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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아세안+3’ 참석·필리핀 국빈 방문

    이명박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과 필리핀 국빈 방문을 위해 17일 오전 출국한다.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8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19일은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해 동아시아 지역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아세안+3 회원국이 주축이 된 EAS에는 지난해부터 미국과 러시아가 가입했으며, 올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참석한다. 아세안+3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별도의 3국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정세와 유로존 재정위기를 포함한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7일에는 아세안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고, 이번 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아세안 비즈니스 투자서밋’에도 참석해 유도요노 대통령과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伊·그리스 ‘경제 총리’ 위기 돌파할까

    유로존 재정위기가 산통 끝에 낳은 이탈리아, 그리스의 새 거국내각이 위기 돌파에 성공할 수 있을까. 유럽연합(EU) 경제담당 집행위원 출신인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 지명자와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 출신인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신임 총리는 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통스러운 긴축과 균형재정을 이행해야 하는 과제에 맞닥뜨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집권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나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가운데 시장은 양국의 새 수장들이 전임자를 넘어설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 정권의 위기 대응 성공 여부에 대한 대답은 표면적으로는 ‘예스(Yes)’다. 파파데모스 총리와 몬티 총리 지명자는 모두 테크로크라트에 정책 결정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고국이 처한 경제 문제에 정통하고 통찰력 있는 위기 해법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시장과 국민 모두 새 정권의 탄생과 결정을 반기며 ‘허니문’ 기간을 갖겠지만 허니문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이 지적했다. 당장 15일 금융시장에서는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지선인 7%대를 4거래일만에 재돌파하며 불안심리가 확대됐다. 이날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7.07%까지 치솟았다. 전날 이탈리아 정부가 발행한 30억 유로어치의 5년물 국채 금리도 1997년 이후 최대치인 6.29%를 기록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날에 이어 이날도 6%대를 넘어섰다. ECB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 매입을 시작한 지난 8월 8일 이후 스페인 국채 금리가 6%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문제는 두 사람 모두 특정 정당이나 정당 간 알력 싸움에서 벗어난 정치 아웃사이더라는 점이다. 정계의 아웃사이더라는 점은 소신 있게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지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이날도 몬티 지명자는 이탈리아 주요 정당과 연정 구성을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나 정당들의 반대로 진통을 겪고 있다. 파파데모스 총리는 야당이 추가적인 긴축안에는 찬성할 수 없다고 벌써부터 공언, 험로가 예상된다. 전임자들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와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전 그리스 총리가 개혁 및 긴축안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려 사투를 벌인 점을 돌이켜 보면 우군조차 없는 신임 총리들이 새 개혁조치에 대한 의회의 신임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도 미지수다. 새 정부가 자국민들의 투표 대신 시장의 불안, 유로존 수장들의 압박에 떠밀려 황급히 꾸려진 만큼 새 정권의 합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경제가 많이 걱정된다’는 박재완 장관의 말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 사이에 그리스·이탈리아 재정위기가 프랑스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주말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둔화가 신흥국으로 전이되고 있어 국내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가 상호 의존하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하강 속도가 빨라지는 국가가 다수 있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우리 수출의 70%가 대(對)신흥국인데 그쪽 국가가 안 좋아지고 있다면 우리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은 뻔하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건전하다는 것만으로는 유럽 위기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유로존 경제규모 3위인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도미노 현상이 우려되는 게 현실이다. 프랑스가 1차 대상이 될 수 있다. 이탈리아 주요 은행 5곳의 총 익스포저(위험 노출)는 1조 8955억 유로이며 이 가운데 7.6%인 1477억 유로는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가 됐다. 문제는 이탈리아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은행들이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으로 위기에 빠지면 해외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위기가 전파될 우려가 있다. 최근 이탈리아 위기로 국내 증시가 폭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국내은행들은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여서 다른 신흥국보다 유럽 위기에 따른 충격파가 더 클 수 있다. 정부는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해 재정·통화정책을 포함한 내년 경제정책 운용 방향을 물가안정보다는 경기 부양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 아울러 재정준칙을 도입해 세출증가율을 세입증가율보다 낮춰 유지하고 국가채무 상한선 등 분야별 재정지출 목표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무분별한 복지포퓰리즘으로 예산이 허비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 [글로벌 시대] 아테네, 로마 그리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아테네, 로마 그리고…/장홍 프랑스 알자스주정부 개발청 자문위원

    구대륙의 찬란했던 문명은 그 전수가 참 묘하다. 아테네를 모태로 로마로 번성해 갔던 유럽의 문명은 천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 과거의 경로를 답습하고 있다. 하지만 찬란한 문명이 아니라 과도한 국가부채에 의한 금융위기라는 엄청난 내용의 차이를 담고 있다. 그리스에서 비롯된 금융위기의 불똥은 이제 이탈리아로 옮겨붙었다. 얼마든지 예상 가능했던 이탈리아의 현실 앞에 호들갑을 떠는 언론과 전문가들이 차라리 그리스의 희극 같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1조 9000억 유로로 가히 천문학적이다. 국내총생산(GDP)의 120%에 이른다. 이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구조자금을 받은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의 부채를 합산한 것보다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국제금융시장에서 무려 7%가 넘는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이 긴급히 개입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부채 규모 면에서나 경제 규모 면에서 앞의 세 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기에 이탈리아의 파산은 바로 유로존의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런 최악의 상태를 막기 위해 급기야 지난 10월 27일 유로존의 영수들은 유럽재정안기금을 현재의 4400억 유로에서 1조 유로로 대폭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어떻게 증액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시게 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 같은 위기의식은 아직은 국제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트리플A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에까지도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파산이란 단어가 더 이상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다.”라는 말로 현 상황을 요약하며, 긴축재정을 위한 여러 조치들을 내놓고 있다. 내년 봄 대선을 앞두고 이런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급박한 상황에 따른 안팎의 압박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우왕좌왕하다 지난 12일 퇴임했다. 그는 국가부채의 위기가 유로존의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목적으로 EU에 약속한 일련의 경제안정화 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사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11일 상원에 이어 12일 하원에서 경제안정화 법안이 통과된 직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을 만나 사임을 표명했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반복되었던 정치적 불안에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일단 금융시장은 그의 사임을 정치적 안정을 위한 첫 단추로 여겨 반기는 듯하다. 그리스도 우여곡절 끝에 위기극복을 위한 거국내각 구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정치적 불안 요인은 남아 있다. 이처럼 불안한 정국이기에 EU는 거국내각을 구성할 여야 당수들에게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 했던 약속의 이행을 서면으로 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로존의 위기는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총체적인 위기로 봐야 한다. 전문가나 정치 지도자들 간에 위기의 탈피를 전망하는 시기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직 위기 탈출을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일부 회원국들의 방만한 국가 경영에 따른, 정도를 넘어선 국가부채로 인한 금융위기가 발단이 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해당 국가의 정치 불안정과 지도자들의 무능력 그리고 지속적인 저성장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취약함을 악용하는 국제 투기자본이 위기를 악화시키는 데 한몫을 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EU의 내부적 모순과 연대감의 상실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일 것이다.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나로 뭉쳐 헤쳐나가는 것과 각자 제 살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현재 유럽은 이 두 가지 방법 사이에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듯하며, 현재 진행 중인 유럽 위기의 심각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스와 로마의 찬란한 문명을 전승한 유럽은 현대의 금융위기란 소용돌이 속에서 와해될 것인가, 아니면 재생할 것인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 그리스 과도 연립정부 출범

    루카스 파파데모스 신임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과도 연립정부가 11일(현지시간) 출범했다.  새 내각은 과도 연정에 합의한 제1당 사회당, 제1야당 신민당, 극우정당 라오스(LAOS) 등 3당 인사들로 구성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등과 구제금융 협상을 주도한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은 유임됐다. 안드레아스 로베르도스 보건장관 등 사회당 출신 일부 각료들도 자리를 유지했다.  전 유럽연합(EU) 환경담당 집행위원인 스타브로스 디아마스 신민당 부총재는 외무장관, 라오스 소속 마키스 보리디스 의원은 인프라·교통장관을 맡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5개월째 3.25%… 한은 기준금리 동결 왜

    5개월째 3.25%… 한은 기준금리 동결 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다섯달째 동결했다. 금통위는 11일 김중수 한은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이후 한달 걸러 인상되면서 올 3월 연 3.0%로 올라선 뒤 지난 6월부터 연 3.25%에 머물러 있다. 금리 동결에는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한 글로벌 금융 불안과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경제까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 위기는 최근 이탈리아로 번지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마(魔)의 벽으로 생각되던 7%를 넘기며 구제금융설이 흘러나왔고, 이탈리아에 돈을 많이 빌려준 프랑스 은행들마저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된다. 미국은 올해 3분기 1년 만에 가장 높은 2.5%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지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2.9%에서 1.6~1.7%로 낮췄다. 유럽 연합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1.5%, 내년 0.5%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이었던 중국마저 승용차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줄고 부동산 가격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는 등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나라들의 경기가 둔화되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직격탄을 피할 수 없다.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도 금통위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9%로,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 경기의 둔화세가 뚜렷해지면 내년 상반기쯤 한은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총재는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기조에 있다고 보며, 경제의 대내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김 총재는 말했다. 이탈리아 재정 위기에 대해 김 총재는 “우리나라의 전체 위험노출(익스포저)에서 이탈리아의 비중은 1% 미만”이라면서 “이탈리아 위기가 전 유럽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유럽 은행들의 부채축소(디레버리징)는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호주 등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 관련, “이 나라들의 금리 수준은 우리보다 높기 때문에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면서 “기준금리 결정은 각 나라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를 인하한 곳은 호주·터키·브라질·이스라엘·유럽연합·인도네시아 등 6곳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외채·경상적자·지하경제·기형적 복지 ‘4중 족쇄’

    외채·경상적자·지하경제·기형적 복지 ‘4중 족쇄’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심각한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전날보다 0.82% 포인트 급등하면서 7.40%까지 치솟았다. 2009년 말 이후 위기국면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4개국 사회·경제제도는 어떤 공통분모를 갖고 있는 것일까. 흔히 남유럽 위기를 정부부채 위기로 표현한다. 하지만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더 본질적인 문제는 정부부채 구성, 즉 대외부채 비중이다. 가령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가 200%가 넘는다. 세계 최악의 빚더미 국가로 악명이 높지만 정작 92.6%(6월 기준)를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고 외채는 GDP 대비 7.4%에 불과하기 때문에 재정위기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 반면 남유럽 4개국은 외채 비중이 상당히 높다. 정부부채만 놓고 보면 스페인은 지난해 기준 GDP 대비 60.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97.6%보다도 낮다. 하지만 외채규모는 GDP 대비 126.5%나 된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정부부채가 GDP 대비 118.4%이지만 외채규모는 66.0%로 그나마 상황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부채 규모와 함께 거론되는 재정적자 문제도 경상수지로 시야를 넓혀 보는 게 필요하다. 남유럽 4개국은 모두 2000년 이후 꾸준히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대외부채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되면 부채 상환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높아질 수 있다. 재정수지와 경상수지가 모두 적자를 보이고 있는 남유럽 국가들은 민간부문 저축률도 낮아서 정부 초과지출을 해외차입에 의존하는 상태에 빠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외채비율이 141.3%나 되는 그리스는 2006년 이후 경상수지 적자 비율이 10%를 넘었고 2009년 기준 총저축률도 2.1%로 OECD에 포함된 유로존 평균 17.8%에 한참 못 미친다. 이탈리아도 지난해 GDP 대비 재정수지와 경상수지는 각각 4.5%와 3.3% 적자였고 저축률은 15.9%에 그쳤다. 남유럽에선 부정부패와 탈세 등이 많아 세수감소를 불러일으키는 고질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오스트리아 요하네스 케플러 대학 프리드리히 슈나이더 교수 연구에 따르면 재정상황이 우수한 북유럽 국가들이 재정압박을 받는 남유럽 국가들보다도 GDP 대비 지하경제 비율이 더 낮은 양상을 보인다. 그리스는 25.8%나 되고 이탈리아도 21.6%에 이른다. 스페인과 포르투갈도 각각 19.2%와 19.4%나 된다. 지하경제는 소득재분배 기능과 정부신뢰도도 떨어뜨린다. 남유럽 4개국 상황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킨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는 지나치게 높은 복지지출이다. 2007년 기준 GDP 대비 사회보장지출 비중은 이탈리아 24.9%, 포르투갈 22.5%, 스페인 21.6%, 그리스 21.3%를 기록했다. OECD평균인 19.3%보다는 높지만 영국이 20.5%, 프랑스가 28.4%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남성 가장을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와 연금을 보장하는 등 가부장제에 기반한 남유럽형 복지시스템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남유럽 4개국은 사회보장지출 가운데 고령화 관련 지출이 절반가량이나 된다. 이런 시스템은 높은 연금 비중, 과다한 공공부문 일자리, 낮은 여성 취업률 등과 일맥상통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총리사퇴’에도… 伊국채 금리 ‘마의 7%’ 돌파

    ‘총리사퇴’에도… 伊국채 금리 ‘마의 7%’ 돌파

    ‘베를루스코니 리스크가 제거됐는데 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이탈리아 총리가 8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지만 그 ‘약발’은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10일 전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했고 급기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마의 7%’ 벽을 깨고 치솟았다. 7%를 넘으면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져 구제금융 신청 등 외부 도움이 절실해진다. 유럽연합(EU)마저 “내년 이탈리아 경제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고 내다보며 전망을 더욱 어둡게 했다. 결국 이탈리아 정부가 긴축정책 등 경제개혁안 시행을 가시화해 시장을 달래는 수밖에 다른 해법은 없어 보인다. ●英紙 “伊가 EU 무덤으로 끌고 갈 수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이날 7.40%까지 급등한 데는 유럽의 대표적 청산기관인 ‘LCH 클리어넷’의 영향이 컸다. 이 업체가 이탈리아 국채의 위험 담보금을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경제상황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EU 전문가들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약속대로 사임한다고 해도 이탈리아의 ‘고질병’이 고쳐질지는 의문스럽다는 데 의견을 모은다. 1조 9000억 유로(약 2914조원)에 달하는 정부부채, 연 1% 미만의 만성적 저성장, 8%에 육박하는 높은 실업률 등이 이 나라를 ‘유럽의 환자’로 만들었다. ‘호재’인줄 알았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이 오히려 위기를 부채질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새 총리 선임이나 조기총선 여부를 두고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 리더십 부재가 오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탈리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라도 되면 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탈리아는 세계 8위, 유럽 내 4위의 경제대국이다. 부채규모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다른 남유럽 국가들 부채를 합친 것보다 많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탈리아가 EU를 무덤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안정 방안 내일까지 처리 여야 합의 국제사회도 이탈리아의 경제규모와 나랏빚이 워낙 커 도와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관리는 “이탈리아에 대한 재정지원은 현재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EU는 10일 발표한 추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이탈리아 경제가 내년 0.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정체를 의미한다. 또, 내년 유로존 전체는 0.5%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결국, 이탈리아가 자구적 경제개혁 노력으로 ‘결자해지’하는 수밖에 없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채권 매입을 늘리는 등 일시적으로 도와줄 순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탈리아 의회가 재정긴축 계획을 통과시켜 시장을 안심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압박이 고조되자 이탈리아 여야는 경제안정방안을 11일과 12일 상·하원에서 각각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경제안정방안에는 ▲경기부양을 위한 세금 감면 ▲국유재산 매각 ▲2026년까지 연금 지급 연령을 67세로 상향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안젤리노 알파노 자유국민당 사무총장은 현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12일 하원 투표 종료 뒤 즉각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佛·獨 유로존 축소 논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일부 회원국을 추려내고 핵심 국가들만으로 보다 강력한 경제 통합체를 만들려는 방안이 프랑스와 독일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부도 위기에 처하자 유로존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유로존 축소’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9일(현지시간) 익명의 유럽연합(EU)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프랑스와 독일이 지난 수개월 동안 유로존 규모를 줄이는 안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지만 유로존에 더 이상 남길 원치 않는 국가나 아예 회원국 자격이 되지 않는 나라들을 걸러낼 필요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이에 관한 논의는 이론적인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실무적인 논의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 같은 논의가 한 곳 이상의 회원국을 유로존에서 방출한 뒤 남은 핵심 국가들끼리 세금과 재정 정책 등 심화된 경제통합을 추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유로존 축소 방안은 상당수 회원국의 반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EU의 한 외교관은 “유로존 축소는 유럽의 지형도를 바꾸고, 새로운 긴장관계를 조성할 수 있다.”며 “이는 유럽의 종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유로존 분열 시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위축되고 100만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유로존 경제통합 강화를 명분으로 EU의 분열을 초래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즉각 이 같은 보도를 부인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0일 기자들에게 “우리의 목표는 하나다. 현재의 형태로 유로존을 안정시키고 경쟁력을 높이면서 균형 예산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도 “유로존 축소 계획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그리스의 국민투표 논란 당시 유로존 탈퇴를 감수해야 한다고 발언함으로써 유로존 축소의 의중을 드러낸 바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8일 연설에서도 “‘이중 속도의 유럽’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모델”이라며 유로존 재구성 가능성을 암시했다. 즉 EU 회원국 중에서 강력한 경제통합을 지향하는 유로존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분리해 이원화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로이터는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유로존 내 통화가치를 재평가해 이들 국가의 부채 위기가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伊공포…코스피 94P↓ 환율 16.8원↑

    10일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7%(위험수역)를 넘어서면서 유로존 위기가 다시 증폭했다. 이탈리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코스피 주가가 전날보다 4.94% 폭락했으며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94.28포인트 하락한 1813.25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9월 23일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신용평가 등급을 강등한 여파로 103.11포인트(5.73%) 폭락한 이후 가장 큰 하락세다. 코스닥지수는 9일보다 20.64포인트(4.05%) 내린 488.77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6.8원 상승한 1134.20원으로 마감됐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그리스 국민투표 등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을 때도 버텼지만 오늘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한꺼번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와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2.91%, 1.8% 하락했다. 앞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 표명에도 9일(현지시간) 7.40%까지 치솟았던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0일 오전에도 7%대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12일 물러나고 후임에 마리오 몬티 전 유럽연합(EU) 반독점 집행위원이 유력시되는 등 정치적 불안정이 다소 해소되면서 전날 급락했던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주요 유럽국과 미국 뉴욕 증시는 10일 일제히 상승세로 반전했다. 유로존 내년성장률 0.5%로 하향 한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추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유로존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지난 5월의 1.8%에서 0.5%로 하향조정하고 경기침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순녀·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그리스 과도연정 새 총리 ‘경제통’ 파파데모스 낙점

    그리스 과도연정 새 총리 ‘경제통’ 파파데모스 낙점

    루카스 파파데모스(64)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그리스 과도 연립정부를 이끌 새 총리로 낙점됐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새 지도자 물색에 나선 이탈리아에서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을 지낸 마리오 몬티(68) 밀라노 보코니 대학 총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두 사람 모두 경제학자 출신으로 재정위기의 불길에 휩싸인 양국에서 ‘특급 소방수’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출범 새 정부서 구제금융 구원투수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파파데모스 전 ECB 부총재를 새 총리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그리스 여야 대표는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가 지난 6일 사임 의사를 밝힌 뒤 새 총리 후보를 논의해 왔다. 파파데모스는 11일 출범할 과도 연립정부를 이끌고 유럽연합(EU)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안과 긴축재정 패키지에 대한 의회 비준을 이끌게 된다. 파파데모스 총리 지명자는 학계와 국제 금융계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경제통’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과 그리스에서 교수로 일했다. 1994년부터 8년간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 ECB 부총재를 역임했다. 특히 중앙은행 총재 시절 그리스가 드라크마(그리스의 옛 화폐)를 버리고 유로존에 가입하는 데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그는 당시 “유로화 도입으로 그리스가 얻게 될 혜택은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EU 등에서는 파파데모스가 벼랑 끝에 선 그리스를 이끌 최적의 인물로 평가해 왔다. 파파데모스의 선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총리직 제의를 받은 뒤 “지난달 26일 EU가 합의한 2차 그리스 구제안에 대해 여야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야 총리직을 맡을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또 내년 2월 19일로 예정된 조기 총선을 연기해 재정난 해결을 위해 자신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존 가입 주도한 前 ECB 부총재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몬티 총장이 ‘포스트 베를루스코니’로 급부상했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9일 몬티 총장을 종신 상원의원에 지명, 새 총리로서 비상 거국 내각을 이끌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마쳤다. 몬티는 보코니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미국 예일대에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 밑에서 공부했다. 1994년과 1999년 각각 EU 집행위원과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으로 선출돼 일했다. 전문가들은 몬티가 새 총리로 기용되면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경제개혁안 추진에 속도가 붙어 투자자들이 반길 것으로 전망한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유로존 위기로 퇴장한 리더들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유로존 위기로 퇴장한 리더들

    악화일로로 치닫는 유로존 위기가 유럽 리더들을 잇따라 집어삼키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에 이어 질긴 생명력을 과시해 오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까지 8일 퇴진을 천명하는 등 유럽 각국의 정권이 쓰나미처럼 교체되고 있다. 첫 번째 희생양은 브라이언 카우언 아일랜드 전 총리였다. 아일랜드를 80년간 집권해온 공화당을 이끈 카우언 전 총리는 구제금융 협상에 대한 반대 여론에 밀려 지난 3월 조기 총선에서 패배했다. ●다음 희생양 스페인 사파테로? 조제 소크라트스 포르투갈 전 총리는 지난 3월 의회가 긴축안을 부결시키면서 사퇴하는 불운을 맞았다. 소크라트스 전 총리는 1년도 안 되는 시점에 긴축안에 대해 의회에서 네 차례나 퇴짜를 맞았다. 이베타 라디초바 슬로바키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도 지난 10월 정부 신임이 걸린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 승인 투표에 패배하면서 실각하게 됐다. 두 번째 승인 투표에서 야당의 지지를 얻어내는 조건으로 조기 총선을 내걸면서 내년 3월 총선이라는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佛사르코지·獨메르켈 연임 도전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지난 7월 정치불안,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초 내년 3월 치러질 예정이던 총선을 4개월 앞당겨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는 20일 치러질 조기 총선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당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로존 위기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3년 3선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그간의 당 방침을 180도 바꿔 최저임금제 도입을 들고 나서는 등 벌써부터 선거운동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연정·거국내각·조기총선 ‘세 갈래 길’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연정·거국내각·조기총선 ‘세 갈래 길’

    ‘과도정부 수립이냐, 조기총선 실시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8일(현지시간) 의회 과반 확보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탈리아 향후 정국은 갈림길에 섰다. 이탈리아 정계는 ‘여야 거국 내각 구성’과 ‘중도우파 연정 확대’, ‘조기총선 실시’ 등 세 가지 대안 중 하나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관료 중심 거국내각도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이날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만나 사임 의사를 전달받은 뒤 “총리가 나에게 권한을 넘기면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각 정파와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국 주도권을 쥔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만지작거리는 첫 번째 대안은 전문성 있는 인사를 총리로 내세우고 여야를 아우르는 거국 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이다. 국제사회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마리오 몬티(68) 밀라노 보코니대학 총장이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제학자인 그는 유럽연합(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을 지냈다. 덕분에 국제사회에서 가장 존경받는 이탈리아의 경제 전문가로 통하며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에 인맥도 탄탄하게 구축하고 있다. 다만, 최근 신문 칼럼 등을 통해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탓에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그에게 권한을 전적으로 넘겨줄지는 미지수다. 차기 정부 구성 논의가 베를루스코니만 총리직에서 내려보내고 현 중도우파 연정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안젤리노 알파노(41) 집권 자유국민당(PdL) 사무총장이나 지아니 레타(76) 내각차관에게 권력이 넘어갈 공산이 크다. ●연정땐 알파노·레타 등에 권력 알파노 사무총장은 최연소 법무장관을 지냈으며 베를루스코니가 ‘후계자’로 점찍은 인물이다.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위해 대통령과 총리, 하원의장 등에 면책특권을 주는 법안을 설계하기도 해 야권에 미운털이 박혔다. 이 법안은 2009년 위헌판결을 받았다. 연정 내에서 조정역을 맡아온 레타 차관도 현 정부의 정책 실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내년 1·2월 조기총선 전망도 마땅한 인물이 없거나 정치권 내에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현 정부의 임기 종료 시점인 2013년 이전에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 있다. 조기 총선이 진행된다면 내년 1, 2월에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이탈리아 경제위기 어느 정도길래

    [베를루스코니 ‘시장의 비수’ 맞다] 이탈리아 경제위기 어느 정도길래

    이탈리아가 유로존 위기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위기의 블랙홀로 빠져든 것은 막대한 규모의 공공부채와 저성장에 기인한다. CNN은 “이탈리아의 진짜 문제는 리더십이 아니라 저성장과 이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대출”이라면서 “새로운 리더가 등장해도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8일(현지시간)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EU 재무장관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는 지금 아주 심각한 시장의 압력을 받고 있다.”며 극명한 우려를 드러냈다. 현재 이탈리아의 공공부채 규모는 세계 4위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 1조 9000억 유로(약 2900조원)에 이른다.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로만 보면 유로존에서 그리스(140%)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유로존 17개국 전체 공공부채의 4분의1에 육박한다. 즉 현재 4400억 유로의 대출 여력이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공공부문에 대한 과다한 지출이 빚을 키웠다. 이탈리아는 그간 GDP의 50.3%를 공공부문에 퍼부었다. 문제는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탈리아는 1991년부터 GDP 100% 이상의 공공부채 수준을 유지해 왔다. 급한 돈이 필요할 때마다 신용한도를 계속 늘려 왔으나 신용경색으로 돈을 쉽게 빌리는 시대가 끝나면서 총체적인 난국에 처한 것이다. 경제 성장 동력이 미미해 늘어나는 부채를 따라잡기에도 역부족이다. 2000~2010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0.25%에 불과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월 이탈리아의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6%, 0.3%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고용 시장도 암울하다.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 9월 29.3%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빈약한 투자, 미흡한 규제 등으로 생산력 증대에 선천적인 한계를 드러내 왔다. 이런 가운데 9일 이탈리아의 국채수익률이 1997년 이후 처음으로 7%를 넘어 이자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유럽의 대표적인 채권 청산 기관인 LCH 클리어넷이 더 많은 위험 담보금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7%를 웃돌면 IMF와 EU 등 국제기구 말고는 돈을 빌릴 곳이 없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국채 금리가 7% 수준이면 이자 부담만 연간 700억 유로가 늘어난다. 결국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그리스의 뒤를 이어 구제금융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암울한 시나리오가 도출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세계 경제의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앞으로 10년간은 공공서비스 및 사회복지 시스템의 지출을 줄일 새로운 긴축 패키지와 성장률을 제고할 경제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원자바오 “서방서 때려죽여도 中 제 갈길 간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외부에서 우리를 치켜세워 죽음으로 몰아넣든, 때려 죽이든 중국은 스스로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주요 2개국(G2)답게 유로존 위기해소 등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압력’과 중국위협론을 내세운 서방세계의 ‘봉쇄’에 연연하지 말고 중국노선을 견지하자는 뜻이어서 주목된다. 위안화 절상이나 유로존 지원 등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 총리는 상하이협력기구 총리회담 참석차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지난 6일 교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은 말을 꺼냈다. 원 총리는 “외부에서 우리를 치켜세워 죽이든(捧殺·봉살), 몽둥이로 때려 죽이든(棒殺·봉살) 우리 사정을 잘 처리해야 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면서 “(그들이) 우리의 쇠락을 노래 부른다 해도 우리는 모두 우리의 길을 올바르게, 안정적으로 견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중국을 G2로 호칭하면서 국제적 역할을 주문하는 것에 대해 날카롭게 반응해 왔다. 중국을 치켜세워 스스로 오만에 빠지게 한 뒤 몰락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것이다. 인민일보와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들도 일본의 사례를 제시하며 이 같은 논리 전파에 힘써 왔다. 그런 점에서는 원 총리의 발언도 같은 맥락인 셈이다. 원 총리 등 중국 최고지도부는 기회 있을 때마다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일 뿐”이라고 강조해 왔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국제조롱 ‘꼼수 총리’ 시장의 비수 맞다

    국제조롱 ‘꼼수 총리’ 시장의 비수 맞다

    ‘사고뭉치’, ‘스캔들 제왕’으로 불리면서도 특유의 생존술로 세 차례에 걸쳐 11년간 집권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이탈리아 총리가 결국 물러난다. 2008년 이후 53번의 신임 투표에서 살아남은 맷집 좋은 노()정객도 국제 금융시장이 날린 핵펀치 앞에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특히 베를루스코니 정권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신임 총재가 이탈리아 국채 매입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 비수가 됐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8일(현지시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과 가진 면담에서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유럽연합(EU)에 약속한 경제개혁 조치가 다음 주 의회를 통과하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 하원에서는 이날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이 가결됐으나 찬성표가 의석 과반(316표)에 미치지 못했다. 표결은 야당 의원 321명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308명만 찬성했다. 건설·언론 재벌 출신인 베를루스코니는 1994년 중도 우파정당인 ‘포르자 이탈리아’를 창당, 바람몰이를 하며 처음 총리에 오른 뒤 숱한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10대와의 성추문과 마피아 연루설, 부패 혐의 등으로 법원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 그러나 미디어를 장악했고 강력한 정치적 대항마가 없었던 덕에 매번 살아남았다. 특유의 쇼맨십도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나랏빚이 불어나고 실업률이 치솟는 상황에서 그의 ‘꼼수’는 더 이상 국제사회와 시장에서 통하지 않았다. 숱한 스캔들로 인한 파장이야 어떻게든 막았다 치더라도 재정위기로 인한 충격에 물리적 국경은 무용지물이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지난 9월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하며 베를루스코니의 정치 리더십을 비판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 지도자들은 강도 높은 재정 개혁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 갔다. 더욱이 믿었던 신임 드라기 ECB 총재가 이탈리아 등을 겨냥해 “국채 매입은 금융통화정책이 잘 통하게 하려는 임시방편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ECB가 자국 국채를 매입해 주기를 원했던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바람이 무참히 깨졌다. 이후 시장에서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촉발할 수 있는 7%를 향해 치솟았다. 결국 연정 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당수마저 등을 돌렸다. 아무리 ‘불사조’라지만 사방에서 조여 오는 사임 요구에 베를루스코니도 끝내 ‘백기’를 들었다. 전문가들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퇴 표명이 일단은 유로존 사태 해결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 구성 과정에서 혼란이 재연되면 위기가 다시 증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탈리아를 바라보는 시장의 복잡한 심리를 반영하듯 코스피 지수는 9일 전날보다 0.23% 오른 1907.53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유럽 주요 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가 급락세로 반전했다. 미국 뉴욕증시도 9일 큰 폭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3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49.37포인트(2.05%) 떨어진 1만 1920.81에 거래됐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유럽 통합 깨지면 파시즘 부활”

    “유럽 통합 깨지면 파시즘 부활”

    프랑스 낭테르 대학에서 미국 문명학을 가르치는 프랑수아 퀴세(42) 교수는 최근 그리스 등 유로권 위기에 대해 ‘남유럽은 원래 문제가 많았다.’는 식으로 희생자를 비난하는 방식을 비판하고 수십년간 지속된 자유시장경제와 유럽연합 집행부의 정책 실패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프랑스 해외문화진흥원(인스티튜트 프랑세즈)이 올해 처음 마련한 ‘프랑스 지성의 새 지평-아시아와의 대화’ 프로그램에 따라 베이징, 타이베이, 서울, 도쿄 순회 강연회와 토론회를 개최 중인 퀴세 교수를 8일 주한프랑스문화원에서 만났다. 퀴세 교수는 생클루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했으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와 파리정치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최근 그리스 등의 위기국면에서 유로존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많은 유럽인들처럼 나 역시 지금 상황에 극도로 분노하고 있다. 유럽 통합 정신은 단순한 정치·경제 통합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 모델은 공공성을 강화하고 국민의 복지를 실현하는 게 기본 정신이다. 그런데 지금 유럽은 공공성은 위축되고 경쟁만 중시하며 개인·국가 채무자를 범죄자처럼 취급한다. 지난 수십년간 금융시장에서 대출을 받아 소비하고 지출하도록 권하던 자들이 이제는 자기들 말을 잘 들었던 시민·국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일부에선 그리스 등이 위기를 겪는 원인으로 포퓰리즘이니 복지병을 든다. -그런 주장은 ‘남유럽은 원래 부패가 심하고, 거짓말을 잘하고, 과시욕 강하고, 게으르다’는 문화적 선입견과 우월감을 바탕에 깔고 있다. 심지어 프랑스·독일 등 유럽 지도자들도 그런 태도를 보인다. 그리스를 비난하며 속죄양으로 삼으려는 ‘희생자 비난하기’를 넘어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위기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유럽연합 집행부는 자유시장경제 모델을 각국이 채택하도록 했다. 규제를 완화하고 감세정책을 장려하고 모자란 재원은 빚을 내서 지출하도록 했다. 거기다 개방경제로 원자재 가격은 불안정해졌다. 극도로 부패하고 막대한 부를 누리며 호의호식하던 부유층과 특권층이 아니라 민중들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는 유럽 각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아니라 긴축재정을 통해 희생자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다양한 민족과 다양한 시민들이 없다면 유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단일통화도 유지하고 유럽연합도 유지하길 희망한다. 그게 아니라면 굉장히 위험하다. 20세기 초반처럼 극우 파시즘 망령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어떤 면에서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처럼 우리도 문제의 근원인 유럽연합 집행부를 겨냥하는 ‘브뤼셀을 점령하라’ 시위가 필요하다. →미국의 쇠퇴를 예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미국은 확실히 약해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상당 기간 헤게모니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그것은 문화적 요인 때문이다. 유럽이나 중국 어느 곳도 미국식 문화를 뛰어넘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경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지만 중국이 꿈꾸는 미래 역시 ‘제2의 미국’에 불과하다. →G2 자리에 올라섰다는 중국이 향후 미국에 이어 세계적 헤게모니를 얻게 될 것이라고 보나. -G2라는 말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아마 유럽 당국자들이 G2라는 말이 유포되지 않도록 검열하는 게 아닐까(웃음).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伊 경제 ‘베를루스코니 롤러코스터’

    ‘베를루스코니 리스크’가 이탈리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74%까지 치솟아 유로존 출범 후 최고 기록을 세웠다. 전날 6.68%까지 오른 데 이어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연내에 7%를 웃돌 수 있다며 이런 속도가 지속되면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 달러 규모의 부채 상환 능력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와 관련, “이탈리아 채권이 낭떠러지 위험에 직면했다.”면서 “시장이 초긴장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나쁜 뉴스가 나오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도 “수익률이 6%를 넘어서면 이전으로 회복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고 경고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탈리아 재정위기 해결의 최대 장애물이라는 증거는 7일 증시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이 총리 사임이 임박했다는 보도를 내보내자 뉴욕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의 상승도 주춤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부인하자 증시는 다시 하락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탈리아 정치 리더십의 불확실성 제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8일 열린 의회 예산안 표결 결과와 상관없이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거취는 이탈리아 재정위기 해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자진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천명하고 있지만 시민과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사퇴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중도우파 연정 핵심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당수는 8일 의회 표결을 앞두고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을 공개 촉구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자진 사퇴하거나 신임투표에서 패한다면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조기 총선을 요청하고, 과도정부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 마리오 몬티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유력한 과도정부 총리로 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물러나면서 오른팔인 자니 레타 내각 차관을 후임자로 지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지만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고 AP가 보도했다. 로마 아메리카대학의 제임스 왓슨 정치학 교수는 “그는 내일 떠나거나 다음 주에 떠날 수 있지만 국민들의 사퇴 압박이 그 시간을 앞당길 것”이라면서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시간은 이제 끝나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작가인 움베르토 에코는 7일 열린 신작 발표회 인터뷰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아마도 1주일 안에 사임하게 될 것이라며 만일 그가 사퇴한다면 ‘악몽의 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대 산별노조인 이탈리아노조총연맹(CGIL)의 수잔나 카무소 대표는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퇴하더라도 내년은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면서 “베를루스코니의 위기 대응책에는 경제성장을 이끌 내용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조기 총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그리스 거국내각 이르면 9일 출범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긴축예산과 2차 구제금융 협정 등을 다룰 그리스 거국내각의 역할과 행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거국내각은 출범 이후 2차 구제금융안 협정,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 계약, 2012년도 예산안 등 1·2차 구제안 이행과 관련된 사항들을 의회에서 승인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당초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와 제1야당인 신민당 안토니오 사마라스 대표는 파판드레우 총리의 사퇴를 전제로 2차 구제금융안 비준과 이행을 주임무로 하는 거국내각을 구성해 내년 2월 19일 총선까지 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치권에서는 향후 3개월간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거국내각을 구성하기 위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엘리아스 모시알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밤 성명을 통해 파판드레우 총리와 사마라스 당대표가 차기 총리 문제에서 일부 성과를 거뒀다고 밝히며 다음 날 긴급 내각회의에서 새 각료 명단이 확정,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판드레우 총리와 사마라스 대표는 8일 막판까지 새 총리 인선에 진통을 겪었다. 두 여야 영수의 합의가 순조롭지 못하자 각료들은 원활한 거국 내각 구성을 위해 일괄 사퇴서를 제출했다. 에비 크리스토필로풀로스 교육차관은 사퇴서 제출 후 “연정 구성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거국내각의 공식 출범 시기는 이르면 9일쯤으로 예상된다. 현지 언론이 유력한 총리 후보로 보도한 루카스 파파데모스(64)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2차 구제안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새 정부 존속 기간을 연장하고 신민당이 내각에 참여하는 등 몇 가지 조건을 전제로 수락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신민당이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재무장관을 비롯한 경제팀은 유럽연합(EU)과 구제금융안을 논의하는 데 일관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유임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장 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 의장은 전날 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1·2차 구제금융협약에 담긴 조건들을 이행한다고 확약하는 서한에 사회당·신민당이 연대서명해 보내 달라고 그리스 정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佛·伊 긴축재정안 진통

    이탈리아,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똥을 피할 내년 긴축안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는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장관들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주요 대기업 대표들의 임금 동결을 요구하면서 정부도 함께 희생하겠다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프랑수아 피용 국무총리는 이날 2016년까지 시행할 재정적자 감축 조치의 일환으로 70억 유로를 절감할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공공 재정의 균형을 맞출 때까지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의 연봉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 지도자들과 대기업 대표, 특히 파리 증시의 CAC40지수(40개의 우량주로 구성된 지수)에 포함되는 기업들이 함께 행동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르코지는 대통령으로 취임한 해인 2007년 자신의 연봉을 10만 1125유로(1억 5500만원)에서 22만 8000유로(약 3억 5000유로)로 2배 이상 올려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8일 긴축 조치를 담은 내년도 예산에 대한 의회 승인투표를 앞둔 이탈리아에서는 이날 투표 부결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장중 6.67%까지 치솟았다. 1997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치다. 현재 전체 하원 의석 630석 중 집권 연정 의석 수는 과반에 1석 모자라는 314석인데, 이탈리아 언론들은 집권 연정 소속의원 가운데 20~40명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임설을 나돌았다가 총리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직접 부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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