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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 서울서 일왕 생일파티…퇴위 전 마지막 행사

    오늘 서울서 일왕 생일파티…퇴위 전 마지막 행사

    아키히토 일본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가 6일 오후 주한 일본대사관 주최로 열린다. 주한일본대사관이 지난달 발송한 초대장에 따르면 ‘천황탄신일을 축하하는 리셉션’이 이날 오후 서울의 모 호텔에서 열린다.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은 12월 23일로 일본에서는 국경일처럼 기념하고 있다. 매년 12월 각 재외공관에서 이를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2016년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내년 4월 30일 자리에서 물러난다. 5월 1일 그의 아들 나루히토 왕세자가 왕위를 이어받는다. 아키히토 일왕으로서는 왕위에서 맞는 마지막 생일인 것이다.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 위안부 화해와 치유 재단 해산 등으로 한일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일왕의 생일 파티에 누가 참석할 지 관심이 쏠린다. 일본대사관은 파티 참석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7일 열린 파티에는 임성남 당시 외교부 제1차관 등 외교부 관계자와 주한 외교단, 한일 양측 기업 관계자 등 약 700명이 참석했다. 지난 2014년 행사에는 조태용 당시 외교부 제1차관, 공로명 동아시아재단 이사장,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김석기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앞서 2010년 일왕 생일파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이자 당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이상득 전 의원이 참석해 논란이 됐다. 해마다 서울에서 열린 일왕의 생일축하 파티에는 반일 감정이 강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지난해 불미스러운 충돌을 막기 위해 100여명의 경찰을 호텔 주변에 배치했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靑·외교부·법원·김앤장 ‘검은 커넥션’… 강제징용소송 뒤흔들었나

    靑·외교부·법원·김앤장 ‘검은 커넥션’… 강제징용소송 뒤흔들었나

    日전범기업 대리인, 집무실 드나들어 靑·김앤장 오간 곽병훈 연락책 맡은 듯 檢 “양 前대법원장, 재판 계획 최종 승인”검찰이 3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시설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만나 재판 절차를 논의한 사실을 파악하는 한편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를 책임졌던 박병대·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사법농단 의혹 수사는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특히 강제징용 재판 지연의 배경에 청와대와 대법원, 김앤장으로 이어지는 검은 커넥션이 있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강제징용 재판 거래를 상의한 것으로 드러난 김앤장의 한모 변호사는 임종헌(구속기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대법원 등지에서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며 징용소송 방향을 수시로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한 변호사가 임 전 차장과 논의한 재판 계획을 양 전 대법원장이 최종 승인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한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이후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내용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에 적시했다.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이 징용소송의 대리인 측과 여러 차례 직접 접촉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청와대-법원행정처-김앤장이 유착한 재판거래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앤장은 재판거래의 ‘직접 당사자’인 청와대·외교부와 법원행정처 사이에서 광범위한 인맥으로 연결돼 있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한 변호사가 대법원장 집무실에 찾아갈 정도로 양 전 대법원장과 가까운 사이였다면, 곽병훈 변호사는 김앤장에 있다가 2015년 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청와대와 법원행정처 사이의 연락책 역할을 했다. 곽 변호사는 이듬해 5월 김앤장으로 복귀한 뒤에도 징용소송 관련 현안을 법원행정처와 논의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 수장이었던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당시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면서 소송 지연 과정에 가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행정처는 유 전 장관을 통해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을 독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앤장은 2012년 5월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등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향후 재판에 대비했다. 당시 김앤장 고문으로 있던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TF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근혜 정부 첫 외교부 장관으로 내정된 2013년 1월 주한 일본대사 출신인 무토 마사토시 미쓰비시 중공업 고문을 만나 재판 대응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장관은 2013~2014년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열린 이른바 ‘공관회의’에 참석해 일본 기업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양승태, 김앤장 변호사 만나 징용소송 방침 알려줬다

    양승태, 김앤장 변호사 만나 징용소송 방침 알려줬다

    소송 지연 위한 전원합의체 회부 등 설명 이달 중순 양 前대법원장 피의자 소환 前대법관 첫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양승태(70)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만나 강제징용 관련 재판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이달 중순 피의자로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 사이 최소 세 차례 대법원장 집무실과 음식점 등지에서 김앤장 한모 변호사를 만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한 변호사에게 징용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넘기겠다는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한 변호사가 청와대 및 대법원 수뇌부의 재판 계획을 김앤장이 공유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행정처 조사국장을 지내고 1998년 김앤장에 합류한 한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연수원 4년 후배다. 소송 지연 의혹에 얽힌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김앤장에 몸담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양승태, 日전범기업 김앤장 변호사 왜 만났나

    양승태, 日전범기업 김앤장 변호사 왜 만났나

    징용소송 논의…검찰 “집무실·음식점서 최소 세 차례”前대법관 첫 박병대·고영한 구속영장…헌정 사상 처음 양승태(70) 전 대법원장이 재임 시절 자신의 집무실에서 일본 전범기업을 대리하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를 만나 강제 징용 관련 재판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이달 중순 피의자로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5월부터 이듬해 10월 사이 최소 세 차례 대법원장 집무실과 음식점 등지에서 김앤장 한모 변호사를 만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한 변호사에게 징용 소송을 지연시키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넘기겠다는 청와대와 법원행정처의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변호사가 청와대 및 대법원 수뇌부의 재판 계획을 김앤장이 공유하는 데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 변호사는 법원행정처 조사국장을 지내고 1998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는 사법연수원 4년 선후배 관계다. 소송 지연 의혹에 얽힌 곽병훈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김앤장에 몸담은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두 전직 대법관은 양승태 사법부에서 2014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차례로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에 광범위하게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영장을 청구하며 “재판 독립과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헌법적 가치이며, 이를 훼손한 이번 사건은 한 건 한 건 매우 중대한 구속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업무상 상하관계에 의한 지시감독에 따른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적 이익을 위해 범행한 것이 아니다. 두 전직 대법관들이 상급자로서 더 큰 결정 권한을 행사했다”면서 “하급자인 임 전 차장 이상의 엄정한 책임을 두 전직 대법관에게 묻는 것이 사건 전모를 밝히는 한편,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씨줄날줄] 동북아국장 수난 시대/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동북아국장 수난 시대/황성기 논설위원

    외교부 동북아국, 국을 이끄는 국장의 수난이 예사롭지 않다. 과거 같으면 미국 근무를 주로 한 ‘워싱턴 스쿨’의 꽃인 북미국장과 함께 일본 근무가 주된 외교관 경력인 ‘재팬 스쿨’의 봉우리인 동북아국장은 출세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동북아국 자체를 “폐기 처분된 집단”이라고 자조 섞인 말로 비하하는 재팬 스쿨 외교관까지 있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대일 외교의 중요성이 떨어진 시대의 변화로 위상이 낮아진 데다 2010년대 들어 동북아국장 자리에 앉은 외교관 가운데 박준용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빼고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문재인 정부가 외교부의 고질적인 폐쇄주의, 순혈주의를 타파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외교부 주류는 북미라인 즉 워싱턴 스쿨이다. 임성남 1차관과 차관급인 조병제 국립외교원장, 차관보급 주요 보직에 워싱턴 스쿨이 기세 좋게 포진해 있다. 1990년대 이후 동북아국장(옛 아주국장) 출신으로 장관 자리에 오른 이는 공노명씨가 유일하다. 유명환 전 장관은 출발은 재팬 스쿨이었지만 워싱턴 스쿨로 갈아타 북미국장, 주일 대사를 거쳐 장관을 했다. 장택상 초대 장관부터 현 강경화 장관에 이르기까지 직업 외교관 출신 장관은 20명이다. 이 가운데 워싱턴 스쿨이 9명, 재팬 스쿨 3명, 양쪽 모두 해당하는 경우가 6명이니 가히 ‘워싱턴 파워’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동북아국장의 카운터파트인 일본의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출세 코스다. 2000년대 들어 직업 외교관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인 사무차관 전·현직 9명 가운데 아키바 다케오 현 차관을 포함해 6명이 아시아대양주 국장·심의관을 거쳤다. 우리의 동북아국장 업무가 대중, 대일 외교로 협소한 반면 일본의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한국, 중국 외에도 북한과 북핵을 다룬다. 보직 국장 가운데 고생이 많아 보람 있고, 유력 여당 정치인과 접촉할 기회도 많아 출세 기회도 그만큼 크다. 위안부 문제에 올인했을 때 윤병세 장관이 “외교부 업무의 절반 이상을 동북아국에서 한다”고 치켜세웠지만, 우리는 말뿐이었다. 윤 전 장관 때 동북아국장을 지낸 이상덕 싱가포르 대사의 돌연한 귀임이 미스터리다. 소문이 흉흉하다. 정부가 ‘적폐’로 보는 위안부 합의의 주역으로 지목됐다는 게 가장 그럴듯하다. 이 대사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는데 ‘개인 비리’를 들춰 문책할 가능성이 크다. 하필 그 시기에 동북아국장을 했다는 게 ‘죄’라면 죄다. 그런 이 대사를 적폐로 몰아 내친다면 그야말로 적폐다. 살얼음판을 걷는 대일 외교, 누가 총대 메겠다 하겠는가. marry04@seoul.co.kr
  • [커버스토리] 국민·언론에 열린 귀… 업무 전체 꿰뚫는 눈… 승진 ‘하이패스’의 길

    [커버스토리] 국민·언론에 열린 귀… 업무 전체 꿰뚫는 눈… 승진 ‘하이패스’의 길

    정부 부처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물론 대변인들은 언론이나 국민과의 접점에 있기 때문에 가벼운 언행으로 구설에 휘말리거나 미운털이 박히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러나 대변인 자리는 부처 업무 전반을 들여다봐야 하는 만큼 정책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점에서 정무 감각도 갖출 수 있어 ‘승진의 사다리’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책 능력·정무 감각 갖춰… 승진 사다리 역할 김영록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홍남기③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이 대표적이다. 김 장관은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대변인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다가 이번에 장관으로 화려하게 공직에 복귀했으며, 홍 실장은 기획재정부 대변인을 지냈다. 홍 실장의 경우처럼 기재부 대변인 자리는 ‘고위직 배출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 김진표⑤ 의원과 제1야당의 정책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자유한국당 김광림④ 정책위의장은 기재부의 전신인 재정경제원 대변인 출신이다. 두 의원은 공직과 언론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대변인’으로 꼽힌다. 김용진⑥ 기재부 2차관도 대변인을 거쳤다. 김 차관은 나라살림과 공공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차관 외에 천해성⑧ 통일부 차관, 김현수⑦ 농식품부 차관, 나종민10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등도 대변인을 거쳐 정무직 자리까지 올랐다. 천 차관은 통일부 내 최장수(2년 6개월) 대변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김 차관은 이른바 ‘광우병 사태’가 불거진 2008년 대변인을 맡아 소통 창구 역할을 했으며, 나 차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학계에서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금로⑨ 법무부 차관은 공식 대변인은 아니었지만 대검찰청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의 공보 업무를 담당하는 중수기획관과 2차장을 각각 역임하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무부 대변인 출신들은 대부분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되는 일이 없고, 고검장 이상도 적지 않다”면서 “장관을 직접 수행하는 일이 많다 보니 정무 감각이 발달하고, 안팎의 사정을 두루 살필 수 있다는 점이 대변인을 맡은 이후 승진 등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라고 말했다. # 황의돈 前육참총장, 국방부 대변인 거쳐 4성 외교부는 대변인 직급 자체가 국장급이 아닌 1급(고위공무원 가급·중앙부처 실장급)이다. 국가적 이해관계가 얽힌 외교 현안을 놓고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간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의 유명환② 전 장관, 조병제13 국립외교원장(차관급) 등이 대표적인 대변인 출신이다. 군도 예외는 아니다. 국방부 대변인 출신으로 4성 장군까지 오른 대표적인 인물이 황의돈18 전 육군참모총장이다. ‘직업 공무원의 꽃’으로 통하는 1급 자리에 오른 대변인 출신도 수두룩하다. 실제 환경부는 1급 2명(박천규11 기획조정실장, 홍정기12 환경정책실장)이 모두 대변인 출신이다. 정무경14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임서정15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이동욱16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박원주17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등은 해당 부처와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 이른바 ‘역대급 대변인’으로 꼽힌다. 정 실장은 통상 1년여를 맡는 기재부 대변인직을 이례적으로 2년 동안 수행했다. 기재부 내 최장수 대변인 기록도 세웠다. 임 실장은 기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열린 귀’와 주요 현안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말발’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실장은 기자들과의 친화력 등이 뛰어나 한 번도 하기 힘든 대변인직을 두 차례나 수행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 실장은 온화하고 탈권위적인 성품으로 기자들 사이에서는 ‘신사형 대변인’으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서울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서울광장] 강경화가 윤병세만 못해서야/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강경화가 윤병세만 못해서야/황성기 논설위원

    양제츠는 중국 외교의 최고 실세다. 영국 유학을 했고 1983년 주미 중국대사관의 2등 서기관으로 외교관을 시작해 최연소(50세) 미국 대사를 지냈다. 외교부장을 거쳐 2013년 국무위원(부총리) 자리에 올랐다. 지난 10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에서 중앙정치국원으로 선발될 만큼 시진핑 국가주석의 신임이 두텁다. 그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으로 냉각된 중·일 관계를 녹인 막후다.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NSC) 국장과 함께 시·아베 회담을 성사시켰다. 보도에선 야치 국장이 딱 한 번 양 위원을 만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은 몇 차례 비밀리에 만났다. 두 사람의 교섭이 없었다면 중·일 정상회담도, 관계 개선도 없었을 것이다. 최고지도자의 위임을 받은 실세 간 교섭은 본부 훈령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외교 당국 간 회담에 비해 무게도 있고 속도도 빠르다. 양 위원이 한·중 해빙의 주역이 됐다. 지난 7월 베를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양 위원이 90분간 극비 회동을 벌였다고 한다. 두 정상의 뜻을 받든 복심 간 교섭이 주효했고, 바통을 받아 청와대 안보실의 남관표 2차장과 중국 외교부의 쿵쉬안유 부장조리(차관보급)가 한·중 10·31 합의를 낳았다. 따지고 보면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도 10·31과 비슷하다. 외교부 국장급 협의와 병행해 당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야치 국장이 2014년 말부터 8차례 몰래 만났다. 야치 국장 상대는 김관진 청와대 NSC 실장이어야 하지만 일본 정부는 주일 대사를 지낸 이병기 비서실장을 선호했다. 야치 국장과 더 친분이 있었던 인물은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었으나 아쉽게도 민간인이었다. 지난 10월 12일 국정감사에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병기·야치 협상을 “한국 외교사뿐만 아니라 외교부의 굴욕이자 수치”라고 성토했다. 그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밀실회담의 협상 과정, 합의 내용이 정당한 것이냐”고 질타한다. 강 장관은 “필요에 따라서는 고위급으로 올릴 수도, 비밀리에 할 수 있지만 좋은 방안은 아니었다”고 답변한다. 외교판 ‘내로남불’이다. 이병기·야치는 안 되고, 정의용·양제츠, 남관표·쿵쉬안유는 된다는 억지를 외통위 위원과 외교장관이 떠든 꼴이다. 박 의원이 지적한 12·28 합의의 ‘위안부 피해자의 사전 동의나 협의도 없었고, 국민의 공감대도 없는 점’, 10·31 합의라고 다르지 않다. 10조원을 넘는 사드 보복 피해에 대한 중국의 사과나 유감 표명은 한 구절도 없고, 피해자의 사전 동의나 협의도 없었다. ‘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참가’, ‘한·미·일 3각 협력의 군사동맹 발전’을 부정한 강 장관의 ‘3노(No)’는 안보 결정권을 중국에 내줬다는 비판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 또한 10월 30일 박 의원과 강 장관의 국감 질의·답변에서 나왔다. 흠결을 잡자면 12·28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란 약속과 비슷하다. 촛불집회에서 ‘매국노’ 소리를 들은 윤병세 전 장관보다 강 장관이 나을 게 없다. 그래서 이면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하나 더. 위안부 합의는 일본 외상이 한국에 와서 외교부 장관과 공동 발표하는 예의라도 차렸지, 10·31 합의는 각자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리는 데 그쳤다. 외교부의 ‘위안부 합의 TF’가 연말 결론을 낸다. 박 의원의 호통으로 짐작하건대 결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밀실회담에서 위안부 할머니 의사와 관계없고, 최종적·불가역적 합의를 도출한 잘못된 협상’이 될 것 같다. 한·일 합의, 한·중 합의는 분명 최선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부가 해야 할 ‘작위의 의무’를 이행한 차선의 결과였다고 믿는다. 폄훼하기는커녕 되려 잘했다고 격려해야 한다. 문제는 12·28이 굴욕과 수치면 10·31도 그러하며, 12·28을 재협상하려면 10·31도 그리해야 할 구조가 됐다는 점이다. 강 장관은 “필요에 따라서는 고위급으로 올릴 수도, 비밀리에 할 수도 있는 게 외교”라고 단호히 말해야 했다. 경솔한 국회 답변, 무를 길 없다. 강 장관이 중심을 잡지 않으면 대한민국 외교, 금세 망가진다. marry04@seoul.co.kr
  • 한미협회, 브룩스 사령관 연설회

    한미협회, 브룩스 사령관 연설회

    사단법인 한미협회(회장 박진 전 국회외교통상통일위원장)는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서울에서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초청해 한·미 동맹과 최근 한반도 정세 및 주한미군의 역할에 관한 오찬연설회를 주최했다고 17일 밝혔다.행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한승주 전 주미대사,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한·미 양국 주요 인사와 주한 외교사절 등 120여명이 참석해 연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사설] ‘순혈주의’ 외교부 강도 높게 개혁하라

    외교부는 조직 내 순혈주의와 엘리트주의가 강한 집단이다. 출신 대학과 근무지 등으로 엮인 학벌·지역주의는 물론 과거 특혜 채용 비리에서 드러난 가족·온정 주의는 다른 부서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 2010년 유명환 장관 자녀 특혜채용 이후 조직·인사 개편을 약속했지만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 3당이 반대하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외무고시 중심의 폐쇄적 조직 문화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는 순도로 따지면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들이지만 우리의 외교 역량과 국가적 위상을 제대로 받쳐 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고질적인 외교부 순혈주의 폐해가 조직을 망가뜨리고 국익마저 훼손하고 있다는 뼈아픈 질책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외교부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12·28 위안부 합의’의 주체가 됐고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무사안일에 빠져 임무를 방기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하던 그 시각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양복 수선을 위해 백화점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아픈 대목이다. 강 신임 외교부 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자성과 함께 조직의 변화를 다짐했다. 북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주인 의식을 지닌 능동외교를 약속했고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의 방향을 제시했다. 14년 만에 임명된 비고시 출신인 강 장관이 시대정신에 부합한 외교부 개혁의 방향을 제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느 조직이든 순혈주의는 대개 무사안일과 보신주의가 판치는 조직 문화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온실주의에 빠진 내부 경쟁력 복원은 시급한 과제다. 현행 외교부 부적격 외교관 퇴출 제도를 강화하는 제도적 개혁과 함께 4강 외교 중심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다자외교도 시급하다. 궁극적으로 외교부의 개혁은 대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외교 패러다임 혁신에 맞춰야 한다. 미국과 일본 근무 등 이른바 꽃보직 특혜 그룹이 독점한 핵심 조직에 전문지식과 균형감각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을 수혈해야 한다. 강 장관은 유엔 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고질적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기수가 돼야 한다. 이번에 외교부 조직의 개혁을 하지 못하면 영영 기회는 없다.
  • 송민순 등 전직 외교장관 10명 “강경화, 외교사안 해결 적임자”

    송민순 등 전직 외교장관 10명 “강경화, 외교사안 해결 적임자”

    전직 외교부 장관 10명은 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9일 야 3당이 강경화 후보자가 부적격 인사라며 청문 보고서 채택에 반대한지 하루만이다.전직 외교장관들은 이날 성명에서 “강경화 후보자는 오랜 유엔 고위직 근무와 외교활동을 통해 이미 국제사회에서 검증된 인사”라며 “주변 4강 외교뿐 아니라 우리나라가 당면한 제반 외교사안을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 후보자는 첨예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유엔 무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도 국제공조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궁극적으로 창의적인 해법을 모색해 나갈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신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있는 현시점에 강 후보자가 조속히 외교장관으로 임명되어 이런 주요 외교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직 외교장관들은 국회에 대해 “우리나라의 국익 수호 차원에서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여건을 조속히 마련해 주실 것을 간청한다”고 밝혔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한반도 정세를 터닝시킬(전환할) 외교적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외교부 혁신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내정을 철회하고 준비된 인사를 조속히 발탁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전직 장관들은 김영삼 정부의 한승주·공로명·유종하, 김대중 정부의 이정빈·한승수·최성홍, 노무현 정부의 윤영관·송민순, 이명박 정부의 유명환·김성환 씨 등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외교 올드보이의 귀환/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외교 올드보이의 귀환/황성기 논설위원

    임종석 비서실장 51세, 조국 민정수석 52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52세. 문재인 대통령의 첫 청와대 인선은 ‘젊은피의 수혈’, 신선감 그 자체였다. 구시대 정치와의 결별, 즉 “바뀌어야 하는데, 정말 바뀌겠구나”라고 판독하지 않을 수 없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상징되는 3, 4, 5공화국 올드보이(OB)들의 귀환과 득세에 질렸던 국민이다. 청산됐다고 착각했던 군사 독재 정치의 코드, ‘상명하달’, ‘억압’, ‘불통’에 시달렸던 대한민국이었다.다음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 인선을 앞두고, 잠 못 이루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 중 ‘문캠’(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전직 외교부 관료, 대학교수, 정치인이 그들이다. 가장 잠을 설쳐야 할 외교부 현역들은 명함도 못 내밀고, 줄을 서도 앞이 안 보일 처지라고 한다. 워낙 문캠의 외교안보 브레인이 많아서다. 특히 외교부의 올드보이는 역대급으로 많다. 문 후보의 공식 외교자문 그룹인 ‘국민아그레망’만 해도 25명가량이고, 그 밖에 이런저런 자문 그룹에 있던 올드보이까지 치면 수십 명으로 대부분 60~70대다. 김용호 주벨라루스 대사가 외교부 내부 통신망에 올린 글이 화제다. 그는 “지난 10년간 청와대, 내각에 올드보이가 귀환하여 미래로 전진하기보다 과거로 회귀하는 현상이 있었는데, 외교부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외교부 직원의 댓글이 1500개나 달렸다. 찬동하는 의견은 ‘올드보이의 귀환은 인사의 자연스러운 신진대사를 막는다’는 것. 공감하지 않은 의견은 ‘장관 같은 정무직 공무원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않은 관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 지적한다. 어느 쪽도 귀담아들을 얘기다. 정치권을 도약대 삼아 장관 자리에 오른 외교 올드보이의 ‘성공 모델’을 구축한 것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다. 노무현 정부 때 차관보와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수석을 지냈다는 이유로 대사 한 번 나가 보지도 못하고 이명박 정부 때 팽을 당하고는 절치부심, 박근혜 캠프에 들어가 인수위를 거쳐 장관에 올랐다. 김성환, 유명환, 송민순, 반기문 장관이 청와대나 주요국 대사를 거쳐 장관에 오른 정상적 코스를 밟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공직을 그만둔 뒤 정치적 신념에 따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의 영역에 속한다. 하지만 “대사라도 차지하려 몰려다니는 것이 꼴사납다”는 시각은 외교부뿐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정서가 아닐까. 외교 올드보이의 귀환, 다음주 인선을 지켜볼 일이다.
  • 한미동맹재단 출범… 주한미군전우회 지원

    미국 내 최대 규모로 결성되는 친한(親韓) 단체 주한미군전우회를 지원하기 위한 한미동맹재단이 26일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서 창립식을 열고 출범했다. 재단은 국방부, 외교부, 국가보훈처가 후원하는 민간단체로 이사장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회장은 정승조 전 합참의장이 각각 맡았다. 재단이 지원하는 주한미군전우회는 다음달 3일 미국에서 창설될 예정이다. 재단에 따르면 전우회는 주한미군, 한미연합사령부, 카투사(주한미군 배속 한국군)를 거쳐 간 300여만명의 현역 및 예비역으로 구성된다. 초대 전우회장은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맡을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주한미군전우회는 미국 내 6·25 참전용사들과 함께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워싱턴 주류 사회에 전달하는 중요한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재단은 주한미군전우회 지원 외에 한·미동맹 강화 논리 및 정책 개발, 모범 주한미군 장병 포상 등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보훈처 ‘파격적 경력공채’ 논란

    타부처에 비해 대우 지나쳐 뽑을 사람 이미 내정 의혹도 보훈처선 “문제될 부분 없다” 최근 국가보훈처가 4급(서기관) 홍보담당 일반직 공무원을 선발하는 내용의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공고를 내 논란이 되고 있다. 대부분 부처들이 홍보담당 공무원을 4·5급 임기제(최장 5년)로 뽑는 것과 비교해 대우가 지나치게 파격적이어서 보훈처 안팎에서는 ‘뽑을 사람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11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최근 보훈처는 대변인실에서 보훈정책 관련 홍보계획을 수립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할 ‘문화홍보’ 담당 일반직 4급 1명을 선발하기 위한 시험 일정을 공고했다.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대통령선거 직후인 다음달 15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일반직 4급은 공무원시험 중 가장 높은 직급을 뽑는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해서 10년 정도 일해야 오를 수 있는 자리다. 대부분 정부 부처는 5급 이상 공무원을 외부에서 수혈해야 할 경우 인사처에 채용 권한 일체를 맡긴다. 2010년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5급 사무관) 파문 이후 혹시라도 불거질 특혜 시비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보훈처가 인사처를 거치지 않고 중앙부처 과장급인 4급을 직접 채용하려는 것을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거의 모든 부처가 4·5급 홍보담당 공무원을 임기제로 뽑는 현실에서 차관급 소규모 부처인 보훈처가 특별한 이유도 없이 해당 자리를 일반직(60세 정년 보장)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은 특혜라는 반응이 많다. 한 중앙부처 사무관은 “부처마다 4급 서기관 자리 수가 정해져 있어 외부에서 일반직 4급 한 명을 충원하면 내부에서 승진 예정자 한 명을 탈락시켜야 한다”면서 “4급 서기관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승진시키면 되지 굳이 ‘제 살 깎아먹기’를 해 가며 밖에서 데려올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보훈처 안팎에서는 이번 공고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임기제 공무원 A씨를 일반직으로 전환해 주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A씨는 그간 ‘세월호 국민 비하 발언’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박 처장을 위해 궂은일을 도맡아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처장이 5월 대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A씨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보훈처 측은 “채용 내용이나 조건이 이례적이긴 하지만 (법적으로)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본다”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A씨가 이번 채용에 응시할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2017 공직열전] “민관 유착 근절”… 110만 공직 채용·배치 인사 총괄

    [2017 공직열전] “민관 유착 근절”… 110만 공직 채용·배치 인사 총괄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요즘 같은 때엔 더 와 닿는다. 고위층의 입김에 의한 인사를 막기 위한 장치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조선시대 때는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같은 관서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했다. 주요 하위직 인사는 4~6품인 이조전랑에게 맡겼다. 낙하산 인사를 막자는 취지였다. 과거부터 갖고 있는 재능에 따라 인재를 등용하는 것은 인사의 기본 원칙이었다. 2010년 이런 원칙을 어기고 딸을 특별채용했던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인사혁신처는 110만명이나 되는 우리나라 공무원의 채용부터 인력 배치, 윤리·복무, 처우 개선·인재 개발 등 공무원 인사와 관련된 모든 정책을 운영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인사처의 전신은 총무처다. 1999년 중앙인사위원회로 떨어져 나온 적도 있지만 대부분 기간은 총무처·내무부가 통합된 행정자치부에 속해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민관 유착의 적폐를 뿌리 뽑으려면 독립된 기관이 공직사회 체질을 변화시킬 인사 혁신을 해야 한다는 여론 속에서 새롭게 출범했다. 박제국(55) 차장은 행정안전부(현 행정자치부) 인사기획관, 인력개발관을 지낸 경력을 인정받아 차장으로 발탁됐다. 인사처 본부에서 유일한 1급 자리다. 지난해 충북부지사를 역임하고 돌아와 중앙과 지방행정을 두루 경험한 간부로 꼽힌다. 진중한 스타일로 차분하게 일하며 직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 시절 전자정부 업무를 이끈 경험을 토대로 직원들에게 미래 사회에 발맞춘 인사행정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주문한다. 김정일(52) 인재정보기획관은 민간 전문가를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국민 추천’, ‘헤드헌팅’(민간스카우트) 등 개방형 직위 공무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난 2년여 동안 제도 안착에 힘쓰며, 공직사회의 개방성·다양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 역시 2014년 18대1의 경쟁률을 뚫고 국장급 개방형 직위에 선발된 컨설팅(인사·조직 분야) 전문가다. 행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했지만 2000년부터 컨설턴트로 제2의 길을 걸었다. 민간 경력을 살려 인사처의 성과면담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 자문도 하고 있다. 신영숙(49) 공무원노사협력관은 뛰어난 리더십과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15만명이 넘는 공무원노조 업무를 맡게 됐다. 인사처 출범 전 공무원 연금·보수 등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강단 있게 업무를 추진하는 동시에 조직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꼼꼼히 살피고 격의 없이 소통해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닮고 싶은 상사’로 꼽히며, 직장과 가정에서 늘 열심히 한다는 뜻으로 ‘신데렐라 국장’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김혜순(56) 기획조정관은 4년째 인사처 전체 정책을 조율하고 예산을 총괄하며 국회와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른바 ‘맏언니 리더십’으로 조직 안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적극 조정하고 지원한다. 8명의 본부 실·국장 중 유일하게 고시가 아닌 경채 출신이다. 열린 자세로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 민간경력채용, 9급 고졸채용 확대 등을 추진하며 인재 채용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김우호(54) 인재채용국장은 국가공무원 선발 시험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각종 필기·면접시험을 관장하는 인재채용국은 업무량이 많고 중압감이 심해 ‘험지’로 꼽힌다. 온화하고 친근한 이미지인 김 국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전현직 채용 업무 담당자들과의 비공식 모임인 이른바 ‘인기포럼’(인력기획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이 모임을 통해 사장되기 쉬운 채용 관련 노하우를 주고받는다. 김 국장은 하루 1만 5000보 이상 걷기, 꾸준한 독서 등 철저한 자기 관리로도 정평이 나 있으며, 업무 관련 주요 현안에 대해서 후배들과 터놓고 토론을 벌인다는 후문이다. 최재용(50) 인사혁신국장은 올해부터 시범 도입되는 ‘전문직공무원제’를 비롯해 ‘시간선택제’, ‘민간근무휴직제’ 등을 이끌고 있다. 최 국장은 앞서 인사 관련 주요 법령과 제도를 총괄하는 부서인 인사정책과 과장을 최장 기간인 4년간 역임한 데다 행정안전부 시절에는 인사와 함께 인사관리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조직 업무를 담당했다. 전문성을 기반으로 어려운 현안을 원만하게 추진한다는 평가다. 주말에는 세종에서 100㎞ 이상 떨어진 지방 도시로 자전거 여행을 하며 체력 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렬(49) 인사관리국장은 총무처 시절 인사과, 고시과 팀장부터 연금복지과장, 심사임용과장 등 인사 관련 보직을 두루 거친 ‘인사통’이다. 현재 보수·성과관리, 인재 개발, 연금 등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1960년부터 공무원연금법에 속해 있던 공무원 재해보상제도를 전면 개편해 재해보상법 제정을 추진했다. ‘정열’이라는 이름처럼 추진력 있는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밖에 충북 정책기획관, 주일본대사관 자치협력관, 행정안전부 정보화총괄과장 등을 역임했다. 정만석(54) 윤리복무국장은 공무원 윤리·복무를 담당하고 있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뇌물 비리가 밝혀진 계기가 된 공직자 재산공개도 윤리복무국 소관이다. 최근 외무 공무원의 성추행 등 비위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공직자의 윤리·복무 규정을 정비하고 운영하는 윤리복무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국장은 산재해 있는 업무를 꼼꼼하고 차분하게 처리한다는 평가다. 따뜻한 품성을 지녔으며 배려심이 깊어 직원들이 잘 따른다. 공무원 연금개혁 당시 대통령 행정자치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기고] 피해자들 위한 화해·치유 재단돼야/유명환 세종대학교 이사장·전 외교통상부 장관

    [기고] 피해자들 위한 화해·치유 재단돼야/유명환 세종대학교 이사장·전 외교통상부 장관

    작년 말 한·일 간 위안부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된 이후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피해자 할머니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재단이 출범하게 되었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끝나기 사흘 전인 작년 12월 28일 양국 외교부 장관은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일본 총리의 사죄’ 및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약 100억원의 재단 기금을 출연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해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가슴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언급하였다.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간 외교적 현안으로 제기된 것은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지난 20여년간 ‘해결도 아니고 미해결도 아닌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 문제가 다시 한·일 외교 현안으로 부각된 것은 2011년 가을 일본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이 이를 강하게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헌법재판소가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일본과 교섭하지 않고 있는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여년 만에 다시 시급한 외교 현안의 하나로 제기된 위안부 문제는 그간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되었던 것이다. 작년 말 한·일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위안부 합의 결단은 커다란 모험을 무릅쓴 용기 있는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와 같이 그냥 한·일 간 외교적 현안으로 놓아두는 것이 정권 차원에서 볼 때 오히려 안전한 방법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최고 지도자로서 피해자들이 생존할 때 하루속히 타결을 짓는 것이 국가적 이익을 고려할 때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본이 한국의 입장을 모두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군의 관여와 책임을 인정하고, 총리 명의의 사죄와 정부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내용면에서 우리의 입장이 충분히 관철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자면 끝이 없기 때문에, 차선책으로서 위안부 합의를 평가하고자 한다. 그리고 정부는 합의 내용을 조속히 이행하여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제는 그간 위안부 문제를 사회에서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한 시민단체의 역할도 평가하여야 한다. 시민단체의 대표들도 재단에 참여하여 위안부 문제를 한 차원 더 높게 승화시켜야 한다.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힘을 합하여 세계적으로 ‘전시 여성인권 보호’를 위한 숭고한 활동을 일본과 같이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제 어렵게 출발하는 ‘화해·치유 재단’은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주변국도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이다. 재단은 무엇보다도 생존하는 피해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희망하는지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 피해자 할머니들을 모두 개별적으로 면담하여 각자의 희망사항을 청취하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가급적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만나서 마음을 위로하고 실제로 필요한 지원을 하여야 한다. 각자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지원 사업’에 치중하여 기금을 사용하기 바란다.
  • “위안부재단 10억엔, 피해자 명예회복·상처 치유”

    “위안부재단 10억엔, 피해자 명예회복·상처 치유”

    “日정부, 법적 책임·사과해야” 일부 재단 무효화·재협상 요구 한국과 일본 정부 간 ‘12·28 위안부 합의’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28일 서울 중구 순화동 사무실에서 첫 이사회를 열고 재단 운영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어 현판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사장은 김태현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가 맡았으며 이사진은 김 이사장을 포함해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이원덕 국민대 교수,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소장 등 준비위원회에 참여한 각계 인사 10명으로 꾸려졌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정심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당연직 이사다. 고문으로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 위촉됐다. 재단은 정관상 이사를 최대 15명까지 둘 수 있어 추가 선임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태현 이사장은 이날 “치유의 등불을 만들 것”이라며 “재단의 목적은 위안부 피해자의 상처 치유와 존엄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재단은 “피해자분들이 한 분이라도 더 생존해 계신 동안 한을 풀어 드리고 마음의 평안을 되찾아 드릴 수 있도록 필요한 사업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며, 정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 출연금은 ‘피해자 명예 회복과 상처 치유’라는 합의 취지를 반영하고, 당사자 우선 원칙을 고려해 순수 사업에 쓸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단체는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과 사과를 요구하며 ‘12.28 합의’ 무효화와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현판식 후 내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재단 출범의 의미 등을 설명한 뒤 퇴장하다가 3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캡사이신(고추에서 추출된 무색의 휘발성 화합물) 세례를 받았다. 김 이사장은 곧바로 119구급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편 지난해 12월 양국 정부 간 합의 이후 재단 출연금으로 10억엔을 내는 조건으로 일본이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최근 일본 내부에서 이러한 목소리는 잦아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정부는 자금 운용 세부 계획을 요구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사업의 방향성, 자금 운용 계획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견이 없으면 10억엔을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 출연 시점은 8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화해·치유재단’ 출범 진통...캡사이신 맞은 김태현 재단 이사장

    ‘화해·치유재단’ 출범 진통...캡사이신 맞은 김태현 재단 이사장

    김 이사장 “피해자 할머니 대부분 동의”…괴한이 뿌린 캡사이신 맞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화해·치유재단’이 28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재단 출범에 반대하는 한 시민단체 회원이 김태현 재단 이사장에게 호신용 캡사이신을 뿌리는 등 출범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졌다. 정부는 피해자 대부분이 재단 설립에 찬성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피해자 할머니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시민단체가 재단 출범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화해·치유 재단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순화동 사무실에서 이사회 첫 회의를 열고 재단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오전 11시 현판식을 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사장은 재단 설립준비위원장으로 일한 김태현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가 맡았다. 이사진은 김 이사장을 포함해 김교식 아시아신탁 회장, 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이원덕 국민대 교수,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 조희용 국립외교원 일본연구센터소장 등 준비위에 참여한 각계 인사 10명으로 꾸려졌다. 정병원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정심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은 당연직 이사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고문으로 위촉됐다. 재단은 정관상 이사를 최대 15명까지 둘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추가 선임도 검토할 방침이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어떻게 지원할 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재단은 피해자 직접 수혜 사업과 추도를 위한 상징적 사업 등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되 직접 수혜 사업의 비중을 최대한 늘리고 피해 할머니들의 의견을 우선 반영할 방침이다. 사업비는 일본 정부가 부담하기로 한 10억엔(약 107억원)으로 충당하지만 출연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재단은 10억엔을 모두 피해자 지원에만 쓰기로 하고 임대료·인건비 등 부대비용은 별도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이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위안부 소녀상 문제에 대한 질문에 “합의 내용을 봐도 소녀상과 10억엔은 전혀 별개다. 소녀상과 연계해 10억엔이 오느냐 아니냐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방향에 대해 “재단 설립 목적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그 외의 목적이 아닌 곳에는 돈을 사용할 수 없고, 사용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재단 명칭에 포함된 ‘화해’는 “할머니들과 역사의 화해도 되고 (재단에) 반대하는 분들과도 화해하는 것”이라며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는 것은 치유가 될 수 없다. 저희가 성의를 다해 다가섰을 때 그분들이 가해자를 용서하고 용서가 화해까지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 설립은 지난해 12월 28일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정부간 합의의 결과다. 두 나라는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한국 정부가 재단을 설립하고 일본 정부는 자금을 일괄 거출하기로 합의했다. 위안부 피해자와 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은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합의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화해·치유 재단에 맞선 ‘정의기억재단’을 지난달 발족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재단은 피해자 대다수가 재단의 취지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피해자 할머니 37명을 일일이 만나 의견을 들었다며 “반대하는 분이 많지는 않았다. 그분들도 언젠가는 저희와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신원 미상의 남성이 이동하던 김 이사장의 얼굴에 호신용 캡사이신을 뿌리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 이사장은 병원으로 옮겨져 간단한 처치를 받고 퇴원했다. 그러나 현장에 함께 있다가 얼굴에 캡사이신을 맞은 여성가족부 직원 3명은 계속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남대문경찰서는 이 남성을 상해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정대협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재단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일합의 무효화를 주장했다. 또 김 이사장이 재단 사무실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대학생 20여 명이 간담회장을 점거했다가 경찰에 연행되는 등 재단 출범을 둘러싸고 시종 어수선한 상황이 전개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지막 절친마저… 北에 ‘생존 위한 개방’ 압박

    마지막 절친마저… 北에 ‘생존 위한 개방’ 압박

    “北, 절친국 南과 밀착에 긴장…주민들 변화 요구도 거세질 듯” 5일(현지시간) 사상 첫 한·쿠바 외교장관 회담을 가장 충격적으로 바라볼 국가는 아마 ‘북한’일 것이다. 북한은 ‘반미’를 기치로 쿠바와 오랫동안 유대를 다져 왔고, 정치·군사적으로 돈독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턱밑에서 사회주의 깃발을 고수한 쿠바는 반미를 ‘국시’(國是)로 내세운 북한과 더불어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상징과도 같았다. 그런 쿠바가 그동안 적대 관계였던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교류와 협력에 나선 것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 개방’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기에 북한에 주는 메시지는 그만큼 강력할 수밖에 없다. 이번 외교장관 회담은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단절됐던 한·쿠바 관계가 서서히 본궤도에 진입하는 신호탄 격이다. 사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에 오랜 기간 공을 들여 왔다. 1997년 당시 유명환 외교부 미주국장이 한국의 고위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쿠바를 방문했다. 이후 2005년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쿠바 아바나에 무역관을 개설했다. 지난해에는 쿠바 정부 문화사절단이 한국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처음으로 방한했다. 우리 정부의 쿠바 ‘공들이기’는 북한과 가까운 이란과 우간다 등에 대한 외교 노력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쿠바의 ‘형제국’ 북한이 느끼는 압박과 위기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마지막 남은 혈맹인 쿠바의 변화에 대해 북한으로서는 매우 불쾌할 것이고 또 적지 않은 근심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북한 지도부가 변화를 거부하는 동안 일반 주민들의 변화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기에 이래저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윤병세 장관이 “다양한 후속 협의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이번 외교장관 회담 이후 양국 간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는 쿠바와의 다양한 협력사업 개발을 통해 공통의 분모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후변화 대응이다. 윤 장관은 회담에서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해안선 침식에 대한 쿠바 측의 대응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기후변화 협력사업에 기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고, 브루노 로드리게스 장관은 이에 대한 기대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는 해안선 침식 대응을 위해 수백만 달러 규모의 지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쿠바 및 카리브국가연합(ACS) 사무국 측과 올해 하반기부터 기여 방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회담 후 한인후손회관인 ‘호세 마르티 한국 쿠바 문화클럽’을 방문해 안토니오 김한 한인 후손 회장에게 “후손 여러분이 문화교류 등을 통해 양국 국민 간 마음과 마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쿠바 한인 사회는 1905년 멕시코 유카탄으로 이주했던 한인 중 일부가 쿠바로 건너오면서 처음 뿌리를 내렸다. 현재는 1119명의 한인 후손들이 쿠바 각지에 거주하고 있다. 아바나 공동취재단 서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日배상금이라던 10억엔… 위안부재단 위원장은 “치유금”

    日배상금이라던 10억엔… 위안부재단 위원장은 “치유금”

    “비영리단체로 민간 모금” 발언도재단 성격 부합하는지 논란 일 듯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 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31일 선출된 김태현 성신여대 명예교수가 일본 측이 출연키로 한 10억엔(약 107억원)에 대해 “치유금이지 배상금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단 설립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금껏 일본 정부가 지원 재단에 출연키로 한 돈을 일본 측의 책임 인정에 따른 사실상의 ‘배상금’이라고 설명해 왔다. 김 위원장의 설명은 정부 입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후 이어지는 질문에도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존중하겠다고 10억엔을 출연한 것으로 배상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설명이 정부 입장과 다른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제가 단호하게 배상금이 아니라고 했지만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어 여지를 남기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 위원장은 또 피해자 지원 재단이 비영리 민간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한계가 있다. 민간인들에게 펀드레이징(모금)을 해서 지원 사업을 좀 더 구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국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을 해 지원 사업을 벌이겠다는 의미이지만 이 역시 지원 재단의 성격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정부는 지원 재단은 우선 일본이 출연하는 예산으로 사업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에 대해서는 “민간단체가 하는 일로 정부와 무관하다”면서 “10억엔 출연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원 재단 활동에 반대하고 있는 나눔의집 등 위안부 관련 단체 등에 대해선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첫 회의를 연 준비위원회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여성가족부 차관 출신인 김교식 아시아신탁회장,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등 각계 인사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단독] 潘, 비박·野 인사와도 통화한 듯… “출마 가능성 49%→51%”

    [단독] 潘, 비박·野 인사와도 통화한 듯… “출마 가능성 49%→51%”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5월 말 방한은 국내 정치 지형을 크게 바꿔 놓았다. 야권도 ‘강적’의 출현에 긴장하고 있지만 특히 여권은 앞으로 반 총장의 대선 출마 문제를 중심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반 총장의 방한 과정과 결과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추측과 해석들이 잇따르고 있다. 어디까지가 사실인가. 기자는 지난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반 총장과의 관훈클럽 간담회에 참석한 뒤 하루를 묵으며 반 총장의 측근들을 취재했다. 또 서울로 돌아와 계속한 후속 취재 내용을 토대로 반 총장의 방한을 재구성해 봤다. Q. 관훈클럽 간담회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A. 5~6→7~8→9~10. 간담회에 참석한 언론인들은 반 총장이 국내 정치와 관련해서도 답변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발언 강도는 1에서 10을 기준으로 할 때 3~4 혹은 5~6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반 총장은 간담회에서 7~8의 강도로 발언을 했고 이것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9~10으로 증폭됐다. Q. 반 총장은 처음부터 마음먹고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인가. A. 비공개였지만 지켜질 수 없었다. 반 총장 측과 관훈클럽은 ▲반 총장의 모두 발언은 TV 카메라를 통해 공개하고 ▲일문일답은 비공개로 하며 ▲반 총장의 유엔 활동을 주제로 문답하되 ▲국내 정치에 대한 질문을 막을 수는 없으니, 반 총장이 답변할지는 알아서 한다는 양해하에 간담회를 시작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반 총장은 일문일답 비공개를 요청했고, 반 총장의 참모들도 보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반 총장이 국내 정치와 관련해서 큰 뉴스가 될 만한 중요한 발언을 했기 때문에 간담회에 참석한 언론인들은 비보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Q. 측근들 반응은. A. 놀란 것은 마찬가지+기대 반 걱정 반. 25일 밤 반 총장의 숙소였던 롯데호텔의 6층 로비 바에 반 총장을 수행한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오준 주유엔대표부 대사 그리고 반 총장의 핵심측근인 김숙 전 유엔대사, 박준우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모였다. 이들 네 사람과 이날 불참한 박인국 전유엔대사를 일컬어 외교부에서는 반 총장의 ‘외무고시 12기 측근 5인방’으로 부른다. 이들 말고도 이날 로비 바에는 제주포럼에 참석한 유명환·김성환 전 외교부장관, 이태식 전 주미대사, 김봉현 전 호주 대사, 박흥신 전 프랑스 대사, 신봉길 전 외교안보연구소장, 문태영 제주평화연구원장 등 대사 10여명이 함께 앉아 반 총장의 간담회 내용을 놓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부분 “놀랐다”고 했다. “너무 많이 나간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다. 김 사무차장, 오 대사, 김 전 대사에게 “어떻게 된 거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일부 전직 외교관은 “만일 반 총장이 대선에 나간다면 외교관 출신과 충청도 출신은 뒤로 빠져야 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새누리당의 나경원·민경욱 의원과 이재영 전 의원도 있었다. Q. 결론적으로 반 총장은 대선 출마의 뜻을 밝힌 것인가. A. 가능성 49%에서 51%로. 반 총장의 대선 출마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한 측근은 올해 초 “가능성이 49%에서 51%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반 총장의 임기가 끝나 가면서 2017년 1월 1일에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참모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Q. 정치를 하면 친박(친박근혜)계와 함께하는 것으로 봐야 하나. A. 친박과 거리를 뒀다. 반 총장은 간담회에서 친박, 심지어는 박근혜 대통령과도 거리를 두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으로부터 신호가 온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런 게 있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 총장은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명박 전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설명하고 지난해 유엔 총회 기간 중 박 대통령과의 ‘일곱 번 만남’에 대해서도 “공식 회의에 함께 참석했기 때문에 사진이 찍힌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예산의 0.25%를 후진국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에 지원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섭섭함을 표시했다. 반 총장은 특히 친박계에서 ‘반기문 대망론’을 설파하고 있는 홍문종 의원에 대한 질문에 “지난 10년간 통화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반기문 대통령-친박 총리론에 선을 그은 것이다. 친박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읽힌다. Q. 그렇다면 이번 방한 기간 중 비박(비박근혜)계에서도 반 총장과 접촉을 했나. A. 그렇게 봐야 한다. 반 총장은 방한 기간 중 공식행사에서 조우한 것 말고는 따로 정치인과 회동하지 않았다. 그러나 평소에 알고 지내는 정치인들과 서로 안부를 묻는 전화 통화는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가운데는 새누리당 내 비주류 인사, 더 나아가 야당 정치인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반 총장의 측근들과도 당 내외 각 계파 인사들이 접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의 협력 가능성 등을 타진했을 수 있다. 측근들은 반 총장이 정치를 결심한다면 친박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친박, 비박을 포함한 여당 그리고 범보수와 중도세력을 대표하고 심지어는 진보 세력 일부도 껴안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비쳐지기를 바란다. Q. 북한과 관련해 강조한 메시지는. A. 대화, 통일+경제. 반 총장은 간담회에서 분단국인 키프로스의 통일을 위해 기울여온 노력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난 40년간 남북으로 분단된 키프로스의 통일을 위해 2007년부터 협상을 주도하면서 땅 소유권 등 재산 분쟁, 연방제 교섭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 총장은 “키프로스 현장에서 통일을 위한 노력을 하다 보면 가끔 ‘내가 지금 여기가 아니고 북한에 가서 노력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아직 그런 상황이 안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남북통일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Q. 반 총장이 말한 북한과의 고위급 대화 채널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A. 리수용인 듯. 리수용은 외무상을 마치고 노동당 정무국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후임 리용호 외무상과 함께 북한 외교의 이른바 L-L 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앞서 북한 외교를 주도한 강석주-김계관의 K-K라인보다 훨씬 실세인 것으로 평가된다. 강석주, 김계관이 정권내 네트워크 없이 실력으로만 컸다면 L-L라인은 김정일·김정은 가족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핵심 실세들이다. 최근까지 외무상을 맡았던 리수용은 뉴욕과 제네바의 유엔본부와 파리 등에서 반 총장을 잇따라 만났다. 반 총장의 방북이 논의되던 시기다. Q. 충청도의 ‘대부’라는 김종필 전 총리와 만나서 대선 얘기를 했을까. A. 김심반심(金心潘心). 김 전 총리는 말의 품격을 중시하는 정치인이고 반 총장은 절제력을 갖춘 외교관이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서 충청 대망론을 입에 올리고 대선 전망을 했다고 보는 것은 촌스러운 추측이다. 그저 점잖은, 때로는 간곡한 대화 속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총리는 “비밀 얘기만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단어 하나하나를 절차탁마한다. ‘비밀’이라는 단어 자체에 메시지가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Q. 김 전 총리 방문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인가. A. 방한 전에 결정. 반 총장 측은 김 전 총리가 한번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따라서 이번 방한 중에는 반 총장이 김 전 총리를 찾아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방문 사실은 방한 직전에 개인적인 연락선을 통해 김 전 총리 측에 전달됐다고 한다. 김 전 총리의 집으로 찾아가는 것은 반 총장 측에서, 독대 형식은 김 전 총리가 제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Q. 28일 이른바 ‘멘토 그룹’과의 만찬의 의미는 무엇인가. A. 루틴한 모임+신경식의 등장. 반 총장은 방한할 때마다 외교부 시절부터 ‘멘토’ 역할을 해온 노신영·한승수 전 총리를 만난다. 이번 모임은 관훈클럽 간담회 내용 때문에 부각됐을 뿐이다. 모임은 노 전 총리가 주로 준비하는데 총리 시절의 각료들이 다수다. 노 전 총리는 롯데그룹 고문을 맡고 있기 때문에 신동빈 회장도 초청했다. 이번에 굳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 신경식 헌정회장이 참석한 것이다. 헌정회는 전직 의원들의 모임이다. 노 전 총리가 국회에 세가 없는 반 총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회장은 반 총장과 같은 충북 출신이다. Q. 반 총장의 방한은 잘 짜인 정치적 콘티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A. 부인+궁금. 반 총장의 방한 행사 가운데 25일 제주포럼과 30일 경주 유엔 NGO 콘퍼런스만 공식행사였다. 나머지는 토·일요일 행사여서 개별적으로 요청을 받아들인 비공식 행사들이었다. 다만 결과적으로 정치적 관심을 받게 된 행사들이 있는데 그것을 사전에 기획한 것인지는 측근들도 다 알지 못한다. 다만 모든 행사가 개별 차원에서 요청되고, 검토되고,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디자인을 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Q. 반 총장의 향후 계획은. 또 야당의 공세가 갈수록 심해지는데, 어떻게 대응할까. A. 정치공세는 감수+인격모독은 강력 대응. 반 총장은 앞으로 7개월간은 유엔 사무총장직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 정치와 관련한 발언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반 총장은 국내에 아무런 조직이 없어 야당이 비판하더라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그런 비판이 정치 공세를 넘어 인격 모독이나 명예훼손으로 가게 되면 받아들이지 않고 강력히 대응할 생각이라고 측근은 말했다. 기본적으로 반 총장 측에서는 어떤 ‘검증’에도 자신이 있다는 분위기다. Q. 부인 유순택 여사는 계속 반대하나. A. 나라와 관련된 일은 반 총장의 뜻에 따른다. 유 여사가 반 총장의 정치 입문을 반대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3년 전에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이도운 기자 da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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