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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만 미공개 ‘日원전 드라마’…“韓정부 압박” 사실일까

    한국만 미공개 ‘日원전 드라마’…“韓정부 압박” 사실일까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다룬 일본 드라마 ‘더 데이스’(The Days)가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1일부터 세계 각국에 공개됐지만 한국은 공개 국가에서 제외되자 정치권 일각에서 ‘음모론’을 제기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데이스’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7일간의 긴박했던 상황을 담은 8부작 드라마로 야쿠쇼 코지 등 일본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다. 넷플릭스 코리아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더 데이스’의 예고편을 걸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일부 국내 이용자들은 ‘내가 찜한 콘텐츠’로 지정해두기도 했다. 그러나 정식 공개에서 한국은 제외됐고 현재 한국 넷플릭스에서는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더 데이스’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전체 5위를 기록 중이다. 지역별로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덴마크, 스웨덴,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37개국에서 10위권에 들었다. 野 “한국 정부 눈치 보는 것 아니냐” ‘더 데이스’가 한국에서 공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야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9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넷플릭스에서 ‘더 데이스’라는 드라마가 만들어졌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고를 했다고 한다”면서 “76개국 정도 되는 나라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상위 10위 정도에 올라간 ‘더 데이스’는 도쿄전력의 폭발과 그 과정을 담은 드라마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넷플릭스에서는 검색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건희 여사가 넷플릭스 관계자들을 만났던 그날이 기억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방미 기간 중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OO)와 접견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 투자를 통해 잠재력이 큰 한국의 신인 배우와 신인 감독, 신인 작가가 더욱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안귀령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날 “넷플릭스의 ‘더 데이스’ 한국 비공개는 매우 수상하다. 넷플릭스는 무엇이 두려워 한국 공개를 취소했느냐”라면서 “혹시라도 대한민국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라면 적극 홍보하던 드라마를 왜 갑자기 비공개로 돌리고 검색조차 막아놓은 것인지 답하기 바란다”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다룬 일본 드라마의 국내 방영을 한국 정부가 막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통령실 고위급 관계자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야당의 주장은 가짜뉴스”라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OTT 자체등급분류 제도로 공개 지연” 넷플릭스 한국지사에 따르면 자체 제작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은 모든 국가에서 예외 없이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부 지역에서 자막·더빙 등 현지화 작업 때문에 공개가 늦춰지는 경우가 있지만 그 밖의 이유로 지역별 공개 일정에 차이를 두진 않는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에서 ‘더 데이스’ 공개를 글로벌 공개일에 맞추지 못한 것은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자체등급분류 제도’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화비디오법)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유료 영상물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로부터 사전등급분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상물 시청 등급은 전체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 등 5가지다. 지난해 9월 법 개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자체등급분류 사업자에 한해 영등위 심사 없이 자체적으로 영상물 등급을 분류해 서비스할 수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티빙 등 7개 OTT 업체가 5년 시안의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됐다. 규정대로라면 이들 업체는 지정 다음 날인 이달 1일부터 자사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영상물 등급을 자체적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넷플릭스 측은 영등위 등급분류 기준에 맞춘 자체등급분류를 할 수 있도록 회사 내부 시스템을 개선해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작품의 공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밝혔다. 즉 ‘현지화 작업’ 때문에 타 국가보다 공개일을 늦췄다는 것이다.한편 ‘더 데이스’의 배경이 된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의 도호쿠(東北) 지역인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이다. 이 지진으로 1만 5900명이 숨지고 2523명이 실종됐다. 피난 생활 중 지병 악화 등으로 숨진 사망자도 3748명에 달한다.
  • 롯데월드타워 무단등반 영국인...“기후위기 알리겠다”(종합)

    롯데월드타워 무단등반 영국인...“기후위기 알리겠다”(종합)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무단으로 올라간 외국인이 영국 국적 조지 킹-톰프슨(24)으로 확인됐다. 과거에도 고층 빌딩을 맨몸으로 등반한 그는 무단등반 이유에 대해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일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무단으로 등반한 킹-톰프슨을 붙잡아 건조물침입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5시쯤 안전장비 없이 맨손으로 빌딩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전 7시 50분쯤 킹-톰프슨을 발견한 보안요원은 “외국인이 속옷만 입고 타워 외벽을 올라가고 있다”며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8시 3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추락에 대비해 건물 주변에 안전매트를 설치했다. 그러나 그는 등반을 멈추지 않았고, 오전 8시 52분쯤 등반 시작 4시간여 만에 73층에 도착했다. 이후 구조를 접근한 곤돌라에 탑승해 오전 9시쯤 73층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킹-톰프슨은 2019년 서유럽에서 가장 높은 ‘더 샤드’에 무단으로 올랐다가 체포된 바 있다. 87층 높이 빌딩에 오른 그는 무단침입 혐의로 고발돼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3개월 간 복역하기도 했다. 2021년 8월에는 영국 런던에 있는 23층 높이 유넥스 타워 정상을 10분만에 등반했다. 그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등반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높이고 싶다”고 밝혔다. 그가 오른 빌딩은 홍수로 인근 기차역이 침수돼 폐쇄된 상태였다. 세계 5번째로 높은 555m 높이 롯데월드타워는 과거에도 무단 등반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2018년 6월에는 프랑스인 유명 암벽등반가 알랭 로베르(61)가 진전된 남북관계를 기념한다며 빌딩 외벽을 무단으로 등반해 붙잡힌 바 있고, 빌딩을 짓고 있던 2016년에는 우크라이나 사진작가 비탈리 라스칼로프가 무단으로 꼭대기에 올라 사진을 찍기도 했다.
  • 여성 알몸이 초밥 접시로… 칸예 생일파티 ‘뇨타이모리’ 논란

    여성 알몸이 초밥 접시로… 칸예 생일파티 ‘뇨타이모리’ 논란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미국의 유명 래퍼 예(Ye·개명 전 칸예 웨스트)가 이번엔 자신의 46번째 생일파티에 ‘알몸 초밥’을 선보여 화제다. 11일(현지시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는 전날 밤 로스앤젤레스(LA) 모처에서 열린 예의 생일파티 장면들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이날 파티에 등장한 ‘뇨타이모리’ 이벤트가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뇨타이모리(女体盛り)는 문자 그대로 여성의 몸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먹는 것으로 일본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의 알몸에 음식을 올려놓으면 ‘난타이모리’(男体盛り)라고 한다. 칸예의 파티에 참석한 이들이 SNS에 올린 사진과 영상 등에는 거의 벌거벗고 있는 여성들이 테이블 위에 누워 있고, 여성의 신체 위와 주변으로 초밥이 놓인 모습이 담겼다.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은 뇨타이모리 이벤트를 촬영하며 관심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왜 그들은 여성들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나”, “칸예는 어린 딸을 벌거벗은 모델이 테이블 위에 누워 있는 파티에 데려갔다” 등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래퍼는 “칸예가 (남아공 기업가인) 케니 쿠네네의 아이디어를 베꼈다”며 뇨타이모리 이벤트를 연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쿠네네는 2010년 자신의 생일에 뇨타이모리를 등장시켰다가 아프리카민족회의여성동맹(ANCWL) 등으로부터 “존엄성을 해친 행위”라며 비난받은 바 있다. 에도 시대 사무라이들이 유곽에서 유녀들의 나체에 술을 붓고 마시던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있으며, 1960년대 이후 일본의 고도성장기에 온천 산업에서 남성 고객들을 끌어들이려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구권에서는 일본의 관능적인 문화로 인식되며 호화스러운 파티 등에 종종 등장하곤 한다. 한편 이날 파티에는 칸예의 9살 딸 노스 웨스트가 참석한 것도 이목을 끌었다. 노스는 피칸예가 재혼한 아내 비앙카 센소리의 손을 잡고 파티에 참석했다. 노스는 칸예가 랩을 하며 춤을 추는 모습을 카메라로 촬영했고, 비앙카는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모습도 포착됐다.
  • 4시간 만에 롯데타워 73층까지...속옷만 입고 무단 등반한 20대 영국인 체포

    4시간 만에 롯데타워 73층까지...속옷만 입고 무단 등반한 20대 영국인 체포

    영국인 남성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무단으로 오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송파경찰서는 2일 롯데월드타워 외벽을 무단으로 등반한 영국인 A(23)씨를 건조물침입 혐의로 붙잡아 등반 목적 등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5시쯤 안전장비 없이 맨손으로 빌딩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전 7시 50분쯤 A씨를 발견한 보안요원은 “외국인이 속옷만 입고 타워 외벽을 올라가고 있다”며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8시 3분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추락에 대비해 건물 주변에 안전매트를 설치했다. 그러나 A씨는 등반을 멈추지 않았고, 오전 8시 52분쯤 등반 시작 4시간여 만에 73층에 도착했다. 이후 소방당국이 타고 접근한 곤돌라에 탑승해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 롯데월드타워 맨손 등반은 지난 2018년 6월에도 발생했다. 당시 프랑스인 유명 암벽등반가 알랭 로베르(61)는 진전된 남북관계를 기념한다며 빌딩 외벽을 무단으로 등반해 2시간여 만인 75층에서 구조된 바 있다.
  • 캄보디아 “한국 BJ 시신 웅덩이에 버린 中부부” 공개

    캄보디아 “한국 BJ 시신 웅덩이에 버린 中부부” 공개

    캄보디아로 여행을 간 유명 여성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시신을 내다 버린 혐의로 현지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를 체포하고 얼굴을 공개했다. 11일 캄보디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지역인 칸달 마을 웅덩이에서 변모(33)씨의 시신이 붉은 천에 싸인 상태로 버려졌다. 변씨는 구독자 25만여명을 보유한 인터넷 방송 진행자(BJ)로 활동했다. 지난해 말 아프리카TV BJ 활동을 중단한 변씨는 올 3월 구독자들에게 “BJ 생활을 청산했다. 일반인으로 살고 싶다. 유튜브에 제 진실성이 담긴 영상 하나 올리겠다. 열심히 살겠다”고 공지했고, 이번 달 초 지인과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변을 당했다. 캄보디아 매체는 시신에 잔인한 구타 흔적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은 “얼굴이 심하게 부은 채로 발견돼 폭행당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경찰은 변씨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30대 중국인 부부를 체포했다. 프놈펜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는 변씨가 지난 4일 생리식염수 혈청 주사를 맞고 입원해 치료받다가 발작을 일으킨 뒤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시신을 돗자리에 감싼 뒤 자동차에 싣고 내다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경찰은 현지 경찰과의 공조를 통해 변씨와 캄보디아 여행에 동행했던 지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현재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시신을 쌌던 매트에 대해서도 지문 감식을 벌이는 등 타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캄보디아 경찰은 피해자와 가해자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유족들은 캄보디아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는 “유족에게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현지 당국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 사항은 개인정보로서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서세원 캄보디아서 주사 맞고 사망 방송인 서세원은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로 숨졌다. 지난달 MBC ‘실화탐사대’는 캄보디아에서 서세원 외에도 여러 사람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는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캄보디아 경찰이 밝힌 사인은 당뇨에 의한 심정지였지만 해당 병원은 아직 정식 개업도 하지 않은 곳이어서 의사도 없었다. 서세원의 측근이었던 박현옥 전 캄보디아 한인회장은 “난 지금 협박받고 있다”며 “이 일에 개입하지 말라더라. 언론에 나서지 말고 장례에서도 빠지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세원이 사망한) 그 병원도 내가 파헤치니 괴로울 것 아니냐”며 “나도 사건에 대해 알고 싶다. (확인되면) 진실을 알려달라”고 말했다.
  • 공간과 공간 잇는 미술관 마당… 시공의 경계 잊은 무형 미술관[건축 오디세이]

    공간과 공간 잇는 미술관 마당… 시공의 경계 잊은 무형 미술관[건축 오디세이]

    종친부·옛 기무사 터에 새 미술관 건축물 형상보다 사이 공간 확장중립적 마당 중심의 사회적 소통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 어울림1전시실 제외한 모든 공간 지하화관람객에게 능동적인 관람 이끌어마당엔 대형 야외 설치작업 선보여 서울 종로의 삼청로를 걷는다는 것은 한국 문화예술의 혈관을 타고 서울을 탐험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삼청동, 사간동, 소격동, 가회동까지 이어지는 골목 곳곳에 유명 갤러리와 미술관들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삼청로 30, 서울관)은 이 혈관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에 해당한다. 옛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터에 들어선 서울관이 2013년 11월 문을 열었으니 어느덧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아직도 낯선 것과 달리 서울관은 마치 그 자리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서울 도심의 풍경으로 자리잡았다.국립현대미술관 사무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옛 기무사 건물, 전시동, 교육동 건물들은 나지막하니 조화롭다. 궁궐터에서 170년 시간을 보낸 비슬나무 세 그루가 여전히 푸르른 잎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니 지나가는 사람도, 보는 이의 마음도 편안하다. 미술관 건물들이 에워싼 마당을 지나 2021년 국가 보물로 승격된 종친부(宗親府) 건물에서 북촌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시공의 경계가 없는 공원처럼 방문객들에게 휴식의 시간을 선사한다. 종친부 건물을 등지고 바라보니 왼쪽으로는 붉은 벽돌로 된 옛 기무사 건물이, 오른쪽에는 밝은 베이지색의 테라코타를 두른 미술관 건물이 정겹게 마주하고 있다. 그 사이로 경복궁 담장이 보이고 저 멀리 인왕산의 산세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설립 초엔 디자인이 너무 밋밋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보니 건축가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해야 할 것 같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건축가 민현준(건축사사무소 엠피아트 대표)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는 “서울관은 처음부터 빌바오 구겐하임이나 DDP처럼 오브제적인 미술관이 아닌 ‘무형의 미술관’(Shapeless Museum)을 지향했다”고 말했다. 무형의 미술관이란 건축물의 형상보다는 건축물 사이 공간인 ‘마당’이 미술관의 공간 시스템을 정의하며, 미술관이 작동하는 중심이면서 이웃과 공유하는 공간이 되는 곳이다. 민 교수는 “건축물 자체의 아이디어이기도 했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터에 현대미술관이라는 거대한 기능을 안착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면서 “미술관도, 문화재도, 이웃도 아닌 중립적인 마당을 중심에 둔 배치는 사회적 소통의 프로세스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니 서울관의 구조와 형태를 이해하기 위해선 미술관이 위치한 대지의 지리적·역사적 조건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2008년 소격동에 있던 기무사가 경기도 과천으로 이전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문화예술인 신년 인사회에서 그 부지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성’ 계획을 밝혔다. 등록문화재인 옛 기무사 건물은 1928년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의원의 외래진찰소로 개원해 1932~1933년 증축했고 광복 후에는 서울대 의대 제2부속병원과 육군통합병원으로 쓰이다 1971년부터 기무사가 사용했다. 기무사 터 안에는 국군서울지구병원과 강당 등 건물 11개 동과 테니스장, 연병장 등이 들어서 있었다. 격동의 역사를 버텨 낸 이 땅에 미술관을 짓기 위한 공모전이 2009년 12월부터 진행됐다. ‘경복궁 옆, 기무사 터’라는 땅의 특이성에 기반한 아이디어 공모에는 국내외에서 113개 팀이 참가했다. 여기에서 선발된 다섯 팀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미술관 면적과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2차 공모전이 진행됐다. 이 무렵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한다. 1981년 신군부에 의해 정독도서관으로 옮겨졌던 종친부 건물을 제 위치로 복원하기로 하면서 공모전의 핵심은 ‘종친부 터 미술관’으로 바뀐다. “과거지향적인 종친부와 마주하게 되는 현대미술관의 자세를 재정립해야 했습니다. 조선시대 종친부의 모습이 기록된 화첩 ‘숙천제아도’의 종친부 그림을 미술관 대지에 콜라주해 봤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 위에 옛 기무사 건물과 계획 중이던 미술관 건물을 겹쳐 봤습니다.”종친부와 옛 기무사의 팽팽한 긴장 관계 사이에 새 미술관이 자리를 차지하자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지면서 기존의 도시와 결합한다. 바다에 섬들이 떠 있듯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건물 크기와 높낮이가 다른 건물들을 배치한 ‘군도(群島)형 미술관’이 그려졌다. 민 교수는 서울관의 전체적인 배치가 결정되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민 교수가 대표로 있는 엠피아트 컨소시엄은 1차 공모에서 내걸었던 ‘무형의 미술관’ 개념을 발전시킨 ‘장소 특정적 미술관’을 제안해 최종 당선했다. 서울관 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복잡하게 법규가 얽힌 곳이었다. 경복궁, 종친부와 옛 기무사가 각각 독립적인 문화재이다 보니 건폐율, 용적률 및 높이 제한 등의 일반적 건축 법규 외에 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법, 문화재법이 적용된다. 문화재 분야에선 종친부 터에 현대미술관을 짓는다는 것 자체에 반감을 드러냈고 이웃한 동네마다 다른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우리 미술계에는 동시대 미술 전시에 적절한 전시환경을 가지고 있는 서울 도심의 미술관이 꼭 필요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의미 있는 결과물을 이뤄 내기 위해선 우리의 제안을 주장하기보다는 수많은 의견과 요구를 존중하면서 퍼즐처럼 엉켜 있는 상호 모순적인 제한과 문제들을 3차원 공간 안에서 풀어 나갔습니다.”동시대 미술을 품을 수 있는 서울관의 전시 공간은 1관을 제외하고 모두 지하에 배치돼 있다. 지상은 문화재와의 관계 때문에 여러 가지 규제에 묶여 있지만 지하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하를 중심으로 미술관에 필수적인 시설들을 설계했다. 서울관은 4차례의 문화재 심의와 17개 도시 및 건축심의 등 총 34번의 심의를 통과한 끝에 완성됐다. 미술관 마당으로 향하는 낮은 띠창이 있는 장방형 로비 공간의 수평 통로는 예술로 진입하는 시퀀스 역할을 한다. 긴 통로를 지나면 오른쪽에 1전시실이 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높이 9m의 전시 공간인 ‘서울박스’와 지하의 2~7전시실로 연결된다. 하늘로 열려 있는 ‘전시 마당’으로 들어오는 자연광이 서울박스와 지하공간을 채워 준다. 전시실은 전통적인 벽 중심의 화이트큐브형(1전시실), 설치미술을 위한 공간 중심의 매직 박스형(2~7전시실), 다원 예술을 위한 블랙박스형(다원 공간)의 세 가지 타입이 있다. 1전시실은 로비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관의 대표적인 전시실로 자연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1전시실과 지하의 2전시실은 수직으로 연결된다.서울박스와 전시박스 사이의 4~6전시실은 현대미술을 위한 전시실로 기둥이 없고 층고가 상대적으로 높다. 7전시실은 뉴 미디어, 비디오 아트 등 첨단예술을 위한 공간이다. 전시실 밖의 ‘역공간’도 독특한 기능을 갖는다. 2~5전시실이 에워싸면서 만들어진 서울박스, 서울박스와 전시마당을 연결해 주는 색동홀이 대표적인 역공간이다. 색동홀은 중요한 동선 공간으로 관람객들이 다른 전시실로 이동하다가 설치된 작품을 만나는 의외의 예술적 경험이 가능하다. 미술관 마당도 역공간이다. 마당에서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등 대형 야외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민 교수는 “고전적 미술관에서는 연대기순으로 작품을 배열함으로써 강요적이고 수동적인 선형 관람 동선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고 주제별 전시를 하는 경우는 이런 동선이 적절치 않다”며 “서울관은 전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들이 능동적으로 전시를 선택하고 자율적으로 이용해 작품을 감상하는 ‘네트워크 동선’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주인공은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들과 예술가들입니다. 한번 보고 다시 찾아가지 않는 곳이 아니라 자주 방문하면서 미술관에 익숙해지고 동네처럼 친근해지는 미술관, 공원 같은 미술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설계와 완공까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많은 부분이 의도했던 대로 운영되고 있어서 방문할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민 교수는 서울관의 설계과정을 담은 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건축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위해서는 10년 정도 사용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개관 당시에는 건축 외적인 정치적·사회적 요인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건축 자체로만 볼 수 있는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함혜리 건축 칼럼니스트
  • 폭탄테러범이 된 수학 천재 카진스키, 수감 중 사망

    폭탄테러범이 된 수학 천재 카진스키, 수감 중 사망

    ‘유나바머’로 유명한 미국의 폭탄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가 교도소 수감 중 81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매체들은 10일(현지시간) 무기수인 카진스키가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연방교도소 의료센터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도 이를 확인했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카진스키는 1978~1995년 미국의 대학과 항공사 등에 16차례 소포로 사제폭탄을 보내 3명을 숨지게 했다. 23명이 그의 폭탄 테러로 시력을 잃는 등 상처를 입었다. 유나바머(Unabomber)란 별명도 대학과 항공사의 첫 철자와 폭탄을 만드는 사람을 가리키는 ‘바머’를 섞어 만든 조어다. 그가 폭탄 우편물을 보낸 것은 기술문명과 산업사회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카진스키는 1995년 각 언론사에 보낸 선언문 ‘산업사회와 미래’를 통해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인류의 재앙이 될 것이라며 산업사회를 전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FBI가 형의 문체와 선언문의 문체가 비슷하다는 카진스키 동생의 제보를 받고 1996년 그를 검거했다. 시카고에서 폴란드계 이민 3세로 태어난 카진스키는 초등학교 때 아이큐 167을 기록하고 16세 때 장학생으로 하버드대 수학과에 입학한 수학 천재였다. 24세 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사상 최연소 수학 교수로 임용됐지만 2년 만에 사직했다. 이후 몬태나에 오두막집을 짓고 문명사회와 담을 쌓은 채 지냈다. 직접 사냥한 토끼 고기와 농사, 채집으로 자급자족하다가 몬태나주 산림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에 분노한 그는 폭발물 제조법을 독학으로 익혀 테러를 시작했다.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아 체포되기까지 17년간 유나바머로 불렸다.
  • 덕후가 만든 ‘디아4’ 현실판… ‘4D급 지옥’이 열렸다

    덕후가 만든 ‘디아4’ 현실판… ‘4D급 지옥’이 열렸다

    지난달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 지하 깊은 곳 숨겨진 공간에서 악마를 소환하는 피투성이 의식이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다행히 실제 상황이 아닌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 ‘디아블로4’의 오프라인 체험관 ‘헬스테이션’ 얘기다. 11일까지 운영한 체험관을 비롯해 디아블로4 전체 광고 캠페인은 올해 초 치열한 경쟁입찰 끝에 블리자드의 선택을 받은 제일기획이 담당한다. 제일기획은 이 캠페인을 맡기 위해 디아블로 ‘덕후’(애호가)들로 팀을 짰다. 지난 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김종민 제작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와 이경호 비즈니스 17팀 프로 역시 ‘디아블로2’부터 플레이해 온 팬들이다. 심지어 제일기획 협력사 BMT의 유성근 PD(부사장)는 ‘디아 덕후’로 유명하다고 한다. 마니아들이 제작에 참여한 만큼 체험관은 게임 속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체험 후반부에 등장하는 게임 최종 보스 ‘릴리트’의 조각상은 예술 작품에 가까웠다. 김 CD는 “릴리트 머리의 복잡한 형태를 도저히 조각으로는 재현할 수가 없어 두상만 3D 프린트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필 지하철역 유휴 공간에서 현장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데는 광고주인 블리자드 코리아의 ‘욕심’이 많이 작용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가 30~40대 남성 위주로 형성돼 있는 팬층을 넘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20~30대를 끌어들이길 원했다. 이 프로는 “광고주가 기존 게임 캠페인처럼 영상이나 웹 페이지 배너 위주 광고를 원하지 않았다”며 “화제성 있고 임팩트가 강한 ‘에픽(장엄, 장대한)’ 캠페인을 원했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와 제일기획은 디아블로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체험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그래서 디아블로의 ‘지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김 CD는 “‘지옥’ 하면 ‘지하’가 떠올라 지하철역을 생각하게 됐다”며 “검색하다 보니, 많은 지하철역이 유휴 공간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더라”고 말했다. 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공간에 체험관을 만드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이 프로는 “계약은 문제없었는데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안전을 많이 걱정했다”며 “소화기를 비롯한 방화용품은 당연히 구비했고, 행사장에 설치한 대부분 조형물에 방염 처리까지 했다”고 말했다. 사용하지 않던 공간이라 갖춰져 있지 않던 전기 시설, 공조 장치 등을 구축하는 일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체험관 준비 과정에서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 프로는 “선혈이 낭자한 분위기를 연출하다 보니, 작업 중에 여기저기서 ‘피가 모자라’, ‘피 좀 줘’라는 소리들을 해댔다”며 웃었다. 절단된 신체를 묘사한 소품도 많았다. 이 프로는 “온전한 실제 인체 사이즈 모형을 제작해 자르고 가르는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대행사 예술팀 인원들이 ‘실제 신체를 훼손하는 것 같은 너무 괴기스러운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캠페인은 성공을 거뒀다. 디아블로4는 역대 자사 게임 사전구매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체험관 관련 콘텐츠 5개는 조회수가 184만을 넘었다. 안전관리 문제로 소수 예약제로 운영, 회당 정원이 7~12명에 불과했는데 신청자가 지난 5월에만 2만 4000명이 몰렸다. 이 프로는 “현장에 며칠 상주했는데 20대 후반~3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많이 오더라”고 말했다.
  • 피·땀·눈물 BTS 10년… 자전적 가사로 전 세계 청춘 위로하다

    피·땀·눈물 BTS 10년… 자전적 가사로 전 세계 청춘 위로하다

    케이팝의 위상은 방탄소년단(BTS) ‘이전’과 ‘이후’가 극명하게 구분된다. 2013년 6월 13일 싱글 1집 ‘투 쿨 포 스쿨’(2 COOL 4 SKOOL)로 데뷔한 이후 역동적으로 다시 쓰여졌다. BTS는 이제 케이팝을 대체 불가능한 ‘하나의 장르’로 일궈낸 주역으로 평가된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BTS가 케이팝과 함께 성장한 시간을 짚어 본다. ①글로벌 성장 아이콘 2013년 유명 프로듀서 방시혁이 키운 힙합 아이돌 그룹으로 출사표를 던진 BTS는 ‘아이 니드 유’, ‘불타오르네’, ‘피 땀 눈물’, ‘봄날’ 등 글로벌 히트곡을 줄줄이 내놓으며 케이팝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정상에 올랐다. ‘10대의 억압과 편견을 막아 주는 소년들’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은 팀명처럼 강렬한 퍼포먼스와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적극적인 소통, 동시대 정서를 파고드는 음악이 그들의 최대 무기다. BTS가 이룬 가장 큰 성취는 케이팝을 전 세계가 소비하는 음악으로 확장시켰다는 것이다. 데뷔 2년 만인 2015년 ‘화양연화’ 시리즈의 ‘아이 니드 유’부터 케이팝의 글로벌 현상이 본격화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BTS는 국내에 갇혀 있던 케이팝의 영토를 북미·유럽 등으로 글로벌 확장을 이끈 선봉장”이라며 “BTS 이후 후발 아이돌들의 해외 진출이 훨씬 수월해지는 낙수 효과도 커졌다”고 평가했다.②모든 기록이 ‘최초’인 케이팝 그룹 BTS가 일궈 낸 기록은 모두 ‘최초’다. 2018년 5월에 낸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로 한국 대중음악 사상 처음 미국 빌보드 메인 음반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고 이어 발표한 리패키지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LOVE YOURSELF 結 ‘Answer’) 역시 이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어 내는 음반과 노래마다 빌보드와 영국 음반차트, 세계 최대 음원서비스인 스포티파이 등을 점령하면서 세계로 뻗어나갔다. 2020년 9월에 드디어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 100’ 정상에 등극했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직후 자우시 685·제이슨 더룰로와 컬래버 작업으로 낸 ‘새비지 러브’, 한국어 가사인 ‘라이프 고스 온’이 연이어 1위를 찍었다. ‘라이프 고스 온’은 빌보드 62년 역사상 처음 비영어 1위 데뷔곡이자 빌보드 200과 핫 100에 동시에 1위로 데뷔한 첫 남성 밴드라는 역사도 썼다. 이듬해에도 ‘버터’, ‘퍼미션 투 댄스’, 콜드플레이와 컬래버한 ‘마이 유니버스’도 핫 100 1위에 올랐다. BTS는 두 차트에서만 각각 6차례 1위를 석권했고 2021년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의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 수상과 그래미 어워즈 단독 무대를 꿰찼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월에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은 400만장 넘게 팔리면서 세계 5대 음악시장(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앨범 차트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BTS의 맏형 진이 2022년 12월 군입대를 하면서 ‘군백기’를 맞았지만 개별 멤버의 활약은 이어졌다. 특히 지민은 지난 4월 첫 솔로 앨범 ‘페이스’(FACE)의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로 핫 100 1위에 진입하며 또 다른 기록을 썼다.③희망·치유의 메시지로 큰 반향 BTS는 2018년 9월 케이팝 그룹 처음으로 유엔 정기총회 연설 이후 2020년과 2021년 두 차례 더 유엔 무대에 섰다. BTS가 전한 “스스로를 사랑하고 네 자신의 목소리를 내 달라”는 메시지는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BTS가 전하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가 국적과 언어 장벽을 넘어 전 세계 청춘의 마음을 흔드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지영 한국외대 세미오시스 연구센터 교수는 “BTS는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사회와의 관계를 고민하는 건강한 메시지를 발신한다”며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의 가사를 보면 감동과 치유, 용기를 내게 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특유의 강렬한 에너지와 동 세대의 좌절감을 읽어낸 BTS의 음악은 케이팝 전체의 이미지도 바꾸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빌보드 차트 내 상당수의 곡이 마약과 섹스 등 선정적 가사로 이뤄져 있는데 BTS는 그렇지 않다 보니 미국 학부모들이 케이팝에 대해서는 자녀들에게 간섭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④국적·인종·언어 장벽 허물다 문화계의 대표적인 ‘아미’로 꼽히는 이경자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은 “BTS의 가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는 슬픔과 열망 등 보편적인 정서를 전해 국적과 인종을 넘어 공감하고 열광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서효인 시인은 “새롭고 도전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인문학적인 콘셉트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다”면서 정규 2집 ‘윙’(WING)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아 설명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재해석한 뮤직비디오는 그들의 야망과 그를 담을 그릇의 넓이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 준다. 그것을 채워 나갈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는 게 더욱 두근거리게 한다”고 했다.
  • 月300만원에도 서빙할 사람 없어… 영세식당 “불법체류자 구해요”[산업현장 발목 잡는 비자제도③]

    月300만원에도 서빙할 사람 없어… 영세식당 “불법체류자 구해요”[산업현장 발목 잡는 비자제도③]

    “여기 누가 상 좀 치워 주세요.” 주말 점심장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한 경기 고양의 고기구이집. 손님이 떠난 지 한참 지났는데도 정리가 안 된 테이블을 가리키며 홀 서빙팀장이 소리쳤지만, 상을 정리할 짬을 낼 직원이 없었다. 에어컨을 틀어 시원한 실내에서도 반찬을 담은 카트를 끌고 서빙로봇을 피해 다니며 손님을 응대하는 직원들의 이마에선 땀이 흘렀다. 1000석인 이 식당에선 평일 25~27명, 주말에는 40명의 서빙 직원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 늘 그렇듯 이날도 대체인력을 충분히 찾지 못해 직원들마다 뜀박질하듯 일을 하고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동반했던 코로나19 방역이 약 3년 만에 끝났지만 외식업계는 호황을 맞기는커녕 구인난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58년 개띠’가 65세에 접어든 올해 식당에서 일하던 50~60대 직원들의 은퇴는 본격화됐고, 젊은 한국인들은 ‘고된 감정노동’인 외식업 취업을 꺼린다. 외식업을 지탱해 온 또 다른 축인 중국동포도 급감했다. 본국 귀환, 재외동포(F4) 비자로의 전환이 맞물리며 2014~2019년 22만~28만명을 유지하던 구소련·중국 재외동포의 방문취업(H2) 비자 체류인원은 지난해 8월 현재 11만 1000명으로 줄었다.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외식업에 취업이 허용된 비자는 H2 비자와 F4 비자 외에 유학(D2) 비자, 특정활동(E7) 비자 정도이다. 이 중 D2 비자로는 주당 20~30시간 조건으로 외식업에 종사할 수 있다. 내국인력은 기피하고 외국인 노동자에겐 문호가 막힌 결과는 외식산업 분야에서의 고용 미스매치 심화라는 결과로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제조, 물류·운송, 보건·복지, 농업, 해외건설과 함께 음식점업을 ‘6개 빈일자리 업종’으로 규정했다. 외식산업에서의 ‘노동시장 미스매치’를 공인한 셈이다. 그때 나온 주요 대책 중 가장 활발하게 추진되는 게 서빙로봇, 조리로봇 활용 지원이다. 실내외 서빙로봇과 조리로봇을 지난해 110대에서 2025년 500대까지 늘리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덕분에 요즘 식당에서 서빙로봇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서빙 로봇은 노동 강도 낮추는 수준” 그러나 외식업계의 전반적인 반응은 회의적이다. 원혜영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총괄이사는 11일 “로봇수술이 개발되고 의료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의사를 로봇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서빙로봇이든 조리로봇이든 사람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외식업 종사자의 노동 강도를 낮추고 안전을 높이는 데 로봇이 이용될 뿐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할 상황이 많이 생기는 식당일을 로봇이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원 총괄이사는 “그나마 서빙로봇이 매장을 다니고 있으면, 구직자들이 이곳의 노동강도가 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로봇은 실제로 외식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를 낮추는 데는 효과가 없다”고 덧붙였다. ●“식당일하던 中동포, 양꼬치집 차려” 로봇이라는 ‘미래 기술’에 걸었던 기대가 꺾이며, 시급 1만 5000원(월 313만원)에도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지금의 인력난을 방치했다간 외식산업 전체가 고사할 것이란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한국말이 안 통하는 동남아 외국인 노동자에게라도 외식업 일자리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런 위기감 속에서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 한식 체인점의 점장은 “외식업이 과거에는 취업하기 좋고 편한 일자리였지만, 최근에는 다른 업종의 급여도 다 올랐다”면서 “식당마다 사람을 못 구해 난리인데 동남아 외국인을 제조업에서만 고용할 수 있고, 외식업에서는 고용할 수 없는 것은 모순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서울 서초구의 유명 고깃집 임원인 A씨 역시 “우리 매장에는 오래 일한 직원이 많아 매장 직원 중 중국동포 비중이 60%”라면서 “요즘에는 외식업에서 중국동포를 많이 고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H2 비자가 도입된 2007년 전후부터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체류하며 직업을 구할 수 있었던 중국동포들은 상당 기간 국내에서 모은 자산을 바탕으로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는 대신 양꼬치집을 비롯해 스스로 사업체를 차리는 분위기라고 A씨는 전했다. ●“불법인 줄 알면서 관광비자 고용” 고용난이 외식업계 인건비를 전반적으로 높이는 요인이 되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이 먼저 한계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부의 전국 사업체 조사에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비중은 2019년 14.4%에서 지난해 16.0%로 1.6% 포인트 늘었다. 손님이 없어서 장사가 안되는 상황이 아니라 인건비 부담에 직원을 줄이고, 직원이 없어 예약을 덜 받는 장면이 연출되는 셈이다. 영세한 식당에서는 여행·관광비자로 오는 외국인을 불법 고용해 단속당하는 사례도 있다.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엔 “외국인 직원 쓰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라거나 “불법체류 외국인 고용 관련 문의 드린다”는 글이 올라온다. 서울 종로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망할 순 없으니까 불법인 줄 알면서도 관광비자로 오는 외국인을 쓰라는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는 자영업자들이 있다”면서 “이 지경에도 정부는 내국인 일자리 보호를 위해 절대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할 수 없다고 하는데, 정부가 한 번 식당에서 일할 내국인을 찾아봐 주고 그런 얘기를 하면 좋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유학생들 최대 주40시간 근무 요청 외식업 취업을 허용하는 비자 자격 개편에 관한 정부 논의에서 진전이 없는 건 아니다. 식품산업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부터 F4·D2·E7 비자의 규제를 완화할 것을 건의, 올해 일부 반영됐다. F4 비자는 그동안 14개 시군에 한해 시범 선정한 인구감소 지역에서만 허용되다가 지난달부터 전면 허용됐다. 또 D2 비자 규제 완화로 유학생들이 식당에서 일할 수 있는 시간이 학사의 경우 주중 20시간에서 35시간으로, 석·박사의 경우 주중 30시간에서 40시간으로 늘려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한 상태다. 법무부는 내부 지침을 개정해 학업성적 우수자(직전 학기 성적 ‘A’ 이상) 등에 대해 근로시간 5시간을 추가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학사를 밟는 유학생은 주중 20시간에서 25시간으로 근무시간이 늘어난다. 그러나 보다 대규모 인력을 충원할 수단으로 주목받는 E9 비자 규제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고용부와 법무부는 식당 일자리는 여전히 50~60대 내국인의 일자리이며 E9 비자를 활용해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 취업이 가능해질 경우 외국인 노동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관련 규제 완화에 신중한 입장이다.
  • 전원주, 주식으로 대박났다 “58만원→30억원”

    전원주, 주식으로 대박났다 “58만원→30억원”

    배우 전원주가 58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해 30억원을 벌었다고 밝혔다. 11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전원주가 김준호 집에 방문해 58만원으로 30억원을 번 비결을 공개했다. 이날 이상민은 전원주에게 “신촌에서 착한 건물주로 유명하시다”며 “건물 몇 채를 갖고 계시냐”고 물었다. 이에 전원주는 “여러 채 있다”고 답했고, 이상민과 김준호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또 이상민은 “58만원으로 3억원을 버셨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전원주는 “3억원이 아니라 30억원”이라고 말해 또 한번 놀라움을 안겼다. 전원주는 은행에 가지 않아도 은행 직원들이 직접 집으로 찾아 온다고 했다. 그는 “은행 지점장이 전화를 걸어 ‘집으로 차 몇 시에 보내드리면 되냐’고 묻는다. 은행에 내리면 지점장, 경비원들이 쫙 서 있다. 또 은행엔 내 전용 금고도 따로 있다”고 덧붙였다.
  • 이동진, ‘범죄도시3’ 별 3개에 친분 의혹…평소 어떻길래

    이동진, ‘범죄도시3’ 별 3개에 친분 의혹…평소 어떻길래

    평소 평점을 깐깐하게 주기로 유명한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영화 ‘범죄도시3’에 별점 3개를 줬다 갑론을박이 일자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동진은 11일 블로그에 “제가 특정 영화에 대해 좋게 평가한다면 그건 그 영화를 보고 나서 좋았기 때문”이라면서 “어떤 영화의 GV에서 해설 또는 진행을 맡거나 제가 출연하는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거나 제 별점이 추천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편이라면 그건 그 영화를 제가 실제로 그렇게 좋게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영화(‘범죄도시3’)가 한국 영화나 특정 국가의 영화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영화 산업을 걱정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영화의 배우나 감독이 제가 출연하는 방송에 나와주셔서가 아니다. 그 영화와 관련돼 인터뷰를 하는 분들은 모두 다 제가 그 영화를 평론가로서 호평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동진은 ‘범죄도시3’에 대해 “기회가 생길 때마다 1점씩 또박또박 따내는 코미디”라는 평가를 하며 별점 5점 만점에 3점을 줬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상용 감독이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출연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악플을 쏟아냈다. 이동진은 “영화가 좋다고 보기에 인터뷰를 하거나 GV를 하거나 평가가 좋은 것이지, 인터뷰 혹은 GV를 해야 하거나 다른 이득을 염두에 두고 있기에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인터뷰와 GV 모두 응하는 경우보다 거절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미 제가 다 해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일과 제안이 많은 상황에서 금전적인 이유로 특정 영화에 대한 해설이나 인터뷰를 자청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제가 영화에 대한 식견이 짧아서 그 영화를 잘못 평가할 수는 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사람에 따라 매우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능력이 부족하다고 질책하는 말씀은 제가 달게 받아야 할 지적”이라면서도 “부끄러운 줄 알라는 도덕적 일갈만큼은 제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 말씀은 타인에게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 치마처럼 휘날리는 연분홍 꽃물결…소백산 국립공원 철쭉 산행

    치마처럼 휘날리는 연분홍 꽃물결…소백산 국립공원 철쭉 산행

    산의 모습은 여럿이다. 특히 계절에 따라 그렇다. 설악산, 지리산을 두고 어느 계절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듯, 소백산 국립공원 역시 특정 계절과 특정 지역의 모습에 대표성을 부여할 순 없다. 다만 어느 시기에 무엇이 볼 만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소백산에 철쭉이 한창이란 소식을 듣고 연화봉(1394m)으로 향했다. 국망봉(1421m), 비로봉(1439m) 등보다 오르기가 수월해 산객들이 많이 찾는 봉우리다. 제 2 연화봉에서 연화봉을 거쳐 제 1 연화봉까지, 연분홍 꽃물결이 보통 장관이 아니다. 소백산은 백두대간 큰 산줄기가 강원 영월, 경북 영주, 풍기, 충북 단양을 아우르며 한반도 서남쪽으로 줄달음치다 솟은 산이다. 이름은 소백이지만 최고봉인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연화봉(1394m) 등 고산준령을 적잖이 거느렸다. 5월 말~6월 초는 철쭉이 연분홍 꽃물결을 이룬다. 영주, 단양 등 소백산에 깃든 지방자치단체마다 이 시기에 철쭉제를 연다.들머리는 죽령이다.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가 이 고개에서 경계를 이룬다. 죽령탐방안내소에서 연화봉까지는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잘 닦인 임도여서 오르기는 수월한 편이다. 철쭉은 대체로 정상 언저리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흰빛에 가까운 연분홍부터, 상기된 볼을 보는 듯한 분홍빛까지, 색의 스펙트럼이 무척 다양하다. 다소 힘들더라도 제 1 연화봉까지는 다녀오길 권한다. 다소 급한 능선에 철쭉 군락이 형성됐는데, 연화봉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연화봉에서 1시간 정도 더 걸으면 된다. 등산로에서 만나는 들꽃들도 볼거리다. 큰앵초가 자주 눈에 띄고, 양지꽃, 큰개별꽃 등의 수더분한 들꽃들도 눈길을 끈다.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은 널찍한 초지와 주목 무리로 유명하다. 죽령에서 갈 수도 있지만, 편도 7.2㎞에 달해 들꽃 산행 목적으로는 다소 버겁다. 비로봉 산행이 목적이라면 단양쪽의 천동매표소나 어의곡매표소, 풍기쪽의 희방사매표소 등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죽령 일대엔 국립공원공단에서 공들여 가꾼 명품마을이 있다. 찬찬히 걸으며 매발톱, 불두화 등의 야생화와 만나는 재미가 각별하다. 죽령휴게소 주차장 바로 아래가 입구다.
  • 치마처럼 휘날리는 연분홍 꽃물결…소백산 국립공원 철쭉 산행

    치마처럼 휘날리는 연분홍 꽃물결…소백산 국립공원 철쭉 산행

    산의 모습은 여럿이다. 특히 계절에 따라 그렇다. 설악산, 지리산을 두고 어느 계절이 가장 아름답다고 말할 수 없듯, 소백산 국립공원 역시 특정 계절과 특정 지역의 모습에 대표성을 부여할 순 없다. 다만 어느 시기에 무엇이 볼 만했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소백산에 철쭉이 한창이란 소식을 듣고 연화봉(1394m)으로 향했다. 국망봉(1421m), 비로봉(1439m) 등보다 오르기가 수월해 산객들이 많이 찾는 봉우리다. 제 2 연화봉에서 연화봉을 거쳐 제 1 연화봉까지, 연분홍 꽃물결이 보통 장관이 아니다. 소백산은 백두대간 큰 산줄기가 강원 영월, 경북 영주, 풍기, 충북 단양을 아우르며 한반도 서남쪽으로 줄달음치다 솟은 산이다. 이름은 소백이지만 최고봉인 비로봉(1439m), 국망봉(1421m), 연화봉(1394m) 등 고산준령을 적잖이 거느렸다. 5월 말~6월 초는 철쭉이 연분홍 꽃물결을 이룬다. 영주, 단양 등 소백산에 깃든 지방자치단체마다 이 시기에 철쭉제를 연다.들머리는 죽령이다. 충북 단양과 경북 영주가 이 고개에서 경계를 이룬다. 죽령탐방안내소에서 연화봉까지는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잘 닦인 임도여서 오르기는 수월한 편이다. 철쭉은 대체로 정상 언저리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흰빛에 가까운 연분홍부터, 상기된 볼을 보는 듯한 분홍빛까지, 색의 스펙트럼이 무척 다양하다. 다소 힘들더라도 제 1 연화봉까지는 다녀오길 권한다. 다소 급한 능선에 철쭉 군락이 형성됐는데, 연화봉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다. 연화봉에서 1시간 정도 더 걸으면 된다. 등산로에서 만나는 들꽃들도 볼거리다. 큰앵초가 자주 눈에 띄고, 양지꽃, 큰개별꽃 등의 수더분한 들꽃들도 눈길을 끈다.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은 널찍한 초지와 주목 무리로 유명하다. 죽령에서 갈 수도 있지만, 편도 7.2㎞에 달해 들꽃 산행 목적으로는 다소 버겁다. 비로봉 산행이 목적이라면 단양쪽의 천동매표소나 어의곡매표소, 풍기쪽의 희방사매표소 등을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죽령 일대엔 국립공원공단에서 공들여 가꾼 명품마을이 있다. 찬찬히 걸으며 매발톱, 불두화 등의 야생화와 만나는 재미가 각별하다. 죽령휴게소 주차장 바로 아래가 입구다.
  • ‘넷플’로 뜬 이 배우…SNS 팔로워 수 강박 ‘오열’

    ‘넷플’로 뜬 이 배우…SNS 팔로워 수 강박 ‘오열’

    미국 유명 아역 스타가 SNS 강박을 토로했다. 외신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 7일(현지 시간) 어린 나이에 할리우드 스타덤에 오른 아역 스타 제나 오르테가(20)와 엘 패닝(25)과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제나 오르테가는 지난 11월 공개된 팀 버튼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웬즈데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팔로워 수를 늘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는 제나 오르테가는 “어렸을 때 디즈니 101과 같은 곳에서 ‘하루에 세 번씩 포스팅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팔로워도 늘리고, 우리 쇼를 더 많이 홍보할 수 있다’고 교육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엘 패닝 또한 “오디션이나 미팅에 나가면 ‘팔로워가 몇 명이나 되느냐’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 공감했다. 이어 제나 오르테가는 “소셜 미디어는 우리 또래의 모든 사람에게 비교의식을 불러일으키며, 시류에 편승하는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매우 조작적이다. 쇼가 끝나고 나면 글을 올리거나 말을 하기가 정말 긴장되고, 심지어 나 자신이 되는 것조차 두려워진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난 원래 냉소적이면서 건조한 성격이라 논란에 휩싸이기 쉽다. 카메라 앞에서의 모습이 다가 아니며, 다른 사람을 평가의 단상 위에 올려놓아선 안 된다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
  • ‘불륜 의혹’ 유명 여배우, 광고계 손절 시작

    ‘불륜 의혹’ 유명 여배우, 광고계 손절 시작

    불륜 의혹에 휩싸인 일본 톱배우 히로스에 료코가 광고에서도 잘렸다. 지난 7일 일본 매체 주간 문춘은 히로스에 료코(42)가 미슐랭 1스타 프렌치 레스토랑의 유명 오너 셰프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8일 기린맥주 측은 히로스에 료코가 광고 중인 혼기린 광고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혼기린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히로스에 료코를 비롯해 에구치 요스케, 타모리 등이 함께한 광고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히로스에 료코의 불륜 스캔들에 광고사마저 ‘손절’을 한 것이다. 기린맥주 측은 광고 영상을 내린 것이 맞다면서 “(히로스에 료코에 대한) 보도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상품 가치를 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히로스에 료코의 광고에 대해 향후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히로스에 료코는 2003년 모델 이카자와 타카히로와 결혼했으나 2008년 이혼했고, 이후 2010년 캔들 준과 재혼, 현재까지 결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두 번의 결혼 생활에서 모두 3명의 아이를 두고 있다. 히로스에 료코는 지난 2014년 동료 배우 사토 타케루와도 불륜 의혹을 받은 바 있다.
  • 감사원, 전현희 감사결과 발표…“갑질직원 옹호 탄원서 부적절”

    감사원, 전현희 감사결과 발표…“갑질직원 옹호 탄원서 부적절”

    감사원이 9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권익위에 대한 ‘공직자 복무관리실태 등 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7월 말 전 위원장 복무와 관련한 제보를 받고 실지감사를 시작해 최근까지 약 10개월간 조사를 진행해 왔다.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는 제보 내용 13건에 대한 감사원 판단이 담겼다. 감사원은 이들 중 6건은 확인된 제보내용을 보고서에 기재했으며, 이 중 3건에 대해서는 ‘기관 주의’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먼저 전 위원장이 지난 2021년 직원 대상 갑질로 징계를 받게 된 권익위 국장에 대해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탄원서에 서명해 정부 소청심사위원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 “갑질행위 근절 주무부처의 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익위 위원장은 이 같은 행위로 갑질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 관련 유권해석을 내린 후 국회와 언론에 한 대응과 관련해서는 “재량을 일탈·남용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시 유권해석 결정 후 권익위 보도자료와 전 위원장 국회 해명 등에서 유권해석을 전적으로 ‘실무진이 판단한 것’이라고 밝힌 것을 문제삼기 어렵다는 얘기다. 감사원은 ‘상습지각 등 근무시간 미준수’ 제보에 대해서는 “제보내용 중 확인된 일부 사실을 보고서에 기재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전 위원장 취임 직후인 2020년 7월부터 작년 7월까지 근무지가 세종청사로 분류된 89일 중 9시 이후에 출근한 날이 83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기관장의 경우에는 근무지와 출장지의 구분 및 출퇴근 시간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해 전 위원장 근무시간 점검 결과는 실태를 보고서에 그대로 기재하되, 별도로 처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전 위원장 이름은 ‘A 위원장’으로, 추 전 장관은 ‘B 전 법무부 장관’으로 익명으로 처리됐다. 감사원은 “국민적 관심을 고려해 전 위원장의 상습지각 등 근무시간 미준수 및 추 전 장관 등에 대한 유권해석 부당 처리 등 처분 요구하지 않는 제보내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확인 결과를 감사보고서에 기재했다”고 주석에 달았다. 감사원은 다만 ▲법률사무소 차명 운영 의혹 ▲관사 수도요금 부당 집행 ▲예산으로 구입한 한복 사적 이용 ▲유명인사 청탁금지법 신고사건 처리 부당 지연 등 나머지 7건은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전 위원장은 감사원의 최종 감사결과보고서 발표를 앞둔 이날 감사원 앞에서 피켓 시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감사원 사무처가 감사위원회 회부한 위원장의 근태와 관련한 표적감사 결과 공개는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 새 대법관에 권영준 교수·서경환 판사 임명 제청

    새 대법관에 권영준 교수·서경환 판사 임명 제청

    김명수 대법원장은 9일 신임 대법관으로 권영준 (53·사법연수원 25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서경환(57·21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7월 퇴임하는 조재연·박정화 대법관의 후임이다. 대법원은 “대법관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 덕목은 물론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는 식견과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는 통찰력을 갖췄고 해박한 법률 지식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 능력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에 대해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법학자로 학문적 성과가 탁월하고 후학을 열정적으로 양성하면서 법률가로서 사회적 책임에 충실한 점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서 부장판사는 재판 실무와 사법행정에 두루 능통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사법행정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에 노력한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두 사람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법관으로 임명되면 여성 대법관은 민유숙·노정희·오경미 대법관만 남아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김재형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비어있던 교수 출신 대법관 자리는 권 교수가 잇게 된다. 권 교수는 대건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35회 사법시험에서 수석 합격했다. 1999년 서울지법 판사로 법관에 임용된 뒤 2006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 근무한 이력도 있다. 양창수·김재형 전 대법관과 윤진수 서울대 교수의 뒤를 이어 국내 민사법학계의 대표적인 권위자로도 인정받는다. 30여권의 단행본과 80여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해 ‘민법학의 기본원리’ 등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고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론, 법리, 실무’ 논문은 한국법학원 법학 논문상을 받았다. 또 지적재산권법 분야를 전공해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개인정보보호법, 국제거래법에도 해박하다고 평가받는다. 서 부장판사는 건국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1995년 서울지법 서부지원 판사로 임용됐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회생법원장 등을 거쳤다. 파산·회생 등 도산법 분야에 정통하고 사법행정에도 밝다. 2015년 광주고법에서 세월호 사건 2심 재판을 맡아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판결로 유명하다. 당시 양형 사유를 설명하며 울먹여 ‘세월호 판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2012년 서울서부지법 형사 12부 재판장 시절에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을 법정구속했다. 당시 서 부장판사는 “경영 공백이나 경제발전 기여 공로 등은 집행유예를 위한 참작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실형 이유를 밝혔다. 김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을 받은 윤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대법관 후임 인선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열어 후보자들의 적격성을 심사하고 임명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재적 의원 과반수가 출석해 그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대통령이 신임 대법관으로 임명한다. 이 절차는 통상 1개월가량 소요되지만 여야 의견이 갈려 국회 본회의 상정이 늦춰지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 작년 11월 임명된 오석준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의 제청 이후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119일이 걸렸다.
  • 빅토리녹스, 신제품 이보크·져니1884 컬렉션 론칭

    빅토리녹스, 신제품 이보크·져니1884 컬렉션 론칭

    13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온 스위스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빅토리녹스(Victorinox)’가 23년 상반기 신제품을 공개했다. 신제품인 럭셔리 아웃도어 멀티툴 ‘Evoke(이보크)’와 어반 아웃도어 컨셉 남성시계 ‘Journey(져니) 1884’는 디자인과 기술력 등의 측면에서 빅토리녹스의 컨셉과 히스토리를 잘 담아낸 컬렉션이다. 1884년 시작된 빅토리녹스는 우수한 품질과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으며, 브랜드의 시작인 ‘스위스 아미 나이프(Swiss Army Knife)’부터 시계, 가방 및 여행가방, 커틀러리 등을 전개 중이다.이보크 컬렉션은 ‘맥가이버칼’로 유명한 스위스 아미 나이프의 23SS 컬렉션이다. 빅토리녹스가 본격 아웃도어 액티비티 시즌을 맞아 출시한 제품으로, 분리형 썸 스터드가 특징이며 4가지의 기능을 담고 있는 심플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멀티툴이다. 특히 23년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수상작으로 세계 시장에서 공식 인정받은 디자인과 기능성을 갖췄다. 클래식 실버나 우아한 블랙의 칼날과 브랜드 고유 컬러인 레드, 블랙, 실버와 알록스, 우드 소재를 적용한 손잡이까지 다채로운 구성이 돋보인다. 국내의 경우 총 8종의 스타일 중 6종의 스타일을 선보였다. 빅토리녹스의 새로운 시대를 의미함과 동시에 스위스 산맥의 자유와 에너지를 담은 져니 1884는 스위스의 하이킹 사랑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시계 컬렉션이다. 스위스 등산 표시판을 표현한 핸즈, 등산로의 거친 질감을 표현한 다이얼, 실용적이고 스포티한 러브 스트랩 등으로 활기 넘치고 액티브한 라이프에 대한 지향점을 드러냈다. 져니 1884 컬렉션은 빅토리녹스의 자체 시계 센터에서 디자인 및 제조되는 스위스 메이드 제품으로 5년의 워런티를 제공한다. 시계 부품은 스테인리스 스틸 316L로 제작되어 최소 50에서 90%까지 재활용된 강철을 사용한다. 한편 빅토리녹스의 브랜드 컨셉과 히스토리를 기반으로 탄생한 이보크 컬렉션과 져니 1884 컬렉션은 롯데 잠실점, 스타필드 하남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온라인의 경우,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를 통해 만날 수 있다.
  • 디아블로4 광고캠페인 만든 ‘디아 덕후’들

    디아블로4 광고캠페인 만든 ‘디아 덕후’들

    지난달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 지하 깊은 곳 숨겨진 공간에서 악마를 소환하는 피투성이 의식이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다행히 실제 상황이 아닌 블리자드의 신작 게임 ‘디아블로4’의 오프라인 체험관 ‘헬스테이션’ 얘기다. 서울 도심에 충격적인 공포의 장소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 나갔고, 1990년대에 디아블로를 접한 ‘찐팬’이 아닌 젊은 층의 관심까지 끌어 모았다. 지난 11일까지 운영한 체험관을 비롯, 디아블로4 전체 광고 캠페인은 제일기획이 담당한다. 올초 치열한 경쟁 입찰 끝에 블리자드의 선택을 받았다. 제일기획은 이 캠페인을 맡기 위해 디아블로 경험자들로 팀을 짰다. 지난 8일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김종민 제작본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와 이경호 비즈니스 17팀 프로 역시 ‘디아블로2’부터 플레이해 온 팬들이다. 심지어 제일기획 협력사 BMT의 유성근PD(부사장)는 ‘디아 덕후’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 프로는 “그러다 보니 제일기획이 ‘오케이’한 작업도 협력사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다시 작업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마니아들이 제작에 참여한 만큼 체험관은 게임 속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온 듯했다. 체험 후반부에 등장하는 게임 최종 보스 ‘릴리트’의 조각상은 예술 작품에 가까웠다. 김 CD는 “릴리트의 머리의 복잡한 형태를 도저히 조각으로는 재현할 수가 없어, 두상만 3D 프린트를 했다”고 설명했다. 하필 지하철역 유휴 공간에서 현장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데는 광고주인 블리자드 코리아의 욕심이 많이 작용했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4가 30~40대 남성 위주로 형성돼 있는 팬층을 넘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20~30대를 끌어들이길 원했다. 이 프로는 “광고주가 기존 게임 캠페인처럼 영상이나 웹 페이지 배너 위주 광고를 원하지 않았다”며 “화제성 있고, 임팩트가 강한 ‘에픽(장엄, 장대한)’ 캠페인을 원했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와 제일기획은 디아블로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체험으로 구현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그래서 디아블로의 ‘지옥’을 보여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김 CD는 “‘지옥’ 하면 ‘지하’가 떠올라, 지하철 역을 생각하게 됐다”며 “검색을 하다 보니, 많은 지하철 역이 유휴 공간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더라”고 말했다.수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역 공간에 체험관을 만드는 일은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이 프로는 “계약은 문제 없었는데 서울교통공사 측에서 안전을 많이 걱정했다”며 “소화기를 비롯한 방화 용품은 당연히 구비했고, 행사장에 설치한 대부분 조형물에 방염 처리까지 했다”고 말했다. 사용하지 않던 공간이라 갖춰져 있지 않던 전기 시설, 공조 장치 등을 구축하는 일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체험관 준비 과정에서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묻자 이 프로는 “체험관 곳곳의 선혈이 낭자한 분위기를 연출하다 보니 작업 중에 여기저기서 ‘피가 모자라’ ‘피 좀 줘’라는 소리가 들리더라”고 말했다. 절단된 신체를 묘사한 소품이 많았는데, 이에 관해서도 이 프로는 “온전한 실제 인체 사이즈 모형을 제작해 자르고 가르는 방식으로 작업했는데, 대행사 예술팀 인원들이 너무 괴기스러운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캠페인은 이미 성공을 거뒀다. 디아블로4는 역대 자사 게임 사전구매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이 프로는 “현장에 며칠 상주했는데 20대 후반~3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많이 오더라”고 말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든 체험관 관련 콘텐츠 5개는 조회수가 184만을 넘었다. 안전 관리 문제로 소수 예약제로 운영, 회당 정원이 7~12명에 불과했는데 신청자는 5월에만 2만 4000명이 몰렸다. 이번 디아블로4 광고 캠페인은 두 사람 각자에게도 커다란 경험이 됐다. 김 CD는 “단일 게임을 이렇게 전방위적인 통합 캠페인으로 광고할 기회는 정말 흔치 않다”며 “한번 뿐인 디아블로4 캠페인을 직접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는 “업계에 ‘용감한 광고주가 용감한 캠페인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며 “우리에겐 이번 캠페인이 딱 그런 용감한 캠페인이었다”고 말했다.■김종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978년생(만45세) -2006년 광고업계 입문(아트디렉터 직군) -2013년 제일기획 경력 입사 -이마트 Light Saver(2021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 WWF KOREA 치어럽(2020 대한민국 광고대상 수상) ■이경호 프로(AE, 광고기획자) -1990년생(만33세) -2018년 제일기획 신입 입사(AE직군) -디아블로4, 신한금융지주, 맘스터치 등 광고주 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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