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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종 때 문서 ‘20공신회맹축’ 국보 승격

    숙종 때 문서 ‘20공신회맹축’ 국보 승격

    조선 숙종 때 공신(功臣)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길이 25m의 왕실 문서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680년(숙종 6년) 8월 30일 열린 회맹제를 기념해 1694년(숙종 20년) 제작한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를 7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회맹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공신들과 함께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이며, 회맹제를 기록한 어람용 문서가 회맹축이다. ‘20공신회맹축’은 종묘사직에 고하는 제문인 회맹문, 1392년 개국공신부터 1680년 보사공신에 이르는 역대 20종의 공신과 그 후손 등 489명의 명단을 기록한 회맹록, 종묘에 올리는 축문과 제문으로 구성돼 있다. 말미에 제작 사유 및 연대를 적었고, ‘시명지보’(施命之寶)라는 국새를 찍어 왕실 문서로서 완벽한 형식을 갖췄다. 길이가 25m 이상인 문서의 양 끝을 붉은색과 파란색 비단으로 덧대고, 위아래를 옥으로 장식한 두루마리 막대로 마무리했다. 문화재청은 “회맹제가 열릴 때마다 어람용 문서를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문헌을 통해 전래가 확인된 회맹축은 3종이며, 이 중 국새가 날인돼 있고 실물이 남아 있는 완전한 형태의 회맹축은 이것이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문화재청은 “숙종 재위 시 공신 지위 부여와 박탈, 회복의 역사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라고 밝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길이 25m 조선 공신 충성서약문 국보 된다

    길이 25m 조선 공신 충성서약문 국보 된다

    조선 숙종 때 공신(功臣)들의 충성 맹세 기록을 담은 길이 25m의 왕실 문서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1680년(숙종 6년) 8월 30일 열린 회맹제를 기념해 1694년(숙종 20년) 제작한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보물 제1513호)를 7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회맹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공신들과 함께 천지신명에게 지내는 제사이며, 회맹제를 기록한 어람용 문서가 회맹축이다. ‘20공신회맹축’은 종묘사직에 고하는 제문인 회맹문, 1392년 개국공신부터 1680년 보사공신에 이르는 역대 20종의 공신과 그 후손 등 489명의 명단을 기록한 회맹록, 종묘에 올리는 축문과 제문으로 구성돼 있다. 말미에 제작 사유 및 연대를 적었고, ‘시명지보’(施命之寶)라는 국새를 찍어 왕실 문서로서 완벽한 형식을 갖췄다. 길이가 25m 이상인 문서의 양 끝을 붉은색과 파란색 비단으로 덧대고, 위아래를 옥으로 장식한 두루마리 막대로 마무리했다.회맹제가 거행되고 14년 후에 회맹축이 조성된 것은 경신환국, 기사환국, 갑술환국 등 서인과 남인 세력 간 정쟁을 거치며 공신 지위 부여와 박탈, 회복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보사공신은 1680년 4월 서인이 집권한 경신환국 때 공을 세운 이들에게 내린 훈호(勳號)였다. 그러나 1689년 숙종의 계비였던 희빈 장씨의 원자 책봉 문제로 남인이 서인을 몰아내고 재집권한 기사환국 때 공신 지위가 박탈되었다가 1694년 폐비 민씨(인현왕후) 복위 운동을 전개한 서인이 재집권하면서 복훈됐다. 문화재청은 “17세기 후반 정치적 상황을 보여주는 사료로 역사·학술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왕실유물 중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크기로 제작된 조선 후기 왕실 공예품의 백미”라고 설명했다. 조선 시대에는 공신회맹제가 있을 때마다 어람용 회맹축을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1910년까지 문헌을 통해 전래가 확인된 회맹축은 3건에 불과하다. 1646년(인조 24)년과 1694년(숙종 20년) 제작된 회맹축, 1728년(영조 4년) 분무공신 녹훈 때의 회맹축 등이다. 이 중 영조 때 만들어진 이십공신회맹축의 실물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고, 1646년에 제작된 보물 제1512호 ‘20공신회맹축-영국공신녹훈후’는 국새가 날인되어 있지 않다. 문화재청은 “어람용이자 형식상·내용상 완전한 형태로 전래된 회맹축은 ‘20공신회맹축-보사공신녹훈후’가 유일하다”고 했다.문화재청은 이와 함께 ‘구미 대둔사 경장’과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1630년(인조 8년)에 조성된 구미 대둔산 경장(經欌· 불교 경전을 보관한 장)은 조선 시대 불교 목공예품 중 명문을 통해 제작 시기가 명확하게 파악된 매우 희소한 사례다. 상주 남장사 영산회 괘불도 및 복장유물은 높이 11m의 대형 불화 1폭과 복장유물로 구성돼 있다. 괘불도는 경상도 지역 화승 23명이 참여해 제작한 것으로, 18세기 후반기 불화의 기준이 되는 작품이다. 문화재청은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보 및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지식인 ‘권위의 가면’을 벗기다

    지식인 ‘권위의 가면’을 벗기다

    대표적인 공연예술 지원사업인 ‘2020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5개 연극 작품이 오는 8일부터 차례로 첫선을 보인다. 주로 ‘경계’에 서서 현대사회를 바라보거나 그동안 외면받거나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내 다양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들로, 관객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기대를 모은다. 우선 극단 김장하는 날의 ‘에볼루션 오브 러브’가 8일부터 17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라 사랑에 대해 묻는다. 인간의 사랑을 사회, 문화, 정치, 철학, 생물학, 심리학적으로 다각도로 풀어낸 다큐멘터리극으로 특히 소외되고 상처받는 사랑에도 주목한다. 기존에 남성 중심으로 쓰인 신화와 영웅담에서 벗어나 여성 중심 서사로 써내려간 현대판 신화물 ‘달걀의 일’(극단 푸른수염)은 경주를 배경으로 여성 고고학자와 유물, 할머니, 남성 등을 한데 모아 가부장 문화를 꼬집고 새로움을 찾는다. 9~1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한 대학을 통해 지성과 권위라는 가면 속에 가려진 지식인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해부하는 고발극 ‘누란누란’(극단 산수유)도 눈에 띈다. 22일부터 3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이어진다. 같은 기간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깐느로 가는 길’(극단 명작옥수수밭)은 1998년 남파 간첩과 전직 안기부 요원의 목숨을 건 영화 제작 프로젝트 과정을 그려낸다. 다양한 오마주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김정일 등장, 소련 해체 등 급격한 사회 변화와 이념과 실존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한다. ‘고역’(공연연구소 탐구생활)은 2018년 입국한 예멘 난민들로 뜨거운 주제가 된 난민을 통해 타인을 수용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다음달 19~28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로 13번째를 맞은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는 총 194개 단체가 지원해 연극 5개, 무용 8개, 전통예술 3개, 창작뮤지컬 4개, 창작오페라 1개 작품이 선정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사]

    ■서울신문 ◇승진 국장급 △논설위원실장 문소영 △경영기획실 IT개발부장 구본양 △편집국 편집2부 선임기자 류기혁 △사회2부 조한종 △디지털비즈니스부장 한정일 △독자서비스국 부국장 겸 신문유통부장 박종덕 △광고국 광고전략부장 임철재 ◇부국장급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김상연 △미래전략연구소 포럼팀장 김은실 △경영기획실 IT개발부 차장 박형석 △편집국 화백 조기영 △편집1부장 김은정 △사회2부 황경근 △광고국 공공영업부장 남건일 △사업국 문화사업부장 고은영 △공공사업부장 윤상윤 △제작국 윤전2부장 김용범 △감사팀장 조원석 ◇부장급 △편집국 편집1부 이건규 △경제부장 김경두 △사회부장 유영규 △체육부장 이제훈 △탐사기획부장 안동환 △온라인뉴스부 신성은 △독자서비스국 신문유통부 최준규 △광고국 광고전략부 차장 김태곤 △사업국 문화사업부 이성준 △제작국 윤전1부 차장 서승필 △기술부장 박승철 △시설안전관리국 전기설비운용부장 장완수 △부동산사업부장 김종현 ◇차장급 △경영기획실 IT개발부 임동혁 △편집국 편집2부 전준영 △정책뉴스부 이현정 △산업부 차장 정서린 △문화부 차장 김기중 △어문부 박수정 △온라인뉴스부 차장 강주리 △나우뉴스부 송현서 △웹제작부 박현주 △독자서비스국 공보전략1부 김재욱 △광고국 영업1부 이승우 △영업2부 김준 △제작국 공정관리부 차장 권정근 △윤전1부 이윤진 △편집제작부 신규득 △시설안전관리국 시설관리부 박순희 △기계설비운용부 이원규 ◇전보 △광고국 부국장 겸 영업1부장 이철행 △제작국 기술위원 김장옥 △ 윤전1부장 함훈섭 △윤전2부장 김용범 △기술부장 박승철 △공정관리부장 홍정수 △시설안전관리국 전기설비운용부장 장완수 △기계설비운용부장 한명구 △소방안전운용부장 황인석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 △국민생명지키기추진단 총괄기획팀장 양소영 △뉴미디어총괄행정관 권대철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 파견 김선종 ■감사원 ◇고위감사공무원 전보 △국토·해양감사국장 조성은 △시설안전감사단장 강성덕 △지방행정감사2국장 장난주 △국방감사단장 유인재 △특별조사국장 최달영 △심의실장 윤승기 ◇과장 신규보임 △대변인실 홍보담당관 안광용 △지방행정감사2국 부산사무소장 임봉근 △심의실 감사품질지원관 김세국 △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 교육운영2과장 정진수 △감사원 과장 김진경 김대현 손동신 김숙동 이상준 임명효 ◇과장 전보 △산업·금융감사국 제1과장 정의탁 △산업·금융감사국 제3과장 박상순 △공공기관감사국 제2과장 심수경 △전략감사단 제2과장 유동욱 △사회·복지감사국 제1과장 심재곤 △사회·복지감사국 제2과장 배준환 △사회·복지감사국 제4과장 김원철 △사회·복지감사국 제5과장 신현승 △지방행정감사1국 제3과장 구경렬 △지방행정감사2국 대전사무소장 김태성 △지방행정감사2국 대구사무소장 전우승 △국방감사단 제2과장 안광훈 △특별조사국 제1과장 권오복 △특별조사국 제3과장 권기대 △특별조사국 제4과장 안병준 △감사청구조사국 제3과장 이지연 △공공감사운영단 공공감사운영심사과장 김탁현 △기획조정실 기획담당관 김태우 △기획조정실 결산담당관 남우점 △적극행정지원단 적극행정지원담당관 신영일 △감찰관실 감찰담당관 정영채 △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 교육운영1과장 박병호 ■보건복지부 ◇임용 △장관정책보좌관 김미남 ■고용노동부 ◇과장급 전보 △서울북부지청장 이창열 △부천지청장 김남정 △의정부지청장 공석원 △평택지청장 김덕곤 △포항지청장 권오형 △구미지청장 이후송 △전주지청장 전현철 △보령지청장 김경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장 김성호 △중앙노동위원회 심판1과장 이병성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 오세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급 전보 △원천기술과장 이준배 △원자력연구개발과장 권기석 △성장동력기획과장 정재욱 △사이버침해대응과장 최미정 ■법제처 ◇고위공무원 전보 △경제법제국장 권태웅 △법제지원국장 윤재웅 △행정법제국 법제심의관 김성원 ◇과장급 전보 △법제조정법제관 이진희 △법제교육과장 진정용 ■통계청 ◇일반 고위직 공무원 임용 △통계교육원장 서운주 ■소방청 ◇소방감 승진 △소방청 119구조구급국장 배덕곤 △인천광역시 소방본부장 이일 △충청남도 소방본부장 조선호 △경상남도 소방본부장 김조일 ◇소방감 전보 △소방청 기획조정관 허석곤 △소방청 소방정책국장 남화영 △중앙소방학교장 김일수 △중앙119구조본부장 최병일 △경상북도 소방본부장 김종근 ■문화재청 ◇국장급 전보 △문화재보존국장 강경환 ◇과장급 임용·전보 △문화재정책국 무형문화재과장 변지현 △문화재보존국 보존정책과장 김동하 △문화재보존국 유형문화재과장 이종희 △문화재활용국 근대문화재과장 장철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학처 교무과장 송인헌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학처 학생과장 이재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 교육기획과장 남상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문화교육원 교육운영과장 유건상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장 노명구 △국립무형유산원 기획운영과장 박관수 △국립무형유산원 전승지원과장 김응례 △국립문화재연구소 연구기획과장 오춘영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장 김성배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문화재연구실장 박형빈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장 임승경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장 이은석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장 김인규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장 유재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기획운영과장 김종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문화재과장 이주헌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장 정영훈 ■조선비즈 △이코노미조선편집장 오광진 △산업부장 전재호 △생활경제부장 유윤정 △정보과학부장 이창환 △금융증권부장 하진수 △경제정책부장 정원석 ■세계일보 ◇승진<편집국> △부장대우 김청중 이정주 △차장대우 한규하 김창환 ◇<디지털미디어국> △차장대우 황현도 김현주 ■IT조선 △취재본부 디지털산업부장 이진 △디지털산업부 차장 김형원 △디지털경제부장 직무대행 유진상 △뉴스레터팀장 이윤정 ■EBS △교양제작부장 김한중 △미래콘텐츠기획프로젝트팀장 백경석 △미래교육기획부장 남내원 △에듀테크부장 고장원 △학습콘텐츠협력제작부장 박성웅 △영어인공지능프로젝트팀장 김윤희 △기술기획부장 정효성 △네트워크기술부장 이정택 △제작기술부장 김호식 △영상기술부장 추신호 △편집부장 이덕희 △광고사업부장 이경미 △정책기획부장 황준성 △홍보부장 이지연 △인사부장 김기홍 △그래픽디자인부장 윤영원 △영상제작부장 김용상 △스튜디오영상부장 정호균
  • 성수대교·삼풍 붕괴현장 뛴 첫 소방헬기 ‘까치2호’ 문화재 된다

    성수대교·삼풍 붕괴현장 뛴 첫 소방헬기 ‘까치2호’ 문화재 된다

    40년 전인 197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운영된 소방헬기 ‘까치 2호’와 1954년 국내에서 생산된 소방 완용펌프 1점이 등록문화재가 된다. 우리나라 최초 소방항공대인 서울소방항공대는 당시 미국 휴즈(현 보잉)로부터 소방헬기 2대를 도입해 까치 1·2호로 이름을 붙였다. 까치 1호는 1996년 항공방제 작업 도중 추락해 폐기처분됐고, 2호는 2005년 6월 퇴역해 현재 보라매시민안전체험관에 전시돼 있다. 까치 2호는 1983년 12월 서울 다동 롯데빌딩 화재와 이듬해 강동구 풍납동·성내동 수해, 19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 1995년 6월 삼풍백화점 붕괴 등 각종 재난사고 현장에 출동했다. 퇴역하기까지 25년 동안 3000회 이상 출동해 2983시간을 비행하며 942명을 구조했다. 수레에 실어 수동으로 소화수를 뿌리는 장비인 국산 완용펌프는 초기 소방기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물로 현재 전국에 4점이 남아있다. 소방청은 경기 안양소방서에서 관리하고 있는 완용펌프가 원형이 잘 보존돼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31일 “소방분야에서는 처음으로 근현대 유물 2점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국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등록예고에 들어갔다”면서 “내년 2월 중 등록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오르고 또 오르면 새 길이 열리더라

    오르고 또 오르면 새 길이 열리더라

    경남 사천에는 남파랑길 34~36코스가 있다. 서정적인 바닷가 마을과 장쾌한 바다를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코스다. 34코스 중간쯤의 노산공원을 들머리 삼아 36코스의 사천 관내 끝자락인 늑도까지 돌아봤다. 34코스는 원래 경남 고성의 하이면사무소에서 사천에 속한 삼천포대교 사거리까지다. 한데 사천의 명소인 남일대 해변 일대에 코로나19가 우려되는 밀집시설이 많아, 부득이 이 일대를 건너뛰어 삼천포항 옆의 노산공원을 들머리 삼았다. 용궁수산시장 등의 명소도 우회해 지났다. 워낙 들고 나는 사람이 많아서다. 대신 남파랑길에 포함되지 않은 무지개 해안도로를 덧붙였다.●추억 선물하는 노산공원 ‘삼천포 아가씨’ 노산공원의 랜드마크는 ‘삼천포 아가씨’ 동상이다. 1965년 발표된 은방울 자매의 동명의 노래와 이듬해 개봉한 동명의 영화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난 2011년 세웠다. 동상이 선 자리는 삼천포항 옆이다. 삼천포 신항, 수산시장 등 번다한 시설들 틈바구니에 이렇게 적요한 공간이 있다는 게 놀랍다. 삼천포 아가씨 동상이 당대를 살아낸 사람들에게 어떤 정서를 안겨 주는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기억 속에 묻혔던 시간과 조우하는 느낌만은 각별하다. 노산공원 위엔 박재삼 문학관이 있다. 이 지역 출신인 박재삼(1933~1997) 시인을 기리는 공간이다. 바다와 맞닿은 곶부리엔 정자도 세웠다. 털썩 주저앉아 삼천포 아가씨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멍때리기’ 맞춤하다. 삼천포 수산시장을 그냥 지나친 건 여러모로 아쉽다. 요즘은 ‘용궁’수산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별주부전의 무대로 알려진 서포면 비토섬에 상응하는 이름이다. 조맹지 문화해설사는 용궁수산시장을 “바가지요금 빼고는 다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만큼 규모가 크고 다양한 갯것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겠다. 코로나가 잠잠해질 무렵 사천 남파랑길을 찾는 이라면 꼭 들러 보길 권한다.●바가지요금 빼고 다 있는 ‘용궁수산시장’ 34코스 끝자락의 대방진굴항은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옛 군항이다. 고려 말 남해안에 극성을 부리던 왜구를 막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도 대방진굴항을 수군 기지로 활용했다고 역사는 전한다. 조롱박 형태의 외양이 이름만큼이나 독특하다. 늙은 팽나무와 느티나무가 전하는 풍경도 웅숭깊다. 느티나무의 수령이 750년을 헤아린다고 하니 대방진굴항이 생길 때부터 이 일대의 모습을 지켜봤을 터다. 35코스는 대방진굴항 위의 삼천포대교 사거리에서 시작된다. 각산봉화대, 실안해안도로 등을 돌아보는 코스다. 다만 주차 등을 고려하면 삼천포대교공원을 기점으로 삼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이 코스의 핵심은 각산봉화대다. 각산 정상(398m) 언저리까지 케이블카가 놓여 편히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남파랑길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역시 걸어서 오르는 게 정도다. 최단 코스는 대방사를 거쳐 올라가는 것이다. 1시간 남짓 발품깨나 팔아야 한다. 각산 정상의 봉화대는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풍경 전망대다. 선조들이 만든 봉화대 앞에 서면 사천 앞에 펼쳐진 너른 바다를 온전히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무엇보다 섬과 섬 사이에 놓인 다리들이 인상적이다. 마치 물수제비 뜨듯 바다 위를 가르고 있다. 저 다리를 건너 그 아래 작은 섬들을 낱낱이 살피며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각산 봉화대서 온전히 담는 사천 앞바다 원래 코스대로라면 각산에서 산분령낚시터, 실안해안도로 등을 거쳐 삼천포대교공원으로 와야 한다. 그러자니 무지개해안도로를 놓치는 것이 너무 아쉽다. 거리와 시간이 다소 늘더라도 이 해안 절경을 빼놓을 순 없다. 무지개해안도로는 용현면 종포~남양동을 잇는 6.2㎞의 해안도로다. 도로 경계석을 무지갯빛으로 칠한 것에서 이름을 얻었다. 빼어난 풍경과 일몰 등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일대의 ‘인싸’(인사이더)들이 즐겨찾는 여행지가 됐다. 그냥 찍어도 ‘그림’인데, ‘인싸’들은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 도로에 물을 뿌려 반영을 만드는 것이다. 파란 하늘과 바다, 빨간 사천대교, 무지갯빛 도로가 데칼코마니 그림처럼 펼쳐진다. 무지개해안도로 너머 바다는 평온하고 ‘좁짝한’(좁고 작다는 뜻의 사투리) 바다다. 오래전 사천해전(1592)이 벌어진 곳. 조맹지 해설사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이 해전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고 한다.●무지개해안도로서 인생사진도 ‘찰칵’ 무지개해안도로와 잇닿은 실안해안도로도 그에 뒤지지 않을 만큼 풍경이 빼어나다. 일몰 풍경의 대명사처럼 평가받는 ‘실안낙조’의 주무대가 바로 여기다. 무지개도로 중간의 사천대교를 넘으면 비토섬이다. 요즘 캠핑족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곳이다. 남파랑길 코스에선 빠졌지만 차박이나 캠핑 등의 숙박지를 찾는다면 고려할 만하다. 36코스가 시작되는 삼천포대교는 유려한 자태가 일품이다. 이 다리부터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을 거치는 동안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로 선정된 빼어난 풍경이 이어진다. 36코스의 사천 쪽 끝자락은 늑도다. 남해 창선도와 이웃해 있다. 늑도는 알면 알수록 독특한 섬이다. 크기는 작아도 선사시대 이야기가 풍성하게 전해온다. 늑도는 섬 전체가 국가지정사적지(450호)다. 비교적 최근인 1970년대 말에 세상에 알려진 뒤 발굴조사를 통해 기원전 2세기~기원후 1세기대의 유물 수만 점이 출토됐다. 대부분 중국 오수전, 일본 야요이계 토기 등 외래계 유물들이어서 초기 철기시대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교역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늑도를 ‘고대의 국제무역항’이라 부르는 건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사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와우! 과학] 가장 오래된 인류의 연삭 도구…35만 년 전 석기 발견

    [와우! 과학] 가장 오래된 인류의 연삭 도구…35만 년 전 석기 발견

    고대 인류가 사용한 가장 오래된 '연삭 도구'가 이스라엘에서 발견됐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북부 타분 동굴에서 발견된 이 도구는 작고 둥근 형태의 자갈이며, 호모 사피엔스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존의 도구보다 5만 년 더 앞선 35만 년 전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하이파대학 연구진은 해당 석기의 재료는 백운석으로 확인됐으며, 아마도 무언가를 갈거나 긁는데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35만 년 전 고대 인류가 동물의 가죽을 이용해 백운석을 둥글게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하고 둥근 형태의 자갈은 고대 인류의 도구로서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최근 고고학자들은 단순한 둥근 자갈 역시 뾰족한 것과 마찬가지로 도구로서 활용됐을 것이라고 판단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석기의 표면에 남아있는 미세한 마모 패턴을 분석한 결과, 둥글고 작은 자갈은 어떤 물체의 표면을 긁는데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고대 인류가 물체의 표면을 긁어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석기를 사용한 시기는 20만 년 전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석기는 이전의 석기와 달리 수직이 아닌 수평운동에 사용됐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고대 인류는 일반적으로 석기를 수직으로 내리치거나 두드리는 동작을 통해 이용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석기는 수평운동에 활용됐다는 것.연구진은 "35만 년 전 석기를 통해 인류의 인지능력 및 운동능력의 진화과정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농업과 식량생산, 고정 거주지 및 사회와 경제의 복잡성 증가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도구는 겉보기에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초기 모습과 인간 진화의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면서 “고대 인류가 주변의 자원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려 한 욕구와 능력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석기는 1960년대에 발굴됐지만, 최근 과거에 발굴된 유물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진가가 확인됐다. 석기가 발견된 타분 동굴은 지난 50만 년 동안의 인류활동을 입증해주는 고고학적 자료가 풍부했으며, 이번에 발견된 것은 35만 년 전 시대와 관련된 위치에서 나온 것이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인류진화 저널(Journal of Human Evolution)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In&Out] 예술품 물납, 보편적 문화 복지국가의 초석/정준모 큐레이터·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In&Out] 예술품 물납, 보편적 문화 복지국가의 초석/정준모 큐레이터·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소장 예산이 15억원에 지나지 않던 시절이었다. 어떤 이는 배부른 소리라고 하거나 너무 많다고 놀랄지 모르겠지만 이 돈으론 당시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유영국 같은 뛰어난 작가들의 변변한 작품 한 점 소장할 수 없었다. 설혹 소장 가능한 작품이 있더라도 1년 예산으로 달랑 1점을 살 순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아시아에서 미술관 전시로는 처음 열렸던 루이즈 부르주아나 한국 근대기를 대표하는 이인성의 ‘경주산곡’(1935) 같은 금쪽같은 작품을 돌려보내거나 다른 미술관에 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던 시절이다. 생각 끝에 외국의 사례를 조사한 뒤 예산부처를 설득해 작품 소장 예산 증액에 나서기로 했다. 학예직들 모두가 덤벼들어 외국의 주요 미술관 작품 구입 예산을 조사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뉴욕현대미술관(MoMA)이나 휘트니, 구겐하임 등 미국은 물론 프랑스·영국의 주요 미술관 작품 소장 예산이 우리보다 적거나 비슷한 것 아닌가. 환율을 잘못 계산한 건지 살폈지만 아니었다. 부랴부랴 도대체 그들은 어떻게 미술사에 빛나는 수작을 그리 많이 소장할 수 있었는지 다시 알아봤다. 방법은 단 하나였다. 정부가 조세제도를 이용해 각종 세금을 예술품으로도 낼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영국은 이미 100여년 전인 1910년 문화재로 상속세를 대신 납부할 수 있는 ‘물납제도’를 시행했다. 1984년부터는 미술품도 물납 품목에 포함시켰다. 영국은 이 제도로 감히 예산으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소장품들을 확보했고, 이렇게 많은 문화재와 미술품의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었다. 세금 감면액보다 실제 물납 예술품 가격이 높아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더 중요한 것은 사적 소유물을 국민과 국가가 소유해 공공재로서 기능해 희박해진 국민국가와 민족이란 개념 대신 문화를 기반으로 기억을 공유하는 공동체 의식을 제고시켜 ‘국민통합’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순기능 때문에 프랑스도 1983년 ‘물납제도’를 도입했다. 후발주자 프랑스는 상속세는 물론 재산세와 토지세도 예술품으로 내도록 했다. 또 2003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혜택을 주는 일명 ‘아야공법’, 즉 ‘메세나와 재단 그리고 협회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 제도는 현금 또는 예술품을 국가에 기부하면 기부액의 90%까지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적극적인 방식이다. 이에 영국도 뒤질세라 2013년부터 ‘문화기증제도’를 도입했다. 한마디로 예술품을 기부해 후일 내야 할 세금을 감면받는 방식이다. 미국은 물납제도는 없지만 예술품을 국가가 아닌 법인화된 미술관·박물관에 기증하면 세금 감면을 확실하게 보장한다. 외국의 사례를 앞다퉈 도입하면서 왜 생계형 복지국가를 넘어 국민 모두 풍요롭게 문화를 누리는 보편적 문화국가로 가는 방법은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세금은 많이 거둬들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공익적 세제’를 위해 우선 예술품의 물납제 도입을 서둘러야겠다.
  • 기록물마다 정보 태그 붙여 관리…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용산

    기록물마다 정보 태그 붙여 관리… 미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용산

    행정박물 등 7종 1만 7600여개 정리자치단체 첫 ‘기록물관리시스템’ 갖춰“모든 사업 백서 만들어 노하우 후대에”“우리가 하는 일 모두 언젠가는 역사가 됩니다. 조선왕조실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된 것처럼 용산구의 공공기록물을 철저히 관리하겠습니다.” 서울 용산구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기록물출입관리시스템을 갖춘 스마트기록관을 구청사에 조성했다고 27일 밝혔다. 기록물 하나하나에 정보를 담은 태그가 부착돼 도난을 방지한다. 말 그대로 ‘스마트’한 시스템을 총망라했다.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다른 지자체에도 문서고가 있지만 스마트기록관은 최신식 시스템을 모두 갖췄다. 기록물을 담은 선반이 전자동으로 움직이는 모빌렉, 보안관리시스템, 항온항습기 등을 마련해 기록물 관리와 보존, 검색에 최적화한 공간이다. 입구에는 업무협약서, 상장, 상패, 방명록 등 주요 행정박물과 간행물을 볼 수 있는 소규모 전시공간도 마련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22일 스마트기록관을 찾아 기록물 검색 기능을 갖춘 단말을 이용해 곳곳을 점검했다. 가장 안쪽에는 감사 및 인사 정보가, 가장 바깥쪽에는 언론 보도 자료가 자리해 있다. 성 구청장이 1998년 6월 기사 스크랩북을 펼치자 민선 2기 구청장으로 새로 취임한 성 구청장 기사가 나왔다. 용산구는 올해 초부터 대통령기록관, 문화재청, 병무청 등에서 기록물 관리에 관한 방법을 배웠다. 지난 10월부터 기존의 문서고를 스마트기록관으로 바꾸는 공사를 진행했다. 각 부서에서 보관 중인 일반 기록물, 간행물, 행정박물, 시청각기록물을 스마트기록관으로 옮겼다. 현재까지 물량은 7종 1만 7600여개에 달한다. 전동 모빌렉으로 공간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어 여유 공간이 30% 정도 남아 있다. 앞서 구는 2012년 재산 목록을 정리해 ‘용산구 재산 현황’ 책자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시가 369억원 상당의 재산을 새롭게 찾아내기도 했다. 스마트기록관 이후에는 근현대사박물관이 기다리고 있다. 내년 말 한강로동에 준공하는 근현대사박물관은 공공기록물과 용산의 생활, 문화, 역사를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현재 2400점의 유물을 수집했다. 기록물 생산에도 박차를 가한다. 올해만 해도 2020년 용산구 통합사례관리 우수사례집 ‘우리들의 희망이야기’, 구청장 연설문집 ‘더불어 잘사는 용산’, 코로나19 백서 ‘K방역의 중심 용산구, 코로나19 300일의 성찰’, 용산기지 역사 3부작의 세 번째 ‘6·25전쟁과 용산기지’를 발간한다. 성 구청장은 “직원들에게 기록물 관리와 생산의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해 왔다”며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백서를 만들고 사업 노하우를 후배 직원들에게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판사꾼’ 엄선한 플레이리스트 숨은 대목 100개 듣고 가세요

    ‘판사꾼’ 엄선한 플레이리스트 숨은 대목 100개 듣고 가세요

    국립창극단의 소리꾼 민은경은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에 작고 아담한 체구로 ‘어린’ 배역으로 자주 무대에 선다. 그러나 그가 내뿜는 강한 에너지는 무대를 가득 채우고도 한참을 울린다. 창극 ‘아비, 방연’의 단종, ‘화선 김홍도’ 속 소년 홍도,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심청, 뮤지컬 ‘서편제’, 완창 판소리까지 그의 목소리에서 터져 나오는 한(恨)의 깊이가 깊고도 오래간다. 작은 거인이 큰일을 벌였다. 유튜브를 통해 판소리 다섯 바탕 속 숨은 눈대목들을 무려 100개나 소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9월부터 매주 한 회씩, 지난 22일까지 15회를 올렸다. 채널명은 ‘판탈롱스’. 명품 편집숍 같은 ‘온라인 판소리 셀렉샵-판소리 듣고 가게’를 이름으로, 바지를 뜻하는 프랑스어 판탈롱과 판소리를 붙인 말이다. “바지가 남자들의 전유물에서 누구나 입는 옷이 된 것처럼, 판소리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판이라는 뜻이에요.”2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민은경은 ‘판탈롱스’에서 스스로 소개하는 말인 “판사꾼” 그 자체였다. ‘판소리를 너무도 사랑하는 소리꾼’은 자신이 내는 소리의 무게와 딛는 발걸음의 목표를 뚜렷이 알고 있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창극과 훌륭한 판소리 입문서이자 동시에 깊이를 더해 줄 참고서 같은 ‘판탈롱스’의 목표는 동일하다. 판소리 본연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20대 땐 소리라면 다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창작 활동도 많이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결국 뿌리를 놓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다잡았죠. 그렇게 기본을 공부할수록 소리를 더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유튜브는 또 다른 무대이자 판소리의 매력을 소개하는 공간이라 무척 공을 들인다. “토막소리만 들어서는 소리에 빠져들기 어려우니 주요 사건의 계기가 된 맥락들을 설명하면 소리를 더 쉽게 받아들일 것 같다”는 마음으로 흥보가 ‘박타는 대목’이나 심청가 ‘심봉사 눈뜨는 대목’ 등 자주 공연되는 대목들의 배경이 된 대목을 소개한다. 흥보가 관아에 갔다가 매를 못 맞고 돌아온 이야기나, 심학규가 스무 살 넘어 눈이 멀게 된 사연 등 판소리 속 풍자와 해학을 ‘판사연(연출)’ 임영욱 연출과 함께 설명한다. 사설과 관람 포인트 설명 뒤엔 고수의 장단에만 맞춰 소리로 풀어낸다. 워낙 탄탄한 판소리 사설과 그의 소리에 더이상 퍼포먼스가 오히려 군더더기다. “클래식이 영원하듯 판소리도 잘 이어져야 하고 앞으로 다섯 바탕을 넘어서 여섯 바탕, 일곱 바탕 등 지금 시대에 맞는 바탕도 생겨나야 한다”는 그의 눈빛이 무대에서만큼 빛난다. “명창 선생님들의 어마어마한 소리 앞에서 저는 아직 한참 남았어요. 후대에 좋은 소리를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할 뿐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전자·IT도 탑승… ‘미래차 삼국지’

    전자·IT도 탑승… ‘미래차 삼국지’

    LG 합작법인 설립… 애플 자율차 계획 ‘美전장 하만 인수’ 삼성도 車산업 추진현대차도 도심항공·로봇 등 사업 다각화자율차 땐 운송 넘어 거대한 스마트폰이동시간 ‘정보·오락’ 먹거리 선점 경쟁최근 전자·정보기술(IT) 업체들이 미래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자동차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기계공학의 정수라고 불리는 내연기관차가 시장을 지배했다면, 앞으로는 전자공학을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애플이 최근 미래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LG전자는 매출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애플은 2024년부터 자율주행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도 2016년 일찌감치 미국의 전자장비 업체 하만을 인수하고 자동차 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 전자·IT 업계가 자동차 산업에 속속 뛰어드는 이유는 앞으로 자동차가 단순한 운송 수단에서 벗어나 하나의 전자기기처럼 인식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자율주행차가 현실화되면 탑승객이 이동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이때 즐길 수 있는 각종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전자·IT 기업이 군침을 삼키는 것이다. 전기차는 부품이 2만~3만개가 들어가는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제조 과정이 단순해 기술력만 있으면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LG는 세계 1위 배터리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까지 보유하고 있어 전기차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OLED는 시야각이 넓어서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 적합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0’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디지털 콕핏 2020’을 공개했다. 삼성은 반도체 분야에 강점이 있고, 삼성SDI(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차량용 디스플레이), 삼성전기(차량용 적층세라믹콘덴서) 등이 계열사로 포진하고 있어 전기차 시장 진출에는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애플 카플레이’로 완성차 업체와 협업해 온 애플은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보안,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에서 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의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는 자동차가 더는 완성차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보고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구현에 속력을 내고, 로봇 기술력을 키우기 위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것은 전자·IT 기업의 자동차 시장 공습을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출범한 현대차는 내년 초 ‘아이오닉5’를 출시하고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 시대를 열어젖힐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2021년은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해로 기록될 것 같다”면서 “앞으로 자동차는 하나의 거대한 스마트폰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숨은 눈대목 찾아드려요” 유튜브로 ‘판소리 셀렉샵’ 낸 소리꾼 민은경

    “숨은 눈대목 찾아드려요” 유튜브로 ‘판소리 셀렉샵’ 낸 소리꾼 민은경

    소리꾼 민은경은 국립창극단의 ‘작은 거인’으로 불린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에 작고 아담한 체구로 ‘어린’ 배역으로 자주 무대에 서지만 그가 내뿜는 강한 에너지는 무대를 가득 채우고도 한참을 울린다. 창극 ‘아비, 방연’의 단종, ‘화선 김홍도’ 속 소년 홍도,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심청, 뮤지컬 ‘서편제’, 완창 판소리까지 그의 목소리에서 터져 나오는 한(恨)의 깊이는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작은 거인이 큰 일을 벌였다. 유뷰트를 통해 판소리 다섯 바탕 속 숨은 눈대목들을 무려 100개나 소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9월부터 매주 한 회씩, 지난 22일 15회를 올렸으니 꽤 장기 프로젝트다. 채널명은 ‘판탈롱스’. 옷가게 중 명품 셀렉샵 같은 콘셉트로 이른바 ‘온라인 판소리 셀렉샵-판소리 듣고 가게’다. ‘판탈롱스’는 바지를 뜻하는 프랑스어 판타롱과 판소리를 붙인 말이다. “남자들의 전유물에서 누구나 입고 있는 옷이 된 바지처럼, 판소리도 누구나 남녀노소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판이라는 뜻이에요.”2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만난 민은경은 ‘판탈롱스’에서 스스로 소개하는 말인 “판사꾼” 그 자체였다. ‘판소리를 너무도 사랑하는 소리꾼’은 자신이 내는 소리의 무게와 딛는 발걸음의 목표를 뚜렷이 알았다.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창극과 훌륭한 판소리 입문서이면서 동시에 깊이를 더해줄 참고서 같은 ‘판탈롱스’의 목표는 같았다. 판소리 본연의 맛과 멋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전통’에 오롯이 집중하는 이유다. “20대 땐 전통 판소리 외에 창작활동도 다양하게 했어요. 둘 다 잘 할 수 있을 거래 생각했는데 결코 쉽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뿌리는 놓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죠. 지금도 다르게 뭔가 해보고 싶다가도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해요. 그러니 갈수록 제가 소리를 더 좋아하게 돼요. 더 좋아져요,” 30대에 창극단 단원으로 몸담아 어느덧 8년째다. 까마득한 명창들의 소리를 그대로 흡수하고 배우며 성장했고, 어느덧 이 소리를 후배들에게도 나눠야할 위치가 됐다. “선생님들의 어마어마한 소리 앞에서 저는 아직 한참 남았어요. 가끔 자괴감도 들어요. 지금 저의 소리를 후대에 물려줘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그동안 창극 무대를 비롯해 여러 무대에서 늘 힘있는 존재감을 선보였다면 이제 그 무대를 더욱 넓고 가깝게 가져가려고 한다. 특히 유튜브는 코로나19로 떠올린 또 다른 무대이자 판소리의 매력을 소개하는 공간이라 무척 공을 들이고 있다. “토막소리만 들어선 소리에 빠져들기 어렵거든요. 주요 사건의 계기가 된 맥락들을 알면 좀 더 쉽게 소리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젊은 소리꾼들의 소리와 가까워지면 명창 선생님들의 소리가 더 깊이 와 닿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완창 판소리를 비롯해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들과 가까워졌다면, 이제는 숨은 눈대목들을 찾아주며 판소리의 깊이에 더 많은 사람들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디딤돌을 내주기로 한 셈이다. ‘판탈롱스’는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이나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 춘향가 속 ‘사랑가‘ 등 무대에서 자주 불려지고 사랑받는 대목이 아닌, 그 대목의 배경이 되는 대목들을 소개한다. 흥보가 관아에 갖다가 매를 못 맞고 돌아오거나 놀보에게 쌀 좀 얻으러 갔다가 오히려 매를 맞고 돌아오는 이야기, 춘향 모친이 이몽룡의 한양행을 반대하는 이유, 심학규가 뛰어난 글솜씨로 청원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스무살 넘어 눈이 멀었기 때문이라는 것 등 판소리 속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숨은 대목들을 알려준다.춘향가 ’퇴령소리‘ 다음에 수궁가 ’약성가‘, 흥보가 ’흥보 매 못맞고 돌아오는 대목‘ 다음에 춘향가 ’이몽룡 장원급제 대목‘ 등 각 대목을 소개하는 순서도 계면조 다음에 평조, 진양조 다음에 자진모리를 선보이는 등 판소리 음조와 장단들을 모두 고려해 매번 변화를 주고 있다. 어떤 대목을 소개할지부터 사설 내용을 다시 들여다 보고 소리를 가다듬어 영상을 촬영하기까지, 한 회의 콘텐츠를 위해 그도 끊임없이 공부를 한다. 2013년 함께 공연을 한 인연이 있는, 판소리를 너무도 사랑하는 연출 ‘판사연’ 임영욱 연출과 함께 사설의 내용과 해당 대목의 관람 포인트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이어 민은경이 고수의 장단에만 맞춰 소리로 풀어낸다. 어떠한 퍼포먼스도 더하지 않고 북 장단에 민은경의 힘 있는 소리만으로도 대목마다의 맛을 전달한다. 50회, 100회쯤 영상을 올리고 나면 구독자들과 함께 모여 지금까지 공부한 대목들을 나누는 공연도 열 계획이다. “클래식이 영원하듯 판소리도 잘 이어져야 하고 앞으로 다섯 바탕을 넘어서 여섯 바탕, 일곱 바탕 등 지금 시대에 맞는 바탕도 생겨나야 한다”는 눈빛이 무대에서 만큼 빛났다. “그런데 명창 선생님들의 어마어마한 소리 앞에서 저는 아직 한참 남았어요. 후대에 좋은 소리를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할 뿐입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제10회 지방행정의 달인] 지역 밀착 분청박물관… 年 방문객 10만명

    [제10회 지방행정의 달인] 지역 밀착 분청박물관… 年 방문객 10만명

    전남 고흥군 분청문화박물관 행정6급 신경숙(53)씨는 도자기 관련 전문박물관 10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조사·연구, 전시 개최 기틀을 마련하고, 28억원 상당의 전시 유물을 무상으로 대여함으로써 예산도 절감하고 수준 높은 전시물을 확보했다. 전국 최초로 이야기박물관인 설화문학실을 만들고 주민들이 유물을 기증하는 운동을 벌여 ‘기증유물 특별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분청문화박물관은 연간 10만명이 방문해 해마다 1억원 이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 베를린 훔볼트 포룸 박물관 개관, 아프리카 등 약탈 유물이 2만점

    베를린 훔볼트 포룸 박물관 개관, 아프리카 등 약탈 유물이 2만점

    독일 베를린 뮤지엄 아일랜드의 훔볼트 포룸 박물관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온라인 개관식을 열었다. 6억 7700만 유로(약 9013억원)를 들여 프레데릭 대제의 왕궁을 박물관으로 재건했는데 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에서 약탈한 유물이 무려 2만 점 가까이나 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으로 꾸미면서 바로크 양식을 되살렸다고 영국 BBC가 소개했다. 이 왕궁은 2차 세계대전 때 공습으로 파손된 뒤 1950년 옛 동독 정부가 아예 파괴하고 공화국 궁전을 지어 동독 의회와 문화레저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번에 박물관으로 복원하면서 이 건물들 역시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 독일 문화재 당국은 이 박물관이 글로벌 문화를 보여주며 통일독일이 관용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을 상징할 것이란 설명을 내놓았다. 모니카 그뤼터 문화미디어부 장관은 “유럽 최대의 문화 프로젝트”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미카엘 뮐러 베를린 시장은 이날 훔볼트 포룸이야 말로 “우리 역사와 세계에서의 위상을 반영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박물관 측은 논란이 되는 유물들은 내년까지 전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1897년 영국군 병사가 나이지리아 에도 주의 베닌 시티에서 훔쳐 온 청동 조각상 등이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유물을 돌려달라고 정식으로 독일 정부에 요청했다.그런데 가장 큰 논란이 됐던 베닌 시티 청동상들은 내년 베를린 민속박물관과 아시아 예술박물관의 개관 기념 전시회에 포함돼 일반에 선보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베닌 시티의 옛 왕궁에서 약탈한 수천 점의 목관악기, 청동과 상아 조각 등 웨스턴 박물관과 개인 소장품 가운데 180점 정도가 관람객들에게 선 보인다는 것이다. 유수프 투가르 독일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는 그뤼터 장관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친필 서한을 보내 유물을 돌려달라고 간청했지만 답장조차 받지 못했다. 베를린의 공공 박물관들을 관리하는 프러시안 문화유산재단의 대변인은 여전히 “공식 반환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독일 역사학자들과 인종차별 반대 단체들은 이 박물관이 이들 유물들이 어디에서 왔고, 유럽으로 어떻게 건너왔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자니아 활동가이며 비정부 기구(NGO)인 베를린 포스트콜로니얼 창립자인 믄야카 수루루 음보로는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많은 전시물이 훔치거나 빼앗거나 약탈됐다”면서 “일부는 전례와 예배 때 쓰였던 것들이었다. 이건 마치 가톨릭 성당에서 제대를 빼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개탄했다. 프랑스 예술사를 전공했으며 약탈 문화재 전문가 베네딕트 사보이는 2017년 훔볼트 국제전문가 위원회에서 물러났는데 약탈 문화재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나 연구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녀는 쥐트도이체 차이퉁 홈페이지 인터뷰를 통해 “이들 예술 작품에 얼마나 많은 핏방울이 떨어져 있는지 알고 싶었다”면서 “연구 조사가 없다면 오늘날 훔볼트 포룸이건, 어떤 민속박물관이건 문을 열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훔볼트 포룸만 약탈 문화재를 소장, 전시하면서 약탈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런던의 대영박물관도 950점의 베냉 청동상들을 소장하고 있지만 반환 요구를 묵살하고 있어 최근 또다시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BBC는 소개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도중 한 의원이 이 박물관의 한국관 규모가 중국관과 일본관의 10분의 1 밖에 안된다고 개탄했는데 약탈 문화재들로 가득한 박물관에 우리 것을 넣어야 한다는 취지의 지적이었는지 어리둥절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팬데믹 시대 암중모색 미술계, 경매 충격과 기증 감동 문화재

    팬데믹 시대 암중모색 미술계, 경매 충격과 기증 감동 문화재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예정됐던 대규모 국제행사가 연기되고, 국공립 미술관이 휴관과 재개관을 반복하면서 미술계도 큰 타격을 받았다. 온라인 전시와 콘텐츠 강화 등으로 팬데믹 시대 새로운 미술 향유의 가능성을 모색했지만 기존 전시를 대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문화재 분야에선 지난 5월 간송 일가가 소장한 보물 불상 2점이 경매에 나와 충격을 준 반면 지난 8월 국보 ‘세한도’의 국가 기증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공 유산으로서 문화재의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비엔날레·아트페어 등 국제행사 취소로 썰렁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올해 미술계는 ‘비엔날레의 해’로 떠들썩했을 것이다. 국내 3대 비엔날레 가운데 광주비엔날레와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내년으로 행사를 미뤘다. 부산비엔날레는 온라인 개막식을 도입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시를 병행하며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전에 비해 축제 분위기는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미술장터인 아트페어도 현장 행사를 취소하고,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창립 이래 처음 온라인 행사로 치러졌다. 지난 11월 예년보다 규모를 줄여 현장 행사를 진행한 아트부산과 대구아트페어는 어려운 여건 속에 그나마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시 위축 분위기 속 ‘박래현전’ 등 주목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국공립 문화예술시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휴관과 재개관을 반복했다. 야심차게 기획한 대형 전시들은 관람객과 숨바꼭질하듯 잠깐씩 만났다가 헤어져야 했다. 갤러리 전시도 위축됐다. 상반기엔 예정된 전시의 70%가량이 취소됐고, 하반기 들어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화랑가엔 여전히 냉기가 감돈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도 운보 김기창의 아내가 아닌 시대를 앞서간 여성 화가로 박래현을 재조명한 국립현대미술관의 ‘삼중통역자’전과 ‘미술관에 書-한국근현대 서예전’ 등은 참신한 기획으로 호평받았다. 한국전쟁 70주년을 기리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낯선 전쟁’, 경기도미술관의 ‘흰 밤 검은 낮’과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광주비엔날레의 특별전 ‘메이투데이’ 등 의미 있는 전시들도 열렸다.●간송家 보물 경매 VS 국민에 안긴 세한도 일제강점기 사재를 털어 수많은 문화재를 지킨 간송 전형필의 후손이 상속세 부담과 미술관 재정난 등으로 보물 불상 2점을 경매 시장에 내놓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유물은 경매에서 유찰됐고, 지난 8월 국립중앙박물관이 경매 시작가인 30억원을 주고 매입해 국가 소유가 됐다. 국보와 보물은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문화재 및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납부하자는 물납제 논의가 다시 제기됐다. 이와 달리 미술품 소장가인 손창근씨는 국보 ‘세한도’를 아무 조건 없이 국가에 기증해 감동을 선사했다. 손씨는 앞서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문화재 304점도 아낌없이 내놓았다. 문화재청은 지난 6일 손씨에게 금관문화훈장 수여 소식을 발표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을 통해 개인 소장 문화재를 금전적 가치로 우선시하는 세태에도 큰 울림을 줬다”고 의미를 짚었다. ■도움주신 분: 김달진 김달진미술연구소장, 반이정 미술평론가, 정준모 큐레이터, 최웅철 한국화랑협회장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150년 자취 감췄던 ‘5000년전 이집트 유물’, 담뱃갑에서 발견

    150년 자취 감췄던 ‘5000년전 이집트 유물’, 담뱃갑에서 발견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유물이자 1872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잃어버린 조각’이 우연한 기회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집트 국적의 한 고고학자의 눈썰미와 끈기 덕분이었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해당 유물은 약 150년 전인 1872년,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 내부에서 발견된 삼나무 조각이다. 당시 유적지에서는 유사한 유물이 총 3점 발견됐는데, 이중 두 개는 현재 영국 대영박물관에 보관돼 있지만, 남은 나무 조각은 한 세기 이상 동안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지난 2001년, 해당 유물이 애버딘대학의 박물관에 기증된 것으로 보인다는 기록이 있었지만 유물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던 지난해 말, 이집트 국적의 큐레이터이자 고고학자인 아비르 엘라다니는 애버딘대학 박물관의 항목을 검토하던 중 예기치 않은 발견을 했다. 아시아 컬렉션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은 철통 케이스의 ‘담뱃갑’이 유물을 보관창고에서 발견한 것. 담뱃갑 안에는 오래된 나무 조각 여러 개가 들어있었다 엘라다니는 “다른 기록과 상호 참조한 뒤, 나무 조각들의 정체가 무엇인 지 바로 알았다. 100년 넘게 사라졌던 5000년 전 이집트 유물이었다”면서 “현재 대학 박물관 컬렉션에는 수십만 개의 항목이 있기 때문에, 이 안에서 사라진 유물을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언뜻 보면 평범한 나무 조각처럼 보이는 이 유물은 5000년 전인 기원전 3341~3094년 전의 삼나무 조각이다. 탄소연대측정 결과 삼나무 조각의 나이는 이집트 최대의 피라미드인 쿠푸왕 피라미드의 건축시기보다 최소 500여 년 앞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나무 조각이 훗날 쿠푸왕 피라미드 건설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한다. 1860년대 중반 이집트로 의료봉사를 갔던 웨인맨 딕슨이 최초 발견했고 이후 애버딘대학의 박물관에 기증된 것으로 보인다. 애버딘 대학 박물관 측은 “이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오래된 나무조각 유물이다. 당시 고대 이집트에서 매우 희귀한 나무였던 덕분에 더욱 잘 관리되어 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발견은 딕슨이 남긴 유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獨 드레스덴 녹색 금고 박물관 털어간 쌍둥이 형제 중 한 명 검거

    獨 드레스덴 녹색 금고 박물관 털어간 쌍둥이 형제 중 한 명 검거

    유럽 최대의 보물 컬렉션으로 통하는 독일 드레스덴의 녹색 금고(Green Vault, Gruenes Gewoelbe) 박물관에 지난해 11월 25일(이하 현지시간) 침입해 진귀한 보물들을 털어간 일당 가운데 쌍둥이 형제의 한 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베를린 경찰은 지난 14일 밤 모함메드 렘모(21)를 다이아몬드 보석류 수십 점을 훔친 혐의로 체포해 다음날 동부 드레스덴으로 압송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다른 쌍둥이 형제인 압둘 마제드 렘모를 체포하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범행에 가담한 일당 중 셋을 검거했던 경찰은 지난달 쌍둥이 형제를 체포하기 위해 비밀 작전을 펼쳤으나 형제는 교묘하게 수색망을 빠져나갔다. 모두 다섯으로 구성된 일당은 “무장 강도 한 건과 두 건의 방화” 혐의를 받고 있는데 베를린에 대대손손 이어진 범죄자 가문의 피붙이들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렘모 가문 사람들은 지난 2017년 베를린의 보데 박물관에 침입해 100㎞ 짜리 금화 동전을 훔쳐간 혐의로 연초에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범행 당일 아침 일찍 이들은 유리창의 철제 틀을 제거한 뒤 유리를 깨부수고 들어가는 대담한 수법을 동원했다. 미리 근처 변전기에 불을 질러 건물의 전력을 끊은 뒤라서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한 명은 도끼로 전시함을 부셨고, 다른 한 명은 다른 캐비넷에 접근하려고 여러 장비를 사용했다. 그날 나중에 드레스덴에서는 자동차 한 대가 불에 탄 채로 발견됐는데 일당이 타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됐다. 세 가지 보석함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는데 루비와 에머랄드, 사파이어 등이었다. 아울러 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칼, 유명한 49캐럿 짜리 드레스덴 흰다이아몬드가 들어간 숄더피스도 훔쳤다. 경찰은 이들의 검거를 돕는 제보자에게 50만 유로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들이 훔쳐간 보물들은 전혀 회수되지 않았다. 유물 전문가들은 파손됐거나 앞으로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박물관 측은 이들이 털어간 유물들이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작센 통치자였으며 나중에 폴란드 국왕에 오른 아우구스투스 대공이 1723년에 모은 이 컬렉션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힌다. 과거 왕궁으로 쓰이던 레지덴슐로스의 여덟개 방을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실로 탈바꿈했다. 방 셋은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공습으로 파괴됐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복원됐다. 녹색 보석함이란 별칭은 방 일부가 청죽(靑竹, malachite green) 빛깔의 페인트로 칠해져 있어 붙여졌다. 가장 진귀한 유물들은 아래 층 역사 섹션에 보관돼 있었는데 보석류와 다른 보물들 3000여점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 페테르 대제로부터 선물받은 648캐럿 사파이어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화재제자리찾기, 의정부 녹양동 ‘아랫선돌’ 도난 신고

    문화재제자리찾기, 의정부 녹양동 ‘아랫선돌’ 도난 신고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는 최근 도난이 확인된 경기 의정부시 녹양동 ‘아랫선돌’의 GPS(인공위성을 활용한 위치 확인 시스템) 좌표를 확인하고, 문화재청에 ‘도난 문화재’로 신고 했다고 14일 밝혔다. 녹양동 ‘아랫선돌’은 지난 2007년 경기도박물관이 발행한 ‘경기도 고인돌’과 ‘의정부 시사’에 기재된 청동기시대 유물로 알려졌다. 형태는 삼각형에 가까우며 크기는 ‘가로 90, 높이 180cm’이다. 녹양동 안동장씨 묘역 근처, 선돌가든 앞마당에 위치해 있다고 쓰여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 관계자는 “경기문화유적지도 3권(2001)에는 녹양동 아랫선돌의 GPS 좌표가 ‘37도 45분 29초/ 127도 01분 03초’로 기록돼 있다”며 “아랫선돌의 사진과 위치가 특정되었으므로 문화재청의 수사로 도난된 선돌을 꼭 되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그래도 이겼다는 트럼프, 2024년 재출마 가능할까

    그래도 이겼다는 트럼프, 2024년 재출마 가능할까

    텍사스 소송 기각당한 트럼프 “아직 끝나지 않았다”대선 번복보다 4년후 재출마 위한 지지세 결집 분석폭스뉴스 설문 결과 무당층 60% 재출마 원치 않아“대중 불만 이용·언변 화려하나 권력 잃으면 급쇠락”마지막 도전으로 평가됐던 텍사스주의 소송을 연방대법원이 기각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지지세’를 유지하면서 2024년 재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재출마 역시 힘들 것이라는 여론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가 전날 녹화해 이날 내보낸 인터뷰에서 선거 불복 소송전에 대해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계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사기 의혹과 바이든의 차남 헌터를 수사할 특별검사를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주도하는 17개주가 지지를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청원까지 넣던 소위 ‘올인 소송’이었다는 점에서 치명타가 불가피하다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텍사스주는 지난 8일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위스콘신, 미시간 등 4개 경합주의 소송 결과를 무효로 해달라며 낸 소송을 대법원은 단 3일만에 신속하게 기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각 결정을 낸 대법원에 대해서도 “법원을 포함한 어떤 판사도 용기가 없었다. 나는 그들에게 매우 실망했다”고 비난했다. 선거 사기를 입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증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크게 이겼다는 주장도 반복했다. 미 언론은 14일 선거인단 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이제는 소송전으로 선거 결과를 뒤집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외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정 선거 프레임에 매달리는 것은 보수 진영 내 자신의 정치적 세력을 유지하고 나아가 2024년 대선 재출마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11일 41.9%로 대선 이후 쭉 40%를 웃돌며 소위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다. 대선 이후 정치 성금 모금액도 2억 달러(2180억원)가 넘는다. 하지만 재출마 역시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폭스뉴스가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에 재출마하기를 원한다는 답변은 37%였고, 57%는 반대했다. 공화당원 중에는 71%가 재출마를 원했지만, 무당층이 60%나 반대했다. 민주당원의 반대는 88%였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을 2차 세계대전 후 반공산주의 열풍으로 미국을 휩쓴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에 빗댔다. 대중의 불만을 이용하고, 화려한 언변으로 자화자찬에 능하지만 일단 권력을 잃고 나면 빠르게 쇠락한다는 것이다. 이어 “트럼프가 2024년에 돌아오는 일은 없다”며 “공화당의 차기 주자들은 2016년처럼 트럼프와 맞서 이길 필요가 없다. 단지 그를 지난 시대의 유물로 보이도록만 하면 된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발견신고·압수 수중문화재’ 도록 발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발견신고·압수 수중문화재’ 도록 발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04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나라 해역에서 발견돼 신고됐거나 도굴되어 압수한 수중문화재 178점을 소개하는 ‘발견신고·압수 수중문화재’ 도록을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도록에는 수중문화재 정보와 고해상도 사진, 상세한 설명을 수록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중에서 발견된 문화재가 국가에 귀속되기까지 처리 절차와 수중발굴조사와 보존처리를 거쳐 전시되거나 교육, 연구자료 등으로 활용되는 과정도 담았다. 수중문화재는 발견 7일 이내에 관할 지자체나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고, 신고 후 90일의 공고 기간동안 정당한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국가가 보관·관리한다. 유물 가치에 따라 신고자에게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지급한다. 도록은 국공립 도서관과 박물관, 연구기관, 지자체 등에 배포되고, 연구소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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