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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깔깔]

    ●길 안내 끝없이 사막이 이어지는 사하라에서 한 남자가 길을 잃었다. 극한의 고통을 견뎌내며 걷다가 겨우 지나가는 한 유목민을 만났다. “정말 반갑습니다. 여기서 오아시스까지는 얼마나 걸립니까?” 그러자 유목민이 대답했다. “곧장 가세요. 그러다 다음주 목요일쯤에 오른쪽으로 꺾으세요.” ●명석함과 지혜로움 사사건건 따지고 드는 대리에게 과장이 묻는다. “자네, 명석함과 지혜로움의 차이를 아나?” “잘 모르겠는데요.” “상사의 말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건 명석함이고, 그걸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건 지혜로움일세.”
  • 주인공의 지혜 뽑아 현장접목

    만화가 단순히 ‘애들이나 보는 책’으로 여기는 시절은 갔다. 만화는 상상력의 보고, 스토리텔링 예술의 결정체, 기호예술의 총아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는 전문경영인(CEO)들도 만화에서 창조경영, 리더십, 통찰력 등 경영에 필요한 지혜를 찾기 위해 만화를 꺼내 든다. 그렇다면 어떤 만화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CEO, 만화에서 경영을 배우다’(장상용 지음, 비전코리아 펴냄)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를테면 허영만의 ‘식객’에서는 요리사, 야채장수, 음식전문컨설턴트를 겸하는 주인공 성찬에게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는 유목형 인간(호모 노마드)의 모습을 발견하고, 프랭크 밀러의 ‘300’에서는 명확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하는 정예의 힘을 익힌다. ‘상식의 허를 찌르는’ 만화가 메가쇼킹의 ‘탐구생활’에서는 역발상의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고우영의 ‘삼국지’(소통과 설득), 우라사와 나오키의 ‘마스터 키튼’(전뇌적 경영), 히로가네 겐시의 ‘시마 과장’(솔직함), 김혜린의 ‘북해의 별’(부드러운 카리스마) 등을 들추고 그 속에 담긴 지혜를 뽑아 낸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열린세상] 황석영 작가의 ‘알타이문화연합’/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황석영 작가의 ‘알타이문화연합’/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몇년 전부터 중앙아시아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로서는 한국의 기업들이 이 지역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고 또 여기 지역민들에게 한국이 ‘기회의 땅’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압축성장을 통해 적빈의 고단함을 오래전에 벗어난 우리가 또 이렇게 여겨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일러 ‘세상의 배꼽’이라 불리는 이 지역 출신 어린 학생들에게 하지만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한다. ‘한국을 조심하라!’ 대륙과 해양에 걸쳐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우리에게 치명적이듯이,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지역의 지정학 역시 이들에게 운명적인 것이다. 우리가 이 지역에 숟가락 하나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몽골에 대한 관심 역시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묘하게도 부시 정부 당시 네오콘의 중국위협론과 맥을 같이한다. 9·11 테러를 계기로 역사상 최초로 중앙아시아에 군사적으로 진출한 미국은, 이어 중국위협론을 내세워 중국포위에 나선다. 그리고 부시의 대테러전쟁에 적극 참여한 몽골은 이후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였다. 공교롭게도 이 무렵 한·몽골 국가연합 혹은 연방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고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박근혜 후보, 그리고 최근의 뉴라이트 일각까지 모두 한·몽골 연합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황석영 작가의 ‘몽골+2코리아’ 혹은 ‘알타이문화연합’론은 위와 적어도 그 흐름은 같이한다. 물론 황 작가의 단상을 그 무슨 ‘론’으로 정리하는 것도 우습고 어울리지 않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 맥에서 보자면 그렇다. 차이를 찾자면 뉴라이트 등의 ‘한·몽골 국가연합’과는 달리, 황 작가의 그것은 ‘남북한+몽골’이라는 점이다. 나아가 그의 ‘남북한+몽골’론은 중앙아시아가 보태져 ‘알타이 문화연합’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여기서 일상적으로 좀 낯설기조차 한 ‘알타이’의 등장은 우리말이 알타이어족에 속하기 때문이다. 해서 찾아보니 알타이어족이 서로는 터키, 동으로는 일본까지, 중국을 빼고 실크로드 전역에 걸쳐 있다. 굳이 인종으로 나누면 튀르크족, 몽골족, 만주-퉁구스족, 한민족 등이 눈에 띈다. 그래서 알타이문화연합을 제대로 하자면 중국, 인도 등을 제외한 터키에서 중앙아시아 대부분을 거쳐 러시아 일부, 만주, 한반도, 일본열도 정도가 그 범위에 든다. 하지만 황 작가의 구상은 여기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만한’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소위 ‘자원부국’이 주로 언급되는데 모르긴 해도 현정부 자원외교 코드를 감안한 것일까. 이 구상의 ‘지적 소유권’을 따지기 전에 나로서는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고 매우 황망했음을 밝힌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적 상상력의 자유속에 무엇이 불가능할까. 하지만 그것이 국제정치적 현실과 만날 때 정치권력의 지원이 없이는 처음부터 모든 것은 실현불가능하다. 정치가 현실인 이상 하늘이 두 쪽 나도 정치는 문학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방법은 문학이 정치가 되는, 곧 권력화되는 도리밖에 없다. 그리고 대개 이는 ‘훼절’로 나타난다. 나아가 대중이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속깊은 관찰과 애정이다. 그러나 황 작가의 국제정치 프로젝트에서 드러나는 것은 자원에 대한 권력의 욕망과 자본의 상업주의, 그리고 신식민주의가 아닐까. 차라리 외세와 저발전에 고통받는 중앙아시아 민중의 인권, 유목생활과 휴대전화의 기괴한 만남에 대한 통찰, 그 속에서 붕괴되는 전통과 공동체, 아시아 소수민족의 문화와 이들 문화의 ‘다양성’이 갖는 에너지와 역동성, 바로 이를 위해 아시아인의 만남이, 그리고 연대와 평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면 그는 굳이 누추한 변명의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게다. 만일 그랬다면 나도 ‘알타이문화연합’에 평생회원으로 가입했을 게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책꽂이]

    ●건축의 거인들, 초대받다(자예 애베이트·마이클 톰셋 지음, 김주연 엮음. 김현정 옮김, 나비장책 펴냄) 1979년 제정된 ‘건축의 노벨상’ 프리츠커상의 역대 수상자 중에서 필립 존슨, 루이스 바라간, 프랭크 게리, 렌조 피아노뿐만 아니라 국내 건축물도 디자인한 렘 쿨하스와 리처드 로저스, 유일한 여성 수상자 자하 하디드 등10명을 다뤘다. 건축에 대한 그들의 생각, 고민을 들여다보며 한국 건축계의 지향을 재고한다. 1만원. ●통의동 일기(김광웅 지음, 생각의 나무 펴냄) 저자가 1999년 5월부터 2002년 5월까지 3년간 초대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면서 매일 쓴 일기.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생각했는지 매일 아침 출근해서 10여분간 전날 기억을 더듬어 꼼꼼히 적었다. 실명을 거론해 우리 사회의 공적 책임을 묻고 있다. 2만 2000원. ●몽골바람에서 길을 찾다(한성호 지음, 멘토프레스 펴냄) 7년간 몽골의 21개 아이막(도청소재지) 중 19개 아이막을 여행한 살아 있는 몽골 이야기. 고비사막(600㎞), 항가이 산맥(800㎞) 등을 자전거로 여행한 이야기를 토대로, ‘이방인에게 아침상을 건네주는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종족’ 유목민의 본질적 삶을 담았다. 1만 4000원. ●판단력비판(임마누엘 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아카넷 펴냄) 40년간 칸트 철학 연구에 매진해온 백종현 서울대 교수가 ‘순수이성비판’(2002년), ‘실천이성비판’(2006년)에 이어 칸트의 3대 비판서를 완역했다. 칸트 철학에 대한 국내외 연구 성과와 우리말 어감을 최대한 반영해 번역하고, 100여쪽의 해제와 90여쪽의 찾아보기를 덧붙여 원문의 이해를 도운 점이 특징이다. 4만 2000원. ●반근대적 상상력의 임계들(차승기 지음, 푸른역사 펴냄) 1930년 후반 전통·세계·주체를 둘러싼 담론을 위기 또는 전환기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식민지 말기 지식시장에서 다양한 담론이 출현해 논의된 과정을 고찰하고, 조선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의 차별성을 되짚어봤다. 1만 8000원.
  • [26일 TV 하이라이트]

    ●MBC스페셜(MBC 오후 10시35분) 올 초 호주의 산불을 비롯해 아프리카의 가뭄, 유럽의 폭염,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동남아시아의 사이클론 등 기후재해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기후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현상들은 모두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깊다.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와 키리바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노력이 시급함을 강조한다.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30분) 13세기 초 건설되어 16세기 중반까지 중앙 안데스 일대를 지배한 잉카제국. 페루의 옛 수도 쿠스코에는 옛 잉카문명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케추아어로 배꼽이라는 뜻의 쿠스코는 잉카인들에게 세계의 중심이었다. 남미 여행가 유원식씨와 함께 잉카 문명의 심장부인 마추픽추로 향한다. ●도전, 골든벨(KBS1 오후 7시10분) 호텔조리학과, 인터넷 비즈니스과, 디지털 정보통신과, 사이버 정보통신과.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취미에 딱 맞춘 특성화 교육의 산실로 정보계열과 조리계열로 양분된 대구 상서여자정보고등학교. 이 학교 학생들이 73대 골든벨을 향해 펼치는 50문제와의 대결을 지켜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50분) 17세기 궁정화가로 세계 3대 명작 중 하나인 ‘시녀들’을 남긴 디에고 벨라스케스. 이 그림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데…. 로댕과 까미유 클로델, 고흐와 시엔. 세기를 막론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유명 연인들 그리고 아인슈타인과 한 여인의 특별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SBS 오후 8시50분) 설란은 금란이 가지고 온 와인을 마신 뒤 잠에 취해 기억 없이 스포츠센터를 또 찾아가 트레이너인 태우를 다시 만난다. 설란과의 우연한 수영장 만남에 강한 인상을 받았던 태우는 스포츠센터 문 앞에서 서성거리는 설란을 보고 그 뒤를 쫓으며 폴라로이드로 설란의 모습을 찍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밤 12시20분) 또래보다 걸음이 늦다고만 생각했었던 수빈이. 4살이 될 무렵까지 걸음걸이가 불안정하고 다리에 힘이 없는 것이 걱정돼 찾은 병원에서는 자세한 병명을 얻을 수가 없었다. 한창 친구들과 함께 동네방네 뛰어 놀 나이인 열 한살 수빈이는 오늘도 집에만 있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몽골은 1년 중 7개월이 겨울이다.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몽골의 유목민들은 나무와 가축의 말린 배설물, 석탄을 연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재료를 이용한 난방은 비효율적이며 흙이나 물의 오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난방을 할 때 배출되는 매연은 더욱 심각한 대기 오염을 일으킨다.
  •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 이야기3] 낙타를 알면 아랍이 보인다

    [이희수 교수의 이슬람 이야기3] 낙타를 알면 아랍이 보인다

    지금은 대도시에서 첨단 생활을 하는 아랍사람들도 50년 전만 해도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살았다. 물이 있는 오아시스에서는 대추야자와 낙타가 주요한 삶의 동반자가 된다. 대추야자는 오아시스의 유일한 식물성 식량이다. 사막을 횡단하던 캐러밴(대상)들이 대추야자 두 알로 한 끼를 해결할 정도로 칼로리가 뛰어나다. 사막의 비상식품인 셈이다. 낙타는 더욱 중요하다. 의식주 생활에 끼치는 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낙타, 생존의 동의어 유목사회에서 가축 사육 선호도는 수송과 이동 기능, 의식주 동반자 기능, 전쟁 수행 보조 역할 등에 의해 결정된다. 낙타는 400kg 이상의 짐을 적재하고 물 한 모금 안 마시고도 400km를 이동해 갈 수 있다. 뜨거운 사막을 횡단하는 대상이나 새로운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아랍 유목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막의 동반자이다. 또한 낙타는 양질의 고기는 물론 풍부한 젖을 공급한다. 낙타 한 마리를 잡으면 적어도 200kg 정도의 고기가 나온다. 5인 한 가족이 매일 2kg(3근 반) 정도의 고기를 소비한다 해도 3~4개월을 견딜 수 있는 주요한 식량이다. 여기서 다양한 육류 보존법이 생겨났다. 훈제와 염제는 기본이고, 향신료나 양념을 바르거나 건조시켜 육포를 만든다. 보존식품은 이처럼 유목사회에서 개발되어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길에서 만난 아랍사람들에게 낙타고기를 먹어 봤느냐고 물어 보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한다. 낙타는 잡아서 고기를 취하는 것보다 살려서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완벽한 생태 순환 동물 우선 낙타는 인간에게 풍부한 젖을 제공해 준다. 가끔은 사람들이 물처럼 낙유를 그냥 마시기도 한다. 마시고 남는 젖은 요구르트(응고상태)를 만들고, 다시 발효시켜 라반(액체 요구르트)으로 만들어 마신다. 남은 젖으로는 수백 종류의 치즈를 만든다. 두부 같은 치즈에서부터 몇 년을 두어도 변하지 않는 바위처럼 딱딱한 다양한 치즈로 식량 문제를 해결한다. 이뿐인가! 버터를 만들고 락토스라는 유당을 추출하여 당분을 해결한다. 말려서 분유나 전지분으로 보관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정발효시켜 젖술을 만드는 일이다. 물론 이슬람이 받아들여진 이후에 술은 금기되었지만, 낙타 젖술은 삶의 애환을 달래고 낭만을 노래하던 유목생활의 청량제였음이 분명하다. 그외 낙타 가죽으로는 텐트나 신발을 만들고, 털로는 카펫이나 깔개를 짠다. 뼈판은 기록이나 그림의 캔버스로 사용한다. 요즘도 이스탄불이나 테헤란, 카이로 등지의 관광지에는 낙타 뼈판에 채색을 하고 판넬 속에 아름다운 미니어처(세밀화)를 그려 판매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낙타오줌은 여인들이 머리 감는 샴푸 대용으로 사용한다. 물이 귀한 생태환경에서 물로 세수나 목욕을 하고 빨래를 한다는 것은 일종의 자연에 대한 도전이요,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여인들은 오줌을 큰 통에 받아 두었다가 날을 잡아 머리를 감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의 사회적 신분이나 부의 척도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그 여자가 얼마나 자주 머리를 감느냐 하는 것이다. 오줌으로 머리 감는 횟수는 바로 소유하는 낙타의 양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관개시설이 완비되고 담수화 시설 덕택에 전통 오아시스촌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그럼 낙타 똥은 어디다 사용할까? 낙타의 배설물은 말려서 훌륭한 연료로 쓴다. 석유는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좀처럼 잘 쓰지 않는다. 낙타 똥은 생각보다는 잘 타서 요리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낙타는 수송과 전쟁에서도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동물이다. 목축과 제한된 오아시스 경작이 주가 되는 경제순환에서 교역은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는 주된 통로이다. 그러나 교역로는 부족 간이나 국가 간에 평화가 유지될 때는 제대로 기능하지만, 평화구도가 깨어지면 금세 약탈과 침략 루트로 돌변한다. 어떤 경우라도 낙타는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낙타 없는 교역이나 전쟁은 상상할 수 없다. 낙타는 생존과 동의어이다. 금기시 되는 돼지고기 반면 이슬람에서는 돼지고기를 철저한 금기 식품으로 금하고 있다. 코란에서도 하느님의 명령으로 돼지고기 금기가 명시되어 있다. 굳이 종교적인 해석이 아니더라도 낙타의 경우처럼 오아시스 생태방정식에 돼지를 적용해 보면 답은 보다 명확하다. 우선 돼지는 지방질과 병원균 함유 때문에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갖춰도 자연 상태에서 부패해 버릴 뿐만 아니라 건조되지 않는다. 낙타 한 마리를 잡아 몇 달이고 가족의 식량을 충당하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보존식품이 불가능하여 바로바로 처분하지 않으면 고기의 기능이 상실되어 버린다. 둘째, 돼지는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젖의 잉여분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 새끼에게도 모자라는 젖을 인간에게 제공해 주지 못함으로써 어마어마한 유제품 음식이 소멸되어 버리는 것이다. 게다가 돼지 가죽, 두꺼운 삼겹살 껍질을 어디다 쓰겠는가? 그리고 돼지 털은? 돼지 뼈와 배설물은 또 어떠한가.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동물의 말린 배설물은 모두 초식동물이다. 돼지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잡식동물이기 때문에 그 똥을 연료로 쓸 수가 없다. 따라서 돼지가 주는 의식주 동반자 기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수송과 이동 기능은 어떤가? 그리고 전쟁 보조 기능은? 너무나 분명하게 돼지고기가 금기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처럼 문화연구는 막연한 것 같지만, 때로는 수학공식 풀듯이 명쾌한 대답이 나오는 법이다. 글·사진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백남준 추모제] 백남준이 남긴 선물

    [백남준 추모제] 백남준이 남긴 선물

    지난 1월 29일은 힘없는 나라의 백성의 한 사람으로 태어나 격동의 20세기를 온몸으로 살다간 세기의 대예술가 백남준이 소천(召天)한 지 3년째 되는 날이다. 백남준에게 역사는 조이스의 말처럼 내가 깨어나길 원하는 악몽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여느 때와 다르게 전시실 안에 조용히 분향소를 차려놓고 국화와 향으로 참배객을 맞았다. ‘무량광명’ ‘무량수명’이라는 아미타불을 상징하는 글귀를 그의 영정 양 옆에 배치하니 모양이 제대로 나왔다. 굿을 하거나 어떤 퍼포먼스도 생략하였다. 미망인도 조카도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 단지 조촐한 분향소를 차리면서, <백남준의 선물 1>이라는 국제세미나 개최 사실을 알렸고, 참석을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사전 예약을 홈페이지에 당부하였다. 2월 3일은 세미나의 프레 오픈 형식으로, 백남준의 가장 절친한 친구 중의 한 명인 마리 바우어마이스터 여사를 초청하여 특별 강연을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가졌다. 이틀간 세미나는 매우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에서 개최되었고, 발표와 토론 속에서 수차례 감동적인 분위기가 터져 나왔다. 그렇다면 백남준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고 얼마만큼 중요한 인물일까? 84년 2천 4백만 시청자들에게 공연된 <굿모닝 미스터 오엘>의 제작을 위해 34년 만에 금의환향을 한 백남준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은 공희에 대한 고마움이 아니라 교환과 투자 대상으로서의 그의 비디오 조각품과 명성에 대한 과도한 선전과 집착이었다. 백남준은 신기한 발명가나 재능 있는 예술가가 아니라 세상 이치를 깨우친 도인처럼, 심지어 세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외계인처럼 어느 날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믿음이 급속도로 희박해져 가는 현대 사회의 거친 정신적 퇴락 과정 속에서, 그는 어떠한 영웅, 천재, 교조, 지배자의 언술이 아니라 자유와 창조의 과업을 성취해 가는 열정적인 유목자로서, 또한 지혜와 유머로 충만한 ‘초인’으로 우리에게 온 것이다. 청년 시절 한때 심취했던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광대>처럼, 그는 공모와 협잡과 경쟁에 물든 시스템 속에서 허름하고 바보스런 단순성으로 사람들을 편하게 대했다. 심지어 남이 자신을 속이는 것에조차 개의치 않았다. 니체의 가르침처럼 거침없음과 어리석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진정 우리가 빠뜨리고 있는 것은 보다 정확한, 보다 많은 소통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는 그것을 이미 너무 많이 갖고 있다) 차라리 생성하고 있을지 모르는 것에 대한, 그것이 우리 자신 속에서 현실화 되는 특이한 시간과 논리에 대한, 그리고 우리들 서로간의 관계에 대한 보다 견실한 믿음의 문제이다. 그 점에 있어 불교는 백남준에게 있어 최상의 깨달음을 제공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첫 전시(1963)가 비디오 아트를 개시하는 역사적인 기념비가 된다는 것을 명석한 청년 백남준은 알았을 것이다. 13대의 TV 모니터의 영상 화면을 조작하는 발상과 매체 혁신 속에는 중요한 사실을 포함하고 있다. 바보상자가 참여적 성격을 띠면서 인상적인 반기술 오브제로 전환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잘려진 검은 소머리를 전시장 바깥 입구에 걸어 입장객에게 일대 정신적 충격을 가했다. 게다가 서양 고전 음악과 현대 음악의 종주국인 독일 국민들 앞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거침없이 부숴버리는 행위를 했다. 이런 일련의 행위 속에는 현대 문명에 억눌린 야생적 사고(Cahier Savage)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내재해 있다. 서구식 근대화, 계몽주의 교육의 추방, 억압해 온 우연과 생명의 법칙을 현대인의 생각과 정서, 일상 안으로 다시 끌어들여 예기치 않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시도이다. 따라서 상극적인 것들 간의 수평적 결합은 평생에 걸친 그의 작업의 모티프였다. 현대의 신화론자인 백남준에게 있어 인간적인 것, 자연적인 것, 기계적인 것이 혼융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 그는 요즘 어법으로 말해 상호학제적 ‘통섭’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테크놀로지를 다루는 방식도 그것을 해석이나 분석 도구로 사용하기보다는 심리적 정서적 감응에 호응하는 인간적 속성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것은 지구의 위성인 달에서 영감을 얻으며, 그것을 대신하는 인공위성을 이용해 새로운 예술을 시도하는 것이다. 1969년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생생한 영상을 보내온 바로 그날은 공교롭게도 백 선생이 출생한 날이기도 하다. 전 인류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TV를 지켜본 바로 그날, 백은 달(위성) 시대의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단지 꿈이 아니라 현실화할 생각을 했을 것이다. 백남준은 달(태음)이 쌍어궁(물고기좌)에 진입하는 타이밍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요한 달밤에 강에 달빛이 가득 드리워지는 이미지는 세종대왕이 죽은 왕후를 그리워하며, 아들(세자)에게 시를 짓게 해 부인에게 바친 <월인천강지곡>을 떠올린다. 부처의 사랑과 자비가 온 세상에 가득함을 비유한 노래다. 달은 청정한 마음, 불성을 의미한다. 백남준의 널리 알려진 <TV 부처>에서 TV 모니터의 표면은 쉼없이 흐르는 물과 같다. 전기의 생명선이 강물의 흐름을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고요한 강물 위로 비춰진 달의 형상처럼 부처의 모습이 은은하게(그는 은은함을 좋아했다) 모니터의 표면에 달처럼 둥실 떠오른다. “달은 인류 최초의 TV”라는 백남준의 멋진 표현처럼 석기 시대를 거슬러 인류의 먼 기억을 어떻게 현재화 할 것인가의 문제 설정은 창조적 감응의 세계로 통하는 신화적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수상기가 없는 빈 TV 케이스에 촛불을 켜놓은 그의 작품은 한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동안 인간이 영토와 공간의 확장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온 태양 중심의 문명이 퇴조하고, 이제 새로운 영적, 우주적 질서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는 영적인 소통, 본성의 것, 파동의 것, 음적인 것에로의 이동을 말해주며, 전 지구적인 문화 변동의 새로운 움직임 속에서 백남준 선생은 가난하고 힘겹게 살아온 백성들 모두에게 신이 내린 큰 선물이라 생각한다. 지나간 20세기 예술의 지성사가 전위 예술의 그루였던 마르셀 뒤샹의 것이었다면, 21세기는 뒤샹의 바깥 세계로 통하는 출구를 만들어낸 백남준의 세기가 되어야 한다. 그는 태양이 달을 보러 물고기궁으로 들어서는 그 시간에, 태양의 문명이 사그라지는 긴 그늘의 시작점에 먼 타향 마이애미 하늘 아래에서 지상에서의 삶을 마감했다. 한국 나이로 74세. 그가 떠난 자리에는 선생이 남기고 간 말, “내일,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다”라는 희망과 예견의 메시지가 마음 속에 긴 여운을 남긴다. 글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 초대관장
  • 머릿속 엉뚱한 상상력 세상 속으로

    머릿속 엉뚱한 상상력 세상 속으로

    인간의 머릿속에는 대체 무엇이 들어 있을까. 손오공이 올라타던 구름 속에는 엔진이 들어있지 않을까. 이런 얼토당토하지 않는 몽상은 대여섯 살 철부지 어린이들의 한여름 꿈결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고 치부하면 오산이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 미술관에서 5월10일까지 열리는 조각가 성동훈의 ‘머릿속의 유목’은 이런 엉뚱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조각을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 제목처럼 어린 시절 상상하며 뛰어놀던 생각들을 조형적으로 표현해 낸 것이다. 이를테면 주전시 작품인 ‘머릿속으로’는 이스터섬 대형 얼굴 석상같이 생긴 높이 235㎝, 가로 145㎝의 대형 콘크리트 얼굴이다. 사람이 다가가면 반으로 쪼개져 열리면서 머릿속을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작업. 그 머릿속에는 뇌혈관 같은 전선이 꿈틀거리는 가운데 스텔스 전투기, 돼지와 호박, 산 위의 거북이, 다산의 여신으로 밀렌도르프 비너스, 열차 등이 돌아다니고 있다. 전투기는 전쟁과 폭력의 역사를, 여신은 종교와 미학의 증거로, 돼지나 호박은 먹고 마시는 일상생활의 편린을 설명하는 표상들이다. 센서를 눈에 부착하고 공기유압기를 이용해 사람이 다가서면 머릿속을 공개하도록 했다. 머릿속을 관찰하는 유효시간은 30초. 무게가 500㎏으로 지게차에 실려서 전시장으로 들어온 대형 작업이다. 굵은 철사를 코일처럼 말아 용접하고, 그 용접한 표면을 글라인더로 매끈하게 갈아낸 조각 ‘구름 속으로’는 가로로 열린다. 구름 속에는 역시 전투기와 돌부처의 머리가 놓여 있다. 다만 이번엔 돌부처의 머리는 열리지 않는다. 폭력과 평화를 상징하고 있다. 성 작가는 특유의 철사 용접 조각으로 만든 4m 높이의 나무와 커다란 개미를 배치한 ‘비밀의 정원’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개미들의 몸체가 열려 있다. 성 작가는 “개미들의 몸을 열면, 파란 잔디가 숨어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그런 상상력을 고스란히 작품을 통해 전달받을 수 있다. ‘돈키호테 작가’로 국내외에 알려진 작가는 9년 만에 ‘돈키호테 2009’ 신작도 내놓았다. 신혼의 즐거움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돈키호테는 추락한 전투기와 폐기된 헬기 등 잔해를 재구성해 만들었다. 다만 돈키호테의 애마(愛馬)인 로시난테를 애우(愛牛)로 바꿔 놓았다. 유목민족과 관련이 깊은 말 대신 농경민족과 관련 깊은 소를 차용했다. 하지만 소는 길들여진 농경소가 아니라 로데오 시합을 연상시키듯 꿈틀대고 있다. 소를 통해 본성을 찾아가는 십우도를 차용했다는 설명이다. 신혼의 즐거움이 어떻게 이번 작품에 드러났을까. 화려한 꽃들로 온몸을 장식한 날뛰는 소는 기쁨으로 날뛰는 듯하다. 과거 그의 돈키호테를 본 사람들은 소의 그 날뛰는 강도가 9년 전보다 현저하게 낮아져 순해지고 예뻐졌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여성의 성기와 도발적인 다리를 연상시키는 새빨간 의자도 아주 인상적이다. 높아서 올라가 앉기 힘들지만 일단 앉으면 편안한 것이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번 작업은 조각가의 10번째 개인전으로 19년 작업을 결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작가는 대형 머리나 구름, 돈키호테, 안과 밖, 현실과 이상, 삶과 죽음, 인공과 자연 등이 공존하는 인간들의 다양한 모습을 다양한 형태로 꾸며놓았다. 일테면 이스터 섬의 두상 같은 대형 머리는 과거이자 밖이고, 머릿속은 표상들은 현대인의 모습이자 안이다. 철사와 콘크리트가 사용된 작업들은 남성적이고 강인한 맛이 난다. 성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전환점으로 삼아 철사 용접 작업에서는 은퇴한다. 그의 희망대로 10여년 뒤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나무를 깎으며 살 수 있을지는 미지수. 그는 오는 7~8월 오스트리아의 시립 전시공간인 빈 쿤스트하우스가 여는 특별전에 한국 건축가와 함께 참여한다. 9월에는 ‘국제사막예술프로젝트’를 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사막예술프로젝트란 작가들이 사막에서 먹고 자면서 자갈, 바위, 나뭇가지 등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작품을 만들고 이를 다큐멘터리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는 프로젝트다. 성 작가가 주도해 2006년 미국의 사막에서 진행됐다. 성인 2000원. (02)736-437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문화마당] 전통문화 교육 제자리 찾으려면/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문화마당] 전통문화 교육 제자리 찾으려면/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21세기는 불모지를 삶의 터전으로 바꾸는 유목민처럼 창의력을 발휘하고 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자크 아탈리). 2020년이면 정보의 시대는 끝나고 지식 이상의 가치와 목표를 중시하는 영감의 시대가 올 것이다(윌리엄 할랄). 이러한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척자적 입장에서 상상력, 이미지, 창의성, 문화, 예술 등에 초점을 맞추어 인재를 양성하여야 한다(짐 데이터). 급격한 세계화는 문화산업을 둘러싼 국가간 경쟁을 한층 심화시키고, 거대 문화자본과 토착 문화산업 자본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인터넷 이용과 인터넷 커뮤니티의 보편화를 초래하여 쌍방향 의사소통을 활성화시키면서 문화수요자의 적극 참여를 확대시키고, 문화수요자의 취향을 과거와 달리 고급화·세분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및 삶의 양식 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 문화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이 균등하게 교육 받을 권리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을 관장하는 정부부처와 문화를 지원·육성하는 정부부처가 분리·운영됨에 따라 새로운 문화수요에 요구되는 교육과정이 정규교육과정에 반영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더 나아가 문화를 관장하는 정부부서가 교육·양성한 문화전문인력들은 현행 교육체계 하에서 정규교육에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제한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의 삶과 문화산업의 바탕을 이루는 전통문화교육은 더욱 그러하다. 전통문화는 전통사회의 문화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미래를 연결하는 문화자산이며, 현대와 미래사회의 새로운 문화창조를 풍요롭게 하는 바탕이 된다. 그러나 전통문화교육은 종래 전통기능·전통원형의 전승을 중시한다는 관점에서 장인의 도제방식에 의한 소수의 전승교육이 강조되어 초·중등교육과정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고등교육과정에서도 각종 학교의 형태로 운영됨에 따라 일반학문의 영역과 달리 대학원 과정의 개설이 불가능하여 우리 전통문화의 학문적 체계화와 상상력·창의력을 갖춘 고도화된 미래형 전문인력의 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국의 전통문화를 존중하는 프랑스에서는 1964년 음악관련 정부부처간 혼합위원회를 만들어 문화분야의 발전을 위한 교육부와 문화부의 협력이 시작되었다. 1977년에는 교육부 주도하에 학교교육 문화활동담당관실이 창설되어 학생들이 문화예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장려되었고, 1980년대에는 학교교육 내에서 문화활동 양성가들과의 협력관계가 강화되어 문화교육이 다양한 교과목으로 편성되었다. 또한 1988년 당시 교육부장관이었던 리오넬 조스팽이 피에르 바크 교수에게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문화예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이래로 교육과 문화를 연계하는 프로젝트의 추진이 활성화되었다. 더 나아가 2005년에는 문화부장관과 교육부장관이 문화교육정책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두 부처의 끊임없는 협력관계 강화는 정규교육체계에서 전통문화교육이 제자리를 찾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규교육체계의 외곽지대에 놓여 있는 전통문화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재청(문화체육관광부)이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정규교육과정 중 초·중등교육현장에서는 전통문화전문인이 직접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고등교육현장에는 전통문화의 학문적 체계화와 고도화된 전문인 양성을 위한 대학원과정의 개설이 허용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고등교육법에 남아 있는 낡은 각종학교제도는 조속히 폐지하고, 전통문화교육 진흥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기대한다. 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 [新 귀거래사] ‘가문학 권위자’ 이수봉 충북대 명예교수

    [新 귀거래사] ‘가문학 권위자’ 이수봉 충북대 명예교수

    우리나라 근대화의 전초 기지인 울산. 바다를 낀 작은 도시였던 울산은 1997년 광역시로 초고속성장했다. 1962년 시로 승격한 지 35년 만이었다. 경향 각지에서 산업 일꾼들이 모여들면서 인구가 110만명에 이르지만 여전히 잠재력이 큰 도시다. 이 과정에서 울산은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체성의 혼란이란 ‘성장통(成長痛)’도 적잖이 겪고 있다. 현재 울산 인구의 80%가량이 외지 출신이다. 이런 가운데 울산의 정체성을 찾아 들려주는 여든의 노교수가 있다. 5일 울산 울주군 두동면 치술령 아래 작은마을 이전리를 찾았다. 신라 충신 박제상의 유적을 간직한 마을에는 이수봉(80) 충북대 명예교수가 15년 전 정착했다. 그는 국문학사에 ‘가문소설(家門小說)’이라는 한 장르를 발굴·정립한 ‘가문학’의 권위자다. 그는 “울산은 30~40년 된 운좋은 산업도시가 아니라 천년이 넘는 역사와 문화를 지닌 전통도시”라고 자랑했다. ●94년 정년퇴임 후 고향 위한 일 힘쏟기로 그는 1994년 정년퇴임 이후 충북·서울·울산을 오가는 분주한 삶을 보내던 중 고향을 위한 일에 마지막 힘을 쏟기로 결심했다. 첫 시작은 도산서원 원장을 지낸 울산 출신 한학자 박용진(1902~1989년)의 서적을 정리해 알린 것. 그는 울산 북구 박용진의 서가에서 유목(글씨), 간찰(편지), 저서 등 1500종에 달하는 방대한 서적을 다시 정리해 국사편찬위원회에 소개했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압니까. 바로 ‘뿌리’ 입니다. 뿌리는 오늘의 나를 있게 했고, 내일의 나를 만드는 근본입니다. 그런데 요즘엔 뿌리를 잊고 사는 이들이 많아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울산의 정체성 찾기 운동은 38년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쌓은 전문성이 큰 힘이 됐다. 고전문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에서 내내 ‘가문’을 가르쳤다. 이런 까닭으로 우리나라의 여러 문중에 대해 해박하다. ●지역 일간지에 연재·요가·등산도 즐겨 2000년부터 지역 일간지에 ‘울산 옛 이야기’와 ‘철 따라 살펴보는 세시순례’ 등을 잇따라 연재하고 있다. 울산 박씨 종가의 서가를 열람하다 ‘부북일기(赴北日記)’를 발견했다. 이는 조선 선조때 울산 출신 무관 부자(父子)의 함경도 회령지역 생활상을 소상히 기록한 일기다.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울산출신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1884~1921년)의 한문 편지도 번역했다. 그가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면 쉬 드러나지 않았을 귀중한 사료들이다. “이유야 어떻든 울산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은 모두 한 가족입니다. 그러나 상당수가 울산을 제대로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울산을 알리기 위해 명문가를 찾고, 서고에 쌓아둔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교통사고로 다친 부인을 간호하고 있다. 마을 노인들과 요가를 배우거나 등산을 즐긴다. 또 짬짬이 텃밭에서 상추와 고추·깨·마늘 등을 심고 가꾸는 재미도 붙였다. 날씨가 풀리면 그동안 생각해 왔던 울산 토박이 12개 성씨의 문집을 만들 계획이다. 자료 수집은 거의 끝났다. 그에 따르면 울산에는 학성 이씨와 송정 박씨, 달성(다전) 서씨 등 12개 성씨가 정착해 번성했다. 그는 서재에 놓인 상패 중 하나를 꺼내 보이면서 “울산시가 별로 한 것도 없는 늙은이에게 문화상까지 줬다.”면서 “남은 힘으로 울산의 뿌리를 더욱 파고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이수봉 충북대 명예교수 약력 -1928년 11월25일생 -홍익대 국문과 졸업(1956년) -동아대 대학원 문학박사(1978년) -경북산업대 부교수(1968년) -충북대 사범대 교수(1976년) -충북대 박물관장(1979년) -호서문화연구소 소장(1990년) -문화교육부 문화재감정위원(1993년) -동아시아 고대학회 고문(1999년) -울산시 문화상 수상(2007년)
  • “세계 최초의 ‘카우보이’는 카자흐스탄인”

    “세계 최초의 ‘카우보이’는 카자흐스탄인”

    인류가 말을 길들여 젖을 얻거나 교통수단으로 이용한 역사가 기존에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더 오래 됐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엑서터 대학(University of Exeter) 연구팀은 최근 카자흐스탄 북쪽의 우랄산맥 일대를 조사하다 말의 뼈와 이빨을 발견하고 이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 뼈 조각은 카자흐스탄의 고대문명인 ‘보타이 문명’(BC 3700-3100)때 것으로 밝혀졌으며 말의 이빨에서는 물릴 것에 대비해 고삐를 채운 흔적이 발견됐다. 또 함께 발견된 도기에서는 말에서 나온 유지방의 흔적이 발견됐는데, 이것은 현재 카자흐스탄인들이 알코올과 섞어 발효시켜 마시는 전통차와 같은 성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인류가 말을 길들인 역사가 보타이 문명 시점인 5500년 전이라고 주장했으며 이는 말을 길들인 역사가 1000여년 이라는 기존의 연구결과를 뒤엎는 새로운 학설로 주목을 끌고 있다. 고고학자 알랜 아우트람(Alan Outram)은 “이번 발견은 기존의 말을 길들인 역사가 1000년 전이라는 학설보다 훨씬 앞서는 것”이라며 “당시 말들은 카자흐스탄인들에게 음식과 젖을 제공하고 교통수단 등으로 활용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발견으로 고대 유목민 사회가 얼마나 빨리 형성됐는지를 알 수 있게 됐다.”며 “길들여진 말은 거대한 사회를 이룩하는데 도움을 줬으며 경제적 가치를 확립시키고 교통수단과 전쟁, 음식문화 등을 발달시켰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Science) 등 각종 과학 전문 매거진에 소개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newscientist.com(우랄산맥서 발견된 ‘보타이 문명’때의 말 이빨)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오해와 편견 씻어낸 인도의 민낯

    오해와 편견 씻어낸 인도의 민낯

    3000년간 카스트 제도라는 굴레에 속박되어 온 나라이며, 여아 낙태율과 조혼율이 높은 나라. 인도는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가치관과 비합리적인 사회상이 공존하는 나라로 인식되곤 한다. 그러나 EBS TV ‘다큐프라임’은 기존의 편견을 깨고 인도의 진면목을 집중적으로 탐험한 6부작 ‘인도의 얼굴’을 23~25일과 새달 2~4일 오후 9시50분에 방송한다. 23일 방송되는 ‘영원의 땅, 카슈미르’에서는 인도-파키스탄 갈등의 진원지 카슈미르 분쟁지역을 찾는다. 이곳은 오랜 내전과 분쟁에 지친 땅이지만 자연경관은 ‘인도의 알프스’로 불릴 정도로 아름답다. 오래전부터 ‘금의 초원’으로 불린 해발 5000m의 소나마르그에서 소수 부족 여인들을 만나고, 달레이크에서는 배 위에 전통가옥을 지은 ‘하우스 보트’들과 100여척의 보트가 빚어내는 새벽 수상시장의 장관을 전한다. 24일 ‘힌두의 눈물, 여성’에서는 인도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는 현대 인도 여성들을 만난다. 신분 차를 뛰어넘어 결혼하기 위해 감옥생활도 불사했던 한 부부와 16살에 조혼을 한 뒤 남편과 떨어져 친정에서 사는 여고생 신부 등을 소개하고, 빈부차가 극심한 인도에서 도심의 호화 결혼식과 농촌 마을의 결혼식을 통해 ‘두 개의 인도’를 조명한다. 25일 ‘경계를 떠도는 방랑자, 타르 사막의 라바리’에서는 낙타에 짐을 싣고 양떼를 몰며 인도 타르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라바리 사람들의 문화를 살핀다. 우리나라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인도 북서부 타르 사막에는 검은 옷을 입고, 길게 늘어뜨린 귀걸이 장식을 한 라바리족 여인들이 가끔 눈에 띈다. 인도 내 수천 소수 부족 가운데 하나인 이들은 독특한 생활 풍습과 수공예품으로 유명하다. 새달 2일 ‘살아있는 중세, 라자스탄의 대장장이’에서는 인도에 남아있는 중세 풍경을 만나고, 3일 ‘카스트, 굴레를 넘어서’에서는 3000년을 이어져 온 뿌리 깊은 카스트 제도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4일 ‘소리가 만든 모자이크, 콜카타 이야기’에서는 인도 제2의 도시 콜카타에서 만나는 각종 소리를 소개한다. 콜카타는 인력거, 수레, 전차 등 온갖 운송 수단이 한 거리에 모여 있는 교통 지옥이자 기기들이 내는 불협화음에 압도되는 곳이다. 그러나 동시에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너무도 많은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한 인도의 문명과 종교, 역사와 문화를 다양한 문화적 코드를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한국 사회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제공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태양열로 음식 만드는 건 지구를 구하는 일”

    “태양열로 음식 만드는 건 지구를 구하는 일”

    “태양열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지구를 구하는 아름다운 기술입니다.” 세계 태양열조리기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쉐플러 태양열조리기’의 발명자 볼프강 쉐플러가 6일 한국에 왔다. 태양열조리기에 대해 설명하고 기술 보급을 하기 위해서다. 태양열조리기는 반사판을 이용해 태양에너지를 모은 뒤 그 열로 음식을 만드는 기구로, 쉐플러 태양열조리기는 다른 조리기와는 달리 태양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최신 기술로 실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는 인도 가디아 솔라 사(社)와 손잡고 이 조리기를 발명했다. ●세계 에너지 불평등 해결하려 개발 쉐플러가 태양열조리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96년. 독일 쾰른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뒤 학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었지만 ‘에너지 불평등’에 고통받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사람들을 돕기 위해 태양열조리기 개발과 보급에 힘쓰게 됐다. “대학 때 캠프에 참여해 아프리카 케냐에 갔는데 한 유목민 가족들이 땔감이 없어 힘들게 사는 모습을 보고 난 뒤 태양열조리기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1990년부터는 인도의 활동가들과 함께 일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현재 인도에서는 여러 학교의 부엌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한 명상센터에서는 2만명분의 식사가 이 쉐플러 태양열조리기에 의해 준비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는 병원·빨래공장·식품업체 등에서 일반 보일러를 대체하고 있으며 현재 21개 개발도상국에서 2000여대의 쉐플러 태양열조리기가 나무땔감을 대신해 활용되고 있다. ●지리산서 조리기 제작 이론·기술 전수 쉐플러는 “태양은 지구 곳곳을 비춘다. 내 방문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태양열조리기가 많이 보급돼 세계 에너지 불평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쉐플러는 지리산에 있는 ‘대안기술센터(www.atcenter.org’)에서 12일간 머물며 태양열조리기를 직접 만드는 등 이론과 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글 사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월드 이슈] 농지개척인가 新식민주의 부활인가

    [월드 이슈] 농지개척인가 新식민주의 부활인가

    지구촌 땅 쟁탈전이 뜨겁다. 최근 곡물가격이 폭등하면서 자본력을 앞세운 선진국의 기업들이 앞다퉈 빈국(貧國)의 땅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 임대권을 사들인 뒤 ‘원정 농사’를 지으려는 계산들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눈총이 따갑다. 기업들은 고소득 보장, 인프라 구축 등 장밋빛 전망을 약속하고 있지만 농민들의 생활터전을 박탈하는 폐단 등을 낳고 있어서다. ●곡물가격 상승… 부국들 원정 농사로 눈 돌려 세계 곡물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밀과 옥수수는 1년새 2배 올랐고 쌀은 3배 뛰었다. 지구온난화로 수확량이 감소한 데다 바이오 에너지의 원료로 곡물을 무분별하게 소비한 것 등이 주요 원인이다. 20억명분의 옥수수와 콩이 바이오 에너지에 사용됐다는 게 국제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다. 이에 세계 각국들은 식량 확보에 강력한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이집트, 인도, 베트남 등은 식량수출을 일시적으로 금지시키거나 수출세를 매기고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도 자급자족을 선언하며 농업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일부 부자 나라들은 원정 농사로 눈을 돌렸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주요 표적이다. 일본 대기업 아사히와 미쓰비시 등은 아프리카를 비롯해 브라질, 중앙아시아 등에 120만㏊의 땅을 확보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월가의 큰손 필립 헤일버그도 수단에 40만㏊의 농지를 사들였으며, 한국의 대우 로지스틱스도 마다가스카르에 130만㏊의 땅을 99년간 임대했다고 보도했다. 4분의3은 옥수수를, 나머지는 팜오일을 재배할 계획이다. 이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농지를 빌리는 대신 현지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대우 로지스틱스는 마다가스카르에 향후 20년간 항구, 도로, 발전소 등을 위해 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FAO가 밝혔다. 그러나 임대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로 원주민들의 경작권이 탈취당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 ●미국·일본·한국 등 아프리카에 눈독 최근 아프리카 뉴스네트워크는 미국계 이스라엘 기업에 농지 임대권을 넘긴 에티오피아의 곡물재배지 월라이타 농민들은 현재 구호단체의 원조로 연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 연료 생산을 위해 농지를 손에 넣은 기업은 농민들에게 고임금을 약속했지만, 유가하락으로 바이오 연료의 투자가치가 하락하자 일방적으로 사업을 중단한 것이다. 토지 임대권을 거래하는 과정에 부패 정치인들이 개입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FAO는 지적한다. 합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현지 정치인과 선진국 기업간의 비밀협상으로 불법매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농민들이 보호를 받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유목민들의 사정은 특히 심각하다. 자기소유인 양 선진국에 땅을 팔아치우는 부패 정치인들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팩트북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 땅을 사들인 수단에는 인구의 14%가 유목민이다. 이같은 상황을 ‘식민주의의 부활’이라고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영국의 구호단체 옥스팜의 덩컨 그린 연구소장은 “협상이 공정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최근 빚어지는 빈국의 땅 쟁탈전에서 정작 농민들은 철저히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조선 왕 독살의 다른 이름 ‘당파주의’

    조선 왕 독살의 다른 이름 ‘당파주의’

    ‘꿩고기는 종기와 상극이었다. 꿩이나 닭, 오리 등은 껍질에 기름이 많아 종기 환자에게는 절대 처방하면 안 되는 음식이었다. 문종이 종기로 누웠을 때 전순의가 꿩고기를 올렸다. 꿩고기는 겨울철 대지가 얼었을 때 올려야 하는데, 전순의가 이를 무시하고 문종에게 계속 섭취시킨 것은 고의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파주의 물든 신하들 왕 독살 국사에서 문종은 몸이 허약하여 재위 2년 4개월만에, 장년인 39살에 종기로 죽었다고 배웠다. 문종의 급서는 안타깝게 열 두 살에 즉위한 단종에게는 갑작스러운 비극이었다. 그런데 문종의 급서가 자연사, 즉 하늘의 뜻이 아니었다면? 조선 전기의 역사는 다시 쓰여져야 한다. 나이 어린 조카 단종이 국정을 운영할 능력이 없어 숙부 수양대군이 불가피하게 왕위를 찬탈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권력을 두고 왕실 사람들이 죽고 죽이는 것이 무슨 문제냐고? 이것은 조선 초기 동북아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놓쳐버렸다는 의미다. 소통과 통합 대신 독살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정치세력이 잉태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독살의 비극은 단종뿐만 아니라 세조의 아들 예종으로도 이어졌다. 예종이 공신의 적폐를 내세워 숙청에 나서자 신하들은 다시 독살을 감행한 것이다. 결국 세조는 문종만 독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들도 죽이고, 조선 후기의 인조반정 이후 숙종, 경종, 정조, 소현세자, 효종, 현종의 독살로 연결지어지는 악의 사슬에 뿌리를 내린 셈이다. 또한 세조가 등극하자 그를 중심으로 한 공신집단은 초법적인 특권층으로 훈구파의 뿌리가 된다. 조정의 질서가 무너지고, 특권층을 형성하는 공신은 정공신 3000명과 그 가족을 포함한 원정공신까지 1만명으로 늘려놓는다. 조선 전기 인구가 300만~400만명에 불과한데 군포 등 세금을 안 내는 특권층이 1만명이나 되는 것이다. 이들은 지역단위로 세금을 대납하고 나중에 세금을 징수하는 특권까지 주어져 백성을 체계적으로 수탈할 수 있었다. 역사학자인 이덕일씨는 앞서 2005년에는 ‘왕의 독살’이란 프리즘으로 조선 후기를 들여다봤다. 그런데 중앙공무원교육원에 강의하러 갔다가 만난 안덕균 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에게 문종도 종기 탓이 아니라 독살당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게 됐다. 자료를 다시 살펴본 결과 이씨는 왕을 독살하는 것이 왕권이 약화됐던 조선 후기뿐만 아니라 조선 전기, 아니 조선 왕조 500년을 관통해온 ‘코드’였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조선의 ‘사악한’ 신하들이 왕들을 제거해나간 것이다. ‘조선 왕 독살사건’(다산초당 펴냄) 1,2권은 이렇게 다시 세상에 나왔다. 이씨는 “조선 후기의 왕은 집권 노론과 갈등관계가 있을 때 독살당할 위기에 처했다.”면서 “왕이 어느날 느닷없이 죽어버리면 갈등이 종료되면서 노론의 집권이 강화되는 식으로 조선의 정치체계가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의 정치 못하면 독살은 현재진행형 이덕일씨가 조선 왕 독살 사건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는 “세조의 계유정난과 조선 후기 인조반정으로 조선의 정치 체제가 완전히 뒤틀려 버렸다.”면서 “조선시대 왕의 독살은 집권 다수당인 노론이 정치적 파트너이자 야당인 남인을 절대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에서 나왔고, 왕이 혹시 남인의 편을 들 경우에는 독살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정치가 상호 공존을 인정한 상황에서 소통과 통합을 향해 가지 않는다면 파국으로 치닫고 결국 나라가 망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대의 민주주의도 국민 의사를 대변하고 실행하지 않고 기득권 수호와 당파주의에 빠지면 조선시대 왕을 독살하는 상황이 대한민국의 현재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씨는 “유목민족의 호전성과 농경민족의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은 내부 투쟁에 몰두할 경우 상대를 몰살할 때까지 치달을 수밖에 없는 DNA를 가지고 있는 만큼, 소통과 공존을 바탕으로 세계경영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각권 1만 4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올 노벨문학상 수상 르 클레지오 본지에 미발표 시 게재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는 1960년대 이후 새로운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의 한 사람이다.프랑스에 머물기보다 해외를 떠도는 시간이 많은 ‘유목민 작가’로도 유명한 그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2001년 이후 여러 차례 한국을 찾은 그는 한국 문학과 영화에도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지난해 9월부터 1년 동안은 아예 이화여대에서 ‘현대 프랑스 문학비평’을 강의하기도 했다.그가 한국에 머물면서 친분을 쌓은 송기정 이화여대 불문과 교수를 통해 서울신문에 한국에 대한 상념을 담은 미발표시를 보내왔다.송 교수의 번역과 해설을 담아 싣는다. ■동양,서양 (역사-몽환 시)/르 클레지오 시속 사십 킬로미터의 바람이 부는 만 이천 미터 고도 위를 시속 팔백칠십 마일의 속도로 달려 네 시간 만에 빙하지역의 다리를 건너 하얀 호수,숲 툰드라를 지나왔다 그곳은 뷔름 빙하작용이 있었던 약 이만 육천 년 전부터 수천 년 동안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많은 사람들 남자들 여자들 어린아이들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지나간 곳이다 새싹이 돋아나고 월귤나무가 덤불숲을 뒤덮는 봄이 오면 그들은 태양이 떠오르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매일 아침 짐을 꾸렸다 마른 잎으로 만든 바구니에 양식거리 육포를 넣고 영원히 꺼지지 않을 불씨 버들 광주리 속에 꼭꼭 숨겼다 노인들은 등에다 부싯돌을 비끄러맸다 순록의 가죽으로 만든 요람 속에서 아이들은 칭얼거렸다 옅은 안개가 계곡에 보송보송한 바람을 가져다주고 풀밭 위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이끼 낀 돌멩이 위로 물은 졸졸 흘렀다 거리의 개들은 새벽이 오는 것을 기다리다 못해 짖어대 고 밤사이 늑대에 물린 친구를 애도하며 컹컹대곤 했다 여인들, 창과 도끼로 무장한 여인들이 사슴을 쫓아 자작나무 사시나무 숲 사이를 달리면 쫓기던 사슴은 강가에 쓰러져 죽음을 기다린다 날카로운 창으로 무장한 남자들은 곰, 그리고 부채 모양의 뿔이 달린 사슴을 사냥한다 저녁이면 언덕 위 숲 속 빈 터에 힘줄을 엮어 만든 텐트 속에서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잠이 든다 아마도 그들은 노래를 불렀겠지 할머니는 아이들을 재우느라 옛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한 여인이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다 오두막집 모양의 그녀의 긴 옷자락 조개껍질로 장식한 그녀의 머리카락은 어깨 위에서 출렁 거렸다 날카로운 그녀의 목소리가 망자들의 혼령을 부르거나 곧 태어날 아이들에게 길을 열어주기도 하였다 여인들은 산파의 도움을 받으며 강가에서 아이를 낳았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일어나 두 발로 걸어갔다 그들과 함께 과거는 잊혀졌다 욘이라 불리던 용은 이름을 바꾸어 구름의 뱀,믹스코아틀, 날개 달린 뱀,쿠쿨칸이라 불릴 것이다 그들과 함께 네 가지 색깔도 북쪽의 흰색,남쪽의 노란색, 서쪽의 검은색,동쪽의 붉은색, 그리고 중앙에는,맞아,옥색이지 오늘날 동과 서를 잇는 다리는 잊혀졌다 비행기는 만 이천 미터의 높이에서 유배의 길 위를 날아간다 아메리카는 또 하나의 다른 대륙 동양, 서양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람들은 자신들이 길의 방향을 뒤집었음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얼굴에 담긴 평화의 메시지를 읽어내지 못한다 저 먼 곳,뉴멕시코에서 떠나기 전,비행기 타기 바로 전날, 슈퍼마켓의 주차장에서 나는 어떤 나바시 인디언의 자동차를 보았다 그 차의 번호판 위에는 이렇게 씌어져 있었다 “나는 한국을 기억한다” ■ 송기정 이대 교수의 시 해설 물질문명 이전 원초적 삶에 대한 그리움 ‘역사-몽환 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시는 르 클레지오가 뉴멕시코를 떠나 한국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 느꼈던 상념을 그린 것이다.그는 2005년 대산재단이 주최한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포럼 이외의 모든 일정을 마다하고 호텔로 들어가 이 시를 지었다.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날,슈퍼마켓에서 본 나바시 인디언의 ‘나는 한국을 기억한다.’는 글귀가 그로 하여금 이 시를 쓰게 했던 것이다.한국과 뉴멕시코….아주 먼 두 나라,아무 인연도 없어 보이는 한국인과 나바시 인디언….그 인디언은 왜 한국을 기억하고 싶은 것일까. 작가는 비행기를 타고 시속 870마일의 속도로 달려 산을 넘고,물을 건너고,빙하지역을 넘어 서쪽 끝에서 동쪽 끝으로 날아왔다.그러나 수천 년 전 우리의 조상들은 배를 타고 노를 저어 그리고 두 다리로 걸어가며 수천 마일,수만 마일의 여정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들은 봄이 오면 바구니에 양식을 넣고,꺼지지 않는 불씨를 소중히 간직하고서 태양이 떠오르는 곳을 향해 먼 길을 떠나곤 했던 것이다.무장한 여인들은 사슴을 쫓아 숲 속을 달리고 남자들은 사나운 짐승들을 사냥했다.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텐트 속에서 노래 부르며 잠드는 사람들,망자의 혼을 부르고 새로 태어나는 아이를 축복하기 위해 춤을 추는 무녀,강가에서 아이를 낳는 여인네들….이 시에는 아메리카 인디언들과의 교류를 통해 그들의 정신을 배움으로써 삶의 ‘다른 가치’를 추구한 작가 르 클레지오의 면모가 두드러진다.원시문명에 대한 애정,신화적 세계로의 회귀,자연과 인간의 합일을 꿈꾸는 동시에 자연의 생명력을 예찬한 르 클레지오는 이 시에서도 현대 물질문명 이전의 원초적인 삶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다. 아시아에 살던 사람들,아메리카에 살던 사람들,유럽에 살던 사람들,그리고 아프리카에 살던 사람들….수천 년 전 지구 곳곳에 살았던 인류의 삶은 서로 다르지 않다. 동양,서양의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위적인 것일 뿐,인간은 하나이다.그러나 과거는 잊혀지고,동과 서는 대립한다.수천 년 전 우리 조상들의 얼굴이 간직한 평화를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읽지 못한다.동과 서를 잇는 다리,지금은 잊혀진 그 다리를 다시 복원할 수는 없는 것일까.
  • “베니스가 원하는 한국미술 보여줄 것”

    “베니스가 원하는 한국미술 보여줄 것”

    “작업에 집중해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 했던 각오로,베니스가 요구하는 도약을 보편적인 시각에서 이루어 내겠다는 것이 지금 제 심정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09년 6월7일 개막하는 제 53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개인전 초대작가로 선정한 양혜규(사진 오른쪽·37) 함부르크대 교수는 23일 기자회견에서 작업에 대한 각오를 느리고 낮은 음색으로 이렇게 밝혔다. 1994년 2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양씨는 그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예술 아카데미로 유학을 떠난 뒤 14년째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양씨는 지난해 세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 바젤에서 젊은 작가상을 받았고,최근 독일 경제지 카피탈 선정 ‘세계 100대 미디어 설치작가’에 한국인으로는 이불(44·25위)씨와 함께 92위에 올랐다.주요 전시 무대도 네덜란드 유트레히트의 현대미술센터(2006년),상파울루 비엔날레(2007년),제55회 미국 카네기 인터내셔널,영국 런던 큐빗 갤러리,미국 로스앤젤레스 레드캣 갤러리(2008년) 등 전 세계다.유목민적 작가로 불이는 이유기도 하다.그의 작품에선 사무용 블라인드와 적외선 전열기구,선풍기,전구,전선,종이접기,향수배출기 등을 볼 수 있다.그의 작품에서 관객들은 사색을 요구하는 지적 행위를 감상하면서 동시에 시각·촉각·후각·청각을 모두 자극받고 체험하게 된다.독일 베를린과 미국 로스앤젤레스,벨기에 브뤼셀의 화랑 세 곳과 전속계약을 맺고 있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로 주은지(왼쪽)씨를 선정했다.재미교포 2세인 주씨는 2007년부터 미국 뉴욕 뉴 뮤지엄 오브 컨템포러리 아트의 큐레이터이자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주씨의 오빠인 마이클 주는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칠갑산에 알프스풍 체험마을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칠갑산 자락에 알프스풍의 외국체험마을이 만들어진다. 10일 청양군에 따르면 오는 2011년까지 모두 109억원을 들여 대치면 작천리 칠갑산 자락 9만 1378㎡에 스위스 양치기집인 샬레 모양의 펜션 10동을 짓는다.목재로 건립되는 이 펜션은 동당 총면적 50평에 2층 형태로 2가구가 한꺼번에 머물 수 있다.마을 전방에 까치내 하천이 흐르고 칠갑산이 한 눈에 보여 경관이 수려하다. 옆에는 몽골촌이 조성된다.유목민인 몽골의 게르(파오)형 펜션 5동이 지어진다.단층에 동당 20평 규모로 내부는 최신식 시설이다.몽골촌 내 3만㎡에는 고급 스포츠인 승마체험장이 만들어진다.멀지 않은 곳에 오토캠핑장과 야영 편의시설도 들어선다. 군 관계자는 “조용하고 공기가 맑은 지역인 데도 별다른 휴양시설이 없어 외지인들이 머물 수 있도록 이 마을을 만들게 됐다.”면서 “지역의 최고 자원인 자연을 활용한 대표적 체류형 관광 테마마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양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유목으로 만든 ‘진짜같은’ 말 조형물 눈길

    해안가에서 발견되는 유목(流木·물에 떠내려 오는 재목)으로 제작한 독특한 예술 작품이 공개됐다. 영국 예술가 헤더 잰시(Heather Jansch)는 지난 3년 전부터 말, 사슴 등 동물을 소재로 조형물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특히 나무를 이용해 만든 말 조형물은 말 특유의 생동감을 뛰어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크기 또한 실제 말과 매우 유사해 멀리서 보면 착각이 들 정도. 그녀는 “이 작품들은 철로 된 프레임에 부식 억제제를 칠한 뒤 표면을 거칠게 하기 위한 섬유유리를 덮는 초기 과정을 거친다.”면서 “그 뒤 주 재료인 유목을 미리 제작된 프레임에 얹고 철사로 고정해 작품을 완성시킨다.”고 설명했다. 기본 골격이 철로 되어 있어 내구성이 강하다는 것도 작품의 특징 중 하나다. 잰시는 “내 조형 말들은 성인이 올라타도 끄떡없을 만큼 단단해 실제 말을 탄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부식 억제제를 칠하고 물과 바람에 강한 유목을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비바람에도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 작품들은 나무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생동감이 넘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녀의 말 조형품은 작품 당 5만5000파운드(약 1억 2400만원)의 고가에 팔리는 등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작업실 근처에 만든 ‘임시 전시관’에서는 유목을 이용해 만든 여자, 사슴 등의 작품이 전시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단독] “한국문화의 힘은 다양성”

    “다양성이 한국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은 예술과 음식의 측면에서는 전통적 모습을 지키고 있는 반면 영화와 건축물과 같은 분야에서는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현대적입니다. 무엇보다 문학의 영역에서 전통과 현대를 모두 포용하는 모습을 갖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68)는 수상이후 국내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신문이 이화여대 인문학부 송기정 교수와 함께 이메일과 전화를 통해 진행한 ‘석학, 문화의 미래를 말하다’ 인터뷰에서 한국문화의 우수성에 대해 강한 확신을 나타냈다. ‘황금물고기’,‘사막’,‘조서’ 등의 소설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르 클레지오는 2001년 이후 한국을 6차례나 찾았으며, 지난해에는 이화여대 통역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하는 등 지한파이자 친한파로 유명하다. 르 클레지오는 “프랑스와 한국은 국제관계나 경제적 힘, 그 규모에 있어 동등한 수준을 갖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작은 나라 크기에 비해 강력한 문화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는 스스로의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키고, 또 협력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무차별적인 미국 문화의 침투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특히 한국은 이웃의 거대문화권인 중국, 일본의 과도한 문화적 영향력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평소 언어가 가지는 문화적 중요성에 대해 강한 신뢰를 보여 온 르 클레지오는 “한국의 영어 공용화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어느 나라건 그 나라의 언어는 국가 정체성 그 자체를 의미할 뿐 아니라 나라의 힘으로 과소평가하거나 격하시킬 수 없는 가치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자 겸 대담자로 인터뷰를 진행한 송기정 교수는 “르 클레지오가 내년 초 다시 한국을 찾아 이대에서 강의를 맡을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전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관심이 많고 프랑스와 미국, 남미 등 전세계를 돌아다니는 유목민적인 작가로 평가되지만 그가 한국 문화에 가진 관심과 호의는 각별하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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