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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핫 플레이스] 성북 역사문화지구

    [서울 핫 플레이스] 성북 역사문화지구

    서울 한복판에 중국 진시황의 병마용 갱과 같은 압도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옛날 왕과 고관대작의 무덤에 세운 문인석 300~400개가 있는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이다. 우리옛돌박물관을 비롯해 옛사람들의 의식주 생활사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성북동이다. 성북동 역사문화지구가 도로 다이어트와 박물관 특화거리를 통해 더욱 찾고 싶은 곳으로 거듭난다. ■걷다 보면 시진핑이 놀란 가구박물관… 백석의 사랑 깃든 길상사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란 말이 있죠? 성북동 주민들이 우선 기쁘고 편안하면 멀리에서도 성북동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겁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성북구의 전경이 손에 잡힐 듯이 들어오는 우리옛돌박물관 4층 옥상에서 성북동 역사문화지구에 대한 구상을 펼쳐놓았다. 성북동에는 훈민정음 해례본 등 국보 12점을 소장한 간송미술관, 중국 시진핑 주석이 감탄한 한국가구박물관, 시인 백석과 기생 자야의 애끓는 사랑 이야기가 깃든 길상사 등 역사문화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여기에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부터 성북초등학교 부근 선잠단지 앞까지를 보행 친화 거리로 만든다. 성북동 역사문화지구는 외부 관광객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성북동 주민들이 우선 만족하고 즐겨야만 나중에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등이 올라 원주민이 쫓겨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김 구청장의 생각이다. 지나친 관광위주 개발로 변질한 삼청동, 북촌과 달리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 성북동의 또 다른 매력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우리옛돌박물관은 성북동 박물관거리의 신생아다. 오후 9시까지 야간 개관을 하는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100여명 이상이 몰릴 정도로 인기다. 옛돌박물관은 천신일 세중 회장이 건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절친’답게 옛돌박물관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언덕에는 이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소나무가 성북동을 굽어본다. 천 회장은 40년 가까이 석조 유물을 모아 대지 5500여평에 석물 1200여점을 갖춘 옛돌박물관을 열었다. 사립박물관이 도굴품이나 장물을 종종 전시해 논란을 일으켰지만, 옛돌박물관은 지난 15년간 용인에서 전시하면서 시비를 없앤 유물만 내놓았다. 전시품은 천 회장이 골동상이나 미술대학 교수로부터 사들였다. 특히 일본인 구사카 마모루부터 사들인 문인석 70점은 천 회장의 자랑거리다. 일본에서 문화재를 환수하는데 천 회장이 들인 정성은 일제 강점기의 ‘문화재 지킴이’ 간송 전형필은 저리 가라 할 정도다. 박물관 1층에서 단아하게 똑 떨어지는 조명을 받는 문인석은 고고한 기운을 풍긴다. 문인석은 왕이나 고관대작 사대부들이 무덤에 세운 석물이다. 진시황이 죽어서도 능을 지키라며 병마용을 만든 것과 똑같은 이유에서 세워졌다. 주은경 학예사는 “어른들은 어릴 때 지나가며 보던 돌 조각의 의미를 새로 배우고, 처음에는 무섭다고 울던 아이들은 박물관을 나갈 때면 벅수를 친근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또 걸으면 석물 1200여점 옛돌박물관… 국보 창고 간송미술관 벅수는 동네 입구에 서 있던 돌장승이다. 생소하고 어렵고 무섭게만 느꼈던 돌 조각에 담긴 뜻을 깨우칠 수 있는 곳이 바로 옛돌박물관이다. 성북동 입구인 한성대입구역은 성북동역으로 문패를 바꿔달 예정이다. 지하철역부터 선잠단지 앞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약 850m의 길은 현재 왕복 6차선이다. 이 길은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왕복 2차선으로 줄이고 8~20m 이상 넓어진 보도에는 소규모 공연장, 상설 전시관, 거리카페 등이 생긴다. 현재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집터 앞에 만들어진 ‘방우산장’이 성북동길 다이어트의 좋은 예다. 시인의 집터였음을 알리는 표지석만 있는 곳 앞에 공공 조형물인 의자가 여럿 놓였다. 의자는 도시에 놓는 장식용 건축물인 ‘어반폴리’로 실제로 주민이나 성북동 탐방객들이 앉아서 쉬어 갈 수 있다. 방우산장은 조 시인이 자신이 살던 곳에 붙였던 이름이다. 박원순 시장은 성북동에 옛날 사람들의 의식주를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 특화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선의 왕비들이 명주를 생산하고자 잠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선잠단지 옆에는 실크박물관을 만든다. 모시를 표백하던 마전터에는 공예공방을 조성하여 조선의 의생활을 엿볼 수 있다. 최순우 옛집, 성락원, 길상사, 이종석 별장, 심우장 등 아름다운 옛 건축물이 조화롭게 들어선 성북동에서는 한옥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운영하면서 복합문화공간이란 기능을 못하는 데다 ‘임원 공짜식사’로 논란을 낳은 삼청각은 한국전통 식문화 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한다.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한국 음식 문화의 전당’으로 2018년까지 재탄생한다. 1층은 한식당과 한식아트몰, 2층은 문화공간, 별채들은 테마 한식관으로 꾸며 민간업체에 운영을 맡긴다. 용인민속촌까지 가기 어려운 외국인들이 성북동에서 전통 의식주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성북구는 유엔아동기구인 유네스코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아동친화도시로 인증한 만큼 아이들을 위한 배려도 빠질 수 없다. 수유시설을 마련하고 유모차도 힘들지 않게 한양도성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무장애 보도를 조성한다. 김 구청장은 “코끼리 열차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을 마련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성북동 전철역에서 한양도성까지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하동에 ‘박경리문학관’ 문 열어

    하동에 ‘박경리문학관’ 문 열어

    대하소설 ‘토지’를 지은 박경리(1926~2008) 선생의 유품 등을 전시한 문학관이 4일 경남 하동에서 문을 열었다. 하동군은 토지의 무대인 악양면 평사리 최 참판댁 인근에 ‘박경리문학관’을 짓고 이날 개관식을 했다. 문학관에는 선생이 평소 사용하거나 아끼던 유물 41점과 각 출판사가 발행한 소설 ‘토지’ 전질, 초상화, 영상물, 소설 속 인물지도 등이 전시된다.
  • 서울시 또다시 ‘세월호 천막’ 철거 딜레마

    “시민에게 광장 돌려줘야 하지만 상처 치유 위해 사회적 합의 필요”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참사 추모 천막을 놓고 다시 한 번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4일 성중기 시의회 새누리당 의원은 “서울시가 세월호 천막 숫자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기 위해 세월호 유족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광화문광장의 14개 천막 가운데 유족이 설치한 무허가 천막 3개의 철거 날짜를 정해 달라고 했으나 시에서 날짜를 못박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추모 천막이 14개 있다. 2014년 7월 세월호 유족들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인 것이 시작이다. 11개의 천막은 당시 불볕더위 속에서 단식을 진행하던 유가족의 건강을 위해 서울시가 보건복지부와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의 지원 요청을 받아 설치했다. 유가족이 설치한 천막 3개와 노란 리본 조형물은 무허가 점유물로 변상금을 내고 있다. 시는 지난해 8월 1년 동안의 변상금 311만 8000원과 지난 2월 5개월간의 변상금 182만 4000원을 받았다. 이들 천막은 현재 서명을 받는 진실마중대(1개), 유족이 쓰는 공간(2개), 분향소(3개), 강연공간(4개), 카페(1개), 노란리본공작소(2개), 상황실(1개) 등으로 쓰이고 있다. 시는 지난해 7월 16개의 천막 가운데 천막 3개에 해당하는 27㎡의 공간을 철거했다. 1년 10개월 전 처음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유족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을 때 광장을 관리하는 시 공무원이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이 즐기는 장소”라고 해 유족들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11개 천막을 시가 지원하면서 보수단체로부터 직무유기로 고발당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서울광장의 합동분향소는 2014년 11월 서울도서관 3층의 희생자 추모공간으로 이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최근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에 대해 “시나 공공기관에서 행정의 1순위가 안전이란 걸 다짐하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은 시민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아직 세월호 유가족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현시점에서 천막을 철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고심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한 컷 세상] 젊을 때도 멋쟁이였던 앙드레 김

    [한 컷 세상] 젊을 때도 멋쟁이였던 앙드레 김

    3일 서울역사박물관 1층 기증유물전시실 1실에서 열린 ‘서울패션, 꽃과 함께한 두 디자이너’ 기증유물특별전에 전시된 1960년대 디자이너 앙드레 김(오른쪽)의 모습. 이번 전시는 1세대 패션디자이너인 최경자와 앙드레 김이 제작한 의상을 시대별로 전시하고 그들의 유품 및 사진자료를 통해 한국 패션의 가치를 새롭게 평가하고자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제공
  • 기원 전 2세기 부여 세도면 널무덤 청동방울·세형동검 등 무더기 출토

    기원 전 2세기 부여 세도면 널무덤 청동방울·세형동검 등 무더기 출토

    충남 부여 세도면의 구릉에 조성된 토광묘(土壙墓·널무덤)에서 청동유물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8월 21일부터 9월 17일까지 부여 세도면 청송리 35~42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제사장이 의식을 치를 때 사용한 도구로 추정되는 청동 방울을 비롯해 세형동검, 잔줄무늬거울 등을 찾아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7월 태양광발전시설 공사 도중 확인된 이 널무덤은 금강에서 약 2㎞ 떨어진 구릉의 정상부 아래에 있으며, 풍화암반을 1.5m 깊이로 파고 목관을 안치했다. 이 무덤에선 방울, 동검, 거울 외에도 청동 투겁창(나무 자루에 끼우는 창) 4점, 청동 꺾창(나무 자루에 직각으로 연결하는 창) 1점, 청동 도끼 1점, 청동 새기개 2점, 청동 끌 2점 등도 나왔다. 대롱옥 14점, 돌화살촉 3점도 발견됐다. 연구소는 “출토 유물의 조합과 위계 등으로 볼 때 초기 철기시대인 기원전 2세기쯤 이 지역 수장이 묻힌 무덤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과 청동 유물 12점의 부식생성물에 대한 납동위원소를 분석해 재료의 산지가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를 얻었다. 잔줄무늬거울은 충청도와 전라도 광산에서, 청동 방울은 태백산 분지 인근 광산에서, 나머지 유물은 경상북도와 강원도 지역 광산에서 각각 채굴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는 “청동 방울과 일련의 유물이 같이 나오는 유적은 국내에 10곳이 되지 않아 보물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청동 방울은 수장자가 권력과 재화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출토된 유물을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여 세도면 널무덤서 청동유물 다량 출토

    부여 세도면 널무덤서 청동유물 다량 출토

     충남 부여 세도면의 구릉에 조성된 토광묘(土壙墓·널무덤)에서 청동유물(사진)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8월 21일부터 9월 17일까지 부여 세도면 청송리 35~42번지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제사장이 의식을 치를 때 사용한 도구로 추정되는 청동 방울을 비롯해 세형동검, 잔줄무늬거울 등을 찾아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7월 태양광발전시설 공사 도중 확인된 이 널무덤은 금강에서 약 2㎞ 떨어진 구릉의 정상부 아래에 있으며, 풍화암반을 1.5m 깊이로 파고 목관을 안치했다. 이 무덤에선 방울, 동검, 거울 외에도 청동 투겁창(나무 자루에 끼우는 창) 4점, 청동 꺾창(나무 자루에 직각으로 연결하는 창) 1점, 청동 도끼 1점, 청동 새기개 2점, 청동 끌 2점 등도 나왔다. 대롱옥 14점, 돌화살촉 3점도 발견됐다. 연구소는 “출토 유물의 조합과 위계 등으로 볼 때 초기 철기시대인 기원전 2세기쯤 이 지역 수장이 묻힌 무덤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과 청동유물 12점의 부식생성물에 대한 납동위원소를 분석해 재료의 산지가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결과를 얻었다. 잔줄무늬거울은 충청도와 전라도 광산에서, 청동방울은 태백산 분지 인근 광산에서, 나머지 유물은 경상북도와 강원도 지역 광산에서 각각 채굴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는 “청동 방울과 일련의 유물이 같이 나오는 유적은 국내에 10곳이 되지 않아 보물급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청동 방울은 수장자가 권력과 재화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번에 출토된 유물을 오는 10일부터 이틀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어린이날에는 해군 함정 타러 가요

     해군은 오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부산, 창원(진해), 동해, 평택 등 4개 도시에서 함정과 부대를 공개하며 어린이와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부산시 남구의 해군작전사령부는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반 시민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4400t급 구축함과 1000t급 초계함을 공개한다. 이날 오전 11시와 오후 1시 30분에는 해군 군악대 및 의장대 공연과 태권도 시범이 펼쳐진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위치한 해군사관학교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학교를 개방해 충무공 이순신 제독 유물 및 조선시대 수군 무기 체계 등을 볼 수 있는 해사 박물관과 실물크기로 재현한 거북선을 공개한다. 해사는 이날 요트, 카누 등 평소 접하기 힘든 해양 스포츠 체험 등 행사도 함께 연다.  강원 동해시의 해군 1함대사령부도 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1500t급 호위함과 1000t급 초계함을 공개하는 한편 군악대 연주회, 해군특수부대(UDT/SEAL) 장비 전시회를 개최한다.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도 이날 2500t급 신형 호위함, 1000t급 초계함, 4200t급 군수지원함을 일반 시민에게 공개하며 군악대 연주회, 장비 전시 등 행사를 연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라이엇게임즈·스타벅스·…한국 문화유산 지키는 외국계 기업

    라이엇게임즈·스타벅스·…한국 문화유산 지키는 외국계 기업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수궁 중명전 문화유산국민신탁(국민신탁) 전시실. 70대의 한 노인이 유물 한 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백범 김구 선생이 1948년 7월 쓴 ‘存心養性’(존심양성·좋은 마음을 그대로 지키고 간직하여 하늘이 주신 성품을 키워 나간다는 뜻) 친필휘호였다. 노인은 “생전 백범 선생의 유묵을 보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네 글자에서 백범 선생의 정신이 오롯이 느껴진다”고 했다. 백범 선생 친필휘호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지난해 10월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구입, 국민신탁에 기증하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외국계 기업들이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문화재 환수를 비롯해 국내외 문화재 구입·기증, 복원을 주도하며 재능기부와 후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과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등 여러 외국계 기업들이 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게임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다. 2011년 한국 진출 이듬해부터 문화재 환수·기증·복원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2014년 1월, 일제강점기때 반출돼 나라 밖에서 표류하던 조선시대 불화 ‘석가 삼존도’를 미국에서 환수해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실장은 “해외 문화재 환수는 기약이 없다. 그래서 미리 문화재 환수 예산을 따로 마련해 놓고 필요할 때 즉시 후원한다”고 했다. 국내에 떠도는 문화재도 구입해 국민신탁에 기증하고 있다. 국민신탁에서 보존이 시급한 문화재 구입을 요청하면 곧바로 구매해 기부한다. 박영효의 묵서 ‘오지재연하’(吾志在煙霞), 1888년 안동으로 보낸 안부편지인 김홍집의 간찰(簡札) 등 4년간 20여점의 문화재를 구입, 기증했다. 지난달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사업에 5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구 실장은 “게임도 하나의 문화콘텐츠다. 문화의 뿌리는 문화유산이다. 한국의 문화유산은 한국에 뿌리를 둔 기업들의 콘텐츠 토양이다. 문화유산을 잘 지켜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계파정치의 명암/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계파정치의 명암/박홍환 논설위원

    계파정치는 보스와 흥망성쇠를 같이하기 마련이다. 김영삼·김대중·김종필의 3김 정치가 막을 내리자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그리고 JP계 가신들은 대부분 각자도생의 길을 찾았고, 각 계파는 이제 ‘친목단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보스가 사라진 계파는 궤도를 이탈한 위성처럼 방향성을 잃은 채 표류할 수밖에 없다. 옛 야당의 계파는 보스와 가신들이 모두 동고동락하는 동지적 관계였던 만큼 그 돈독한 유대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매일 새벽 계파 수장의 집에 모여 아침밥을 나눠 먹으니 그야말로 ‘한 식구’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계파 입장은 이견이 있을 수 없는 ‘원 보이스’로 통일됐다. 모든 중요한 소식은 아침 밥상에서 나오는 구조였다. 정치적 신념과 집단 이익의 공유를 위해 맹주를 중심으로 뭉쳐 강철대오를 과시했다. 3김식 계파정치의 공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군사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의 구심점으로서 강력한 투쟁을 이끈 원동력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계파 구성원들 간의 강력한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각 계파가 책임정치를 보여 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든 정당 내에서 특정 계파만의 목소리만 부각됨으로써 당내 민주주의 발전을 저해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나치게 지역주의에 기댐으로써 망국적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점은 국내 계파정치의 최대 오점으로 꼽힌다. 아무래도 공보다는 과가 많다는 판단 때문에 3김시대 이래 많은 신진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계파정치 청산을 외쳤지만 여전히 계파정치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야의 정권교체가 한 순배 돈 이후 야당의 전유물이었던 계파정치가 이제는 여당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어찌 보면 계파정치의 진화라고도 할 만하다. 과거 계파정치는 ‘집권’을 향한 맹주와 가신들의 강한 애착을 원동력 삼아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계파 맹주들은 당당하게 가신들을 끌어모았고,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지금 친박계와 친노계·친문계는 있되 맹주들은 한사코 그 역할을 부정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친박계와 자신이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문재인 전 대표는 ‘친노 패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계파정치의 목표가 ‘당권’으로 작아진 점도 눈에 띈다. 친박계와 비박계 간 진흙탕 싸움으로 4·13 총선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이 오늘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그런데 정진석, 나경원, 유기준 3명의 후보 모두 탈계파를 부르짖고 있다. 내일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문 세력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 총선 민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참에 아예 계파 청산을 외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전국의 학대 부모들은 필히 보시오…아동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전국의 학대 부모들은 필히 보시오…아동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아동은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폭력과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우리나라가 1991년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지 25년 만에 ‘아동권리헌장’을 처음 제정했다. 우리 아동이 겪고 있는 위기에 주목해 학대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놀 권리, 표현의 자유와 참여의 권리 등을 9개항에 담았다. 18세 미만 아동이 대상이다. 보건복지부는 제94회 어린이날을 앞두고 2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2016년 어린이주간 및 아동권리 헌장 선포식’을 열어 이런 내용의 아동권리헌장을 발표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기초해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하고 아동의 입장에서 기술한 사실상의 첫 헌장이다. 1957년 동화작가 마해송과 방기환 등 7명이 만들고 1988년 정부가 전면 개정한 ‘어린이헌장’이 있긴 하지만 추상적인 내용으로 기술돼 있어 어른과 아동 모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어린이는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한국인으로,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세계인으로 자라야 한다’(11조)는 조항처럼 지나치게 막연한 내용이 많다. 반면 아동권리헌장은 ‘아동은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고 발달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영양, 주거, 의료 등을 지원받을 권리가 있다’(5조)는 식으로 아동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각 조항의 주체도 어른이 아닌 아동이다. 어린이헌장은 아동을 피동적인 존재로 묘사했지만, 아동권리헌장은 매 조항 ‘(아동은) 권리가 있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아동은 어른의 소유물이 아니며,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아동은 개인적인 생활이 부당하게 공개되지 않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4조)고 아동의 사생활 보호를 명시한 조항도 눈에 띈다. 아동 대표로 지난달 19일 ‘아동권리헌장 제정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박강이(13)·박찬미(16)양과 이영찬(14)군이 이 조항을 만들었다. 예컨대 엄마라도 아이의 휴대전화를 함부로 봐선 안 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헌장에는 아동의 놀 권리도 명시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권리헌장으로 교육교재를 만들어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쉽게 인식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악단·태권도 문화공감 공연 예상 관객 두배 몰려 매진 행렬

    페르시아의 대서사시 ‘쿠시나메’는 1500여년 전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제 국립경주박물관에는 페르시아 유물이 적지 않다. 이미 신라 시대부터 페르시아와의 직간접 교류가 활발했다는 게 국내외 학계의 정설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류와 페르시아 문화는 서로를 향해 구애하고 있었던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기간에 맞춰 2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개막한 ‘한국문화주간’(Korea Culture Week)은 1000여년의 세월을 잇는 문화 교류의 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한·이란 간 경제적 협력을 넘어 양국이 서로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행사를 준비해 보자는 취지에서 한국문화주간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열기도 뜨겁다. 테헤란 랜드마크인 밀라드타워 콘서트홀에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이란국립오케스트라, 양국 전통무예인 ‘태권도’와 ‘주르카네’ 시범공연 등을 개최하는 한·이란 문화공감 공연에는 당초 1220명을 선착순으로 선정하려 했지만 하루 만에 2500여명이 신청해 객석이 만원이 됐다. 같은 날 밀라드타워 시네마홀에서 열리는 한국 드라마 ‘장영실’과 ‘육룡이 나르샤’, ‘옥중화’를 상영하는 K드라마 상영회도 관람객 100명 모집에 반나절 만에 200명 넘게 지원해 마감됐다. 이란에서 한류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아 왔다. 시청률 90%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히트작이 된 대장금 방송(2006~2007년) 이후 한국 궁중음식 등 한식과 한복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차도르가 일상 의복인 이란에서 화려하지만 노출이 없는 한복은 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인식됐다는 설명이다. 이란의 경우 한국산 종이의 점유율이 20%에 달해 한지 수출 시장으로도 떠오르고 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드라마 한류에 이어 케이팝의 ‘보이 그룹’ 활성화와 중동 3대 시장으로 성장한 PC게임 및 모바일게임의 현지 진출 전망도 밝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놀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놀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서울 역사박물관’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놀거리부터 가족 오페라와 전시회까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풍성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서울 역사박물관은 어린이날인 5일 오전 11시부터 어린이날 큰 잔치 ‘박물관은 놀이터’ 행사를 연다고 2일 밝혔다. 행사는 크게 체험마당과 공연마당, 놀거리마당으로 나뉜다. 체험 마당에선 ?책 놀이터 ?이야기 그리기 한마당 ?전시유물 찾기 등이 펼쳐지고 공연마당에선 동요 콘서트와 인형극이 선을 보인다. 놀거리 마당에선 사방치기, 두더지 잡기, 비석치기 등 추억의 놀이와 페이스페인팅, 전통 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7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가족 오페라는 이번 행사의 백미다. 작품은 ‘헨젤과 그레텔’으로 서울대 성악과의 서혜연 교수가 예술감독과 연출을 맡았다. 헨젤과 그레텔은 엥겔베르트 홈퍼딩크가 작곡한 3막의 독일 오페라다. 헨젤 역에 소프라노 박정아, 그레텔 역에 소프라노 김지영 등이 출연한다. 3일부터 29일까지 박물관 1층 로비에선 어린이 참여형 전시 ‘들어봐~그려봐!’가 열린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으로 전시장을 채워나가는 체험활동 전시다. 올해 제94회 어린이날을 맞아 한국 방정환재단과 공동으로 마련했다. 방정환 선생의 창작 동화 ‘시월 그믐날 밤’을 비롯해 방정환 관련 각종 자료와 벽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강홍빈 서울 역사박물관장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해 다채롭고 풍성한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시원한 박물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기고 전시도 관람하며 행복한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무령왕릉 발굴에 숨은 고고학·권력의 유착

    무령왕릉 발굴에 숨은 고고학·권력의 유착

    직설 무령왕릉/김태식 지음/메디치/480쪽/2만 2000원 1971년 7월 무령왕릉 발굴을 중심으로 고고학과 권력의 유착을 파헤쳤다. 1971년 당시 발굴단과 정부 관계자, 언론 관계자들의 증언을 광범위하게 채집, 비교하면서 발굴 당일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낱낱이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무령왕릉 발굴이 이후 정권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경주관광개발종합계획으로 계승됐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무령왕릉이 발굴된 그해 정부에서 보문관광단지 개발과 신라시대 유적 발굴 홍보 전시를 양대 축으로 한 경주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저자는 “당시 정부는 경주개발을 통해 국민정서를 원하는 대로 개조하며 유신하고자 했다”면서 “국가에 충성을 다하고 반공정신으로 무장한 국민들을 만들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고학과 권력의 상관관계를 풀이했다. ‘고고학은 필연적으로 과거 영광을 재현하는 학문이고, 유물 대부분은 군주시대 정점을 이뤘던 왕과 관계가 있다. 독재자는 흔히 국수주의 성향을 지니며, 과거 어느 때인가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여기서 고고학과 독재정권은 접점을 이루며 서로가 서로를 이용한다.’(454쪽) 책은 남북을 중심 축으로 삼는 무덤에서 망자의 머리를 북쪽에 둬야 함에도 왜 무령왕 부부는 정반대인 남쪽으로 머리를 뒀는지, 무령왕릉을 누가 축조했는지 등 무령왕릉에 얽힌 이야기도 자세히 다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양 가던 배 한 해에 66척 침몰 쌀 썩는 냄새에 운하 만들었지만…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양 가던 배 한 해에 66척 침몰 쌀 썩는 냄새에 운하 만들었지만…

    충남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고선박 마도 4호선은 조선시대 조운선이었다. ‘광흥창’(廣興倉)이라고 적힌 목간과 ‘내섬’(內贍)이라고 쓰인 분청사기 등 유물과 견고한 선박 구조로 미뤄 조선 초기 조운선으로 보인다는 것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설명이다. ●태안 앞바다에서 분청사기 등 유물 발견 조운선이라면 삼남지방에서 걷은 세곡을 한양으로 나르던 배다. 60점 남짓한 목간에는 대부분 출발지인 나주와 종착지인 광흥창을 뜻하는 ‘나주광흥창’(州廣興倉)이 적혀 있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 배가 1410∼1420년 침몰한 것으로 추정했다. 잔해는 대부분 마도 북동쪽 해역의 수심 9∼15m 지점에 파묻혀 있었다. 태안은 삼국시대 중국을 오가는 수운의 요충지였다. 고려시대 태안에는 개경을 오가는 송나라의 사신이 머물다 가는 객관 안흥정이 자리잡은 국제항로의 일부이기도 했다. 안흥정에 관한 기록은 송나라 사람 서긍(1091~1153)의 ‘고려도경’에도 보인다. 안흥 해역은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침몰 사고가 빈번했다. 통과하기 어렵다고 난행량(難行梁)이라 불릴 정도였다. 서긍도 이곳을 지나며 ‘격렬한 파도는 회오리치고, 들이치는 여울은 세찬 것이 매우 기괴한 모습이어서 무어라고 표현할 수가 없다’고 적었다. 침몰선과 수중 유물은 이 뱃길의 역사적 중요성을 확인시켜 준다. 발굴된 유물의 시대와 국적은 매우 다양하다. 고려자기는 11세기 해무리굽 청자부터 14세기 후반의 상감청자까지 질과 양에서 풍부하다. 조선시대 것도 15세기 분청사기와 17~18세기 백자가 다채롭다. 중국 것은 송·원 시대 청자, 15~16세기 명나라 시대 복건성 남쪽에서 만들어져 동남아시아로 많이 수출됐던 청화백자, 18~19세기 청나라 시대 백자가 망라되고 있다. ●뱃길 낯설고 화물 무거워 3분의1 침몰 난행량은 조운선에 더욱 두려운 뱃길이었다. 상선은 그래도 전문적인 뱃사람들이 익숙한 뱃길로 오가는 만큼 사고 위험이 덜했지만, 각 지역에서 징발된 세곡선의 일꾼들은 뱃길이 익숙지 않았고 화물도 무거웠으니 항해는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조선시대 서해안에서 침몰한 세곡선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태조 4년(1395)에는 경상도 조운선 16척이 가라앉았다. 태종 3년(1403)에는 5월에 경상도 조운선 34척이, 다시 6월에는 경상도 조운선 30척이 잇따라 피해를 입었다. 태종 14년(1414)에는 전라도 조운선 66척, 세조 원년(1455)에는 전라도 조운선 54척이 침몰했다. 많을 때는 전체 세곡선의 3분의1 가까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한강 하류의 교하와 강화도 앞 교동에서도 조운선이 침몰한 기록이 있지만, 대부분은 난행량과 안면도 서남쪽의 쌀썩은여였다. 쌀썩은여는 세곡선의 침몰로 쌀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평안하게 번성한다’는 의미의 안흥(安興)이라는 지명이 태어난 것도 조운선의 안전을 빌고자 난행량을 안흥량으로 고친 결과라고 한다. 난행량을 피해 태안반도를 관통하는 운하를 파는 계획은 일찌감치 고려시대부터 추진됐다. 당시에도 세곡선의 잇따른 침몰이 국가재정을 크게 위협할 정도였으니 운하 건설까지 궁리한 것이다. 고려 인종 12년(1134) 군졸 수천 명을 풀어 운하 공사를 벌였고, 의종 8년(1154)에도 운하 개착 시도가 있었다. 공양왕 3년(1391) 공사를 재개했으나 화강암 암반이 나타나는 바람에 중단됐다. 태안반도 남쪽의 천수만과 북쪽의 가로림만을 잇는 굴포운하였다. 태안군 태안읍 인평리와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를 연결하는 12㎞ 구간이다. 갯벌이 8㎞ 정도로 난공사 구간인 육지 부분은 4㎞ 정도다. 운하가 완성되면 천수만으로 진입한 세곡선은 쌀썩은여와 난행량을 모두 피해 북상할 수 있었다. 굴포운하는 조선시대에도 태종과 태조에 이어 세조까지 줄기차게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안면도 인근 운하 만들어 ‘쌀썩은여’ 피해 가 대안은 태안군 소현면 송현리와 의항리를 잇는 의항 운하였다. 안흥에서 가까운 의항운하는 2㎞만 파면 난행량을 피할 수 있었다. 중종 32년(1537) 승려 5000명을 동원해 완성하지만, 토목기술의 한계로 둑이 계속 무너지는 바람에 다시 메워지고 말았다. 태안반도와 남쪽의 반도였던 안면도 사이에 운하를 파는 공사가 마지막 대안이었다. 북상하는 세곡선은 천수만으로 진입한 다음 안면도를 가로질러 다시 큰 바다로 나갈 수 있었다. 난행량 통과는 불가피했지만 쌀썩은여는 피해갈 수 있었다. 대(大)토목공사였던 안면운하 개착은 인조연간(1623~1649) 본격 추진되어 17세기 후반 마무리됐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 선사시대 마을 40년 만에 정밀 발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 선사시대 마을 40년 만에 정밀 발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이 40년 만에 정밀 발굴에 들어간다. 선사시대 마을의 정확한 구조를 처음으로 파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강동구는 암사동 유적의 남측 경계부와 움집터 지점을 합쳐 992㎡의 정밀 발굴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유적의 원지형과 지표를 파악하고, 한강변 자연제방을 따라 분포하고 있는 신석기 문화층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발굴 조사는 오는 7월까지 계속된다. 결과에 따라 연차적으로 추가 발굴조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암사동 유적은 1925년 집중 호우로 한강 일대가 휩쓸려 내려가며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땅 밑에 묻혀 있던 엄청난 양의 토기들이 출토됐다. 이후 1967년 장충고교 야구장을 짓고자 토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시 빗살무늬 토기와 돌무지 등이 대거 드러나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경희대학교의 조사를 시작으로 1971~1975년 국립중앙박물관의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시작됐다.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취락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도구들이 출토돼 1979년 7월 사적 제267호로 지정됐다. 그 뒤로도 여러 차례 발굴조사가 시작됐지만, 공사나 시설물 설치를 위한 부분적 조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전기·통신 간선 공사를 위한 조사에서 신석기 시대 문화층이 처음 발견됐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문화재청 위원들과 전문가들은 학술 자료 수집을 위해 지속적인 발굴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구는 문화재청 및 서울시와 협의해 정밀 발굴조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발굴 기간에는 유물 보호를 위해 공개가 제한되지만,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엔 발굴현장 깜짝 공개가 있을 예정이다. 어린이들이 실제 발굴 현장에 들어가 보고 유물 발굴을 체험할 기회다. 사전 접수가 필수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석기시대 마을 유적의 새로운 면모가 밝혀지길 바란다”면서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힘이 실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 선사시대 마을 40년 만에 정밀 발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 선사시대 마을 40년 만에 정밀 발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이 40년 만에 정밀 발굴에 들어간다. 선사시대 마을의 정확한 구조를 처음으로 파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강동구는 암사동 유적의 남측 경계부와 움집터 지점을 합쳐 992㎡의 정밀 발굴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유적의 원지형과 지표를 파악하고, 한강변 자연제방을 따라 분포하고 있는 신석기 문화층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발굴 조사는 오는 7월까지 계속된다. 결과에 따라 연차적으로 추가 발굴조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암사동 유적은 1925년 집중 호우로 한강 일대가 휩쓸려 내려가며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땅 밑에 묻혀 있던 엄청난 양의 토기들이 출토됐다. 이후 1967년 장충고교 야구장을 짓고자 토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시 빗살무늬 토기와 돌무지 등이 대거 드러나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경희대학교의 조사를 시작으로 1971~1975년 국립중앙박물관의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시작됐다.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취락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도구들이 출토돼 1979년 7월 사적 제267호로 지정됐다. 그 뒤로도 여러 차례 발굴조사가 시작됐지만, 공사나 시설물 설치를 위한 부분적 조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전기·통신 간선 공사를 위한 조사에서 신석기 시대 문화층이 처음 발견됐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문화재청 위원들과 전문가들은 학술 자료 수집을 위해 지속적인 발굴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구는 문화재청 및 서울시와 협의해 정밀 발굴조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발굴 기간에는 유물 보호를 위해 공개가 제한되지만,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엔 발굴현장 깜짝 공개가 있을 예정이다. 어린이들이 실제 발굴 현장에 들어가 보고 유물 발굴을 체험할 기회다. 사전 접수가 필수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석기시대 마을 유적의 새로운 면모가 밝혀지길 바란다”면서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힘이 실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암사동 유적, 40년 만에 정밀 발굴

    암사동 유적, 40년 만에 정밀 발굴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이 40년 만에 정밀 발굴에 들어간다. 선사시대 마을의 정확한 구조를 처음으로 파악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강동구는 암사동 유적의 남측 경계부와 움집터 지점을 합쳐 992㎡의 정밀 발굴에 착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유적의 원지형과 지표를 파악하고, 한강변 자연제방을 따라 분포하고 있는 신석기 문화층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발굴 조사는 오는 7월까지 계속된다. 결과에 따라 연차적으로 추가 발굴조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암사동 유적은 1925년 집중 호우로 한강 일대가 휩쓸려 내려가며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땅 밑에 묻혀 있던 엄청난 양의 토기들이 출토됐다. 이후 1967년 장충고교 야구장을 짓기 위해 토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시 빗살무늬 토기와 돌무지 등이 대거 드러나며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경희대학교의 조사를 시작으로 1971~1975년 국립중앙박물관의 본격적인 발굴 조사가 시작됐다.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취락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양한 도구들이 출토돼 1979년 7월 사적 제267호로 지정됐다. 그 뒤로도 여러 차례 발굴조사가 시작됐지만 공사나 시설물 설치를 위한 부분적 조사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전기·통신 간선 공사를 위한 조사에서 신석기 시대 문화층이 처음 발견됐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문화재청 위원들과 전문가들은 학술 자료 수집을 위해 지속적인 발굴조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구는 문화재청 및 서울시와 협의해 정밀 발굴조사를 위한 예산을 확보했다. 발굴 기간 동안에는 유물 보호를 위해 공개가 제한되지만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엔 발굴현장 깜짝 공개가 있을 예정이다. 어린이들이 실제 발굴 현장에 들어가 보고 유물 발굴을 체험할 기회다. 사전 접수가 필수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석기시대 마을 유적의 새로운 면모가 밝혀지길 바란다”면서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힘이 실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정의당 김종대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정의당 김종대

    3월 초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발표되자 국방부가 아연 긴장했다. 14~16대 국회에서 국방위 의원들의 참모로, 이후 청와대, 언론 등에서 20여년 동안 한 우물만 판 ‘민간 군사 전문가’ 김종대 전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의 존재 때문이다. 비례대표 2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김 당선자의 일성은 “방산 비리 척결”이다. Q. 왜 그동안 몸담던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정의당인가. A. 진짜 민주 정당. 심상정 대표가 지난해 7월 대표로 선출되고 나서 처음 만난 외부 인사가 나였다. 진보가 여태껏 꿈꾸지 못했던 좋은 자산을 갖고 있다며 함께하자고 했다.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같은 날 점심을 먹자고 했었다. 고심 끝에 열흘 전 과천(집)까지 찾아와 설득한 심 대표를 택했고 9월 1일 입당했다. 민주주의에 충실한, 정당다운 정당은 정의당이라고 생각했다. Q. 이념적 정체성은. A. 온건 진보. 10이 보수, 1이 진보면 3 정도가 아닐까. 북한에 할 말은 한다. 우리 당에도 북한 눈치 보는 세력은 없다. 3대 세습, 핵실험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도 명백하게 반대라고 말한 적은 없다. 신중히 검토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 Q. 왜 정치를 하는가. A. 약자 대변. 내가 있어야만 대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 군 성범죄 피해자나 비무장지대 지뢰 사고를 당한 곽 중사의 어머니 같은 분들이 제보를 해 온다. 정치인들은 예산 주무르고 위신 높이는 걸 좋아하지, 약자나 고통받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건 귀찮아한다.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연민이 바로 내 정치다. Q. 어떤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은가. A. 국방개혁 전문가. 20대 국회에서 더민주는 국방위 지원자가 단 한명도 없다고 한다. 야권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이 이번 선거에서 전멸하다시피 했다. 정의당의 초선 의원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야권의 안보 역량이 결코 여당에 비해 밀리지 않도록 교두보를 쌓겠다. 전문성은 물론 색깔론에도 휘말리지 않는 내성을 갖도록 하겠다. Q. 국방개혁의 화두는. A. 민간 국방부 장관. 민간인 국방부 장관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여전히 안보는 보수 이데올로기의 전유물이고 국민은 안보에서 배제돼 있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든가 폐쇄성을 극복하려면 안보민주화가 시급하다. Q. 최대 관심사는. A. 방산 비리 척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안보 위기를 틈타 긴급 소요로 들어온 무기사업에 비리 개연성이 크다. 기존 국방계획을 변경시켜 한탕주의 세력들이 긴급 소요라는 명분하에 끼워 넣은 사업들은 대부분 부실 아니면 비리다. 제대로 들여다보려고 변호사를 보좌관으로 뽑았다. Q. 정치적 롤모델은. A. 노무현 전 대통령. 세간에서 말하듯 패거리 짓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들을 지칭하는 친노(친노무현)는 아니다. 다만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범노(범노무현)다. 글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사진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프로필 ▲1966년 충북 청주 출생 ▲연세대 경제학과 ▲제14·15·16대 국회 국방위원회 보좌관, 대통령비서실 국방보좌관실 행정관,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국방부 병영혁신위원회 위원, 월간 디펜스21플러스 발행인 겸 편집인,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 어서 와 ~ 서울 일곱 빛깔 교과서 여행은 처음이지?

    어서 와 ~ 서울 일곱 빛깔 교과서 여행은 처음이지?

    국영수 등 7가지 교과 주제에 총 21개 코스… 숨은그림찾기하듯 지도 보고 묻고 풀고 체험까지… 외우지 않아도 머리에 쏙쏙 ‘어디 간단히 갈 만한 곳 없을까. 이왕이면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는 곳이면 좋겠는데….’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둔 아빠 A씨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날도 좋으니 나들이나 갈까 생각해보지만 번거로워 포기한다. A씨처럼 고민 많은 부모에게 희소식이 생겼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창의융합진로 탐방지도(RCM)’를 펴냈다. 자녀와 함께 갈 만한 곳 중 교육에 도움이 되는 곳을 골라봤다. 화창한 봄날, 자녀와 서울 교육여행을 떠나보자. ●스마트폰 앱으로 지도는 미리 챙겨 가세요 접힌 상태의 지도는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지만, 펼치면 전지 반 장 크기로 변한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배우는 학교 교과군에 맞춰 서울을 7개 주제로 나눴다. ▲국어·영어 ▲도덕·사회 ▲수학·과학 ▲기술·가정 ▲미술·음악 ▲체육 ▲한강이다. 주제마다 3개의 코스를 제시하고, 코스마다 3~4개씩 둘러볼 만한 탐방지를 수록했다. 탐방지에서 자녀와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문제 등이 수록된 자료는 QR 코드를 통해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탐방지에 도착했을 때 “아빠, 여기는 뭐 하는 곳이야?”라는 질문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이걸 미리 받아 공부해 두는 것도 좋겠다. ●아이가 좋아하는 길은? 진로탐색 기회도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 김영화 장학사는 22일 “지도가 안내하는 코스를 따라 여행하면 자연스럽게 자녀의 학습 흥미를 유발할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면서 “탐방지에 대한 자료를 갖고 학부모가 자녀에게 질문하는 식으로 활용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종이로 된 지도가 필요하면 (02)399-9452번으로 전화해 요청을 하면 된다. 탐방에 나서기에 앞서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받아둘 것도 권한다.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스마트 서울맵’을 깔자. 앱을 설치하고 나서 ‘공공테마’ 메뉴에서 ‘창의융합 탐방’을 눌러보면 모두 68곳의 탐방지가 나온다. 위치기반 정보를 활용해 내 주변에 어떤 탐방지가 있는지를 거리별로 보여준다. 특정한 탐방지를 찾아보려면 가나다 순으로 정리한 메뉴를 클릭해 검색할 수 있다. 특히 앱에는 ‘자녀와 생각해볼 문제’가 수록돼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를 클릭하면 ▲오페라는 언제 탄생했을까? ▲최초의 오페라는 무엇일까? ▲뮤지컬과 오페라의 차이점은? 등의 질문이 나온다. ●국립국어원은 무슨 일을 하나요 집에서 가까운 탐방지를 가보는 것도 좋지만, 지도의 코스를 따라다니면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제1주제인 국어·영어 교과에서 첫 번째 코스인 ‘11-한글 창제와 발전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이 코스는 111번 ‘한글 가온길’, 112번 ‘경복궁 수정전’, 113번 ‘국립국어원’, ‘114번 세종대왕 기념관 한글실’ 등 4개의 탐방지로 구성됐다. ‘한글 가온길’의 가온은 ‘중심’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광화문 광장을 포함해 새문안로 3길, 세종대로 23길, 자하문로 일대에 걸쳐 조성됐다. 광화문역, 세종문화회관, 한글학회, 한글가온길 새김돌, 한글 이야기 10마당 벽화, 주시경 마당, 주시경 집터, 한글글자 마당, 세종이야기 순서로 걸을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한글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조형물이 많이 숨겨져 있다. ‘글꼴이 피었습니다.’, ‘나무처럼 자라는 한글’, ‘나는 한글이다’ 등 18개의 한글 조형물을 자녀와 함께 찾아보자. ‘경복궁 수정전’은 세종로 경복궁에 있는 조선후기 전각이다. 정면 10칸, 측면 4칸 익공계 팔작 기와지붕 건물로, 세종 때 집현전으로 활용됐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됐다가 고종 때 재건됐다. 자녀에게 경복궁 수정전은 무엇인지, 집현전은 무엇을 하던 곳인지를 알려주도록 하자. ‘국립국어원’은 국어의 발전과 국민의 언어생활 향상을 위한 사업 추진과 연구 활동을 관장하는 국가 기관이다. 1984년 설립한 국어연구소가 1991년 국립국어연구원으로 승격되고 나서 2004년 지금의 ‘국립국어원’으로 거듭나 오늘에 이르렀다. ‘세종대왕 기념관 한글실’에서는 조선 전기 세종대왕 시대가 주제다. 아이에게 “세종대왕 시대에는 여러 학자가 천문, 기상, 지리, 의학, 음악, 문자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을 발전시켰어. 이렇게 과학과 기술 발전에 힘쓴 이유는 새롭게 시작한 조선이 인재를 양성하고 학문을 진흥시키고 농민의 생활을 안정시킴으로써 나라의 기틀을 굳건히 세우기 위해서야”라고 설명해주자. 그러면 ‘우리 아빠에게 이런 면이 있었다니’ 하는 표정으로 놀란 자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세종대왕 기념관은 세종대왕이 남긴 문화, 과학 유물을 수집해 보전하고 전시하는 곳이다. 훈민정음, 의학서적, 서화, 활자, 지도, 도량형, 천문기구, 악기 등 320여점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양재천 동식물들과 살아 있는 생태학습을 도심을 벗어나 마음이 탁 트이는 곳에서 생태공부를 해 보는 것도 좋다. 4번째 주제인 기술·가정 교과의 첫 번째 코스인 ‘생태 환경 체험’은 따스한 봄날에 즐기기 딱 맞은 코스다. 이 코스는 411번 ‘북서울 꿈의 숲’, 412번 ‘양재천’, 413번 ‘금천에코센터 탐방지’로 구성됐다. ‘북서울 꿈의 숲’은 일반 생태공원과 다르게 다양한 문화재가 있는 곳이다. 상수리나무, 잣나무, 소나무, 아까시나무, 은사시 나무 등이 혼재해 자라고 있다. 도심에서 보기 어려운 다람쥐, 청설모, 꿩, 뱀, 개구리와 멧비둘기, 쇠박새, 참새, 까치 등 다양한 조류가 서식 중이다. 자녀와 함께 숲 속에서 우리 지역에 도시 숲과 생태공원이 있는지, 서울에 도시 숲과 생태공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서울에 사는 동식물들이 살기에 적합한 곳은 어디인지 등을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양재천’의 옛 이름은 공수천이었다. 백로가 날아든다고 해서 학여울이라고도 불렀다.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양재천은 과거에 악취가 나는 개천이었다. 하지만 국내 최초 자연형 하천 공법을 통해 하천의 자연성을 되살린 결과 현재는 쏘가리, 모래무지, 맹꽁이가 사는 청정 하천으로 바뀌었다. 호랑나비 등을 찾을 수 있고, 운이 좋으면 너구리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돌발 퀴즈! ▲양재천의 수질은 어떻게 정화될까? ▲물이 얕고 빠르게 흐르는 ‘여울’이 수질 정화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양재천의 수질정화시설은 자연 상태 하천에서 일어나는 침전, 흡착, 분해 등 자정작용을 인위적으로 조성해 미생물들의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방식이다. 양재천의 여울은 물이 얕고 빠르게 흐르고 자갈이 많아 산소가 많이 발생한다. 수질 정화는 물론 학과 같은 새들이 많이 찾아와 자연스레 어류의 생존과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구청 건물이 온통 자연학습장이네 ‘금천에코센터’는 금천구가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 시행 중인 ‘금천기후변화대응 2020’을 공부할 수 있는 곳이다. 금천구 종합청사 안팎에 있는 태양광·열, 풍력, 지열 등 자연 에너지를 이용하는 시설이 있다. 이 밖에 기후변화체험계단, 빗물 재활용 시스템, 자가 발전체험 시설, 녹색 가게, 주말 농장 등 친환경 체험 시설을 갖췄다. 금천구는 이를 통해 기후 변화 대응을 홍보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자녀가 환경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어한다면 ‘탄소배출권 거래중개인’을 비롯해 앞으로 생겨날 환경 관련 직업에 대해 알려주도록 하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여행 가방속 백자 밑바닥 스윽 본다…감정하는 데 10분 “진짜 같은 가짜다”

    [커버스토리] 여행 가방속 백자 밑바닥 스윽 본다…감정하는 데 10분 “진짜 같은 가짜다”

    # 지난 19일 오후 1시 인천공항 문화재감정관실(감정관실). 70대 노인이 작은 여행 가방을 끌고 감정관실로 들어섰다. 일본 출국을 앞두고 소장품의 국외 반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는 가방에서 신문지로 똘똘 감싼 물품들을 하나씩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놨다. 신문지를 벗겨 내자 청·백색의 영롱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청자상감모자합, 분청사기마상배, 해태형 연적 등 고급 도자기였다. 청자류가 3점, 백자류가 8점이었다. 최태희 감정관실장과 최경현 문화재감정위원이 감정에 들어갔다. 최 실장은 33년간 공항 감정관실에서 근무했다. 1977년 신안 해저 유물 발굴 요원으로 활동하는 등 문화재 감정 권위자로 일컬어진다. 전문 분야는 도자기다. 최 위원은 미술사 전공으로 내로라하는 문화재 감정위원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도자기마다 밑바닥을 스윽 훑어봤다. 순간 최 실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손에 든 청자상감모자합을 유심히 살펴보며 감탄했다. “이야, 모방을 해도 진짜 잘 만들었어.” 감정은 채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모두 반출 가능 판정을 받았다. 재현품이었기 때문이다. 최 위원은 국외로 갖고 나가도 좋다는 ‘감정필증’(비문화재확인서)을 작성해 노인의 여행 가방에 붙였다. 최 실장은 도자기 사진을 한 점씩 찍어 기록으로 남겼다. #사흘 전인 16일 출국장 검색 담당 직원에게서 긴급 호출 전화가 왔다. 엑스레이 검색 과정에서 고려청자 비슷한 게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감정관실은 발칵 뒤집혔다. 최 실장도 호흡을 가다듬었다. 옛날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재일교포가 고가의 조선백자를 밀반출하려다 적발된 사건이었다. 미술품 국외 반출 땐 반출 가능 여부를 감정받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빼내 가려다 엑스레이 검색 과정에서 적발됐다. 재일교포는 문화재 밀반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고 조선백자는 압수됐다. 서둘러 검색대에 도착한 감정관실 직원들은 청자를 살펴봤다. 청자투각호로, 정교하고 아름답게 빚어졌지만 위작이었다. 최 실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문화재감정관실은 우리 문화재의 국외 유출을 막는 최후의 보루다. 감정관실이 뚫리면 누군가 몰래 소장하고 있을 국보급 문화재들이 줄줄이 해외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문화재보호법상 제작된 지 50년 이상 된 모든 물품은 감정 대상이다. 전적, 고문서, 회화, 조각, 도자, 공예, 고고·민속 자료, 근대사 자료 등 문화재로 오인받을 수 있는 물품은 출국 전 반드시 공항과 항만의 감정관실에서 반출 가능 여부를 확인받아야 한다. 감정관실에서 발급하는 감정필증이 있어야 국외로 해당 물품을 가지고 나갈 수 있다. ●“외규장각처럼… 한번 유출되면 되찾기 힘들어” 최 실장은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문화재 피해국”이라고 했다. “문화재는 우리 조상들이 창조해 낸 역사적 산물이자 후손에게 길이 물려줘야 할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에 약탈당했던 외규장각 도서가 고국 품에 안기는 데 145년이나 걸렸습니다. 한번 국외로 빠져나가면 되찾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수많은 문화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는데 이젠 그런 일이 없어야죠. 학술적, 예술적,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외 반출을 금지합니다.” 감정은 3단계로 이뤄진다. 현장 2인 이상 전문가 감정, 현장 여러 전문가들의 종합 감정, 전국 감정관실 전문가들의 화상 감정이다. 감정은 육안으로 한다. 최 실장은 “전공 분야는 달라도 모두 감정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이라고 말했다. “오랜 감정 경험을 통해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보면 진품 여부를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전문가 2명이 감정하면 대부분 파악되고, 조금 미심쩍으면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감정합니다.” 인천공항엔 도자, 조각, 회화, 공예, 전적 등 7명의 전문 감정위원이 포진해 있다. 감정 의뢰품 가운데 도자류가 50% 이상으로 가장 많고 서화류 25~30%, 공예품류 15%, 나머지는 전적류다. 도자기는 굽(밑바닥)을 제일 먼저 본다. ‘짝퉁’ 도자기 제작자들이 도록이나 진작을 보고 아무리 기막히게 만들어도 굽은 재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정 시기 도자기에선 그 시기 굽이 나와야 하는데 굽의 발달 과정을 몰라 적당히 만들 수밖에 없다. “굽은 발굴 현장에서 직접 일해 봐야 그 시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요. 굽만 봐도 진위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굽 다음에 문양, 태토(胎土·흙이 구워져 나타나는 형태), 재질 등의 순으로 봅니다.”(최 실장) 서화는 제시나 발문, 인장 유무를 살핀다. 그것을 통해 작가를 알 수 있어서다. 작가를 파악할 수 없으면 그림 양식을 본다. 산수화, 인물화, 화조화 등 그림 형식마다 독특한 시대 양식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한 남성이 노안도(雁圖) 한 점을 해외로 가져가려다 반출 불가 판정을 받았다. 노안도는 부부 평안을 상징하는 길상화의 하나로,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에 유행했다. 작가 안중식, 양기훈, 조석진 등이 즐겨 그렸다. 최 위원은 “그림과 제시의 서체, 인장 등에서 인위적인 면을 확인하기 어려웠다”면서 “제작된 지 50년이 넘었고 작품의 급도 좋았다. 석정(石亭)이라는 호를 추적하면 작가도 파악할 수 있어 반출 불가 판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고서적 거의 진품… 항공우편은 엑스레이 검색 최근엔 중국에서 고서적 수요가 많아 전적류를 국외로 갖고 나가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감정관실은 제작 시기, 초판본·중판본 등 판본, 책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감정한다. 지난 14일엔 한 남성이 시전대전(詩傳大全),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全) 등 3점을 갖고 나가려다 반출 불가 판정을 받았다. 17~19세기 조선시대 지식인들이 대대로 물려받으며 밑줄 긋고 방점을 찍으며 공부했던 흔적들을 통해 문화적 측면을 살필 수 있고, 한글 주해 등은 학술적 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최 위원은 “고서적은 다 진품”이라고 했다. “서원, 향교, 종택 등의 서고에서 누군가 훔쳐 시중에 유통한 고서적들을 구입해 해외로 갖고 나가려다 적발되는 이들이 많아요. 도난품은 장서인을 잘라내 소유주를 알 수 없고, 원소유주는 도난당해도 신고를 안 해 주인을 찾을 수가 없어요.” 문화재 국외 반출 통로는 크게 세 가지다. 휴대(수하물 포함), 항공우편, 항공화물(컨테이너)이다. 항공우편 검색은 2011년 강화됐다. 그해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 엑스레이 검색 과정에서 고서적 9점을 항공우편을 통해 중국으로 밀반출하려던 사람이 적발되면서부터다. 최 실장은 “일선 우체국에서 부쳐도 국제우편물류센터로 오게 돼 있다”면서 “고미술품은 우편으로 보내더라도 감정관실에 들러 감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항공화물은 2014년 일반 도자기와 섞어 문화재급 도자기 7점을 컨테이너에 실어 밀반출하려던 사람이 적발되면서 강도 높은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감정관실은 1968년 2월 김포공항과 부산 수영비행장에 처음 생겼다. 현재 전국 공항과 항만 18곳에서 문화재감정위원 55명(상근 25명, 비상근 30명)이 근무하고 있다. 비상근 위원은 일반 전문가 중 문화재 감정위원으로 위촉된 비공무원이다. 24시간 근무 체제다. “감정은 어렵지 않아요. 자기 물건을 자기가 갖고 나가겠다는데 왜 감정을 받아야 하느냐고 항의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들을 상대하는 게 제일 힘들어요.”(최 위원) “출국자 수가 폭증하면서 업무량도 급증했는데 상근직은 10년째 25명입니다. 부족 인력을 비상근직으로 충원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시급히 개선해야 합니다. 상근직도 정규직이 아니라 전문임기제입니다. 5년마다 신규 채용 절차를 거쳐 임용 여부가 결정되죠. 신분 보장이 안 되고 있습니다. 전문임기제는 일반직 공무원이 수행할 수 없는 특수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 프로젝트 성격이 짙은 한시적인 업무를 맡습니다. 문화재감정은 한시적인 업무가 아니라 전문성을 요하는 지속적인 업무입니다. 대부분 박사 학위를 갖고 있고 10년 이상 된 전문가인데 전문가에 걸맞은 처우를 해 주지 않아 아쉽습니다.”(최 실장)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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