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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아휴직 등 공적기관에 신청 법제화”

    출산전후휴가 관련 상담은 제도와 사용방법 등에 관한 문의가 가장 많은 반면 육아휴직 관련 상담은 해고를 비롯한 불리한 처우에 집중되고 있다.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 대신 제3의 공적기관인 고용지원센터에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신청하도록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명희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 종합상담팀장은 2일 시민청 지하 2층 태평홀에서 서울시 주최로 열린 ‘직장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토론회’에서 ‘센터 상담사례를 통해본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제도의 현실’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1년 10개월간(2012년 4월~2014년 3월) 접수된 2749건의 상담사례 중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관련 고충상담은 1732건으로 전체 상담의 63%에 달했다고 밝혔다. 육아휴직 상담 949건 중 육아휴직 일부만 허용 101건, 거부 93건, 복귀 거부 89건, 사직권고 63건, 해고나 해고 위협 57건, 부당전보 47건, 재계약 거부 23건 등 불리한 처우에 관한 것이 60%인 567건이다. 직장맘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 90일과 육아휴직 1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이선경 변호사(법무법인 유림)는 ‘사례에서 나타난 제도 운용상의 문제점’이란 주제발표에서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거절당했을 때 대처방법이 명확하지 않고, 휴가·휴직 기간에 해고되는 경우 출산·육아휴직 급여를 어떻게 처리할지 명시적 내용이 없다는 등 법과 제도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보완을 촉구했다. 박주영 노무사(민주노총 법률원)는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 제도의 실효성 확보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때 근로자가 고용지원센터 등 공적 기관에 직접 신청하고 ▲임신추적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해 권리행사를 촉진하며 ▲일·가정 양립을 위한 교육을 의무화하고 ▲대체인력 뱅크 연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등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북한산서 발견돼 비상…서울시 긴급방제 나서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북한산서 발견돼 비상…서울시 긴급방제 나서

    ‘재선충병’ ‘소나무 에이즈’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材線蟲)병에 걸린 잣나무 3그루가 성북구 북한산 잣나무숲에서 발견돼 서울시 당국이 긴급방제에 나섰다. 재선충병은 0.6∼1㎜ 크기의 머리카락 모양 재선충이 나무조직 내에 살면서 소나무의 수분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고사시키는 병으로 일단 감염되면 치료방법이 없어 소나무 에이즈로 불린다.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를 통해 전파되는 재선충은 나무 속에서 곰팡이 등을 먹으며 줄기, 가지, 뿌리 속을 자유롭게 이동한다. 서울의 피해 사례는 2007년 노원구 태릉에서 소나무 1그루가 재선충병에 걸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는 북한산 잣나무 2그루에서 재선충병 감염이 확인된 지난 12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등과 함께 바로 해당 나무를 방제했고, 재선충병 발생지 주변 2㎞를 소나무 반출 금지구역으로 지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 국립산림과학원, 서울국유림관리소 합동으로 피해 지역 주변 잣나무숲을 점검한 결과 잣나무 1그루가 추가로 감염된 사실이 확인돼 피해가 우려되는 주변 지역은 지상 방제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감염된 나무는 바로 제거했다. 시는 북한산을 중심으로 반경 5㎞에 해당하는 종로구, 성북구, 강북구, 노원구, 은평구와 소나무가 많은 남산지역은 이달 말까지 정밀점검을 하기로 했다. 오해영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다음 달 중순 항공으로 점검하고 피해 상황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9월 말부터 2차 전수조사를 해 추가 피해가 확인되면 연말까지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토요 상설 공연 마련

    [명인·명물을 찾아서] 토요 상설 공연 마련

    국립무형유산원이 오는 10월 정식 개원에 앞서 토요 상설공연을 한다. 토요상설공연은 다음달 5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무형유산원 공연장에서 무료로 펼쳐진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과 오는 28일에는 무형문화재의 다양한 예능을 선보이는 ‘상설공연 개막 특별공연’을 개최한다. 첫 공연은 지난 21일 무무(巫舞)라는 제목으로 굿 음악과 춤을 통해 우리네 굿이 가진 예술성과 치유 능력을 재조명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이날 공연은 구음(口音)과 긴 춤이 어우러지는 남해안 별신굿을 시작으로 다양한 춤과 익살스러운 대화에 최고의 재비들이 장단을 맞춰 동해안 별신굿, 진도씻김굿 등이 펼쳐졌다. 오는 28일에는 여류 명창 3인전이 열린다.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 소리의 대가 안숙선 명창의 수궁가를 비롯해 이춘희 명창의 경기민요, 김영기 명창의 가곡 등 대표적인 우리 소리와 노래를 세 명의 여류 명창의 목소리로 감상할 수 있다. 다음달 5일 열리는 ‘굿놀이 탈놀이’는 ‘진도다시래기’의 전 과정과 유랑광대 강준섭, 진도아리랑 등 진도 무형문화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무대다. 12일 ‘여류 명무 3인전’은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등을 채향순, 양승미, 진유림 등 무형문화재의 몸짓으로 감상할 수 있다. 19일 ‘뿌리를 찾아서’는 대금정악 조창훈 명인의 계보를 찾아 스승의 소리와 조창훈 명인, 제자들의 소리를 감상하는 무대다. 26일 ‘팔도무형유람’은 가야금산조의 지성자 명인, 판소리 박양덕 명창의 소리와 정화영 명고의 북 장단이 만나는 명금, 명창, 명고의 무대다. 한편 국립무형유산원은 공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전화(063-280-1500) 예약을 받는다. 공연 당일 예약자 우선으로 입장한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평화길’·‘둘레길’… DMZ 관광상품화 봇물

    ‘평화길’·‘둘레길’… DMZ 관광상품화 봇물

    강원 비무장지대(DMZ) 일대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각광받으면서 상품 개발 붐이 일고 있다.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DMZ 일대가 최근 정부로부터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는가 하면 자전거길, 둘레길 등 지자체마다 관광상품 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잇는 DMZ 일대 2067.07㎢를 강원평화지역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하면서 관광과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지질공원에는 5개 군 지역 21곳의 지질 명소가 포함됐다. 철원 지역의 용암 대지·직탕폭포·고석 현무암 협곡·삼부연폭포와 화천의 비래암·용화산·곡운구곡·백립암복합체, 양구의 양구백토·해안분지·두타연, 인제 대암산 용늪·소양강 하안단구·진부령·내린천 포트홀, 고성의 화진포·송지호해안·제3기 현무암·능파대 등이다. 이들 명소와 역사, 문화, 생태를 연계해 지질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질공원해설사를 육성해 교육·관광상품화한다는 전략이다. ‘접경지역 평화누리길’(자전거길) 조성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철원~고성 간 323㎞를 자전거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조성하고 있다. 지금까지 철원 토교저수지~월정역, 화천 안동철교~평화의 댐, 양구 두타연, 고성 화진포 둘레길 등 일부 구간은 마무리됐다. 이 길이 완공되면 철원 백마고지~고성 통일전망대 구간을 자전거로 갈 수 있다. DMZ 펀치볼 둘레길도 조성된다. 양구국유림관리소는 대암산 숲길을 걸으며 해안분지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이 둘레길 구간 가운데 제4구간인 만대벌판길 4.6㎞에 대해 우선 공사에 들어갔다. 제2구간 오유밭길 가운데 200m 콘크리트길을 80m 숲길로 단축하는 공사도 함께 한다. 이 둘레길이 마무리되면 트레킹 마니아들에게 각광받는 명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화천군은 DMZ 랠리 평화자전거대회를 연다. 올해가 7회째로 민간인 출입 통제구역 주변 명품 자전거 코스 개발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해마다 6월에 열린다. 2000여명이 참석한 이 대회는 24㎞ 길이의 ‘산소길 코스’와 73㎞에 이르는 ‘명품 DMZ 코스’로 나뉘어 열렸다. 이에 힘입어 화천군 DMZ생태관광지는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이달의 가 볼 만한 곳’으로 선정됐다. DMZ는 고성과 철원이 평화공원 유치에 나섰고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도 한반도 분단 현실을 상징하는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어서 또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용건 도 DMZ정책 담당관은 “지난해 970만명이 DMZ를 다녀 가는 등 해마다 15% 이상 관광객이 늘고 있다”면서 “강원 DMZ만이 가진 생태, 문화, 역사를 재조명해 관광상품화하고 평화·생명의 공간으로 남기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먹이 꿀꺽하기 직전… ‘사냥하는 박쥐’ 생생 포착

    먹이 꿀꺽하기 직전… ‘사냥하는 박쥐’ 생생 포착

    어둠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박쥐의 사냥모습을 포착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미국의 한 야생동물 전문사진작가가 오랜 기다림 끝에 ‘1초 후’ 모습이 궁금해지는 박쥐의 사냥을 포착했다. 사진작가 마이클 더함은 미국 오리건주의 자연보호지정구역인 더슈츠국유림(Deschutes National Forest)에서 박쥐 2마리의 생동감 있는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박쥐 2마리는 당시 물가에서 빠르고 고요하게 이동하며 먹잇감을 찾아 헤맸고, 공중에서 나방 한 마리를 발견한 뒤 곧장 ‘행동’에 나섰다. 박쥐는 날개를 활짝 펼치고 빠르게 날아가는 나방의 뒤꽁무니를 쫓았다. 소리가 거의 없이 조용했고 마치 금방이라도 나방을 한입에 삼킬 듯 입을 크게 벌린 모습이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박쥐가 상공을 나는 동시에 물가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저 스치듯 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도의 민첩함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더함은 매일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이들 박쥐를 기다렸다 촬영했다. 컴컴한 밤에 야행성 박쥐의 일상을 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보기 드문 장면을 담는데 성공한 것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박쥐는 완전히 어두운 공간에서 날아다니는 습성을 가졌다. 게다가 비행속도도 매우 빨라 쉽지 않은 작업 이었다”면서 “하지만 쉽게 다가가기 어렵고 쉽게 목격하기도 어려운 박쥐를 볼 수 있어서 매우 놀라웠다”고 전했다. 한편 박쥐는 포유류 중 새처럼 날아다니는 유일한 동물로, 몸의 구조와 기능이 모두 날기에 편리하도록 발달돼 있다. 박쥐의 비행 속도는 조류 중 가장 빠르다는 칼새와 비견될 정도. 물건으로부터 반사되는 공기의 진동으로 장애물을 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날아다니는 곤충을 주로 먹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진 서면 금강소나무 숲길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진 서면 금강소나무 숲길

    산림욕 열풍과 함께 숲길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19세 이상 성인의 41%가 한달에 한번은 산에 오르고, 연간 산행 인구는 4억 600만명에 달한다. 전국 숲길은 등산로 3만 3000㎞와 트레킹·둘레길 1800㎞ 등 모두 3만 4800㎞에 이른다. 이 중 으뜸으로는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에 있는 금강소나무 군락지 내의 숲길을 친다.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전국 1호 숲길이다. 2274㏊에 이르는 광활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는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는 수령 30~500년 된 금강송 160여만 그루가 하늘을 찌를 듯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금강송 군락지다. ㏊당 나무의 축척도가 300㎥ 이상으로 세계에서 소나무로 유명한 독일의 평균 268㎥보다 높다. 사계절 인체에 유익한 물질인 피톤치드가 쏟아진다. 소광리 금강송 숲은 산림청에서 실시한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미국 CNN에서 선정한 세계 50대 명품 트레킹 장소로도 소개됐을 정도다. 경북도와 울진군은 이 숲에 대해 유네스코 자연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금강송 군락지가 1959년 육종림으로 지정된 후 오랫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왔기 때문이다. 이런 소광리 금강송 숲길을 트레킹해 볼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동절기 안전사고와 산불 예방 등을 이유로 패쇄됐다가 지난달 말부터 일반인에게 다시 속살을 드러냈다. 2009년 첫 개방에 이어 5번째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전국에서 예약 및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예약자들의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 방문이 폭주하면서 홈페이지가 다운될 정도다. 소광리 금강송 숲길은 2009년부터 단계적으로 3개 탐방 구간(전체 41.8㎞)이 조성돼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산림 보호를 위해 구간별 인원은 하루 최대 80명으로 제한되지만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14만 9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가 됐다. 1구간은 두천1리~소광2리 간 13.5㎞, 2구간은 소광2리~광회리 간 12㎞, 3구간은 소광2리에서 500년 소나무를 순환하는 16.3㎞다. 어느 구간을 택하든 신선한 솔향과 하늘로 쭉쭉 뻗은 금강송들이 도열하듯 서서 입산객들을 맞는다. 산길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고 흙길이라 편안하다. 특히 금강송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는 테르펜, 칸텐, 탄닌 등의 방향성 물질이 많아 스트레스 해소와 여성들의 피부 미용에 좋다. 숲해설가와 숲길체험지도사가 동행하며 지명 유래, 전래 구전 전설, 나무 이름과 특징 등을 자세히 설명해 준다. 운이 좋으면 천연기념물(제217호)이자 야생동물 멸종 위기 1급으로 분류된 산양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비무장지대를 빼고는 산양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기도 하다. 천운이 닿는다면 이곳을 수호신처럼 지켜주는 하얀 멧돼지를 만날 수 있다. 구간별로 왕복 7~8시간이 걸린다. ‘보부상길’ 또는 ‘12령 고갯길’이라고도 일컬어지는 1구간은 1960년대까지 소금 장수들이 드나들어 주막이 번성했던 두천1리가 시발점이다. 옛날 보부상들이 동해안의 해산물을 경북 북부 지방으로 짊어지고 오르내리던 길이다. 김주영의 소설 ‘객주’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이 길이다. 보부상길이 겹치는 2구간은 시멘트로 포장된 임도 구간이 많아 아쉽다. 하지만 낙엽과 부식토에 덮여 있는 원시림을 지날 때는 100여년 전 보부상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만 같다. 천연기념물 제408호로 지정된 산돌배나무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3구간은 금강송을 제대로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수령 530년 된 보호수(일명 오백년소나무)와 350년의 미인송, 200년이 넘은 금강송 8만 그루가 가득 찬 보호림을 거닐 수 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와” 하는 탄성을 연발하게 된다. 금강송과 참나무가 서로 붙어 한몸이 된 공생목(共生木)도 눈길을 끈다. 80살 먹은 졸참나무와 120살 먹은 금강송이 서로 살을 섞어 자라는 나무다. 마을 사람들은 이를 두고 태백에 있는 참나무가 이곳 금강소나무에 반해 시집온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산행 도중 숲길 인근 주민들이 소득 사업의 하나로 길손들에게 직접 내놓는 점심은 꿀맛이다. 무공해 산채 나물 반찬은 천하 일미다. 1인분 6000원. 금강송 숲길 진입로를 따라 늘어선 불영계곡(명승 제6호)도 빼놓을 수 없다. 계곡은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맑고 푸른 물줄기,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명승지다. 특히 계곡의 중간 지점인 선유정과 불영정에서 내려다보는 계곡은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계곡 입구에는 천년 고찰 불영사가 있다. 이종화(47) 울진국유림관리사무소 금강소나무생태관리팀장은 “금강소나무 숲의 보전적 활용을 통해 잊혀 가는 문화, 역사를 복원하고 인근 산촌 마을의 경제 활성화를 유도해 나가고 있다. “탐방객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숲임을 깊이 인식하고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 하나도 소중히 하는 자세를 가져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울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광산 초등학교 번질 뻔한 고성 산불 2시간 만에 진화…십년감수

    광산 초등학교 번질 뻔한 고성 산불 2시간 만에 진화…십년감수

    ‘광산 초등학교’ ‘고성 산불’ 광산 초등학교로 번질 뻔한 고성 산불이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13일 강원 고성군 간성읍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시작돼 강풍을 타고 번진 산불이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날 오전 11시 18분쯤 간성읍 광산리 광산초등학교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사유림 0.5㏊(고성군청 추산)를 태우고 2시간여 만인 오후 1시 11분쯤 꺼졌다. 이 불로 500m∼600m가량 떨어진 광산초교 일대가 연기로 뒤덮여 이 학교 학생과 유치원생, 교직원 등 60여 명이 대형 버스 등을 이용해 인근 초등학교의 체육관으로 긴급 대피했다. 학교 측은 불이 나자 수업 중이던 학생들을 신속히 다목적실로 대피시키고 버스와 봉고 차량에 나눠 이동시켰다. 인근 마을 주민들도 산불 진화 상황을 지켜보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고성군과 산림 당국은 헬기 3대를 비롯해 전문진화대와 군청 직원, 군부대, 소방서 등 5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불이 난 지역에 초속 17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산림 당국은 재발화에 대비해 진화 장비와 인력을 남겨 두는 등 산불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비닐하우스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으로 야산에 옮아붙으면서 번진 것으로 보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고성을 비롯한 도내 12개 시·군에는 지난 12일부터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림들의 첨단기술 체험

    유림들의 첨단기술 체험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성균관 유도회 회원들이 스마트글래스를 써보고 있다. 어버이날을 맞아 노인들이 첨단 통신기술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조선과 일본의 근대화 성패 무엇이 갈랐나

    조선과 일본의 근대화 성패 무엇이 갈랐나

    고종과 메이지의 시대/신명호 지음/역사의 아침/544쪽/2만원 19세기 중반 역사적 전환기에 조선과 일본은 모두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그 극복 과정과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조선의 고종은 근대화에 실패한 군주가 됐지만 일본의 메이지는 근대화를 성취한 군주로 떠올랐다. 저자는 이렇게 된 원인을 고종의 개인적 능력에 한정하지 않고 ‘전환기’라는 세계사적 흐름에서 조망했다. 고종이 즉위하던 19세기 중반 동북아시아는 중국 중심의 국제 질서가 붕괴되고 약육강식의 제국주의 논리가 투영된 새로운 질서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었다. 1863년에 만 11세의 나이로 왕이 된 고종은 흥선대원군의 10년 섭정을 거쳐 1874년 봄 친정에 나섰다. 그러나 고종도 친정 초기에는 흥선대원군과 다를 것이 없었다. 청나라가 서양 열강의 통상 요구에 굴복한 이유를 ‘힘의 부족’이 아니라 ‘내부 배신’에서 찾은 것이다. 또 청의 이홍장(李鴻章)이 1879년 ‘영국, 독일, 프랑스, 미국과 수호 조약을 맺는다면 단지 일본만 견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인들이 엿보는 것까지도 아울러 막아낼 수 있다’는 내용의 밀서를 보낸 데 대해 고종은 ‘우리나라는 옛 법을 지켜 편안히 거처하며 나라 안이나 다스렸지 외교할 겨를이 없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는 당장은 서양 각국과 통상을 맺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고종은 뒤늦게나마 변화의 흐름을 인식하고 새 시대를 준비하려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지도력의 한계와 청, 일본 등 주변국들의 끊임없는 간섭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생부인 흥선대원군은 하야한 뒤에도 권력에 집착해 고종과 권력 투쟁을 지속했고, 위정척사파라 불린 보수 유림과 중앙 관료들도 개화 정책에 반대했다. 메이지는 1867년 만 16세의 나이로 천황에 즉위했다. 같은 해 에도 막부의 쇼군이 메이지에게 정치권력을 헌상한 대정봉환(大政奉還), 이듬해에는 메이지 유신 등 역사적 사건들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메이지는 전환기의 혼란을 이겨내고 성공했지만 그의 역할은 한정적이었다. 혼란을 극복한 주역은 사실상 사쓰마번(薩摩藩)과 조슈번(長州藩) 같은 웅번(雄藩)이었다. 메이지는 이들 웅번이 성취해 낸 성과에 편승했을 뿐이다. 이런 점에서 메이지는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한·일 간에는 오늘날에도 역사 인식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안중근은 조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싸운 위인인가, 아니면 테러리스트인가. 한국인이라면 안중근 의사를 민족의 상처와 아픔을 대변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위인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동양 평화의 파괴자로 본다. 우리의 주권을 강탈한 원수이자 동양 평화를 깨뜨린 흉악범으로 우리가 인식하는 이토 히로부미를 일본인들은 동양 평화의 수호자로 여긴다. 한국과 일본 간에 보호 조약이 체결된 을사년(1905년)은 우리에게 크나큰 상처이자 아픔이다. 그런 을사년이 일본인들에게는 동양 평화가 확립된 해로 인식된다. 러일 전쟁의 승리로 동양에 평화가 왔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우리의 인식과 상반되는 인식과 주장이 현재의 일본 사회에서 횡행하고 있는 역사적 배경과 그런 인식과 주장이 가져왔던 참혹한 결과들을 살펴보는 책이기도 하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뉴스 플러스] 사유지 자연휴양림 지원 강화

    산림청이 경영난을 겪거나 신규 조성되는 사유지 자연휴양림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2013년 기준 자연휴양림은 156개로 사유휴양림은 전체의 12%인 18개다. 국유(40개)나 공유 휴양림(98개)보다 적지만 산림휴양 수요의 일정 부분을 흡수하고 국민의 보건·정서 함양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했다. 산림청은 사유림 조성 및 운영에 대한 융자금 확대와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 [뉴스 플러스] 임업직 9급 공무원 45명 채용

    산림청이 임업직 9급 국가공무원 45명을 채용한다. 선발 인원은 산림자원 35명과 산림조경 5명, 산림이용 5명 등이다. 원서 접수기간은 23~30일로 직렬 및 근무예정기관별로 응시하면 된다. 합격자는 지방산림청과 국유림관리소에 배치돼 산림조성·관리, 산림재해 예방, 산림복지서비스 등 국유림 경영·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채용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산림청 홈페이지(www.forest.go.kr)와 안전행정부 ‘나라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지방선거 앞두고 산불 감시 느슨해졌나

    지방선거 앞두고 산불 감시 느슨해졌나

    올 들어 전국에서 산불이 잇따르며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산불 감시 및 단속이 느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10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올 들어 9일 현재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263건(사유림 247건, 국유림 16건·전체 피해 면적 80㏊)이다. 시도별로는 경북이 66건(23㏊)으로 단연 많다. 전남 48건(22㏊), 강원 20건(5㏊), 전북 19건(5㏊), 경남 16건(4㏊), 충남 12건(5㏊) 등이다. 산불 원인은 논·밭두렁 소각 74건, 입산자 실화 67건, 쓰레기 소각 43건, 담뱃불 실화 12건 등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산불은 지난해 같은 기간 174건(피해 면적 503㏊)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최근 10년간(2004~2013년) 동기 평균 223건보다도 40건이 많다. 하지만 강수량(일수)의 경우 올 들어 지난달까지 112.8㎜(20일)로 최근 10년간 평균 125.9㎜(22일)와 별 차이가 없다. 주요 요인은 올 들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과 전북, 경남, 광주, 울산, 제주 등 6개 시도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시도에서 산불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전국에서 잦은 산불로 인해 자칫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원인에 대해 전국 지자체들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과 산불감시원, 주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산불 감시 및 단속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경북의 경우 올해 산불감시원은 3000여명으로 지난해와 같지만 산불은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따라서 도는 도내 23개 모든 시·군에 산불재난 국가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올렸다. 그러나 시·군들이 산림보호법에 따라 소속 공무원 또는 직원의 6분의1 이상을 배치·대기시키고, 입산통제구역 등 산불 발생 취약지에 감시 인력을 증원해야 하지만 정작 이를 이행하는 지자체는 군위군 등 3~4개 시·군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속 공무원과 공익근무요원들을 강제로 배치·대기시킬 경우 불만과 반발을 살 뿐만 아니라 선거에 불리해질 것까지 우려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내 상당수 주민은 “올 들어 산불감시원과 관련 공무원들의 현장 순찰 및 주민 계도 활동이 예년에 비해 현저히 느슨해 보인다. 특히 일부 산불감시원은 놀고먹는 것 같다”면서 “지자체들이 산불보다는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산불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산불과 선거는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아무래도 선거가 있는 해에는 공무원과 산불감시원들에게 산불 감시 및 단속을 독려하는 게 솔직히 쉽지는 않다”고 털어놨다. 산림청 관계자는 “선거가 있는 해에는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지만 크고 작은 산불이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특히 강원도 고성 산불(1996년)과 동해안 산불(2000년), 충남 청양·예산 산불(2002년) 등 대형 산불은 주로 선거가 있는 해에 발생했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울릉도 상징 원조 ‘명이나물’을 지키자

    경북 울릉군이 울릉도를 상징하는 ‘명이나물’(산마늘) 지키기에 나섰다. 최근 들어 육지에서도 명이나물 재배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면서 울릉도 명이나물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 개척 당시 섬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서 ‘명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만큼 울릉도 주민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나물이다. 명이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생채 ㎏당 1만 8000~2만원(지난해 기준)의 비싼 가격에 팔린다. 아미노산과 비타민 함량이 많아 강장, 피로 해소 등에 탁월한 웰빙식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육지에서도 재배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어디서든 명이를 생산해 싼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는 주장과 화산섬 울릉도의 특별한 환경에서 자라는 명이가 ‘정통’이란 주장이 맞서고 있다. 상주시 농업기술센터는 지역 특화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산마늘 평지 재배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낙동면 승곡리 조용권(55)씨의 밭 2000㎡에 산마늘을 심어 처음 230㎏을 수확했다. 시 농업기술센터는 내년부터 산마늘 재배를 다른 농가들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송군 청송읍 청운리 황상철(63)씨는 밭 1만㎡에서 곧 명이를 수확한다. 3~4년 전 조성한 명이 밭 1만 6000여㎡ 가운데 일부다. 명이는 4년 이상 키워야 최고 품질을 인정받는다. 2004년 예천군에 귀농한 손진욱(65·용문면 사부리)씨는 2009년부터 소백산 국사봉(717m) 자락 4000㎡ 밭에서 명이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울릉군과 지역 경찰 등은 이날부터 6월 말까지 명이 종묘 육지 반출 특별 합동단속에 들어갔다. 올해 수확기(4월 21일~5월 10일)를 앞두고 벌써 일부 농가가 국유림 등지에서 불법 채취한 명이 종자를 돈을 받고 판매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불법으로 산나물, 산약초 등을 캐다 적발되면 최고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특산물인 명이가 육지로 뿌리째 불법 반출돼 전국 곳곳에서 연간 30t가량 생산되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명이를 지키기 위해 불법 행위 단속은 물론 지리적 표시 단체 표장 출원, 훼손된 자생 군락지 복원 및 보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 명이는 현재 350여 가구가 60만여㎡에서 재배해 연간 40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산림경영 길을 찾다] 우량 목재 생산 위해 선도산림경영단지 조성

    [산림경영 길을 찾다] 우량 목재 생산 위해 선도산림경영단지 조성

    산림청이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목재 생산을 위한 산림경영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 경제림 육성이란, 임야 경사도가 높아 벌채 비용이 많이 들고 나무의 성장속도가 느려 목재 생산의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1988년 임업진흥권역(127만㏊)과 2002년 경제림육성단지(290만㏊)를 지정했지만 지난해 기준 국내 목재 수요의 83%(2325만㎥)를 수입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산림경영 노력이 가미되면서 2001년 5.7%이던 목재자급률이 2013년 17%까지 올랐다. 생산비가 수익보다 높은 ‘저급재’가 많지만 원목 자급률 56.6%(489만 7000㎥)로 수입 원목 일부를 대체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실패를 경험 삼아 내놓은 프로젝트가 ‘선도산림경영단지’다. 목재 생산을 위한 경제림을 지향한다. 2012년 국유림 6개 단지(3만 2000㏊)의 첫 지정에 이어 올해 사유림 중 1000㏊ 이상 경영 여건을 갖춘 3곳(5166㏊)을 선정했다. 장기적으로 2017년까지 사유림 50곳을 확보할 계획이다. 선도경영단지는 관행을 타파한 한국형 산림경영 모델을 확산시키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경제림육성단지 중 최대 200만㏊를 확보해 2050년 기준 국내 목재수요(4000만㎥)의 30%를 국내재로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공급량의 2.4배, 특히 고급재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이 이뤄진다. 산림생태계 및 건강한 숲의 조건인 혼효림이 아닌 단일 수종으로 조림 또는 갱신한다. 남부 지역은 편백과 황칠나무, 중부권은 낙엽송, 강원권은 소나무와 잣나무 등으로 단순화할 계획이다. 경영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임도(林道) 설치를 확대해 기계화 등 경영기반시설을 구축한다. 임도는 산림에서 인체의 동맥 역할 및 산림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필수 기반시설이다. 태풍과 호우 등 재해 때 피해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와 1㎞에 2억원이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 부담 등으로 적극적인 조성이 어려웠다. 산림청은 현재 ㏊당 3.7m(국유림 7.1m·사유림 2.9m)에 불과한 임도를 2030년까지 10m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효율적으로 수행해 오던 숲가꾸기도 경제림에 집중한다. 산림전문가 A씨는 “장기간 경영이 필요한 현실에서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표 수종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라며 “개발이익에 대한 기대와 나무를 잘 키우면 손해라는 산주(山主)들의 인식을 전환해 경영에 참여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년간의 시범 운영을 통해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무주선도단지(국유림 2664㏊)는 조림과 숲가꾸기(85㏊), 임도 확대 등 초기 투자가 집중되는 가운데 지난해 간벌과 산물 수집 등을 통해 생산비의 90%인 2억 4000만원을 회수했다. 현재 24㎞(㏊당 9m)인 임도를 2022년까지 50㎞(㏊당 19m)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체 산림의 45%를 차지하는 25년생 낙엽송(벌기령 60년)이 성장하면서 본격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성선도단지(사유림 1500㏊)는 전체 산주 778명 중 72%가 대리 경영에 동의, 현재 1243㏊를 확보해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경영은 산림조합이 맡는데 수확 전인 조림과 숲가꾸기·임도 등은 정부가 지원하고 간벌 등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산주들에게 분배한다. 보성군은 현재 27%(400㏊)를 차지하는 편백나무 조림을 확대하고 황칠나무단지(150㏊)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수익 기반을 높일 계획이다. 산림청 권장현 사무관은 “경제림은 단일 수종 조림이 유리하다”면서 “복구용으로 심은 리기다소나무가 보드용으로 유용하게 사용되는 등 목재의 용도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주·보성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목재 자급률 1% 높이면 경제효과 年 4000억”

    “목재 자급률 1% 높이면 경제효과 年 4000억”

    “목재 자급률을 1% 높일 경우 연간 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습니다. 목재 생산을 위한 숲을 조성하고 수종 갱신 등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신원섭(55) 산림청장은 제69회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돈 되는 산림경영’의 필요성을 설파했다. 1962년부터 2013년까지 50년간 전국 435만㏊에 111억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지만 목재 자급률이 17%에 불과한 현실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표했다. 신 청장은 “우리나라 산림은 30~40년생 나무가 60%로 한창 가꿔 줘야 할 단계”라며 “수령에 따른 벌채 기준을 완화해 목재 생산 가능 대상지를 확대하고 임목부산물 활용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도산림경영단지를 통해 산림경영 성공 모델을 확산시킬 계획”이라며 “경제림 육성단지와 임업용 산지에 임도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중·대형 임업기계와 장비 공급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산림경영의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해결돼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산주(山主)들의 무관심이 가장 큰 문제다. 신 청장은 “사유림이 전체 산림(640만㏊)의 68%를 차지하고 산주의 97%가 10㏊ 미만 산림을 소유하고 있다”면서 “사유림 경영 활성화를 위해 정책자금 융자금리 인하와 세제 감면 등 자율적인 경영을 유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산림을 경영하고자 하는 사람이 산림을 쉽게 매수하고 임차할 수 있는 ‘산지은행제도’와 고령 임업인이 산지를 담보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산지연금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산림 규제 완화가 산림 훼손 및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보전가치가 낮은 산지를 적절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보전과 개발이라는 이분법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며 “산지 훼손을 줄일 수 있도록 발전된 토목·건축기술을 제도에 반영하겠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확산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와 관련, 전국적인 항공예찰과 지상정밀예찰을 거쳐 고사목을 전량 제거한 뒤 재발생률 등을 평가해 방제가 미흡한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지원 산림사업을 제한하는 등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그는 미래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인 산림을 관리하는 데 국가와 지방이 따로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무 심기를 ‘미래를 심는 날’로 표현한 신 청장은 “올 봄철 나무 심기 기간에 여의도(290㏊)의 76배에 이르는 2만 2000㏊에 5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며 “숲의 기능을 살리고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조림과 산업자원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산림재해방지 조림을 확대하고 동계올림픽 경관림 등도 조성한다. 식수를 위해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개념의 오해다. 식목일은 상징적 기념일로 이날 나무를 심으라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기후변화의 영향은 있지만 수목의 생리적 특성 등을 고려할 때 날짜를 변경할 만큼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2014 공직열전] 산림청

    [2014 공직열전] 산림청

    우리나라의 국토 녹화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성공의 역사(役事)’로 통한다. 치산녹화의 주역인 산림 공무원들의 자부심은 ‘푸른 숲’이라는 단어에 집약돼 있다. 이제 산림청의 역할이 다양화되고 있다. 나무를 심고 가꾸어 목재를 생산하는 전통적 임업에서 산불이나 병해충으로부터 산림을 보호하는 숲 지킴이, 산림에서 정신적·육체적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등으로 확대됐다. 산림 공무원은 조용하고 순박하며 서로 배려하고 끈끈한 인적 네트워크가 장점이다. 다양한 수종이 건강한 숲을 이뤄내듯 본청은 고시 출신이, 지방청 등 소속기관은 공채 출신이 배치돼 조화를 이룬다. 최근 산림경영, 산림재해, 복지 등 특화된 ‘스페셜리스트’가 부각되는 등 변화도 감지된다. 김용하 산림청 차장은 국립수목원장, 산림항공본부장, 해외자원협력관 등 산림 분야의 굵직한 업무를 두루 거친 정통파로 통한다. 해박한 전문성과 빈틈없는 업무 스타일 덕분에 ‘샤프’한 상사로 꼽힌다. 국립수목원장 재직 당시 우려하던 주변을 설득해 광릉숲 공휴일 개방을 실현하는 등 추진력이 돋보인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인상이 날카로워 ‘차갑다’는 평가도 있지만 사석에서는 다정다감한 ‘인정미’를 느낄 수 있다. 산림연구 분야의 수장인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은 산림행정과 기획에도 탁월한 기술관료 출신이다. 산림자원국장과 북부지방산림청장을 역임해 현장의 문제해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직원 간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는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면서도 산림자원화 도입 초기 펠릿의 가치를 인정하고 전파할 정도로 판단력과 업무추진력이 뛰어나다. 류광수 기획조정관은 행정학을 전공했으나 산림 공무원으로 재직 중 산림자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자타 공인 학구파다. 신속하고 깔끔한 일 처리가 장점으로 임업정책과장 재직 때 산림기본법 제정을 통해 산림법의 분법화 계기를 마련했다. 이창재 해외자원협력관은 기술직 간부로는 이례적으로 인사·기획·정책부서를 두루 거쳤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 파견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산림청의 대표적 ‘글로벌 리더’로 국제 산림협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적임자로 인정받고 있다. 큰소리를 내지 않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직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김현식 국장은 건장한 외모와 달리 도시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열성 간부다. 지리공간정보시스템(GIS)을 산림행정에 처음 도입해 산림청이 선도적 위치에 서는 발판을 마련했다. 동양철학에 조예가 깊어 자녀를 출산한 직원들의 작명 의뢰가 끊이질 않는다. 최병암 국장은 지방 현장부터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실무형 국장으로 통한다. 최연소 국장답게 업무에 대한 열정이 높다. 탄소흡수원법 제정, 한국임업진흥원 설립, 순천만정원박람회 등 굵직한 사업을 무리없이 마무리했다. 한국산림문학회 회원이자 시인이다. 김현수 국장은 고시 출신으로 국유림관리소장, 지방산림청장을 거쳤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 신봉자로 200㎞ 울트라마라톤에서 1위에 입상할 정도로 ‘강철 체력’을 자랑한다. 특별한 운동 대신 왕복 20㎞를 걸어서 출퇴근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김윤종 원장은 농림축산식품부 출신으로 농정기획과 통상 전문가로 아이디어가 풍부해 대형 프로젝트마다 참여한 전략통이다. ‘농가소득 안정정책’은 농업정책의 핵심을 꿰뚫는 보고서로 평가된다. 배정호 산림항공본부장은 법제·감사 등 행정 분야 전문가로 ‘산림청 대쪽’으로 불린다. 현장 직원들이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애로사항을 적극 개선하는 ‘가슴 따뜻한 남자’로 통한다. 최준석 북부청장은 민간기업의 경영시스템을 경험하고 몽골 그린벨트사업단장 등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청소년 숲 교육과 사회공헌 분야에 해박하고 부드러운 성격으로 직원들의 신망이 두텁다. 이경일 동부청장은 9급 공채 출신으로 일선현장과 본청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까지 역임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유명하다. 김판석 남부청장은 최고의 ‘예산통’이다. 국가산림자원 조사방법을 국제 수준에 맞춘 당사자로, 강원대 연구교수 당시 소나무와 잣나무처럼 한결같다는 뜻의 ‘송백’(松栢)이라는 호를 받았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다음 회는 특허청입니다.
  • 가리왕산 활강경기장 조건부 승인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활강(알파인) 경기장이 강원 정선의 가리왕산 중봉에 예정대로 건설된다.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 간에 논란을 빚던 사안이 ‘산림 규제’ 완화 차원에서 전격 통과된 것이다. 산림청 중앙산지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강원지사가 요청한 중봉 활강 경기장 조성 사업 협의안을 조건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산지의 용도 변경 안건이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유림 사용허가 등을 거쳐 본격적인 조성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산지관리위는 올림픽 후 슬로프는 산림으로 복구하고 이 지역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78㏊)으로 환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올림픽 개최 이전까지 복원 계획을 수립해 심의를 받도록 했다. 사후 활용 계획이 결정되더라도 산지관리위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생태복원센터 등을 구성해 전문가 참여하에 친환경적 조성, 복원을 추진하고 장기적인 식생 변화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조건도 부여했다. 그러나 산지관리위가 산림 생태 복원 계획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류한 사안을 20일 만에 통과시키자 환경단체들은 활강 경기장 건설 반대 운동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유교, 美독립에도 영향… 시대 맞게 개혁할 것”

    “유교, 美독립에도 영향… 시대 맞게 개혁할 것”

    “1000만 유림의 본산인 성균관이 재건운동과 대오각성을 거쳐 다시 서게 돼 다행입니다. 전통문화 창달과 성학(聖學)의 도통을 정립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최근 선거에서 5명의 후보를 제치고 제30대 수장에 선출된 서정기(76) 성균관장은 27일 “비록 가난하지만 이제 도(道)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균관의 1년 예산이 10억원인데 빚이 75억원이라는 현실을 해학으로 받아쳤다. 성균관은 전임 관장의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으로 1년 가까이 내홍을 겪어왔다. 그 파란을 의식해서일까. 서 관장은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균관과 유림의 낡은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겠다”고 거듭 밝혔다. 우선 유림 행사 때도 양복도 입는 등 융통성 있는 옷차림을 권장할 계획이다. 성균관에서 갈라졌던 ㈔유도회와 성균관유도회를 통합해 40년 묵은 분규도 해결하겠단다. 그는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유학의 예법을 우선 간소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통혼례 때 신랑은 절을 두 번 하고 신부는 네 번 하는 근거 없는 예법을 없애 남녀 똑같이 하도록 하겠단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한 서 관장은 ‘운동권’ 출신이다. 4·19혁명과 통일운동에 참여했고 5·16군사정변에 반대하다 종로경찰서에 석 달 넘게 갇혔다. 퇴학과 재입학을 거듭하며 대학을 졸업했으나 1979년 유신독재에 맞서다가 구금됐다. 유림에서는 거의 ‘파문’을 당했지만 동양문화연구소에서 줄곧 유교 경전을 강의하고 5경(시경·서경·주역·예기·춘추)과 5서(논어·맹자·중용·대학·예운)를 새롭게 주석해 47권의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가 성균관의 대개혁을 천명한 바탕은 유교의 우수성이다. “공자 사상이 멸절된 줄 알죠. 프랑스혁명의 바탕인 계몽주의와 영국 산업혁명도 유교의 영향을 받았고, 미국 독립선언서는 대학(大學)을 참고문헌으로 삼았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도 유학을 공부했고요.” 서 관장은 유교의 우수성을 알리는 ‘민중유교’론을 강조했다. “조상의 은공에 감사하고 정결한 부부생활을 하고 성실하게 세금 내면서 살면 모두가 유림이지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초석잠 드시고 치매 예방하세요”

    “초석잠 드시고 치매 예방하세요”

    24일 경남 함양군 유림면 대치마을 농민들이 초석잠을 수확한 뒤 활짝 웃고 있다. 초석잠은 기억력 증진과 치매 예방에 효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함양군 제공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상)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상)

    서울은 넓고 그리고 깊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장기연재한 ‘서울택리지’가 서울의 윤곽을 더듬는 도시학적 탐사였다면 이번에 후속으로 선보이는 ‘서울택리지-테마기행’은 서울의 속살을 찬찬히 살펴보는 풍물적 탐사의 성격을 띨 것입니다. 먼저 세계 최고,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의 아파트와 아파트 문화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 서울의 극장, 백화점, 호텔, 공원, 시장의 명멸사(明滅史)를 추적할 작정입니다. 서울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지하상가와 지하도, 고가도로와 육교의 부침이나 한강 다리와 나루의 변천도 들여다보기의 대상입니다. 물난리와 하천복개, 전차, 판자촌과 달동네, 다방·댄스홀 같은 유흥업소에 얽힌 흘러간 추억도 되새김해 볼만할 겁니다. 지구상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이내믹이 지배하고 있는 서울의 변화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어쩌다 아파트가 서울의 압도적 주거문화가 됐을까 아파트는 서울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한국사회를 읽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서울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살고 있고, 서울 도시경관을 아파트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여성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교수가 2007년에 출간한 ‘아파트 공화국’은 파리의 아파트가 아니라 서울의 아파트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줄레조는 1990년 서울 방문길에서 공룡처럼 군림하고 있는 아파트와 아파트단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주저 없이 ‘서울의 아파트’를 박사학위 논문의 연구주제로 선택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서울의 아파트 건설 이유와 한국인들의 아파트에 대한 열망을 분석해 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10년 넘게 걸린 긴 조사과정을 통해 그녀는 왜 아파트가 서울의 지배적인 주거형태가 됐으며, 한국의 중산층은 왜 아파트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을 집요하게 던졌다. 이방인의 눈에는 희귀한 이상현상이었지만 한국사람들은 덤덤했다. “그런 것도 연구대상인가”라는 조롱 섞인 핀잔을 극복하고 줄레조는 200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아파트문화 분야연구의 독보적인 학자로 인정받는다. 유수 기관들이 그녀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다. 줄레조의 의문에 한국사람들의 답은 한결같았다. 서울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서 아파트라는 거주형태의 선택이 불가피했다고. 우리가 알고 생각하는 대로다. 그러나 줄레조의 연구결과는 달랐다. 한국사회에서 아파트는 ‘압축된 현대성’(compressed modernity)의 반영이었다. 아파트는 돈이나 주식과 비슷한 환금성을 가진 재화인 동시에 현대화의 매개체 또는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1970~80년대 산업화를 담당한 권위주의 정권과 재벌, 중산층이 맺은 ‘3각 동맹’이 아파트를 상위 계급화했다고 주장한다. 아파트는 서울사람, 나아가 한국인 욕망의 상징이며 3각 동맹이 건재하는 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아파트와 아파트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비평한다. 영화평론가 이형석은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집의 역사’와 다름없다”라면서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갖는 것을 중산층 평균적 삶의 실현으로 봤다. 주거지역과 평형, 아파트 건설회사의 브랜드가 신분을 드러내고, 재개발이나 뉴타운 공약이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하고, 아파트 정책이 정권의 성패를 가르는 시대를 살아왔다는 것이다. 2004년에 출현한 초고층 최첨단 주상복합 아파트는 또 다른 성공과 신분을 상징하는 ‘욕망의 바벨탑’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칼럼리스트 우석훈도 줄레조의 분석에 동의하면서 중산층의 욕망과 개발독재의 획일성이 결합된 부동산정책과 아파트공화국의 파국을 예고했다. ‘아파트 한국사회’를 펴낸 건축가 박인석(명지대)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아파트가 아니라 ‘아파트 단지’”라고 비판의 대상을 좁혔다. 아파트라는 주거형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담장을 둘러친 ‘단지’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그는 아파트를 열악한 도시환경이라는 사막 속에 자리 잡은 ‘사설(私設) 오아시스’라고 명명하면서 오아시스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임대아파트 단지, 분양아파트 단지,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처럼 아파트 단지가 재산가치에 따라 계급화하면서 계층적으로 폐쇄성을 띤다고 보았다. ‘단지 해체’가 왜곡된 아파트문화를 바로잡는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정아파트부터 와우아파트까지… 아파트의 부침 아파트가 서울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였다. 일제는 회현동에 3층짜리 공동주택(미쿠니아파트)을 지은 데 이어 1932년 충정로에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충정아파트(도요타아파트)를 지었다. 혜화동과 적선동 등에도 아파트가 선보였다. 주로 일본인 임대·거주용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8층짜리 반도호텔(지금의 롯데호텔)이었으니 충정아파트는 당장 도시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아파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 르 코르뷔지에가 주창한 미래주택 개념에 따른 획기적 건축물이었다. 이 아파트는 한때 호텔(트레머호텔, 코리아관광호텔)로 개조됐다가 다시 아파트(유림아파트)로 되돌아갔다. 1979년 충정로 8차선 확장으로 건물 절반이 뜯겨나가는 곡절을 겪었지만 살아남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충정아파트를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로 공인, ‘100년 후의 보물, 서울 속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정부 수립 이후 지어진 최초의 민간아파트는 1958년 중앙산업이 성북구 종암동에 세운 종암아파트였다. 17평짜리 4층 건물에 152가구가 살았다. 정식명칭은 ‘종암 아파트먼트 하우스’였지만 ‘종암아파트’로 줄여 부르면서 ‘아파트’라는 용어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잘나가는 기업인, 정치인, 예술가들이 입주했으며 최초의 옥내 수세식 화장실과 입식 부엌이 장안의 화제였다. 특히 양변기로 대변되는 화장실 문화의 대혁명을 알린 옥내 좌식화장실은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같은 변기에 앉아 일을 보는 해괴망측한 서양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돌이 깔린 침실이 현관이나 주방, 거실보다 한 단이 높은 특이한 구조였다. 1995년 종암선경아파트로 재건축됐다. 1962년 안양으로 이전한 마포형무소 자리에 대한주택공사가 최고급 마포아파트(도화동 삼성아파트)를 건립하자 서울의 모던보이와 모던걸 사이에 아파트는 일약 선망의 대상이 됐다. 입주 초기 연탄보일러 중독사고가 연발하고 부유층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아파트주변에 담장을 쌓아 외부와 격리시키는 ‘자폐적 공간’을 조성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세계 유일의 ‘한국형 아파트 단지’의 모델등장이었다. 서울로의 ‘광적인’ 인구유입은 주택난을 부채질했다. 도심과 가까운 지역의 산비탈과 국공유지변 하천부지를 꽉 메운 토막집과 판잣집을 밀어내고 시민아파트를 지었다. 당시 지은 낙산 시민아파트 등 대부분 시민아파트는 경관훼손 사례로 낙인 찍혀 1990년대 철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김현옥 시장(1966~70년 재임)이 주도한 시민아파트는 본래 철거민 수용용이었다. 시민아파트 1호는 천연동 금화아파트였다. 한 서울시 공무원이 해발 203m의 산꼭대기에 아파트를 짓는 이유를 묻자 김 시장은 “이 바보야 높은 데 지어야 청와대에서 잘 볼 것 아니냐”라고 답했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전해진다. 1968~69년에 지은 시민아파트는 어김없이 산허리 또는 산등성이에 지어졌다. 전시행정의 표본이었다. 그래서인지 경관 하나는 끝내주는 금화아파트는 아직도 살아남아 개발연대기의 암담함을 나타내는 영화촬영장으로 쓰인다.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 뚫린 물길은 막을 수 없었다 도심재개발 차원에서 이뤄진 세운상가와 낙원상가, 청량리 대왕코너(롯데백화점 청량리점)는 요즘 주상복합아파트의 원조격이다. 특히 세운상가 아파트는 1960년 후반부터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이 들어서는 1970년대 초까지 상한가를 쳤다. 18~25평의 작은 평수였지만 대규모 상가와 엘리베이터를 갖춘 이 아파트에 사회 저명인사들이 앞다퉈 입주했다. 사대문 안에 밀집된 직장에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상류층 집결지였다. 세운상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집창촌으로 알려졌던 ‘종삼’과 무허가 판자촌 철거로 얻어진 1만 3000평의 공지 위에 종로~청계천~을지로~퇴계로까지 무려 1km를 8개의 건물이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심의 괴물이었다. 아파트의 고급화는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에서 처음 시도됐다. 대한주택공사가 1970년에 지은 한강맨션은 중앙집중식 난방을 채택한 첫 호화 아파트였다. 시민아파트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으려고 ‘아파트’ 대신 ‘맨션’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계약 1호는 27평형을 구입한 탤런트 강부자였다. 고은아, 문정숙, 패티 김 등 연예인들이 줄지어 입주했다. 분양이 대박 나자 당시 현대건설 정주영 사장이 장동운 주공 총재에게 “아파트 사업 그거 돈이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현대를 비롯한 대형 건설업체들이 아파트사업에 뛰어드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1970년 4월8일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의 붕괴로 위기를 맞았지만 뚫린 물길을 막을 수 없었다. 바야흐로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의 문턱을 막 넘어섰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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