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산
    2025-08-07
    검색기록 지우기
  • 약혼
    2025-08-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434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9일 국제포럼 개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9일 국제포럼 개최

    광주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10년간의 문화자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성과를 되짚고, 아시아 문화협력의 미래를 모색하는 국제포럼을 연다. ACC는 오는 19일 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과 ACC 문화자원관리지원 ODA의 성과와 미래’를 주제로 국제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ACC가 공동 주최하고, 전남대학교, 무형문화연구원, 인디고가 주관한다. ACC와 협력해온 키르기스스탄, 라오스, 몽골 등 아시아 국가의 문화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각국의 디지털 문화자원 보존 현황과 과제를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국제문화협력 방안을 함께 논의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2015년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을 통해 ODA 사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화 ODA 사업에 착수했다. 미얀마를 시작으로 키르기스스탄, 라오스, 몽골 등과 협력하며 디지털 아카이빙, 문화역량 강화, 문화콘텐츠 공동개발 사업을 지속해왔다. 이번 포럼은 그간의 축적된 협력 경험을 공유하고, 문화외교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CC 개관 10주년과 ODA 사업 10년이 겹치는 시점에서 마련된 만큼,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과 국제적 협력 모델을 동시에 성찰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포럼의 기조강연은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현 국민대학교 석좌교수)이 맡는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과 ACC의 문화 ODA’를 주제로 ACC의 10년간 ODA 성과를 짚고, 지역균형발전과 문화 연대를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국제문화협력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협력국 세션에서는 키르기스스탄 문화정보관광청, 라오스 정보문화관광부, 몽골 문화부 등 주요 기관 인사들이 자국의 디지털 문화자원 관리 실태와 현안, 그리고 ACC와의 협업 사례를 소개한다. 특히 ACC가 키르기스스탄의 전통 영웅서사시 ‘마나스’를 기반으로 제작한 공연 <세메테이>와 라오스의 고문서 ‘폐엽경’ 도록 출간 등 구체적 협력 성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오후에는 전문가 세션이 열린다. 국내외 문화유산, 디지털 아카이빙, 문화콘텐츠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현장 경험을 나누고, 정책적·기술적 과제를 집중 조망한다. 한나래 국가유산청 학예연구관, 강상인 전 한국환경연구원 선임연구원, KOICA 이종수 팀장 등도 참여해 문화 ODA의 지속 가능성과 글로벌 협력 모델의 진화를 논의한다. 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이번 포럼은 ACC 개관 10주년과 문화자원관리 ODA 10년을 함께 조망하며, 아시아 협력국과의 실질적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라며 “디지털 기반의 문화정보 통합 아카이브 구축과 국제문화협력 확대를 통해 ACC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디즈니 같은 콘텐츠 왕국 향한다… 김정주의 꿈은 현재진행형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디즈니 같은 콘텐츠 왕국 향한다… 김정주의 꿈은 현재진행형 [2025 재계 인맥 대탐구]

    허민·박지원·이정헌 등 인재 발굴김택진과 인수 갈등 속 인연 지속200억 쾌척, 첫 어린이 재활병원도‘진경준 게이트’ 후 사업 의지 꺾여2022년 갑작스러운 부고로 혼란中 공룡 텐센트, 20조원대 인수설 “디즈니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좋은 회사라고 봐요. (넥슨이) 어떻게 100분의1이라도 따라가 볼까 싶죠.”(넥슨 기업 자서전 ‘플레이’) 고 김정주 창업주에게 넥슨은 단순한 게임 회사가 아니었다. 그는 한국의 ‘디즈니’를 꿈꿨고, 그 꿈의 깊이는 남달랐다. 김 창업주는 생전에 디즈니처럼 ‘아이들을 쥐어짜지 않고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내게 만드는’ 콘텐츠의 힘을 부러워했다. 게임을 넘어선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사람들의 삶에 스며드는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구상했던 그는 ‘사람’과 ‘연결’을 중시했다. ●자율성 존중하고 도전 격려해 인재 리드 김 창업주의 남다른 행보는 그의 성장 배경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1968년 판사 출신 원로 법조인인 김교창(88) 변호사와 이연자(84)씨 사이에서 차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넥슨 창업 당시 사업 자금을 대 주고 초기에 대표이사를 맡아 법률 자문을 해 준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창업 초기 무차입 경영을 펼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형은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던 김정우(60) 아마 7단이다. 외가에서도 상당한 지적 유산을 물려받았다. 그의 어머니는 연세대와 고려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역사학자 이홍직의 셋째 딸이다. 큰이모는 아웅산 묘소 테러(1983년) 때 순직한 김재익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배우자인 이순자(87) 숙명여대 명예교수이며, 둘째 이모는 이성미(86)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로 그의 배우자는 문민정부 당시 외무부 장관을 지내고 참여정부 때 주미대사를 역임한 한승주(85) 고려대 명예교수다. 김 창업주의 막내 외삼촌은 역사학자인 이성규(79) 서울대 명예교수로 2009년 외조부의 생애를 다룬 평전 ‘항일노동운동의 선구자 서정희’라는 책을 내놓기도 했다. 넥슨은 김 창업주에게 단순한 회사를 넘어 수많은 인연을 맺고 확장하는 플랫폼이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친 김 창업주는 대학 동기이기도 했던 송재경(58) 전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함께 1994년 넥슨을 설립하고 ‘바람의 나라’ 개발을 주도했다. 바람의 나라 출시 직전 송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나면서 정상원(55) 전 넥슨 부사장이 개발 총괄을 맡게 됐고, 대학원에서 만난 김상범(58) 전 넥슨 최고창조책임자(CCO)와 서민(58) 전 넥슨코리아 대표 등이 합류한 끝에 바람의 나라가 비로소 세상에 등장하게 된다. 김 창업주는 인재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는 독특한 리더십으로 많은 이들을 매료했다. 넥슨이 막대한 자금으로 인수했던 네오플의 창업주 허민(49)은 위메프를 창업하며 벤처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올해 3월까지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던 박지원(48) 전 대표는 과거 넥슨의 넥슨코리아 대표로 있었다. 이정헌(46) 넥슨 일본 법인 대표는 2003년 넥슨코리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수장까지 된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엔씨소프트 창업자 김택진(58) 대표와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두 사람은 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한국 게임 산업의 두 축을 형성했다. 2010년대 초중반 엔씨소프트에 대한 넥슨의 인수합병 시도 등 비즈니스적 갈등에도 두 사람은 30여년간 인연을 이어 왔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58) 이사회 의장은 대학원 시절 김 창업주의 룸메이트로 한국 인터넷 벤처 1세대를 함께 이끌었던 동료이자 친구다. 김 창업주는 사업적 성공을 넘어 사회적 책임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장애 어린이 재활에 남다른 애정을 가졌는데, 국내 최초의 어린이 재활 전문 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설립에 힘썼다. 2014년 착공해 2년 뒤 개원한 이 병원은 넥슨이 푸르메재단과 함께 200억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하며 건립됐다. ●배우자와 두 딸, 역대 최대 상속세 6조원 2016년 3월 ‘청렴한 벤처기업가’라는 김 창업주의 이미지에 금이 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서울대 86학번 동기인 진경준(58) 당시 검사장이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 과정에서 과거 김 창업주로부터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기회는 물론 4억원이 넘는 주식 매입 자금을 받아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두 사람은 각각 뇌물수수 혐의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됐고 넥슨은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맞게 됐다. 결과적으로 김 창업주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진 전 검사장은 징역 4년을 선고받았으나 김 창업주로부터 넥슨 주식을 받은 혐의는 무죄로 결론 났다. 그러나 2년 넘게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제2의 디즈니’를 꿈꾸던 김 창업주의 사업 의지는 사그라들었다. 2019년 1월 김 창업주는 돌연 자신이 창업한 넥슨의 지주회사 NXC의 지분 98.64%에 대한 매각을 시도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일각에서는 ‘진경준 게이트’로 인한 피로감, 사업 확장에 대한 고민, 혹은 새로운 도전을 위한 발판 마련 등 다양한 해석이 나왔는데 당시 김 창업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 위한 결정”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당시 넥슨의 매각 시도는 10조원 이상의 매각가로 세기의 ‘딜’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고 카카오는 물론 넷마블, 텐센트 등 ‘빅 플레이어’들이 인수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복잡한 지배구조와 높은 가격 등으로 결국 불발됐고, 같은 해 6월 매각 추진은 전면 중단됐다. 2022년 2월 미국 하와이에서 김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김 창업주의 나이는 불과 54세였다. 한국 게임업계는 물론 사회 전반이 큰 충격에 빠졌다. 회사는 김 창업주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 왔으며 상황이 점차 악화했다고 밝혔다. 김택진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사랑하는 친구가 떠났다. 살면서 못 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며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는 글을 올리며 가장 먼저 애도했다. 그의 부고는 넥슨이라는 거대 기업의 오너 공백을 의미했고, 그가 남긴 방대한 유산과 복잡한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궁금증을 낳았다. 또 김 창업주의 사망은 가족에게 막대한 유산과 함께 전례 없는 상속세라는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그의 유산으로 인해 배우자인 유정현(57) NXC 이사회 이사와 두 딸 김정민(23), 김정윤(21)씨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국내 역대 최고액인 약 6조원(추정)에 달했다. 천문학적인 금액을 현금으로 납부하기 어려웠던 유가족은 2023년 5월 NXC 지분 약 29.3%를 기획재정부에 주식으로 물납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평가받은 지분 가치는 4조 7000억원으로, 이로 인해 기재부는 사실상 넥슨 그룹의 2대 주주가 되는 유례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부는 NXC 지분 공매에 나섰으나 두 차례 유찰됐으며 지난해 말 IBK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에 본격 돌입한 상태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 여전한 꿈 이런 가운데 새로운 변수가 부상했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중국의 정보기술(IT) 공룡 텐센트가 넥슨을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기 위해 유가족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텐센트는 2019년 김 창업주가 NXC 지분 전량 매각에 나섰을 때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당시에도 10조원 규모의 메가 딜이었으나 매수 희망자를 찾기 쉽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거론되는 20조원대 인수설은 큰 변화를 시사한다. 텐센트는 이미 국내 시프트업, 크래프톤, 넷마블 등 주요 게임 회사 지분을 보유하며 2대 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넥슨과는 ‘던전앤파이터’ 중국 서비스 협력으로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만약 텐센트의 넥슨 경영권 인수가 현실화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규제 당국의 꼼꼼한 심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넥슨 측은 현재 이 인수설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도 딜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김 창업주는 2015년 출간된 넥슨 자서전 ‘플레이’에서 “(제가) 10년쯤 넥슨을 튼튼하게 만들고 빠지면 또 다른 친구가 와서 다음 단계로 넥슨을 도약시킬 것”이라면서 “모든 회사는 결국 창업자가 한번은 잘리든 물러나든 하게 돼 있고, 그런 다음 도약기로 넘어간다”고 속내를 밝힌 바 있다. 일찍이 국내 상장 대신 일본 상장을 택했던 것처럼 넥슨을 더 큰 회사로 편입시켜 명실상부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시키고자 했던 그의 의도가 반영된 대목이다.
  • “돈으로도 여긴 못 사”…‘억만장자’ 베이조스 결혼식 막는다는 ‘이 도시’

    “돈으로도 여긴 못 사”…‘억만장자’ 베이조스 결혼식 막는다는 ‘이 도시’

    아마존 창립자인 억만장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호화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지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베이조스와 약혼녀 로런 산체스의 결혼식이 오는 26일부터 2박3일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베네치아에서 열린다. 하객으로는 스타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킴 카다시안, 가수 믹 재거와 케이티 페리, 배우 에바 롱고리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등 약 200명이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는 하객을 위해 베네치아의 수상택시와 최고급 호텔 여러 곳을 통째로 예약했으며 신부 산체스는 사흘 동안 총 27벌의 드레스를 갈아입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시민단체들은 이 초호화 결혼식을 “도시의 상품화”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No Space for Bezos’(베이조스를 위한 공간은 없다)라는 구호가 담긴 포스터를 시내 곳곳에 붙이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일부 활동가들은 결혼식 당일에 결혼식 장소인 성당 앞 수로를 고무보트와 배로 막고, 육로는 시위대로 육탄 봉쇄해 하객 진입 자체를 저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에는 베네치아의 대표적 반관광 시민단체 ‘No Grandi Navi’(초대형 유람선 반대 모임)는 물론 반파시스트 시민단체 ANPI까지 동참했다. 이들은 베이조스를 “노동 착취와 조세 회피, 디지털 자본주의의 상징”이라고 비판하며 이 같은 초호화 행사가 도시의 공공 공간을 부자 개인의 전유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결혼식 장소다. 결혼식장인 미세리코르디아 성당은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이 소유한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곳으로, 공공시설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브루냐로 시장은 “매일 15만명의 관광객이 오는 도시에 200명의 하객이 온다고 문제가 될 건 없다”며 반박했다. 현지 관광업계와 호텔, 수상택시 업계 등은 결혼식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일부 웨딩 관련 업체는 결혼식 특수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기대에 대해 “부자들을 위한 잔치의 부스러기를 두고 기뻐하는 격”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이익은 소수 대기업과 일부 고급 호텔로 돌아갈 뿐, 정작 베네치아 시민 다수는 교통 통제와 공간 침해, 생활 불편만 감수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2014년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가 인권 변호사 아말 알라무딘과 베네치아에서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이들은 결혼 비용으로만 1300만 달러(약 191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호원들이 골목을 막고 운하를 통제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한편 베이조스는 아마존 창립자이자 우주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주이며,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2위 자산가다. 2019년 전 부인 매켄지 스콧과 이혼했으며, 이들 사이에 자녀 4명이 있다. 산체스는 방송 기자 출신이자 헬리콥터 조종 면허를 보유한 사업가다. 전 남편은 할리우드 대형 에이전시 WME 회장 패트릭 화이트셀로 두 사람 사이에 2명의 자녀가 있다.
  • 경비원 없는 틈 타 ‘슬쩍’ 앉더니…크리스털 작품 박살 내고 내뺀 관람객

    경비원 없는 틈 타 ‘슬쩍’ 앉더니…크리스털 작품 박살 내고 내뺀 관람객

    이탈리아 한 박물관에 전시된 크리스털 의자가 기념 촬영하던 관람객에 의해 파손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박물관 측은 관련 영상을 공개하며 관람객들에게 “예술을 존중해달라”고 호소했다. 1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로나에 있는 팔라초 마페이 박물관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시장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고 “방금 본 장면은 장난이 아니라 박물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적었다. 지난 4월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 이 영상에는 남녀 관람객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박물관에는 크리스털로 장식된 의자가 전시돼 있었다. 먼저 여성이 의자에 다가가 앉는 시늉을 하는 모습을 남자가 촬영했다. 이어 남성도 비슷한 자세로 사진을 찍다가 의자를 한 번 쳐다보더니 의자에 그대로 앉았다. 남성의 힘을 이기지 못한 의자의 두 다리가 부러졌고, 놀란 남녀는 의자를 그대로 둔 채 전시장을 빠져나갔다. 파손된 의자는 이탈리아 예술가 니콜라 볼라의 작품으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빈센트 의자’에 대한 헌정의 의미를 담았다. 박물관 관계자에 따르면 의자가 겉으로 보기엔 견고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프레임 내부가 비어 있다. 받침대 위에 올려려 전시된 작품에는 ‘만지지 말라’라고 적힌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 박물관 측은 SNS를 통해 “무례한 행동으로 예술 작품의 진정성이 위태로워졌다“며 ”이들은 경비원이 나가길 기다렸다가 예술과 문화유산에 대한 모든 존중의 원칙을 무시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은 감상하고 경험해야 하지만, 그 전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복원 작업 끝에 전시장으로 되돌아갔다. 영상 속 남녀는 박물관 관계자가 파손 사실을 알아차리기 전에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이 남녀를 경찰에 신고했다.
  • 정동혁 경기도의원, 고양국제무용제 경기도 예산 지원 촉구

    정동혁 경기도의원, 고양국제무용제 경기도 예산 지원 촉구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동혁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3)은 지난 13일(금) 열린 2025년도 제1회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지역 특화 공연예술제의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며, 고양국제무용제에 대한 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촉구했다. 고양안무가협회가 주최하는 고양국제무용제는 지역 문화예술 발전은 물론, 국내 무용예술 진흥에도 이바지하며 고양시 대표 문화예술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개최되면서 국내 최정상급 안무가와 해외 초청 안무가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국내외 무용 네트워크 확대 및 전문 무용인 발굴에 기여해왔다. 특히, 평소 어렵게 느껴졌던 무용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즐길 수 있어 해마다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가 시·군의 특성화된 공연예술제를 지원 및 육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지역대표 공연예술제 지원사업’에서, 고양국제무용제를 포함한 고양시의 예술제는 작년과 올해 모두 포함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혁 의원은 “10년 동안 이어져 온 고양국제무용제는 열악한 지원 여건 속에서도 경기도를 대표하는 무용예술축제로 성장했다”며, “이제는 경기도가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예술가 초청 공연 등 국제예술교류가 포함된 공연예술제는 일반 예술제와는 그 의미와 효과가 다를 것”이라며, “국제공연예술제 지원사업 신설 등 다각적 검토를 통해 예산이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함께 진행된 2024회계연도 결산 심사에서 경기문화재단의 북한산성 행궁지정비 사업 지연으로 인한 예산 집행률 0%에 대해 질타하며, 북한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 이진형 경기도의원, 서울은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경기도는 무대책

    이진형 경기도의원, 서울은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경기도는 무대책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표현이 있다. ‘곡식을 심는 것은 일년지계요, 나무를 심는 것은 십년지계며, 사람을 심는 것은 종신지계다’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그렇다면 문화예술을 심는 것은 몇 년지계라고 보아야 할까” “문화예술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담당자들의 고민이 너무 없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진형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7)의 질의에는 깊은 답답함이 묻어나왔다. 이 의원은 지난 13일(금) 열린 2025년도 제1회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문화예술 분야가 추경예산의 주요사업에서 철저히 배제된 현실을 강하게 지적하며, 서울시와의 문화 인프라 격차가 확대되지 않도록 도 차원의 장기적 계획 수립을 촉구했다. 경기도는 이번 추경에서 총 39조 2,006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편성하며 본예산 대비 4,785억 원(1.24%)을 증액했다. 이 의원은 도가 발표한 브리핑 자료를 근거로 “민생경제 회복, 미래 산업 경쟁력 강화, 사회기반시설(SOC) 투자 등 3대 분야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지만, 문화예술·체육·관광 분야는 37개 주요사업 중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문화체육관광국 예산이 169억 원 증액되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국비 매칭 의무경비일 뿐 도비 단독의 자체 사업은 사실상 전무하다”며, 경기도의 문화예술 정책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 사례를 예로 들며 경기도와의 차이를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추경에서 1조 6,146억 원(3.4%)을 증액하고, 민생안정, 도시안전, 미래투자라는 3대 축을 유지하면서도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문화유산 수장고 건립, 노들 글로벌 예술섬 콘텐츠 조성 등 굵직한 문화예술 사업들을 포함시켰다. 특히 이 의원은 “서울시는 여의도공원 재구조화와 함께 제2세종문화회관을 신축하여 도심 문화 인프라를 재편하려는 대규모 계획을 실현해가고 있다”며, “지은 지 34년이 넘은 경기아트센터에 대해 리모델링 및 신축을 포함한 중장기 계획이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경기도의 현실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도 역시 서울처럼 장기적인 문화 인프라 투자와 예술콘텐츠 생태계 기반 조성을 위한 실행계획이 필요하다”면서, “작년 행정사무감사 이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이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없어 보이지 않아 매우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진형 의원은 끝으로 “대형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사업은 초기 계획부터 준공 및 운영까지 10년 이상 걸리므로 기초 연구 용역 등 마중물 사업이 먼저 필요하다”라며, “경기도는 이제라도 예술 인프라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추경 등 계기를 통해 실제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체 탐방객의 10.6%… 사전예약 없이 한라산 탐방했네

    전체 탐방객의 10.6%… 사전예약 없이 한라산 탐방했네

    한라산 탐방예약구간 조정 이후 5월 한 달 동안 사전예약 없이 한라산을 탐방객이 3476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5월 3일부터 6월 1일까지 ‘한라산 탐방예약제 운영개선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관음사코스 탐라계곡과 성판악코스 사라오름 등을 예약없이 찾은 도민과 관광객이 3476명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전체 탐방객 3만 2742명의 10.6%에 해당한다. 수학여행단이 3%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일반 탐방객이었다. 일일 탐방객이 1500명을 넘은 날은 나흘로, 5월 4일 1646명, 17일 1517명, 31일 1515명, 6월 1일 1505명을 기록했다. 도는 5월 3일부터 탐방예약제를 백록담 정상 구간만 적용하고 있다. 성판악 입구에서 진달래밭까지 7.3㎞ 구간과 관음사 입구에서 삼각봉까지 6㎞ 구간을 예약 없이 탐방할 수 있도록 했다. 성판악 진달래밭에서 정상 2.3㎞ 구간과 관음사 삼각봉에서 정상 2.7㎞는 기존처럼 사전예약을 해야 탐방이 가능하다. 자율탐방 확대로 산정호수인 사라오름과 탐라계곡 등을 찾아 주변 경관을 감상하는 탐방객이 늘어났다. 도외 관광객 유입과 체류시간 증가는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는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시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우선 16일부터 정상 탐방 예약자용 손목밴드를 사용을 중단한다. 손목밴드는 자율탐방객과 정상예약탐방객을 구분하기 위해 도입했지만 환경훼손 우려가 제기됐다. 손목밴드 대신 2차 큐알(QR)코드 확인을 강화한다. 각 탐방로 입구에서 1차 큐알(QR) 스캔 확인에 이어 진달래밭과 삼각봉대피소에서 현장근무자가 2차로 육안 확인한다. 한라산 탐방예약 안내문자 발송 시에도 관련 내용을 추가 안내한다. 탐방객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안전관리 인력을 순차적으로 확충하고 중간통제소 시설도 보강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탐방예약구간 조정으로 일반 탐방객과 수학여행단 등 탐방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자체 인력 조정을 통해 2명을 추가 배치했으며 향후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관음사 탐방로 삼각봉에는 정상 탐방예약자 확인을 위한 현장 근무자 업무공간이 없어 추가 시설을 보강할 예정이다. 고종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 탐방 예약구간 조정은 환경보전과 이용 활성화 간 균형을 위한 정책”이라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탐방객 스스로 철저한 준비와 자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 이스라엘·이란 ‘맞공습’… 아이언돔도 뚫렸다

    이스라엘·이란 ‘맞공습’… 아이언돔도 뚫렸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교전이 미국의 묵인 아래 사흘째 이어지면서 양국 간 충돌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6차 핵 협상을 이틀 앞두고 이른바 ‘일어서는 사자’라는 작전명으로 이란의 핵 시설 심장부를 타격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 등을 포함해 최소 128명이 사망했고, 이란도 즉각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등 주요 거점을 공습했다. 이란 신형 탄도미사일 ‘하지 카셈’에 세계 최고 수준 미사일 방어망 ‘아이언돔’이 뚫리면서 이스라엘에서도 사흘 새 최소 13명이 숨졌다. 교전 사흘째인 15일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면 보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 군사시설 인근 거주 민간인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하는 등 공세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이란 국방부 건물을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테헤란 주변의 핵 관련 시설로 추정되는 방어혁신연구기구(SPND) 건물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의 핵 시설을 타격한 데 이어 14일에는 이란의 핵심 에너지 시설로 공습 범위를 확대했다. 이 공습으로 화재가 발생한 이란 최대 가스 시설인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이 피해를 입었고 1200만㎥ 규모의 가스 생산이 중단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4일 “우리는 현재 이란 아야톨라 정권의 모든 장소, 모든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며 “그들이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일은 앞으로 겪게 될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CNN은 미 백악관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작전은 며칠이 아닌 몇 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미 정부가 이스라엘의 작전 계획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를 암묵적으로 승인했다고 덧붙였다. 보복에 나선 이란이 무인기와 200기 이상의 미사일로 이스라엘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 측의 피해도 늘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근처 바트얌의 아파트 건물이 파괴돼 6명이 숨지는 등 이스라엘에서 교전 이후 최소 13명이 숨지고 380여명이 부상당했다. 이란도 이스라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하이파 정유공장의 송유관과 송전선이 손상됐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란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한다면 테헤란이 불타 오를 것”이라고 전날 경고하기도 했다. 구약성서 구절을 따온 ‘일어서는 사자’ 작전은 지난 13일 이스라엘군이 이란 중부 나탄즈 핵 시설을 폭격하면서 시작됐다. 1차 공격에서 핵연료 저장 시설은 타격 대상에서 제외했는데, 방사능 오염을 우려한 의도적인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2차 공격에서 이스파한의 핵 시설을 타격했다고 밝혔지만, 이때도 핵연료 저장소를 겨냥하지는 않았다. 다만 함께 진행한 요인 암살 작전으로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 20여명과 페레이둔 아바시, 모하마드 메흐디 테헤란치 등 이란 핵 과학자 최소 9명이 사망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15일 국영TV를 통해 중계된 외국 외교관들과의 회의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춘다면 우리도 보복 조치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해 휴전의 여지를 남겨 뒀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같은 날 추가 공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군 아랍어 대변인 아비차이 아드라이 대령은 이날 엑스(X)에 “이란 전역의 군사 무기 제조공장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은 즉시 대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BBC는 두 나라의 군사적 충돌이 격화할 경우 미국이 개입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란의 지하 핵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폭탄’을 보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에 “만약 우리가 이란으로부터 어떤 방식으로든 공격받는다면, 미군은 전례 없는 수준의 전력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궁극적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성명에서 이란 국민을 향해 “사악한 정권의 탄압에 맞서야 한다. (이란) 국가의 깃발과 역사적 유산 아래 뭉쳐 자유를 위해 일어서야 할 때가 왔다”고 언급하는 등 이란 정권 교체가 목표임을 시사했다.
  • “약보다 낫다”…대장암 사망률 37% 낮추는 ‘이것’ 뭐길래

    “약보다 낫다”…대장암 사망률 37% 낮추는 ‘이것’ 뭐길래

    꾸준한 운동이 대장암 재발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퀸스대 연구팀은 대장암 3기 환자 889명을 대상으로 14년간 대규모 임상 실험을 진행한 결과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의 사망 위험이 37%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영국, 호주, 프랑스, 캐나다, 이스라엘 등 6개국의 대장암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눴다. 운동 그룹은 3년간 트레이너와 함께 주 3~4회, 회당 45~65분 빠르게 걷거나 가볍게 뛰는 등 유산소 운동을 실시했다. 반면 또 다른 그룹은 건강 생활 안내 자료만 받고 별도의 운동은 하지 않았다. 수술과 항암 치료 5년 후 운동 그룹의 80%, 책자만 받은 그룹의 74%가 암이 없는 상태를 유지했다. 꾸준히 운동한 그룹은 대장암이 재발하거나 새로운 암이 발병할 확률이 28% 낮았다. 8년이 지난 시점 운동 그룹은 445명 중 41명이 사망한 반면, 책자만 받은 그룹은 444명 중 66명이 사망했다. 운동 그룹의 사망 위험이 37% 낮게 나타난 것이다. 이 연구는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됐다. 크리스토퍼 부스 퀸스대 종양학과 교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운동이 여러 약물보다 암 재발과 사망을 막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줄리 그랄로우 ASCO 최고의료책임자 역시 “운동이 약보다 낫다”며 “운동은 약물과 달리 부작용이 없고 비용 부담도 적으며, 효과는 오히려 더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연구가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됐지만 그 결과가 다른 암에 적용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꾸준한 운동이 암 발병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암 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는 하루에 5000보 이상 걷기만 해도 식도암, 간암, 폐암 등 13가지 암의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고 밝혔다.
  • 나주 고압철탑 위 천연기념물 ‘황새’…인공 둥지로 지킨다

    나주 고압철탑 위 천연기념물 ‘황새’…인공 둥지로 지킨다

    고압 송전탑 위에 둥지를 튼 천연기념물 황새를 보호하기 위해 나주시가 ‘인공 둥지탑’ 설치에 나선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황새가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번식할 수 있도록 서식지 관리에 나선 것으로, 지역 생태계 보전과 생물다양성 확보에 의미 있는 선례가 될 전망이다. 15일 나주시와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나주시는 최근 국가유산청에 ‘황새 인공 둥지탑 설치 사업’ 예산을 신청했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황새가 전기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고압 철탑 대신, 전용 인공 구조물에서 번식과 휴식을 할 수 있게 된다. 황새는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세계 개체수가 3,000마리도 채 되지 않는 희귀 철새다. 예로부터 길조(吉鳥)로도 알려져 있는 황새는 우리나라에선 1971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복원과 방사 사업을 통해 최근에서야 일부 지역에서 관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나주시 부덕동의 한 30m 높이 고압 송전탑 위에서 황새 5마리가 대형 둥지를 틀고 번식 중인 장면이 처음 포착됐다. 둥지 무게만 30㎏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송전설비는 이를 견뎌내며 황새의 임시 보금자리가 됐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송전선로는 감전, 화재 등 전기 사고 위험이 크고, 새끼 황새가 이소(離巢) 과정에서 추락하거나 설비에 부딪히는 사례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황새 서식지 보존과 안전한 번식 환경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나주시가 예산 신청과 함께 인공 둥지 조성에 나선 배경이다. 황새는 매년 1월부터 5월까지 약 4개월 동안 둥지를 이용하며 새끼를 키운다. 둥지를 떠난 뒤에도 강한 귀소 본능 탓에 태어난 곳을 번식지로 삼는 경향이 있어, 이번 인공 구조물 설치는 중장기적인 황새 유입 유도에도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황새생태연구원의 김수경 박사는 “지난해에도 나주에서 황새가 관찰됐다. 이는 나주의 자연환경이 황새에게 적합하다는 의미”라며 “인공 둥지를 조성하면 정착률과 번식 성공률이 높아져 안정적인 서식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섬 주민 해상 교통권 확보…‘유부도’ 내년 6월 시범 운항

    섬 주민 해상 교통권 확보…‘유부도’ 내년 6월 시범 운항

    충남지역 섬 주민들의 해상 교통권 확보를 위한 여객선 운항이 확대된다. 섬 지역과 육지를 잇는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여객선 투입을 늘리고 노후 선박은 신형으로 대체해 주민들의 이동 및 안전을 강화할 계획이다. 15일 충남도에 따르면 현재 추진 중인 선박 건조 사업은 서천 유부도 부정기선과 보령 대천∼외연도, 오천∼선촌을 운항하는 국고 여객선이다. 유부도 부정기선은 오는 9월 건조를 시작해 내년 6월 시범 운항할 예정이다. 유부도는 58가구, 83명이 거주하는 서천 유일의 유인섬이자, 섬 주변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생태관광 명소로 꼽힌다. 그러나 정기 여객선이나 도선이 없어 주민들의 이동권 및 의료·교육·생활 기반 접근이 제한되고 방문객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타당성 평가 용역을 통해 부정기선 운항을 추진 중이다. 도는 선박 운항으로 유부도 주민들의 이동 및 접근성 개선으로 정주 여건 강화로 지역 관광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국가 보조항로인 대천∼외연도와 오천∼선촌 항로는 신규 여객선이 투입된다. 우선 대전~외연도에는 260t급(승선 인원 190명) 여객선이 연내 건조를 완료하고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천∼선촌 항로는 지난달 150t급(승선 인원 104명) 규모로 설계용역이 발주된 가운데 내년 말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해저터널 개통 이후 이용객 감소로 운항 중단 위기에 놓인 보령 대천∼효자도∼선촌 항로에 내년까지 연간 10억원의 운항지원금을 지원한다. 도와 보령시는 2023년 6억원, 2024년부터 연 10억원을 지원해 운항을 유지하고 있다. 전상욱 해양수산국장은 “섬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상교통 기반 확충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삶”…사진으로 웃음 안긴 日 ‘셀카 할머니’ 별세

    “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삶”…사진으로 웃음 안긴 日 ‘셀카 할머니’ 별세

    기발하고 독특한 사진을 선보여 ‘셀카 할머니’로 불린 일본 사진작가 니시모토 키미코가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나이 듦’에 대한 유쾌한 시선을 담은 사진으로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화제를 모은 니시모토가 지난 9일 담관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니시모토는 쓰레기봉투에 몸을 감싼 채 “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삶의 일부일 뿐”이라고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전동 휠체어를 타고 차를 쫓거나 땅에 엎드려 신문을 읽다가 차에 치이는 모습,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는 모습 등을 연출했다. 니시모토는 1928년 브라질에서 태어나 8살 때 일본으로 이주했다. 젊은 시절에는 미용사로 일했고, 자전거 선수로도 활동했다. 27세에 결혼해 세 자녀를 키우며 예술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72세가 되던 해 아트 디렉터인 아들에게 사진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잡았고 그때부터 ‘셀카’의 매력에 빠졌다. 사진 편집도 독학했다. 니시모토는 2011년 첫 개인전을 열었고, 2016년에는 사진집도 출간했다. 2018년부터는 SNS 활동도 시작해 ‘셀카 할머니’라는 별명과 함께 4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얻었다. 니시모토는 한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인생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주변에서 항상 사진으로 찍을만한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즐기는 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라며 “아름답고 귀엽고 특이한 것들을 찍는 걸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니시모토는 2012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사진이 도움이 되었다고도 했다. 니시모토는 지난 5월 SNS에 나뭇잎을 입에 문 장난스러운 사진을 공유하며 다리 통증 때문에 당분간 병원에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에는 벚꽃 사진과 함께 “내년에도 벚꽃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그로부터 4일 후 니시모토의 장남은 SNS를 통해 어머니가 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72세에 예술 활동을 시작한 어머니의 삶은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으며 마지막까지 풍요롭고 충만했다”고 적었다. 전 세계 팬들도 “당신의 작품은 내게 행복을 가져다줬다”, “당신의 유산은 우리가 나이 듦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또 우아하고, 유머러스하게, 기뻐하며 살아가도록 영감을 줄 것이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늦은 건 없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 “늘 긍정적인 자세와 멋진 미소에 힘을 얻었다” 등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 영양·영덕 현지확인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 영양·영덕 현지확인 실시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위원장 이동업)는 제356회 제1차 정례회 기간인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영양과 영덕 일원에 현지확인을 실시했다. 이번 현지확인은 지난 3월 말 도내 5개 시군에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지역의 문화유산과 산림생태계의 실태를 점검하고, 관광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자 추진됐다. 위원회는 12일 영양군 입암면에 소재하며 국보 제187호로 지정된 오층모전석탑과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원과 함께 대한민국 3대 정원 중의 하나로 중요민속문화재 제108호로 지정된 연당마을 서석지를 방문해 문화유산의 보호 및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대형 산불로 인한 지역 문화유산 피해 여부와 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어 최근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 영양 자작나무 숲을 찾아 독특한 경관과 생태적 가치를 직접 확인하고, 관광 자원화 가능성과 함께 숲의 지속 가능한 보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으며, 영덕군 소재 임산식약용버섯연구센터를 방문해 도내 임산물 산업 현황과 상업화 가능성에 대해 청취하고 산림 기반 소득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특히 이번 경북지역 초대형 산불로 송이버섯 등 주요 임산물 주산지가 막대한 피해를 본 만큼, 유망 산림소득자원의 신규발굴을 통해 도내 임업인 소득 창출에 기여 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동업 위원장은 “경북은 71%가 산림으로 구성된 산림자원의 보고인 만큼 산불로 상처입은 숲과 도내 피해를 본 문화유산을 조속히 복구해, 산불 피해 이후 위축된 지역의 경제활성화와 관광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앞장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청주시 신청사 다음달 중순 착공..2028년 10월 준공

    청주시 신청사 다음달 중순 착공..2028년 10월 준공

    충북 청주시의 숙원사업이던 ‘청주시청 신청사 건립’이 본궤도에 오른다. 청주시는 다음 달 중순쯤 상당구 상당로 옛 청주시청 터에서 신청사 공사가 시작된다고 14일 밝혔다. 준공은 오는 2028년 10월 말이다. 3413억원이 투입되는 신청사는 대지면적 2만 8572㎡, 전체면적 6만 1752㎡ 규모로, 시청동(지하 2층, 지상 12층)과 시의회동(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된다. 의회와 집행부 간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위해 두 건물의 2층 부가 다리로 연결된다. 신청사는 국내 공공청사 최초로 제로에너지건축물 4등급 기준을 적용해 친환경 청사로 건립된다. 태양광·지열을 활용한 냉난방, 고성능 유리와 단열재, 고효율 환기시스템 등을 통해 매년 약 20%의 유지관리비 절감이 기대된다. 신청사는 청주의 역사적 상징도 구현한다. 외벽은 직지의 조판 패턴에서 착안했고 회랑 구조는 청주읍성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소로리 볍씨, 용두사지 철당간 등 청주의 유산을 현대 건축에 녹여내 ‘청주다움’을 표현할 예정이다. 시민을 위한 공간 배치도 눈에 띈다. 1~2층에 민원실, 역사관, 대강당, 어린이 보육시설, 작은도서관 등이 자리 잡는다. 12층에는 도시를 조망하는 스카이라운지가 설치된다. 주차는 844대가 가능하다. 신청사 건립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 안에 40년 가까이 운영된 청주병원이 있었고, 기존 청사 본관동의 철거 여부를 두고 지역사회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청주병원의 경우 소송까지 가는 등 진통 끝에 자진 철거로 일단락됐고, 본관동은 본관 기록을 디지털로 남기고 상징 구조물을 복원·전시하는 방식으로 시민 정서를 존중했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시민과 행정이 하나 되는 공간, 도시의 심장으로서 신청사를 차질 없이 완성하겠다”며 “청주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이 공간이, 시민의 삶과 시정의 중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유적지보다 채굴업자’…페루, 나스카 보호구역 줄이려다 여론 ‘된서리’

    ‘유적지보다 채굴업자’…페루, 나스카 보호구역 줄이려다 여론 ‘된서리’

    페루 정부가 나스카 지상화 유적 보호구역을 줄이기로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철회했다. 인류 문화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페루 정부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페루 매체들은 일제히 “나스카 지상화 보호구역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가 뒤집은 정부가 오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스카 지상화 유적이 훼손 위험에 노출된 현 상황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겸 환경운동가 세사르 이펜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적 논란이 되자 중앙정부가 결정을 번복하긴 했지만 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전히 나스카 지상화 유적이 있는 보호구역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중앙정부가 보다 강력하게 보호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리아노 카스트로 전 환경부부장관도 “정부가 결정을 뒤집기는 했지만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스카 지상화 유적을 위협하는 결정이 언제든 다시 발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서 페루 정부는 지난달 28일 나스카 지상화 유적 보호구역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행정조치를 내려 국제적 논란에 휘말렸다. 5600㎢ 규모 보호구역을 3200㎢로 40% 이상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페루 정부가 나스카 지상화 유적 보호구역을 줄이려는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개발업자들의 이익을 보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페루 정부가 보호구역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곳 가운데 일부에서는 금을 찾기 위한 불법 채굴이 성행하고 있다. 페루 고고학계와 환경단체들은 “개발제한을 풀고 합법적으로 금을 캐 돈을 벌라고 유도하고자 정부가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각지에서 비판이 커지자 페루 정부는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곳에는 나스카 지상화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여론이 수긍하지 않자 결국 결정을 번복해 보호구역 축소 계획을 전면 철회한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정부가 결정을 번복했음에도 비판적 시각이 여전한 건 불법 채굴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고대 유적보다 금광 개발이 우선이라는 시각에는 변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는 약 2000년 전 원주민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유적이다. 원숭이와 고래, 벌새 등 동물과 도형이 수백 개에 달한다. 나스카 지상화 유적은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 ‘유적지보다 채굴업자’…페루, 나스카 보호구역 줄이려다 여론 ‘된서리’ [여기는 남미]

    ‘유적지보다 채굴업자’…페루, 나스카 보호구역 줄이려다 여론 ‘된서리’ [여기는 남미]

    페루 정부가 나스카 지상화 유적 보호구역을 줄이기로 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철회했다. 인류 문화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페루 정부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페루 매체들은 일제히 “나스카 지상화 보호구역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가 뒤집은 정부가 오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스카 지상화 유적이 훼손 위험에 노출된 현 상황이 바뀌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겸 환경운동가 세사르 이펜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적 논란이 되자 중앙정부가 결정을 번복하긴 했지만 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은 여전히 나스카 지상화 유적이 있는 보호구역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중앙정부가 보다 강력하게 보호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리아노 카스트로 전 환경부부장관도 “정부가 결정을 뒤집기는 했지만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스카 지상화 유적을 위협하는 결정이 언제든 다시 발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서 페루 정부는 지난달 28일 나스카 지상화 유적 보호구역을 대폭 줄이는 내용의 행정조치를 내려 국제적 논란에 휘말렸다. 5600㎢ 규모 보호구역을 3200㎢로 40% 이상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페루 정부가 나스카 지상화 유적 보호구역을 줄이려는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개발업자들의 이익을 보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페루 정부가 보호구역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곳 가운데 일부에서는 금을 찾기 위한 불법 채굴이 성행하고 있다. 페루 고고학계와 환경단체들은 “개발제한을 풀고 합법적으로 금을 캐 돈을 벌라고 유도하고자 정부가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각지에서 비판이 커지자 페루 정부는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곳에는 나스카 지상화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여론이 수긍하지 않자 결국 결정을 번복해 보호구역 축소 계획을 전면 철회한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정부가 결정을 번복했음에도 비판적 시각이 여전한 건 불법 채굴을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고대 유적보다 금광 개발이 우선이라는 시각에는 변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페루의 나스카 지상화는 약 2000년 전 원주민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유적이다. 원숭이와 고래, 벌새 등 동물과 도형이 수백 개에 달한다. 나스카 지상화 유적은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 ‘눈길’ 읽고 ‘가스마리’ 섬 보고…그들의 ‘문향’ 속으로 스며든다

    ‘눈길’ 읽고 ‘가스마리’ 섬 보고…그들의 ‘문향’ 속으로 스며든다

    전남 장흥에선 글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여수 가서 돈 자랑, 순천서 용모 자랑, 벌교서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유명한 속담에 빗댄 농담 같은 표현이다. 이제 그 농담이 ‘농담이 아니게’ 됐다.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에 이어 노벨문학상까지 거머쥔 이후, 그와 인연이 깊은 ‘남도의 깡촌’ 장흥이 가진 문학의 힘을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다시 보고 있다. 이번 여정은 장흥이 가진 문학 유산을 돌아본다. 들머리는 ‘장흥 문학의 자궁’ 회진이다. 소나기는 거짓말처럼 찾아왔다. 메마르고 뜨거운 날씨에 소나기 예보는 당최 와닿지 않았다. 그러다 번개와 천둥이 몇 번 치더니만 우수수 비가 쏟아졌다. 마침 작가 이청준(1939~2008) 생가 처마 밑으로 숨어든 참이다. 남도 끝 장흥에서도 끝자락, 회진면 진목마을이다. 이청준은 생전 자신의 외진 고향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차 편으로 고향엘 갈 경우, 나의 자리 옆에선 입석 손님이 서성대지 않는다. 내가 그보다 멀리 가거나 잘해야 종점 근처에서 거의 함께 내리게 될 위인이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기차를 버스로 갈아타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나는 2백리 장흥읍을 지나서도 90리를 더 가는 대덕읍 종점 손님이기 때문이다. 자리가 빌 희망이 없는 것이다.”(‘삶으로 맺고 소리로 풀고’ 중) 사실 버스 종점에서도 그의 집까지는 한참을 더 걸어가야 한다. 이런 배경 속에서 그의 대표 단편소설 ‘눈길’이 탄생했을 터다. 이청준의 고향 회진면 진목마을천년학·서편제 등 무수한 포스터 팽나무 노거수, 소설 ‘눈길’ 시작장환도에선 이승우 ‘샘 섬’ 생각송기숙·이대흠 등 문인 넘쳐나한강이 학생 때 방학 보내기도진목마을은 작고 예쁘다. 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이 나고 자란 곳이어선지 장흥군이 퍽 깔끔하게 정비해 놓았다. 생가는 마을의 좁은 고샅길 중턱에 있다. ‘일(一) 자’형의 전형적인 시골집이다. 소나기 소리 들으며 방안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아주 작은 박물관처럼 꾸며졌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매력적이다. 그의 작품집도 있고, 고향 후배들과 술추렴하는 사진도 있다. 영화 포스터도 무수하다. 이청준의 작품은 소설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으로 재생산됐다. 그에겐 ‘가장 많이 교과서에 작품이 실린 작가’라는 평판이 늘 따라붙는데, 아마 영화 등에 활용된 숫자도 그 못지않게 기록적이지 않을까 싶다. 임권택 감독이 영화 ‘서편제’, ‘축제’, ‘천년학’(원제는 ‘선학동 나그네’) 등에 남도의 멋과 한을 담았고, 김수용 감독이 단편소설 ‘병신과 머저리’를 각색해 ‘시발점’이란 제목으로 내놨다. 덜 알려지긴 했으나 단편 ‘조만득씨’를 각색한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2008)엔 ‘무려’ 현빈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임 감독의 ‘서편제’는 대종상 최우수작품상(1993)을 수상했고, 이보다 앞서 정진우 감독이 영화화한 단편소설 ‘석화촌’은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1972)을, 이창동 감독이 단편 ‘벌레이야기’를 각색해 만든 ‘밀양’(2007)은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등을 받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눈길’과 ‘당신들의 천국’, ‘이어도’ 등도 다수의 드라마와 연극 등으로 제작됐다. 빗줄기가 가늘어질 무렵 마을 산책에 나선다. 한때 동네 주민들이 이용했을 우물을 지나면 팽나무 노거수가 나온다. 여기가 소설 ‘눈길’의 시작점이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단편 ‘설국’으로 눈에 관한 일본인의 심상에 탐미적, 유미적 감정을 심어 줬다면, 이청준은 ‘눈길’을 통해 보편적, 서정적 감성을 심어 줬다고 할 만큼 많은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안겨 줬다. ‘눈길’은 야트막한 마을 언덕을 넘어간다. 회진 읍내의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어져 있다. 번듯한 길이 놓이기 전, 많은 이들이 실제 오갔던 산길이다. ‘눈길’에서 ‘나’(이청준)의 어머니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차부(버스터미널)까지 ‘나’와 동행한다. 그러고는 아들 발자국이 남은 눈길을 어머니 혼자 되짚어 온다. 짧게 등장하는 소설 속 무대지만, 소설 전반을 아우르는 정서가 이 길에 죄다 녹아 있다. 그가 잠든 ‘이청준의 문학자리’는 마을에서 2㎞쯤 떨어져 있다. 그의 어머니가 생전 밭일을 하다 묻힌 곳에 그도 함께 잠들었다. 작품의 모태가 된 지역을 이청준이 손수 그린 지도를 새겨 놓은 ‘바닥’, 방석을 닮은 거대한 돌에 그의 호 ‘未白’을 새긴 ‘미백바위’ 등으로 꾸며져 있다. 그가 돌아간 2008년엔 ‘토지’의 작가 박경리도 세상을 떴다. 문단의 두 거목을 한꺼번에 잃은 해였는데, 박경리의 추모 열기가 고향 경남 통영부터 만년의 거주지였던 강원 원주까지 퍼졌던 것에 견줘, 이청준의 토대였던 장흥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이청준뿐일까. 위로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 가사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1522~1556)을 비롯해 한승원(76), 송기숙(1935~2021) 등 당대의 문장가들에다 소설가 이승우, 시인 이대흠 등 신진에 이르기까지 작은 고장 안팎이 문인들로 차고 넘치지만, 장흥은 늘 도드라지지 않았다. 한강과의 인연도 깊다. 아버지 한승원이 나고 자란 곳인 데다, 한강이 학생 시절부터 자주 찾아 방학을 보내거나 머리를 식혔다고 한다. 진목마을 주변에 이청준 작품에 등장한 곳이 많다. 선학동 마을은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고, 장흥초등학교는 장편 ‘흰옷’을 쓸 때 영감을 줬다. 이웃한 보성읍 길목과 탐진강 변의 마을은 ‘서편제’ 등의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진목교회도 잊지 말고 돌아보시길. 장흥 지역의 근대교회 도래지로 꼽히는 곳이다. 장흥엔 100년 넘은 교회만 4곳이다. 진목교회는 물론 한승원 생가 인근의 명덕교회도 얼추 그쯤의 내력을 지니고 있다. 회진버스터미널 앞 회령진성도 필수 방문 코스다. 임진왜란 당시에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조선수군 함대를 이끌고 출정한 곳이다. 이제 장흥 남쪽에서 해안을 따라 올라간다.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던 길. 바다를 끼고 달리는 자태가 너무 고와 혼자만 새기기엔 참 아까웠던 길이다. 그 길에 늘 문향(文香)이 함께한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문학을 한다는 건 예부터 굶어 죽기 딱 좋은 일이었다. 아마 동서와 고금이 다르지 않을 거다. 그런데 무려 10대가 연이어 시를 쓰고 문집을 지은 집이 있다. 장흥 위씨 종갓집인 관산읍의 오헌고택(중요민속문화유산)이다. 오헌(梧軒) 위계룡(1870~1948)을 중심으로 현 주인장까지, 위아래 10대가 시인이다. 오헌고택은 연못과 팽나무, 흙담장이 멋지게 어우러진 집이다. 담 너머로 엿본 고택이 단아하면서도 단단하다. 꼿꼿한 남도 선비의 전형적인 살림살이가 이럴까 싶다. 좀더 솔직해지자. 오헌고택을 찾은 이유. 사실 아래채 옆구리쯤에 있다는 목욕실을 구경하고 싶어서였다. 한 장흥 출신 문인의 말을 빌리면 “관산 읍내에 목욕탕이 생기기 전에 명절 때면 동네 여자들이 전부 와서 목욕을 하고 갔다”는 방이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었는데 지금도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고 했다. 동네 아낙들을 모두 들일 만큼 안주인의 품이 넉넉했다는 뜻일 텐데, 그 공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게 궁금했다.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오헌고택 내부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다음에 더 잘 보는 걸로. 할미꽃이 무리 지어 핀 한재공원을 넘어가면 곧 덕도마을이다. 한승원의 생가가 있는 덕도는 동학군의 후예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만큼 주민들의 자부심도 세고 문향도 짙다. 장환도를 지날 때면 늘 가슴이 저릿하다. 이승우의 단편소설 ‘샘 섬’이 생각나서다. 마을 끝자락의 방파제에 서면 100여m 앞에 작은 섬이 떠 있다. ‘가스마리’(가슴앓이) 섬이다. 이성에 눈뜬 이 일대 ‘청춘’들이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했다는 섬이다. 양쪽으로 봉긋 솟은 섬 모양새가 여인네의 가슴 언저리를 보는 듯 작고 예쁘다. 한데 소설 속 가스마리 섬은 섬뜩하다. 욕망을 감추지 못한 죄로 ‘멍석말이’를 당해 죽은 젊은 과부, 욕망의 씨앗을 뿌리고도 비굴하게 살아남은 사내 등이 비극적 이야기를 엮어 낸다. 작은 섬을 보며 이런 구상을 떠올린 작가의 상상력이 그저 놀랍다. 내륙 깊숙이 들어온 득량만을 휘휘 돌면 곧 남포마을에 닿는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촬영지다. 마을 앞 소등섬은 썰물 때 활처럼 굽어진 노두길을 따라 뭍과 연결된다. 이웃한 안양면엔 토굴이 두 곳이다. 한승원의 ‘해산토굴’, 조각가 강대철의 ‘조각토굴’이다. ‘해산토굴’은 한승원이 글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미 한국 문단의 거목인데도 요즘엔 ‘한강의 아버지’로 더 잘 불린다. 그 아래 여닫이해변엔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그의 글을 새긴 비석들이 바다를 따라 700m 정도 이어진다. 강대철도 만났다. 사자산 끝자락에 1650m²(약 500평) 정도 규모로 조성 중인 그의 ‘조각 토굴’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그는 완성 시점을 “올가을”이라 했다. 몇 해 전에 만났을 때도 “조만간”이라고 했으니, 사실 올해도 완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저 국내 대표적 조각가가 전대미문의 조각 토굴을 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하다. 무려 10대째 시 쓰는 집 ‘오헌고택’‘한강 아버지’로 더 불리는 한승원글비석 따라 ‘문학 산책로’도 조성교도소였던 ‘빠삐용집’ 7월쯤 공개제철 맞은 갯장어·된장물회 ‘꿀꺽’장흥 여정을 마치기 전에 ‘빠삐용집’(Zip)을 들렀다. 교도소로 쓰이던 건물이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실물 교도소 촬영지로는 국내 유일이다. 오는 7월쯤 공개 예정이다. 이곳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가 70여편에 달한다고 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큼 히트했던 작품들이 대다수다. 1974~2015년 실제 교도소로 쓰였던 공간이니만큼 펼쳐 내는 아우라가 예사롭지 않다. 영화세트장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과거의 묵직한 느낌이 건물 곳곳을 감싸고 있다. 빠삐용Zip은 영화 ‘빠삐용’과 파일 압축 확장자 집(zip)의 합성어다. 함께 만들어 나갈 공간으로서의 ‘집’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빠삐용집의 재소자 수용 공간은 긴 복도를 따라 일렬로 배치됐다. 독방, 다인실 등이 옛 모습 그대로다. 다만 촬영을 위해 덧댄 것이 있어 아쉽다. 수용 공간 벽면의 낙서가 대표적인 예다. 빠삐용집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와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위해 제작진이 몇몇 글귀를 쓰거나 새겼다고 한다. 그 탓에 이젠 어느 글씨가 실제 재소자가 쓴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공간이 가진 고유 역사가 사라진 셈이다. 이즈음에 장흥을 대표하는 먹거리 몇 가지 덧붙이자. ‘남도의 여름 보양식’ 갯장어가 제철을 맞기 시작했다. 촘촘하게 칼집을 낸 갯장어를 육수에 살짝 데쳐 양파, 부추 등과 함께 싸 먹는다. 장재도 옆 싱싱회마을이 알려졌다. 된장물회는 장흥 특산의 물회다. ‘싱건지’라 부르는 열무물김치가 반드시 들어가야 제대로 된 된장물회다. 회진면 우리집횟집이 이른바 ‘원조’다. 장흥 읍내 신들뫼바다도 주민들이 즐겨 찾는 집.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장흥 삼합’은 이미 장흥 식도락의 ‘전설’이다. 요즘 주민들의 발걸음이 몰리는 곳은 읍내 취락식당이다.
  • ‘산돼지’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산돼지’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근대 극작가이자 연극 이론가였던 김우진(1897∼1926)의 희곡 친필 원고 4편이 국가유산이 된다. 앞서 예고됐던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국가유산청은 12일 ‘김우진 희곡 친필원고’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하고 30일의 등록 예고기간을 거친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는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김우진 희곡은 ‘두덕이 시인의 환멸’, ‘이영녀’, ‘난파’, ‘산돼지’ 등 1925∼1926년작 4편이다. ‘두덕이 시인의 환멸’은 식민지 시대 자기모순과 가치관의 혼란을 겪는 개화기 지식인의 내면 풍경을 신랄하게 비판한 풍자극이다. 식민지 조선 하층 여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이영녀’는 1910년대 일본 신파극과 계몽적·교훈적 특성을 보인 1920년대 신극과는 구별되는 희곡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난파’는 전통과 근대라는 상반된 가치관이 충돌하는 과정을 담아낸 작품으로, 한국 근대 희곡사에서 서구(독일)의 표현주의극을 수용하고 재창조한 실험성을 인정받고 있다. 무기력한 자아의 생명력 회복을 다룬 ‘산돼지’는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자연주의, 상징주의, 표현주의 등이 다양하게 차용된 작가의 대표작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등록 예고된 4편의 원고는 1910∼1920년대 일본 신파극이 지배하던 시기와 결별하고 서구 근대극을 주체적으로 수용해 식민지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며 근대극의 새 시대를 열려고 했던 시대정신이 반영된 작품”이라며 “언어사, 생활사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 등록 예고기간에 의견을 수렴해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들 원고 4편을 국가등록유산으로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이번에 등록이 완료된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는 일제강점기 유럽에서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서영해(본명 서희수) 관련 자료다. 서영해는 1929년 프랑스 파리에 설립한 고려통신사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 특파원 등으로 활동하며 유럽 각국에 일제의 침략상을 고발했다. 고려통신사의 독립 선전 활동을 보여주는 고려통신사 관련 문서,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들과 주고받은 서신과 통신문, 서영해가 쓴 소설, 수필, 기사 등 각종 저술자료, 유품 타자기 등이 포함됐다.
  • 중랑구 아차산 봉수대에 봉화가 올랐다

    중랑구 아차산 봉수대에 봉화가 올랐다

    서울 중랑구가 봉화산 정상의 ‘아차산 봉수대’ 터에서 조선시대 통신수단이었던 봉수 거화식을 재현했다고 12일 밝혔다. 전날 열린 봉수 거화 재현식은 6.10. 만세운동 기념일을 맞아 일제강점기에도 봉수대가 만세운동의 연락책으로 활용됐다는 역사적 사실에 착안하여 기획됐다. 아차산 봉수대는 조선시대 서울을 방어하기 위한 중요한 통신 시설이다. 현재의 봉수대는 1994년 서울정도 600년 기념 사업을 통해 복원된 것이다. 이날 행사는 지역 주민 100여 명과 함께 류경기 중랑구청장, 국회의원, 시·구의원, 중랑문화재단 대표이사, 중랑문화원장, 주민자치위원 등 주요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재현식은 청소년들로 구성된 사물놀이단 ‘뚜닥깨비’의 공연과 아름다운 해금 연주로 막을 올렸다. 이어 전통 복식을 갖춘 별장과 봉군 2조가 봉수 거화 의식을 수행했다. 봉수대를 경비하는 수위의식, 순라의식, 교대의식을 차례로 진행한 뒤, 평상시 거화 신호인 ‘1거’를 올리는 순서로 마무리됐다. 올해는 단순한 의식 재현을 넘어 주민이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조선시대 관군 복장 체험, 투호 및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체험이 함께 진행됐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오늘 행사를 통해 봉수대가 지닌 역사적 상징성과 공동체의 연대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구민들이 오감으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경주 가마터서 ‘황룡’ 새겨진 문자기와 출토…“황룡사지 출토 기와와 같아”

    경주 가마터서 ‘황룡’ 새겨진 문자기와 출토…“황룡사지 출토 기와와 같아”

    경주 망성리 기와 가마터에서 ‘황룡(皇龍)’이란 글자가 새겨진 기와가 출토됐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국비지원 발굴 조사를 진행 중인 ‘경주 망성리 384번지 유적’의 기와 가마터에서 글자가 새겨진 기와를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출토된 기와 가마터는 황룡사지에서 남서쪽으로 7㎞정도 떨어진 곳이다. 대부분 가마는 소성실과 아궁이 일부만 남아있다. 512㎡ 정도는 되는 좁은 가마 13기가 중첩되어 분포해 있는 곳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가마 안에서 다량의 기와 조각과 기와를 겹겹이 쌓은 흔적이 남아있어 당시 기와를 대량으로 생산하던 곳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나온 기와는 길이 17㎝, 너비 15㎝ 정도의 작은 암키와 조각이다. 세로선 사이에 중국 한나라 때 유행한 예서풍 ‘황룡’ 글자가 좌서양각(오른쪽과 왼쪽이 바뀌어 있는 글씨가 돌출되게 표현되고 글씨가 음각된 두드림판으로 찍어 만듦)으로 표현돼 있다. 그동안 황룡이란 글씨가 쓰여 있는 기와는 과거 황룡사지 등에서 출토된 적이 있으나 가마터에서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해당 기와가 고려시대 경주 황룡사에 실제로 공급됐음을 증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진흥원은 설명했다. 진흥원은 10세기 후기부터 13세기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해당 기와 외에도 주변 가마 안에서 대형 일휘문 암막새(길이 38.7, 너비 9.1㎝), 수막새(직경 20㎝), 대형 암·수키와(길이 45.5~46.5㎝)도 발견됐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