 통해 문화가 산업이 되고 지역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서울의 3.5배… 선전·푸둥 넘는 ‘시진핑 도시’에 대륙 들썩

    [글로벌 인사이트] 서울의 3.5배… 선전·푸둥 넘는 ‘시진핑 도시’에 대륙 들썩

    중국 허베이성 슝(雄)현에 사는 스산사오(28)는 2년 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베이징에 사는 여자친구의 부모가 “내 딸이 시골에서 사는 꼴을 볼 수 없다”며 신혼집을 베이징에 차릴 것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슝현은 베이징에서 불과 160㎞ 떨어진 곳이지만 플라스틱 공장 몇 개가 고작인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부모님이 사는 고향집을 팔아 봤자 베이징에서 월세 얻기도 힘든 상황이었다.그러나 지난달 2일 국무원이 슝안(雄安)신구 개발계획을 발표한 이후 스산사오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헤어졌던 여자친구에게 다시 사귀자는 연락이 왔고, 고위층 자제들의 결혼을 주선하는 ‘뚜쟁이’들도 접근해 오고 있다. 스산사오는 베이징 유력지 신경보에 “신분 상승이 바로 이런 것 아니겠느냐”며 “드넓은 우리 집 미나리꽝에 앞으로 뭐가 들어설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슝현 옆 동네인 안신(安新)현에 사는 청년 장윈하이는 2003년 별생각 없이 슝현과 안신현의 앞 글자를 따 ‘슝안닷컴’(xiongan.com)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했다. 이후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신구 개발계획과 함께 돈방석에 앉았다. 슝안닷컴 도메인을 188만 위안(약 3억 1200만원)에 판 것이다. 슝안신구가 완공되면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신규 차량 제한을 위해 번호판 추첨제가 도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차량 번호판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번호판을 미리 사 놓으면 나중에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슝안신구가 대체 뭐기에 온 중국 대륙이 들썩일까.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특구(7개)·개발구(219개)·기술산업개발구(145개)·자유무역구(11개)·신구(18개) 등 수많은 특구를 건설했다. 슝안신구는 19번째 국가급 신구여서 그리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천년대계’ 프로젝트가 여기에 담겨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중국 국무원이 지난 1일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슝현·안신현·룽청(容城)현 세 지역을 묶는 슝안신구는 처음엔 100㎢ 면적으로 시작해 홍콩의 2배, 서울의 3.5배인 2000㎢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베이징의 경제 기능을 분산해 지역내총생산(GRDP)이 베이징의 1%에 불과한 이곳을 성공적으로 개발한다면 지역 균형발전과 함께 대도시 인구 과밀화와 스모그까지 완화할 수 있다. 국무원은 발표문에서 슝안신구가 ‘시진핑의 도시’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슝안신구는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이 내놓은 중대하고 역사적인 전략적 선택으로 국가의 천년대계이자 국가 대사”라고 선언한 것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슝안이 성공하면 시진핑의 유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시 주석의 의지는 곧바로 기업을 움직였다. 시노펙, 알리바바, 동방항공 등 중국 대표 기업 40여곳은 이곳으로 본부나 사업부를 이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롄퉁 등 3대 이동통신사는 슝안에 5세대(5G) 통신망을 최초로 깔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10년 후 슝안신구의 인구가 670만명에 이르고 누적 투자액이 2조 4000억 위안(약 4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성공한 특구는 선전과 상하이 푸둥지구다. 선전특구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시작했고, 푸둥신구는 장쩌민(江澤民)이 주도했다. 작은 어촌이었던 선전은 개혁·개방의 시작점이 된 이후 단시간에 중국 4대 도시로 컸고 지금은 전 세계 창업의 메카로 부상했다. 선전시 GRDP는 1979년 1억 7900만 위안에서 지난해 1조 9500억 위안(약 324조원)으로 1만배가 됐다. 상하이의 시골 마을 푸둥신구도 전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금융도시가 됐다. 1990년 푸둥의 GRDP는 60억 위안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8732억 위안(약 145조 822억원)으로 약 144배가 됐다. 시 주석의 야심은 슝안신구를 선전과 푸둥을 뛰어넘는 21세기형 친환경·생태·스마트도시로 건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 주석은 치밀하게 계획하고 과감하게 실행했다. 최근 신화통신은 국가 기밀이었던 슝안신구 추진 과정을 공개했다.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지역 협력과 베이징 비수도 기능 이전의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2004년이었다. 그해 2월 12일 베이징 남부에 위치한 랑팡시에서 징진지 지역 대표들이 모여 협력을 강화하는 ‘랑팡공식’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10년간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강한 리더십이 없었고 3개 지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대반전은 시 주석 집권 이후인 2014년 2월 26일 일어났다. 시 주석이 직접 좌담회를 주최하고 “베이징의 도시병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의 미래도 없다”며 ‘2·26 담화’를 발표한 것이다. 이후 14개월 만인 2015년 4월 30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징진지 발전을 위한 ‘징진지 협력발전 규획 요강’을 공개했다. 요강에는 ‘하나의 핵(一核, 베이징), 두 개의 도시(雙城, 베이징·톈진), 세 개의 축(三軸, 베이징~톈진, 베이징~바오딩~스자좡, 베이징~탕산~친황다오), 4개의 구(四區, 동부연안발전구, 남부기능확대구, 서북부생태함양구, 중부핵심기능구)’의 징진지 도시권의 기본 틀이 제시됐다. 슝안신구의 밑그림이 이때 그려졌다. 이듬해 3월 24일 시 주석은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개최하고 슝현·안신현·룽청현을 잇는 트라이앵글 지역을 신구 개발지로 최종 결정한 뒤 슝안신구라고 명명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수도 베이징은 지금 역사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며 “대도시병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혀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슝안신구를 선전과 상하이 푸둥을 잇는 제3의 계획도시로 성공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후에도 슝안신구 계획을 공개하지 않은 채 은밀하게 계획 선포 이후 전광석화처럼 진행할 부동산 투기 금지 대책, 이주 대책, 호적 동결 등의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시 주석은 선전에서 잔뼈가 굵은 쉬친(許勤) 선전시 당서기를 허베이성 부서기 겸 대리성장으로 내정하고 선전 개발 경험을 슝안에 접목시키라는 특명을 내렸다. 올해 2월 23일 시 주석은 슝안신구를 처음 방문해 “예전에 허베이성에서 일할 때 꼭 한번 오고 싶었는데 이제야 오게 됐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1982년부터 4년 동안 허베이성 정딩(正定)현 당 부서기와 서기를 지냈다. 시 주석이 30여년 전 권좌에 올랐다면 베이징을 대체할 새 수도를 건설하겠다고 결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슝안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시 주석이 천명한 생태·환경도시라는 슬로건과 달리 벌써부터 환경오염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중국의 한 환경단체는 지난달 18일 슝안신구에서 100㎞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축구장 46개 넓이의 거대한 ‘썩은 호수’ 두 개를 발견해 폭로했다. 슝안신구 한가운데 자리잡은 중국 북부 최대 습지인 바이양호 오염 문제는 더 심각하다. 현재 주변 20만∼30만명의 인구도 감당하지 못해 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바이양호 일대에 인구 650만명의 신도시가 들어서면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선전과 푸둥지구를 건설할 때와 달리 중국의 경제·사회적 여건이 크게 변한 것도 슝안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중국은 더이상 국가가 하루아침에 원주민의 주거권을 박탈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며, 자본도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로 중국이 최근 10년간 야심 차게 추진한 국가 신구와 특구는 대부분 실패했다. 허베이성 차오페이뎬신구는 아예 유령도시가 됐다. SCMP는 “선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홍콩 자본이 선전으로 흘러들어 왔기 때문”이라며 “슝안신구는 오히려 고립될 우려가 있다”고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의 힘이 아무리 커도 시장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도시 건설은 실패할 것”이라면서 “공산당 권력만큼 성장한 시장 권력이 시 주석의 뜻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민중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쓴 ‘오래된 미래’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민중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쓴 ‘오래된 미래’

    헌책방이라고 해서 책을 무조건 싸게 파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표지 뒤에 쓰인 정가보다 비싼 것도 있다. 큰 틀에서 보자면 책도 다른 물건과 비슷하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책이 처음 출판되어 서점에서 팔릴 때는 정가를 받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 그 책이 절판되면 더이상 구할 수 없게 되니까 헌책방에선 자연스레 가격이 올라간다. 하지만 모든 책이 그런 운명을 가지는 건 아니다. 절판됐다고 하더라도 그 책을 구하는 사람이 적으면 굳이 가격이 비싸질 이유는 없다.책값이 달라지는 이유엔 좀더 복잡한 사정이 더해진다. 책의 내용과 저자의 철학이 훌륭해야 함은 물론이고 책 표지가 아름답다거나 장정의 훌륭함 등 책의 전반적인 만듦새도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다. 어떤 경우엔 번역자나 편집자 그리고 출판사 대표의 철학도 가격에 반영된다. 이런저런 이유가 더해진 결과, 헌책방에서 비싸게 팔리는 책은 전체를 두고 보면 극소수일 뿐이다.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가 많다 보니 책 가격이 오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한동안 비싸게 거래됐다가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또 가격이 오를 때가 있고…. 책의 운명도 생명을 가지고 살아 움직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헌책방 주인장은 이런 가격변동 요인을 그때그때 잘 알아두어야 한다.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책은 아니겠지만 절판된 책 중에 가격 등락폭이 오랫동안 변함없이 유지되는 책이라면 헌책방에서만큼은 널리 사랑받는 책이라 부를 만하다. 다른 헌책방에서 직원으로 일한 것까지 합치면 이쪽 계통에서 일한 지 10년을 훌쩍 넘기게 되었는데, 그러면 어떤 책이 손님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느냐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번 해봐도 되지 않나 싶다.곰곰이 생각해본 끝에 내린 결론은 ‘뿌리깊은나무’ 출판사에서 펴낸 책들이다. 이 출판사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들여온 한창기(1936~1997)씨가 만든 회사다. 같은 이름으로 발행한 잡지를 기억하는 독자도 많을 것이다. 한국브리태니커회사를 운영하던 그는 1970년 4월에 ‘배움나무’라는 제목으로 사보를 만들었는데 이를 발전시켜 1976년 3월 ‘뿌리깊은나무’ 창간호를 내놨다. 한글전용, 가로쓰기 편집 등 당시로선 대단히 파격적인 디자인은 우리나라 잡지사에서 여전히 높이 평가되고 있다. 내용도 알차서 잡지는 구독자 수를 꾸준히 늘렸지만 1980년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됐다. 우리 문화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던 한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1984년 ‘샘이깊은물’을 창간해 2001년까지 잡지 발행을 이어 갔다. 세월이 많이 지났지만 헌책방을 돌아다니며 이 두 잡지를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뿌리깊은나무에서는 잡지와 별도로 ‘혼자 사는 외톨박이’, ‘이 땅의 이 사람들’ 등 여러 단행본도 펴냈고 모두 인기가 있어 그중에 무엇을 베스트로 뽑겠느냐 하는 질문만큼 대답하기 어려운 게 없다. 그래도 하나만 말해 보라면 나는 ‘민중자서전’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자서전인데 특이한 점은 당사자가 직접 책을 쓴 것이 아니라 구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책에 있는 소개 글을 빌려 보자면 “이름 없는 민중이 입으로 쓴 자서전”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한 기획이다. ‘민중자서전’은 1981년부터 10년간 총 스무 권이 출판됐다. 각 책은 한 사람이 말로 풀어낸 한평생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제암리 학살사건의 증인 전동례씨(1권)를 시작으로 조선 목수 배의환씨(2권), 보부상 유진룡씨(5권), 옹기쟁이 박나섭씨(7권), 진도 강강술래 앞소리꾼 최소심씨(9권), 벌교 농부 이봉원씨(12권), 옹기배 사공 김우식씨(19권) 등 평범한 민중들의 범상치 않은 인생역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책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주인공이 풀어놓는 입말을 편집 단계에서 가공하지 않고 들리는 그대로 본문에 기록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벌교에서 한평생을 산 농부 이봉원씨가 한 말을 읽어 보면 이렇다. “그전이는 인자 흔트모, 흔트모, 기양 방 골래서 여윽 꽂고, 여윽 꽂고, 여윽 꽂고, 그릏곰 기양 막 슁겨 나가. 기양 멍체이 모로 싱궜어. 기양 아믛게나 강골라서 차꼬 모 싱군 사람덜이 인자 방 골래서 꼽아, 항클방클허니.”(‘그때는 고롷고롬 돼 있제’, 민중자서전 12권, 73쪽.) 전라도 토박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이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강원도와 서울이 삶터인 나로 말하자면 무슨 뜻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마치 외국어같이 느껴질 정도다. 본문 아래에 단어별로 주석을 달아 놓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올바르게 읽어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위의 말을 대강 해석해 보면, 예전에는 모를 심을 때 못줄을 쓰지 않고 내키는 대로 대충 심었기 때문에 모 심어 놓은 논을 보면 줄이 똑바르지 못하고 흐트러졌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오랫동안 이어온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많이 잃었다. 눈으로 보이는 문화재가 망가지거나 도난당한 것은 물론 철학과 정신으로 전해 내려오는 정신문화 역시 적지 않게 훼손됐다. 이런 때 한씨는 이 땅의 전통문화를 찾아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한평생을 보냈다. 한 나라의 힘은 곧 문화의 힘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문화의 중심에는 언어가 있다. 그는 책을 만들어 파는 출판인이기 이전에 우리의 문화를 지극히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민중자서전’ 스무 권은 그런 철학이 오롯이 들어가 있는 책이다. 여러 지방 방언으로 말한 것을 소리 나는 그대로 받아 적어 책으로 만든 게 의미의 전부는 아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구술사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점차 사라지고 있는 지역 방언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1997년에 세상을 떠난 한씨의 20주기다. 4월에는 서울시청 지하에 있는 서울시민청에서 20주기 추모전이 있었다. 공사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던 뿌리깊은나무 박물관은 2011년 전남 순천 낙안읍성 근처에 개장했다. 그곳에는 뿌리깊은나무 출판사의 여러 출판물 실물이 전시되어 있고 한씨가 살아 있을 때 수집했던 전통문화 관련 소장품들도 둘러볼 수 있다. 바야흐로 무엇이든 새로운 것이라야 대접받는 시대다. 하지만 그 어떤 새로움도 지나간 것에서 배우지 않은 게 없다. 오늘 ‘민중자서전’을 다시 읽으며 “오래된 미래”라는 말을 실감하는 값진 우리 문화를 곰곰 생각해 본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노주석의 서울살이] ‘비운의 돈의문’을 어찌할꼬

    [노주석의 서울살이] ‘비운의 돈의문’을 어찌할꼬

    사대문이 4개의 큰 문(門)으로 이어진 성(城)과 한 몸이라는 사실을 가끔 잊곤 한다. 내 기억 속에 사대문은 늘 섬이었다. 큰길 한가운데 덩그러니 서 있는 누각이었다. 사대문을 서로 연결하는 18㎞의 한양도성이 수도(首都)를 둘러싼 성으론 세계에서 가장 길고 오래됐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았다. 성문과 성곽이 서로 단절된 탓이다. 일제강점기 서울 시가지는 의도적으로 왜곡되고 변형됐지만 1910년대만 해도 일제는 기관지 매일신보를 동원해 “경성의 성벽은 오늘날 유명 유적의 제일이로다. 위대한 고적이여”라고 칭송했다. 왠지 일본에게서 ‘도성 콤플렉스’가 느껴진다. 가장 탐나는 건축물이었다. 임진왜란 때 한양에 무혈입성한 선봉장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도성의 위용에 기겁했다. 전차를 놓으면서 대포를 쏴서 숭례문을 파괴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자, 거류민단이 나서 “개선문에 손을 대면 안 된다”며 막았다. 일본이 지정한 국보 1호와 보물 1호가 도성의 남쪽과 동쪽 대문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사대문 중 백악산 속 숙정문을 예외로 한다면 전차길을 내는 과정에서 유독 돈의문만 멸실지화(滅失之禍)의 해코지를 당했다. 천연동에 처음 공사관을 차린 뒤문을 드나들던 기억을 지워 버리고 싶었을 수도 있다. 돈의문은 경매에 부쳐져 단돈 205원(약 521만원)에 팔렸다. ‘비운의 돈의문’은 사대문 중 유일하게 현존하지 않는다. 종로구 평동 강북삼성병원 앞 사거리 한쪽에 ‘돈의문 터’라는 초라한 안내 문자 하나가 전부다. 돈의문은 왜 복원하지 않는 것일까. 철거되기 전 홍예 구조의 출입문, 정면 3칸, 측면 2칸, 우진각 지붕의 단층 문루 형태가 뚜렷한 사진이 여러 점 남아 있고, 실물 현판도 발견됐다. 못 해서 안 하는 건 아니다. 2013년 완공을 목표로 한 복원계획이 2009년 발표됐을 때 돈의문을 원래 자리에 세우는 비용은 1300억원 정도였다. 대부분 지하차도 건설비였다. 문제는 공사 기간 동안 종로에서 마포와 신촌 간 교통을 해결할 방법이 마뜩잖은 것이었다. 기회를 놓쳤다. 또 한번의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 서울시는 돈의문 터 코앞에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조성 중이다. 아파트 단지 건설을 허용하는 대신 대로변 요지를 기부채납받아 도시건축센터, 유스호스텔, 돈의문 전시관 등을 건립한다고 한다. 급하지 않은 엉뚱한 건물을 세우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숭례문은 전소된 후 새로 지었고, 광화문은 일제가 국립민속박물관 앞에 옮겨 놓은 것을 원위치시켰다. 덕수궁 대한문이나 혜화문, 광희문도 길을 내느라 옆으로 옮겼다. 제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복원의 진정성을 거론하는 건 자가당착이다. 철석같이 믿었던 한양도성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실패로 돌아간 이유도 진정성이나 완전성 부족 때문이 아니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박물관을 만들어 사라진 문의 슬픈 역사를 전시하느니 실물을 복원하는 게 가성비가 높다. 세월이 흐르면 복원한 문은 역사가 되지만 전시관의 용도는 바람에 흩어진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내년쯤 이전할 예정인 경찰박물관에 상가 짓는 계획을 철회하고 그 자리에 돈의문을 다시 세우기 바란다. 도성과 사대문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서울의 얼굴이요, 대표 경관이다. 한국인의 자긍심이다. 문루와 성곽을 잃은 텅 빈 돈의문 터를 보면서 이번이 마지막 복원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그 책속 이미지] 티셔츠, 세상 향해 외치는 나만의 확성기

    [그 책속 이미지] 티셔츠, 세상 향해 외치는 나만의 확성기

    1000개의 티셔츠 행동을 프린트하다/라파엘 오르시니 지음/정지인 옮김/동녘/252쪽/1만 8800원흰색 ‘티셔츠’는 거리의 캔버스다. 집회 현장에서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그 자체가 ‘깃발’이다. 흰색 면티에 로고, 글, 이미지를 새겨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낸 ‘프린트 티셔츠’는 20세기의 유산이자, 21세기에도 다양한 패션과 문화 현상으로 변주되는 ‘핫’한 아이템이다. 전 세계적으로 복제되며 불멸의 아이콘이 된 체 게바라 이미지부터 반전, 평화, 성평등, 동물권 보장, 희생자 추모 등 각종 메시지는 시대상을 상징하는 언어로 소비된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이 책은 전 세계에서 사랑받은 티셔츠 1000장의 디자인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티셔츠의 미시사’다. 왼쪽은 미국 프로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2014년 뉴욕 경찰의 난폭한 체포 행위로 숨진 비무장 흑인 에릭 가너의 죽음에 항의하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장면. 검정 면티에 새겨진 ‘숨을 못 쉬겠어’(I CAN’T BREATHE)는 가너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오른쪽은 유머스러운 문구가 쓰인 국내 티셔츠. 주로 반어법과 자기 비하, 유행어가 새겨진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구석구석 이슈-한옥마을이 뜬다] 익산 금마 한옥마을 조성… 역사·문화 인프라 기대

    [구석구석 이슈-한옥마을이 뜬다] 익산 금마 한옥마을 조성… 역사·문화 인프라 기대

    최근 공주·경주·익산·부여 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특히 전북 익산은 금마면 일대를 중심으로 특별보존지구와 역사환경지구 등 보존기구가 고시됨에 따라 그 가치를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금마면에는 한옥마을이 조성된다.전북 익산 금마면 813-1외 6필지에 연면적 7044㎡ 부지에 들어서는 친환경 한옥마을은 우리 고건축의 멋을 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호남고속도로와 43번 국도 등 주요 도로와 인접해 있고, 익산시청과 KTX역이 15㎞ 거리에 있어 교통 여건도 좋다. 금마 한옥마을 조성은 김용읍 ㈜참조은한옥 대표가 이끌고 있다. 우리 전통한옥의 미래를 고민해 온 그는 한옥에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가치를 발견했다. 건강과 친환경,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심리적 안정감 등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정성스러운 집짓기로 이 가치들을 극대화하는 한편 춥고 불편하다는 인식을 개선하겠다는 생각이다.●한옥 주거 대중화 희망…지원 정책 개선 필요해 김 대표가 말하는 ‘친환경’을 한옥의 첫 번째 장점으로 꼽는다. 한옥기와 밑에는 흙과 짚이 들어가는데, 이 같은 자재들로 단열과 방수, 방습, 보온 효과를 낸다. 흙벽과 한지로 마감한 내외벽과 창호는 습기 조절을 원활하게 한다. 이 같은 천연 자재가 사용되니 불필요한 건축 폐기물이 생기지 않고 거주자에게도 이롭다. 온돌은 전통 한옥이 보여주는 뛰어난 과학이다. 바닥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대류현상으로 방 전체를 덥힌다. 또 기단이 높아 지표로부터 올라오는 습기를 막는다. 여름에도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요인이다. 깊은 처마는 여름엔 직사광선을 막아주고, 해가 낮아지는 겨울엔 집안 깊이 볕을 끌어들인다. 김 대표는 “한옥의 과학적인 구조는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한옥만큼 친환경적인 건축 양식이 과연 또 있을지 모르겠다.”라면서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주거문화가 될 것”이라고 한옥마을 조성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향후 한옥마을을 명품화해 프랜차이즈로 확산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한편 김 대표는 현재 경기도 수원성 인근에서도 한옥을 올리고 있다. 이천 신군 도예마을에도 78세대를 건립 중이다. 한옥 확산을 꿈꾸며 여러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이런 그도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한옥 육성 발전을 위한 정부의 제도적인 지원이 아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원에 건설 중인 한옥은 3년간 매매할 수 없는 제도 때문에 1년에 2~3채밖에 거래되지 않는 어려움에 처했다. 익산을 비롯해 부여와 공주, 경주 들에서도 지원금을 받으면 5년간 팔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한옥 사업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 홍의석 객원기자 hong5960@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고고학적 현대 건물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고고학적 현대 건물

    서울 도심의 청진동 일대에 최근 지어진 높고 멋진 현대 건물에 들어갔다가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 고고학 발굴 현장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신기하고 흥미로운 장면과 마주친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 장면은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서울이 실은 한 나라의 수도가 된 지 623년이나 된 세계적인 역사 도시임을 새삼 일깨워 주었을 것이다. 역사가 남긴 물체, 곧 유구(遺構)를 내포한 그러한 ‘고고학적 현대 건물’은 아직 우리에게 낯설지만 앞으로 서울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역사 도시에서 더욱 자주 만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를 개발하느라 땅을 파다가 유구가 나오면 문화재 전문가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그 가치를 평가한다. 평가 결과 높은 점수를 받으면 ‘매장문화재법’에 따라 유구를 보존해야 한다. 방법은 현지보존, 이전보존, 기록보존 등 세 가지다. 이 가운데 문화재를 실제로 보존하는 방법은 현지보존뿐이다. 이전보존은 엄밀히 말하면 보존이 아니라 옮겨서 재현하는 것이다. 유구는 대지 위에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옮기는 것 자체가 파괴다. 또한 모든 역사적 장소는 특정한 맥락 속에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유구의 자리를 옮기면 문화재로서의 진정성이 왜곡되거나 사라진다. 얼마 전까지 현지보존 결정이 내려지면 개발자는 지뢰를 밟은 심정으로 유구를 노려보곤 했다. 유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발굴 전 상태로 복토(覆土)해 보존하거나 외부에 노출해 보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구를 다시 덮고 그 위에 보호층을 만드는 복토보존을 하면 그 위에 건물을 지을 수 있으나 지하층은 만들 수 없다. 도심의 고층 건물에서 지하층은 대개 1, 2층 다음으로 임대료가 비싸서 그것은 큰 경제적 손실을 의미한다. 유구를 노출해 보존할 경우 새 건물의 공간 활용이 제약받기 쉽다. 그동안 도시 개발자들은 문화재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현지보존을 가장 난감하게 생각해 왔다. 그런데 더는 그럴 필요가 없다. 그런 생각은 신축 건물의 바닥 면적이 넓을수록 경제적 이득을 많이 보았던 개발시대의 산물이다. 경제 저성장이 이어지고 도시화가 정점에 이른 지금은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제 짓기만 하면 분양이나 임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 공실률을 줄이고 임대료 하락을 막기 위해 인접한 건물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새로운 건물의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가. 거주환경과 매력도다. 거주환경은 친환경 성능 등을 갖추는 건축 기술로, 매력은 좋은 건축 디자인으로 확보된다. 그런데 건축 기술과 디자인의 수준은 점차 상향평준화돼 이 두 측면에서 건물이 차별성을 갖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어떤 건물에 오래된 역사의 흔적인 유구가 들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것은 큰 관심거리가 되어 건물에 특별한 매력과 품격을 더해 주고 건물주의 이미지까지 상승시켜 준다. 이러한 매력과 좋은 이미지는 분양가나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그 건물은 경쟁력을 갖게 된다. 문화유산과 도시 개발을 서로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는 사고의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다. 작년 10월 에콰도르의 키토에서 열린 유엔 해비탯3 회의에서는 앞으로 20년간 도시 개발의 방향을 설정한 ‘새로운 도시 의제’를 채택했다. 그중 한 항목은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해 문화유산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오는 12월 인도의 델리에서는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총회와 함께 학술 심포지엄이 열린다. 심포지엄은 ‘유산과 민주주의’라는 주제 아래 네 개의 소주제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소주제가 ‘다양한 공동체의 참여를 통한 유산과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의 통합’이다. 이 소주제에 일백수십 편의 논문 발표가 신청됐다. 필자는 방금 논문 초록 심사를 끝냈는데 전 세계에서 문화유산과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통합하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우리나라의 역사 도시에 등장하고 있는 고고학적 현대 건물이라는 경쟁력 있는 새로운 건물 유형이다. 이제 문화유산은 도시 개발의 지뢰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을 위해 조상이 준 선물이다.
  • 1.2㎞ 국장 행렬… 영월 단종문화제 개막

    1.2㎞ 국장 행렬… 영월 단종문화제 개막

    어가 행렬·제향 의식 등 화려…정순왕후 선발·체험행사 풍성“웅장하게 펼쳐지는 국장 재현, 왕릉 어가 행렬, 정순왕후 선발대회에 초대합니다.” 강원 영월군은 단종의 넋을 달래기 위한 강원 영월 단종문화제가 ‘단종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 동안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장릉과 관풍헌, 동강 둔치 일원에서 열린다고 26일 밝혔다. 올해로 51회째를 맞는 단종문화제는 국내 최대 조선시대 국장을 재현, 단종 국장의 웅장함과 다양한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축제로 자리잡았다. 국장 재현은 27일 동강 둔치에서 출발해 장릉까지 펼쳐진다. 2007년 단종 승하 550주년을 맞아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실제 단종 국장을 치른 뒤 10년째 이어 온다. 재현 행사는 영조국장도감의궤, 국조상례보편에 의한 대도구 16종 202식과 소품 49종 275식으로 구성됐다. 발인 행렬에만 1391명이 참여하고 행렬 길이만 1.2㎞에 달한다. 이틀째인 28일에는 동강 둔치에서 정순왕후 선발대회가 열린다. 올해가 19회째로 전국 123개 시·군에서 추천한 1차 기혼여성들 가운데 뽑힌 16명이 무대에 올라 단종의 비 정순왕후로 최종 선발된다. 29일 동강 둔치에서 시작해 장릉까지 이어지는 왕릉 어가 행렬은 왕과 신하들이 장릉을 찾는 화려한 행차로 선보인다. 조선시대 군사행진과 의장행렬이 이어지고 조선시대 왕과 종친, 문무백관은 물론 전날 선발된 정순왕후까지 모두 영월읍내 거리를 지나는 장관이 연출된다. 이후 단종 제향 의식까지 이어진다. 특히 올해는 단종과 충신들의 역사적 의미를 새기며 역사·교육 체험의 축제로 만들기 위해 ‘역사교육 체험관’을 처음 운영한다. 이 밖에 부대행사로 칡줄다리기 등 전통행사와 체험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단종국장 행렬 대도구 전시와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한 역사물 전시, 사육신·생육신 등 충신을 소개하고 윷놀이, 투호, 그네뛰기 등 민속놀이도 펼쳐진다. 장릉 재실에서 진행되던 전통의상 체험행사를 동강 둔치 행사장으로 옮겨 진행하고 여중고생들이 참여한 ‘전통의상 포토경연대회’도 진행한다. 단종에게 소원을 빌고 복을 기원하는 ‘소원 테마존’도 선보인다. 관광객과 함께 체험하는 화합의 축제로 만들기 위한 ‘칡줄다리기’는 전국대회로 마련됐다. 9개 읍·면 대항과 군부대 경연대회, 영월대표팀과 서울·경기·충북팀 270여명이 참여하는 경연대회 등으로 펼친다. 먹거리, 체험장, 전시장 등을 용도에 따라 구분 배치해 관람객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선규 영월군수는 “어린 세대에게는 살아 있는 역사의 장으로, 기성세대에게는 역사의 교육과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추억의 여행지로 단종문화제가 새롭게 선보인다”고 말했다. 영월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 마포 석유비축기지 공원화사업 현장 점검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 마포 석유비축기지 공원화사업 현장 점검

    과거의 산물인 (구)마포 석유비축기지가 공연장, 전시장, 교육시설 등을 갖춘 명품공원으로 탈바꿈하여 오는 6월 17일 시민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위원장 주찬식)는 4월 25일(화) 제273회 임시회 중 공사가 한창인‘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사업’ 현장을 방문하여 공연장, 전시장 등으로 재생 중인 석유비축기지를 점검하며 보완할 점은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명품공원으로 화려하게 탈바꿈하고 있는 현장 모습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주 위원장을 비롯한 도시안전건설위원들은 많은 시민들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서울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사업’이 서울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교육 및 연구시설로 활용될 6번 탱크 내부에서 소리의 울림현상에 따른 소음문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절개지 등에서 우기철 안전사고가 발생되지 않도록 공사장 사고예방에도 철저를 기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개장 이후 운영 중에 발생 가능한 다양한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여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관점에서 관리운영 방안을 마련할 것도 당부했다. 마포석유비축기지 재생사업은 우리나라 경제성장기의 산업유산인 석유비축탱크를 ‘문화비축공간’으로 재생시켜,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재생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하려는 취지의 사업으로, 2002년 월드컵경기 개최에 따라 주변 환경정비차원에서 2000년 경기도 용인으로 비축유 이송이 완료된 후 끝내 용도 폐기되었던 석유비축기지를 전문가와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아이디어 공모와 여론수렴을 통해, 공연장, 전시장, 교육 및 연구시설, 휴게시설 등의 시설물이 될 예정이며 공사비 368억 원을 투입해 지난 2015년 12월에 착공하여 금년 6월 30일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골조 마감공사 및 조경・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닥터스S, 살찌는 미생물과 살 빼는 미생물 불균형으로 체중감량

    닥터스S, 살찌는 미생물과 살 빼는 미생물 불균형으로 체중감량

    장내 미생물을 이용한 신개념 다이어트가 다이어트의 새로운 방법으로 떠오르며 눈길을 끌고 있다.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린 미국 워싱턴대 제프리 고든 교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의 장내 세균 비율은 박테로이데테스보다 피르미쿠트 계통군이 약 3배 더 높다. 의학저널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실린 미국 아이오와대(UI) 미생물학 박사 존 커비 교수 연구 결과는 항정신성 약물 리스페리돈을 장기 복용하면 체중이 증가하고 이는 장내 미생물 구성에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장내 박테리아의 변화가 체중 변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국내 건강 프로그램 KBS ‘생로병사의 비밀’ 역시 장내 100조 개의 미생물 가운데 우위를 점하는 미생물에 따라 체중의 변화가 있음을 흰쥐 실험을 통해 보도하기도 했다. 실험 결과 살찌는 미생물인 피르미쿠트를 투여한 흰 쥐는 포도당의 흡수가 비정상적으로 촉진돼 2주 만에 체중이 2배로 불었고, 반대로 살 빼는 미생물 박테로이데테스가 장내 미생물 중 우위를 점하게 되면 탄수화물을 장에서 분해 및 배출해 체중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닥터스S’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자는 동안에도 열량을 태우는 다이어트 제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닥터스에스가 출시한 ‘닥터스S’는 하루 한포 섭취로 장내 미생물 균총을 박테로이데테스가 우점하게 바꿔 쾌변과 뱃살 감량을 돕는다. 미생물다이어트 ‘닥터스S’는 면역의 80%도 장내세균에 의해 좌우된다는 학계의 의견에 초점을 맞추고 장내미생물 균총 변화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1단계 설탕 발효가아니라 4개월에 걸쳐 10단계 미생물공서 발효숙성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유산균공급에 그친 것이 아니라 미생물인 ‘대사산물’까지 직접 공급해 즉각 효과를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닥터스S’는 살만 빼는데 초점을 맞춘 여타 제품과 달리 장내 미생물의 우점을 박테로이데테스로 바꿔 건강한 S라인을 만들 수 있는 제품으로 30년 전통 미생물발효전문연구소의 연구개발로 탄생됐다. 자세한 점은 닥터스S를 검색해서 확인 해 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게으르면 고혈압을 이길 수 없다

    음식은 싱겁게 음주는 한잔만약물치료·생활요법 병행해야중년을 지나 고령으로 가는 길에는 복병이 많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고혈압’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혈압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인원이 752만명이고, 환자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은 심장과 뇌, 신장, 대동맥에 합병증을 일으켜 목숨을 앗아 가거나 삶의 질을 망가뜨리는 무서운 병입니다. 그런데 고혈압 자체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문제는 고혈압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려면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게으르면 절대 고혈압을 이길 수 없습니다. 하늘이 준 운명에 따라 살겠다고요? 5~10년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을 새기길 바랍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받았다면 혈압약 복용은 기본입니다. 일반적으로 19세 이상 성인이 2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상태가 계속 악화하면 약을 처방합니다. ‘완치’의 개념이 없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한편으로 약은 합병증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기도 합니다.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혈압 120~139㎜Hg, 확장기 혈압 80~89㎜Hg)부터 혈압을 잡으려고 해도 고된 삶이 기다립니다.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진행하는 ‘생활요법’에 들어가야 합니다.●고혈압 ‘주적’은 소금… 밥상서 아웃! 첫 번째는 ‘소금’입니다. 박성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소금 섭취량은 하루 6g 미만으로 서서히 줄이면서 싱거운 맛에 적응해야 한다”며 “될 수 있으면 소금에 절인 음식은 먹지 말고 식탁에 간장과 소금을 올리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물을 갖고 있으려 하기 때문에 혈액의 부피를 늘리고 혈관 압력을 높입니다. 스낵 1봉지(1.5g), 라면 1개(2.5g)만 먹어도 이미 소금 4g을 섭취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국과 김치, 생선구이만 먹어도 3g의 소금이 우리 몸으로 들어옵니다. 따라서 소금을 줄이려면 굳은 결심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박 교수는 “레몬과 식초 등의 신맛을 이용하거나 카레가루 등 향신료에서 맛을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묽은 간장을 사용하고, 소금에 절인 채소는 손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고춧가루나 후추의 매운맛은 혈압을 높이진 않지만, 소금을 곁들이지 않고 먹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음식에 너무 많이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소금에 절여서 만든 김치, 깍두기 등은 4~5쪽 정도로 절제하고 장아찌, 젓갈 등 염장식품은 피합니다. 소금을 하루 6g 이하로 계속 제한하면 수축기 혈압을 5㎜Hg 줄일 수 있습니다. 과일과 채소 위주의 저지방식을 꾸준히 먹으면 수축기 혈압이 무려 8~14㎜Hg 감소한다고 하니 실천하기 어렵더라도 꼭 도전하시길 바랍니다.●금주 2~4㎜Hg·스트레스 6㎜Hg 낮춰 절주도 필수입니다. 이광제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혈압을 올리고 혈압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고 경고했습니다. 업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하루에 허용되는 양은 소주와 맥주 모두 겨우 2잔입니다. 심지어 여성과 저체중 남성은 1잔으로 제한해야 합니다.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하는 분이 많겠지만 꾸준히 금주하면 보상으로 수축기 혈압 2~4㎜Hg을 줄이는 효과를 얻습니다.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담배도 끊어야 합니다. 특히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입니다. 스트레스를 줄여도 6㎜Hg의 혈압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정이나 직장에서 늘 마음을 이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유산소 운동 도움… 근력은 서서히 운동은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체조, 줄넘기, 에어로빅이 좋습니다. 이 교수는 “근력 운동은 일시적으로 혈압을 상승시킬 위험이 있어 가볍게 시작해 2주 간격으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운동 강도는 최대심박수의 50~60% 수준입니다. 최대심박수는 220에서 나이를 빼면 나옵니다.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주 5~7회, 최소 30분 이상 운동하면 수축기 혈압이 4~9㎜Hg 줄어듭니다. 꾸준히 노력해 체중을 10㎏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무려 5~20㎜Hg가 감소합니다. 생활요법은 최소 기간이 ‘6개월’입니다. 제대로 실천하는 것만큼 꾸준한 실천도 중요합니다. 이 교수는 “6개월 이상 생활요법을 실천했는데도 계속 혈압이 오르면 약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도 생활요법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약물치료와 생활요법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병증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최동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운동요법이 고혈압 치료의 전부라고 오해해 운동에만 매달리는 환자를 간혹 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노력의 결실 반대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가슴이 터질 듯 아프다가 돌연사하는 ‘심근경색’, 높은 압력에 견디기 위해 심장이 부어오르는 ‘심부전’, 뇌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뇌졸중’ 위험이 3~7배 높아집니다. 아니면 시력을 잃거나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전거 천국’ 수원, 스마트 기술 입는다

    경기 수원시가 다양한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과 광교산 등산로 등 곳곳에 자전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자전거이동수리센터와 시민 대상 자전거보험 등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대여소(스테이션) 없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3일 수원시에 따르면 수원 화성과 광교산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는 행궁광장·화서문·장안문·연무대 등 4곳에서 200대, 광교산 반딧불이 쉼터·광교교·상광교 버스종점 등 3곳에서 160대를 빌려준다. 1회 이용료는 1000원이며 스마트폰으로 본인 인증을 하면 된다. 이강규(56)씨는 “얼마 전 친구들과 광교 산행을 마친 후 자전거를 빌려 타고 등산로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이동했는데 비용이 저렴하고 광교저수지 주변으로 펼쳐진 풍광이 아름다워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50억원을 들여 사물인터넷(loT) 기술과 위치파악시스템(GPS) 등을 결합한 공영자전거 대여·반납 시스템을 개발해 내년 1월부터 3720대를 대상으로 운영한다. 시민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변의 공영자전거를 검색해 바코드를 스캔, 무선통신으로 잠금을 해제한 뒤 이용한다. 지정된 자전거 주차공간에 세워 두면 반환된다. 자전거이동수리센터도 자전거 수리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시민들에게 반응이 좋다. 기술자가 42개 동 주민센터와 사회복지관을 방문해 자전거를 고쳐 준다. 자전거를 이용하다 사고를 당하면 치료비와 사고처리비 등을 보장해 주기 위해 2012년부터 자전거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법원 “YS 혼외자에 3억 지급”

    김영삼 전 대통령의 혼외자 김모(58)씨가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를 상대로 유산을 나눠 달라며 낸 소송에서 법원의 강제조정을 통해 3억원을 지급받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당시 부장 전지원)는 지난 2월 김영삼민주센터가 김씨에게 3억원을 지급하라고 강제조정 결정을 내린 것으로 23일 밝혀졌다. 김씨는 지난해 5월 소송을 낸 이후 조정 절차가 개시됐지만,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재판부가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양측은 재판부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결정은 그대로 확정됐다. 앞서 김씨는 김영삼민주센터를 상대로 3억 4000만원 상당의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유류분이란 상속재산 중에서 직계비속(자녀·손자녀)·직계존속(부모·조부모)·형제자매 등 상속인 중 일정한 사람에게 돌아가도록 법적으로 정해진 몫을 말한다. 김 전 대통령은 2011년 1월 상도동 사저와 거제도 땅 등 50억원 상당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거제도 땅 등은 김영삼민주센터에 기증했고, 상도동 사저는 부인 손명순 여사 사후에 소유권을 센터에 넘기도록 했다. 김씨는 같은 해 2월 친자 확인 소송에서 승소해 친자로 등록된 가족관계등록부를 이번 유산 소송에서 증거로 제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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