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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해리의 色色남녀] 당신은 쌕맹?

    언젠가 문학평론가와 화이트 리큐르(별명 두꺼비)를 마시며 ‘섹’에 대한 담론을 나눈 적이 있었다. 그의 명쾌한 색론(色論)을 듣다가 많이 웃고 엔돌핀이 팍팍 돌았었다. 인간의 색(色)은 8단계로 나눌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1. 색약(色弱)은 색에 약하기 때문에 기회가 와도 잡지를 못하고 2. 색학(色學)은 색을 배우는 단계,3. 색마(色魔)는 색에 마가 낀 상태로 근친상간 등이 이에 속한다.4. 색별(色別)은 색에 대해 특별한 취향으로 양성애자를 말한다.5. 색강(色强)은 색에 강하다는 것으로 20대의 성냥불 같은 화력 6. 색장(色長)은 색에 대해 연륜이 있어 색을 쓸 때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단계 7. 색선(色仙)은 색의 신선이 되는 경지로 색을 씀에 있어 걸림이 없는 것.8. 색붕(色崩)은 색이 그 빛을 잃은 것으로 색의 적멸(寂滅)을 뜻한다고 한다. 나는 그에게 본인은 어디에 속하는 것 같으냐고 물었다. 자신은 색평(色評)으로 색에 대해 평을 하는 사람이란다. 조금 전 유부녀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뭘 하냐고 묻기에 목련꽃 피는 봄밤에 쌕(?)쓰고(書) 있다고 하니까 그녀의 말이 걸작이었다.“어머나! 미안해! 난 네가 원고 쓰는 줄 알고…. 좋은 밤 되고…. 나중에 통화하자!” 그러고 찰칵 끊어버렸다. 아! 정말로 억울하다. 아니 목소리를 들으면 모르나? 관계자와 쌕 쓰다 전화 받는 목소리가 그렇게 사각거리냐고? 배고프면 정신이 헷갈린다더니…. 그녀는 결혼 10년차 전업 주부로 요즘 들어 남편 때문에 짜증나 미치겠다는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어쩌다 TV를 같이 보다 꽃미남 스타가 나올 때 멋있다고 하면 핏발을 세우며 아줌마 주제에 밝힌다고 퉁퉁거린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뱃살도 나오고 건강도 걱정되어 헬스를 등록했다고 하니까 집안 청소나 빡빡하면 운동되는데 돈 없애고 돌아다니냐는 말에 또 전쟁을 했다고 한다. 그녀가 적나라하게 밝히는 그들 부부의 야생활(夜生活)을 들어보면 문제의 핵심은 그녀의 남편에게 있는 것 같았다. 그는 편모슬하에서 4남매의 장남으로 소위 개천에서 용 난 셈이었다. 변호사로 법무법인에서 일한다고 들었다. 그녀의 얘기로는 남편의 성장기에 문제가 많았고 한때 사업한다고 들어먹은 뒤부터 성격이 이상해졌다고 한다. 소심하고 꼼꼼하고 능력있어 결혼을 했는데 살아보니 ‘꽝’이란다. 신혼 때부터도 시들벙거지였는데 그나마 이제는 한 철에 한번 하는 것도 지겹다고 진저리를 친다. 2000년 한국 성과학 연구소에서 성인 남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대 남자 중 40%가 성기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고 그들의 배우자 및 파트너 중 소극적이고 우울하며 신경질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33%가 되어 자부심을 가진 남성의 배우자 및 파트너보다 3배나 높았다고 한다. 또한 열등감을 가진 남성의 77.3%가 자신의 성격이 소심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전희도 아주 짧다는 사실이었다. 우리는 보통 색깔을 구분하지 못할 때 색맹(色盲)이라 하여 질병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색맹 전 단계를 색약이라 한다. 성도 마찬가지이다. 장애가 있으면 전문가의 도움을 청해 치유하겠다는 자세를 가질 때 진짜 남자라 할 수 있다. 성병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성에 대한 편견과 무지로 뭉친 ‘쌕맹’이다.
  • [안동환기자의 현장+] 에로비디오 촬영현장을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에로비디오 촬영현장을 가다

    미국에 ‘할리우드 키드’가 있다면 한국에는 ‘청계천 키드’가 있었다. 친구들과 숨죽여 보던 에로물은 한 시대 사춘기의 통과의례였다. 에로물의 집산지였던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를 기웃거린 경험이 있다면 ‘어우동’,‘뽕’,‘애마부인’이 담긴 비디오테이프에 붙은 ‘빨간딱지’를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아날로그 세대’의 에로물은 이제 ‘박제된 추억’에 가깝다. 업로드와 다운로드,P2P가 활개치는 시대에 에로 비디오는 충무로에서도 ‘멸종동물’취급을 받는다. 기자는 지난달 17일 Y프로덕션의 에로 비디오 제작에 음향담당이자 엑스트라로 참여했다. 활로를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에로 비디오의 촬영현장으로 들어가 본다. “너도 벗냐.”는 사진부 선배의 노골적인 한 마디에 나도 모르게 셔츠 단추를 목덜미까지 단단히 여미고 있다.“아무나 벗나요?”서울 근교의 모텔 한개 층을 빌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촬영은 다음날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이날 찍은 ‘작품’은 불륜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두 20개신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15개가 베드신으로 한 신에 40분에서 1시간이 걸렸다. 리허설에 분주한 15년 경력 이필립(40) 감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에로 비디오도 대본이 있기는 하지만 대사의 상당 부분은 애드리브로 해결한다. 에로시장의 축이 인터넷 동영상과 모바일 서비스로 옮겨지면서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갖춘 극영화 수준의 작품성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고백한다.“넌 유부녀야.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정사를 나누며 느끼는 죄책감이 표정에 그려져야지. 자, 시선을 위로 올려봐. 콧소리는 너무 내지 말고…. 그래∼그렇게 가는 거야.” 6㎜ 디지털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한다.“자!가자. 레디∼액션.” 남녀 배우는 대사를 주고 받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전라가 된다. 고난도의 연기와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용 스틸 카메라 기사도 연신 자리를 잡기에 바쁘다. 에로물의 지상 목표는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지만 심의라는 ‘장애물’을 무사히 넘어가기란 쉽지 않다. 이 감독은 “작품성을 따질 여유도, 자본도 없는 상황에서 심의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노출 수위를 극대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에서 너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르노와 경쟁해야 하는 에로물의 고민이 배어 있다. 촬영은 ‘체모와의 술래잡기’다. 감독은 ‘꼭꼭 숨어라.’를 외치는 술래와 같다. 남녀 배우 누구든 ‘헤어(체모)’가 카메라에 잡히면 여지없이 ‘컷’사인이 떨어진다. 체모 노출은 심의 규정상 철저히 금지된다. 소문으로 떠도는 배우들의 ‘실제 상황’은 99.9% 불가능하다. 중요 부분을 가리는 ‘공사’가 치밀한 탓이다. 남자 배우는 해당 부위를 스타킹이나 양말로 두르고 고무줄로 묶는다. 여배우는 살색 테이프에다 팬티 라이너를 오려 붙인다. 눈물을 쏟아낼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옛날식 ‘청테이프 공사’는 사라졌지만 땀으로 범벅이 되는 격렬한 정사신에서도 공사가 허물어지는 경우는 예나 지금이나 드물다. 배우들에게 베드신은 만만치 않아 보였다. 편집없이 긴 시간 찍는 롱테이크로 배우들의 감정을 극대화시키는 베드신이지만 중간 중간 쉬지 않으면 탈진하고 만다. 전라의 배우들이 눈 앞에서 펼쳐 보이는 정사신이 민망한 것도 한 순간. 하루 종일 반복되는 베드신은 갈수록 고문에 가까워졌다. 감독의 주문이 많아지자 기자도 바빠졌다. 붐 마이크를 들고 지시에 따라 침대 이쪽에서 저쪽으로 움직인다. 마침내 한 컷이 끝나자 누구랄 것 없이 “수고하셨습니다.”는 말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국내의 에로배우는 남녀 합쳐 60명 안팎이다. 불과 한두편만에 사라지는 배우도 많아 부침이 심한 세계이다. 에로배우의 수입은 영화배우와는 달리 개런티가 아닌 일당제.4∼5일이던 제작기간이 하루로 단축되면서 도입된 일당은 여배우가 60만∼70만원, 남자 배우는 20만∼30만원이다. 여배우는 일당도 많지만 출연 기회도 많다. 남자 배우는 한마디로 찬밥이다. 에로 비디오 수요자의 절대다수가 남성인 만큼 배역 자체가 적다. 대부분의 남자 배우는 ‘투잡스족’. 현역 남자 배우 가운데 가장 고참이라는 8년 경력의 한석봉(예명·36)씨도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다. 출연한 에로물만 500여편에 이르는 그는 이제 ‘한물 간’ 배우가 됐다. 한씨는 “비디오 시장이 전성기였을 때는 에로배우로 생활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한달에 한편 출연하기도 어렵다.”면서 “에로배우라는 자부심과 자존심마저도 이 바닥에서는 사라졌다.”고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6년째 활동하는 강성민(예명·29)씨는 “나는 본업이 배우”라면서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한다. 강씨는 “공중파 방송에 재연 배우로 출연하지만 같은 연기자끼리 따돌릴 때는 서러울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여배우는 신선한 이미지를 갖춘 신인일 때가 ‘몸값’이 가장 비싸다. 여배우의 수명은 비디오 10편이 분기점. 이번 비디오가 세번째 출연작이라는 진아(예명·23)씨도 신인이다. 백화점 직원이었던 그녀는 “수입이 낫다는 생각에 배우를 시작했지만 오래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에로 비디오 업계는 자신들의 표현를 빌리자면 망했다. 한때 60개에 육박했던 제작사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현재 활동하는 제작사는 2∼3곳. 국내 에로 비디오의 편당 제작비는 평균 500만원 안팎. 업계는 한편의 신작 에로 비디오가 대여점에 팔려나가서 불과 15명의 ‘최종 소비자’를 만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피 비용과 인쇄비 등을 제외해도 편당 매출액은 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사양산업’이다. 프로덕션의 수입조차도 모바일과 인터넷 동영상 및 사진 서비스가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몰락의 주범은 인터넷으로 융단폭격하는 불법 포르노물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토종 에로물이 불법 포르노와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 업계는 해외에 서버를 둔 불법 포르노는 방치한 채 국내 에로물만 ‘음란’이라는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비판한다. 1세대 제작자인 유병호(47) 유호프로덕션 사장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활동하던 제작자들이 해외로 나가 포르노를 손대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종 에로물을 두둔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일본 성인물과 지하시장에서 유통되는 포르노를 대체하는 순기능을 봐달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섹슈얼리티의 과잉시대, 에로 비디오는 인터넷과 대적하면서, 한편으로는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신기술로 판로를 찾고 있다. 에로 비디오는 살아 남을 것인가. 글쎄…. 그들도 나도 알 수 없다는 게 정답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한 가지 고백하자면, 기자는 이날 온 몸을 중무장한 납치범으로 출연했지만, 어색한 연기로 결국 편집됐다. sunstory@seoul.co.kr ■ 에로물·업계 변천사 에로비디오는 35㎜ 필름으로 제작되는 극장용 영화와는 달리 적은 인원이 6㎜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다. 요즘은 소수 인원이 1000만원을 넘지 않는 초저예산 제작방식으로 만든다. 에로비디오의 뿌리는 물론 영화다.1982년 개봉된 ‘애마부인’에 이어 1986년 관객 50만명을 동원해 ‘벗기기’ 전성시대를 연 ‘어우동’이 에로비디오 시대를 연 주역이었다. 극장용으로 개봉된 뒤 오히려 비디오대여점에서 더욱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1980년 중반 비디오 데크의 보급과 함께 시작된 에로물은 1995∼1999년 전성기를 맞았다.‘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여배우 진도희 등 ‘에로스타’도 본격 등장했다.‘젖소부인 바람났네’의 2만개 출시 기록은 아직도 업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인터넷이 보편화된 2000년부터 에로물 업계는 추락했다.10대의 세계를 그린 학원물이 등장했고, 일본 AV(adult video) 배우도 출연했지만 4000개 정도라는 손익분기점도 채우지 못했다. 에로비디오의 주요 소비처인 비디오대여점도 한때는 4만곳에 이르렀지만 이제는 7000곳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에로물도 오프라인 시장격인 비디오대여점에만 매달리는 데서 벗어나 ‘원소스 멀티미디어’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즉, 케이블채널과 성인인터넷방송, 인터넷성인사이트, 모바일 서비스 등 온라인 시장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전략으로 생존에 부심하고 있다. sunstory@seoul.co.kr
  •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100가지/로버트 해리스 지음

    쳇바퀴 같은 일상에 갇혀 정신없이 내달리다 보면 문득 삶이 공허하게 다가오는 때가 있다. 지금까지 내가 이룬 것이 무엇인 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 절실해지면서 가슴 한 구석이 싸해지는 순간. 그럴 때면 새삼 되뇌게 된다.‘지금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대로 살고 있는 걸까.’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100가지’(로버트 해리스 지음, 윤남숙 옮김, 자음과 모음 펴냄)는 삶이 뜻대로 안 풀린다고 자책하거나 혹은 인생이 재미없다고 투덜대는 이들을 위한 유쾌한 인생 안내서다. 제목에 기죽을 필요는 없다. 인류 발전, 지구 평화같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한 행복한 궁리이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저자의 약력을 들여다보자.1948년 요코하마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 졸업후 시베리아 철도를 타고 인도까지 여행했다. 대학졸업 후 호주에서 16년간 체류하며 서점과 화랑을 경영했고, 한때 홍콩에서 영화제작일을 하기도 했다. 귀국 후 내비게이터로 활약하면서 음악과 문화를 소재로 한 각종 저서를 집필중이다. 책은 ‘인생을 즐기는 자만이 진정한 승리자다.’라는 모토 아래 세계를 떠돌며 삶의 희로애락을 두루 맛본 저자의 방랑기다. 삶을 즐거운 놀이로 인식하는 저자의 가치관은 책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모티프다. 저자는 열아홉살때 100개의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고백한다. 그안에는 ‘1000권의 책을 읽는다.’거나 ‘아마존강을 뗏목으로 건넌다.’거나 ‘모로코에서 폴 보울즈 단편을 읽는다’는 등 문학적이고 낭만적인 행위뿐만 아니라 엉뚱하고, 도발적이며 심지어 부도덕한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이를 테면 ‘유부녀와 사랑을 하다.’‘아편굴에서 하룻밤을 보내다.’‘도박으로 먹고 살다.’같은 것들 말이다. 책에 대한 반응은 두가지일 듯싶다.‘뭐, 이런 인간이 있나’심드렁해할 독자들과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었으면’하고 부러워할 독자들. 그동안 살아온 가치관과 태도가 양쪽을 갈라놓는 잣대가 되지 않을까.1만 37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구속기준 강화 신중해진 검찰

    구속기준 강화 신중해진 검찰

    범죄 혐의자에 대한 구속률이 낮아지고 있다. 인신 구속을 최소화하기 위해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기준을 강화하고, 법원도 영장 발부기준을 점점 까다롭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8년 5.8%였던 형사 사건 혐의자에 대한 구속률은 지난해에는 사상 최저치인 3.2%를 기록했다. 확정 판결을 받을 때까지는 형사 피의자는 무죄로 추정받는다는 헌법상의 원칙에 따라 불구속 재판을 확대하겠다는 게 법원과 검찰의 방침이다. ●사례 1:뇌물 500만원→1000만원 지난해 11월 구청 공무원 A(41)씨는 지역주민에게서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600만원을 받았다. 내부 감사에서 적발돼 검찰수사를 받았지만, 구속되지 않았다.A씨가 초범인데다 증거가 충분하다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중앙지검과 법원은 하위직 공무원의 경우 1000만원 이상 받은 특가법상 뇌물죄 위반 사범만 구속하도록 기준을 바꿨다. ●사례 2:교통사고 사망사건 불구속 지난해 5월 B(34)씨는 밤에 운전하다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합의도 하지 않은 사건이어서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의자가 뉘우치고 보험금으로 원만히 합의하려면 불구속이 바람직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검찰·법원은 대부분 과실범인 교통사고의 경우 피해자가 전치 10주 이상이 나와도 종합보험에 가입했고 합의가 됐다면 구속하지 않고 있다. ●사례 3:간통 상대방은 불구속 유부녀 C(31)씨와 산부인과 의사 D(48)씨가 간통죄로 경찰에 붙잡혔다.C씨 남편이 두 사람을 고소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둘다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D씨는 풀어주고 C씨만 구속했다. C씨는 간통으로 가정을 파탄나게 했지만 D씨는 이혼남이라 책임이 덜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은 “고소인 배우자는 엄벌하지만, 간통 상대방의 구속영장은 기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례 4:긴급체포 남용→영장 기각 E(43)씨는 한의사 면허도 없이 침을 놓다가 단속에 걸렸다. 경찰관은 집에 있던 E씨를 긴급체포한 뒤 48시간 만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긴급체포는 중범죄자를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다든지 할 때만 예외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발부율 60%대로 하락 서울중앙지검과 법원이 구속에 더욱 신중해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6월과 7월 서울중앙지법의 구속영장 발부율이 68%와 68.8%로 떨어졌다.90%를 웃돌던 영장발부율은 2003년 76.8%로 떨어졌고, 지난해 70%선도 무너졌다. 이에 따라 검찰도 영장 청구에 신중을 기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의 구속영장 청구건수는 지난해 6월 753건에서 9월 661건,11월 632건,12월 572건으로 100건 이상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150건 정도 줄었다. 반대로 발부율은 68%에서 77.9%로 올라갔다. 예외적 인신 구속 수단인 긴급체포를 남용하던 수사관행도 변했다. 대신 정상적인 체포영장 청구건수는 늘어났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MBC 새 드라마서 유부녀역 도전하는 유진

    MBC 새 드라마서 유부녀역 도전하는 유진

    유진(24)은 최근 연기자 변신을 시도한 여러 여자 가수들 가운데 드물게 연착륙에 성공한 케이스다.2002년 데뷔작 KBS ‘러빙유’로 데뷔한 그녀는 지난해 SBS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에서 털털한 시골 소녀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이제 연기에 자신감이 붙은 걸까. 불과 2개월만에 다시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이번엔 ‘신세대 유부녀’역에 도전한다. 그녀는 7일 첫 전파를 타는 MBC 새 월화드라마 ‘원더풀 라이프’에서 여행지에서 만난 남자(김재원)와 ‘하룻밤의 실수’로 아이를 가지게 돼 계약결혼을 하는 21살 대학생 정세진 역을 맡았다. 요즘 젊은이들의 세태인 ‘원 나이트 스탠드(one night stand)’의 후유증으로 인해 외교관의 꿈을 포기하고 여행사에 입사, 육아와 직장문제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신세대 미시 캐릭터를 연기한다. “연기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그동안 제 성격과 흡사한 배역을 맡아 연기했기 때문에 운 좋게도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이번 역도 제 성격과 많이 다르지 않아요. 발랄하면서도 조금은 엉뚱하고, 엽기적이기까지 한….(웃음)”낯선 유부녀 역이라 망설였지만, 줄거리와 캐릭터 모두 신선하게 느껴져 출연을 결심했단다. ‘원더풀 라이프’는 최근 안방극장의 트렌드인 ‘어깨에 최대한 힘을 뺀’ 청춘·코믹·멜로물. 하지만 혼전임신과 계약결혼 등 세태의 어두운 면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룬다는 지적도 나온다.“가벼워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드라마예요. 후반부로 갈수록 자식에 대한 책임 등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 드릴 수 있을 거예요.” 그녀는 이번에도 실감나는 ‘눈물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마지막 춤을‘때 보다 캐릭터는 더 엽기적이지만, 자식과의 이별에서 오는 보다 감정이입에 충실한 ‘눈물’을 보여드릴 겁니다.” 가수와 연기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겠다는 그녀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스크린 연기에도 도전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애가 애를 데리고 다니네.’라는 생각이 드시도록 상큼하고 귀여운 신세대 아기 엄마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녹색의자’ 베를린영화제 초청

    박철수 감독의 ‘녹색의자’(영어 제목 Green Chair)가 새달 10∼20일 독일에서 열리는 제 55회 베를린국제영화제의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다. 이 영화 관계자는 “‘녹색의자’가 파노라마 섹션에 추가로 초청됐으며, 초청 사실은 새달 1일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86년 이후 올해로 20회째인 파노라마 섹션은 정치·사회적 변화를 다룬 영화들을 주로 소개하는 분야로, 박철수 감독은 ‘301,302’(96년),‘학생부군신위’(97년),‘산부인과’(98년)에 이어 이 부문에서만 네번째 초청받았다.‘녹색의자’는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사랑을 나누는 유부녀와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파격적인 멜로 영화로, 상반기중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녹색의자’를 포함해 올해 베를린영화제에는 11편의 한국영화가 출품됐으나 경쟁부문에는 한편도 초청받지 못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좌진 군자금 모금은 강도죄” 판결록 공개

    “김좌진 군자금 모금은 강도죄” 판결록 공개

    일제시대 때 군자금을 마련하려던 김좌진 장군은 무슨 죄로 처벌받았을까. 답은 강도죄다. 법원도서관은 일제 강점기인 1909∼1943년 대한제국 대심원과 통감부·조선총독부 고등법원의 민·형사 사건 판결록 일부를 한글로 번역,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2만쪽 분량의 판결록 30권 가운데 1909∼1912년의 형사사건 51건, 민사사건 125건을 다룬 제 1권을 출간한 것이다. 당시엔 고등법원이 최종심을 맡아 이 판결록은 대법원 판례집에 해당한다. 시대상과 법률관습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의병활동에 강도죄나 강도살인죄 적용 형사편엔 백야 김좌진 장군의 판결문이 있다. 김 장군은 1911년 21세 때 북간도에 독립군 사관학교를 설립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군자금을 마련하고자 할아버지뻘인 친척 김종근씨를 찾아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대문 감옥에 갇힌 김 장군은 고등법원에서 안승구씨와 공범으로 재판을 받았다. 판결문은 “김좌진은 김종근 집에서 재물을 훔칠 계획을 세웠지만, 집 안에 사람이 많아 실행하지 않은 ‘강도미수범’”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친척에게 협박, 폭력을 행사해 금품을 빼앗을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고등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2년 6월형을 확정했다. 기오(木尾虎之助), 이와모토(岩本英夫)란 이름의 일본 변호사 2명이 김 장군을 변론했다는 기록이 눈길을 끈다. ●흥분해 원수를 죽인 것은 죄가 아니다 1910년 9월 9일 오후 8시쯤 이모씨는 친구 김모씨 집을 방문했다가 싸움 끝에 맞아 숨졌다. 이 소식을 들은 이씨의 아내 홍모씨와 첩 엄모씨는 김씨 집으로 달려갔다. 김씨를 묶어 놓은 뒤 3시간 동안 남편을 살리려 온갖 수단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흥분한 두 여성은 마침내 김씨를 때려 숨지게 했고, 경찰에 자수했다. ‘부모나 남편, 자손을 죽인 살인자를 흥분한 마음에 그 자리에서 곧바로 살해한 경우 죄를 논하지 않는다.’는 형법대전 493조를 들어 이들은 무죄를 주장했다.1,2심은 “남편이 살해당한 시간과 아내가 살인범을 죽인 시간이 다르다.”며 이 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아내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조선에선 조선의 관습을 따른다 1911년 꼬마신랑 송모(11)군과 결혼한 여성 김모(18)양과 성관계를 맺은 일본인 가와하라(川原貞季)가 법정에 섰다. 가와하라측은 “민법이 남자 17세, 여자 15세 이상이 되지 않으면 혼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송군의 결혼은 무효이며 간통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조선인은 연령에 상관없이 혼인하는 풍습을 갖는다.”면서 “김씨는 유부녀로 간음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고등법원은 또 자식을 부양하는 의무는 아버지가 진다는 관습을 지적하며 따로 살며 사생아를 키운 첩에게 아버지는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갑오경장 때 과부의 재혼을 허가한 뒤 사대부들이 재혼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며느리에게 돈을 준 사례도 나타났다.1911년 며느리 신모씨는 재혼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시댁에서 논밭과 가옥, 소 등을 받았다. 그러나 재혼했고, 시댁은 재물 반환 청구소송을 냈다. 신씨는 “재혼을 금지한 계약이 재혼을 허가한 법률을 위반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계약을 어겼으니 재물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법원도서관은 앞으로 매년 2∼3권씩 판결록 번역작업을 진행, 앞으로 10∼15년내에 전권을 완역할 계획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한밤의 팬티질주

    30대 유부녀를 성폭행하려던 공익요원이 영하의 날씨에서 팬티 차림으로 도심을 달리다 남편에게 붙잡혔다. 경남 통영경찰서는 1일 통영시청에 근무하는 공익요원 C(21)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C씨는 이날 오전 1시30분쯤 통영시 K(32)씨의 집에 침입, 안방에서 혼자 자고 있던 부인(33)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다.C씨는 부인이 고함을 지르고 거세게 반항하자 팬티만 입은 채 현관으로 달아나다 마침 송년회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던 남편 K씨에게 발견됐다. 사태를 직감한 남편의 맹렬한 추격에 팬티바람에 맨발로 얼어붙은 도심을 달아나기에는 역부족. 결국 C씨는 격투 끝에 남편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 싸워도… 애원해도… 날 싫어하는 남편

    [김영희 이혼클리닉] 싸워도… 애원해도… 날 싫어하는 남편

    세살된 딸을 둔 결혼 4년차 여성입니다. 대학원에서 남편을 만났는데 첫눈에 반해,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남편은 무덤덤했지만 제가 적극적이었고, 살면서 잘 하면 남편도 변할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러나 신혼초부터 남편은 잠자리를 멀리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나아지려나 했지만, 제자리 걸음입니다. 남편이 반대하는데도 악착같이 공부해 대학원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했습니다. 아이는 시댁에 맡겼지요. 이제 싸워도, 싸워도 변하지 않는 남편이 싫어졌습니다. 이혼하고 당당했던 옛 모습을 찾고 싶은데 도와주세요. -김민정- 이혼이 넘치는 세상이다 보니 어떻게 살아야 위기를 겪지 않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우리들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랑해서 결혼을 했지만 막상 살고 보니 연애시절에 미처 보지 못했던 단점과 허물이 나타나면서 실망하고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끼게 돼 결혼에 대한 회의를 갖게 됩니다. 발을 구르고 가슴을 치면서 결혼한 것을 후회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차츰 서로에게 동화되어 가정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비바람을 막아 줄 상대가 있다는 뿌듯함에 행복해 지지요. 오늘은 죽을 만큼 미웠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좋아지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것이 결혼생활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정씨, 결혼한 지 4년이 지났는데도 남편이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 때문일까요. 신혼초 남편에게 왜 “나하고 결혼했느냐.”고 물었더니 “부모님이 좋아해서 결혼했다.”고 말했다는데 자신은 죽도록 싫었는데 부모님 때문에 결혼을 했는지 알고 싶네요. 남편이 지금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살면서 잘 해주면 언젠가 사랑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결혼했다고 했는데, 여자는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는 것보다 나를 사랑해주는 남자와 결혼을 해야 행복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편은 신혼 때도 잠자리를 거부하고 술을 먹으면 집에 들어오기조차 싫어해서 속이 많이 상했다고 했는데 당신을 그토록 싫어하는 이유가 뭔지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처음엔 싫다가도 살아가면서 죽자 살자 좋아지는 부부도 많거든요. 남편 마음을 붙잡기 위해 애를 낳으면 달라질까 싶어 의논하지 않고 임신을 했더니 뒤늦게 남편은 화를 냈고, 임신 7개월 만에 다른 여자와 외박을 하고 들어와 심한 부부싸움 끝에 아이를 유산할 뻔했고, 그 일로 일주일 동안이나 병원에 입원까지 했었던 일이 있었다지요. 마음 아픈 일입니다. 딸을 낳고 중단했던 대학원을 졸업하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했더니 반대를 했지만 악착같은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아이를 들춰 업고 연구실에 나가 난롯불 곁에 아이를 놓아두고 논문을 써내어 결국 졸업을 했고 졸업 후엔 아이를 시댁에 맡기고 직장에 나가고 있다는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전정신이 대단한 여성인 것 같습니다. 민정씨, 남편이 술 먹고 늦게 들어오면 당신도 술 먹고 늦게 들어오고, 악에 받쳐 남편 앞에서 약을 먹었더니 이혼 먼저 하고 죽으라고 한 남편이나, 약까지 먹어가며 남편과 싸워야 하는 아내나, 정말 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잘못이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라며 상대에게 덮어씌우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이며 서로를 비난하며 사는 부부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에게 많은 남자들이 접근해 오는데 마음을 다져 먹어도 거절할 수가 없다고 했는데 가정을 가진 유부녀가 할 소리가 아니지요. 사랑에 목마른 당신이지만 그 많은 남자들 중 단 한명도 진실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어느 순간 달콤함을 취하고 나면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 버릴 정말 부질없는 남자들입니다. 남편을 향한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자존심까지 잃지는 마세요. 더 비참해 집니다. 민정씨, 며칠 간 여행을 떠나서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인생을 사는 것인지, 앞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본 후 남편과 마지막 대화를 해보십시오. 너무나 늦은 감은 있지만 부부 위기에서 진실된 대화만큼 중요한 해결방법은 없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으로 만난 유부녀를 사랑하는데…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으로 만난 유부녀를 사랑하는데…

    20대 중반 남성입니다. 채팅으로 한 여자를 알게 됐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아이 둘을 키우는 30대 중반 유부녀입니다. 인터넷에서 대화만 주고받다 처음 만났는데 좋았습니다. 만남이 계속되다 보니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녀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잘못된 일인 줄 알기에 죄책감으로 힘들지만, 서로 사랑하는 탓에 관계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날마다 술을 마시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녀도 저만큼 힘들어하고요. 제 마음을 붙잡지 못하고 있는데, 선생님 도와주세요. -차승진(가명)- 채팅으로 가정파탄이 늘고 있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에서부터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차마 말하기조차 민망스러운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여중생들이 용돈이 필요하다며 채팅을 통해 성인 남자들과 성관계를 맺고, 카드빚을 갚기 위해 청부 살인을 하고, 동반 자살사이트를 만들어 동반 자살을 하고…. 얼마 전엔 30대 가정주부가 채팅으로 만난 고등학생과 오랫동안 불륜을 저질러 오다 남편에게 들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느냐고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도처에서 불륜이 넘쳐나면서 진실된 사랑을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이룰 수 없는 애달픈 사랑을 하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한 행위는 사랑이 아닌 쾌락을 위한 몸부림일 뿐입니다. 짧은 순간의 욕정이 사라지고 나면 양심의 가책으로 마음이 괴롭지만 마약과 같은 짜릿한 쾌감 때문에 관계를 끊지 못하고 몸과 마음이 추하게 망가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가엾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거짓된 사랑이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어서 진실된 사랑이 발붙일 곳이 없어서 통곡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승진씨, 당신은 지금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면서 남편 있는 유부녀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남편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어 간통죄로 고소를 하게 되면 당신과 그 여자의 인생은 더할 수 없이 비참해질 뿐만 아니라 가엾은 어린 두 아이가 엄마를 잃게 되고, 아내의 추잡한 행동으로 가정이 파괴된 남편은 두 아이를 끌어안고 피눈물을 쏟으며 살아가야 할 것이니 당신은 평생 씻지 못할 죄를 짓게 됩니다. 지금 20대 중반이라면 앞날을 위해 준비해야 할 일들이 태산 같아서 헛된 사랑놀이로 시간을 보낼 여유가 없습니다. 젊은 나이에 인생을 다 걸 만큼 그 여자를 사랑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성인이 된 당신이지만 아직도 인격적으로 더 많이 성숙해야 할 시기이니 만큼 지금 저지르고 있는 행동이 더할 수 없이 수치스러운 실수라 생각하고 하루빨리 관계를 청산하십시오.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안정된 후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을 때 아픔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고 스스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승진씨, 그 여자는 남편과 자식이 있으면서도 앞날이 창창한 ‘어린’ 남자를 유혹하여 두 남자 사이를 넘나들며 살고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젊음을 헛되게 보내면 머지 않아 땅을 치고 후회할 날이 반드시 옵니다. 지금은 내일을 위해 눈코뜰새 없이 혼신을 다해 뛰어야 할 때입니다.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여자 문제로 매일 술을 마시고 괴로워하며 허송세월해선 안됩니다. 잘못된 줄 번연히 알고 있기에 비난받을 각오를 하고 제게 공개된 상담을 의뢰해온 당신에게 저는 인간적인 연민을 느낍니다. 쉽게 만난 여자와 적당히 즐기고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이 남자들 마음이라는데, 그 여자와 관계를 사랑이라고 믿으며 마음 고통을 앓고 있으니 말입니다. 승진씨, 수습할 수 없는 큰 일이 닥치기 전에 매몰차게 돌아서십시오. 길이 아니면 가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스캔들의 역사/루스 웨스트하이머 등 지음

    스캔들의 역사/루스 웨스트하이머 등 지음

    1970년대 초 미 국무성에 근무하던 키신저는 아름다운 여성들과 잦은 회합을 가졌다. 강한 영국식 억양에 당당한 풍채를 지닌 중년 외교관이었던 그는 질 세인트 존이나 말로 토머스 같은 신인 여배우들과의 부적절한 만남에 대해 해명을 요구받자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권력은 최고의 최음제다.” 물론 이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남자가 지닌 권력이 최음제 역할을 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여성 권력자는 남성 권력자와는 현저히 다른 경험을 해왔기 때문이다. 선박왕 오나시스의 부(富)의 권력은 그에게 재클린이란 매력적인 여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반면,‘처녀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정치적 권력은 그녀가 적당한 파트너를 찾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됐다.“남자들은 실질적인 권력을 지닌 여자들을 경멸한다.”고 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의 말은 그런 점에서 정당한 지적인지도 모른다. ‘스캔들의 역사’(루스 웨스트하이머 등 지음, 김대웅 옮김, 이마고 펴냄)는 이처럼 복잡다단하고 역동적인 권력과 섹스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역사적으로 볼 때 권력을 지닌 남성들은 늘 주위에 많은 여성들을 거느림으로써 자신을 과시해왔다. 이런 현상이 제도화된 전형적인 형태가 바로 하렘(harem, 이슬람 사회에서 부인이 거처하는 방)이다. 책은 오직 남편의 성적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처첩들의 집단이라는 하렘의 이미지는 서양인들의 몰이해와 환상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한다. 하렘은 오히려 ‘수녀원’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하렘은 남성들의 권력 전시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유능한 여성 정치인 양성소 구실도 했다.20여년이나 오스만제국을 통치한 쾨셈 술탄은 하렘이 배출한 대표적인 여성 통치자다. 이같은 일부다처제는 오랫동안 남성 팬터지의 원천이 돼왔다. 이슬람문화권에서는 어떤 남자도 성적 파트너를 여럿 갖는 데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일처제가 공식화된 오늘날 사정은 다르다. 책은 그 대안의 하나로 자기보다 훨씬 젊고 매력적인 여성과 결혼하는 이른바 ‘전리품 아내(trophy wife)’현상을 다룬다. 전리품 아내란 말은 1989년 ‘포천’지에서 “유력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조강지처를 버리고 자신보다 젊고 아름답고 세련된 ‘전리품 아내’를 배우자로 선택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만일 여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의 모든 돈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 오나시스가 재클린과 결혼한 것이야말로 ‘전리품 아내’ 현상의 상징적인 예다. 이 책에서는 더이상 새롭지 않은 이 현상을 지도급 인사들의 ‘자기탐닉 문화’의 한 단면으로 간주한다. ‘섹스를 위한 권력’이 있다면 ‘권력을 위한 섹스’도 있다. 여성이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섹스를 이용해온 전통은 유서가 꽤 깊다. 구약성서 ‘룻기’는 가장 오래된 사례 가운데 하나다. 룻은 죽은 남편의 시어머니 나오미와 함께 모압에 살던 과부. 그들은 너무 가난해 들에서 수확하고 남은 곡식을 주워먹으며 연명할 정도였다. 결국 룻은 나오미의 강요에 의해 나오미의 돈많은 친척 보아즈의 발 앞에 자신을 던지고 만다. 현대 들어 가장 극적인 사례는 에바 페론이다. 아르헨티나 팜파스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그녀는 섹스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아 배우로 성공했고, 페론 대령과 만나 마침내 아르헨티나의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당 현종의 애첩 양귀비나 프랑스 루이 15세의 정부였던 퐁파두르 부인도 이와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 미국 사람들은 대통령의 사생활에 유난히 관심이 많다. 대중매체 또한 이에 영합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이 책은 뿌리 깊은 미국 대통령들의 스캔들 역사를 다룬다.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평등을 외치며 노예를 소유했고,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의 흑인노예였던 샐리 헤밍스를 정부로 삼아 말과 행동의 불일치를 보여줬다.19세기 후반 아일랜드 민족자치운동의 기수 찰스 스튜어트 파넬은 유부녀 캐서린 오셰이에 빠져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재촉했고 결국 몰락했다. 사랑과 권력의 제로섬 게임을 벌인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밖에 클레오파트라에 얽힌 팜므 파탈의 신화와 오해, 대영제국을 일군 엘리자베스 1세의 ‘처녀성의 정치’, 금기의 벽 앞에 무릎 꿇은 게이 정치가 등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눈에띄네~이얼굴] ‘내머리속의 지우개’ 손예진

    [눈에띄네~이얼굴] ‘내머리속의 지우개’ 손예진

    5일 개봉하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제작 싸이더스)는 단아한 이마의 손예진(22)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들로 오랫동안 코끝이 시릴 러브 스토리다.그녀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유부녀 연기를 했다. 건설현장의 목수인 남자 철수(정우성)를 사랑해 부모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는 수진 역이다. 그러나 영화의 ‘본론’은 결혼하기까지의 우여곡절이 아닌 결혼 이후의 이야기. 알츠하이머병으로 속수무책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그녀는, 영화의 중반쯤부터는 울고 울고 또 운다. 수진을 어떻게 도와줄 수 없어 괴로워하는 철수, 그런 남편에게 한가닥 희망도 줄 수 없는 수진은 온전한 기억이 한뼘이라도 남아있을 때 멀리 떠날 채비를 한다.“나한테 잘해 줄 필요없어. 나 다 까먹을 텐데….” 기억을 잃어가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철수에게 수진이 눈물을 삼키며 이렇게 말하는 대목쯤이면 웬만한 강심장도 눈물을 찍어내게 될 듯하다. 그녀에게 영화는 이번이 5번째. 지난 2002년 ‘취화선’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뒤 ‘연애소설’‘클래식’‘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공백없이 꾸준히 배우로서의 이력을 다져왔다. 여린 이미지 때문일까. 그러고 보면 유난히 멜로물과 인연이 많았다.“이젠 액션 같은 장르에 도전해봐야지 생각하다가도 막상 촬영이 끝날 즈음이면 다음번엔 (멜로연기를)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아쉬움이 들곤 했다.”는 그녀는 “사랑을 표현하는 연기에 갈수록 매력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녀 스스로 가장 슬펐던 장면은, 기억을 잃어가던 수진이 잠시 기억이 돌아와 철수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던 대목.“촬영이 끝난 뒤 탈진했었다.”는 그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욕망을 때우는 핫도그

    ‘뚱뚱하고 무기력해지려면 햄버거를 먹어라!’. 독립 영화계의 최대 행사로 평가 받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2004년 감독상을 수상한 모간 스펄록의 (슈퍼 사이즈 미)는 미국인들의 주식처럼 애용되고 있는 햄버거에 대한 폐해를 고발하기 위한 것이다. 감독이 직접 30일 동안 햄버거만 먹으면서 겪는 신체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이색적인 작품이다. 전세계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이미 ‘패스트푸드’는 ‘비만’을 비롯해 무기력과 우울증 등 정신과 육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음식이라는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는 미국을 거대한 환자 집합소로 만들어 가고 있는 주범’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시간에 쪼들리는 현대인들에게는 저렴한 가격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흡사 담배·술과 같은 습관성 중독증’을 보이고 있는 대상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햄버거나 핫도그 등 패스트 푸드는 등장 인물들의 소소한 일상 풍경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는 소품 중의 하나로 애용되고 있는 대상. 햄버거의 경우는 (더티 해리) 등의 경찰 영화에서 강력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형사가 피살체를 확인하면서 천연덕스럽게 먹어대는 모습이 단골로 보여지고 있다. 흥미있는 점은 햄버거를 상용하고 있는 경찰들의 경우 별거중이거나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환경을 갖고 있다. (베벌리 힐스 캅)이나 (48 시간)에서도 긴박한 범죄 현장에 뛰어 들고 있는 흑, 백 형사들이 식사 대용으로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핫도그는 제품 모양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강인한 남성이나 경제적 능력, 혹은 독신녀들이 남자를 갈망하는 설정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스테이트 오브 그레이스)에서는 막 출소한 주인공이 포장마차에서 핫도그를 구입해서 먹는데 이는 법적 징계를 받았지만 자신의 야심을 다시 추스르겠다는 의지력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지하철 역 매표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루시(샌드라 불럭)는 직장 상사와 함께 길에서 팔고 있는 핫도그로 점심을 때우는 장면이 보인다. 가족없이 홀로 자취하고 있는 그녀는 늘상 자신의 외로움을 채워줄 남성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욕구를 드러내는 상징적 제스처로 핫도그를 즐겨 먹는 그녀는 마침내 철로에 쓰러진 남자를 구출해 주면서 그의 반려자가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핫도그는 간편하고 맛도 있지만 서서 먹는다는 것에서 은연중 쓸쓸함을 풍겨주고 있다. 이 때문이지 유부녀보다는 결혼을 갈망하는 처녀들이 이 음식을 단골로 먹는 것으로 설정되고 있다. (영어완전정복)에서도 공주병 환자 영주(이나영)는 핫도그를 먹으면서 다가오는 남자가 자신을 매우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장면이 전반부에 등장한다. (투 윅스 노티스)에서는 뉴욕 부동산 재벌로 등장하는 조지(휴 그랜트)가 핫도그 하나를 사면서 100달러를 지불하는 등 자신의 경제적 부를 드러낸다. 몇 가지 사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햄버거와 핫도그는 ‘비만의 원흉’이라는 악평을 듣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남녀가 갖고 있는 심리적인 욕구를 은연중 드러내는 매우 요긴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 영화 ‘사과’ 주연 문소리

    영화 ‘사과’ 주연 문소리

    가을햇살이 한가롭게 드리운 한 레스토랑의 창가.긴 생머리를 한 여성이 샐러드를 상큼하게 한 입 베어 물고는 샐쭉 웃는다.자신을 짝사랑하는 남자를 앞에 앉혀 놓고는 당돌하게 내뱉는 한마디.“친구 소개시켜 드릴까요.” 배우 문소리(30)가 20대 후반의 발랄한 커리어 우먼이 됐다.장애인(‘오아시스’),바람난 유부녀(‘바람난 가족’),억척스러운 아줌마(‘효자동 이발사’) 등 비교적 무거운 역할만 소화해냈던 그녀가,약간은 얄밉기까지 한 서울 깍쟁이로 변신한 것.영화 ‘사과’의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녀는 새롭고도 낯설었다. “저라고 늘 사회·역사적인 메시지를 가진 영화만 하라는 법 있나요.현재 내가 고민하고 예민하게 느끼는 감정들을 한번 표현해보고 싶었어요.30대 중반을 넘기면 제게 사랑이야기가 별로 중요할 것 같지 않아서요.” 영화 ‘사과’(감독 강이관)는 사랑이라는 인생의 힘겨운 통과의례를 거쳐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무역회사에서 일하는 현정은 행복한 가정에서 자란,밝고 씩씩한 여성이다.어느날 남자친구 민석은 이별을 말한다.그 무렵 상훈(김태우)이 사랑을 고백하고,이를 받아들이는 현정.“평범한 사랑의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미세한 떨림을 만드는 영화”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이 영화를 택한 건 바로 이 때문.“환상이 아니라,바로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사랑이야기”가 그녀의 마음을 끌었단다.또 은근히 이번 역할은 덜 부담스러울 거란 기대도 있었다.“쉬울 거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그동안 너무 어두운 영화만 했나봐요.” “실제 여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하는지,남자들이 여자들에게 원하는 모습까지 같이 담아야 하는지 감독과 함께 고민하며 촬영하고 있다.”는 영화 ‘사과’는 문소리의 다섯번째 출연작.새달까지 촬영을 마치고 내년 1월 개봉할 예정이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양정아 “데뷔 10년… 이번엔 망가집니다”

    양정아 “데뷔 10년… 이번엔 망가집니다”

    단정하고 세련된 ‘커리어 우먼’ 역만 주로 맡아왔던 탤런트 양정아(34)가 연기생활 10년 만에 첫 푼수 연기에 도전한다. 변신의 무대는 15일 첫 선을 보이는 SBS 금요드라마 ‘아내의 반란’(극본 윤정건 연출 곽영범).SBS의 ‘공격적’ 가을개편에 따라 매주 금요일 오후 9시55분부터 2시간 연속 방송된다.‘아내의 반란’은 30대 부부 세 쌍을 통해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 곪아 있는 부부관계를 그릴 드라마.제작진은 가족시청 시간대가 아닌 만큼 섹스트러블,외도 등 요즘 부부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적나라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려 나갈 계획이다. 드라마에서 양정아는 여고 동창생 정강(변정수),진애(홍리나)에 비해 학벌,집안이 다 모자라는 양필순 역을 맡았다.삼겹살 가게를 운영하는 구두쇠 남편과 싸우다 얻어터지기 일쑤인 캐릭터.눈가에 멍이 드는가 하면 이른바 ‘몸빼바지’에 총천연색 상의를 걸친 촌스럽고 억센 아줌마로 안방극장을 누빈다.“솔직히 ‘두 번째 프러포즈(KBS)’의 오연수씨 의상 정도면 되겠지 했는데,감독님이 준비한 의상을 전부 퇴짜놓으셨어요.완전히 망가져서 제가 봐도 못봐줄 정도예요.(웃음)” 가수보다는 배우라는 꼬리표가 더 자연스러운 가수 이상우가 남편 김병구로 등장한다.이상우와는 과거 KBS 단막극 ‘괴상한 신혼여행’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바 있어서인지 인터뷰 도중 말을 주고받는 모양새가 마치 오래된 부부 같다.호흡이 척척 맞는다. 1993년 데뷔해 ‘우리들의 천국’‘종합병원’ 등에서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남성들을 설레게 했던 그녀는 얼마 전 종영된 KBS 일일연속극 ‘백만송이 장미’에서 처음으로 유부녀로 나왔다.이번엔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15살이나 된 딸까지 뒀다.미혼인데 이런 역들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필순이 같은 역할은 연기생활의 활력소죠.연기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도 되고….경험이 없어서 걱정이죠.(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씨줄날줄] 특수부 여검사/손성진 논설위원

    1961년 4월20일 우리나라 최초의 여판사인 황윤석 판사가 약물을 복용하고 사망했다 해서 한동안 떠들썩했다.미모의 32세 여판사의 죽음을 싸고 억측이 난무하자 검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타살이나 자살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남편은 감기 때문에 ‘베나드릴’이라는 약물을 복용했다고 말했다.서울법대를 졸업하고 23세에 고시에 합격한 황 판사의 요절을 세인들은 몹시 안타까워했다.1951년 황 판사보다 한해 먼저 고시 사법과 2회에 합격한 여성 법조인 1호는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의 어머니인 고 이태영 여사다.이씨가 32세의 유부녀로서 서울법대에 입학해 늦깎이 법학도가 된 것은 신민당 부총재와 고문을 지낸 고 정일형 박사의 외조 덕이 컸다.이 여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의 아내라는 이유로 판사 임명을 거부해 줄곧 변호사로 활동하며 여성 권익 향상과 인권 변론에 헌신했다. 그 뒤 여성 법조인은 한동안 배출되지 못하다가 환경처 장관을 역임한 황산성 변호사와 대통령직속 여성특위위원장을 지낸 강기원 변호사가 사시 12회로 합격했다.1971년에는 이영애 전 춘천지법원장이 사시에 수석합격해 화제를 낳으면서 최초의 여성 부장판사,최초의 여성 법원장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이 변호사의 뒤로는 전효숙 헌법재판소 재판관,국회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김영란 대법관 후보자와 전수안 서울고법 부장판사,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여성 판사의 맥을 이었다.이영애 전 법원장과 강 전 장관은 가톨릭 세례를 통해 모녀의 인연을 맺은 사이다. 최초의 여검사는 사시 22회인 조배숙 변호사 등 2명이다.얼마후 판사로 전직한 조 변호사는 여성에게는 영장 당직을 맡기지 않고 지방에는 여판사를 배치하지 않던 관행을 깼다.지난 6월 의정부지검 형사4부장으로 발령나 첫 여성 부장검사가 된 조희진 검사는 가장 오래 근무한 여검사로 기록되고 있다. 여성 파워는 법조계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전체 법관 가운데 여성은 274명으로 14.6%에 이르렀고 검사는 약 7%인 104명이 여성이다.이지원 검사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지검 특수부에 입성했다.여성 특수부 검사로는 김진숙 검사에 이어 두번째다.거친 특수수사 분야에서의 여검사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손성진 논설위원 sonsj@seoul.co.kr
  • [책꽂이]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오연호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지난 2000년 시민기자제를 도입해 창간한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언론계의 텃세와 세상의 편견과 싸워온 이 신문은 마침내 ‘유력’ 매체로 우뚝 섰다.이 책은 ‘미디어 혁명가’인 저자가 뉴스게릴라(시민기자)와 함께 펼쳐온 ‘세상 바꾸기 프로젝트’를 소개한다.1만원. ●고문의 역사(브라이언 이니스 지음,김윤성 옮김,들녘 코기도 펴냄) 네로 황제는 서기 64년에 일어난 로마의 화재에 자신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부인했다.그리고 고문으로 얻어낸 정보를 토대로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을 범인으로 지목했다.그들은 늑대 가죽을 뒤집어쓴 채 야생의 개들에게 조각조각 물어 뜯기거나,역청이 발라진 채 불태워져 밤의 횃불이 되는 등 희생을 치렀다.책은 잔혹한 고문의 역사를 다룬다.17세기 러시아로부터 유럽에 소개된 ‘손가락 죄는 틀’등 갖가지 고문도구도 소개한다.9000원. ●국가와 종교(미야타 미쓰오 지음,양현혜 옮김,삼인 펴냄) 국가권력과 로마서 13장의 연관성을 살폈다.로마서 13장은 바울서신뿐만 아니라 신약성서 전체를 통해 국가권력에 대한 태도를 가장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는 장이다.그것은 종종 절대 군주들이 그들의 권력을 뒷받침하는 정치이념 체계로 왕권신수설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독일 교회투쟁과 칼 바르트 사상을 전공한 저자는 유럽 그리고 근대 일본의 정치사상을 관통하는 기독교의 영향에 대해 로마서 13장을 축으로 분석한다.1만 5000원. ●작은 창 너머 보이는 풍경(김정선 지음,성바오로 펴냄) 제주도의 사계를 노래한 수필집.돌하르방을 맨 처음 만든 사람은 1754년 영조 30년에 김몽규 목사라는 설이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모자를 쓰고,커다란 눈에 주먹코,일자로 다문 입,배 위에 양손을 모은 돌하르방의 모습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정겹다.8500원. ●나만 모르는 유럽사(일본역사교육자협의회 지음,양인실 옮김,모멘토 펴냄) 중세에는 독신 여성을 완전한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그런 만큼 기사들의 동경 대상은 유부녀였다.장애가 많으면 많을수록 훌륭한 사랑으로 간주됐다.그러니 주군의 부인과의 사랑을 꿈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트리스탄과 이졸데’의 금지된 사랑이나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나오는 기사 랜슬롯과 왕비 기네비어의 불륜 등 왕비나 왕의 약혼녀와 신하인 기사의 사랑 이야기가 미화된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이 책에는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흥미로운 ‘교과서 밖 이야기’들이 실렸다.1만 2000원.
  • 30일 개봉 ‘누구나 비밀은 있다’

    장현수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누구나 비밀은 있다’(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30일 개봉)는 미니어처 향수 세트 같은 영화다.앙증맞은 용기에 갖가지 향을 밀폐시켜 후각의 상상력을 부추기는 향수 세트처럼,영화도 그 비슷한 전략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한 남자를 둘러싸고 세 여자들이 은밀한 포즈를 취한 포스터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영화의 전략은 명중한다.포스터 속 여자들은 극중 자매.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선명히 나열되는 여주인공의 캐릭터들은 저마다 하나씩 은밀하되 아기자기한 드라마의 씨눈을 품고 궁금증을 부채질한다. 진지한 척하지만 바람기 다분한 남자 수현(이병헌)은 재즈바 가수 미영(김효진)과 첫눈에 ‘필’이 꽂힌다.세 자매의 막내인 미영은 “섹스하고 싶은 남자는 내가 고른다.”고 선언하는 자유연애주의자.수현과 미영의 만남은 드라마의 ‘미끼’가 된다.미영과 사귀면서 수현은 그녀의 두 언니 선영(최지우),진영(추상미)과도 아슬아슬한 관계를 엮어간다. 이렇듯 묘한 러브게임을 시작한 영화는,세 자매의 사랑과 욕망에 관한 서로 다른 해법과 연애관을 대비시키는 데 주력한다.둘째 선영의 캐릭터는 미영과 완전히 딴판인 책벌레 대학원생.남자친구 하나 없지만 “사랑은 벼락처럼,도둑처럼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는 몽롱한 연애관으로 사랑의 판타지를 믿고 있다.맏언니이자 유부녀인 진영에게 사랑은 두 여동생들과는 또 다르다.“가족끼리의 섹스는 근친상간”이라는 무심한 남편을 둔 그녀에게 사랑은 ‘일상에 지친 낡은 욕망’일 뿐이다. 세 자매의 캐릭터들을 차례차례로 부각시키며 영화는 슬슬 도발에 들어간다.여자들에게 수현은 내재된 욕망을 솔직담백하게 돌아보게 만드는 각성제 역할을 한다.수현의 유혹에 선영은 꾹꾹 억눌렀던 욕망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놀라고,진영은 힐끔힐끔 수현을 훔쳐보면서 삶의 탄력을 되찾는 것 같다.수현과의 결혼을 결심하는 동안 미묘한 심리변화를 일으키기는 미영도 마찬가지.“사랑은 쇼핑이며,좋은 물건 찾으려면 자주 골라봐야 한다.”는 평소 주장과 달리 오랫동안 자신을 짝사랑해온 남자친구(탁재훈)에게 전에 없던 감정을 발견한다. 한 남자를 놓고 자매들이 저마다 비밀연애를 즐기는 사이사이에 유쾌함과 익살이 곁들여졌다.선남선녀 주인공이 엮는 아기자기한 로맨틱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더없이 맛깔스러운 밑반찬이다.간간이 베드신이 끼어들기는 하지만,그로 인해 극의 분위기가 눅눅해지거나 질척거리는 순간은 없다.오히려 은밀한 몇몇 장면들은 관객의 분방한 상상을 유도하는 경쾌한 장치로 주효했다.아일랜드 영화 ‘어바웃 아담’이 원작.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눈에 띄네~ 이 얼굴] ‘효자동 이발사’ 문소리

    문소리(30)는 스크린이라는 사막에 자신을 인정사정없이 내던지는,‘무지막지한’ 배우다.어떻게 하면 예쁘게 보일까,어떤 캐릭터를 맡아야 이미지 관리에 득이 될까,이래저래 몸을 사리는 여배우들과는 거리가 멀다. 보기 딱할 만큼 안면근육을 비트는 뇌성마비 장애인(오아시스),이웃집 고교생과 바람을 피우는 유부녀(바람난 가족)에서,이번엔 뽀글뽀글 파마와 몸빼바지에 툭하면 악다구니를 쓰는 우악스러운 아줌마(효자동 이발사)가 됐다. ‘효자동 이발사’에서의 역할은 엉겁결에 대통령의 이발사가 되는 남자주인공 성한모(송강호)의 아내 민자.이발소 보조로 일하다 성한모의 수작에 덜컥 임신을 하더니 하필이면 4·19 의거일에 아들을 낳는다.데모가 한창인 광장 한복판에서 남편이 끄는 손수레에 누워 산통을 겪는 모습은 그대로 코미디의 한 장면. 1960∼70년대가 배경인데다 소시민 아낙네 역할이니 메이크업 한번 제대로 했을 리 없다.무공해 매력을 또 한번 ‘날것’으로 과시한 셈이다. 성한모에 무게중심이 기운 영화여서 그녀의 역할 비중은 크지 않다.그러나 어린 아들이 중앙정보부에 끌려간 뒤 몸져누워 속앓이하는 모성애 연기는 휴먼드라마의 깊이를 책임진다.빠른 속도로 구사하는 경상도 사투리도 완벽한 수준.“경상도 출신인 부모님 덕분에 흥분하면 사투리가 튀어나온다.”더니 “촬영내내 아줌마용 덧버선만 신고다녀 이젠 집에서도 덧버선을 찾게 된다.”며 소박하게 웃는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2000년)으로 스크린 데뷔했다.‘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 신인배우상을 받으면서 국제적 스타로 발돋움했다.새로 준비중인 작품은 멜로영화 ‘사과’(감독 강이관,제작 청어람).솔직하고 당찬 20대 후반의 커리어우먼이 된다. 황수정기자 sjh@˝
  • [29일 TV 하이라이트]

    ●결혼하고 싶은 여자(오후 9시55분) 순애는 시봉이 주식투자에서 쪽박을 찬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영훈은 노골적으로 신영에게 관심을 보이며 접근을 시도하던 중,준호에게 부탁해 신영과의 저녁식사 자리를 만든다.준호도 내심으론 영훈이 신경쓰이지만 호기심 반,재미 반으로 영훈과 함께 신영을 만나러 나간다. ●생방송 쟁점토론(오후 3시10분) 정당개혁과 국회개혁의 큰 과제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그 바람직한 방안을 짚어본다.17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각 당은 ‘일하는 국회,깨끗한 국회’를 실현하기 위한 개혁 방안을 내놓고 있다.김재홍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당선자,공성진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패널로 참석해 집중 토론한다. ●문화센터(오전 11시) 정자태극권의 37가지 동작을 계속해서 배워본다.이미 배웠던 동작 중 포호귀산,람작미 리,람작미 제,람작미 안 동작과 사단편 동작을 간단히 배워 반복한다.이어서 새로운 동작으로 주저간추,우도련후,좌도련후,사비세 동작,좌운수,우운수,단편 등의 새로운 품세를 거듭해 익힌다. ●1050정면승부(오후 10시50분) ‘버스안에서’의 코너에서는 핸드볼 선수인 여고생들이 부모님 생각에 눈물 흘린 사연과 많은 나이에도 자격증을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아버지 등 많은 시민들을 싣고 버스는 구리로 향한다.‘대결 한판승부’에서는 알찬 여행지가 숨어있는 경기도 부천에서의 즐거운 여행이 시작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오후 7시5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44세 노총각 원형식씨와 노모.가난하지만 행복한 두 모자의 사랑속으로 들어가본다.야생 다람쥐와 한가족이 된 신기한 사연,다람쥐 가족을 만나본다.5살 산골 소년과 닭의 못 말리는 사랑 이야기, 5살 강서가 쓰레기 줍기에 집착하는 이유를 살펴본다. ●4월의 키스(오후 9시50분) 정우는 채원을 찾아가 편지가 전해지지 않은 것이 이상하다고 말하며 의혹을 갖는다.재섭에게 번번이 거절당하던 진아는 정우에게 채원을 좋아하는 것 아니냐고 떠보다가 채원과 정우와의 관계를 눈치챈다.재동은 순영에게 점점 관심을 쏟고 있던 차에 순영이 유부녀라는 말을 듣고 황당해한다. ●피플 세상속으로(오후 7시 30분) ‘역도자매’라 불리는 수진이와 수민이는 강원소년체전에 출전하기 위해 연습중이다.어려운 가정환경에도 역도선수의 꿈을 키워가며 밝게 살아가는 자매에게 삶의 고비는 미래의 꿈에 대한 각오를 더욱 다지게 만들었다.함께 꿈을 키워가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역도자매를 만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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