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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예술 분단장벽 허무나](2)공연예술

    분단의 상처를 창작의 원천으로 삼아 예술적으로 승화하려는 움직임은 연극,무용,음악 등 공연예술계에서도 꾸준히 이어져왔다. ◆연극/ 분단초기인 1950년대에는 전쟁의 충격으로 반공의식을 담은 작품들이주로 창작됐으나 60년대들어 전쟁과 분단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학계에서는 60년 신춘문예작인 박현숙의 ‘사랑을 찾아서’를 ‘분단희곡’의 출발로 꼽는다.한 여인이 사랑을 찾아 이데올로기에 상관없이 남북을 오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남자주인공인 공산당원을 인간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차범석의 ‘산불’은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이데올로기 갈등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보다 객관적으로 묘사했다는 평을 받은 작품.‘관광지대’‘모가지가긴 두사람의 대화’(박조열)‘바꼬지’(이재현)등도 60년대 분단과 통일문제를 다룬 희곡들이다.이재현은 ‘포로들’(72)‘멀고 긴 터널’(77)‘적과 백’(83)등 6·25전쟁포로를 다룬 기록극형식의 삼부작을 내기도 했다. 80년대에 이르러 분단희곡은 새로운 전기를맞는다.동서간의 해빙무드에 힘입어 보다 적극적으로 분단의 모순상황을 지적하고 이데올로기의 무의미성을고발하는 작품들이 대거 쏟아졌다. 노경식의 ‘하늘만큼 먼나라’(85)황석영의 ‘한씨연대기’(84)이강백의 ‘호모세라파투스’(83)‘칠산리’(89)이반의 ‘아버지 바다’(89)등이 대표적이다. 분단과 통일문제를 정치사회적인 시각으로 묵직하게 다룬 80년대에 비해 90년대는 풍자적이고 우화적인 분단희곡들이 눈에 띈다.장소현의 ‘김치국씨환장하다’(98)나 오태영의 ‘통일익스프레스’(99)는 패러디와 유머감각,아이러니를 표현기법으로 도입함으로써 관객들의 변화된 정서에 부합하는 한편날카로운 사회비판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다. 연극평론가 유민영씨(단국대 교수)는 “분단을 다룬 수작 희곡들이 상당수이나 양적인 면에서나 스케일,그리고 심도에 있어서 소설에 비해 미약한 것이사실”이라고 지적하고 “6·25를 이념이나 상황이 아닌 철학적 성찰로 접근할때 비로소 뛰어난 작품이 나올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무용/ 지난 95년 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산하 민족춤위원회는 해방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춤제전을 벌였다.‘해방50년,겨레의 몸짓으로’를 주제로한 이 행사는 그간 개별적으로 이뤄져온 무용계의 분단 형상화작업을 전체적으로 묶어내는 역할을 했다.당시 선보인 한상근의 ‘무초Ⅲ’은 현대춤과 전통춤을 조화시켜 통일을 위해 몸바친 이들을 그려냈으며,정혜진 무용단은 ‘새들의 암장’이란 작품에서 북한에 고향을 둔채 이국땅에서 삶을 마감한 박남수시인의 삶을 형상화했다. 개인적으로 분단문제에 특별한 관심을 보여온 무용가로는 분단이후 한국상황을 무용극 ‘내사랑 한반도’(88)로 풀어낸 조기숙을 비롯해 살풀이 시리즈의 이정희 중앙대교수,강혜숙 청주대 교수등이 대표적이다. 민족춤위원회 김채현위원장은 “분단문제를 현대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외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국제적인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무용계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음악/ 작곡가 안익태가 30년대 작곡했던 ‘코리아환타지’를 60년대에 전쟁을 승화시키는 쪽으로개작한 것을 비롯해 변훈의 ‘떠나가는 배’이호섭의‘울음’등 많은 작곡가들이 분단의 비극을 음악으로 형상화하는데 힘을 기울였다.그러나 작품 못지않게 삶자체에 통일의지가 가득했던 작곡가 윤이상이 갖는 상징성은 그 무엇보다 큰 자리를 차지한다. 95년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윤이상은 조국의 분단을 걱정했다.67년 동베를린간첩단사건에 연루돼 71년 독일에 귀화한 뒤 한번도 고향땅을 밟지 못했던 그는 음악으로 남북 화해의 다리를 놓기위해 수시로 북한을 오갔다.‘오보에와 하프를 위한 이중 협주곡’칸타타‘나의 땅,나의 조국’등 통일을 염원하는 작품창작뿐 아니라 88년에는 남북축전을 제안하고,90년 평양에서 범민족통일음악회를 직접 주도하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민경찬 교수는 “남북한이 서로 민족음악을 내세우지만 결국 둘다 반쪽의 민족음악일 수 밖에 없었다”면서 “남북의 음악계가 서로합심해 새로운 통일음악을 모색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순녀기자 coral@
  • [데스크 시각] ‘기분파’면 어때!

    ‘폐쇄적이며 오만하고 충동적인 은둔자’,‘변덕스럽고 충동적이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만성신부전증 확인’,‘당뇨병’,‘결석증’,‘심장병’ 등 ‘건강에 이상’. 이상은 지난 시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우리 언론이 보도한 내용의 일부이다.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본 국민들은 그동안 우리 언론의 보도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김대통령을 맞기 위해평양 순안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위원장은 그 동안의 궁금증을 한꺼번에 풀어주기라도 하려는 듯 당당하면서도 자신감에 넘쳤으며 또 건강해 보였다. 이번 2박3일의 남북정상회담 기간동안 옆에서 김위원장을 지켜본 사람들은김위원장에 대해 ▲형식보다는 실리를 중시하고 ▲풍부한 유머감각과 격의없는 대화로 좌중을 압도했으며 ▲동양적 예의가 몸에 배어 있고 ▲빠른 판단력과 다방면에 걸친 식견을 갖춘 지도자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 조직비서(김정일)는 통이 크고 사나이답거든”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재미언론인 문명자여사와 ‘김정일화’를 화제로 얘기를 나누던중 했다는 말답게 TV에 비친 김정일 위원장의 사나이다운 호방한 모습은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그리고 그것으로 그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일거에 씻어주었다. 그런데 이제 정상회담이 끝나고 시간이 좀 흐르자 김위원장의 그같은 모습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든흠집을 내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말이다,그러니까 그동안 북한과 김위원장에대해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 분주했던,정권안보를 위해 북한을 이용했던 사람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평양사람들은 즉흥적인 ‘기분파'가 많다”는 것이다.들뜨거나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얘기다.말인즉슨 옳다.그러나 그 말에는 속내가 담겨 있다.“너무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이겠다.그도 옳다.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그들을 믿게만 했던가.국가간에 있어상호신뢰는 결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우리가 그들을 믿지 못하였듯 그들역시 우리를 믿을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을 것이다.우리에게는아무 잘못이없는데…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 식의 생각일 뿐이다. 다시 ‘기분파’로 돌아가보자.‘기분파’가 어디 평양사람들 뿐인가.기분파는 전라도 경상도 경기도 충청도 어디에든 많이 있다.기분파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성정 탓이다.기분이란 낼만 하니 내는 것이다.그럴 형편도 못되는데 기분만 낸다면 그건 허풍이고 사기이다.‘평양사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기분파’ 기질을 생각해보자.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본 김위원장은 북한을 완벽하게 장악한 통치자로서의 모습이었다.당당하고 호방한 모습이 ‘기분파’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5일 오찬에서 김대통령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나온 것과 관련,“내가 공항환영 나가는 것을 용순비서가 말렸는데 나갔다.내가 하고자하는 일은 주변에서 빨간불을 켠다.내가 새총으로 빨간불을 모두 깨뜨리며나가겠다”고 말한 것이나 “국방위원회를 소집해 6·25가 10일 남았는데 휴전선에서 절대 비방하지 말라고 했다.군 수뇌부가 남쪽에서 안하면 안하겠다고 하길래 내가 화를내며 그런 식으로 하지 말라고 했다.서로 상대가 하면나도 하겠다는 자세를 갖게 되면 적대감을 갖게 되고 결국 비방하게 된다.그러니 아예 하지 말라고 했다.그러니 남측에서도 이렇게 해달라”고 했다는말 등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그의 말이나 행동을 단지 ‘기분파’ 기질로만볼 것인가. 꼭 그렇게 보겠다면 그것은 보는 사람의 자유이다.다만 김위원장의 ‘기분파’는 충분히 부릴 만한 ‘기분파’이고 그에 대해서도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그의 뜻을 순수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신중’도 도가 지나치면 옹졸해지는 법이다.‘신중’을 빙자해 제발 ‘딴지’거는 일은 없으면 좋겠다. 박 찬 특집기획팀장
  • 새 영화/ ‘진심화’ ‘도그마’

    ◆진심화. ‘색정남녀’로 베를린영화제까지 진출했던 이동승 감독이 3년만에 내놓은신작.방황하는 10대 소녀와 잡지사 기자가 엎치락 뒤치락 사랑을 키워가는과정을 로맨틱하게 그렸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는 아진(범문방)과 착하기만 한 잡지사 기자 아삼(하윤동)은 우연히 극장에서 만나지만 별 관심이없다.동전 하나면 오락실에서 두세 시간씩 죽치고 앉아있는 문제아 아진을아삼이 다시 찾은 건 순전히 인터뷰 때문이다.뒷골목을 배회하는 10대들의세계에 대해 인터뷰를 주고받는 동안 둘 사이에는 사랑의 감정이 인다. 뭔가 특별한 것을 찾으려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순진한귀공자와 거리의 여자가 만나 예기치 못한 사랑을 만들어가는,빤한 소재를벗어나지 못했다.하지만 이 영화로 데뷔한 남녀 주인공의 연기력에 주목해볼만하다. 24일 개봉. ◆도그마. 케빈 스미스 감독은 영화가 물의를 일으킬 줄 예감했던 모양이다.오프닝 크레딧을 올리기 전에 변명 한줄을 붙여놓았다.“신에게도 유머감각은 있다”.미국개봉 당신 이 영화는 ‘신성을 모독한 악마의 영화’라는 가톨릭계의비난속에 배급사까지 바꾸는 해프닝을 벌였다.종교적 도그마와 예수를 겨냥한 코믹 패러디가 영화의 주조를 이루는 만큼,순진한 관객들은 충분히 당혹스러울 수 있다. 하느님에게 대든 죄로 천국에서 쫓겨난 두 타락천사 로키(맷 데이먼)와 바틀비(벤 애플렉)는 마침내 하늘로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성당 아치문을 통과하는 순간 천국으로 들어서게 된다는 뉴저지주 성당의 캠페인에 혹해 이들은‘천국 컴백작전’에 들어간다.하지만 쉽지 않다.천국에서 급파된 자칭 예수의 13번째 사도는 산부인과에서 낙태시술을 도와주고 사는 예수의 마지막 후손을 앞세워 이들의 뉴저지행을 저지하려고 온갖 꼼수를 다 부린다. 13번째 흑인사도는 예수가 흑인이었다고 우기는가 하면,클럽에서 스트립쇼를 하며 속세의 남자들에게 영감(?)을 주는 여천사 뮤즈(셀마 헤이엑)는 또 예수가 여자였다고 주장한다.끝내 영화는 미니스커트 입은 여자예수를 만들었지만.17일 개봉. 황수정기자
  • [외언내언] 북한 신드롬

    북한 ‘단고기’가 남한의 ‘영양탕’,‘사철탕’처럼 보신탕을 뜻한다는것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북한의 ‘부스럭 돈(잔 돈)’‘끌신(슬리퍼)’‘손가락 총질(삿대질)’정도에 이르면 낯설다.우리측 정상회담 밀사였던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은 북측 대표가 “중대한 사변을 성사시키기 위해 나왔다”고 하자 깜짝 놀랐지만 ‘사변’은 북에서는 ‘중요한 일’을 의미한다. 분단 55년동안 남북한간에 달라진 것은 말 뿐이 아니다.남한의 6.25이후 세대에게 북한동포의 이미지는 대부분 학생시절 ‘때려잡자 공산당’이란 포스터를 그리면서 형성됐다.‘괴뢰군’과 ‘빨갱이’로 대표된 북한 사람은 ‘늘 전쟁을 준비하는 뿔달린 도깨비’로 뇌리에 박혔다.냉전대립은 북한동포의 정상적인 모습도 그리기 어렵게 만든 것이다.과거 역사를 보는 시각도 다르고 그 기록도 상반된 구석이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여파로 일기 시작한 북한 신드롬은 흥미롭다. 이북 출신이 아니면 거의 알지 못했던 ‘륙륙날개탕(메추리 완자탕)’과 ‘‘평양온반’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반갑습네다’라는 북한어투의 인사말을 따라 하고 그런 제목의 노래가 휴대전화 벨소리로 채택된다고 한다.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말했던 ‘섭섭지 않게 해드리죠’가 새 유행어로,오른 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북한식 인사법을 재미삼아 따라하는 어린이까지 있다고 한다.여기에다 원색이 강렬한 북한에서 우리나라 60년대와 같은 촌티의 순박함을 발견하고 이를 광고와 마케팅에 적용하는 복고파도 등장한다니 북한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할 정도이다. 이런 북한신드롬은 우리 국민들이 있는 그대로의 북한동포와 그들의 생활에 본격 관심을 보이는 증거이기도 하다.사실 김 위원장은 남한이 공식으로 접해본,가장 개방적이고 거리낌없는 북한 사람이다.따라서 김 위원장의 행동과 말은 기존 경직된 북한 문화와 동포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충격을 주면서도 새로 눈을 뜨게 했다.즉 ‘거기도 유머가 있고 사람이 살며 유교도덕도 살아있구나’하는 실감 말이다. 독일처럼 분단된동포간에 문화적 접촉은 통일로 가는 수순이다.서로 이질적인 부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과정이다.그러면서도 남북한간 차이를 단지 극복과 호기심의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 오히려 한민족의 사고(思考)폭과 문화적 깊이를 더해주는 계기로 봐야 하지 않을까.유행을 밀레니엄뿐아니라 60년대의 시각으로도 접근하고 역사를 오른 쪽뿐아니라 왼쪽에서도 보면 그 의미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李商一논설위원bruce@
  • 남북정상회담/ 남북정상 비교

    13일 오후 평양.7,000만 한민족과 세계의 이목이 쏠린 회담장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맞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빠른 말투로 인사를 건넸다. 김 위원장의 목소리는 멀리 떨어진 수행원에게도 들릴 만큼 힘찼다.인사를마치고 자리에 앉은 김 대통령은 감회에 젖은 음성으로 차분하게 분단 이전,남북이 공유했던 역사얘기로 말머리를 꺼냈다. 남북 정상의 첫 대좌를 가상해 꾸민 것이지만 성장과정,성격,통치 스타일등 다른 점도 많고 비슷한 점도 적잖은 두 정상이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갈지 초미의 관심사다. ■대화 스타일 김 대통령은 잘 알려진 대로 ‘논리적 설득형’이다.말하고싶은 점을 상대방에게 분명히 전달한다.그만큼 사전공부가 철저하다.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이 ‘첫째,둘째,셋째’ 등으로 나눠 논리를 전개한다. 말의 높낮이를 조절하며 설득하는 대화법은 유명하다.제스처도 풍부해 대화도중 손을 위 아래로 많이 흔드는 편이다. 김 위원장은 매우 빠르고 거침없이 말하는 스타일이다. 지난달 중국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통역이 따라잡기 힘들정도로 빠르고 거침없이 인사말을 건넸다.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북·중 정상회담 직후 김 위원장에 대해 “두뇌회전이 빨랐고 사물에 대한반응도 민첩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대화중 유머를 잘 구사하며 재치있는 달변형이라는 점은 닮았다. 토론에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두 정상이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얼마나개성을 발휘할지,또 서로 호감을 주고받는 가운데 회담의 ‘열매’를 내놓을지가 제1의 관전 포인트다. ■성장과정 정상의 자리에 서있는 점만 같을 뿐 인생역정은 판이하다.김 대통령은 전남 신안군 외딴 섬 하의도에서 태어나 목포상고를 졸업하고 자력으로 해운회사와 신문사를 경영한 자수성가형. 정치에 입문한 뒤에는 힘겨운 야당의 길을 걸어 수차례 투옥,연금 등 탄압을받았으며 사형선고까지 받았다. 반면 김 위원장은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아들로 항일투쟁전선에서 태어나어려서부터 철저하게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김일성종합대학 등 엘리트코스를거쳐 22세에 노동당 지도원으로 권력에 입문, 큰 걸림돌 없이 승승장구했다. 두 정상의 인생역정은 다르지만 일에 대한 집념은 꼭 빼닮았다. ■한반도 현안입장 두 정상의 연설,저술로 볼 때 주요 현안에 대한 두 정상의 입장은 다른 점이 더 많다. 먼저 남북 대화와 관련,김 대통령이 당국간 대화를 중시하는 반면 김 위원장은 특정계급의 독점물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통일방안도 다소 틀리다.김 대통령은 3단계 통일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김위원장은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을 통한 통일을 주장하고 있다. 이산가족 문제 등에 대한 두 정상의 생각은 크게 틀리지 않다.김대통령은남북간 최우선적 과제로 해결돼야 함을 강조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은 동포들사이의 왕래는 민족의 대단결을 이룩하기 위한 중요한 방도의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남북 경협의 경우 김 대통령이 민간 차원뿐 아니라 정부간 협력을강조하고 있으며 김 위원장은 남한 당국자들이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면 언제라도 협상한다는 입장이다. 황성기기자 marry01@
  • 퓰리처상 3차례 수상 美시사만화가 맥넬리 사망

    [시카고 AP 연합] 퓰리처상을 세차례나 수상한 시카고 트리뷴의 시사 만화가 제프 맥넬리가 8일 새벽 볼티모어의 존스 홉킨스대에서 사망했다.향년 53세. 77년 ‘슈’(Shoe)라는 캐릭터를 창조,23년간 연재해온 제프 맥넬리는 지난해 말부터 림프종(腫)으로 투병생활을 해왔다. 트리뷴지의 하워드 타이너 편집국장은 “제프는 우리시대 가장 탁월한 정치풍자가로 어떤 누구보다도 뛰어난 안목과 유머감각을 가졌었다”고 경의를표했다. 만화 ‘슈’는 시가를 입에 문 괴팍한 성격의 신문편집자와 조수 2명이 주인공인데 이들 모두가 걸어다니는 새(鳥)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맥넬리는 버지니아의 일간 리치먼드 뉴스 리더에서 만화를 그린지 불과 16개월 만인 72년 논평만화로 첫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78년에도 같은 상을 수상한 후 82년 시카고 트리뷴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85년에도 논평만화로 퓰리처 상을 한차례 더 수상,모두 세 차례나 퓰리처상을수상했다. 맥넬리는 지난 1월 투병으로 집필활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사망하기 전까지 다른 만화와 함께 집필을 계속했다.
  • ‘고시촌 십계명’최신 버전은?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을 선택하라,서적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뭉치면 살고흩어지면 죽는다…. 삭막한 고시계에서 수험생들을 ‘합격의 길’로 안내하는 ‘고시촌 십계명’중 일부 내용이다. 하지만 한때 ‘절대적’이라고 추앙받던 십계명도 고시촌의 변화와 함께 바뀌고 있다.바뀐 내용을 소개한다. [주관을 세우자] 다수가 보는 책을 보고,평범한 선택과목을 공부하는 것이좋을까.많은 책들이 나오는 요즘에는 ‘글쎄’이다.오랜 기간 ‘집권했던’권위있는 저서보다는 직접 서점에 가서 자신에 맞는 책들을 골라 보는 것이좋다. 선택과목도 남들이 한다고 나도 이것을 선택한다면 정말 위험천만한 일.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과목일수록 변별력을 키우기 위해 난이도를 올릴 수밖에없다. 한마디로 서적과 과목 선택에 있어서는 ‘주관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내용을 모르는 다독(多讀)은 무의미하다] 초보자일수록 독회수(讀回數)에관심이 많다.하지만 중요한 것은 독회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다.기본 개념을 정리하면서 읽는 1회독은 3회독의 위력을 발휘한다.처음은 워밍업하는 마음으로,두번째는 정독,세번째는 실전 감각을 익히도록 한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신림동에는 두 부류의 고수가 존재한다’는유머가 있다.하나는 고시의 고수,또 하나는 게임의 고수라는 것이다.고시생들이 밀집해 있는 만큼 신림동은 공부하기 최적의 조건이지만 고시생을 위한상권도 발달해있다. 또한 같은 생각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과 어울리기 쉽다. 하지만 이것은 극히 위험한 일.스터디를 위한 것이라면 몰라도 다른 목적이라면 차라리 흩어지자. [성공한 사람의 공부스타일은 참고용이다] 성공한 사람의 스타일이 좋다는말이 있었다.하지만 남들이 좋다는 대로 끌려다니다 보면 같이 떨어지고 그들이 붙을 때가 되어서야 붙는다.합격자의 ‘인간승리의 합격기’는 마음을다잡기 위한 참고용이다.시험경향은 매년 바뀐다는 것을 명심하자.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이 아닌 자신감이다] 실력있는 사람을 좌절시킬 만큼 운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이번에 꼭 붙는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은주위에서 인정을 안해줘도 붙을 수 있다. 최여경기자
  • 20년간 돌에 새긴‘인간 사랑’…조각가 한진섭씨 개인전

    조각가 한진섭(44)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두고 온 유년의 고향이 떠오른다.넉넉한 대지의 품에 안긴 듯 마음이 편해지고 은근한 생명의 온기가 전해진다.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접근해 푸근한 정을 느끼게 하는 한진섭의 돌조각.그 조형언어의 핵심은 바로 인간에 대한 사랑이다.‘인간’을 화두로 20여년동안 돌작업을 해온 그가 7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6년만에 개인전을 연다. 한진섭의 조각세계는 인체상이 주를 이룬다.깎은 밤 같은 똑 떨어진 조각상을 추구하기보다는 토속적이고 질박한 아름다움을 중히 여긴다.때론 구체적인 형상이 생략돼 추상성을 띠기도 한다.이목구비를 익살스럽게 일그러뜨리거나 인체를 단순화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든 작품들도 있다.비균제미(非均齊美)와 곡선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돌작품은 한국미의 원형과 통한다.우리의구상조각이 서구조형의 아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의 작업은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한진섭은 돌조각만을 고집한다.조각,그중에서도 특히 힘든 것이 돌조각이다.미술대학에서조차 ‘기피 장르’다.그렇기에 돌조각을 향한 그의 마음은 더욱 곡진한 데가 있다.그는 지난 81년 이탈리아 카라라로 유학을 떠나 10년동안 이웃 도시인 피에트라산타에서 작업을 했다.피에트라산타는 미켈란젤로를비롯해 이사무 노구치, 세자르,포모도르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땀이 배어 있는 유서 깊은 대리석 조각의 본고장이다.그는 이곳에 머물며 조각에 쓰이는돌은 거의 다 만져봤다.미켈란젤로가 ‘피에타’‘다비드’‘모세’ 등을 만들 때 사용한 ‘대리석의 왕자’ 스타투아리오,대리석의 일종인 트라베리티노,카라라비양코 등이 그가 좋아하는 돌.반면 까만 색의 대리석인 네로 벨지움은 느낌이 차고 신경질적인 돌이라서 싫어한단다.한국돌로는 전라북도 익산에서 나는 토종 대리석과 화강암의 일종인 마천석,상주석,청석,오석,포천석 등을 즐겨 쓴다.그는 “대리석 작품 서너개 만들 때 화강석 작품은 하나밖에 못만들지만 그래도 화강석은 서민적이어서 좋다”고 말한다. 한진섭은 이탈리아 카라라·파나노,프랑스 디녜 등 여러 국제조각심포지엄에서 입상했다.일본 하코네 미술관과 프랑스 대통령궁에 각각 ‘기다림’과‘우는 아이’란 작품을 남기는 등 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해외파’다.그런 만큼 서구적 조형어법에 익숙하다.이탈리아 유학시절 작품인 ‘엄마와아기’ 같은 작품에선 서양의 구성주의적 방법을 시도한 흔적이 역력하며,‘소년좌상’은 아프리카 흑인조각의 영향이 뚜렷하다.그렇다고 해서 그가서구조형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그는 한국의 전통미를 현대적감각으로 풀어낸다. 작품 밑바닥에 흐르는 정신의 에센스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전통 서정이다.그의 작품에는 한국미술 특유의 여유와 해학,유머 등이 스며 있다.‘봉숙이’‘하품하는 아이’‘허수아비’ 같은 것들이 그 대표적인작품들이다. ‘꿈을 찾아서’란 작품은 비상하는 꿈의 나래를 형상화한 듯한조형물이 높다란 기둥 위에서 빙빙 돌아가도록 돼 있어 눈길을 끈다.이번 개인전에는 30여점이 출품된다. 그는 최근 들어 성(聖)미술품 제작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강원도평창 대화성당에 있는 제대와 감실,성수대,십자고상 등이 그의 작품이다.특히 그가만든 눈·코 없는 마리아상은 퍽이나 파격적이다.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강원도 대화는 이제 예술적인 대화성당으로 더욱 이름을 얻고있다.그는 당분간 ‘미술과 종교의 만남’작업을 계속할 작정이다. 지난 95년 이래 경기도 안성의 작업실에 칩거하며 새로운 조각의 세계를 열어가고 한진섭.그는 거기서 돌과 대화하며 석조각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돌은 정직합니다.정으로 한번 때리면 한번 때린 만큼의 효과가 날 뿐이죠.돌에도 음과 양이 있어요.그 음양의 조화를 살펴가며 돌을 다뤄야 합니다.돌과싸워서는 결코 이길 수가 없습니다”김종면기자 jmkim@
  • [여성 선언] 여자들의 쓴소리 한마디

    강의를 쉽게 하기 위해 필자는 수업시간 중 곧잘 우스갯소리를 한다.강의의 성패 여부는 학생들의 이해 정도에 달려있으며 적절한 유머와 유행어는이해력과 집중력을 높인다는 생각에서이다.유행어는 사회적 가치와 정서를담고 있어 때로는 공감을,때로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그 사회를 이해할 수있는 좋은 수단이 된다. 얼마전 동료들과의 모임에서 요즘 한창 뜨는 삼행시,형님,묵찌빠 시리즈 등을 화제로 삼다 마지막에 나온 얘기는 백수박사들을 빗댄 ‘박사 칠거지악’이었다. 첫째,국내 박사다.둘째,여자대학 박사다.셋째,정치학 박사다.넷째,남편이 없다.다섯째,집안 배경이 별볼일 없다.여섯째,미모가 아니다.일곱째,그래도 지방대 취직은 꺼린다.‘여자’ 박사만의 ‘죄’가 세 가지나 되다니 우리사회인식의 단면을 보는 듯해 씁쓸히 웃고 말았다. 어린 시절 필자는 소년들과 어울리는 데 익숙했고 우리는 친구였다.“휘파람 불 줄 알아?”.이 말에 귀신나온다는 밤에도 휘파람을 연습했다.축구,구슬치기,칼싸움 등을 즐겼고 발야구시합때는 깍두기를 도맡았다.여기에는 아마 활달한 성격 외에도 환경적 요인이 작용한 듯싶다.남자형제 틈에서 자랐고 그 동네에 또래라곤 소년들뿐이어서 우리들의 어울림은 자연스러웠던 것이다.그런데 사춘기에 접어들며 어른들 세계에서 여성과 남성은 다르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집안모임에서 맡는 역할이 서로 달랐고 주위 어른들은끊임없이 ‘여자다움’을 상기시켰다.그럼에도 4년간 대학생활은 ‘나’ 스스로에 자신감을 주었다.여자대학에서 우리는 모든 것을 여성들이 결정하고행동하고 비판하는 데 익숙했고,능력의 차이는 성별이 아닌 개인적 차이일뿐 여성 또한 사회에서 환영받는 존재라고 배웠다. 여기에서 여성 사회인을 거론한다고 해서 전업주부의 삶이 의미없다는 것은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달려있고 그 기준은 어느 경우에 보다 많은 행복감과 만족을 느끼는가에 있기 때문이다.어머니와 아내로서 행복을 느낀다면 그 길의 선택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필자는성격을 고려하여 바깥일을 선택했다.직장과 대학원 생활을 같이 하느라늘지쳤지만,포기하지 않은 것은 어머니의 따뜻한 격려와 하고픈 일을 하며 ‘살아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회는 우리를 ‘사회인’으로 보다는 ‘여자’로 대접하곤 한다.‘여자란 도대체’ ‘여자가 어떻게’라는 말에 우리들의 개성은 여자의 이름속에 파묻힌다.일에 열정적인 미혼의 남녀가 있다고 하자.그 남성은 기껏해야 ‘일중독자’로 불리지만 여성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다.‘독한 여자’ ‘여자같지 않다’ ‘저러니 시집 못 갔지’ ‘할 일도 없나봐’ 등등.짜증이라도 내면 ‘노처녀 히스테리’란다.아마 이 땅의 노총각들에겐 절대 히스테리 증상이 없는가 보다. 입사,대우,승진의 차별로부터 성희롱,성추행에 이르는 사회문제들은 여성사회인들을 동료가 아닌 여자로 보는 데서 비롯된다.따라서 그 해결에는 법이나 제도의 개선에 앞서 인식의 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여성과 남성은 다르다.그러나 여성도 아름다운 사람이다.거창한 얘기를 늘어놓자는 것이 아니다.신체적 차이마저 무시하거나 여성의 특별대우를 고집하는 것은 더군다나아니다.의지가 있다면 동일한 기회를 주고,능력이 있다면 동일한 대우를 하며,서로를 다른 개성을 가진 이들로 존중하자는 것이다. 시대와 상황이 변하면 윤리나 가치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한다.많은 여성들이이미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고 그 수는 점차 증가할 것이다. 왜 꼭 남성들이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고 온갖 직장스트레스를 참아야 하는가.이제는 원하는 여성들과 그 역할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동료로 아껴주자.업무에는 무심하고 ‘꽃’ 대접에만 관심있는 이들이 있다면 물론 그들은 예외이다. 정 성 임 이대 사회과학硏 연구위원 정치학 박사
  • 원재길 소설집 ‘벽에서 빠져나온 여자’

    원재길의 소설집 ‘벽에서 빠져나온 여자’(문학동네)는 빨리 읽힌다.문제는 이 드문 장점이 소설가의 뛰어난 재능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조금 못가주저앉을 허약한 장치에 기댄 것인지를 분간하는 일이다. 59년생 작가의 이 두번째 소설집에는 9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표제작 ‘벽에서 빠져나온 여자’는 벼락을 맞고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갖게 된 사람들이야기다.벽을 통과하는 스토리는 한 세기 전 프랑스 작가가 최초로 터트린뒤 많은 작가들을 매혹시켜온 일종의 소설적 상상력의 공안이었다.작가들은이것과 비견할 만하게 기발하고 통렬한 착상을 내놓기 위해 애쓰지만 대개있으나 마나 한 부연에 그쳐 오히려 상상력의 빈곤을 노정시켜 왔다.원재길은 어떤가. ‘삼촌의 좌절과 영광’ ‘신종 바이러스에 관한 보고서’ ‘손’ 등 소설집 앞부분에 수록된 작품들은 표제작과 동일한 계열로 현실의 벽을 무시하려는 작가의 각오가 돋보인다.독자는 편안한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이야기에술술 빠져드는데 착시 현상으로나마 벽에 난 틈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를악물고 있는 작가의 모습 같은 것이 눈앞에 어른거리지 않는다.이 점이 원재길의 장점이다.소재가 꼭 파격적이다거나 상상력이 기발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현실의 벽이 정당한 동의 절차없이 소실된다는 느낌이 읽는 도중 찾아들곤 한다.그럼에도 현실 도피심만은 아닌 너그러움 속에서 독자는 이런 벽의소실을 용인하고자 하는 것이다. 독자가 이처럼 너그러워지는 데는 원재길 작품이 가진 온기 덕분일 수 있다.이 온기는 유머러스한 문체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작가의 냉철한 시선 속에도 스며있다.지난해 수작으로 주목을 받았던 ‘물 속의 집’은 작가가 현실도피적으로 현실의 벽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웅변해준다.갈 데가 없어 고향을 찾아온 여자의 막판 미끄러짐을 작가는 냉혹한 거리를 유지하며 뒤쫓고 있다.그 거리감은 종당에 ‘따스한 냉철함’으로 다가오는데 이 특질을 평상적 보행 대신 무도 행보로 활용할 때 표제작과 같은 작품들이 씌어진다고 볼 수 있다.춤추는 것이 일상적이 아니라고 해서 그냥 내칠 일은 아니다. 상찬 속에 소개되고있는 젊은 작가들의 속도있는 작품들을 읽을 때 이 온기는 특히 그리워진다.원재길 소설집의 인물들은 가끔 인형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다른 소설가들의 목석같은 사람보단 훨씬 온기가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임진택 대전 유머페스티벌 추진위원장 인터뷰

    다짜고짜 웃음의 의미부터 따져물었다.준비된 대답이 돌아왔다.“통속적으로 이해되던 세상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보고 사태의 본질을 통찰했을 때 터져나오는 쾌감이지요.”임진택 대전 유머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은 27일 옛시청 건물에 자리잡은 사무실을 찾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그는 웃음을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진단이자 처방”이라며 생명사상과 연결시키기도 했다. 그는 페스티벌의 의미에 대해 “대중매체에서 쏟아지는 웃음이 참된 지향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에 저항하고 싶었다고 털어놓는다. 최근 2년동안 그는 힘든 나날을 겪어왔다.과천 마당극큰잔치의 운영주체 다툼 와중에서 그는 밀려났고 다시 위원장을 맡은 전주 세계소리축제에서 관료들의 입김과 싸우느라 핍진해 있었다.그런 참에 대전시 박헌오 문화예술과장이 페스티벌 추진위원장직을 제의했다. 지역시인이기도 한 박과장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이번 페스티벌을 무사히 치를 수 없었을 것이다.대전시는 간섭과 통제의 유혹을 뿌리치고 자제한 채 지역기업의 후원을 이끌어내는 등 이 페스티벌을 문화예술행사에 목마른 대전시의 대표상품으로 키우는 데 앞장섰다. 그는 10월 남산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세계 통과의례축제를 ‘조직’해야 한다.밀레니엄을 맞으며 떠들썩했던 열기가 바람빠진 풍선처럼 날아가버렸다는 점을 일깨우며 지금이라도 새천년의 의미를 톺아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얼마전 아홉수를 지나 지천명에 접어든 그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이슈들을 30분에서 50분까지 펼쳐보이는 소리극을 만들고 전봉준과 동학의 역사적 의미와 세계관을 포착하는,3시간 짜리 판소리를 구상하고 있다. 인터뷰 사진을 찍으며 파안대소를 주문하자 그는 별 주저 없이 단숨에 해낸다.“그래두 지가 원래 배우인디유.”임병선기자
  • ‘대전 유머페스티벌’이 남긴 것

    봄비가 내렸습니다. 한반도의 중심,‘배꼽’에 해당하는 대전에도 촉촉히 봄비가 왔습니다.대전의 옛 도심이라 할 수 있는 은행동과 대흥동,형형색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젊은이들과 비바람에 써늘해진 날씨를 비웃듯 핫팬츠를 차려입은 여인들이 활보하는 이 거리에서 제1회 유머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지난 25일부터 나흘동안 열린 이 페스티벌은 웃음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진귀한 기회였습니다.마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잡다한 예술장르를 그야말로 ‘고르고도 폭넓게’ 담아낸 품새가 여유롭기그지 없었습니다. 개그맨 엄용수씨가 지휘봉을 들고 무대로 나온다.지난 27일 은행동의 옛 이름인 으능정이 거리의 주무대에선 ‘우끼는’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엄씨는차이코프스키의 ‘말벌’을 연주하며 파리채를 들고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했고 근엄하신 시장님도 같은 ‘짓’을 벌였다.역대 대통령에 따라 지휘봉휘두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대전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은 소리가 커져야 할 부분을 갑자기 줄이고 트럼펫 소리가 잦아들어야 할 부분에서 갑작스레‘삑’ 소리를 내는 등으로 관객을 웃겼다.단원들은 수천만원짜리 악기가 망가진다며 불평을 해대지만 청중들은 이 ‘작란’이 한껏 재미있다는 표정이다. 대로 건너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에는 더 시끌벅적한 난장이 펼쳐졌다.어릴적 빨랫줄을 끌어당기며 놀던 기억을 되살리 듯 줄을 당겼다 놓았다 하면서만화와 만평들을 구경할 수 있었고 ‘난타’ 퍼포먼스에 사용됐던 타악기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어 지나는 이들의 두들기고 싶은 욕망을 자극했다. 근처 카톨릭문화회관에선 ‘투캅스’‘간첩 리철진’등 ‘우끼는’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고 흰 광목천 위를 어린아이들이 발에 갖가지 물감을 입힌 채들까불며 ‘작품’을 만들었다.이렇게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마당을 만든 것이다. 캐나다 마임이스트 다도는 온갖 풍선으로 영화 ‘핑크팬더’ 주인공과 그가탈 자전거를 만들어내며 사람들을 축제의 장으로 유도했다.엉덩이를 돌려 방귀를 선사하는 발칙함도 드러냈지만 관객들은 통쾌해 하기만 한다.세계 보편적인 웃음보의코드는 역시 생리현상이란 점을 확인시켰다. 지난 25일의 전야제에선 주무대가 내려다보이는 스파게티가게 2층 유리창 안에 캐주얼복 차림의 성악가 지광재 현혜정 부부가 서서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 뒤 잠시후 주무대에 연미복 차림으로 나타나 청중에게 동동주를 돌리는파격을 연출했다. 그날 전야제에서 사람들을 가장 못 웃긴 출연자들은 다름아닌 개그맨들이었다는 사실도 진짜 웃긴다.아마도 청중들은 웃음이란 남이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갈 때 극대화된다는 깨달음을 얻었을 지 모를 일이다. 그렇습니다.요즘은 웃기는 일이 이땅에 타고난 사명인 양 사람들은 웃기기위해 혈안이 되고 있습니다.아무리 고귀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에도 웃음이란 ‘양념’을 빠뜨릴 수가 없지요.대중매체들은 어떻게든 웃음을 대량생산하려고 발버둥을 칩니다.오죽하면 녹음된 다른 이의 웃음소리로 웃어야 할 시점을 미리 알려주는 과잉친절까지 베풀까요. 그러나 진지한 맛과는 거리가 멀지요.옛 사람들이 얘기하던 해학과 골계에도 미치지 못하지요.이 점과 관련해 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인 임진택 선생이 들려준 말씀은 정곡을 찌릅니다.“세상에 대한 통찰을 깔아야만 진정한 웃음이 나오는 겁니다.”그렇습니다.웃음의 명수들은 하나같이 웃기는 비결에 대해 ‘책을 많이 읽어라’고 일러줍니다.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선행되어야 참된 웃음의 경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해체된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썰렁한 웃음을 선사하는 삼행시나 누군가를 괴롭힘으로써 웃음을 유발하는 작금의 대중매체는 진정한 웃음의 생산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엄용수씨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의미를 파괴하고 뭉개뜨림으로써 웃음이얻어진다면 그것은 사회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지요.크게 잘못됐는데도 대중매체 종사자들이 전혀 고치려 하지 않습니다.”어쩌면 이성간,계층간,세대간,지역간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될 때 진정한 웃음이란 잉태되는 것이 아닐까요.그런 의미에선 올바른 시민사회 역량이 성숙될 때 진정한 웃음이 보장된다는 명제가 성립될 것입니다.한 조직의 상관이웃을 경우 조직원 전체를 웃게 만든다는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의 철학자 존모렐의 분석 또한 흥미롭습니다.지금 대중매체는 이 점에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임진택선생은 “대중매체의 운영주체와 철학을 전면적으로 개혁하지 않고서는 웃음의 대량생산에 따른 폐해를 차단할 수 없을 것이다.이번 페스티벌은시민이 직접 꾸미고 참여한다는 점에서 작은 면역제 구실을 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이번 페스티벌이 대전에서 열린 것도 어쩌면 숙명이라고 추진위 관계자들은입을 모읍니다.우리 국토의 들숨과 날숨으로 대전을 보는 것입니다.어쩌면한밭이란 대전의 옛지명도 단전(丹田)과 관계있을 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서 첫 테이프를 끊은 유머 페스티벌이 우리 웃음의 건강성과 진정함을 회복하는 데 작은 기폭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이번 페스티벌이 내건 캐치 프레이즈는 ‘대전이 웃으면 한국이 웃는다’는 그런 뜻에서 의미심장합니다.서울로 돌아오는 길은,빗방울은 보이지 않고여름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글·사진 대전 임병선기자 bsnim@
  • [16대 국회 우리는 맞수] 김한길 대 김홍신

    16대 국회 개원이 다가오면서 여야 당선자 가운데는 경력이나 전공분야별로 서로 ‘내가 1등이요’라고 외칠 수 있는 라이벌들이 적지 않다.제1의 전략가를 자부하는 당선자는 물론 자타가 공인하는 당내 경제브레인,화려한 의정활동 경력자 등등. 16대 개원을 앞두고 이들 라이벌 가운데 엄선해 ‘우리는 맞수’란 제목의 시리즈를 게재한다. 민주당 김한길 당선자와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소속당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전략가들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을 재사(才士)형이라고 한다.유머와 재치가 넘치고 말솜씨도 뛰어나 여야를 떠나 동료의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공통점=두 사람은 경력이나 역할이 비슷한 게 꽤 많다. 먼저 소설가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김한길 당선자는 ‘여자의 남자’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다.김홍신 의원도 사회비리 고발 소설인 ‘인간시장’으로 일찌감치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두 사람은 이런 유명세 탓에 방송진행자로도 명성을 날렸다. TV,라디오 할 것 없이 이들이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인기는 대부분 선두권을유지했다.베스트셀러 작가에다 탁월한 방송진행자였다는 점은 이들이 정치권에서 맹활약하는 데 톡톡히 한몫했다. 유려한 필치로 대변인 성명과 논평을 발표하거나 TV토론 프로에 자주 나가당의 이미지 제고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두 사람이 당 총재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둘 다 전국구 재선에 성공한것도 그 결과다. ◆김한길 당선자 역할=김 당선자는 4·13총선에서 ‘1인4역’을 수행했다.총선기획단장에다 선대위 대변인과 홍보위원장을 맡아 당의 총선전략을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관장했다. 선거를 한달 앞두고는 지역구에 출마한 정동채(鄭東采)대표비서실장의 대역까지 맡을 정도였다. 백발(白髮)에 동안(童顔)인 그가 총선판세 브리핑을 할 때면 민주당 출입기자들은 모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김 당선자는 당시를 회고하며 “우리가 사실상 승리한 선거”라며 “방송사의 예측보도만 없었으면…”라고 아쉬워했다.그는 97년 대선때는 방송대책팀장을 맡아 미디어선거를 지휘했고,이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의 정부 개혁정책의 산파역을 담당했다.때문에 국민의 정부 중·후반기에 김 당선자가 또다른 중책을 맡으리란 게 당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홍신의원 역할=김 의원은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사조직 ‘부국팀’에서 홍보기획을 전담하며 ‘아이디어 뱅크’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 총재 연설문 작성과 함께 각종 행사의 사회를 보며 분위기를 띄우는 것은 언제나 그의 몫이다.이 총재의 부드러운 이미지 연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각 시민단체의 15대 의정활동 평가에서도 늘 1,2위를 기록했고,총선 때는대중적 인기도가 높아 전국에서 연설 요청이 쇄도했다.그런 가운데 이 총재를 매일 그림자처럼 수행했다.국회의원의 5월분 세비 반납은 그가 15대때부터 줄기차게 주장하는 분야.이번에도 입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DJ공업용 미싱’ 발언처럼 가끔 독설이 지나친 경우도 있다. 두 사람이 16대에서 어떤 경쟁을 펼칠지 국민들의 관심은 커져만 간다. 한종태기자 jthan@
  • 25일부터 제1회 대전유머페스티벌

    대전에서 웃음보를 터뜨려 전국을 전염시킨다(?)썰렁한 삼행시 개그나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 유머에 흐물거리는 웃음이나 흘리던 우리에게 낯선 페스티벌 하나가 다가온다. 대전시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은행동과 대흥동 일대에서 25일부터 나흘동안펼쳐지는 제1회 유머 페스티벌. 유머와 웃음을 주제로 내건 페스티벌 자체가신선해 보이지만 충청도 양반고을, 대전에서 개최된다는 점도 도드라져 보인다. 주최측은 번잡한 인간사를 초월한 듯 눈매와 입가에 고요함과 그윽함이 번지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의 미소가 이곳 사람들의 심성에 닿아있다고 설명한다.현재 활동중인 코미디언 중에 충청도 출신,그것도 대전사람들이 압도적으로많은 것도 직설적이지 않은 충청도인의 보수성에 기인한다. 또한 급격한 도시팽창으로 고향떠난 이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북적이는 대전에서 웃음보를 터뜨릴 수 있으면 전국적인 ‘웃음 전염병’을 확산시킬 수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내건 케치 프레이즈가 ‘대전이 웃으면 한국이 웃는다’. 창작판소리 ‘오적’과 마당극 ‘밥’을 연출했고 마당극 운동의 선두주자임진택(50)씨가 총연출을 맡은 점도 이채롭다. 행사는 웃음을 통해 문화적 구심점이 흐려 보이는 대전에 정체성을 부여하자는 문화운동적 차원에서 기획됐다.개그 코미디는 말할 것도 없고 설치미술,풍속화,마당극,국악에 담긴 웃음의 실체를 조명하고 심지어 클래식조차 웃음으로 버무린다. 27일 오후7시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대전시립교향악단이 코미디언 엄용수의 지휘로 코믹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려준다. 시민들의 참여 폭도 넓다랗다.도로에 깔린 흰 천 위로 맨발에 물감을 묻혀자유롭게 걸어다니며 흔적을 남기는 퍼포먼스가 26일부터 매일 오전11시부터1시간 진행된다. 유머낙서방,유머만화방 등 거리에서 참여할 수도 있고 홈페이지(www.huhahaha.co.kr)의 인터넷 유머카페를 통해,그리고 인터넷 유머 애니메이션 콘테스트에서 N세대의 실험정신과도 만난다. 피에로와 마임도 빠질 수 없다.캐나다 출신 마임이스트 다도가 은행동과 대흥동 일원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고 내국인 피에로들은 저글링 등 묘기를자랑한다. 대전광역시와 지역 기업들이 기꺼이 후원했다. 문의 (042)600-2412
  • [우리학원 명강사] 한교고시 영어 유수연씨

    “국가조직의 기둥은 누가 뭐래도 공무원들입니다.그 꿈을 이루기 위해 땀흘리는 사람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큰 보람이죠” 공무원시험 학원가의 몇 안되는 여강사인 한교고시학원의 유수연(柳受延·36·영어)강사는 자신의 직업에 대해 충분히 만족하고 보람을 얻고 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지난 92년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처음 강단에 섰을 때 주위의 시선은차가웠다.‘꽤 힘들텐데…’라는 걱정부터 ‘여자가 어디 제대로 가르치기나 하겠어’라는 편견까지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때문에 첫 몇개월 동안은 쉬는 시간에도 교무실이 아닌 화장실이나 복도에 서있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학원쪽 역시 유강사에 대해 반신반의했다.그래서 처음 받은 강의는 고작 2개.그러나 한 달,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강의가 끝날 때마다 작성하는 수강생들의 강의평가 설문 결과는 유강사에 대한 학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확인시켜줬다. 유강사의 실력이 수강생들로부터 직접 확인되며 ‘흔치않은 젊은 여강사’가 아닌 ‘잘 가르치는 영어 강사’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유강사는 “내 강의는 정말 재미없다”고 스스로 평가한다.테이프를 통해강의를 들었던 한 학생에게 “어떻게 한 시간 수업하면서 농담 한마디 안할수 있는지 놀랐다”는 말을 들을 정도란다. “재미있는 얘기를 해보려고 밑줄을 그어가며 유머집을 읽어 보기도 했다”는 유강사는 “재미있는 강의를 하는 것보다는 쉽고 명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재능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9급 공무원,경찰직 공무원 합격자의 상당수가 유강사의 강의를 거치다보니일선 공무원중 유강사를 아는 사람은 많다.가끔 구청이나 경찰서에서 당시수강생을 만나기도 한다는 유강사는 그들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때 가장 뿌듯하단다. 유강사가 말하는 공무원 수험 영어 성공 비결은 뭘까.다름아닌 문제 유형을 익히고 반복하는 것.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그들의성공이 나의 성공이고 우리 국가조직의 성공입니다”박록삼기자 youngtan@
  • 영화마니아 위한 축제 ‘필름·비디오 페스티벌’

    영화마니아들에게 귀가 번쩍 뜨일 소식.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영화가에는 축제가 풍성하다.국내외 실험영화의 정수를 선보일 ‘블랙마리아 필름&비디오 페스티벌’(5월25∼27일)이 테이프를 끊으면,다시 연례 독립영화축제로뿌리내린 ‘인디포럼 2000’(5월27일∼6월4일)이 5번째 잔칫상을 차린다. 이어지는 ‘제2회 세계 단편필름 페스티벌’(6월2∼9일).최근 2년간 제작된 국내외 우수 단편 100여편을 만나볼 수 있다.한두 편쯤 취향대로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겠다. [블랙마리아 필름&비디오 페스티벌] 미국에서 탄생해 올해로 19회째를 맞는‘블랙마리아 필름&비디오 페스티벌’이 처음으로 아시아권으로 나들이한다. 네오필름 주최로 서울 정동A&C에서 열리는 행사의 출품작은 38편.길어야 20여분,짧게는 2,3분짜리인 작품들의 상영시간은 모두 다 합쳐도 340분에 불과하다.그러나 1인 혹은 소수집단이 만들거나 기존 상업영화권에 먹혀들지 않는 사적인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실험성 짙은 작품을 선호하는 마니아나 영화학도들에게 크게 어필할 듯하다.한국산(産)은 14편 상영된다. 부대행사도 있으나 영화만 집중감상하려면 26일 오후 6시부터 9시30분까지,27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시간을 내면 된다.(02)422-9933,www.neobmff.com[인디포럼 2000] 독립영화협회 주최로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의주제는 ‘교감’이다.극영화 및 실험영화 부문 36편, 다큐멘터리 16편, 애니메이션 16편,해외초청작 14편 등 모두 82편이 나온다. 개막작은 두밀분교 폐교반대운동을 벌인 주민들의 후일담을 담은 홍형숙 감독의 ‘시작하는 순간-두밀리,두번째 이야기’,폐막작은 이지상 감독의 신작디지털 영화 ‘그녀 이야기’.두편 모두 이번에 국내 첫 공개된다.지난해 국내외 여러 영화제들에서 호평받았던 작품 9편이 특별상영된다. 그중 사전제작지원으로 만들어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감독 류승완),‘베이비’(감독 임필성)를 주목해볼 만하다.(02)595-6002[제2회 세계 단편필름 페스티벌] 이손기획 주최로,지난해에는 프랑스 단편필름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었던 페스티벌이 올해는 더 양감있어졌다.범위를확장해 극영화를 비롯해 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까지 최근 2년간 제작된 세계각국 단편 100편이 두루 선보인다.그래서 붙은 부제가 ‘세계 영화제가 열광한 100인의 감독,단편걸작 100선’.장 뤽 고다르,아키 카우리스마키,에릭 로메르 등 거장들의 우수단편들을 한자리(서울 코아아트홀)에서 대면할 수 있는 드문 기회다.14개국 단편걸작 31편과 한국 우수단편 20편이 나오는 ▲주제전-도시로 열린 창을 비롯해 ▲브리티쉬 유머 ▲북유럽 유머 ▲프렌치 유머 ▲프랑스 거장 회고전 ▲시네마 오프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02)3445-3813황수정기자 sjh@
  • ‘참가족’일깨우는 책 ‘봇물’

    5월은 가정의 달.가족들이 단란한 시간을 함께하려고 여느 때보다 한층 더노력하는 달이다.손을 맞잡고 나들이를 하거나 선물을 주고받으며 도타운 정을 나누기도 한다.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키워가는데는 다른 사람의 경험도 큰 보탬이 된다.그래서인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방법론까지 제시하는 신간들이 이달 들어 풍성하게 나왔다. ‘가시고기 아빠 장종수씨 그리고 한결이와 새힘이 이야기’(예림당,값 5,000원)는 부인 없이도 5년째 두 아이를 밝게 키워가는 저자 가족의 애환을 그렸다.알을 낳자마자 떠나버리는 어미를 대신해 자신의 살까지 내어주는 아비가시고기를 닮았다. 그는 왼쪽 팔이 성치 않다.부인은 사이비종교에 빠져 큰 빚만 남긴 채 사라졌다.야간 간병일과 구연동화가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간다.물질적으론 항상부족해도 아이들에게 늘 웃음을 선사하려고 애쓴다.‘일요일은 일단 웃는 날’을 위시해 일주일 내내 웃도록 웃음달력을 만드는 등 유머를 즐긴다.도시락을 쌀 때나 집을 비울 때 짧지만 사랑이 담긴 쪽지편지를전한다.매일밤아이들을 품고 동화를 읽어준다.방송국 주최 동화구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을정도로 수준급이다. 초등학교 6학년 딸이 ‘엄마 찾아 3만리’ 독후감 숙제를 받아와서는 “왜하필 그 책이냐”며 펑펑 울 때,위험한 놀이를 계속하는 딸에게 신문지 몽둥이로 매를 가할 때는 가슴이 미어지는 듯 했다.그러나 대화와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98년에는 ‘올해의 좋은 아버지상’을 탔다. 어린이들이 어려운 일을 당하더라도 절망하지 않고 맑게 자랄 수 있고,부모들도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어린이의 세계를 이해하고 함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이 책은 던진다. ‘젖병을 든 아빠,아이와 함께 크는 이야기’(돌베개,값 8,000원)는 늦깎이아빠 이강옥 교수(영남대 국어교육과)가 첫 아이를 홀로 키운 육아에세이다. 부인의 유학으로 젖먹이 때부터 세살 무렵까지 한시적이기는 했다.그러나그간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다.밤마다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14일동안불면증에 시달리면서도 진정 화를 내본 적이 없단다.아이 업고 젖병 들고제자의 결혼식에참석하기도 했다.그러는 사이에 “내 빈약한 젖꼭지에서도젖이 흘러내리는 듯”할 정도로 모성이 무르익어갔다. 저자는 육아가 여성의 몫이 아니라 아빠의 행복한 권리라고 단호하게 말한다.아이가 자신을 키우는 또다른 ‘아이’를 넉넉하고 참을성 있는 어른이되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뜨란,박지민 옮김,값 7,000원)는 중국 인민일보 사진기자 지아오보(焦波)가 60여년 동안 해로한 80대 노부모의 최근 20년간 모습을 꾸밈없이 촬영한 사진과 100년에 걸친 가족사,산동지방 산촌의 정감어린 삶의 풍경에 대한 추억을 담은 사진산문집이다.험난한 세월을 이겨낸부모세대의 강인한 의지와 가족을 위한 희생이 우리에게도 낯설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엄마 아빠,사랑해요’(씨앗가게,값 6,000원)는 초등학생들이 부모와 대화를 통해 직접 글을 쓰고 초상화와 삽화도 그려넣은 부모님 전기다.저자 서성원 교사(상천초등학교)는 이 교육프로그램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나침반출판사는 아들과 딸의 인생을 잡아줄 지침서인 아버지 학교 시리즈 1,2권을 냈다.마이클 패리스 지음,값6,000원김주혁기자 jhkm@
  • 삼미 부회장서 웨이터 전업, 서상록씨 SBS MC 데뷔

    대기업 최고 간부에서 웨이터로 전업,화제가 됐던 서상록 전 삼미그룹 부회장이 활동영역을 브라운관으로 넓혔다. 서상록씨는 내달 1일부터 시작하는 SBS ‘엔포다큐 아는 것이 힘이다’ (오후7시15분)의 고정 MC로 나와 풍부한 인생경험을 토대로 각종 정보를 특유의 유머와 섞어 맛깔나게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또 5월 20일부터 선보일 SBS 새 주말시트콤 ‘돈.COM’에 손님들의 돈에 얽힌 고민을 들어주고 은근슬쩍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바텐더 역까지 맡는등 노익장을 자랑한다. 전경하기자
  • 엄마 아빠 재미난 공연 보러가요

    어린이날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매년 이맘때면 ‘그날을 어떻게 보낼까’하고 부모들은 고민하기 마련.사람 넘치는 유원지에 갔다가 후회하지 말고아이와 함께 공연예술을 즐겨보자.올해도 연극·뮤지컬·음악회·무용 등 다양한 공연이 준비돼 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은 5일 다채로운 행사를 묶은 ‘어린이날 축제 한마당’을연다.오후3시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디즈니 콘서트’에선 서울심포니와 연합어린이합창단,어린이 바이올리니스트 등이 ‘피노키오’를 비롯한 디즈니만화 주제곡과 동요모음곡을 들려준다.탤런트 박영규와 TV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아역 탤런트 김성민이 사회를 맡는다. 극단 사다리의 어린이 연극 ‘내 친구 플라스틱’(문화사랑방)과 연예인들이 대거 나오는 뮤지컬 ‘테크노 피노키오’(오페라극장),‘고구려 철갑기병대전’전시회(미술관)도 볼만하다.요요 배우기,미니어처 프라모델, 마술놀이, 고적대 및 의장대 공연,캐릭터 쇼도 곳곳에서 펼쳐진다. 콘서트홀에선 4일 저녁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챔버오케스트라가 ‘어린이를 위한 클래식’,5일 저녁엔 정치용이 지휘하는 뉴서울필하모닉이 아나운서 이금희의 해설로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를 공연한다.리사이틀홀에선 5일 낮 ‘유아를 위한 고급 클래식 음악회’도 마련된다. 국립국악원이 3∼5일 저녁 예악당에서 공연하는 ‘춤과 노래로 그리는 우리이야기-꿈동이의 이야기 숲 나들이’도 어린이용.현대무용과 발레,한국무용이 한국 고유의 선율과 만난다.로비에선 공연 캐릭터를 그려주는 ‘꿈동이의얼굴에 꿈그리기’, 주제가를 따라 배우는 ‘꿈동이의 생생 노래방’같은 이벤트도 함께 준비되고 있다. 국립극장은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파란 마음 하얀 마음 축제’를 5∼7일 연다.‘곰곰이사진전’은 소년소녀 가장과 보육원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곰곰이 사진학당’의 수료를 기념하는 행사.불우어린이 1,000명을 초청하여 대극장에서 부페식으로 점심을 제공하는 ‘곰곰이 정찬’이끝나면 국립창극단의 완판창극 ‘수궁가’가 개막에 앞서 선을 보인다. 국립극장 야외공연장에서는 5∼14일 극단 현장의어린이마당극 ‘백두거인’이 공연된다.창작설화인 백두거인 이야기와 바보온달·평강공주의 전통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장면마다 전래동요와 옛놀이를 담아 교육효과를높였다. 호주 극단 서커스오즈의 초청공연은 5월 3∼8일 LG아트센터에서 마련된다. 단순히 서커스 기술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면의 이야기를 엮어연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점이 특징.호주인의 개성과 유머, 재치가 듬뿍담겨 있어 온가족이 즐기기에 적당하다.환경보호차원에서 동물을 등장시키지 않는 점도 색다르다. 대학로에서는 서울발레시어터가 3∼7일 전막 발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가족을 위한 무대를 만든다.클래식에서 부터 현대음악과 팝은 물론 테크노에 이르기까지 망라된 22곡으로 4막을 꾸민다. 샘터파랑새극장에서도 극단 사다리가 2∼31일 연극 ‘날개를 훔친 도둑’으로 어린이들을 불러모은다.세상의 모든 물건을 훔치고 싶어하는 도둑이 천사를 만나 잘못을 깨닫는다는 줄거리.자녀가 남의 물건을 함부로 가져와 고민하는 부모라면 같이 보면서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정동극장은 5∼7일 전래동화 ‘은혜갚은 호랑이’에 전통놀이를 첨가해 재구성한 ‘호랑이이야기’를 올린다.이밖에 경기도 양평에 있는 바탕골예술관은 5일 무용과 음악·연극이 어우러진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매니아 브라스 앙상블이 ‘피리부는 사나이’공연을 마련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시대가 탁류 건너는 두자매 이야기, SBS 새주말국 ‘덕이’

    SBS가 22일부터 선보이는 새 주말극 ‘덕이’는 드라마 속에 많은 내용을 어떻게 버무리는가가 관건일 것 같다. 여순반란 사건부터 광주민주항쟁까지 수많은 사건이 발생한 30여년 역사에창(唱),산삼 등 우리것 이야기를 담아내려는 작가 이희우의 욕심이 대단하기때문이다. 작가는 “역사는 하나의 배경일 뿐이며 가족사가 중심”이라고 밝힌다.여기에 자매가 아니면서 자매로 살아가는 두 여성이 선과 악으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22일 방송되는 첫회에서는 주인공 귀덕의 출생과정과 심마니 생활을 그렸다. 빨치산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정미소 집에 맡겨졌다는,다소 억지스러운 출생비밀이다. 탤런트 고두심과 귀순배우로는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김혜영의 출산연기가 리얼했다. 이어 시간이 훌쩍 건너뛰면서 심마니로 나선 귀덕이와 어머니가 산삼을 찾는 과정이 방송된다. 첫회에 빨치산과 군경의 전투 장면과 개장마니(심마니들이 여자를 부르는 말)어인님(산삼 캔 경험이 많은 사람)등 심마니 세계에서만 쓰는 단어들이 쏟아져 나와 시청자들을 꽤 불편하게 한다.앞으로는 산삼과 약초를 캐는 장면에서 자연스럽게 한의학을 잠깐 소개하고 요리집에 맡겨진 귀덕을 통해 창(唱)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이처럼 많은 내용을 담는 부담감을 제작진은 드라마 중간중간 유머스러움을 배치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바람난 가장 정한구 역의 박영규와 이발소를 운영하는 조형기가 무거워지기쉬운 드라마에 웃음을 선사하는 몫을 맡았다.그러다 보니 박영규 모습은 SBS시트콤 ‘순풍산부인과’와 너무도 닮은 꼴이 됐다. 조형기 역시 늘 해온 역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닮은 꼴은 하나 더 있다. 귀덕을 맡아 키우고 집 나간 남편 대신 자식들을 키우는 강인한 어머니 역의 고두심이다.고두심은 “처음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늘 하던 배역이라 망설였다”면서 “겉모습은 같을지 몰라도 그 내면은 이전에 연기한 것과는 다른 모습을 만들어낼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전경하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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