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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회 프랑스영화제’ 참석차 訪韓, 영화’통행증’ 감독 타베니에 배우 강블랭

    “과거를 모르는 사람은 그런 과거를 다시 겪게 됩니다.‘통행증’은 과거의 기억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저항정신에 관해 말한 영화죠.” 베르트랑 타베니에(61)감독은 ‘카이에 뒤 시네마’등에서 영화평론을 쓰다가 지난 73년 ‘생 폴의 시계상’으로 감독 데뷔한 이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다.본인이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프랑스의 켄 로치’인 셈이다.그가 ‘제2회 프랑스영화제’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올해 베를린영화제 남우주연상(은곰상)을 받으면서 뒤늦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자크 강블랭(44)과 동행했다. 두 사람과의 만남은 시종일관 진지했다.가볍거나 상식적인 질문을 던지면 이 노감독의 반응은 “영화를 보면 다 알 수 있는 걸 왜 묻나.”하는 식이었다.하지만 진지한 얘기를 할 때면 오랜 세월 축적해 온 그만의 신념이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한마디 한마디를 빛나게 했다.“한 주인공만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배우들의 모습을 모두 담고 싶었습니다.마치 곡예를 하듯 카메라가 롱테이크로인물들 사이를 비집고 다닌 것은 그 때문이죠.” 베를린영화제 수상 전까지는 상운이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는 강블랭은 이런 감독의 스타일이 수상의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고 설명했다.“타베니에 감독은 정해진 틀에 맞춰 영화를 찍지 않습니다.마치 눈(雪)밭에 첫 발을 내딛듯 감독 촬영감독 배우 등 전 스태프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의견을 나누죠.배우의 에너지도 자연스럽게 상황에 따라 흐를 수 있도록 해 줍니다.그런 공동 작업의 결과로 제가 상을 탄 것이죠.” 그는 “‘감독은 입이 무거운 곰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바로 그 점이 은곰상을 안겨준 것 같다.”는 농담도 덧붙였다. 영화 ‘통행증’은 나치 점령기를 산 영화 조감독과 시나리오 작가인 두 남자의 삶을 통해 예술가로서의 책임과 사회참여에 관한 고뇌·갈등을 그린 작품.강블랭을 조감독 장 드베브르 역에 캐스팅한 이유로 타베니에 감독은 “수많은 색깔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기 때문”이라면서 “특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도 유머를 가볍지 않게 소화해낼 것으로믿었다.”고 말했다. 강블랭은 80년대 중반 영화배우를 시작했다.“73년부터 극단에서 배우들에게 조명을 비추고 음향을 체크하는 일을 했죠.그러던 어느날 제가 엄청난 욕구불만에 쌓여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기를 쓰고 배우가 됐다.타베니에 감독과는 ‘통행증’이 첫 만남이다. 지난해 스크린쿼터제 유지를 지원하러 부천영화제를 찾은 타베니에 감독은 “임권택 감독이 정부 청사 앞에서 삭발하던 모습이 기억에 생생하다.”면서 “프랑스에서도 이런 것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그는 한국영화에도 관심이 많다.“‘취화선’은 감독의 개인적인 면이 드러난 훌륭한 작품입니다.‘박하사탕’도 인상적이었죠.” 오는 11월 개최될 부산국제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이 될 것 같다는 타베니에 감독.수많은 출연 제의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강블랭.그 둘이 만든 ‘통행증’등 12편이 선보이는 이번 프랑스영화제는 20일까지 서울 강남 센트럴6시네마에서 열린다. 김소연기자 purple@
  • 월드컵/ 포르투갈전 유머 백태

    ‘2-8-1 포메이션으로 포르투갈을 잡아라.’ 월드컵 한국-포르루갈전을 앞두고 네티즌들이 포르투갈을 꺾을 수 있는 ‘16강 필승 전략’을 쏟아내고 있다.골키퍼가 앞에 서고 8명의 선수는 골문을 막으며 2명은 골대에 매달린다는 ‘2-8-1 포메이션’처럼 웃자고 만들어낸 것이나 월드컵 16강을 위해 또 4년을 기다릴 수 없다는 국민들의 여망이 담겨 있다. 네티즌 ‘다찌’는 “얼마 전까지 포르투갈의 올리베이라 감독은 한국 선수의 등번호도 몰랐다.”면서 선수들의 머리를 빡빡 밀어 안정환인지 설기현인지 구별 못하게 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제안했다. TV광고에서 골을 부탁한 선수들이 실제로 잇따라 골을 성공시키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탤런트 장나라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는 이도 많다.좀 더 많은 선수들에게 뽀뽀를 해달라거나 포르투갈 선수들에게 ‘자살골∼쪽!’을 하라는 부탁 등이다. ‘단군의 저주’를 내세우는 네티즌도 있다.‘단군의 저주’란 우리나라를 5대0으로 이긴 네덜란드,체코는 예선탈락했고 프랑스는 무득점으로 16강에조차 오르지 못한 것을 가리킨다.지난 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에우제비오를 앞세워 북한을 5대3으로 꺾은 포르투갈도 이 저주를 피해갈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붉은악마’ 응원단은 지난번 대구에서 비 때문에 엉성하게 했던 카드섹션을 이번 한국-포르투갈전에서는 멋지고 완벽하게 해내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
  • 네티즌 월드컵 유머 만발 “”최규선 보내 히딩크 귀화시키자””

    “대학에 가장 어렵게 들어간 월드컵 선수는 이천수 선수다.재수·삼수도 모자라‘이천’수나 했다.” ‘월드컵 유머’가 네티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선수들의 이름이나 골 세리머니 모습을 애교있게 풀이하거나 광고를 패러디한 것이다. 이천수와 이탈리아의 수비수 말디니에게 물었다.“너 말띠니?”스페인의 멘디에타가 버스에 오르며 프랑스의 리자라쥐에게 한마디 한다.“맨뒤에 타.”그러자 리자라쥐는 “니 자리지?”라며 자리를 양보했다. 파울이 잦은 잉글랜드의 공격수 로비 파울러와 일본의 낚시광 나카타가 만났다.이들이 마신 맥주값은 독일의 비어호프가 계산했다. 잉글랜드의 개리스 사우스게이트(South gate)는 한국의 남대문에서 살고 싶다고한다. 물에 절대 빠지지 않는 나이지리아 공격수 카누는 장대비가 내려 수중전이 되기를 바란다. “히딩크,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내보내고 있는 모 카드회사는 한때 한국팀이 부진을 면치 못하자 “히딩크,당신이 축구하세요.”라는 문구를 검토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돈다.다른 카드회사는 “선수 여러분 힘내세요,제가 맛있는 거 사드릴게요.카드빚 내서 사드릴게요.”라는 광고를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에 네티즌들은 배꼽을 잡는다. 희대의 사기꾼으로 말재주가 뛰어난 최규선을 히딩크에게 보내 귀화를 설득하자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귀화한 히딩크는 ‘상암동 히씨’의 시조(始祖)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폴란드전에서 첫골을 성공시킨 황선홍이 손가락으로 키스를 보내며 박항서 코치에게 달려간 이유는 히딩크가 “나 여자 친구 있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기 때문이라고 우기는 네티즌도 있다. 윤창수기자
  • 책/ 책꽂이

    ●인사동 가고 싶은 날(디자인하우스 엮음) 부제 ‘살아 있는 박물관 인사동 찬찬히 둘러보기’.지난 반년간 인사동을 샅샅이 훑어 만든 책으로 구역별로 상세한 지도와 상품 소개를 꼼꼼하게 소개했다.부록으로 ‘인사동 가서 먹고 싶은 날’을 실었다.디자인하우스.2만원. ●파놉티콘(홍성욱 지음) ‘정보사회 정보감옥’이라는 부제 그대로 CCTV,몰래카메라,이메일 검색 등 사이버 공간에서의 감시와 역감시 현상들을 고찰했다.죄수를 교화할 목적으로 설계한 벤담의 원형감옥 ‘파놉티콘’의 중앙감시 공간과 현대 일상의 닮은 점을 비교하면서 역감시의 가능성을 모색했다.책세상.3900원.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틱낫한 지음,류시화 옮김) 달라이라마와 더불어 현대세계에서 ‘두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불리는 영적 지도자 틱낫한의 깨어있는 삶의 예술.베트남 출신의 선승이자 평화운동가인 저자의 ‘차 마실 때는 단지 차만 마셔라’식 가르침 등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저서와 강론을 추렸다.명상CD 수록.김영사.9500원. ●영웅들이여 말하라(마이클H 로소브 지음,김정수 옮김) 1772∼1922년 남극을 탐험하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 탐험가들의 역동적인 기록.제임스 쿡에서 어니스트 H.섀클턴까지 세계지도를 바꾼 영웅의 기록들이다.시아출판사.1만 2800원. ●ACTⅢ(김형태 등 8인 지음) 게임그래픽·애니메이션·만화 부문에서 새로운 시각예술을 선도하는 나예리 김수용 등 젊은 작가들과의 인터뷰,신작 3점,작품 브로마이드를 담은 화보집.디자인하우스.2만원. ●컬러 리더십(신완선 지음) ‘자신만의 색깔,자신의 강점으로 리드하라.’자신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리더십을 발굴,배양해 목표에 이르도록 하는 리더십 가이드북.다양한 형태의 리더십 구분과 이에 대한 의미 부여가 이색적이면서 설득력있게 다가온다.더난출판.1만 8000원. ●일하는 여자들의 손자병법(친닝추 지음,노진선 옮김) 일도,사랑도 자신의 의지대로 하고 싶은 요즘 여성들의 라이프 전략에 어울리는 전략서.손자병법을 여성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도(道)=페어플레이,천(天)=타이밍,지(地)=파워,장(將)=리더십,법(法)=매니지먼트’식의 해석이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명진출판.9000원. ●기분 좋은 아침을 여는 아로마 마사지(김동숙 지음) 최근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는 식물성 에센셜 오일을 이용한 마사지 백과.‘향기요법’인 아로마 테라피를 통해 누구나 시간과 돈의 부담없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소개했다.뜨인돌.1만 5000원. ●인맥 만들기(나카지마 다카시 지음,정성호 옮김) 많은 사람들이 인맥의 영향력과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인맥을 구축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답을 준다.성공의 키워드를 ‘인맥’으로 잡고 펴낸 ‘인맥 백과사전’이라 할만하다.현대미디어.8000원. ●짜임새 있는 연설(전영우 지음) 아나운서 30년,대학교수 20년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저자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한 대중연설 지침서.‘좋은 연설,잘 한 연설’이란 무엇인가를 함축적이고 설득력있게 설명한다.민지사.1만원. ●재미있는 리더가 사람을 움직인다(김은태 지음) 스스로를 ‘유머 평론가’로 소개하는 저자가 국내외 유명인사들의 에피소드를 곁들여엮어낸 유머 처세술 교본.유머가 성공의 필수조건이라고 전재하고 그 요체를 재미있게 풀어내 단숨에 읽게 만들었다.대산출판사.7800원.
  • 연극 리뷰/ 극단 유 ‘생존도시’

    왜 연극이나 영화에서 미래는 언제나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울까.극중 미래가 현실의 또다른 거울이라면,현실에 대한 비판이 예술의 한 본령이기 때문일까.극단 유의 ‘생존도시’도 스산한 SF의 계보를 따라 잿빛 풍경을 무대에 고스란히 옮겨 놓는다. 테크놀로지에 희생된 미래가 아니라,식량과 자원이 고갈돼 생존본능만이 판치는미래가 배경이다.눈에 핏발을 세우고 먹이를 찾아 헤매는 인간들.먹이가 없는 고양이는 새끼를 잡아먹고,새는 새끼를 살리고자 다른 새끼를 고양이 밥으로 준다.오로지 살기 위해 남을 죽이고,친구를 팔아먹는 이 미래의 ‘생존도시’는 경쟁 속에서 남을 밟고 살아가는 현대도시의 삶을 상징한다. 떠돌이 검객 태수(이국호)와 김사장(김명원)의 대립구도도 흥미롭다.태수는 김사장 곁에 있던 유리(이서림)와 함께 도망치지만 결국 먹을 것을 찾지 못해 유리를죽게 한다.김사장은 폭행을 일삼는 악당이지만 사랑하는 여인이 떠나가자 절규하며 태수를 찾아 한판 결투를 벌인 뒤 결국 자살을 택한다.어느 누구도 승리하지 못한 채끝나는 결말.생존 앞에서 선악의 이분법조차 무의미해지는 현실을 그렸다. 이 연극이 무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여러명이 무술로 대결하며 연극에서 보기 힘든 화려한 액션 무대를 선사한다.엽기적인 웃음도 곳곳에 심어 놓았다.염소에게 인분을 먹여야 젖이 나온다며 억지로 변을 보려는 장면,황금박쥐·배트맨이 등장하는 박쥐 원로회의 등 황당한 유머가 폭소를 자아낸다.하지만 극의 전체적인 어두움과는 겉돈다는 느낌을 준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주유소 습격사건’‘화산고’의 무술감독 배재일이 1년동안 배우들에게 검도,태껸 등을 가르쳤다. 연출을 맡은 조광화는 연극 ‘남자충동’으로 1998년 동아연극상에서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은 실력파.인디 록밴드인 ‘황신혜밴드’의 리더 김형태가 음악을 맡아극에 속도감을 더했다.23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 오후 4·7시,일 오후 3·6시(월 쉼).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3-9784. 김소연기자 purple@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월드컵과 기상위성

    스포츠서울에서 강주배 화백이 연재하는 만화 ‘용하다 용해’가 예리하게 찌른날씨 관련 이야기가 있다.꽤 전에 실린 내용으로 코믹 캐릭터인 ‘무대리’가 다니는 회사에서 등산을 가는 날,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야외로 나온 무대리는 휘파람을 불며 기분 좋게 산을 오른다. 번득이는 위트와 유머가 오고가다 점심때가 되어 도시락을 먹으려는 순간,소나기가 쏟아지자 무대리는 “누가 날 잡았어,기상청에 묻고 정할 일이지.”라며 투덜대고 일행은 비를 피해 식당을 찾아 들어간다. 무대리는 특유의 어투로 날씨를 탓하는데 한쪽 구석에서 어두운 얼굴로 아무 말없이 식사만 하고 있는 무리가 있자 회사 직원들이 수군댄다.“저 사람들도 비 맞았나봐.”“근데 왜 저러고 있지?”“사이비 종교집단인가?”“조폭 아냐?” 그러다어두운 얼굴로 식탁에 모여 있는 사람들 앞에 ‘기상청 체육행사’라는 현수막이걸려 있는 마지막 장면에 많은 사람들이 폭소를 터뜨렸으리라. 그런데 몇년전 기상청 체육행사 때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강물엔 유람선이 떠있는 아,대한민국이 자랑하는 화창한 가을날씨.한강 둔치에서 족구도 하고,배구도 하면서 부서별 대항전을 벌이는 체육행사였다. 대부분 이러한 행사는 한달여 전에 정하기 때문에 아무리 기상청이라 해도 좋은날씨로 택일할 수 없는 노릇.그날 그렇게 맑고 파랗던 가을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강한 바람과 함께 소나기가 한강 둔치 부근에만 쏟아졌다.그러니 걸어놓은 현수막을 황급히 걷을 수밖에 없었다.투수가 던진 강한 공이 야구 주심의 마스크를 때리면 위로하기보다는 박장대소하는 사람들 심리처럼,기상청 행사와 소나기는 사람들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소재로 왕왕 등장한다. 이렇듯 날씨는 만인의 관심사다.학교 소풍날 잡을 때를 비롯해 수년전부터 전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 행사를 준비하면서도 제일 먼저 챙기는 일이 ‘그 날 날씨는 어떨까?’였다. 만약 기상예보가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기상인이기에 만약을 생각해본다.사람들은 기온이 뚝 떨어져 추워진다는 예보를 들었기에 코트를 꺼내거나 비닐하우스 농작물을 살펴보고,비가 온다기에 새로 산 옷을 입지 않고,콘크리트 타설을 미룬다.집중호우가 예상된다는데 배낭 메고 집 떠나는 사람은 없다.눈이 많이 온다는 예보에 산에서 빨리 내려온다. 공기와 물의 존재를 잊고 살듯 기상예보의 이로움을 잊고 산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기에 기상청은 정확한 기상예보를 위해 노력할 일이다.이를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그 중 하나가 독자적인 기상위성을 갖는 일이다. 우리나라가 기상위성을 직접 운영하게 되면 일본이나 미국처럼 한반도에 다가오는 집중호우,태풍,한파,황사 등을 10분 내외의 짧은 시간 간격으로 감시할 수 있고,우리나라 날씨에 영향을 주는 주변의 넓은 지역을 항상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월드컵을 개최하며 스포츠 선진국을 입증하듯 우리의 독자기술로 제작한 기상위성을 쏘아 올려 우리도 명실상부한 기상선진국으로 도약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상재해예방에 기여할 때다.월드컵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듯이 말이다. 안명환 기상청장
  • 정치 뉴스라인/ ‘빠순이’유머로 한대 머쓱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15일 10대 소녀들 앞에서 “빠순이 부대…” 운운했다가 썰렁해진 분위기에 머쓱해 했다. 이 후보는 스승의 날을 맞아 15일 서울 대조동 동명여자정보산업고등학교를 방문,일일교사로 강단에 섰다.강당에 모인 350여명의 여학생들 앞에 선 이 후보는 불쑥 ‘빠순이부대’로 입을 열었다.“여러분들 보니 명랑하고…빠순이부대가 많을 것 같아요.우리 당에도 많아요.지방 돌아다녀보면 오빠부대 많아요.오빠가 아니라 ‘늙빠’지,늙은 오빠….” 폭소를 기대했건만 그러나 장내 분위기는 달랐다.말뜻을알아듣고 웃는 여학생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의아해하며 술렁거렸다.이 후보가 말한 ‘빠순이 부대’란 인기스타를 좇아 방송국 등을 찾아다니며 ‘오빠∼’를 외치는 10대소녀부대다.그러나 기성세대 일부에선 이 말이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통한다.‘10대와 가까운 후보’라는 친근감을 주려고한 말이었건만,정작 학생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던 것이다. 이 후보는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으나 곧바로 책 얘기를꺼내 ‘위기’를 벗어났고,이후 1시간 남짓 자신의 학창시절을 더듬는 것으로 무사히 강연을 마쳤다.그리곤 사진촬영을 하자고 몰려드는 그 ‘빠순이 부대’에 파묻혔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총재는 15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가운데 내각제에 동의하는 쪽과 연대할 수 있다.”고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불교방송 ‘아침저널’ 프로그램에출연,다른 당과의 합당문제에 대해선 “누가 자꾸 끄집어내는지 모르지만 남의 당을 절단내는 발언을 해선 안된다.”며 “그런 이야기한 사람도 없고 할 일도 아니다.”고 못박았다. 김 총재는 민주당과의 지방선거 연대와 관련,“바람직한결과 도출을 위해 양당의,또 양당에 속해 있는 개인의 협력은 얼마든지 환영한다.”고 말했으나,대선공조에 대해선 “정치상황의 진행을 봐가며 지방선거후 선택적으로 숙고할문제이고 현재로선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 [2002 길섶에서] 유탄

    14대 국회때 이른바 상공위 뇌물 외유사건이 터졌다.상공위 소속의 몇 몇 의원들이 한 협회의 돈을 지원받아 ‘호화외유’에 나선 것이 빌미가 됐다.한 의원은 영문도 모른 채 외유에 동참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갑작스레 입원한 부인을 돌봐야하는 동료 의원을 대신한 나들이였다. 사건이 커지자 그는 탈당 압력까지 받았다.고민 끝에 “인생은 유탄에 맞아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남기고 당을 떠났다.당이 자신을 내친 데 대한 섭섭함이 묻어났다.유탄의상처가 너무 컸던 탓일까.이후 그는 몇 몇 선거에서 당시의 억울함을 읍소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끝내 실패했다.외유직전 부인의 병환으로 국내에 남게 됐던 ‘행운’의 의원은 다음 정권에서 장관자리까지 올랐다. 각종 게이트가 꼬리를 무는 요즘 순간 순간의 몸가짐을 되돌아 보게 하는 삽화다.씁쓸하게 물러났던 불운의 정치인의 역정을 두고 누군가가 그랬다.유머러스하다고 보기엔 조금은 안타깝고,안타깝다고 보기엔 유머러스하다고. 최태환 논설위원
  • 새영화/ 켄 로치 감독 ‘빵과 장미’

    일회용품처럼 한번 보고 잊혀지는 가벼운 영화에 식상한관객이라면,모처럼 찾아온 묵직한 작품을 놓치지 말자.좌파의 색깔로 스크린을 채색해 온 영국 켄 로치 감독의 2000년작 ‘빵과 장미’(Bread and Roses·24일 개봉)가 칸·부산영화제를 거쳐 드디어 일반 관객에게 선을 보인다. 파시즘에 맞선 스페인 내전의 아나키스트(랜드 앤 프리덤),딸의 성찬식 드레스를 사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업자 가장(레이닝 스톤) 등 켄 로치 영화의 주인공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빵과 장미’에서는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미화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댄다. 낯선 땅 미국으로 일자리를 찾아온 마야.대도시 한복판에 선 마야를 카메라는 아래서 위로 잡아낸다.빌딩 숲에 선그녀는 거대한 자본주의의 위력에 눌린 채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한 존재로 상징된다. 하지만 ‘혼자서 꾸는 꿈은 꿈일 뿐이지만 여럿이 꾸는꿈은 현실이 된다.’ 미화원 노조에서 일하는 샘은 마야와 동료들에게 그들이 불법노동자라는 이유만으로 지금까지얼마나 착취를받았는지 알려준다.무식해서 근로기준법이뭔지도 모르고 살았던 그들.머뭇거리지만 부당하게 동료가 잘리는 것을 보고 싸움터로 나선다. 위의 줄거리만 보면 리얼리즘 교과서의 뻔한 도식을 좇는 듯하다.켄 로치의 이전 영화들이 다양한 인간 군상을 세밀하게 그리면서 관객의 가슴에 감동과 희망을 슬며시 물들게 했던 것에 비해,이 영화는 분명 보다 선동적이다.하지만 모호한 세상에서 때로는 은유보다 직설이 진실을 더잘 포착할 수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딱딱한 사회문제를 ‘내지르는’ 머리 아픈 영화라고 미리 짐작하지는 말자.대걸레와 빗자루로 할리우드 변호사의 위선에 먼지를 폴폴 날리는 한바탕 소동은 유쾌하다.마야와 샘의 애틋한 사랑도 양념처럼 녹아있다.아무리 구질구질한 삶일지라도 그 삶 속에 숨쉬는 사랑과 유머,작은 행복들.리얼리즘의 정수를 보여주는 켄 로치의 영화는 이 모든 삶의 요소를 아우르는 미덕을 갖고 있다. 생존과 인간답게 살 권리를 뜻하는 ‘빵과 장미’.‘혁명의 달’ 5월에 이 영화를 통해 한번쯤 삶과 사회에 대해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김소연기자 purple@
  • 책/ 어머니는 우리를 25단어로 키우셨다

    월급봉투가 남아나지 않는 술주정뱅이 남편에 대책없는말썽꾸러기 10남매.팔을 걷어붙이고 직업전선에 나서보려해도 변변한 졸업장 하나 없다. ‘어머니는 우리를 25단어로 키우셨다’(테리 라이언 지음,이은선 옮김,바다출판사)는 더이상 나빠질수 없는 이런 상황에서도 아이들에게 행복을 가르쳤던 어머니를,여섯째 딸이 회상한 얘기다.50년대 미국과 세부사항들은 조금씩틀릴지라도 적잖은 우리 어머니들도 겪어봤음직한 어려움들이기에 공감대 이끌어내기에 무리없을듯하다.한때 문학소녀였던 어머니가 찾은 부업거리는 콘테스트.온갖 회사의 상품 홍보를 위한 4행시,5행시 짓기에 닥치는 대로 응모하는 ‘콘테스트 중독자’가 된다.그래서 따낸건 덩치큰자동차,가전제품,현금부터 소소한 농구공,접시세트까지.25단어 내외의 ‘생활시’들이,살림살이에 반짝 광을 내는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아이들을 먹여살린 것이다. 무릇 ‘시’의 원동력은 현실의 괴로움일 터.어머니도 거의 몸으로 그걸 알고 있다.남편이 속썩일 때,아이들이 사고칠 때,쓰레기 분쇄기가 제멋대로 돌아갈 때 한숨쉬고 주저않긴 커녕 어머니는 거기서 더 유머러스한 글감을 찾아낸다.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좇아 언제든 수첩앞으로 뛰어갈 준비가 된 어머니에게 슬퍼할 겨를이란 없다.어머니가 쓴 시들을 우리말로 옮기느라 그 위트를 푹 맛볼수 없게 된게 아쉽다.9800원 손정숙기자jssohn@
  • [씨줄날줄] 옐로 패션

    요즘은 유채꽃 피는 계절이다.제주도에 노란 꽃이 흐드러지는 풍경이 눈에 삼삼하다.노란 유채꿀의 상큼한 맛도 생각난다.화가 장욱진이 그린 ‘자상(自像)’이란 그림은 화폭의 10분의9 정도가 유채를 그린 노란색으로 뒤덮여 있다.너무 튄다는 느낌은 전혀 없고 밝고 유머러스한 동화풍의그림이다. 노란색은 색감(色感)이 다른 색에 비해 아주 다양하다고한다.원래 이미지는 기쁨이며 자애와 이해심을 뜻한다던가.또 평화,휴식,밝음을 나타낸다.반면 너무 짙으면 불안감을주는 색이기도 하다. 수십년 전 옷색깔이 모두 우중충하던 시대에 등록금이 비싼 한 서울 사립학교 초등생들이 노란색 교복을 입었다.그런 개인적 경험에서 노란색을 보면 부유함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궁중요리인 ‘오신반(五辛盤)’은 가운데 노란색나물 주위에 검은색 등 4색의 나물을 놓았는데 노란색은 임금을 뜻했다고 한다. 노란색의 부정적인 의미도 적지 않다. 저속하고 선정적인기사를 싣는 신문을 가리키는 용어인 ‘옐로(yellow)저널리즘’은 1890년대의 산물이다.이 말은 당시 뉴욕 신문왕 조지프 퓰리처에 대항해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가 ‘선데이월드’에 연재만화 ‘옐로 키드’를 게재한 데서 비롯됐다.잘못한 선수에게 경고를 주는 옐로 카드는 1970년 5월 제9차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처음 등장했다.이제는 불친절한 관료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옐로 카드가 쓰일 정도로 확산됐다. 한마디로 색감은 인간의 원초적인 느낌일 뿐만 아니라 개인 경험이나 역사 등에 따라 달라진다.사실 빨간색이 정열적이란 인식은 이 땅에서 그리 오래 되지 않는다.한때 ‘공산주의’의 상징처럼 간주돼 터부시됐다.검은색은 대부분고위 인사들의 자동차에 쓰이는 권위의 색깔인 동시에 영화에서 조폭들이 입고 다니는 음울한 색깔이기도 하다.검은색옷이 패션으로 등장한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는다. 요즘 패션가에 때아닌 ‘옐로 바람’이 분다고 한다.노란색 넥타이는 물론 연노란색 남방도 잘 팔린다.여성 옷 가운데서도 노란색 비중이 20%까지 올라갔다는 이야기도 있다.난데없는 노란 바람은 경기 불황때 어두운 색을 찾다가 호황때 밝은 색을 선호하는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도있다. 아직도 허덕이는 사람은 심기일전할 겸 튀지 않는,밝은 노란색 옷을 입어보면 어떨까.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난센스 디자인의 마술사’ 伊 무나리 숨결을 느낀다

    현대미술이 무겁고 난해하게 느껴지는가.예술이 재미없고 복잡하게만 여겨지는가.이탈리아 현대 디자인의 스승 브루노무나리(1907∼1998)는 예술의 경직성을 거부하고 유머와 놀이로서 대중의 무의식 속에 잠재된 감성을 끌어내 즐거움과감동을 선사했던 독특한 개성의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한 디자인으로 ‘난센스 디자인의 마술사’라고도 불렸던 무나리의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처음으로 마련된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이 올해 첫 기획전으로 5월4일부터29일까지 개최하는 ‘브루노 무나리전’.이번 전시에는 ‘구부러진 포크’‘글자 없는 책’ 등 그의 대표작을 비롯해 그래픽 아트,오브제,생활 제품디자인과 어린이를 위한 놀이기구,그림책 등 정형화되지 않은 다양한 실험 결과물로서의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는 250여점이 선보인다. 1907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무나리는 청년기에 이탈리아 전위예술운동인 미래파 작가에 속해 화가겸 조각가로 활동했다.1930년 모빌작품인 ‘쓸모없는 기계’연작 시리즈를 발표해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나 이 작품은 그가 순수미술에서 디자인으로 방향을 바꾼 계기가 됐다.당시 미래파 멤버들은 기계적인 화려함을 찬양하고 있었던 데 반해 무나리는 기계를쓸모없게 만듦으로써 주류에서 소외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머와 장난기는 무나리의 작가생활 60년 동안 일관된 작품활동의 출발점이었으며 50년대 중반 이후 전념한 디자인 작품들에서도 무한한 상상력 실험의 원천이 된다.무나리는 특히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과 완구 디자인으로 자신의입지를 높였다.그에게 어린이는 합리적 이성주의로부터의 탈피,단순성과 자발성,사회적 통념으로부터의 해방,개혁과 반권위주의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특히 1977년 밀라노의 브레라 미술관에서 시작된 어린이 워크숍은 놀이를 통한 창의력 개발 프로그램으로 세계 각국에서 현재도 실시되고 있다. 양영완 홍익대 조형대학 교수는 “디자이너로서 무나리는 산업을 응용한 예술을 하지도 않았고 예술을 응용한 산업도 하지 않았다.”며 그의 작품철학을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역동성과 유연성의 탐구로 표현했다.그러나 무나리의 작품은심플한 형태와 실용적 기능의 이탈리아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휴머니스트로서 어린이를 위한 정신과 방법론은 어린이 용품들에 널리 응용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작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어린이를 위한 조형교육 워크숍인 ‘학교전의 학교’가 하루 두 차례 열리는 등 ‘참여하는 전시회’로 꾸며진다.워크숍은 무나리가 생전에 직접 기획하고 실천했던 교육방법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무료이나 예약제.(02)580-1538. 신연숙기자 yshin@
  • 성인 전용문화가 몰려온다

    ‘성인의,성인을 위한,성인에 의한’ 문화가 몰려오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퍼지기 시작한 성인문화가 보다 공개적이고 규범적인 TV,영화,만화 장르를 통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불과 2,3년전만해도 성인물은 숨겨야 할 사회악으로 취급받았으나 이제는 숨기는 것이 촌스러운 신조류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 이를 반영하듯 노골적이고 야한 자신의 일과를 인터넷 방송을 통해 거침없이 보여주는 번듯한 여대생들이 생겼다. 가수 싸이는 지난해 2월 욕설과 선정적인 언어가 난무하는자칭 ‘성인음반’을 보란듯이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성인문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채널·다매체 시대를 맞아 안방에 있는 TV로까지 진출했다. 케이블 영화전문채널인 HBO Plus는 지난달부터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심야시간에 ‘에로틱 아일랜드’을신설했다.OCN의 경우 목요일과 금요일 밤 12시에 ‘핫 존’이라는 이름으로 성인영화 블록을 설정했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에는 스파이스 TV와 미드나잇 채널이라는 2개의 성인전문방송이 등장했다.두채널 모두 오후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6시간만 방송한다.스파이스TV는 미국 플레이보이TV와 프로그램 독점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에로영화와 제3세계 성인 영화·드라마·시트콤을 방영하고 있다.또 미드나잇채널은 유럽,동남아,라틴아메리카의 성인영화와 연간 12편 정도 자체 제작한 국내 성인에로 영화를 방송한다. 예전의 등급보류 영화를 상영할 제한상영관도 5월부터 허용된다.관객들은 제한상영관에서 ‘헤라퍼플’‘노랑머리2’‘거짓말’류의 영화를 마음대로 보게 된다.이런 성인영화는상영불가를 의미했던 등급보류 판정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않게 됐으며 마구잡이 가위질 걱정에서도 벗어났다. 그러나 성인문화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며 청소년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묵은 비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아니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의 성인전용채널은 포르노에 가까운 성인영화를 방송해 방송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케이블방송 영화전문채널인 HBO Plus 또한 출범당시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하지 못해 물의를 빚었다.인터넷 성인사이트광고도 청소년에게 무분별하게 전달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있다. 하지만 ‘청소년에게 맥주가 해가 된다고 해서 어른들까지도 항상 우유만 마실 수 없다’는 것이 일반 성인들의 반응이다.회사원 김욱태(27)씨는 “에로 비디오를 빌려서 보는것보다 성인전문 채널과 성인전용 영화관을 이용하는 것이오히려 청소년들에게 덜 해를 끼친다고 생각한다.”면서 “성인문화가 자유로워 질수록 성희롱이나 성폭력 등의 부작용이 경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딴지일보에서 인터넷 성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김원주씨는 “IMF이후 가부장적 권위가 급격 쇠락하기 시작하한 뒤가장 억압적이었던 성에 대한 열망이 봇물 터지듯이 발산되면서 엄청난 성인물이 범람하고 있는 것”이라며 “성인문화를 제대로 즐기는 풍토가 마련된다면 수준도 몰라보게 향상되고 청소년 시청을 차단하는 장치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만화계 새바람 양영순씨 “성인용 모두 性人物만 뜻하는 것은 아니지요”. “성인(成人)물 만화라는 것이 성인(性人)물만을 뜻하는것은 아니예요.” 현재 스포츠 신문에 성인만화를 연재하고 있는 만화가 양영순(30)씨는 95년 데뷔한 이래 한국 성인만화계의 주역을 맡고 있다. 기발한 상상력,철학적인 주제, 간결한 그림체의 ‘양영순표’ 성인만화는 그동안 성인만화가 갖고 있는 음습하고부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성인만화를 양지로 끌어올렸다는평을 받고 있다. 그의 성인물에 녹아 있는 야한 상상력은 번뜩이는 재치와폭소를 유발하는 유머가 버무려져 있다.무엇보다 지하철에서 그의 만화를 꺼내놓고 읽어도 하나도 부끄러울 것이 없다. “소재는 친구들하고 이야기하면서 많이 얻고 있어요.가끔은 성적인 것과 상관없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독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성인물을 그리는 만화가이기 때문에 양씨가 느끼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그를 만나면 순진하고 귀여운 인상에 다들 놀란다.그는 95년 격주간지 ‘미스터 블루’에서 공모한 신인만화가 공모에서 ‘누들누들’로 대상을 받고 만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누들누들’은 98년 만화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히트했다. “만화는 아동용이라는 인식아래 검열이 심해 성인만화가 등장하기 어려웠다는 말을 선배들에게 많이 들었어요.요즘엔 어른 독자들도 많이 늘었으니 본격적으로 성인만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작가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그의 만화는 술자리나 모임에서 유쾌한 폭소를 이끌어내는 힘을 과시한다.그는 지난해 6월말부터 일본 격주간 만화지 ‘코믹 브레이크’에 신작을 연재하고 있다. 그는 “성인들을 위한 캐릭터 사업에도 진출하고 싶다.”며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측면 때문에 어른들마저 즐길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송하기자
  • 방송사 메인女앵커 ‘3인 3色’

    “일반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뉴스를 전달하고 싶습니다.”(MBC 뉴스데스크 김주하 앵커). “시청자와 기자를 잇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앵커가되고 싶어요.”(KBS 뉴스9 정세진 앵커). “취재현장에서 발로 뛴 경험이 있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이해하는 앵커가 될 것입니다.”(SBS 8시뉴스 곽상은앵커). 지난주 SBS 8시뉴스에 곽상은 사회1부 기자가 새로 발탁되면서 지상파 3사의 메인뉴스의 여성 앵커가 새로운 삼국시대를 열게됐다.지난 2000년 10월 MBC뉴스데스크를 맡게된 김주하 앵커가 최고참인 만큼 지상파 방송 3개사의 여성앵커의 신선미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MBC의 김주하 앵커(29)는 시원시원한 목소리에서 남다른기개가 느껴진다.1년 7개월째 메인뉴스를 진행하고 있기때문인지 여유로운 모습이다. “아직도 뉴스가 세상으로 통하는 유일한 창(窓)인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그는 이를 위해 구어체의 문장,잘 알려진 속담 등을 멘트에 사용한다. 그는 “결혼하는 남녀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전달하면서 ‘다행입니다.’라는 멘트를 하겠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물론 부장이 말려서 그만뒀지만요.”하고크게 웃는다.분명하고 솔직한 성격이 남다른 카리스마를내뿜고 있다. 그는 이어 “우울한 뉴스를 전달할 때는 덩달아 기분이안 좋아져요.그런데 뉴스는 안 좋은 것이 많잖아요.일부러 인터넷 유머란을 뒤지면서 기분을 풀기도 해요.”라고 스트레스 해소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제 6개월째 KBS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정세진(29)앵커는 전체적으로 선이 가늘고 단아한 느낌을 준다.차분하고이지적인 이미지가 그의 장점. “아무것도 모르고 의욕만 앞서던 처음보다는 지금이 훨씬 힘들어요.매일밤 시험을 보는 것 같답니다.” 정세진 앵커는 뉴스를 진행하면서 세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단다.관심이 없는 분야라도 좋은 앵커멘트를만들기 위해 억지로 책을 뒤적여봐야 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그는 “‘앵커멘트가 혹시 취재기자의 주제에서 빗나가면 어쩌나?’‘적절한 어휘를 다양하게 구사하고 싶는데,어디서 구할까?’하고 고민하다가 일주일을 다 보내요.황현정 선배가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했나싶어 존경스러워져요.”하고 말하는 태도가 겸손하다. 정세진 앵커는 뉴스를 맡고난 뒤 살찌기 위해 매일 밤 11시에 야식을 먹는다.마른 얼굴과 몸집 탓에 의기소침해 보인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내가 튀거나 인기를 끌기보다는 뉴스가 돋보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4월1일 첫 뉴스를 진행한 곽상은 앵커는 다소 떨려보였다. 그는 “항상 취재하는 입장이었다가 인터뷰를 하니 당황스럽네요.”하고 쑥스러워한다. 사회부에서도 힘들다는 법조출입기자를 1년넘게 했지만‘앵커’라는 새로운 직책이 아직 부담스럽다. “아나운서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발음이나 전달력이 다른 방송국의 두 앵커에게 뒤질까봐 걱정이에요.일주일에 4∼5시간씩 발음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의 현재 가장 큰 목표는 한수진 앵커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것. “현장 취재기자의 핵심을 읽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부드러우면서도 나만의 색이 강한 앵커가 되고 싶습니다.” 얼떨결에 앵커로 발탁돼 모르는 것이 많다고 엄살이지만열의와 포부가 다부지다. 이송하기자 songha@
  • 특정후보 인신공격·유언비어·욕설 난무, 정쟁에 멍든 인터넷 게시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인터넷 게시판이 후보자 인신 공격,욕설,유언비어 등 ‘저질’ 정쟁으로 변질되고 있으나 규제할 법규나 대책이 없어 문제로 지적되고있다. 특히 이같은 글이 각종 동호회 게시판에까지 마구잡이식으로 게재돼 청소년들에게 적잖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 ◆실태=28일 각 정당과 후보자들의 홈페이지 등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의 게시판은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방하는글들로 홍수를 이루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이 한창인 민주당 홈페이지와 이인제·노무현 후보의 홈페이지에는 ‘○○○후보는 2000억원대 비자금이 있다.’,‘○○○후보는 한나라당이 보낸 스파이’,‘○○○후보는 당을 팔아먹을 ×이며 절대 대통령이 될수 없다.’ 등 지지·반대파간의 유언비어와 욕설이 난무하고 있다.또 ‘싸가지가 없다.’,‘믿을 ×이 하나도 없다.’는 등 특정지역을 겨냥한 욕설도 적지 않다. 정치 전문 사이트인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의 게시판에도 욕설을 동반한 정쟁이 한창이다.‘하하하’란 네티즌은 “민심을 헤아리지못한 ××가 무슨 대통령을 하겠다고 ××거리냐.”고 욕설을 퍼부었다.‘GOOD’이란 네티즌은 “○○은 야바위 술수 사기꾼”이라고 되받아쳤다. 청와대와 국회 게시판에도 욕설을 포함한 비방글이 매일수십건씩 쏟아지고 있다.한 네티즌은 특정 정치인들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국가를 배신하고 나라를 팔아먹은 변절자인 만큼 삼족을 멸해야 한다.”고 협박했다. 정치와 무관한 천리안과 하이텔 등의 유머 게시판들까지이같은 정쟁으로 물들면서 네티즌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상호비방이 꼬리를 물면서 후보들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글을 올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한 네티즌은 “모 후보측에서 고용한 아르바이트생들이 매일 밤 9∼10시 ID를 바꿔가며 집중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고주장했다. ◆단속 무방비=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은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마땅한 규제 법규가 없기 때문이다.글을 올린 수많은 네티즌의 IP를 일일이 추적하기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조현오(趙顯五) 과장은“1226개 주요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갖춰 단속을 펴고 있지만 경찰의 추적을 피해 PC방 등을이용하고 있어 검거가 불가능하다.”면서 “비방글은 ‘친고죄’로 피해자의 요청이 없으면 처벌이 어렵다.”고 밝혔다. ◆전문가 진단=사이버문화연구소 최정은정(崔鄭恩禎·35)연구원은 “인터넷 게시판이 욕설과 비방으로 얼룩지고 있는 것은 전자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가 혼동돼 빚어진 일”이라면서 “‘네티즌’도 ‘시티즌’과 마찬가지로 권리뿐 아니라 ‘책임과 의무’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림대 사회학과 한준(韓準·37) 교수는 “사이트 운영자 등은 욕설·비방과 관련된 ‘방’을 따로 만들어 네티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면서 “네티즌들도 올려진 글에 대해서는 신뢰성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현석 이영표기자 hyun68@
  •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 덴젤 워싱턴, 여우주연상 할 베리

    제74회 아카데미영화제에 ‘검은 돌풍’이 몰아쳤다.24일 밤(한국시간 25일)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 열린올해 아카데미는 ‘트레이닝 데이’의 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과 ‘몬스터스 볼’의 흑인 여배우 할 베리에게 각각남녀주연상을 안겼다. ‘아카데미의 꽃’이라 불리는 남녀주연상이 한꺼번에 흑인 배우들에게 돌아간 것은 물론 흑인 여배우가 여우주연상을 받기는 아카데미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또 흑인 남자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것 역시 ‘야생백합’(1963년)의 시드니 포이티어 이후 39년만이다. 천재 수학자 존 포브스 내시의 일대기를 그린 ‘뷰티풀마인드’는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론 하워드),여우조연상,각색상 등 주요 부문 4개상을 거머쥐었다.역경을 이겨내는 휴먼스토리를 좋아하는 할리우드의 취향이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남녀조연상은 ‘아이리스’의 짐 브로드벤트와 ‘뷰티풀마인드’의 제니퍼 코넬리에게 각각 돌아갔다.브로드벤트는 영국의 여류 철학자겸 소설가인 아이리스 머독의 생애를 그린 영화에서 알츠하이머를앓는 아내를 끝까지 사랑으로 돌보는 남편,코넬리는 정신분열증 천재 존 내시의 헌신적인 아내를 연기했다. 무려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역대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우며 주목받아온 ‘반지의 제왕’은 분장·시각효과·촬영·음악 등 ‘비주류’ 종목인 4개상 수상에 그쳤다. 세계적 화제작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지난 2월의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단 하나의 상도 받지 못했었다.골든글로브에서 내비친 전조를 아카데미에서 깨기 어렵다는 전통이 다시 입증된 셈. ‘글래디에이터’로 일찍부터 주요 부문 수상작이 좁혀졌던 지난해와는 달리 막판까지 결과를 점치기가 어려웠던게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의 특징.감독상 수상이 유력했던로버트 알트만의 ‘고스포드 파크’는 각본상을 받는 데그쳤다. 외국어영화상은 올해 골든글로브에서도 수상한 보스니아산(産)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가 따냈다.올해 처음 신설된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드림웍스의 ‘슈렉’이 차지해 디즈니(‘몬스터 주식회사’)의 김을 뺐다. 남녀주연상을 흑인에게 돌린 이번 아카데미는 ‘흑색 파티장’을 방불케 했다. 입심좋은 흑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의 사회로 진행된 데다 공로상 수상자로 ‘밤의 열기 속으로’의 흑인 명배우 시드니 포이티어가 선정돼 무대의‘흑색’ 열기를 더했다.공로상 공동 수상자로 로버트 레드포드. 황수정기자 sjh@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덴젤 워싱턴'. “God Is Great.”(신은 위대하다.) 제7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확정되자 덴젤 워싱턴(48)은 기립박수 속에 무대에 올라서 몇번이나 신에게 감사했다.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한다는 흑인배우 시드니포이티어가 남우주연상을 탄 지 꼭 39년만의 ‘이변’에스스로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그러나 그는 곧 “시드니(포이티어)만 쫓아다니면 이런 큰 상을 받게 되게 마련”이라며 여유있는 유머로 좌중을 웃겼다. 그는 대학에서 의학도의 길을 걷던 중 아르바이트삼아 연극캠프에 참여했던 게 인연이 되어 연기인생을 살게 됐다. 이후 끊임없이 변신하는 할리우드의 간판 흑인배우로 자리매김해 왔다. ‘크림슨 타이드’,‘말콤 X’,‘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본 콜렉터’,‘리멤버 타이탄’ 등이 주요 작품들. 지난 99년 ‘허리케인 카터’에서 살인누명을 쓴 흑인 챔피언 복서로 나와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수상과 동시에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에게 이번 상을 안긴 안톤 후쿠아 감독의 ‘트레이닝데이’는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 변신을 했던 작품.부패한 베테랑 형사로,연기생활 20여년만에 처음 악역을 맡았다. “대학때 세계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더니 친구들이 비웃었다.그러나 최선을 다해 이런 영광을 얻었다.”고 그는 수상소감을 밝혔다.그는 최근 국내 개봉된 영화 ‘존 큐’에서 죽어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인질극을 마다않는 부성애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황수정기자. ■아카데이 여우주연상 '할 베리'. 아카데미 영화제의 꽃인 여우주연상은 ‘몬스터스 볼’(국내 미개봉)의 흑인배우 할 베리(35)에게 돌아갔다.‘물랑루즈’의 니콜 키드먼과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르네 젤위거 등 쟁쟁한 백인 경쟁자를 제친 것.할 베리는 ‘몬스터스 볼’에서 사형수 남편의 형을 집행했던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미망인 역을 맡아 절망적인 사랑을 연기했다. 170㎝를 넘는 늘씬한 몸매,흑인이지만 깊고도 시원한 눈빛의 미녀배우 할 베리는 시상식에서 이름이 불려지자 오랫동안 참았던 설움이 터져나오는 듯 흐느꼈다.그는 “앞선 모든 유색인종의 여배우들에게 이 상을 돌리고 싶다.”면서 “이로써 우리에게도 길이 열렸다.”고 울음섞인 목소리로 크게 외쳐 역동적이나 의례적인 기쁨의 인사말을기대하고 있던 참석자 및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식장의 몇몇 배우들은 동감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눈물로뒤범벅된 그의 얼굴은 미와 부를 거머쥔 할리우드 여배우라기보다는 오랜 세월을 투쟁한 투사같은 인상을 전세계시청자에게 주었다. 국내에선 그리 유명한 배우는 아니지만 그의 아카데미상을 향한 발걸음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베리는 17살에 미스 오하이오USA로 뽑혔을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그러나 얼굴만 예쁜 인형같은 배우라는 이미지를벗기 위해 ‘정글피버’‘불워스’‘엑스맨’ 등에서 온갖 기괴한 역할을서슴지 않았다. 그는 외모가 아닌 연기를 인정받아 2000년 ‘도로시 댄드리지 소개하기’로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송하기자 songha@
  • 사이버시대의 혁명가 어록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마르코스 지음 해냄출판사 펴냄]검은색 스키마스크를 쓰고 멕시코 사파티스타 반란군을 지휘하는 전사이자 시인이자 철학자.인터넷 시대,정의의 언어로사이버 공간을 파고들어 전 세계의 행동적 진보 진영에 희망의 빛이 되고 있는 살아있는 혁명가. 2001년 3월11일,전세계의 주목 속에 벌어진 사파티스타 반란군의 멕시코시티 평화행진은 반란군 부사령관 마르코스(40대·본명 라파엘 세바스티안 기옌 비센테)를 신비의 인물로 또한번 부각시켰다.20만 군중의 지지를 받으며 멕시코시티에들어선 그의 곁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영화감독 올리버 스톤,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 부인인 다니엘 미테랑 등 유명인사들이 함께해 세계적인 연대를 과시했다. 무엇이 마르코스를 이 시대의 혁명전사로 만들었으며 그에게서 용기와 인간 존엄의 희망을 얻게 하는가.마르코스 선집‘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후아나 폰세 데 레온 엮음,윤길순 옮김)는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유학한 부유한백인 인텔리 출신인 그가 마야족의 후예인 치아파스 원주민촌에 들어가 총을 잡을 수밖에 없게 된 이유 등 정치적 신념과 문학적 소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엮은이는 삼엄한 경비를 뚫고 치아파스타 정글을 두 차례 방문,그의 허락을 받고 인터넷 등에 산재된 그의 성명서와 편지,문학적인 글들을 모아 이 책을 냈다(2001년).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이뤄진다.1부에는 멕시코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관한 논평 등 정치적인 글,2부에는 마르코스의 경험담과 편지 등 철학적인 글들이 실려 있으며 3부에는 멕시코 원주민의 정체성을담은 동화를 통해 마르코스의 순수한 영혼을 보여 준다. 글을 통해 마르코스는 “우리는 권력을 잡으려고 무기를 든것이 아니라 말을 하기 위해 나섰다.”며 정치적 견해가 해소되는 민주적 공간 창출이 행동의 이유임을 천명한다.마르코스는 “말로써 침묵을 죽이고,빛을 찾아 역사에 틈새를 내자.”며 인터넷을 통해 메시지들을 유포하며 세계의 지지를끌어들인다. 마르코스는 또한 “남과 다른 타자(他者)로 남기 위해 싸운다.”고 저항의 이유를 설명한다.그는 “우리 주위 저항의투사 가운데는 이웃도 있고 노동자도 있고 여성,동성애자,학생,젊은이들도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다르다’는것”이라면서 자신의 요구는 치아파스타 원주민들이 신자유주의의 폭압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생존을 할 수 있도록 보장받는 것뿐이라고 말한다.미국의 언론인 애너 캐리건은이같은 마르코스의 혁명관을 두고 과거 라틴 게릴라들과의단절을 보여주는,최초의 포스트 모던 혁명이라고 규정한 바있다. 그러나 그의 글들 중에서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은3부이다.1장 ‘잠못 이루는 고독을 달래 주는 이야기’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욕망과 불안,외로움 등 세속적인 단면들을 볼 수 있으며 2장 ‘많은 타자들의 이야기’에는 유머와 익살 속에 원주민 공동체의 신념을 읽을 수 있다.1만 8000원. 신연숙기자yshin@
  • 새영화/ ‘정글쥬스’

    “에라,이 양아치같은∼” 상대도 하기 싫을 만큼 비굴한 이에게 갖다붙이는 시쳇말이다.뒷골목을 전전하면서도 제대로 주먹 한 번 쓸 줄 모르고,되도록이면 고민은 하지 않되 최대한 세상을 즐기며살고픈 단순한 인생관의 소유자들.영화 ‘정글쥬스’(제작 싸이더스·22일 개봉)는 딱 그런 유형의 남자 둘이 주인공인 ‘생양아치 영화’다. 아무리 잘 봐주고 싶어도 기태(장혁)와 철수(이범수)는한심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다.꼬마들 모아놓고 걸핏하면 동네축구나 하며 시간을 죽이는 철수.뭣 하나 내세울 것없이 잔뜩 폼만 잡는 기태. 청량리 사창가에 빌붙어 살며 둘이 기껏 함께 한다는 짓이 친구같은 창녀 멕(전혜진)을 붙들고 하는 정력 겨루기다. 그런 그들을 정신없이 뛰어다니게 만드는 사건이 생긴다. 조폭의 중간보스인 민철(손창민)의 마약거래에 끼어들었다가 꼼짝없이 그가 잃어버린 마약값을 물어주게 생겼다. 영화속엔 상식을 기대할만한 인간유형이라곤 아예 없다. 마약값을 물어주려고 엄마같은 아줌마에게 몸을 팔고,꼬맹이들의 코묻은 돈을뺏는 것도 모라자 장기까지 팔려는 기태와 철수에게서 영화의 특별한 스케일을 기대하기란 애초부터 힘들다.잃어버린 마약봉지를 우연히 손에 넣은 이들이 부산까지 원정밀매하러 나선 것도 멕의 배짱 덕분이다. 정글쥬스란 여러가지 약을 뒤섞어 만든 즉석 환각제.범죄와 폭력의 수위는 잔혹액션 뺨치게 높지만 가볍게 난무하는 욕지거리와 잡다한 유머에 얼렁뚱땅 희석됐다. 피비린내가 역겨울 만큼 과잉인 데도 낙천적이고 씩씩하고 경쾌한 액션영화라는 ‘환각’을 일으킨다.‘개같은 날의 오후’,‘인샬라’를 조연출했던 조민호 감독의 데뷔작. 황수정기자
  • 전도연 “맞거나 욕먹거나…철저히 망가졌죠”

    톱스타 전도연(29)과의 인터뷰는 일사천리로 속도가 난다.하나를 물으면 뒤이을 두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척척 잘도 가늠해서 정리해준다.야무진 이목구비 만큼이나똑 소리나는 배우다. 새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제작 좋은영화)의 첫 기자시사가 있은 다음날 그를 만났다. 먼저 영화촬영을 마치고지난 두 달동안 뭘 하며 지냈냐고 물었다. 역시 계산없이투명한 답이 되돌아온다.“하루도 못 쉬었어요. 정신없이홍보하고 다니느라구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류승완 감독의 두번째 장편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그는 깜짝 놀라게 다른모습이 됐다.완전히 새로운,아니 한국영화 사상 처음인 여성 캐릭터를 선보였다. ‘피도 눈물도…’에 영화사가 붙인 수식어는 ‘펄프 누아르’(Pulp Noir).밝지 못한 인생들을 삼류소설처럼 가볍게 치고간다는 뜻의 신조어다.남자배우들의 전유물로 굳어있다시피한 누아르라지만 이 영화에서 극을 끌어가는 주인공은 두 여자다.그와,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이혜영. “촬영을 끝내고 났더니 반쯤 장애인이 돼 있더라.”는 말이 통 엄살은 아닌 듯 싶다.그의 말마따나 영화 속에서 그는 “맞거나 혹은 (싸움을)말리거나”로 일관한다. “제가 맡은 인물은 무척 불균형한 캐릭터입니다.시나리오를 읽는 사람마다 이미지 해석이 제각각이었을 정도로. 전에 없던 인물상을 다듬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그래서더 컸구요.” 그는 불법 투견장을 운영하는 건달의 여자 수진 역이다. ‘단순무식 다혈질’인 건달에게 툭하면 북어처럼 두들겨맞아 패대기쳐지는 게 일이다.오죽했으면 “내내 어떡하면잘 맞을 수 있나를 연구했다.”고 할까. 넉달여 촬영기간동안 손가락을 일곱바늘이나 꿰맸고 주먹엔 퍼런 멍이 가실 날이 없었다. 이번은 그가 주연한 6번째 영화다.‘접속’에서 ‘약속’,‘내 마음의 풍금’,‘해피엔드’를 거쳐 지난해 ‘나도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까지 이미지는 매번 낯설 만큼새롭다. “독불(상대역인 건달)의 매력에 반해 처음 시나리오를읽으면서 울었어요.건달이지만 말할 수 없이 순진하고 처연한 느낌 때문입니다.류승완 감독과 일하는 것도대단한매력이었어요.류 감독은 저랑 동갑내기인데 현장의 배우에게 에너지를 심어주는 특별한 사람이더라구요.” 신물나게 얻어맞고,욕지거리를 밥먹듯 듣고,그래도 건달에게 붙어사는 속 없는 여자.이번 영화에서 확실히 챙긴소득이 있다.여배우로서 이보다 더 망가질 순 없다는 것,그래서 세상에 못해낼 배역이 없다는 강철같은 용기.꼭 하나 간절한 역할이 있긴 하다.““전도연,너무 예쁘다” 소리 들을만한 작품을 못해봤어요.한창일 때 그걸 해봐야 하는데….” “우리 나이로 벌써 서른”이란 말을 몇 번씩 할만큼 마음이 바빠졌다. “1년씩 휴식기를 가지며 영화를 찍어왔는데, 이젠 시간이 아까워요. 시나리오만 좋으면 내일이라도당장 새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음절음절 똑똑 부러지는말투 속에 욕심이 뚝뚝 묻어난다. 황수정기자 sjh@ ■밑바닥 인생 쓸어안은 '피도 눈물도 없이'. ‘충무로의 쿠엔틴 타란티노’ 류승완 감독.‘피도 눈물도 없이’는 그가 자신의 특장을 놓고 누구도 군소리 못하게 쐐기를 박아버린 영화다.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되도록패고 맞는 처절한 폭력. 선악의 개념을 흐릿하게 뭉개놓는장난기. 거기에 코웃음치듯 냉소를 섞은 밑바닥 인생들의유머.출세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년)처럼 이번역시 팍팍한 세상에 빈주먹으로 맞서다 제풀에 고꾸라지고마는,당돌하고 안쓰런 인간들을 쓸어 안았다. 한때 금고털이로 날리다 지금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택시기사 경선(이혜영), 라운드 걸 출신의 불법 투견장양아치인 독불(정재영)의 여자가 돼버린 수진(전도연). 차사고로 온갖 인상을 구기며 만나지만 묘한 공통점이 둘을묶어놓는다.칠성파 일당에게 빚을 갚고 딸과 함께 살고픈경선과,일본으로 도망가 가수 데뷔하는 게 꿈인 수진은 그래서 돈가방을 털기로 작정한다. 거의 대역을 쓰지 않고 육탄연기를 구사하는 배우들의 수고가 여실히 읽힌다.신구(악덕 사채업자 ‘KGB’),백일섭(칠성파 퇴물 깡패) 등 중견배우들의 활약도 기대 이상으로 돋보인다.하지만 누아르 영화를 곱씹게 만드는 배신과 반전 장치가 쏙 빠진 탓인지,간이 덜 된 생선구이를 먹은 것처럼 뒷맛은개운치 않다.
  • 대표적 미술작가 66인展, 검증된 작품 500점 발표

    ‘한국미술을 이끄는 66인의 개인전’을 주제로 한 제2회 한국현대미술제(KCAF)가 박영덕화랑과 월간 미술시대 공동 주최로 22일부터 3월3일까지 예술의전당 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 미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내일의 향방을 가늠해보자는 것으로 작품의 수준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원로와 중견,신예 작가가 골고루 참가한다.회화 중심의 지난해 전시와 달리 평면,조각,공예,입체,설치,사진,영상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대표적 작가의 미발표 작품 500여점이 나온다. 미술전은 ▲초대작가전 ▲테마기획전 ▲내일의 작가전 등으로 나뉘고 특별전으로 ‘일본 현대미술전’‘아프리카쇼나조각전’이 열린다.초대작가전에는 김창렬,백남준,이왈종,이영학,김창영 등 대표적 작가 38명이 작품을 내놓는다.김창렬은 물방울 그림인 ‘회귀’ 시리즈를,세계적인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TV Heart’‘Buddha Baby’등을 출품한다.재일교포 곽덕준의 ‘무의미’ 시리즈는 위트와 유머가 있고 화사하지만 작품들이 전해주는 의미는결코 가볍지 않다.회화와 사진,퍼포먼스와 비디오,조각과판화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들은 무수한 사회적 억압과 정보의 홍수속에서 진정한 자아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다.‘제주생활의 중도(中道)’ 시리즈를 내놓는 이왈종의 작품 대상은 꽃,돌하르방,배,새,노루,말,물고기,자동차.텔레비전,전화기 등 생활속에 있는 것들이다.우리의 정서를 찾는 이영학은 ‘새’‘호랑이’ 등을 내놓는다.김창영은 생동감이 느껴지는 ‘모래 장난’ 시리즈를출품했다.테마기획전의 주제는 ‘자연주의 작가전’이다. 김동철,김성희,박완용,이병헌 등 독창성이 뛰어난 8명의작가가 풍경,인물,정물 등을 내놨다. 내일의 작가전 코너에서는 젊은 작가들의 참신한 시도가느껴진다.권용래,김동유,김일화,박선영,유예령,이애리,정연희,한구호 등 18명이 참여한다.재능있는 작가들에게 전시기회를 제공해 한국미술의 미래지평을 넓혀보자는 뜻이담겼다.특별전으로 열리는 일본 현대미술전은 한·일 월드컵 개최를 축하하고 한·일 미술교류에 일조하기 위해 일본 도쿄화랑과 공동으로 기획한 것이다.노부오 세키네 등14명의 작품들로 일본현대미술의 흐름을 더듬어 본다.아프리카 쇼나조각전에는 짐바브웨 쇼나족의 작품 100여점이출품된다.(02)544-8481,2. 유상덕기자 yo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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