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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 오염수 방류에 중국 단체 관광객 일본행 줄줄이 ‘취소’ [여기는 중국]

    핵 오염수 방류에 중국 단체 관광객 일본행 줄줄이 ‘취소’ [여기는 중국]

    오는 10월은 중국에서 여행 성수기로 꼽는 국경절 연휴가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이 단체 관광이 가능한 3차 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포함하면서 수많은 중국인들이 이번 연휴에 일본으로의 단체 관광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오염수 방류로 계획을 변경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27일 중국 현지 언론인 신문신보(新闻晨报)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온라인 여행사 사이트에서 일본 관광상품을 최대한 메인 페이지에 나타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단체 관광 패키지 판매가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원래 일본은 중국 국경절 연휴에 가장 인기 많은 관광지였다. 코로나19 이후로 해외 단체 관광길이 막혀 주춤했지만 최근 일본 단체 관광이 다시 재개되면서 관련 업계가 살아나는 와중에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주에만 중국 온라인 여행 사이트에서 일본 관련 검색어가 동남아 지역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튀르키예, 호주 등의 단체 관광상품도 이전보다 검색량이 50% 이상 늘어난 상태. 중국 온라인 여행사들도 저마다 일본 관광 상품을 늘리면서 대목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모두 올스톱 상태가 되었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携程)에 따르면 “현재 일본 패키지 여행, 반 자유 여행, 현지 단체 관광 등 2000여 개의 상품이 출시된 상태”라며 지난 주 일본 단체 관광상품 예약은 전월 동기 대비 90% 증가, 국경일 출발 일본 상품은 지난 달 보다 5배 늘었다. 그러나 26일 확인한 결과 이전에 일본 패키지를 예약했던 단체 관광객 중 환불이 잇따르고 있다. 국경절이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 역시 당분간은 상황을 살펴본 뒤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여행사는 일본 관광 상품은 물론 관련 서비스까지 잠정 중단하고 있다. 일본 관광이 불투명해지자 대형 온라인 여행사들은 발빠르게 주력 상품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독일, 영국과 북유럽 등 유럽 국가 패키지 상품으로 일본 상품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한편 중국인들은 이번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에 분노하면서 지난 25일부터 사흘 동안 5차례나 지진을 발생한 것에 노했다”, “하늘도 두고 볼 수 없어서 지진을 일으킨 것”이라며 오히려 당연시했다 
  • 잭슨빌 총격 용의자 “미친 인간의 일기”…바이든 “백인우월주의 설 자리 없다”

    잭슨빌 총격 용의자 “미친 인간의 일기”…바이든 “백인우월주의 설 자리 없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인종차별 철폐를 외치며 25만명과 함께 수도 워싱턴 DC를 향해 행진한 60주년 기념일인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한 상점 근처에서 총기를 난사해 흑인 3명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용의자가 라이언 팰미터(21)라고 경찰이 발표했다. 용의자는 2017년 관련 법에 따라 정신 건강 문제로 72시간 비자발적으로 구금된 적이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하지만 용의자의 총기 구입 자체는 신원조회 등을 거쳐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경찰은 밝혔다. 팰미터는 범행을 하기 전에 부모와 언론, 연방 정부 등에 흑인에 대한 혐오를 구체적으로 담은 입장문을 남겼다. 현지 경찰은 “솔직히 미친 인간의 일기”라고 밝혔다. 그는 가게 앞에 주차된 차량에 앉아 있던 여성에게 무려 11발의 총격을 가한 뒤, 상점 안에 들어가 둘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그 뒤 자신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상점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잡혀 있고, 상점 안의 모습은 없는데, 그는 총격을 저지른 뒤 다시 나와 이상하게도 몇몇은 가게 밖으로 달아나게 했다. 꼭 백인이라서 그런 것만도 아니었다. 두 사람 정도는 흑인이었기 때문이다. 범행 현장은 흑인 대학으로 유명한 에드워즈 워터스 대학으로부터 1마일도 안 되는 거리였다. 팰미터는 먼저 이 대학 캠퍼스를 범행 장소로 생각했던 듯 캠퍼스 안에 들어가려 했는데 보안요원이 막아서며 신원을 밝혀달라고 하고 떠나라고 하자 한참 머뭇거리다 떠났고, 곧바로 범행 현장으로 이동해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백인 우월주의가 미국에서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말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마트에 가는 흑인 가정이나 학교에 가는 흑인 학생들이 총에 맞아 쓰러질까 봐 두려워하는 나라에서 사는 일을 거부해야 한다. 증오가 있을 곳은 없으며 침묵은 공모”라고 밝혔다. 그는 “총격 사건의 동기에 대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만, 법 집행 기관은 연방 차원의 민권 조사를 시작했으며, 이 사건을 잠재적인 증오범죄 및 자생적인 폭력적 극단주의 행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총격 사건이 발생한 전날이 ‘워싱턴 대행진’ 60주년 기념일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증오로 가득 찬 적개심에 따라 자행된 총기 폭력 사건으로 미국 사회는 또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 팬들을 위해 마시멜로 탈 쓴 아이유… 대놓고 ‘티’ 냈다

    팬들을 위해 마시멜로 탈 쓴 아이유… 대놓고 ‘티’ 냈다

    팬사랑이 남다르기로 유명한 가수 아이유의 깜짝 이벤트 현장이 공개됐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이지금 [IU Official]’에는 데뷔 15주년을 맞아 열린 전시회에서 아이유가 팬들과 몰래 접선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아이유는 정체를 들키지 않고 유애나(팬)와 사진을 찍는 등의 깜짝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었다. 먼저 아이유는 마시멜로 인형 탈을 쓰고 전시회장으로 입성했다. 표 부스와 포토존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은 아이유는 정체를 숨긴 채 팬들과 기념사진을 남겨주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MD 삽에서 팬들을 기다리던 아이유는 즉석에서 MD를 직접 사주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마침 이 사실을 꿈에도 모른 채 구경하던 남학생 3명과 마주쳤고, 아이유는 자신의 카드를 건넸다. 카드를 확인한 학생들은 “누나! 진짜 누나예요?”라며 놀라워했다. 팬들의 반응에 아이유는 서둘러 입단속을 시키는 동시에 “사고 싶은 거 다 사”라며 통 큰 선물을 했다. 아이유는 “대신 티 내지 말고 조용조용히”라며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습도 보였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이날 선물을 받은 팬이라고 주장하는 학생의 글도 화제가 됐다. 학생은 “너무 행복했었다. 평생 유애나 할 거다”며 “사실 2관에서 사진 찍을 때 누나 하관이 보였다. 보자마자 ‘아 누나다..’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누나가 오셔서 ‘진짜 너희 때문에 들킬 것 같다’며 ‘티 그만 내’라고 했다”며 “심장 터질 거 같은데 최대한 티 안 냈다. 행복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 동화 같은 마을 할슈타트 주민들 “단체 관광객 좀 못 오게 해달라”

    동화 같은 마을 할슈타트 주민들 “단체 관광객 좀 못 오게 해달라”

    오스트리아의 유명 관광지 할슈타트 마을 주민들이 단체 관광객들이 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세계 문화유산인 이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은 700여명 밖에 안 되는데 최성수기에는 하루 1만명 안팎의 관광객이 몰려와 제대로 살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주민들은 하루 관광객 숫자를 제한하고 오후 5시 이후 단체관광객 버스를 들이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도 이 마을 경제에 관광객들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일부는 그래도 너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입을 모은다. 알프스 자락의 만년설 봉우리 아래 고즈넉한 호숫가에 오래 된 예쁜 집들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은다. 최근 몇 년 더 많은 관광객들이 밀려오는데 그 이유가 2006년 방영된 한국 로맨틱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알려지면서였다고 방송은 전했다.(방송은 드라마 제목을 표기하지 않았는데 워낙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는 아시아 전역에 할슈타트 마을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확산시켰다. 오죽하면 2012년 중국에는 할슈타트 마을을 그대로 본뜬 마을이 조성될 정도였다. 많은 관광객들이 완벽한 셀피 사진을 찍겠다며 몰려든다. 그림 같은 호수, 길쭉한 회색빛 교회 첨탑, 멀리 바라보이는 만년설을 인 봉우리 등이 일생에 한 번 남길 만한 사진을 제공한다고 관광객들은 설레 한다. 유럽에서도 오버투어리즘의 폐해를 가장 극심하게 앓고 있는 것으로 이 마을이 손꼽히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대형 코치 버스를 타고 와서 휙 둘러보고 숙박하지도 않고 곧바로 떠난다는 것에도 있다. 현재 이탈리아 베네치아 같은 곳이 겪는 오버투어리즘의 폐해가 할슈타트 마을에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는 것이다. 들뜰 대로 들뜬 관광객들이 조용히, 주민들에게 소음을 일으키지 않고, 사진만 찍고 간다고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주민들은 관광객이 접근하지 않도록 알프스 풍광을 가리는 목재 담도 세워봤고, 소음공해와 교통 정체에 항의하는 시위도 벌여봤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에서 오히려 역풍이 일어 삭제하고 말았다. 시장은 일단 마을을 통과하는 단체 관광 버스 숫자를 3분의 1로 줄여보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대로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기 전 이 마을을 한 해 동안 찾는 관광객은 100만명 수준이었다.
  • 세상 속 세상 떠난 그곳 새 눈을 뜨게 한다… 당신의 숨이고 쉼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세상 속 세상 떠난 그곳 새 눈을 뜨게 한다… 당신의 숨이고 쉼이다[정여울의 힐링 스페이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게 된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최근 ‘오버 투어리즘’의 대명사로 뉴스에 오르내리곤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잦은 홍수와 침수 피해, 늘어나는 쓰레기, 치솟는 월세와 집값으로 괴로운 베네치아라니. 아름다운 장소를 향한 갈망, 마음의 눈을 새로이 뜨게 해 주는 장소를 향한 여행이 현지인에게 고통을 준다면 여행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베네치아뿐 아니라 로마, 체코 프라하 등 세계적인 관광지들이 오버 투어리즘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여행해야 할까. 지속 가능한 여행이란 어떤 것일까. 우리는 아름다운 장소를 멋지게 탐험만 할 것이 아니라 그곳의 아름다움과 현지인의 행복을 지켜 주는 여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맛집’과 ‘인생샷’에만 집중하는 여행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 장소와 소통하는 여행, 장소에 대한 최초의 사랑을 되찾는 여행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문득 나는 여행자의 롤모델이 될 만한 사람을 떠올렸다. 바로 페기 구겐하임, 세계적인 미술 컬렉터다. 뉴욕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페기 구겐하임은 미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였으나 자신과 아무런 혈연과 지연으로 얽히지 않은 베네치아를 마지막 안식처로 선택했다. 그것은 베네치아를 향한 불타는 사랑 때문이었다. 이 결정이 그의 운명은 물론 베네치아의 운명도 바꾸어 놓았다. 그로 인해 베네치아는 ‘곤돌라의 도시, 물의 도시’를 넘어 ‘현대 미술의 걸작을 관람할 수 있는 도시’로 바뀐 것이다. 그는 자신이 평생 수집한 가장 중요한 미술품들을 영구적으로 베네치아에 선물하기 위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립했다. 유대인이었던 그는 나치의 위협을 피해 본래의 계획(파리에 미술관을 설립하려던 장기 프로젝트)을 접고 프랑스 남부로 피신하면서도 온 힘을 다해 많은 예술가의 안전을 지켜 주고 작품 활동을 후원했다. 뉴욕과 유럽을 자유롭게 오가며 숱한 유명인을 절친한 벗으로 두었던 페기 구겐하임이 영원한 안식처로 삼은 곳이 바로 베네치아였다.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운 베네치아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장소가 바로 이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의 첫 번째 놀라움은 무엇보다 다채롭고 과감한 컬렉션이다.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마르셀 뒤샹, 호안 미로, 콩스탕탱 브랑쿠시, 막스 에른스트, 알베르토 자코메티,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 르네 마그리트, 피트 몬드리안, 알렉산더 콜더, 잭슨 폴록…. 이들이 남긴 걸작들이 이 작은 미술관에 한데 모여 있다. 페기 구겐하임의 열정과 헌신이 없었다면 결코 한자리에 모일 수 없는 작품들이다. 박물관 규모에 견줘 걸작이 워낙 많다 보니 사람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서 작품을 관람한다. 두 번째 놀라움은 이토록 소란스러운 베네치아에 이토록 차분한 성찰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꼭 시끄럽고 부산스러운 것은 아니다. 눈부신 걸작들이 모여 있다 보니 사람들은 작품에 집중하느라 말을 잃어버리게 된다. 세 번째 놀라움은 페기 구겐하임의 실제 묘지가 박물관 안에 있다는 점이다. 구겐하임 컬렉션을 꼼꼼히 돌아본 뒤 그의 묘지를 발견하고 숙연해졌다. 크지는 않지만 정성껏 가꾼 정원에는 아름다운 조각상이 즐비했고, 그 속에 수많은 조각상 중 일부인 듯 페기 구겐하임의 묘비가 수줍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사랑과 열정으로 수집한 걸작들 사이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베네치아의 수문장이 되어 여행자들을 환대하고 있었다.페기 구겐하임 덕분에 나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베네치아에서 인생을 차분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미술관에 오면 왜 평소에는 그토록 자주 일희일비하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삶의 빛과 그림자가 비로소 또렷하게 인식되는 걸까. 미술관에 가면 나는 혼자인 시간에 오롯이 빠져든다. 혼자 있을 때 미술 작품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나는 왜 이렇게 느린 길을 택했을까. 뭔가 실용적이고 목적의식이 분명해 뚜렷한 비전이 보이는 일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가끔 이런 후회가 밀려들 때가 있다. 앞날은 불확실하고, 성취감은 매우 드물게 찾아오는 이 ‘작가’라는 직업을 나는 왜 택했을까. 뚜렷한 직위가 있는 사람, 권력이 있는 사람이 됐으면 어땠을까. 이런 서글픈 물음으로 괴로울 때, 나는 조용히 미술관에 간다. 분명 세상 속에 존재하지만 어딘가로 잠적하는 느낌이 참으로 좋다. 작가랍시고 책만 하루 종일 붙들고 있으면 마치 고3 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기에, 평소와 다른 일에 몰두할 장소가 필요한 것이다. 아름다운 작품들이 있는 곳에서 생각을 가다듬고 싶어지는 것이다. 두세 시간 말없이 홀로 미술 작품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보면 마음속에서 작지만 어여쁘게 반짝이는 생각의 실마리가 만져진다. 나는 아름다운 것들을 향한 방랑벽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다. 문학에 대한 짝사랑을 접을 수 없는 것도, 아무 목적 없이 미술관이나 음악회를 찾아가는 것이 전혀 지겹거나 힘들지 않은 것도, 내 안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 헤매는 미칠 듯한 갈망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끝내 이 아름다운 것들에 관하여 말하고 쓰는 일을 참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존재들의 노력에 감동하고, 그 감동에 나의 해석을 더하여 글을 쓰는 일이 이 힘겨운 삶을 견디게 해 준다. 아름다운 존재들을 오래오래 바라보고, 그들이 속삭이는 간절한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내 마음속의 문장으로 옮겨 적는 일. 그것을 대신할 기쁨이 내게는 전혀 떠오르지 않기에 나는 오늘도 읽고, 쓰고, 듣고, 말하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권력도 재력도 직위도 없지만 그저 글 쓰는 이 순간의 기쁨을 포기할 수 없는 나를 발견하며 오늘 몫의 슬픔을 견딘다.베네치아를 향한 페기 구겐하임의 열정에서도 그런 대체 불가능한 열정, ‘나에겐 이것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그의 열정에서는 한 사람을 향한 사랑에 인생을 거는 듯한 못 말리는 격정, 무구한 집중이 느껴진다. 모두가 선망하는 뉴욕에서도 살 수 있고, 런던이나 파리에서도 살 수 있는 재력과 인맥을 갖췄으면서도 그는 낯선 도시 베네치아에서 말년을 보내고 최후의 안식을 얻는다. 그는 베네치아를 사랑하면 다른 모든 도시에 대한 매혹을 잊는다고 말했다. 뉴욕, 파리, 런던, 그 화려한 도시들을 속속들이 잘 알았던 그가 결국 선택한 도시는 베네치아였던 것이다. 어쩌면 그는 베네치아에서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사와 숱한 갈등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았던 것이 아닐까. 베네치아는 분명 그에게 치유의 공간이자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장소였을 것이다. 내가 ‘치유적 공간’을 찾는 방법은 ‘가장 외로울 때 가고 싶은 곳인가’를 점검해 보는 것이다. 혼자일 때 가기 좋은 곳은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내 마음이 결정하는 대로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도서관, 미술관, 콘서트홀은 대부분 혼자 있기 좋은 장소일 때가 많다. 혼자 책을 읽고, 혼자 그림을 감상하고, 혼자 음악을 듣고 있으면 온갖 마음속 수런거림이 잦아든다. 간섭하고 상처 주고 방해하는 온갖 목소리로부터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곳이 힐링 스페이스, 치유의 공간이다. 때로는 외로움을 더 처절하게 느껴 보기 위해 고즈넉한 공간을 일부러 찾아보기도 한다. 외로움 속에서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을 가장 외롭게 하는 장소는 어디인가. 그 장소에서 당신은 외로움을 견디는 것을 넘어 외로움을 즐길 수도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외로움 속에서 치유의 기쁨을 발견하는 행운을 지닌 사람이다. 한 장소를 미친 듯이 사랑하여 마침내 그 장소의 일부가 돼 버린 한 사람의 일생이 오롯이 드러나는 이곳.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나는 여행자의 눈부신 모범 답안을 보았다. 그 장소를 사랑한다고 말만 하지 말고 그 장소를 위해 무언가를 실천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이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을 수 있는 용기를 지녔다는 것. 나는 그의 용기와 우정, 열정과 헌신을 배우고 싶었다. 나는 그가 베네치아를 사랑하듯 우리의 지구를 사랑하고 싶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전 세계가 ‘하나뿐인, 우리 인류의 안전한 바다’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지금, 우리는 한 장소에 대한 국지적인 사랑이 아니라 지구 전체에 대한 절박한 사랑의 마음으로 지구를 지켜 낼 수 있는 저마다의 실천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장소에 대한 사랑은 곧 삶에 대한 사랑이며, 삶에 대한 사랑은 곧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향한 눈물겨운 사랑이기에. 문학평론가·작가
  • “학력개발원·0교시 체육… 인성기반 학력신장”

    “학력개발원·0교시 체육… 인성기반 학력신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인성기반 학력신장’이란 목표 달성에 매진하고 있다. 기초학력 보장과 학력 향상을 지원하고자 설립한 ‘부산학력개발원’은 전국 시도교육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인성교육의 하나로 시행한 0교시 체육활동인 ‘아침체인지’ 역시 전국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교육활동 침해를 당한 교사에게 변호사 조력, 심리 안정 지원을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실시하는 등 최근 교권침해 이슈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하 교육감은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년간 지역 공동체가 교육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졌다는 것을 느끼면서 이를 승화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부산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을 품는다’라는 생각으로 교육 현장에 필요한 게 있다면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하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학력신장을 1호 목표로 설정한 까닭은. “소위 ‘깜깜이 교육’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전에는 평가하지 않으니 부모는 내 아이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모른다. 그러니 아이의 성장을 지원하지 못하고 불안한 마음에 학원에 보내는 거다. 학업 수준을 평가하고 잘 배우도록 지원하는 것은 인권보장이지 성적으로 줄 세우는 게 아니다. 그래서 취임하면 학력개발원을 설립하고 초등 기초학력, 중등 학력진단평가를 교과별로 하겠다고 했다.” -부산학력개발원 역할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기초학력은 보장해야 한다. 기초학력이 있는지 알려면 가장 중요한 건 평가 도구를 잘 만드는 것이다. 부족한 학생이 있다면 실력을 쌓을 방법도 제시해야 한다. 이런 역할을 학력개발원이 한다. 지금 학력개발원은 기업 연구개발(R&D)센터처럼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그 결과로 다음달 ‘부산학력향상지원시스템’(BASS)이 운영에 들어간다. 평가 결과를 빅데이터,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개별 학생에 맞춘 학력향상방안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전국 대부분 교육청이 학력개발원과 BASS를 벤치마킹해 갔다.” -아침 체인지 도입 계기는. “코로나19로 학생들이 화상수업만 하다 보니 학교에 와도 친구와 서먹하거나 심지어 알아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다가는 사회성이 결여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부대낌’을 만들어 주자는 생각이었다. 그래야만 상대를 이해하고 관용을 베푸는 민주시민의 기초 자질이 함양된다. 매번 늦잠 자던 아이가 알아서 눈을 번쩍 뜬다며 만족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생들도 학교생활이 재밌어졌다고 한다. 이 역시 전국 교육청이 많은 관심을 가졌고 내년 교육부 주요 정책으로도 고려된다.” -교권침해 원인과 해소 방안은. “1995년 5·31 교육개혁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교육 참여 주체가 됐지만 교사는 책임과 의무만 부여된 보조참가자가 됐다. 이런 기울어진 관계가 28년간 이어지면서 누적된 문제가 폭발한 게 지금의 교권침해다. 교권침해를 당한 교사가 교권보호위원회나 수사기관, 법정 등에 출석할 때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우리 교육청이 지원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악성민원도 교사, 학교를 대신해 교육청이 직접 담당한다. 더 근본적인 대책은 교육공동체 회복이다. 학교는 좀더 학교다워야 하며, 학부모는 내 아이만큼 남의 아이도 중요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토론하고 서로 이해·양보하는 자리를 만들겠다. 여기서 나온 발전적 아이디어가 조례로 규칙으로 교칙으로 반영되도록 하겠다. 이제는 거의 사라진 합창대회, 사생대회 등도 열어 학생의 ‘정서적 빈곤’도 채워 줘야 한다. 초등학생이 경로당에서 어르신과 시간을 보내면서 옛이야기를 듣는 형태 등 ‘내러티브 교육’도 더욱 확대해 사람을 알아갈 기회도 늘려 줘야 한다.”
  • 위기의 공교육, 교육감에게 듣는다

    교육이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발생한 서울 서이초등학교 신규 교사의 극단적 선택, 유명 웹툰작가의 교권 침해 논란, ‘왕의 DNA’를 가진 자식을 주장한 공직자 논란, 교사에 대한 무분별한 아동학대 피해 신고 등 여느 때보다 교육계를 둘러싼 이슈가 많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은 교사의 교육활동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교원(교사)과 학생, 학부모 등 모두를 고려한 교육정책을 찾기 위해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한 지 1년여가 지난 시도교육감들은 공약을 구체화하면서 위기에 빠진 교육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교육감들이 교육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 어떠한 청사진을 그리는지, 주요 공약의 밑그림을 얼마나 완성했는지 등을 서울신문이 직접 만나 들어봤다.
  • 키아프·프리즈 함께하는 강남아트 갈까

    키아프·프리즈 함께하는 강남아트 갈까

    서울 강남구는 다음달 6~10일 열리는 글로벌 아트페어 ‘2023 키아프·프리즈 서울’과 함께 지역 내 갤러리 전시투어 프로젝트 ‘강남아트’(포스터)를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열리는 갤러리 투어는 지역 내 갤러리가 참여하며 갤러리 도슨트 투어, 기획전, 아트 콘서트 등 다양한 전시 투어와 역량 있는 국내 아티스트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올해 갤러리 투어는 지난해보다 확대해 신사, 압구정, 청담, 삼성 일대 갤러리 34곳이 함께한다.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 ‘청담나잇’도 있다. 다음달 6일 청담동에 있는 송은, 쾨닉 서울 등 18개 유명 갤러리가 저녁 7시부터 밤 12시까지 문을 열고 야간 전시를 비롯해 작가와의 만남, 와인 시음회, 디제잉 파티, 칵테일 리셉션 등이 열린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대규모 아트페어를 찾는 세계적인 화랑, 미술애호가들이 강남구의 우수한 갤러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 중구 “먹태에 맥주 한잔 하고 가세요”

    서울 중구가 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시원하게 날릴 ‘중부·신중부시장 건어물 맥주 축제’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6회째를 맞는 건어물 맥주 축제는 중부·신중부시장의 주력 상품인 건어물을 맥주와 함께 즐김으로써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축제는 다음달 1일 오후 6시 30분~9시 중부·신중부시장 1문 일대에서 열린다. 중부·신중부시장에서 파는 건어물은 종류도 다양한 데다 식감이 촉촉해 안주로 즐기기에 좋다고 구는 전했다. 시장 상인회는 쥐포, 먹태, 견과류 등 안주를 먹기 좋게 소포장해 저렴하게 판매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맥주는 무료로 제공한다. 흥을 돋울 공연도 펼쳐진다. 쌍둥이 개그맨 이상호와 이상민을 비롯해 효드림국악예술단, 가수 백강산 등이 무대에 오른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중부·신중부시장은 김, 멸치, 오징어 등 우리에게 친숙한 밑반찬과 다양한 건어물로 유명하다”며 “이번 건어물 맥주 축제를 계기로 중부·신중부시장의 품질 좋은 제품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 3개월 전 납치된 女인플루언서…“마지막 위치 필리핀”

    3개월 전 납치된 女인플루언서…“마지막 위치 필리핀”

    중국의 유명 인플루언서가 실종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행방이 묘연하다. 24일(현지시간) 현지 연예매체 ‘8world’에 따르면 구독자 100만명 규모의 인플루언서 아테나 리야(雅典娜Liya)가 실종된 지 3개월이 넘었다. 중국 광둥성 차오샨상공회의소 양징웨이 대표는 언론을 통해 “아테나가 실제로 납치됐고, 마지막 행방이 필리핀이었다”고 전했다. 광둥성 지에양시 출신인 아테나의 실종 소식에 중국 누리꾼들의 문의가 이어지자 내놓은 답변이다. 양 대표는 “공안에 실종신고를 내고 구조에 나선 상황”이라며 “(납치는) 추측이 아니며 아테나의 신변 안전을 고려해 구조 작전의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가 성공하면 곧바로 알릴 것”이라며 “우리도 아테나가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테나가 학대받고 구타당하는 장면이라며 인터넷에 확산한 사진과 동영상에 대해서는 “모두 가짜”라면서 아테나의 집안이 부자라는 소문 역시 양 대표는 부인했다. 아테나는 2021년 미스 월드 마카오에서 3위에 입상한 뒤 수백만명의 팬을 거느렸으나 지난 4월 23일 이후 그의 웨이보와 더우인 등 소셜미디어에 아무런 소식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 “배달 음식, 20년 뒤 배달료 비싸 못 먹어” 中경제학자 발언 논란

    “배달 음식, 20년 뒤 배달료 비싸 못 먹어” 中경제학자 발언 논란

    중국의 한 유명 경제학자가 앞으로 20년 후에는 음식을 배달시키거나 가사 도우미를 쓰는 일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중국의 금융계(金融界)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왕푸중(王福重)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20년 후면 음식 배달은 물론 가사 도우미를 쓸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문장을 발표했다. 그가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가사 도우미나 배달 기사들의 소득이 높아지는 반면 인구가 줄어 종사자는 감소해 서비스 비용이 매우 비싸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중국에서는 가사도우미들의 급여가 관련 자격증 취득 후 5000위안(약 90만 원)에서 2만 위안(약 363만 원)으로 인상되었다는 내용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 2학년인 한 47세 중국 여성은 남는 시간에 가사 도우미 자격증, 육아 도우미, 산모 도우미, 요양 보호사, 플로리스트 등의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뒤 전문 가사 도우미를 하고 있고 그녀의 급여는 최소 2만 위안으로 알려졌다. 현재 기준으로 시급이 최소 1만5000원에 달했다. 중국에서 가사 도우미 산업은 일부 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워킹맘, 유학생 등이 단기로 집안 청소와 음식 등을 도와 줄 가사 도우미를 쓸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능력이 많으면 많을수록 사실 부르는 게 값이다. 중국 최대 경제 도시인 상하이시 가정 서비스업 협회에 따르면 현재 상하이시에서 관련 업계 종사자는 약 75만 명이지만 아직도 약 3만 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올해 3월에 열린 아시아태평양 금융 포럼에서 중국 국제 경제 교류 센터 천원링(陈文玲) 센터장은 “중국 가사 도우미 산업에는 약 2000만 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특히 고급 서비스 인력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경제학자는 중국 배달업의 빠른 성장은 환경보호 정책과도 연관이 깊고, 향후 배달 업계에 대한 당국의 관리가 강화되면 배달비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그의 발언 이후 중국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간편하고 저렴한 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의 배달 업계는 서비스 품질은 높아지고 가격에는 크게 민감하지 않은 소비자를 위한 프리미엄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음식 가격보다 배달비가 훨씬 비싸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 러, 바그너그룹에 충성 맹세 의무화…프리고진 제거, 푸틴에 얼마나 힘 될까?

    러, 바그너그룹에 충성 맹세 의무화…프리고진 제거, 푸틴에 얼마나 힘 될까?

    러시아가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 이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 병사들에게 ‘국가에 대한 충성 맹세’를 의무화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군사 임무 수행에 기여하는 이들이 의무적으로 국가에 대한 충성 맹세를 하도록 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지난 23일 프리고진이 탑승한 바그너그룹 전용기 추락 사고로 그를 포함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지 이틀 만이다. 이 법령은 러시아 연방에 대한 충성 맹세 의무화 대상을 비정규군 민간 단체에도 확대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령은 충성 맹세를 할 대상에 ‘자원봉사 조직 구성원’을 포함했는데 이는 사실상 바그너그룹과 같은 민간 용병조직을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법령은 ‘러시아 연방을 방어하기 위한 정신적·도덕적 기반 형성’이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병사들은 러시아 연방에 충성을 서약하고 지휘관과 상관의 명령을 엄격히 따르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난 6월 23∼24일 무장반란을 시도했다가 하루도 안 돼 접은 바그너그룹에 대한 통제권을 프리고진의 사망을 계기로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프리고진의 죽음에 크렘린궁이 관여했을 것이란 관측이 사실이라면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권력 유지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프리고진은 크렘린궁에 ‘잔혹한 효율성’을 입증했으나, ‘불충’만큼은 단죄를 피할 수 없다는 신호를 크렘린궁이 보낸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 23일 프리고진의 사망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타전됐을 무렵 푸틴 대통령이 TV에 나온 모습에 주목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쿠르스크 전투 80주년을 기념해 TV로 중계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배경에 빨간 조명으로 웅장한 느낌을 낸 무대에서 푸틴 대통령은 연설을 하고 군인들에 훈장을 수여한 뒤 호국영령을 기리는 묵념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때 프리고진이 타고 있던 전용기가 화염에 휩싸여 땅으로 곤두박질쳤다는 소식이 전파됐다. 극명한 대비를 이룬 두 장면은 우연의 일치일 수 있지만, 2차대전 기념식장에서의 푸틴 대통령 모습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지 1년 반이 지난 시점에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자신의 장악력과 힘을 드러내고자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NYT는 해석했다. NYT는 집권층의 강력한 인물이 크렘린궁의 뜻에 반해 살해됐다면, 푸틴 대통령의 통제권 상실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프리고진 살해를 지시했는지 여부보다 푸틴이 프리고진의 ‘배신’을 비난한 이후 프리고진이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폐쇄된 독립언론 ‘에호 모스코비’(모스크바의 메아리)를 이끌었던 알렉세이 베네딕토프는 “푸틴이 프리고진을 ‘용서’한 것이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으로 인지됐다”며 “이제 푸틴은 어떤 배신 시도도 드러나리라는 것을 집권층에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명 언론인 콘스탄틴 렘추코프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엘리트층의 “모두가 두려워하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푸틴이 그를 반역자라 불렀다”며 “그걸로 이 사람(프리고진)이 더는 안전하지 않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되기에 충분했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만큼 러시아는 아프리카 내 활동을 유지, 확장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면서 프리고진의 제거는 오히려 크렘린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문은 “지나치게 강한 인물을 제거하고 푸틴 대통령이 아프리카 정부들로부터 더 큰 충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면서 수장을 잃은 바그너 그룹이 크렘린의 직접 통제 아래 들어간다면 더 효율적이고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가 서방을 상대로 한 전쟁을 연장할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는 뜻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일본 초밥 아닌 중국 초밥”…중국 일식당들, 일본과 선긋기

    “일본 초밥 아닌 중국 초밥”…중국 일식당들, 일본과 선긋기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 내 일식당들은 일제히 일본산 수산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간판을 내거는 등 일본과의 관련성에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일본이 지난 24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일본 앞바다에 배출하면서 중국 내 일식당에 대한 보이콧과 일본색을 가진 가게와 업체들을 중국에서 완전히 퇴출시켜야 한다는 등 불신이 고조된 데에 따른 조치다.  중국 해관은 24일 당일 즉각적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시킨 바 있다. 이날 오후 베이징의 한 고급 일식당 ‘긴자락’ 입구 앞에는 일본산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고 있으며, 다롄 해역과 푸젠, 대만 주변에서 나는 수산물로 대체했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1인당 식사 비용으로 평균 3000위안(약 54만 원)의 고가로 운영되는 이 식당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이전까지만 해도 미슐랭 인정을 받은 곳으로 유명세를 얻으며 한동안 대기 줄을 선 뒤에야 입장이 가능한 곳이었다. 중국 남방 도시 광저우의 또 다른 유명 일식당 ‘다웅스시’도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본사가 직접 안전한 식재료를 구매해 각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를 포함한 일본 10개 현에서 생산된 수산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안내문을 공고해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데 집중했다.  광저우의 또 다른 유명 일식당인 ‘모다식당’은 공식 SNS를 통해 ‘24일을 기점으로 모든 일본산 식재료 사용을 중단했다’면서 ‘우리 식당은 일식당이 아니라 중국식당인 중식당이다. 일본 초밥이 아니라 중국식 초밥을 만들어 판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일본색을 빠르게 지우고 일본의 오염수 방류 사건과 선을 그으려는 일식당들이 대거 목격되고 있다.  다수의 일식당들은 원재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뉴질랜드, 캐나다,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 지역에서 해산물을 수입을 강조하고 나선 상태다.  상하이 바오양 바오룽광장 인근의 한 일식당에서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거부하니 안심하고 드려도 됩니다’라는 문구를 내달아 눈길을 모았다. 또, 이날 오후 수산물의 생산지를 묻는 고객들을 위해 이 식당에서는 ‘노르웨이산 연어만 사용합니다’라는 추가 안내 문구를 게재한 상태다.  일식당 ‘취방수산’의 운영자 A씨는 “참치가 일본에서만 생산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다만 그 동안은 일본산 참치가 다른 지역의 것보다 조금 더 유명했을 뿐이다. 스페인 등 다수의 국가에서 충분한 양의 참치를 공급받고 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중국 내 여론도 싸늘하다. 중국 당국이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다수의 일식당들이 일본색을 지우는데 급급한 상태에서 중국 현지 네티즌들은 “얼마 전 초밥이 마지막 일식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면서 “‘우리가게는 일본산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식재료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가장 유명한 문구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일본이 모든 상황을 자초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이에 앞서 지난 24일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일식집에 다시 갈 계획이 있느냐’라는 내용의 질문에 총 52만 4000명이 참여했는데 ‘다시는 일식집에 가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무려 28만 2000명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국내 일식당은 안전할 것’이라고 답한 이들은 단 4만 7000명(약 9%)에 그쳤다.  한편, 중국은 지난 2011년 쓰나미와 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5개 현의 식품과 농산물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이후 금지 지역을 10개 현까지 확대했지만 여전히 일본산 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꼽혀왔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이 같은 중국 내 분위기에 대해 일본이 공식 항의한 가운데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중국이 수입 금지 조치가 잘 이행되도록 자국 내 온·오프라인 시장을 엄격히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 “맛 이상해도 참았는데”…‘친환경’ 종이빨대, 반전 연구 결과

    “맛 이상해도 참았는데”…‘친환경’ 종이빨대, 반전 연구 결과

    스타벅스 등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친환경’을 내세워 앞다퉈 종이 빨대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만큼 인체나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벨기에 연구진은 자국에서 유통되는 39개 친환경 빨대 브랜드 제품을 상대로 과불화화합물(PFAS) 함유 여부를 검사했다고 25일(현지시간) 독일 dpa 통신이 보도했다.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리는 PFAS는 자연적으로는 잘 분해되지 않는 데다 인체나 동식물, 환경에 유해해 세계 각국에서 속속 규제를 추진 중인 물질이다. 연구진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분석에서 이들 39개 브랜드 중 27개(69%)에서 PFAS를 검출했다고 밝혔다. 확인된 PFAS는 모두 18종으로 특히 종이 빨대는 20개 제품 중 2개를 제외한 나머지 18개(90%)에서 모두 PFAS가 나왔다. 다른 19개 제품 중 대나무가 5개 중 4개(80%), 플라스틱 빨대가 4개 중 3개(75%)에서 PFAS가 검출됐고, 유리 빨대는 5개 중 2개(40%)에서 해당 물질이 나오는 데 그쳤다. 스테인리스스틸 빨대에선 PFAS가 아예 검출되지 않았다. 벨기에 앤트워프대학 티모 그로펜 교수는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식물 성분 빨대에서 PFAS가 검출된 것을 계기로 벨기에 내 슈퍼마켓과 식당 등에서 사용되는 빨대의 실상을 확인했다”면서 “종이 빨대의 PFAS 검출 비율이 높은 것은 방수 코팅에 해당 물질이 쓰였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가장 많이 검출된 PFAS인 과불화옥탄산(PFOA)의 경우 이미 2020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물질이며, 이밖에 트리플루오르아세트산(TFA)과 트리플루오르메탄설폰산(TFMS) 등 아주 짧은 시간에 물에 잘 녹는 PFAS로 분류되는 물질도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빨대에 함유된 PFAS가 실제로 음료에 얼마나 녹아 나오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직접 다루지 않았다. 연구진은 “대다수의 사람은 가끔만 빨대를 사용하는 만큼 이런 빨대의 인체 유해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로펜 교수는 “그 자체로는 해가 없을 적은 양의 PFAS라도 이미 체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에 따른 부하를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종이나 대나무 등 식물 기반 재료로 만든 빨대는 종종 플라스틱 빨대보다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이라고 선전하지만, PFAS가 든 빨대의 존재는 이런 광고가 꼭 진실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 작은 건 트리머, 큰 건 루터…다르지만 모두 ‘다재다능’[김기자의 주말목공]

    작은 건 트리머, 큰 건 루터…다르지만 모두 ‘다재다능’[김기자의 주말목공]

    잘라낸 목재 모서리는 날카롭기 그지없다. 맨손으로 만지다 자칫 손을 벨 수 있다. 작은 가시라도 박히면 상당히 귀찮다. 이를 다듬는 전동 공구가 트리머다. 묵직한 원통형 트리머에 비트를 물린 뒤 목재 위에 올리고, 위로 쭉 밀어 올리면 예리한 모서리가 금세 매끄럽고 둥그스름해진다. 만지면 기분마저 좋다. 목공을 배우지 않았을 때 모서리가 둥근 목재를 접하면 그저 신기했다. 도대체 이건 어떻게 만드는 걸까. 무언가 특별한 기술을 쓰기라도 한 것일까. 트리머를 사용해보고서 그 해답이 너무 간단해 내심 놀랐다. ‘아,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구나’ 하고. 트리머는 적은 노력으로 놀라운 효과를 내는 공구에 꼽힌다. 목재를 다듬거나 갈아내는 일은 물론, 모양을 만들고, 원하는 대로 홈을 팔 수 있다. 그야말로 ‘다재다능’이라고나 할까. ●트리머? 루터? 어떤 점이 다를까 목공 온라인 커뮤니티에 ‘트리머(trimmer)와 루터(router)는 달라요?’라는 질문이 종종 올라온다. ‘트리머는 작은 거, 큰 거는 루터입니다’라는 답변이 달린다. 맞는 말이긴 하나, 두 기계는 지향하는 점이 조금 다르다.트리머든 루터든 동작 원리는 동일하다. 원통형 몸통 끝부분에 목이 돌출돼 있고, 말단부 구멍에 날붙이인 비트를 끼운 뒤 콜릿(collet)이라 부르는 너트를 잠가서 사용하면 된다. 트리머보다 루터가 덩치가 더 크다. 일반적으로 트리머는 한 손으로 들고 작업하고, 루터는 두 손으로 잡고 작업한다고 보면 된다. 끼워 사용하는 비트 크기도 다르다. 트리머 비트로는 지름이 대개 6㎜, 혹은 8㎜짜리를 사용한다. 루터는 일반적으로 12㎜짜리를 쓴다. 트리머에 루터 비트를 끼워 사용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루터에 트리머 비트를 끼워 쓸 수는 있다. 콜릿 콘과 같은 부속품을 중간에 끼워 잡아주면 된다. 그러나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셈이어서 될 수 있으면 규격에 맞는 비트를 쓰길 권한다. 소비전력은 트리머가 500~700W, 루터는 2000W 이상이다. 힘의 차이가 3배 이상이라는 의미다. 트리머는 영어 뜻 그대로 목재를 다듬는 일에 특화된 공구다. 오크나 월넛과 같은 하드우드 수종을 다룰 땐 자칫 버겁게 느껴진다. 루터는 두 손으로 들고 써야 할 정도로 묵직하다. 힘이 좋은 까닭에 사용법이 익숙하지 않으면 목재를 날려 먹을 가능성도 크다. ●루터, 책상 부착해 사용하면 효율 ↑ 트리머나 루터는 1분당 회전수를 나타내는 ‘RPM’이 1만~3만에 이르는 고속 회전 전동 공구다. 그래서 목재를 단단히 고정하는 일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클램프 등으로 목재를 고정해 손으로 직접 흔들어보고 움직이지 않을 정도가 됐을 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목재가 날아가거나, 최악의 경우 비트가 날아가면서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한 손으로 목재를 잡고 한 손으로 트리머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정말이지 아찔할 따름이다.루터는 두 손으로 들고 사용하지만 책상 같은 곳에 홈을 내어 거꾸로 부착해 사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렇게 되면 기계를 이동하는 게 아니라 목재를 이동시키는 것이어서 작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목재를 매번 고정하고 몸을 이동해가며 쓰는 것과 기계를 작동시켜놓고 목재를 밀면서 사용하는 두 행위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 종종 ‘트리머를 사야 할까요, 루터를 사야 할까요?’라는 질문도 자주 하는데, 성격이 다른 만큼 ‘둘 다 사는 게 좋다’가 정답이다. 두 공구 모두 같은 일을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지향점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을 먼저 사야 하느냐를 묻는다면 트리머를 먼저 권하고 싶다. 가볍게 쓰다가 사용 빈도가 올라가고 좀 더 거친 작업이 필요해지면 루터를 책상에 부착해 상황에 따라 사용하면 부족함이 없을 터다. 트리머 가운데 액세서리가 가장 많은 마끼다 제품은 두 손으로 잡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플런지 베이스를 비롯해 경사 베이스, 오프셋 베이스 등이 있다. 여기에 트리거, 스트레이트 가이드, 템플릿 가이드 등 여러 액세서리가 있다. 플런지 베이스와 스트레이트 가이드 정도는 사서 써보길 권한다. 이밖에 경첩이나 문 손잡이를 따기 위한 템플릿, 혹은 일부 문양을 파낸다든가 꼭짓점을 둥글게 만들어주는 템플릿 정도는 직접 만들어 쓰는 것도 좋다. ●비트 ‘품질 좋은 것으로, 필요할 때 하나씩’트리머와 루터에 끼우는 비트는 1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초보자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30개, 50개짜리 비트 세트를 한 번에 구매하는 일이다. 여러 개를 한 번에 사면 비싸기만 하고, 정작 사용할 일은 없어 어딘가에 보관만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이런 세트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기 때문에 대부분 품질이 조악하다. 해외 구매 등으로 싸구려 비트를 몇 개 사봤는데, 날이 금방 무뎌지는 사례가 흔했다. 그래서 목재를 시커멓게 태워 먹거나 뜯기는 일도 있었다. 기억하자. 트리머·루터 비트는 품질 좋은 것으로, 필요할 때 하나씩 사 모아야 한다는 것. 가급적 개당 2만원 이상 제품을 권한다. 가장 먼저 구매를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비트로는 홈을 파는 데 쓰는 일자 비트, 복사하듯 물체를 본떠주는 일자 베어링 비트,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을 수 있는 라운드 오버 베어링 비트 정도다. 기본이 되는 비트를 사용하다 필요할 때 45도 경사 비트라든가, 문짝을 만들 때 사용하는 알판 비트(제혀쪽매 맞춤 비트), 독특한 모양을 만들어 주는 몰딩 비트, 손잡이 홈을 파내는 손잡이 비트 등을 추가 구매하도록 한다.프라우드, CMT, 아덴, AMANA 등 외국 브랜드의 비트가 유명하다. 다만 ‘inch’ 규격인지, ‘㎜’ 규격인지 따져야 한다. 잘못 사면 들어가지 않거나 헐거워 사용할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는 트리머·루터 비트 제조사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종종 목공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소규모 업체들이 제품을 파는데, 써보니 외국 유명 제조사 제품에 못지않게 우수했다. 경쟁력이 있는데 브랜드로 자리 잡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끝으로 트리머나 루터는 고속 회전 전동 공구이기 때문에 특히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다재다능한 공구의 사용법을 철저히 익히고 쓴다면 목공의 재미를 한껏 맛볼 수 있을 터다.관심은 가지만 섣불리 시작하기 어려운 목공. 해보고는 싶은데 어떨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한 번 글로, 눈으로 들여다보세요. 주말이면 공방에서 구슬땀 흘리는 김기중 기자가 목공의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 ‘김기자의 주말목공’은 매주 토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잘못된 방향으로 퇴장했다고 성악가 뺨 때린 80대 거장 지휘자

    잘못된 방향으로 퇴장했다고 성악가 뺨 때린 80대 거장 지휘자

    “내 머리에 (맥주를) 끼얹고 싶단 말이야.” 지난 5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 지휘를 맡았던 거장 지휘자 존 엘리엇 가디너(80) 경(卿)이 무대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퇴장했다는 이유로 젊은 성악가의 뺨을 때리고 주먹질을 한 데 대해 거센 비판이 제기되자 유럽 투어의 남은 무대에 서지 않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가디너 경은 지난 22일 프랑스 이제르주 라 코트 생 앙드레에서 열린 베를리오즈 페스티벌 공연 중 성악가 윌리엄 토머스(28)를 때린 것이 잘못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가디너는 베를리오즈의 오페라 ‘트로이 사람들’의 1막과 2막이 끝난 후 토머스가 잘못된 방향으로 퇴장했다는 이유로 그를 파티 도중 불러 질책했다. 가디너가 위의 말을 내뱉자 토머스도 지지 않고,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가디너가 화를 참지 못해 뺨을 때리고 주먹을 휘둘렀다는 것이다. 서로 고함을 지르며 다퉜으나 토머스가 방을 떠나 상황은 일단락됐다. 그런데 무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성악가들에게 적절한 입장과 퇴장 안내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둘의 드잡이를 지켜봤고, 격렬한 비판이 일자 가디너는 다음 날 공연에 불참한 채 런던으로 가 주치의를 만났다. 토머스는 크게 다치지 않아 다음날 공연에 예정대로 출연했다. 가디너의 홍보 담당자는 날씨 탓을 해 또다른 빈축을 샀다. 이날 이곳의 수은주가 섭씨 39도까지 치솟아 덥고 짜증나 그랬다는 것이었다. 또 이날 공연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신경질이 난 것이 원인이라고 했는데, 어느 쪽이든 변명이 되지 않는다. 가디너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베를리오즈 페스티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깊이 후회하며 공연 후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은 것에 대해 전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내 행동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개인적으로는 사랑하는 윌 토머스에게 사과했다”며 “이번 일로 불쾌했을 다른 아티스트에게도 마찬가지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가디너는 또 “신체적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고 음악가들은 언제나 안심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며 “내가 내 행동을 돌아볼 동안 여러분의 인내와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가디너는 자신이 설립한 몬테베르디 합창단, 낭만과 혁명 오케스트라와 함께할 예정이었던 유럽 투어의 나머지 공연에서도 모두 하차한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토머스가 앞으로 예정된 여러 페스티벌에 예정대로 참가할 것이며 그가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음악가는 학대나 신체 손상이 없는 여건에서 공연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너가 하차하면서 남은 투어 지휘는 몬테베르디 합창단·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인 디니스 수사가 맡는다. 몬테베르디 합창단·오케스트라는 “22일 저녁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며 “존중과 포용은 우리의 근본 가치이며 연주자들과 직원의 복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디너는 바로크 음악 해석과 고음악 연주의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바로크 음악을 당대의 악기와 주법으로 연주하는 역사주의 음악의 대가로 평생 바흐의 음악을 연구했다. 앞의 두 오케스트라 외에 실내악 연주단체 잉글리시 바로크 솔로이스트를 창설했다. 1990년대 베토벤 교향곡 전곡, 모차르트의 주요 오페라를 녹음한 앨범을 발표했고 2000년에는 바흐 서거 250주년을 맞아 각국 교회와 성당에서 바흐의 칸타타를 모두 녹음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러나 까다롭고 좀처럼 만족하지 않는 성격으로 유명하다. 2010년에는 인터뷰에서 성격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가디너는 “결백을 주장해도 되나?”라면서 “나는 참을성이 없고 짜증을 잘 내며 항상 연민을 갖고 있진 않다. 그러나 여러분이 들은 것만큼 악랄하게 행동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케스트라 구조는 원래 비민주적이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인 적이 있다. 지휘자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뜻인 것 같아 불편해진다. 영국 BBC는 다음달 3일 로열 앨버트 홀에서의 BBC 프롬 무대에서 그의 지휘를 취소시켰다. 방송은 자체적으로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박우찬 교수팀, ‘사운드 트레이싱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박우찬 교수팀, ‘사운드 트레이싱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

    세종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박우찬 교수팀이 세종대 교원창업 회사인 ㈜세종피아와 공동으로 초실감 3D 음향을 위한 실시간 사운드 트레이싱(ound-tracing)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논문(제목: An architecture and implementation of real-time sound propagation hardware for mobile devices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실시간 음향 전파 하드웨어 구조 및 구현’)을 ‘Siggraph Asia 2023’에서 발표한다. ‘Siggraph’는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프리미엄 학회로써 SCI급 학회 중 최상위에 속하며, 학술 논문 발표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체의 기술 시연도 진행해 그래픽스 관련 최신기술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IT 분야를 통틀어서도 가장 큰 학회에 속한다. 이번 연구에서 세종대 박우찬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원천기술을 개발했고, ㈜세종피아는 이를 기반으로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에 성공해 현재 글로벌 IT 업체들과 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피아는 박 교수팀의 기술을 기반으로 10여건의 특허 기술을 이전받아 설립된 교원창업회사이며, 세계에 진출할만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은 신산업 스타트업인 ‘초격차 스타트업 1000+’에 선정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박 교수팀과 공동으로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도 개발 중이다. 사운드 트레이싱 기술은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기반으로 3D 오디오 기술을 결합한 것이다. 현실적인 공간감을 부여하는 궁극의 초실감 3D 오디오 기술이며, 메타버스, 확장현실(XR)·혼합현실(MR), 게임 분야에 적합하다. 사운드 트레이싱은 기존의 정적인 3D 오디오와는 달리 3차원 공간에서 음원과 청취자 사이에 반사, 투과, 회절 등을 거쳐서 소리가 전달되는 경로를 실시간 추적한다. 이로 인해, 음원과 청취자의 위치가 동적으로 변할 수 있고, 3차원 지형뿐만 아니라 재질 변경도 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공간과 같은 동적인 3D 오디오를 실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의 유명한 홀에서 내가 원하는 위치로 이동하면서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 “남극대륙 황제펭귄 새끼 1만 마리가 익사하거나 동사…해빙 줄어”

    “남극대륙 황제펭귄 새끼 1만 마리가 익사하거나 동사…해빙 줄어”

    남극 주변에 서식하는 황제펭귄은 부성으로 유명하다. 다른 펭귄들과 달리 육지가 아닌 얼음 위에서 알을 부화한다. 펭귄들은 3월 말~4월 번식지에 도착해 5~6월 알을 낳는다. 알은 8월에 부화하는데, 수컷은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약 65일간 발 위에 있는 주머니에 넣어 알을 품는다. 수컷들은 눈을 먹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알을 보호하는 부성으로 유명하다. 또 섭씨 영하 60도의 추위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수십~수백 마리가 몸을 밀착하고 번갈아 자리를 바꾸는 ‘허들링’을 하면서 새끼를 보호한다. 이렇게 태어난 새끼들은 12월부터 다음해 1월이 돼야 검은 방수 깃털을 갖추고 헤엄칠 정도로 자라나는데 그 전에 물에 빠지면 익사하거나 털이 젖어서 동사한다. 펭귄이 번식에 성공하려면 4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얼음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그런데 지난해 황제펭귄의 서식지인 남극 해빙(바닷물이 얼어 생긴 얼음)이 급격하게 녹으면서 1만 마리 가까이 새끼 펭귄들이 숨을 거뒀다고 영국 BBC가 25일 전했다. 연구진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100년대 말이면 황제펭귄의 90%가 번식에 실패해 사실상 멸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남극연구소(BAS)의 피터 프렛웰 박사 연구진은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 지구와 환경’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지난해 황제펭귄의 서식지가 있는 남극 벨링하우젠해 중부 및 동부 번식지 5곳 중 4곳의 해빙이 녹아 번식에 완전히 실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의 논문을 보면, 지난해 12월 이 지역의 얼음 면적은 2021년 기록한 역대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그 전 달 일부 지역에서는 얼음이 완전히 녹아내렸다고 했다. 해빙의 감소는 황제펭귄의 번식과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의 모니터링 결과, 지난해 12월 남극 주변의 얼음 면적은 관측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얼음이 지난해 말 깨지기 시작했는데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로스차일드 섬, 베르디 반도, 스마일리 섬, 브라이언 반도, 프로그너 포인트 등이었다. 논문은 “황제펭귄이 벨링하우젠 해에서 이렇게 번식에 실패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새끼들이 독립하기 전인 11월 초 이미 4곳의 서식지가 번식을 포기했다. 너무 빨리 얼음이 녹아내린 이 지역의 새끼들은 거의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연구팀은 지난 14년 동안 인공위성을 이용해 이 지역을 관찰했다. 위성에 나타난 펭귄의 배설물(구아노) 흔적으로 서식지를 구분한 뒤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로 펭귄의 개체 수를 기록했다. 그동안 서식지 중 가장 큰 스마일리 섬에서는 평균 약 3500쌍이, 가장 작은 규모의 로스차일드 섬에서는 약 630쌍이 번식해 왔다. 지난해에는 가장 북쪽인 로스차일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번식 흔적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벨링하우젠해 지역만 조사했지만, 연구팀이 45년 동안의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남극의 62개 서식지 중 19개가 부화 기간에 치명적인 얼음 손실이 있었고 번식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 이런 관찰 결과는 현재의 온난화 속도가 계속된다면 황제펭귄 서식지의 90%가 2100년까지 모두 파괴돼 사실상 황제펭귄이 멸종할 것이라는 과학자들의 예측과 맞아떨어진다. 연구팀은 현재 남극 해빙 면적은 1570만㎢로, 1981~2022년 평균치보다 220만㎢ 줄어든 상태라고 했다. 지난해 8월 20일 기록한 종전 최저치는 1710만㎢였다.
  • 尹정부 저격 존재감 살린 軍출신 김병주, 재선 날개 펼칠까[주간 여의도 Who?]

    尹정부 저격 존재감 살린 軍출신 김병주, 재선 날개 펼칠까[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장관이나 차관 말이 다 다르고 해명도 우왕좌왕합니다. 경찰에서 하는 것은 채 상병 사건만이고 박정훈 대령의 항명 등에 대해 수사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특검으로 가야 합니다.”(지난 22일 KBS 방송 인터뷰)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우리 국익 차원에서 득보다 실이 많은 회의였다고 봅니다. 미국 입장에서 20년간 공들였던 외교의 틀을 만든 반면에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국익 중심의 외교 틀을 한꺼번에 무너뜨림으로써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안정성이 높아졌습니다.” (지난 21일 BBS 방송 인터뷰)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보기 드문 4성 장군 출신으로 특유의 강골 무인 성향을 드러내며 당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군사·안보 분야에서 ‘이슈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채 상병 순직 수사 ‘윗선’ 외압 의혹 제기한미일 정상회의 성과 비판 앞장서 주목 김 의원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보고서가 경찰에 이첩됐다 국방부로 회수되는 과정에서 윗선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애초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총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해 달라는 해병대 수사관 보고서에 결재했지만, 돌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는데 이 과정에서 해병대 1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한 대통령실 등 윗선 외압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사건은 박정훈 대령의 항명 사건이라고 야당의 특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김 의원을 필두로 한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 장관이 지난달 30일 사건 수사결과 보고서에 서명한 뒤 다음 날 결재를 번복한 배경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짚어봐야겠다고 판단해 급하게 보류시켰다”고 해명했지만, 김 의원은 “해병대에서 수사한 것을 장관이 재검토하라고 한 것은 직권 남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준군사동맹’이라고 주장해 이 장관과 재차 설전을 벌였다. 이 장관과 육사 40기 동기이기도 한 김 의원은 육군 미사일사령관과 3군단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냈다. 40년 가까운 군 생활로 군의 속성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 국방부에서도 상대하기 껄끄러운 의원으로 통한다. 김 의원은 지난 1월에는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한 정부의 ‘안보 무능’을 파헤치는데 공로를 세우기도 했다. 손자병법 즐겨읽고 유연한 사고 지역구 공천 전망은 밝지 않아 김 의원이 안보 전문가로서 적극적으로 당내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동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만만찮은 공천 때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비례 대표인 김 의원은 군 출신임에도 남북 화해 협력과 평화를 중시하는 민주당 내에서 유연한 사고를 갖춘 인물로 호평받아왔다. 평소 손자병법을 즐겨 읽는 그는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낙선한 한 의원이 “팬덤 정치 때문에 졌다”고 이야기하자 “장수가 왜 무기를 평가하냐”며 “임진왜란 때 조총이 등장했듯 신무기가 나왔는데 신무기를 윤리적으로 평가하는 순간 장수는 지는 것”이라고 조언한 일화는 유명하다. 한 동료 의원은 “보수 정당의 주장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산으로 김 의원이 필요한데 당내에선 비례 대표를 한 번 더 시켜드려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하는 비례대표 의원은 단수공천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공천룰을 확정하면서 김 의원은 더 바빠지게 됐다. 그는 지난 4월 같은 당 김한정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남양주을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사는 그는 “집과 가깝고 육사생도 시절 남양주 별내로 행군을 자주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경북 예천이 고향인 김 의원은 강원 강릉고 출신으로 지난 총선 때 강원권역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뛴 경력이 있어 강원 지역을 놔두고 굳이 남양주에 출마하냐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 남양주을에선 민주당이 전국 평균보다 높은 53.82%를 득표하는 등 ‘텃밭’으로 꼽힌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현역 의원끼리 붙으면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재선인 김한정 의원이 지역 조직을 장악해놓은 상황에서 김 의원이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설] 경영 부실에 평가 엉망… 공기관 검증 틀 다시 짜야

    [사설] 경영 부실에 평가 엉망… 공기관 검증 틀 다시 짜야

    지난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 당시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에서 자문료 등을 1700만원 넘게 받은 교수를 경영평가위원으로 위촉해 평가를 맡겼다. 잘못 적용된 평가 배점을 바로잡아 등급 순서가 바뀌자 멋대로 최종 순서를 결정하기도 했다. 2018년 평가위원으로 위촉된 교수는 그해 4~12월 평가 대상 기관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 9차례 자문료로 1755만원을 받았다. 기재부는 평가위원이 임기 중 평가 대상 기관의 연구용역이나 강의 등 대가를 받는 활동을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을 만들어 뒀으나 유명무실했다. 도중에 해촉할 수 있는 규정도 있으나 해당 교수는 계속 평가위원으로 활동했다. 이런 사례는 한둘이 아니었다. 2018~2020년 평가위원 323명 중 156명이 평가 대상 기관으로부터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받았다. 평가 결과를 조작한 사례까지 적발됐다. 평가단이 배점 오류를 확인하고 바로잡아 재평가한 결과가 달라지자 기재부의 입장을 반영해 임의로 순서를 조정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국가철도공단 등이 그런 엉터리 평가로 혜택을 봤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인건비 인상률을 실제보다 낮게 보이게 조작해 임직원들이 성과급 78억원을 받기도 했다. 예산과 성과급 반영 규모를 정하기 위해 기재부는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등으로 평가단을 구성한다. 하나 마나 한 평가를 방관하면서 정권 코드를 맞춘 기관에는 뭉칫돈 성과급을 집어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방만 경영으로 적자 행진 중에도 고용 잔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공공기관들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공공기관 체질 개혁을 아무리 말해도 엉터리 평가부터 당장 뜯어고치지 않으면 공염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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