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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꼭 숨은’ 北 황해도 자주포

    ‘꼭꼭 숨은’ 北 황해도 자주포

    북한이 그동안 남쪽으로 향해 있던 170㎜ 자주포 갱도 입구를 봉쇄하고 북쪽에 새로 입구를 마련해 우리 군이 유사시 갱도를 무력화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미 연합군의 자주포 갱도 포격에 대비한 것으로 자주포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2일 “황해도에 있는 4군단 예하 포병부대 등의 자주포 갱도 모양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포병 전력과 미사일로 손쉬운 파괴가 가능했던 남쪽 방향 자주포 갱도 입구를 봉쇄하고 북쪽 방향으로 새로운 입구를 만들어 자주포를 무력화하기가 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군이 유사시 북한군 자주포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항공기로 레이저 유도 폭탄인 ‘벙커 버스터’(GBU-28)나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투하해 갱도를 파괴하거나 무인폭격기를 동원해 북쪽에서 갱도 입구를 파괴해야 한다. 하지만 항공기나 무인폭격기가 자주포 갱도까지 접근하려면 지상에 밀집한 대공포와 지대공미사일 등의 위협에 노출되게 된다. 한편 교도통신은 이날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개보수 작업이 끝난 발사대에 덮개가 설치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덮개 공사는 8월 중 완료될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최근 이곳에 67m 규모의 대형 장거리미사일 발사대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발사대에 이어 덮개 작업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 전후로 장거리미사일을 쏠 것이라는 관측에 더 무게가 실린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정찰 위성을 이용한 감시를 피하기 위해 덮개 설치 작업을 하는 것으로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일, 북핵 ‘공통 위협’ 인식…과거사·독도에 발 묶인 안보협력

    [새로운 50년을 열자] 한·일, 북핵 ‘공통 위협’ 인식…과거사·독도에 발 묶인 안보협력

    “양국 간 정보보호협정과 군수지원협정을 체결합시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 “여건이 충분히 조성돼야 합니다. 북한은 대한민국 영토입니다. 자위대가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할 때도 우리 정부의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지금 이 자리에서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나카타니) 지난 5월 30일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은 양국 안보협력 관계의 현 수준을 그대로 드러냈다. 양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라는 공통의 위협을 안고 있다. 하지만 과거사 문제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인식 차이는 안보협력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한·일 안보협력의 초석을 쌓은 시기는 1998년 2월 출범한 김대중 정부 때로 평가된다.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으로 대표되는 남북 화해와 교류협력을 기조로 삼아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협력을 얻고자 했다. 일본 측도 1998년 8월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미사일이 일본 본토 상공을 지나 태평양 쪽으로 떨어지자 미국과 미사일방어(MD) 체계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한국과도 안보협력을 촉진할 필요성을 인식했다. 김 대통령과 당시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1998년 10월 미래지향적인 한·일 파트너십을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양국 간 장관급, 실무 국장급, 작전부대들의 교류와 공동 훈련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1999년 8월 일본 규슈와 한국 해역에서 양국 해군 함정들이 참가한 최초의 수색 구난 공동 훈련(SAREX)이 시작됐다. 양국은 격년으로 2013년까지 이 훈련을 총 8번 실시했다. 양국 국방 당국은 1999년 5월 해군과 공군의 작전사령부 간 직통전화(핫라인)를 구축했다. 김대중 정부는 이 같은 안보협력을 제도화함으로써 대북 화해협력 정책에 대한 일본 측의 이해와 협력을 얻어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일본과 역사 및 영유권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잔존했음에도, 정부가 절제된 메시지를 통해 일본 측의 시정을 요구하면서 안보협력을 진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8년 집권한 이명박 정부도 한·일 안보협력 관계를 격상시키고자 했다. 양국 국방 당국은 2011년 1월 정보보호협정(GSOMIA)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켰고 2012년 6월에는 일본 측과 이 협정에 공동 서명하려는 단계에 이르렀다. 우리 군 당국으로서는 일본과 북한 관련 정보를 공유한다는 취지하에 정보보호협정을 추진했다. 상호군수지원협정은 유엔평화유지군 활동 시 군수물자를 상호 보완하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밀실 추진 논란과 함께 국민 여론에 부딪혀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을 매개로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면서 얻는 이익이 일본과의 안보협력보다 더 크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현재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한·중 관계가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라고 해서 한국이 안보 문제에서 중국과 공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북한의 공격 등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이 일본의 유엔사 후방기지를 통해 한반도로 들어온다는 점에서 한·일 안보협력은 여전히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2일 “일본이 군국주의로 회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과의 군사협력이 위험하다는 부정적 시각이 생겼다”며 “일본은 다시 군사대국화를 추구하거나 동아시아의 패권국가로 회귀할 자원과 능력이 부족하고 미국도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일본 교도통신이 일본 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본의 군사력 보유와 교전권 등을 부인하는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 응답자의 60%는 ‘현행대로 존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바꿔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2%에 그쳤다. 이는 아베 신조 정권이 집단자위권 행사 등을 담은 안보법제를 개정했지만 일본 국민들은 여전히 평화의 중요성을 갈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한·일 안보협력이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가 처한 대외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모두 관리하고 있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을 추진하고 한·일이 동맹으로서 이 역할의 일부를 담당해 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의 이 같은 기대를 바탕으로 집단자위권 행사를 합법화하는 길을 열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의 눈치를 모두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와 같이 미국을 매개로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하되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북한에 대한 억제력, 비전통안보 이슈 위주로 안보협력을 진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인천 문학산 정상 50년 만에 시민 품으로

    인천 문학산 정상이 시민품으로 되돌아온다. 군부대가 주둔해 지난 50년간 일반인 접근이 통제됐던 인천 문학산 정상이 오는 10월15일 인천시민의 날에 맞춰 개방된다. 인천시는 올해 초부터 문학산 정상부 개방을 놓고 국방부와 수차례 협의를 벌여 조건부 개방에 합의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인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이 213m의 문학산은 1965년부터 각종 군사시설이 설치되고 부대가 주둔해 일반인 접근이 통제됐다. 이곳에 주둔했던 부대가 최근 이전하면서 병력도 모두 철수했지만, 막사를 비롯한 시설과 이를 보호하는 철조망이 남아 있다. 문학산 정상부는 앞으로도 군이 유사시 수도권 공중방어를 위한 전투예비진지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미활용 군부대 부지(군 작전상 불필요한 땅)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낮에만 개방된다. 또 국가 위기사태 발생 시는 물론 평시 작전·훈련 상황에 따라 군 당국이 요청하면 즉각적으로 일반인 접근이 다시 통제된다. 인천시는 이번 합의에 따른 개방에 앞서 등산객 안전과 조망권 확보, 군 시설 보안 등을 위해 2억 8000여 만원을 들여 등산로, 전망대, 안내판 등을 정비할 계획이다. 현재 문학산에는 백제 초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둘레 577m, 평균높이 1.5m의 문학산성(인천시지정문화재 기념물 제1호)이 있다. 인천시는 문학산 정상부 개방을 계기로 문학산성을 시 지정 기념물에서 국가 지정 사적으로 승격하는 절차를 밟고 성곽 복원도 장기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역사적 의미가 큰 인천의 진산인 문학산 정상부를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게 돼 민선 6기 시정 방침인 ‘인천만의 가치 창조’를 실현하는 좋은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은 즉흥적 리더십이 난맥상 초래” 분석

    군 당국은 북한이 최근 서해 연평도에서 불과 4.5㎞ 떨어진 갈도에 122㎜ 방사포(다연장로켓) 4문을 배치한 것에 대해 군사 전략상 자충수를 둔 것으로 평가했다. 무엇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즉흥적이고 독단적인 리더십이 북한 군사 전략의 난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군 고위 관계자는 26일 “2010년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북한 황해남도 일대에 포진한 122㎜ 방사포는 이동식이라 위치를 재빨리 식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섬(갈도)에 고정된 포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움직이지 않는 작은 섬에 고정 배치돼 우리 군 입장에서는 좋은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강 노들섬보다 작은 갈도 전체가 연평도에 배치된 우리 군 화력의 직접 타격권에 있다는 의미다. 군 당국은 북한이 유사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도발할 것에 대비해 2013년 5월부터 연평도에 사거리 20㎞의 스파이크 미사일을 배치했다. 중량 70㎏의 스파이크 미사일은 가로 3.2m, 세로 2.5m 표적을 정확하게 명중할 수 있고 갱도 안에 배치된 해안포나 방사포를 격파할 수 있다. 무엇보다 김 제1위원장이 2013년 9월 갈도 인근 장재도와 무도를 시찰한 이후 북한군이 진지 공사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군 당국은 그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11년 12월 김 제1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군 동향이 군사적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자신감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의 즉흥적인 생각과 무모한 지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여의도 ‘지하 비밀 벙커’ 모습 드러낸다

    여의도 ‘지하 비밀 벙커’ 모습 드러낸다

    2005년 발견됐던 서울 여의도 지하벙커가 10년 만에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005년 발견된 여의도 옛 중소기업전시장 앞 도로 아래 지하벙커를 시민들에게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벙커는 2005년 4월 서울시가 여의도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현지조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벙커는 지휘대와 화장실, 기계실이 있는 528㎡ 규모의 공간과 소파, 화장실, 샤워실을 갖춘 66㎡ 규모의 방 등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발견 당시 벙커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시설 관리자가 없어 내시경을 넣어 조사한 끝에 벙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발견 당시 벙커가 지하 시설물 도면 등에 기록돼 있지 않고 수도방위사령부에도 해당 기록이 없어 많은 궁금증을 유발했다”면서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박정희 대통령 시절 여의도에서 열린 ‘국군의 날’ 행사 때 대통령 등 요인들의 유사시 대피용 방공호였던 것으로 현재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당초 이 벙커를 2006년 하반기에 간이 화장실, 매점, 휴게실 등을 갖춘 시민 편의시설로 바꿔 개방하고 인근에 들어설 서울금융센터와 지하로 연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벙커가 지하인 데다 유동인구가 적어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개방 시점을 2010년 이후로 미뤘었다. 시 관계자는 “단순히 시설물로서 벙커를 공개하는 것을 떠나 이 시설을 활용해 사회적 의미를 담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공개 시기는 당초 잡았던 광복절보다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시진핑 軍기강 확립·군권 강화 ‘두 토끼 잡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유사시를 담당하는 군부대를 방문해 군 기강 확립을 주문했다. ‘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렸던 전 군사위 부주석 쉬차이허우(徐才厚) 사건을 또다시 거론하며 군 부패 척결 의지도 다졌다. 20일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8일 지린성 창춘 소재 제16집단군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특히 부패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 3월 방광암으로 사망한 쉬 사건을 언급하며 “그의 기율위반이 군대에 전면적인 손실을 가져왔다”면서 “군은 사상·정치·조직·작풍(근무기강)에 드리워진 쉬차이허우의 악영향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쉬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시 주석은 또 “(공산주의) 사상을 견지하고 임전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며 실전과 같은 강력한 훈련을 주문했다. 당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이기는 군대 건설’을 선언한 이후 훈련을 강조해 왔다. 중국군은 올해 국방백서를 통해 기존의 ‘방어 위주’ 전략을 ‘공격·방어 겸비’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이 제16집단군에서 부패 척결과 훈련을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끈다. 16집단군은 쉬가 1990~92년에 정치위원을 지낸 곳이자 선양군구와 함께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부대이다. 이틀 동안의 지린성 시찰에 포함된 일정 중 하나였지만, 북한 탈영병의 중국인 살해 및 탈북자 난동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 주석의 군기 확립 행보는 군권 강화와 맥이 닿아 있다. 특히 오는 8월 1일 건군절을 앞두고 현재 군 고위급 인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그의 신임을 받는 50대 젊은 장군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청두군구 부정치위원인 장수궈(張書國·55) 소장이 수도방위를 담당하는 베이징군구 정치부 주임으로 발탁된 게 대표적이다. 지난 1월에는 중앙군사위 산하 4총부(총정치부, 총참모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정치위원들과 7대군구 사령원(사령관) 등 군 수뇌부가 모두 시 주석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사설] ‘아베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日 시위대의 분노

    아베 신조 내각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6일 집단자위권 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안보 법안을 중의원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이후 일본 열도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5%로 급락하면서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3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여론도 51%에 이른다. 안보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하는 일부 시위대는 “아베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양상이다.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집단자위권은 일본이 직접 공격받았을 때뿐만 아니라 일본의 동맹국이나 주변국이 공격받았을 때 이를 일본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상대방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본 국민들은 집단자위권이 인정되게 되면 기존의 전쟁 포기 조항은 사문화되고 새로 신설된 모호한 기준에 따라 일본이 자칫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보 법안의 중의원 강행 처리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 헌법 9조가 명백히 교전권을 금지하고 있고 다수의 헌법 학자들이 집단자위권 인정 조항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지만 아베 정권은 ‘헌법 해석 변경’이라는 꼼수로 집단자위권 법안을 밀어붙여 왔다. 지난해 7월 1일 아베 총리는 임시 각의를 열어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헌법 해석을 변경한 것이다. 그럼에도 아베 정권은 오는 9월 말까지 참의원에서 안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최근 다카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는 “지지율을 희생해서라도 국민의 평화와 안전을 보호하겠다”며 억지를 쓰고 있다. 아베 정권이 주권자인 국민들의 뜻마저 왜곡하면서까지 안보 법안 통과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정부의 안보법안 강행 처리는 자국민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의 반대와 상관없이 군사 대국화의 길을 가겠다는 국제적 도발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우리는 일본의 우익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을 앞세워 유사시 북한 사태를 빌미로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개연성에 주목해 왔다. 일본의 군국주의를 미화해 온 근저에 동북아 맹주를 꿈꾸는 야심이 숨어 있음을 우려해 왔다. 이런 의도가 착착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한반도 군사적 개입 의도를 원천적으로 막아 내면서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할 대책 마련에 외교라인이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 “日, 한반도 유사시 군수지원 한정”

    일본 자위대 수장인 가와노 가쓰토시 통합막료장(합참의장)은 16일(현지시간)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역할이 군수지원에 한정된다고 밝혔다. 가와노 막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미·일 동맹의 전환과 진전’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것은 설령 안보법안이 일본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기본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위대 수장이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 역할을 ‘군수지원’으로 국한하겠다고 공개적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병참기지 역할을 하겠다는 발언이다. 또 일본이 집단 자위권 행사를 통해 군사력을 확장하려는 것에 대한 한국·중국 등 주변국의 부정적 기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가와노 막료장은 “한반도에 비상사태나 긴급사태가 발생할 경우 일본으로서는 주변 사태법이 적용될 것”이라며 “그렇게 볼 때 미국·한국과의 협의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군수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안보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은 무제한으로 군사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일 동맹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가와노 막료장은 또 영유권 분쟁이 격화하는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 함께 일본 자위대가 지속적으로 훈련을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과 수색 및 구조를 위한 공동 훈련을 했으며 이를 위해 PC3 초계기가 필리핀 서쪽 팔라완섬을 비행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아베 정권 집단자위권 도입 강행을 보는 눈

    아베 신조 총리의 일본 자민당 정권이 끝내 이른바 집단자위권 도입을 강행할 태세다. 그제 자민당은 중의원 특별위원회에서 안보법제 제·개정안을 단독으로 가결한 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어제 중의원 본회의에서마저 단독 처리했다. 법안들이 머잖아 참의원까지 통과하게 되면 일본은 본토 밖에서도 전쟁을 할 수 있는 소위 ‘보통국가’의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그런 만큼 우리의 대응이 중요하다. 일본의 신군국주의 행보가 자칫 한반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할 때다. 자국의 평화헌법을 무력화할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는 7부 능선을 넘어선 형국이다. 아베 정권이 자국 내 반대 여론이나 위헌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면서다. 일본 국민 여론이 우경화되고 있긴 하지만, 평화헌법의 정신과 배치되는 집단자위권에 관한 한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이다. 중의원 특별위원회가 열린 그제 도쿄 국회의사당 주변에 6만여명이 모인 것을 비롯해 주요 도시에서 집단자위권 반대 시위가 벌어졌지 않은가. 하지만 중·참의원 모두 자민당이 압도적 다수라 집단자위권 도입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아베 정권이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평화헌법 개정 대신 “집단자위권이 헌법 9조가 허용하는 필요 최소한도의 자위권 범위에 포함된다”는 자의적 해석과 함께 안보법제 카드를 빼들 때부터 예견됐었다. 아베 정권의 본심이 확인된 이상 우리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순 없다. ‘자신이 공격당하지 않는 한 남을 공격하지 않은 나라’였던 일본이 그런 ‘개별적 자위권’의 속박을 벗어난다는 건 뭘 말하나. ‘동맹국이나 주변국이 위협받은 것을 빌미로 반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집단자위권이 유사시 한반도에 적용될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일본 자위대가 미·일 군사동맹에 기초해 북한 사태 등에 개입할 근거가 된다. 독도를 분쟁수역화하려는 일본의 군사 행동에 빌미를 줄 개연성도 베제하기 어렵다. 물론 이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시나리오다. 그러나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정치의 속성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소위 대동아공영권을 기치로 고삐 풀린 야수처럼 군국주의로 치달았던 일제에 당했던 악몽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일본이 한반도에서의 집단자위권 행사 때 우리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외교적 합의를 통해 보다 구체화해야 할 이유다. 정부는 이를 위해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나 한·미·일 차관보급 3자 안보토의(DTT) 등 가용한 외교 채널을 서둘러 가동하기 바란다.
  • [폭주하는 아베] ‘전쟁 가능 나라’ 한발 더… 아베, 국민·야당 반발에도 軍國 야욕

    [폭주하는 아베] ‘전쟁 가능 나라’ 한발 더… 아베, 국민·야당 반발에도 軍國 야욕

    아베 신조 정권이 16일 집단자위권을 허용하는 무력공격사태법 개정안 등 11개 안보 관련법 제·개정안을 일본 중의원(하원)에서 야당의 반발과 퇴장 속에 표결, 통과시켰다. 평화헌법을 무력화시키는 안보 관련법안의 입법화가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위헌 논란과 시민사회의 반발 속에서 법안은 이날 최종 관문인 참의원으로 보내졌다. 참의원에서 표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권 자민·공명당 양당은 60일 안에 출석의원 3분의2 찬성으로 재가결할 수 있다. 법안은 오는 9월 27일 정기국회 폐회 직전까지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연립 여당은 중의원 본회의에서 자위대법 개정안을 비롯한 11개 안보 관련법 제·개정안을 여당 단독으로 가결시켰다. 이를 반대했던 민주·유신·공산·사민·생활당 등 주요 5개 야당 의원들은 표결 직전 퇴장했다. ●껍데기만 남은 日 평화헌법 아베 총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정적인 견해가 더 강한 집단자위권 법안 등의 안보법안 개정안에 대해 수적 우위를 앞세운 ‘정면 돌파’를 택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집단자위권을 골자로 한 안보 관련법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방어를 위해서만 무력을 행사한다’는 전수(專守)방위 개념에 따라 자위대에 부과되던 각종 제약이 사라지게 된다. 자위대의 무력행사가 가능해져 평화헌법은 껍데기만 남게 된다. 자위대의 활동 범위도 전 세계로 확대된다. 무력공격사태법 개정안은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라도 자위대가 무력행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제3국이 공격당할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인 집단자위권 개념을 담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나카타니 겐 방위상은 지난 5월 “일반적으로 해외 파병이 금지돼 있지만 (무력행사의) 조건에 합치하면 타국에서 무력을 행사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후방 지원을 상정한 현행 주변사태법을 대체할 중요영향사태법안은 ‘방치할 경우 일본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태’ 때 전 세계 어디에서나 자위대가 미군 등 외국 군대를 후방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문을 담았다. 사실상 미군의 후방 병참기지 역할을 떠맡은 것이다. 이들 법안에 대해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부정한 헌법 9조에 위배된다는 헌법학자들의 지적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아베 정권의 인기도 40% 이하로 떨어졌다. 반대 여론도 50%에 육박한다. 절차상, 내용상 위헌 논란 속에서도 아베 내각은 지난해 7월 1일 종래의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각의에서 결정했다. 안보 관련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이번 회기 내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 자민당 측은 “국가의 안전 보장 환경이 매우 까다롭게 변화하고 있고, 억지력과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을 고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후쿠시게 다카히로도 “국제 정세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남중국해에서의 공세적인 활동이 안보법제 제·개정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지만 일본 일반 여론은 아베 정권의 무리수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 8할 “안보 법안 이해 못 해” 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한 뒤 아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일본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전쟁을 미연에 막기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참의원에서 논의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깊어지도록 설명에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집단자위권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한 야당과 시민의 반발도 확산 일로에 있다. 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한 이날 밤 국회 주변에는 수만명의 시위대가 모여 중의원 통과를 규탄했다. 집권 여당의 안보법안 강행 통과에 반발하고 있는 오카다 가쓰야 민주당 대표는 “국민 8할이 정부 설명이 부족하다고 하고, 과반이 위헌이라고 보거나 법안에 반대한다고 답하는 와중에 강행 처리하는 것은 전후 일본 민주주의의 큰 오점”이라며 “아베 총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즉각 법안을 철회하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中 “안보법 본질은 우릴 적으로 삼는 것” 아베 정권의 폭주에 대해 중국은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자신의 망상에 취한 아베’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베는 자위대가 해외에서 전투할 권리를 얻어 ‘정상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변하지만 안보법의 본질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는 것”이라면서 “일본이 미국 뒤에 숨어 도발한다면 중국은 일본에 치명적인 반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첫 중·일 고위급 정치대화를 가졌으나 안보 법안 문제로 분위기는 싸늘했다. 양 국무위원은 회담에서 “일본 중의원이 안보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전후 일본이 군사안보 영역에서 채택한 사상 유례없는 행동”이라며 “우리는 엄중한 항의와 엄정한 입장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일본이 역사적 교훈을 깊이 새기고 평화 발전의 길을 지속적으로 걸을 것을 정중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日 집단자위권 법안 중의원 통과, 무슨 내용?

    日 집단자위권 법안 중의원 통과, 무슨 내용?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위헌 논란에 휩싸인 집단 자위권 법안을 중의원(하원)에서 강행 처리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16일 오후 중의원 본회의에서 자위대법 개정안을 비롯한 11개 안보 관련법 제·개정안을 단독으로 표결,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민주·유신·공산·사민·생활당 등은 주요 5개 야당 의원들은 표결 직전 퇴장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최종 관문인 참의원으로 이송됐다. 11개 법안 중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을 반영한 무력공격사태법 개정안은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일지라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권리가 근저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를 ‘존립위기사태’로 규정해 자위대가 무력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한반도 유사시의 미군 후방지원을 상정한 현행 주변사태법을 대체할 중요영향사태법안은 ‘방치할 경우 일본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태’ 때 전세계 어디서나 자위대가 미군 등 외국 군대를 후방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문을 담았다. 연립여당은 이번 정기 국회가 끝나는 9월 27일 전에 참의원에서 법안을 최종 통과시킬 방침이다. 아베 정권은 참의원이 법안을 받은 후 60일 내에 가결하지 않으면 중의원이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재가결해 법안을 성립시킬 수 있는 규정(일명 ‘60일 규정’)을 행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위헌 논란이 거세게 제기된 이번 법안에 대해 야당과 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참의원 심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아베 내각은 작년 7월1일 자로 종래의 헌법 해석을 변경,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각의에서 결정한 뒤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고, 자위대의 해외 활동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이들 법안에 대해 국제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교전권을 부정한 헌법 9조에 위배된다는 헌법학자들의 지적이 최근 잇따랐다. 집단 자위권은 제3국이 공격당한 경우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다. 법안이 중의원을 통과한 뒤 아베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일본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전쟁을 미연에 막기 위해 꼭 필요한 법안”이라면서 “(국민에게) 정중하게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표결에 앞서 진행된 찬반 토론에서 반대 토론자로 나선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대표는 “국민 8할이 정부의 설명이 부족하다고 하고, 과반이 위헌이라고 보거나 법안에 반대한다고 답하는 와중에 강행 처리하는 것은 전후 일본 민주주의의 큰 오점”이라면서 “지금 아베 총리가 해야 할 일은 즉각 법안을 철회하는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 인터넷은행 심사, 비대면 위험 검증

    이르면 올 연말 시범 도입될 인터넷전문은행 심사 때 온라인·비대면 영업에 따른 위험 요인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0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인터넷은행 인가 매뉴얼 초안에서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대주주가 유사시 적정한 유동성 확보 계획을 마련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종 매뉴얼은 오는 22일 금융사 대상 설명회 등을 거쳐 확정한다. 예비인가는 9월 받는다.
  • 시진핑·푸틴 재회… 그리스 구원투수로 나설까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BRICS) 정상들이 8일부터 이틀간 러시아 우파에서 정상회의를 연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신개발은행(NDB) 설립과 위기대응기금 조성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정상들이 최근 그리스 사태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지도 주목된다. 러시아와 중국이 최근 그리스와 대형 개발사업 등을 공동 추진하며 ‘구원투수’ 역할을 자처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주최국 러시아가 브릭스가 아닌 그리스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러시아 재무차관으로부터 신개발은행의 회원국으로 참여해 달라는 요청을 전달받았다며 가입 제안을 상세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개발은행은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5개국이 설립에 합의한 은행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재편하려는 신흥국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초기 자본금은 500억 달러에, 중국 상하이 본사를 두기로 합의했으나 설립 절차가 지연돼 내년에야 문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그리스 지원 문제가 정상회의의 공식 의제에 올라와 있지 않다면서 다만 정상들이 국제 현안 논의과정에서 이 문제를 거론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회의에서는 5개국이 지난 4월 미국에서 협정에 서명한 1000억 달러(약 112조 6000억원) 규모의 위기대응기금 설치에 대한 논의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등 유사시에 대비한 기금으로 중국이 410억 달러, 브라질·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이 50억 달러를 분담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은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신개발은행 설립을 통해 세계 금융 기구에서 서구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러시아가 고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녹조 확산… 수돗물 안전 강화

    봄철부터 이어지는 가뭄과 기온상승으로 녹조 비상이 걸린 가운데 정부가 녹조 대책을 추진한다. 국무조정실과 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로 구성된 범부처 녹조대응TF는 4대강 수계와 상수원 호소에 녹조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류관리대책을 강화한다고 5일 밝혔다. 한강 하류에는 지난달 30일 조류경보가 발령됐고, 낙동강에는 5월 중순부터 유해남조류가 출현하는 등 예년보다 확산된 ‘녹조 라테’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가축분뇨의 하천 유입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전국 360여개 배출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서울시와 한강하류지역 하·폐수처리시설, 수상레저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도 벌인다. 조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지류 관리도 강화한다. 조류가 다량 발생한 일부 정체구간에는 2차 오염 우려가 없는 친환경 녹조 제거장치인 조류제거선(수상녹조콤바인)을 활용해 스컴(떠 있는 찌꺼기)을 제거하고, 물 순환장치인 수중폭기장치를 가동하는 한편, 조류제거물질을 살포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비용은 국고로 지원할 방침이다. 유사시 댐·보·저수지 가용수량을 비상방류해 하천유지 용수를 공급하고 조류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키로 했다. 무엇보다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 확충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취수구 주변에 조류 차단막을 설치하고, 조류로 인한 독성·냄새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활성탄을 비축하도록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방산 비리… 제대로 작동하는 장비 하나라도 있나

    감사원의 ‘국방연구개발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보면 우리 군(軍)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 그동안에도 방위산업 비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면서 국민을 걱정스럽게 했다. 그것도 국가 방위의 핵심 전력인 잠수함에서부터 일선 소총수의 생명을 책임지는 방탄복에 이르기까지 비리에서 자유로운 장비를 찾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런데 방위력 개선 사업에 따른 획득 분야 비리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개발 분야 비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는 국방 연구개발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마저 연루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유사시 성능을 발휘하는 장비가 우리 군에 한 가지라도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감사원에 따르면 ADD는 2012~2014년 한 업체로부터 80억 3000만원 규모의 내부 피해계측 장비와 전차 자동조종 모듈을 납품받아 검사 업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내부 피해계측 장비가 작동이 안 되는데도 기술검사 성적서에 작동 상태가 ‘양호’하다고 합격 판정을 내렸다. 자칫 군 핵심 장비의 성능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위험한 짓이다. 전차 자동조종 모듈은 7세트를 납품받았으면서도 11세트 납품받은 것처럼 관련 서류를 위조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액수의 예산이 빼돌려졌음은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국가 산업 기반 시설이 사실상 전무하던 시절 자주 국방의 신념 하나로 연구개발에 매달렸던 ADD 역사에도 먹칠을 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군은 일부 함정에 대함 레이더와 항해 레이더를 설치하면서 신형 레이더가 개발됐는데도 성능이 떨어지는 구형 레이더를 장착하려 했다. 일부 함정에 설치된 레이더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승인한 주파수 대역폭과 다르게 운용돼 민간 주파수 간섭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육군은 혹한기에 성능 지속 시간이 입증되지 않은 전지를 사용했다고 한다. 적에 맞서 승리를 거두기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 위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방 비리는 군 전력을 약화시켜 적과 싸워 보기도 전에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이적 행위다. 몇 푼의 돈에 놀아나 국민 모두를 어렵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매국 행위이기도 하다. 비리 당사자를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주문을 되풀이하는 것도 지쳤다. 이제는 국방 부문 종사자들의 자부심과 자존심 회복을 염원할 뿐이다. “국방 분야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썩었다”는 지탄의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는가.
  • [‘행복區’ 내 손으로… 떴다 ‘4색’ 구청장] 성동 ‘안전 구청장’

    [‘행복區’ 내 손으로… 떴다 ‘4색’ 구청장] 성동 ‘안전 구청장’

    “제일 먼저 어떻게 한다고 했지? 자, 당황하지 말고 안전핀을 뽑은 다음 빗자루로 쓸듯이 골고루 뿌리는 거예요.” 1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민선 6기 1주년을 맞아 성동구 마장국민체육센터 ‘생명안전배움터’에서 열린 ‘자녀와 함께하는 생명 안전체험 및 그림 그리기’ 행사 현장을 찾았다. 정 구청장은 어린이 18명에게 소화기 사용법을 알려준 뒤 어린이들과 일일이 소화기로 불을 끄는 체험을 함께했다. 소방관 옷과 모자를 쓴 어린이들은 저마다 소화기 앞쪽에 있는 안전핀을 뺀 뒤 불 모양으로 제작된 모형을 향해 손잡이를 꾹 눌렀다. 정 구청장은 “화재는 발생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중요한데, 실제 불이 나면 소화기를 사용하지 못해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며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안전의식이 몸에 배어야 유사시 당황하지 않고 소화기, 완강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명안전배움터는 지난달 4일 문을 열었다. 주민의 재난안전사고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다. 1층 건물 150㎡ 규모로 소화기·완강기·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과 심폐소생술 방법, 교통·엘리베이터·전기·가스 안전수칙 등 일상생활 속 안전교육을 진행한다. 어린이들은 또 전문 강사에게 완강기 안전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직접 완강기를 이용해 대피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어 안전을 주제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은 생명안전배움터 바깥에 설치된 포토존 조형물에 오는 10월 중 전시될 예정이다. 자녀와 함께하는 생명 안전체험 및 그림 그리기는 이날 첫 행사를 시작으로 9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11시 50분 열린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21년 만에 유럽 기종 도입… 韓·美동맹보다 경제성 중시

    21년 만에 유럽 기종 도입… 韓·美동맹보다 경제성 중시

    군 당국이 사업비 1조 4880억원을 투입하는 공중급유기 기종으로 유럽 에어버스의 A330 MRTT를 선택한 것은 한·미 동맹 관계 등 정치적 고려보다 비용 대비 성능을 우선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기종 선정은 검찰이 방위사업비리 수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결정된 대형 무기 도입 사업인 만큼 외부 요인보다 원칙과 경제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공군은 유사시 한·미 연합작전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상호 운용성 측면에서 주력 무기는 미국제를 도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식했다. 하지만 군 수뇌부가 1994년 스페인 CN235 수송기를 도입한 이후 21년 만에 유럽제 항공기를 도입하기로 결정해 향후 미국 무기 일변도 관행이 변할지도 주목된다. 에어버스의 A330 MRTT는 민항기인 A330-200을 토대로 제작됐다. 공중급유기와 수송기를 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111t의 연료를 실을 수 있고 최대 300명의 인원과 45t의 화물을 실은 채 공중급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반면 민항기 B767을 기반으로 제작된 보잉의 KC46A는 96t의 연료를 실을 수 있고 114명의 인원을 수송할 수 있다. 특히 보잉은 한·미 간 상호 운용성이 뛰어나고 생화학전과 핵 전자기펄스(EMP)에 대한 방호 능력이 앞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 당국의 선택은 ‘더 많은 비행기에 더 많은 연료를 실을 수 있는 기체’였다. 방사청 관계자는 30일 “A330 MRTT 기종이 영국 등 미국의 동맹국에서도 운용 중이고 상호 호환하는 데는 두 기종이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A330 MRTT의 모태가 되는 민항기 A330-200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모두 33대를 운용하는 만큼 민간 항공사를 이용한 안정적 창정비나 부품 수급 등 사후 운용유지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에어버스가 저렴한 가격과 파격적인 기술이전을 제안한 것도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유로화 가치 하락과 달러화 가치 상승 등 환율 변동도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줬다”라면서 “업체별 입찰 가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에어버스의 입찰가는 총사업비 대비 10% 이상 감소해 저렴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A330 MRTT는 영국(14대), 프랑스(12대), 호주(5대), 사우디아라비아(6대) 등 6개국에 46대가 판매됐고 인도와 카타르도 각각 6대, 2대를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보잉은 미국 이외에는 이렇다 할 주문을 받지 못했다. 보잉의 KC46A는 지난해 말 시제기가 초도비행에 성공한 개발 중인 급유기이기 때문이다. 공군이 2018년부터 공중급유기를 보유하게 돼 ‘전략 공군’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됐지만 주변국에 비해서는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폭격기를 개조한 공중급유기를 18대, 러시아는 수송기를 개조한 공중급유기 20대를 보유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6·25전쟁 때 쓰던 수통, 지금도 쓰고 있을까?

    [밀리터리 인사이드] 6·25전쟁 때 쓰던 수통, 지금도 쓰고 있을까?

    군에 입대한 장병 뿐만 아니라 예비역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물품 중 하나가 ‘수통’입니다. 일반 군 관련 기사는 물론 무기 관련 기사에도 어김없이 이 수통과 관련한 댓글이 올라옵니다. “6·25 전쟁 때 쓰던 수통부터 교체하라”는 비난 섞인 글은 식당의 단골메뉴처럼 빠지질 않습니다. 예비역들이 왜 수통에 이렇게까지 분노하게 된 걸까요.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결국 저와 여러분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리가 군에서 쓰는 수통 중에 6·25 전쟁 때 보급된 수통이 있을까. 지난해 군에서 보급한다던 신형 수통은 정말 제대로 보급했을까. 확인해봤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국방부에 문의해봤습니다. 시쳇말로 ‘돌직구’ 질문입니다. “6·25 때 사용하던 수통이 지금도 군에 남아있나요?” 국방부 관계자는 순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어떻게 6·25 때 쓰던 수통이 지금도 남아있겠습니까. 그런 얘기는 금시초문인데요. 왜 그런 소문이 났을까요.” 또 물었습니다. “그럼 30~40년 전에 쓰던 수통도 사용하지 않나요?” “아무리 보급품을 오래 쓴다고 해도 그런 건 없을 텐데요. 사용 기간을 모두 확인해보진 않았지만, 아마 그 정도는 아닐 겁니다.” 답변이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대체로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軍 “압록강 물맛 나는 수통? 말도 안돼” 수통은 사용 연한이 없기 때문에 파손되지 않는 한 폐기하진 않습니다.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만든 지 수십년 된 수통은 분명 존재합니다. 다만, 6·25 전쟁 때 쓰던 수통이 현재 군에 없다는 답변은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그럼 현재의 수통과 6·25 전쟁 때 쓰던 수통 재질을 비교해볼까요? 전쟁 때 우리 장병들은 철을 주재료로 한 스테인리스 합금 수통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무거웠고 위아래 부위를 접합하는 방식이어서 옆면을 접합한 지금의 수통과는 재질과 모양이 조금 달랐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말기 미군이 찌그러지기 쉬운 알루미늄 대신 철을 사용해 만든 신형 수통 제조 방식을 우리가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겠지요. 아래에 컵을 끼운 미군의 ‘M1910’ 수통도 1·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처음에는 알루미늄 재질로 제조됐다가 ‘플라스틱 뚜껑+스테인리스 몸통’, ‘플라스틱 뚜껑+알루미늄 몸통’ 등으로 변화했습니다. 지금의 수통과 유사한 모양이지만 입구가 좁게 만들어지는 등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수통에서 노르망디 해변의 냄새가 난다”, “내 수통으로 아마 어떤 분이 압록강 물을 떴을 것”이라는 말은 현재 기준으로 봤을 땐 우스갯 소리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아주 오래 전에 군 생활을 한 분이 있다면 보급 2순위인 훈련소나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실제로 ‘노르망디 바닷물 맛’이나 ‘압록강 물맛’을 공유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1964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자체 제작한 수통의 재질은 스테인리스에서 플라스틱, 알루미늄으로 여러 번 재질이 바뀌었습니다. 1972년 처음으로 플라스틱 수통이 공급됐고 1977년 본격적으로 알루미늄 수통을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옆면에 접합선이 있는 구형 알루미늄 수통입니다. ●30년 만에 개발된 접합선 없는 신형 수통 30년 만인 2007년이 돼서야 옆면 접합선이 없는 매끈한 알루미늄 소재의 수통이 개발됐습니다. 신형 수통 무게는 기존 수통보다 40g 가벼운 200g 이하이고, 작은 생수병 두 개 분량인 980ml의 물이 들어갑니다. 고온이나 저온에서 내부 피막이 벗겨지지 않도록 보완한 것은 물론 몸통의 용접선이 없어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군의 설명입니다. 새 수통을 개발해 교체했지만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교체율은 60%에 머물렀습니다. 사용 연한이 없는 수통의 특성상 많은 장병이 6·25 전쟁까지는 아니지만 수십년 된 구형 수통으로 물을 마셨을 겁니다. 지난해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들이 놀랄 만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군 당국이 127만개의 수통을 구매했지만 새 수통을 제대로 보급하지 않아 장병들이 여전히 30~40년된 수통을 쓰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27만개의 수통을 구입하는데 든 비용은 107억원. 탄도탄 요격미사일 1발 가격입니다. 이 돈으로 63만명인 우리 장병들이 1인당 2개씩 사용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수통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국방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현역병과 동원예비군용 신형 수통 54만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군에서 구입한 구형 수통이 8만개, 항토예비군용 신형 수통 34만개 등 2005년 이후 제작된 수통 96만개가 이미 보급돼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추가로 보급해야 할 신형 수통 물량도 적지 않았습니다. 현역병과 동원예비군용 27만개, 항토예비군용 4만개 등 총 31만개로 추산됐습니다. 여전히 수십만명의 장병이 2005년 이전에 구입한, 오래된 구형 수통을 사용하고 었었던 겁니다. 당장 “군에선 도대체 지금까지 뭘 했나”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구형 수통, 폐기않고 모두 창고로 가는 이유는 이 수통,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신형 수통 31만개를 모두 일선 부대에 보급했다”고 자신있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랑할 만한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30년 만에 야심차게 개발한 신형 수통을 모든 장병들에게 보급하는데 무려 7년이 걸렸으니까요. 8만개는 여전히 2005~2006년에 구입한 구형 수통입니다. 그나마 앞으로는 ‘노르망디’나 ‘압록강’이라는 표현은 나오지 않게 됐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런데 궁금증은 여기서 그치질 않았습니다. 신형 수통으로 바꾸면 이전에 쓰던 수통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그냥 녹여서 재활용할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유사시 동원병력을 위한 예비물자로 창고에 보관하게 됩니다. 군에서는 이것을 ‘치장용 장비’라고 합니다. 수십년 된 구형 수통도 곧바로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쓸 만한 것들은 창고로 가는 것입니다. 전쟁이 나면 물자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구형 장비도 모두 사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오래된 수통들도 쓸만한 것은 여전히 창고에 있는 것입니다. 수통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진 것은 사실 지난해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장병과 예비역들의 불만이 이어져 오다가 2008년 친박연대(현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결국 불씨를 당겼습니다. 군에서 사용하던 수통을 종류별로 구해 연구소에서 미생물 배양 실험을 한 결과 플라스틱을 제외한 알루미늄 수통과 일체형 수통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이 검출됐습니다. 바실러스 세레우스균은 대표적인 식중독균으로, 감염되면 설사와 구토, 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전 국민이 발칵 뒤집힐 만한 내용이었죠. 군은 당시 “서 의원실에 제출한 수통은 야전에서 실제 사용하던 제품이 아니다. 야전에서는 수통을 개인별로 지급하며, 세척 및 열탕소독을 통해 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급히 해명했지만 이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는 이는 많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예비역이 열탕소독으로도 사라지지 않는 비릿한 물때 냄새를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냄새가 난다고 무조건 비위생적인 것은 아니지만 한 번이라도 수통을 사용해보면 그 고정관념을 바꾸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병사들도 미군처럼 ‘카멜백’ 쓴다? 물론, 바실러스 세레우스균도 섭씨 100도 이상의 물에서 가열한다고 해서 완전히 사멸시킬 수는 없습니다. 열에 강한 포자가 남아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죠. 135도의 온도로 4시간 가열해도 포자가 남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멸균기가 없는 군부대에서 장병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훈련이 있든 없든 정기적으로 열탕소독을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신형 수통은 열에 강한 내부 코팅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재질 변형이나 위생을 감안해 앞으로는 교체 주기를 좀 더 앞당겨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수통과 미군의 카멜백(Camelbak)을 비교하는 이들도 많은데요. 카멜백은 등에 지고 다니는 물주머니입니다. 밀리터리 마니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아웃도어 용품으로도 각광받는 제품이죠. 장시간의 작전에 유용합니다. 미군 카멜백 유사품을 인터넷으로 직접 구입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 공급 호스만 입에 물면 마실 수 있어 편리한데요. “우리는 왜 이런 보급품 안 나오나”라고 말씀하는 분들이 많은데 카멜백은 이미 우리 군에도 보급돼 있습니다. 7500개 가량이 특전사와 해병대에 보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미, 北 핵·미사일 도발 억제 방안 논의

    한·미, 北 핵·미사일 도발 억제 방안 논의

    미국의 핵전력과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총괄하는 세실 헤이니 미국 전략사령관(해군 대장)이 23일 최윤희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헤이니 사령관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고 군은 밝혔다. 하지만 이번 방한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의 일환임을 밝혀 향후 사드를 포함한 미군 전력을 큰 틀에서 재배치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양국은 핵·미사일 및 사이버 위협을 포함한 북한의 다양한 위협을 평가하고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유사시 미국의 전략 자산을 전개하는 등 공동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이번 예방은 미 전략사령관의 요청에 의한 것이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헤이니 사령관은 24일에는 일본을 방문해 가와노 가쓰토시 일본 자위대 통합막료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하지만 한·미 군 당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부지와 비용의 일정 부분을 분담하는 문제를 고려해 논의를 자제하고 시간을 최대한 끌려는 입장이다. 특히 미 전략사령부에 따르면 헤이니 사령관은 이번 순방에 대해 “잠재적 적대 세력을 억제하고 우주와 사이버 공간의 정보 공유를 증진하기 위한 의지를 한국과 일본에 재확인시키는 기회”라면서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이 말했듯 미국의 미래는 아시아태평양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이번 순방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중국을 염두에 둔 것임을 밝혔다.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4월 주한 미군 장병들에게 “스텔스 전투기와 폭격기 등 새로운 전력을 아시아태평양에 투입할 것”이라면서 “가장 위험한 곳들 중 하나가 이곳 한반도”라고 말해 전력 배치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미국이 한국에 고정적으로 주둔하던 주한 미군 2사단 전투 병력을 9개월마다 순환 배치하는 등 미군 자체를 기동성 있는 신속 대응군, 해·공군 위주로 개편한다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미군 전력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292번째 MDL 말뚝 너머 北초소…맑은 날 북한군 어획모습 보이기도

    1292번째 MDL 말뚝 너머 北초소…맑은 날 북한군 어획모습 보이기도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이곳이 북한 땅이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여기는 우리가 못 들어가는 지역입니다. 북한군이 저쪽에서 그냥 달려오면 넘어오는 거죠.” 지난 16일 오후 강원도 고성 육군 22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의 얼굴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북한군 병사 1명이 전날 화천 경계초소(GP) 인근에서 하룻밤을 기다렸다가 귀순한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곳은 155마일(약 248㎞) 비무장지대(DMZ)의 동북쪽 끝에 위치한 마지막 GOP 고가초소다. 멀리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가 세워 놓은 1292번째 군사분계선(MDL) 말뚝이 보였다. 서쪽으로 인천 강화에서 동쪽으로 강원도 고성까지 200~300여m 간격으로 세워진 1292개의 말뚝은 이곳에서 동해를 만나 끝이 난다. 마지막 말뚝 너머는 북한군이 관할하는 DMZ다. 고가초소 오른쪽으로는 해안 모래사장까지 이어진 원형 철조망이 검게 감겨 있었다. 경계 근무에 나선 장우현(20) 일병은 “해무가 해일처럼 밀려오는 날이면 순식간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면을 보고 있으면 북한군이 언제 넘어올지 몰라 약간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1명이 직접 GOP 철책을 넘어와 생활관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 사건이 있었다. 해안가의 완만한 평지에 접하다 보니 1996년 이후로만 일곱 번의 귀순 사건이 발생해 일가족 5명을 포함한 11명이 귀순한 곳이라고 했다. 맑은 날이면 고가초소에서 1㎞ 남짓 떨어진 북한군 GP가 직접 보인다. 북한군 GP 뒤로 낙타의 등을 닮아 낙타봉이라고도 불리는 ‘구선봉’과 구선봉을 비추는 얕은 호수 ‘감호’가 눈에 들어온다. 북한군은 감호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조개와 고기를 잡는 어획 활동을 자주 벌인다고 한다. 그 감호 앞의 너른 평지가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한 ‘DMZ 세계평화공원’의 세 후보지 중 하나라고도 했다. 북한군은 1980년부터 1983년까지 군사분계선에서 2㎞ 떨어진 비무장지대 북방한계선을 군사분계선 방향으로 1.7㎞ 당기고 진지를 구축했다. 구선봉과 감호 앞까지 경계선을 당겨 전략적 우위를 갖겠다는 목적이었다. 아군도 이에 맞서 GOP 철책선을 800여m 앞 능선으로 옳겼다. 이에 따라 이곳 고가초소와 북한 GP의 거리는 불과 1㎞ 남짓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가끔 북한군의 휴식 시간과 교대 시간이 되면 지하 벙커로 된 초소에서 나오는 북한군의 모습을 쌍안경으로 관측할 수 있다. 김시현(20) 일병은 “처음 근무를 서다 북한군을 직접 보면 신기했다”면서도 “DMZ에서는 북한군보다 고라니를 더 자주 본다”고 말했다. 이날 유엔사 정전위 관계자들은 금강산으로 연결되는 7번 국도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DMZ 안으로 들어갔다. 동해선 경비대장 박현령(35) 대위는 “정기적으로 인원이 들어갈 때마다 호송훈련과 경계작전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유사시 구출 임무까지 맡는 기동타격대 장병들은 방탄차 안에서 긴장된 표정이었다. 동해선 철도는 2007년 한 차례 남북 시험열차 운행이 이뤄진 이후 한 번도 열차가 달리지 못했다. 지금은 국적 없는 새와 고라니만이 넘나드는 이 길이 다시 따뜻한 만남의 길이 되길 기대하며 발길을 돌렸다. 고성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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