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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사도광산 강제동원 역사 반영 합의…세계유산 등재 유력

    한일 사도광산 강제동원 역사 반영 합의…세계유산 등재 유력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졌던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과 관련해 일본이 관련 역사를 반영하는 조치를 약속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유력해졌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과정 끝에 가까스로 한일 간 합의가 막판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일 회의에서 한일 간 투표 대결 없이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이 17세기 세계 최대 금 산출량을 자랑하며 금의 채취에서 정련까지가 수작업으로 진행된 유례없는 광산이라고 강조한 뒤 세계유산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이 광산이 태평양전쟁 때 전쟁물자 확보처로 활용했고 전쟁 기간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고자 조선인을 대거 동원하며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않은 부정적 과거를 피하고자 에도 시대에 한정해 추천하는 ‘꼼수’를 썼다. 하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지난달 6일 사도광산에 대해 보완 조치를 요구하며 보류를 권고하며 일본의 꼼수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이코모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광업·채굴이 이뤄진 모든 시기를 통한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이력과 역사를 현장에서 포괄적으로 다룰 수 있는 설명·전시 전략과 시설·설비 등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본 정부가 이 권고를 받아들여 사도광산에서 이뤄진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알리는 데 한국 정부와 합의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찬성하기로 입장을 정리한 이유에 대해 “첫 번째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두 번째는 이를 위한 실질 조치를 이미 취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및 군함도(하시마) 등재 시와는 달리 일본의 이행 약속만 받은 게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에 합의하고 실질 조치를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아사히신문도 일본 정부가 한국 측 요구를 어느 정도 반영해 조선인 노동자 존재를 현지 전시로 소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심사할 때 표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는 21일부터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다. 사도광산 심사 결과는 27일 중 나올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 등 21개 위원국이 참여하는 세계유산위원회는 만장일치 결정이 관례다.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의 강제동원 역사를 반영하지 않으면 등재를 반대하겠다며 일본 정부를 압박해왔다. 일본 정부가 강제동원 역사를 알리겠다는 약속을 하긴 했지만 실제로 지킬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2015년 군함도 세계유산 등재 시 조선인 강제동원과 관련된 역사를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실상 지키지 않았다. 군함도 현장에 강제동원 사실을 알리는 시설물도 없었을뿐더러 겨우 만들어진 도쿄 신주쿠에 있는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고 왜곡하는 전시물로만 꾸몄다.
  • 정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예상… 한일합의 막판”

    정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예상… 한일합의 막판”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진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유력시된다. 일본이 일정 수준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조치를 약속하면서다. 외교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려운 과정 끝에 가까스로 한일간 합의가 막판에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일 회의에서 한일간 투표 대결 없이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일본이 사도광산 관련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 측 입장을 반영함에 따라 오는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회의에서 한국이 등재에 동의할 방침임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세계유산위는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졌던 시기를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도광산 등록을 보류했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하는 만큼, 일본은 한국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했다. 한일 정부는 세계유산위의 지난 6월 보류 권고 이후 각각 자국 내 여론을 수렴하며 협의를 해왔다. 이 당국자는 이런 입장을 세운 이유로 “첫 번째는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하겠다고 약속했고, 두 번째는 이를 위한 실질 조치를 이미 취했다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2015년 군함도 등재시와는 달리 일본의 이행 약속만 받은게 아니라 구체 내용에 합의하고 실질 조치를 끌어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사도광산 관련 한일 정부가 조선인 노동자 역사를 현지에서 전시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연다. 한일 외교수장이 회담을 하는 건 지난 2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대면한 이후 다섯 달 만이다. 전날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조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사도광산 문제를 언급할지와 관련해 “(물밑 협의)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말했다.
  • [속보] 외교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예상… 일본, 전체역사 반영 약속”

    [속보] 외교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예상… 일본, 전체역사 반영 약속”

    [속보] 외교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예상… 일본, 전체역사 반영 약속”
  • 뿌리 뽑힌 천연기념물 오리나무 어쩌나

    뿌리 뽑힌 천연기념물 오리나무 어쩌나

    강풍과 폭우로 뿌리째 뽑혀 더 이상 살기 어렵게 된 국내 최고령 오리나무(천연기념물 제555호) 처리를 두고 국가유산청과 경기 포천시가 고심하고 있다. 포천시는 25일 뿌리가 일부라도 연결이 돼 있거나 살아있는 게 있다면 복원이 가능한데 현재 뿌리가 다 절단돼 복원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오리나무에 대한 천연기념물 지정을 해제할 방침이며, 다음 주 주민들을 초청해 위령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3일 새벽 1시쯤 경기북부 지역에 내린 집우호우 탓에 수령 230살인 포천시 관인면 초과리에 있는 오리나무가 뿌리째 뽑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밑동이 뿌리째 완전히 뽑혀 소생이 불가능하다”면서 “이런 일은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처리 사례를 조사하고 관리기관인 포천시와 상의해 처리 방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천시 측은 “우리 시 지역에 ‘부부송’ 등 2건의 천연기념물이 있지만, 전례가 없던 일이라 처리 방법을 두고 고심 중”이라면서 “마을주민들과 논의해 잘 다듬고 썩지 안토록 보존처리해 마을 기념물로 보전하던가, 어떤 묘안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높이 21m, 둘레 3.4m에 이르는 이 나무는 2019년 9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통상 오리나무의 평균 수령은 100년을 넘지 못하지만, 이 나무는 오랜 세월 초과리 마을 앞 들판에 꿋꿋이 자리잡고 마을주민들의 쉼터가 돼줬다.
  • 광장 따라… 걷다 보면 마주하는 걸작, 운하 따라… 일상 속의 동화 같은 풍경[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광장 따라… 걷다 보면 마주하는 걸작, 운하 따라… 일상 속의 동화 같은 풍경[조현석 기자의 투어노트]

    세계적인 미술관을 돌아보는 테마 여행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과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 등 유명 작품들이 국내에 잇따라 선보이며 세기의 걸작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젊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운하의 도시’, ‘풍차와 튤립의 도시’를 넘어 ‘문화·예술의 도시’로 사랑받고 있다. 인구 90만명의 도시 암스테르담에는 한해 20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다. 반고흐 미술관, 안네 프랑크 하우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담 광장, 렘브란트 하우스 등 암스테르담 인기 명소 상위 5곳 중 3곳이 미술관이다.암스테르담에서는 렘브란트 판레인(1606~1669)의 ‘야경’,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해바라기’, 프란스 할스(1582~1666)의 ‘기분 좋은 술꾼’, 요하네스 페이메이르(1632~1675)의 ‘우유 따르는 여인’ 등 네덜란드 출신 화가들의 세기의 걸작을 만날 수 있다.12세기 후반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암스테르담은 17세기 세계 무역의 중심지로 ‘황금시대’를 누렸다. 이로 인해 부유한 상인들의 초상화를 그려 주는 상업 미술도 크게 번성했다. 이 시기 ‘인간의 영혼을 그리는 화가’ 렘브란트를 비롯해 경쾌한 붓터치로 순간의 표정을 묘사한 할스, 서민 일상을 사실적으로 화폭에 담은 페르메이르 등 초상화의 거장들이 탄생했다.네덜란드 황금시대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은 네덜란드 회화의 메카로 불리는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이다.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5000여점의 작품과 기록물 등을 소장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중심인 담 광장에서 도보로 20분(1.8㎞) 떨어진 뮤지엄거리에 있다. 담 광장에서 암스테르담 왕궁, 신교회, 마담투소 박물관 등을 돌아본 뒤 운하를 따라 걸어가는 것이 좋다. 국립미술관에서 인기 있는 작품은 2층 중앙홀에 자리잡은 렘브란트의 ‘야경’(1642)이다. 빛과 그림자를 적절히 사용해 인물들의 심오한 감정을 담아냈다. 등장인물들을 동일한 크기로 표현한 기존 군상화(집단 초상화) 방식에서 벗어나 중심인물을 부각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그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렘브란트가 초상화가로서 내리막길을 걷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렘브란트의 ‘책을 읽는 노인’(1631), ‘기수’(1636), ‘사도 바울의 모습을 한 자화상’(1661), ‘포목상 조합의 이사들’(1662) 등도 볼 수 있다. 또 다른 인기 작품은 페이메이르의 ‘우유 따르는 여인’(1658~1660)과 ‘연애편지’(1669), 할스의 ‘이삭 마사 부부의 초상’(1622), ‘기분 좋은 술꾼’(1628~1630), ‘남자의 초상’(1630~1633), ‘하를럼의 성아드리안 시민군의 장교들’(1633) 등이다.#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17세기 황금시대 상업미술 번성‘야경’ 등 5000여점 작품들 소장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1665·헤이그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소장)를 그린 페이메이르는 생전에 남긴 작품이 35점에 불과하지만 평범한 인물들의 특징을 포착해 고요하고 아름답게 화폭에 담았다. 할스는 경쾌한 붓 터치로 순간의 표정을 화폭에 담아 살아 있는 듯 생생한 인물을 묘사했다. 이는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반 고흐의 ‘자화상’(1887)과 ‘밀밭’(1888), 안토니 반다이크의 ‘윌리엄과 메리 스튜어트 초상’(1641), 바르톨로메우스 판데르 헬스트의 ‘로엘로프 비커 대위가 지휘하는 8구역 민병대’(1640~1643) 등도 볼 수 있다. 미술관 2층 끝에 있는 난간에서는 거대한 책장이 있는 웅장한 도서관 내부를 내려다볼 수 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이 도서관에는 국보급 희귀도서와 자료 50만여점이 소장돼 있다. ⓘ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성인 22.50유로다(2024년 7월 현재).#렘브란트 하우스 화실 등 공간과 200여점 작품도‘하우스 캐비닛’ 고가 골동품 주목 렘브란트의 걸작들이 탄생한 작업실을 보려면 렘브란트 하우스로 가야 한다. 렘브란트 하우스는 그가 20년간 거주했던 5층짜리 저택을 개조한 박물관이다. 담 광장에서 도보로 10분(750m) 정도 걸리는 유대인 거주 지역 요덴브레이 거리에 있다. 렘브란트 하우스에서는 렘브란트의 굴곡진 삶을 돌아볼 수 있다. 그는 1606년 암스테르담 서쪽에 있는 레이던의 방앗간 집 아들로 태어났다. 해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예술가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그는 20대에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면서 부유한 상인들로부터 초상화를 주문받으며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그는 1634년 사스키아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 뒤 1639년 대출을 받아 당시 암스테르담 평균 집값의 10배가 넘는 호화주택을 매입했다. 하지만 ‘야경’을 그린 이후 초상화 주문이 줄고, 고가품 수집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 가다 1656년 파산해 집이 경매로 넘어가게 된다. 렘브란트 하우스에서는 화실과 거실, 식당, 침실 등 그가 생활하고 작업했던 공간을 볼 수 있다. 공간마다 200여점의 판화, 소묘작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주목해서 봐야 할 곳은 ‘하우스 캐비닛’으로 불리는 방으로 그가 수집한 고가의 골동품과 조류 박제, 조각품 등이 전시돼 있다. 렘브란트의 파산을 불러온 수집품들이다. ⓘ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이며 입장료는 성인 19.5유로다.#반고흐 미술관유화·드로잉 등 700점 이상 보유‘꽃피는 아몬드 나무’ 눈여겨볼 만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서 5분 거리(350m)에는 반고흐 미술관이 있다. 1973년 문을 연 미술관은 반 고흐의 유화와 드로잉, 스케치 등 작품 700점 이상을 보유한 세계 최대 반고흐 미술관이다. 반 고흐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삶을 살아간 화가다. 그는 스무 살의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평생 그림 한 점 제대로 팔지 못했지만, 광기가 어린 내면의 본능을 캔버스에 쏟았다. 1853년 네덜란드 남부 그루트쥔데르트에서 태어난 그는 평생을 이방인처럼 살았다. 평생을 괴롭혀 온 불안과 발작 증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890년 7월 27일 37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젊은 나이에 요절했고 화가로서의 인생을 산 것도 10여년에 불과했다. 5개 층으로 이뤄진 본관 1~2층에는 1882년부터 1890년까지의 회화, 3층에는 데생, 4층에는 그가 수집한 고갱 작품과 그의 화풍에도 영향을 미친 일본 판화 우키요에 등을 전시하고 있다. 반고흐의 편지 등은 기획전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동생 테오가 형과 주고받은 편지를 보관하던 장식장도 있다. 주요 작품은 ‘감자 먹는 사람들’(1885), ‘성경이 있는 정물’(1885), ‘자화상’(1887), ‘노란 집’(1888), ‘주아브 병사’(1888) ‘해바라기’(1889), ‘까마귀 나는 밀밭’(1890) 등이다. 반 고흐가 프랑스 외곽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 방안의 이젤에 놓여 있던 마지막 작품이자 미완성 작품인 ‘나무뿌리와 기둥’(1890), 폴 고갱이 그린 ‘해바라기를 그리는 반고흐’(1888)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작품은 ‘꽃피는 아몬드 나무’(1890)이다. 남프랑스 아를에서 고갱과 불화 끝에 귀를 자르고 인근 생레미 정신병원해 입원했을 당시 자신과 이름이 똑같은 조카(동생 테오의 아들)의 탄생을 기념해 그린 작품이다. 반고흐 미술관의 탄생에는 고흐의 그림을 모두 상속받은 조카의 공이 컸다. ⓘ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이며 금요일은 오후 9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22유로다.#가 볼 곳과 피할 곳‘안네의 집’ 보고 수제 맥주 맛보고홍등가·대마초 파는 커피숍 주의 암스테르담은 운하의 도시답게 160여개의 운하가 도심 속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다. 운하를 따라 빼곡하게 늘어선 중세시대 고풍스러운 건물은 ‘동화 속 풍경’을 연출한다. 운하 크루즈를 이용하면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운하지구를 돌아볼 수 있다. 또 세계적인 치즈 수출국답게 다양한 치즈도 맛볼 수 있고 하이네켄 맥주의 본고장답게 다양한 수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브루어리가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안네 프랑크의 집이다.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1929~1945)와 가족들이 독일 나치를 피해 숨어 살던 곳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 예약이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다. 입장료는 성인 23유로다.반면 피해야 할 곳은 ‘홍등가’다. 해상무역 강국으로 떠오른 17세기 뱃사람들로 인해 형성된 곳이다. 일대는 치안이 좋지 않고 대마초 냄새가 진동하는 곳인 만큼 특히 밤에는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커피숍이라고 쓰인 곳은 커피와 대마초를 판매하는 곳인 만큼 주의해야 한다. [여행수첩] ⓘ 항공 : 인천에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까지는 대한항공과 네덜란드 항공에서 직항편을 운항한다. 갈 때는 14시간, 올 때는 12시간 걸린다. 공항에서 중앙역까지 직통열차를 이용하면 20분 걸리며 요금은 5.9유로다. ‘NS 철도’ 앱에서 1유로 저렴하다. ⓘ 호텔 : 암스테르담은 유럽에서도 숙박비가 비싼 편이다. 중앙역 인근 구도심 지역 호텔은 1박에 20만~50만원대지만 미술관이 있는 뮤지엄플레인 주변은 10만~30만원대로 약간 저렴한 편이다. ⓘ 교통 : GVB 교통패스를 사면 편리하다. 1일권(24시간) 9유로, 2일권(48시간) 15유로, 3일권(72시간) 21유로다. 1회권(1시간)은 3.4유로다. ⓘ 미술관 : 뮤지엄카드(Museumkaart)를 네덜란드 박물관협회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사면 네덜란드 내 박물관 500여곳을 1년 동안 무제한 입장할 수 있다. 성인 75유로, 18세 이하 39유로다. 각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구매하거나 뮤지엄카드가 있어도 홈페이지에서 2~3주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 17억 집 한 채 물려줘도 상속세 0원… 중산층 稅 부담 줄인다

    17억 집 한 채 물려줘도 상속세 0원… 중산층 稅 부담 줄인다

    자녀 1명만 있어도 총 7억원 공제최고세율 낮춰 2400명 세금 혜택5년 동안 세수 4조 565억원 줄 듯증여세 공제 10년 5000만원 유지 상속세는 사망자가 물려주는 재산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물려받는’ 사람이 세금을 내게 된다. 각종 공제를 제외하면 상속인 중 배우자가 있을 경우 통상 10억원, 자식들만 물려받을 때는 5억원 이상에 세금이 붙는다. 현행 세율 체계는 2000년 1월 이후 그대로다. 1990년대 말 10억원이면 서울에 있는 작은 빌딩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파트 한 채 값(6월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 12억 9967만원)도 되지 않는다. 부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도입된 상속세가 ‘중산층 세금’으로 확대됐단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다. 정부가 25년 만에 상속·증여세율 체계를 개편한다고 25일 밝혔다. 상속세 자녀공제액도 8년 만에 5억원으로 늘어난다. 세금 부과 대상 금액을 깎아 납세자 부담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구체적 내용을 Q&A로 풀어 봤다.Q. 현재 상속세 공제 종류와 액수는. A. 인적공제는 기초공제 2억원과 자녀공제 5000만원 등으로 구성된다.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최소 5억~최대 30억원은 1997년부터 28년째 똑같다. 인적공제와 일괄공제는 중복되지 않아 상속인이 둘 중에 유리한 것을 고르게 된다. 재산을 물려받는 자녀가 6명(5000만원×6명=3억원)이어야 기초공제 2억원을 더해 일괄공제액과 같은 5억원이 된다. 상속인 대부분이 일괄공제를 택하는 이유다. 통상 상속세 부과 기준선으로 보는 10억원은 일괄공제 5억원과 배우자공제 최저한도 5억원을 더한 값이다. 배우자공제액은 배우자가 실제 상속받은 금액과 법정 상속지분 중 금액이 적은 것으로 결정된다. 5억원 미만을 상속받을 때는 5억원까지, 그 이상일 땐 지분에 따라 30억원까지 공제된다. 세대 간 이전이 아니며 남은 배우자가 사망하면 다시 과세하게 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Q. 자녀공제액이 5억원이 되면 세금은 얼마나 줄어들까. A. 자녀가 1명만 있어도 공제액 5억원에 기초공제 2억원을 더해 7억원을 공제받게 된다. 기존의 일괄공제 5억원보다 2억원 더 공제 혜택을 보게 되는 셈이다. 배우자 1명과 자녀 2명이 있는 가족이 17억원을 물려받는다면 기존에는 10억원(배우자공제 5억원+일괄공제 5억원)이 공제 대상이다. 하지만 자녀공제액이 5억원이 되면 공제액은 17억원(자녀 2명 공제 10억원+기초공제 2억원+배우자공제 5억원)으로 늘어난다. 내야 할 세금은 1억 5000만원에서 0원이 된다. 서울의 평균 수준 아파트 대부분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Q. 자녀공제 확대가 증여세도 적용되나. A. 세율과 과세표준이 조정되는 건 상속세와 증여세에 동시 적용된다. 하지만 이번에 개정되는 건 ‘상속세 자녀공제’다. 증여세 자녀공제는 기존대로 ‘10년간 5000만원’이 유지된다. 살아생전 ‘5억원 비과세 증여’를 허용하면 부의 대물림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세율·과표 조정으로 몇 명이 얼마나 혜택을 보게 되는가. A. 최고세율이 50%에서 40%로 내려가면 지난해 기준 30억원을 초과해 물려준 2400명의 재산에 매겨진 세금(유산세 방식)이 1조 8000억원 줄어들게 된다. 피상속인 혹은 증여자의 재산에 부과되는 세금이 1명당 7억 5000만원씩 절감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 상속·증여세율 개편에 따른 세수 감소액을 향후 5년간 4조 565억원으로 추산했다. 연평균 8113억원꼴이다.
  • 하늘을 지붕 삼아, 산을 벽 삼아… 잿더미 속 다시 싹튼 신앙의 씨앗[마음의 쉼자리]

    하늘을 지붕 삼아, 산을 벽 삼아… 잿더미 속 다시 싹튼 신앙의 씨앗[마음의 쉼자리]

    아치형 지붕의 이색적 퀀셋 구조광업 쇠락하자 성당서 공소 격하문화재 지정 앞두고 2021년 화재지붕·벽 없이 야외 성전 형태 복원 천주교에서는 해마다 1월 1일을 성모마리아대축일로 기념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낳은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떠받드는 날이다. 이 경사스러운 날 강원 영월 상동공소(현 상동교회)는 화마에 휩싸이고 만다. 2021년 화재 당시 등록문화재(국가등록 문화유산) 지정을 기다리던 60년 역사의 교회 건물은 콘크리트 구조물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불타 사라졌다. 빈한한 두메의 작은 교회에 닥친 시련치고는 무척 가혹하다. 회복이 힘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신도들이 회상하듯 이 모든 시련이 하느님의 뜻이고 안배였을까. 상동교회는 6·25전쟁 중이던 1952년에 영월성당이 관할하는 공소로 시작했다. 본당으로 승격된 1959년엔 아연 강판을 씌운 아치형 지붕의 교회를 완공했다. 이 같은 형태의 구조물을 ‘퀀셋’(quonset)이라 부른다. 당시로선 보기 드문, 이국적 형태의 건물이었다. 성당은 광산촌에 신앙의 씨앗을 뿌리며 외형을 키웠다. 광산 붐이 사그라들기 전까지만 해도 신자 수가 600명에 달했다고 한다. 15명 안팎인 현재와 비교하면 얼마나 대단한 규모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상동교회가 깃들여 있던 상동읍 일대는 당시 나라 전체 경제를 쥐락펴락하던 요지였다. 일제강점기이던 1923년 중석(텅스텐) 탄광이 개발됐고, 1952년 대한중석 상동광업소가 들어서면서 넘쳐 나는 돈으로 흥청거렸다. 실제 1960년 대한중석의 수출액은 국가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웃돌 정도였다고 한다. ‘당대의 삼성전자’였던 셈이다. 하지만 1992년 채산성 문제로 상동광업소가 문을 닫으며 도시는 급격히 쇠락해졌다. 성당 역시 신도가 줄면서 1993년에 다시 공소로 격하됐다. 상동성당은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다 쓰러져 가던 상동공소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화재 때문이었다. 퀀셋 건물은 앞, 뒷면에 반월형 벽을 쌓은 뒤 그 사이를 지붕과 벽의 구분 없이 하나의 곡면으로 덮는 방식이다. 짓고 헐기가 수월해 주로 전시에 군용 막사로 이용된다. 상동공소 역시 전후 물자가 부족하던 시절에 미군의 지원을 받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화재에 취약하다는 것. 누전으로 발생한 화재는 순식간에 교회를 집어삼켰다. 우리나라에 유일했다던 퀀셋 공소는 전소됐고 종탑과 외부 벽체만 남았다.화재 뒤 주민과 기업 등 지역사회와 교회 신도, 익명의 기부자 등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성당 재건에 나섰다. 기본 개념은 ‘지붕 없는 성전, 기도의 벽’이었다. 하늘을 성전의 지붕 삼고 산을 벽 삼아 열린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상동공소 복원 작업은 지난해 8월 마무리됐다. 애초 구상대로 지붕이 없는 야외 성전 형태로 지어졌다. 앞뒤 외벽엔 화재 당시 그을린 흔적을 그대로 남겼다. 종탑 꼭대기의 종은 보수를 거쳐 제자리에 배치했고 무너진 성전을 감싸고 있던 담장은 옹벽 형태로 새로 쌓았다. 앞마당에서 시작된 ‘십자가의 길’은 성전을 에워싸며 올라가다 야외 성전에 새로 설치된 제대를 제14처로 해 마무리된다.화재가 시작됐던 1층 사제관은 주민들이 미사를 올리는 공간이 됐다. 성당 건축부터 화재 직전까지의 성당 모습과 초대 주임 이영섭 신부의 유품, 화재 더미 속에서 수거한 성물 등도 전시했다. 그을음이 들러붙어 거무튀튀해진 기도의 벽 앞에 서면 공연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벽에 앞서 새겼던 이들의 한숨과 정성과 기도가 느껴져서다. 믿음이 있는 이라면 아마 더 깊은 울림이 있을 터다.
  • [월드 핫피플] 미디어 황제 머독, 장남에만 물려주려고 세 자녀와 ‘유산 전쟁’

    [월드 핫피플] 미디어 황제 머독, 장남에만 물려주려고 세 자녀와 ‘유산 전쟁’

    폭스 뉴스 등을 운영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 제국의 황제 루퍼트 머독(93)이 세 번의 결혼을 통한 총 6명의 자녀들에 대한 상속 계획을 바꾸려고 하면서 ‘유산 전쟁’을 예고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머독이 ‘보수적’ 장남 라클런(52)에게 미디어 제국의 통제권을 몰아주기 위해 가족 신탁의 조건을 변경하려 한다고 전했다. 현재 머독 일가의 가족 신탁은 장남 라클런과 둘째 아들 제임스 그리고 두 딸인 엘리자베스와 프루던스가 모두 한 표씩 공평하게 권리를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머독은 가족 신탁의 조건을 변경하여 장남인 라클런이 미디어 제국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진행했다. NYT가 입수한 법원 비밀문서에 따르면 머독은 라클런이 폭스 뉴스,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 포스트 및 영국의 선과 더 타임스를 단독으로 경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클런은 머독의 네 성인 자녀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지녔으며, 머독은 장남의 정치적 신념이 미디어 회사의 가치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24시간 뉴스 채널인 폭스 뉴스는 지난 2006년 창사 5년 만에 CNN보다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기간 동안 크게 성장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애’ 채널이기도 한 폭스 뉴스는 머독과 장남 그리고 세 자녀 간의 싸움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둔 9월에 법정으로 갈 수도 있다. 머독은 이같은 가족 신탁의 변경을 자신의 사후 자녀들 간의 권력 다툼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머독이 자신의 결정을 두 딸 등 장남을 제외한 나머지 세 자녀에게 알렸을 때 이들은 크게 반발했다. 기후변화 운동가인 둘째 아들 제임스는 폭스 뉴스를 두고 아버지 머독 및 형 라클런과 의견이 달랐다. 폭스 뉴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통해 단기적인 시청률 상승을 노리면 장기적 전망이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부정한 의회 점거 폭동 사건에 대한 폭스 뉴스 등의 보도를 놓고 “거짓말을 퍼뜨린다”며 비판하기도 했다.특히 제임스는 형 라클런과 2015~2019년 미디어 회사를 공동 운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폭스 뉴스의 운영 방식을 놓고 완전히 갈라섰다. 이 싸움으로 머독은 인생 말기에 장남을 제외한 세 자녀와 소원해졌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다섯 번째 부인 엘레나 주코바와의 결혼식에는 장남 라클런만 참석했다. NYT는 “가족 간 다툼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정치와 권력이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부상하는 동안 머독과 라클란은 회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폭스뉴스를 더 보수적인 채널로 만들었고, 나머지 세 자녀는 불편해졌다”라고 분석했다.
  • 문화유산과 홍보 환상적 조합...파리 올림픽 경기장 95% 재활용 ‘친환경’ 강조

    문화유산과 홍보 환상적 조합...파리 올림픽 경기장 95% 재활용 ‘친환경’ 강조

    루이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가 무도회를 즐기던 베르사유 궁전에서 승마를 하고, 이들을 단두대로 처형했던 콩코르드 광장에서 브레이크댄스와 스케이트보드로 혁명의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나폴레옹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에선 양궁선수들이 화살을 날린다. 1900년 만국박람회가 개최됐던 그랑팔레에선 펜싱과 태권도 경기를 하고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에선 비치발리볼 경기가 열린다. 26일(현지시간) 개막식이 열리는 파리 올림픽은 문화유산과 친환경의 조합으로 오래 기억될 듯 하다. 전체 경기장 95%를 임시건물로 짓거나 그랑팔레나 앵발리드 등 기존 건축물을 활용해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상징성을 최대한 살려 ‘문화강국 프랑스’를 홍보하는 영리함이 돋보인다. 승마와 근대5종 경기가 열리는 베르사유 궁전은 루이 14세가 1682년 건립했다. 총면적이 6만 3154㎡에 이르고 방이 2300개나 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1883년부터는 국립박물관으로 대중에게 개방하기 시작했으며, 1979년 프랑스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궁전 정원 중심부인 에투알 로얄 광장 양쪽으로 관중석을 설치한 임시 야외 승마경기장이 들어섰다. 콩코르드 광장에선 스케이트보딩, 3인조 농구, 브레이크댄스, 자전거 BMX 프리스타일 경기가 열린다. 광장 북서쪽으로는 샹젤리제 거리를 거쳐 개선문으로 이어지고 남동쪽에는 튈르리 정원과 루브르 박물관이 붙어있다. 센강 건너편으론 프랑스 국회의사당으로 쓰이는 부르봉 궁전이 자리잡고 있다. 당초 이름이 루이15세 광장이었지만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롯한 1000여명이 이 광장에서 단두대에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혁명이 낳은 장군이자 황제였던 나폴레옹을 안장한 앵발리드에선 양궁시합이 열린다. 자타공인 세계최강 한국 여자양궁이 단체전 10연패에 도전한다. 앵발리드는 당초 루이14세가 참전용사를 위한 군사병원으로 건립했던 유서깊은 문화유산이다. 샹제리제 거리에 위치한 그랑팔레에선 프랑스 귀족들의 교양필수스포츠에서 유래한 펜싱 경기가 열린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립된 그랑팔레는 당시로선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6000t이 넘는 강철로 지었고 지붕은 유리로 덮었다. 그랑팔레는 ‘거대한 궁전’이라는 뜻이다. 파리 올림픽 대미를 장식할 마라톤 경기는 프랑스 혁명의 서막을 열었던 1789년 10월 5일 여성행진에서 영감을 받았다. 1357년 처음 완성된 파리시청에서 출발해 베르사유 궁전에서 반환점을 돈 뒤 앵발리드에서 마무리된다.
  • “72세 맞아?” 깜짝…미인대회 할머니, ‘이것’만큼은 절대 안 먹는다

    “72세 맞아?” 깜짝…미인대회 할머니, ‘이것’만큼은 절대 안 먹는다

    미인 선발대회인 미스 유니버스 USA에 ‘최고령’의 나이로 참가해 화제를 모은 마리사 테이요(72)가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을 공개했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테이요는 지난달 21일 개막한 미스 텍사스 USA 선발대회에 참가하면서 ‘미스 USA’ 최고령 참가자로 역사를 썼다. 당시 그는 인스타그램에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여성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최고의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나의 참가로) 모든 연령대에 아름다움이 있다고 믿도록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꿈을 좇기에 (지금도) 결코 늦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비록 왕관을 쓰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도전은 많은 중·노년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현재 테이요는 운동 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있다. 수영복 심사에서 선명한 복근을 자랑했던 그는 지난 23일 대중문화 매체 ‘피플’과 인터뷰에서 평소 식단과 운동 습관을 공개했다. 먼저 식단에 대해 테이요는 “깨끗하고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채소와 과일, 오트밀을 먹는다. 고기도 먹는다. 가끔 닭고기와 생선을 먹고 스테이크도 가끔 즐긴다”고 전했다. 절대 입에 대지 않는 음식도 있다. 테이요는 “치즈와 가공육(햄, 소시지 등), 흰 빵을 먹지 않는다”면서 “가끔 아몬드 가루와 약간의 설탕을 넣어 만든 쿠키 정도로 일탈을 즐긴다”고 했다.운동도 꾸준히 한다고 했다. 테이요는 “40세에 역도를 시작해서 일주일에 5~6일 정도 했다”며 “예전부터 달리기와 스텝 에이로빅을 꾸준히 했지만 근력 운동을 하면서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 근력 운동을 하면 상체에 생긴 근육 덕분에 허리가 얇아 보이면서 ‘콜라병 몸매’를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나이가 들어 근력운동을 일주일에 3일 정도로 줄였다. 나머지 날에는 실내 자전거, 걷기 등 유산소를 한다. 테이요는 가장 중요한 건강관리 비결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을 꼽았다. 그는 “난 매우 활동적이다. 멈추지 않는다. 이건 누구에게나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것 중 하나”라면서 “여러분이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여전히 움직일 수 있다. 계속 움직이면 나이가 들어도 잘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테이요는 “나에게 아름다움은 그저 정말 행복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행복하고 기쁨을 나눠주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그것이 나에게 에너지와 아름다움을 가져다준다”면서 “그리고 이것은 사람들을 잡아당기는 매력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모습이든 어떤 몸매든 자신감을 갖는 것, 그것이 또 다른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까지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는 18∼28세까지 나이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대회부터는 전격적으로 이를 폐지, 결혼한 여성은 물론 임신하거나 이혼한 여성도 참가할 수 있게 됐다.
  • ‘성추행’ 임옥상 그림 새긴 ‘한성준 기념비’ 철거하라…무용계 반발

    ‘성추행’ 임옥상 그림 새긴 ‘한성준 기념비’ 철거하라…무용계 반발

    성추행죄로 처벌받고 있는 민중미술가 임옥상(74) 화백이 전통춤의 거장 한성준(1875∼1941) 선생의 기념비에 그림을 그린 것으로 드러나자 무용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충남 홍성군은 25일 성명을 내고 “한성준 기념비 건립과 관련해 어떤 행·재정적 지원은 없었다. 사전 협의도 없었고, 군에서 참석도 하지 않았다”며 “기념비가 세워진 곳은 군유지도 아니다”고 밝혔다. 이는 무용계 전현직 국공립 예술 단체장, 무용협회장, 대학교수, 무형유산위원회 위원 등 40여명이 전날 성명을 내고 “비석에 성추행 비위자 임옥상의 그림을 새겨 무용인과 순수 전통 예술을 사랑하는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안겼다”며 “일제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민족 무형유산을 지킨 한성준의 예술 정신과 명예를 훼손하고, 그의 예맥을 잇는 예술인을 농락했다”고 홍성군 등에 철거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이애주문화재단은 지난 15일 홍성군 갈산면 한성준 선생 묘소에서 탄생 150주년 기념비를 건립했다. 한성준은 홍성 출신으로 당대 최고의 무용가이자 명 고수로 승무, 살풀이 등 100여 종의 전통춤을 집대성해 현대 한국 전통춤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비문은 이 재단 이사장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과 임진택 상임이사(판소리 명창)가 쓰고 그림은 임씨가 새겨 넣었다. 한성준 선생이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그림이다.1970~80년대 ‘1세대 민중미술가’로 활동한 임씨는 2013년 8월 자신이 운영하는 미술 연구소 직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항소했지만 지난 5월 기각됐다. 임씨는 18·19대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때는 그림 ‘광장에, 서’를 내걸었다. 이 그림은 청와대 본관에 걸렸다가 1심 판결 이후 철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는 임씨의 성추행 사실이 드러나자 남산에 설치된 ‘기억의 터’ 등 공공장소에 있던 그의 작품 6개를 모두 철거한 바 있다. 홍성군은 “한성준 선생의 명성에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이애주문화재단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재단 측이 기념비 철거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근대 산업 발원지 부산 북항 1부두 ‘글로벌 창업 허브’ 탈바꿈

    근대 산업 발원지 부산 북항 1부두 ‘글로벌 창업 허브’ 탈바꿈

    부산항 북항 제1부두에 있는 빈 창고가 글로벌 창업·문화 복합 허브로 조성된다. 부산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파크’ 공모에서 북항 제1부두가 ‘글로벌 창업 허브’ 조성지로 최종 선정됐다고 25일 밝혔다. 글로벌 창업 허브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각 1곳 조성하며, 비수도권 허브는 수도권에 예속되지 않는 지방 중심의 개방적 창업 생태를 구축하기 위한 거점으로 조성된다. 공모 선정에 따라 시는 국비 126억원 등 총 318억원을 투입해 2026년 상반기까지 북항 1부두 내 창고를 개축한다. 세계 청년들이 모여 혁신을 추구하는 글로벌 창업·문화 랜드마크로 만드는 게 목표다. 폐철도 기지창을 리모델링해 세계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로 바꾼 프랑스 파리의 ‘스테이션F’가 모델이다. 북항 제1부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된 만큼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고 내부 시설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1978년에 준공한 제1부두 내 창고는 4093㎡로, 복층 구조로 바꾸면 9128㎡ 규모 시설 조성이 가능하다. 이곳에 스타트업 입주 공간을 비롯해 디지털 미디어 아트 등 전시·공연이 가능한 시설도 구축해 부산 대표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부산시와 부산창조경제센터, 금융 공기업, 부산상공회의소, 지역 대학 등 40개 기관이 스타트업 육성을 집중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소규모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이뤄지던 창업 프로그램을 이곳에 집적해 분절적 창업 체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부산시 관계자는 “제1부두는 북항 재개발 사업을 통해 148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곳으로,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곳이다. 이런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에 조성하는 글로벌 창업 허브는 저출생 등에 따른 잠재 성장률 저하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혁신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완도군,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업무협약’ 잇따라

    완도군,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업무협약’ 잇따라

    전남 완도군이 잇따른 기관단체 업무협약으로 해양치유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 1월 완도경찰서와 현대삼호중공업을 시작으로 모두 17개 기관단체와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한 완도군은 지난 23일 수협중앙회와 해양치유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완도 해양치유산업 활성화 및 직원 복지 증진을 위한 상호 협력 등을 위한 것이다. 주요 내용은 해양치유산업 홍보와 수협중앙회 소속 직원들의 복지 증진을 위한 해양치유 프로그램 운영 등에 대한 협조 체계 구축, 해양치유시설과 연계한 행사 협력, 해양치유산업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교류 등이다. 신우철 완도군수는 “해양치유 효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3만 명이 넘게 해양치유센터를 찾았으며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수협중앙회 직원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건강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완도해양치유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한 해양치유 시설로 해양자원을 활용한 16개의 테라피 시설을 갖췄으며, 우리나라 대표 웰니스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3인 이상 가족은 30%, 전남도민과 10인 이상 단체는 20%, 전남 사랑애 서포터즈는 10%의 이용료를 할인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 ‘힐링’ 하면 노원… 녹색 복지 계속된다

    ‘힐링’ 하면 노원… 녹색 복지 계속된다

    서울 노원구가 국토교통부의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4년 연속 수상했다. 초안산 힐링타운, 당현천 수변문화공간, 화랑대 철도공원, 불암산 힐링타운 등 노원 곳곳에 힐링 명소를 만들어 온 쉼 없는 노력의 결과다. 2021년 이후 연속 수상한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에서 노원구가 유일하다. 국토부는 지난 17일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노원구 초안산 힐링타운을 한국도시설계학회장상에 선정했다. 국토부는 “훼손·방치된 곳을 개선하고 쾌적한 보행로를 제공해 다양한 테마 공간을 조성했다”고 평가했다. 월계동 비석골 공원 일대에 2만 7000여㎡ 규모로 조성된 초안산 힐링타운은 지난해 여름 문을 열어 주민들의 쉼터가 돼 왔다. 나무 그늘에서 초여름을 알리는 알록달록한 수국동산을 바라보는 재미는 인근 자치구에까지 입소문이 났다. 첫 수국이 개화한 지난달에는 ‘수국동산 작은 음악회’도 열렸다. 조선시대 양반부터 서민까지 다양한 신분계층의 무덤들이 모여 있는 비석골 근린공원은 방치된 조형물·석물을 정비해 문화유산과 자연이 어우러진다. 왕벚나무 군락에 조성된 피크닉장에는 어린이들의 숲속 놀이터와 맨발로 땅을 걸으며 건강까지 다질 수 있는 황톳길도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초안산 힐링타운은 비석골 공원과 수국동산, 피크닉장을 산책로와 데크길로 연결해 걷는 즐거움이 있다”며 “특히 기존 불법 경작, 쓰레기 투기로 훼손된 공간을 재생시킨 사례라 뜻깊다”고 했다. 앞서 구는 국토대전에서 2021년 중계동 불암산 힐링타운으로 학회장상을 받았다. 10여분 도보 거리에 철쭉동산, 나비정원, 전망대 등이 모여 있어 힐링타운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2022년과 지난해에는 레트로 감성이 충만한 화랑대 철도공원과 문화와 예술을 입은 당현천 수변문화공간으로 각각 장관상을 수상했다. 민선 7기 ‘힐링도시 노원’과 민선 8기 ‘정원도시’를 목표로 멀리 가지 않아도 즐거운 노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결실이다. 근린공원에 주민들로 구성된 마을 정원사와 함께 조성한 휴가든도 호응이 높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녹색 복지의 하나로 힐링 명소를 조성해 온 구의 꾸준한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민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춘선 숲길 연장, 폭포공원 조성, 중랑천 만남의 광장 조성 등 명품 여가 시설을 완성도 있게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 학전 들러 작별 인사… ‘아침이슬’ 듣고 떠났다

    학전 들러 작별 인사… ‘아침이슬’ 듣고 떠났다

    33년 이끌며 예술 인재 배출한 곳 설경구·황정민·이적 등 지인 모여추모객들 ‘아침이슬’ 부르며 배웅이수만 5000만원 부의… 유족은 사양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저항 정신의 상징이자 문화예술계의 거목이었던 고 김민기가 24일 33년간 이끌어 온 대학로 소극장 학전에 작별 인사를 건네고 자신의 노래 ‘아침이슬’ 가사처럼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서울대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발인식을 엄수한 뒤 아르코꿈밭극장으로 이름이 바뀐 옛 학전 건물로 향했다. 학전 출신 배우 설경구·황정민·장현성 등을 비롯해 가수 박학기·한영애·이적,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동료·지인과 일반 시민들이 고인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하기 위해 모였다. 유족들은 ‘김광석 노래비’가 설치된 화단에 영정을 놓고 묵념한 뒤 영정을 들고 건물 지하로 들어가 극장 내부를 찬찬히 둘러봤다. 화단에는 고인을 기리며 시민들이 놓고 간 꽃과 막걸리 등이 빼곡했다. 유족들이 밖으로 나오자 누군가 ‘아침이슬’을 부르기 시작했고, 추모객 모두 목 놓아 노래를 따라 불렀다. 운구차가 대학로를 빠져나갈 때 많은 이들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유해는 천안공원묘원에 봉안됐다. 지난해 가을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 온 고인은 최근 급격히 건강이 악화해 지난 21일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 시대 정신이 담긴 명곡들과 ‘배움의 밭’인 소극장 학전을 통해 배출한 수많은 문화예술 인재, 그리고 고인이 각별한 애정으로 심은 어린이·청소년극의 씨앗이 귀중한 유산으로 남았다. 장례 기간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과 일반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수 조영남, 소리꾼 장사익, 정운찬 전 국무총리, 언론인 손석희 등이 조문했다. 1971년 ‘아침이슬’로 데뷔한 양희은은 이날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에서 “고인은 내 어린 날의 우상이었다”며 명복을 빌었다.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는 조문객 식사비 명목으로 유족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지만 유족이 사양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고인의 뜻을 반영해 조의금과 조화를 받지 않았다.
  • [단독] ‘갈등 유발자’ 낙인찍고 괴롭힘… 공익신고 뒤 내쫓긴 사람들 [빌런 오피스]

    [단독] ‘갈등 유발자’ 낙인찍고 괴롭힘… 공익신고 뒤 내쫓긴 사람들 [빌런 오피스]

    직장 내 괴롭힘이 사내 부정행위나 잘못된 관행을 더 오래 지속시키는 수단이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공익신고자나 부조리를 시정하려고 노력한 이들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경우다.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성립 기준에 관한 연구를 한 서유정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연구위원은 “갈등을 해결 대상이 아닌 회피 대상으로 보는 조직문화에선 피해 호소를 갈등 유발과 동의어로 취급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신고 절차를 상세히 규정했을 뿐 피해자 보호, 조직문화 개선과 같은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한계를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2021년 A보육원의 임상심리상담사로 일하던 임미영(47·여·가명)씨는 근무 중 심각한 문제들을 발견했다. 심리상담 비밀보장 의무를 깨고 상담 내용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이다. 심리치료 비용 부정수급 의혹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임씨는 이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이로 인해 약 833만원의 보조금이 환수됐고, 보조금법 위반 고발 조치가 이어졌다. 이듬해 임씨는 이사장 생일 행사에 보육원 아이들이 동원돼 춤과 노래 공연을 하고 용돈까지 ‘축하비’ 명목으로 갹출한 상황을 제보해 서울시 전체 보육시설의 인권 실태 점검을 이끌어 냈다. ‘정의’ 실현은 찰나였을 뿐보육원 보조금 집행 절차 문의에‘모난 사람’ 취급… 괴롭힘의 시작 임씨의 행동은 지난해 1월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의 우수 사례로 기록됐다. 이문옥밝은사회상도 수상했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오랫동안 이어져 오던 이사장 생일 행사의 모습이 변했고 보육시설 인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졌다. 그러나 보람의 시간은 짧았고,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대가는 컸다. 차별과 따돌림에 못 이겨 병가를 낸 데 이어 임상심리상담사라는 직업을 포기해야 했다. 신고를 애초에 작심했던 건 아니다. 발음장애 치료를 받는다는데 만날 때마다 “떤땡님, 안냐하때요”라고 앳되게 인사하는 초등 아이의 상태가 왜 나아지지 않는지 궁금했을 뿐이었다. 규정 시간만큼 치료를 제대로 받았는지 셈하다 보니 보조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의심이 들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조바심에 앞뒤 잴 것 없이 A보육원에 착오가 있는 것 같다고 문의했는데 이 일이 임씨를 향한 왕따와 괴롭힘의 출발점이 됐다. “어느 순간부터 ‘모난 사람’이 되더니 결국 A보육원에서 말을 거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졌습니다.” 차별적 대우의 수위는 나날이 높아졌다. 공용 메일 접근이 제한되는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여기 와서 큰소리치고 공갈이나 해대고 난리 치는 태도가 문제”라거나 “변태처럼 엿듣고 있다”는 상사의 폭언도 듣게 됐다. 결국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한 끝에 2022년 여름 노동청에서 괴롭힘이 맞다는 인정을 받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오히려 괴롭힘은 더 은밀해졌다.노동청이 괴롭힘을 인정한 다음부터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의무 준수 조치란 명목으로 임씨는 사무기기가 없는 상담실에서 홀로 근무하게 됐다. 임씨와 대화했다는 이유만으로 상사에게 불려 가 질책을 듣는 직원이 생겼다. 마음을 추스르려고 임씨가 점심시간에 A보육원 경내 교회에 가는 걸 알았는지 어느 날 돌연 교회 문을 열 자물쇠를 수거해 갔다. 고립감을 못 이긴 임씨는 지난해 12월 퇴사를 결심했다. ‘말썽 직원’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서였는지 임씨를 받아 주는 사회복지기관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임씨는 전혀 다른 분야의 일자리를 구했다. “2011년 임상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따 10년 넘게 아이들 만나는 즐거움으로 일해 왔어요. 정년까지 상담하고 싶었어요. 제가 신고해서 보육원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된 걸 생각하면 해야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는 결국 좋아하는 직업을 잃었고 아이들도 만나지 못하게 됐어요.” 사라져야만 했던 피해자가해자와 분리 명분… 나 홀로 근무‘말썽 직원’ 꼬리표에 이직도 못 해 임씨가 A보육원에서 증발되듯 사라진 것과 다르게 직장 내 괴롭힘에 가담한 전 원장은 A보육원을 운영하는 B법인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고, 그의 아들이 대표이사를 맡는 등 이들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A보육원의 ‘공식 왕따’로 지내다 떠난 임씨의 우편함에 얼마 전 예기치 못한 편지가 도착했다고 한다. 겉봉에 ‘공익 제보’라고 적힌 편지에는 임씨가 떠난 후에도 계속되는 보육원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최소 세 사람이 돌아가며 쓴 듯한 다른 필체의 장문의 편지였다. “사회복지 분야를 직업으로 선택한 사람들이면 아이들을 아끼는 마음은 진심일 거예요. 하지만 제가 쫓겨나다시피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만약 제가 지금도 당당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이분들도 용기 내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었을까요.” A보육원의 부당한 조치가 무엇인지 다른 이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뿌듯함과 자신의 퇴출이 남긴 공포의 그림자. 자신이 남기고 온 양면의 유산이 담긴 편지를 보며 임씨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서유정 연구위원 등이 지난해 근로자 1200명을 조사, 한국형 직장 내 괴롭힘 자가진단 기준을 개발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서 붙이면 괴롭힘 자가진단을 하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saloo993.github.io/workplace-bullying-diagnosis1
  • 무연고 어르신 유산, 도봉 불우 어린이에게 전액 기부

    무연고 어르신 유산, 도봉 불우 어린이에게 전액 기부

    독거 기초생활수급 어르신이 유산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했다고 24일 서울 도봉구가 밝혔다. 도봉구에 따르면 지난달 말 숨진 무연고자 A씨의 유산이 자녀의 동의 하에 이달 중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됐다. 이번 유산 기부는 도봉구가 추진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약속, 무연고 어르신 유산기부 지원사업’의 첫 번째 사례다. 도봉구가 유산기부 대상자를 발굴하고 현행 유산처리 절차 등을 대해 안내하면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유언 공증 변호사 선임, 유언 집행 등을 진행한다. 이렇게 전해진 유산은 지역 내 소외된 아이들과 이웃들을 위해 쓰인다. 도봉구는 그간 스마트플러그 등 스마트 안부확인 서비스를 통해 어르신 A씨를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시스템상 이상 징후가 감지돼 관할 동주민센터 직원이 A씨의 집을 방문해 숨진 A씨를 방문했다. 도봉구는 장례 절차 등을 지원한 뒤 A씨의 자녀에게 유산기부를 안내하고 동의를 얻어 사후 특별기부를 진행했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무연고 어르신의 생전 뜻을 유족분들께서 따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지역 나눔 실천을 위해 큰 결정을 해주신 유족분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1호 유산기부 사례로 인해 지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이 퍼져나가길 바란다“면서,”앞으로도 구는 더 많은 사회공헌활동을 펼쳐 함께 사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뭉크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린 ‘생클루의 밤’ [비욘드 더 스크림]

    뭉크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린 ‘생클루의 밤’ [비욘드 더 스크림]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생클루의 밤’(Night in Saint-Cloud, 1893)은 그가 프랑스 생클루에서 유학할 당시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그린 작품이다. 뭉크는 절망에 빠져 창가에 앉아 있는 인물을 통해 실의, 슬픔, 불안, 우울감을 강조했다. 이 작품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바르 뭉크 특별전 ‘비욘드 더 스크림’을 위해 노르웨이 크리스텐 스베아스 아트 컬렉션(Christen Sveaas Art Collection)으로부터 대여받았다. 전시회는 지난 5월 22일 개막했으며, 오는 9월 19일까지 열린다.이은경 도슨트(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는 “뭉크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도 않았고, 그다지 애정이 있지도 않았지만 아버지의 부고에 큰 상실감을 느낀다”면서 “ 뭉크는 이 그림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 이후 자신의 심경을 드러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뭉크는 노르웨이 뢰텐에서 태어났지만 1살 때 군의관인 아버지를 따라 오슬로로 이사를 하게 된다. 아버지는 당시 오슬로 아케르후스 요새 군의관으로 근무를 했다. 당시 의사나 군의관은 임금도 높지 않아 뭉크는 오슬로에서 수차례 이사를 다니는 등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특히 뭉크가 5살 때 어머니가 죽은 이후 아버지가 광적으로 종교에 심취해 아이들을 정신적으로 학대를 하게 된다. 뭉크는 이로 인해 ‘아버지로부터 광기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말할 정도로 평생을 정서적인 불안 속에 살게 된다. 그래도 누나와 어머니의 죽음에 이어 아버지의 죽음은 뭉크에게 큰 상실감을 안겨준다.이 작품은 덴마크 시인 에마누엘 골드스타인을 모델로 그렸지만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는 자신을 아버지가 오슬로 부둣가에서 배웅하던 마지막 모습을 그린 그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 작품에서 주목을 해야 하는 것은 창문이다. 창틀은 공적, 사적 또는 외부와 내부 세계 사이를 경계로 우울한 장면의 중심요소이다. 이러한 특징은 뭉크의 작품 ‘키스’(The Kiss, 1892)에서 잘 나타나 있다. 또한 거리의 전경은 1892년 작품 ‘달빛 속 사이프러스’(Cypress in Moonlight, 1892)와도 같다.이 도슨트는 “창틀은 공허한 방 바닥에 이중 십자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모자를 쓴 남자는 밤 속으로 녹아든 듯 하다”면서 “이는 뭉크가 1889년 생클루에서 발표한 ‘생클루 선언’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생클루 선언은 뭉크가 1889년부터 1892년까지 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센강, 그리고 니스의 화려한 지중해 풍경을 다루며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 회화 기법을 탐구할 당시 발표됐다. 뭉크는 생클루 선언을 통해 “나는 더 이상 뜨개질하는 여자, 책을 읽는 남자를 그리지 않겠다. 대신 사랑하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살아있는 감정을 그리겠다”고 발표했다. 생클루 선언은 뭉크의 다짐이기도 하다.
  • 스페인 발렌시아에 울려퍼지는 도두 해녀의 노래…“제주 해녀 공동체문화 알리고 오쿠다”

    스페인 발렌시아에 울려퍼지는 도두 해녀의 노래…“제주 해녀 공동체문화 알리고 오쿠다”

    #성게조업하느라 연습 많이 못했지만 공연 잘할 자신 있어요 “성게조업 허당보난(하다보니) 연습을 많이 못해신디(못했는데) 제주해녀들의 공동체 문화를 널리 알리고 오쿠다(올게요)” 도두해녀 공연단이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스페인 발렌시아를 방문해 해녀노래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23일 저녁 출국하면서 이같이 말하며 파이팅을 외쳤다. 본지가 직접 출국길에 나선 도두해녀공연단을 제주국제공항에서 만나 설렘과 기대에 가득찬 해녀들의 각오를 들어봤다. 양순옥(71)도두해녀공연단 민요회장은 “7~8년간 늘 연습해온 공연이지만, 6월 15일부터 성게제철이어서 한달동안 성게조업하느라 연습을 많이 못했다”면서 “3일동안 아침 8시부터 4시간씩 연습했는데 최선을 다해 돌아오겠다”고 전했다. 옆에 있던 강정선(70) 해녀는 “할머니들이 선생님께 혼나면서 맹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잘할 자신 있다”고 거들었다. #발렌시아 알부익세츠시장, 지난해 제주국제관악제때 성게국수 대접에 “탱큐”연발 초청 약속 이번 공연은 지난해 8월 제주국제관악제에서 스페인 알부익세츠 에슬라바 관악단과 도두해녀 공연단의 협업공연을 한뒤 해녀들이 직접 성게국수를 대접하자 스페인 알부익세츠 시장이 고마움 표시하며 페스티벌 초청 약속을 하면서 성사됐다. 도두해녀 공연단은 2018년 40∼80대의 해녀 25명으로 구성된 동아리로 낮에는 물질하고 저녁엔 모여 민요를 배우며 그동안 다수의 공연에 참여했다. 공연단은 이번 발렌시아 알부익세츠 페스티벌에서 제주민요 ‘영주십경가’, ‘노젓는 소리’, ‘서우젯소리’ 등 3곡과 함께 해녀들의 애환을 담은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그라나다, 론다, 세비아 등에서 버스킹 공연도 펼친다. 이번 공연팀에서 가장 막내인 김형미(48)씨는 “우리 공연단은 모두 현직에 있는 해녀들로 이루어진 게 특징”이라며 “공연에 필요한 소품들인 그물망사리, 테왁 등을 모두 직접 만들어 가지고 떠난다”고 말했다.제주해녀문화는 지난 2015년 제1호 국가중요어업유산에 지정됐고, 2016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2017년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에 이어 지난해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됨으로써 국내외 유산 등재 4관왕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제주해녀의 강인함, 공동체 문화 알리고 올 것…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세계속으로 퍼지길” 이날 직접 배웅 나온 강승향 제주도 해녀문화유산과장은 “해녀문화가 국내외에서 4관왕에 오르면서 전세계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해녀의 강인함, 해녀의 아름다움, 해녀의 공동체 정신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오셨으면 좋겠다”며 “고령해녀분들이 많아 안전하고 건강하게 다녀오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6월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극장 전문공연팀이 제주 해녀를 주제로 한 무용 공연을 5회 펼쳐 관객이 뽑는 최고상에 선정된 후 해녀공연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자연과 공존하면서 살아온 제주여성의 공동체 문화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의 발전모델로 전세계가 공감하고 있어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세계로 뻗어나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도는 2018년도부터 2023년까지 캐나다, 독일, 스웨덴에 해녀공연단을, 벨기에, 영국, 오스트리아, 프랑스, 태국에는 해녀대표를 파견하는 등 8개국 10회에 걸쳐 해녀 125명을 참여시켜 해녀노래 공연, 해녀 토크쇼 등 제주해녀문화를 직접 선보여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현대의 문화유산 런던 바비칸센터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현대의 문화유산 런던 바비칸센터

    특정 시대를 기념하는 건물들이 있다. 역사 발전의 비선형성을 주장하는 데이비드 하비의 말처럼 오늘날에는 불가능한 기술이나 재료로 지었거나 기능적으로 그때의 사회문화를 함축하는 것들이다. 왕궁이나 대성당과 같은 건물이 대표적이다. 영국 런던의 바비칸센터는 20세기 후반을 표상한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일대를 주거단지, 미술관, 영화관, 극장, 식물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현대의 유토피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지은 건물이니 말이다. 비슷한 시기 한국의 개발 과정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 이 시대에는 ‘건축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이상이 존재했다. 마감까지 전체를 콘크리트로 지어 ‘브루탈리즘’이라는 건축 사조를 대표하는 건물이기도 하다. 기능을 중시해 장식을 배제하고 재료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 원초적 느낌을 강조하는 근대 건축의 특징이 극대화된 모습이다. 특유의 울퉁불퉁한 마감은 돌의 표면을 다듬는 ‘부시해머’로 일일이 두드려 만들었다. 작업한 노동자들이 손끝부터 어깨까지 합병증을 떠안은 탓에 더이상 시도되지 않는 공법이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마거릿 대처 총리가 참석해 성대한 개장을 알린 이 건물에는 당시의 신기술과 더불어 전쟁 직후 60년대와 70년대의 열악한 사회상이 함께 녹아들어 있다.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위상도 두드러진다. 이 시기는 영국이 문화중심지의 자리를 두고 미국과 경쟁하고 포스트모던 예술이 발흥하던 격동기였다. 한국에서도 친숙한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가 이 무렵 시작됐으며 데이미언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 ‘yBa’라 일컬어지는 영국 현대 예술가들이 활동을 개시했다.이때 바비칸센터는 연출가 이보 판 호버, 작곡가 필립 글래스 등 포스트모던 예술가들의 초기작들이 발표되는 실험 무대로 기능했다. 이러한 전통을 살려 바비칸센터는 지금도 닐스 프람, 료지 이케다 같은 동시대 첨단을 달리는 이들의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작년 9월에는 안무가 안은미가 한국 무용으로는 처음으로 이곳에서 공연을 선보였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상주 공연장으로서 지니는 명성도 작지 않다. 1982년 개관할 당시 공연을 한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다름 아닌 클라우디오 아바도였다. 카라얀의 뒤를 잇는 거장으로 평가되는 그는 클래식뿐 아니라 현대음악을 레퍼토리에 추가하는 시도를 하곤 했다. 참고로 영국의 클래식 FM은 1992년에 개국했다. 영화가 대중화되는 시기인 만큼 바비칸센터의 극장과 영화관 모두에서 모습을 선보이는 유명 배우와 연출가도 잇따른다. 가령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네이프 교수로 유명한 앨런 릭먼은 셰익스피어 연극을 공연하는 동시에 영화 ‘다이하드’(1988)로 데뷔해 모습을 비추었다. 앤서니 홉킨스, 이언 매켈런 같은 원로 배우부터 벤 위쇼,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히들스턴 같은 연극에 뿌리를 둔 많은 배우가 심심찮게 공연했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연극과 영화 시사회가 바비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오늘날 영화가 전환기를 맞으며 벌어지는 변화상을 여기에 대입해 볼 수 있겠다. 이 같은 급격한 시대 변화를 함축하고 있어서인지 바비칸센터에 대한 런던 사람들의 관심은 남다르다. 브루탈리즘 건축 특유의 미감으로 인해 강한 호불호를 낳는다는 것 또한 일종의 ‘밈’(meme·인터넷 유행)이 돼 있다.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로서 좋으나 싫으나 시대를 표상하는 건물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는 것이다. 지어진 지 아직 반세기가 채 되지 않았지만 2등급 유산으로 지정돼 많은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건물에 갖는 애정은 더욱 각별할 수밖에 없다. 관광지로 유명한 문화 시설이라 이곳의 주거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곳에는 무려 140여 가지의 다양한 주거 유형이 존재한다. 우주선, 잠수함, 자동차 등 건축 당시 개발된 최신 기술이 주거마다 적용돼 있으며 건축과 예술에 관심 많은 입주자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실내를 꾸몄다. 건축 당시의 사회주의 이상을 담아 계급을 드러내는 영국의 여타 건물들과 달리 일관된 외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전후 소비주의에 따라 고급 주거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다양한 취향을 담으려는 건축가의 모순된 의도가 공존하는 것이다. 과연 복잡다단한 20세기 후반을 상징하는 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현대의 문화유산’을 목표로 지어진 바비칸센터의 시대적 의미는 확실히 정립된 듯하다. 건축 이후 꾸준히 이곳의 역할을 되새기는 프로그램을 지속해 온 덕분이다. 비슷한 시기부터 가파르게 개발된 한국의 건축문화를 떠올리게 되는 대목이다. 우리의 시대를 함축하고 있는 건물들로는 어떤 게 남아 있는지, 트렌드를 넘어서 시대를 간직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 건축이 있는지, 그리고 순간의 성패가 아니라 시스템을 갖추고 꾸준히 건축문화를 일구는 자세가 있는지 말이다. 최나욱 작가 겸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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