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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선의 무게/황인숙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시선의 무게/황인숙

    한, 시선이 사라졌다는 것 저 모든 집들과 길들, 사람들, 팽이처럼 쏘다니는 바람, 햇빛의 도금이 씌워졌다 벗겨지는 유리창들 응시하던 시선의 무게가 툭, 떨어져 나갔다는 것 둥둥 떠오르는 지상의 시선들이 납작하게 맺힌 잿빛구름 흩어져 아득히 흘러간다 이곳에서 멀리 그대에게 몸을 굽혀 나는 천천히 천천히 절을 하네
  • ‘청춘 역전’ 노리는 ‘노노야구단’ 사람들

    ‘청춘 역전’ 노리는 ‘노노야구단’ 사람들

     매주 일요일 아침 서울 양천구 신정동 갈산초등학교 운동장.그물망을 치고, 베이스들을 내려 놓자 무심했던 운동장은 활기를 띤다.금방 다이아몬드가 생겨나고 노인야구단의 ‘은빛’ 열정이 운동장 곳곳에서 꿈틀거린다.최근 한 공익광고 모델로 유명해진 국내 최고령 실버야구팀인 ‘노노(NO老·늙지 않는다는 뜻) 야구단’의 연습 시작전 광경이다.  ●평균 연령 63세…쉰살이 막내  노노야구단은 1997년 야구에 관심있는 50세 이상의 중·노년층들이 모여 만들었다.한 잡지사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당시 뜻을 같이 한 이는 38명.야구단 이름은 ‘노노’로 지었다.국내 유일의 실버 야구단이다.탤런트 박규채(당시 영화진흥공사 사장)씨가 단장을 맡았고 한국 야구계의 대 스타였던 윤동균·최동원(한국야구위원회 경기 감독관)씨가 초대 감독을 맡아 주위의 관심이 제법 컸다.  한때는 회원수가 줄어 20명으로 팀을 꾸리던 때도 있었지만,지금은 30명으로 늘어난 상태다.최고령인 장기원(80)씨와 막내 김근배(50)씨의 나이 차는 무려 30년.평균 연령은 63세다.최근 서울·천안 등에서 실버야구단이 창단됐지만 평균 60세 이상의 실버 야구단은 노노야구단이 유일하단다.  비가 내리던 지난 14일 주말 아침, 노익장들이 열기를 뿜어내는 갈산초등 연습장을 찾았다.  오전 9시쯤 간간이 내리던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자 단원들은 운동장으로 나와 줄을 맞춘 뒤 달리기를 시작한다. “아이고 난 무릎이 아파서 못 뛰겠어.” 일부는 운동장을 도는 대신 자기만의 방식으로 몸을 데운다.다음 단계는 스트레칭.손목과 어깨,발목,허리,목을 이완시키는데 30여분 걸린다. “젊은 사람이야 언제든 그냥 할 수 있지만 우린 나이가 있으니까 대비를 꼼꼼히 해야지.안 그럼 다쳐.” 오른쪽 귀에 한 금색 귀고리가 이색적인 홍성태(64)씨의 말을 들으니 준비 운동에 공을 들이는 것이 이해가 된다.경기 자체보다 착실한 준비 과정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와닿는다.  ●12~13명의 타자가 들어선다  스트레칭을 끝낸 뒤 이들은 운동장의 한 켠에 두었던 글러브와 야구공을 집어든다.먼저 하는 것은 2인 1조의 캐치볼 연습.가까운 거리에서 시작해 점점 사이를 넓혀 나가는 모습이 꽤나 체계적이다.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다니는 공들 사이로 낯선 궤적이 눈에 띈다.공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언더핸드 공이다.강재희(60)씨는 “난 이렇게 던지는 게 더 편해서….”라며 공을 주고 받는다.순간 미국 메이저리거에서 강타자들을 잡아내던 김병현(FA) 선수 모습이 스쳐간다.  선수단은 1시간 정도 몸을 푼 뒤 자체 청백전을 펼친다.특이한 것은 수비는 9명이 하지만 타자는 12~13번 타순까지 돌아간다.모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그 날도 참가한 단원 모두가 타석에 들어섰다.최근 선수단이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가입 문의가 늘었지만,무작정 신규 회원을 늘리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홈런은 ‘깡~펑!’ 슬라이더는 ‘쉭~팡!’  하지만 이날 노노야구단은 청백전 대신 타격 및 수비 연습만 했다.야수들에게는 수차례 펑고를 받게 했다.  20일 치러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배 실버야구대회를 대비한 특별 훈련이다.상대는 평균 연령이 50대인 ‘하이서울팀’.노노야구단보다 평균 연령이 10년정도 젊은 팀이다.노노야구단에서 함께 훈련했던 몇 명도 하이서울팀으로 이적(?)해 인연 또한 깊다.하이서울팀은 지난해 10회 서울시장배 사회인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만만찮은 강팀이다.노노야구단으로서는 꽤 긴장이 되는 승부일 터.그래서인지 박동석(61) 감독의 주문이 점점 많아진다.  “몸이 나가면 안 돼요.배트를 그냥 대지 말고 맞는 순간에 힘을 줘야지.”  조언이 예사롭지 않다.박 감독은 실업팀 농협에서 유격수를 봤고 초등학교에서 선수들을 지도한 경력이 있다.  “파이팅~기리기리잇~아자아자아자!”  야구단의 분위기 메이커인 고인환(61)씨의 힘찬 구호에 운동장이 쩌렁쩌렁 울린다.배팅볼 투수 역할을 한 고씨의 공이 미트에 닿는 소리가 제법 묵직하다.홈런이 뻥뻥 터지고 밀어치기와 당겨치기에 능숙한 타자들의 타격감이 경쾌하다.노련함을 겸비한 장타력이 팀의 가장 큰 장점이다.최고령 투수인 장기원씨가 던지는 슬라이더도 각이 예리하게 꺾인다는 후문.장씨는 2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릴 히어로즈-한화전에 시구를 맡을 예정이다.  ●“혹여 장외홈런 칠까 우려”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노노야구단은 올해 사회인야구팀들과 4번 겨뤄 3번 이겼다.4월에는 연예인 야구팀인 ‘외인구단’과 일전을 치러 14-8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인야구 리그엔 참가하지 않고,한달에 한 번꼴로 친선경기만 치른다.갈수록 기량이 눈부시게 발전하는 젊은이들과 경쟁을 펼치기가 힘들고,경기를 하려면 소위 1군들로 팀을 꾸려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소외되는 팀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노야구단엔 아주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빠듯한 운영 경비다.요즘 야구단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기업의 후원이 늘긴 했다.손목 보호대,야구공,유니폼 등도 후원받았다.하지만 회원들이 월 2만원씩 갹출하는 돈으로 충당하는 운영비는 여전히 모자라기만 한다.1년 경비 중 300만원 정도를 갈산초등학교에 발전 지원금으로 내놓아 근근히 꾸려간다.  “단원들 수입이라고 해봐야 연금이나 용돈이 전부일 텐데 월 2만원도 부담되지.그래도….어? 아이고!” 총무인 조관형(62)씨가 말을 하다 멈추고 탄성을 내뱉는다.타자가 친 공이 학교 담장을 쭈~욱 넘어가 차도까지 날아갔기 때문이다.공 하나에 6000원이다.혹여 학교 유리창이라도 깨지면 1만 5000원이 든다.더 난감한 것은 장외 홈런으로 자동차 유리창을 깼을 경우다.자동차 유리값이면 한달 운영비의 절반이 훌쩍 빠진다.한자루당 50만~60만원 하는 알루미늄 배트도 1만번 정도 공을 때리면 ‘곯아서’ 못 쓰게 된다.이날 연습에서도 1만2000원어치의 공을 잃어버렸다.  ●“황혼 인생에도 삼세번은 있지”  “자 다음 주 경기까지 몸 만들고 계시고,아까 지적받은 것들은 꼭 연습하세요.또 그날 가면 연습할 시간이 없으니까 아침에 몸 좀 풀고 오시구요.”  다음 주 경기에 대비한 박 감독의 훈시를 끝으로 이날 연습은 마무리됐다.단원들은 각자 자기 짐을 챙기고 연습을 위해 이동시켰던 그물망을 다시 운동장 한켠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구석구석에 있던 공을 줍고 장비를 정리하던 강희중(72)씨는 “야구에 미친 사람들이야.”라며 야구의 매력을 표현했다. “삼세번이잖아,삼세번.스트라이크도 세번 돼야 아웃당하는 거고,한 회에 적어도 타자가 세 명은 들어설 수 있잖아.또 한 경기에서 3번은 휘두를 수 있고….자꾸 기회를 주는 거지.인생에도 기회는 계속 있다고.우리같이 나이먹은 사람들도 늙었다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하면 안 되는 거야.”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동영상 사진 인터넷서울신문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 [Zoom in 서울] 먼지만 수북한 한강 전망대

    [Zoom in 서울] 먼지만 수북한 한강 전망대

    ‘공사 중’이라는 문구가 발길을 가로막았다. 자동유리문도 굳게 잠겨 있었다. 지난 16일 찾아간 서울 한남대교 남단 ‘카페형 전망대’는 시민들에게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2, 3층 전체를 둘러싼 대형 유리창 너머로 햇살에 반짝이는 한강이 보였다. 76㎡ 규모의 전망대는 빨간색과 흰색이 섞인 싱크대와 수납장이 먼지를 뒤집어쓴 채 텅 비어 있었다. 시공을 맡은 ㈜진양건설 관계자는 “공사는 지난해 12월 이미 끝났다.”고 설명했다. ●부서간 떠넘기기… 개장 못해 서울시는 지난해 80억원(엘리베이터 공사비 27억원 포함)을 들여 한강·동작·양화대교 등 총 9곳에 카페형 전망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우선 한남·잠실대교 전망대를 완공했지만 6개월째 ‘방치’한 채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굼뜬 행정’ 처리로 시민을 위한 편의 제공이 미뤄진 데다 문을 닫고 있는 기간만큼 수익도 내지 못해 결국 예산이 낭비된 셈이다. 공사와 운영을 맡은 부서가 서로 달라 행정 처리가 늦어졌고, 운영 부서에서 늑장을 부리다 지난달에야 서울관광마케팅㈜을 사업자로 선정하면서 개관이 지연됐다. 현재도 사업자의 운영계획안이 마련되지 않아 개관은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수원구역 ‘카페형’ 불가능 수도나 전기, 냉·난방시설도 아무런 이상없이 가동되고 있지만 해를 넘기고도 개방이 안 된 탓에 애꿎은 시공사가 보안경비시스템까지 달아야 했다. 이에 대해 공사를 맡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운영을 전담하는 한강사업본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한강사업본부측은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건축물 대장 등재 등을 비롯, 사업 인계를 받은 것이 4월이라 사업자 공모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도시기반시설본부측은 “공사가 지연된 것은 맞지만 개관 시기를 앞당기려고 지난해부터 한강사업본부에 사업자 공모와 우리 쪽 행정처리를 동시에 진행하자고 제안했는데도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양측은 “건물 완공 뒤 보완 공사를 하고, 구청의 사업승인 등이 늦어진 탓도 있다.”고 했다. 원래 계획과 달리 잠실대교, 광진교의 카페형 전망대가 ‘카페형’이 아닌 ‘단순 전망대’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이 두 곳은 상수원보호구역에 있어 취사나 조리시설이 들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한강다리에서 차 한잔을 즐기며 삶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카페형 전망대 사업을 추진해 왔다. 글 백민경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與 너도나도 靑줄서기…쇄신파 지리멸렬 후반 36분 해결사 박지성 동점골 신종플루 변종 첫 확인 지방직 공무원 합격선 3~6점 상승 MB 보란듯 시국선언? 회사 옆자리 그녀가 나를? 촌스럽다? 화끈하다! 비키니보다 원피스
  •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엄마와 읽는 동화] 늦둥이/김옥애

    등을 구부린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밑동을 다독거렸다. ‘너는 올해도 꽃을 피우지 않는구나. 그래도 언젠가는 피겠지.’ 엄마가 뱃속에 들어 있는 자기 아이를 기다리듯 할아버지는 사과 꽃 피기를 기다렸다. 삼 년 전 봄에 할아버지는 마을 사람들과 충청도 여행을 떠났다. 속리산과 충주댐을 둘러본 후 휴게실에서 잠시 쉬었다. 그때 계단에서 묘목을 늘어놓고 있던 젊은 남자가 할아버지를 불렀다. “할아버지” “나 불렀는가?” 대머리 할아버지가 묻자 젊은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옆에 서 계신 눈이 크고 얼굴이 새까만 할아버지요.” 무슨 일이냐며 할아버지가 다가가자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 한 그루를 집었다. “이거 가져다 심으세요.” “그게 무슨 나문데?” “사과나무요. 그냥 가져가세요.” 할아버지는 공짜라는 말에 머뭇머뭇했다. “나한테만 왜 줘?”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 젊은 남자는 어린 나무의 뿌리를 물기 묻은 거적으로 감쌌다. 그러고는 당당하게 할아버지 앞으로 내밀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자기 아버지와 얼굴이 꼭 닮아 묘목을 한 그루 드리고 싶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나무를 받아 든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자라는 손녀의 모습을 떠 올렸다. 하얀 피부에 웃으면 보조개가 팬 손녀가 늘 보고 싶었다. 여섯 살이지만 요즘은 뭐가 그리 바쁜지 전화 목소리 듣기도 힘들다. 할아버지는 그런 손녀를 생각하며 입을 헤헤 벌렸다. 벌써 빨간 사과 알들이 또르르 손녀 손으로 굴러갔다. 새콤하고 단 맛이 나는 빨간 사과를 베어 먹으며 손녀가 흠뻑 웃는다. 잠시 손녀의 생각에 잠긴 할아버지는 기분이 좋아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다음 날 할아버지는 텃밭으로 나갔다. ‘삼 년 후면 열매가 열릴 거네요.’라고 했던 젊은 남자의 말을 곱씹으며 흙구덩이를 팠다. 구덩이 안에 거름과 흙을 섞어 뿌렸다. 뿌리를 얕게 심은 후 흙을 다독다독 밟았다. 맨 나중엔 지주대도 세워 줬다. 4월은 아지랑이처럼 소리 없이 지나갔다. 텃밭은 고추와 상추와 무 같은 푸성귀들로 가득 채워졌다. 며칠만 게으름 피우면 푸성귀들을 제치고 풀들이 쑥쑥 자랐다. 할머니를 먼저 보낸 할아버지는 낡은 기와집에서 그 텃밭을 가꾸며 혼자 살았다. 가끔 마을회관 옆에 사는 대머리 할아버지가 드나들긴 했다. 그 날도 대머리 친구가 찾아왔다. 텃밭에서 풀을 뽑던 할아버지는 잠시 일손을 놓았다. “석주야, 풀 없애는 약을 뿌리면 될걸. 고생을 사서하는구나.” “고생은 무슨.”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 옆으로 와서 무릎을 세우고 앉았다. “저 사과나무는 올해도 꽃이 안 피었네.” “응, 난 필 줄 알았거든.” 대머리 친구가 할아버지를 놀려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 난 처음부터 엉터리 나무라 생각했었다.” “설마? 사람을 믿고 살아야지.” 대머리 친구는 킥킥 웃었다. 차라리 나무를 뽑아 버리고 믿는 곳에서 새로 구해 심으란 말까지 했다. 그러더니 마을에서 생긴 소식을 하나 전해 줬다. “야, 우리 마을에 앞으로 요양 병원이 들어선다고 하더라.” “병원이 생기면 좋겠지.” 머지않아 할아버지도 그 병원에 들어갈 것만 같아 담담하게 대답했다. “너는 찬성이냐, 반대냐? 병원이 못 들어오게 막아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 “양쪽 다 이유가 있겠지.” “대답이 그게 뭐냐? 나 그만 갈란다.” 이 집 저 집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 아줌마처럼 대머리 친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내 정신 좀 봐. 우리 집 개한테 아침 밥 주는 걸 잊었네.” 대머리 친구는 엉덩이를 털었다. 할아버지는 친구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한참을 더 앉아 있었다. 날씨가 무더웠다. 햇볕이 뜨거워진 8월에도 할아버지는 텃밭에 나갔다. 얼굴에 선 크림을 바르고 붉게 익은 고추를 따냈다. 할아버지는 고추를 한바구니씩 따 와 마당 평상 위에 부었다. 빈 바구니를 들고 다시 밭 가운데를 지나치던 할아버지가 걸음을 멈추었다. 사과나무 앞에서 입을 떡 벌리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머슬머슬 사과 꽃이 피기 시작한 것이다. 초록의 긴 꽃자루에 하얀 꽃잎들이 달려 있었다. 처음에 할아버지는 반가움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곧 걱정이 앞섰다. 꽃이 피는 것은 열매를 만들기 위함이 아닌가. “이일을 어찌한담. 내가 늦둥이를 어떻게 키워?” 할아버지는 안타까움에 속이 타 들었다. “이 녀석아, 남들은 벌써 굵직한 사과를 달았는데….”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익은 사과가 거리에 쏟아질 것이다. 할아버지는 그 일을 생각하니 사과나무의 꽃이 반가우면서도 안쓰러워졌다. 할아버지는 늦둥이 사과나무를 찬찬히 살폈다. 잎 뒤에 누런 벌레들이 닥지닥지 붙어 있었다. 벌레가 아삭아삭 잎을 갈아먹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귓속에서 벌레의 움직임이 삭삭거렸다. “이런 고약한 것들! 언제부터 이 나무에 붙어 있었던 거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 잎사귀들을 하나씩 들추며 벌레들을 없앴다. 벌레가 있는 걸 미리 알지 못해 사과 꽃이 늦게 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양분을 죄다 빼앗기고도 늦게 꽃을 피운 사과나무를 할아버지는 칭찬했다. “너는 훌륭해! 대단한 나무야.” 할아버지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자세이지.” 할아버지는 담배를 뽑아 물었다. 앞으로는 사과를 잘 길러야 할 엄마의 입장이 된 것 같았다. 사과나무는 하얀 꽃잎을 떨구고 마침내 콩알만 한 열매들을 달았다. 콩알만 하던 열매는 날마다 쑥쑥 자라 풋감만 하게 커졌다. 그러나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싸늘해졌다. 할아버지는 자나깨나 사과나무 걱정에 잠겼다. 추워지면 땅 속 뿌리가 물을 빨아올리기 힘들 거였다. “너를 잘 키워야 하는데, 어쩔거나?” 이파리들을 쓰다듬으며 할아버지는 나무에게 물었다. 사과나무는 대답이 없다. 할아버지도 방법을 못 찾았다. 할아버지는 하늘을 보며 부탁을 했다. 해야, 해야, 뜨거운 빛을 보름동안만이라도 더 쏟아 주렴. 그때 할아버지의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 신호 음악이 울려왔다. 랄 라라 랄 라라. “여보세요.” “나야, 대머리.” “무슨 일인데?” “지금 마을 회관 쪽으로 빨리 와 줄래?” “왜?” “우리 초등학교 친구를 오십 년 만에 만났다. 네가 보고 싶대.” 대머리 친구는 점심을 함께하자며 할아버지를 불렀다. “와! 그 친구가? 알았다. 곧 갈게.” 할아버지는 간단히 몸을 씻은 후 나갈 때에 입을 옷을 골랐다. 벽에 걸려 있는 회색 바지와 윗도리 황토 옷을 집어 들었다. ‘에 헴’ 기침소리를 낸 후 할아버지는 텃밭의 사과나무에게 나들이를 알렸다. “얼른 다녀오마.” 할아버지는 골목을 빠져나와 사거리의 꽃가게 앞을 지났다. ‘무지개 꽃가게’란 간판만 붙었지 꽃보다는 비어 있는 화분들이 더 눈에 띄었다. 그동안 마을회관을 들락거릴 때 눈으로 스쳐만 다니던 가게였다. 바쁘게 걷던 할아버지가 그 꽃가게를 향해 다시 몸을 돌렸다 ‘옳지! 바로 그것이야. 내가 진즉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할아버지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손뼉을 ‘탁’ 쳤다. 가게 유리창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저기 저 큰 화분 얼마요?” 할아버지가 가리킨 갈 색 화분은 곡식을 빻는 절구통만 했다. 손녀의 키만큼 높아 사과나무가 편안하게 자랄 수 있어 보였다. 가게 아줌마가 놀라는 눈치였다. “저렇게 큰 화분을 어디다 쓰시려고요?” “아니, 그런 건 묻지 말고 얼마냐고요?” “그 화분 새 것 아닌데요. 옛날에 우리 집에서 쓰던 걸 놓아 뒀어요.” “그래도 가격을 알아야지요.” “필요하시면 할아버지가 그냥 가져가세요.” “그냥?” 이상하다. 사과나무를 준 젊은 남자처럼 꽃가게 아줌마도 ‘그냥 가져가세요.’라는 말을 했다. “허허허. 그것 참. ” “제가 마을 어르신한테 왜 거짓말하겠어요. 크기에 비해 무겁지 않아 할아버지가 들고 가실 수 있을 걸요.” 눈가에 주름을 만들며 아줌마는 화분을 끄집어냈다.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화분 밑바닥엔 붉은 흙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웃기만 했다. “깨끗한 옷에 흙 묻겠어요.” “그런 것 염려할 것 없소. 옷이야 다시 빨면 되니까.” 할아버지는 화분을 들고 집으로 다시 왔다. 그러고는 텃밭의 사과나무 앞에 그 화분을 내려놓았다. “이제 됐다. 추워지기 전에 너를 보호해 줄 수 있게 됐다니까.” 잽싸게 일할 때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나온 할아버지는 화분 맨 밑바닥의 구멍을 막았다. 그 위에 비료 흙을 절반이 넘게 채워뒀다. 그러고는 사과나무 지주 대를 떼어냈다. 할아버지는 나무의 뿌리가 다치지 않게 가만가만 삽질을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흙을 떠 낸 할아버지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천천히 사과나무 뿌리가 드러났다. 할아버지는 사과나무를 화분으로 옮겨 넣었다. 할아버지 바지 주머니에서 손 전화가 울렸다. 흙 묻은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왜 늦느냐.’는 대머리 친구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할아버지는 친구에게 한마디 들은 뒤끝을 바투 마무리했다. “나 지금 못 간다. 아주 소중한 일이 생겼어. 그러니까 그 친구 데리고 네가 이리로 오너라.” 할아버지는 사과나무가 심어진 화분에 흙을 뿌렸다. 친구들을 부른 후엔 손 움직임이 느려지고 꼼꼼해졌다. 그들이 오면 함께 따뜻한 방으로 화분을 옮길 참이다. 이제 사과나무는 남쪽 창가에서 햇볕을 받으며 잘 지낼 것이다. 할아버지는 겨울에 주렁주렁 달린 빨간 사과를 손녀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사과나무야, 너를 늦둥이로 만들어 미안하다.” 친구들이 오기를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사과나무에게 소곤소곤 속삭였다. ●작가의 말 늦게 난 자식을 늦둥이라 부릅니다. 부모들은 그 늦둥이를 키우며 각별한 사랑을 퍼붓지요. 내가 아는 50대 초반의 어떤 아저씨는 틈만 나면 자기 배 위에서 아이를 키우더라고요. 늦둥이 아이처럼 늦둥이 과일나무를 나는 보았어요. 사람이든 식물이든 기르고 가꾸는 엄마의 마음은 똑같은가 봐요. 그런데 나무의 엄마인 할아버지는 몇 점 엄마가 될 것 같나요? ●약력 전남 강진에서 출생했다.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우물가를 맴도는 아이들’과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너는 어디로 갔니?’가 당선됐다. 전남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화집 ‘이상한 안경’ ‘너는 어디로 갔니?’ ‘별이 된 도깨비누나’외 다수를 펴냈다.
  • 애마 더위먹기 전 이것만은 확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사람이 녹초가 되듯 자동차도 탈이 난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집중호우가 잦고 기온도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기상청이 예고하고 있어 빗길 장거리 운전 등에 대비한 세심한 점검이 필요하다. ●엔진 - 냉각수 점검 0순위 무더운 날씨에 흔히 발생하는 차량 고장은 엔진 과열(오버히트·Over Heat)에 따른 시동 꺼짐이다. 엔진 온도가 과도하게 올라가면 출력이 떨어지면서 엔진이 멎을 수 있다. 이때 냉각수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냉각장치는 2년마다 완전히 물을 빼고 다시 채우는 것이 좋다. 냉각수의 높이, 상태, 농도 역시 주기적으로 점검(부동액과 물을 반반씩)해야 한다. 만일 주행 중 냉각수가 넘쳤을 때는 보닛을 열고 약 15분가량 엔진이 식기를 기다렸다가 냉각수를 보충해준다. 이때 냉각수가 무척 뜨겁기 때문에 라디에이터 뚜껑을 열 때는 수건으로 덮은 다음 열어야 화상을 막을 수 있다. ●에어컨 - 고단에서 저단으로 에어컨은 바람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을 경우 엔진룸의 팬모터를 확인해야 한다. 퓨즈가 끊어졌거나 통풍구에 먼지가 쌓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정상인데 바람이 시원하지 않다면 냉매가 부족하거나 냉온조절 스위치와 에어컨을 연결하는 케이블의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 고속주행 중 에어컨을 켜면 압축기에 순간적인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 출발 전 켜거나 신호대기 등 주행을 멈춘 상태에서 가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에어컨은 처음에 고단(4∼5단)으로 세게 켰다가 2∼3분 뒤 저단(1∼2단)으로 낮추는 게 냉각효율과 연료절약에 도움이 된다. 항균 에어컨 필터의 교환시기도 확인해야 한다. 보통 1년 또는 1만 2000㎞ 주행시 교체하는 게 좋다. ●타이어 - 장마철엔 공기압 10%↑ 장마철에는 타이어의 공기압을 평소보다 10%가량 높여주는 것이 좋다. 타이어 표면의 배수성능을 향상시켜 수막현상에 의한 미끄러짐을 줄일 수 있다. 고속 주행을 할 때는 적정수준보다 10∼20% 공기압을 높여도 좋다. 압력이 낮으면 도로와 닿는 타이어 면적이 넓어지고 마찰열은 높아져 타이어 파손을 야기할 수있다. 타이어 마모 상태도 점검하자. 마모 정도는 타이어의 옆 부분에 있는 삼각형 표시(▲)로 확인할 수 있다. 삼각형 표시의 위쪽을 살펴보면 홈 속에 돌출된 부분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마모 한계다. 삼각형 표시가 마모 한계까지 달았으면 타이어를 교체해야 한다. ●와이퍼 - 주행전 유리 흙먼지 확인 와이퍼 작동에도 유의해야 한다. 우선 주행 전에 유리면에 흙먼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먼지가 있다면 먼지떨이로 닦아낸 다음 작동해야 유리면 손상을 피할 수 있다. 비가 적게 내릴 경우에는 ‘워셔 스위치’를 눌러 유리면에 물을 흠뻑 적신 뒤 작동해야 한다. 와이퍼 모터가 고장났을 때에는 담뱃재를 유리창에 문지르면 잠시나마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브레이크도 어느 때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비가 내려 물이 고인 도로를 주행하거나 세차를 하고 난 직후 브레이크를 밟으면 평소보다 제동이 잘 안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일단 속도를 줄이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가볍게 여러 번 밟아주어야 한다. 브레이크 내부에 열이 발생하게 하면 브레이크 라이닝에 묻은 수분을 보다 빨리 날아가게 할 수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에어프랑스’ 동일기종 A330 운항중단 논란

    │파리 이종수특파원│대서양에 추락한 AF447편 여객기의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프랑스에서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인 에어버스 A330의 운항 중단 여부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발단은 일간 르 피가로가 11일(현지 시간) “에어버스가 A330과 A340을 운항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면서부터다. 신문은 몇몇 전문가들이 사고기가 파손되는 일련의 치명적 원인을 촉발한 것이 A330기 속도측정장치의 고장 때문이라고 지적한 점을 들었다. 에어버스는 즉각 반발했다. 대변인은 “유럽항공안전국이 A330기종 등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운항 금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해당 보도에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을 출발해 호주로 가던 호주 제트스타 소속 에어버스 A330이 조종석 화재로 괌에 비상 착륙했다. 또 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소속 에어버스 A320 국내선 여객기는 조종석 유리창에 금이 가 비상 착륙했다. vielee@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새들이 나는 하늘/김용택

    [엄마와 읽는 동화] 새들이 나는 하늘/김용택

    비가 옵니다. 오랜만에 비가 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비비꼬이며 쓰러질 것 같던 풀잎들이 싱싱하게 살아납니다. 시들거리던 운동장 가 벚나무 잎들도 다시 활짝 펴져 비를 맞으며 수런거립니다. 나뭇잎과 풀잎과 곡식들이 두 손을 쫙 펴고 모두 씩씩하게 일어서서 신나게 내리는 빗줄기로 시원한 목욕을 합니다. 산과 들이 다시 싱그럽게 살아납니다. 유치원 아이들도 형아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운동장을 신나게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땡땡땡 들어 갈 종을 치자 비를 맞던 아이들은 교실로 뛰어 들어가고 비를 바라보고 있던 아이들의 얼굴들도 창가에서 사라졌습니다. 학교가 아주 조용해졌습니다. 빗줄기도 가늘어졌습니다. 아이들이 교실에 앉아 공부를 시작하자 엄마 박새가 아이들을 불렀습니다. “애들아, 아이들이 교실로 다 들어갔다. 얼른 나와 날기 연습을 하자꾸나.“ “네, 네, 네….” 아기 박새들이 어리고 예쁜 날개를 파닥이며 좋아합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밖으로 나간다. 그런데 말이야, 저쪽 유치원 교실을 벗어나면 안 돼 알았지.” “네, 네, 네, 네.” “자, 그럼 너부터 날아가 봐” “엄마, 그런데 비가 와요 날개가 젖으면 어떻게 해요,” “이슬비라 괜찮아, 그리고 우리 날개는 물이 잘 묻지 않는다.” 아기 박새들이 박새의 집인 홈통에서 한 마리씩 포롱포롱 살구나무 가지로 날아가 앉습니다. 풋살구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살구나무 가지가 흔들거렸습니다. 푸른 살구에 걸려 대롱거리던 물방울들이 후두둑 땅으로 덜어졌습니다. 살구가 말했습니다. “야, 너 누군데 내 허락도 없이 내 가지에 앉니? 무거운데.” “으응, 미안해 살구야! 안녕, 나는 박새야. 지금 날기 연습을 하는 중이거든.” “어? 너 내가 살군지 어떻게 알았어?” “우리 엄마가 그랬거든 살구나무를 벗어나면 안 된댔어.” 어린 박새들이 비를 맞으며 이 살구나무 가지에서 저 살구나무 가지로 포롱포롱 날아다녔습니다. 형아가 먼저 저쪽 살구나무 가지로 날아 건넙니다. 다음은 둘째 형아, 그 다음은, 그 다음은… 마지막으로 막둥이가 포로롱 날아갑니다. 어떤 새는 살구나무 잎 밑에 숨어서 이슬비를 피하기도 합니다. 살구만 한 작은 새들이 비비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은 낙엽 위에 떨어지는 이슬비 소리와 함께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냅니다. 살구나무에서 몇 발 떨어진 곳은 2학년 교실입니다.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선생님을 따라 책을 읽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다 읽은 선생님이 칠판에다가 동시를 써 놓고 외우라고 해 놓고 선생님은 가만가만 내리는 이슬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수선스러운 새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어? 어디서 저렇게 많은 새들이 날아왔지?’ 선생님은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창밖으로 더 내밀고 밖을 내다봅니다. 그때였습니다. 선생님은 무엇이 유리창에 탁 탁 탁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살금살금 걸어 탁탁 소리가 나는 곳으로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미 박새가 유리창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려고 유리창에 자기 몸을 부딪치며 울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어? 왜 저러지?” 이게 웬일입니까 아주 작은 박새 새끼 한 마리가 교실 복도로 날아들어 왔지 뭡니까. 언제 보았는지, 아이들이 “우와! 새다 새! 새!” 하며 새를 잡으러 뛰어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쉿 조용히 해, 조용히.” 어린 박새가 밖으로 나가려고 또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칩니다. 유리창 밖은 너무나 소란했습니다. 엄마 새가 복도 안을 날아다니는 새끼 새를 보고 유리창에 몸을 부딪치는 소리, 살구나무 가지에서 가지로 어린 새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우는 소리, 다른 교실에서 아이들이 책 읽는 소리, 선생님은 아이들을 교실로 들여보내고 살며시 복도로 다시 나갔습니다. 복도 유리 창문이 열린 곳으로 어린 박새가 잘못 날아들어 온 모양입니다. 복도로 날아들어 온 어린 박새는 유리 창문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습니다. 어린 박새가 밖으로 나가려고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면 밖에 있는 엄마 새도 안타깝게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며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얼른 유리창 틀로 올라가 창문 몇 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저쪽에서 퍼덕이고 있는 어린 박새에게 가만가만 다가가 휘휘 하며 열린 유리창 쪽으로 어린 박새를 몰았습니다. 그렇지만 어린 박새는 열린 유리창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꾸만 닫힌 유리창에 머리를 들이받고 있었습니다. 밖에 있는 엄마 새는 더 안타까운지 온몸을 유리창에 부딪치며 울었습니다. 선생님도 안타까워하며 훌쩍훌쩍 뛰며 어린 박새를 열린 유리창 쪽으로 몰았지만 어린 박새는 계속 닫힌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치며 퍼덕거렸습니다. 나중에는 지쳤는지 유리창 틀에 가만히 앉아 숨을 할딱거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얼른 뛰어올라 어린 새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얼른 새를 밖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새는 포로롱 날아갔습니다. 그때 새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요란했습니다. 새가 밖으로 날아가자 세상이 온통 환호 소리로 들뜨는 것 같았습니다. 아! 어린 새는 참으로 따뜻했습니다. 새를 잡았던 그 짧은 순간 손끝에 전해 온 그 온기를 선생님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몇 번인가 자기 손에 전해 오던 그 새의 심장 뛰던 느낌이 너무나 선명해서, 뛰던 심장이 느껴지던 자기 손가락 끝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습니다. 까만 눈을 뜨고 선생님을 쳐다보던 그 불안한 아기 새의 눈빛이 자꾸 어른거립니다. 밖에서는 교실에서 빠져 나온 어린 새를 둘러싼 새 가족들이 모여들어 비비거리며 울고 있었습니다. “엄마, 선생님이 나를 잡을 땐 너무 놀랐다니까.” “아냐, 그 선생님은 새, 나무, 꽃, 강,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이야. 내가 여기 태어나기 훨씬 전에도 이 학교에 있었대. 돌아가신 할머니 말씀에 의하면 선생님은 이 학교를 졸업했대. 그러니 이 학교에서 산 지가 몇십 년이 된 거지.” “선생님의 손은 정말 따뜻했어요.” 새들은 다시 살구나무와 살구나무 사이를 포롱포롱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과 공부를 하는지 선생님의 까만 머리통이 유리창 너머로 보였습니다. 한 아이가 말을 듣지 않은지 선생님의 큰 소리가 유리창 밖까지 들렸습니다. 그때 비 그친 하늘을 날던 꾀꼬리가 뻐꾸기에게 말했습니다. “야, 꾀꼬리야, 저 선생님은 시인이래.” “시인 선생님도 화를 내나봐.” 살구나무에도, 새들이 나는 하늘에도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이 퍼지고 있었습니다. 새는 포로롱 날아갔습니다. 그때 새들의 울음소리가 더욱 요란했습니다. 새가 밖으로 날아가자 세상이 온통 환호 소리로 들뜨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봄이 되면 학교 홈통에 박새가 날아 와 집을 짓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기릅니다. 마른 풀잎이나 새털을 물고 홈통을 드나들던 박새가 어느덧 벌레들을 입에 물고 집을 드나듭니다. 새끼들은 보이지 않고 재재거리는 소리만 들리다가 조금 지나면 새끼들이 노란 주둥이를 집 밖으로 드러내 놓고 먹이를 받아 먹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면 새들이 집을 나와 나는 연습을 합니다. 풋살구가 달린 살구나무를 차례차례 날아가는 모습은 신비롭습니다. 아이들과 창가에서 새들이 나는 연습을 하는 것을 바라보곤 했지요. 그러다가 어린 새끼가 잘못해서 열어 놓은 창문을 통해 교실 안으로 날아들 때도 있지요. 그러면 아이들이 새를 잡으려고 난리지요. 우리들은 유리 창문을 열어놓고 새가 그 유리창으로 날아가기를 바랍니다. 새가 유리 창문을 통해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보면 마음이 후련하지요. 어느 날 그런 어린 새를 잡아 밖으로 날려 보낸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 새의 다사로운 몸과 뛰는 심장의 그 감각이 살아 난 듯합니다. ●약력 1948년 임실에서 태어나 1968년 순창농림고를 졸업했다. 1970년 청웅초등학교 교사로 교단에 들어섰으며 이후 1971년 덕치초등학교 교사, 1997~2002년 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 교사, 20 02년부터 지난해까지 덕치초등학교 교사로 몸담았다. 1982년 창작과 비평사 ‘21인 신작시집’에 작품을 발표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2002 제11회 소충사선문화상, 1997 제12회 소월시문학상, 1986 제6회 김수영문학상 등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콩 너는 죽었다’(동시집), ‘풍경일기’(산문집) 등과 함께 시집 ‘섬진강’ ‘맑은날’ ‘꽃산 가는 길’ ‘누이야 날이 저문다’ ‘그리운 꽃편지’ ‘그 여자네집’ ‘강같은 세월’ 외 다수가 있다.
  • 난 뽀송뽀송하게 운전한다

    유리창을 뚫고 들어오는 따가운 햇볕과 숨이 턱턱 막히는 더운 공기, 축축한 습기와 퀴퀴한 냄새…. 날씨가 더워지면서 운전 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리 조금만 신경 써서 준비하면 한결 쾌적한 드라이빙은 물론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시원하고 뽀송뽀송한 운전을 돕는 자동차용품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선팅’ 필름 유리창에 자외선 차단 필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내 차를 연비 높은 고효율 차량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직사광선을 차단해 차량 온도를 낮추면 에어컨 사용량이 줄고 연료도 아낄 수 있다. 게다가 얼굴과 팔의 피부 트러블도 방지할 수 있다. 선팅 필름은 일반 폴리에스터 비닐부터 특수제작 필름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자외선(UV)차단, 단열 능력, 스크래치 방지 코팅(SR Coating) 등 효과를 기본으로 갖춰야 하며 선명도를 유지해 운전자의 시야도 가리지 말아야 한다. 금속 코팅 필름이 많이 쓰이지만, 질 낮은 제품은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단순한 ‘염색’ 수준에 불과해 피해야 한다. 금속 코팅이 과도할 경우 TV·AV·내비게이션 등 장치의 위성 신호 수신을 방해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가 판매 중인 ‘나노테크 선팅필름’은 기존 필름보다 3∼5배 두꺼운 고선명 폴리에스터 원단을 적용해 이같은 문제점 해결에 유용하다. 필름 원단에 나노세라믹을 첨가해 단열 능력을 높이는 한편 자외선과 태양열을 차단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여름철 보조 시트와 도어바이저 무더위에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등에 흐르는 땀을 막을 길이 없다. 이럴 때 여름용 보조 시트가 무척 요긴하다. 현대모비스가 판매하고 있는 여름용 시트는 중요한 부분에 대나무숯을 집중적으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모비스 용품 전문점인 CARFE와 온라인 쇼핑몰인 모비스몰(mall.mobis.co.kr), 대형마트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도어 바이저는 더위와 집중호우시 도움이 된다. 비오는 날 빗물이 들이치는 것을 막으면서 환기시킬 수 있고 따가운 햇볕도 어느 정도 가릴 수 있다.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윈도브러시가 앞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눈이다. 질 좋은 고무를 단 제품을 택해야 하며 6개월에서 1년마다 한번씩 교환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와 클리너 여름철 필수인 차량 에어컨은 미리 필터를 갈아주는 게 좋다. 봄철 황사나 꽃가루 등 오염물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공조시스템 내부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각종 먼지나 기름찌꺼기, 니코틴, 박테리아, 곰팡이 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제거하지 않고 에어컨을 켜면 어린이나 노약자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밖에 운전석 밑에 여름용 운전 신발을 준비해 놓는 것도 시원한 운전을 위한 방법이다. 미끄럽지 않고 밑창이 너무 얇거나 두껍지 않은 것이 좋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장병은 줄어드는데 ★들은 늘어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민속마을 고택 사들여 술판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고단한 육신 벗고 한줌의 재로… 유족들 永別의 오열

    노무현 전 대통령은 29일 오후 경기 수원시 연화장 하늘 아래서 자신의 육신을 불살랐다. 오전 영결식을 통해 하늘로 오른 영혼이 이 모습을 지켜봤으리라.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연화장에 도착해 유골 수습까지 2시간여 만에 한 줌의 재로 변했다. 유가족들은 고열의 화로에서 몇 개의 뼛조각으로 변한 노 전 대통령 모습을 보자 몸을 떨며 오열했다. ●전직 대통령으론 첫 화장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수원 연화장에 도착한 것은 이날 오후 6시쯤. 운구 행렬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이동해 수원요금소를 빠져나온 뒤 국도 42번선 용인대로~원천로~용인 흥덕 택지개발지구~신대 저수지를 거쳐 수원 연화장으로 들어섰다. 당초 예상보다 3시간가량 늦어졌다. 연화장에 영구차가 도착하자 의장대 6명이 노 전 대통령의 유해를 이동대차에 안치하는 운구의식이 진행됐다. 이어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은 연화장 정문에서 20m쯤 떨어진 야외분향소에서 20분 동안 제례를 올리는 고별식을 가졌다. 일반인들은 실내 분양실에서 제례를 올리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야외분양소를 마련했다고 연화장측은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화장로 9기(예비화로 1기 포함) 중 가장 큰 8번 화로 앞으로 옮겨지자 유족들도 8번 분향실로 자리를 옮겨 숙연한 표정으로 대형유리창 너머의 화로를 지켜봤다. 유해는 섭씨 800~1000도의 고온에서 1시간20여분 동안 화장됐다. 유족들은 분향대기실에서 분향실 전광판을 통해 ‘화장중-냉각중-수골중’으로 표시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평소 오후 2시까지 4차례 실시되는 일반 화장은 이날은 오전 8시와 10시 2차례로 단축됐고, 오후에는 노 전 대통령의 화장만 이뤄졌다. 또 일반인의 경우 승화원 분향실을 1곳만 제공했으나 예우 차원에서 8개 분향실을 모두 제공했다. 8번을 제외한 1~7번 분향실마다 30~40명의 장례위원들이 노 전대통령과 이별을 고하는 제례를 올렸다. ●유골함 인계받고 눈물 쏟아내 화장이 종료되고 화로에서 유골이 꺼내지자 분향대기실은 일순간 통곡의 바다로 변모했다. 이때 보통의 유가족들도 고인을 생각하며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곤 하는데, 당대 국가 최고 권력을 쥐었던 대통령의 유가족들이 느끼는 허무함은 보통 사람들의 것을 훨씬 초월했을 것으로 연화장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통상적인 분골과정을 거치지 않고 유골상태에서 유골함에 담겨졌다. 정부가 마련한 유골함은 가로 35㎝, 세로 25㎝, 높이 20㎝, 두께 1.8㎝의 북미산 향나무로 제작했다. ●요금소~연화장 6㎞ 노란물결 운구차 이동경로인 수원시 연화장에서 경부고속도로 수원요금소까지 6㎞여 구간에서는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 유가족들이 화장장을 수원 연화장으로 결정한 것은 장지인 봉하마을로 가는 동선(動線)으로 경부고속도로 수원 나들목과 6~7㎞ 거리에 있어 이동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철 남인우오달란기자 kbchul@seoul.co.kr 영상 / 멀티미디어기자협회 공동취재단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사저 운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함에 따라 앞으로 그가 머물던 고향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의 운영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 정착하기 위해 마련한 사저가 이제 바깥주인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장례도 끝나지 않은 현재로서는 사저 활용에 대해 이렇다 할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부인 권양숙 여사가 지금처럼 사저에 계속 머물지, 아니면 기념관 등으로 활용할지는 아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하면 권 여사가 다른 곳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괸측된다. 한 측근은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한 부엉이 바위가 사저 뒤로 약 500m의 지척이어서 권 여사가 사저를 드나들 때마다 아픈 상처가 되살아나 괴롭지 않겠느냐.”며 이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만약 권 여사가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현재의 사저는 노 전 대통령의 기념관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반면 봉하마을 주민들은 권 여사가 마을에 남기를 원하고 있다. 한 주민은 “비록 지아비를 잃은 아픔이 크지만 권 여사가 고향 마을을 지키며 함께 살기를 원한다.”며 “(권 여사가)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는 것보다 차라리 고향인 이곳에서 마을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는 게 더 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또 권 여사가 환멸을 느껴 자녀가 있는 미국 등으로 거처를 옮겨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 나라의 ‘퍼스트 레이디’를 지냈다는 점에서 현실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무튼 사저의 활용 향방은 장례가 끝나고 난 뒤 한참 후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저는 지난 2007년 1월 공사에 들어가 2008년 2월 초 준공됐다. 총 비용은 땅 매입비 등 12억원이 넘게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건축면적이 993㎡ 규모로 착공됐으나 설계변경을 통해 연면적이 1277㎡로 30%가량 늘어났다.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황톳빛 외벽에 수십개의 유리창이 들어간 ‘ㄷ’자 구조이다. 3채의 독립 건물이 이어진 것처럼 보인다. 김해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글로벌 시대] 제발 시동을 끄세요/앨런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장

    [글로벌 시대] 제발 시동을 끄세요/앨런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장

    제발 시동을 끄세요! 지난 5일 뉴욕시는 ‘Idle-Free NYC’(그림 참조)라는 1일 자동차 공회전금지 캠페인을 펼쳤다. 그날 배부된 포스터와 리플릿에는 정차 중 공회전이 호흡기 질환자, 특히 천식 환자들에게 직접적 고통을 초래하고 장기적으로는 환경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힌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많은 국가와 도시에서 엔진 공회전은 법에 저촉되며 위반하면 벌금을 물게 되어 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최대 3분까지 공회전을 허용하며 초과시 2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엔진 공회전은 한국에서도 불법이지만 서울시 운전자는 공회전 분야에서 세계 으뜸이다. 냉난방이 필요한 추운 겨울과 여름이 공회전의 절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회전의 폐해를 간과하고 있다. 자동차의 배기가스에는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많은 독성 물질이 들어 있어 역하고 지저분하며 지구온난화와 산성비·스모그 심화에 일조한다. 또한 공회전은 비재생산 자원인 원료 소모가 크고 엔진 노화를 가중시켜 사용연한을 줄어들게 한다. 공회전 금지 위반자 중에는 교육 수준이 높고, 이를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사가 출근준비를 마치고 나올 때까지 집 밖에서 엔진을 가동시킨 상태로 긴 시간을 기다리곤 하는 이웃집 운전사는 나의 말에 부정적이고 호전적이기까지 했다. 관광버스 운전사도 마찬가지다. 관광명소나 호텔, 주차장에서 승객들을 기다리는 동안 엔진을 끄는 것을 심히 꺼린다. 지금은 기술 진보로 주행 전 엔진 구동이 불필요하다. 제작자들은 30초 이상은 낭비라고 말한다. 운행 중에는 신선한 공기를 이용해 보다 신속히 냉난방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최근에야 하이브리드 차량이 도입되었으나 다른 국가에서는 급속히 대중화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정지 중 자동으로 시동을 정지하여 연료를 절약하기도 한다. 최근 ‘녹색’을 표방하는 표현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는 한 국가주도의, 상하전달 방식의 캠페인과 프로그램으로는 효과적으로 환경파괴를 막을 수 없다. 일상의 실천은 각자의 몫이며, 엔진 공회전 금지가 좋은 시발점이 될 것이다. 운전사를 고용할 수 있는 여유있는 이들이 본인의 운전사에게 이를 주지시킨다면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녹색운동의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1인당 전업 개인 운전사 고용률이 가장 높은 듯하다. 그러나 고용된 운전사들은 연료비를 본인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절약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게다가 날씨가 덥든 춥든 빌딩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니 차량 실내의 냉난방 사용이 많을 수밖에 없다. 고용주가 기다리는 운전사를 위해 기사실과 같은 편안한 공간만 제공하더라도 주유소 방문 횟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연료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탄소 발자국’을 줄이려는 시민들의 노력도 늘어갈 것이다. 포스터와 리플릿을 활용한 캠페인은 어떤가? 뉴욕에서는 위반 운전자의 차 앞 유리창 와이퍼에 이런 스티커가 부착된다. ‘공회전은 건강을 해치고, 공기를 오염시키며, 연료를 낭비하고, 법에 어긋납니다.’ 이 스티커를 한가득 갖고 다니면서 거리를 오염시키는 이웃들의 차 앞 유리창에 붙여주고 싶다. 앨런 팀블릭 서울글로벌센터장
  • 호텔서 명문의대생 투신 사망

    명문대 의대생이 도심 호텔에서 유서를 남긴 뒤 창문을 깨고 투신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오전 10시25분쯤 서울 중구 A호텔 10층 객실에서 서울 Y대 의대 본과 1학년인 박모(21)씨가 미리 준비한 장비를 이용해 객실내 유리창문을 부수고 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숨졌다. 박씨는 전날 오후 3시쯤 이 호텔에 투숙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풍선에 바람을 넣는 약 40㎝ 길이의 헬륨 가스통으로 여러 차례 유리창을 내리쳐 깬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객실 침대에 ‘내가 가지고 있는 돈과 재산 등 모든 권리는 가족에게 위임한다.’ ‘삶과 죽음에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박씨의 부모는 “모범생인 데다 공부도 잘해 걱정하지 않았다. 최근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도 않아 자살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과학고 재학 시절인 2006년 국제생물올림피아드에서 금메달을 받은 박씨는 대학 진학 후에도 성적 우수장학생으로 뽑히고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다녀오는 등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객실 문이 잠겨 있었고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유대근 박성국기자 dynamic@seoul.co.kr
  • 옥수수로 만든 필름 출시

    옥수수로 만든 필름 출시

    LG하우시스가 옥수수 전분을 이용해 광고용 점착필름을 개발했다. LG하우시스는 12일 친환경 광고용 점착필름 ‘바이오 PSA’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존 폴리염화비닐(PVC) 대신 옥수수 전분이 주원료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해 만들었다.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며 인체와 환경에 해가 없다. PVC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 국제규격에 맞는 생분해성을 갖춘 광고용 점착필름을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다. PSA는 건물 벽면과 유리창, 버스 등 차량류에 부착하는 광고용 점착필름을 말한다. LG하우시스는 광고용 점착필름 분야에서 2012년까지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현재 전세계 광고용 점착필름 시장은 3조 4000억원 규모로 매년 5%대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스리엠(3M)과 에이버리 등 글로벌 메이커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정영환 상무는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내놓아 탄소배출 줄이기와 녹색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현재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창호·유리, 자동차용 경량 플라스틱, 건물 외벽용 태양광 발전시스템 등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신명난 신명철 ‘6타점 원맨쇼’

    신명난 신명철 ‘6타점 원맨쇼’

    신명철이 야구 인생 최고의 ‘신명’난 날이었다. 삼성 신명철은 6일 프로야구 대전 한화전에서 연타석 홈런과 주자 일소 3루타 등으로 혼자 6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삼성은 신명철의 ‘원맨쇼’에 힙입어 한화에 8-5로 재역전승하며 원정경기에서 귀중한 2승을 챙겼다. 한화는 초반 열세를 딛고 중반부터 추격에 나섰지만, 구원투수 싸움에서 밀리면서 홈 경기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신명철의 신들린 듯한 활약은 1회 예고됐다. 톱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상대 선발투수 김혁민의 2구째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뿜어냈다. 2회에도 2사 주자 1루에서 역시 김혁민의 4구째를 통타, 1회와 똑같은 코스로 넘어가는 2점포를 가동했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8회, 4-4로 팽팽히 맞서 있는 상황. 신명철은 2사 만루에서 상대 세 번째 투수 양훈과 6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좌중간 펜스에 맞는 3루타를 터뜨리며 ‘신명철 쇼’의 대미를 장식했다. 신명철은 이날 홈런 2개 포함, 5타수 3안타의 매서운 타격 솜씨를 과시하며 김상수 등과의 팀내 ‘테이블세터’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 나가게 됐다. 한화도 4회말 이도형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내고 이여상이 6회 솔로 홈런으로 1점을 추가해 2-3으로 따라붙은 뒤 7회 삼성의 ‘믿을맨’ 정현욱을 상대로 2득점, 순식간에 4-3으로 역전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한화는 부상으로 이날 처음 출전한 ‘해결사’ 김태균이 삼진 3개를 포함, 4타수 무안타의 부진을 보이는 등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침묵하면서 맥없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잠실에서는 LG가 두산을 3-1로 제압하며 5연승, SK에 이어 2위로 치솟았다. LG가 2위를 기록한 것과 5연승한 것은 2007년 이후 무려 2년여 만이다. 목동에서는 KIA가 8회 터진 ‘빅초이’ 최희섭의 극적인 역전 3점포에 힘입어 히어로즈를 6-5로 꺾고 전날의 역전패를 설욕했다. 이로써 최희섭은 올 시즌 9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한화 이범호 등과 함께 홈런 공동 선두에 나섰다. 사직에서는 SK가 롯데에 6-3으로 승리했다. SK는 이로써 롯데전 연승 기록을 ‘15’로, 사직 원정경기 연승 기록은 ‘6’으로 늘렸다. 이날 7회 SK 박재홍의 타석 때 흥분한 관중 한 명이 1루 쪽에서 장난감 칼을 들고 경기장에 난입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SK 김성근 감독은 즉시 박재홍을 빼고 김재현을 대타로 투입했다. 경기 뒤에는 구장을 빠져 나가는 SK선수단에게 일부 팬들이 물병과 계란, 소주병 등을 던졌고 선수들이 탄 버스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경관, 짝사랑 여성 권총 살해

    현직 경찰 간부가 짝사랑하던 30대 미용실 여주인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을 기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29일 오전 10시20분쯤 전북 군산시 경암동 C미용실에서 군산경찰서 나운지구대 소속 조모(46) 경위가 미용실 여주인 A(37)씨의 머리에 권총 1발을 쏜 뒤 자신도 자살을 기도했다. 관자놀이에 관통상을 입은 A씨는 동군산병원으로 후송된 3시간여 만에, 조 경위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숨졌다. 집주인 M(59·여)씨는 “설거지를 하던 중 ‘탕’ 소리가 나고 1분 뒤 다시 ‘탕’하는 총소리가 들려 미용실로 가보니 남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 방바닥에 엎드려 있고, A씨는 벽쪽에 누워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조 경위가 가지고 있던 권총에는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이 장전돼 있었다. 실탄 1발은 A씨에게, 또 한발은 자신의 머리에 발사했고 나머지 실탄 1발은 유리창 틈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미용실 여주인을 좋아해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던 조 경위가 미용실 내실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 순간적으로 권총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족과 피해자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살해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 지구대에 출근한 조 경위는 곧바로 실탄 3발과 공포탄 1발이 든 38구경 권총을 무기고에서 수령했고, 오전 9시30분 부하 직원에게 “순찰차에 기름을 넣어 오라.”고 내보낸 뒤 자신은 승용차를 타고 지구대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조 경위의 권총 수령 장면과 지구대를 나서는 모습은 지구대 안의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대 팀장인 조 경위는 순찰요원이 아니지만 이날 오전 군산 바닷가에서 열린 집회 경비에 팀원들이 동원되자 순찰을 자청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 경위가 스토커처럼 쫓아다니며 미용실에서 음식을 시켜 먹어 A씨가 “창피해서 못 살겠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심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부남인 조 경위는 2007년 6월 미용실 부근 절도사건을 조사하던 중 유부녀인 A씨를 알았으며 이후 이 미용실을 자주 드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산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균열 드러낸 임대형 민자사업 학교

    균열 드러낸 임대형 민자사업 학교

    ‘임대형 민자사업(BTL) 학교’에 대한 부실 시공 및 관리, 예산낭비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안민석 위원장과 노현경 인천시교육위원회 부의장은 28일 “감사원은 부실·부패로 얼룩진 학교 BTL사업에 대해 특별감사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나아가 “BTL사업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와 기획재정부는 전국적인 실태 조사와 부실·부패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밝혀 BTL 문제가 전국적인 현상임을 강조했다. ●市 교육위원회 등 특별감사 시행 촉구 노 부의장은 지난 2월 인천시교육비특별회계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하면서 민간사업자가 학교 강당의 부대시설을 설치하지 않고서도 시교육청에 예산지원을 요청하는 등 4개 BTL학교의 부당행위를 밝혀냈다. 노 부의장은 “인천시교육청은 민간사업자의 부실공사를 묵인하고, 조사에 착수한 뒤에도 문제점을 축소하려 한 의혹이 짙다.”며 “BTL사업을 점검하는 성과평가위원회도 엉터리로 운영되는 등 BTL사업의 부실과 부패는 교육당국과 사업자, 성과평가위가 빚은 합작품”이라고 지적했다. 노 부의장이 지난 7∼10일 공무원, 시공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인천지역 26개 BTL학교 가운데 8개교를 직접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개교한 N초교·M고 등의 옥상 방수가 부실하고 건물 벽체의 균열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K중·M고 등은 급식실 주방기구가 녹슬어 있거나 조립상태가 엉망이었으며 M특수학교 옥상은 작은 마찰만으로도 방수 표면이 일어나는 등 7개교에서 시공 및 관리부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문제점이 속출하는 것은 시설관리를 둘러싸고 학교와 민간사업자간의 업무영역과 책임한계 등이 불분명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BTL학교는 행정실이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기존 학교와는 달리 민간사업자가 별도의 인력을 고용해 시설 운영과 유지, 보수를 맡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이 임대료 외에 유지관리비를 지급하는 만큼 학교측도 시설관리에 일정한 권한을 행사한다. 하지만 양측간에 건물·설비·경비·운영 등의 업무담당을 표시한 개괄적인 가이드라인만 설정돼 있을 뿐 세세한 업무구분이 돼 있지 않아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 다반사로 빚어지고 있다. 예컨대 유리창이 깨지거나 조경수목이 고사했을 경우 ‘운영사 관리부실이냐, 이용자 잘못이냐.’는 책임 소재를 두고 분쟁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돈 받는 민간 사업자가 성과평가위원 인천지역의 경우 13명의 BTL사업 성과평가위원 가운데 관리운영사(민간사업자) 관계자 3명이 포함돼 있으며 관련 전문가에도 이들이 추천한 사람이 포진해 있다. 돈을 받을 사람이 스스로 성과를 평가하는 꼴이다. 인천지역 BTL학교는 2007년 9월 첫선을 보인 이래 모두 100%를 지원받는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만 시교육청으로부터 166억원을 지원받았다. 26개 BTL학교를 짓는 데 민간사업자가 2500억원을 투입했으나 향후 20년간 이들에게 6100억원이 지원된다. 노 부의장은 “BTL사업 성과평가위원회에 회의록조차 없었으며 형식적으로 평가가 이뤄져 조경수목이 고사한 학교조차 A등급을 받는 등 학교 BTL사업이 엉터리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용어클릭 ●BTL(Build-Transfer-Lease)학교 민간사업자가 학교를 지어 교육청에 넘긴 뒤 20년간 임대료 및 관리운영비를 받아 사업비를 보전받는 것. 정부의 학교건립 재정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올라 각 지자체에서 관련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집 현관 앞에 악어가…美가정집 화들짝

    미국 플로리다 주 중서부에 위치한 웨스트체이스(Westchase)에 살고있는 벨린다 도날드슨(Belinda Donaldson)은 목요일 아침 이웃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도날드슨 집문앞에 3m 크기의 악어가 누워있다는 것이었다. 도날드슨은 처음에 장난전화라고 생각하며 믿지 않았다. 그러나 문옆 유리창으로 밖을 보는 순간 기겁하고 말았다. 정말로 문앞에 3m 크기의 악어가 꼼짝도 않고 누워있는 것. 감짝 놀란 도날드슨은 즉시 911로 전화했고 야생동물 구조대와 연결됐다. 야생동물 구조대는 구조대가 도착할 동안 집밖으로 절대 나오지 말 것을 지시했다. 야생동물 전문가가 현장에 도착해 이 악어의 입을 묶어 트럭으로 옮기는데만 한시간이 걸렸다. 트럭에 실려진 악어는 주택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놓아주었다. 악어전문가에 의하면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역에만 약 5백 만 마리의 악어가 살고있으며 이 지역에서 악어를 보는것은 그리 놀랄만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도날드슨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역에 호수가 있어 악어를 자주 보지만 이번처럼 커다란 악어는 본적이 없으며 더군다나 문앞에서 보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hytekim@gmail.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서면조사서 답변 착수… 착잡한 봉하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서면조사서 발송을 시작으로 소환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의 사저는 23일 착잡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2시간쯤 머문 뒤 돌아갔다. 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의 심경은 전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 잘 나타나 있다.”고만 말해 사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음을 내비쳤다. 노 전 대통령이 글을 통해 홈페이지 폐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김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 혼자서 결정할 사안이 아니며 관리자가 회원들과 협의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면조사서와 관련해 김 비서관은 “답변서가 작성되는 대로 검찰에 보낼 것이며 언제까지 제출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전날 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로부터 서면질의서 원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비서관은 “문 전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답변서를 작성하는 데) 협의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사저를 방문할 것이며 답변서를 제출하기 전에 사저를 다녀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10분쯤 봉하마을을 방문, 사저에서 노 전 대통령 내외와 오찬을 함께 하며 2시간쯤 머문 뒤 돌아갔다. 유 전 장관은 사저를 떠나면서 검은색 승합차 유리창문을 잠시 내려 “대통령을 지내신 분도 다 똑같은 사람인데 어려울 때 위로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 찾아왔다.”면서 “여러가지 사는 이야기도 하고 위로를 드리고 간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된 질문에는 “밥 먹으면서 그냥 사는 이야기 좀 했고, 다른 말씀은 드릴 것이 없으며 이정도만 이해해달라.”고 말한 뒤 떠났다. 김경수 비서관은 “오늘 오후 대구에서 강의가 있는 유 전 장관이 전날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보고 찾아왔으며 자신의 장관시절 이야기와 근황, 집필 중인 책 등 편안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전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원준희 목 깁스…활동 차질 불가피

    원준희 목 깁스…활동 차질 불가피

    지난 21일 교통사고를 당한 가수 원준희(40)가 충격으로 인해 목에 깁스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따라 5월 초로 예정돼 있던 새 앨범 활동 역시 차질을 빚게 됐다. [ 머리 및 목 부상 ] 22일 원준희의 한 측근은 “원준희 씨가 입원해 있는 금강 아산 병원을 찾을 예정”이라며 현 상태에 대해 전했다. 그는 “운전석에 있던 원준희 씨는 사고 당시 유리창에 머리를 부딪혔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상은 없지만 충격도가 커 정밀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목 부분에도 무리가 가 깁스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고 전했다. [ 본인 과실 없다 ] 원준희는 지난 21일 1일 오후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에서 대치동 녹음실로 가던 중 압구정동 부근에서 자신의 차량 앞으로 끼어든 택시와 추돌사고가 났다. 현장 상황에 대해 관계자는 “두 차량 모두 반파된 정도다. 상대 택시 차량은 앞 범퍼가 완전히 날아갔다.”며 “사고 후 원준희의 차량 SM7은 운전석과 뒷자석 사이 옆면이 깊숙히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 측의 얘기에 따르면 택시가 차선을 변경하며 끼어들다가 일어난 사고라고 들었다.”며 “차선을 지키고 운행하던 원준희 측 과실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5월 초 활동 차질, 미뤄진다 ] MC한새와 함께 자신의 히트곡 ‘사랑은 유리 같은 것’을 리메이크 해 큰 사랑을 받았던 원준희는 5월 초 발매될 새 앨범 준비가 한창이었다. 원준희는 밴드 부활과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희아가 참여한 스페셜 음반을 발매를 앞두고 막바지 작업에 열중하던 터에 사고를 당해 더욱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원준희의 음반 관계자는 22일 전화통화에서 “원준희의 음반 작업은 녹음이 거의 마무리 됐으며 뮤비 또한 완성된 상태였다.”며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다음 주 일정부터 일단 취소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따라 5월 초로 계획됐던 모든 앨범 일정이 모두 미뤄질 예정이다. 관계자는 “무엇보다 원준희 씨의 회복도에 달렸다.”며 “특히 머리와 목 부분의 부상 경우, 후유증이 강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충분한 휴식을 권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금은방 강도 2제]총 쏘고도 놓쳤다

    경찰이 좁은 골목에서 실탄까지 쏘고도 금은방 3인조 강도를 눈앞에서 놓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엉성한 범죄현장 대응과 부실 공조를 보면서 피해자와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광역시 남구 구동 모 금은방에 복면을 한 3인조 강도가 들이닥친 것은 지난 15일 오후 8시15분쯤. 강도들은 금은방 주인 김모(48)씨와 김씨의 동생(38), 손님 김모(53·여)씨 등 3명을 흉기로 위협해 팔 등을 밧줄로 묶은 뒤 방에 가뒀다. 강도들은 현금 120만원과 귀금속 7.5㎏( 2000돈) 등 3억원 상당을 턴 뒤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달아났다. 주인 김씨 등은 스스로 밧줄을 푼 뒤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김씨의 동생은 오토바이를 타고 범인을 추격했다. 강도들은 금은방에서 1㎞가량 떨어진 남구 주월동 모 병원 인근 이면도로에 차를 세웠고, 이를 발견한 김씨의 동생은 휴대전화로 형에게 연락했다. 강도사건 현장인 금은방에 도착한 남부경찰서 방림지구대 순찰차량은 주인 김씨를 태우고 강도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강력범죄 경험이 적은 지구대 경찰관들은 강도들이 탄 용의차량 옆에 순찰차를 대고 용의차량의 문을 열려고 했으나, 강도들은 순식간에 시동을 걸고 달아났다. 김씨는 “좁은 이면도로에서 용의차량 앞에 또 다른 자동차가 주차돼 있었기 때문에 경찰이 순찰차를 더 바짝 붙였더라면 도망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좁은 도로에서 100m가량을 달아나던 용의차량이 정면에서 마주오던 봉고차에 가로막혀 멈추자 경찰은 용의차량을 앞뒤에서 막으며 2차 대치에 들어갔다. 경찰은 용의차량을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2발을 쏘고 유리창을 부수는 등 검거에 나섰지만, 결국 용의차량은 다시 빈틈을 이용해 뒤쪽 타어어가 펑크 난 차량을 몰고 그대로 도주했다. 지구대 경찰관들이 강도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동안 강력범죄 담당인 남부경찰서 형사들은 상황이 종료된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광주경찰청 지령실은 112 신고가 접수된 ‘오후 8시17분10초’에 곧바로 경찰서 상황실과 방림지구대, 형사계 외근반에 출동 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서 형사계는 광주경찰청 지령실이나 경찰서 상황실의 무전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금은방 주인 김씨는 “형사들이 제때 사건 현장에 투입되기만 했더라도 용의자들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결국 경찰이 눈앞에서 얼쩡대는 범인을 놓치고 만 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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