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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박함만 한국의 美라더냐… 고려의 호방함 서린 ‘독립운동 성지’

    소박함만 한국의 美라더냐… 고려의 호방함 서린 ‘독립운동 성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으며 가장 주목받는 문화재는 단연 경북 안동의 임청각(보물 182호)이다. 경술국치 직후 집주인 이상룡은 일가 친족을 이끌고 서간도로 망명했다. 막대한 재산을 처분한 자금으로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운동의 주역들을 양성하고, 임시정부 제3대 대통령 격인 국무령을 역임했다. 오랫동안 방치되던 임청각은 독립운동의 성지가 되어 대대적으로 복원 정비할 예정이다. 이 집은 올해 창건 500주년을 맞으며, 고려 주택의 전통을 가진, 매우 드물고 소중한 건축 유산이기도 하다.●고성 이씨 법흥파종택… 이명이 1519년 창건 임청각은 고성 이씨의 한 분파가 안동 법흥동에 건립한 파종택이다. 하나의 옛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가문의 역사를 들추는 수고를 해야 한다. 집은 곧 인격의 표현이고, 종택은 오랜 시간의 축적물이기 때문이다. 고성 이씨의 시조는 고려 문종 때 호부상서를 지낸 이황이다. 그는 거란의 침략을 막아 내는 큰 무공을 세워 철령군(철령은 경남 고성의 옛 이름)에 봉해졌다. 이 가문은 고려조에 정승급만 5명이나 배출한 명문가로 성장했고, 조선 초 좌·우의정을 지낸 이원이 용헌공파를 이루게 된다. 그의 아들들은 전국에 걸쳐 번성했는데, 6남인 이증(1419~1480)은 안동부 남문 밖으로 이주해 안동 지역의 입향조가 됐다. 그의 차남인 이굉은 낙동강 건너 현 정상동에 귀래정을 지었고, 이 일대는 고성 이씨의 씨족 마을로 발전했다. 이증의 3남 이명은 1519년 영남산 남록, 법흥동의 낙동강변에 정자를 지어 임청각이라 이름하니, 현재의 군자정 건물이다. 1540년, 여기에 본격적인 살림채와 가묘를 세워 파종택으로 정착시킨 이는 이명의 6남인 또 다른 이굉이다. 임청각 정착의 역사는 한 가문이 어떻게 명문가로 성장하는지, 그리고 어떤 건축적 장치가 필요했는지를 보여준다. 소수 귀족만이 성씨를 가졌던 고려시대에는 국가적 공헌을 이뤄 성씨를 하사받았다. 성씨와 동시에 일정 지역을 식읍으로 받는데, 곧 본관이 된다. 왕조가 바뀌는 조선 초는 기존 명문가들의 명암이 엇갈리는 시기였다. 새 왕조에 참여한 가문은 더욱 번창하게 되지만, 반대의 경우 멸문지화를 입던지 재야의 향반으로 전락하게 된다. 조선 초의 향촌은 고려적 장원 체제가 해체되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는 큰 변혁기를 맞았다. 이 시기에 번창한 가문의 자손들은 전국 각지의 새로운 소유지를 찾아 분파하게 되며, 파종가들이 출현했다. 종가가 되려면 종택을 짓고, 시조를 제사할 사당을 세워야 한다. 또한 향촌의 절경 곳곳에 개인 소유의 정자를 세운다. 지역의 경관을 소유하는 자가 바로 지역의 세력가가 되기 때문이다. 임청각은 별장인 정자로 시작해서 살림집과 사당을 가진 종택으로 확장한 경우다. 가문을 연지 500년 만의 결실이며, 그로부터 또 다른 500년이 흘렀다. ●고려 한옥의 또 다른 흔적, 온돌이 드문 2층집 우리의 건축들은 임진왜란 때 거의 파괴되어 현존하는 대부분은 17세기 이후에 지어진 것이다. 임란 이전의 것으로 임청각같이 큰 집이 온전히 남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 집은 오래되고 거대할 뿐만 아니라 후대의 다른 살림집과 확연히 구별되는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남아 있는 부분만도 1층 50칸, 2층 12칸의 큰 규모로 후대의 한옥이라면 적어도 5채의 독립 건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 집은 별채인 군자정을 제외한 모든 살림채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하늘에서 보면 마치 불완전한 용(用)자와 같이, 5개의 안마당을 중심으로 기와지붕의 선들이 이어진다. 평면 구성만도 밀집되고 복잡한데, 경사지를 활용한 3차원적 구성은 더욱 복합적이다.임청각의 눈에 띄는 특징은 2층 구조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현재 2층 공간은 12칸이 남아 있지만, 원래는 20여 칸이나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머리가 부딪힐까 걱정해야 하는 다락이 아니라 충분히 생활이 가능한 정식 2층 공간이다. ‘한옥은 단층’이라는 상식은 임청각에서 여지없이 깨진다.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이생규장전’은 고려 말 개성을 무대로 전개되는 연애기담이다. 2층루가 있고 이들을 은밀한 복도가 연결하는 것으로 여주인공의 집을 묘사했다. 아마도 이 소설을 쓴 조선 초까지, 개성과 한양의 큰 살림집의 일반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다. 임청각의 2층 바닥은 물론 1층 대부분도 마루 바닥이었다. 한옥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온돌은 총 70칸 중 5칸에 불과했다. ‘한옥은 온돌’이라는 상식도 깨진다. 후대에 온돌로 개조한 부분까지 다해야 겨우 10칸이다. 서울 종로의 공평지구 재개발 때 조선 전기의 한옥 마을을 발굴하게 되었다. 보통 10여 칸 집에 단 1칸만 온돌방이며 마루가 주된 바닥을 이룬 집들이었다. 온돌이 한옥의 주된 바닥형식이 된 것은 17세기 이후이다. 이 집의 창호들 역시 후대의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창틀이 벽 가운데 떠 있는 것 같이 보이는 이른바 ‘액자창’들이 대부분이며, 아예 벽의 일부에 창을 끼운 것 같은 붙박이창도 여럿이다. 2짝 여닫이창들은 예외 없이 가운데에 문설주를 둔 ‘영쌍창’들이다. 이러한 액자창, 붙박이창, 영쌍창은 고려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이며, 18세기 이후의 한옥에서는 보기 힘든 오래된 기법들이다.한마디로 임청각은 고려 살림집의 전통을 간직한 호방하고 웅장한 집이다. 흔히 한국적 미학이라 일컫는 ‘소박하고 단순한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송나라 사신 서긍이 고려 수도 개성의 풍물을 그린 ‘고려도경’의 묘사와도 같이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건축이다. 13칸 행랑채의 수평적 장대함, 거의 3층 높이 안채의 수직적 당당함, 오래된 창호형식의 고졸함, 낙동강의 풍경을 감싸 안는 군자정의 넉넉함…. 이제는 거의 사라져 임청각만이 간직하고 있는 우리 건축의 또 다른 전통이다. ●보수 속 혁신… 남자는 군자정·여자는 살림채 써 임청각의 500년 세월 가운데 수차례 대대적 수리를 했지만, 후손들은 선조의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는 원론적 보수는 아니었다.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마루들을 온돌방으로 개조했다. 남자 주인들은 별당인 군자정을 거처로 삼아, 살림채 대부분의 사용권을 여자 가족과 하인들에게 넘겨주었다. 옛 형식은 지키되, 새로운 내용을 수용한 은밀한 혁신의 결과다.석주 이상룡(1858~1932)은 이 가문의 가장 혁신적인 인물이다. 퇴계학파의 정통을 이은 안동의 큰 유학자로서 을사늑약 때부터 의병활동과 애국계몽운동에 앞장섰다. 1911년 노비를 해방하고 조상들의 위패를 묻은 뒤 서간도에 망명, 만주 땅에서 74세로 운명할 때까지 무장독립 투쟁에 헌신했다. 노비 해방과 제사 철폐는 정통 유림에게 있을 수 없는 패륜이다. 심지어 종손으로서 종가인 임청각을 팔아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다. 그러나 그는 군자정의 주인답게 진정한 ‘군자’였다. 군자란 누구인가? 세상의 문제와 해답을 깨달은 사람, 더 나아가 깨달음을 온몸으로 행하는 지행합일의 인간이다.1700년대 언저리, 이 집안의 두 형제가 분가해 임청각 좌우로 탑동파종택과 평지파종택을 세웠다. 1941년 일제는 고성 이씨 3형제 동네 앞에 중앙선 철도를 부설했다. 임청각의 대문채 등이 파괴되었고, 탑동파종택 앞의 법흥사지7층전탑(국보16호)은 기울어졌으며, 철도 노선에 포함된 평지파종택은 아예 흔적이 사라졌다. 일가족 10명이 독립유공자로 추서된 불령선인의 가문에 대한 야만적 보복이었다. 1913년 임청각을 한 일본인에게 2000원(현 가치 200억원 추산)에 팔았는데, 이를 알게 된 고향의 일가들이 합심하여 3000원에 곧 되사 보존할 수 있었다. 이 거액 매입을 주도한 이는 석주의 20촌 동생인 평지파종택의 이태희였다. 그는 일제 식민 치하의 수모를 감내하며 자신의 방법으로 고향과 가문을 지켰다. 보수와 혁신은 한몸이었다. 정통 유림이 무장투쟁가로 변신하고, 해방된 노비가 독립군이 됐다. 망명해 딴 나라에서 순국한 이도 있고, 고향에 남아 은밀히 독립운동을 도운 이도 있다. 비록 모두를 추서할 수는 없어도, 모두가 애국자이다. 280억원의 예산으로 임청각 일대를 복원 정비한다고 한다. 철도 이설과 임청각 정비뿐 아니라 사라진 평지파종택을 비롯해 외거 노비들의 가랍집까지 복원해야 한다. 이들 모두가 보수의 전통 속에서 혁신을 꿈꾸고 몸 바쳤던 역사이기 때문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고궁에서 봄밤을 거닐다… ‘창덕궁 달빛기행’ 새달 4일 시작

    고궁에서 봄밤을 거닐다… ‘창덕궁 달빛기행’ 새달 4일 시작

    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고궁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창덕궁 달빛기행’이 새달 4일 시작한다.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창덕궁 달빛기행’은 상반기는 6월 9일까지, 하반기는 8월 22일부터 10월 27일까지 운영된다. 매주 목~일요일에 진행되며 어린이날인 5월 5일은 시행하지 않는다. 2010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올해 10년째를 맞은 ‘창덕궁 달빛기행’은 정문인 돈화문에서 전통복식을 입은 수문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해설사와 함께 금천교를 건너 인정전과 낙선재, 연경당 등 여러 전각을 둘러본다. 낙선재 후원에 있는 정자인 상량정에서 대금의 청아한 소리를 들으며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연경당에서는 다과와 함께 판소리와 전통무용 등 전통예술을 감상한다. 상반기 42회 입장권은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옥션티켓(http://ticket.auction.co.kr)에서 판매한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외국인은 전화(1566-1369)로 예매할 수 있다. 하반기 60회 티켓은 8월 7일 오후 2시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유산 보호와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회당 정원은 100명으로 제한한다. 참가비는 3만원. 목∼토요일은 내국인 대상이며, 일요일은 외국인만 참가한다. 자세한 정보는 한국문화재재단 홈페이지(www.chf.or.kr)를 참조하면 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열린세상] 식민지 유산의 올바른 극복을 위하여/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열린세상] 식민지 유산의 올바른 극복을 위하여/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으로 부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발언으로 여야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3ㆍ1절 기념사에서 색깔론을 극복하자고 호소한 대통령에 대한 도발이다. 그런데 나 원내대표를 ‘아베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비난한 여당의 대응 또한 퇴행적이다. 안 그래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실패의 범인 찾기가 벌어져 일본 주범론이 범진보 일각에서 회자되던 참이다. 작금의 사태는 한국 범보수의 아킬레스가 여전히 북한 인식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대척점에서 범진보의 아킬레스가 여전히 일본 인식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런 소모적ㆍ유아적 논쟁 자체가 식민지 유산의 질곡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근대 국제체제 속에서 생존을 모색하는 개별 민족국가는 대내적으로 근대적 사회경제 질서의 확립과 대외적으로 자주적 평등질서의 보장을 불가분 불가결의 기본 요소로 한다. 그래서 민족주의는 전략적으로 근대화와 자주화 동시 달성을 목표로 한다.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의 상승 조합이 민족주의의 본래 모습이다. 그런데 19세기 조선에서 두 기획은 상쇄 조합의 함정에 빠졌다. 1876년 강화도조약으로 조선은 ‘자주의 나라’가 돼 근대 국제체제에 편입됐지만, 이는 ‘근대 없는 자주’였다. 그로부터 30여년, 갑신정변·갑오개혁 등의 주체적 근대화가 좌절되고, 1910년 대한제국은 일본에 병합됐다. 그로부터 식민지적 근대가 시작됐지만, 이는 ‘자주 없는 근대’였다. 우리 민족주의는 이 ‘가짜 자주’와 ‘가짜 근대’를 동시에 극복해야 했으며, 우리가 벗어나야 했던 것은 ‘근대화와 자주화의 상쇄 조합’이라는 함정이었다. 해방으로 우리는 자주화와 근대화라는 두 가지 프로젝트를 상승 조합으로 이끌어 갈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남한에서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는 다시 분열돼 상쇄 조합에 빠졌다. 근대화 프로젝트가 전략이 되면 자주화의 과제가, 자주화 프로젝트가 과제가 되면 근대화의 과제가 주변으로 밀려나 부정됐다. ‘오직 근대화’와 ‘오직 자주화’의 분열과 대립이 해방 후 한국 민족주의를 다시 상쇄 조합의 함정에 빠뜨렸다. 지리적으로도 분열됐다. 한국에서는 ‘오직 근대화’가 주류를, 북한에서는 ‘오직 자주화’가 국시를 이루는 사회가 됐다. 한국에서 ‘오직 근대화’가 주류를 이룬 계기는 사실은 4ㆍ19혁명으로 등장한 장면 정권에서다. 장면 정권은 이승만의 배일 정책과 민족경제 노선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한일 국교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일본 자본에 의한 경제 재건을 시도했다. 친일파가 한일 교섭의 전면에 재등장한 것은 실은 이 시기였다. 5ㆍ16으로 등장한 박정희 정권은 이 인맥을 계승해 장면 정권이 시도했던 경제협력 방침의 국교 정상화를 완성했다. 1980년 신군부를 거치면서 ‘근대화’는 한국에서 일종의 신앙이 됐다. 이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자주화 민족주의’로 표출하면 ‘자주화’가 유일 노선으로 정착한 북한에 연계해 ‘빨갱이’ 낙인을 붙여 배제했다. 한국에서 ‘빨갱이’ 낙인은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의 상쇄 조합이라는 함정의 다른 이름이다. ‘빨갱이’로 몰려 사형 선고까지 받은 김대중의 대통령 당선은 ‘근대화 프로젝트’와 ‘자주화 프로젝트’가 상승 조합을 창출할 기회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한일 공동선언로 한일 화해를 이루고, 2000년 남북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에 나선 것이 이를 상징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도한 한일ㆍ남북 화해의 병행노선이 실패한 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위기가 중첩·심화된 것이 2017년의 위기다. 그래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성패는 자주화ㆍ근대화 상승 조합을 창출해 내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자주화와 근대화는 민족주의라는 축의 양 끝에 달린 두 수레바퀴 같은 것이라 두 힘이 같은 방향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민족주의는 전진하며, 반대 방향으로 어긋물려 돌아갈 때 같은 자리에서 맴맴 돈다. 두 힘의 상승 조합을 창출해 한국 민족주의의 질곡에서 빠져나오는 것, 이것이 진정 식민지 유산을 극복하는 길이자 올바른 친일청산이다. 색깔론에서 벗어나 민족주의의 두 기획을 하나로 엮어 나가자는 데 대통령의 본뜻이 있다고 믿는다.
  • 문 대통령, 앙코르와트 방문…더운 날씨 근무자들 격려

    문 대통령, 앙코르와트 방문…더운 날씨 근무자들 격려

    캄보디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현지 대표적인 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로 6박 7일간의 아세안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1997년 한국과 캄보디아가 재수교를 한 이후 현직 한국 대통령이 앙코르와트를 찾은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문 대통령은 앙코르와트 내 프레아피투 사원 복원 정비사업 현장을 들러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이 정비사업은 한국이 직접 맡은 첫 세계유산 보존사업이라고 청와대 측이 전했다. 모자를 쓰고 회색 운동화를 신은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한국문화재재단 김지서 팀장으로부터 복원사업 진행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복원사업을) 하게 된 이상 성의를 다해,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앙코르와트 내부를 시찰하면서 불상에 쓰인 문자를 보며 “이런 문자가 해독이 되느냐”, “(옛 크메르 제국이) 이렇게 큰 왕국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쇠락한 것인가” 등의 질문을 했다.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문 대통령은 와이셔츠가 땀으로 젖고 도중에 쓰고 있던 모자를 벗기도 했다.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현장에 준비된 코코넛 음료를 마신 뒤 씨엠립 공항으로 떠났고, 공군 2호기를 타고서 프놈펜 공항으로 이동해 귀국길에 올랐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12일 브루나이에 머물며 하싸날 볼키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기업이 참여한 ‘템부롱 대교’ 건설 현장에 들러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12∼14일에는 말레이시아에서 마하티르 빈 모하맛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한류·할랄 전시회에 참석했다. 14∼16일에는 캄보디아에서 머물며 훈센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교역·투자 확대방안을 논의했으며,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즈니스포럼 및 오찬 일정도 소화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포토] 야자열매 음료 맛보는 문 대통령·김정숙 여사

    [포토] 야자열매 음료 맛보는 문 대통령·김정숙 여사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캄보디아 시엠립 프레아피투 사원을 둘러본 후 콩솜올 부총리 겸 왕실부장관이 준 야자열매 음료를 맛보고 있다. 프레아피투 사원은 앙코르 왕조의 주요 유산으로 코이카의 주도로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2019.3.16 연합뉴스
  • 마이클 잭슨 딸 패리스 “아빠 변호하는 게 제 역할 아닌듯요”

    마이클 잭슨 딸 패리스 “아빠 변호하는 게 제 역할 아닌듯요”

    “아빠를 공개적으로 변호하는 게 제 역할은 아닌 것 같아요.” 고(故) 마이클 잭슨의 딸 패리스 잭슨(21)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성적으로 유린 당했다는 두 남자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 ‘리빙 네버랜드’가 방영된 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밝혔다. 모델로 활동 중인 그녀는 14일(이하 현지시간) 밤 트위터에 글을 올려 뉴올리언스에서 파파라치들이 따라붙어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뒤 “이미 아빠를 변호하는 일에 관해서라면 말할 게 아무것도 없다”고 적었다. 이어 아버지의 명예를 지키려는 가족들의 노력에는 응원을 보낸다고 했다. 특히 사촌 타지 잭슨이 다큐멘터리에 반대하는 여론전을 주도하면서 반박하는 영화를 찍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것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타지는 완벽하게 일을 해내고 있다. 난 그를 지지하지만 그건 내 역할이 아니다. 난 그저 모두가 냉정을 되찾고 흘러가는 대로 놔두며 원숙해져 큰 그림을 생각하도록 하려고 한다. 그게 나”라고 적었다. 마이클의 세 자녀 중 둘째인 패리스는 이전에도 (두 남자의) 주장에 반박하기보다 팬들에게 “침착쉬세요(chillax)” “흥분하지 마세요(calm down)” “담배 한 모금 피우시라(smoke some weed)”고 주문했다. 다만 한 트위터리언에게 “정말로 우리 아빠 이름을 산산조각내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진짜로 그들이 그럴 기회라도 얻을 것이라고 믿느냐”고 되묻기는 했다. ‘리빙 네버랜드’는 마이클과 친구처럼 어울렸던 웨이드 롭슨과 제임스 세이프척이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적으로 유린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마이클 잭슨 유산은 두 청년을 “위증자들”이라거나 “공인된 거짓말쟁이들”이라고 일컬으며 둘의 증언을 반박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들의 증언 때문에 마이클에 등을 돌리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라디오 방송들은 마이클의 노래들을 방송 금지곡으로 지정했으며 ‘심슨스’ 제작진은 마이클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에피소드를 시장에서 회수했다. 패션 브랜드 루이 뷔통은 14일 새 콜렉션에서 마이클 주제 의류들을 빼겠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는 15일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전주 서익헌 해체보수 공사 일반에 공개

    전주 풍패지관(보물 제583호) 안의 서익헌(西翼軒) 전면 해체보수 공사현장이 일반에 공개된다. 전북 전주시는 공사의 투명성 확보와 해체보수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서익헌 해체보수 현장을 매주 금요일 시민과 여행객들에게 공개하는 ‘문화재 수리현장 공개의 날’을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공사현장 주변에 대형 가설 덧집을 설치해 보수작업을 하고, 가설 덧집 안에 보수 현장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관람 기간은 이달 15일부터 12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후 3∼4시다. 관람은 전주시 전통문화유산과(☎ 063-281-5361)로 예약한 선착순 40명만 가능하다. 이 작업은 지난 2015년 서익헌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 기둥과 처마가 기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뒤틀리거나 금이 가는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된 데 따른 조처다. 뒤틀림 등의 현상은 풍패지관이 보물로 지정된 이듬해인 지난 1976년 이뤄진 보수공사 당시 기와를 전면 교체하면서 조선 시대 전통방식이 아닌 일반 기와를 사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존보다 더 무거운 기와를 얹다 보니 기둥과 처마가 이를 이기지 못하면서 뒤틀림 등 현상이 발생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20억원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내년 6월 마무리된다. 전주시 옛 도심에 중앙에 자리 잡은 풍패지관은 오랜 기간 ‘객사’로 불리었다. 관사 또는 객관으로 불린 객사는 전주뿐 아니라 고려 이후 각 고을에 설치돼 방문한 외국 사신의 숙소나 연회장으로 사용됐고 조선 시대에는 위패를 모시고 초하루와 보름에 궁궐을 향해 예를 올린 장소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거치면서 명칭이 왜곡돼오다 2010년 문화재청이 고유 이름인 ‘풍패지관’으로 환원했다. 풍패지관 좌측에 있던 동익헌(東翼軒)이 1914년 관통 도로 확장공사로 철거되는 바람에 한동안 우측의 서익헌만 남게 됐으나 1999년 동익헌이 복원돼 지금은 원래 모습을 갖췄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모든 나라에서 공연’ 꿈 조스 스톤 평양 바에서 ‘아리랑’ 열창

    ‘모든 나라에서 공연’ 꿈 조스 스톤 평양 바에서 ‘아리랑’ 열창

    지난해 3월 첫 내한공연을 벌였던 영국 가수 조스 스톤(31)이 세계 모든 나라에서 공연을 해보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데 13일(현지시간) 평양의 한 바에서 공연하는 사진 몇 장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눈길을 끈다. 데본주 출신인 그는 지난 1월 쿠바 아바나를 찾은 데 이어 이달 초 내전의 상흔으로 힘겨워하는 시리아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그는 시리아에서 혼자 힘으로 국경을 넘어 이라크로 계속 여행했다. 그는 5년 전 ‘토털 월드 투어’를 시작해 지금까지 175개국 이상을 돌아봤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콜린 크룩스 평양 주재 북한 대사도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평양에서 오늘밤 조스 스톤을 만난 것도, 그녀의 공연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고 적었다.스톤은 전날 베이징 공항을 출발하기 전 동영상을 올려 이번 방문을 앞두고 우리 노래 ‘아리랑’을 배웠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평양의 바에서 관광객과 북한 주민들 40명이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불렀다. 공연만 한 것은 아니고 사진에서 보듯 지하철도 타보고 백화점에도 들르고 여러 곳을 비교적 자유롭게 다녔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아리랑이 남북한이 동시에 신청해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선정될 정도로 남북한을 하나로 묶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고려여행사를 운영하는 사이먼 코커렐이 자신의 북한 입국을 도왔다고 설명했다. 코커렐은 스톤이 노래를 부른 바가 양각도 멀티플렉스 극장에 딸린 업소라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 국적자를 체포해 장시간 구금할 위험성이 높다”며 북한 여행을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는데 영국인들은 거리낌 없이 드나들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이라크로 진입하는 과정에 “물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일은 조금 무서운 ”일이라면서도 “사람들이 우리에게 조언을 건네고 돌봐줄 것이란 믿음을 가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건국우유, 프리미엄 저온살균우유 ‘THE 밀크’ 출시

    건국우유, 프리미엄 저온살균우유 ‘THE 밀크’ 출시

    유제품 전문기업 건국우유(사장 최필수)는 프리미엄 유제품 ‘THE 밀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신제품 ‘THE 밀크’는 축산전문 교수진과 산학협동을 통해 탄생했다. 온도, 처리시간, 유속 등을 제어하며 인위적 프로세스를 최소화한 매크로바이오틱 저온살균공법(MLH)을 통해 우유 내 유산균, 락토페린(면역 단백질) 등 영양소 본연의 가치를 최대한 보존한 자연에 가까운 프리미엄 우유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또한 ‘최고의 제품은 최상의 원료에서 나온다’는 철학 아래 원유품질 최상위 등급인 1A(세균수 기준) 등급 보다 6배 더 깨끗하고 까다로운 관리기준을 적용했으며 낙농 전문인력이 젖소의 먹거리, 사육환경과 물까지 철저히 관리하는 무항생제 인증목장의 신선한 원유만을 사용했다. 건국우유 관계자는 “신제품 ‘THE 밀크’에 1964년 설립 이후 유제품만 연구해온 건국우유의 모든 노하우와 R&D 역량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THE 밀크’라는 제품명도 이러한 자부심을 나타낼 수 있도록 제품 개발에 참여한 모든 직원들의 공모를 통해 정했다”며 “앞으로도 동물생명과학 분야의 전문인력과 협업을 통해 우유 본연의 가치에 충실한 제품으로 고객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건국우유 프리미엄 저온살균우유 ‘THE 밀크’는 170mL, 750mL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되며 건국우유 전국 대리점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현웅의 공정사회] 2019 돌아온 탕자

    [문현웅의 공정사회] 2019 돌아온 탕자

    2019년이 시작되자마자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 두 가지만 꼽으라면 ‘김경수 지사에 대한 유죄 판결 논란’과 ‘방송통신위원회의 SNI(Sever Name Indication) 필드 차단과 관련한 인터넷 검열 논란’을 꼽을 수 있겠다. ‘김경수 지사에 대한 유죄 판결 논란’은 한편에서 정치하지 못한 판결의 논리 부족을 지적하며 현직 지사에 대한 이례적인 법정 구속이 사법 적폐를 해소하고자 노력하는 현 정부에 대한 반격 차원이 아니냐는 주장에서 시작됐다. 이어 재판장 개인에 대한 신상 털기와 도 넘은 법관 겁박이라는 언론 보도에서 볼 수 있듯 매우 격앙된 비난으로 이어지고야 말았다. 판결에 대한 불만은 사법질서 내에서 해소돼야 하며, 사법부 독립을 보호하기 위해 판결에 대한 비판은 신중을 요하고, 특히 판결을 선고한 판사 개인에 대한 공격은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사법부 독립과 판결에 대한 비판의 자유 등 양자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또 다른 논란인 ‘인터넷 검열 논란’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 음란물 등 해외 사이트 불법 정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SNI 차단 방식을 도입하자 일각에서 이러한 차단 방식의 도입은 ‘인터넷 검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장이 개인정보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검열이라 볼 수 없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차단 방식의 허용은 인터넷 검열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라는 주장이 거세게 맞섰다. 즉 사생활 비밀의 보호와 불법 음란물 등을 차단하는 목적인 공공의 이익보호가 격하게 충돌하는 양상을 보였다. 유럽 최고의 신학 서적으로 선정됐던 ‘하느님을 기다리는 시간’의 저자 토마시 할리크는 이 책에서 신약성서의 유명한 비유 이야기인 ‘돌아온 탕자’ 이야기와 관련해 큰아들은 질서를, 작은아들은 자유를 상징한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절대 자유를 갈망한 작은아들은 자기 몫의 유산을 받아서 낯선 곳으로 떠난다.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는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작은아들을 너그러운 사랑으로 다시 살리고 구원한 아버지를 보고 큰아들은 동생을 형제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그런 큰아들에게 너는 항상 나의 곁에 있었고, 나의 것이 모두 너의 것이라며 다독인다. 토마시 할리크는 돌아온 탕자 이야기에서 질서 없는 자유는 늘 실패하고, 질서도 자유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했다. 또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깨달음과 인정이 큰아들인 질서와 작은아들인 자유가 공존하는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김경수 지사 사건’에서는 사법부 독립의 보장이라는 큰아들과 판결에 대한 비판의 자유인 작은아들이 격하게 충돌했다. ‘인터넷 검열 논란’에서는 불법 음란물 등의 차단이라는 공공의 이익 보호인 큰아들과 사생활 비밀의 보호라는 작은아들이 또한 격하게 충돌했다. 큰아들과 작은아들이 이렇듯 격하게 대립하고 반목하는 모습을 보며 어느 한쪽 손을 들어 주기는 사실 쉽지 않다. 성장기의 경험 중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던 장면 중 하나는 전날 서로 죽일 것처럼 싸웠던 형제들이 아침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평소와 같은 친밀감을 보이며 일상의 평온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한 부모 아래서 경쟁하는 사이라 할지라도 좋든 싫든 형제자매라는 숙명을 지고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또한 서로의 다툼과 화해가 채 하루를 건너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서로를 배제하는 언행을 자제하는 데 있었던 것 같다. 서로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다면 그렇게 죽일 듯이 싸우던 싸움터가 평온한 일상인 보통의 시간으로 쉽게 탈바꿈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큰아들도 아들이고 작은아들도 아들인 것을 부정할 수 없다면 그렇게 격하게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를 향해 너는 아들이 아니라고 조롱하고 배제하는 언행은 삼가야 할 것이다. 사실 두 형제가 공존할 수 있는 필수 전제 조건은 토마시 할리크의 말처럼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깨달음과 인정에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아버지에게는 큰아들도 소중한 아들이고 작은아들도 마찬가지로 소중한 아들인 것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 ‘새 명소’ 양림동 근대역사마을·에너지밸리… 광주 경제활성 견인

    ‘새 명소’ 양림동 근대역사마을·에너지밸리… 광주 경제활성 견인

    광주 남구는 도농 복합 지역이다. 전남 나주에서 이어지는 국도 1호선이 관통하는 남쪽 관문이다. 양림·사직동 등 근대역사문화 유산이 산재한 옛 도심과 봉선동 등 아파트 밀집 지역이 섞여 있다. 명문 사립고 등이 즐비한 교육 특화 지역이지만, 지역경제는 녹록지 않다. 인구는 21만 6000여명, 재정자립도는 12.3%로 광주시 5개 자치구 중 최하위권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양림동 일대 근대역사문화마을에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나주혁신도시와 광주를 연결하는 대촌동 일대엔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이 한창이다. 한국전력 협력업체와 에너지 관련 연구기관 등이 잇따라 입주하는 등 새로운 ‘에너지 밸리’로 발돋움하는 곳이다. 교육·문화·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핵심 과제다. 남구는 오는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남북통일응원단 구성에 나서는 등 지역 차원의 남북 교류 활성화에도 앞장선다. 초선인 김병내(46) 남구청장을 13일 만나 구정 전반에 대해 들어 봤다.-양림동 근대역사문화마을이 전국적 명소로 뜨고 있다. “양림동은 개화기에 기독교 선교사들이 정착하면서 세운 각종 서양식 건축물과 한옥, 펭귄마을 등 근·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연간 8만여명의 관광객이 줄을 잇는다. 하루 300명꼴이다. 1899년 건축된 이장우 가옥과 1920년대에 지어진 우일선 선교사 사택, 오웬기념각, 선교사 묘지 등 조선 후기 상류층 전통 한옥과 기독교 관련 유산들이 집중돼 있다. 중국에서 연안송 등을 작곡한 정율성 생가와 정겨움과 추억이 묻어나는 펭귄마을 골목길 등도 만날 수 있다. 골목 곳곳에는 갤러리와 맛집 등이 산재해 젊은층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늘어나는 방문객을 위해 ‘테마투어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계획이다.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1차 목표다. 12월에는 기독교 문화유산이 널린 점을 살려 한 달 내내 크리스마스 축제도 펼칠 예정이다. 젠트리피케이션 등 부작용도 선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양림동 일대 상인들과 건물주, 임차인 등이 참여한 ‘골목경제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약식’을 체결했다.-‘도심재생 뉴딜 사업’도 활발하다. “양림동을 비롯해 사직동·백운광장 일대 등에 대한 도시재생 사업을 펴고 있다. 이 지역들은 광주시가 태동할 때부터 사람이 거주한 구도심인 만큼 재생 작업이 시급하다. 골목길을 정비하고 ‘휴먼 케어 사업’으로 원주민 공동체를 회복해 나갈 계획이다. 양림동 17의5 일대 14만 8000여㎡에 2021년까지 국비 100억원 등 200억원을 들여 주거 복지와 일자리 창출 사업 등을 편다. 버들숲 청년 창작소, 주민어울림센터, 문화교류센터 등이 들어선다. 정율성 생가 리모델링과 김현승 문학공원도 조성한다. 바로 이웃한 사직동 일대도 ‘더 천년 사직, 리뉴얼 선비골’이란 주제로 도심재생이 이뤄진다. 오래된 역사문화 자원을 간직하지만 대표적인 서민거주 지역이다. 그런 만큼 가로 주택 정비, 문화거점시설 조성, 터새로이 사업 등을 추진한다. 2022년까지 국비 등 200억원이 투입된다. 남구의 유일한 상업 지역이면서도 쇠락한 구도심 상징인 주월1·봉선1·백운2동 등 백운광장 일대도 정비할 계획이다. 광주도시공사와 함께 국토교통부에 사업을 제안했다. 올부터 2023년까지 870여억원을 들여 도시재생 어울림센터, 푸른로컬&푸른아트 플랫폼 등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달 말쯤 지정 여부가 발표된다.-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화두다. “나주 혁신도시와 광주시 경계에 있는 대촌동 일대가 도시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된다. 혁신도시에 입주한 한국전력과 광주시·전남도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밸리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2016~2017년 착공한 48만 6000㎡의 국가산업단지와 94만 4000㎡ 규모의 지방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올가을 완공을 앞둔 국가산업단지에는 이미 한국전기연구원(KERI) 광주분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호남권 연구소, 에너지 대기업인 ㈜LS산전, ㈜효성 등이 줄줄이 입주한다. 2021년 완공 예정인 지방산업단지에는 태양광, 축전지, 전자부품 등 50여개 제조업체가 입주를 희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곳도 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첨단 기업이 둥지를 튼다. 원활한 기업 유치를 위해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지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도시첨단산업단지 활성화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다. 기업 유치에 보탬이 되도록 각종 편의시설 확충과 관련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 이 밖에 첨단 실감 콘텐츠 제작 클러스터로 변신 중인 송암산업단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중심 권역이자 지역경제 견인차로 육성한다.-다른 지자체보다 남북 교류 사업에 역점을 둔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첫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있을 때 남북과 북미 간 핵무기 갈등을 보면서 평화의 중요성을 느꼈다. 구청장에 당선되면서 남북교류협력팀을 신설하고 관련 조례도 제정했다. 일개 지자체가 통일을 위해 거창한 사업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남북교류협력팀을 중심으로 7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했다. 남북 응원단 구성이 첫 사업으로 떠올랐다. 남측 50명, 북측 50명 등 모두 100명으로 응원단을 구성하기 위해 광주대에 협조를 의뢰했다. 지역 의사회, 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통일진료소, 기금 조성 등 남북 교류와 봉사활동 등 민간 차원의 평화 전도사 역할도 하고 싶다. 최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일원으로 방북해 이런 사업을 제안했다. 그런 점에서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에 아쉬움이 남는다. -주민 공동체 회복과 취약계층 지원 방안은. “저소득 계층에게 공공근로사업 등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고용 안정을 꾀한다. 주월동 통합 거점 경로당은 쉼터와 노인 일자리를 곁들인 새로운 노인 복지 모델이다. 어르신방과 프로그램실, 로컬푸드판매점, 북카페 등이 들어섰다. 소외 이웃이 없도록 복지콜센터를 통해 촘촘한 복지안전망도 구축 중이다. 주거, 복지, 환경 등 구정의 핵심 분야는 양적 팽창보다 질적 향상에 역점을 둔다. 푸른길 주변의 쉼터를 비롯해 도심텃밭, 야영장, 대촌동의 고싸움전수관과 연계한 농촌 테마공원 등 가족친화형 도시 구축에 행정력을 모은다. 지역 자활센터와 치매센터, 장애인 전용 체육관 등을 건립해 취약계층을 돕는다. 문화교육특구 사업과 4차산업혁명센터 설립, 국회도서관 광주 분원 유치 등 교육시설 확충에도 힘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은 靑 행정관 지내…지난 대선때 김정숙 여사 호남 활동 지원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은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고교와 대학을 마친 뒤 정당인으로 활동하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다. 광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2000년 광주 남구가 지역구인 강운태 전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면서 지역 정치에 발을 내디뎠다. 민선 5기인 2010~2014년 강운태 전 광주시장 당선을 도운 뒤 광주시 직소민원실장을 지냈다. 2016~2018년 포럼광주 공동대표를 맡았을 때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호남 특보’로 나섰던 김정숙 여사를 적극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잘못된 문화재 안내판 2500개 고친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신청도 검토 전문용어가 많아 이해하기 어렵고 유익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문화재 안내판 2500여개가 알기 쉽게 바뀐다. 문화재청은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선정한 전국 1392개 문화재에 설치된 안내판 약 2500개를 개선하는 내용을 포함한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13일 발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전문용어가 과도해서 이해하기 어렵고 훼손된 안내판, 오탈자나 역사 오류가 있는 안내판 등을 우선 개선한다”면서 “집필진이 작성한 안내문 초안에 시민 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고궁과 조선왕릉, 고도(古都·옛 수도) 경주·부여·공주·익산에 있는 안내판을 조사해 190개를 정비했고, 조선왕릉 명칭에 무덤 주인을 병기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민 참여 행사를 통해 안내판 355개에 문제점이 있다는 의견을 받아 166개를 올해 개선 대상에 포함했다. 국정과제인 가야 문화권 조사·정비도 지속한다. 특히 올해는 김해 대성동, 고령 지산동, 남원 유곡리 등 가야 무덤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철원 태봉국 철원성 등 비무장지대 내 문화재 현황조사를 4월부터 진행하고, 세계유산 공동등재를 위한 학술조사도 실시하는 등 북한과의 교류 작업도 이어간다. 오는 9월에는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과 같은 면(面)·선(線) 단위 등록문화재 5개를 추가 선정해 도시재생 사업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해외에 흩어져 있는 문화재를 매입하기 위한 긴급매입비를 기존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대폭 확충하고, 국외문화재 환수를 독려하기 위한 ‘환수 보상금 제도’도 도입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개그우먼 김미화, 충격 유산 고백

    개그우먼 김미화, 충격 유산 고백

    김미화 유산고백이 화제다. 개그우먼 김미화(55)가 12일 방송된 MBC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를 통해 과거 유산으로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했다. 김미화는 1990년 ‘KBS 코미디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개그맨 김한국과 ‘쓰리랑 부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미화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쓰리랑 부부’로 인기를 많이 끌고 절정이었을 때 아이를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녹화를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녹화를 하면서 6개월 된 아이를 뱃속에서 잃었다”며 “밧줄 타고 뛰어내리는 역할도 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미화는 “두 번째 아이를 가졌을 때는 무리를 했다. 낳을 때까지 하혈을 했다. 그 불안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며 “친정엄마가 고생이 많으셨다. 누워서 대소변을 다 받아내셨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김미화는 1986년 한 사업가와 결혼했지만, 2005년 이혼했다. 이후 가수 홍서범의 소개로 한 대학교수를 만나 2007년 재혼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500년 전통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축제’ 한 달 앞으로

    국내 최대 줄다리기로 2015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충남 당진 기지시줄다리기 민속축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당진시는 13·14일 이틀간 송악읍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앞 시연장에서 관광객들과 함께 줄다리기 몸통줄을 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몸통줄은 직경 1m, 길이는 암줄과 수줄을 합쳐 200m에 이른다. 지름 3㎝짜리 소줄 210가닥을 꼬아 만드는 핵심 작업이다. 몸통줄에는 곁줄을 연결하는데 암수 16줄씩 32줄을 잇는다. 곁줄 길이는 30~40m다. 곁줄에는 또 사람들이 손으로 잡아당길 수 있는 소줄을 잇는데 암수줄에 1000개씩 모두 2000개를 붙인다. 2m가 좀 넘는 소줄은 4~5명이 달라붙어 당길 수 있다. 전체 줄 무게가 암수줄 20t씩 모두 40t으로 1만여명이 5000명씩 패를 나눠 암수줄을 당겨 승부를 겨루는 대규모 행사다. 줄다리기 축제는 다음달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마을의 재앙을 막기 위해 500년 전부터 내려온 이 줄다리기는 윤년에만 판이 벌어졌으나 2010년부터 매년 여는 것으로 바꿨다. 지난해 6월에는 임진각에서 통일을 기원하는 줄다리기를 열기도 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안락사 시행은 이르지만 논의는 시작해야…사회적 돌봄 제공하는 의료복지 구축부터”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 “안락사 시행은 이르지만 논의는 시작해야…사회적 돌봄 제공하는 의료복지 구축부터”

    ‘존엄한 죽음’에 대한 해법 - 전문가 좌담서울신문이 6회에 걸쳐 ‘존엄한 죽음을 말하다’를 연재한 건 높아진 한국인의 삶의 질과 달리 죽음의 질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한다. 임종 직전까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지속하다가, 삶을 정리하고 가족과 마무리할 시간도 없이 죽음을 맞고 있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 사무총장,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신현호 법률사무소 해울 변호사, 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가나다 순)를 서울신문 본사로 초청해 ‘존엄한 죽음’에 대한 해법을 물었다. 이들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호스피스 돌봄을 확대하고 병원이 아닌 환자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되 사회적 돌봄을 충분히 제공하는 의료복지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 안락사를 도입하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좌담은 유영규 탐사기획부장이 진행을 맡았다. -시행 1년을 맞은 연명의료결정법(존엄사법)에 대한 평가는. 김 총장 우리가 그동안 금기시했던 죽음에 대한 논의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법을 통해 의사와 환자, 보호자가 죽음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열었다. 그동안은 임종이 임박환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를 언제까지 지속할지에 대해 결정하지 못하고 서로에게 부담을 떠넘겼다. 하지만 이 법이 마련되면서 서로 논의를 통해 임종 시기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신 변호사 존엄사법이 말기 환자에 대한 의료를 내팽개치는 일종의 ‘고려장’법 아니냐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다. 오히려 ‘말기 환자 권리보호법’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중환자실에 환자를 데려갔다가 치료를 중단할 수 없어서 파산할 때까지 퇴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환자가 많았다. 이 법의 시행으로 환자가 원하면 치료를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병원에 갈 수 있게 됐다. 박 교수 존엄사법 시행 후 실제 현장에서 보면 임종을 앞둔 환자와 가족들이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예전처럼 처절하지 않다. 과거에는 개인이 혼자 죽음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법과 제도 안에서 개인이 어떤 죽음을 선택하고 어떤 치료를 중단할지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윤 교수 하지만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매년 28만~29만명이 사망하는데, 이 중 0.1%만이 본인이 사전에 직접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따라 임종을 맞았다. 가야 할 길이 멀다. 단순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것을 넘어 품위 있는 죽음의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 이를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뭔지 논의해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정책과 조직과 예산이 갖춰져야 한다.-연명의료 중단과 호스피스 돌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윤 교수 말기 환자의 고통을 줄이는 완화 의료나 호스피스 돌봄이 최소 임종 6개월 전부터 제공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임종기가 다 돼서야 호스피스에 입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의 남은 삶이 3~6개월 이내로 판단되면 치료 과정에서도 언제든지 완화 의료나 호스피스 돌봄을 제공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신 변호사 호스피스는 종교인이나 사회복지사, 봉사자가 중심이 되고 의료진은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게 이상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반대다. 호스피스는 원래 회복 가망이 없는 노숙인 환자를 수녀원으로 데려가 죽을 때까지 편안하게 돌보는 데서 시작됐다. 호스피스가 선진화된 독일 등에선 의료진이 중심 역할을 하는 우리나라 호스피스를 보면 깜짝 놀란다. 윤 교수 존엄한 죽음을 위해선 육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의료 영역뿐만 아니라 정신적, 경제적 문제까지 전반적으로 돌보는 사회복지영역과 환자들의 손과 발이 되는 봉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의료 영역만 강조되는 게 현실이다. 미국은 호스피스 전체 돌봄 과정에서 최소 5%는 봉사자가 담당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도 봉사자가 130시간의 교육을 받고 2년간 의무적으로 활동한다. 봉사자 교육 비용은 정부가 지원한다. 김 총장 호스피스가 선진화된 국가 대부분은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봉사자가 왕진을 가는 형태의 가정형 호스피스가 주축을 이룬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구조, 주거형태, 사회·경제적인 문제들로 아직은 많은 사람이 병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정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정형 호스피스 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박 교수 우리나라 사회복지 체계도 억지로 연명의료를 강요하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사가 아픈 노인을 발견했는데 그대로 두면 방임이 된다. 그래서 그들을 입원시키고 병원에서 운명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의사로부터 직접 이들의 사망 선고를 받아야 사회복지사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결국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다고 강하게 원해도 시스템이 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존엄한 죽음을 위한 사회 전반의 문화와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 -여론조사 결과 안락사 찬성이 80%를 넘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김 총장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안락사 도입 여론이 생각보다 높다는 걸 알았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시대인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죽음을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하는 문화가 우리나라에 구축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치료비를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자녀들에게 간병과 경제적 도움을 받는 상황에서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따라 안락사 여부를 결정하는 건 힘들 수밖에 없다.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해 달라며 제출된 연명의료의향서를 봐도 환자 스스로 쓴 경우는 3분의1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2는 보호자의 합의로 쓰였다. 이들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이 과연 명확하게 자발적인 것이었는지 아직까진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윤 교수 안락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시행은 시기상조다. 환자가 안락사를 요구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병의 고통이 극심한 육체적 문제,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등 정신적 문제, 치료비로 인한 경제적 문제, 비참하게 사는 걸 원치 않는 존재론적 문제다. 이 중 육체적·정신적·경제적 문제는 사회가 해결해 줄 수 있는 영역이다. 이런 문제로 안락사를 선택한다는 건 죽음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몰아세운 사회 제도적인 모순들을 개선하는 게 우선이다. 박 교수 안락사를 제도화거나 정책화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논의는 빨리 시작해야 한다. 윤 교수가 말한 안락사를 원하는 네 가지 이유는 사실 자살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사회에 호소하거나 도움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고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다. 삶을 더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죽음을 앞둔 당사자와 그 가족, 사회가 생각하는 존엄한 죽음에 대한 시각은 서로 다를 것이고, 이를 합의하는 과정은 오래 걸릴 것이다.신 변호사 안락사 시행이 시기상조라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안락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진 만큼 논의를 시작할 적기라고 본다. 안락사는 의사가 직접 치명적 약물을 주입하는 적극적 시행과 환자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기고자 영양분 공급 등을 중단하는 소극적 시행으로 나뉜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는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고자 공급한 영양분이 암세포를 활성화시키고 상태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양분 공급을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가 오히려 환자를 위해 필요한 때도 있다. 윤 교수 우리 사회는 영양분 공급 중단이 굶겨 죽인다는 선입견을 품고 있어 특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신 변호사 말대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게 환자에게 고통을 주는 등 해를 가하는 상황이 있다. 이럴 땐 공급을 중단하는 게 맞지만, 현행법상 처벌 대상이라 그러지 못한다. 법 때문에 환자에게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다. 공론화돼야 할 부분이다. -안락사 논의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윤 교수 풀어 가는 방식이 중요하다.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목적은 궁극적으로 존엄한 죽음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연명의료 중단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존엄한 죽음의 토양을 마련하는 데 소홀한 실정이다. 안락사 논의도 이런 식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것보다 사회적 돌봄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삶을 마무리하려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김 총장 연명의료결정법도 20년에 걸친 논쟁 끝에 시행된 것이다. 무의미한 연명의료 중단을 원하는 목소리가 쌓이고 다양한 논의를 거쳐 입법화된 것이다. 안락사도 이런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한다. 사회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제도 안으로 편입시키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신 변호사 안락사를 허용하는 네덜란드나 벨기에 같은 나라는 의료가 거의 무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안락사를 허용하면 결국 돈에 떠밀려서 안락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순수하게 자기 뜻이 아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사회안전망 확보가 우선이다. -사회적 여건을 따지지 않고 개인적인 안락사에 대한 생각은. 박 교수 안락사의 필요성을 부정할 순 없다. 서울신문이 스위스에서 안락사를 선택한 40대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 남성이 단순히 통증과 고통만으로 스위스행을 결정한 것은 아닐 것이다. 가장 역할 수행이 불가능해지고 삶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등 존재론적 고민도 했을 것이다. 육체적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더는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없다고 생각될 경우, 죽음을 준비하고 결정할 수 있는 선택의 길을 뚫어 주는 건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윤 교수 진통제로 환자의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이마저도 잘 안 되는 상황이다. 진통제로도 통증 관리가 불가능하고 의학적으로 다른 대안이 없다면, 스위스에서 시행하고 있는 안락사의 한 형태인 의사 조력자살(의사가 처방한 치명적인 약을 환자가 스스로 마시는 행위)에 대해 논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전에 정밀한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김 총장 안락사는 반대하지만, 의사 조력자살에 대해선 찬성한다. 조력자살은 환자가 죽음을 결심하면 의사가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형태다. 의사가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적극적 안락사나 영양 공급 등을 중단해 환자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소극적 안락사는 반대한다. 신 변호사 2~3개월밖에 살 수 없고, 신체가 썩어 문드러지는 극한의 고통을 겪는다면 의사 조력자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순수하게 본인의 결정으로 안락사가 가능하려면 사회적으로 충분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세계에서 가장 적은 나라에 속하는데. 김 총장 임종기 환자의 통증 완화에 사용되는 약물이 모르핀 등 마약성 진통제다. 한국 의사의 모르핀 사용률이 해외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개선이 필요하다. 그런데 모르핀은 환자의 고통을 줄여 주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오히려 상태를 악화시킨다. 이게 종종 의료 현장에서 문제가 된다. 모르핀 사용으로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의료진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 변호사 한번 모르핀을 투여하면 한 달 뒤에는 18배나 많은 용량을 써야 같은 진통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내성이 강하다. 모르핀의 과도한 투여는 죽음도 앞당길 수 있다. 이것이 법적 처벌 대상인가에 대해선 논란이 있지만, 치료를 위한 모르핀 투여로 인해 죽음이 앞당겨지는 것은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는 게 형법 학계의 통설이다. 윤 교수 국내 의료계에 모르핀이 들어온 지 벌써 15년 정도 됐다. 문제는 모르핀을 제대로 쓰고 있는지, 어느 정도 사용량이 적절한 수준인지 조사와 평가를 안 하고 있다. 과다하게 쓰면 호흡곤란으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지만 환자의 고통을 조절하기 위해 써야 할 필요가 있는 약물이다. 현재 모르핀을 사용하는 상황이 어떤지, 어느 정도로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평가와 판단을 할 수 있게 정부가 나서야 한다. -우리가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해야 할 일은. 신 변호사 돌봄 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게 공급자 중심이다. 그래서 병원이나 시설에 입원하고 여기서 죽음을 맞는다. 임종기 환자에게 가장 좋은 죽음은 내가 자던 침대에서 치료받고 일상을 영위하다 떠나는 것이다.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가족들 손 붙잡고 있다가 편하게 떠나는 게 많은 사람이 원하는 죽음일 것이다. 그러려면 집이든 직장이든 의료진이 찾아와 돌보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200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존엄사 인정 판결을 받은 ‘김 할머니’도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기 전 온 가족이 모여 애틋하게 마지막 인사를 했는데, 이게 바로 존엄한 죽음이라고 느꼈다. 박 교수 낯선 공간과 모르는 사람 속에서 떠나는 걸 원치 않는 사람들이 많다. 나의 시간이 담긴, 나의 공간에서 맞이하는 죽음이 존엄한 죽음이지만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사망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이 어떤 죽음으로 인생을 마무리하는 게 행복할지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단순히 장례비를 지원하는 게 아닌, 행복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엔 그런 옵션이 없다. 병원에서 홀로 사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존엄한 죽음이 무엇인지 개념을 정립하고, 삶을 마감하는 다양한 길을 열어 주는 게 국가의 책무다. 윤 교수 고통을 완화해 주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삶을 잘 정리하고 떠나도록 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유산은 물론 정신적인 유산, 자신이 존재한 가치를 주변 사람들에게 남기고 떠나는 게 존엄한 죽음이다. 이런 죽음을 맞을 수 있게 하려면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연명의료결정법도 정부가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말기 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돌봄이 얼마나 필요한지, 어느 정도 인력과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지 중장기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선진국 수준의 완화 의료 및 호스피스를 제공할 경우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하는 비용의 20~40%를 절감하면서 존엄한 죽음을 확대할 수 있다. 캐나다는 개인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죽음의 권리를 담은 ‘모든 캐나다인의 권리’를 만들었다. 영국은 매년 국가가 나서서 ‘좋은 죽음’을 정의한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7월 26~28일,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

    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7월 26~28일,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

    경남 하동군은 12일 2년 연속 정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올해 제5회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를 오는 7월 26일부터 28일까지 하동군 송림공원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군은 최근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 상임위원회를 열어 올해 섬진강문화재첩축제 슬로건을 ‘알프스하동 섬진강 황금재첩을 찾아라’로 정하고 송림공원 일원에서 3일간 축제를 열기로 확정했다. 군은 재첩축제 전국적인 관심 행사가 된 ‘황금재첩을 찾아라’를 능가하는 독특한 신규 킬러콘텐츠를 발굴하고 강변을 활용한 콘텐츠, 모래를 활용한 프로그램, 재첩을 활용한 음식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축제를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특히 청정 1급수 섬진강의 전통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지난해 국가중요어업유산에 등재됨에 따라 다양한 연계 행사를 발굴해 하동 재첩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 재첩 채취어가와 가공업체 소득을 높이는 소비·판촉 프로그램도 적극 발굴한다. 군은 지역주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축제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알프스하동 섬진강문화재첩축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축제 컨설팅 지원을 받는다.경남도에서도 15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각종 박람회 등에서 축제 홍보를 지원한다. 군 관계자는 “재첩축제가 2년 연속 정부지정 축제로 선정되고, 전통 재첩잡이가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된데 걸맞게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해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죽음으로 항거했던 황현 유산 ‘매천야록’ 등 4건 문화재된다

    죽음으로 항거했던 황현 유산 ‘매천야록’ 등 4건 문화재된다

    일제의 탄압에 죽음으로 항거한 독립운동가 매천 황현(1855~1910)의 유산 4건이 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황현이 1910년 경술국치 후 순절하기 직전에 남긴 ‘절명시’가 수록된 ‘대월헌절필첩’(待月軒絶筆帖)을 비롯해 ‘매천야록’(梅泉野錄), ‘오하기문’(梧下記聞), ‘매천 황현 시문, 관련 유묵·자료첩, 교지·시권·백패통’ 등 황현 관련 자료 4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선말부터 대한제국기의 역사가이자 시인이며 독립운동가인 황현은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지식인으로서의 무력감을 토로하며 사랑채였던 대월헌(待月軒)에서 자결했다. ● 당시 위기상황·지식인 동향 파악 가능한 자료 황현의 대표 저서인 ‘매천야록’은 흥선대원군이 집정한 1864년부터 일제가 국권을 빼앗은 1910년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글로 7책으로 구성됐다. 구한말 위정자들이 저지른 비리와 비행, 일제 침략상을 상세히 기술해 근대사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매천야록’의 초고로 추정되는 ‘오하기문’에도 19세기 후반부터 1910년까지의 역사적 사실과 항일활동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매천 황현 시문, 관련 유묵·자료첩, 교지·시권·백패통’은 뛰어난 문장가였던 황현이 지은 친필 시문과 저술, 그의 친구들이 보낸 편지, 1888년 생원시 장원급제 당시 작성한 시험지인 시권과 왕명서 교지, 이 자료를 보관한 백패통 등으로 구성됐다. 황현이 당대 문장가들과 교유한 편지와 그가 모은 신문기사는 당시 국가의 위기 상황과 지식인들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꼽힌다. ●여성 독립운동가 ‘윤희순 가사집’도 등록 예고 문화재청은 또 다른 항일문화유산인 ‘윤희순 의병가사집’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대한독립단에서 활동한 여성 독립운동가인 윤희순(1860∼1935)이 의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지은 낱장의 친필 가사들을 절첩(折帖) 형태로 이어 붙인 순 한글 가사집이다. 여성 독립운동가의 문집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있고, 순 한글로 기록돼 국어학·국문학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기울어진 광장… 누워서 즐기는 중세 유럽

    기울어진 광장… 누워서 즐기는 중세 유럽

    싱그러운 포도밭과 올리브밭이 펼쳐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시골길을 달려 시에나에 도착했다. 시에나는 한때 피렌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융성했던 도시다. 하지만 14세기 페스트가 대유행하고 1559년 토스카나 대공국에 흡수되면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져서 성장은 멈췄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시에나는 이탈리아의 어느 도시보다 중세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됐다. 시에나 도심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은 빽빽하게 붙어 있고 그사이로 좁은 골목이 모세혈관처럼 이어진다. 달콤한 젤라토를 하나 먹으면서 언덕을 내려오니 캄포 광장이 눈앞에 펼쳐졌다. 부채를 활짝 펼친 모양의 광장은 평평하지 않고 중심을 향해 완만하게 기울어진 형태다. 사진을 찍으려고 서 있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광장 아무 데나 앉거나 누워 있다. 광장이 기울어져 있으니 바라보는 방향도 모두 같은 것이 재미있다. 돗자리나 수건 같은 것도 필요 없었다. 등을 대고 누웠다. 가을 햇살이 스며든 바닥에서 온기가 전해졌다. 캄포 광장은 예부터 행사나 집회, 투우장으로 쓰였다. 해마다 7월과 8월엔 말 경주인 팔리오(Palio)가 열려 도시는 방 잡기도 어려울 정도로 북적거린다. 광장 바닥엔 부챗살처럼 하얀 돌을 일렬로 박아 구역을 9개로 나누어 놨는데 이것은 중세시대 9개 의회를 기념하려는 것이다. 기울어진 광장의 꼭짓점엔 시청으로 쓰이는 푸블리코 궁전이 있다. 캄포 광장은 시민의 휴식처이면서 의회 민주주의의 중심인 셈이다. 광장은 의미 있는 공간이다. 파리의 콩코르드 광장은 프랑스혁명의 시작이었고 광화문광장은 역사를 바꿨다. 캄포 광장이 다른 광장과 다른 점은 한 점을 향해 완만하게 경사졌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위압적이지 않다. 주변을 감싼 적갈색의 건물 덕분이기도 하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시에나 컬러’를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시에나에서 유래한 것이다. 붉은 흙빛이 도는 갈색, 즉 시에나의 건물색 그대로다. 영어로는 ‘이탈리안 어스’(Italian earth)라고 한다.만약 광장이 네모반듯하고 평평하다면 사람들이 편하게 앉고 누울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비슷한 형태의 광장은 파리의 현대적인 미술관인 퐁피두센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캄포 광장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미술관을 향해 모두 자유롭게 앉거나 누워 있다. 빠르게 움직이는 파리 한가운데서 정지 화면을 보는 듯했다. 완만한 경사를 가진 광장은 행위도 부드럽게 만든다. 시에나에서는 누구 하나 빨리 걷는 사람이 없다. 캄포 광장에 누워 눈을 지그시 감아도 괜찮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진시황제 찾던 ‘불로장생 묘약’ 2000년 된 무덤서 나왔다

    진시황제 찾던 ‘불로장생 묘약’ 2000년 된 무덤서 나왔다

    2000년 전 무덤에서 발견된 3.5ℓ 용량의 액체가 진시황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불로장생의 묘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의 1일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뤄양시의 문화유산과 고고학 연구협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발굴을 시작한 약 2000년 전 무덤에서 독특한 성분의 액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처음 발견한 연구진은 액체가 담긴 청동 항아리의 뚜껑을 열자마자 강하게 풍기는 알코올 향 때문에, 해당 액체를 단순한 술로 판단했었다. 하지만 분석결과 해당 액체에는 질산칼륨과 백반석(명반석) 등이 함유돼 있었으며, 이는 중국 고대 도교 문헌에 언급된 ‘불로장생의 묘약’ 주요 성분과도 일치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액체는 청동으로 만든 항아리에 보관돼 있었으며, 무려 약 20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증발하지 않고 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또 해당 액체를 담은 청동 항아리는 기원전 202년 건국된 한나라 당시의 무덤이며, 무덤 주인은 매우 부유한 귀족의 것으로 알려졌다. 발굴 및 연구를 이끈 문화유산과 고고학 연구협회 대표 시 자전 박사는 “신화적인 ‘불로장생의 묘약’이 중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 액체는 고대 중국인들이 열망했던 ‘불멸’에 대해 연구하는데 매우 귀중한 가치가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불로장생의 묘약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대 인물은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인 진시황이다. 진시황은 평소 불사를 꿈꿔 신하들에게 전 세계를 뒤져서라도 불로초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불로초를 찾지 못한 채 기원전 210년에 결국 사망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임신과 일 중 하나만 선택해” 습관성 유산 병가 불허는 ‘차별’

    “임신과 일 중 하나만 선택해” 습관성 유산 병가 불허는 ‘차별’

    습관성 임신으로 병가·휴직 요구한 근로자에게“임신과 일 중 하나만 선택해라”는 복지관인권위, 차별 결론 습관성 유산 치료를 위해 병가와 휴직을 내는 근로자에게 사직을 요구한 행위는 차별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습관성 유산 역시 질병의 한 종류로 병가와 휴직 신청 요건에 부합한다는 결론이다.국가인권위원회는 8일 습관성 유산 치료를 위한 병가와 휴직을 불허한 것은 차별이란 결론을 내렸다. 습관성 임신은 임신 20주 이전에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3회 이상의 유산을 말한다. 약 1%의 여성에게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2017년 종합복지관에서 음악치료사로 근무하는 진정인 A씨는 습관성 유산 치료를 위해 안정가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병가와 휴직을 신청했고 복지관 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인사위원들은 진정인에게 “꼭 임신하고 싶냐. 임신과 일 중 하나만 선택해라”, “늦은 나이에 임신하려는 네가 대단하다. 난 손가락 다섯 개가 붙어 있을지 겁나 임신을 못하겠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진정인은 또 다시 인신공격성 발언을 들을 것이 겁이 나 사직서를 제출했다. 복지관 측은 장애아동을 치료하는 음악치료사라는 직무의 특성상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진정인 측은 “진정인의 상황이 안타깝지만 복지관과 이용 장애 아동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습관성 유산으로 인한 병가와 휴직 불허는 차별이란 결론을 내렸다. 대체인력을 채용해 장애아동들의 지속적인 치료를 보장하면서 진정인의 병가와 휴직을 허가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또 대다수의 인사위원들이 진정인에게 직장과 임신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점 역시 고려됐다. 이에 인권위는 해당 지역 도지사와 복지관장에게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권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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