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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공포정치] 조경철·윤정린 ‘金의 총잡이’ 유력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하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되면서 그를 체포하고 처형하는 데 관여한 실력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13일 현영철이 지난달 28일 진행된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으나 30일 평양 인근 강건군관학교 훈련장에서 총살됐다고 밝혔다. 현영철은 유사시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군령권을 가진 북한 군부 2인자이며 항시 다수의 무장경호원을 대동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물을 구속·처형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명과 함께 은밀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군부 조직의 수장이 관여해야 가능하다. 현재 북한 내부에서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은 우리의 기무사령관에 해당하는 조경철 군 보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과 청와대 경호실장 역할을 맡고 있는 윤정린 호위사령관 등 두 명이 유력하다. 이들은 각각 김 제1위원장의 명령만 받아 움직이는 군 조직으로 현영철 제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영철은 2012년 7월 당시 김 제1위원장 체제에서 군부 1인자로 통하던 리영호가 전격 해임되면서 그 자리를 물려받아 군 총참모장 겸 차수로 초고속 승진했다. 그러나 승진의 영광을 채 누리기도 전인 같은 해 10월 다시 대장으로 강등됐으며, 2013년 5월에는 총참모장 자리마저도 김격식에게 뺏기고 물러나 추락 가도를 걸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인민무력부장으로 임명되며 화려하게 군부 요직으로 복귀했고, 3개월 후에는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위원 자리에도 진입했다. 그러나 그의 복귀도 결국에는 비극으로 마감됐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韓·美 ‘킬체인·KAMD’ 바다로 확장… 北SLBM 대응 공조 박차

    韓·美 ‘킬체인·KAMD’ 바다로 확장… 北SLBM 대응 공조 박차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비한 군사 공조 체제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군 당국은 북한 핵, 미사일에 대비한 ‘킬 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 개념을 바다로 확장하고 대잠수함전 능력을 보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뿐 아니라 일본과의 공조 필요성도 제기돼 북한 SLBM 위협을 매개로 한·미·일 삼각 군사 협력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기본적으로 북한 SLBM 위협에 대해 ‘4D 개념’을 기반으로 한 작전 계획으로 대처하겠다는 방안이다. 4D는 방어(Defense), 탐지(Detect), 교란(Disrupt), 파괴(Destroy)를 의미한다. 한·미는 이를 작전 계획으로 완성해 해상의 이동식 발사대와 같은 SLBM 탑재 잠수함을 탐지하고 파괴하는 임무를 분담할 예정이다. 군은 유사시 북한 잠수함이 기지를 벗어나기 전에 타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한·미 공동으로 북한 잠수함을 표적화해 관리하고 이에 대응하는 수중 요격 체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앞으로 잠수함의 이동 경로를 탐지하기 위한 수중감시음향센서와 수상함의 음파탐지기(소나) 성능도 개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 군 탄도탄 탐지레이더인 ‘그린파인’이 750㎞까지 탐지할 수 있고 미국의 조기경보위성(DSP)도 한반도를 고정적으로 감시하고 있다”며 한·미 공조를 강조했다. 우주 궤도에 정지해 있는 미국 DSP는 6개로 이 중 하나가 북한 지역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군 당국도 2022년까지 군사정찰위성 5기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 16대의 해상 초계기가 동·서·남해 상공에서 잠수함을 탐지한다. 군은 특히 우리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사거리 1000㎞의 잠대지 순항 미사일 ‘해성3’와 구축함에서 발사하는 대잠어뢰 ‘홍상어’도 북한 잠수함을 타격할 수단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난달 ‘2016~2020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원거리 탐지용 음향센서 도입 사업은 반영하지 않았다. 북한 잠수함을 잡을 해상작전헬기 사업도 3년째 표류하고 있다. 북한 SLBM 위협을 애초부터 고려하지 못한 ‘사후약방문식 대응’이라는 지적이 남는다. 정부는 특히 이달 말 싱가포르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회의)에서 열릴 한·미,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 주목한다. 군 관계자는 “이 회의에서 북한의 상황과 SLBM 위협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일본의 공식 요청에 따라 샹그릴라 회의에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만 해도 과거사 문제와 독도 영유권 등 민감한 사안을 고려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다소 선회한 것이다. 일본은 주변국 위협에 대비해 4기의 군사첩보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미·일 공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체결한 한·미·일 군사정보공유약정을 구속력이 강한 정보공유협정 수준으로 격상시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견공에 폭탄 매달아 탱크에 돌진케 했더니…기상천외의 현대무기 역사

    견공에 폭탄 매달아 탱크에 돌진케 했더니…기상천외의 현대무기 역사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돌을 깎아 창을 만들고 나무를 다듬어 몽둥이를 만든 이후로 끊임없이 신무기를 개발해 상대 영토를 침략하거나 자기 땅을 지키려고도 했죠. 무기의 성능을 개량해 더 많은 인원을 살상하고자 하는 욕구는 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모든 무기가 주목받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부는 세상에 나오기도 전에 ‘실패’ 딱지가 붙었고, 일부는 어렵게 빛을 봤으나 볼품없는 성능 때문에 조롱거리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최첨단 무기를 동경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전 이번에 이런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 무기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잖아요. 한번 들여다 볼까요. 마지막 세계대전인 2차 세계대전은 신무기의 각축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무기가 쏟아진 전쟁이었습니다. 미국, 영국, 소련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과 나치 독일은 상대 병사를 더 많이, 효과적으로 살상하기 위한 무기 개발에 힘을 쏟았는데요.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황당한 무기도 참 많았습니다. 잘 알려진 것 중 하나가 ‘개 폭탄’(antitank dog)입니다. ●개에 폭탄을 매달아 전차에 돌진시켰더니…황당한 결과가 소련군은 독소전 초기 전쟁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구형 전차로 독일에 맞서야 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진격하는 독일의 신형 전차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죠. 소련군은 ‘맨몸’으로 대항하다 연이은 패배로 후퇴를 거듭하게 됩니다. 소련군은 그래서 고민 끝에 군견을 훈련시켜 자살 특공대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개 4만 마리를 활용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는데요. 시한폭탄을 두른 개를 적 전차에 돌진시키는 단순한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독일 전차로 달려가기는 커녕 소련 전차로 돌진해 폭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디젤(중유)을 사용하는 소련 전차를 이용해 훈련한 개들이 가솔린(휘발유)을 사용하는 독일 전차 대신 익숙한 냄새를 풍기는 소련 전차로 달려왔기 때문이죠. 놀란 소련군은 불쌍한 개를 더 희생시키는 대신 이 계획을 즉시 폐기했습니다. 독일이 소련에 패배해 더이상 공세를 취할 수 없게 되자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은 전세를 주도하기 위해 프랑스로 대규모 병력을 상륙시키는 계획을 준비하게 됩니다. 바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이죠. 그런데 히틀러는 연합군의 상륙을 예상하고 스페인부터 벨기에까지 해안이 내려다보이는 높은 지역에 수많은 콘크리트 벙커를 짓도록 지시했습니다. 해안 아래는 철조망과 지뢰를 매설하고 대포와 기관총을 촘촘히 설치했습니다. 영국군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콘크리트 벙커를 파괴할 방법을 구상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온 무기가 ‘판잰드럼’(Panjandrum)입니다. 판잰드럼은 바퀴모양의 구조물에 로켓을 달아 추진력으로 스스로 굴러가게 하는 기상천외한 무기였습니다. 여기에 폭약을 실으면 적이 있는 고지로 바퀴가 저절로 굴러가 폭발하게 한다는 복안이었죠. 그런데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로켓의 추진력이 약해 예상보다 속도가 느렸고, 추진력을 강화하자 로켓이 바퀴에서 분리돼 튀어나가버렸습니다. 또 평지에서는 그나마 제대로 굴러갔지만 돌이 가득한 고지에서는 제멋대로 굴러가 오히려 바다 쪽으로 되돌아오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습니다. 1t 무게의 폭발물을 실은 바퀴가 굴러오는 재난을 상상하기도 싫었던 연합군은 개발계획을 포기합니다. ●총에 삽을 끼워 방패로 사용하려 했던 캐나다군 1차 세계대전에는 무기는 아니었지만 적의 총탄을 방어하는 황당한 ‘삽’도 등장했는데요. 바로 캐나다군의 ‘맥아담 방패삽’(macadam shield showvel)입니다. 평소에는 병사의 개인 삽으로 사용하다가 유사시 적과 조우하면 총에 끼울 수 있도록 구멍을 냈습니다. 그런데 손바닥만한 삽의 크기로는 총탄을 막을 수 없었고, 세기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죠. 스스로를 ‘천재 전략가’라고 추켜세웠다가 결국 패망한 나치 독일의 히틀러는 대형 무기를 선호했습니다. 무기를 좋은 정치 선전 도구로 여겼던 그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무기로 적을 단번에 제압하길 원했습니다. 히틀러 뿐만 아니라 당시 군 전문가들도 무기의 크기와 공격력이 비례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마우스 전차’(maus tank)와 ‘도라포’(dora cannon)입니다. 도라포의 정식 명칭은 ‘구스타프 열차포’로 구경 800mm에 포신 길이만 32.5m, 전체 길이 47.3m, 너비 7.1m, 높이 11.6m, 무게 1350t의 거대한 모습을 자랑합니다. 무게가 너무 무거워 도저히 차량으로는 끌고 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열차에 실어 이동시켰다고 합니다. 사격 준비에만 한 달 이상이 걸리고 250명이 달라붙어야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덩치였죠. 여기에 2500명이 철로를 설치하면서 길을 터야 했습니다. 최대 47km까지 포탄을 날릴 수 있었지만 효율성이라곤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죠. 8.4m 길이에 4.8t이나 되는 포탄을 하루에 14번 밖에 발사할 수 없었습니다. 프랑스 침공 당시 요새인 마지노선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했지만 결국 마땅히 사용할 곳을 찾지 못하다 1942년 소련의 요새를 포위 공격한 세바스토폴 전투에 딱 한 번 사용했을 뿐입니다. 독일은 전쟁이 끝나기 직전 이 열차를 해체하거나 적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파괴해버렸습니다. ●박물관 전시물이 된 최대 시속 20km 괴물전차 1942년 히틀러는 연합군 전차가 절대로 파괴하지 못할 괴물 전차를 제작하도록 지시합니다. 전세가 이미 연합군쪽으로 기운 1943년 11월 개발된 것이 8호 전차 ‘마우스’입니다. 무게가 무려 188t에 당시로서는 엄청난 구경인 128mm 주포와 75mm 부포를 갖췄습니다. 개발자들은 전면장갑 200mm, 포탑 장갑 240mm로 만들어 어떤 연합군의 포도 뚫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소련군의 주력전차였던 T34의 전면장갑이 52mm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인데요. 문제는 비만한 덩치 때문에 최고 속도가 시속 20km에 불과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연합군 전투기의 좋은 먹잇감일 뿐이었죠. 그래서 시제품 2대를 끝으로 더이상의 생산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1944년쯤 실전에 투입시키려 했지만 전황은 이미 기울었고, 독일은 종전 직전 전차를 폭파시켰죠. 그런데 소련이 폭파된 전차를 노획해 세상에 알려지게 됐죠. 지금도 냉전시대에도 황당한 작전이 있었는데요. 바로 ‘도청 고양이 작전’(accustic kitty project)입니다. 미국의 CIA는 고양이의 몸 속에 실제로 도청장치를 삽입해 대화내용을 엿듣는 방식을 고안해냈습니다. 당시에는 도청장치 크기가 지금처럼 작지 않았기 때문에 고양이에게는 큰 고통이었을 겁니다. 고양이가 배가 고프면 현장을 이탈하는 문제가 부각되자 식욕을 억제하는 수술까지 했다고 합니다.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CIA는 결국 고양이를 현장에 투입시키는데 성공했는데요. 결과는 허무했습니다. 고양이가 자동차에 치어 죽었기 때문이죠. 고양이 몸속의 도청장치가 탄로날까봐 CIA는 즉시 고양이 사체를 회수했고, 그것으로 프로젝트는 끝이었습니다. 배우 이병헌이 출연한 영화 ‘지아이조2’에 등장하는 ‘신의 지팡이’(the rod from god) 위성 공격 시스템도 실제로 미국이 진행했던 프로젝트입니다. 영화에서는 런던 도심을 초토화시켜 핵폭탄에 맞먹는 위력을 보여줬는데요. 198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이 시스템은 길이 6m의 금속인 텅스텐(중석)탄 10여발을 탑재한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린 뒤 탄을 지상으로 자유낙하시켜 공격하는 방식입니다. 텅스텐탄은 무게가 100kg에 달해 가속이 붙으면 최대 시속 1만 1000km로 지상으로 돌진하게 되고 이를 통해 목표 지역을 초토화시킨다는 것이 최초의 시나리오였죠. 하지만 연구를 진행하면 진행할 수록 위력이 핵미사일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됩니다. 공격위성을 쏘아올리는데 필요한 막대한 예산과 이미 실용화된 탄도미사일 생산가격 비교하면 결론은 뻔했죠. ●”적군을 게이로 만들자” 황당 발상의 결말은 1990년대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 황당 무기로는 ‘게이 폭탄’(gay bomb)이 있습니다. 1994년 미 공군 소속인 오하이오주 라이트 연구소는 적진에 ‘아프로디시악’이라는 물질이 가득한 폭탄을 투하해 적군들이 서로 참을 수 없는 성적 흥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이 폭탄을 생각해내게 됩니다. 아프로디시악은 일종의 최음제로, 적진에 투하해 남성 위주로 구성된 적군을 동성애에 빠지게 하고 최종적으로 전의를 상실시킬 의도로 개발했습니다. 연구소는 이 ‘안전한 비살상 무기’를 사용하면 사랑에 굶주린 군인들이 총을 놓고 동성 연인에게 푹 빠질 것으로 확신했다고 합니다. 연구소는 상부에 무려 7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는데요. 시작도 하기 전에 효과에 의문을 가진 정부가 예산 지원을 하지 않아 자동 폐기됐습니다. 적군은 물론 아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일반인이 최음제에 노출된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생기겠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만 이 무기는 황당한 발명자에게 상을 주는 2007년 ‘이그노벨상’ 평화상 부문에 선정돼 세상에 실체를 드러냈고,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전쟁을 막아 전 세계에 평화를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죠. 라이트연구소 일부 연구진은 적군에게 땀·방귀·입냄새를 유발해 냄새로 숨어있는 병사를 찾아내고 적진의 사기까지 떨어뜨리는 특수 폭탄도 개발했지만 마찬가지로 상부로부터 외면당했다고 하니 정말 노력이 가상하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美·日 신밀월’ 개헌 교두보 확보… 아베의 폭주 힘 붙었다

    [글로벌 인사이트] ‘美·日 신밀월’ 개헌 교두보 확보… 아베의 폭주 힘 붙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이 헌법 개정 논의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자민당이 주도하는 일본 중의원 헌법심사회가 올해 정기국회에서의 헌법 개정을 논의하고자 지난 7일 첫 자유토론의 장을 마련, 개헌 분위기를 확산하고 있다. 헌법심사회는 개헌 항목과 내용을 압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지지를 확인하는 등 미국 방문에서 개선장군처럼 돌아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개헌을 위한 당초 계획을 초스피드로 밀어붙이기 시작한 셈이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다. 현행 헌법에서 전쟁 및 무력 행사의 포기, 전력 보유 금지 등을 규정한 9조를 고쳐 군대를 보유하고, 무력 행사를 할 수 있는 군사적 보통국가로 거듭 태어나겠다는 것이다. 결국에는 전범국가, 패전국가의 굴레 등 ‘전후 체제’에서 벗어나 일본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경제대국 일본이 군사대국이 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현행 헌법에는 해석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한계점과 모순이 많다”는 자민당의 지난 3일 헌법기념일 성명도 이 같은 입장을 담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헌법 개정을 위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심사회에서 자민당은 현행 헌법이 패전 직후 연합국총사령부(GHQ) 주도로 만들어져 점령군에 의한 ‘강요된 헌법임’을 주장하면서 일본인에 손에 의해 새로운 헌법이 만들어질 때가 됐음을 주장했다. 현행 헌법은 1946년 11월 3일 공포돼 이듬해 5월 3일부터 시행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토론과 관련해 “자민당이 2017년 발의를 염두에 두고 개헌 논의를 가속화하려 하고 있다”고 평했다. 2017년은 일본 헌법이 시행된 지 70주년이 된다. 아베 총리는 지난 2월 12일 중의원 본회의 시정방침 연설 때 “개헌을 위한 국민적 논의를 확대하자”며 개헌 물꼬를 텄다. 올 9월 재선이 확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마치고 내년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선을 확보한다. 그 다음 중의원 조기 해산 및 선거 등을 통해 국회에서 개헌을 위한 3분의2 선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그의 개헌 시나리오다. 자민당은 “시대 변화에 맞게 헌법도 바꿔야 한다. 독일도 개정을 여러 번 하지 않았냐”라는 논리를 폈다. 자민당은 평화 헌법 개정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 “환경권 및 인권, 긴급사태 조항 등을 먼저 논의해 고친 뒤 그 뒤 평화 헌법 조항인 9조를 개정하겠다”는 ‘2단계 개헌’이라는 단계적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평화 헌법 개정에 대한 반발과 반대를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환경권 조항 개정 등 여론의 거부감이 적은 분야에서 개헌 공감대와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전략으로 접근하려 하고 있다. 그 뒤 헌법 9조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겠다는 전략이다. 후나다 하지메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이 7일 헌법심사회 토론에서 “긴급사태 조항, 환경권 등 세 가지를 우선 논의하자”고 각 당에 제의한 것도 그런 전략이 깔려 있다. 긴급사태 시 국회의원의 임기를 연장하고, 재정 건전화를 헌법상 의무 조항으로 신설하는 한편 환경권 및 인권에 대한 내용도 헌법에 규정하자고 공세를 폈다. 후나다 본부장은 “시대에 맞는 긍정적인 논의를 하고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며 개헌 당위성을 주장했다. 단계적인 접근법을 쓰는 것은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 전체 의원의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이끌어 내야 하고, 반대 여론을 잠재우면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국민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을 수 있다.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 대리가 지난 3일 도쿄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모든 힘을 다해 여론을 계몽하고 헌법 개정에 관한 올바른 이해를 국민에게 확실히 심어 국민투표에 부쳤을 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직 개헌에 대해 부정적인 국민을 조심스럽게 설득해 나가면서 개헌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아베 정부는 지난해 7월 각료회의를 통해 집단 자위권에 대한 헌법 해석을 변경시켰고, 지난 4월 미국과 18년 만의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을 이뤄 내는 등 헌법 개정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헌법 해석과 시행 지침 등을 고쳐 평화헌법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한발 한발 나가고 있다. 헌법 해석의 변경으로 ‘전수방위’에서 벗어나 한반도 유사시는 물론 세계 각국의 분쟁에 군사적 개입의 근거를 마련했다. 그 전까지 일본 정부는 집단적 자위권을 헌법 9조에 따라 포기한다고 밝혀 왔다. 첫 관문인 국회를 넘어야 하는 아베 총리에게 구심점 없이 지리멸렬한 야권의 상황은 희망을 주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아베의 헌법 개정 구상은 순풍을 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향해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중국의 군사적 급부상은 일본의 보통국가화의 전략적 필요성과 명분을 주고 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영토 갈등은 일본에서 군사적 보통국가를 향한 목소리를 높이며 개헌 반대 의견을 조금씩 무력화하는 분위기다.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 벌어지는 중국의 해양 진출 확대 등 군사적 영향력 증대,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의 영토 분쟁 등은 일본의 교전권 부활과 군사활동 영역 확대 등 군사적 보통국가화의 중요한 명분이 되고 있다. 중국을 의식한 일본의 재무장과 교전권 확보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후원은 아베 총리의 행보에 절대적인 힘이 되고 있다.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위협’이란 것도 일본의 재무장 명분을 더하고 있다. 헌법 9조의 수정이 이뤄지면 일본 자위대는 군대로 바뀌고, 일본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명실상부한 군사대국의 길을 가게 된다. 일본의 군사적 행위를 묶어 놓았던 족쇄가 갈수록 느슨해지면서 동북아시아에서 중·일 간의 군비 경쟁과 군사적 대결 양상 및 긴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기획] 유사시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 사실은 부인한 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위선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그의 이번 방미 기간 중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논의된 여러 가지 의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은 27일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이었다. 합의문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 한 장의 합의가 차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가져올 후폭풍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新방위협력지침’...전범국 일본 ‘족쇄’ 풀어줘 이번에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 북해도 지역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던 일본의 필요에 의해 책정된 정부 간 합의이다. 이 합의에는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군과 자위대가 정보·작전·군수 등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정부 대 정부의 합의문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이 지침은 1978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본 영토와 영해, 영공 방위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헌법 제9조에 따라 정규군을 보유할 수 없었고, 자위대는 이름 그대로 자국의 치안과 영토 보호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자위대의 성격과 작전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공세적 무기 획득과 군비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제창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고 있었지만, 냉전 붕괴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1차 북핵위기로 홍역을 치른 이후인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세적 무기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한 것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변화는 미국의 세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이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재정위기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잡아두고 있던 끈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일반적으로 자위권이란 국가 주권과 이익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말하는데, ‘집단적 자위권’이란 지켜야 할 주권과 이익에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불량배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친구가 와서 함께 싸워주고, 반대로 친구가 불량배에게 당할 위기에 처하면 자신도 나서서 친구와 함께 불량배와 싸워 준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WTO) 등 집단안보체제, 또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체결한 동맹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집단안보체제에 가입한 국가가 정상국가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전쟁범죄국가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전쟁범죄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대신, 일본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방어적 목적으로만 운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에서 군대의 보유와 국가의 교전권 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 헌법 개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내외의 반대로 개헌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개념 도입을 통해 자위대를 교전권을 가진 정식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교전권이란 국가 간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적국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교전권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파트너 국가가 미국이라면 이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우방 관계에 있지 않은 거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할 수 있는 교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 날개?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일본은 굳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형식상 최고사령부가 되는 UN군사령부는 일본에 7개의 후방기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지들은 모두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이, 사세보 해군기지는 제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2호위대군이 함께 쓰고 있고, 캠프 자마에는 주일미육군 제500군사정보여단과 지원부대가 일본판 특전사라 할 수 있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와 함께 입주해 있다.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는 항공자위대 방공지휘소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기지, 화이트비치 기지 등에도 모두 자위대 지원부대가 함께 입주해 있거나 유사시 기지에 전개되는 전력의 작전을 지원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한반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엮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인해 자위대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리에 따라 한반도에서 작전하는 미군의 후방지원 수준을 넘어서, 필요에 따라 미군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우리 동의없이 한반도전쟁 개입 못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의 사전요청과 우리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한·미 연합군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고, 새로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자위대는 해상에서 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 미군의 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본은 일본 인근 해역이나 괌 인근에서 들어오는 사전배치전단은 물론 미 본토와 하와이 등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싣고 들어오는 미 수송선단에 대한 보호 작전도 ‘후방 지원’ 개념에서 수행해야 한다. 기동함대 등 선단 호위를 위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가 미 수송선단에 대한 호송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 미 해군 수송선단이 한반도 해역 진입에 난색을 표하고, 연합사령부가 신속한 물자 하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 영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정부는 평시에는 “우리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전시가 되어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진 상황이라면 명분 보다는 생존이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군사작전 허용은 곧 일본에 채워져 있던 전범국이라는 족쇄가 서서히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심각한 골칫거리인 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수 없을 것이다. -미일동맹 격상은 미국의 자충수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 Carr)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군웅할거(群雄割據)가 지속되다가 통일되고, 통일되어 전성기를 잠시 누리다가 부정부패와 반란, 외적의 침입 등으로 망하고 흥하고를 수 없이 반복했고, 우리나라 역시 비록 왕조 교체는 중국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의 권력다툼과 국론 분열과 국력 약화, 이 틈을 탄 외적의 침략, 침략을 물리친 뒤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권력다툼과 외침이 이어지는 같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동아시아 역사의 변두리에 있었던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했지만, 경제적·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이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국가가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거나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한국과 중국에 사신단을 보내 이른바 통신사로 불리는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힘이 있을 때는 수시로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3세기 초 호족연합정권인 야마토 정권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정규군을 갖춰 가야, 백제와 결탁해 신라를 침략했고, 통일신라 시대에도 경상·전라·충청·경기 연안 일대에 수시로 해적선단을 보내 해안선을 약탈하거나 조운선, 무역선을 습격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와 가까운 쓰시마섬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반도 해안에 대한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기에는 15만 대병력으로 한반도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기도 했다. 문제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과 과거 한반도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일삼았던 가문이 현재 일본의 집권세력에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노략질 일삼던 가문들이... 에도시대부터 일본 정계의 주류를 이루며 한반도와 대륙 침략을 주장했던 조슈번(長州藩) 세력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번주(藩主)인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제7군(약 3만 명)을 이끌고 조선 전국토를 유린했던 자들이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고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나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배출했고, 이들 세력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 정치계의 주류로 남아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인물을 배출하고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 민족주의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동해와 남해,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적 집단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 역시 번주인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이끄는 제4군(약 1만5,000여 명)이 참전하여 경상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칠전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을 전멸시켰으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죽게 만든 자들이었다. 이들은 조슈번과 함께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며 일본제국해군을 건설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전후에도 일본 정계의 주류 정치세력으로 남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라는 극우 정치인을 배출하고 현재도 극우 민족주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정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정치세력은 과거부터 내부 권력 투쟁을 이어오면서 일본 국내 상황이 정리되고 힘이 축적되면 반드시 한반도와 대륙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도 과거사 왜곡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열등 민족이자 타도 대상으로, 미국을 ‘핵무기'라는 비인도적인 무기를 일본인에게 사용한 가해자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미일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역대 그 어느 시절보다 굳건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 ‘120% 한통속’이라는 미·일 밀월관계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했던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자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초강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자랑해도 일본의 전자부품 없이는 빈껍데기라며 초강대국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무역통상법 제301조, 즉,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와는 무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결과로 일본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는데 금융과 제조업의 거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도쿄 증시는 3분의 1토막이 났고, 금융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년 전 경제력으로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군사력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중국 위협론과 자신들의 역할론을 들고 나오며 자위대라는 이름의 족쇄를 서서히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일본은 원거리 공습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항공모함과 대형 상륙함과 같은 공격무기를 손에 넣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7톤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8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640kg의 플루토늄을 IAEA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했다가 적발되는 등 미심쩍은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 '핵무장'만 남은 셈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 군사력을 갖추고 대량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용인과 협력 덕분이었다.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은 이제 보통군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군대까지 보유했고, 군사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핵무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물질과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위성 발사체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몇 주 이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제10조 1항에 따르면, NPT 가입국은 NPT에 가입했더라도 국가 비상사태나 국가이익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UN에 통보하고 NPT를 탈퇴할 수 있다. 즉, 센카쿠에서 중국의 위협,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빌미로 얼마든지 NPT를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순간 경제력·핵 능력으로 일본은 미국에 다시 "NO"라고 맞서려 할 것이며,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요컨대 미국은 일본 우익의 속셈과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맹수를 잡기 위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가를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일본에 맞설 강력한 군사력이라도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허세만 부리며 막대기라도 주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만에 하나라도 유사시에 무엇으로 대응할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위정자들에게 물어볼 때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전범국의 ‘족쇄’를 풀어주다...한반도 앞날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전범국의 ‘족쇄’를 풀어주다...한반도 앞날은?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 사실은 부인한 채 홀로코스트 박물관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는 위선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그의 이번 방미 기간 중 그의 행보에 힘을 실어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 기간 중 논의된 여러 가지 의제 가운데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것은 27일 양국 외교·국방장관 회의(2+2회의)에서 합의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이었다. 합의문은 온갖 미사여구로 포장되어 있지만 이 한 장의 합의가 차후 아시아·태평양 지역, 특히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에 가져올 후폭풍은 가히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합의 이번에 개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냉전 시기 북해도 지역에서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던 일본의 필요에 의해 책정된 정부 간 합의이다. 이 합의에는 일본이 타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미군과 자위대가 정보·작전·군수 등 분야에서 각각 어떻게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는 정부 대 정부의 합의문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활용된다. 이 지침은 1978년 처음 만들어질 당시만 하더라도 철저하게 일본 영토와 영해, 영공 방위를 위한 내용만을 담고 있었다. 일본은 패전국이었기 때문에 헌법 제9조에 따라 정규군을 보유할 수 없었고, 자위대는 이름 그대로 자국의 치안과 영토 보호를 위해서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자위대의 성격과 작전 영역을 명시함으로써 일본의 공세적 무기 획득과 군비증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방위청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제창한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을 오랫동안 고수해 오고 있었지만, 냉전 붕괴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1차 북핵위기로 홍역을 치른 이후인 1996년, 미·일 안보공동선언을 통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서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세적 무기 확보 가능성을 열어두기 시작한 것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위한 변화는 미국의 세력 약화와 중국의 부상, 극우 성향의 아베 신조 내각이 들어선 이후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은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정부 재정위기 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위협론을 부채질했고, 미국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을 잡아두고 있던 끈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우선, 일본이 주장하는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했다. 일반적으로 자위권이란 국가 주권과 이익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권리를 말하는데, ‘집단적 자위권’이란 지켜야 할 주권과 이익에 자국뿐만 아니라 동맹 또는 우방국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쉽게 말해 자신이 불량배에게 맞을 위기에 있으면 친구가 와서 함께 싸워주고, 반대로 친구가 불량배에게 당할 위기에 처하면 자신도 나서서 친구와 함께 불량배와 싸워 준다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바르샤바조약기구(WTO) 등 집단안보체제, 또는 각국이 개별적으로 체결한 동맹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 같은 집단안보체제에 가입한 국가가 정상국가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럴 자격이 없는 전쟁범죄국가일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은 전쟁범죄국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군대’를 보유할 수 없는 대신, 일본 영토와 영공, 영해에서 방어적 목적으로만 운용될 수 있는 최소한의 무력인 ‘자위대’만 가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이른바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제9조에서 군대의 보유와 국가의 교전권 포기를 명문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은 집권 초기부터 이 헌법 개헌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국내외의 반대로 개헌이 어려워지자 헌법 해석 변경과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개념 도입을 통해 자위대를 교전권을 가진 정식 군대로 만들려 하고 있다. 교전권이란 국가 간 분쟁을 평화적인 수단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적국과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는 교전권이지만,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한 파트너 국가가 미국이라면 이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동맹을 맺거나 우방 관계에 있지 않은 거의 모든 국가와 전쟁을 할 수 있는 교전권을 손에 쥐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파병' 날개? 또한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일본은 굳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아니더라도 한반도 유사시 전쟁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이 작전에 투입될 경우, 이를 지원하기 위해 자위대가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 유사시 형식상 최고사령부가 되는 UN군사령부는 일본에 7개의 후방기지를 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기지들은 모두 미군과 자위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기지다. 요코스카 해군기지는 미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1호위대군이, 사세보 해군기지는 제7함대와 해상자위대 제2호위대군이 함께 쓰고 있고, 캠프 자마에는 주일미육군 제500군사정보여단과 지원부대가 일본판 특전사라 할 수 있는 중앙즉응집단사령부와 함께 입주해 있다.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요코타 공군기지는 항공자위대 방공지휘소가, 해군과 공군, 해병대가 사용하는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기지, 화이트비치 기지 등에도 모두 자위대 지원부대가 함께 입주해 있거나 유사시 기지에 전개되는 전력의 작전을 지원한다. 어떤 형태로든지 한반도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에 자위대가 엮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인해 자위대는 날개를 달게 됐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논리에 따라 한반도에서 작전하는 미군의 후방지원 수준을 넘어서, 필요에 따라 미군과 함께 북한에 대한 공세적 군사작전을 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앵무새처럼 “우리 동의없이 한반도전쟁 개입 못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의 사전요청과 우리의 동의 없이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은 있을 수 없다”고 발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개전 초기 북한은 한·미 연합군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 공격을 가할 것이고, 새로 개정된 지침에 따라 자위대는 해상에서 이 미사일 요격을 시도할 의무가 있다. 미군의 작전을 후방에서 지원해야 하는 일본은 일본 인근 해역이나 괌 인근에서 들어오는 사전배치전단은 물론 미 본토와 하와이 등지에서 병력과 장비를 싣고 들어오는 미 수송선단에 대한 보호 작전도 ‘후방 지원’ 개념에서 수행해야 한다. 기동함대 등 선단 호위를 위한 해군력을 갖추지 못한 우리나라가 미 수송선단에 대한 호송 지원을 제공하지 못해 미 해군 수송선단이 한반도 해역 진입에 난색을 표하고, 연합사령부가 신속한 물자 하역을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위해 자위대가 한반도 영해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즉, 우리 정부는 평시에는 “우리 동의 없이 자위대가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전시가 되어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빠진 상황이라면 명분 보다는 생존이 우선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자위대의 해외 군사작전 허용은 곧 일본에 채워져 있던 전범국이라는 족쇄가 서서히 풀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일본의 족쇄를 풀어줌으로써 심각한 골칫거리인 북한과 잠재적 적국인 중국에 맞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손 안 대고 코 푸는’ 장밋빛 미래를 기대하겠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갈 수 없을 것이다. -미일동맹 격상은 미국의 자충수 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dward H. Carr)는 “역사는 반복된다”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중국은 군웅할거(群雄割據)가 지속되다가 통일되고, 통일되어 전성기를 잠시 누리다가 부정부패와 반란, 외적의 침입 등으로 망하고 흥하고를 수 없이 반복했고, 우리나라 역시 비록 왕조 교체는 중국보다 적었다고는 하지만 위정자들의 권력다툼과 국론 분열과 국력 약화, 이 틈을 탄 외적의 침략, 침략을 물리친 뒤 잠시 평화를 누리다가 다시 권력다툼과 외침이 이어지는 같은 역사의 반복이었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메이지 유신 이전까지 동아시아 역사의 변두리에 있었던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상 정치적으로는 강력한 독립성을 유지했지만, 경제적·문화적으로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이들로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데 국가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이들은 국가가 분열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거나 힘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한국과 중국에 사신단을 보내 이른바 통신사로 불리는 사절단을 보내줄 것을 정중히 요청했지만, 힘이 있을 때는 수시로 한국과 중국을 침략하며 노략질을 일삼았다. 3세기 초 호족연합정권인 야마토 정권이 전국을 통일한 이후에는 정규군을 갖춰 가야, 백제와 결탁해 신라를 침략했고, 통일신라 시대에도 경상·전라·충청·경기 연안 일대에 수시로 해적선단을 보내 해안선을 약탈하거나 조운선, 무역선을 습격했다. 고려시대에는 한반도와 가까운 쓰시마섬에 거점을 마련하고, 한반도 해안에 대한 노략질을 일삼았고, 조선시기에는 15만 대병력으로 한반도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기도 했다. 문제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과 과거 한반도를 침략하고 노략질을 일삼았던 가문이 현재 일본의 집권세력에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노략질 일삼던 가문들이... 에도시대부터 일본 정계의 주류를 이루며 한반도와 대륙 침략을 주장했던 조슈번(長州藩) 세력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번주(藩主)인 모리 테루모토(毛利輝元)가 제7군(약 3만 명)을 이끌고 조선 전국토를 유린했던 자들이다. 이들은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고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했던 요시다 쇼인(吉田松陰)이나 조선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배출했고, 이들 세력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에도 일본 정치계의 주류로 남아 아베 신조(安倍晋三)라는 인물을 배출하고 지금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극우 민족주의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도시대부터 동해와 남해, 난세이 제도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적 집단이었던 사쓰마번(薩摩藩) 역시 번주인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가 이끄는 제4군(약 1만5,000여 명)이 참전하여 경상도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칠전량 해전에서 조선수군을 전멸시켰으며, 노량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죽게 만든 자들이었다. 이들은 조슈번과 함께 메이지 유신을 주도하며 일본제국해군을 건설해 태평양전쟁을 일으켰고, 전후에도 일본 정계의 주류 정치세력으로 남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라는 극우 정치인을 배출하고 현재도 극우 민족주의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정계를 주도하고 있는 이들 정치세력은 과거부터 내부 권력 투쟁을 이어오면서 일본 국내 상황이 정리되고 힘이 축적되면 반드시 한반도와 대륙을 상대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특히 이들은 현재도 과거사 왜곡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열등 민족이자 타도 대상으로, 미국을 ‘핵무기'라는 비인도적인 무기를 일본인에게 사용한 가해자로 선전하고 있다. 현재 미일관계는 표면적으로는 역대 그 어느 시절보다 굳건하지만, 일본은 자신들의 힘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언제든지 이빨을 드러낼 것이다. 실제로 냉전 시기 ‘120% 한통속’이라는 미·일 밀월관계 속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까지 성장했던 일본은 경제력과 군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자 미국을 향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외치기 시작했다. 일본은 자신들이 초강대국이 될 것이며, 미국이 첨단 무기를 자랑해도 일본의 전자부품 없이는 빈껍데기라며 초강대국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무역통상법 제301조, 즉, “미국의 눈 밖에 난 국가와는 무역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결과로 일본은 치명타를 입게 되었는데 금융과 제조업의 거품이 순식간에 증발하면서 도쿄 증시는 3분의 1토막이 났고, 금융기업들이 연쇄적으로 문을 닫으면서 이른바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20년 전 경제력으로 미국에게 반기를 들었던 일본이 이제는 군사력 카드를 들고 나왔다. 중국 위협론과 자신들의 역할론을 들고 나오며 자위대라는 이름의 족쇄를 서서히 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일본은 원거리 공습이 가능한 고성능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항공모함과 대형 상륙함과 같은 공격무기를 손에 넣었고,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약 47톤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약 8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인 640kg의 플루토늄을 IAEA에 신고하지 않고 은닉했다가 적발되는 등 미심쩍은 행동도 이어가고 있다. -마지막 관문 '핵무장'만 남은 셈 일본이 이처럼 공세적 군사력을 갖추고 대량의 플루토늄까지 보유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용인과 협력 덕분이었다.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일본은 이제 보통군대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막강한 공격력을 갖춘 군대까지 보유했고, 군사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핵무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일본은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물질과 기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위성 발사체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지만 있다면 몇 주 이내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수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제10조 1항에 따르면, NPT 가입국은 NPT에 가입했더라도 국가 비상사태나 국가이익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는 UN에 통보하고 NPT를 탈퇴할 수 있다. 즉, 센카쿠에서 중국의 위협,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빌미로 얼마든지 NPT를 탈퇴하고 핵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하는 순간 경제력·핵 능력으로 일본은 미국에 다시 "NO"라고 맞서려 할 것이며, 그때는 미국도 일본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요컨대 미국은 일본 우익의 속셈과 그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라는 맹수를 잡기 위해 반성하지 않는 전범국가를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일본에 맞설 강력한 군사력이라도 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감에도 불구하고 큰 소리로 허세만 부리며 막대기라도 주워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만에 하나라도 유사시에 무엇으로 대응할지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서 위정자들에게 물어볼 때가 아닐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우리 입장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대체 왜?”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우리 입장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대체 왜?”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자위대 지구 어디서든 작전, 우리 입장 구체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대체 왜?”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주변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미·일 새 방위지침에 반영됐다. 그러나 이는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명시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채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미·일 양국은 새 지침의 ‘일본 이외의 국가에 대한 무력 공격 대처 행동’ 항목(D 항목)에서 “미 일 양국이 각각 미국 또는 제3국에 대한 무력 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주권의 충분한 존중을 포함한 국제법 및 각자의 헌법 및 국내법에 따라 무력행사를 따른 행동을 취해나간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일 3국이 지난 17일 ‘3자 안보토의’(DTT) 직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데 동의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우리 국방부 측은 미·일 새 방위협력지침에 보다 구체화된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새 지침에도 공동보도문과 같이 포괄적이고 일반화된 내용이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아니라 일본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제3국이 공격을 받거나 그같은 공격이 일본의 안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에도 일본이 대응할 수 있게 된다”면서 “그러나 새 지침은 일본 평화헌법과 완전히 일치하고 국제법에 충실히 따르며 역내 제3국에 대한 주권을 충분히 존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새 지침에 따른 미·일 방위협력이 역내 전체는 물론 한반도의 안보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역내 비상사태에 대한 우리의 노력을 지원하는 일본의 능력이 증강된다는 것은 그만큼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주일 미군은 한반도 유사시 한반도로 들어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지침은 1997년 한 차례 개정된 방위협력지침을 18년 만에 재개정한 것으로, 미군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후방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기존 지침은 미·일 방위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최대 한반도와 대만 해협을 아우르는 ‘일본 주변’으로 제한했지만, 새로운 지침은 이 같은 지리적 제약을 철폐해 자위대가 전 세계를 활동 무대로 미군과 연합작전을 벌이고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미·일 양국은 이 지침에서 ▲평소의 협력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잠재적 위협에 대한 대응(중요영향 사태)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 사태에 대한 대처 행동 ▲집단 자위권 행사를 전제로 일본 이외의 국가를 겨냥한 무력 공격에 대한 행동 ▲일본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재해에서의 협력 등 5개 분야에 걸친 미군과 자위대의 협력을 규정하고 있다. 양국은 특히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를 지리적으로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침에 적시하고, 평시부터 긴급사태에 이르기까지 ‘이음새 없는’ 형태로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를 취해나간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도서(섬) 방위’를 명기했다. 지침은 “자위대는 도서도 포함한 육상 공격을 저지하고 배제하기 위한 작전을 주체적으로 실시하고 필요가 생겼을 경우 섬 탈환 작전을 실시하며 미군은 자위대를 지원한다”고 적시했다. 양국은 이와 함께 미국을 표적으로 하는 탄도 미사일을 일본 자위대가 요격하는 내용이 지침에 명기됐다. 특히 미군과 자위대는 탄도미사일 대처 능력의 종합적인 향상을 꾀하며 탄도미사일 발사를 조기에 탐지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기로 했다. 양국은 집단자위권 행사 시 자위대가 미군의 자산(무기)을 보호하거나 수색, 구난, 기뢰제거, 강제선박 검사, 후방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양국은 미국이 세계적으로 관여한 국제분쟁에서 자위대가 평화유지 활동, 인도적 지원, 재해구호, 해양 안전보장, 해적퇴치, 기뢰 제거,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차단, 대테러 활동 등의 후방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제3국과의 방위협력이나 다자안전보장 방위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도 새로운 협력 분야로 포함됐다. 양국은 각종사태 발생 시 미일이 대응방안을 협의하는 ‘조정기구’를 언제든지 설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지침은 “양국 정부는 새로운 동맹조정 메커니즘을 설치해 평상시부터 긴급사태까지 모든 단계에서 미군과 자위대의 활동과 관련한 정책과 운용 면의 조정을 강화하고 정보 공유에 이바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일본 자위대와 미군의 협력 및 역할분담을 규정한 문서로서 1978년 옛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작성됐으며 1997년 한반도 유사상황을 가정해 한 차례 개정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한국 vs 일본 군사력…우위 논란의 진실은?

    [밀리터리 인사이드] 한국 vs 일본 군사력…우위 논란의 진실은?

    세계 군사력 순위 1위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주저없이 ‘미국’을 꼽을 겁니다. 한 해에 자국 국방 분야에 쏟아붓는 돈이 올해 기준 577조원에 달하고, 우주 개발과 관련한 예산까지 합하면 1000조원을 넘어 우스갯소리로 ‘천조국’(千兆國)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요. 병력과 첨단 장비, 구식 무기의 차이까지 감안하면 결과를 쉽게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세계 언론에서 공신력이 있다고 보는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를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GFP는 2003년부터 매년 100여개의 지표를 이용해 군사력 순위를 발표합니다. 언론과 군사 매니아들은 연초부터 GFP 순위 변화에 주목하는데요. 우리나라는 과연 일본과 독일, 이스라엘 등 군사강국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요.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는 GFP에서 자체적으로 추산한 것으로, 각 국가 군용 장비의 수는 실제 보유 숫자와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또 GFP는 핵무기를 전력에서 제외했습니다. ●미국, 누구도 넘보지 못할 세계 최강 군사력 먼저 미국과 우리나라의 비교입니다. GFP에 따르면 미국은 인적 자원으로 인구 3억 2000만명, 정규군 140만명, 예비군 110만명이 있습니다. 항공기는 헬기 6196대, 공격용 헬기 920대, 폭격기 등 거점 공격기 2797대, 공중전을 주로 담당하는 전투기 2207대, 수송기 5366대로 총 1만 3892대라는 어마어마한 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중에는 F-22, F-35 등 첨단 무기가 포함돼 있어 공군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세계 최강의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지상전 무기로는 전차 8848대, 장갑차 4만 1062대에다 로켓을 무서운 속도로 쏘는 다연장 로켓포가 1331대입니다. 여기에 항공모함 20척, 잠수함 72척, 호위함 10척, 구축함 62척 등 473척의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합니다. 물론 항공모함을 제외하더라도 전략 핵잠수함, 이지스함을 가장 많이 보유해 전세계 분쟁지역에 즉각적인 화력지원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4900만명, 정규군 62만명, 예비군 290만명으로 인구 대비 병력 수는 막강한 수준입니다. 또 헬기 668대, 공격용 헬기 77대, 거점 공격기 399대, 전투기 399대, 수송기 342대 등 141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차 2381대, 장갑차 2660대, 다연장 로켓포 214대로 지상전 장비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함정은 총 166척으로 잠수함 13척, 호위함 11척, 구축함 12척 등이 있습니다. 항공기 중에는 F-4, F-5 등 노후 기종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F-35 도입을 앞두고 있고 차기 전투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기대가 됩니다. GFP는 한국을 군사력 순위 7위에 올려놨습니다. ●일본, 공군·해상 전력 특화…만만하게 봐선 안된다 여러분이 궁금해 하는 나라 중 하나로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뒤 만든 평화헌법 때문에 ‘자위대’(自衛隊)라는 애매한 이름의 군사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24만 7173명의 정규군과 5만 7900명의 예비군은 다소 초라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24만여명(한국 16만여명)이 모두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돼 있어 유사시 100만명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밖에 741대의 헬기와 122대의 공격용 헬기, 각각 289대의 거점 공격기와 전투기를 보유해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전차는 678대로 다소 적지만 장갑차는 2850대로 더 많습니다. 일본 전력의 핵심은 공군과 더불어 해상 전력인데요. 특히 2013년 취역한 경항공모함인 ‘이즈모’가 최근 실전 배치됐죠. 이외에도 ‘효가’, ‘이세’ 등 항공모항급 호위함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잠수함 16대, 이지스함을 포함한 구축함 43대, 최신 조기경보기 13대를 보유해 해군 전력은 사실상 우리를 앞섭니다. 병력 열세로 GFP 군사력 순위는 9위이지만, 이미 5세대 전투기 시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한 해 우리보다 많은 45조원의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GFP 군사력 순위 11위인 이스라엘입니다. 인구는 782만명으로 우리나라의 6분의 1 수준이지만 정규군이 16만명이나 됩니다. 예비군은 63만명입니다. 또 항공전력은 우리나라보다 다소 열세이지만 전차 수는 4170대로 세계 최상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장갑차는 1만대나 됩니다. 남녀 모두 군 생활을 해야 하는 전국민 징병제 국가로, 육군에 특화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해군 전력은 전무하지만, 지상전은 실전 경험이 있는 장병이 다수인데다 국방예산이 우리의 절반인 18조원에 달합니다. 1~4차 중동전과 다양한 전차전 경험을 바탕으로 대전차로켓을 방어하는 ‘반응장갑’(전차의 갑옷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술과 각종 기갑장비 생산 기술,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여 무기 수출 강국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북한이 ‘군사강국’이라는 명성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북한은 36위입니다.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데요. 거점 공격기 516대, 전투기 458대 등 항공전력 940대에 전차 4200대, 장갑차 4100대로 재래식 무기 숫자로만 보면 우리나라를 압도합니다. 정규군 69만명, 예비군 450만명으로 인적 자원도 어마어마하죠. 함정도 잠수함만 70척에 달합니다. 하지만 한 해 국방예산이 8조원에 불과하고, 전쟁 필수품인 각종 유류와 탄약 등 군수 지원 능력이 열악하죠. 심지어 최신 전투기라고 해봤자 1985년 도입한 초기 4세대 전투기 Mig-29로, 우리의 공군전력과 비교하면 열세라는 것이 대체적인 군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그나마 항공유와 훈련 부족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앞에서조차 장난감 전투기로 모의 훈련을 보여주는 촌극을 보이기도 했죠. 전차도 2.5세대로 분류되는 재래식 T-72, 2세대인 T-62 전차를 주력 전차로 보유하고 있어 물량만 많을 뿐 열영상장비, 레이저 조준기 등을 갖춘 우리 3세대 전차 K-1(K-1A1) 전차와 정면 승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1991년 이라크전에서 K-1 전차의 모태인 미국의 M1 에이브람스 전차에 T-72 전차 대부분이 녹아내리다시피한 사실만 돌이켜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죠. 우리와 군사력이 비슷한 나라를 볼까요. 독일은 8위입니다. 정규군 18만명, 예비군 14만 5000명입니다. 장갑차가 5869대로 많을 뿐 전차는 408대, 거점 공격기 192대, 전투기 105대, 잠수함 4대 등으로 숫자로만 보면 다소 미흡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독일은 2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우수한 기갑장비 핵심기술(엔진·주포·장갑 등)을 갖게 됐고, 항공기는 대부분 최신 항공기이며 공중급유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요 무기 수출국이기도 하죠. 통일 이후 같은 패전국인 일본과는 반대로 군비를 크게 축소했지만, 여전히 우리보다 많은 한 해 42조원을 예산으로 씁니다. 프랑스도 정규군과 예비군이 각각 20만명이지만 독일과 마찬가지로 42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군사 강국입니다. 특히 항공모함 4척, 핵잠수함을 포함한 잠수함 10척, 호위함 21척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 생산한 ‘라팔’ 등 첨단 항공기를 운용해 우리보다 한 단계 높은 6위에 랭크됐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국가는 역시 중국입니다.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정규군 230만명, 예비군 230만명에 전투기와 거점공격기를 합해 2000대가 넘습니다. 전차는 9150대, 다연장 로켓포 1770대로 육군 전력도 놀라운 수준입니다. 노후 장비를 감안하더라도 미국과 더불어 지상전 최강자로 불릴만 합니다. 2012년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취역했고, 자체 개발한 5세대 전투기 ‘젠-20’을 군에 배치하는 등 최신 무기도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늘려가고 있는데요. 한 해 국방예산이 155조원에 달합니다. 반대로 여전히 군사강국이지만 국가 부도 위기를 겨우 넘긴 러시아는 이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현재 전차 1만 5000대, 잠수함 55대, 전투기와 거점 공격기 2000대를 보유해 군사력은 미국에 뒤지지 않지만 한 해 예산이 64조원으로 중국에도 못 미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1)“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2)군통령들의 꿈의 무대 ‘걸그룹 대첩’ (3)대한민국 육·해·공군 무기의 세계 (4)‘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5)한국 vs 일본 군사력 우위 논쟁…진실은?
  • 센카쿠 분쟁 때 미군 개입 명시… 中 반발할 듯

    센카쿠 분쟁 때 미군 개입 명시… 中 반발할 듯

    미국과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에 맞춰 27일(현지시간) 개정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은 남중국해로 진출하려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즉 중국의 군사대국화를 견제하는 것이 개정안의 목표로, 결국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일본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에서 미·일 양국 협력의 지리적 범위를 아시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세계적 차원으로 확대하고, 전쟁을 포함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 나라는 협력한다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개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자위대는 미군과 함께 평시나 전시에 한반도뿐만 아니라 우리 군 해상 작전구역에서도 작전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의 자위대가 미군을 등에 업고 한반도 공역과 해상 작전구역에 수시로 드나들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미국과 일본은 한국의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새 가이드라인에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새 가이드라인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이 한반도 주변에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경우 한국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표현이 담기길 희망했지만 그렇지 못해 우리 측의 입장이 덜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관이 해상에 선포하는 ‘한반도 전쟁 수역’에 일본 자위대가 진입할 가능성도 남는다. 연합사령관이 유사시 공해상에 전쟁 수역을 선포하면 다른 나라 선박의 공해 통항권은 제한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주일미군기지에서 미군 증원전력이 한국으로 투입된다. 자위대가 우리 정부의 사전 동의 절차 없이 미군 증원전력과 함께 전쟁 수역에 진입할 가능성은 남는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우리 정부에는 미국 및 일본과의 추가 논의를 통해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 상황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미국과 일본은 또 공동성명에서 센카쿠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 지배를 재확인하면서 “이를 훼손하는 어떤 일방적인 행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센카쿠열도를 염두에 두고 ‘도서(섬) 방위’를 명기했다. 이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 등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감시하기 위해 초계기를 3년 전보다 25%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은 지난해 12월 한·미·일 간에 합의된 북한 핵·미사일 정보에 관한 정보보호 약정과 관련, “삼국 협력을 확대하는 틀로 활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이 추진하는 안보 관련 법 정비에 대해 “환영하며 지지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공동성명은 2017년까지 요코스카항에 미국 이지스함을 추가 배치하고, 주일 미 해병대에 F35B 및 수륙양용 USS 그린베이를, 첨단 초계기(P8) 및 무인 고공 초계기인 글로벌호크의 미사와 공군기지 배치의 전략적 중요성도 확인했다. 미국을 표적으로 하는 탄도미사일을 일본 자위대가 요격하는 탄도미사일 방어도 명기됐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의 협력도 들어갔다. 이와 관련,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일본 자위대의 족쇄를 지나치게 풀어 줬다는 비판도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용어 클릭] ■미·일 방위협력지침 1978년 당시 소련 위협에 맞서기 위해 미군과 일본 자위대의 협력과 역할 분담을 명시한 정부 문서를 말한다. 일명 가이드라인이라고 불리며 1997년 북한 위협에 초점을 맞춰 개정됐다. 이번 개정에서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 및 일본의 세계적 역할을 강조해 미·일 동맹의 ‘21세기 매뉴얼’로 지칭된다.
  • 단도 찔러 넣고 동료 메고 뛰고… 여자는 없다 군인만 있다

    예외는 없다. 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적군의 가슴에 단도를 찔러 넣어야 한다. 진흙구덩이에서 뒹굴며 총을 멘 채 포복해 전진해야 한다. 부상당한 아군을 구해내기 위해 무거운 남성 동료를 어깨걸이법으로 메고 몇백m를 달려야 한다. 창설 65년 만에 처음 여성에게 문호를 개방한 미국 조지아주 포트매닝 기지의 육군 특전사 학교의 풍경을 USA투데이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유사시 적진에 침투해야 하고 치열한 총격전에다 육박전까지 감수해야 하는 특전사는 오랜 기간 여성에게 부적합한 임무였다. 때문에 미 육군은 특전사 과정에 여군을 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 그치지 않았다. 고위급 지휘관이 되기 위해 반드시 특전사 학교를 거칠 필요는 없지만, 가장 거칠고 험한 훈련 과정이라 군인으로서의 경력에는 분명히 장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여군에게도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이다. 그러나 문제는 들끓는 반론이다. 여군의 체력 문제 때문에 훈련 기준이 느슨해질 것이고, 그러면 결국 전투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그래서 특전사 학교의 제1원칙은 ‘타협은 없다’로 정해졌다. 113명의 자원자 가운데 2주간 시행된 기초테스트로 20명을 뽑았다. 이 가운데 1명은 입교를 포기해 최종 합격자는 19명이었다. 처음 이들에게 주어진 건 헐렁한 훈련복과 ‘0.6㎝ 이하 단발’이라는 머리카락 길이 기준이다. 적어도 10~20㎏ 정도는 몸무게가 줄어든다는 두달간의 혹독한 훈련을 남자 군인들과 똑같이 받는다. 스콧 밀러 학교장은 “남자도 50% 정도는 각종 평가에서 떨어지는 그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면서 “최고의 전력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미·일 방위지침에 ‘섬’ 명기…센카쿠열도 분쟁 염두에 둔 듯

    미국과 일본의 새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일본의 도서(섬) 방위를 위한 협력이 명기된다. 양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이 일어날 경우 미·일 협력의 일환으로 도서 방위 관련 내용을 새 방위협력지침에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을 진행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이 14일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 및 민간 선박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주변 해역에 계속 진입하는 상황에서 센카쿠 유사시에 대비한 대(對)중국 억지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양국 정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오는 26일 미국 방문에 맞춰 27일 워싱턴에서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를 열고 가이드라인 개정에 합의할 계획이다. 그동안 일본의 도서 방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으나 가이드라인에 도서 방위 문구가 들어가면 센카쿠 유사시 미군의 개입이 보다 명확해진다는 점을 의식한 일본 측이 명기를 요구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1978년 제정돼 1997년 한 차례 개정을 거친 미·일 가이드라인은 평시, 주변 사태, 일본 유사시 등 3가지 상황에 대한 미·일의 역할 분담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가이드라인 개정 내용은 일본에서 진행 중인 안보법제 정비에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가이드라인 개정 내용을 반영한 자위대법이나 무력공격사태법 등 안보법제 개정안 조문 작성 작업을 오는 27일까지 마무리한 뒤 다음달 15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분쟁 지역에서 타국 군대를 후방 지원하도록 자위대를 수시로 국외 파견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법에 ‘국제평화지원법’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슈&논쟁] 대학생 예비군 동원훈련 부활

    [이슈&논쟁] 대학생 예비군 동원훈련 부활

    국방부가 대학생들도 예비군 동원훈련(2박 3일)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찬반 논란이 뜨겁다. 예비군에 편성된 대학생들은 1971년부터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동원훈련을 면제받았고 대신 하루 8시간의 학교 예비군 훈련만 받도록 돼 있다. 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면서 동원훈련에 참여하는 일반 예비군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군 안팎에서는 현역병 감축에 따라 예비군 가용 인원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들어 예비 전력의 정예화를 위해서는 대학생들을 동원훈련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동원 예비군 자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특히 국가가 시민을 함부로 동원하는 국가 동원 시스템을 합리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贊] “예비군 부족… 대학생 특혜 안 돼”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 대한민국 남성에게는 군 복무만큼이나 중요한 국방의 의무가 있다. 바로 예비군 훈련이다. 예비군이란 상비군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항상 무장 상태로 전쟁을 준비하는 상비군과 달리 예비군은 전쟁이나 분란이 생겨 병력이 부족할 때 증원되는 부대다. 예비군 대상 인원은 군 복무를 마친 지 8년 이내의 베테랑들로, 체력적으로도 뛰어나고 군 시절의 전투 기술이 몸에 배어 있는 이들이다. 예비군이 중요한 이유는 전시에 곧바로 현역 부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로 현역 복무 대상이 줄어드는 요즘 예비군은 더욱 중요하다. 특히 병력 수가 중요한 지상군의 미래는 암울하다. 현재 50만명 남짓한 육군 병력이 앞으로 7년 뒤인 2022년에는 38만여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북한 지상군이 110만명 남짓한 규모를 계속 유지할 것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엄청난 위협이다. 병사 1명이 적 3명 이상을 죽여야 침략을 막아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중과부적인 상황에서 예비군이야말로 유사시 대한민국 방어의 핵심이 된다. 과거 출산율이 높던 시절에는 대학생을 제외하더라도 예비군 동원 인원이 400만명을 넘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시대인 현재는 대학생을 포함해도 예비군은 270만~29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그중에 대학생은 무려 50여만명에 이른다. 현재 육군 총원보다도 많은 숫자다. 그런데 이런 엄청난 숫자의 병력들이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2박 3일의 동원훈련 대신 8시간의 훈련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대학생만 예비군 훈련에서 혜택을 받는 것일까. 현재 예비군에는 보류자로 분류돼 훈련을 면제받는 인원이 68만여명에 이른다. 지자체 단체장·의원 등의 사회 지도층 인사나 판검사, 경찰공무원 등 국가의 공공임무를 매일 단위로 수행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법령에 근거해 예비군 훈련이 면제된다. 그러나 대학생의 면제 근거는 법률이 아닌 국방부 장관의 방침이었다. 예비군 창설 초기인 1971년부터 동원훈련이 면제돼 왔다. 학습 여건을 보장하고 학원 질서를 유지하며 국가 자원을 활용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대학생을 엘리트 계층으로 봤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도 대학생은 소중한 국가 자원이다. 가혹한 등록금 압박에 취업도 어려운 데다가 방학 동안 노는 것도 아닌데 예비군 훈련까지 늘리는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청소년의 80%가 대학을 진학하고 있는 현재 대학생을 동원훈련 대상에서 제외해 버린다면 전시에 귀중한 자원이 심각하게 줄어들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지상군 전체보다 많은 병력인 50여만명이 전시 대비 태세를 갖추지 못하는 셈이 된다. 또한 대학 진학 대신 먼저 실업 전선에 뛰어든 예비군들도 있다. 이들은 대학생들보다 더욱 어려운 환경에서도 예비군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일례로 자영업자인 예비군이라면 하루하루의 생계가 훈련으로 위협받는데도 여전히 국가를 위한 의무를 지고 있다.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지성인 대학생이라면 오히려 이러한 국가적 상황을 위해 나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법률로 훈련을 면제받는 사회 지도층이 솔선수범해 훈련에 나서는 게 먼저다. 물론 국가적 배려도 필요하다. 아무리 병역의 의무라지만 기존까지 부과하지 않던 의무가 생긴다면 그것이 2박 3일이라도 힘든 것은 매한가지다. 대학생이건 아니건 최소한 예비군으로서 활동하는 시간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비용 보상이 필요하다. 동원 예비군의 진정한 의미는 전시에 부대를 증편하는 것이다. 형식적인 부대 방문이 아니라 실제 전쟁의 혼란 속에서 증편하는 실전적 연습이 필요하다. 대학생 예비군들의 귀중한 봉사가 북한의 오판을 막을 수 있는 전력이 되도록 우리 군이 노력해야만 할 것이다. [反] “전시 동원병 충분… 시대착오적”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요즘 복고가 정치, 사회, 문화를 넘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영화 ‘쎄시봉’에서 배우 조복래가 부르던 ‘사랑이야’는 가수 송창식씨가 1978년 발표한 앨범 ‘프랑코 로마노 악단’에 수록된 곡이다. 이곡은 1977년 송창식씨가 향토예비군설치법(이하 향군법) 위반으로 수감됐을 때 만든 노래다. 2005년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예비군 훈련 불참으로 고발당한 사람은 한 해 4만여명이다. 이 가운데 무혐의 처분을 받은 수백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부분의 대한민국 남성은 향군법과 관련해 결코 자유롭지 않다. 최근 국방부가 44년 만에 대학생 예비군 동원훈련 제도의 부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훈련에 참석하는 일반 예비군과의 형평성 문제가 첫째 이유이고, 현역병 감소와 예비군 가용 인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둘째 이유다. 일단 현역병 감소 문제는 저출산이 핵심인데 이를 2박 3일간의 동원 예비군 훈련으로 보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전력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44년 전과 비교해 검증된 바 없다. 현재 예비군 8년차까지 동원 가능한 인력은 270만~290만명 수준이며 매년 50만명씩 양산하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0년대 냉전 당시 서독은 85만명, 이스라엘이 50만명, 북한이 54만명의 예비군을 보유하고 있었다. 냉전 당시 기준으로 보더라도 예비군 병력을 운용하는 규모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예비군 가용 인원이 부족한 것이지 전시 동원 예비군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생업에 종사하는 예비군과의 형평성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형평성 문제 외에는 문제점이 없는가. 국방연구원 연구 자료에 따르면 예비군 제도로 인해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액은 무려 1조 3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형평성 문제를 말하기 전에 제도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지 따져 봐야 할 것이다. 향토예비군이 창설된 시점은 1968년이다. 1·21사태라 일컫는, 김신조 등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를 습격하려다 실패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같은 해 5월 250만명을 동원할 수 있는 향군법을 공포한다. 이 법은 5·16군사쿠테타가 발생한 1961년 12월에 제정됐었다.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그동안 부대 창설과 편성을 하지 못했던 법이 결국 재탄생하는 배경이 된 셈이다. 당시 향토예비군이 창설된 직후 김영삼 의원은 향군법 폐지안을 제출했다. 그 이유는 남성의 의무를 지나치게 확대해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것이었지만 폐지안은 부결됐다.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40대였던 김대중 후보는 예비군 폐지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고 돌풍을 일으키며 박정희 후보를 위협했다. 한국전쟁 직후에도 없던 제도가 과연 왜 만들어졌을까. 국민 동원 시스템을 구축해 안보를 내세운 반공주의를 표방하면서 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함은 아닐까. 지문 날인을 의무로 하는 주민등록증제도와 주민번호제도가 같은 시기에 만들진 것은 과연 우연일까. 이제 국가가 시민을 함부로 호명하고 동원하는 데 많은 시민들이 부당함을 느끼고 있다. 시민들은 이미 대학생 예비군 동원훈련의 부활에 대해 일반인과 대학생 간 대립 구도를 형성해 국가 동원 시스템을 합리화하려는 꼼수로 인식한다. 그런 점에서 이는 시대착오로 보인다. 물론 스위스, 이스라엘, 핀란드, 스웨덴처럼 조합주의적 성격을 띤 국가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예비군 제도가 내가 살고 있는 지역 안보를 위해 복무하고 그에 필요한 것들을 함께 토의하고 결정하는 구조라고 한다면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 美·中, 아태지역 군비 경쟁 격화 우려

    美·中, 아태지역 군비 경쟁 격화 우려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부 장관이 9일 첫 한국 방문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비 증강을 강조했다. 이는 미국 외교·안보·경제정책의 축을 중동 등에서 아태 지역으로 옮긴다는 ‘재균형 전략’을 첨단 무기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경쟁자로 떠오른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군비 증강 측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논의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카터 장관의 발언은 아시아·태평양에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가운데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일본과 긴밀히 협력해 안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미국이 아태 지역으로 국력의 중심을 이동시키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앞서 카터 장관은 8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의 핵심 요소”라며 3각 공조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템피의 애리조나주립대에서도 아태 지역 재균형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중국은 이를 미국의 대중국 포위·견제 전략으로 여겨 미·중 간의 군비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카터 장관은 이날 연설 직전 유사시 방공 작전을 총괄하는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방문해 항공 작전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첫 방문 대상을 방공 작전 관련 시설로 정한 행보가 미사일방어(MD)체계의 핵심 요격수단인 사드 배치를 공론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드는 미 군부와 방산업체의 이해관계가 고스란히 반영된 무기체계로, 천문학적인 비용에 비해 북한 핵·미사일을 완벽히 방어할 수 있는 실효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남는다. 사드 논의를 촉발시킨 당사자는 미 국방부에 사드 배치를 요청한 주한미군이다. 사드가 주한미군에 배치된다면 주한미군사령부는 해외 주둔 미군 가운데 전략무기를 보유한 핵심 부대로서 위상이 높아진다. “공식적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는 미 국방부보다 주한미군 측이 더욱 사드 배치가 절실한 이유일 수 있다. 북한의 위협을 부각시켜 국방예산을 늘리려는 미 군부 일각의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 사드 개발사인 록히드마틴도 한국에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록히드마틴은 2013년 9월 공군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2개 포대를 배치하면 남한 대부분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사드 1개 포대당 구입비용은 1조~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우회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구매할 의사가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자칫 도입하게 될 경우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국이 떠맡을 가능성 때문이다. 문제는 사드로 대표되는 MD체계의 신뢰성 논란이 미국 내에서도 여전하다는 점이다. 록히드마틴은 11차례의 요격 실험을 통해 사드의 명중률이 90%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마이클 길모어 미 국방부 무기운용시험평가국장은 지난달 25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사드가 극한 온도와 습기, 비, 얼음, 눈, 모래 등을 견뎌 내는 자연환경 실험에서 결함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 육군과 해군은 지난해 11월 자국 국방부에 미국 MD체계와 전략이 고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전면 재평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上)- 핵심은 ‘레이더 탐지거리’

    美국방 방한으로 본 ‘사드 논란’ 파헤치기(上)- 핵심은 ‘레이더 탐지거리’

    -내일 한미 국방 회담 논의 주목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2박 3일의 일정으로 9일 오후 방한했다. 10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어떤 논의가 이루어질지에 대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국방부와 국무부는 물론 사드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까지 나서서 “한국정부와 사드 배치는 물론 판매에 대한 논의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뉘앙스의 정보를 흘리며 한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그 어떤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하면서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어떤 협상 전략을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우리 정부와 군 당국자들이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한반도에 배치되었을 경우 전술적·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드 레이더는 두 종류다? 사드 체계의 ‘눈’ 역할을 하는 것은 AN/TPY-2 레이더다. X밴드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 레이더는 먼 거리에서도 정밀한 탐지 능력을 가지고 있고, 최대 1800km 이상의 탐지거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미사일 그 자체보다 더 주목 받았던 물건이다. 문제는 학계와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레이더임에도 불구하고 이 레이더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 레이더의 카탈로그 데이터에 나오는 최대 탐지 거리를 인용하며 탐지거리가 대단히 길기 때문에 중국 내륙의 민감한 군사 시설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이 레이더가 배치되면 유사시 중국의 첫 번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모 언론에서 “AN/TPY-2 레이더는 2종류이며, 한반도에 배치가 추진되고 있는 레이더는 탐지거리 600km짜리”라는 보도를 내면서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관련 내용을 공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확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당 기사와 같았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주한미군의 AN/TPY-2 레이더는 중국 영공을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반대할 이유가 없었지만, 중국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이다. 왜 그럴까? 사드 체계를 운용하고 있는 미 육군이 발간한 기술자료(Army Techniques Publication) No. 3-27.5 "AN/TPY-2 전방배치모드 레이더 운용(AN/TPY-2 Forward Based Mode(FBM) Radar Operations)를 확인한 결과 해당 언론 기사와 공군 고위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 육군 자료에 따르면 전방배치모드(FBM) 레이더와 종말단계모드(TM : Terminal Mode)의 하드웨어는 동일하며, 다만 통제 소프트웨어와 통신체계만 다르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AN/TPY-2 레이더는 레이더의 고각, 즉 하늘을 향해 바라보는 각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와 통제 소프트웨어와 통신 케이블을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탐지거리 1800km, 탐지각도 120도를 갖는 전방배치모드와 탐지거리 600km, 탐지각도 60도를 갖는 종말 단계 모드로 세팅된다. 전방배치모드일 경우 설치되는 소프트웨어는 미군의 통합탄도탄방어체계의 지휘통신체계인 C2BMC(Comm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 Communications)와 연결되고, 종말단계모드일 경우 THAAD 미사일 포대의 지휘소 역할을 하는 TOC(Tactical Operations Center)와 연결된다. 다만 레이더의 고각을 변경하고 설치된 통제 소프트웨어와 수백 가닥의 케이블 연결 설정을 다시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레이더 운용 모드를 바꾸는 데는 최대 8시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즉, 우리가 600km 가량만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주한미군 배치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1800km 거리까지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미국 미사일방어국(MDA : Missile Defense Agency)은 이미 2015회계연도 예산에 일명 ‘Stacked TPY-2'라고 불리는 GBX 레이더 도입 예산을 반영해 전력화를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총 7개 포대 분이 발주된 사드 포대 가운데 이미 전력화되었거나 전력화 단계에 있는 5개 포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2개 포대를 지원하는 형태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레이더가 별도의 모드 변경 작업 없이 전방배치모드와 종말단계모드 모두를 수행할 수 있고, 탐지거리 역시 기존형에 비해 크게 늘어난 개량형이라는 점이다. 미군이 배치하겠다는 레이더가 어떤 성능을 가졌고 전술적·전략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실무자들조차 갈팡질팡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AN/TPY-2를 배치하겠다고 통보하고 실제로는 개량형을 반입해 설치할 경우 미국과는 어떻게 협상하고 중국은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복안은 가지고 있을까? 정부의 대답은 오로지 ‘전략적 모호성’뿐이다. -어디에 배치될까? THAAD의 한반도 배치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정권에게 있어 핵무기와 미사일은 생존을 위한 산소마스크 그 자체이다. 보수 정권이 집권해 대북 강경책을 쓸 때에도, 진보 정권이 집권해 대북 포용정책을 쓸 때에도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의지는 단 한 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었고, 결국 그들은 절대 무기를 손에 쥐는데 성공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반인륜적이고 가장 호전적인 집단이 절대무기를 손에 쥐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니 우리는 같은 무기를 보유하거나 그 무기를 막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방패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과연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평택과 원주, 대구, 부산기장, 김해공항 등 5개 지역에 대한 부지 조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이 가장 유력할까?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사드 체계 배치 조건을 살펴보면 단순히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기를 가져다 놓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넓은 부지와 안전시설 등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 육군 교범에 따르면 THAAD용 레이더인 AN/TPY-2 레이더는 필수 장비 설치를 위해 가로 약 281m, 세로 약 94.5m 크기의 면적, 즉 축구장 4개 가량의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안전을 위해 외곽에 철조망을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면적이 약 27.7에이커, 즉 3만4,000평으로 광화문 광장 면적의 2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면적만 확보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안전통제거리가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 교범에는 레이더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 각 65도씩 도합 130도 범위 안에서 거리 100m까지는 인원 출입을 절대 금지하고, 2,400m까지는 항공기나 전자장비를 사용하는 장비의 진입을 금지하며, 3,600m까지는 통제되지 않은 인원과 장비의 출입을 금지하고, 5,500m까지는 항공기나 전자식 신관을 이용하는 폭발물의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즉, 레이더 전방 5,500m 거리까지는 안전을 위해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미군은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 AN/TPY-2 레이더를 배치할 때 항공자위대 기지 외곽의 해안에 설치하고 이 앞바다를 통제구역으로 설정해 민간인과 차량, 선박 및 항공기의 출입을 제한한 바 있다. 일본은 동해를 끼고 북한을 마주보고 있으니 바다 쪽으로 레이더를 설치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이 북쪽에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배치될 AN/TPY-2 레이더는 내륙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 2배 가량의 부지와 레이더 전방 5,500m의 하늘과 육지를 비워두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미군이 조사했다는 5개의 배치 후보 지역을 살펴보면 그 어느 지역도 이 같은 안전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없다. 평택 안정리 미군기지는 부지 확보는 가능하지만 레이더 전방 안전구역 내에 소규모 공단과 민가가 있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 조성된 고덕산업단지에 삼성전자가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개발 붐이 일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건축 고도 제한을 두면 심각한 재산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원주는 설치 조건은 양호하나, 이곳에 설치했을 경우 평택 방어가 제한되기 때문에 미군이 선호하지 않을 것이고, 김해공항은 레이더 전방에 시가지가 있고, 부산기장과 대구(왜관미군기지)는 너무 남동쪽에 치우쳐 있어 레이더를 설치하더라도 평택미군기지에 대한 방어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나 미군이 한반도에 배치할 레이더가 기존 TPY-2 레이더가 아닌 개량형 GBX거나 한국에 C2BMC를 설치할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GBX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더 길기 때문에 영남 지역에 배치하더라도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고, GBX 레이더가 아닌 구형 TPY-2 레이더를 배치하더라도 주한미군이 C2BMC를 국내에 설치하면 굳이 레이더 바로 옆에 미사일 발사대를 갖다 놓지 않더라도 평택 지역에 대한 미사일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군이 GBX나 C2BMC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대구, 보다 정확히는 칠곡군 왜관에 있는 캠프 캐롤(Camp Carol)이다. 주한미육군 물자지원센터가 위치한 이 기지 북쪽에 있는 야산은 해발이 낮고 비교적 지대가 평탄하기 때문에 레이더 기지 설치를 위한 개간 작업이 용이하고, 무엇보다 레이더 전방에 안전상 문제 소지가 있는 시설이 없다. 또한 평택과 달리 북한의 신형 방사포나 단거리 미사일의 사정권 밖에 있기 때문에 생존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곳에 레이더를 배치하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TPY-2 레이더가 아닌 개량형 GBX 레이더를 들여오거나 주한미군에 C2BMC를 설치해야한다. 한반도에 GBX 또는 C2BMC가 반입된다는 것은 단순히 사드라는 요격체계가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협상전략과 사후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차후 대한민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후폭풍이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下편에 계속>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上)- 왜 ‘레이더’가 중요한가

    [기획] 사드 논란 파헤치기(上)- 왜 ‘레이더’가 중요한가

    -美국방 9일 방한...논의 주목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오는 9일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터 장관의 이번 방한 기간 중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어떤 논의가 이루어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국방부와 국무부는 물론 사드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까지 나서서 “한국정부와 사드 배치는 물론 판매에 대한 논의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뉘앙스의 정보를 흘리며 한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그 어떤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하면서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어떤 협상 전략을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우리 정부와 군 당국자들이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한반도에 배치되었을 경우 전술적·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드 레이더는 두 종류다? 사드 체계의 ‘눈’ 역할을 하는 것은 AN/TPY-2 레이더다. X밴드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 레이더는 먼 거리에서도 정밀한 탐지 능력을 가지고 있고, 최대 1800km 이상의 탐지거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미사일 그 자체보다 더 주목 받았던 물건이다. 문제는 학계와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레이더임에도 불구하고 이 레이더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 레이더의 카탈로그 데이터에 나오는 최대 탐지 거리를 인용하며 탐지거리가 대단히 길기 때문에 중국 내륙의 민감한 군사 시설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이 레이더가 배치되면 유사시 중국의 첫 번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모 언론에서 “AN/TPY-2 레이더는 2종류이며, 한반도에 배치가 추진되고 있는 레이더는 탐지거리 600km짜리”라는 보도를 내면서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관련 내용을 공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확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당 기사와 같았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주한미군의 AN/TPY-2 레이더는 중국 영공을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반대할 이유가 없었지만, 중국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이다. 왜 그럴까? 사드 체계를 운용하고 있는 미 육군이 발간한 기술자료(Army Techniques Publication) No. 3-27.5 "AN/TPY-2 전방배치모드 레이더 운용(AN/TPY-2 Forward Based Mode(FBM) Radar Operations)를 확인한 결과 해당 언론 기사와 공군 고위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 육군 자료에 따르면 전방배치모드(FBM) 레이더와 종말단계모드(TM : Terminal Mode)의 하드웨어는 동일하며, 다만 통제 소프트웨어와 통신체계만 다르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AN/TPY-2 레이더는 레이더의 고각, 즉 하늘을 향해 바라보는 각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와 통제 소프트웨어와 통신 케이블을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탐지거리 1800km, 탐지각도 120도를 갖는 전방배치모드와 탐지거리 600km, 탐지각도 60도를 갖는 종말 단계 모드로 세팅된다. 전방배치모드일 경우 설치되는 소프트웨어는 미군의 통합탄도탄방어체계의 지휘통신체계인 C2BMC(Comm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 Communications)와 연결되고, 종말단계모드일 경우 THAAD 미사일 포대의 지휘소 역할을 하는 TOC(Tactical Operations Center)와 연결된다. 다만 레이더의 고각을 변경하고 설치된 통제 소프트웨어와 수백 가닥의 케이블 연결 설정을 다시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레이더 운용 모드를 바꾸는 데는 최대 8시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즉, 우리가 600km 가량만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주한미군 배치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1800km 거리까지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미국 미사일방어국(MDA : Missile Defense Agency)은 이미 2015회계연도 예산에 일명 ‘Stacked TPY-2'라고 불리는 GBX 레이더 도입 예산을 반영해 전력화를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총 7개 포대 분이 발주된 사드 포대 가운데 이미 전력화되었거나 전력화 단계에 있는 5개 포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2개 포대를 지원하는 형태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레이더가 별도의 모드 변경 작업 없이 전방배치모드와 종말단계모드 모두를 수행할 수 있고, 탐지거리 역시 기존형에 비해 크게 늘어난 개량형이라는 점이다. 미군이 배치하겠다는 레이더가 어떤 성능을 가졌고 전술적·전략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실무자들조차 갈팡질팡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AN/TPY-2를 배치하겠다고 통보하고 실제로는 개량형을 반입해 설치할 경우 미국과는 어떻게 협상하고 중국은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복안은 가지고 있을까? 정부의 대답은 오로지 ‘전략적 모호성’뿐이다. -어디에 배치될까? THAAD의 한반도 배치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정권에게 있어 핵무기와 미사일은 생존을 위한 산소마스크 그 자체이다. 보수 정권이 집권해 대북 강경책을 쓸 때에도, 진보 정권이 집권해 대북 포용정책을 쓸 때에도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의지는 단 한 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었고, 결국 그들은 절대 무기를 손에 쥐는데 성공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반인륜적이고 가장 호전적인 집단이 절대무기를 손에 쥐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니 우리는 같은 무기를 보유하거나 그 무기를 막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방패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과연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평택과 원주, 대구, 부산기장, 김해공항 등 5개 지역에 대한 부지 조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이 가장 유력할까?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사드 체계 배치 조건을 살펴보면 단순히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기를 가져다 놓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넓은 부지와 안전시설 등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 육군 교범에 따르면 THAAD용 레이더인 AN/TPY-2 레이더는 필수 장비 설치를 위해 가로 약 281m, 세로 약 94.5m 크기의 면적, 즉 축구장 4개 가량의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안전을 위해 외곽에 철조망을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면적이 약 27.7에이커, 즉 34,000평으로 광화문 광장 면적의 2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면적만 확보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안전통제거리가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 교범에는 레이더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 각 65도씩 도합 130도 범위 안에서 거리 100m까지는 인원 출입을 절대 금지하고, 2,400m까지는 항공기나 전자장비를 사용하는 장비의 진입을 금지하며, 3,600m까지는 통제되지 않은 인원과 장비의 출입을 금지하고, 5,500m까지는 항공기나 전자식 신관을 이용하는 폭발물의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즉, 레이더 전방 5,500m 거리까지는 안전을 위해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미군은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 AN/TPY-2 레이더를 배치할 때 항공자위대 기지 외곽의 해안에 설치하고 이 앞바다를 통제구역으로 설정해 민간인과 차량, 선박 및 항공기의 출입을 제한한 바 있다. 일본은 동해를 끼고 북한을 마주보고 있으니 바다 쪽으로 레이더를 설치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이 북쪽에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배치될 AN/TPY-2 레이더는 내륙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 2배 가량의 부지와 레이더 전방 5,500m의 하늘과 육지를 비워두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미군이 조사했다는 5개의 배치 후보 지역을 살펴보면 그 어느 지역도 이 같은 안전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없다. 평택 안정리 미군기지는 부지 확보는 가능하지만 레이더 전방 안전구역 내에 소규모 공단과 민가가 있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 조성된 고덕산업단지에 삼성전자가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개발 붐이 일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건축 고도 제한을 두면 심각한 재산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원주는 설치 조건은 양호하나, 이곳에 설치했을 경우 평택 방어가 제한되기 때문에 미군이 선호하지 않을 것이고, 김해공항은 레이더 전방에 시가지가 있고, 부산기장과 대구(왜관미군기지)는 너무 남동쪽에 치우쳐 있어 레이더를 설치하더라도 평택미군기지에 대한 방어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나 미군이 한반도에 배치할 레이더가 기존 TPY-2 레이더가 아닌 개량형 GBX거나 한국에 C2BMC를 설치할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GBX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더 길기 때문에 영남 지역에 배치하더라도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고, GBX 레이더가 아닌 구형 TPY-2 레이더를 배치하더라도 주한미군이 C2BMC를 국내에 설치하면 굳이 레이더 바로 옆에 미사일 발사대를 갖다 놓지 않더라도 평택 지역에 대한 미사일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군이 GBX나 C2BMC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대구, 보다 정확히는 칠곡군 왜관에 있는 캠프 캐롤(Camp Carol)이다. 주한미육군 물자지원센터가 위치한 이 기지 북쪽에 있는 야산은 해발이 낮고 비교적 지대가 평탄하기 때문에 레이더 기지 설치를 위한 개간 작업이 용이하고, 무엇보다 레이더 전방에 안전상 문제 소지가 있는 시설이 없다. 또한 평택과 달리 북한의 신형 방사포나 단거리 미사일의 사정권 밖에 있기 때문에 생존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곳에 레이더를 배치하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TPY-2 레이더가 아닌 개량형 GBX 레이더를 들여오거나 주한미군에 C2BMC를 설치해야한다. 한반도에 GBX 또는 C2BMC가 반입된다는 것은 단순히 사드라는 요격체계가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협상전략과 사후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차후 대한민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후폭풍이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下편에 계속>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드 논란 파헤치기(上)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드 논란 파헤치기(上)

    -美국방 9일 방한...논의 주목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오는 9일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터 장관의 이번 방한 기간 중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배치와 관련해 우리 정부와 어떤 논의가 이루어질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국방부와 국무부는 물론 사드 제작업체인 록히드마틴까지 나서서 “한국정부와 사드 배치는 물론 판매에 대한 논의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뉘앙스의 정보를 흘리며 한국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미국과 그 어떤 논의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주장만 반복하면서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어떤 협상 전략을 가지고 논의를 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어야 할 우리 정부와 군 당국자들이 사드가 어떤 무기체계이고 한반도에 배치되었을 경우 전술적·전략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드 레이더는 두 종류다? 사드 체계의 ‘눈’ 역할을 하는 것은 AN/TPY-2 레이더다. X밴드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이 레이더는 먼 거리에서도 정밀한 탐지 능력을 가지고 있고, 최대 1,800km 이상의 탐지거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소식이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미사일 그 자체보다 더 주목 받았던 물건이다. 문제는 학계와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레이더임에도 불구하고 이 레이더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 레이더의 카탈로그 데이터에 나오는 최대 탐지 거리를 인용하며 탐지거리가 대단히 길기 때문에 중국 내륙의 민감한 군사 시설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이 레이더가 배치되면 유사시 중국의 첫 번째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모 언론에서 “AN/TPY-2 레이더는 2종류이며, 한반도에 배치가 추진되고 있는 레이더는 탐지거리 600km짜리”라는 보도를 내면서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관련 내용을 공군 고위 관계자들에게 확인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해당 기사와 같았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주한미군의 AN/TPY-2 레이더는 중국 영공을 들여다 볼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사드 한국 배치를 반대할 이유가 없었지만, 중국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이다. 왜 그럴까? 사드 체계를 운용하고 있는 미 육군이 발간한 기술자료(Army Techniques Publication) No. 3-27.5 "AN/TPY-2 전방배치모드 레이더 운용(AN/TPY-2 Forward Based Mode(FBM) Radar Operations)를 확인한 결과 해당 언론 기사와 공군 고위 관계자들이 알고 있는 정보는 잘못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 육군 자료에 따르면 전방배치모드(FBM) 레이더와 종말단계모드(TM : Terminal Mode)의 하드웨어는 동일하며, 다만 통제 소프트웨어와 통신체계만 다르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AN/TPY-2 레이더는 레이더의 고각, 즉 하늘을 향해 바라보는 각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와 통제 소프트웨어와 통신 케이블을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따라 탐지거리 1,800km, 탐지각도 120도를 갖는 전방배치모드와 탐지거리 600km, 탐지각도 60도를 갖는 종말 단계 모드로 세팅된다. 전방배치모드일 경우 설치되는 소프트웨어는 미군의 통합탄도탄방어체계의 지휘통신체계인 C2BMC(Command Control, Battle Management & Communications)와 연결되고, 종말단계모드일 경우 THAAD 미사일 포대의 지휘소 역할을 하는 TOC(Tactical Operations Center)와 연결된다. 다만 레이더의 고각을 변경하고 설치된 통제 소프트웨어와 수백 가닥의 케이블 연결 설정을 다시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레이더 운용 모드를 바꾸는 데는 최대 8시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즉, 우리가 600km 가량만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주한미군 배치를 허용한다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1,800km 거리까지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로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미국 미사일방어국(MDA : Missile Defense Agency)은 이미 2015회계연도 예산에 일명 ‘Stacked TPY-2'라고 불리는 GBX 레이더 도입 예산을 반영해 전력화를 준비 중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총 7개 포대 분이 발주된 사드 포대 가운데 이미 전력화되었거나 전력화 단계에 있는 5개 포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2개 포대를 지원하는 형태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 레이더가 별도의 모드 변경 작업 없이 전방배치모드와 종말단계모드 모두를 수행할 수 있고, 탐지거리 역시 기존형에 비해 크게 늘어난 개량형이라는 점이다. 미군이 배치하겠다는 레이더가 어떤 성능을 가졌고 전술적·전략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실무자들조차 갈팡질팡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AN/TPY-2를 배치하겠다고 통보하고 실제로는 개량형을 반입해 설치할 경우 미국과는 어떻게 협상하고 중국은 어떻게 설득할지에 대한 복안은 가지고 있을까? 정부의 대답은 오로지 ‘전략적 모호성’뿐이다. -어디에 배치될까? THAAD의 한반도 배치는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정권에게 있어 핵무기와 미사일은 생존을 위한 산소마스크 그 자체이다. 보수 정권이 집권해 대북 강경책을 쓸 때에도, 진보 정권이 집권해 대북 포용정책을 쓸 때에도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한 북한의 의지는 단 한 순간도 흔들린 적이 없었고, 결국 그들은 절대 무기를 손에 쥐는데 성공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반인륜적이고 가장 호전적인 집단이 절대무기를 손에 쥐고 우리를 위협하고 있으니 우리는 같은 무기를 보유하거나 그 무기를 막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방패를 갖춰야 한다. 사드는 그래서 필요하다. 문제는 과연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평택과 원주, 대구, 부산기장, 김해공항 등 5개 지역에 대한 부지 조사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어느 지역이 가장 유력할까? 우선 기술적인 측면에서 사드 체계 배치 조건을 살펴보면 단순히 레이더와 미사일 발사기를 가져다 놓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히 넓은 부지와 안전시설 등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미 육군 교범에 따르면 THAAD용 레이더인 AN/TPY-2 레이더는 필수 장비 설치를 위해 가로 약 281m, 세로 약 94.5m 크기의 면적, 즉 축구장 4개 가량의 공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안전을 위해 외곽에 철조망을 설치해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토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면적이 약 27.7에이커, 즉 34,000평으로 광화문 광장 면적의 2배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면적만 확보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안전통제거리가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 교범에는 레이더 정면을 기준으로 좌우 각 65도씩 도합 130도 범위 안에서 거리 100m까지는 인원 출입을 절대 금지하고, 2,400m까지는 항공기나 전자장비를 사용하는 장비의 진입을 금지하며, 3,600m까지는 통제되지 않은 인원과 장비의 출입을 금지하고, 5,500m까지는 항공기나 전자식 신관을 이용하는 폭발물의 접근을 금지하고 있다. 즉, 레이더 전방 5,500m 거리까지는 안전을 위해 아무것도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미군은 일본 아오모리현 쓰가루에 AN/TPY-2 레이더를 배치할 때 항공자위대 기지 외곽의 해안에 설치하고 이 앞바다를 통제구역으로 설정해 민간인과 차량, 선박 및 항공기의 출입을 제한한 바 있다. 일본은 동해를 끼고 북한을 마주보고 있으니 바다 쪽으로 레이더를 설치해도 문제가 없었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이 북쪽에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배치될 AN/TPY-2 레이더는 내륙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설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광화문 광장 2배 가량의 부지와 레이더 전방 5,500m의 하늘과 육지를 비워두어야 한다는 조건으로 미군이 조사했다는 5개의 배치 후보 지역을 살펴보면 그 어느 지역도 이 같은 안전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 없다. 평택 안정리 미군기지는 부지 확보는 가능하지만 레이더 전방 안전구역 내에 소규모 공단과 민가가 있다. 무엇보다 이 지역에 조성된 고덕산업단지에 삼성전자가 대규모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개발 붐이 일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레이더를 설치하고 건축 고도 제한을 두면 심각한 재산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원주는 설치 조건은 양호하나, 이곳에 설치했을 경우 평택 방어가 제한되기 때문에 미군이 선호하지 않을 것이고, 김해공항은 레이더 전방에 시가지가 있고, 부산기장과 대구(왜관미군기지)는 너무 남동쪽에 치우쳐 있어 레이더를 설치하더라도 평택미군기지에 대한 방어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나 미군이 한반도에 배치할 레이더가 기존 TPY-2 레이더가 아닌 개량형 GBX거나 한국에 C2BMC를 설치할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GBX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더 길기 때문에 영남 지역에 배치하더라도 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고, GBX 레이더가 아닌 구형 TPY-2 레이더를 배치하더라도 주한미군이 C2BMC를 국내에 설치하면 굳이 레이더 바로 옆에 미사일 발사대를 갖다 놓지 않더라도 평택 지역에 대한 미사일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군이 GBX나 C2BMC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은 대구, 보다 정확히는 칠곡군 왜관에 있는 캠프 캐롤(Camp Carol)이다. 주한미육군 물자지원센터가 위치한 이 기지 북쪽에 있는 야산은 해발이 낮고 비교적 지대가 평탄하기 때문에 레이더 기지 설치를 위한 개간 작업이 용이하고, 무엇보다 레이더 전방에 안전상 문제 소지가 있는 시설이 없다. 또한 평택과 달리 북한의 신형 방사포나 단거리 미사일의 사정권 밖에 있기 때문에 생존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곳에 레이더를 배치하려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의 TPY-2 레이더가 아닌 개량형 GBX 레이더를 들여오거나 주한미군에 C2BMC를 설치해야한다. 한반도에 GBX 또는 C2BMC가 반입된다는 것은 단순히 사드라는 요격체계가 들어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협상전략과 사후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차후 대한민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후폭풍이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下편에 계속>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밀리터리 인사이드] “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밀리터리 인사이드] “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예비군 복지 향상 목소리도…올해 롯데시네마·롯데월드 할인혜택 제공 흔히 예비군 훈련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시간 때우기’입니다. 하품을 하며 어슬렁 어슬렁 부대 안을 맴도는 예비군들의 모습은 그런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인데요. 심지어 우리 주변에는 “훈련이 너무 지겨워 오히려 일하는 게 낫다”고 자조하는 회사원도 적지 않습니다. 대학생들도 마찬가지이구요. 이제 민방위 훈련도 마무리하는 시점인 기자도 과거 종종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총이나 한번 제대로 쏴볼까”라는 생각으로 부대 안을 들어가지만 역시 강의 위주의 교육은 졸음을 불러올 뿐이었죠. 그런데 올해 그런 예비군 훈련이 확 바뀌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바뀌었을까. 한번 보시죠. 과거 예비군 훈련은 우선 총기를 지급받고 부대 안 교육 훈련장을 순회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멀리서 총소리가 ‘탕탕!’ 나면 “내가 예비군 훈련장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긴장하는 예비군 병사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나면 곧 “어떻게 하면 오늘을 보내지”라는 상념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스마트폰을 뺏기지 않으려는 실랑이도 종종 일어나는데요. 그런데 바뀐 예비군 훈련장, 뭔가 다릅니다. 부대에 들어가자마자 사물함을 배정하는데요. 훈련용 개인 장구를 받으면 곧바로 영상을 보러 이동합니다. 뭐 하품 날 만한 안보 교육이라고 생각하면 착각. 예비군들의 눈빛이 의외로 초롱초롱합니다. 과거 ‘교관’이 위주가 되는 수동형 훈련을 ‘병사’가 중심이 되는 성과주의 훈련으로 바뀌었다는 내용을 강의합니다. 올해부터 예비군들은 분대(조)를 편성해 자율적으로 훈련합니다. 모든 과제에 합격한 분대는 일찍 퇴소할 수 있지요. 역시 예비군들은 ‘조기 퇴소’의 막강한 힘을 실감하게 됩니다. 군은 내년까지 모든 예비군에게 M16 소총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일부 부대에서는 무겁기만 하고 “과연 내 총에서 총알이 제대로 발사될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하는 ‘M1 카빈 소총’을 사용해왔습니다. M1 카빈 소총은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2차 세계대전에서 처음 등장했다가 6.25전쟁 당시 미 해병대가 주력으로 사용하던 소총입니다. 미국이 노후 소총을 우방국에 제공할 때 100만정 이상 들여와 우리나라가 세계 최대 보유국으로 알려져 있지요. 군에서 K2 소총을 주로 다뤘던 예비군들이 보기엔 황당하기 그지 없는 일인데요. 화력이 지금의 돌격 소총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이제서야 군에서 명예로운 퇴역을 하게 됐습니다. 예비군 훈련의 백미는 역시 ‘영점사격’입니다. 영점사격은 탄환이 표적에 제대로 들어가도록 총기를 점검하는 과정입니다. 잘 맞지 않으면 총기를 조작해 다시 잘 맞도록 조정하는 절차가 있지만 예비군 훈련에서는 그냥 9발 정도를 쏴보는 경험 차원에서 진행하죠. 사격 훈련을 하면 긴장도 되고 여기저기서 “내가 현역 때 명사수였다”는 자랑도 들리고 왁자지껄합니다. 그런데 요즘 영점 사격장에 들어선 예비군들의 복장이 특이합니다. 고글에 안전조끼까지 착용했습니다. 총기는 M16과 똑같은 서바이벌용 총기인데 사뭇 진지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훈련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본격적으로 10~20명의 분대를 조직하고 실전 훈련에 돌입합니다. 영내 훈련장이 아닌 참호와 건물 잔해가 마련된 실제 전술 훈련장입니다. 올해부터는 일반 군 훈련과 마찬가지로 부대 안이 아닌 훈련장에서 야영하는 방식이 도입됐습니다. 예비군들은 분대 단위로 모여 공격 전술을 심도있게 토의하며 결의를 다집니다. 드디어 공격. 비록 페인트탄이지만 엄폐물 뒤에서 사격하는 자세가 현역병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연막탄이 터지고 여기저기서 페이트탄을 쏘며 돌격하는 예비군이 등장합니다. 승리하면 단순히 기분만 좋은 것이 아니라 조기퇴소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합니다. 쉬어가는 시간으로 통하던 대인지뢰 ‘크레모어’ 교육장, 포획·포박 훈련장도 열기가 굉장합니다. 드디어 나온 훈련 성과표. 모든 분야에서 합격을 받은 분대부터 퇴소하기 때문에 발표 때 두근두근하겠죠. 예를 들어 하루 훈련 기준으로 오전 9시에 입소해 오후 5시까지 8시간 교육을 받는다면 누군가는 오후 3시에 조기 퇴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물론 이런 변화가 모든 예비군에게 반가울리는 없습니다. 단조로운 과거 훈련이 좋았다고 평가하는 예비군도 많을 것이고 “왜 내가 사서 고생을 해야 하나”라고 불만을 터트릴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예비군이 “좀 재밌게 만든 훈련에 전부 죽기살기로 나서는 바람에 너무 힘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교육은 빨리 끝났는데 빠져나가는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고생만 했다.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비군 훈련도 유사시 상황을 대비한 엄연한 훈련입니다. 여성분들도 남자친구나 남편이 “내가 혼자 10명을 상대했다”는 예비군 훈련 무용담을 전해들을 날이 머지 않았습니다. 예비군 훈련 강도가 높아진 만큼 훈련비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식사비 6000원과 교통비 5000원은 생업을 미뤄두고 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4배로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이니 오죽하겠습니까. 예산이 부족하겠지만 올해 획기적으로 훈련 방식이 바뀐 만큼 정부와 국회에서 예비군들의 복지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더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다만, 예비군들이 반길만한 사실은 올해부터는 본인이 희망하는 날짜에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점입니다. 또 예비군 교육훈련 필증과 신분증을 지참하면 동반 2~3명까지 롯데월드, 6·3빌딩, 서울랜드, 롯데시네마 등에서 최대 5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할 사항도 있습니다. 오전 9시 정각 입소시간을 어기면 ‘불참’ 처리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참조 : 국방부 블로그 동고동락(mnd9090.tistory.com/3403) (1)“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2)군통령들의 꿈의 무대 ‘걸그룹 대첩’ (3)대한민국 육·해·공군 무기의 세계 (4)‘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5)한국 vs 일본 군사력 우위 논쟁…진실은?
  • 美 입김에… 한·일 ‘안보 대화채널’ 열린다

    한국과 일본이 5년여 만에 마주 앉아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정책협의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위안부와 독도, 과거사 문제 등으로 틀어진 양국이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 이후 ‘안보’를 고리로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형국이다. 이는 미·중 경쟁구도에서 한·일 간의 관계개선을 원하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23일 “양국이 지난 21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외교·국방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자는 데 공감해 안보정책협의회를 이르면 다음달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아직 구체적 협의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개최 필요성에는 양국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양국 외교·국방 라인의 국장급 인사가 대표를 맡는 ‘2+2’ 형식의 논의체다. 다음달에 열리면 2009년 12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열리는 셈이다. 양국은 2013년 하반기에도 이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하면서 중단됐다. 특히 양국 안보협력 문제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한·미 동맹이 긴밀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입장과도 상통해 주목된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과거사 문제 때문에 한·미·일 안보협력 문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당장 한·일 정상회담은 가능성이 낮지만 일본의 방위 관련 법제 개정 움직임 때문이라도 지금 아니면 대립 국면을 완화시킬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내에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일정을 감안할 때 다음달 안보정책협의회를 통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는 아베 총리가 다음달 말 미국을 방문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합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 국회가 5월부터 안보 관련 법제 정비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개입한다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우리 요청과 동의가 없는 한 용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日 ‘보통국가화’ 행보 가속화… 자위대 해외 보폭 대폭 확대

    日 ‘보통국가화’ 행보 가속화… 자위대 해외 보폭 대폭 확대

    일본의 ‘자위’(自衛)는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지난 20일 자위대의 해외 활동 범위를 크게 확대하는 내용의 안보법제정비 개정안에 합의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합의안을 바탕으로 법안화 작업을 진행시켜 5월 중순 각의(국무회의)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양당이 합의한 안보법제정비의 핵심은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자위대가 언제 어디서든 미군 등 타국군을 후방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신설된 항구법과 개정된 주변사태법이다. 항구법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전쟁 중인 타국군을 수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등 국제분쟁에 자위대를 파견할 때마다 개별적인 특별조치법을 한시 입법 형태로 제정해 왔지만 이 같은 방침을 바꿔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파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주변사태법을 개정해 정부가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리적 제약 없이 전투 중인 타국 군대에 후방 지원을 할 수 있게 한다. 현행 주변사태법은 한반도, 대만 해협 등 ‘일본 주변에서의 유사시’로 지리적 제약을 뒀다. 후방 지원의 내용도 수송, 물자 보급 등에서 탄약 제공까지로 확대되고 지원 대상도 미군뿐 아니라 타국 군대로 폭을 넓혔다. 또 타국이 공격받은 경우라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생명, 자유 및 행복 추구의 권리가 근저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정부가 판단하면 지난해 각의 결정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에 입각해 무력행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합의에 담긴 아베 신조 정권의 의중은 중국의 대두에 대응하기 위한 미·일동맹의 ‘일체화’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은 21일 분석했다. 또 일본의 ‘보통국가화’ 행보를 가속화하는 측면도 있다. 미군을 돕기 위해 세계 어디든 자위대를 보낼 수 있게 한 점이나 후방 지원을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평화 헌법의 구속을 받는 국가에서 ‘보통국가’로 가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1)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1)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공직 업무에 대한 자부심, 정년 보장과 공무원연금에 따른 노후 보장, 정시 출퇴근. 공무원 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수많은 수험생이 공무원시험에 도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 각 부처 공무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국가직 공무원만 하더라도 국제통상·노동·문화홍보·교육행정·회계·세무·관세·직업상담·사회복지·철도공안·출입국관리 등 직렬마다 하는 업무가 다르다. 서울신문은 공직 진출을 꿈꾸는 수험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각 부처 및 직렬별로 공무원들이 하는 업무를 소개하고 새내기 공무원들의 적응기 및 시험준비 과정 등을 다루는 공직탐방 시리즈를 시작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위원장과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행정자치부 파견 공무원 등이 기획총괄과, 심의처리과, 조사과에서 일을 하고 있다. 위원회는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이 제정되면서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는 대통령 소속의 합의제 행정기관으로 출범했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정책, 제도개선, 권고 등에 대한 심의 의결과 오·남용 감시, 이행 실태 조사, 개선방안 연구 등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 기본계획과 연차별 시행계획, 개인정보보호 관련 정책과 제도의 개선에 관한 사항, 공공기관 간의 의견 조정과 법령 유권해석, 공공기관의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시정 권고 그리고 국회에 대한 연차보고 등의 업무를 주로 한다. 위원회에 소속된 공무원들은 회의록·기록물 관리, 예산, 홍보 등 기본적인 행정업무와 함께 유관기관 협의 등 심의처리의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고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통계 작성이나 공공기관의 침해행위 조사 등의 업무를 한다. 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는 임용현(28) 주무관은 2013년 공직에 입문한 새내기 공무원이다. 임 주무관은 특이하게도 지역인재 추천채용을 통해 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지역인재 추천채용은 공직 입문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2005년부터 도입돼 운영 중인 제도다. 학교 추천을 받은 학업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서류전형, 공직적격성검사(PSAT), 면접시험을 통해 최종합격자가 선발되고 1년간 견습근무를 거쳐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된다. 임 주무관은 2009년 지역인재 추천채용 제도를 알게 된 뒤 학업성적을 관리했고 영어와 PSAT 준비를 시작했다. PSAT의 경우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 등 세 가지 영역별로 유형정리를 한 뒤 오답노트를 통해 취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했다. 또 실전 적응력을 기르기 위해 기출문제는 물론 법학적성시험(LEET) 등의 유사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지역인재 추천채용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면접은 스터디 모임을 통해 대비했다. 다양한 상황과 주제를 대상으로 모의면접을 진행하고 개인PT 면접도 이틀에 한 번은 연습했다. 그는 지역인재 추천제도를 통해 공직 입문을 꿈꾸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PSAT와 면접에 중점을 두고 준비하면서 1~2학년 때부터 학업성적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쉽지 않은 관문을 통과해 공직에 입문한 임 주무관은 처음 위원회에 배치돼 기획총괄과에서 직원들의 복리후생, 급여, 교육훈련 등 복지·교육 업무를 담당했다. 지금은 담당 업무가 바뀌어 위원회 조사과에서 개인정보보호 연차보고서를 발간하고 조사·분석 전문위원회와 소위원회의 심의를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오전 8시쯤 출근해 회의자료를 준비하고 신문스크랩 등을 통해 개인정보보호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최근에는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관련 정책과 제도 개선에 대한 업무와 함께 각 부처의 개인정보보호 시행계획을 검토하는 업무도 함께 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크고 작은 행사를 지원하는 것도 임 주무관의 몫이다. 그는 “특히 지난해 6월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인정보보호 감독기구 협의체(APPA) 포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지금까지 한 업무 가운데 가장 힘들었지만 행사가 무사히 끝나고 나서는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2년 가까이 위원회에서 일하면서 개인정보보호와 관련된 논문이나 보고서를 수시로 챙겨보는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위원회가 조직 규모는 작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업무능력을 키워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합격하고 나서 첫 출근했을 때는 설렘과 긴장으로 이등병이 된 기분이었다”면서 “지금은 위원회 특유의 가족 같은 분위기로 즐거운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자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책임감’을 꼽은 임 주무관은 “비록 작은 역할이지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더 나아가 국가 발전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공직에 입문할 후배들도 책임감과 자신감을 갖고 공직생활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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