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명환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공공기관장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신재생에너지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차선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불공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94
  • [인사]

    ■행정안전부 ◇과장급 전보△이북5도 함경남도 사무국장 제현탁 ■해양수산부 ◇국장급 승진 △해사안전국장 명노헌◇과장급 전보△감사담당관 이상문△해양정책과장 김용태 ■방위사업청 △무인계약팀장 김석 ■산업은행 ◇중소중견금융 부문 [단장]△네트워크지원실 유원채△충청지역본부 양재권 [팀장]△네트워크지원실 이석준△서초 조두일·곽은주△잠실 정세복△잠원 김태현△하남 최치영△마포 박혜원△여의도 정옥림△영업부 서영진△종로 김순덕△부천 김용준·김태구△송도 신인우△시화 최형욱△안산 김완식△인천 이종윤△분당 조용호△용인 장지우△원주 배선태△평택 장희철△부산 김정현△양산 문성원△구미 손현숙△울산 조현갑△대전 강봉구·윤병훈△아산 신공철△오창 김근식△광주 박성윤△군산 유현△목포 장준양△여수 이도권△전주 김현구 ◇기업금융 부문 [팀장]△산업·금융협력센터 유현진·이희동△기업금융3실 이윤진 ◇글로벌 사업 부문 [팀장]△무역금융실 박은숙·김선영 [해외 주재원]△상하이 김철희△베이징 최동묵△홍콩 신보람△유럽 이수복△브라질 이창훈 ◇자본시장 부문 [팀장]△PE실 전승하 ◇심사평가 부문 [팀장]△신용평가부 정수진 ◇리스크관리 부문 [팀장]△리스크관리부 이송준·박윤준·유명환△금융결제부 김좌진·민경수·유영아 ◇정책·녹색기획 부문 [팀장]△재무기획부 이은정 ◇경영관리 부문 [팀장]△총무부 조란숙 ◇벤처금융본부 [단장]△벤처기술금융실 제정용 [팀장]△스케일업금융실 성혁준 ◇해양산업금융본부 [팀장]△해양산업금융실 이동훈 ◇구조조정본부 [팀장]△기업구조조정3실 손우성 ◇기간산업안정기금본부 [팀장]△기금운용국 이춘원 ◇자금시장본부 [팀장]△자금부 홍석기△금융공학실 김기훈 ◇PF본부 [팀장]△PF1실 김종철 ◇연금신탁본부 [팀장]△연금사업실 이동주 ◇IDT본부 [팀장]△IT기획부 이성엽△코어금융부 곽지현△디지털금융부 장관일 △디지털전략부 최은미 ◇KDB미래전략연구소 [팀장]△미래전략개발부 최현희△산업기술리서치센터 장인우△한반도신경제센터 장명수 ◇준법감시인 [팀장]△윤리준법부 조용훈 ◇정보보호부 [팀장]△정보보호부 송미정 ■수출입은행 ◇선임△프로젝트금융본부장 김형준△경협사업본부장 박종규 ■국토안전관리원 △부원장 겸 재난안전본부장 강부순△기반시설본부장 신원규△건설안전본부장 권혁기△생활시설본부장 이종우△안전성능연구소장 김동희△감사실장 강영구
  • 이낙연 사과에 조국 소환 진중권 “파리가 빌면 때려잡아야”

    이낙연 사과에 조국 소환 진중권 “파리가 빌면 때려잡아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31일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대국민 사과에 나서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파리가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파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고위직이 사과할 때 떠오르는 우스개소리라며 “파리가 앞 발을 싹싹 비빌 때 이 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에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 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 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 놈을 때려 잡아야 할 때이다. 퍽~~”이라고 2010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을 가리킨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주거의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며 “국민 여러분의 화가 풀릴 때까지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공직자가 부동산 투기에 곁눈질하지 못하고, 공직자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투기의 유혹을 느끼지 못하게 하겠다며 부동산 범죄 공직자를 추적하고 징벌하겠다고 했다. 모든 공직자 재산등록,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부동산거래분석원 신설 등을 통해 공직사회를 쇄신하고 금융규제 대폭 완화까지 약속했다.그러자 진 전 교수는 “그의 얼굴이 파리로 보이는데…나만 그런가?”라고 일갈했다. 진 전 교수는 또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처럼 임대차3법 대표발의에 나섰지만 임대료 인상 상한선인 5%를 지키지 않고 9%나 올린 박주민 민주당 의원에 대해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군. 이번에 빠졌으면 크게 실망했을 거야”라고 조롱했다. 한편 조 전 장관이 2010년 파리가 사과할 때 때려잡아야 한다고 글을 쓴 것은 당시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이 딸을 특혜채용했던 사건을 비판하면서다. 진 전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또 다른 2014년 SNS글인 “여론 추이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달라지는 사과의 수위와 표현 방식에 더 화가 납니다”란 글을 인용하며 민주당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하루에도 여러 차례 게시물을 올리는 조 전 장관의 SNS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던 내용이 그대로 부메랑이 되어 문재인 정권 비판에 차용되면서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이다)란 별명을 얻었다. 진 전 교수는 방대한 내용의 조 전 장관 SNS를 팔만대장경에 빗대 ‘조만대장경’이라 부르며 ‘어두운 세상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등대’라고 풍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황성기 논설위원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본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을 받으면 제25대 주일대사로 취임한다. 한일 국교가 정상화한 1965년 초대 김동조 대사를 비롯해 난다 긴다 하는 인물들이 일본 대사로 갔으나 정치인 출신은 손을 꼽을 정도다. 김대중 정부 때 고 조세형 전 의원(4선), 이명박 정부의 권철현 전 의원(3선), 박근혜 정부의 유흥수 전 의원(4선) 등 대부분 2000년 이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정치인들이 주일대사로 발탁됐다. 그 이전까지는 공노명·유명환 전 장관 등 베테랑 외교관들이 일본에서 중량감 있게 한일 외교를 주도하며 현안 많은 대일 관계를 능숙하게 관리했다. 일본 외무성으로선 직업 외교관 출신을 선호하지만 한국 대통령 의중을 읽고 일본 뜻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정치인이라면 마다할 이유도 없다. 그런 점에서 조세형 전 대사는 한일월드컵의 우호 분위기를 잘 탔다. 권철현 전 대사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대부분 국가가 도쿄에 있는 공관 기능을 오사카로 옮길 때 도쿄를 지켰다는 점이 일본에서 높이 평가돼 일왕 부부와 왕궁에서 식사를 했다. 강창일 내정자는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4선 의원으로 석박사를 도쿄대에서 한 만큼 자칭타칭 ‘일본통’으로 불린다.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의원 등 웬만한 일본통이면 친분이 있는 자민당 의원들과 알고 지낸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임한 지 1년 반밖에 되지 않은 남관표 대사를 강 전 의원으로 전격교체하는 것은 한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그널의 하나로 국내에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첫째, 외교장관 기용설이 나도는 남 대사이지만 실책이라도 있어 경질하듯 강 내정자 발표 1시간 전에야 일본에 통보하는 등 한일 모두에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둘째, 일본통이지만 일본에서 평판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강제동원 문제에서 정부와 조율 안 된 발언을 여러 차례 한 ‘자기 정치’를 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일본이 러시아와 영토분쟁 중인 쿠릴 4개 섬을 방문해 일본 정관계의 빈축을 사는 등 전략적·조직적 사고가 모자란다는 비판도 있다. 셋째, 문 대통령과 직거래할 만큼 가깝지 않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한일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도움도 안 되는 인물을 보내고는 일본에 성의를 보였다고 하면 곤란하다”는 혹평도 들린다. 핵심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은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차관처럼, 강 내정자가 대통령의 ‘진짜 해법’을 들고 가 ‘특명전권’을 행사하고 한일 관계를 풀지에 달려 있다. marry04@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5회] 김앤장 변호사 “외교부 의견서 내라던 임종헌, 혼자 그랬겠나”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5회] 김앤장 변호사 “외교부 의견서 내라던 임종헌, 혼자 그랬겠나”

    양승태(72) 전 대법원장의 재판이 두 달 만에 다시 열렸다. 지난해 12월 20일 재판을 끝으로 재판이 멈춘 두 달 사이에도 법정을 둘러싸고 많은 일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14일 폐암 의심 진단을 받고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5명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14일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재판개입’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무죄 판결이 큰 파장을 불러왔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54회 재판이 열린 법정은 여러 변화에도 차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이 시작되기 15분 전쯤 마스크를 착용하고 피고인석에 앉았다. 두 전 대법관들과 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꼿꼿하게 앉은 모습은 두 달 전과도 같았다. 눈에 띄는 변화는 법정 안의 마스크 뿐이었다. ●두 달 만에 열린 재판…재판장, 코로나19 고려해 “마스크 써도 좋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전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수고들을 하고 계시는데 오늘 법정에 마스크를 준비해 오신 분들은 다 마스크를 쓰셔도 괜찮겠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전날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진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재판부가 입정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던 양 전 대법원장도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 변호인들도 마스크를 썼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낸 참고자료인 진단서를 보며 건강상태를 물었다. 변호인은 “출석은 가능하지만 진단서에 있는대로 아직은 안정하고 추적진료가 필요해서 변호인 소견으로는 피고인의 아직 회복 중인 건강상태를 고려해서 진행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우선 예정된 재판은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곧바로 이날 예정됐던 증인신문을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는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귀장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판사 출신인 조 변호사는 2012년 1·2심 판결과 달리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 뒤 일본 기업 측 대리인으로 소송에 참여했다. 앞서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던 한상호 변호사를 중심으로 최건호 변호사와 조 변호사가 강제징용 사건에 투입됐다. 검찰은 2014년 11월쯤 한 변호사를 비롯한 김앤장에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의 의견을 대법원에 밝힐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조 변호사에게 집중적으로 물었다.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어떤 이야기를 거듭 묻는 검찰의 질문에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외교부의 원래 의견이 (피해자들의)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건데 그런 의견을 아직 갖고 있고, 그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일본 기업 대리 맡은 변호사 “윗선 논의 구체적으로 몰라”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2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매우 불만스러워했고, 이후 재상고심에서 판결을 바꾸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법원행정처와 외교부, 김앤장이 재판 과정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했고 외교부 의견이 대법원에 전달될 수 있도록 법원행정처가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현홍주 전 주미대사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한 변호사와 접촉하는 등 협의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2015년 5월 임 전 차장이 한 변호사에게 연락해 대법관들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부 의견서를 김앤장이 요청해 받아줄 것을 의뢰했다고도 파악했다.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이야기를 듣고 일하는 입장이어서 구체적인 협의 과정은 잘 모른다고 했다. “청와대 회동 같은 게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았다”는 것이다. 다만 한 변호사가 ‘누군가‘를 만나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들에게 전달해 준 일이 많았다고만 했다. 한 변호사의 발언이나 프로젝트 팀 내부 회의 내용 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내부 회의에서 들은 건지, 고객과의 만남에서 들은 건지 확인해달라”며 검찰에 요구하기도 했다. “고객과의 만남에서 알게 된 내용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한 변호사로부터 정부 최고위층으로부터 (사건 관련) 논의된 입장이 대법원에 전달됐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들은 적 없고 관련 내용은 회의자리에서 나왔던 얘기 아닌가 싶은데 구체적인 건 모른다”고 했다.외교부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조 변호사는 ‘윗선’의 논의 과정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 입장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법원이 안 되면 하급심에서라도 사실조회를 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다가 대법원에 의견을 내게하는 제도가 생겼다는 것을 듣고 검토해볼까 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다 어느 시점에 한 변호사님에게 임 전 차장이 연락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이 의견서 제출과 관련해 말한 내용이 혼자만의 의견이라고 생각했나, 아니면 임 전 차장의 윗선인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나 대법원장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이해했느냐”고 묻자 조 변호사는 “당시 그렇게 깊이있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데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재판부 생각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뒤이어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가 된 말을 들었나” 묻자 조 변호사는 “그 당시의 인상을 말한 것”이라며 “사실 그 때는 그런 생각을 한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재판부 심부름’을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임 전 차장이 대법원 재판부의 뜻을 김앤장 측에 전달하는 ‘심부름’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한 것인가“라고 검찰이 다시 묻자 “그 당시 생각은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혼자 그랬겠나’라며 동기를 추측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 부탁인지, 누가 부탁인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대법원장의 의사가 반영됐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의에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도 답했다. ●변호인들 ”공소사실 입증 안 돼…김앤장 소송전략일 뿐“ 3시간 남짓 만에 끝난 증인신문에 대해 변호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김앤장이나 외교부, 행정처 사이 일어난 일들은 결국 재상고 사건 심리와 관련해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하는 절차와 관련된 부분에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언에 의하면 오히려 공소사실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원 관계자가 사건의 결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행위를 했거나 김앤장 내부에서조차 그런 부분에 대한 어떤 움직임이 없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외교부 의견을 낸 것은 강제징용 사건을 수임한 피고 대리인으로서 승소를 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임종헌 혼자 그랬겠느냐’ 추측성 발언을 했지만 증인 말을 다 들어봐도 피고인들이 사건을 어떻게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이익을 위해 복무했다는 것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4일 열린다. 그에 앞서 다음달 2일은 임 전 차장의 재판도 다시 이어진다.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 재판이 중단됐던 임 전 차장은 결국 대법원에서도 재판부 기피신청이 모두 기각된 뒤 277일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인사] 경북 포항시,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투자금융그룹

    ■ 경북 포항시 ◇ 4급 승진 △ 환경녹지국장 정영화 △ 지진특별지원단장 이원탁 △ 건설교통사업본부장 조광래 △ 교육파견 고원학 ◇ 4급 전보 △ 남구청장 정기석 △ 복지국장 최규진 △ 맑은물사업본부장 조현국 ■ 대구시선거관리위원회 ◇ 서기관 승진 △ 대구시선관위 총무과장 권기천 ◇ 사무관 전보 △ 대구시선관위 선거담당관 민병주 ◇ 사무관 승진 △ 대구시선관위 지도담당관 송지현 △ 중구선관위 사무과장 정윤기 △ 수성구선관위 선거담당관 윤희태 ■ 한국교통안전공단 ◇ 1급 승진 △ 비서실 박민호 △ 교통안전본부 교통안전연구개발원 교통빅데이터센터 배중철 △ 노원검사소 김동연 ◇ 2급 승진 △ 서울본부 안전관리처 정관목 △ 경기남부본부 안전관리처 김도형 △ 대전충남본부 안전관리처 박상권 △ 부산본부 안전관리처 허민우 △ 용인검사소 정영달 △ 고양검사소 손광현 △ 자동차안전연구원 자율주행실 K-City운영팀 이현우 ◇ 전보 △ 비서실장 민승기 △ 감사실장 엄득종 △ 홍보실장 이은성 △ 기획본부 기획조정실 전략기획처장 이종석 △ 기획본부 정보전략실 정보운영처장 이장규 △ 기획본부 정보전략실 정보보안처장 김양숙 △ 기획본부 정보전략실 자동차정보처장 박기환 △ 경영지원본부 인재개발처장 김도형 △ 경영지원본부 재정회계처장 허민우 △ 교통안전본부 교통안전정책실 교통안전처장 황성재 △ 교통안전본부 교통안전정책실 교통복지처장 김경식 △ 교통안전본부 교통안전정책실 자격관리처장 가두현 △ 교통안전본부 교통안전연구개발원 교통조사평가처장 박선영 △ 교통안전본부 교통안전연구개발원 교통빅데이터센터장 직무대리 정충희 △ 교통안전본부 철도안전실 철도안전처장 이지웅 △ 교통안전본부 철도안전실 철도승인처장 김성하 △ 교통안전본부 철도안전실 철도검사처장 황현배 △ 교통안전본부 항공안전실장 박민호 △ 자동차검사본부 검사전략실장 한상윤 △ 자동차검사본부 검사전략실 검사기준처장 임영재 △ 자동차검사본부 검사전략실 검사운영처장 최기철 △ 자동차검사본부 검사전략실 주차안전처장 손광현 △ 자동차검사본부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장 류익희 △ 자동차검사본부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 검사연구전략처장 김용태 △ 자동차검사본부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 첨단안전연구처장 김용달 △ 자동차검사본부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 첨단기술개발처장 정영달 △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육운영처장 김종갑 △ 서울본부 안전사업1처장 강신성 △ 서울본부 안전사업2처장 장영수 △ 경기남부본부 안전관리처장 김기응 △ 경기남부본부 안전사업처장 김방옥 △ 대전충남본부 안전사업처장 김원호 △ 대구경북본부 안전관리처장 권학유 △ 대구경북본부 안전사업처장 이범열 △ 부산본부 안전관리처장 홍왕희 △ 부산본부 안전사업처장 전정수 △ 광주전남본부장 조경수 △ 광주전남본부 안전사업처장 김규호 △ 경기북부본부장 조정권 △ 인천본부장 고상철 △ 인천본부 안전관리처장 정관목 △ 충북본부 안전관리처장 한배석 △ 전북본부장 김동연 △ 경남본부장 배중철 △ 경남본부 안전관리처장 박상권 △ 울산본부장 장상호 △ 제주본부장 이중재 △ 강남검사소장 김은석 △ 노원검사소장 서동승 △ 구로검사소장 양경채 △ 성남검사소장 임희철 △ 서수원검사소장 백운삼 △ 용인검사소장 이영주 △ 대전검사소장 정종철 △ 세종검사소장 김창한 △ 홍성검사소장 김정훈 △ 달서검사소장 이상영 △ 문경검사소장 배상혁 △ 광주검사소장 이선종 △ 북광주검사소장 이승열 △ 목포검사소장 남창선 △ 여수검사소장 김병남 △ 순천검사소장 이재원 △ 고양검사소장 김장희 △ 인천검사소장 노권길 △ 동해검사소장 이용재 △ 충주검사소장 김광직 △ 전주검사소장 정광영 △ 군산검사소장 최성복 △ 정읍검사소장 전창국 △ 거창검사소장 최용호 △ 제주검사소장 임충빈 ■ 한국투자금융그룹 [한국투자금융지주] ◇ 상무보 승진 △ 경영관리실 홍형성 ◇ 부장 승진 △ 경영지원실 김태일 ◇ 신임 상무보 △ 경영관리실 김근수 [한국투자증권] ◇ 상무보 승진 △ 강북센터 고효준 △ PB전략담당 김도현 △ 기획조정실 김성철 △ 홍보담당 문춘근 △ 분당PB센터 신기영 △ 대체투자1부 원광석 △ PSF부 차원주 ◇ 부장 승진 △ Prime 고객부 강상봉 △ 화정지점 류상수 △ 멀티솔루션 영업1부 문용희 △ 평촌PB센터 문창길 △ 구포지점 서영태 △ 둔산PB센터 송영호 △ 반포PB센터 신언경 △ 해외투자영업부 이기홍 △ Equity Solution부 이상기 △ 강서지점 이은미 △ 재무관리부 전응석 △ M&A/기업융자1부 정진곤 △ 국제ETS부 조광연 △ 동래PB센터 황기웅 △ 홍제동지점 황은경 ◇ 신임 담당 △ 종합금융담당 이종수 △ PF2담당 전태욱 △ 인수2담당 김성열 △ 기업금융담당 유명환 △ M&A/기업융자담당 이한규 △ 인수1담당 홍덕규 ◇ 신임 부서장 △ IT전략기획부 김동성 △ 멀티결제부 김민구 △ Equity Solution부 김범수 △ 마케팅부 김진욱 △ 기업금융1부 김해광 △ 구조화금융1부 김현서 △ Multi-Strategy운용부 노진엽 △ 상품결제부 문원홍 △ 고객시스템부 문종백 △ 업무혁신추진부 박무혁 △ 채권운용부 박상우 △ 기업금융2부 방한철 △ 기업문화실 서대호 △ 멀티솔루션영업2부 신현재 △ PB전략부 심동규 △ 기업금융운용부 우상희 △ M&A/기업융자2부 이동주 △ 구조화금융2부 이영주 △ 해외사업기획부 이철호 △ 대체투자2부 이형천 △ IT개발1부 이희성 △ 총무부 장준영 △ 국제영업부 정지태 △ 인재개발부 최원준 △ 리스크공학부 최윤석 △ IT개발2부 최찬기 △ 부동산금융1부 최현일 △ 부동산금융2부 홍승호 △ 디지털전략부 황정윤 ◇ 신임 지점장 △ 마포지점 강유진 △ 사하지점 권혁삼 △ 여의도금융센터 김기애 △ 수유동지점 박상민 △ 강북금융센터 박종진 △ 송도지점 박진욱 △ 부천지점 박현철 △ 서초동지점 서미진 △ 건대역지점 신경애 △ 양재지점 정순석 ◇ 부서장 전보 △ Fixed Income운용부 권정호 △ 인수영업2부 김영우 △ 연금컨설팅3부 성일 △ 운용전략부 이희진 △ 인수영업1부 장동욱 △ FX운용부 정상철 △ 연금컨설팅4부 진원식 △ MIS부 한준호 ◇ 지점장 전보 △ 삼성동PB센터 김윤상 △ 청주PB센터 김이중 △ 상봉지점 김재동 △ 신도림지점 김태오 △ 평촌PB센터 나용현 △ 제주지점 문정수 △ 강남금융센터 박상현 △ 잠실PB센터 박종일 △ 광명지점 서경희 △ 전주PB센터 서정국 △ 수지지점 서지형 △ 청량리지점 오승국 △ 영남금융센터 이광희 △ 영업부 이노정 △ 서초중앙PB센터 이재홍 △ 안산PB센터 이종태 △ 노원PB센터 장용석 △ 여수지점 장재걸 △ 인천PB센터 장창수 △ 익산지점 전영란 △ 송파PB센터 최은정 △ 명동PB센터 홍성임 △ 수원PB센터 황선구 [한국투자신탁운용] ◇ 상무보 승진 △ 감사실 안창모 ◇ 부장 승진 △ 실물자산운용본부 김용환 △ 상품전략본부 박수진 △ 법인영업본부 장문수 △ 리테일마케팅본부 허장은 ◇ 부장대우 승진 △ 경영기획실 박상혁 △ 컴플라이언스실 박현규 △ 민간투자풀운영본부 배현진 △ 경영관리실 오선진 △ 글로벌비즈니스부문 이대원 △ 리테일마케팅본부 전영일 △ GIS운용본부 한상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 부장 승진 △ 경영전략부 김남진 △ 채널영업부 김종수 [한국투자파트너스] ◇ 이사 승진 △ 투자2본부 정순욱 △ 투자2본부 정지훈 △ 투자3본부 송동현 △ PE본부 박상준 △ 리스크관리실 장사득 ◇ 실장 승진 △ 중국본부 레오 린(Leo Lin) [한국투자저축은행] ◇ 부장 승진 △ 금융3팀 강상우 △ 금융5팀 김병욱 △ 마케팅팀 오광석 △ 평택지점 이화원 ◇ 신임 부서장 △ 심사2팀 신정규 △ LF팀 임운용 ◇ 부서장 전보 △ 금융2팀 김정찬 △ 심사1팀 김상필 ◇ 지점장 전보 △ 영업부 유재권 [이큐파트너스] ◇ 부장 승진 △ 투자3팀 곽우진
  • 오구라 전 대사 “대화하지 않는 것이 대화의 한 방법이어선 곤란”

    세미나 제목이나 참석자 면면을 보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없지 않았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한반도평화만들기 주최 한일공동세미나의 제목은 ‘갈등을 넘어 공생을 위한 한일관계를 향하여’였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의 영향력 덕분에 참석자 면면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공로명·유명환·한승주·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최상용·신각수 전 주일 대사,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 대사와 오구라 가즈오 전 주한 일본 대사, 이원덕 국민대·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기미야 다다시 도쿄대·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교수,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김진명 소설가,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김성곤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얼굴을 비쳤다. 기자는 제1 섹션만 경청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균형되고 정돈된 주장과 논리를 내세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발언은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토론 과정에 전한 오구라 전 대사의 조언이었다. “아무 대화도 하지 않는 것이 대화의 한 방법이라고 믿어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홍 이사장을 비롯해 거의 모든 주제 발표자와 토론 패널들이 두 나라 지도자들의 통 큰 타협과 결단을 촉구했다. 또 내년 3월로 예상되는 한국 사법부의 일본 기업 채무를 현금화하는 노력을 중단하겠다는 외교적 신호를 일본에 빨리 보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홍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더 이상 일본 정부나 기업의 양보를 요구하지 않고 우리 정부가 결단해 문제를 단숨에 해결하겠다고 정치적으로 선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일 관계가 잘 풀리면 일본이 한반도 비핵평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며 “아베 총리의 숙원인 북·일 수교와 납북자 문제도 타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국 측이 한국 기업의 배상 여지를 열었는데도 (일본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대화 진전을 막고 있다”며 “양국 정부가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추가 대응을 삼가고 청와대와 총리관저를 중심으로 다각도로 정치적인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짚었다. 오코노기 명예교수는 “만일 한국 법원이 (일본 법원 판결처럼) 인도적 관점에서 당사자 간에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면 일본도 역할을 다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한국이 국내적인 조치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양국 간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미야 교수는 “현금화 조치가 이뤄져 일본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일본은 지금처럼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를 실무적인 차원이 아닌 정치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한·일 경제전쟁으로 치닫게 된다”며 “적어도 해결에 대한 로드맵이 마련될 때까진 현금화 조치가 미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덕 교수도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두 나라가 협의해 강제집행 프로세스를 중지하는 잠정 조치 방안을 내놔야 한다”며 “이후 한국 측이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처럼 민관위원회를 조직해 해결책을 논의하면 일본도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할 명분을 얻고 우리 청와대나 정부도 부담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초강대국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원칙이나 외교력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우려하면서 “양측이 시간을 놓치지 말고 곧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11월 22일 종료 기한인) 지소미아 문제 등을 생각할 때 10월에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상용 전 대사는 특별강연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고 두 차례나 얘기했고, 우리 정부도 일찌감치 공식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혔다”며 “일·북 국교정상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고, 부수적으로 한·일 간 역사 문제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세션 사회를 맡은 한승주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두 나라 모두 마룻바닥을 페인트 칠하며 구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기미야 교수는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대한 태도가 근본 문제이며 일본은 두 나라 관계 정상화가 협정으로 모두 일단락됐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진정한 정상화가 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고, 한국은 일본 정부나 국민들이 외교적으로는 일단락됐다고 인식한다는 것을 알고 매우 신중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또 많은 참석자들이 1998년 김대중-오부치 합의같은 것을 주문했는데 다다시 교수는 “당시 한국 정부가 김대중-김종필 연합정권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 견고한 지지층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지적한 것도 눈여겨 볼 만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8회] “되도 않는 소리…설마 되겠어?” 외교부 사무관 수첩 속 정황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8회] “되도 않는 소리…설마 되겠어?” 외교부 사무관 수첩 속 정황들

    “되도 않는 소리를 장·차관들이 하고 계십니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대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취지의 지시를 전달받은 변호사 출신 외교부 사무관은 상급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재판에 개입한다는 것이 법조인의 상식에도 맞지 않는 데다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상급자를 통해 받아적은 내용들은 그 상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6일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7회 재판에는 외교부 정모 사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제법규 관련 업무를 하던 정 사무관은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사건이 파기환송된 뒤인 2013년 8월 만들어진 외교부 한일 청구권협정 대책 태스크포스(TF)에 포함돼 청와대와 외교부 고위 인사들의 논의 내용과 지시사항을 받아 적은 다수의 문건과 메모를 작성했다. 2013년 12월 1일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열려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과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1차 소인수회의에서 보고될 문건도 작성했다. 정 사무관이 남긴 기록들 안에는 대법원의 정보는 물론 재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담겼다. 주로 2012년 5월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된 강제징용 사건의 재상고심 선고를 미뤄야 한다는 취지였다. ●“주철기, ‘대법관 직·간접적 접촉’ 강제징용 판결 외교적 문제점 전달 지시” 2013년 9월 2일 정 사무관은 주철기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주재로 열린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정 사무관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관련 대응방향(안)’,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법률 전문가 간담회 결과 보고’ 등의 문건을 작성했는데, 주 전 수석과의 회의 이후 작성된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법률 전문가 간담회 결과 보고’ 문건에 이전 보고서보다 ‘대응방향’이 늘어났다. ‘대법원을 상대로 한 외교적 문제점 설명. (2012년)대법원 판결 확정 시 외교적 문제점을 적정한 채널로 알리고 최대한 신중하게 판결하도록 하고 대법관 직접 접촉이 어려우면 세미나 등 간접적인 방법이 필요. 최소 1년이 요구되는 바 대법원 판결이 조기에 선고되지 않도록 노력하자’ 판결을 번복하거나 늦추기 위해 대법관을 직접 접촉하거나 그게 안 되면 대법관들에게 의견이 전달될 만한 경로로 ‘간접적’으로 접촉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사무관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이러한 내용에 대해 “대법원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건 청와대 등에서 결정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무관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정 사무관은 이러한 ‘대응방향’은 곧 청와대와 외교부가 대법원 재판에 영향력을 미치겠다는 뜻이라며 “되도 않는 이야기를 장·차관들이 한다”고 자신의 상급자인 강모 당시 국제법률국장에게 불만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되도 않는 이야기’라고 한 이유를 다시 묻자 “2012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때 외교적 파장을 논의했는데 그 이후 논의 방향이 바뀌게 됐고, 사건 당사자가 아닌 행정부가 어떤 식으로 의견을 제시한다거나 결론을 바꿀 수 있다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무관이 검찰에 임의제출한 업무일지에는 더욱 자세한 내용이 나온다. 2013년 9월 2일자 업무일지에는 ‘주, 2장으로 요약. 팩트 볼드 크게. 상세하게. documentation(의견서) 필요하다’는 문장과 함께 다섯 개의 별(☆) 모양이 표시됐다. 또 ‘여기저기 뿌리고 설명하고 해야지. 개인적으로 사법부도 접촉하고, 대법원장에게도 문제제기’라는 내용도 적혔다. 이에 대해 정 사무관은 “제 기억에는 (주 전 수석이) 본인이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심각한 문제를 외교부가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걸로 기억한다”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 외교부 사무관 “대법원 재판에 관여한다는 게 설마 되겠나?” 그로부터 일주일여 뒤인 9월 10일자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는 ‘주 수석, 외교부 불만 다’, ‘‘2차관, 움직이겠다. 사법부, 일본에 대한 액션. 중재가면 대 망신’, ‘가능한 전원합의체’라는 기록들이 남겨져 있었다. 상급자로부터 주 전 수석의 발언내용을 전달받은 그대로 적었다고 한다. 정 사무관은 “국장에게도 전달받았고 청와대 가서 회의할 때도 느꼈다”며 주 전 수석이 당시 외교부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었다고 기록한 이유를 설명했다. 상급자들의 지시가 이어졌고 그것을 빼곡하게 받아적었지만 정 사무관은 속으로는 ‘대법원 재판에 관여한다는 게 설마 되겠어?’라는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그런데 점점 설마하던 일들이 구체화되는 모양새가 됐다. 정 사무관의 2013년 11월 1일자 업무일지에는 ‘유기준 의원 → 대법원 애로사항(주재관 파견 문제→대법원 기조실장) → 검찰 판사 분쟁 → deal(거래) 거리가 有(있음)’이라는 메모가 있다. 정 사무관은 국제법률국장에게서 주 전 수석이 한 이야기라며 들은 것을 받아적은 메모라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서 정 사무관은 이 메모의 의미를 묻는 검찰과 변호인들의 질문에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다만 지금 읽어봤을 때 어떻게 이해가 되냐는 물음에는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법원의 애로사항을 이야기했고, 주재관(법관) 해외 파견 문제 관련이고,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의원이 얘기해서… 검찰 판사 분쟁은 주재관 파견 숫자 등 법원 검찰 간의 문제라고 한 것 같다. 딜(deal) 거리가 있다는 부분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를 두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기획조정실장)이 서울대 법대 동기인 유 의원에게 법관 재외공관 파견 문제를 언급하며 협조를 부탁했고 유 의원이 주 전 수석에게 이를 전달하자 주 전 수석이 법관 파견 문제를 강제징용 사건과 거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검찰이 정 사무관에게 “해외공관 파견과 강제징용 사건을 연계시켜 얘기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느냐”고 묻자 그는 “강 국장이 그런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계된 사안도 아니고 무게도 다른 건데 외교부 입장에선 그 두 개를 연계한 것을 어이없어 했다”는 것이다. 다만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외교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정 사무관은 “법률가이기 때문에 주 전 수석 또는 행정부가 노력하면 대법원의 입장을 바꾼다는 게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는 취지로 검찰 조사에 이어 이날 법정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업무일지 속 윤병세 “VIP 표정 상상됨…판결 번복되면 작살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도 당시 정부와 청와대엔 진심이었다. 2013년 11월 23일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는 ‘1차 소인수회의’를 앞둔 외교부 고위직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조.(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팩트 위주로 우리 논리가 말이 안 된다는 점+과거 해석 협정 등 많은 이용’, ‘윤.(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국제적으로 지면 정치적 외교적으로 심각한 문제. 정권이 날아가는 문제’. 다음 페이지에는 윤 전 장관이 한 말을 적었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VIP(박근혜 전 대통령) 표정 상상됨. 쏘 왓. 결론을 내야 한다. 판결나면 끝이다’. 그리곤 이런 표현도 적혀있다. ‘판결 번복되면 외교부 작살난다(조심해야) 청와대 총리실 관계 부처 끌어내야. 범정부적 입장 마련’. 지난 5월 27일 임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 전 장관은 “국익을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심리 진행내용이 외교부까지 넘어왔거나 법원행정처가 외교부와 청와대, 피고 소송 대리인 등과 접촉한 정황도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와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그의 2014년 5월 29일 업무일지에는 ‘①주심 지정 → 전합 여부 판단 ② 이인복, 박병대, 민사2부 → 김용덕, 신영철, 김소영, 이상훈. 주심배당은 무작위로 하고 심층 검토, 상고기각’이라는 내용이 있다. 또 ‘6/13 신건 검토연구관 보고 필(재판연구관 배정 X), 6/25 심리(빠르면) 재판부, 합의되면 7/10 → 상고기각, 합의 안 되면 → 재판연구관 style 배정할 의도가 없어 보인다’는 기록이 있다. 정 사무관이 작성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 관련 대법원 심리 진행상황’ 문건에는 ‘신건 검토연구관의 검토의견 보고가 6월 14일에 완료된 것으로 확인’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정 사무관은 모두 상급자들에게 전달받은 내용을 그대로 작성했다고 했다. 외교부의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할 수 있도록 법원행정처는 2016년 1월 민사소송규칙을 바꿔 사건 당사자가 아닌 제3자도 재판부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그런데도 외교부가 의견서를 내지 않자 임 전 차장이 피고인 일본 기업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측에 “외교부가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의견서 제출 촉구서를 써달라”고 했고, 김앤장이 이를 써냈다는 게 지난 4일 최건호 김앤장 변호사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증인신문을 통해 확인됐다. 정 사무관의 업무일지에도 ‘K&C → 대법 → 외교부. 대법원 기조실장/ 2차관 식사’라는 메모가 2016년 6월 12일자로 남겨져 있다. 같은 날짜에 ‘타이밍, 공문 언제, 연내 가안. draft. 사법자제, 법리 바꾸긴 어렵다’는 단어들도 포함됐다. 정 사무관은 이 메모들 역시 상급자를 통해 들은 내용을 적은 것이라고 하면서 “사법 자제 내용을 외교부 의견 초안에 넣을지 말지를 적은 것 같은데 그 내용을 의견서에 쓰는 것은 무리라는 뜻에서 기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앤장의 이른바 ‘프로젝트’ 팀과는 다른 인물도 등장한다. 바로 헌법재판관에서 퇴임한 뒤 김앤장 사회공헌위원장을 맡고 있는 목영준 전 재판관이다. 정 사무관은 2013년 11월 12일자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목영준 헌법재판관 의견(첨부: 한일협정 해석)’ 문건을 작성했다. 앞서 외교부 한일 청구권협정 대책 TF에 목 전 재판관이 낸 의견서를 첨부했고, 이모 국제법률과장이 목 전 사무관을 만나 듣고 온 의견을 전달받아 정리한 문건이다. 목 전 재판관은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전원합의체 심리가 필요하다”고 의견서에 밝혔다. 그리고 정 사무관이 정리한 문건에는 “대법원장에 보고해 직권으로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도록 결정한다”는 내용이 있다. “증인이 그렇게 생각한 건가, 목 전 재판관이 그렇게 말한 건가“라고 물은 검찰에 정 사무관은 “직접 만난 게 아니라 확인할 수 없지만 그 페이퍼에 제 생각이 들어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해당 보고서의 여백에는 정 사무관의 ‘전원합의체 가야 한다 ⓛ소송대리인이 ②민정수석 - 법원행정처장/차장 - 대법원장에게 → 직권으로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하도록’이라는 메모가 더해졌다. 역시 이모 과장에게 목 전 재판관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쓴 것이라고 정 사무관은 말했다. 목 전 재판관은 과거 헌법재판관 시절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국가의 부작위(방기)가 위헌이라는 취지의 결정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7회] 김앤장의 ‘프로젝트···유명환 “강제징용 판결 영원히 안 할 수도 있다고 들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7회] 김앤장의 ‘프로젝트···유명환 “강제징용 판결 영원히 안 할 수도 있다고 들어”

    2014년 가을부터 ‘김앤장 프로젝트’ 본격 가동외교부 의견서 대법원 제출→대법원 판결 번복 목표유명환 “영구히 판결 안 하는 사법자제원칙 있다 들어”김앤장 변호사 “임종헌이 의견서 제목 등 수정 요청”김앤장 법률사무소에게 그것은 ‘프로젝트’였다. 1·2심에서 잇따라 원고(피해자) 패소로 결론 난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소송이 상고심에서 갑자기 일본 전범기업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이 뒤바뀐 뒤 ‘새로운 차원의 접근(김앤장 문건 속 표현)’이 필요했다. 피고 측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에서는 기존 강제징용 사건 소송팀에 전관 출신들을 더한 대응팀이 꾸려졌다. 엄격한 보안이 요구된 프로젝트 팀이었다. 외교부를 움직여 “한일 관계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어떻게든 대법원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에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6회 재판에서는 김앤장의 프로젝트 팀에 속했던 최건호 변호사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왔다. 한상호 변호사와 유 전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는 원래 소송 대응팀에 포함돼 있었고 2012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뒤 최 변호사와 조귀장 변호사가 추가로 투입됐다. 지난달 8일 법정에 나왔던 한 변호사가 팀을 총괄했다. 특히 이날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이 팀에서 강제징용 사건의 판결을 영원히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 거론됐다는 증언도 처음 나왔다. ●유명환 “사법자제 원칙에 따라…영구히 판결 안 하는 방안 있다고 들어” 이날 오후 증인으로 나온 유 전 장관은 “(대법원이) 아예 판결을 계속, 영구히 하지 않는 방안, 사법 자제 원칙에 의해서 미국 같이 (재판) 관할권은 있지만 판결을 안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들었다”고 밝혔다. 대응팀에 함께 있던 한 변호사에게 들었다는 것이다. 사법 자제의 원칙은 법원이 외교나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판단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이론으로,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이 현실화 된 뒤 지난해 대법원의 배상책임 인정 판결을 비판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논리이기도 했다. 그런데 실제로 강제징용 사건의 관계자들이 이 같은 방안을 거론했다고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 일본대사를 지내기도 했던 유 전 장관은 2008년부터 이명박 정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뒤 김앤장 고문을 맡았다. “한국에 투자하는 기업이나 안보, 정세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는데, ‘탐문’이라고도 여러 차례 말했다. 특히 주로 일본과 관련된 문제에서 유 전 장관이 일종의 ‘고공’ 탐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의 현명한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뜻의 ‘한일현인회의’도 유 전 장관이 이끌었다. 그는 2013년 1월 전 주한 일본대사인 무토 마사토시를 만났다. 무토 전 대사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고문으로 취임한 직후 한국을 방문했을 때다. 유 전 장관은 “6년 전이라 잘 기억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김앤장 고문과 미쓰비시 고문의 만남에서 일제 강제징용 사건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의 지적이다. 유 전 장관이 본격적으로 일제 강제징용 사건에 관여한 것은 2014년 가을부터라고 한다. 김앤장에서도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의 청구권이 이미 소멸됐다는 외교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해 이를 계기로 강제징용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 판결을 재검토하거나 미루려는 것. 이것이 프로젝트의 목적이었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다만 유 전 장관은 “그런 목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판결은 대법원이 하는 거고 외교부 입장을 피력하는 건 필요하다 생각했다”며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2014년 가을부터 ‘김앤장 프로젝트’ 본격 가동…외교부 의견서 제출→판결 번복 목표 증인신문 과정에서 유 전 장관이 인정한 내용을 종합하면 유 전 장관은 2014년 12월 윤병세 당시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윤 전 장관으로부터 김인철 국제법률국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말을 듣고 김 국장을 따로 만났다. 김 국장과는 외교부에서 대법원에 제출할 의견서의 구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그 즈음 한 변호사가 “대법원에서 강제징용 사건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고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도 들었다.2015년 2월 현 전 대사와 함께 윤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윤 전 장관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은 대법원 요청이 있어야 하고, (재상고심) 판결 선고는 한일 청구권 협정 50주년 이후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후 외교부 측과 거듭 접촉하며 의견서 제출에 대해 논의했다. 유 전 장관은 2015년 11월 24일 김앤장과 일본 기업과의 회의에서 “행정부가 사법부에 영향을 주려는 자체가 문제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회의 자료에 기록돼 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회의 내용이 담긴 메모에 대해 “클라이언트와 변호사 간의 얘기를 기록한 것을 구체적으로 여기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검찰이 묻자 “그런 인식은 늘 갖고 있었다”면서 “왜냐하면 사법부의 독립은 존중이 돼야 하는 것이고 그 결정에 대해 따라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 전 장관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외교적 사안, 국제 협정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이나 미국의 제도를 보면 (법원에 외교부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한 거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외교부가 대법원에 문서를 제출하려는 ‘프로젝트’의 목적이 판결을 번복하거나 아니면 계속 미루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유 전 장관에 앞서 이날 오전 증인으로 나온 최 변호사는 김앤장의 ‘프로젝트’ 과정에서 임종헌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후 법원행정처 차장)이 김앤장에서 작성한 요청서를 직접 수정 요청하면서까지 관여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프로젝트’에 대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목적이 외교부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해 설득하는 활동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최 변호사는 2014년 11월쯤 한 변호사로부터 ‘외교부가 2012년 대법원 판결에 비판적 의견을 갖고 있고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싶어하니 방안을 강구해 보자’는 말을 듣고부터 김앤장이 대법원에 외교부 의견을 제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앤장 변호사 “요청서 초안, 임종헌이 제목 등 수정 요청” 프로젝트는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2015년 1월 현 대사와 유 전 장관이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나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2012년 대법원 판결의 부당성과 재상고심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그 다음달 최 변호사는 한 변호사로부터 “외교부가 2012년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는 공감대가 있고 의견서 제출 제도가 도입된 것을 알지만 대법원의 요청이 있어야 제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는 외교부 동향과 함께 그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곽병훈 법무비서관에게 강제징용 사건을 잘 지켜보라고 지시했다는 청와대 동향을 전달받았다. 2015년 5월 임종헌 기조실장과 김인철 외교부 국제법률국장이 만났고, 이 자리에서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의견서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지만 외교부 측에선 “대법원의 정식 요청이 있어야 한다”며 입장이 엇갈렸다는 점도 한 변호사를 통해 들었다고 최 변호사는 말했다. 외교부가 움직이지 않자 임 전 차장은 한 변호사에게 김앤장이 외교부와 법무부의 의견서를 제출해달라고 했다. 한 변호사는 최 변호사에게 의견서를 내달라는 요청서의 초안을 작성하라 지시했다. 최 변호사가 작성한 초안에 정부 기관 등 참고인들이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된 민사소송규칙의 내용이 언급되지 않자 임 전 차장은 “요청서에 민사소송규칙을 언급하고 제목을 수정해 달라”며 ‘첨삭’ 요청을 하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한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수정 요청을 받아 지적된 내용들을 한 번에 수정해 다시 한 변호사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5년 5월 프로젝트 회의 당시 한 변호사로부터 “대법원장 및 법원행정처장에게 (의견서 요청서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보이고 전원합의체 설득을 위해 (외교부) 의견서가 필요하다”고 들은 적 있냐는 검찰의 물음에 최 변호사는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이후 2015년 10월쯤 한 변호사는 “임 실장에게 지금이 좋은 타이밍이니 대법원에 시동을 걸면 어떻겠느냐고 이야기했고 임 실장이 ‘외교부에서 준비가 되었다. 외교부 차관하고도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회의에서 언급했다. 그리고 다음달 한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이 외교부 의견서 초안을 받았다는 점을 알려줬다고 팀원들에게 알렸다. 한 변호사는 지난달 8일 증인으로 나와 양 전 대법원장이 대법관 시절일 때부터 대법원장 재직 시절에도 여러 차례 사무실과 외부에서 만났다고 했고 특히 그 과정에서 2012년 강제징용 판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말했다. 정작 대법원은 2016년 6월 16일 윤리감사관실 명의로 ‘재판의 공정성 훼손 우려에 대한 대책’ 보도자료를 내고 연고관계에 따른 변호사 선임을 차단하고 ‘법정 외 변론’ 등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도록 규정을 만들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은 석달 뒤 직접 이 같은 방침을 규정으로 마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최 변호사에게 “김앤장의 프로젝트 활동이 재판부의 공정서을 훼손한다는 논의가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최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모르는 입장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조국, 9년 전 장관 사퇴에 “파리가 싹싹 빌 때 사과한다고 착각 말라”

    조국, 9년 전 장관 사퇴에 “파리가 싹싹 빌 때 사과한다고 착각 말라”

    2010년 유명환 당시 외교부 장관 딸 특채 논란에 비판글 딸의 입시 특혜 의혹에 “아이 문제에 안이한 아버지였다. 국민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9년 전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고 한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조국 후보자는 지난 2010년 9월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문제가 불거져 중도 사퇴한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을 겨냥해 “유명환 장관은 야당 찍은 사람은 북한 가라는 ‘충성’ 발언으로 장관직을 유지했지만, 결국 다른 데서 터지고 말았다”면서 “옷 벗는 것은 시간 문제. 외교통상부 내에 암암리에 존재하는 ‘음서제’가 이번에 드러난 것은 다행”이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이어 “MB 주변에는 ‘공정한 사회’에 반하는 인간만 득실거림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사실 ‘신하’는 ‘주군’을 보고 따라하는 법이거늘”라고 꼬집었다. 조국 후보자는 “유명환을 비롯한 고위직들이 무슨 일이 터지면 ‘사과’를 한다”면서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를 소개했다.“어디선가 들은 우스갯소리 하나 하겠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말라’. 이에 내 말을 추가하자면, ‘파리가 앞발 비빌 때는 뭔가 빨아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우리는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이다’ 퍽~~”조국 후보자는 2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마련된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면서 “개혁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공정·정의·원칙” 외친 조국… 부메랑 된 ‘소신 발언’

    “공정·정의·원칙” 외친 조국… 부메랑 된 ‘소신 발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그동안 대중과 소통하며 ‘공정’, ‘정의’, ‘원칙’을 강조했다.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2012년 3월 트위터)”을 언급하며 부와 권력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적 특수계층을 없애고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특히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 왔다. 조 후보자가 21일 “법적·절차적 하자나 불법은 없었다”며 단호하게 주장했지만, 대중이 열광했던 그의 과거 소신 발언이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조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7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저서,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시 ‘삼불정책’(기여입학제·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 폐지 움직임이 보이자 ‘지역·계층 균형선발제’ 도입을 주장했다. 조 교수는 2007년 4월 칼럼에서 “현재 대학 입시의 초점이 온통 성적우수자 선발에 맞춰져 있고 특목고를 우대하는 사실상의 고교등급제가 일부 사립대를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진정한 명문대학이라면 상층계급 출신 성적우수자만으로 구성되는 귀족 클럽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외고는 외국어 특화 고교 또는 해외대학 진학준비 고교로 개편돼야 한다. 대학입시용 외고는 폐지되어야 한다(2010년 저서)”, “장학금 지급 기준을 성적 중심에서 경제 상태 중심으로 옮겨야 한다(2012년 4월 트위터)”는 의견도 냈다. 그러나 정작 조 후보자의 딸은 2007년 외고를 입학한 뒤 2010년 고려대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들어갔고, 서울대 대학원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면서 여러 차례 장학금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2010년 9월 칼럼에서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딸의 외교부 특채 논란을 비판하며 “헌법 제11조 2항에서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를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른바 ‘카스트’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을 인용하며 “재벌, 국회의원, 고급 공무원, 장성, 장차관 등 다섯 도둑은 사회적 특수계급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들은 지연, 혼인, 학연 등으로 얽혀 있으며 재산과 인맥을 자식에게 대물림한다”고 꼬집었다. 교육 문제 외에도 조 후보자는 과거 고위 공직자나 공직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자녀들의 주식 투자, 부동산 투자 등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런 발언을 기억하는 대중들은 지금 “조국의 적은 조국”, “조국이 조국에게 부메랑을 던졌다”고 말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2회]‘양승태 독대’ 김앤장 변호사의 ASMR “비밀유지 해야···”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22회]‘양승태 독대’ 김앤장 변호사의 ASMR “비밀유지 해야···”

    양승태 전 대법원장 21차 공판 지상중계김앤장 전관 출신 중심으로 청와대·사법부 소통전범기업과 논의 공개는 “변호사 윤리 위반” 과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판사 출신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나기 위해 대법관 사무실과 대법원장 사무실을 들락거렸다. 서울 강남의 고급 호텔 식당에서 자주 만나 식사도 했다. 자신이 소송 대리를 맡은 대법원 사건에 대해 서슴지 않고 양 전 대법원장에게 궁금점과 의견을 말했다. 오랜 친분이 있었고 만나서 “사담을 나눈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상 로펌과 법원의 창구 같은 역할을 했다. 그가 속한 로펌에서는 판사 출신은 물론 고위 관료를 지낸 ‘전관’들로 구성된 대응팀을 만들었다. 서울대, 전관, 김앤장 법률사무소. 이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 모이니 정부와 사법부가 움직였다.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21회 공판에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한상호 김앤장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재판에 증인으로 법정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변호사는 특히 양 전 대법원장과 독대해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지목돼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한 변호사가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연수원 네 기수 후배이고 같은 판사 출신에 1994년 법원행정처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도 있어 매우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날 오전 10시 8분쯤, 두리번거리며 천천히 법정에 들어선 한 변호사는 증인석에 앉자마자 특이한 모습을 보였다. 들릴 듯 말 듯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려 재판이 열린 417호 대법정의 방청석에서는 도무지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강제징용 사건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한 변호사의 출석으로 휴정기에도 절반 가까이 찬 방청석에 있던 모든 이들이 법정 앞으로 귀를 쫑긋 세웠다. 법정 경위가 한 변호사의 앞에 놓인 마이크를 그의 입에 더 가까이 대기도 하고, 증인석 스피커의 볼륨을 키우느라 왔다갔다 분주했다. ●김앤장 변호사, 전범기업과의 논의 내용 묻자 “변호사윤리장전 어긋나” “변호사가···의사교환에 대해 ···”, “제시된···윤리장전···의사교환 내용들을···없습니다” 검찰이 김앤장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한 변호사 작성의 메모나 문건들에 대해 진정성립 절차를 갖고 본인이 작성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자 한 변호사는 연신 이렇게 답했다. 그가 증언을 거부한 메모나 문건들은 신일철주금과 논의한 내용들이었다. 의뢰인과 주고받은 내용을 밝히는 것은 변호사의 비밀준수 의무를 어기는 것이라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2015년 9월 8일자 한 변호사의 메모를 검찰이 제시하며 직접 작성한 것이 맞는 지 묻자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이 “그럼 이 메모에 있는 필적이 증인의 필적이 맞는가”라고도 바꿔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양승태 피고인의 변호인 의견서를 보면 한상호 증인을 비롯한 김앤장 관계자 증언에 대해 이들의 증언이 업무상 비밀누설죄로 형사처벌받거나 변호사윤리장전에 따른 윤리규정 위반이라는 이유로 징계사유가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면서 “그러나 증인으로서의 진술은 공익성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그 자체가 정상이고 증언거부권을 증인의 권리여서 기밀누설죄가 성립이 안 돼 업무상 기밀누설이라는 이유로 증인이 작성한 메모에 대한 진정성립을 따지고 있는데 증언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증인의 증언을 통해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매우 중요한 공익상의 법익이 지켜질 수 있도록 소송 지휘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 변호사를 가운데 두고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의 공방이 몇 차례 오가다 재판부가 3분 휴정을 한 뒤 “증인의 필적이 맞냐는 질문에 대해선 증인의 증언거부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한 변호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진실 발견을 위해 감사드리고···저도 계속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만···말씀드렸다시피···(변호사)윤리장전에 해당돼···많은 걱정들을 하고 있습니다. 필적은 제 필적이 맞습니다.” 그러면서 거듭 강조했다. “저는 재판에 협조하러 나온 사람입니다.” 그나마 자신의 ‘클라이언트’인 신일철주금과의 논의 과정을 제외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작은 목소리로나마 답변했다. 양 전 대법원장과의 대화 내용이나 양 전 대법원장의 의견 등 이른바 ‘재판 거래’와 관련된 혐의와 직결될 수 있는 내용에 대해선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지만 그의 희미한 기억과 목소리로도 일제 강제징용 사건을 둘러싼 박근혜 정부와 양승태 사법부의 움직임, 그리고 전범기업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의 대응과정이 다시 확인됐다. 한 변호사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의 질문과 그의 답변을 토대로 재구성해봤다. ●양승태 “강제징용 왜 소부에서 선고했는지” 불만 드러내 2012년 5월 24일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가 1·2심 모두 패소로 결론났던 강제징용 사건을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선고 이틀 뒤인 26일 오전 김앤장은 대책회의를 열었다. 김영무 대표와 한 변호사, 김용갑·권오창·조귀장 변호사 등이 모였고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도 참석했다. 올해 5월 14일 윤 전 장관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대책회의에 참석했다고 밝히며 “특별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한 변호사는 “잘 생각이 안 난다”며 참석 사실조차 밝히지 않았다. 회의를 통해 한 변호사는 재상고심까지 신일철주금 측 소송 대리를 맡기로 했다. 그해 9월 양 전 대법원장이 취임하기 전에도 한 변호사는 대법관 사무실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났고, 대법원장 취임 이후에는 사무실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 식당에서 자주 만났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증인의 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파기환송이 선고된 날로부터 양승태 피고인이 대법원장인 시절에 15번 정도 만난 것으로 보이는데 만났을 때 나눈 이야기가 모두 기억나는가”라고 묻기도 했다. 2013년 3월, 두 사람이 식당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김능환 전 대법관의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김 전 대법관이 대법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서 퇴직한 뒤 부인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한다는 보도들이 나오며 화제가 됐다. 김 전 대법관의 근황에 대해 얘기하다 한 변호사가 “강제징용 사건이 (파기환송으로) 선고될 때 알고 계셨냐”고 물었다. 그러자 양 전 대법원장이 “주심인 김 전 대법관이 귀띔도 안 해줬다”면서 “그렇게 중요한 사건을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에서 선고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 변호사는 “(2012년) 강제징용 판결은 선례에도 어긋나고 한일관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한일청구권 협정을 뒤집는 것”이라는 의견도 슬쩍 내밀었다. 다만 검찰이 “2012년 대법원 판결에 대한 적정성에 대한 대화도 있었느냐”고 묻자 한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적정 여부에 대해서 말씀을 나눈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5년 5월엔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었던 임 전 차장으로부터 재상고심과 관련해 연락이 왔다. “새로 제출된 증거를 근거로 소부에서 처리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원칙적으로 전원합의체에서 판단하기로 했다. 남은 대법관들을 설득하기 위해 외교부 의견서가 필요하니 김앤장에서 법무부와 외교부의 의견서 제출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내달라”는 요청이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한 변호사는 “정확히 기억 못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검찰이 제시한 한 변호사가 듣고 전달해 김앤장에서 작성된 문건에는 ‘5/14 법원 동향. 기조실장과 (외교부) 법률국장이 직접 만났음. 기조실장은 외교부 의견서 꼭 있어야 한다는 입장 vs 대국제법률국장은 대법원의 정식 요청이 있어야 제출가능하다는 입장. 대법원은 새 증거 근거로 파기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원칙대로 전합이 회부키로 함’ 한 변호사는 임 전 차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임종헌, 김앤장 변호사에 “의견서 내달라” 요청 후 절차 상의 같은 문건에는 ‘5/18 법원 동향. 기조실장 왈 협의 완료됐다. 민사소송규칙은 언급 안 할 예정’이라고도 적혔다. 그리고 한 변호사는 당시 임 전 차장에게 “재상고 사건을 대법원은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검찰이 “재판과는 관계가 없는 임종헌 기조실장이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논의 끝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양승태 피고인의 결심이 있었다고 생각했느냐”고 물었다. 한 변호사는 “전원합의체 말씀을 한 건 (대법원장의 결심이) 어느정도 감안됐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대법원장은 13명의 대법관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의 재판장이기도 하다. 검찰은 임 전 차장에게 이러한 의견서를 받았다고 양 전 대법원장에게 말했는지 물었지만 한 변호사는 “사적인 만남이었기 때문에 명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얼버무렸다. 검찰 조사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전달했다고 말했다며 거듭 질문하자 “(김능환) 전 대법관 말씀이 나왔을 때 이 사건에 대한 말씀을 드렸고 그런 차원에서 임 실장님께 제안을 받았기 때문에 알려드린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 뒤에도 한 변호사는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과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재차 “그래서 만난 것은 아니다. 꼭 그렇지 않다. 오가며 사적인 자리에서 말씀은 드리려고, 관심이 있으신지 물어보고 그런 정도였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후 의견서를 내는 문제를 두고 임 전 차장과는 계속해서 의견을 나누었다고 설명했다. 전범기업 측 소송 대리를 맡은 김앤장에서는 기존 송무팀과 별도의 대응팀이 꾸려졌다. 한 변호사와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최건호·조귀장 변호사가 포함됐다. 대응팀은 ‘새로운 차원의 접근’을 시도하기로 했다. 정부, 특히 2012년 파기환송 판결이 한일청구권 협정에 반한다고 판단해 반감이 큰 외교부의 입장을 근거로 대법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설득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양 전 대법원장 등 법원과 원활한 소통이 되는 한 변호사에게도 역할이 요구됐다. 대응팀은 정부와 청와대, 사법부 등 전방위적으로 정보를 취합했고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유 전 장관은 한국과 일본의 정치인, 학자, 전·현직 관료들이 모인 ‘한일 현인회의’를 주도하며 일본의 아베 총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번갈아 만나며 강제징용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전관 출신 ‘김앤장 대응팀’ 전방위 로비… ‘외교부 움직여 대법원 설득’ 시도 2014년 11월쯤 현 전 대사가 유 전 장관과 한 변호사를 불러 청와대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무총리가 보고를 했고, 대통령이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법원에 직접 대통령의 뜻을 전달했다”는 설명이었다. 청와대와 정부가 모두 같은 의견임을 확인한 김앤장은 이들과 더욱 활발히 소통했다. 현 전 대사와 유 전 장관의 대화내용이 담긴 메모 ‘10월 11일 유명환 식사, 대통령 주재 회동. 연말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확인. 신영철 전 대법관 유 장관 법과 대학 동기. 12년 판결 문제 있다. 주한 일본대사관 고바야시 검사’에는 특히 ‘※법무부로부터 들었는데 연말에 전합으로 하기로. 적어도 올해 (한일 수교) 50주년 기념일(2015년 6월 22일) 전에 선고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이 이 같은 정보를 2014년 11월 13일 접하고 일본 관계자에게 상황을 보고했냐고 물었지만 한 변호사는 “오전에 말씀드렸듯 의사교환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김앤장 조귀장 변호사가 미쓰비시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을 정리한 문건이 있다며 질문을 계속했다. ‘※클라이언트 반응. 대법원 심사숙고. 매스컴, 식자층 등 반성 여론으로 재상고심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음. 다만 대법원이 기존 판결을 바꾸려는 노력은 계기가 부여돼야 가능성 높아짐. 청구권 협정의 일방 당사자인 한국 정부의 긍정적 입장 표명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음. 지금까지는 준비서면 등으로 법률적 주장을 했으나 외교부 등 외부에서도 대법원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게 무르익었음’이라는 문건 속 문장들이 읽혔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증인이 증언거부 하고 있는 내용을 왜 밝히느냐”며 항의했다. ●양승태 직접적인 입장이나 재판거래 혐의는 “기억 안 나” 함구 이날 검찰로부터 제시된 한 변호사가 작성한 메모들에는 이런 내용들도 있었다. ‘(2015년 11월) 지난 토요일 조 차관(조태열 당시 외교부 2차관)과 미팅. 대법원과 커뮤니케이션 문제 없나. 혼네(本音·본심에서 우러나온 말)로 문제 없다. 지난번 장관 미팅 때 10월 30일 전후로 추진. 한일 정상회담 OK, 개각 전에 해야 하지 않겠나? 외교부가 먼저하는 게 좋겠다. 대법원이 조심스러워진 건가? 윤 장관이 VIP(대통령)와 논의해야’(한 변호사가 작성한 메모) ‘(2015년) 11월 17일 곽병훈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 전화. 외교부, 위안부 문제 진전 전까지 곤란하다. 대법원이 이니셔티브(주도권)을 쥐고 먼저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유명환, 대법원 시작하면 외교부는 따라올 것으로 예상. 대법원 외교부 설득해 진행되도록’(한 변호사가 곽 전 비서관과 통화한 내용을 적은 메모) ‘곽 프로(곽 전 비서관) 오찬. 곽 부장도 조심스런 반응. 위안부 문제도 있는데 이 시점에 꺼내든다는 게 헌법재판소 사건에 제출된 의견서 언급하며 외교부 초안, 헌재 의견서 보완 방안 언급하니 좋은 아이디어라는 반응. 늦어질 가능성 대비 필요’(한 변호사 작성 메모) ‘외교부 장관→BH(청와대) 실장→외교안보·민정수석→법원행정처→대법원’ (한 변호사 작성 메모 ※본인의 상상을 적은 것이라고 주장) “증인은 양승태 피고인을 만난 자리에서 외교부가 (의견서 제출 등 소송 대응에) 소극적이라 걱정이라 말했더니 양승태 피고인이 ‘외교부 요청으로 시작된 일인데 외교부가 절차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느냐”고도 검찰은 물었다. 한 변호사는 “거기에 대한 공감을 표시한 정도였다고 생각한다. 제가 자신은 없지만 그런 취지로 답한 것 같기도 하고. 정확하지 않지만 사적 대화를 하다가 재판에 대해 가볍게 말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적인 대화, 가벼운 언급으로 강제징용 사건은 피고 측 대리인과 대법원장 사이에 지속적으로 대화가 오갔다. 그 사이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가 김앤장과 소통했고, 김앤장은 정부와 청와대, 일본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를 얻어 대응했다. 재상고심이 결과가 나오는 데만 6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과정에는 이들의 움직임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6년 9월 대법원은 민형사 소송규칙 개정안을 시행해 판사가 변호사 등 소송 관계인과 법정 밖에서 만나거나 전화 변론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임기 내내 전관예우 근절을 강조하며 법관들에게 경계를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다음달 18일 다시 법정에 나오게 된다. 증인신문이 길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재판부가 한 기일 더 부르기로 하고 재판을 서둘러 마친 이유에서다. 한 변호사는 건강 문제로 9월 초에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추석 연휴 뒤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증인들이 말하는 모든 사정을 고려해주면 향후 재판 진행이 제대로 될지 의문스럽고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항의의 뜻을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日징용 기업 변호사 “양승태 여러번 만나 상황 전달”

    “梁, 2012년 전원합의체 회부 못해 불만” “임종헌에 재상고 관련 연락받아” 인정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에서 전범기업인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 측 변호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여러 차례 만나 재상고심 진행 상황을 알려 줬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한상호 변호사는 2013년 3월 양 전 대법원장과 만나 당시 퇴임한 김능환 전 대법관에 대해 대화를 하다 양 전 대법원장이 “(강제징용 사건을 선고하면서) 나한테 귀띔도 안 해줬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법관은 2012년 파기환송된 강제징용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한 변호사는 양 전 대법원장이 “중요한 사안을 (전원합의체가 아닌) 소부(小部)에서 선고했다”며 불만스러워했고 자신은 “(파기환송 판결은) 한일 청구권협정을 뒤집는 내용으로 선례와 어긋나고 한일 관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중요한 사안이라서 전원합의체에서 결론을 냈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담을 나누다 흘러나온 거라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판사 시절 양 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서 함께 근무했던 한 변호사는 매년 법원 안팎에서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날 만큼 친분이 있다. 이후 한 변호사는 2015년 5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으로부터 “강제징용 재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서 심리하기로 했고, 대법관들을 설득하려면 외교부 의견서가 필요한데 김앤장에서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그해 11월 양 전 대법원장을 만나 의견서 준비 등 소송 대응 상황에 대해 알렸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사건이 전합에서 심리된 배경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결심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별도로 2014년 11월 김앤장 강제징용 대응팀이었던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현홍주 전 주미대사 등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강제징용 사건 관련 조치를 취하라고 해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법원에 직접 대통령의 뜻을 전달할 만큼 청와대가 문제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았다고도 했다. 검찰은 구체적인 김앤장의 대응 과정과 신일철주금과 논의한 정황들에 대해서도 거듭 질문했지만 한 변호사는 “비밀준수 의무를 규정한 변호사윤리장전에 위배된다”며 일절 답변을 거부했다. 그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법정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 변호사는 아주 작은 목소리와 웅얼거리는 말투로 답변을 이어 가 재판부로부터 “마이크 좀 가까이 대고 답하라”는 지적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사] 산업은행, 통일부

    ■ 산업은행 ◇ 혁신성장금융부문 단장 △ 벤처기술금융실 기술금융단 정태준 ◇ 혁신성장금융부문 팀장 △ 벤처기술금융실 박진우 ◇ 중소중견금융부문 팀장 △ 중소중견금융실 유원채 △ 강남지역본부 이상룡 △ 중부지역본부 이인기 △ 영남지역본부 남영진 △ 서초 김순덕 △ 압구정 김은녕 △ 한티 오봉엽 △ 마포 백정호 △ 성동 김승용 △ 종로 김경우 △ 반월 이원근 △ 부천 나인숙 △ 일산 김종근·윤선이 △ 분당 박영상 △ 용인 정상수 △ 원주 김윤기 △ 판교 차창훈 △ 화성 이영훈 △ 구미 윤정진 △ 금정 양일규 △ 남울산 이동훈 △ 대구 김흥철 △ 서부산 이동주 △ 양산 유명환 △ 울산 이치덕 △ 광주 박형배 △ 대덕 이대웅 △ 아산 최병호 ◇ 기업금융부문 팀장 △ 기업금융2실 정광락·조은희 △ 기업금융3실 최동묵 △ 기업금융4실 안동진 ◇ 글로벌사업부문 팀장 △ 무역금융실 김완식·조상은 ◇ 해외주재원 △ 홍콩 최윤진 △ 런던 김희 △ 광저우 하준석 ◇ 자본시장부문 팀장 △ 발행시장실 박용석 △ PE실 박윤석 ◇ 심사평가부문 팀장 △ 심사1부 박종만 ◇ 리스크관리부문 팀장 △ 리스크관리부 유창수 ◇ 정책기획부문 팀장 △ 기획조정부 권영훈 △ 영업기획부 최관호 △ 수신기획부 김말숙 ◇ 경영관리부문 단장 △ 홍보실 사회공헌단 황찬익 ◇ 경영관리부문 팀장 △ 총무부 원성진 ◇ 해양산업금융본부 팀장 △ 해양산업금융실 김기훈 ◇ 구조조정본부 단장 △ 기업구조조정2실 조선업정상화지원단 김수야 ◇ 구조조정본부 팀장 △ 기업구조조정1실 김동진 △ 기업구조조정2실 김광석·조성욱·조중현 △ 투자관리실 이희준 ◇ 자금시장본부 팀장 △ 금융공학실 최욱민 ◇ PF본부 팀장 △ PF1실 조해리 △ PF3실 김경민 ◇ IT본부 팀장 △ IT기획부 김덕종·김미덕 △ 금융전산부 강지영·유은경·장미선 △ e-뱅킹전산부 노경아·이윤경·정재석·한종환 △ 차세대추진부 박선주 ◇ 연금신탁본부 단장 △ 신탁실 증권수탁업무단 오재정 ◇ 연금신탁본부 팀장 △ 연금사업실 서명희 ◇ KDB미래전략연구소 팀장 △ 미래전략개발부 김삼식·이헌영 △ 산업기술리서치센터 김시언·이형진 △ 한반도신경제센터 최재헌 ◇ 준법감시인 팀장 △ 법무실 김강서·박준호 ◇ 정보보호부 팀장 △ 정보보호부 전금연 ■ 통일부 ◇ 고위공무원 전보 △ 통일정책실장 최영준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6회]양승태 “구속 만기 채우겠다...(조건부) 보석 안원해”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16회]양승태 “구속 만기 채우겠다...(조건부) 보석 안원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15차 공판 지상중계법원 직권 보석 가능성 놓고 줄다리기 팽팽 17일을 기준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심 구속 기한이 끝나는 다음달 10일까지 앞으로 남은 날들은 24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법원의 직권 보석 가능서이 높아지자 검찰은 이날 재판이 시작하자 마자 재판부를 향해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같은 수준의 엄격한 보석 조건을 붙일 것을 요청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얼마 남지 않은 구속기간을 꽉 채우고 아무 조건 없이 석방될 수 있도록 보석을 원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의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15회 재판이 시작되자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지난 14회 재판에서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가능성을 언급하며 구속기간 만료와 관련한 의견을 내라고 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영장전담판사가 증거인멸 우려를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재판부도 증거인멸 우려가 타당하고 적시재판(신속히 재판을 해야하는 사건)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구속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피고인 측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고 구속기간(2개월)도 갱신했다”면서 “구속 기간 갱신의 사유인 증거인멸 우려는 현재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피고인이 재판 단계에 이르러 수사 과정에서 다투지 않은 서류증거들의 동일성까지 다투는 것을 보면 진술조작 등의 방법으로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더욱 높아 피고인을 보석으로 석방할 사유는 찾기 어렵고 남은 구속기간에라도 최대한 심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보석조건 MB처럼 엄격하게” vs 변호인 “그냥 석방되도록” 검찰은 “다만 피고인을 석방하되 증거인멸의 우려를 최소화할수 있는 합리적 조건을 부과하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재판부에서 그렇게 보석 석방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고, 그렇다 하더라도 20여일 남은 시점에서 핵심 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신속히 진행한 다음 구속기간 만료에 근접했을 때 보석을 허가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은 준비 절차만 석 달이 걸렸고, 정식 재판이 열리고도 서류증거 조사 및 검증절차 등으로 재판이 지연되면서 지금까지 법정에 나와 신문절차를 가진 증인은 겨우 두 명에 불과하다. 앞으로 나와야 할 증인은 210명이 더 있고,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현직 판사들은 자신들의 재판 일정을 이유로 거듭 법정에 나오길 미루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을 보석하더라도 증거인멸을 방지할 수 있는 엄격한 조건을 걸 필요가 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을 허가하면서 외출 제한 뿐 아니라 사건 관련자들과 일체 연락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조건을 걸었는데 피고인도 증거인멸 가능성과 재판 관계자들과의 만남이나 연락을 할 수 없는 조건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변호인을 통한 제3자 접견 금지 및 재판 출석을 당부할 장치로 주거 및 출국제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검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가장 걱정되지만 피고인 측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한다면 어떤 보석조건도 제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향후 신속한 재판을 진행하는 것 뿐이 대안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주 2회 재판이 진행됐지만 다수의 증인들의 출석 기피로 미뤄지고 있으니 주 3회 재판을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양승태 측 “구속기한 다 채우고 아무 조건 없이 나오겠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최종 의견은 아니지만 여러가지 형사소송법상 규정이나 취지에 비춰 현 상황에서 보석 결정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라면서 “어떤 조건이 붙든 안 붙든 구속기간이 얼마 안 남은 시점에서 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검찰이 지적한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지난 3월 보석심문 기일 당시 피고인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블랙박스 SD카드를 없애려고 시도했다는 검찰의 주장이 핵심이었는데 분실경위 등 검찰이 파악한 기록을 검찰이 열람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재판부에서 검사가 주장하는 증거인멸을 했는지, 아니면 검사가 그런 상황을 이용해 피고인이 마치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견강부회식 무리한 주장을 했고 피고인이 구속까지 이르게 된 게 아닌지를 검토해주시는 게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의 신병을 해지하는 방법이 반드시 직권 보석이어야 된다는 걸 염두에 두고 말씀드린 건 아니고 여러 방법이 있다”면서도 “구속해지 방법으로는 직권 보석이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이달 말에서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재판부가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관련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일반 형사재판에서는 1심 구속기간(6개월)이 다 끝나기 전 7~10일 정도 전에 보석을 하기도 한다. 유죄 판단 시 법정 구속을 하게 되면 항소기간인 일주일간의 구속기간도 1심의 구속기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가 보석을 결정해도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달 10일까지 구속기간을 꽉 채우고 어떠한 조건도 붙지 않은 자유의 몸으로 석방되는 게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가장 좋기 때문이다. 재판부의 보석 조건과 이를 양 전 대법원장이 받아들일지가 앞으로 재판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점이 될 것으로도 보인다. 보석조건을 두고 날이 선 검찰과 변호인은 곧바로 증거를 놓고 또 한 차례 부딪혔다.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과 관련,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과 한상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에게 제시할 문건 가운데 이메일 출력물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 측에서 증거능력을 문제삼으며 이메일 원본과 대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서였다. 검찰은 “(한 변호사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지난 12일에 다뤄졌어야 했는데 그 때는 안 했던 증거능력 주장을 또 하는데, 계속 끊임없이 새로운 주장을 하는 부분에 대해선 제지해 주시는 게 타당하다”고 재판부에 말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원본과 대조를 해봤으면 하는 게 못할 주장인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새로운 게 아니고 당연한 권리”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원본이 아닌 증거들에 대해선 변호인이 원본 확인을 요구하면 확인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정리했다. ●법원행정처·외교부 면담 배석한 사무관 “법정 밖 소통 너무 놀라워” 이날 오후 3시에는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과 관련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외교부 국장의 면담에 배석한 김모 전 사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전 사무관은 변호사로 일하다 2013년 민간경력자 채용을 통해 2016년까지 외교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2016년 9월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당시 외교부 2차관과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면담을 갖는 자리에 배석했다. 임 전 차장 등 법원행정처 관계자 3명, 조 전 차관 등 외교부 관계자 3명이 모인 자리에서는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 외교부의 의견을 재판부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 전 사무관은 당시 면담 자리에 대해 검찰 조사 때부터 “매우 놀라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법정에서 검찰이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보통 재판을 하면 법원에 의견을 낼 게 있으면 양해를 구하고 제출을 한다든지 하는 과정이 대부분 법정 안에서 이뤄지지 않나. 그렇게 알고 있었고, 그래서 직접적인 당사자라든지 관계인과 만남이 있는 것이 그냥 좀, 뭐라고 할까요. 그런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만남의 자리가 일종의 사건 절차에 대해 진행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것을 제가 알게 됐고 기존의 일반적인 재판할 때 과정과는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실제로 이제 법정이 아닌 곳에서도 협의들을 하는구나’ 하는 것을 목격하고 나서 기존에 제가 갖고 있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좀 놀랍다고 생각했다.” 김 전 사무관은 검찰 조사에서는 “그날 자리는 쌍방향 소통 자리였고 제 기본 관념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어른들 말처럼 세상이 이랬구나 하고 무너지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정에서 다시 묻자 김 전 사무관은 “기본적으로 어떤 사건에 대해 공개되지 않은 자리에서 만남이 이뤄진다는 것 자체가 제 상식에서 벗어난 것 같아서. 제가 전후사정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단편만 봤을 때 법원 같은 경우 공정하고 그런 식의 노력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것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본 것 같아 그렇게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사건의 당사자 또는 관계자들과 법정 밖에서 ‘소통’을 한다는 것이 법조인인 그의 상식을 벗어났다는 이야기다.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된 업무의 담당자는 아니고 당시 배석만 했던 김 전 사무관은 원래 담당자였던 정모 사무관에게 면담자리에서의 논의내용을 전달해주며 “나는 더 이상 알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차례 배석한 실무진의 ‘기본 관념’을 무너뜨린 일. 그러나 그날의 면담은 강제징용 사건의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 가운데 극히 일부분일 뿐이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인사] 경기도교육청, 공정거래위원회, 강원도

    ■ 경기도교육청 ◇ 3급(지방부이사관) 승진 및 전보 △ 경기성남교육도서관장 최종호 △ 경기과천교육도서관장 최준부 ◇ 4급(지방서기관) 승진 및 전보 △ 경기도교육정보기록원 사이버안전센터장 강호규 △ 총무과장 김선태 △ 학부모시민협력과장 박호선 △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경영지원국장 신창승 △ 교육환경개선과장 신현택 △ 경기평생교육학습관 평생교육부장 안성호 △ 경기평생교육학습관 총무부장 오형균 △ 대외협력과 의회지원담당 서기관 왕태환 △ 의정부교육지원청 경영지원과장 윤상중 △ 감사관 감사총괄담당서기관 이근규 △ 정책기획관 예산담당서기관 이현철 △ 평생교육복지과장 조성래 △ 행정관리담당관 조정수 △ 운영지원과장 조창대 △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교육행정연수부장 지미숙 △ 경기도교육복지센터 관장 최병룡 △ 시설과장 현상봉 ■ 공정거래위원회 ◇ 부이사관 승진 △ 가맹거래과장 이순미 ■ 강원도 ◇ 국장급 승진·전보 △ 재난안전실장 전창준 △ 보건복지여성국장 고정배 △ 인재개발원장 박근영 △ 환동해본부장 고영선 △ 기획조정실 기획관실(강원연구원 파견) 이계석 △ 의회사무처 의사관(승진) 안권용 △ 총무행정관실(지방자치인재개발원 파견, 승진) 엄명삼 △ 총무행정관실 양민석 △ 기획조정실 기획관실(평생교육진흥원 파견) 김왕제 △ 경제진흥국 전략산업과(강원테크노파크 파견) 신주호 △ 문화관광체육국장 직무대리(직위승진) 정일섭 △ 녹색국장 직무대리(직위승진) 이덕하 △ 대변인(직위승진) 김태훈 △ 보건환경연구원장(직위승진) 최승봉 ◇ 과장급 승진·전보 △ 글로벌투자통상국 투자유치과장 김주흥 △ 문화관광체육국 관광개발과장 정승진 △ 농정국 농정과장 강희성 △ 평화지역발전본부 총괄기획과장 이수연 △ 총무행정관실 곽일규 △ 경제진흥국 경제진흥과(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파견) 장일재 △ 평화지역발전본부 남북교류과(통일부 파견) 배영주 △ 경제진흥국 정보산업과장(승진) 양승일 △ 평화지역발전본부 평화지역경관과장(승진) 최광욱 △ 의회사무처 농림수산전문위원(승진) 유명환 △ 문화관광체육국 관광마케팅과장 김창규 △ 농업기술원 총무과장 지순식 △ 강원도립대학교 사무국장 최근상 △ 문화관광체육국 체육과(강원도장애인체육회 파견) 김도경 △ 동해시 부시장 윤승기 △ 평창군 부군수 송기동 △ 화천군 부군수 정관규 △ 양양군 부군수(승진) 윤덕규 △ 문화체육관광국 올림픽시설과장 이종구 △ 농정국 친환경농업과장 박영석 △ 건설교통국 건축과장 허병규 △ 건설교통국 도로과장 윤원영 △ 건설교통국 치수과장 박영일 △ 감자종자진흥원장 김완식 △ 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 지원기획과장 문명선 △ 문화관광체육국 올림픽발전과장 직무대리 이수종 △ 총무행정관실(국외장기교육 파견) 박광용 △ 총무행정관실(국외장기교육 파견) 박형철 △ 의회사무처 기획행정전문위원 직무대리(직위승진) 현준태 △ 인재개발원 연구위원(직위승진) 전희선 △ 환동해본부 해양항만과장 직무대리(직위승진) 박영훈 △ 총무행정관실(2018평창기념재단 파견, 직위승진) 김정남 △ 역세권개발단장 직무대리 김종택 △ 재난안전실 방재과장 직무대리(직위승진) 고규재 △ 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 작물연구과장(직위승진) 정정수 △ 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직위승진) 허인량 △ 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 기술보급과장(직위승진) 김남석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회] ‘지연된 정의’ 되짚는 재판도 지연?… ‘재판 속도’ 샅바싸움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회] ‘지연된 정의’ 되짚는 재판도 지연?… ‘재판 속도’ 샅바싸움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수요일, 금요일 두 차례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생생 중계합니다. 속도를 붙잡고 당기기 시작한 검찰과 변호인의 샅바싸움조차 속도를 내지 못하고 더뎠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세 번째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검찰과 변호인의 밀려있던 설전이 시작됐다. 지난 5일 예정됐던 재판이 한 차례 취소된 뒤 검찰은 부쩍 서두르는 모양새였다. 이미 피고인들이 재판에 넘겨진 지 넉 달이 다 되어갔고, 세 사람 중 유일하게 구속 상태인 양 전 대법원장은 구속기간(6개월)이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아직 증인들을 언제 법정에 부를지조차 정하지 못했으니 거듭 답답함이 터져 나왔다. 지난 5일 예정됐던 재판은 박병대 전 대법관의 눈 수술 등 건강상의 이유로 열리지 않았다. 검찰은 “건강상태로 인한 공판 출석 어려움 그 자체를 문제삼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기일변경 과정이나 절차가 다소 매끄럽지 못하다고 생각되거나 적정성에 의문이 있다”며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수술은 이미 예정돼 있었을 텐데 공판기일(5일) 바로 직전인 전날 오후 4시에야 기일변경 신청서를 접수해 그 과정에서 검찰은 어떠한 의견도 제출할 기회가 없었고, 구체적인 사유도 알지 못했다”는 지적이었다. 또 “갑작스런 기일변경과 공전으로 사실상 오늘까지 마치기로 돼있던 서증조사를 제 때 마칠 수 없게 됐고 아직 증인 채택 및 신문 일정조차 결정되지 않아 증인신문이 언제 시작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검찰은 구속 피고인인 양 전 대법원장과 나머지 두 전 대법관의 재판을 분리해서 심리하는 방안도 검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 피고인들 ‘재판 지연’ 비판… “양승태 분리 심리해 달라” ‘재판 지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재판이 시작되고부터 검찰에게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자리잡았다. 지난해 11월 이 사건으로 가장 먼저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벌써 여러 선례를 남긴 이유에서다. 변호인 11명의 전원 사임으로 2명의 변호인을 새로 선임하는 과정까지 거쳐 첫 공판이 3월 11일에야 열렸다. 재판이 시작되서도 USB의 증거능력을 두고 다투느라 한참 입씨름을 벌였고 가까스로 증인신문이 시작됐지만 초반에 나오기로 했던 핵심 증인인 현직 법관들은 자신의 재판 일정을 이유로 일정을 미뤘다. 그리고 지난 2일 오후 임 전 차장은 돌연 재판부가 자신에 대한 유죄 판결을 정해놓고 불공정한 재판을 하고 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냈다. 이번주로 예정됐던 재판은 물론 다음주 재판까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석 달 가까이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 다뤄진 사안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 관련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 각종 재판개입 의혹 등으로 앞으로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지연된 정의’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재판마저 한없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계가 검찰에 깔려있다. 그러나 정작 피고인들과 변호인들에게 속도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공판준비절차에서 일주일에 며칠씩 재판을 열 것인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면 재판이 시작된 뒤에는 하루 중 몇시까지 재판을 할 것인지를 매번 다툰다.이날도 검찰이 “지난 5일 하지 못한 서증조사를 위해 당초 예정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재판 외에도 다른 날을 하루 더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변호인들이 즉각 반발했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공판 진행은 절차에 따라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이지 한정된 (시간) 안에서 무조건 욱여서 넣을 게 아니다”라면서 “이 사건이 이렇게 번잡스럽게 된 것은 기본적으로 증거가 너무 많아서 그러다. 증거가 10개, 20개, 100개면 끝날 것을 20만 페이지가 넘는데 이걸 저희가 증거법칙대로 꼼꼼히 보려고 하니까 그렇게 된(늦어진) 것이지 서증조사를 언제까지 끝내야 한다 이런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에 두 번도 재판부 사정을 감안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는데, 이 이상으로 하는 것은 너무 무리다. (피고인들이) 하루종일 뒤에 가만히 앉아있지만 스트레스와 신경쓰는 것을 보면 건강이 앞으로 버틸 수 있을지 많이 걱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건강상태를 봐달라”고도 덧붙였다. 정해진 증거조사를 어느 정도 진행하고 이날 재판을 오후 7시 30분쯤 끝낼 계획이라고 재판장이 말하자 이번에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지난 재판에 이어 ‘식사시간’을 또 언급했다. “오후 5~7시 사이에만 식사 제공을 받을 수 있어 재판이 오후 7시 반이 넘어 끝나면 식사가 불가능해진다”며 재판을 너무 늦게까지 진행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다음 기일을 온종일 꽉 채워 하더라도 저녁까진 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다. 형사재판을 받는 구속 피고인들은 식중독이나 음독 등의 위험성 때문에 외부 음식을 먹지 못하게 돼있다. 그러나 검찰과 변호인단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다 보면 해는 금방 저물고, 그러면 구치소에서 마련한 식사를 정해진 시간에 하지 못하면 그날 끼니를 거르거나 다 식은 밥을 삼켜야 한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매주 3회 재판을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도 재판부에 자주 식사시간을 확보해 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국정원 정치공작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던 한 전직 국정원 간부의 가족은 법정 밖에서 “사람을 잡아 넣었으면 밥은 먹게 해줘야 할 것 아니냐”는 원망을 종종 쏟아냈다. 임 전 차장은 재판이 열리는 날이면 거의 저녁을 먹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작 피고인들은 “원칙대로, 천천히”…양승태 변호인 “저녁식사 거르지 않게 해달라” 누군가는 자주 거르는 것일 수도,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소하느라 몇 번쯤은 빠뜨리게 될 수도 있는 것도 저녁밥 한 끼이고 또 누군가는 나락으로 떨어진 듯한 시간 속에서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챙겨야 하는 것도 저녁 한 끼일 수 있다. ‘밥은 먹게 해달라’는 요청에 재판장은 다시 확인을 했다. “(오후 7시반에 재판이 끝난다고 해서) 아예 못 드시는 건 아니죠?”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식사시간에 대해 답해줄 교도관을 다급하게 찾았다. “교도관들께서 확인을 해주실 텐데…”하며 눈을 돌리고는 “지금 여기에 안 계신가 봅니다”라며 말끝을 흐렸다. 방청석 앞 쪽에 앉아있던 교도관 두 명이 각자 턱을 괴고 조느라 그 눈빛을 보지는 못했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저도 재판을 신속히 진행하고 싶습니다”라고 반복해서 말하며 속도론에 힘을 더하면서도 “증인신문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그 전에 증거조사를 통해 정리했으면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증거와 관련한 새로운 의견도 내놨다. “검찰이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압수한 문건은 위법한 절차에 의한 것”이라며 또다른 증거능력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지난 공판까지, 그리고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사건의 재판에서 잇따라 흘러나오는 돌림노래와 같은 ‘임종헌 USB’와 비슷한 맥락이면서 다른 이야기였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의견서를 통해 “검찰은 김앤장을 압수수색할 때 변호사의 업무상 비밀과 관련된 문건에 대해 압수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라면서 “검찰이 김앤장으로부터 압수해 제출한 문건은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업무상 비밀누설죄 처벌 가능성이 있어 김앤장 변호사 등 증인들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김앤장은 영장에 의해 압수수색이 됐고 압수대상에게 적법하게 고지해야 한다고 명시된 형사소송법을 지켰다”면서 “변호사 다수가 참여해서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거부권은 행사되지 않았다.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특히 “전범기업 소송 대리인들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변호인의 의견에 심각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해당 증인이 법정에 출석해서 증언할지 말지는 증인의 권한이고 증언을 거부하는 합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재판부가 판단할 문제인데 피고인 측이 증언을 거부할 권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형사처벌 운운하면서 증언을 거부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과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양승태 측, ‘김앤장 압수문건’ 문제삼아…유명환 전 장관 증인 채택 지난달 31일 재판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임종헌 USB에서 출력한 문건과 심의관들이 작성한 문건의 동일성을 문제삼으며 증거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날도 “임종헌 USB는 증거물로서만 동의하고 압수 절차가 위법하다는 점은 계속 주장하겠다”고 말했다.재판부는 “지난 기일에 이어 새로운 증거능력 문제가 제기된 만큼 해당되는 증거의 압수수색 절차에 대해 검찰이 의견서를 내고 별도의 증명이 필요하다면 추후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앤장에서 압수된 문건의 작성자인 김앤장 소속 최모 변호사와 김앤장 고문을 지낸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일제 강제징용 소송 재상고심과 관련해 피고 측 소송대리인인 김앤장 한상호 변호사와 수시로 접촉한 것으로 파악했다. 재판부는 이들을 포함해 13명의 증인을 더 채택했다. 신광렬·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 유해용·김현석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심의관을 지낸 법관들이 양 전 대법원장과 법정에서 대면하게 된다. 검찰은 당장 14일부터, 그게 어렵다면 19일부터 증인신문을 서둘러 시작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오는 21일부터 이 법정에 증인들을 불러 신문을 하기로 했다. 첫 번째 증인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을 지낸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그는 임 전 차장의 재판에서도 가장 먼저 증인석에 앉았다. 정 부장판사에 이어 시진국·박상언·김민수 부장판사의 순서로 법정에 나올 예정이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오전 재판은 이렇게 미뤄진 서증조사는 하지도 못한 채 끝이 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종헌 재판 증인 출석 윤병세 前장관 “강제징용 관련 보고 구체적 기억 안 나”

    임종헌 재판 증인 출석 윤병세 前장관 “강제징용 관련 보고 구체적 기억 안 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의 재상고심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가 어떻게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 심리로 14일 열린 임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 전 장관은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가 대법원에 재판 지연이나 배상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는 등의 대응 방안을 검토한 데 대해 “구체적인 기억은 안 난다”면서도 “저에게 보고는 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실무 절차나 내용상 보고를 받긴 했을 것이라는 답변을 반복했다. 검찰은 2012년 5월 대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자 이후 이듬해부터 대법원에 계류된 재상고심의 판결을 뒤집기 위해 소송을 지연해 달라거나 정부 의견 개진 기회를 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특히 2013년 12월 1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삼청동 공관에서 열린 이른바 ‘1차 소인수회의’에 윤 전 장관이 참석해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차한성 법원행정처장(대법관) 등과 강제징용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또 윤 전 장관은 전범기업 측 변론을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있던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을 수시로 만났다며 당시 윤 전 장관의 일정표도 제시했다. 윤 전 장관도 2009년부터 2013년 초까지 김앤장에서 고문을 맡았다. 윤 전 장관은 이날 재판부에 미리 신청한 증인지원절차에 따라 취재진들을 피해 법원 직원들과 동행해 법정에 들어섰다. 그는 “이 사건이 국내적으로도 중요하지만 국익적 문제, 특히 외교 관계 측면에서 여러 가지 기밀 사항이 포함돼 있다”면서 “신문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노출되거나 할 때 국익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심각히 고려했다”며 비공개 심리를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익에 영향을 줄 만한 기밀사항은 없을 것으로 보고 공개 재판을 진행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부고] 유명환(우호건설 대표이사)씨 부친상

    △유제춘씨 별세, 유성순·유명환(우호건설 대표이사)·유경환·유석환·유찬선 씨 부친상 = 7일 오전 0시19분께,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 9일 오전 7시30분. 031-940-9370(대표전화)
  • “함께 내려가볼까”… 자폐아에 추억 선물한 썰매장 직원

    “함께 내려가볼까”… 자폐아에 추억 선물한 썰매장 직원

    썰매 튜브 탈 때까지 20여분 기다려 앞뒤서 아이 탄 튜브 잡고 20초간 달려 자폐아동 부모 카페에 감사글 올라와 “불평없이 기다린 손님들 감사” 공 돌려“자, 출발할까… 아, 무서우면 지금 안 타도 돼… 네가 충분히 준비될 때까지 우리가 계속 기다릴게.” 지난달 말 주말 인파로 가득한 경기 용인 에버랜드의 눈썰매장 ‘스노우 버스터’ 7개 트랙 중 한 곳에 유독 긴 줄이 세워졌다. 초등 고학년생으로 보이는 자폐장애 아이가 출발선 앞에서 떨었다. 어머니의 설득에 포기하고 일어나려 하다가도 아쉬운듯 다시 썰매 튜브에 매달렸다. 함께 아이를 보호하던 유명환(왼쪽) 캐스트(안내직원)가 출발선 옆으로 아이의 자리를 만들었다. “결심이 설 때 타면 돼. 서두르지 마.” 다음 사람을 출발선에 세우기 전 유 캐스트는 아이에게 썰매를 탈지 계속 물었다. 그렇게 20여분이 흘렀다. 망설임이 길어지자 유 캐스트가 썰매장 아래쪽에 있던 김형진(오른쪽) 캐스트에게 무전을 쳤다. 120m에 달하는 트랙을 거슬러 오른 김 캐스트와 유 캐스트가 아이의 튜브를 위아래로 잡았다. “우리와 같이 갈 용기를 내주겠니.” 아이의 뜻을 확인한 유 캐스트가 튜브를 아래로 이끌었다. 가속이 붙어 너무 급하게 미끄러질까 김 캐스트가 뒤를 받쳤다. 그렇게 썰매로 5초면 내려갈 코스를 20초 동안 달렸다. 20분의 실랑이와 20초의 뜀박질 장면은 자폐 아동 부모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기록됐다. ‘두 명이서 아이젠을 신발에 끼고 한 명은 아이 손을 잡고, 한 명은 연결된 줄을 잡고 마구 뛰어 내려오고 있더라고요. 그 광경이 어찌나 고맙고 감사하던지 눈물이 나더라고요. 불평 한마디 없이 기다려 준 썰매 타는 사람들도 고맙고, 아이에게 값진 경험을 해주기 위해 힘들고 위험한데도 썰매를 끌어 준 에버랜드 직원이 너무너무 고맙고, 아직 세상에 따뜻한 사람이 많은가봐요.’ 카페 회원 중 한 명이 회원들에게만 공유된 이 글을 에버랜드에 전했다. 예전에 다른 눈썰매장에서 출발을 못 하고 한참 동안 떠는 아이를 향해 결국 다시는 눈썰매장에 안 데려 온다고 윽박지른 경험에 늘 마음이 아팠던 부모였다. 자칫하면 이번에도 ‘출발선까지 갔지만 못 탔다’는 상처를 지닐 뻔 했던 아이가 두 캐스트 덕분에 ‘도움을 받아 나름의 방식대로 눈썰매를 탄’ 추억을 갖게 된 것에 감사를 전하고 싶었단다. 새해 뜻밖의 감사 인사를 전달 받은 에버랜드에선 ‘성공 파티’가 열렸다. 두 캐스트에겐 정금용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 대표 명의 격려금이, 부서엔 간식이 전달됐다. 1700여명의 캐스트가 근무하며 지난해 6000여건의 칭찬카드가 접수되는 이 곳에서도 두 캐스트의 헌신을 격려하는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았다. 정작 유 캐스트는 21일 “원래 하던 일인데 쑥스럽다”면서 “오히려 출발선 근처에서 10분 이상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데도, 단 한 명도 불편한 기색 없이 아이가 눈썰매를 타기를 마음 속으로 응원해주던 손님들에게 감동 받았다”며 자신의 공을 그날 썰매장을 함께 경험했던 이들에게 돌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강제징용 소송 개입 의혹’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검찰 소환 조사

    ‘강제징용 소송 개입 의혹’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검찰 소환 조사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강제징용 소송에 개입한 의혹에 연루된 유명환(72) 전 외교부 장관을 불러 조사했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지난주 유명환 전 장관을 비공개로 소환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을 지낸 뒤 2011년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한 유명환 전 장관은 2016년 윤병세(65) 당시 외교부 장관을 만나 강제징용 재판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명환 전 장관이 고문으로 일한 김앤장은 강제징용 소송에서 미쓰비시와 신일철주금 등 일본 전범 기업의 입장을 대리했다. 당시 대법원은 강제징용 재판을 미루기 위해 정부 의견서를 받으려고 했지만, 외교부가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의식해 일본 기업에 유리한 의견서 제출을 미루는 상황이었다. 양승태 사법부 법원행정처가 독촉하도록 유명환 전 장관으로 하여금 윤병세 전 장관을 만나 외교부에 ‘의견서를 빨리 제출해달라’고 독촉하도록 했다고 겸찰은 보고 있다. 윤병세 전 장관 역시 2013년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김앤장 고문을 지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