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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들] 이집트 룩소르에서 베일 벗은 18대 왕조 미라 등

    [사진들] 이집트 룩소르에서 베일 벗은 18대 왕조 미라 등

    지금으로부터 3500년 전부터 3000년 전 사이에 만들어진 여성의 미라가 들어 있는 석관이 언론 앞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집트 고대유물부는 24일(현지시간) 이달 초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 고고학 발굴 팀이 룩소르 인근 알아사시프 고분군에서 발굴한 묘실에 있던 두 개의 관 가운데 하나를 취재진 앞에서 열어 보였다. 이집트 당국이 취재진 앞에서 관을 여는 과정을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 속에 있는 미라의 상태는 매우 양호했다. 미라의 생전 이름은 ‘투야’로 추정된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칼레드 엘에나니 고대유물부 장관은 “관 하나는 고대 17왕조 때, 다른 하나는 18왕조 때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7왕조는 기원전 약 13세기로, 투탕카멘과 람세스 2세가 활동했던 시기다.  첫 사진부터 네 번째까지 로이터통신 것이고 다른 둘은 EPA통신 것이다. 이곳에서 1000여개의 가면과 조각들이 출토됐는데 미라를 각각 보존한 두 개의 관이 완벽한 상태로 발굴돼 가장 눈길을 끌고 있다.  이집트 최고 유물위원회의 모스타파 와지리 사무총장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3월부터 발굴 작업을 벌여 이만한 성과를 일궈냈다고 밝혔다.  룩소르는 파라오들의 무덤이 몰려있는 ‘왕가의 계곡’과 카르나크 신전, 룩소르 신전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집트 당국이 최근 잇따라 새로운 유물들을 공개하는 것은 관광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고대유물부는 지난 10일에도 수도 카이로 남부 사카라 유적지에서 고대 무덤 7개를 새로 발굴했다며 고양이와 풍뎅이 미라 등을 공개했다.  이집트는 2011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른바 ‘아랍의 봄’ 이후 정치적 혼란과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로 관광산업이 크게 위축됐다가 올해 들어 치안 개선 등으로 관광산업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자 이를 더욱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집트를 찾은 외국인은 약 5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남짓 늘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경주 남산의 ‘마애불’이 코를 바닥에 박고 쓰러진 이유

    경주 남산의 ‘마애불’이 코를 바닥에 박고 쓰러진 이유

    1430년 발생한 규모 6.4지진 탓…8세기 후반 축조 추정경북도 “원래 위치로 5m 이동 추정”…세우는 방안 추진땅바닥으로 엎어진 상태로 발견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은 600년 전 지진으로 넘어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마애불은 21세기에 발견된 가장 흥미로운 유물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23일 경북도와 경주시에 따르면 마애불을 세우는 연구용역을 하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조사 결과 마애불이 1430년에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넘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석영입자가 햇빛에 노출돼 방사성 원소가 방출되고 퇴적 후 다시 방사성 물질을 받아들여 신호를 형성하는 것을 분석해 연대를 측정했다. 마애불이 축조된 시기는 인근에서 발견한 토기 연도를 측정 결과 8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또 마애불이 넘어진 상태에서 하단부보다 산 위쪽에 원래 위치했고 바라보는 쪽은 북쪽을 기준으로 했을 때 시계 회전 방향으로 282도 방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마애불을 이루는 화강암은 지하에서 마그마가 유동할 때 흐름 방향과 속도에 의해 다양한 배열이 만들어지는 데 이를 이용해 원래 위치와 방향을 연구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원래 위치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5m 정도 산 위쪽인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최종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마애불은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열암곡 석불좌상(경북유형문화재 제113호) 일대를 조사하던 중 발견했다.머리에서 발끝까지 460㎝, 발아래 연화 대좌가 100㎝이며 전체 높이가 560㎝에 이를 만큼 거대하다. 총 무게는 70∼80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상은 넘어진 상태로 오뚝한 콧날과 아래쪽 바위 사이 간격이 5㎝에 불과하다. 불상에 암반에 부딪히지 않아 얼굴을 보존할 수 있었다. 원만하고 이지적인 상호(相好·부처의 얼굴)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신라를 대표하는 얼굴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경북도와 관계 당국은 마애불이 발견된 이후 줄기차게 세우는 방안을 논의했고 최근에는 마애불 주변을 보강해 모형을 만들어 실험한 뒤 세우는 쪽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경남 합천 삼가고분군, 가야시대 독자적인 ‘삼가식 다곽식고분’

    경남 합천 삼가고분군, 가야시대 독자적인 ‘삼가식 다곽식고분’

    경남 합천군 삼가면 양전리·일부리에 걸쳐있는 가야 무덤인 삼가고분군은 한 봉분에 여러개 무덤이 조성된 삼가지역만의 독자적인 고분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합천군과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는 23일 삼가고분군 국가사적 승격을 위한 역사적 자료와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합천박물관 대강당에서 ‘빛나는 합천의 가야 삼가고분군’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경남도기념물 제8호인 삼가고분군은 사적 제326호 옥전고분군과 함께 합천지역 가야를 대표하는 고분 유적으로 최근 정밀지표조사에서 모두 328기의 봉토분이 확인됐다.학술대회는 문준희 합천군수와 홍재우 경남발전연구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영제 경상대학교 사학과 교수의 기조강연, 삼가고분군의 역사적 가치와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주제 발표,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군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삼가고분군은 ‘삼가식 다곽식고분(한 봉분에 여러 개 무덤이 조성된 고분)’으로 명명할 만큼 이 지역만의 독자적인 고분문화를 갖고 있는 고분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고분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삼가고분군 축조세력의 대외교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다는 점도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학술대회를 통해 삼가고분군이 서부경남 가야유적 가운데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어 국가사적으로 지정할만한 가치와 중요성이 있는 유적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군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전문가들의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삼가고분군 사적 지정 당위성을 뒷받침 하는 자료를 확보해 사적 지정과 복원·정비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합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컬링의 성’ 되는 컬링 의성

    스포츠 거점도시 도약 준비하는 의성 르포 지난 8일 ‘컬링의성’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컬링과 씨름 등 스포츠와 관광을 결합한 사업들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인 경북 의성군청을 찾았다. 공교롭게도 그날 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사상 첫 은메달을 따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팀 킴’ 선수들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일가 때문에 인권 침해 등을 당한 사실이 처음 폭로됐다. 2주 동안 컬링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가 쏟아졌다. 김 전 부회장 등의 전횡이나 비위가 있었는지는 다음달 7일까지 진행될 예정인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특정감사에 의해 진위가 가려질 것이다. 마침 의성군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공모한 지역특화 스포츠관광산업 육성 사업으로 뽑혀 30억원의 중앙정부 예산 지원을 받게 됐다. 김 전 부회장 일가가 걸림돌이 됐다. 그는 2006년 국내 최초로 의성읍에 들어선 전용경기장을 경북컬링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경북컬링센터’로 둔갑시켜 ‘왕국’으로 삼았다는 것이 군민들의 솔직한 생각이다.의성군은 용지를 공짜로 제공하고 2006년 건립 공사와 12년 넘게 유지·관리하는 데 100억원 넘는 예산을 지원했지만 군민들은 정작 컬링센터에 마음 편하게 드나들지도 못했다. 사실 이 문제는 2010년에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전국 9개 시·도 선수 135명이 연서명해 경북컬링센터의 빗장을 열어제칠 것을 요구했고 12명의 선수와 국가대표 선수들이 A4 용지 2~3장 분량씩의 진술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기장 공사에 동원됐던 의성 출신 선수들을 하루아침에 내쫓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빚어졌다. 선수들은 불투명한 훈련비 사용 내역이나 의성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한국인 운영위원 8명 가운데 7명의 자리가 김 전 부회장 일가와 지인들로 채워진 대회 팸플릿을 증거로 제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1세대 컬링인은 “영어를 제대로 할 줄 아는 수사 인력도 안 되고 해서 해외에서 쓴 경비를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몇 개월 수사하다 흐지부지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부회장은 컬링 발전을 방해만 하는 사람이었다. 말 안 듣는 선수를 쫓아내고 자기 주머니만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 일가만 빠져줬더라면 좋은 경기장이 지척에 있고, 직업이 따로 있어 밤이나 주말에만 훈련하던 다른 나라 선수들과 비교해 종일 컬링에만 매달리는 우리 선수들이 훨씬 더 빨리 올림픽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의성군 문화관광과 간부들은 하나같이 “차라리 잘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 기회에 곪은 상처를 도려내고 ‘컬링의성’을 내세워 더욱 내실있는 ‘컬링의 메카’로 자리잡는 기회로 삼자는 목소리였다. 한 간부는 “평창 전에는 사실 별다른 관심이 없었는데 동계올림픽을 취재하던 외신기자들이 한달음에 평창까지 달려와 취재하는 것을 보고 확 달라졌다. 평창 대회 후 공문을 네 차례나 보내고 지난달 말 경북도청을 찾아 엘리트 선수도 훈련에 집중하게 하면서 차세대 꿈나무들을 양성하는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요청했으나 요지부동이었다”며 “우리도 할 도리는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김주수(66) 의성군수도 지난 9일 인터뷰와 22일 전화 통화를 통해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우리는 할 일을 다했다. 워낙 김 전 부회장 등이 막무가내라 어쩔 수 없었다. 법적 대응까지 모두 준비한 상태에서 타이밍을 보고 있었는데 선수들이 지적하고 나서줬다”며 “군으로선 이번 일을 계기로 컬링센터 등이 정상화돼 엘리트 선수들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훈련에 집중하고, 생활체육의 메카로 의성이 새롭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수산부 차관까지 지낸 김 군수는 “약간의 진통은 있겠지만 이번 사태가 정상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경북컬링협회와 업무협약을 다시 체결하고 장애인 팀을 창단하는 등 많은 노력과 지원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군수는 아울러 “서울 면적의 두 배 땅에 인구 5만명 밖에 안되는 의성군이 컬링과 씨름 등의 스포츠 거점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의성군의 한 체육교사는 “이제는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컬링은 본디 생활체육 성격이 강한 운동이다. 많은 의성군의 초·중학생들이 컬링을 배우고 싶어했지만 컬링센터의 문이 굳게 잠겨 안쓰러워 지켜볼 수가 없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김경두 한 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갔으면 좋겠다. 세 가지 트랙을 생각할 수 있다. 엘리트 선수들은 더욱 훈련에만 열중할 수 있게 해야 하고, 관내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자질을 발견해 연계해 기량을 닦을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지역 주민이나 관광객들도 컬링의 매력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이란 환부를 도려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의성군은 기왕에 4면이 갖춰진 컬링센터가 엘리트 선수들의 훈련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바로 옆에 2면을 갖춘 경기장을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다. 컬링 경기장을 유지하고 링크의 빙질을 관리할 수 있는 국내에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능력을 갖춘 김 전 부회장 등은 도와달라는 호소를 외면하고,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한사코 착공을 계속 지연시켰다는 것이 군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의성군은 새 경기장을 활용한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컬링 교육과 행사 개최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컬링의 성”도 되고 “컬링 의성”도 되는 중의적인 캐치프레이즈를 정했고 의성군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의성군은 이미 여러 행사를 통해 평창 성공의 기운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지난 5월에는 의성 세계연축제를 개최하면서 컬링 미니 체험장을 마련해 국내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달에는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를 초빙해 스포츠 마케팅 전략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지난 8월에는 고운 최치원이 1200여년 전에 창건한 의성 고운사에서 ‘청소년 여름 불교학교’를 열어 70여명의 초·중생들이 ‘팀 킴’ 선수들과 함께 명상하고 컬링센터에서 컬링을 각별히 체험했다. 지난달 5일부터 8일까지 의성슈퍼푸드 마늘축제 기간에 의성 전통시장과 의성종합운동장에서 ‘의성 컬링 플레이그라운드’를 운영했다. 컬링 전문 지도자가 나서 기초교육, 플로어 컬링 체험, 포토 이벤트를 실시했다. 의성은 삼한시대 초기의 조문국(召文國) 도읍이 있었던 곳으로 경주 못지 않은 고분들이 여기저기에서 발굴되고 있다. 박찬(93) 변호사가 의성 출신으로 조문국에 관한 책을 집필했고, 평생 모은 유물 1300여점을 조문국박물관에 기증했다. 박물관 안에는 어린 자녀들과 합장된 고분 발굴 현장도 생생하게 보전돼 있어 흥미를 자아낼 만했다. 박물관 앞에는 미니 컬링 체험장이 상시 운영되고 있다. 또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성냥공장을 비롯해 일제시대 적산가옥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고 서애 유성룡이 태어난 사촌마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안의 명륜당 등과 똑같은 구조를 갖춘 향교 등 남다른 관광 유산들을 갖고 있다. 이달 셋째 주에는 여행 블로거 10여명을 초빙해 팸투어를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의성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 고천문 강국 가능성 충분…그러자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하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 고천문 강국 가능성 충분…그러자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하죠”

    고천문학자 민병희 연구원이 말하는 고천문박물관 필요성 “기술은 집중 투자하면 단시간 추격…과학은 기초부터”“천문 관련 유물 복원·전시…단편 아닌 통시적 이해”“정체 파악 힘든 유물은 목륜…北은 이미 복원 전시중”“놀라운 유물은 경주 첨성대…1300여년된 동양 最古”“18세기 제작 아스롤라베에 서울 위도 새겨…日서 환수”“복원중인 옥루엔 당시 최첨단 과학 총동원…우주 담겨”“관상감 천문대, 현대건설 사옥 건설 탓에 위치 이동”“우리나라는 고천문(古天文)의 강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2천년 동안 꾸준히 적은 천문현상 기록도 수만건으로 풍부하고, 독창적인 유물도 많습니다. 기록으로만 전하는 고천문 유물을 복원해보니 오늘날 사용해도 될 정도로 정확도가 높습니다. 일반인들이 과학 지식과 그 발달 과정에 대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천문박물관 설립이 필요합니다.” 인류가 만든 구조물이 달을 거쳐 태양계를 넘어가는 21세기, ‘미신’처럼 보였던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대의 천문우주 연구도 벅찰텐데 고천문이라니…. 천문학자들은 인적이 없는 산꼭대기에 설치된 천문대에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거나 별자리 운행을 계산하느라 컴퓨터와 씨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천문학자는 이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한자로 된 책만 파고들지 않을까하는 선입견이 들었다. 지난 14일 서울 출장길에 오른 민병희(45)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 고천문, 어떤 사람들이 연구하나.☞ 대학에서 천문우주를 공부하고, 석·박사 과정도 이쪽으로 전공한 사람들입니다만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국내에서 여남은 명뿐입니다. 큰 돈벌이가 되지 않으니…. 그리고 고천문학은 아주 한국적 표현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천문기록을 통해 현대 천문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사천문학’, 역사를 통해 천문학 발전 과정을 탐구하는 ‘천문역사학’, 유물 등 고고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고대 천문학적 문화를 추척하는 ‘고고천문학’ 등이 뒤섞인 말입니다. 천문학적 지식이 생활이 끼친 영향을 연구하는 ‘민속천문학’도 아우르고 있습니다. - 그런데, 고천문학과 점성술은 뿌리가 같지 않나.☞ 천문학은 하늘의 움직임 즉 별자리, 해와 달의 움직임을 통해 날짜를 정하고 시간을 계산했던거죠. 날짜를 정하는 것이 역법 곧 달력이었고, 국가나 개인의 운명을 예지하는 게 역술 내지 점성술이었던거죠. 한국 최초의 이학박사였던 이원철(1896~1963) 초대 국립중앙관상대 대장은 “점술은 미신”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후 천문학은 점성술을 제외했습니다만 최근에서야 점성술은 천문역사학이나 민속천문학에서 다뤄야 할 중요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점성술을 어떻게 과학적 코드로 받아들일 것이냐가 사실 고민거리입니다. - 고천문학을 하게 된 계기는.☞ 대학에서 전공을 천문우주로 하다보니…. 고천문학을 하고싶은 열병이나 심한 무병을 앓았던 것은 아니고, 한국천문연구원에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은 2009년쯤 세종대왕의 소간의(小簡儀·행성과 별의 좌표와 시간, 고도와 방위를 측정하는 기구) 복원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조선에서는 소간의를 바탕으로 혜성이나 객성(초신성·신성)을 관측하고 ‘측후단자(測候單子·관측한 내용을 기록한 문서)’를 남겼지요. 이들 천문현상 기록 중에는 한국에만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고천문학에 서서히 물들었던 거죠. 한글판 조선왕조 실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원문을 보게 되었고, 한문을 더 잘 읽어내기 위해서 사서삼경도 읽기 시작했죠. 한문을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만 요즘도 관상감에서 펴낸 책들을 읽으면서 한문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고천문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주장하는데.☞ 현대도 마찬가지이지만 천문학은 과학 지식의 출발이자 발달 과정을 품고 있으며 집대성된 분야입니다. 과거 천문학을 통해 지식을 찾아가는 인류의 도전과 그렇게 얻은 지식을 인류 문명을 위해 접목한 과정을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한 거죠. 기술은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금방 선진국 수준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과학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합니다. 과거 지식을 아는 것이 필수고요. 그래야 과학지식은 조금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의 천문 관련 기구나 유물을 복원해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이를 통해 부분적 스토리가 아닌 통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천문박물관은 영국, 중국, 오스트리아, 일본 심지어 터키까지도 있습니다. - 고대 천문학은 왕이나 왕실이 주도했다.☞ 왕은 하늘이 정한다거나 하늘의 아들이니 뭐니 해도 농경시대 일반 백성은 오늘의 무슨 날이며, 언제 씨를 뿌리고 거두는가 가장 중요했던 거죠. 이걸 왕이 역서(달력)를 만들어 오늘은 여름시작(立夏), 오늘은 동지(冬至) 등으로 알려줬습니다. 한양에선 시간도 북을 쳐서 알려주곤 했습니다. 왕의 역할이었던 거죠. 역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측하고, 자료를 모아 계산하고, 예측을 했던 거죠. 이게 과학의 토대지요. 왕이 없는 지금도 날짜의 시작과 계산법은 국가가 정합니다 대한민국의 연호는 서력기원(서기)로 한다는 ‘연호에 관한 법률’이 그 증좌입니다. 1948년 제헌국회는 단기(檀紀)를 사용한다며 연호에 관한 법률을 처음으로 정했다가 1962년에서야 서기로 변경한 겁니다.- 복원했던 천문관측 기구 가운데 가장 놀라웠던 것은.☞ 현종 10년(1669년), 송이영이 만든 자명종 시계인 혼천시계(渾天時計·고려대 소장)입니다. 이 시계는 매우 특이한 기계 시계로, 추를 동력으로 한 장치는 서양적이지만 혼천의가 달려 있는 건 한국 고유의 형식이지요. 이 시계의 근원을 쫓아가면 세종이 기획하고 장영실이 제작하였다는 ‘흠경각루(欽敬閣漏)’에 이릅니다. 흠경각루에는 물시계인 옥루기륜(玉漏機輪·일명 옥루)이 있었는데 현재 국립중앙과학관과 한국천문연구원이 복원 중에 있습니다. 당시 최첨단 과학이 다 집대성된 겁니다. 물시계인 옥루는 15세기 이슬람 과학이 유행시켰던 자동운행 인형을 응용한 것으로 동아시아의 걸작입니다. 외형은 산의 형태로, 시계 장치를 가리고 있습니다. 위에는 혼천의, 중간에는 시각을 알려주는 인형들, 아래에는 12지신과 농사짓는 백성이 있습니다. 이것 자체가 하나의 우주이고, 한글 창제 원리인 천지인(天地人) 정신이 녹아들어 있죠. 옥루는 북한이 1990년대 후반에 복원해 전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는 옥루 내부의 자세한 설명이 없어 복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복원한 옥루와 국립중앙과학관 등이 개발하는 옥루가 서로 차이가 크게 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한이 옥루 복원에 교류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 요즘 가장 복원에 공들이는 천문기구는.☞ 조선의 많은 천문관측기기 가운데 여전히 그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것이 많습니다. 1525년(중종 20년)에 개발한 목륜(目輪)이 대표적인 난제지요. 왕조실록에는 “이순이 전에 혼의-혼상 감수관으로 관상감에 있으면서 ‘목륜’의 제도에 의해 제작한 것을 오늘 진상했습니다(李純向以渾儀渾象監修官, 在觀象監, 因‘目輪’之制, 而造作, 今日進上矣)’라고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과학사학자들은 목륜이 이슬람 천문 관측기기 가운데 하나를 본 뜬 것이라는데 의견이 대체적으로 모입니다. 목륜의 대상이 아스트롤라베(astrolabe·천체 관측기구)인지, 토르퀘툼(torquetum·우주를 입체적으로 축소해 만든 천문 관측기구)인지 논란이 분분하지만, 최근에는 토르퀘툼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놀라운 우리 천문 기구는.☞ 실학박물관이 소장한 ‘혼개통헌의(渾蓋通憲儀)’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류금(1741~1788)이 제작한 이건 우리에겐 ‘아스트롤라베’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아랍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에 다 보급됐을 텐데, 아직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발견됐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이 아스트롤라브가 ‘벽면사분의’로 개선되고 유럽에 전해져 ‘케플러 법칙’이 만들어지게 하는 등 현대 천문학을 열어젖힌 관측기구의 원형입니다. 세계적인 유물이죠. 일본인의 손에 들어갔다가 환수된 문화재여서 더욱 애착이 갑니다. 이 기구의 고리 위쪽에 ‘한양의 위도와 함께 약암 선생을 위해 만든 것(北極出地三十八度 乾隆丁未爲約菴尹先生製)’이라는 기록이 적혀 있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한양 즉 서울의 위도가 38도로 적혀있었던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가장 놀라운 것은 저는 뭐니뭐니해도 경주 첨성대라고 생각합니다. 축조된지 1300여년이 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이지요. 한자리에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경주 첨성대(국보 31호)는 우리 고천문학의 역사와 깊이를 반증합니다. 서울 한양에도 첨성대가 있다는 사실 아세요? - 한양에도 첨성대가 있었다고?☞ 세종대왕이 그 유명한 칠정산을 만들기 위해 경복궁에 관상감 하나를 더 만들었는데, 이 때부터 한양에는 두 개의 관상감이 있었던 거죠. 관상감에는 첨성대가 있었고, 이게 순조 18년(1818년)즈음 ‘관천대’로 불립니다. 그 이전에는 첨성대로 불린거죠. 지금 우리는 첨성대 그러면 경주 첨성대를 가르키는 고유명사로 바뀌었지만, 조선 중기만 해도 첨성대는 천문현상을 관찰하는 곳이란 의미의 보통명사였다고 봅니다. 관상감 첨성대(보물 제1740호)는 현재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현대그룹 본사 부지에 있습니다만 여기에도 곡절이 있습니다. 현대그룹 본사 사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착공에 들어갔는데 그곳이 당시 휘문고교 자리로, 조선시대 관상감 터였습니다. 여기에 있던 첨성대가 사옥 건립에 걸림돌이 되었던 거죠. 이 첨성대를 원서공원으로 옮긴다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에 과거에 있던 자리에서 남쪽으로 10m, 동쪽으로 50m를 옮겨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았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과학사 학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보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과거 천문기록 얼마나 잘 맞나.☞ 조선왕조 실록에 나와 있는 천문기록은 대부분 실제로 관측하여 남긴 것입니다. 당시에는 오늘날의 15분을 시각의 단위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정밀한 기록이라고 말할 수 없지요.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조선에서만 기록된 자료들이 종종 키맨 역할을 합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1437년 전갈자리 신성이나 선조실록에 기록된 1604년 케플러초신성의 일부 기록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과거 천문기록은 나름의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별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데, 그 변화가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가 적어도 수백만년입 걸립니다. 그러니까 망원경이 발견되기 이전의 기록자료까지 동원해야 별들의 변화과정을 좀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고요,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과거 천문기록이 돋보이죠.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일제 강점기 때 제작된 ‘쥐 동상’ ‘수로 덮개’ 등 전시

    일제 강점기 때 제작된 ‘쥐 동상’ ‘수로 덮개’ 등 전시

    서울 용산 다문화·향토사박물관을 채울 유물·자료들은 벌써부터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성장현 구청장은 유물 수집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구민들에게 용산의 역사가 깃든 유물을 기증해 달라고 홍보하는 한편, 지난 5월부터는 지역 내 각국 대사관 대사들과 마라톤 면담을 가지며 자료 기증, 기획전 협조 등을 요청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소중한 유물·자료 94점을 모을 수 있었다. 용산의 아픈 역사를 반추할 수 있는 유물도 여럿이다. 1920년대 경성제국대(현 서울대) 미술과 교수들이 용산경찰서 개소식에 맞춰 제작해 전달한 쥐 동상(가로 13㎝, 높이 25㎝)과 1926년부터 1947년까지 쓰였던 경성부 제2휘장이 남겨진 수로 덮개(가로 41.2㎝, 세로 41.2㎝) 두 점이 대표적이다. 1920년대 후반에서 1940년대 사이에 양조장에서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용산 환삼주조장 술동이(지름 25㎝, 높이 30㎝)도 당대의 예스러운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한다. 1960~70년대 해방촌 정경, 해방촌 아이들 사진, 생활통지표 등 용산 주민들의 생활사를 짚어볼 수 있는 자료도 개인들의 기증으로 수집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향토사·다문화박물관 세우는 용산, 역사문화박물관 특구로

    향토사·다문화박물관 세우는 용산, 역사문화박물관 특구로

    ‘한국 속 작은 지구촌’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가 역사문화 박물관 특구로 거듭난다. 용산구는 내년 ‘역사문화 박물관 특구’ 지정과 용산 향토사·다문화박물관 건립을 함께 추진한다. 이를 통해 우리 근현대사 흔적을 곳곳에 품은 용산의 역사를 후대에 고스란히 전하면서 용산 속 다채로운 세계 문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0일 오후 2시 한강로3가 옛 용산철도병원 본관 앞에서 만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고운 단풍을 뽐내는 담쟁이로 감싸인 붉은 벽돌 건물을 가리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옛 철도병원만큼 용산의 정체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건축물이 있을까요. 용산은 일제 강점기 철도를 중심으로 병원과 학교 등 도시 기반을 다진 곳입니다. 때문에 용산의 근현대사, 주민 삶을 담은 향토사박물관, 그리고 용산에서 퍼져 나간 다양한 해외 문화를 보여주는 다문화박물관으로 삼는 데 이보다 더 어울리는 장소는 없겠죠.”5년에 걸쳐 향토사·다문화박물관 건립을 구상해 온 성 구청장은 최근 2008년 등록문화재 428호로 지정된 옛 철도병원 본관을 박물관 자리로 확정했다. 1904년 러일 전쟁 이후 철도공사로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1907년 처음 지어져 병참기지로 쓰였던 철도병원은 1929년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인 현재의 붉은 벽돌 건물로 신축됐다. 1984년부터 2011년까지는 중앙대 용산병원 연구동으로 쓰였다. 초기 병원 모습을 보여준다는 건축적 가치와 철도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용산의 과거를 담고 있다는 역사적 의미를 함께 지녔다. 성 구청장은 왜 지금 용산에 향토사·다문화박물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 “지금은 이태원관광특구를 중심으로 외국 관광객이 매년 300만명 찾아오고 번성하는 지역이지만 일제 강점기, 6·25전쟁 등 100여년 새 대한민국의 아픔을 고스란히 겪어 온 땅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런 역사가 용산구만의 독창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아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죠. 앞으로도 용산은 곳곳에서 펼쳐지는 재개발과 미군기지 이전, 용산공원 조성 등으로 거대한 변화를 겪게 될 겁니다. 때문에 소실될 수 있는 용산이 지닌 가치를 보존하고 후대에 남기는 작업, 용산의 삶과 문화, 다른 민족의 다양한 문화를 재조명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작업을 지금 해놔야 자라나는 아이들이 깊이 있는 통찰을 얻고 새로운 미래도 그려 나갈 수 있는 것이죠.”지난달 용산 향토사·다문화박물관에 대한 용역 연구를 끝낸 구는 내년 7월쯤 문화체육관광부 심사를 받아 2021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1층에 꾸며질 향토사박물관은 용산 근현대사, 문화, 생활, 교통, 산업 등 주제를 모두 아우르며 다양한 전시기법으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체험, 성찰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2층에 들어설 다문화박물관과 관련, 용산에만 106개 대사관·관저가 몰려 있고 2만여명의 외국인들이 살고 있는 만큼 이런 자산을 충실히 활용해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모을 생각이다. 이를 위해 성 구청장은 지난 5월부터 지역에 둥지를 튼 57개국 주한 외국 대사들과 릴레이 면담을 이어 가며 자료 제공과 기획전 참여 등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벌써부터 다문화박물관 기획전에 참여하고 싶다거나 행여 기획전에서 빠질까 봐 걱정하는 나라가 있을 만큼 관심이 뜨겁다. 박물관을 다채로운 문화와 역사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며 웃었다. 내년 7월 중소기업벤처부에 신청할 ‘역사문화 박물관특구’ 지정도 이와 맞닿은 장기 구상이다. 현재 용산에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전쟁기념관, 백범김구기념관 등 박물관 7곳과 삼성미술관 리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등 미술관 4곳이 자리해 있다. 구는 새로 지을 향토사·다문화박물관, 11곳에 이르는 기존 박물관과 미술관뿐 아니라 용산공예관, 효창공원, 내후년 상반기 문을 열 이봉창기념관, 용산공원 등 지역 내 주요 문화시설을 모두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박물관 투어 버스’도 꾸리기로 했다. “우리 용산은 한 걸음만 걸어도, 한 치의 땅만 봐도 곳곳이 역사의 현장이고 유물 전시장입니다. 용산4구역에서도 재개발이 끝나면 서울시에서 2000평 규모의 부지에 서울시도시건축박물관을 2020년 목표로 세우겠답니다. 이처럼 풍성한 역사문화 콘텐츠와 시설들은 용산의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입니다. 해외 관광객 2000만 시대에 역사문화 박물관특구로 지정돼 더 많은 이들에게 공동체와 역사, 타 문화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고 지역 경제도 살리도록 애쓰겠습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추사 김정희 걸작 ‘불이선란도’ 등 손세기·손창근 컬렉션 304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추사 김정희 걸작 ‘불이선란도’ 등 손세기·손창근 컬렉션 304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북한 개성 출신의 미술품 수장가 손세기(1903~1983)씨의 장남 손창근(89)씨가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걸작 ‘불이선란도’를 포함한 ‘손세기·손창근 컬렉션’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고 박물관이 21일 밝혔다. 부자가 대를 이어 수집한 문화재로 이뤄진 이 컬렉션은 1447년 편찬한 한글 서적 용비어천가의 초간본과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이 서울 장의동 북원에서 마을의 원로들의 장수를 기원하며 연 잔치를 묘사한 ‘복원수회도’가 수록된 화첩, 17세기 서예가 오준과 조문수의 서예 작품 등이 포함됐다. 손세기·손창근 컬렉션은 1972년 국립중앙박물관 ‘한국회화’ 특별전을 비롯해 다수의 전시와 서적에서 소개된 바 있다. 박물관 측은 두 부자의 기증 정신을 기리기 위해 상설전시관 2층 서화관에 ‘손세기·손창근 기념실’을 마련했다. 두 부자의 컬렉션과 함께 국립중앙박물관 서화 소장품을 전시해 우리나라 서화 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꾸릴 예정이다. 기념실의 첫번째 전시는 김정희 서화에 초점을 맞춘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회전’으로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잔서완석루’ 등과 김정희의 제자 허련이 그린 ‘김정희 초상’, 조선 후기 화가 남계우의 ‘호접묘도’, 장승업의 회화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는 22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손씨는 이날 박물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기증식에서 “한 점, 한 점 정도 있고 애착이 가는 물건”이라며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고 고민하다가 박물관에 맡기기로 했다”고 기증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귀중한 유물들을 나 대신 길이길이 잘 보관해 주길 부탁한다”며 “앞으로 내 물건에 대해서 손아무개 기증이라는 설명만 붙여주면 만족하고 감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씨 부자는 유물과 재산을 국가와 학교에 기부해왔다. 손세기는 1974년 서강대에 보물 제1624호로 지정된 ‘양사언 초서’를 비롯한 고서화 200점을 기증했다. 손씨는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회에 연구기금 1억원을 쾌척했고, 2012년에는 50여년간 자비로 가꾼 경기 용인 산림 200만평을 정부에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카이스트에 50억원 상당의 건물과 1억원을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3700년 동안 태아 품고 있던 여성의 미라 발견

    3700년 동안 태아 품고 있던 여성의 미라 발견

    무려 3700년 동안 태아와 함께 묻혀 있던 여성의 미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 예일대학과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공동 연구진이 이집트 남동부 아스완에서 발견한 이 미라는 기원전 1750~1550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집트 고대유물보존위원회는 최근 공식 발표를 통해 이 여성의 사망당시 나이는 25세 전후였으며, 여성의 복부에서는 태어나지 못한 채 죽은 태아의 미라가 함께 발견됐다고 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태아의 머리 방향은 아래쪽을 향하고 있었으며, 이는 태아가 이미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가 돼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태아의 머리는 여성의 골반에 위치해 있었고, 전문가들은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에서 산모와 태아가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여성 미라에게서 골절이 발견됐는데, 이것이 여성과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 중 하나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3700년 전 아이를 낳다가 사망한 이 여성의 유골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수의에 감싸여 있었다. 주변에는 미라를 만드는 과정에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들도 함께 매장돼 있었다. 미라의 무덤에서는 타조알로 만든 구슬도 발견됐는데, 이는 당시 사망한 여성의 가족이 여성의 죽음을 기억하고 명예를 기리기 위해 함께 매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미라의 발견은 고대 누비아 문명을 자세히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연구진은 “미라의 주인이 생존했던 시기는 고대 누비아 문명이 번성했던 당시이며, 이 여성과 함께 매장된 유물이나 무덤의 형식 등을 통해 누비아 문명을 한층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흰개미, 우주서도 보이는 피라미드급 ‘왕국’ 건설하다

    [핵잼 사이언스] 흰개미, 우주서도 보이는 피라미드급 ‘왕국’ 건설하다

    우주에서도 볼 수 있을만큼 거대한 구조물의 제작은 인류 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등 해외 주요언론은 브라질 북부에 건설된 그들만의 '왕국'인 흰개미언덕과 관련된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다소 낯선 용어인 흰개미언덕은 흰개미들이 스스로 흙과 나뭇잎들로 흙더미를 쌓아올린 것을 말한다. 각각의 높이는 2.5m, 지름은 9m 정도로 흰개미들은 이번에 연구지역이 된 브라질 북부 뿐 아니라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 이같은 왕국을 건설했다. 인공위성으로도 관측이 가능한 흰개미언덕은 단순한 둥지는 아니다.흰개미들은 땅 속에 자신의 집을 마련하는데 밖으로 돌출된 이 언덕은 땅 속 굴의 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곧 뜨거운 공기와 과한 습기는 언덕의 환기구를 통해 밖으로 내보내 집의 공기 조절을 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 속으로 이어진 터널을 통해 흰개미는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갖는다. 이번에 영국 샐퍼드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브라질 북부에 건설된 흰개미언덕에 대한 놀라운 연구결과를 내놨다. 먼저 이 지역에 흰개미언덕은 무려 2억 개가 만들어져 있으며 그 범위는 영국 땅 만하게 펼쳐져있다. 또 흰개미언덕을 건설하기 위해 쓰인 흙을 모으면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 약 4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특히 흰개미언덕에 쌓인 흙을 분석한 결과 최소 690년~최대 3820년 전 만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에 참여한 브라질 페이라지산타나 대학 로이 펀치 박사는 "흰개미언덕은 분명 단일 곤충종에 의해 이루어진 세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생명공학의 업적"이라면서 "아마 가장 오래된 흰개미언덕은 인류가 피라미드를 만들던 시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자인 샐퍼드대학 스티븐 마틴 박사는 "브라질 북부 지역의 흰개미언덕은 효율적인 식량 공급 시스템의 결과물로 보인다"면서 "이 지역 흰개미는 1년에 1~2차례 넓은 지역에 떨어지는 낙엽을 먹고산다"고 밝혔다. 이어 "흰개미들이 떼지어 몰려가 식량을 구하기위해 이 터널은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셀 바이올로지(Cell B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경기 여주여주시농업기술센터 신기술보급 ‘대상‘ 영예

    경기 여주시농업기술센터는 ‘맞춤액비 활용 고품질 농산물 생산기술 시범’사업이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한 ‘2018 신기술보급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고 20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에서 주최하는 ‘신기술보급사업 우수사례 경진대회’는 농업 R&D 연구성과를 현장에 확산하고, 신기술보급의 성공적인 정착과 사업관리 강화 및 성과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하는 대회로, 서류와 프리젠테이션 발표심사 등 전국의 경쟁을 거쳐 대상을 선정한다. 시상식은 22일 기술보급사업 종합평가회가 열리는 농촌진흥청에서 개최된다. 여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한 ‘맞춤액비 제조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 생산기술 시범’사업은 양돈농가에서 수거해 온 가축분뇨를 고액분리와 침전 등 처리로 부유물질의 함량을 낮추고, 최적 발효시켜 작물 표준시비량에 따라 부족한 성분을 화학비료로 첨가해 양분 균형을 맞춰주는 사업으로 여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제안하여 2018년부터 2년간 전국 3개 시·군에서 시범적으로 추진 중이며 축산분뇨 처리와 농업인의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여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기고] 지방분권으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기고] 지방분권으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국회의원 시절 ‘지방 살리기 포럼’의 공동대표로 일하면서부터 꾸준히 주장한 것이 있다. 바로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지금의 현실은 암담하기 그지없다. 지방이 소멸하고 있어서다. 이것은 대한민국이 죽어 간다는 신호다. 우리나라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와 같은 처지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면 ‘온전한 지방자치’와 ‘실질적 지방분권’이라는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과거 중앙정부 주도의 경제성장 정책으로 우리는 고속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앙집권식 단일 가치관에 기반한 일률적 정책이 지배한 탓에 지방자치의 본질이 크게 훼손됐다. 고속 성장의 혜택도 특정 지역과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됐다. 한 발 더 나아가 중앙집권은 중앙정부가 매어 놓은 코끼리의 끈처럼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지역의 창의적 정책 추진을 가로막고 있다. 대한민국이 재도약하려면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서 볼 수 있듯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 이제부터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과 나눠 분권성장과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성장전략을 가동해야 한다. 이제 지방자치와 분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됐다. 올 초 우리는 국가의 명운이 달린 대변혁의 시기를 맞았다. ‘19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방분권 개헌에 나선 것이다. 국가의 엔진을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교체하려고 한 것이지만 중앙 정치권의 정파적 논쟁 속에 힘없이 좌초되고 말았다. 현실적으로 개헌이 불가능하다면 정부는 개별 법령을 개정해서라도 실질적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추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위한 길이 아직 멀게만 느껴지는 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247개 지방자치단체로 이뤄져 있다. 국가의 구성원인 지방정부가 권한과 책임을 요구하는 것을 마치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주듯’ 대하는 중앙정부의 자세는 분명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최근 정부는 조직 자율성 확대를 위해 지자체 부단체장을 늘려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구 500만명 이상은 2명, 그 이하는 1명’이라는 식으로 상한을 두는 것은 지방분권의 기본 취지에 맞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미래는 무엇일까? 이 물음에 나는 다시 한번 외친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방에 답이 있다”고. ‘지방의, 지방에 의한, 지방을 위한’ 지방분권 정책으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할 때다. 이제는 중앙정부가 답을 할 차례다.
  • 예술계 인디애나 존슨, 1600년 된 모자이크화 찾아 키프로스에 반환

    예술계 인디애나 존슨, 1600년 된 모자이크화 찾아 키프로스에 반환

    ‘예술계의 인디애나 존스’란 별명으로 통하는 네덜란드인 아더 브랜트가 또 한 건을 해냈다. 이번에는 1970년대 키프로스에서 약탈된 6세기 모자이크화를 모나코의 한 주택에서 찾아내 지난 16일 헤이그 주재 키프로스 대사관을 통해 돌려줬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성인 마르코를 비잔틴 양식으로 표현한 1600년 전 작품인데 키프로스 수도 북동쪽으로 105㎞ 떨어진 파나이아 카나카리아 교회에서 약탈당했다. 브랜트는 거의 2년 동안 유럽 전역을 뒤져 끝내 영국인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브랜트 등은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은 40년도 훨씬 전에 충실한 신앙심으로 모자이크화를 구입했다고 했다”며 “터키의 키프로스 침공 이후 카나카리아 교회에서 약탈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보물이란 얘기를 듣고 겁에 질려 했다”고 밝혔다. 브랜트는 키프로스 대사관에 유물을 넘긴 뒤 “특별한 감회에 휩싸였다. 내 인생 가장 위대한 순간 중 하나였다”고 돌아봤다. 브랜트는 아돌프 히틀러의 관저 앞에 서 있던 두 나치 흉상, 히틀러의 말들을 2015년 찾아낸 이후 잃어버리거나 훔쳐간 예술 작품을 찾아내는 능력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방송은 이 소식을 전하며 예술계를 발칵 뒤집은 절도 사건들을 열거했다. 2002년 반 고흐 박물관 습격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이때 도둑 맞았다가 되찾은 작품들을 모아 따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2년 뒤에는 에드바르드 뭉크의 걸작 ‘절규’와 ‘마돈나’가 노르웨이 오슬로의 박물관 벽에서 절취당했지만 2006년 돌아왔다. 다른 버전의 ‘절규’ 역시 1994년 오슬로의 국립예술박물관에서 절도 당했다가 영국 탐정들의 끈질긴 추적으로 되찾았다. 2012년에는 로테르담 쿤찰 박물관에서 피카소와 모네, 마티스 등의 작품 일곱 점이 도난당한 일이 있었다. 두 도둑이 징역을 살았는데 둘은 부하레스트 재판 도중 경비요원이 사실은 내통하고 있었으며 몇 작품은 오븐에 넣어졌다고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올해 초에는 2005년 네덜란드 갤러리에서 도둑 맞은 24개 작품 가운데 4개 작품이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우리 주변의 고대 이집트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역사기행] 우리 주변의 고대 이집트

    고대 이집트 문명은 학문의 영역 밖에서도 항상 인기가 높다. 이집트 유물을 소장한 세계 각지의 박물관들은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비고, 피라미드나 스핑크스, 파라오, 오벨리스크 등과 같은 고대 이집트의 유산들은 계속해서 많은 대중 매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집트 마니아’라는 개념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뜨거운 고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은 서구 사회에서는 이집트학이라는 학문의 발전 과정과 그 궤적을 함께해 온 것인데, 다음의 두 가지 상황은 특히 그 대중적 관심이 형성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나폴레옹은 1798년에서 1801년 사이에 프랑스혁명 전쟁의 일환으로 이집트로 원정을 떠났다. 그는 160여명에 이르는 학자들을 원정군과 동행하게끔 했고, 그 덕분에 학자들은 신변의 안전을 보장받는 상태에서 당시 기준에서는 최고로 엄정한 방식으로 이집트 곳곳을 조사할 수 있었다. 이후 프랑스로 돌아온 학자들은 조사한 내용을 1809년에서 1829년에 걸쳐 총 5권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백과사전으로 출간하는데, 그것이 ‘이집트지(誌)’(Description de l’Egypte)다. 아름다운 삽화가 가득한 이 문헌은 연구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됐던 것뿐만이 아니라 연구자가 아닌 이들의 이목을 끌기에도 충분히 흥미로웠다. ‘이집트지’의 출간이 서구 지식인들의 이집트에 대한 관심에 불을 지폈다고 한다면, 그보다 약 120년 후에 이루어진 한 발굴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의 저변을 조금 더 넓혔다고 할 수 있다. 1922년 영국의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는 도굴되지 않은 왕묘를 하나 발견했다. 투탕카멘의 무덤이다. 황금으로 만들어진 유물들이 가득 찬 도굴되지 않은 왕묘의 발굴은 그때까지 유래가 없던 일이었던지라 세계 유수의 언론들은 이 발굴 소식을 연일 특보로 보도했다. 더욱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발굴팀으로 파견된 전문 사진사 해리 버튼의 사진 덕분에 유럽과 북미의 시민들은 발굴 소식을 생생한 이미지와 함께 거의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투탕카멘의 저주’와 같은 괴담이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그런 괴담들조차도 오히려 고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대 이집트에 관한 학문적 전통이 전혀 없는 한국에서도 고대 이집트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상당히 뜨겁다. 그 실례로 2017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이집트 보물전’은 총관람객 숫자가 30만명이 넘었을 정도로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여러 테마파크나 워터파크에서도 고대 이집트를 테마로 만들어진 조형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 조형물들은 대부분 고증을 거치지 않은 채 피상적으로 이미지만 가져와서 만들어진 것이다. 예컨대 여신 이시스나 하토르에게 사용되는 암소 뿔과 태양으로 이루어진 머리 장식을 남성 모습의 조형물이 쓰고 있는 식이다. 조형물에 사용된 모티브들이 과거 어느 시점에서는 분명한 맥락을 갖고 사용되던 진짜 역사적 산물임을 감안할 때 사실성이 떨어지는 이런 재현이 갖는 의미는 제한적일뿐더러 어떤 대상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학문적 성취는 상호 의존적이라는 점에서 이런 고증이 생략된 재현은 조금 아쉽다. 그런 측면에서 2017년에 출시된 게임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은 고대 이집트 문화가 성공적으로 재현된 대중문화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게임의 제작 과정에는 전문 이집트학자가 직접 참여해 게임의 다양한 측면을 꼼꼼하게 고증했다. 언젠가는 엄정한 고증을 토대로 재현된 고대 이집트를 한국에서도 만나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김정환 서울시의원 “특정단체 전유물로 전락한 한강드론공원 지적”

    지난 11월 13일 개최된 서울특별시의회 제284회 정례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한강사업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김정환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구 제1선거구)은 ‘광나루 한강드론공원’이 특정단체에 의해 독점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였다. 한강 광나루지구에 위치한 ‘한강드론공원’은 2016년 6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개장하여 운영인 시설로, 별도의 승인 절차없이 12kg이하의 취미용 드론을 150m 미만 상공까지 날릴 수 있다. 서울의 경우 대부분 지역이 비행통제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드론 비행시 국가승인을 받아야 하기때문에 이용이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광나루 한강드론공원’에서는 별도의 승인절차 없이 자유롭게 드론을 즐길 수 있어, 개장당시 드론 일반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와같은 일반 이용자의 기대와 관심과는 달리 ‘광나루 한강드론공원’ 이용은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한국모형항공협회에서 안전관리, 이용자교육 등을 시행하면서, 협회가 화·목·토·일요일과 법정공휴일에 회원들만 비행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협회의 독점적 공원이용에 대해서는 일반 이용자의 민원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윤영철 한강사업본부장은 한국모형항공협회가 서울시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안전관리의 목적으로 드론공원에 상주하며 우선적 사용권한을 갖는 것이라 해명하였으나, 김정환의원은 작년에 이어 ‘광나루 한강드론공원’의 독점적 사용이 지적되고 있는 바 이에 대한 조치가 반드시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김정환 의원은 한강이 서울 시민 누구나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듯이, 서울 대부분 지역이 비행통제가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광나루 한강드론공원’에서 드론 일반 사용자들의 이용이 제한되어서는 안될 것임을 강조하며, 한강드론공원의 독점관리와 사용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요구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T업계, 생태계 확장 ‘개발자 콘퍼런스’ 공들인다

    플랫폼 외연 확대 절실해 중요성 커져 회의 규모 키우고 학생·일반인에 개방 삼성SDS 첫 콘퍼런스 ‘테크토닉’ 개최 삼성전자 20일 국내서 ‘빅스비’ 첫 회의 LG전자 혁신 공유… KT도 외연 넓히기 정보기술(IT) 업계가 ‘개발자 콘퍼런스´에 최근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신기술 및 개발 동향을 공유하고 회사의 차기 핵심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개발자 회의는 프로그래머 등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스마트홈, 로봇, 빅데이터 등 플랫폼의 외부 생태계 확장이 절실해지면서 오픈 소스 개방, 유통·게임 분야 등 서드파티(외부 협력사) 협력, 소비자 마케팅까지 개발자 회의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각사별로 개발자 회의의 규모를 키우는 한편 학생, 일반인에게까지 개방 범위도 대폭 늘려 가는 추세다. 삼성SDS는 15일 잠실 캠퍼스에서 자사 최초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테크토닉 2018’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선 자사 AI 오픈소스 버전인 ‘브라이틱스 스튜디오’를 처음 공개하고,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사업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IT 서비스 업체 중 가장 많은 개발자가 근무하는 삼성SDS가 개발자 생태계 확장을 위해 처음 연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날 홍원표 대표이사(사장)는 “다양한 혁신 기술,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는 이번 행사를 매년 치를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만 진행해 오던 개발자 행사를 국내서도 정례화하기로 했다. 오는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빅스비 개발자 데이’가 전초전 격이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콘퍼런스’(SDC)를 비롯해 관련 행사들이 해외에선 열리고 있지만, 자사 AI 엔진 ‘빅스비’ 관련 국내 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 글로벌 IT 기업들의 AI 엔진이 다양한 기기·서비스 연동을 넓히고 있지만, 빅스비는 ‘상대적으로 앱이 부실하다’는 지적에 삼성은 외연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행사에서는 국내 사업자들이 빅스비에 비즈니스를 연동하는 사례가 발표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 플랫폼에 국내외 개발진 참여를 독려해 생태계를 넓히기 위한 차원”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8일 폐막한 SDC에서 누구든지 빅스비 관련 앱을 개발할 수 있는 통합개발도구 ‘개발자 스튜디오’가 공개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는 지난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제1회 AI 빅데이터 데이´를 열고 로봇 관련 빅데이터, AI 혁신 사례를 계열사별로 공유했다. 그룹 차원에서 새 먹거리로 주력하고 있는 로봇 등의 분야에서 ‘열린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하는 게 회사의 전략이다. 통신사들도 각기 생태계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 KT가 지난달 29일 개최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콘퍼런스’ 역시 올해 처음 기획된 행사인데, 이례적으로 일반인에게 문호를 열었다. 지난달 24일 ‘누구 콘퍼런스’를 연 SK텔레콤은 자사 AI 오픈 플랫폼 ‘누구 디벨로퍼스’의 기술 및 활용법을 공개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팀킴’ “감독이 팬이 준 편지 뜯어봐…더이상 함께 컬링 불가”

    ‘팀킴’ “감독이 팬이 준 편지 뜯어봐…더이상 함께 컬링 불가”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이 지도자 가족의 전횡을 추가로 폭로했다. 김은정,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로 이뤄진 ‘팀 킴’ 선수들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호소에 나섰다. 경북체육회 컬링팀을 지도하는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 김민정 감독, 장반석 감독의 ‘부당한 처사’를 최근 공개한 데 이어 다시 취재진 앞에 서서 상황 설명에 나선 것이다. 이들의 비판 대상인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 김 감독과 장반석 감독은 부부 사이다. 팀의 주장인 김은정은 “그들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교수님이 원하는 정도만 성장하면 그 이후에는 방해하신다. 조직보다 선수들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감독단은 저희가 외부와 연결돼 있거나 더 성장하면 자신들이 우리를 조절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면 ‘왜 대화하느냐’라며 궁금해 하셨다. 인터뷰를 막는 것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어떤 내용의 편지가 오는지 알고 싶어 한다”며 “우리는 외부와 차단돼서 아무것도 못한다. 교수님이 말씀하시는 것만 듣게 만드는 방법의 하나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정은 “교수님 가족과 교수님은 우리나라 컬링에 큰 역할을 하고 싶어 하시고 그 위에서 자신 의 뜻대로 컬링을 돌아가게 하고 싶어 하신다. 거기에 선수들을 이용한다”며 “선수의 성장을 막는 이유는 그 단 한 가지다. 모든 게 교수님이 원하시는 사적인 욕심으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도 예전에는 그들과 가족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림픽을 지나오면서 답을 찾았다. 결국은 그 가족만 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고 덧붙였다. 김선영은 “선수들은 팬들이 준 선물과 편지를 모두 포장이 뜯긴 상태로 받았다”며 “감독이 먼저 편지와 내용물을 보시고 저희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근본적인 원인은 교수와 가족이 하고 싶은 대로 이끌어가고 싶어서 이렇게 하는 것이라 판단한다”며 “대한민국 컬링이 발전하고 인기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보다는 ‘결국 컬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말씀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다음은 선수 대표로 김선영이 발표한 호소문 전문- 진정한 가족 스포츠는 서로를 존중하고 충분히 소통하고 최대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 가족이라 칭하는 틀 안에서 억압, 폭언, 부당함, 부조리에 불안해 하고 무력감과 좌절감 속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팀킴은 존재할 수 없고 운동을 그만 둬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내어 대한체육회, 경상북도, 의성군에 호소문을 낸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감독단에서 반박한 내용을 보면 저희들의 호소문이 전부 거짓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왜 호소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쓰지 않으시는 감독단의 반박에 대하여 진실을 말씀드리고 저희가 왜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는지 다시 한번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먼저 장반석 감독님께서 반박하신 내용 중 어린이집 행사에 사전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은 일방적으로 통보하신 것을 사전에 협의했던 것처럼 말씀하신 것입니다. 장 감독님이 유치원 행사 관련하여 말씀하신 5월3일에는 선수들은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5월 중순경 선수들이 어떤 일인지 김 감독님에게 물어보았으나 김 감독님은 장 감독님 개인적인 일이라 자기는 모른다 하며 대답을 회피하셨습니다. 하루 전날인 5월24일 밤 11시51분 운동회 일정표를 뒤늦게 보내주었지만 아들 운동회니 못하겠다 라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장 감독님은 김은정 선수 본인이 성화봉송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조직위에 전달하였다 들었습니다. 하지만 김은정 선수는 패럴림픽 성화봉송과 관련하여 아무런 내용도 들은 적 없고 성화봉송 행사 일을 앞두고 행사에 참석하라는 통보를 장 감독님에게 받았습니다. 패럴림픽 행사장 조직위 관계자분께서 은정 선수 섭외가 너무 힘들었고 안오시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많았다는 상황을 듣고 어떻게 된 일인지 영문을 알 수 없었습니다. 행사 이후 김민정 감독님은 김경두 교수님의 배려와 노력으로 김은정 선수를 성화봉송 최종주자로 만들었다고 기자에게 인터뷰 하였습니다. 선수들 동의 하에 통장을 개설하였다고 장 감독님이 주장하시는 것에 대해서는 2015년에 상금통장으로 사용할 통장을 개설한다고 선수들에게 통보만 하였습니다. 사전에 김경두 교수님 명의로 진행할 것이다라는 것은 언급해 준 것이 없었고 선수들에게 동의를 구한 적도 전혀 없었습니다. 장 감독님이 공개한 내역서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2018년 올림픽 종료 시까지 상금의 입출금에 대해서는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습니다. 2018년 7월에 장 감독님이 직접 작성한 지출내역서에 장비구입내역이라 말씀하시며 서명하라 하셨습니다. 장 감독님이 상금통장 사용의 증거로 제시한 내역서는 전체적인 상금의 사용내역이 아닌, 장비 구입 내역과 소정의 교통비, 식비입니다. 세부적인 사용 내역에 대하여 장 감독님이 일방적인 통보만 하였을 뿐 그 어떤 사전 동의도 없었습니다. 저희는 감사에서 이와 관련하여 통장 사본, 영수증, 잔액의 현황과 세부 사용 내역이 밝혀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행사 및 기금, 포상금 관련하여 주최 측에서 선수 개인에게 입금해준 격려금은 선수 개인계좌로 모두 입금되었으나 팀이름으로 받은 격려금은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장 감독님이 증거로 배포하신 고운사 1200만원도 카톡에서 의견만 물었을 뿐 그 후로 언제, 얼마큼 사용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고운사 외에도, 기사에도 언급이 된 의성군민 기금 또한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김은정 선수와 관련해서도 결혼을 하였으니 새로운 스킵을 준비해야 했다고 장 감독님이 주장하였는데 올림픽 이전에도 이미 김은정 선수의 입지를 줄이려 하고 있었고 결혼을 한 후에는 다른 선수들이 이해할 수 없는 포지션 변경에 대한 훈련을 강요하였습니다. 팀을 나누고 숙소까지 떨어뜨려 놓으며 선수들을 분리시켜 놓은 것은 어떻게 설명하실지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단순 김은정 선수만이 아닌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는 목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결혼 후 임신을 계획한다는 이유로 여자 선수로서 운동을 그만 두어야 하는지도 저희는 의문입니다. 호소문 이외에도, 올림픽 이후에 저희에게 온 팬분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습니다. 팀으로 온 선물들은 이해할 수 있으나, 선수 개인에게 온 선물들과 편지를 다 뜯어서 먼저 감독님이 확인하시고 선수들에게 준 것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올림픽 준비과정과 올림픽 기간 포함 약 3년동안 선수들과 함께한 외국인 코치 피터 갤런트가 제3자의 입장에서 그당시 팀의 상황을 말한 입장문을 첨부하였으니,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감독단에서는 저희의 호소문의 많은 내용중 일부에 대해서만 반박을 하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폭언과 억압에 관련한 내용에 대해서는 전면부인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훈련, 팀 사유화 인권에 대해 아무런 말씀이 없으십니다. 저희 선수들은 현재까지 언론에 나온 문제들보다 최초에 호소문에서 밝혔던 팀 사유화, 인권, 훈련적인 부분이 더욱더 세세히 밝혀지고, 근본적인 원인 해결되길 바랍니다. 저희 팀킴은 이번 호소문을 계기로 많은 기자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서 저희가 처한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용기를 북돋아 주신데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요청드리는 사항은 3가지입니다. 첫째, 저희가 호소문을 작성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호소문에서 밝혔듯이, 저희 팀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감독단과는 더 이상 운동을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사에서 더욱더 철저히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둘째, 컬링을 계속하려면 훈련장이 있어야 합니다. 의성컬링훈련원에서 계속 훈련 할 수 있도록, 훈련원이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완벽하게 분리되길 바랍니다. 셋째, 저희 팀을 제대로 훈련시켜주고 이끌어줄 감독단이 필요합니다. 컬링 선수로서 운동을 계속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더 큰 목표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를 통해 모든 진실들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저희 선수들도 감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습니다. 저희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팀킴을 잊지 않고 응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과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후원사에게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저희의 호소를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죽은 시인의 사회를 찾아서 - 서울교육박물관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죽은 시인의 사회를 찾아서 - 서울교육박물관

    “그냥 모르는 문제가 없었어요.” 1999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자가 드디어 등장한다. 서울 한성과학고 3학년 오승은 양(당시 18세)이 400점 만점을 받았다. 1968년 예비고사가 도입된 후 처음이었다. 만점 비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수능 만점자만이 대답할 수 있는 역대급 답변이 등장한 것이다.올해도 수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2019학년도 입시 시즌은 시작되었다. 이번 수능 응시생은 총 59만 4924명으로 이중 현 고3 학생들은 소위 ‘밀레니엄 베이비’라고 불리는 학생들이다. 따라서 이번 2019학년도 수능은 밀레니엄 베이비들이 치르는 첫 대학 입시인 셈이다.사실 대한민국에서의 대학 입시는 신분 상승과 계층 이동의 수단으로 줄곧 인식되어 왔다. 더구나 예전 7,80년대 경제개발 시기 이후에는 이런 믿음이 더욱더 공고해져서 대학과 학과의 선택이 곧 삶의 선택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이러한 시절을 온몸으로 갈아 내고 버텨낸 세대인 지금의 대한민국 부모님들에게 자녀의 대학 입시 결과는 곧 자녀가 앞으로 살아갈 운명 그 자체인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입시 교육과 관련된 정부 정책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관심속에서도 살얼음판을 걸어야만 했다. 지금도 수능이니, 학종이니 하는 대학 입시와 관련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리도 치열한 우리나라 입시 교육이 걸어온 길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정독도서관에 위치한 서울교육박물관이다.서울교육박물관은 정독도서관 입구에 위치한다. 나이 지긋한 서울 토박이들에게 정독 도서관의 의미는 남다르다. 왜냐하면 바로 우리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많이 거쳐간 경기고등학교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예전 붉은 흙이 많다 하여 홍현(紅峴)이라고도 불리운 이곳은 겸재 정선이 인앙제색도를 바라본 자리이기도 하고, 조선의 개화세력이었던 김오균, 서재필의 집터가 있던 땅이기도 하였다. 여하튼 이 터에 있던 경기고등학교가 1976년에 강남으로 이전하고 이듬해 1977년에 정독도서관이 만들어 진다. 바로 정독도서관의 건물 중 역사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한 동(棟)을 1995년 6월 15일에 서울교육사료관 개관하였다. 이후 2011년 2월에는 서울교육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현재 서울교육박물관에 보유된 교육 관련 자료는 총 13,540점이며 이 중 1,309점이 전시중이다. 130여 평의 전시장은 상설전시실과 특별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삼국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우리나라 교육의 발전 모습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교육제도, 교육과정, 교육기관, 교육활동 등에 관한 각종 도표, 사진, 유물 등이 시대별로 잘 전시되어 있다. 특히 '교육과정기 전시실'에는 철수와 영희 그리고 바둑이가 주인공이었던 콩나물교실, 검은 교복에 하얀 칼라를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했던 교문 앞, 얼룩무늬 교련복의 고등학생들이 군사훈련을 받고 있는 옆자리에 오늘의 학생들이 컴퓨터와 함께 공부하고 있는 모습들이 생생하게 꾸며져 있다. 또한 이 곳에서는 관람객들이 7차에 걸쳐 개정된 우리나라 교육과정과 그에 따라 바뀌는 입시 교육의 전 과정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지난 40여 년간의 우리나라 입시의 변화도 생생히 느낄 수 있다.이외에도 서울교육박물관에는 서울시내 옛 고등학교 교복, 배지, 가방, 무시험 추첨기, 교과서, 풍금 등 오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물품들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서울교육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방문지야? - 삼청동을 방문한다면 한 번은 가 볼만하다. 2. 누구와 함께? - 부모님이나 어린 자녀와 함께, 연인들과 함께. 3. 가는 방법은? - 정독도서관 입구.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도보로 10분 4. 감탄하는 점은? - 서울 시내 고등학교의 여러 역사들. 삼청동 내에서 조용한 시간.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복잡한 주변 거리와 달리 한산하다. 6. 꼭 봐야할 전시물은? - 무시험 추첨기, 고등학교 배지, 교복, 교과서 등 7. 관람 예상 소요시간은? - 여유를 가지고 돌아보아도 20분.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edumuseum.sen.go.kr/edumuseum/index.do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삼청동길, 경복궁, 북촌, 인사동 등등 10. 총평 및 당부사항 - 정독도서관 내에 위치한 서울교육박물관은 교육전문박물관으로 사료들이 훌륭하다. 정독도서관 내의 정원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한국 전통과학, 왜 변방에 머물렀나

    한국 전통과학, 왜 변방에 머물렀나

    첨성대·측우기·사상의학 등 독창성 보여 수준 낮지 않았지만 세계적 기여는 작아 옛 천문 기록, 태양계·은하 분석에 도움 한의학·신기술 합치면 예방의학 등 발전“중국의 전통과학은 왜 발전하지 못했는가?” 영국의 생화학자 조지프 니덤(1900~1995)은 ‘중국의 과학과 문명’이라는 책을 써 과학사학자로 더 유명하다. 니덤은 13세기까지 서양이 넘볼 수 없을 정도의 과학기술을 가졌던 중국이 근대과학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이유를 찾아 나섰다. 중국 전통과학의 역사를 실증적으로 밝혀냄으로써 중국 과학이 세계 과학사에 있어서 중요한 한 줄기로 자리잡게 됐다. 과학사학자들은 한국의 전통과학에도 똑같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국수주의적 관점이나 무조건적인 배척이라는 양극단을 벗어나 한국의 전통과학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14일 오후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이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전통과학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과천과학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존 전통과학관을 한국과학문명관으로 새롭게 단장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한국 전통과학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인 첨성대, 세계 최초 우량계인 측우기, 표음문자 한글, 중의학과는 다른 철학을 보여주는 한의학인 사상의학이다. 임진왜란 때 사용된 일종의 행글라이더인 비거(飛車)나 포탄인 비격진천뢰도 한국 과학의 독창성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된다.이런 뛰어난 과학기술 유산을 갖고 있음에도 한국 전통과학이 세계 과학사의 변방에 머물러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세계 과학 발전에 기여도가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측우기로 비의 양을 정확히 계측하기는 했지만 세계 다른 지역의 측정 과학 발전에 기여하지 못했고 첨성대나 한글, 사상의학에서 독창성과 우수성은 높지만 세계적 파급력이 미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조발제를 맡은 신동원 전북대 과학학과(과학사) 교수는 “니덤은 세계 각국의 과학을 바다로 향하는 강의 여러 지류로 표현했는데 한국 전통과학의 현재는 이 같은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우리나라 과학유물이나 전통과학기술에 대해서는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들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들은 한국 과학문명을 정확히 읽는 것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에 집중하는 이유는 한국 과학문명의 수준을 외국인들에게 쉽게 알리고 국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개화기 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신 교수는 해석했다. 한국 전통과학문명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과 맥락, 더 나아가 과학기술 전반의 구조와 변천과정을 바탕으로 한 문명론적 시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과학발전에 기여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전통 과학기술은 해당 시대의 정치, 군사, 경제, 복지, 문화부문을 뒷받침해 왔고 동시대 동아시아 주변국들과의 수준과 비교했을 때도 뒤처지지 않았다. 이런 차원에서 볼 때 한국 과학문명 수준을 무시하거나 ‘한국에는 과학문명이 없었다’고 말하기 어렵다.특히 현대 과학적 관점에서 주목받는 분야는 천문학이다. 실제 청동기 시대 천문유적을 비롯해 기원전 1세기 삼국시대 초기부터 천문현상이 기록돼 왔으며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러 수많은 분량의 천문기록이 실록이나 관청의 일기로 남아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최근 고천문연구를 통해 역사문헌 속 천문 현상들이 실제로는 헬리혜성이나 케플러초신성, 태양 흑점과 오로라 활동을 관측한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과거의 천문기록은 천체현상의 통계적 분석은 물론 태양계나 우리 은하 특성을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동의보감과 사상의학으로 대표되는 한의학 역시 현대의학 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통합함으로써 예방의학이나 환자 맞춤형 의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이처럼 잘 보존된 과학문화는 단순히 문화유산으로 가치뿐만 아니라 현대 과학의 발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신 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은 외부 세계의 자극에 대해 어떻게 역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는가를 보여주는 문명의 패턴”이라며 “한국 전통과학이 당대 동아시아 각국과 경쟁하며 발전해 온 모습은 ‘오래된 미래’라는 차원에서 한국 과학이 나갈 길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의성 컬링장, 의성군민도 이용 못했다

    의성 컬링장, 의성군민도 이용 못했다

    군, 공사·유지비 106억 부담에도 김경두 전 연맹 회장대행 사유화 팀킴 “金 허락 없이 훈련도 못해” 결국 60억 들여 새 경기장 건립 중 19일 문체부 감사에 金 측근 반발 “부지를 공짜로 제공받았고 유지·관리에 많은 군청 돈이 들어갔는데 의성 아이들이 한 시간, 1분도 사용하지 못한다면 말이 되는 겁니까?”(37세 의성군민 A씨)  “개인의 소유물인 듯 운영되고 있습니다. 김경두 교수의 허락이 없으면 그 어떤 훈련도 할 수 없고, (다른 지역 주민들은) 장반석·김민정 감독과 친분이 있으면 쉽게 방문할 수 있고, 강습도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 자산인 것처럼 의성훈련장을 사용하고 있고, 그 안에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저희들도 교수님 지시에 따라 일반인들에게 강습도 해주고 있습니다.”(팀 킴 호소문)  2007년 경북 의성에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컬링전용경기장이 공공의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울 만큼 사유화됐다고 보고 의성군이 해결 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김경두(62)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대행이 ‘경북컬링훈련원’ 간판을 내걸고 파행 운영하고 있다는 게 군청의 판단이다. 군청 관계자는 14일 “경기장 건립에 김 전 대행의 공로가 있지만 상당한 군 예산이 12년간 투입된 만큼 정당한 몫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컬링은 사실상 김 전 대행이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김 전 대행은 처음에 고향인 의성 옥산면에 경기장을 지으려 했다가 전전임 군수 시절 읍내 의성체육관 옆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 링크의 빙질을 관리하는 아이스메이킹을 직접 배워 관리할 정도로 김 전 대행은 헌신했고 뚝심있게 건립을 밀어붙였다.  군은 공사비 22억 4000만원 가운데 5억 5000만원을 군 예산으로 지원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01억원의 군비가 유지관리 및 보수 등에 지원됐다. 재정자립도가 10%도 안 되는 지자체로선 상당한 부담이 되는 돈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팀 킴이 한국 컬링에 첫 은메달을 안겨주며 군민들의 관심과 자부심은 높아졌지만 경북컬링훈련원이 군민들에게 강습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고 배척하려고만 했다며 분개하고 있다. “다른 지역 주민들은 돈을 내고 컬링 강습을 받는데 의성군 초·중학생들과 주민들은 얼씬도 하지 못한다”거나 “대표팀이 대회에 출전하면 경기장 문은 늘 잠겨 있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특히 군민 B씨(37)는 “평창 대회가 끝난 뒤 군민 환영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김민정(37) 대표팀 감독이 의성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얘기해 군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고 말했다.  컬링의 저변 확산과 함께 국민들의 높아진 관심을 관광과 접목시키려던 의성군청은 여러 차례 공문을 경북도청, 경북체육회, 경북컬링협회에 보내 의성군민도 함께 이용하도록 하자고 촉구했으나 거의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의성군은 링크 4면을 갖춘 경북컬링훈련원 바로 옆에 60억원을 들여 링크 2면짜리 새 경기장을 내년 6월 완공 목표로 짓고 있다.  군청 관계자는 “(19일부터 시작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특정감사를 계기로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대행의 사위인 장반석(36) 감독은 “감사가 끝날 때까지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며 “군청 쪽이 경북도청과 협의했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런데 지원한 게 전혀 없는 문체부가 왜 훈련원을 감사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팀 킴 선수들은 15일 오전 11시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대행 측이 언론에 밝힌 내용이 진실과 다른 대목들을 조목조목 반박하겠다고 밝히며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함께 훈련했던 피터 갤런트(캐나다)코치의 의견서도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성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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