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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짜 같은 ‘가짜사나이’ 불편한 가학의 그림자

    진짜 같은 ‘가짜사나이’ 불편한 가학의 그림자

    불안한 고용·빨라진 퇴직·내집 마련 등‘포기’에 익숙해져 버린 밀레니얼 세대다시 일어서는 출연자 모습에 대리만족 일반인 대신 유명인들 출연한 시즌2‘모자란 개인의 갱생기’ 명분 옅어져강압·위계적 군대문화 미화 지적도“대가리 박아. 입수!” 노골적으로 참가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단체 구보를 시킨다. 누운 채 몇십 분간 파도에 맞서던 참가자는 급기야 구역질을 한다. 시청자들의 환호는 커진다. “이건 정말 진짜다!” 일반인의 특수부대 훈련기를 담은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 얘기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일 시작한 시즌2는 첫 회부터 1279만 뷰(11일 기준)를 돌파하며 대박 행진이다. 지상파 방송에서도 출연진 모셔 가기에 혈안이다. 치솟는 인기만큼 가학성 논란도 뜨겁다. 사람들은 이들에게 왜 환호하고 있을까. ‘가짜 사나이’에는 스타 연예인이 없다. 악마의 편집도, 조작이 의심되는 장면도, 억지 감동도 없다. 훈련은 더할 수 없이 잔혹하고 욕설은 ‘리얼’하기 짝이 없다.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쾌감”이라고 인기 배경을 압축한다. 기성 방송이 대부분 연출된 장면이라는 것을 학습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실제 PD저널이 가짜사나이 시즌 1에 달린 댓글 27만 9560개를 웹크롤링 방식으로 취합한 결과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진짜’(2만 6963번)였다. 주 시청자층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의 심리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들은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을 ‘기성세대의 기만’으로 받아들이는 세대다. 사회 진입 턱 자체가 높은 데다 진입에 성공했더라도 심화한 고용 불안, 빨라진 퇴직, 비정상적인 부동산 가격 등 막막한 현실에 좌절하면서 ‘포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심리 기저에 변화와 현실 극복의 욕망마저 차단하고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안 죽어, 버텨!’라고 외치는 교관의 호통 속에 기어코 일어서고야마는 참가자에게 박수가 쏟아진 이유다. 밀레니얼 시청자들은 이처럼 평범 또는 평범 이하의 참가자들이 나약함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일 때마다 대리 만족의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실제 시즌1 참가자 6명(1984~1999년 출생)도 모두 밀레니얼 세대다. 교관들의 독창적인 캐릭터도 화력을 보탰다. 체험형 밀리터리 콘텐츠는 교관이 부차적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가짜사나이는 교관의 매력을 보여 주는 데 인색하지 않다. 실제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자원입대해 대한민국 해군 장교가 됐다는 이근 전 해군 예비역 대위는 참가자들보다 더 큰 팬덤을 형성했다. 특히 솔직하고 직설적인 그의 말투가 인터넷 밈(meme·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화하면서 입소문 효과를 키웠다. 시즌2는 결이 살짝 달라졌다.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곽윤기 등 유명인들이 대거 출연한다. ‘평범하고 모자란 개인의 갱생기’라는 시즌1의 공식을 버린 셈이다. 훈련 내용은 더 가학적이다. 일각에서는 강압적이고 위계적인 군대 문화를 합리화하거나 미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1에서는 나약하고 나태한 자신과 싸우는 유튜버들의 모습이 훈련의 정당성을 설명해 줬으나 시즌2에서는 출연자들이 왜 그토록 수위 높은 훈련을 감내하고 있는지, 왜 그것을 방송으로 보여 줘야 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면서 “그런 의문이 설명되지 않고서는 날것의 자극만 앙상한 오락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안 죽어, 버텨!”…‘진짜’와 ‘가짜’ 경계에 선 ‘가짜사나이’ [아무이슈]

    “안 죽어, 버텨!”…‘진짜’와 ‘가짜’ 경계에 선 ‘가짜사나이’ [아무이슈]

    “대가리 박아. 입수!” 노골적으로 참가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단체 구보를 시킨다. 누운 채로 몇십 분간 파도에 맞서던 참가자는 급기야 구역질을 한다. 교관의 압박은 더 거세진다. 훈련이 빡셀 수록 사람들의 환호는 커진다. 이건 ‘진짜다’라는 감탄사다. 지옥 끝에 몰린 참가자들의 눈물을 보면서 나태한 본인의 일상을 반성했다는 시청자들의 고백이 잇따른다 일반인의 특수부대 훈련기를 담은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 얘기다. 시즌 1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1일 시작한 시즌 2는 첫 회부터 1279만 뷰(11일 기준)를 돌파하며 대박을 쳤다. 지상파 TV 등 기존 매체도 출연진 포섭에 혈안이다. 문제는 영향력이 만큼 커진 ‘가학성’ 논란. 시즌 1의 성공 이유를 분석하고 시즌 2에 남은 과제를 짚었다. ● 가짜가 판치는 세상 속 ‘진짜’가 주는 쾌감 ‘가짜 사나이’ 시즌1 에는 스타 연예인이 나오지 않는다. 기성 방송이 으레 논란을 겪는 악마의 편집이나 조작이 의심되는 장면도 없다. 억지 감동도 없다. 훈련의 잔혹성, 욕설은 ‘리얼’하기 짝이 없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가공하지 않은 ‘날 것’이 주는 쾌감이 있다”고 말한다. 기성 방송이 대부분 연출 된 장면이라는 것을 학습 한 시청자에게 가짜 사나이는 신선한 대안이 돼 준 셈이다. 실제 PD저널이 가짜사나이 시즌 1에 달린 댓글 27만 9560개를 웹크롤링 방식으로 취합한 결과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진짜’(2만 6963번)였다. ● 나도 달라질 수 있을까… 밀레니얼 세대의 멘탈 성장기 주 시청자층인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께 출생한 젊은이)의 심리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들은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을 ‘기성세대의 기만’으로 받아들이는 세대다. 사회 진입 턱 자체가 높은데다, 진입에 성공했더라도 심화한 고용 불안, 빨라진 퇴직, 비정상적인 부동산 가격 등 만만찮은 현실에 좌절하면서 ‘포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달라지고 싶고, 극복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마음마저 ‘포기’한 건 아니다. ‘안 죽어, 버텨!’라고 외치는 교관의 호통 속에 기어코 일어서고야 마는 참가자에게 박수가 쏟아졌던 이유다. 밀레니얼 시청자들은 이처럼 평범 또는 평범 이하의 참가자들이 나약함을 넘어 보이겠다는 의지를 보일 때마다 대리 만족을 넘어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실제 시즌 1 참가자 6명(1984~1999년 출생)도 모두 밀레니얼 세대에 속한다. ● 신선한 캐릭터쇼 ‘교관 이근 대위’의 밈화 교관들의 독창적인 캐릭터도 화력을 보탰다. 체험형 밀리터리 콘텐츠는 보통 교관이 부차적인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가짜사나이는 교관의 매력을 보여주는 데 인색하지 않다. 실제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자원입대해 대한민국 해군 장교가 됐다는 이근 전 해군 예비역 대위는 참가자들보다 화제를 모으며 팬덤을 형성했다. 특히 그의 솔직하고 직설적인 교포 말투가 인터넷 밈(meme·특정 콘텐츠를 대중이 따라하고 놀이로 즐기는 현상)화 되면서 가짜사나이는 톡톡한 입소문(viral) 효과를 누렸다. ● ‘잔혹성’과 ‘날 것의 재미’ 그 사이 어딘가의 과제 그러나 시즌 2는 결이 살짝 다르다. 실제 출연진만 보더라도 전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 곽윤기 등 유명인들이 대거 출연한다. ‘평범하고 모자란 개인의 갱생기’라는 시즌 1의 공식을 버린 셈이다.훈련 내용은 더 가학적인 구성이 됐다. 끝까지 해보겠다는 훈련생을 민폐 취급하거나, 시즌 1과 달리 동료애도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도 쏟아진다. 일각에서는 강압적이고 위계적인 군대 문화를 합리화하거나 미화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시즌 1에서는 나약하고 나태한 자신과 싸우는 유튜버들의 모습이 훈련의 정당성을 설명해줬다면 시즌 2에서는 출연자들이 왜 높은 수위의 훈련을 받고 있는지, 왜 그 모습을 방송으로 보여줘야 하는지에 대한 정당한 설명이 부족하다”면서 “‘왜’라는 설명 없이는 자칫 날 것의 자극만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넌 작사 난 퀴즈… 한글아, 같이 놀자

    넌 작사 난 퀴즈… 한글아, 같이 놀자

     올해 574돌을 맞은 한글날에는 노래와 퀴즈를 매개로 한글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깨닫게 하는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를 찾아간다. KBS 1TV는 9~10일 신개념 백일장 콘서트를 표방한 ‘노래를 짓다’를 방송한다. 청소년들이 우리말로 가사를 쓰고 정식 작사가로 이름을 올리는 과정을 담는다.  앞서 제작진은 전국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노랫말을 공모해 본선에 나갈 3명을 결정했다. 방송에서는 김형석 작곡가의 곡에 가사를 붙일 최종 1인이 탄생한다. 이 곡은 가수 한동근이 부를 예정이다.  진출자들은 KBS 이각경 아나운서, ‘트롯신사’ 조명섭, 80대 ‘할머니 시인’ 멘토에게 특별한 과외 수업을 받으며 준비를 마쳤다. 작사가를 꿈꾸는 문학소녀, 직접 쓴 가사로 힙합 싱글앨범까지 낸 고3 학생, 예고 문예창작과 2학년생 등이 각자의 개성을 내세운다.  심사는 김형석과 함께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 성시경의 ‘내게 오는 길’ 등 200여개 히트곡을 쓴 작사가 양재선, 시인이자 작사가 구현우가 맡았다. 이들은 진출자들에 대해 “톡톡 튀는 상상력과 표현력뿐 아니라 10대들의 진솔한 고민을 담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진행자로 나서는 가수 겸 배우 김창완은 방송에서 미발표곡 ‘글씨나무’를 처음 선보인다. 가수 알리, 육중완밴드, 유승우, 윤딴딴도 출연해 직접 한글 노랫말을 선보이고, 스타 국어 강사 권규호는 방탄소년단 등 아이돌 노래 속 한글과 시에 대해 강연한다. 2012년부터 외교부와 KBS가 공동 주최하는 ‘2020 퀴즈 온 코리아’도 9일 돌아온다. 한류 팬들의 한국어 퀴즈 프로그램으로 미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총 20개국 예선 대회 우승자들이 한국에 모여 실력을 겨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출연한다.  네덜란드, 러시아, 르완다, 리투아니아 등 18개 국적 유학생들의 대결은 예년보다 더 치열했다. 문제를 다 듣기도 전에 정답을 맞히고, 정답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는 등 진행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대회 중반에는 태권도, 민요, 케이팝 커버댄스 등 수준급 장기자랑 무대도 펼친다. 코미디언 유재석, 가수 송가인, 반려견 전문가 강형욱 등 각계 유명인사들은 영상으로 퀴즈를 출제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아리랑TV ‘나우’는 전남 화순을 찾아 늦깎이 한글 학생 두 명을 만난다.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수상한 82세 이남순, 74세 김봉순 할머니다. 배움의 한을 풀고 있는 두 할머니의 열정과 글을 배우며 달라진 삶에 대해 듣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역대 대통령 다녀간 ‘한일관’ 등 ‘백년가게’ 지정

    역대 대통령이 다녀간 해장국집 등 전통을 자랑하는 전북지역 음식점 11곳이 ‘백 년 가게’로 선정됐다. 전북중소벤처기업청은 8일 전주 ‘한일관’과 ‘한양불고기’, 군산의 ‘명월 갈비’와 ‘유정 초밥’, 남원의 ‘흥부골 남원 추어탕’과 ‘새집 추어탕’ 등 11곳을 백 년 가게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8년부터 시작된 도내 백 년 가게는 총 46곳으로 늘었다. ‘한일관 본점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전주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향토 전통음식점이다. 한정식과 콩나물국밥, 비빔밥이 유명하다. 한일관은 박정희·노태우·김영삼·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들과 다수의 유명인들이 다녀간 음식점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한양불고기’는 최근 뜨고 있는 전주 객리단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불고기 맛집이다. 신선한 국내산 재료만 고집해 40년간 한결같은 맛을 유지해오고 있다. ‘명월갈비’는 군산지역 대표 소갈비 맛집이다. 한우 갈비를 비법양념장으로 숙성한 소갈비 단품 메뉴만으로 3대째 운영해 오고 있다. ‘유정초밥’은 군산의 가장 오래된 일식집이다. ‘정직’이라는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최고 선도의 원재료로 만든 신선한 초밥을 제공하고 있다. ‘일흥옥’은 군산에서 가장 오래된 콩나물국밥집이다.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부었다를 반복하는 토렴식 콩나물국밥으로 많은 단골손님을 보유하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 둘레길에 있는 ‘흥부골 남원추어탕’은 직접 키운 미꾸리와 인산 죽염을 사용해 특별한 맛의 추어탕을 제공하고 있다. ‘새집’은 남원 추어탕의 원조 격이다. 추어탕과 추어 숙회, 미꾸리 깻잎 튀김 등 다양한 메뉴로 유명하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비욘셰·메간 마클과도 ‘찰칵’ 英 사업가, 150억원 부동산 헌납한 이유

    비욘셰·메간 마클과도 ‘찰칵’ 英 사업가, 150억원 부동산 헌납한 이유

    그와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팝스타 비욘셰, 나중에 해리 영국 왕자와 결혼한 메간 마클, ‘브리튼스 갓 탤런트’의 심사위원이자 방송인 사이먼 코웰 등등. 유명인들은 그를 합법적 사업가로 알았을 것이다. 리즈 지역에서 사업가 행세를 한 그의 본명은 만수르 마흐무드 후사인(40). 본명보다 별명 ‘만니’로 더 잘 통했던 인물이다. 영국 국립범죄청(NCA)은 만니가 웨스트 요크셔, 체셔, 런던 등에 흩어져 있는 아파트와 주택 등 1000만 파운드(약 150억원) 어치의 부동산을 헌납하겠다며 자신에 대한 조사를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BBC가 7일(현지시간) 전했다. NCA가 살인과 마약, 총기 거래 등을 일삼아 북잉글랜드에서 가장 위험한 갱단과의 연계를 밝히려 들자 돈세탁을 통해 은닉한 자산을 자발적으로 내놓기로 한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20년 이상 버젓한 기업인인 양 살아온 만니는 영국 전역에 부동산 자산을 거느려왔다. 그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보면 고급 승용차, 전용 제트기, 슈퍼 요트, 유명인들이 VIP들만 초대해 개최한 행사에 곧잘 등장했다. 그는 한 번도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본 적도 없었다. 수사관들은 그가 악명 높은 갱단원들과 연계돼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돈세탁 혐의로 기소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대신 지난해 그들은 일반인에게 아직도 생소한 ‘해명되지 않는 자산 명령’(Unexplained Wealth Order)의 위력에 기대게 됐다. 이 명령은 기업인들이 자신의 재산 형성 이력을 공개하고 어떻게 합법적으로 형성했는지 스스로 밝히도록 하는 것이다.NCA는 45건의 부동산과 아파트들, 사무실들, 주택들, 얼마 전 인수한 체인점 브랜드 파운드월드(우리로 치면 천원샵)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공개한 만니가 법정 싸움을 포기하고 1000만 파운드어치의 부동산을 내놓는 선에서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아직도 모기지 담보가 남아 있는 네 건의 작은 부동산과 은행 계좌에 남겨진 현금 등을 헌납받기로 했는데 이것들은 원래 조사 대상에 없었던 품목들이다. 그레이엄 비거 NCA 경제사범 국장은 “이번 사례는 하나의 이정표다. UWO의 효능이 증명됐다. 우리가 영국에서 확실치 않은 신용을 어떻게 추적하는지 의미심장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등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만니는 20년 동안 한 번도 합법적인 소득원을 가진 적이 없었으며 무려 77개에 이르는 그의 회사가 부동산 등을 소유하고 몇년 동안은 소득세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를 “깨끗한 살갗(clean skin)”으로 여겼는데 이 말은 전문적인 돈세탁을 자행하면서 한 번도 유죄 판결을 받아본 적이 없는 기업인을 의미했다. NCA는 이 부동산 개발 사업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브래드퍼드의 갱 두목 무함마드 니사르 칸이라고 지목했는데 길거리 별명은 “메기”다. 지난해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데 수사관들은 그가 마약과 총기 거래를 일삼는 북잉글랜드 최악의 조직범죄 보스라고 보고 있다. 둘은 2005년부터 가까워졌는데 메기가 법원을 들락거리기 시작한 때였다.만니는 다른 돈세탁 혐의로 조사를 받던 칸의 동생 샴셰르에 대한 13만 4000 파운드의 몰수 명령을 대신 납부하기도 했다. 또 메기의 총기 거래 책임자를 자신이 소유한 침실 7개 딸린 저택에 공짜로 세를 주기도 했다. NCA가 UWO까지 이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의 두 사례는 지금도 법정 싸움 중이며, 세 번째는 고등법원이 용의자들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하는 바람에 졌다. 만니의 재산을 더 환수할 기회를 걷어 찬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이 나올 수 있겠지만 NCA는 법정 싸움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 납세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여기는 중국] 10살에 대학 입학한 천재 소녀의 반전 근황

    전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천재 소녀’의 근황이 최근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하이옵저버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허난성 상추에 사는 13세 소녀 장이원은 수년 전 ‘꼬마 신동’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며 유명인사가 됐다. 이 소녀는 4세 때 유치원에 들어갔다가 한 달 만에 그만두고 곧바로 초등학교 교과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소녀의 아버지인 장민타오는 딸이 매우 어렸을 때부터 남다른 총명함을 자랑하는 것을 본 뒤 직접 홈스쿨링을 시작했다. 장 양은 학교에 가지 않는 시간에서 학교 스케줄과 유사한 시간계획표를 세우고 이를 철저히 지켜가며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아버지의 이러한 교육 스타일 뒤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이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장 양의 아버지 역시 8세 때 중학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베이징대학에 입학했으며, 이후 5년 만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신동이었다.장 양은 아버지의 소원대로 9세 때 처음 대입 시험을 치렀지만 낙방했고, 다음 해에 높은 성적을 받으면서 고향인 상추에 있는 3년제 대학인 상추공과대학 전자공학부 입학에 성공했다. 아버지가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했지만 장 양의 대학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우지 못했을뿐더러, 대학에서 함께 수학하는 동기들과는 10살이 넘는 나이 차이 때문에 쉽사리 대화를 나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동기들보다 어리고 키가 작은 장 양은 학생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할 때에도 ‘까치발’을 들어야 했고, 이를 본 같은 대학 학생들이 어린아이를 돕듯 도와주고는 했다. 일각에서는 장 양의 이러한 교육과 생활이 부모에 의해 강제로 자유를 박탈당한 동시에 전형적인 조기교육의 실패 사례라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이에 대해 장 양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어렸고 부모와 선생님께 순종적이었지만, 지금의 딸은 약간 반항적이다. 독립적인 의견을 내놓는 과정에서 다투기도 한다”면서 “친구가 없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겠지만, 외로움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스로 내향적인 성격이라고 말하는 장 양은 지난 7월, 무사히 대학을 졸업했다. 또래는 평범한 중학교 생활을 즐길 때, 이 소녀는 대학과정을 모두 마친 뒤 현재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친척 살해 뒤 시신 108조각 낸 ‘친절한 살인자’ 캐나다서 논란

    친척 살해 뒤 시신 108조각 낸 ‘친절한 살인자’ 캐나다서 논란

    캐나다에서 부유한 사업가 친척을 살해하고 시신을 108조각으로 절단해 충격을 준 중국인에 대한 최종 판결을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지나치게 관대한 형량 아니냐’는 주장과 ‘딸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 된다’는 반론이 동시에 나온다. 현지에서는 ‘일부 중국계 이민자들의 그릇된 사치와 향략을 보여주는 사례’로 회자된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주 대법원은 5일(현지시간) 사촌인 강위안을 죽이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리자오(60)에게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캐나다에서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 구금되면 하루를 1.5일로 계산한다. 리자오는 이미 5년 넘게 구금돼 캐나다 법에서는 8년 이상 수감한 것으로 간주된다. 잔여 형기가 2년 4개월에 불과해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나왔다. 사건은 2015년으로 올라간다. 42세였던 강위안은 중국에서 큰돈을 벌어 밴쿠버로 이주해 영주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부를 과시하고자 침실만 10개가 넘는 고급 주택을 구입하고 현관문에 흑표범 박제를 설치했다. 100명 넘는 여자친구를 만나 방탕한 생활을 즐겼다. 전형적인 ‘졸부’이자 ‘호색한’이었다. 그의 차명재산 관리와 뒤치다꺼리는 캐나다 국적의 리자오가 맡았다.리자오에게는 딸이 하나 있었다. 리얼리티쇼 ‘울트라 리치 아시안 걸스’에 출연해 유명인이 된 디자이너 플로렌스 자오. 26살이던 자오는 빼어난 미모로 캐나다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5월 2일 강위안은 리자오를 조용히 집으로 불렀다. 그러고는 “플로렌스와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사생활을 잘 아는 리자오는 “너는 개나 돼지보다도 더 나쁘다”며 둔기로 내려쳐 살해했다. 화가 덜 풀린 그는 시신을 재차 총으로 쏘고 전기톱으로 훼손했다. 검찰은 “살인 방식이 입에 담지 못할 만큼 잔인했다”며 중형을 요구했다. 법조계에서도 리자오가 살인죄를 선고받고 종신형에 처해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 1월 대법원은 “평소 친절하고 비폭력적인 사람으로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과실치사로 결론냈다. 이때부터 그에게는 ‘친절한 살인자’라는 별명이 따라 다녔다. 한편, 강위안이 숨지자 중국인 여성 7명이 “내 아이의 친부”라며 유산 상속을 요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캐나다 법원이 유전자 검사 결과를 근거로 이들 가운데 5명에게 재산을 나눠주라고 판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월드피플+] 인생은 90세부터…패션계 사로잡은 中 할머니의 인생역전

    [월드피플+] 인생은 90세부터…패션계 사로잡은 中 할머니의 인생역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는 중국 노인들의 일상이 꾸준히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쓰촨성 출신의 셩루이링 할머니는 올해 90세지만 누구보다도 젊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셩 할머니는 평범한 온라인 쇼핑몰의 시니어 모델이 아닌 유명 패션 잡지의 화보와 표지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의 유명인사다. 1960년대 당시 남편과 함께 티베트의 한 병원에서 내과 의사로 활동하다 은퇴한 셩 할머니는 이후 교통사고 탓에 3개월간 침대에 누워서 지내야만 했다. 병상에 누워있던 셩 할머니에게 찾아온 것은 후유증과 같은 비만과 당뇨병이었다.그녀는 과거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내 모습에 너무 화가 나서 외출하고 싶지 않았다. 인생이 지루하다는 생각에 예쁜 옷을 입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무기력함에 빠진 셩 할머니를 일으켜 세운 것은 자녀들이었다.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체중감량 등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고, 이후 매일 1만 보 걷기를 실천하면서 한 달 만에 10㎏ 감량에 성공했다. 이후 셩 할머니는 아들의 부탁으로 우연히 잡지사에 물건을 건네러 갔다가 현장 관계자에 눈에 띄면서 패션모델로서의 인생 2막이 시작됐다. 노인 잡지 표지 모델부터 패션쇼까지, 그녀는 하루에 100벌의 옷을 갈아입기도 하고, 더욱 완벽하게 의상을 소화하기 위한 개인 트레이닝도 거르지 않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니어 모델 활동 기간 동안 400개가 넘는 광고에 얼굴을 보인 셩 할머니는 “모델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다. 인생 선배의 정신과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셩 할머니와 더불어 현지 네티즌에게 ‘핫한’ 노인으로 꼽히는 인물은 또 있다. 올해 83세의 한 할아버지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교수로 재직하다 퇴직한 이후부터 틱톡을 통해 패션감각을 뽐내기 시작했다. 현지 커뮤니티에는 고가의 신발과 가방, 의류, 액세서리를 걸친 80대 할아버지의 사진이 꾸준히 화제를 모은다. 그를 두고 ‘패션의 아이콘’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주목을 받은 그의 틱톡에는 1200만 회가 넘는 ‘좋아요’ 응원이 쏟아졌다. 현지의 한 네티즌은 “거리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인 아이템들을 이 할아버지에게서 볼 수 있다”고 평가하는 등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스가 21만원, 아베 11만원… 日정치인 명함 ‘수상한 인기’

    스가 21만원, 아베 11만원… 日정치인 명함 ‘수상한 인기’

    일본에 스가 요시히데 정권이 새로 출범한 가운데 총리, 대신(장관) 등 유력 정치가의 명함이 일본 인터넷 사이트에서 최대 20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에 팔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거래된 명함들이 사기꾼, 브로커 등에 의해 불순한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메르카리’, ‘야후옥션’ 등 일본의 주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는 유명 정치인의 명함들이 출품돼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 등 유명인사들의 명함은 기본적으로 장당 1만엔(약 11만 700원) 이상을 호가한다. 최고 인기 아이템은 역시 스가 총리의 것으로 ‘내각총리대신 스가 요시히데’라고 새겨진 총리 취임 이후의 최신 명함이 원화로 약 21만 6000원에 해당하는 1만 9500원에 각각 2건 거래가 성사됐다. 스가 총리의 명함들은 ‘관방장관’, ‘중의원 의원’ 등 이전 직함이 나와 있는 것들도 대개 1만엔 이상의 가격이 매겨져 있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물품은 중고 거래가 금지돼 있어 보통의 명함은 매매가 불가능하지만, 거물 정치인의 명함은 대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등 연락처 없이 이름과 직함만 적혀 있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명함을 입수하려는 사람들은 권력자와의 관계를 가장해 자신의 지위를 인정받고 인적 네트워크를 과시하려고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미야 노부오 릿쇼대 교수(범죄학)는 “유력 정치인의 명함은 사기꾼 등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며 “함부로 명함을 사고파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매물로 나온 명함이 모두 진품일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이근 대위 ‘빚투’ 해명에 “거짓 많아”…녹취록 추가 공개

    이근 대위 ‘빚투’ 해명에 “거짓 많아”…녹취록 추가 공개

    이근 대위가 200만원 빚투 의혹에 대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해명에 나선 가운데, 그의 빚투 의혹을 제기했던 A씨가 “영상에는 거짓이 많다”며 녹취록과 문자 내용까지 추가 공개했다. A씨는 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팬 분들이 제가 ‘형님’이라 부르는 것으로 꼬투리 잡아서 뭐라하는데, 전역하고부터 그렇게 불러온 데다, 민간인이 된지 오래 됐는데 군 계급으로 부르는 것도 이상하기 때문이다. 본질과 상관 없는 꼬투리 잡기는 자제 부탁드린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저는 스카이다이빙을 처음 배울 때 OO스카이다이빙학교에 AFF 교육비 350만원을 지불했고, AFF 과정을 수료한 뒤로는 한 번 강하할 때마다 OO항공에 항공료를 8만원씩 지불했다”며 “코치 강하를 받으면 천우항공에 제 8만원과 코치의 8만원을 지불하고, 코치한테는 따로 코칭비 3만원을 지불했는데, 이 금액은 코치에 상관 없이 동일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모르는 팬 분들이 이걸로 꼬투리 잡고 ‘이근 대위님께 거저 배워놓고 웃긴다’ 하셔서 말씀 드린다”고 했다. 또 A씨는 “스카이다이빙 교육과 장비로 현물을 줬다 하는데, 받은 적 없다”며 “이근 형님과 코치 강하를 한 것은 2014년 9월13일 두 차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로그북 사진을 공개하며 증거를 제시했다. A씨는 “이때 모든 비용을 지불했다”며 “저는 2015년 5월 25일, 54회째 강하를 끝으로 더이상 스카이다이빙을 하지 않았고, 이후로 저랑 같이 한 사람을 아무리 수소문해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걸 증명하기 위해, 충남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제가, 부산에 꼭 와서 스카이다이빙 로그북을 찍어 올려야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스카이다이빙을 그만둔 뒤 2015년 10월27일에 통화했고, 나중에 그걸로 OOO 행정사사무소에서 녹취록(통화록)을 만들었다”며 “이 통화에서 200만원을 11월1일에 변제하기로 약속한다. 200만원은 절대로 이자를 붙인 금액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제하지 않아 2015년 11월3일에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며 “이때 제가 200만원을 다 갚든지, 100만원이라도 갚으라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A씨는 녹취록 내용과 함께 이근 대위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도 공개하며 “2015년 12월1일에 전화했는데 안 받았고, 연락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뒤로 연락과 입금을 기다렸으나 계속 연락하지 않았는데 이게 끝”이라며 “다들 저를 쓰레기 거짓말쟁이로 몰아 밤새 공격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제가 이렇게 증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고, 논점을 흐리는 본질 밖의 꼬투리 잡기와 인신공격만 이어질지 모르겠다”라며 “제가 어떻게 해야 당한 일을 믿어줄까?”라고 반문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누리꾼 A씨는 지난 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 유명인의 빚투를 주장했다. 그는 법원 판결문이 찍힌 사진과 장문의 글을 올리며 과거 이근 대위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200만원을 빌려줬지만 변제받지 못해 피해를 입었고, 민사소송에서도 승소했지만 여전히 돈을 되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A씨가 언급한 유명인이 이근 대위란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이근 대위는 지난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근 대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약 6분 분량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이근 대위는 “돈을 빌린 사실은 있는가?”라는 의혹에 “네, 돈 빌린 적이 있다”면서도 “돈을 갚지 않은 것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만원 이하의 금액을 빌린 적이 있고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갚았다”며 “모두 현금으로 갚지 않았고 상호 합의하에 제가 100만원에서 150만원 사이에 현금을 직접 넘겼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분이 정말로 갖고 싶어했던 스카이다이빙 장비를 제가 직접 드리고, 그리고 스카이다이빙 교육으로 변제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패소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근 대위는 자신이 지난 2016년 5월부터 미국에서 교관 활동을 했고 12월에 PMC를 통해 1년간 파병을 갔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 부모에게 밀린 우편물을 전달받았고, 그 사이 소송 문제가 진행이 됐고 판결이 났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소송 서류는 제가 아닌 저희 가족이 전달받아도, 제가 직접 법원에 참석을 못 해도 또는 대리인이 참석 못해도 자동으로 길티(guilty) 난다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근 대위는 “그 당시 패소를 안 이후에 따로 조치를 하지 않았던 이유는”이라는 질문에 “제가 군사 전문가 또는 전술 전문가이지만 사실은 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이 소송 사실을 한참 나중에 알게 됐고 외국에 있을 때 진행이 됐고 판결이 나왔는데 제가 아무런 조치를 할 수가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으로 귀국을 하고 나서도 이미 케이스가 끝났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없었다”라며 “다시 한번 여러분들한테 빠른 조치 못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한편 이근 대위는 해군 특수전전단(UDT) 대위 출신으로 미국 버지니아군사대학을 졸업한 교포 출신이나 군인이 되기 위해 영주권을 포기하고 우리나라 군에 입대한 이력으로 많은 관심을 샀다. 최근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에서 교육대장으로서 카리스마와 실력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너무 정교한 A양 비디오”… 여배우 딥페이크 영상 일본서 꼬리밟혀

    “너무 정교한 A양 비디오”… 여배우 딥페이크 영상 일본서 꼬리밟혀

    여성 연예인의 가짜 포르노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한 ‘딥페이크’(Deepfake) 범죄가 일본에서 처음 적발된 가운데 딥페이크 기술이 날이갈 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딥페이크 탐지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도 경찰본부인 경시청은 여성 연예인 딥페이크를 제작·공개한 혐의로 구마모토현 거주 대학생인 하야시다 다쿠미(21)와 효고현에 사는 시스템 엔지니어 오쓰키 다카노부(47)를 명예훼손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두 사람은 AI를 활용해 포르노 비디오에 등장하는 여배우 이미지에 피해자가 된 여성 연예인을 교묘하게 합성하는 방법으로 딥페이크를 제작해 인터넷에 공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런 유형의 딥페이크 사건이 일본에서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딥페이크는 ‘딥러닝’과 ‘가짜’(fake)라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다. AI의 고급이미지 생성 기술을 사용해 합성 방식으로 만드는 진짜 같은 가짜 동영상을 뜻한다. AI가 합성하려고 하는 사람의 표정과 습관, 음성을 학습해 영상을 합성한다.네덜란드 사이버 보안기업 ‘딥 트레이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가 확인한 딥페이크만 1만 4678건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이 중 96%가 유명 할리우드 여배우 등 유명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텔레그램을 통해 모인 이들이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했던 ‘n번방’ 사건에서 일부 피의자들이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피해 여성의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해 유포하는 범죄를 저질렀다. 하지만 딥페이크 기술 발전만큼 딥페이크를 탐지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1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동영상에 딥페이크 기술을 적용했는지 여부를 감별하는 ‘비디오 어센터케이터’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구글, 페이스북 또한 딥페이크 탐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일본 연예계 잇단 극단선택 왜?…야쿠자 연관 소속사 많아

    일본 연예계 잇단 극단선택 왜?…야쿠자 연관 소속사 많아

    ‘프라이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미스 셜록’ 등의 작품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얼굴인 일본 여배우 다케유치 유코의 사망으로 일본 연예계의 잔혹한 현실에 대한 여러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0일 미국 할리우드처럼 연예인을 보호할 수 있는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이 없어 소속사에 얽매이는 일본 연예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둘째 아들을 낳은 다케우치 유코는 40살의 나이로 유서 등을 남기지 않고 지난 27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14일 여배우 아시나 세이(36)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 21일에는 일본 원로 배우 후지키 타카시(80)가 자택에서 유서를 남겨두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8월에는 인터넷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하마사키 마리아(23)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하마사키는 코로나19 시국에 마스크를 하지 않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비난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 배우 미우라 하루마(30)는 7월에 극단적 선택을 감행했다. 5월에는 여성 프로 레슬러 기무라 하나(23)도 악성 댓글에 힘들어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약 여섯 달 동안 유명인이 여섯 명이나 세상을 등진 것이다.영화 평론가 카오리 쇼이지는 저팬 타임스를 통해 “일본에는 할리우드의 영화배우 길드와 같은 배우를 보호할 수 있는 조합이 없다”며 “소속사를 위해서 일하는 연예인들은 권리도 거의 없고 종종 매우 낮은 임금에 시달린다”고 폭로했다. 그는 많은 일본 연예인 소속사들이 지하 조직인 야쿠자와 관련되어 있으며, 소속사와의 불화는 연예인에게 치명적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일본 연예기획사들은 100년 전 관습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코로나19로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더욱 연예인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7월에 세상을 뜬 미우라 하루마도 소년같은 외모가 사라지기 시작하자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일본에서는 여배우가 30살이 넘으면 역할을 맡기가 어려운데도 다케우치 유코는 38살의 나이로 텔레비젼 드라마 ‘미스 셜록’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일본에서 지난 8월 1900여건의 자살이 발생했고,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3%나 증가한 것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말 잘못했습니다”…남편 불륜에 아내가 사죄하는 일본

    “정말 잘못했습니다”…남편 불륜에 아내가 사죄하는 일본

    유명인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는데 아내가 왜 대중들에게 사죄를 해야 하나. 일반 상식으로는 좀체 이해할 수 없는 ‘불륜 남편과 애꿎은 아내의 동반사죄’가 일본 연예·스포츠계에 잇따르면서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잘못된 행태가 관행처럼 굳어져 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논란에 불을 댕긴 것은 지난 23일 한 주간지에 의해 폭로된 일본 국가대표 수영 선수 세토 다이야(26)의 불륜 사건. 주간신초는 그가 아내가 아닌 여성과 러브호텔에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세토의 소속 매니지먼트 회사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 “세토 다이야가 불륜행위를 저지른 것이 사실임을 확인했다”고 인정한 뒤 홈페이지에 세토와 그의 아내 세토 유카(25)의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세토 다이야는 “경솔한 행동으로 소중한 가족에게 상처를 주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과 관계자들, 후원기업 등에게 불쾌감과 폐를 끼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 사과문 바로 밑에 연달아 실린 아내의 사과문은 불륜 당사자인 남편보다 더 길었다. 아내는 “이번 남편의 행동으로 그동안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 스폰서 및 관계자 여러분에게 커다란 폐를 끼치게 돼 송구합니다.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와 우리 가족의 문제에 대해 잘 의논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어린 아이들이 있으므로 아이와 관계된 곳이나 가족에 대한 취재는 삼가주시는 특단의 배려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인터넷에서는 “불륜을 저지르고나서 아내에게 사과를 하게 만드는 것은 무슨 경우냐”, “아내까지 남편 불륜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니 정말로 불쌍하다”, “남편의 외도로 충격을 받은 아내는 엄연히 피해자” 등 세토 다이야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특히 부부의 사과문이 별개의 페이지도 아니고 한 화면에 위아래로 연달아 실린 것도 볼썽사납다는 의견이 많았다. 세토 다이야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접영 200m에서 금메달, 2016년 리우 올림픽 개인혼영 400m에서 동메달을 땄으며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혼영 200m, 400m에서 각각 우승했다. 아내 세토 유카도 다이빙 일본 국가대표 출신으로 둘은 2017년 5월 결혼했다. 2018년 6월 첫째 딸을 얻었고 올해 3월 둘째 딸이 태어났다. 미남미녀 스포츠 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두 사람은 결혼 후 식품회사 TV 광고에 같이 출연하는 등 잉꼬부부로 행세해온 왔던 터라 이번 불륜 사건이 세간에 주는 충격은 더 컸다. 남편의 불륜에 대한 아내의 사죄는 올들어서만도 몇 차례 있었다. 지난 6월 유명 개그맨 와타베 켄(48)의 불륜 스캔들이 터졌을 때 아내인 배우 사사키 노조미(32)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남편의 지각없는 행동으로 많은 분들을 불쾌하게 해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부부끼리 확실히 대화해 나가겠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사사키도 세토 유카처럼 자녀에 대한 영향을 우려해 집과 가족 등에 대한 취재를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1월에 폭로된 배우 히가시데 마사히로(32)와 여배우 가라타 에리카(22)의 불륜과 관련해서도 히가시데의 아내인 배우 안(33)이 대중들에게 사과했다. 안은 사건 첫 보도로부터 1개월가량이 지난 후 공식석상에 나와 “여러 가지로 폐를 끼쳐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어린놈이 수면제 달라니 소화제를 왕창, 우리 살자” 이재명의 고백

    “어린놈이 수면제 달라니 소화제를 왕창, 우리 살자” 이재명의 고백

    “어린놈이 수면제 달라니 소화제를 왕창”“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지난해 ‘자살 사망율’ 소폭 증가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늘어나고 있는 우울증과 자살 신고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대해 “우리 죽지 말고 살자”며 40년 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27일 화제 된 내용에 따르면 이 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최근 코로나19(확산) 이후 자해, 우울증, 자살 신고가 증가했다는 기사에 내내 마음이 쓰인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홧김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다.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때,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또한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했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니다”고 덧붙였다.이 지사는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가난의 늪은 끝모르게 깊었다. 살아야 할 아무 이유도 찾지 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며 과거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들이었다. 웬 어린놈이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줬다”며 “엉뚱한 소화제를 가득 삼키고 어설프게 연탄불 피우던 40년 전 소년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자주 서럽고 억울하고 앞날이 캄캄해 절망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한 관심과 연대”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세상 만들어보고자 몸부림쳐 볼 테니 한 번만 더 힘내보자”라고 말했다. 또 경기도 24시간 전화 응급 심리상담 핫라인 번호를 남기며 “이런 말밖에 드리지 못해 송구하기도 하다”며 “더 부지런히 움직이겠다. 공복의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글을 맺었다. ‘자살 사망율’ 지난해 소폭 증가…올해는 코로나19가 위험 요인 지난해 자살사망자가 전년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코로나 블루(우울)’로 인한 자살위험 증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9년 자살사망자는 1만3799명으로, 2018년보다 0.9%(12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 수)은 26.9명으로 0.9% 증가했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3월(-16.1%)과 4월(-10.9%)에는 감소했고, 12월(19.7%)과 10월(9.0%)에는 증가했다. 2013년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유명인 자살 이후 2개월간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은 평균 606.5명 증가했다. 삼성서울병원 조사 결과 유명인 자살 사건으로 인한 모방 자살 효과는 하루평균 6.7명 수준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이른바 ‘코로나 블루’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 되면서 자살위험이 증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격리 등으로 우울감과 불안 장애를 호소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사회적 고립 및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현재 코로나 블루 현상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관계부처와 함께 심리상담 및 휴식·치유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9월 18일 기준으로 통합심리지원단의 심리상담 건수는 49만9000건, 정보제공은 154만2000건이 이뤄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월드피플+] 여성 교육수준 최하 아프간서 대입시험 수석 차지한 소녀

    [월드피플+] 여성 교육수준 최하 아프간서 대입시험 수석 차지한 소녀

    여성이 살기에 가장 최악의 국가 중 하나로 꼽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평범한 광부의 딸이 대학입학시험 1등을 차지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18세 샴시아 알리자다는 최근 17만 명 이상이 응시한 대학입학시험에서 당당히 수석을 거머쥐었다. 알리자다의 아버지는 아프가니스탄 북부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이며, 자녀의 교육을 위해 카불로 이주한 후에도 광부의 직업을 버리지 않았다. 알리자다의 수석 소식이 남다른 것은 아프가니스탄이 여성 교육에 호의적이지 않은 국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일이며, 여전히 내전과 테러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교육에 뜻을 두고자 하는 학생을 찾는 일도 어렵다. 유엔아동기금에 따르면 아프간에서는 어린이 950만 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350만 명이 학교에 한 번도 다니지 못했다. 특히 학교에 다니지 못한 350만 명 가운데 75%가 여성이고, 학교에 다닌 여성도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멈출 정도로 여성 교육에 대한 인식이 낮다. 알리자다가 입학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을 포함해 많은 유명인사가 축하 인사를 전했다. 현지 교육부는 알리자다의 수석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축하 자리는 여학생들의 교육을 금지했던 이슬람 무장 단체인 탈레반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사이의 평화협상과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의미를 더했다. 알리자다는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탈레반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희망을 잃고 싶지 않다. 나의 꿈이 두려움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며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나를 이 위치까지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의학을 공부하고 국민을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덧붙였다. 축하의 뜻을 전한 로스 윌슨 미국 대사 직무대행은 “이 여학생의 업적은 아프가니스탄이 지난 20년간 엄라나 많은 발전을 이룩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녀의 탁월함과 정신력은 부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툭하면 가출했던 ‘질풍노도’의 영재, 뇌과학에서 인간 관계의 답을 얻다

    툭하면 가출했던 ‘질풍노도’의 영재, 뇌과학에서 인간 관계의 답을 얻다

    ‘뇌과학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대기업 미래기술전략팀장….’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여러 분야를 오간다. 장동선 뇌과학자. 생소한 과학을 일반인들에게 강의하며 소통하고 TV에도 출연하며 유명세를 얻은 그가 최근 3년 반 몸담았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유튜브 방송 ‘궁금한 뇌’를 시작했다. 자칭 ‘변화 전문가’를 지향하는 그는 ‘경계 없는 삶’을 살아온 주인공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7세 때 한국에 돌아온 이후 30대까지 한국과 독일, 미국을 오가며 공부한 영재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선 체벌과 왕따를 겪었고, 일반고 입학 전 약 2년은 반복된 가출로 반항과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냈다. 다행히 이 무렵 ‘사람과의 관계’에 목말랐던 자신에게 눈을 떴고 뇌과학자 길을 걷게 됐다. ‘회식자리에서 후배들을 대신해 고기 굽고 술 따르는 전형적인 낀 세대’라며 웃어 젖히는 그에게선 명민함에 어울리지 않는 옆집 아저씨 같은 소탈함이 엿보인다. -최근 모친상을 당했다. 퇴사 이유가 간병 때문이었나. “코로나 때문에 가정 간병인도 다 막혔다. 어머니를 간병하시던 아버지께서 못 버티겠다 하셔서 가족돌봄 휴가를 알아봤는데, 차라리 간병과 글쓰기를 병행하는, ‘여러 아궁이에 불 때는’ 작업을 해 보기로 했다. 10년 넘게 ‘과학 커뮤니케이터’라는 아궁이에 불 때고 살다가 선택의 순간이 온 거다. 40대 임원을 위해 회사를 위해 불사를 것인가, 안정감은 떨어지나 내 콘텐츠를 기반으로 새 도전을 할 것인가.” -자아정체성 혼란이 극심한 유년기를 보냈을 것 같다. “가장 힘든 것은 ‘세상과의 분리감’이었다. 독일서 박사과정 밟은 아버지, 간호사 어머니가 한국 가족에게 송금한 것 외에 정착을 위해 고향 친구분께 꼬박꼬박 돈을 보냈는데 고스란히 사기를 당했다. 부모님은 독일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무일푼이 되셨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 달동네 반지하 단칸방에 네 식구가 살게 됐다. 부모님은 속이 문드러졌지만, 꼬맹이는 연탄 때는 달동네와 서울이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다 초등학교 입학해 문화충격이 왔다. 체벌과 싸움과 촌지 요구. 결국 1학년 때부터 홈스쿨링, 조기교육을 받고 중학교는 검정고시 졸업했다.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9년을 공교육에서 분리돼 있었던 셈이다.” -뒤늦게 가출은 왜 하게 됐나. “영재 교육을 계획한 어머니가 저와 여동생을 데리고 다시 오스트리아로 가셨는데, 직업도 시민권도 없는 상태여서 너무 힘들었다. 실패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 병환을 얻으시고 가정불화도 심했다. 가족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창 예민한 사춘기에 했다. 2년 정도 가출을 밥 먹듯 했다. 서울역 지하보도에서 자고, 부산 광안리에서 ‘조폭·삐끼’와 어울리는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렸다. 영재교육을 받던 아이가 사회 경계 밖 버려진 집단과 어울린 거다. 그런데 그런 애들이 오히려 나를 받아 줬다. 물론 내게도 편견을 갖고 있고 욕도 하고 거칠었지만, 우리는 ‘소외됐다’는 동질감이 있었다.” -영재교육과 비행 청소년의 삶을 모두 겪었다. “또래집단에 소속되지 못했던 단절이 크다 보니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남들이 하는 건 다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서 일반고로 입학했다. 충격적인 것은 그렇게 방황하고 고등학교 입학해서 수학 정석을 보니 안 풀리더라. 괴테가 ‘전진하지 않는 자는 후퇴한다’고 했는데, 아무리 똑똑해도 매일 갈고닦지 않으면 근육도 뇌세포도 망가진다는 걸 알았다.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 자율화를 해 줘 음악밴드를 조직했고, 고 2때 ‘전국고등학교 과학동아리연합’을 만들어 천체 관측, 로켓발사 등을 하러 다녔다. 소문을 듣고 당시 카이스트 총장님이 내가 어떤 아이인지 보려고 학교를 방문했는데, 하필 결석하고 놀러 나간 날이었다.(웃음)”-어렸을 적 소통 욕구가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발돋움하게 한 건가. “뇌과학은 어릴 때부터 목말랐던 인간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이었다. 생물학에서 과학철학으로 전과했는데 독일 정부가 비자 가진 유학생의 전공 교체를 불허했다. 랩에서 쥐 실험 하는 게 너무 싫었다. 한데 나는 어려운 시기가 오면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나는 유목민 기질이 있다. 마침 미국 교환학생 자리가 났는데 (독일서) 반미 감정이 높던 때라 운 좋게 순번이 와서 무조건 갔다. 지금 죽을 것 같이 힘들다면 무엇이라도 능동적으로 바꿔 보시라. 대부분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환경 탓일 때가 많다.” -2020년 한국사회에서도 그런 게 통할까. 젊은이들에게 ‘동남아로 진출하라’고 했던 정부는 역풍을 맞았다. “우리처럼 교육수준이 굉장히 높은 사회에서는 내가 못나 보인다. 환경을 바꾸면 분명히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우리만 갖고 있는 장점인데 여기서는 못 보는 게 있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똑같은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가 왔다고 본다. 한국에서 3D 프린터로 안경을 만들어 뉴욕 유명인사들한테 판매하는 브랜드가 있던데, 한국적 콘텐츠로 온라인을 활용해 새 기회를 잡는 것도 가능하다.” -‘N포세대’에게는 쉽지 않은 말이다. “우리는 ‘성공해야 된다’는 압박이 너무 크다. 실패하면 낙인찍히고 재기 못할까 봐 두렵다. 좋아하는 격언이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Ever tried, Ever failed, No matter’(시도해 본 적 있는가, 실패해 본 적 있는가, 괜찮다), ‘Try again, Fail again, Fail better’(다시 시도해라, 다시 실패해라, 더 나은 실패를 해라)이다. 매번 도전할 때마다 실패해도, 용기를 갖고 또 도전하고 ‘덜’ 실패하면 된다. 블랙유머 같지만 도전하면 실패하는 게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우리 사회는 7전 8기를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존재 의미는 성공보다 실패의 영역을 조금씩 줄이는 데서 찾는 거다. 상처받을 것을 미리 두려워하지 마시라.”-애프터 코로나 시대 뇌과학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하는 이유는. “코로나 위기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플랫폼’이 5년은 가속화됐다. 무한한 데이터 중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뽑아내고, 인간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졌다. 엔지니어도 중요하지만 뇌과학자, 심리학자의 통찰이 필요한 분야다. 코로나 시대 물리적 거리두기가 중요해졌지만, 역설적으로 사회적 거리는 좁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해마시고(웃음), 힘든 시기일수록 서로 연결돼 있어야 힘이 되고 아이디어가 솟구친다는 뜻이다. 20만년 전 구석기 시대 인류의 뇌와 오늘날 인류의 뇌 용량은 진화하지 않고 똑같다. 그럼 21세기 문명을 어떻게 이룩했느냐 의문이 생기는데, 책·증기기관처럼 연결성이 고도화된 기술혁명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라고 해서 연결성이 끊긴 사회로 가선 안 된다. 우리 뇌는 연결을 지향하는 사회적 뇌로 진화해 왔고, 연결 속에서 행복하고 혁신을 찾으며 발전한다.” -한국으로 돌아온 계기는. “2014·2015년 독일 사이언스 슬램(과학교육부 주관 과학강연대회), 세계 페임랩 인터내셔널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유럽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회 강연에 2000만원까지 주는 독일 최대 ‘스피커 에이전시’(강연자 전문회사)에도 들어가게 됐는데 아내가 한국행을 원했다. 삶의 제일 큰 딜레마를 겪었다. ‘나 혼자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가족을 따를 것인가’. 결과적으로 현명한 선택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경험은 어땠나. “한국에서 혁신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것이 변화해야 한다. 톱다운 방식의 ‘꼰대 문화’와 ‘고맥락사회’가 문제다. 가족, 학연, 지연 등 사회적 연결고리가 중요하다 보니 개인이 실패를 감수하고 뭔가 지르기 힘들다. 밉보이면 안 된다는 사회적 낙인에 대한 두려움도 혁신을 저해한다. 풀뿌리처럼 아래서부터 올라오는 아이디어가 자라도록 대기업·정부는 판만 깔아 주고 그 안에서 개인·스타트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재 출신 아버지의 교육법이 궁금하다. “나도 답이 없다.(웃음) 코로나 시대 부모들의 짜증도 이만저만 아니다. 아이들 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늘 너를 위해 존재한다’는 신뢰와 공감을 주는 말이다. 영재교육도 사회성이 가미되어야 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작년 자살률 더 높아졌다

    우리나라가 가뜩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를 도맡아 하는 마당에 지난해 자살률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3799명으로 전년보다 0.9%(129명) 증가했다.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은 26.9명으로 역시 0.9% 상승했다. 정부는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블루’(우울) 현상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심리상담과 휴식·치유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자살 추이를 보면 3월(-16.1%)과 4월(-10.9%)에 줄었다가 10월(9.0%)과 12월(19.7%)에 늘었다.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지난해 전국 6개 시도의 자살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특히 20대 여성 자살 사망자가 지난해 10∼12월 43.7명으로 1∼9월 25명보다 급증했다. 비슷한 시기 발생한 유명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을 모방하려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일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연예계와 협력해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지난해 ‘극단 선택’ 모방효과로 증가…“올해는 코로나 블루”

    지난해 ‘극단 선택’ 모방효과로 증가…“올해는 코로나 블루”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연예인의 사례를 모방하려는 심리가 일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22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 3799명으로 전년보다 0.9%(129명)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인 자살률은 26.9명으로 역시 0.9% 상승했다. 복지부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회 구조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원인을 하나로 단정해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유명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의 자살 모방)가 일정 부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자살률을 월별로 보면 3월(-16.1%)과 4월(-10.9%)에는 감소했지만, 유명 연예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10월(9.0%)과 12월(19.7%)에는 증가했다. 특히 중앙심리부검센터가 지난해 전국 6개 시도의 자살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 사망한 연예인들과 비슷한 연령대인 20대 여성 자살사망자 수가 지난해 10∼12월 43.7명으로 1∼9월의 25명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우울감이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복지부는 내다봤다.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이 자살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예계와 협력해 자살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코로나 블루(우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심리상담과 휴식·치유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피팅비 봉투’·‘애교 예단’…코로나로 스몰웨딩? 씀씀이는 스멀스멀[아무이슈]

    ‘피팅비 봉투’·‘애교 예단’…코로나로 스몰웨딩? 씀씀이는 스멀스멀[아무이슈]

    코로나19로 결혼식을 연기·축소하는 예비 부부들에게 요즘 골칫거리가 하나 더 있다. ‘브라이덜 샤워’부터 ‘피팅비 봉투’, ‘애교 예단’, 스튜디오 웨딩 촬영을 위한 ‘조공도시락’까지. 일일이 다 하자니 부담스럽고 안 하자니 센스없다는 핀잔을 듣게 되는 겉치레들이 늘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와중에 예비신부들의 마음을 두배로 무겁게 하는, ‘요즘 결혼 문화’를 들여다 봤다.●“입혀주셔서 감사♡”…‘거마비’에 ‘조공도시락’ “요즘 신부님 안 같으시네요. 호호” 박모(28)씨는 최근 드레스 샵에서 ‘눈칫밥’을 먹고 ‘피팅비 봉투’의 존재를 알았다. 피팅비는 5만~10만원 사이의 드레스 시착 비용인데 요즘 ‘센스’있는 신부들은 카드 결제나 현금만 내지 않고 색색의 봉투에 ‘입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쁜 드레스 피팅 감사합니다’ 등의 문구를 곁들여 정성스럽게 피팅비를 건넨다는 얘기였다. 봉투를 받아 든 결혼업체들은 ‘신부님 마음이 너무 예쁘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피팅비 봉투’ 인증 샷을 올린다. ‘봉투에 정성을 보일수록 본식 피팅 때 더 예쁜 드레스를 보여 준다’는 이야기가 돌다 보니 예비 신부로서는 고민일 수밖에 없다. 그날 지갑에서 현금을 꺼냈던 박씨는 “흰봉투에 이름이라도 써갈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조공 도시락’도 골치다. 지난해 말 결혼한 서모(32)씨는 웨딩촬영 전 당시 웨딩플래너에게 ‘촬영 날 스튜디오 직원과 작가님, 이모님(헬퍼) 등 8분이니 도시락과 간식을 준비하라’는 문자를 받고 도시락 업체를 통해 간식을 준비했다. 서씨 처럼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신부가 직접 도시락을 싼 뒤 신부 신랑 삽화나 ‘예쁘게 찍어주세요’등의 문구를 붙이기도 한다. 서씨는 “제대로 간식거리를 안 챙기면 사진도 대충 찍어주고 보정도 신경을 덜 써준다고 들었다”면서 “안 하기도 찝찝해서 8~9만원어치 정도 샌드위치 도시락을 준비 했는데 (촬영 날) 아무도 손을 안 댔다. 아직도 이걸 왜 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줄여도 예단은 예단!…브라이덜샤워도 부담 예단 자체는 간소화되는 추세지만 ‘애교 예단’이란 게 슬그머니 생겨났다. 애교 예단은 현금 예단을 담은 자개함에 손거울(편견 없이 예쁘고 좋은 점만 봐달라는 뜻), 귀이개(다른 사람들 평가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것만 들으라는 듯), 팥 등을 함께 넣어 보내는 형태다. 여기에 고급 화장품이나, 넥타이 등을 덧붙이기도 한다. 가격은 10~50만원 대로 결코 ‘애교’스럽지 않다. 박씨는 “다들 하니 예의상 해야 하나 싶다가도, 형식적인 데다가 가격도 가볍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브라이덜 샤워를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오는 11월 결혼 예정인 이모(28)씨는 “최근 친구에게 왜 ‘브라이덜 샤워’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듣고 무안했다”면서 “청첩장 식사 비용에, 집들이 비용에 돈 나갈 때가 한 군데가 아닌데 너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브라이덜 샤워는 축의금 문화가 없는 외국에서 신부 가족이나 친구들이 여는 파티다. 방송과 SNS를 통해 유명인, 예비신부들의 브라이덜샤워 모습이 꾸준히 노출되면서 익숙해졌다. 가장 큰 논란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외국에서는 파티 준비를 신부 어머니나, 브라이드 메이드(들러리·신부의 결혼식 도우미 친구들)가 하지만 한국에서는 신부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신부 친구들이 십시일반으로 호텔 방을 빌려 음식을 먹고 사진을 찍는다. 결혼 전 친구들끼리 소소하게 즐기는 모임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무분별한 외국 문화 따라하기, SNS 과시용이라는 비판도 따른다.●센스있는 신부?…‘보여지는 것’ 중요한 2030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 같은 문화가 SNS상에서 ‘보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2030세대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임 교수는 “허례허식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사회에서 성취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보상심리로 한번 뿐인 결혼은 아무것도 양보 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안 해도 그만이지만 ‘안 챙기면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예비 부부의 우려를 자극해 이를 마치 신부의 ‘센스’나 ‘정성’을 가늠하는 척도처럼 몰아가는 주변 분위다. 실제 지난 4월 결혼정보 컨설팅 회사 듀오웨드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남 488명·여 5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4.8%는 ‘주변의 이목과 체면’ 때문에 결혼 준비 품목을 생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아무래도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과시적 소비 트렌드 자주 접하다 보니 이것이 일종의 문화적 압력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여기는 동남아] 갑질의 최후…가정부 ‘도둑’으로 몰던 싱가포르 거부의 몰락

    [여기는 동남아] 갑질의 최후…가정부 ‘도둑’으로 몰던 싱가포르 거부의 몰락

    싱가포르의 재계 유명인사가 가사 도우미를 ‘절도죄’로 신고했지만 최종 무죄 석방되자 모든 직위에서 물러났다. 동남아시아 최대 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그룹이자 공기업의 사장 및 자문 역할을 맡아온 리우문롱 회장은 지난 9년간 고용했던 가사도우미 A씨를 3만4000달러(한화 4012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2년 2개월의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에 항소 지난 4일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A씨는 리우씨의 집에서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가사도우미로 일했다. 2016년 3월 리우씨의 장남이 분가하자, 장남의 집과 그의 사무실까지 가서 청소할 것을 요구받았다. 싱가포르에서는 거주 도우미의 경우 등록된 주소에서만 거주, 가사 일을 하게 되어있다. 등록된 주소가 아닌 곳에서 일할 경우 불법이다. A씨는 2016년 10월 리우씨 가족의 부당한 요구에 장남의 집과 사무실 청소를 거부하자, 곧장 해고 통보를 받았다. 리우씨 가족은 A씨에게 “2시간을 줄 테니 당장 모든 짐을 싸서 출국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그날 바로 고향으로 돌아갔고, 짐은 리우씨 가족이 선적으로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리우씨 가족은 A씨의 짐에서 3만4000달러 상당의 훔친 물건을 발견했다면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실을 몰랐던 가사도우미는 2016년 12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다시 싱가포르에 입국했다가, 공항에서 곧장 ‘절도죄’로 체포됐다. 지난해 3월 A씨는 4번의 절도 혐의로 1심에서 2년 2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무료 변호사의 도움으로 고등 법원에 항소했고, 6개월의 심리 끝에 싱가포르 고등법원은 10일 A씨의 무죄를 선고, 1심 판결을 뒤집었다. 고등법원은 100쪽 분량의 판결문을 통해 경찰의 증거 처리 방법이 부적절했던 점, 훔친 물건이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는 증거물들(고장 난 DVD, 가짜 시계, 사용감 많은 식기류 등)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또한 A씨를 해고한 이유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리우 회장은 판결 다음 날 모든 공식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로써 그는 창이공항 그룹 회장직은 물론 싱가포르 국영 투자사 테마섹 홀딩스의 고문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이번 사건은 재계 거물로 알려진 고용주가 불법 초과근무를 지시한 행위를 덮기 위해 가사도우미를 부당하게 해고, 절도 혐의까지 씌웠다는 점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또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권력 남용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그를 향한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더불어 싱가포르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종실 호치민(베트남)통신원 litta7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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