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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기 총재 잡아라” 신흥·선진국 기싸움

    “차기 총재 잡아라” 신흥·선진국 기싸움

    성폭행 혐의로 철창에 갇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의 퇴진은 기정 사실이 됐다. 국제사회는 벌써부터 차기 총재 선임을 둘러싼 신경전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신임 총재는 경제기구의 수장을 독식해 온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국제금융시장에서 역할이 커진 신흥국 간의 세 싸움을 뚫고 나와야 할 운명이다. 유럽은 미리 엄포를 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조세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 디디에 렌더스 벨기에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유럽이 차기 총재직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IMF 내 개발도상국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고 중기적으로는 신흥국들도 총재직을 맡을 권리가 있다.”면서도 “유로존 재정위기에 직면한 현 상황은 유럽이 총재직을 유지해야 하는 적합한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지금까지 세계은행 총재와 IMF 총재 자리를 두고 ‘나눠먹기’를 계속해 왔다. IMF 총재직은 유럽이, 세계은행 총재직(로버트 졸릭 전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은 미국이 갖는 식이다. 여기에 IMF 수석 부총재는 미국이,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는 유럽이 맡는 견제장치도 뒀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 입김이 세진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들이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 재무장관인 귀도 만테카는 “(차기 총재) 선임은 성과에 근거해야 한다.”면서 “개발도상국 출신의 후보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로스칸 총재 자신도 지난해 12월 “차기 세계은행 총재와 IMF 총재는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나오는 게 공정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안에서도 영국 등 일부국은 비유럽권 출신을 미는 입장이다. 차기 후보군의 면면은 벌써부터 언론에 파헤쳐지고 있다. 유럽, 미국 출신으로는 프랑스의 여성 재무장관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페어 슈타인브뤽 전 독일 재무장관, 악셀 웨버 전 독일 중앙은행장,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스탠리 피셔 이스라엘 중앙은행장(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등이 꼽힌다. 피셔 행장은 1994~2001년 IMF 수석 부총재를 지내 누구보다 IMF 사정에 정통하지만 고령(67세)이라는 게 걸림돌이다. 브라운 전 총리는 지인들에게 자신이 총재 후보로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 밖의 국가 출신으로는 터키 재무장관을 지낸 케말 데르비스 브루킹스 연구소 부소장, 싱가포르의 타르만 산무가라트남 재무장관, 멕시코 중앙은행장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트레보 마누엘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재무장관, 몬텍 싱 알루왈리아 인도 총리 경제자문관, 이집트 태생인 엘 에리안 핌코 최고경영자(CEO) 등이 물망에 올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스트로스칸 IMF 총재 ‘성폭행미수혐의’ 기소 일파만파…佛정가 ‘요동’ IMF ‘혼란’ 그리스 ‘끙끙’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폭행 미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스트로스칸 총재가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였다는 점에서 프랑스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IMF는 수장에게 생긴 불미스러운 일로 조직이 흔들리고 있고,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그리스까지 전전긍긍하는 양상이다. 스트로스칸 총재는 경찰에 체포돼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 날인 15일(현지시간) 오후 경찰서에서 용의자 확인 절차를 거쳤으며, 법원은 유전자 검사 영장을 발부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호텔 직원인 32세의 흑인 여성은 경찰서에 출두해 스트로스칸 총재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법정 출두가 하루 늦춰지자 IMF도 비공식 집행이사회를 하루 연기하며 사태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스트로스칸 총재가 조만간 IMF 총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에 호재 될 듯 스트로스칸 총재는 지난해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굳건히 1등을 고수해 왔던 유력한 차기 프랑스 대통령 후보였다. 그런 그가 다음 달 사회당 경선 후보 등록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에 얽히면서 내년에 실시될 프랑스 대선의 판 자체가 뒤집어지고 있다. 그동안 스트로스칸의 ‘여자 문제’는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프랑스 사회가 사생활에 비교적 관대했던 덕분에 지금까지는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보통의 구설수와 차원이 다르다. 이 때문에 그가 대선 경쟁에서 낙오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고문을 지냈던 자크 아탈리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사회당 경선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에게 뒤지고 있던 사회당 내 경쟁자들도 이번 사안을 쟁점화하고 나섰다. 그동안 재선 여부가 불투명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에게도 이번 사건은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체포되자 존 립스키 수석부총재를 중심으로 한 총재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IMF는 15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메일에서 “IMF 규정에 따라 총재가 IMF 본부 소재지인 미국 워싱턴 DC에 없는 동안 립스키 수석부총재가 총재대행 역할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국가들과의 회의에는 네마트 샤피크 부총재가 대신 참석하게 된다. IMF는 겉으로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차기 IMF 총재가 개도국에서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IMF를 둘러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IMF, 유럽 문제에 강경화 관측도 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벌여 온 그리스 등은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 그리스가 추가 지원을 강력하게 희망해 왔으며 스트로스칸 사태로 인해 채무 위기 해결이 지연될까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3400억 유로에 이르는 채무를 가진 그리스가 이달 들어 추가 지원이 없으면 곧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 유로를 차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시인한 점을 상기시켰다. 루카 카트셀리 그리스 노동사회보장장관은 이번 사태가 그리스 위기 조기 해결 전망을 더 어둡게 하는 것이라면서 “해결이 늦어질수록 그리스의 (차입 부담 등) 비용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도 스트로스칸 이후 IMF가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문제에 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빚더미’ 포르투갈 EU에 구제금융 신청

    막대한 대외부채에 시달리던 포르투갈이 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했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세 번째다. 포르투갈 정부 대변인인 페드로 실바 페레이라는 7일 “오늘 정부가 EU 집행위원회에 공식적으로 구제금융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세 소크라테스 총리는 지난달 긴축예산안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의회를 해산하고 총리직을 사임했으며 오는 6월 5일 총선까지 임기를 유지할 예정이다. 의회 해산 이후 포르투갈은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8.8%를 넘어서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EU 집행위원회는 “주제 마누엘 바로주 위원장이 최대한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포르투갈이 600억~800억 유로(약 93조~124조원)의 자금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했다. 포르투갈 경제 일간지는 구제금융 규모가 90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EU는 7~9일 헝가리에서 열리는 재무장관회의에서 이에 대해 논의한다. 유로존 국가들의 잇단 재정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고조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는 7일 2008년 7월 이후 3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기존의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도망자 신세 된 독재자… 700억달러 어디로 빼돌렸나

    도망자 신세 된 독재자… 700억달러 어디로 빼돌렸나

    ‘현대판 파라오’를 무너뜨린 것은 차량폭탄·총격 등 10차례의 암살 시도도, 중병도 아닌 그의 국민들이었다. 29년 120일간 지속됐던 이집트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의 숨통을 민주화 시위가 18일 만에 끊어 놓은 것이다. 명예퇴진을 고집하던 무바라크는 이제 구원의 손길 없이 남은 세월을 가족과 함께 도망 다니는 신세로 전락했다. 1973년 이스라엘과 맞붙은 제4차 중동전쟁에서 세운 공으로 1975년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으로부터 부통령으로 발탁된 그는 1981년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당하면서 4대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가말 압둘라 나세르와 사다트 같은 전임 대통령들이 군사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려 국민들 사이에 정통성을 획득한 것과 비교하면 처음부터 취약한 기반에서 출발한 그는 철저한 권위주의 정부를 고수했다. 30년간 국가를 옥죄어 온 비상계엄법과 이집트 최대 야권 세력인 무슬림형제단 탄압, 정당·대선 후보 조건 강화로 반대파의 정계 진입 봉쇄 등이 대표적 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정적들을 낳았다. 알지하드, 카마 이슬라미야, 탈레알파타 등 숱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암살 시도에도 여러 차례 직면했다. 하지만 외교적 수완은 남달랐다. 미국·이스라엘 등과 탄탄한 동맹을 유지, 중동평화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한 동시에 매년 15억 달러의 원조를 얻어내 이집트 경제에 수혈했다. 무바라크의 가장 큰 실책은 차남 가말을 후계자로 삼으려 했던 것이다. 이집트 국민들을 돌아서게 만든 결정적 계기였다. 가말은 결국 지난 5일 집권 국민민주당 ‘넘버 3’인 정책위 의장에서 사퇴, 세습의 꿈을 버려야 했다. 700억 달러(약 78조 8900억원)로 알려진 무바라크 일가의 재산에도 세계의 눈이 쏠려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관리들은 무바라크 가족들의 재산을 20억~30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며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등 외국 은행에 은닉돼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무바라크가 시위기간 중 재산을 추적 불가능한 해외 계좌로 빼돌렸다고 전했다. 스위스 당국이 지난 11일 스위스 은행의 무바라크 자산을 동결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무바라크는 자산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빼돌리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라크 일가는 미국 뉴욕과 베벌리힐스를 비롯해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에 막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국영기업 민영화와 외국 기업의 이집트 진출 과정 등에서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가말은 이집트 최대 투자은행인 EFG-헤르메스와 함께 석유, 철강, 시멘트 등의 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 부를 형성한 혐의가 짙다. 유럽연합(EU) 관계자는 14~1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등에서 무바라크의 자산 동결 여부가 긴급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일가의 부정부패로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면서 그가 이미 독일로 출국했거나 UAE,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는 설도 나온다. 허핑턴포스트는 “무바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로 망명하면 튀니지 혁명으로 축출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대통령과 함께 ‘독재자 클럽’을 만들 것이고 이 클럽의 회원 수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으로 30년 독재자의 말로를 정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코스피 1980선 붕괴 마감…31p 뚝

    외국인들의 계속된 매도공세에 코스피가 급락해 두달여만에 1,980선아래로 추락했다.  특히 이날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분류돼 신흥시장 중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특별대우를 받으며 한국과 함께 매도 대상에서 그동안 제외돼왔던 대만증시도 2% 넘게 급락해 외국인 자금의 신흥시장 이탈 우려를 키웠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1.31포인트(1.56%) 내린 1,977.19로 장을 마쳤다.종가 기준으로 작년 12월 8일(1,955.72) 이후 최저치다.  이날 지수는 상승출발해 장중 2,021.42까지 올라가며 기술적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 매도 폭이 커지면서 순식간에 30포인트 넘게 무너져내렸다.  외국인은 이날 6천100억원 가량을 순매도하며 나흘간 순매도 금액이 2조2천억원을 넘어섰다.개인이 3천79억원,기관이 3천715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하락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준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시세차익과 환차익을 실현할만한 여건이 조성된 데다가 북한 리스크,이집트 사태 혼미 등의 악재가 새롭게 부각된 점도 외국인의 매도세를 부추겼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2.75%로 동결했지만 다음달 금리인상이 유력하다는 전망에 증시에는 큰 호재가 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97포인트(0.95%) 내린 517.73으로 마감했다.  이날 일본 증시는 휴장하고 대만 가권지수는 2.57% 급락했다.홍콩 항셍지수와 H주 지수도 각각 0.28%.0.16% 하락한 채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3시 현재 0.31% 상승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포르투갈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의 신용위험과 이집트 사태에 대한 불안심리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에 비해 11.55원 오른 1,128.55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 [열린세상] 뉴밀레니엄의 새로운 10년 앞에 서서/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열린세상] 뉴밀레니엄의 새로운 10년 앞에 서서/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신묘년의 해가 떠오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달이 지났다. ‘쏜살같다’는 말이 절로 생각날 만큼 세월의 흐름이 빠르다. 시간이 아무리 시위를 떠난 화살 같다지만, 현 시점에서만큼은 시간을 멈춰 세우는 심정으로 차분하게 뉴 밀레니엄 첫 10년을 돌아보고 다가올 10년을 위한 프레임을 새로 짤 때가 아닌가 한다. 성공과 실패, 기회와 위기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그간 애써 쌓은 업적이나 영광도 하루 아침에 실패와 오욕으로 얼룩질 수 있다. 이런 역사의 교훈은 최근 일본의 정치인들이 공식 혹은 비공식적으로 방한하는 일이 잦아지고, 일본 언론이 앞다퉈 한국 경제의 약진을 보도하는 데서 쉽게 확인된다. 그들은 한때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던 자국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소니·도요타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힘을 못 쓰자, 한국 경제와 기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10년, 아니 5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새삼스러운 관심이 아니더라도 세계경제에서 우리 위상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작년에 기록한 수출액 7위, 무역액 9위는 그 자체로 놀라울뿐더러 글로벌 위기를 가장 빨리 탈출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작년 11월에는 주요 7개국(G7) 이외 국가로는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비즈니스 서밋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한마디로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안심할 처지가 아님은 물론이다. 1980년대 ‘팍스 자포니카’란 말이 나돌 때만 해도 요즘의 일본을 예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과거의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를 단속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먼저 ‘무역액 1조 달러 시대’의 개막을 위한 치밀한 준비와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작년 말부터 많은 언론이 마치 시간만 가면 1조 달러가 거저 달성될 것처럼 다루었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내수를 견인했던 주요국 재정이 바닥을 보이는 가운데 그리스 등 유로존 재정불안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의 초저금리 상황은 달러화의 신흥국 유입과 물가불안을 부추겨 전 세계적인 긴축과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투기세력의 가세로 원유·비철금속·곡물 등 국제 원자재 시세가 꿈틀거리고 있으며, 환율은 무역업계가 적정하다고 보는 1달러당 1151원을 이미 밑돌고 있다. 따라서 무역업계는 더 이상 환율이나 원자재 같은 변수에 희망을 걸기보다 각고의 시장개척 노력을 펼쳐야 한다. 성장의 중심축이 중국·인도·브라질 등 거대 신흥국으로 옮겨감에 따라 차별화된 마케팅과 확실한 품질로 경쟁에 임해야 한다. 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 효과를 극대화해 수출상품 제값 받기에 힘쓰고, 이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정부 역시 지난 위기 때 그랬던 것처럼 민·관 협력체제를 전면적으로 가동해 무역업계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조속히 발효되도록 하고, 7월의 한-EU FTA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치밀한 전략을 세워 EU-미국-아시아를 잇는 ‘FTA 벨트’를 본격 가동시켜야 한다. 한·중, 한·일, 나아가 한·중·일 FTA 검토에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 무역 1조 달러가 올해 목표라면 중·장기적으로는 국제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경험 많은 전문인력의 적절한 활용과 재배치에 신경 써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빠른 진전으로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생산과 소비 중심이 고령세대로 이동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정책 운용의 틀과 지원 방향 역시 새로 가다듬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제 비즈니스 환경에 큰 변화를 몰고 올 모바일 혁명의 확산에 무역업계가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녹색·서비스 등 신성장 유망산업의 수출 동력화와 중소기업의 해외 경영 역량 역시 꾸준히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 [일본 신용강등 파장] “물가상승이 성장 둔화로…결국에는 전쟁부를 수도”

    “물가 상승이 성장을 둔화시키고, 사회불안을 넘어 전쟁까지 일으킨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의 핵심 이슈로 급부상했다. 최근 곡물과 에너지 가격의 가파른 상승이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북아프리카에서 잇따르고 있는 반정부 시위처럼 각국의 정국 불안을 가속화시키면서 결과적으로 회복세에 들어선 세계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담겨 있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을 통해 글로벌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식량 가격의 안정을 위해 국제적 투기 및 변동성 통제를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역내시장·서비스 정책 담당 집행위원도 식품 투기 상황을 우려하며 이에 대한 규제를 약속했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기조연설에서 “식량 및 에너지, 식수와 자원 문제에 대해 공동 대처하지 않으면 경제 전쟁이 자원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신흥시장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지만, 자국 통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970년대에 등장했던 ‘고 물가, 저 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했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영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은 물가상승률보다 뒤처졌다. 유로존에서는 상품 가격 상승으로 유럽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카드를 고려하고 있어 그리스, 아일랜드 같은 취약 경제에 부담을 더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인도처럼 곡물이 전체 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에서는 인플레 압력이 더 심하다. 인도의 소비자 가격지수를 구성하는 상품 바스켓에서 식품 비중은 47%, 중국은 34%나 된다. 한편 포럼이 진행되고 있는 다보스에서는 주요 행사장에서 1.5㎞ 정도 떨어진 중심가인 모로사니 포스트호텔의 지하창고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유리창 2곳이 파손됐다. 현지 경찰은 테러 관련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포르투갈 구제금융 임박 유로존 또 신용불안 위기

    유로존 위기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포르투갈이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유럽에서 세 번째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스페인도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예정된 포르투갈의 국채 발행이 성공할지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AFP는 10일 유럽 국가들이 포르투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익명의 유럽연합(EU)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포르투갈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유럽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인 7.18%까지 치솟았다. 연초에는 7.25%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그리스와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이 정도면 포르투갈이 EU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포르투갈까지 구제하려면 EU가 유럽금융안정기금(EFSF)를 늘릴 수밖에 없으며, 당초 책정 규모인 4400억 유로에서 7000억 유로까지 기금이 확대되면 독일, 프랑스까지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주가 방긋·인플레 울상… ‘밸런스’ 잡아라

    주가 방긋·인플레 울상… ‘밸런스’ 잡아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의 화두는 ‘밸런스’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에 유동성이 넘쳐 국내 금융시장은 활기를 띠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우려도 점점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일 ‘2011년 세계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유로존·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되는 경기부양 기조 덕에 올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흥시장국들은 전년보다 다소 낮지만 견실한 경제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 지역은 8.4%, 아세안(ASEAN) 주요 5개국인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베트남은 5.4%, 중동 지역은 5.1%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렇게 되면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늘어난 시중의 자금들은 신흥시장으로 몰려들게 된다. 지난해 신흥국의 주가지수는 금융위기를 완연히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인도네시아·인도의 주가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2009년 3월 이후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각각 135%, 79%, 175% 올랐다. 이지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올해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보여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 비율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지수가 2400, 많게는 28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문제는 주식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자산 가치도 상승해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길 염려가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값이 급등하면서 물가에 대한 압력이 커져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9년 4분기 111.4였던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3분기 115.5로 올랐다. 지난달 24일 한은이 발표한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3%로 나타나 지난 1년 동안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에 비해 0.1%포인트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물가가 상승하면 기업들에는 큰 부담이 된다. 생산가격도 올라가는 데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금리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원·달러 환율이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수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금의 물가 상승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냐는 상황 인식이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값이 오른 배추 등 신선식품·유가 등은 계절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크고 지난 3년간 평균 물가 상승률이 2.9% 정도이므로 공격적 통화정책을 지금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특히 유가 상승은 겨울철 수요 등으로 인해 예견됐던 부분”이라면서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일시적 요인인지 추세적 요인인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호재·악재 게걸음 가능성 70%

    2011년 글로벌 증시는 호재와 악재가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답보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30일(현지시간) ‘2011년 세 가지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미리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올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요인들을 제시했다. ●美 추가 양적 완화… 주택 침체 가능성 70%. 2010년 미국 정부는 경기 부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양적 완화 조치를 단행했고, 이로 인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새해에는 호재와 악재가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양적 완화에 따른 경기회복 및 갈수록 늘어나는 중국의 투자수요는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여전한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와 긴축재정 가능성은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로존 또 재정 악화… 中 경착륙 가능성 20%. 미국의 국채가 채권시장에서 외면받고 유로존은 또다시 재정악화의 늪에 빠진다. 국가신용등급이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자산시장은 2008년으로 돌아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전세계를 강력한 충격에 빠뜨린다. ●소비 순항·증시 랠리 가능성 10%. 지난 연말 쇼핑시즌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돈을 쓰기 시작했다. 소비 증가는 새해 증시 랠리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한다.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순항은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고 증시는 쾌재를 부른다. 시장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은 오직 채권 투자자들뿐이다. FT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예측을 내놓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것처럼 예측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면서 “예측에 대한 해석과 판단은 결국 투자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유로존 10년…수출에 울고 웃은 각국 성적표

    유로존 10년…수출에 울고 웃은 각국 성적표

    독일·네덜란드 ‘맑음’, 프랑스·이탈리아 ‘흐림’, 아일랜드·스페인 ‘비’. 지난 2000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출범 이후 가장 큰 혜택을 본 유럽 국가는 독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단일통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국가들이 지난 10년간 경제구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고 보도했다. 유로화 사용으로 가장 큰 덕을 본 나라로 유럽 최대의 경제 대국이자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독일이 꼽혔다. 독일의 수출은 유로존 내 전체 교역량 가운데 4분의1을 넘어서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독일은 유로존 외부로의 수출량에서도 전체 유로존 국가 교역량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유로존 출범 당시 수출 4위권이었던 네덜란드는 10년 만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NYT는 “단일통화 체제는 수출 경쟁력을 갖춘 국가에게 호재로 작용했다.”면서 “슬로베니아와 슬로바키아 역시 규모는 작지만 수출 교역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유로존 내 수출이 둔화되면서 경제적 타격을 입은 것으로 평가됐다. 두 나라는 유로존 출범 초기에는 수출 비중이 17%와 11.9%였지만 지난해 13.4%와 10.1%로 퇴보했다. NYT는 “이탈리아의 경우 과거 통화 체제에서는 리라화 가치를 조정하며 경쟁력을 제고해 왔지만 현재는 외부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고 평가했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국가는 아일랜드다. 제조업 중심으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던 아일랜드는 제조업 대신 자산 붐에 기대 금융산업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대외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고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이 밖에 그리스는 그나마 크지 않은 수출 비중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국가로 평가됐고, 스페인은 간신히 버티고 있으며 포르투갈은 유로존 내 교역량이 크게 줄고 유로존 밖 수출만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NYT는 “유로존 국가들의 성적표는 결국 수입보다는 수출을 강화한 국가들이 단일통화에 유리하다는 점을 입증했다.”면서 “앞으로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국가 간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인플레 견디면 2500 ~ 3000선도 가능”

    “인플레 견디면 2500 ~ 3000선도 가능”

    코스피 2000시대가 3년 1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2.46포인트(0.62%) 오른 2009.0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000을 돌파한 것은 2007년 11월 7일(2043.19)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1117조 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희진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2~3년간 높은 기업 이익 성장률을 이룬 한국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것”이라면서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 역할한 것처럼 국내 시장이 선진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2000장’은 올 초부터 불거진 유로존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 중국 긴축 우려 등 대내외 악재를 딛고 신흥국으로 몰려온 유동성에 힘입어 차근차근 고점을 높여왔다. 2007년 10월 31일 역대 최고치인 2064를 기록했던 코스피는 1년 뒤인 2008년 10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로 938로 반토막이 났다. 이듬해 11월에는 두바이 모라토리엄 사태가 연중 최대 낙폭의 상처를 남겼다. 올 초 지수는 1694로 출발했으나 지난 5월 남유럽 신용 불안이 고개를 들며 1500선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미국의 양적 완화로 달러 약세가 전개되면서 환차익에 기업 이익 상승, 낮은 주가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행진이 계속됐다. 외국인은 올 들어 이날까지 19조 9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1998년 집계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다. 올해 투자자들의 인기를 누렸던 랩어카운트도 증시 상승에 한몫했다. 올해 17조원이 넘게 빠져나간 펀드 환매의 구멍을 랩어카운트(10월 말 기준 33조 5000억원)가 막았다. 3년 전 코스피는 7월 한 차례 2000선에 오른 뒤 같은 해 10월 2일부터 11월 7일까지 20영업일도 못 버티고 2000선을 내줘야 했다. 하지만 이번 ‘2000장’은 금리,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기관의 성장, 환율 등 여러 측면에서 2000선 안착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기업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2007년 57조원에서 내년에는 사상 처음 1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 예상 기업 이익 증가율이 14%로 올해보다 둔화되더라도 대세 상승장에서는 수준 유지가 관건이라 추가 상승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금리 상황도 내년에 지속될 것으로 보여 증시에 우호적이다. 코스피가 2000선이었던 2007년 7~10월 국내 기준금리는 4.75~5%,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평균 금리가 5.4%였다면 현재는 기준금리 2.5%, 국고채 금리 3.3%로 훨씬 낮은 수준이다. 수급을 뒷받침해 줄 국내 연기금의 국내 주식형 펀드 운용 규모도 2007년 당시 20조원가량이었으나 내년에는 올해 47조 6000억원을 대폭 뛰어넘는 60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도 2007년 7월 2000 첫 돌파 당시에는 13.3배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9.5배 수준으로 기업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어 투자매력이 높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 증시가 재평가 받으면서 PER가 10~12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기업이익이 대폭 빠지지 않는 한 PER가 이 정도 수준이면 지수는 2500선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을 바탕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내년에는 2500~3000선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 장에서 투자심리 과열 가능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 프리미엄을 시장 평균보다 낮게 적용하면 3100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모멘텀이 없는 데다 증시가 내년 지표들을 선 반영해 과도하게 오르면 내년 초 시장 흐름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기업 이익은 내년 1분기까지 둔화될 전망”이라면서 “펀더멘털이 없는 상황에서 주식이 너무 많이 오르면 산책나온 개와 개 주인의 예와 같이, 주인(펀더멘털)이 안 보이면 뛰어갔던 개(주식)가 다시 돌아오는 것처럼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가 2000선 안착을 넘어 2500~3000으로 가는 데는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잘 견뎌내느냐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풀린 돈들이 실물경제로 선순환되지 않고 원자재, 부동산 등 투기자본으로 몰리면 하이퍼 인플레이션(초인플레이션)이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저성장, 고물가 국면이 더블딥으로 발전하면 글로벌 경제가 다시 주저앉을 수 있어 각국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출구전략의 속도와 강도를 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3대 악재’ 코스피2000 불투명

    다음달 주식시장은 중국의 긴축 우려, 유럽 재정위기와 함께 대북리스크가 3대 악재로 작용해 ‘산타랠리’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올해 안에 2000선을 넘기 힘들다는 관측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다음달 코스피지수 목표치를 1870~2000선, 미래에셋증권은 코스피 고점을 1940~2000선으로 잡아놓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도 한반도의 긴장 고조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5.28포인트(0.85%) 떨어진 11092.00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아들였으나 내년 초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국채 만기가 대거 몰려 있는 등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확산될 거라는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이 이날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쇼핑시즌에 접어들면서 소비 경기가 회복될 수는 있겠지만 산타랠리를 가져올 만한 상승 동력이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대우증권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리스크는 생각보다 크지 않겠지만 내년 초 유럽의 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에 박스권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옵션만기일에 외국인들이 대거 매물을 내놔 시장에 충격을 준 데 이어 다음달에도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이고 4분기 기업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어 연말 장세는 조정을 받을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존의 풍부한 유동성과 양호한 경제지표 흐름이 미국 쇼핑시즌의 매출 증가와 맞물리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융시장에 노출된 대외 악재들은 이미 반영된 것이라 주가를 추가로 끌어내릴 요인은 아니다.”면서 “대북리스크도 전쟁까지 이어질 상황이 아니라면 투자심리가 점차 완화되며 주가가 다시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유로화 위기론에 “너나 잘하세요”

    또다시 유로화 위기론이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기세를 올렸던 그리스발 유로화 위기론은 최근 아일랜드 구제금융 문제를 계기로 미국 중심의 아일랜드발 유로화 위기론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서는 이런 비판에 대해 한마디로 ‘너나 잘하세요.’란 반응을 보인다. 유로화 위기론은 그리스나 아일랜드 등의 ‘약한 고리’에서 시작한 위기가 확산되어 유럽 차원의 지원이 한계에 이르는 수준에 도달하고 이는 결국 유로존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 포르투갈까지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스페인마저 무너진다면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위기론을 부채질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그리스 재정 위기 당시 “앞으로 15~20년 뒤 유로존이 분열될 것”이라 예언했고,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아시아 회장도 최근 “유로존은 재정 통합이 뒷받침되지 않은 통화 동맹이라는 점에서 큰 결점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유로화 붕괴론을 반박하면서 그 근거로, 위기 이전까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무역 흑자국이었던 아일랜드는 만성적인 무역 적자에 시달렸던 그리스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위기를 거치면서 구제금융 시스템을 정비하고 재정 규율을 강화했을 뿐 아니라, 유로화가 미국 달러화나 엔화와 비교할 때 상황이 훨씬 낫다는 점도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국가들의 연대감이 1년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면서 “유로화는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인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도 유로화 생존 문제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 관련 보도 양상을 연구해 온 김성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유로화 위기론’이라는 담론 속에는 ‘달러에 기반한 국제통화체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로존의 기 싸움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은 정부와 언론 모두 1999년 유로화 출범 이전부터 지금까지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유로화가 ‘달러 헤게모니’를 위협하는 경쟁 상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남미와 중동에서 독자적인 단일통화 논의가 봇물을 이루는 상황에서 유로화가 일종의 ‘도미노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우려한다는 것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경제 ‘돌발변수’ 비상] 아일랜드 구제금융 받는다

    [경제 ‘돌발변수’ 비상] 아일랜드 구제금융 받는다

    아일랜드가 결국 고집을 꺾고 유럽연합(EU)에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는 21일(현지시간)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며 회원국들이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는 지난 5월 그리스에 이어 구제금융을 받게 되는 두 번째 EU 회원국이 됐다. ●EU “재정 건전성 회복 전제 지원” 재정위기 속에 구제금융을 거부, 유로권 금융불안을 키워 왔다는 아일랜드의 위기는 이로써 한풀 수그러지게 됐다. BBC는 유로존의 통화정책을 감독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국제통화기금(IMF)이 구제금융 자금 조달에 참여하고 유로존 밖의 스웨덴과 영국도 별도 자금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아일랜드에 대한 수년간의 자금지원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구제금융은 EU 공동체 예산에서 재정위기 회원국에 지원되는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FSM)과 채권을 발행해 조성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함께 활용된다. 현재로서는 지난 5월 그리스 위기로 조성된 7500억 유로의 EFSF로 아일랜드 위기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이언 레니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구조금융 액수는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770억~1000억 유로(약 119조~155조원) 규모로 예상했다. 구제금융의 수용에 따라 아일랜드 정부는 재정적자를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줄이는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해야 한다. 메리 하나핀 아일랜드 관광장관은 긴축재정계획을 24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 정부는 21일 각료회의에서 150억 유로(약 23조원)의 긴축 및 공공부문 인력 6% 감축계획이 포함된 긴축재정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재무장관들은 “은행 부채 감축 등 은행 구조조정을 포함한 강력한 재정건전성 회복 정책이 구조금융의 조건”이라고 밝혔다. ●정부 해산 위기까지 내몰려 삼성경제연구원의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급한 불은 껐지만 장기적인 위기 가능성까지 해결하지는 못했으며 지속적인 부침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부동산 거품이 삽시간에 꺼지고, 부실채권 등 은행 부실이 확산되면서 생긴 아일랜드 재정위기는 마이너스 성장의 경기침체와 12%에 이르는 실업률이 나아지지 않는 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구제금융 수용을 선언한 뒤 아일랜드는 정부 해산 위기에까지 내몰렸다고 22일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녹색당의 존 곰리 대표는 “다음달 예산안을 처리한 뒤 연정에서 탈퇴하겠다.”면서 내년 1월 조기총선을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부동산 버블이 재정위기로… 한국은?

    부동산 버블이 재정위기로… 한국은?

    후진 농업국가에서 선진 지식강국으로 비상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아일랜드가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아시아에 ‘한강의 기적’(한국)이 있다면 유럽에는 ‘켈틱 타이거’(Celtic Tiger·켈트족의 호랑이)가 있다고 회자되던 아일랜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도 성장 신화를 배우기 위한 벤치마킹의 행렬이 신흥국과 저개발국으로부터 이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위기 이후 2년 남짓 만에 아일랜드는 1997년 12월 외환위기를 맞은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경제 주권을 IMF에 내주는 사태를 맞았다. ●외국인 직접투자로 고도성장 아일랜드로부터 ‘성공학’을 전수받기 위해 혈안이 됐던 나라들이 이제는 ‘실패학’ 연구에 나서고 있다. 2000년대 들어 5~6%대를 유지하던 아일랜드의 경제 성장률은 2008년 -3.5%로 하락하고 지난해에는 -7.6%로 떨어졌다. 올해에는 -0.3%로 나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3년째 ‘거꾸로 성장’은 불가피하다. 아일랜드가 위기에 빠진 것은 서서히 다가온 위기의 징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탓이 크다. 아일랜드가 2007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6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도성장을 거듭하게 된 데에는 대규모 외국인직접투자(FDI)가 결정적이었다. 높은 교육수준, 고급 노동력, 법인·소득세율 인하, 해외에 퍼져 있는 대규모 아일랜드 교포 등이 원동력이 됐다. 1990년 379억 달러였던 아일랜드 FDI는 2003년 2227억 달러로 6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1990년대 하반기 성장률이 평균 9%대에 달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기업의 효율성이나 생산성 향상이 FDI 유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동구권 국가들의 경쟁력 강화도 이유가 됐다. 이 과정에서 화폐가치가 지나치게 뛰었다. 같은 유로존 안에서도 자국 내 가치를 따지는 실질실효환율 절상률이 2000~2008년 33.1%에 달해 역내 최고를 기록했다. ●글로벌 위기로 부동산 급락 이런 가운데 급격히 진전된 부동산 버블(거품)은 금융위기에 민간과 정부 부문의 취약성을 한꺼번에 가중시키는 계기가 됐다. 2008년 글로벌 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고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졌다. 그해 9월 아일랜드 정부는 6개 은행의 예금·부채에 4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2007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흑자를 유지했던 재정수지는 2008년 7%대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에는 1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버블 때문에 민간에서 막대한 부실이 발생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탄탄했던 국가재정이 극도로 부실해졌다는 점에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유로존 제2금융위기 확산… 전세계 증시 ‘휘청’

    유로존 제2금융위기 확산… 전세계 증시 ‘휘청’

    유럽발 악재에 전 세계 증시와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다.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논의가 구체화되고 포르투갈 재정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유로존 전체로 금융 불안이 번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탓이다. 경기침체의 늪에 빠진 스페인으로 위기가 번질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 16일(현지시간) 유럽 및 뉴욕증시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아시아 증시도 휘청거렸다. 유로 대 달러 환율은 1.3490달러를 기록, 전날보다 0.7% 하락하면서 7주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날 유로권 16개국 재무장관회의가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끝나면서 금융시장 상황 악화 우려를 부채질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78.47포인트(1.59%) 추락한 1만 1023.50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62%, 나스닥 종합지수는 1.75% 각각 떨어졌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 옵션거래소의 변동성 지수인 VIX 지수는 22.42로 11%나 치솟았다. 유럽 주가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2.38%나 떨어진 5681.90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8월 11일 이후 하루 최대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도 2.63% 하락한 3762.47로,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 역시 1.87% 떨어진 6663.24로 각각 마감했다. 아일랜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도 불안을 키웠다. 브라이언 카우언 총리는 같은 날 의회에 나와 “최악의 재정위기를 다루기 위한 4개년 계획을 협의 중”이라고 확인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및 유럽중앙은행(ECB)의 구제금융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을 보였다. 다급해진 IMF는 이날 “IMF 실무팀이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 ECB 등과 공동으로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제공 협상에 참가, 시장위기 해소를 위해 지원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특히 스페인에까지 위기가 번질 경우 유로권 금융체제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스페인은 유로권의 4번째 경제규모로, 유로권 총생산액의 9%를 차지해 남유럽국가들과는 유로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다. 최근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악화일로이고, 20% 안팎의 실업률, 국내총생산(GDP) 대비 -9.8%에 이르는 높은 재정적자로 경제는 갈수록 가라앉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금융불안이 파국으로까지 가지 않더라도 최소 1~2년 동안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세계 증시와 금융시장을 흔들고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한다.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유로권 내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의 입장 차와 불협화음은 위기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리 국민들의 세금을 남의 나라에 퍼붓고 있다.”는 유권자들의 격앙된 반응은 구원투수 역할을 해야 할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정부의 기금 출연 범위와 행동 반경을 제약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구제금융을 위한 7500억 유로 규모의 유로권 차원 합의가 당장의 위기 확산을 방지할 수는 있다.”면서도 “스페인까지 구제금융이 필요하게 될 경우 유로권의 붕괴로 이어지고 유럽발 제2의 금융위기가 촉발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5.40원 치솟은 1144.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9월 28일(1146.30원) 이후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은 G20 서울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19.90원 급등하는 등 최근 4거래일간 37원 상승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포르투갈도 구제금융 요청할 상황”

    포르투갈의 재정 불안이 유로존의 금융 불안으로 번지고 있다. 그리스, 아일랜드에 이어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의 필요성까지 대두되면서 금융 불안이 유로권 전체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재정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EU의 생존도 위협받는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포르투갈도 국제사회에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할 위기 상황”이라고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토스 장관은 “아직 외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은 없지만 재정 위기는 여러 나라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여서 (유로권)위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르투갈의 재정 불안은 정부 재정 긴축정책의 약발이 받지 않아 재정적자가 느는 데다 취약한 집권당의 추가 긴축정책에 대한 불신이 겹치면서 확대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채권 수익률(금리)은 7%대로 지난주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등 연일 불안한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포르투갈 위기는 유로 전역으로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금융 위기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진다. 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면 유로 금융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원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대해, 유로권 차원에서 준비한 구제금융 규모가 7500억 유로로 넉넉하다는 점에서 당장 유로 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염려는 적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세 나라의 경제 규모는 합쳐도 유로권 전체 국내생산액의 3.9%에 불과하지만 다음 위기 대상으로 지목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두 나라의 경제 규모는 합치면 전체의 22%나 되므로 이들 국가로까지 위기가 옮겨가면 유로 체제의 붕괴를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아일랜드 구제금융 시기만 남았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신청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잇따르면서 유로존의 금융불안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정부가 유럽연합(EU) 관리들과 유로안정기금(EFSF) 지원을 받기 위한 사전 협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하고 이제 문제는 구제금융 여부가 아니라 시기와 규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이어 다음 달 6~7일 유로존 회의에 이어 16~17일 EU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점을 들어 두 회의를 전후로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 절차가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구제금융 규모는 600억~800억 유로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도 익명을 요구한 EU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날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콘퍼런스콜에서 아일랜드가 수일 내 외부 지원을 추구해야 한다는 재촉을 받았다고 전했다. 아일랜드 정부와 EU 측은 관련 보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아일랜드 재무장관 대변인은 내년 중반까지 채무를 갚을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구제금융 요청 보도를 일축했다.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총리도 “아일랜드가 현금을 추구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도 아일랜드가 EFSF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아일랜드는 금융업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이뤄 한때 ‘셀틱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절반 이상 폭락하는 등 심각한 거품붕괴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지난해 초 국내총생산(GDP) 대비 5%에 이르는 재정지출을 축소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해 올해 1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는 듯했지만 2분기 GDP가 1.2%로 위축됐다. BBC에 따르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32%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1일에는 아일랜드가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 기존 채무에 대한 조정이 이뤄져 채권 가격이 절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퍼지면서 국채 수익률이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높은 8.929%를 기록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아일랜드 재정위기 또 고개… 유로존 휘청

    아일랜드 재정위기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유로화와 유로존이 휘청거리고 있다. 스스로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시장 불신이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치솟고 유로존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은 지난 11일(현지시간)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높은 8.929%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독일 10년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도 사상 최고인 652bp(basis point·100분의1%)를 기록했다. 한달 전 구제금융이 투입된 아일랜드 은행들의 이날 주가는 9% 남짓 떨어졌고 아일랜드 은행에 자금이 물려 있는 영국의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 주가도 함께 떨어졌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채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며 그리스와 이탈리아, 벨기에의 CDS 프리미엄도 오르는 등 주변 국가 국채 금리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불안감이 확산되자 12일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아일랜드로부터 아무런 재정적 요청이 없었다.”며 “우리는 필요한 수단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이어 EU 5개국이 아일랜드 국채를 안정시키기 위한 공동입장을 발표하자 오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날 최고 기록치에서 8.787%로 떨어지는 등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띠기도 했다. 아일랜드 정부도 진화작업에 나섰다. 아일랜드 재무부는 “EU가 아일랜드에 8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준비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제금융설에 힘입어 이날 장중 한때 1.3746달러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였던 유로화는 재무부의 공식 부인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아일랜드는 그리스와 달리 내년도 중반까지 만기 채권을 상환할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 유동성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그렇지만 부실 은행에 대한 지원금 투입이 더 늘어날 수 있고 주택경기 침체와 경기 침체도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아일랜드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 자금은 모두 457억 유로로 올해 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사상 최대인 32%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일랜드발 금융불안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5% 이상 폭락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도 덩달아 요동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62.30포인트(5.16%) 폭락한 2985.43으로 3000선이 깨졌다. 홍콩 항셍지수와 일본 닛케이지수도 아일랜드 구제금융 신청설과 중국 긴축정책 우려가 겹치면서 1.96%, 1.39% 각각 급락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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