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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감정평가 3법, 평가업계 역량 강화에 방점 찍어야/이용훈 감정평가기준위원회 위원·대화감정평가법인 이사

    [In&Out] 감정평가 3법, 평가업계 역량 강화에 방점 찍어야/이용훈 감정평가기준위원회 위원·대화감정평가법인 이사

    2016년 9월 1일은 감정평가 업계에 큰 변화를 불러올 디데이일 수 있다. 다름 아닌 지난해 말 통과된 감정평가 3법의 시행일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작업에 한창이고, 이해 당사자인 한국감정평가협회와 한국감정원은 이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거나 제출하려고 준비 중이다. 하위 법령은 모법을 구체화한다. 위임 한계 내에서 제정되겠지만 이해 당사자의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이 이곳에 고스란히 자리를 잡기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감정평가 업계는 요 몇 년 큰 부침을 겪었다. 일단 업무 영역에 대한 다툼이 지속됐다. 감정평가 업계의 관리감독권에 대한 문제가 업무조정과 맞물려 상당한 내홍을 빚은 것이다. 업태 간 갈등도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출된 적이 없었다. 타 전문직과 달리 특정한 개인이나 회사로 의뢰되지 않은, 협회로 의뢰된 공통물건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협회로 의뢰된 물건은 자체적으로 배분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공평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업계 내 상존하는 업태 간 진입 장벽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어떻게 보면 업계의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외연 확장이 더디면서 언젠가는 불거질 일이긴 했다. 감정평가 업계의 신뢰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일부 언론에도 노출된 크고 작은 ‘감정평가 사고들’은 내부 경쟁 격화에 따른 결과물일 수도 있으나 침소봉대된 측면도 강하다. 특정 이해 당사자를 일방적으로 대변했거나 전문자격자의 비윤리적 행태가 결합된 ‘도덕적 해이’라면 곪은 부분을 도려내는 외과적 수술이 필요하다. 상반된 입장의 이해 당사자가 개입된 경우 어느 누군가의 재산을 평가한 결과물에는 ‘환영’과 ‘비난’이 동시에 쏟아진다. 이럴 때 제기되는 불공정한 평가에 대한 불만은 ‘사심’이 가득 담긴 항의에 불과하다. 평가 과정에서 문제를 찾을 수 없다면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한 상시 민원이라고 봐야 한다. 언론에 기사화됐지만 전혀 문제 될 것 없는 정상적인 감정평가로 드러날 때가 태반이다. 감정평가 업계는 25세를 넘어 30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간의 전유물이었던 바둑계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의 파괴력을 제대로 경험하지 않았나. 자연스럽게 감정평가사도 이런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과연 10년, 20년이 지나면 인공지능이 감정평가 업무를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공공에서 쏟아내는 무수한 ‘빅데이터’는 부동산 가격 정보를 지도에 입히고 있다. 통계 전문가는 수작업으로 수행되는 감정평가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고 공언한다. 이런 분위기에 극히 일부 평가업자의 ‘부도덕함’ 또는 ‘비전문성’이 끼어들어가 감정평가 무용론의 불쏘시개가 되지 않을까도 걱정이다. 우리가 원하는 게 ‘개략적’인 가치인지, 아니면 ‘정확한’ 가치인지에 따라 감정평가 업무의 생산성과 효용성을 두둔할 수 있다. ‘자산’을 놓고 이해 당사자 간 중재가 필요한 경우 알고리즘과 로직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작업에 의한 미세 조정만이 외길이다. 부동산의 가치 또는 무형자산의 가치는 정량적인 분석만으로 도출할 수 없다. 정성적인 분석만큼은 사람의 손을 타야 한다. 투자의 타당성을 대할 때 비용과 수익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상식이다. 왜 선진국에서 감정평가제도를 운용하고 이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자격자를 양산하고 있겠는가. 그들에게 지급하는 보수를 그들로 인해 사회가 누리는 편익으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감정평가 업계의 활성화는 곧 이 나라 경제활동이 그만큼 왕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시행 예정인 감정평가 3법에는 업계를 선진화한다는 명목으로 여러 관리감독 조항이 들어가 있다. 반면 업무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 활로 개척 부분은 미미하다. 후속 입법이 업계 활성화, 더 나아가 감정평가 업계의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 [서울 핫 플레이스] 북한산 자락에 안긴 고즈넉한 한옥마을엔 역사와 문화가 숨쉰다

    [서울 핫 플레이스] 북한산 자락에 안긴 고즈넉한 한옥마을엔 역사와 문화가 숨쉰다

    서울 서북쪽 끝자락에 은평구가 놓여 있다. 은평구라 하면 수려한 북한산을 먼저 떠올릴 테고 그다음은 ‘개발 소외 지역’ 정도의 이미지가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개발은커녕 변변한 공연장 하나 갖추지 못했던 은평구는 최근 몇 년 사이 눈부신 문화적 발전을 했다. 지역 최고의 자연 자원인 북한산과 천년 고찰 진관사를 중심으로 전통 한옥이 모여 장관을 이루는 한옥마을, 한옥과 문학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등이 하나둘 들어섰다. 이참에 은평구는 곳곳에 깃든 문학적 역량을 길어 올려 전통과 문학의 고리를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지정된 ‘한문화체험특구’에 다양한 문화를 들여다보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첨가하는 데 열정을 쏟고 있다. 진관동 기자촌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선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역사와 문화를 입히면 사람이 온다”면서 “이곳에 문화예술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인 테마공원을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에서 이말산 자락을 따라 2㎞ 정도 들어가면 고즈넉한 한옥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5만 2000㎡ 규모의 한옥지정구역은 2011년부터 조성에 들어갔다. 2014년 11월 155필지 분양을 완료했다. 38채가 건축허가를 받았고, 12채는 사용승인까지 마무리됐다. 몇 년 전까지도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40~124평짜리 한옥이 들어서서 마을 모양을 갖췄다. 단층 또는 2~3층짜리 한옥을 구경하면서 여유를 만끽하기 좋다. 은평구는 한옥마을로서 품격을 높이기 위해 올 초 한옥건축팀을 신설했다. 한옥 건축 심의 허가, 전통 한옥과 현대 건축의 장점을 살린 신한옥 적용, 한옥 유지 관리 지침 개발, 한옥마을 발전 방안 모색 등 다각도로 촘촘한 역할을 한다. ●전통 한옥을 체험하고 문학을 즐기는 마을 한옥마을 북쪽 끝자락에 자리한 ‘셋이서문학관’은 한옥마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총면적 142㎡ 크기의 은평 한옥체험관을 리모델링했다. 천상병과 중광, 이외수 작가의 그림과 시 등이 전시돼 있고 북카페가 있는 휴식 및 한옥 체험 공간으로 조성했다. 셋이서문학관에서 한옥마을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가면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은평의 역사와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지하 1층~지상 2층(총면적 2901㎡)으로 지었다. 지하 1층에는 장난감도서관과 교육실이 들어섰고, 1층에는 은평역사실이 있다. 은평역사실은 은평의 유래와 지리적 의미, 파발꾼과 사신 행렬, 은평뉴타운에서 발굴한 유물로 본 옛 서울 사람들의 문화, 북한산이 오랜 세월 간직한 유적 등을 소개한다. 2층에는 한옥을 체험하는 한옥전시실을 마련했다. 한옥의 변천사와 과학적 원리를 보고, 등록문화재 제229호 민형기 가옥 사랑채를 재현한 모형을 만날 수 있다. 한옥 모형을 조립하는 시간도 있다. 오는 6월 19일까지 아주 특별한 전시도 연다. ‘한국문학 속의 은평전’은 해방 전후 은평에 거주하던 문인 130여명의 작품 초간본과 은평에 거주했거나 연관 있는 문인들의 희귀본을 확인할 수 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정지용의 ‘정지용 시집’, 황순원의 ‘곡예사’ 등도 공개한다. 또 최인훈의 ‘광장’, 이호철의 ‘소시민’ 등 우리나라 분단문학 거목의 초간본을 전시한다. 이 전시와 관련해 오는 23일에는 녹번동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이호철 작가를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진행한다. ‘무속 콘텐츠 관련 금성당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학술대회’와 ‘김훈 작가 초청 토크콘서트’도 줄줄이 기획해 놨다. ●숨은 역사문화의 발견, 진관사와 청담사지 은평구 통일로는 조선시대 9대 간선로 가운데 중국으로 통하는 의주로를 근간으로 한다. 의주로는 전통문화와 중국에서 유입되는 문화가 소통하는 관문 역할을 했다. 통일의 염원을 담은 통일로와 한국의 오악(五嶽)에 드는 명산 북한산 사이에는 은평구의 숨은 문화유산이 많다. 사찰 문화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곳이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 사찰인 ‘진관사’다. 동쪽의 불암사, 남쪽의 삼막사, 북쪽의 승가사와 함께 서쪽의 진관사는 서울 근교의 4대 명찰로 손꼽혔다. 고려 현종이 1011년 진관대사를 위해 지은 진관사는 일제강점기에 항일운동의 근거지가 되기도 했다. 6·25전쟁 당시 폭격으로 폐허가 됐다가 복구돼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다. 매년 10월이면 진관사에서 수륙재를 펼친다. 조선 태조는 고려 왕실의 영혼을 기리는 한편 왕조가 바뀌어 동요한 국민을 달래고 조선 왕실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수륙재를 개설했다. 조선 왕실이 수륙재를 주로 진관사에서 진행해 국찰로 자리매김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26호로 지정된 진관사 수륙재는 화려하면서도 엄숙한 장관을 연출한다. 석가탄신일, 수륙재 기간이 아니더라도 진관사를 들러볼 만하다. 초가집 같은 정겨움에 눈길이 가는 보현다실은 아늑한 공간에서 차 한잔 누리기 좋다. 진관사에서 운영하는 산사음식연구소에서는 사찰 음식도 배울 수 있다. 진관사에서 이말산 쪽으로 향하다 보면 조선시대 단종 복위운동에 실패해 죽음을 맞은 세종대왕 6남 금성대군을 신격화한 금성당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통일로를 건너가면 화엄10찰 중 하나인 청담사지가 있다. 통일신라시대의 핵심 사상인 화엄사상을 전파하는 곳이었다. 정조가 선왕 영조의 애민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금암기적비(서울유형문화재 제38호), 조선시대 공문서가 전해지던 파발로 등에서 역사의 현장을 발견할 수 있다. ●‘문화 은평’의 종착점은 국립한국문학관 은평구는 한옥마을과 역사한옥박물관, 진관사 등 지역의 역사문화 시설을 연계한 대규모 ‘문화테마파크’를 꿈꾸고 있다. 그 종착점에는 한국문학관이 있다. 김 구청장은 “기자촌의 역사, 그리고 은평구의 역사는 문학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상징하는 이광수, 채만식, 이육사, 심훈, 주요한 등 수많은 작가들이 기자 활동을 하며 근대문학을 꽃피웠다”고 운을 뗐다. 기자촌은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기자들의 마을’이다. 1969년 박정희 정부는 한국기자협회에 5000평 규모의 국유지를 내줬다. 1974년까지 이곳에 터를 잡은 사람들은 대부분이 월급도 변변찮고 집도 절도 없던 기자들이었다. 정부의 의도를 떠나 한국 언론을 일으켜 세우던 기자 선후배들이 모여 살며 애환과 정서를 녹여낸 이곳은 기자 출신 문학인을 배출한 텃밭이 되기도 했다. ‘기자촌 옆 한국문학관’을 중심으로 은평구는 지역 곳곳에 남아 있는 문인들의 발자취를 네트워크로 이을 계획이다. 녹번동에 있는 정지용 초당(草堂), 1938년 일제 신사참배를 거부해 폐교된 숭실학교가 해방 후에 자리한 신사동 숭실중·고, 이호철의 불광동 주택과 최인훈이 지냈던 주택 등이 연결된다. 기자촌 인근에 이전할 예정인 한국고전번역원부터 한국문학관을 거쳐 올 하반기에 한옥마을 끝자락에 들어설 삼각산미술관까지 이어지면 은평구에는 거대한 문화고리가 완성된다. 김 구청장은 “정지용이 납북되기 전 1948~1950년에 거주했던 초당, 시인 윤동주·김현승과 소설가 황순원·김동인·주요섭 등이 다닌 숭실학교 등 은평에는 문학 인프라가 충분하다”면서 “한국문학관이 건립되면 문인을 포함한 문화예술인을 위한 레지던스, 명인마을, 한옥마을, 한옥역사박물관을 이어 문학테마구역이 완성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문화마당] ‘공장에서 핀 근대건축의 꽃’ 김중업박물관/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공장에서 핀 근대건축의 꽃’ 김중업박물관/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서울에서 안양 새 일터로 출근한 지 열흘이 됐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안양을 안다고 하면 빤한 거짓말일 테고 시민들을 위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이곳에 연고가 없는 사람에게 문화예술 진흥의 중책을 맡긴 시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다행인 것은 안양 문화예술의 잠재력을 내가 사랑하게 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다는 것, 이 짧은 인연 동안에 얻은 큰 수확이다. 어떤 잠재력일까. 그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문화예술 명소 중 한 곳이 ‘김중업박물관’이다. 자화자찬이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이 아름답고 소중한 공간을 알리고 싶어 지면에 소개한다. 요즘은 너무 흔한 예에 불과하지만 영국 런던의 테이트모던미술관이나 프랑스 파리의 오르세미술관은 각각 수명이 다한 화력발전소와 철도역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개조해 성공한 대명사에 속한다. 이런 식의 따라잡기는 오늘날 한국에서도 전국적인 현상이다. 폐공장 터를 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시민의 품에 안긴 점에서 보면 김중업박물관도 이런 예에 속한다. 고양된 지방자치단체의 문화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도 닮았다. 하지만 김중업박물관은 단순한 공간의 용도 변경을 넘어 문화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어 여타의 공간과 구별된다. 이 한복판에 김중업(1922∼1988)이 있다. 김중업은 우리나라 근대건축을 표상하는 인물이다. 김수근 등 후속 세대에 비해 대중에게 덜 알려진 측면이 있지만, 1950년대 초 서양 근대건축의 비조로 통하는 르 코르뷔지에를 사사하고 귀국해 한국 건축의 초석을 놓은 선구자다. 전국에 산재한 그의 작품들을 통해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부산대 본관을 비롯해 서강대 본관, 주한 프랑스대사관, 오피스 빌딩의 대명사인 옛 삼일빌딩(현 산업은행 본점) 등이 1950∼60년대 그가 디자인한 작품들로서 지금까지 전해 온다. 이 무렵 김중업은 공장 디자인(1959)에도 참여했는데 그게 제약사인 유유산업 안양공장이었다. 김중업박물관의 모태가 된 곳이다. 21세기 들어 문화예술 도시를 표방한 안양시는 유유산업이 새 부지를 물색해 떠나자 2007년 이를 매입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한다. 이후 오랜 산고 끝에 재작년 3월 김중업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거장 건축가의 작품 속에 그의 이름을 딴 박물관이 생기고, 그곳에 그를 기리는 기념관(김중업관)이 들어서 공존한다는 점이 특색이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안양시는 뜻밖의 선물도 얻었다. 안양이라는 명칭의 유래가 된 고려시대 사찰 안양사(安養寺) 터가 발견돼 다량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 발굴 작업 때문에 부지 매입에서 개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와 조각 등 발견 유물은 김중업박물관 내 신축 건물인 안양사지관에 전시돼 있고, 절터와 당간지주는 박물관 경내에 배치돼 시민들을 맞고 있다. 김중업 디자인의 백미로 꼽히는 3층짜리 ‘문화누리관’은 올해 안에 안양역사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나무와 숲, 맑은 공기처럼 문화예술은 회색 도시에 생명력과 따스한 숨결을 불어넣는 촉매제이자 활력소다. 그런 점에서 김중업박물관은 ‘공장에서 핀 한국 근대건축 예술의 꽃’인 셈이다. 옛날 서울 인근 시민들의 휴양지로 각광받던 안양유원지였던 곳. 이젠 ‘문화예술공원’으로 불리는 이 일대를 무대로 트리엔날레(3년마다 열리는 국제 미술행사)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도 펼쳐지는데 올 10월 5회째를 맞이한다. 옛 추억을 되살릴 겸 이곳으로 문화 나들이를 권한다.
  • 스마트폰 ‘분홍빛’ 신경전

    스마트폰 ‘분홍빛’ 신경전

    여성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분홍색 IT 제품이 한결 세련된 색으로 변신하면서 남심과 여심을 동시에 사로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갤럭시 S7 엣지와 갤럭시 S7의 핑크골드 모델을 선보였다. 산뜻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홍색이 특징이다. 출시 40일 된 갤럭시 S7에 대한 구매 의욕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핑크골드 모델이 여성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관련 마케팅도 메이크업 클래스처럼 20대 여성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뒀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갤럭시S, S3, S5와 갤럭시 노트 2·4·5 등에서 분홍색 계열의 모델을 출시했었다. LG전자도 전략 스마트폰 G5에 분홍색 계열의 로즈쿼츠 색상을 선보였다. 실버, 티탄, 골드, 로즈쿼츠 등 4가지 색상 가운데 출시 초기부터 로즈쿼츠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용산, 모종의 착한 음모

    “쑥쑥 자라서 밥상에 빨리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지난 15일 용산로 한강로동주민센터 옥상에서는 특별한 모종 심기 행사가 열렸다. 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아 40여 명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고사리손으로 토마토와 상추 등을 정성껏 심었다. 유오조 한강로동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채소가 다 자라 수확하면 밑반찬을 만들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 이름은 ‘반찬이 오가는 정겨운 골목’이다. 이 사업 아이디어는 주민이 직접 내고 기획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보통 지역 공무원이 행사를 마련하면 주민들은 동원되던 것과는 다르다. 용산구가 주민 스스로 특화사업을 기획, 추진하도록 도운 덕이다. 용산구는 19일 한강로동 등 지역 내 16개 동에서 ‘자치회관 1동 1 특화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이웃끼리 교류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동별 자치회관은 마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미술관이 많은 이태원2동에서는 ‘우리 동네 한뼘 미술관’ 사업을 벌인다. 지역 미술관에서 빌린 작품이나 주민들이 쓴 서예 작품, 어린이의 그림 등을 동 주민센터에 전시한다. 효창동은 올해 ‘작은 음악회’ 사업을 벌이는데 동 주민센터에서 전문 연주자나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연주회와 노래자랑 등을 진행한다. ‘공유’라는 가치에 주목한 용산 구정에 발맞춘 사업도 눈에 띈다. 원효로2동은 동주민센터에 공유물품함을 설치해 주민들이 물건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서로 나눔 마을 우물’사업을 벌인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관이 아닌 주민이 자치회관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주도하는 것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면서 “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12면/ 용산구, “함께 반찬 나누며 정겨운 골목 복원해요.”(4장+사진)

    12면/ 용산구, “함께 반찬 나누며 정겨운 골목 복원해요.”(4장+사진)

    “쑥쑥 자라서 밥상에 빨리 올라왔으면 좋겠네요.” 지난 15일 용산로 한강로동주민센터 옥상에서는 특별한 모종 심기 행사가 열렸다. 지역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아 40여 명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고사리손으로 토마토와 상추 등을 정성껏 심었다. 유오조 한강로동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채소가 다 자라 수확하면 밑반찬을 만들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 이름은 ‘반찬이 오가는 정겨운 골목’이다. 이 사업 아이디어는 주민이 직접 내고 기획했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보통 지역 공무원이 행사를 마련하면 주민들은 동원되던 것과는 다르다. 용산구가 주민 스스로 특화사업을 기획, 추진하도록 도운 덕이다. 용산구는 19일 한강로동 등 지역 내 16개 동에서 ‘자치회관 1동 1 특화사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이웃끼리 교류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내고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동별 자치회관은 마을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미술관이 많은 이태원2동에서는 ‘우리 동네 한뼘 미술관’ 사업을 벌인다. 지역 미술관에서 빌린 작품이나 주민들이 쓴 서예 작품, 어린이의 그림 등을 동 주민센터에 전시한다. 효창동은 올해 ‘작은 음악회’ 사업을 벌이는데 동 주민센터에서 전문 연주자나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연주회와 노래자랑 등을 진행한다. ‘공유’라는 가치에 주목한 용산 구정에 발맞춘 사업도 눈에 띈다. 원효로2동은 동주민센터에 공유물품함을 설치해 주민들이 물건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서로 나눔 마을 우물’사업을 벌인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관이 아닌 주민이 자치회관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주도하는 것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면서 “자치위원들을 중심으로 많은 주민이 참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
  • 진주시민 성금으로 지은 ‘형평기념탑’ 이전 논란

    진주시민 성금으로 지은 ‘형평기념탑’ 이전 논란

    사업회 “시민 의견 반영 안 해 근대 인권운동 정신 유지해야” 일제강점기 인권·사회운동을 기념하는 ‘형평운동기념탑’(衡平運動紀念塔) 이전을 둘러싸고 경남 진주시 여론이 분열하고 있다. 형평운동은 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으로 진주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사회운동이었다. 이에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진주시의원 등은 진주시가 기념탑 이전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재고를 요구하지만, 진주시는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진주시는 7일 진주대첩의 역사성과 진주의 호국충절 정신을 기리고자 진주성 촉석문 앞 일대 2만 5000㎡에 ‘진주대첩기념광장’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보상비 600여억원을 포함해 모두 98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광장 예정 부지 안에 있는 ‘장어거리’ 음식점 등 모든 시설물을 사들여 2018년 광장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 때문에 진주성 앞에 조성된 형평운동기념탑도 들어내 외곽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시는 진주대첩기념광장 주제가 ‘비움’이라 형평운동기념탑도 들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형평운동기념탑은 진주시민들에게는 특별한 기념탑이다. 1923년 진주의 백정들은 차별 대우 철폐와 평등을 외치며 형평운동을 벌였다. 진주의 양반들도 참여했다. 진주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한 형평운동은 근대 인권운동의 시발로도 볼 수 있다. 그 덕분에 진주가 인권운동의 발상지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이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탑을 1996년 건립한 것이다. 특히 지방정부가 주도하지 않고 진주시민과 출향 인사, 해외 동포 등 1500여명이 한두 푼 성금을 모은 결과물이었다. 시민들의 정성이 모인 만큼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측은 “기념탑은 지금 있는 그 자리에 그대로 두어야 한다”며 “시가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의 의견은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념사업회 측은 “역사적 유물이나 유적은 원래 있었던 그 자리에 있을 때 빛이 난다”면서 “형평운동기념탑을 진주성 밖으로 몰아내는 것은 조선 500년간 차별로 고통받은 백정들의 영혼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중섭 경상대 교수도 “역사는 짧은 기간 권력을 소유한 단체장 등 특정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라며 “역사도시인 진주의 정신을 유지하려면 형평운동기념탑을 현재의 자리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조선시대 전쟁을 기념하려고, 근대 시민들의 인권운동의 흔적을 없애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창희 진주시장과 서은애 진주시의원은 형평운동기념탑 이전을 놓고 최근 시의회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기념탑을 그대로 존치해 달라는 기념사업회 측의 의견을 존중해 달라”고 소통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진주대첩기념광장 설계를 맡은 회사는 기념광장 조성 예정지 안에 형평운동기념탑이 있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며 “시가 처음부터 형평운동기념탑을 들어낼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기념탑 이전의 부당성을 알리는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논란으로 현재 부지 매입이 82% 진행됐지만, 낮은 보상가 탓에 일부 상인의 반발도 있다. 이 시장은 “나도 시민이다. 36만 시민의 의견을 어떻게 다 들을 수 있느냐”며 “진주대첩기념광장은 다 비우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어느 누가 와도 안 된다. 억지를 부리지 말라”고 반박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용어 클릭] ■형평운동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시작한 백정(白丁)들의 신분해방운동으로, 한국 근대의 대표적인 인권·사회운동이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신분 차별이 법적으로 폐지됐으나 실제로는 백정 차별이 유지됐다. 이에 진주의 백정뿐 아니라 신현수·강상호 등 양반들도 참여해 형평사(衡平運動)를 설립했다. 설립 1년 만에 전국에 지사 12개, 분사 67개가 설립됐다. 형평사는 ‘저울(衡)처럼 평등(平)한 사회를 지향하는 단체(社)’란 뜻이다. 1930년대 일제의 탄압으로 해산됐다.
  • [열린세상] 고령화와 고고학의 지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고령화와 고고학의 지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유명한 추리소설가 애거사 크리스티는 나이 40에 14살 연하였던 고고학자 맥스 맬로완과 두 번째 결혼을 했다. 이후 범상치 않은 그들의 결혼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부부는 ‘고고학자는 오래될수록 흥미를 더 느끼니 여자에겐 최고의 남편감’이라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실제로 크리스티가 85세로 죽을 때까지 이 부부는 금실 좋게 살았다. 게다가 상대방의 일에도 큰 도움을 주었으니, ‘메소포타미아 살인사건’을 비롯한 그녀의 여러 추리소설에 고고학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흔히들 고고학을 값진 보물을 캐는 직업으로 생각하지만, 정작 고고학에서는 유물보다는 유물이 놓인 위치, 즉 층위를 기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유물이 아무리 귀하다 한들 발견된 위치를 모른다면 그 유물을 만들어 낸 인간들의 역사를 제대로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 고고학자들에게는 화려한 보물보다는 한 자리에서 살아온 수천 년 인간의 역사가 더 소중하다. 사람이 늙는다는 것도 마치 고고학의 층위처럼 인생의 경험이 한층 한층 쌓여 가는 과정이다. 사람이 노화된다고 과거의 경험과 기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마치 풀숲에 가려진 옛 유적처럼 그들의 지혜는 오히려 무의식의 저편에 묻혀 있다가 필요할 때에 발현되기 때문에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는 언제나 늙은이의 지혜를 믿어 왔다. 그렇지만 전근대 사회에서 인간의 수명은 매우 짧았기에 늙어 가는 것은 극히 소수에게만 주어진 기회였다. 동북아시아에서 최초의 청동기시대인 4000년 전 하가점하층문화의 무덤 유적인 다뎬쯔에서 700여기의 무덤에 묻힌 인골을 분석한 결과 그중 40대 이상은 10% 이하였다. 문명의 발생 이후에도 여전히 늙어 가는 것은 운 좋은 소수만 가능했다. 인생 100세를 넘보는 지금의 고령화 사회는 지난 수백만 년의 역사에서는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경지다. 더욱이 의학의 발달로 수명뿐 아니라 지적인 능력도 계속 유지가 된다. 예전에는 진즉에 은퇴했을 법한 백발의 전문가들이 녹슬지 않은 전문적인 지식에 연륜을 더해 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것을 그리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고고학의 층위처럼 쌓인 인간의 지혜와 경험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늙어 가는 모습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자신들의 젊을 때 경험과 생각을 앞세우며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는 일부 노년 세대도 있고, 반대로 늙은 세대가 자신들의 기회를 빼앗아 간다고 갈등의 각을 세우는 일부 젊은 세대도 있다. 이런 모순은 늙어감을 지혜의 축적보다는 생산성의 퇴보로만 생각하는 사회적 통념과도 관계 있다. 그러니 사람들은 늙음을 거부하려고만 한다. 동안 열풍도 결국은 쓸모없는 늙은이가 되기를 거부하려는 열망이 표현된 것이다. 흔히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한다. 원래 나이에 관계없이 인생을 적극적으로 살라는 말이지만 요즘은 늙음을 거부하는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사실 세상 모든 것을 바꾼다고 해도 나이는 바꿀 수가 없다. 매스미디어는 동안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경쟁적으로 비추어 주지만, 사실 수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노화를 늦추는 것일 뿐이다. 메소포타미아의 영웅 길가메시도, 중국의 진시황도 찾지 못한 영원한 젊음의 길을 우리라고 찾을 수 있을까. 오히려 늙어감의 기쁨을 찾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100세 인생이라고 한다면 인생의 절반은 생식을 비롯한 육체적 그리고 사회적인 능력이 감퇴한 채로 산다는 뜻이다. 이 절반의 인생을 위해 물질적인 연금은 물론 노년의 지혜가 제대로 발휘되는 정신적인 연금을 쌓기 위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지난 세기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탈식민지, 민주화와 그리고 경제발전을 이룩해 왔다. 그 소중한 역사를 담은 세대들이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서 함께하며 그 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앞날을 모색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축복이 아닐까. 유적의 층위 사이에서 인간의 역사를 찾아내면서 우리의 앞날을 모색하는 고고학의 지혜가 급격히 고령화되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시사점을 준다.
  • 진주시민 성금으로 지은 ‘형평기념탑’ 이전 논란

    진주시민 성금으로 지은 ‘형평기념탑’ 이전 논란

    사업회 “시민 의견 반영 안 해… 근대 인권운동 정신 유지해야” 일제강점기 인권·사회운동을 기념하는 ‘형평운동기념탑’(衡平運動紀念塔) 이전을 둘러싸고 경남 진주시 여론이 분열하고 있다. 형평운동은 백정들의 신분해방운동으로 진주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사회운동이었다. 이에 형평운동기념사업회와 진주시의원 등은 진주시가 기념탑 이전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재고를 요구하지만, 진주시는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진주시는 18일 진주대첩의 역사성과 진주의 호국충절 정신을 기리고자 진주성 촉석문 앞 일대 2만 5000㎡에 ‘진주대첩기념광장’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보상비 600여억원을 포함해 모두 980여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광장 예정 부지 안에 있는 ‘장어거리’ 음식점 등 모든 시설물을 사들여 2018년 광장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 때문에 진주성 앞에 조성된 형평운동기념탑도 들어내 외곽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시는 진주대첩기념광장 주제가 ‘비움’이라 형평운동기념탑도 들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형평운동기념탑은 진주시민들에게는 특별한 기념탑이다. 1923년 진주의 백정들은 차별 대우 철폐와 평등을 외치며 형평운동을 벌였다. 진주의 양반들도 참여했다. 진주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한 형평운동은 근대 인권운동의 시발로도 볼 수 있다. 그 덕분에 진주가 인권운동의 발상지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이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기념탑을 1996년 건립한 것이다. 특히 지방정부가 주도하지 않고 진주시민과 출향 인사, 해외 동포 등 1500여명이 한두 푼 성금을 모은 결과물이었다. 시민들의 정성이 모인 만큼 형평운동기념사업회 측은 “기념탑은 지금 있는 그 자리에 그대로 두어야 한다”며 “시가 진주대첩기념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의 의견은 제대로 수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념사업회 측은 “역사적 유물이나 유적은 원래 있었던 그 자리에 있을 때 빛이 난다”면서 “형평운동기념탑을 진주성 밖으로 몰아내는 것은 조선 500년간 차별로 고통받은 백정들의 영혼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김중섭 경상대 교수도 “역사는 짧은 기간 권력을 소유한 단체장 등 특정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라며 “역사도시인 진주의 정신을 유지하려면 형평운동기념탑을 현재의 자리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조선시대 전쟁을 기념하려고, 근대 시민들의 인권운동의 흔적을 없애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창희 진주시장과 서은애 진주시의원은 형평운동기념탑 이전을 놓고 최근 시의회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 의원은 시정질문에서 “기념탑을 그대로 존치해 달라는 기념사업회 측의 의견을 존중해 달라”고 소통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진주대첩기념광장 설계를 맡은 회사는 기념광장 조성 예정지 안에 형평운동기념탑이 있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며 “시가 처음부터 형평운동기념탑을 들어낼 계획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기념탑 이전의 부당성을 알리는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논란으로 현재 부지 매입이 82% 진행됐지만, 낮은 보상가 탓에 일부 상인의 반발도 있다. 이 시장은 “나도 시민이다. 36만 시민의 의견을 어떻게 다 들을 수 있느냐”며 “진주대첩기념광장은 다 비우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어느 누가 와도 안 된다. 억지를 부리지 말라”고 반박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용어 클릭] ■형평운동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시작한 백정(白丁)들의 신분해방운동으로, 한국 근대의 대표적인 인권·사회운동이다.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신분 차별이 법적으로 폐지됐으나 실제로는 백정 차별이 유지됐다. 이에 진주의 백정뿐 아니라 신현수·강상호 등 양반들도 참여해 형평사(衡平運動)를 설립했다. 설립 1년 만에 전국에 지사 12개, 분사 67개가 설립됐다. 형평사는 ‘저울(衡)처럼 평등(平)한 사회를 지향하는 단체(社)’란 뜻이다. 1930년대 일제의 탄압으로 해산됐다.
  • [新국토기행] 해 뜬다… 동해안 최대 휴양도시도 뜬다

    [新국토기행] 해 뜬다… 동해안 최대 휴양도시도 뜬다

    해 오름의 고장 강원 양양군이 지금의 지명으로 자리잡은 지 올해로 꼭 600주년을 맞는다. 고려시대(1416년)에 양주(襄州)에서 양양으로 지명이 바뀌었다. 수려한 동해를 끼고 있는 양양은 천년 고찰 낙산사, 조선 개국공신 하륜과 조준의 전설이 있는 하조대, 강원 지역 3대 미항 중 하나인 남애항, 요트의 산실 수산항 등의 관광 명소가 59.57㎞ 해안선을 따라 즐비하다. 울창한 산림과 바다, 계곡 등 다채로운 자연을 배경으로 국내 최고의 힐링과 휴양, 레저의 고장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오색케이블카 설치가 추진되고, 서울~양양을 잇는 동서고속도로, 속초~삼척을 잇는 동해고속도로가 교차되면서 양양은 동해안 최대 관광·휴양도시로 뜨고 있다. 양양국제공항도 오는 24일부터 중국 상하이 정기 항로가 다시 열리는 등 활성화되고 있다. 국제도시로, 지역 관문으로 톡톡히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600년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전통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남아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청정 자연 속 양양군의 속살을 찾아 봄 여행을 떠나 보자. >> 볼거리 ●희망의 서운이 깃든 천년 고찰 낙산사 신라 문무왕 676년 의상 대사가 홍련암에서 기도해 관음보살을 친견한 뒤 낙산사를 창건했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처음 나온다.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풍광과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가 출현한 보물 제1723호 해수관음공중사리탑, 보물 제1362호 건칠관음보살좌상, 보물 제499호 칠층석탑 등 소중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낙산사 의상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상서로운 구름과 여섯 마리 용이 해를 떠받치는 듯, 바다에서 해가 떠날 때는 온 세상이 흔들리고, 하늘에 해가 오르자 털끝이 보일 만큼 환하다”고 읊었다. 그만큼 낙산사는 일출의 명소이고 희망의 서운(瑞運)이 깃든 곳이다. 2005년 대형 산불로 소실된 뒤 단원 김홍도의 ‘낙산사도’를 기초로 7동의 주요 전각을 조선시대 초기 사찰의 원형 그대로 살려냈다. 큰 법당인 원통보전 입구에는 한국전쟁 때 소실됐던 빈일루(賓日樓)가 단원의 그림대로 복원됐고 설선당, 정취전, 응향각 등의 건물이 옛 문헌의 기록을 기초로 되살아났다. 웅장한 자태로 다시 태어난 원통보전에는 화재 당시 스님들이 지켜 낸 건칠관음보살과 칠층석탑 등의 보물도 옛모습 그대로 자리잡았다. ●산림 휴양 체험 공간 송이밸리자연휴양림 송이밸리자연휴양림은 2012년 양양읍 월리 일대 46㏊에 조성됐다. 산림휴양관, 숲속의 집, 목재문화체험장, 백두대간 생태교육장 등 조용히 자연을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복합 산림 휴양 체험 공간이다. 임도를 활용한 MTB 코스와 왕복 2시간 코스의 구탄봉 등산로에서 자전거, 트레킹은 물론 짜릿한 집라인(줄을 타고 반대편으로 이동하는 레포츠)도 즐길 수 있다. 목재문화를 체험하고 국산 목재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목재문화체험장은 건물의 아름다움과 내구성, 내실 있는 운영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굿 디자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1층 체험장에서 운영되는 목재 체험 프로그램은 목재체험지도사의 지도하에 산림 부산물을 활용해 액세서리, 솟대, 보석함 등을 만들어 보는 기초 프로그램과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담은 테이블, 서랍장, 수납장 등 원목 가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목공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세계문화유산 추진 아이들과 함께라면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이 제격이다. 오산리선사유적은 남한 신석기 유적 중 최고(기원전 6000년경)의 연대를 나타내며 신석기문화의 전파 및 교류에 중요한 과학적 단서를 제공하는 유적이다. 유물 가운데 오산리형 토기와 오산리형 이음낚시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 고고학 사전에 등재됐다. 박물관에 전시된 덧무늬토기는 신석기시대 유물 중에서도 가장 이른 시기의 것으로 박물관의 자랑거리다. 최근 서울 암사동 유적지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오산리 출토 흑요석을 엑스레이 형광선으로 분석한 결과 그 성분이 남한 일대에서 출토된 흑요석은 한결같이 일본 규슈가 원산지인 반면 오산리 것은 400㎞ 이상 떨어진 백두산이 원산지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6000년 전 조상의 숨결을 느끼며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천년기념물 지정 주전골 입구 오색약수터 오색주전골에서 흘림골로 이어지는 길은 세속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 내는 아름다운 길이다.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 번뇌를 물리치고자 한다면 오색의 비경을 담아 갈 일이다. 주전골 입구에 있는 오색약수터는 2013년 물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맛이 짜릿하고 철분 냄새가 많이 나지만 예부터 아픈 곳을 낫게 하고 활력을 찾게 해 준다고 전해진다. 인근에 있는 오색온천에서 몸을 담근 뒤 더덕향이 그득한 산채비빔밥을 먹고 나면 그야말로 웰빙이다. 2018년부터는 오색온천 인근에서 오색 끝청까지의 3.5㎞ 구간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를 타고 오를 수 있게 된다. 장애인, 노약자들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장엄한 설악의 비경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영동 최대 5일장, 양양 전통시장 4일, 9일에 열리는 양양 5일장. 사시사철 시골 할머니들이 나물이며 장아찌, 잡곡들을 장마당에 내어놓고 송천떡마을 부녀회에서는 새벽 일찍 만든 떡을, 임천리 마을에서는 전통 방식의 한과(과줄)를 내다 판다. 요즘 장터에는 봄바람 따라 산나물이 가득하다. 쑥, 냉이, 달래, 참두릅, 개두릅, 명이나물, 취나물, 곤드레, 고사리, 눈개승마, 얼러지 등이 제각기 향을 뽐내면서 입맛을 자극한다. 시장 안에는 갓 잡아 올린 문어, 임연수 등의 생선류와 지누아리, 돌김, 사과, 배 등 양양산 먹거리들이 즐비하고 남대천 둔치 쪽에서는 토마토, 오이, 가지, 수박 등의 과채류와 상추, 쑥갓 등의 채소류 모종, 어린나무들을 사고파는 손길이 분주하다. 어디를 가도 맛있고 정감 있는 양양시장의 밥집들과 시장을 가득 메운 먹거리들에서 봄의 원기를 듬뿍 느낄 수 있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먹거리 ●명품 황금송이(松栮) 양양의 깊은 산과 울창한 숲, 수십년 된 소나무 아래에서 나는 양양송이는 그 향과 맛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른 버섯들은 죽은 나무에서 균이 발생해 버섯으로 자라지만 유독 송이는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에서 균이 발생해 버섯으로 자라는 것이어서 양양송이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2006년에는 양양송이가 생산지의 기후, 풍토 등 지리적 특성과 밀접하게 연계돼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인정받아 지리적 표시제 제1호로 산림청에 등록되기도 했다. 송이와 한우 등심을 넣어 만든 송이버섯전골은 송이의 향과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음식이다. ●바다의 맛 자연산 홍합 ‘섭’ 동해에서 나는 자연산 홍합을 ‘섭’이라 부른다. 자연산 홍합은 껍데기가 흑진주처럼 반들거리고 보랏빛이 감돈다. 양식보다 2배쯤 크고 값도 비싸다. 고단백 저지방 다이어트 식품으로, 간의 해독 작용을 돕는 타우린이 풍부하다. 술꾼들이 술 마신 다음날 섭국을 찾는 이유다. 양양에서는 섭을 썰어 넣고 부추, 미나리, 양파, 마늘, 고추장, 된장 등과 함께 끓여낸 섭국을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는다. 기호에 따라 산초를 넣어 먹기도 한다. ●봄 산나물, 양양 산채 양양은 설악산, 점봉산, 오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악지대여서 다양한 산채가 풍성하게 자란다. 산채 주 생육기인 2~6월의 평균 일조시간이 190시간으로 짧아 부드럽고 향이 진한 게 특징이다. 양양 대표 산채는 참두릅, 개두릅, 명이나물, 취나물, 곤드레, 고사리, 눈개승마, 얼러지 등이다. 요즘은 생채가 많이 나서 가격도 비교적 싸고 푸짐해 한꺼번에 많이 구입해서 말리거나 냉동실에 보관해 놓고 수시로 무쳐 먹으면 일년 내내 봄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남대천에 황어와 뚜거리탕 여름 밤, 더위를 쫓으려 냇가에서 멱을 감고 토속 어종을 잡아 고추장, 막장 풀어 얼큰하게 탕으로 끓여 먹던 추억의 뚜거리탕은 양양의 별미다. 바다와 이어지는 남대천 하구 한계목에는 봄이면 황어가 올라오고 가을이면 연어가 올라온다. 먼바다에서 유영을 마치고 모천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물 반, 고기 반이란 말은 봄마다 남대천에서 황어가 한창 상류로 올라갈 때 양양에서 많이들 하는 말이다. 임천보를 뛰어오르기 위해 황어가 떼 지어 있는 광경을 보면 이 말이 실감 난다. 연어와 달리 남대천에 오르는 황어는 그대로 회를 떠서 먹는다. 미나리, 양양 낙산 배, 깻잎 등 각종 채소를 넣고 초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춘곤증은 저만치 달아나고 정신이 번쩍 든다. 그리고 남대천 토속 어종인 뚜거리탕 한 그릇을 비우면 보양식이 따로 없다. 추억과 고향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양양의 봄맛이다. ●동치미 메밀국수 양양 메밀국수는 구룡령이 있는 서면 갈천리와 설악산 화채능선 아래 강현면 간곡리, 둔전리, 장산리 마을에서 많이 먹었다. 섬유질이 많아 옷감 재료로 쓰기도 했던 느릅나무의 껍질을 봄철에 벗겨 말려 뒀다가 곱게 가루를 내 부족한 메밀가루나 옥수수가루와 섞어 눌러 먹었다. 지금은 고기 육수와 동치미 육수 두 가지로 나뉘지만 당시에는 동치미 육수로 먹었다. 양양에는 메밀국수 전문점이 50여 곳 있다. 가장 많이 있는 곳은 장산리 일대로 동치미 메밀국수집 20여 곳이 성업 중이다. 봄 햇볕이 따가운 날, 시원한 동치미 메밀국수 한 그릇이면 양양의 맛은 모두 섭렵했다고 할 수 있다. 양양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오염하천 집중 개선’ 올 6곳 추가 선정

    하수도 정비와 생태하천 복원 등을 단기간에 추진하는 이른바 통합·집중형 오염하천 개선사업 대상에 올해 6곳이 선정됐다. 이 사업은 각각의 수질 개선사업이 분산·추진되면서 효과를 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2년 도입됐다. 단기간(3~5년) 집중 지원방식으로 현재 40개 하천에서 171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수질 개선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4년 선정된 전남 대강천은 사업 전 4등급(7.8㎎/ℓ)이던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2등급(2.2㎎)으로 개선됐다. 경남 창녕 계성천도 BOD가 2.0㎎ 낮아졌고 낙동강과 합류하는 둔치에는 물맑음터(저류습지)도 조성된다. 생활환경 기준은 BOD 3.0㎎, 총인(T-P) 0.1㎎ 이하다. 17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새로 선정된 하천은 낙동강 수계 함안천과 금강 수계 논산천, 영산강 수계 장수천·사교천, 섬진강 수계 주촌천, 만경강 수계 아중천 등이다. 6개 하천의 BOD는 평균 3~6㎎ 수준이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국비 1710억원을 투입해 생활환경 수질 기준인 2등급 이하로 개선할 계획이다. 장수천·아중천 등 도시지역 하천은 하수관거 정비와 생태하천 복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논산천 등 농촌지역에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 개량 등을 지원한다. 환경부는 하천 개선사업으로 부유물질 등을 없애 미관을 회복하고 고질적인 악취 민원을 해소하는 등 친환경 생활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통합·집중형 하천 개선사업 대상지역은 수질 현황과 인구밀집지역 내 위치, 지역 주민 및 지자체의 개선 의지 등을 고려해 전문가 심사와 2차 현장실사를 거쳐 선정한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화정박물관 ‘사치향락’展… 각국 그림·도자문화 한눈에

    화정박물관 ‘사치향락’展… 각국 그림·도자문화 한눈에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미술품과 유럽의 도자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화정박물관이 평창동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17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개최하는 특별전 ‘화정의 사치향락(奢侈享)’이다. 전시에는 박물관 소장품 중 강렬한 색감과 독특한 화면 구성이 돋보이는 티베트 탕카와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청나라 도자기, 일본 에도시대 회화 등 140여점이 공개된다. 우리나라 유물 중에서는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고려시대 청동범종을 비롯해 석봉 한호의 ‘후출사표’(後出師表), 조선 중기 화가인 이정의 ‘우죽’(雨竹) 등이 소개된다. 화정박물관은 고 화정(和庭) 한광호 한빛문화재단 이사장이 40여년간 아시아, 유럽 등지에서 수집한 다양한 미술품을 소개하기 위해 1999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설립했으며 2006년 5월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전해 재개관했다. 회화, 서예, 불화, 도자기 등 한국 미술품만 3000여점에 이른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진도 명량해협 해저유물 서울 나들이

    진도 명량해협 해저유물 서울 나들이

    충무공 이순신이 대승을 거둔 전남 진도 명량해협에서 찾아낸 유물들을 통해 명량해협의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는 전시가 마련됐다. 오는 15일부터 6월 19일까지 서울대학교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명량(鳴梁) 해저유물 특별전’이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2012~2014년 진도 명량대첩로 수중조사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을 선보이고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서울대학교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했다. 5부로 구성된 전시엔 명량대첩에서 사용됐던 무기류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과 ‘석환’(石丸·돌포탄)을 비롯해 고려 절정기 최고급 청자향로 등 200여점의 유물이 소개된다. 1부 ‘서남해 지름길 명량’과 2부 ‘난행량의 흔적, 해난사고’에선 남해와 서해를 잇는 바닷길인 명량해협의 의미를 조명하고,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역사를 짚는다. 3부 ‘2천년 해로의 역사’에선 명량해협에서 출수된 기원 전후의 경질무문토기(硬質無文土器·철기시대 토기)와 11~13세기 중국 송(宋)나라 동전 등을 통해 오랜 세월 중요 해로였던 명량해협을, 4부 ‘명량 바닷길 도자기’에선 2012년부터 3년간 명량해협 발굴조사로 찾아낸 466점의 도자기 중 고려 시대 전반에 걸쳐 사용된 다양한 형태의 청자를 소개한다. 5부 ‘명량대첩의 흔적’에선 소소승자총통, 쇠뇌(지지대를 갖춘 기계식 활)의 방아쇠인 노기(弩機) 등 명량해전에서 사용된 무기들을 만날 수 있다. 문화재청은 “명량해협은 조류가 강한 험로지만 해상 지름길로 예부터 수많은 선박이 왕래했던 곳”이라며 “명량해협이 품은 역사의 흔적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春’ 묵향 그윽한 도시 사군자가 피었네

    ‘春’ 묵향 그윽한 도시 사군자가 피었네

    도시의 거리에만 꽃이 핀 게 아니다. 서울 강남의 빌딩 숲에 자리한 미술관에도 매(梅), 난(蘭), 국(菊), 죽(竹)이 진한 묵향을 뿜어내고 있다. 화선지에 담긴 사군자(四君子)가 서울 강남 포스코미술관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군자, 다시 피우다’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는 조선 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작가 32명의 작품 77점이 선보이고 있다. 포스코미술관이 2012년 ‘겸재부터 혜원까지-천재화인열전’을 시작으로 ‘매화,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 ‘글자, 그림이 되다’에 이어 준비한 ‘미술로 보는 인문학 시리즈’ 네 번째 전시다. 사군자는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이른 봄 흰 눈이 내릴 때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 그윽한 곳에서 알아주는 이 없어도 향을 품는 난초, 찬 서리 내리는 차가운 시절에 꿋꿋이 피어나는 국화, 어떤 상황에서도 곧은 줄기와 푸름을 유지하는 대나무를 이른다.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자 문화권인 한·중·일 3국에서는 이들이 지닌 상징성과 좋은 의미를 따르려는 마음으로 각 식물의 아름다움과 특징을 읊은 시문(詩文), 그림이 적지 않았다. 전시는 크게 3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꿈꾸던 이상적 인간인 군자의 모습을 닮은 문인화가들의 시서화가 소개된다. 강진에서 귀양살이 중인 다산 정약용이 시집 가는 딸을 위해 아내가 보내준 낡은 치마폭에 그린 ‘매화병제도’(梅花屛題圖)와 추사 김정희가 제주 유배 시절 아들에게 그려 보여준 ‘난초 그리는 법’(시우란·示佑蘭)은 옛 선비들에게 사군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난초를 그릴 때는 자기의 마음을 속이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잎 하나, 꽃술 하나라도 마음속에 부끄러움이 없게 된 뒤에야 남에게 보여줄 만하다. 열 개의 눈이 보고 열 개의 손이 지적하는 것과 같으니 마음은 두렵도다. 이 작은 기예도 반드시 생각을 진실하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는 데서 출발해야 비로소 붓을 대는 종지를 얻게 될 것이다.’(추사 김정희) 탄은 이정의 묵죽도(墨竹圖), 사계절의 다양한 대나무를 담은 수운 유덕장의 묵죽도6곡병(墨竹圖六曲屛)과 표암 강세황의 사군자도, ‘야일(野逸)하다’는 표현을 듣는 석파 이하응의 묵란도와 유려한 민영익의 석란도, 현대 추상화 못지않은 우봉 조희룡의 홍매도, 수월당 임희지의 난죽도 등 조선 시대 사군자화를 대표하는 회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회화뿐 아니라 매화도가 그려진 백자명기, 사군자가 담긴 백자청화연적 등이 함께 선보인다. 2부에선 ‘저항정신의 표상’으로 그린 매난국죽이 펼쳐진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지키려 했던 지조와 절개의 의지를 표현했던 석촌 윤용구(1853~1939)의 사군자 10폭 병풍, 항일운동가 일주 김진우(1883~1950)의 묵죽 불유분용도 등이 소개된다. 마지막 3부 ‘사군자, 다시 피우다’에선 현대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조선 시대 선비 화가들의 전유물이던 사군자가 현대에 이르러 법고창신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휘영청 밝은 달을 배경으로 활짝 핀 매화를 그린 월전 장우성(1912~2005)의 ‘야매’(夜梅), 청전 이상범(1897∼1972)의 10군자 병풍, 남천 송수남(1939~2013)의 매화 등이 소개된다. 철과 폴리우레탄을 소재로 한 조환의 철판 사군자, 문봉선의 사군자와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의 영상작업 ‘신묵죽도’도 첫선을 보이고 있다. 전시는 5월 25일까지. (02)3457-1665.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아로사 라인-힐링캠프 아로사로 향하는 시골열차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아로사 라인-힐링캠프 아로사로 향하는 시골열차

    ●힐링캠프 아로사로 향하는 시골열차 아로사 라인Arosa Line 아로사Arosa에 가기 위해 도착한 쿠어 기차역.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어깨에는 스키를 둘러멘 어린이들이 재잘거리며 어디론가 힘차게 걷고 있었다. 그들이 향한 곳은 아로사행 빨간 열차가 서 있는 플랫폼. 아이들과 함께 늠름한 산양을 담은 그라우뷘덴주의 문장이 그려진 열차에 올랐다. 기차 안은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보다 소박했다. 관광용 열차가 아니라, 현지인들이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열차다. 깜찍한 아로사 라인은 계곡 사이의 좁은 길을 뚫고 수많은 커브를 돌며 설원을 달린다. 쿠어에서 아로사까지는 약 1시간. 열차를 탄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로사를 눈앞에 둔 랑비이스역이다. 열차는 여기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아로사 라인의 하이라이트인 랑비이스 비아둑트Langwies Viaduct를 향해 달린다. 랑비이스 비아둑트는 플레수르Plessur 강 위에 서 있는 거대한 철교. 기차가 다리 위를 달릴 때, 짜릿함이 온몸을 감싼다. 아로사에 도착한 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눈이 쏟아졌지만, 끝없이 내리는 눈도 아로사의 사랑스러움을 가리지는 못했다. 코난 도일도 반한 아로사의 깨끗한 공기 꼬불꼬불 이어진 길은 아로사에서 멈춘다. 아로사를 지나면 철길은 없고, 우락부락한 봉우리들만 웅장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다. 아름다운 샨피그 밸리 끝에 자리하고 있는 아로사. 열차가 없었으면 이 산골마을까지 올 수 있을까 싶다. 지금은 아로사가 인기 있는 겨울 휴양지로 꼽히지만, 100년 전에는 아픈 이들에게 유명한 곳이었다. 험한 마을까지 들어올 수 있는 교통수단이 별로 없어 공기가 깨끗했고 높은 계곡이 있어 강한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래서 1880년대 아로사에는 특히 폐렴환자를 위한 요양원이 많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탐정 셜록 홈즈. <셜록 홈즈>를 쓴 코난 도일도 병마와 싸우는 부인과 함께 아로사에 머물렀다. 럭비와 크리켓, 권투를 망라한 스포츠광으로도 유명한 코난 도일은 이곳에서 스키를 즐겼다. 1894년 영국에서 발행하는 <스트랜드 매거진the Strand Magazine>에 그가 기고한 스키에 대한 기사는 영국인들에게 스키를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코난 도일은 영국인들이 스키를 타러 스위스로 몰려들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그의 예견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하룻밤만 자면 리프트도, 버스도 공짜 1900년대 이후 아로사는 겨울 스포츠를 위한 곳으로 빠르게 변신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은 스위스의 대표 겨울 휴양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라우뷘덴주에서 가장 긴 225km 활강코스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키나 스노보드 외에도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오밀조밀해 접근성이 편리한 것도 장점이다. 아로사역 바로 옆에서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2,653m의 바이스호른Weisshorn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서부터 신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아로사가 매력적인 큰 이유 중 하나는 단 하루만 머물어도 대부분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악열차와 곤돌라, 스키리프트는 물론이고 시내버스와 박물관 입장까지 모두 공짜다. 대가족이 와도 지갑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인지 가족단위 여행자들이 많다. 또한 겨울에 오는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도 있다. 꽁꽁 언 호수 위에서 축구경기를 펼치는 아로사 얼음호수 축구시합과 유럽의 희극인들이 참가하는 아로사 유머 페스티벌이 그것이다. 아로사 유머 페스티벌은 12월에 열리는데 매년 수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다람쥐와 함께 즐거운 산책 아로사에서 인기 있는 곳 중 하나는 다람쥐 트레일. 눈이 펑펑 내리는데 다람쥐가 나타날까 싶지만 기우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걸어가는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다람쥐를 발견한 것. 분명 살아 있는 다람쥐다. 준비한 견과류를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재빠르게 달려와 먹이를 채 간다. 새하얀 눈 덕분에, 짙은 회색 털을 가진 다람쥐가 눈에 잘 보인다. 동심으로 돌아가 다람쥐들과 숨바꼭질을 하며 놀다 보니, 40분 걸린다는 다람쥐 트레일을 1시간이 넘도록 걸었다. 점심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유리창 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따끈한 핫 초콜릿과 스위스 전통음식을 즐기는 가족들을 보니,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포근해졌다. 레스토랑 밖에서는 어르신들이 신나게 썰매를 타고 있었다. 아로사에서 썰매는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어찌나 흥겨운지, 그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환해졌다. 아로사에서 쿠어로 돌아가는 길, 겨우 하루를 보낸 곳인데도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문득 아로사가 고향 같다던 자니네의 말이 생각났다. 낮에 본 할머니처럼 신나게 썰매를 타러 아로사에 다시 오겠다는 다짐을 하고서야, 쿠어행 열차에 오를 수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nfo St. Arosa Navigation | 쿠어에서 아로사까지는 매시간 열차가 출발한다. 약 1시간 소요. 취리히에서 아로사로 갈 때는 쿠어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한다. 전체 소요시간 약 2시간 30분. Food | 그라우뷘덴에 왔다면, 향토음식 카푼스를 맛봐야 한다. 카푼스는 야채와 고기류를 잘게 썬 것을 큰 잎으로 싸고, 그 위에 크림소스를 얹은 스위스 전통음식이다. 겉모양은 통통한 스프링롤처럼 생겼지만, 맛은 다르다. 크림소스 때문에 식감은 부드럽고 안에 든 고기 덕분에 든든하다. Place |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바이스호른에 올라가 보자. 꼭대기에 있는 파노라마 레스토랑에서는 400여 개의 산봉우리들을 360°로 볼 수 있다. www.arosa.ch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irter 채지형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春’ 축제에 빠지다 재미에 취하다

    ‘春’ 축제에 빠지다 재미에 취하다

    봄은 축제의 계절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다양한 축제를 연다. 한데 늘 그렇듯 도드라진 것들은 있게 마련이다. 그게 바로 ‘2016년 문화관광축제 및 글로벌 축제’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선정하고, 한국관광공사에서 성공적인 개최를 돕기 위해 축제 담당자 역량강화 교육, 관광상품 개발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축제들이다. 쉽게 말해 ‘축제의 품격’이 인증된 축제라고 보면 알기 쉽겠다. 46개 축제 가운데 봄볕 받으며 즐길 만한 축제들을 골랐다. ☆최우수-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하루 두 번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세의 기적’ 전남 진도의 ‘신비의 바닷길’은 ‘현대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명소다.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피에르 랑디가 진돗개를 연구하기 위해 진도를 방문했다가 이 현상을 목격하고 프랑스 신문에 소개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곳은 고군면 회동리(명승 제9호)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다. 약 2.8㎞ 구간의 바닷길이 간조 때 40m 너비로 드러난다. 하루 두 번 열리는 이 바닷길을 보기 위해 매년 국내외 관광객이 60만명 이상 방문한다. 이를 기념하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지난해 3년 연속 최우수축제에 선정됐을 만큼 ‘내공’을 인정받은 축제다. 축제의 핵심 볼거리는 바닷길 체험이다. 바닷길은 축제 마지막 날인 10일까지 열린다. 9일은 오후 6시 50분, 10일은 오후 7시 30분이 간조다. 간조 1시간 전후로 바닷길이 열렸다 닫힌다. 이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이 놓치지 말아야 할 ‘골든타임’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전남도 무형문화재 공연(9종), 주제공연 ‘뽕할머니 전’ 등 공연행사와 남종화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 이벤트가 마련됐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눈에 띈다. 무지개색 파우더를 던지며 바닷길이 열리기를 기원하는 ‘열려라 무지개길!’, 케이팝 퍼포먼스와 디제잉 쇼 등이 펼쳐지는 ‘글로벌 투게더’ 등 다양하다. 남종화의 본산인 운림산방, 일몰 명소인 세방낙조 전망대, 항몽 유적지인 용장성 등을 묶어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061)544-0151. ☆최우수- 문경 전통찻사발 축제 사기장과 함께 찻사발 만들고, 문경새재 거닐고 경북 문경에선 아직도 우리 전통 가마인 ‘망댕이가마’에서 찻사발을 만든다. 무려 180년 동안 이어온 방식으로, ‘망댕이’는 장단지 모양의 반구형 진흙덩이를 뜻한다. 문경 ‘전통찻사발축제’는 이 같은 의미를 계승하고 있는 축제다. 오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열린다. 문경새재는 한국관광공사에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100선’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한 곳이다. 그만큼 ‘자체 발광’의 경승지란 뜻이다. 축제 주제는 ‘사기장이 들려주는 찻사발 이야기’다. 문경 지역 사기장들이 ‘사기장의 하루 체험’ 프로그램에 맞춰 관광객과 함께 찻사발을 만든다. 올해는 특히 한·중·일 세 나라의 도자기를 비교하는 국제교류전이 새로 마련된다. 중국에서 ‘도자기의 수도’로 불리는 이싱(宜興)시의 도예가와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 심당길의 맥을 잇고 있는 심수관가(家)의 15대손이 참여한다. 축제장 입장료는 5000원(어른)이다. 이 가운데 2000원은 축제장 전용 엽전으로 되돌려 준다. 이 엽전은 축제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한복 입은 관광객은 입장료가 면제된다. ‘지증대사 탑비’(국보 제315호)를 품은 천년고찰 봉암사, ‘문경석탄박물관’ 등은 문경의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특히 봉암사는 석가탄신일에만 경내를 공개하는 절집이어서 이번 축제 기간 중 매일 한 차례 진행되는 일반 공개가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 밖에 레일바이크, 관광사격장, 패러글라이딩 등 문경 시내 곳곳에 레저 프로그램을 즐길 만한 곳이 많다. (054)571-7677, 8677. ▲우수- 고령 대가야체험축제 갑옷·칼 만들며 1600년 전 용사로 변신 1600년 전 신비의 고대 왕국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다. 10일까지 경북 고령의 대가야박물관 등지에서 열린다. 고령은 대가야의 도읍지였던 곳이다. 562년 신라에 멸망할 때까지 520년 동안 이어졌던 대가야 왕국의 역사와 문화, 예술 그리고 생활의 면면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축제 또한 ‘대가야 체험’에 초점을 맞췄다. 주제는 ‘용사여 진군하라’이다. 갑옷과 투구, 칼을 만들며 대가야 용사를 체험하는 이벤트들이 가득하다. 주요 프로그램은 ▲유물체험 ▲생활체험 ▲토기·가야금 체험 ▲대가야진군 퍼레이드 등이다. 가야국의 건국신화와 전쟁을 그린 역사 재현극도 눈길을 끈다. 고령의 특산물인 딸기를 맛보는 딸기 수확 체험은 홈페이지에서 미리 신청해야 한다. (054)950-6424. ▲우수- 담양 대나무축제 푸른 대숲의 죽향 맡으며 운·수·대·통 5년 내리 우수축제로 선정된 축제다. 5월 3일부터 8일까지 전남 담양의 죽녹원과 관방제림 일원에서 열린다. 축제의 기원은 고려 초의 죽취일(竹醉日)이다. 해마다 5월 대나무를 심고 죽엽주를 마시며 주민 단합을 꾀하던 행사였으나, 일제강점기에 명맥이 끊겼다. 축제장은 ‘운’, ‘수’, ‘대’, ‘통’의 테마별 공간으로 운영된다. 대표 프로그램은 ‘추억의 죽물시장과 죽물시장 가는 길’이다. 주최 측은 선지국수 등 소규모 토속 음식점을 운영해 죽물시장의 전통미와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대나무 카누 체험, 가마솥 대통밥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연예인 초청 공연은 과감하게 폐지했다. 대신 워터 스크린 멀티미디어쇼, 야간 레이저 경관 조성 등 야간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했다. (061)380-3150~3152.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유관순 열사 올케’ 조화벽 지사를 아시나요

    ‘유관순 열사 올케’ 조화벽 지사를 아시나요

    독립선언서 숨겨 운반한 가죽가방, 은수저 기념품 등 유품 82점 기증받아 3·1운동을 주도한 여성독립운동가 중 한 명인 조화벽(1895~1975) 지사의 유품이 처음 세상 밖으로 나왔다. 여성가족부는 조 지사의 며느리 김정애씨가 유품 82점을 경기 고양시에 있는 국립여성사전시관에 기증했다고 5일 밝혔다. 조 지사는 1919년 개성 호수돈여학교 재학 당시 전국적으로 3·1운동이 일어나자, 고향인 강원도 양양으로 가 만세운동을 이끌었다. 선후배들과 독립만세운동 계획을 세운 뒤 독립선언서를 인쇄해 뿌리고 헌병대에서도 독립만세를 외쳤다. 이후 배화여고 교사로 재직하면서 독립운동을 직·간접으로 지원했다. 교직생활을 하던 1925년 4월 유관순 열사의 오빠인 유우석(1899~1968) 지사와 결혼하고 이후 유 지사의 가족을 은신시키기도 했다. 조 지사의 남편인 유 지사는 충남 천안군의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주도하고 ‘원산청년회’를 조직해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번에 기증된 유품 중에는 조 지사가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숨겨 운반했던 가죽가방, 배화여고 재직 당시 받은 은수저 기념품, 유 지사가 독립운동 당시 들고 다녔던 가죽가방 등이 포함됐다. 며느리 김씨는 “개인적으로 유품을 보관해 오다가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새롭게 조명받는 것을 보고 전시관에 기증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기순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그동안 우리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올해 안에 관련 유품·유물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해외여행 | 신들의 휴양지 안탈리아 Antalya

    해외여행 | 신들의 휴양지 안탈리아 Antalya

    TURKEY 신들의 휴양지 안탈리아 Antalya 창밖 바다 위로 노을이 번지기 시작했다. 공짜 미니바를 열고 고민한다. 인생은 초콜릿상자라 했지….그렇다면 난 ‘올 인클루시브All-inclucive’를 꺼내 먹겠다. 수천년 역사의 흔적이 가득한 고대 도시. 보드라운 지중해는 연 300일의 따뜻한 햇살을 선물했다. 긴 해안선을 따라 올 인클루시브 골프 리조트와 5성급 호텔들이 휴양객을 기다리고 있는 곳, 터키 남서부의 선택받은 휴양지 ‘안탈리아’다. ●Antalya 로마부터 오스만까지, 포용의 역사 모스크에서 예배시간을 알리는 아잔소리가 정적을 깬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엔 수천년 전과 다름없는 지중해의 따스한 바람과 고고한 햇살이 평화롭다. 지난해 G20 정상회담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안탈리아는 우리에게 익숙한 여행지는 아니다. 하지만 터키를 방문하는 외국관광객들이 이스탄불만큼 많이 찾는 유럽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며, 명문 축구팀과 골프선수들이 겨울마다 즐겨 찾는 전지훈련지로도 유명하다. 따뜻한 지중해를 끌어안고, 뒤로는 눈 쌓인 토러스 산맥이 지키고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에, 최고급 호텔과 골프장이 계속 신축되는 모습은 마치 한국의 제주도를 보는 것 같다. 여기에 하나 더, 안탈리아엔 치열한 역사의 흔적이 있다. 이곳의 옛 이름 팜필리아Pamphylia는 BC 7세기 리디아부터 시작해 페르시아, 알렉산더, 프톨레마이오스와 셀레우코스를 거친 ‘여러 종족의 땅’이다. BC 159년 페르가몬 왕국의 아탈로스Attalos 2세가 세운 항구도시 ‘아탈로스의 도시’가 훗날 안탈리아로 불리게 된다. 그 후에도 로마와 오스만제국을 거치는 굴곡진 역사의 흐름을 거쳤다. 구 시가지에서는 지금도 다양한 문화유적과 건축양식을 만나 볼 수 있다. 안탈리아 시내관광은 ‘성벽의 안쪽’을 뜻하는 칼레이치Kaleici에서 시작된다. 4.5km의 성벽은 걸어서 돌아볼 수 있다. AD 132년 로마 황제의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이 대리석으로 화려하게 만든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문은 구시가지 관광이 시작되는 관문과도 같다. 세월의 흔적이 반짝이는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선물가게와 멋스런 레스토랑을 지나 100년은 족히 넘은 고택도 만날 수 있다. 길가엔 선명한 오렌지 나무가 바람에 흔들거린다. 안탈리아 국제영화제의 심벌도 골든 오렌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골목을 나와 항구에 다다르면 지중해 바다를 향해 항해를 준비하는 멋진 범선과 요트들의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성벽 밑 해변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피서객, 빵을 잔뜩 쌓은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뽐내는 남자, 터키 전통 아이스크림을 만들며 요란하게 호객을 하는 장사꾼을 뒤로하고 터키식 생선구이를 곁들인 푸짐한 점심을 먹다 보면 안탈리아의 일상에 흠뻑 빠지게 된다. 저녁엔 석양을 바라보며 로맨틱한 디너를 만끽할 수도 있다. 로마시대를 제대로 복원한 항구는 1984년에 세계여행기자 및 작가협회가 선정하는 황금사자상을 받기도 했다. 항구에서 흥정을 잘하면 폼 나는 요트를 타고서 지중해 뱃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토러스 산맥 위 눈 녹은 물이 지하수로 내려와 절벽을 타고 40m 아래 바다로 떨어지는 듀덴Duden 폭포의 장관은 배를 타고 바다에서 보아야 제맛이다. 광장 남쪽에 약 40m의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나선형 첨탑 이블리 미나레Yivli Minare는 안탈리아의 상징이다. 오스만 투르크는 술탄의 막강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다문화, 다민족, 다종교를 인정하는 포용력을 보여 줬다. 덕분에 안탈리아에는 기독교 교회와 이슬람 사원이 공존하는 독특한 건축양식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바닷가엔 모래가 예쁜 라라Lara 비치도 있고, 조약돌 해변이 2km에 달하는 콘야알트Konyaaltı 비치도 색다른 물빛으로 유명하다. 안탈리아는 환경교육재단이 선정하는 블루 플래그Blue Flag 최다인증 지역이다. 청정수질과 청결 그리고 자발적인 환경교육으로 지금까지 총 197개의 해변과 6개의 선착장이 인증을 받았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에 가볼 만하다. 터키 최고의 박물관으로 1988년 유럽 내 올해의 박물관으로 뽑힌 곳이다. 선사시대부터 로마, 셀주크, 오스만 시대의 유물까지 만나 볼 수 있다. 아스펜도스, 시데 등 주변 관광지도 많아 사방이 다 유적지다. 안탈리아 시내를 벗어나도 40분 거리에 10여 개의 문화유적을 만나 볼 수 있다. 바울이 첫 번째 전도여행을 떠났던 페르게Perge, 이제는 동네 아이들이 뛰어노는 해발 210m 언덕 위 고대 아크로폴리스의 쓸쓸한 잔해 실리온Sillyon, 아름다운 항구도시 시데Side, 그리고 좀 멀지만 산타클로스의 원조 ‘성 니콜라스 대주교(산타의 고향은 핀란드가 아니다)’의 자취가 남아 있는 미라Myra도 인접해 있다. 아스펜도스Aspendos는 로마시대의 유적이 잘 보존되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으로 가는 길에, AD 2세기경 로마시대에 지어져 수차례 재건축된 아스펜도스 다리를 지나게 된다. 산 위의 눈은 녹아 강물이 되고 땅은 비옥해서 수확물도 넉넉했다. 다리 밑으로는 대나무로 만든 수백 개의 가게가 제법 활기 넘치던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였다. 지금은 그림 같은 강물만이 조용히 흐를 뿐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비슷한 시기에 세워진 아스펜도스 원형극장은 아크로폴리스 시대에 공연, 집회, 선거 등을 하던 곳으로 지금도 보존상태가 훌륭하다. 약 1만5,000명(고대인들의 체형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 지금은 그보다 수용인원이 적을 수 있다)이 앉을 수 있는 극장 무대에 동전 하나를 떨어트리면 맨 뒷자리까지 소리가 울린다. 훌륭한 고대의 자연음향효과는 지금도 손색이 없어서 오페라 등 각종 공연이 열리고 있다. 극장 옆 언덕길로 올라가면 아크로폴리스도 가볼 수 있다. 터키엔 즉석에서 힘껏 짜서 파는 석류주스가 인기인데, 원형극장 입구에도 한 곳이 있다. 새빨간 석류 주스는 메마른 유적지와 잘 어울린다. AIRLINE터키항공TK은 유럽 전 지역으로 다양한 노선을 운항한다. 안탈리아 직항은 없지만 이스탄불을 경유해 갈 수 있다. 인천-이스탄불 항공편은 매일 운항한다. 밤 12시20분 인천 출발, 오전 5시 이스탄불 도착 후 오전 6시40분 출발하는 국내선으로 1시간 15분 거리의 안탈리아에 갈 수 있다. 목·금·토·일요일엔 낮에 출발하는 추가운항편도 있다. 낮 12시50분에 인천을 출발해서 이스탄불 경유, 안탈리아에 밤 10시50분에 도착한다. 비즈니스항공권을 구입하면 안탈리아행 국내선은 거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터키항공 CIP라운지에서 무료 와이파이, 식사, 영화, 샤워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인천-이스탄불 일반석을 구입해도 추가되는 안탈리아 국내선 가격은 한국의 국내선과 비슷한 수준이다. www.turkishairlines.com CLIMATE터키는 한반도의 3.5배 크기로 지역에 따라 기후가 크게 다르다. 대체적으로 사계절이 뚜렷하며 봄, 가을이 짧고 여름은 고온 건조, 겨울은 우기로 비가 많이 내린다. 안탈리아 지방은 지중해를 끼고 있어서 연간 300일 이상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며 연평균 기온 21.5도로 최적의 날씨 조건을 자랑한다. 글·사진 한정훈 기자 취재협조 터키문화관광부 한국홍보사무소 www.naspr.com,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1500년 세월을 뛰어넘어 대가야가 부활한다

    1500년 세월을 뛰어넘어 대가야가 부활한다

    경북 고령은 500년 대가야의 고도다.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 비해서는 반쪽에 불과하다. 562년 신라에 의해 멸망돼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탓이다. 하지만 대가야의 독창적인 역사, 문화는 신라와 확연히 구분된다. 이런 대가야가 1500년 세월을 뛰어넘어 화창한 봄날 화려하게 부활한다.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고령 대가야박물관 일원에서 펼쳐지는 대가야체험축제장에서다. 4일 고령군에 따르면 ‘용사여 진군하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대가야시대와 역사·문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몄다. 우선 관람객은 갑옷, 투구, 칼, 활을 만들며 대가야 용사를 체험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한 용사선발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 유물체험구역, 움집을 제작하는 생활체험구역, 토기체험구역, 가야금체험 구역 등 다양한 체험 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할 만한 ‘에듀테인먼트형 축제’로 손색이 없다. 특히 대가야 진군 퍼레이드 행렬에 참가하면 대가야시대의 장군이 된 듯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가야국의 건국신화와 역사 인물인 악성 우륵, 가실왕 등을 다룬 역사 재현극 ‘가야용사여 진군하라’는 특수효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고령의 문화관광 자원 가야금을 만든 우륵에 관한 실경뮤지컬 ‘가얏고’도 무대에 오른다. 마당극 ‘어사 박문수’, 딸기 수확 체험, 소원지 쓰기, 기마 체험 등도 있다. 축제에 참가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 있다. 대가야박물관을 출발해 30분 남짓을 걸어 주산 정상(311m)에 오르면 200여기의 대가야 왕족과 귀족 고분군, 산성이 펼쳐진다.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뒀다. 우리나라 최초의 순장묘인 지산리 44호 고분을 재현해 당시의 무덤 축조 방식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대가야 왕릉전시관, 고령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공원 등은 꼭 봐야 할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가야체험축제를 올해 문화관광 우수 축제로 지정했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축제에 참가하면 대가야의 세상이 활짝 펼쳐진다”면서 “대가야시대로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54)950-6424.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대가야체험축제로 오세요

    대가야체험축제로 오세요

    경북 고령은 500년 대가야의 고도이다. 신라 천년고도 경주에 비해서는 반쪽에 불과하다. 562년 신라에 의해 멸망,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탓이다. 하지만 대가야의 독창적인 역사·문화는 신라와 확연히 구분된다. 이런 대가야가 1500년 세월을 뛰어넘어 화창한 봄날 화려하게 부활한다.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고령 대가야박물관 일원에서 펼쳐지는 대가야체험축제장에서다. 4일 고령군에 따르면 ‘용사여 진군하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대가야시대와 역사·문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꾸몄다. 우선 관람객은 갑옷, 투구, 칼, 활을 만들며 대가야 용사를 체험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한 용사선발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다. 유물체험구역, 움집을 제작하는 생활체험구역, 토기체험구역, 가야금체험구역 등 다양한 체험행사에 참가할 수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할만한 ‘에듀테인먼트형 축제’로 손색이 없다. 특히 대가야 진군 퍼레이드 행렬에 참가하면 대가야시대의 장군이 된 듯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가야국의 건국신화와 역사 인물인 악성 우륵, 가실왕 등을 다룬 역사 재연극 ‘가야용사여 진군하라’는 특수효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고령의 문화관광 자원 가야금을 만든 우륵에 관한 실경뮤지컬 ‘가얏고’도 무대에 오른다. 마당극 ‘어사 박문수’, 딸기수확 체험, 소원지 쓰기, 기마체험 등도 있다. 축제에 참가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들이 있다. 대가야박물관을 출발, 30분 남짓을 걸어 주산 정상(311m)에 오르면 200여기의 대가야 왕족과 귀족 고분군, 산성이 펼쳐진다. 고분군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뒀다. 우리나라 최초의 순장묘인 지산리 44호 고분을 재현해 당시의 무덤 축조 방식과 순장자들의 매장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대가야 왕릉전시관, 고령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을 전시, 찬란한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대가야박물관, 대가야역사테마공원 등은 꼭 봐야 할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가야체험축제를 올해 문화관광 우수축제로 지정했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축제에 참가하면 대가야의 세상이 활짝 펼쳐진다”면서 “대가야시대로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54)950-6424.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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