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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 나도 ‘양적완화’

    너도 나도 ‘양적완화’

    전 세계 180개국에서 유통되고 있는 돈은 모두 26조 7300억 달러(2012년 12월 31일 기준)이며,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말의 20조 3400억 달러보다 31.4%가 급증한 것이다.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경기 부양책으로 통화 공급량을 그만큼 늘렸다는 의미여서 향후 각국이 통화량을 언제 어떻게 줄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180개국 중앙은행 등이 밝힌 협의통화(M1·시중의 현금과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은행예금)를 집계, 달러로 환산한 결과 4년 만에 통화 공급량이 6조 3900억 달러가 늘어났다. 180개국은 지구촌 GDP의 98.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기의 발원지인 미국의 통화량은 같은 기간 42.1%가 늘어난 2조 3180억 달러에 이른다. 4년 동안 유통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가는 유로존의 키프로스로, 253.5%가 늘어난 147억 3000만 달러가 돌고 있다. 한국은 이 기간 29.2%가 늘어난 3920억 달러(약 418조원)어치가 순환되고 있다. 특히 연간 7~8%대의 고속 성장을 유지한 중국의 통화량이 이 기간 101.7%가 늘어, 4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중국은 2008년 2조 4340억 달러에서 2012년 4조 9100억 달러 규모의 돈이 돌아다니고 있다. 일본은 같은 기간 15.8%가 늘어난 6조 3050억 달러가 돌고 있다. 반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7개국(2014년 가입한 라트비아 제외)의 전체 통화량은 줄었다. 정부 지출을 줄이는 등 엄격한 재정 정책을 도입한 때문이다. 2012년 말 현재 6조 355억 달러가 돌면서 2008년보다 2.7%(1655억 달러)가 감소했다. 재정위기를 겪는 그리스(32.8%), 포르투갈(17.0%), 이탈리아(13.2%), 스페인(12.5%)의 통화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프랑스와 독일은 물가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으로 4.2%와 6.6%가 늘었다. 통화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일본이었다. 일본은 6조 3050억 달러로, 유로존 17개국(6조 355억 달러)을 앞섰다. 중국과 미국이 뒤를 이었다. 유통 총액이 1조 달러 이상 되는 국가는 이들 3개국 외에 독일(1조 8530억 달러), 이탈리아(1조 1370억 달러)였다. 한국의 총 유통액은 러시아(4520억 달러)보다는 적고 네덜란드(3758억 달러)보다 많은 세계 9위를 차지했다. 대외경제연구원 정성춘 국제금융팀장은 “미국이 밝힌 대로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면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미국으로 유입되면서 신흥국 경제에 타격이 올 수 있다”면서도 “일본과 유럽은 경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양적완화 정책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공무원연금, 이대론 안된다] “오래가는 시스템으로 미래세대도 양질의 연금 혜택을”

    [공무원연금, 이대론 안된다] “오래가는 시스템으로 미래세대도 양질의 연금 혜택을”

    “핀란드 공무원 연금 개혁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미래 세대도 양질의 연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헬싱키에서 만난 핀란드 재무부의 인사정책 책임자인 아스코 린드크비스트는 올해부터 2017년까지 임금인상률을 공공과 민간 모두 0.5%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먼저 전했다. 지난해 임금이 공무원 2.5%, 민간 2.3% 올랐지만 정부는 노동조합과의 3년치 임금협상을 통해 미미한 수준의 인상으로 묶었다는 것이다. 임금협상이 끝났으므로 앞으로 노조의 파업은 모두 불법이며, 노동법원은 불법파업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린드크비스트는 “몇몇 나라에는 공무원에게 임금 협상권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유럽에는 노조의 경영 참여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하는 ‘노르딕 노동 모델’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금 개혁 역시 노조의 거센 저항을 받았지만, 결국 은퇴 연령을 높여서 연금을 적립하는 인구를 늘리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핀란드의 연금 역사는 제법 길다. 1870년 공무원 연금이 먼저 도입되었고, 이어 1956년 선원 연금, 1962년 근로자 연금, 1970년 자영업자 연금과 농민 연금이 단계적으로 마련됐다. 1990년대 초반 소련 연방 붕괴와 더불어 핀란드 경제에 침체기가 찾아오면서 25만명이던 중앙정부 공무원이 8만명으로 줄었다. 철도, 우편, 통신 등을 민영화한 결과다. 지방공무원은 45만명으로, 전체 공무원이 약 100만명인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고령화로 사회복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정부가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것은 핀란드나 우리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사회복지를 점차 지방정부로 이양하고 있지만, 재정이 충분하지 않아 중앙정부가 보완하는 것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고령화에 대한 핀란드 정부의 해법은 취업률을 높여 소비와 세수입을 향상시키는 패키지 정책이다. 여기에는 고령자들이 병원이나 요양시설로 가지 않고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노령자 케어 정책, 은퇴연령 연장 등이 포함된다. 공공재정을 아끼고 최대한 노동인구를 늘리는 게 목표다. 그는 “연금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오래가는(endurable) 시스템을 만드는 것으로 미래 세대도 연금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연령을 높여 노동기간을 연장하는 데 대한 핀란드 국민의 반응을 묻자 “노동기간 연장 문제의 해법은 좋은 경영과 리더십을 보장하는 등 노동 조건에 달렸다”고 빗대어 말했다. 2017년으로 예정된 핀란드의 또 한 차례 연금 개혁은 임금인상률을 낮춰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금제도 개편에는 공무원 노조도 참여해 공무원 수와 임금, 노동시간, 연금 등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자 사용자 대표인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금까지는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서 별 탈이 없었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핀란드도 유로를 쓰는 유로존 국가이기 때문에 수출로 빚을 줄이는 것이 힘들어졌습니다. 핀란드는 정부 경쟁력 강화, 공공재정 절약 등으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경제성장률이 1% 미만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우리의 고민과 핀란드 정부의 숙제가 여러 지점에서 맞닿아 있다. 헬싱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노·사 단체 실무자 인터뷰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 노·사 단체 실무자 인터뷰

    한국의 노동 정책은 정부가 주도하고 사용자 단체와 노동자 단체가 협의하는 형태로 변화해 왔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KTX 민영화 논란’으로 양대 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은 정부를 대상으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전면전’을 선포했고,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해 온 한국노총마저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며 사상 최악의 노·정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대해 노사문화 선진국인 덴마크의 노사 관계자들은 “노동 정책의 주체는 정부가 아닌 고용주와 노동자 단체이며, 대타협의 원칙 속에 정책이 만들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헤나 크라룬트 고용자협회 선임연구원 “다양한 근무제로 선택의 폭 넓어… 노동시장 변화 노사가 주도” “덴마크의 모든 정책은 복지를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고용정책과 노동시장의 변화는 곧 노동자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에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최상위 가치에 두고 (정책을)펼쳐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20일 코펜하겐 사무실에서 만난 헤나 크라룬트 고용자협회(DA) 선임연구원은 “복지정책 없는 노동정책은 상상할 수 없다”며 “세계의 언론과 국민들이 덴마크의 복지정책을 부러워하지만 이는 오랜 시간 사용자와 노동자, 또 정치인들이 고민하고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인 크라룬트 선임연구원은 협회에서 노동관계 법률과 계약, 노동조합총연맹(LO)과의 단체협상 등에 대한 법률 자문 및 연구 등을 담당하고 있다. 고용자협회는 한국의 경영자총협회와 비슷한 개념으로, 덴마크의 산업별 기업체들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으며 2년 주기로 노총과 함께 ‘고용·노동 협정문’을 만든다. 노동법이 있지만, 경직된 법률보다 사용자 대표와 노동자 대표가 대화를 통해 도출하는 이 협정문을 중심으로 덴마크 노사가 움직인다. 크라룬트 선임연구원은 “덴마크에는 협정문에 따라 전일제 노동의 정규직과 시간제 정규직, 시간제 계약직 등 다양한 근로계약형태가 존재한다”면서 “근로계약형태가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용자와 노동자가 채용과 노동 조건에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일제 정규직 노동자는 주당 노동 시간이 37시간으로 정해져 있으며 노동자의 요청에 따라 주 5일 중 37시간만 채우면 된다. 자발적인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은 없지만 회사 및 고용자의 요구에 따른 초과 근무에는 기본급의 1.5배에 해당하는 초과 근무수당이 붙는다. 시간제 근무는 3개월 단위로 주 10시간 이하 근무가 보편적이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경제활동 중인 사람 가운데 시간제 노동자는 26.1%로 성별로는 남성이 15.6%, 여성이 37.8%로 여성 비율이 더 높지만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는 성별 격차가 낮은 편이다. 크라룬트 선임연구원은 “덴마크에서도 시간제 일자리는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유럽의 다른 국가에 비해서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고 또, 남녀 비율에 있어서도 여성이 적은 편에 속한다”면서 “그 이유는 보육 및 교육 제도와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정책 덕에 여성이 가정생활의 부담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정규직 진출이 높아졌기 때문에 여성 고용률 자체가 높고 따라서 시간제 일자리를 선택할 이유도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또 “현재 시간제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연령대는 기업체에서 실습 중인 실업계 고교 학생과 재학 중인 대학생, 정규직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 졸업생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이 연령대의 청년들은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사회 진출 직전 기술을 쌓는 동시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고, 중년층 이상은 노동보다는 개인의 삶에 집중하기 위해 시간제 일자리를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드 버스크 노동조합총연맹 노무담당관 “고용 경직성 해결책은 일자리 나누기” “고용률을 높이겠다는 것은 세계 모든 나라의 공통된 고민이며 목표일 것입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완전 고용 수준의 실업률을 보이던 덴마크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0년 유로존 재정 악화 속에 실업률이 증가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0일 코펜하겐 ‘덴마크 노동조합총연맹’(LO) 사무실에서 만난 매드 버스크 노무 담당관은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 노력에는 공감하면서도 “노동시장 변화의 주체는 노총과 고용자단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인위적인 정책 개입은 노사 양측의 균형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덴마크 노총은 2013년 말 기준 약 110만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덴마크 최대 노총으로, 덴마크에는 LO 외에 2개의 대형 노총이 있지만 고급 기술인력을 제외한 일반 정규직과 시간제 노동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LO가 ‘덴마크 고용자협회’(DA)의 교섭 대상이다.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에 관해 고용자협회와 단체교섭을 하는 것이 LO의 핵심 기능이다. 버스크 담당관은 “덴마크는 100여년 전 노사 대타협을 이룬 이후로 노사 간 타협과 상생의 전통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으며 집단 이익에 따른 주장이 아닌, 노사협정문을 근거로 노동시장이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노총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문제로 시간제 노동자의 불만 해소를 꼽았다. 각종 외신을 통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로 소개되고 있지만 “행복의 정도는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없으며, 불만 없는 노동자가 존재하는 세상이 어디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그가 전한 덴마크 시간제 노동자의 가장 큰 불만은 전일제 정규직 전환의 어려움이다. 시간제 노동자는 크게 정규직에서 시간제로 전환한 노년층과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시간제로 노동시장에 진출한 사회 초년생으로 나뉘는데, 후자의 경우 불만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버스크 담당관은 “노총 입장에서도 고용자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고 이 또한 협정문을 근거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강요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정규직과 동일한 시간급과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협정문에 명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노동시장은 고용자와 노동자의 수요·공급 논리 속에서 변화를 거듭하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약 정부의 인위적인 노동시장 개입이 단순히 기존 정규직 노동 시간을 쪼개는 수준으로 간다면 이는 고용자와 노동자 양측 모두에서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스크 담당관은 이어 “한국은 평균 노동시간이 세계에서 가장 길면서도 고용 구조가 매우 경직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일자리가 아닌 평균 노동시간을 줄이면서 일자리를 나누고, 고용 구조 연성화를 추진하는 것도 고용률 개선의 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고용시장 유연화의 전제조건은 사회안전망 확보”라고 강조했다. 코펜하겐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38명 “체감경기 작년과 비슷” 13명 “부동산값 하락”

    국민이 가장 궁금해하는 분야는 실물경제다. 경제성장률, 금리 등 숫자로 대변되는 경기지표보다는 ‘경기가 살아날까’에 더 관심이 많다. 기업 투자, 부동산 시장, 체감 경기 등 새해 실물경제 전망에 대해 전문가 대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기업 투자와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보다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표와 실물경제 간 괴리로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친 만큼 새해에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100명 중 44명이 ‘부동산 경기가 약간 상승한다’고 답했다. 무엇보다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전세가격이 중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사이트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9.0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격 상승에 대한 반작용으로 주택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재철 한국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세가격이 높은 데다 금리가 낮아 주택을 구매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면서 “정부가 부동산 경기 진작을 위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중소형 주택 시장이 과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도 41명에 달했다. 부동산 소유에 대한 개념이 바뀌면서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생산 가능 인구가 줄고 가처분소득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부동산을 반드시 구매하기보다는 빌려 쓰는 사람들이 늘어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부동산 경기가 하락할 것이라고 답한 전문가는 13명이었다. 취득세 감면 혜택에도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는 등 정부의 정책은 단기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취득세 영구 감면은 이미 시장에 알려진 호재인 데다, 공유형 모기지론은 수혜 대상이 너무 적다”며 “부동산 대책이 시장 친화적인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공약 이행에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기업 투자 활성화 대책을 올해부터 분기마다 내놓기로 했다. 중소기업·신성장산업·지역 투자·외국인 투자 등 4대 분야 투자 촉진 프로젝트를 가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보단 국제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 투자가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 48명이 기업 투자가 약간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은 27명, 약간 힘들 것이라는 의견은 16명이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 설비 투자가 감소한 것에 대한 기저 효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나 유로존 등 세계경제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 투자의 양극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정책금융공사는 2014년 국내 기업의 설비 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7%와 7.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전문가는 “기업 수익성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나뉘어 양극화되고 있다”면서 “대기업은 자금에 여유가 있어 투자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로 기업 심리가 위축돼 있는 데다 노사분규, 높은 임금 등의 이유로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지표와 달리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 38명이 ‘올해 체감 경기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약간 나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33명, 약간 힘들다는 의견은 23명이었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은 회복하겠지만 체감 경기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했다. 그러나 3% 후반대 성장을 기록하더라도 과거 경제성장률 4~5%에 비해 적은 수치인 만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미국, 유로존 등 선진국의 경제가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표상 회복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 경기 악화 원인으로는 가계부채, 수출 경쟁력 약화, 내수 부진 등이 꼽혔다. 한 전문가는 “거시지표가 다소 나아진다 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실질 자산이 줄어들고 가계부채가 늘어나 국민이 느끼는 경기는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 (가나다순)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구형택 한국타이어 전략기획팀 상무 ●권영준 팬택 재경팀장 상무보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근수 여신협회장 ●김노창 전주대 경영학부 교수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복태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지원담당 상무이사 ●김상범 SK C&C기획본부장 ●김상우 르노삼성자동차 영업총괄 이사 ●김성수 코트라 정보통상지원본부 이사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성현 LG유플러스 금융담당 상무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 전략실장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전략기획실 상무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김정철 현대건설 부사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연구위원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태훈 한진해운 경영기획팀장 ●김호균 금호 기획재무담당 ●김홍일 현대산업개발 상무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 ●남창경 한화생명 투자전략팀 상무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류경수 GS샵 CFO 상무 ●류제영 현대해상 기획실장 ●문장섭 삼성화재 재무기획팀 상무 ●박민희 현대백화점 재무담당 상무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부회장 ●박인섭 교보생명 노블리에 지원팀장 ●박홍재 현대자동차 부사장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자산분석부 전략팀장 ●송영권 LG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그룹장 ●신권식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상무 ●신동휘 CJ대한통운 전략지원실장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 ●안현식 NHN 엔터테인먼트 재무기획실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 학회장 ●오진석 GS리테일 경영지원부문장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유용준 남양유업 재경본부장 ●유태열 KT 경제경영연구소 소장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윤용로 외환은행장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 [시간제 일자리-길을 묻고 답을 찾다] 獨 노동자 20%가 ‘미니잡’…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 확대

    [시간제 일자리-길을 묻고 답을 찾다] 獨 노동자 20%가 ‘미니잡’…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 확대

    하르츠 개혁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2004년 독일의 고용률은 64.3%였다. 이후 노동시장 개혁이 진행되면서 4년 만인 2008년 고용률 70%를 넘어섰고 2012년 말에는 72.8%까지 빠르게 개선됐다. 정부가 독일의 노동개혁을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2년 64.2%인 고용률을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 말까지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의 ‘고용률 70% 로드맵’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목표 달성을 위한 중요 수단으로 ‘시간제 일자리’ 도입 및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은 나라 경제의 중심축이 수출이라는 점에서도 한국과 닮았다. 2000년대 초반 독일의 국내외 경제상황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1990년 10월 통일 이후 가중된 재정부담과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실업자가 대거 발생했다. 2001년 308만명(15~64세 기준)이던 실업자는 매년 증가세를 기록하며 2005년 최고점(457만명)을 찍었다. 유럽을 비롯한 국제 경제계는 통일 이후 10여년간의 성장 둔화와 실업률 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 부진한 독일 경제 상황을 ‘유럽의 병자’라고까지 표현했다. 이에 2003년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SPD) 정부는 노동시장과 사회보장제도 전반을 개혁하는 ‘어젠다 2010’, 이른바 하르츠 개혁을 꺼내 들었다. 페터 하르츠 박사를 위원장으로 재계 6명, 학계 2명, 정계 3명, 노동계 2명, 기타 2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하르츠 위원회’는 실업자 감축을 위한 방안으로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에 집중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 정책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파견근로 등에 대한 차별 금지와 복지 개선 등이다. 위원회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방안 ▲연방노동청 기능을 일자리 알선 센터로 전환 ▲재정 악화 방지를 위한 실업급여와 사회부조 통합 등의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고용 형태의 유연화 및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 사용 기간을 2년 이내 3회까지 연장 가능토록 제한했던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 계약 형태를 단체협약으로 최대 기간 및 연장 횟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창업기업에는 4년간 기간제 근로계약을 허용토록 개정했다. 또 미니잡과 미디잡 등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시간제 일자리 확산에 집중했다. 미니잡은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면서 400유로(약 58만 2000원) 이하의 월급을 받는 시간제 일자리를, 미디잡은 400유로 초과 800유로 이하의 월급을 받는 직업을 의미한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부터는 주당 노동시간 조건을 삭제하고 미니잡의 월급 상한을 450유로 이하, 미디잡의 상한은 850유로 이하로 조정했다. 이 가운데 미니잡이 독일 고용지표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실업 여성들이 미니잡을 통해 대거 노동시장에 재진입했다. 독일 노동자의 20%인 740만명이 미니잡을 통해 시간제 근로를 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도소매업, 보건·사회 서비스, 음식·숙박업에 종사한다. 임금은 전일제 근무 정규직에 비해 훨씬 낮지만 정부가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 등을 지원한다. 슈뢰더 정부에서 시작된 하르츠 개혁은 2005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CDU)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에도 계속됐다. 독일은 미니잡을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크게 늘림으로써 1인당 국민소득도 2003년 2만 3277달러에서 2008년 3만 4400달러로 1만 달러 이상 높였다. 실업자 수도 해마다 급감하기 시작했다. 2005년 정점을 찍은 실업자는 2008년 313만명으로 감소했다. 2009년에는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 탓에 322만명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경제 충격을 최소화했고 이어 2010년 유로존 재정 위기에도 독일만 경제 호황을 누렸다. 2012년 말 독일의 실업자는 231만명으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 정부는 독일의 노동개혁 중에서도 특히 ‘미니잡’을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미니잡을 국내 사정에 맞게 정비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하겠다는 게 정부의 목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시간제 근로 보호법을 제정, 노동시간 비례 원칙에 따라 시간당 임금과 4대 보험 보장 등 기존 전일제 정규직과 차별 없는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독일의 미니잡은 독일 내부에서도 ‘저임금의 질 낮은 일자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고, 국내 노동계 역시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가 아닌 저임금의 질 낮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게 될 것”이라며 시간제 일자리 도입에 반발하고 있다. 에센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라트비아 18번째 유로존 가입국

    라트비아 18번째 유로존 가입국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가 유로존의 18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유로화를 쓰게 됐다. 라트비아 정부는 유로화 도입으로 해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회원국 가입을 준비하면서 재정건전화, 환율 관리에 힘써 왔다. 유로존 가입으로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한발 더 벗어나게 됐다. 하지만 물가 급등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 연합뉴스
  • [국외 3대 리스크] ①美양적완화 ②中저성장 ③아베노믹스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다. 세계 경제의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이나 미국 같은 대규모 국가들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이 경제를 살리고자 풀었던 돈을 죈다는 얘기만 나와도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2014년 조심해야 할 해외 리스크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저성장’,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지목했다. 서울신문이 경제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국내 경제의 해외 리스크를 조사한 결과 56명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국내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았다. 게다가 23명은 두 번째로 영향이 있다고 봤고 세 번째로 본 전문가도 7명이나 된다. 100명 중 총 86명이 미국의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경계해야 할 리스크로 선택한 셈이다. 한 전문가는 “테이퍼링 규모가 시장의 기대보다 크거나 미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낮다면 또다시 신흥국을 중심으로 국제금융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저성장 역시 국내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전문가 30명이 첫 번째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고, 두 번째(32명)와 세 번째(19)로 꼽은 전문가들을 합하면 모두 81명이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률이 낮아지면 국내 수출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한 전문가는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를 다소 용인하며 내수와 소비 중심 경제로 옮겨 가는 ‘리밸런싱’(재구조화)에 박차를 가하면 중국 경제 성장률 급락 등 경제적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 역시 3대 해외 리스크로 꼽혔다.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문가는 10명에 그쳤지만 두 번째(26명), 세 번째(35)로 꼽은 전문가까지 포함하면 71명에 이른다. 한 전문가는 “오는 4월 일본이 소비세율을 인상하고 나서 경기 부진이 심화하면 추가 통화완화 정책이 불가피하다”면서 “엔화 약세가 가파르게 전개되면 국내 수출경기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로존 위기 가능성(25명), 브릭스 등 신흥국 경기 하락(19명), 국제 공조의 미흡(7명) 등이 해외 리스크로 거론됐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새해 빚 청산”… 그리스 구제금융 졸업하나

    “새해 빚 청산”… 그리스 구제금융 졸업하나

    아일랜드와 스페인에 이어 이번에는 그리스가 구제금융 졸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08년 금융·재정위기로 구제금융을 신청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내 5개국(아일랜드, 스페인, 그리스, 키프로스, 포르투갈) 가운데 세 번째 구제금융 졸업국이 나올지 주목된다. 지난 30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TV 연설을 통해 “2014년에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융자 계약에서 탈출하는 큰 조치를 할 것”이라며 “새해 그리스의 부채는 공식적으로 상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마라스 총리는 “그리스에 더 이상 추가 융자나 새로운 구제금융 합의는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EU와 IMF, 유럽중앙은행(ECB) 등으로 구성된 국제 채권단 ‘트로이카’로부터 각각 1110억 유로(약 160조 7000억원), 1400억 유로(약 202조 5000억원) 상당의 1, 2차 구제금융을 받아 왔다. 지난 14일 아일랜드가 구제금융 조치를 받은 지 3년 만에 가장 먼저 트로이카의 구제금융을 공식 졸업했고, 스페인도 31일 구제금융을 조기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마라스 총리의 발언으로 그리스까지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그리스의 복귀를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전했다. 통신은 그리스 국채가 올 들어 수익률 47%의 실적을 내면서 세계 증시 지수를 산정하는 34개 국채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며, 이는 지수 평균치를 약 4배 웃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그리스가 새해에는 ‘기초 재정 흑자’(외채 상환 비용을 제외한 재정 흑자)를 낼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2013년 들어 그리스를 찾은 외국인은 1770만명으로 역대 최고치에 이른다고 그리스 관광연합회(SETE)는 집계했다.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관광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은 것이다. 그럼에도 가디언은 “그리스는 아직 채권단이 요구한 구제금융 졸업 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했다”며 “2014년에도 과감한 긴축 정책을 써야 할 것이고 추가 자금 지원도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는 여전히 지난 1, 2차 구제금융에 대한 채무 탕감이 필요한 상황인 데다, 실업률도 유로존 평균 실업률 12.1%의 2배에 가까운 20%를 넘고 있기 때문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日 등 경제 선진국 부활… 황제가 돌아온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제의 부활, 세계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는 유럽 및 일부 개도국의 위기, 셰일가스 등 비(非) 전통 에너지 혁명에 따른 에너지 패권 변화 등이 내년 글로벌 경제를 관통할 주요 트렌드로 꼽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경제를 포함한 정치·외교, 산업·경영, 과학기술, 사회·문화 분야의 ‘2014년 글로벌 10대 트렌드’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강력한 양적완화 등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점쳤다. 이들 국가가 글로벌 경제 주도권을 되찾을 것이라며 이를 “황제의 귀환”으로 표현했다. 이에 반해 신흥국은 자금 조달과 수출 여건이 불리해질 것으로 봤다. 또한 유럽 재정위기국의 은행부실화와 선진국 출구 전략에 따른 개도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세계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그레이 스완’(Grey Swan)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구원은 또한 북미지역의 비전통 에너지 생산 확대로 에너지 헤게모니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중동 및 러시아에서 미주지역 등으로 분산될 것으로 봤다. 이는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 및 가격 하향 안정화 등 향후 에너지 시장과 세계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됐다. 정치·외교 부문에선 중국의 부상 등으로 인해 미국의 세계 경찰 지위가 약해져 각지에서 영토와 자원을 둘러싼 지역분쟁이 지속돼 글로벌 거버넌스(Global Governance)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경영의 경우 ‘세계 공장’으로서의 중국 역할이 약화하는 한편 ‘포스트 차이나’ 국가들이 각축을 벌여 세계 제조업 지형도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됐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위클리 포커스] ‘테이퍼링’ 시작… 美 소비 회복 ‘맑음’·신흥국 자금 유출 ‘먹구름’

    [위클리 포커스] ‘테이퍼링’ 시작… 美 소비 회복 ‘맑음’·신흥국 자금 유출 ‘먹구름’

    오는 2014년 세계 경제는 ‘테이퍼링’(채권발행 점진적 축소)을 시작하는 미국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면 주요 경제권인 유럽과 중국·일본의 경기 회복은 내부 개혁 여부에 달렸으며, 신흥 개발도상국은 반정부 시위에 따른 정치적 불안으로 당분간 먹구름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전문가의 새해 경기전망을 인용한 경제 기상도에 따르면 내년에 가장 주목할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지난 18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산소호흡기로 불렸던 ‘양적 완화’(무제한 돈 풀기) 조치를 내년부터 축소하기로 했다. 소비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들어서고 우려했던 실업률도 주춤하면서 경제가 기지개를 켤 준비에 들어갔다는 방증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22일 “실업률이 낮아져 내년 경제 전망도 좋아질 것”이라며 새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휘청거렸던 유럽은 위기의 진원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개혁이 지지부진하고 유로화 강세에 따른 수출 감소가 예상돼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대국인 독일의 선전으로 내년 성장률이 플러스(1.1%)로 예상됐지만, 사상 최고치(12.1%)에 이른 실업률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FT는 국영기업의 민간 개방과 금리 자유화 조치 등 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하는 중국의 경제 정책에 대해 세계 투자자들의 전망은 밝다고 진단했다. 반면 지방정부의 부채 축소라는 장애물을 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쉬운 개방’과 ‘어려운 개혁’ 중 어떤 방법을 택할지가 성장 속도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무제한 돈 찍어내기’ 정책으로 올해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한 일본은 소비세율이 5%에서 8%로 인상되는 내년 4월이 경제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의 테이퍼링 우려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신흥국들은 본격적인 자금 유출이 시작될 경우 일부 개혁이 부진한 국가는 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태국과 터키, 우크라이나 등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면서 내부 불안이 가중되는 것도 경제 회복에는 악재다. FT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새해 잇달아 선거가 치러진다”면서 “신흥국의 정치적 불안이 세계 경제 회복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올해 한국 주가상승률 OECD 최하위권

    올해 한국 주가상승률 OECD 최하위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아베노믹스)으로 일본 주가가 올해 5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일본과 수출시장에서 경쟁하는 우리나라 주가는 소폭 하락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코스피는 1983.35로 올해 상승률이 -0.7%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0위다. OECD 회원국 중 올 들어 주가가 하락한 곳은 한국 코스피, 칠레 IGPA(-13.6%), 터키 ISE100(-11.0%), 체코 PX(-5.9%), 멕시코 IPC(-3.5%) 등 5곳뿐이다. 나머지 30개국은 지수가 상승했다. 특히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지난해 말 1만 395.18에서 이달 20일 1만 5870.42로 52.7%나 올라 1위에 올랐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최근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일랜드 ISEQ가 32.3% 올라 뒤를 이었다. 아일랜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4개국 중 이달 구제금융을 가장 먼저 졸업했다. 이어 아이슬란드 ICEX(25.9%), 핀란드 HEL25(25.8%),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23.8%) 등의 순으로 지수 상승률이 높았다. 다우존스지수는 올 하반기 들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일본과 미국 증시가 세계 증시 상승을 이끄는 동안 한국은 하락세를 보여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약세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 주식시장 전반의 거래량 감소, 미국의 양적완화(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자금을 푸는 것) 축소 움직임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이 증시 침체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은 내년에는 코스피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저하고’(上低下高), ‘상고하저’(上高下低)에 대해서는 전망이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美 출구전략 개시] “美경제 회복 신호… 기초체력 양호한 한국엔 긍정 영향 줄 것”

    [美 출구전략 개시] “美경제 회복 신호… 기초체력 양호한 한국엔 긍정 영향 줄 것”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착수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거나 다소나마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앞으로도 하락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서울신문은 19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해 거시·금융·실물 등 경제 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 9명 중 8명이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결정이 한국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거나(6명)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2명)이라고 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미국의 테이퍼링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면서 지난 5~7월 우리나라 주가가 대폭 하락할 정도로 이미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테이퍼링 착수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동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장은 “미국이 그동안 경기가 안 좋다고 여겨 돈을 풀었던 것을 앞으로 줄인다는 것은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말”이라면서 “미국은 우리나라의 가장 중요한 교역국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우리에게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일본·유로존 등 선진국과 중국·인도 등 신흥국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9명 가운데 7명은 선진국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봤지만 신흥국에는 부정적일 것이란 의견이 8명으로 대다수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앞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도·인도네시아 등은 경제위기설이 돌 정도로 위험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라 받는 영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전망에 대해서는 ‘하락’이 4명, ‘보합’이 3명, ‘상승’이 2명이었다. 이효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경제 회복에 따른 국내 무역수지 흑자폭 확대 등으로 원·달러 환율은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명 모두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투자금을 회수해 가더라도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6명은 ‘단기적으로 자금 이탈이 나타나겠지만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이 단기적으로 선진국 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는 것은 막을 수 없겠지만 미국 출구전략의 충격이 진정되고 나면 한국 시장의 매력이 부각되면서 자금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한국 시장의 펀더멘털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양호하기 때문에 급격한 자금 이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완전히 종료되는 시점에 대한 전망은 ‘내년 하반기’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금리 인상은 ‘2015년 상반기’가 4명이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 인상이 동시에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양적완화가 끝날 때쯤인 2015년 상반기가 금리 인상 시점으로 유력하다”고 답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금융위기 재발 막자” 머리 맞댄 EU

    “금융위기 재발 막자” 머리 맞댄 EU

    유럽연합(EU)이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추진해 온 금융구조 개혁안인 ‘은행연합’ 설립안에 합의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부실은행을 처리하는 기구인 은행연합을 설립하기로 했다. 그동안 프랑스와 독일이 자금 조달 방식에 이견을 보이면서 난항을 겪어 온 이 협상안은 이달 초 절충안이 마련됐다. 이 안이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됨에 따라 19~20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최종 승인될 전망이다. 미셸 바르니에 EU 역내시장·서비스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트위터에 “은행연합을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EU의 은행연합은 금융위기 발생 시 피해 규모를 줄이기 위해 평상시 역내 부실은행들을 단일 기구가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은행연합 설립 1단계로 단일은행감독기구(SSM)를 마련하는 안이 승인됐다. EU는 내년 3월까지 SSM과 관련한 세부 사항 협상을 진행하고 내년 말까지 유럽중앙은행(ECB) 산하 단일감독기구를 창설하기로 했다. 그전까지는 프랑스 은행감독기구인 건전성감독원(ACP)의 다니엘 누위 사무총장이 ECB의 은행감독위원회를 이끌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 타결된 단일정리체제(SRM) 구축안은 은행연합 설립 2단계이자 핵심 사안이다. SRM은 부실은행 정리에 필요한 자금으로, 2015년부터 약 10년간 5500억 유로(약 795조 9000억원)의 단일정리기금(SRF)을 조성해 운영한다. 이 자금은 먼저 해당 은행과 각국 정부가 부담하되 부족한 경우 유로존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로부터 차입하는 형식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자금 조달 방식과 관련해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단일 기금을 조성하자고 주장해 온 반면, 독일은 각 국가가 개별적으로 담당해야 한다며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EU 회원국의 세금을 모아 단일 펀드를 조성하면 독일의 부담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초 각국의 세금을 모아 단일 펀드를 조성하되 주주와 채권자가 부실은행의 손실 부분을 우선 해결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구축하자는 내용의 절충안이 나오면서 합의가 진전될 수 있었다. FT는 “재원 마련으로 유로존 내 단일 부실은행 정리 체제가 마련됐다”며 “(유로존의) 금융동맹 체제 완성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해석했다. 은행연합의 최종 설립을 위해서는 3단계인 단일예금보장체제 구축이 남았으며, 이는 내년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글로벌 경제] 아일랜드 구제금융 졸업 환호 뒤엔 ‘20만 이민 행렬’ 그림자

    [글로벌 경제] 아일랜드 구제금융 졸업 환호 뒤엔 ‘20만 이민 행렬’ 그림자

    아일랜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국(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가운데 처음으로 구제금융 탈출에 성공했다. 유로존 회복 분위기에 힘입어 3년 만에 이뤄낸 쾌거가 다른 위기국에도 긍정적인 선례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영국 BBC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15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에서 “다시는 투기와 탐욕으로 위협받는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면서 구제금융 탈출을 공식 선언했다. 마이클 누난 아일랜드 재무장관도 14일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구제금융 사태를 ‘감자 기근’(1845년에 주식인 감자의 대기근으로 150만명이 사망한 사건)과 비교하며 “우리가 결국 ‘완벽한 탈출’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남유럽발 위기 전까지 연평균 7%의 경제성장을 이뤄내 ‘켈틱 호랑이’로 불렸던 아일랜드는 부동산 거품으로 무너지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로부터 675억 유로(약 100조원)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후 파격적인 법인세 감축 및 1000개 이상의 외국기업을 유치해낸 친기업적 정책기조와 때마침 찾아온 유로존 회복에 힘입어 실업률을 대폭 줄이면서 구제금융 탈출에 성공했다고 FT가 전했다. IMF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스페인(26.9%)과 그리스(26.7%), 포르투갈(17.8%) 등의 실업률이 두 자릿수로 급등하는 동안 아일랜드의 실업률은 2.6% 포인트 감소해 위기국 중 최저(12.5%)를 기록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아일랜드의 성공은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면서 “유로존의 이웃국가들이 서로 돕는다면 깊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반면 과도한 긴축재정과 공공부문 감축을 강요하는 트로이카식 구제금융이 당사국에는 장기적인 피해를 준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립 연구기관인 ‘그로잉업 인 아일랜드’에 따르면 구제금융 신청 이후 3년간 아일랜드 가정의 60%가 적자를 겪었고, 20만명이 이민을 떠났다고 밝혔다. 민간 싱크탱크인 ‘아일랜드 사회정의’는 “정부가 실업률을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사실상 이민을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BBC는 “포르투갈과 그리스가 아일랜드식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따르겠지만 유럽을 상징하는 복지를 무너뜨리고, 100만명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나라를 떠나는 현실을 성공적인 (구제금융)탈출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월드뉴스 Why] 美·日 이어 ‘돈풀기’ 추진, 왜

    [월드뉴스 Why] 美·日 이어 ‘돈풀기’ 추진, 왜

    세계 경제를 이끄는 핵심축인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이 미국, 일본과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디플레이션(장기 물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각국이 자국의 환율을 경쟁적으로 낮추는 글로벌 통화전쟁이 또다시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은행 예치 자금에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수준은 -0.1% 정도로 알려졌다. 보통 고객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이자를 받고 돈을 빌리면 이자를 낸다. 하지만 ECB는 이와 반대로 유로존 은행들이 돈을 맡기면 이자를 물리겠다는 생각이다. 은행들이 ECB에 돈을 맡기지 말고 기업과 개인들에게 대출해 주도록 이끌어 유로존에 돈이 좀 더 많이 돌게 하려는 의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19일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피하기 위해 유로국 회원국의 국채와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ECB에 권했다. 로이터통신은 “OECD의 권고는 ECB에 양적 완화를 시행하라는 직접적인 요구”라고 풀이했다. ECB는 현재 은행에 저렴한 이자로 돈을 빌려줘 통화량을 늘리는 장기 대출 프로그램(LTRO)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미국이나 일본처럼 양적 완화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시점을 고민하는 시점에 유로존이 뒤늦게 양적완화 확대를 고민하는 이유는 살아나는 듯했던 유럽 경제권 회복의 불씨가 다시 꺼져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14일 발표된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에 머물렀다. 지난 2분기만 해도 성장률이 0.3%를 기록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한 분기 만에 그 기운이 다시 꺾였다. 특히 ECB는 지난 5월부터 0.75%였던 금리를 인하해 지금은 사상 최저 수준인 0.25%를 유지하고 있다. 전통적 방식의 금융정책을 모두 사용한 결과라는 데 실망이 큰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향후 경제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ECB는 유로존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0.4%에 머물고 내년에도 1%에 그칠 걸로 내다봤다. 9월 실업률은 월별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12.2%를 기록했다. 앞으로 2년간은 실업률이 사상 최고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아일랜드 ‘새달’·스페인 ‘내년 1월’ 구제금융 졸업

    유럽 경제 위기의 진원지였던 스페인과 아일랜드가 은행 구제금융 ‘조기 졸업’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의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스페인이 내년 1월 국제 채권단 구제금융 관리 체제에서 졸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도 긴급 각료회의를 열고 다음 달 15일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구제금융 관리 체제 졸업 방침을 확정했다. 이로써 금융 위기 이후 구제금융을 받은 유로존 내 5개국(스페인, 아일랜드, 포르투갈, 키프로스, 그리스) 가운데 두 나라가 자력 경제를 회복하게 됐다. 두 나라의 구제금융 조기 졸업 계획에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유럽통화 안정이라는 우리의 정책이 옳았고 성공적이었음을 보여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루이스 데 긴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종료는 스페인과 유럽 경제 전체에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고, 케니 아일랜드 총리도 “적기에 내린 옳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두 나라는 구제금융 졸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충격에 대비한 예방적 보호 조치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권의 자생력 회복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자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하지만 유로존 안팎의 현실을 고려하면 아일랜드와 스페인 정부의 판단이 어려움을 자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WSJ는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뉴스 분석] 디플레의 공포 지구촌 덮치나

    [뉴스 분석] 디플레의 공포 지구촌 덮치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돈을 풀기 시작하면서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할 것’(인플레이션)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5년 후인 지금 전 세계는 통화량이 줄어 물가가 떨어지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디플레이션을 두려워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이 경기를 못 살린 채 사라진 것이다.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은 통화량이 급격히 줄어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통계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각각 0.7%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0.5%에서 사상 최저인 0.25%로 내리는 통화완화정책을 택했다. 올해 9월 소비자물가를 보면 우리나라(2.0%→0.8%) 및 유로존(2.6%→1.2%), 타이완(3.0%→0.8%) 등은 1년 전에 비해 물가상승률이 절반 미만이다. 미국도 2.0%에서 1.2%로 떨어졌다. 특히 타이완의 8월 소비자 물가는 -0.8%로 3년 만에 마이너스다. 중국이 유일하게 3%대의 완만한 물가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각국은 완만한 물가상승을 동반하는 경기회복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경쟁적으로 풀었다. 미국·일본·유로존이 발행한 화폐량(본원통화량)은 2007년 말 2조 9000억 달러에서 올해 6월 6조 6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약 4000조원이 공급된 셈이다. 그럼에도 물가 상승이 아니라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다. 재정위기에 시달렸던 남유럽이 대표적이다. 그리스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추정된다. 스페인은 0.1%로 마이너스 진입 직전이고, 포르투갈 0.3%, 이탈리아 0.7% 등이다. 물가 하락으로 실질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자들이 주택 등의 자산을 팔고, 이에 따라 물가 하락이 반복되는 ‘부채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디플레이션을 피하려면 과거 장기 불황에 빠졌던 일본보다 빠른 통화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김철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에서 풀린 자금이 신흥국에 투자로 들어가고 선진국 실물 경제에서 돌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태봉 국제금융센터 해외정보실장은 “한국, 브라질 등 신흥국에 들어오는 자금은 많아도 통화의 회전율이 매우 낮은 상황으로 돈이 돌지 않고 있다”며 “금리가 낮으니까 은행은 기업채권을 사들여 이익을 얻기보다는 현금을 갖고 있고 기업은 투자를 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14개월 연속 2% 미만인 점을 감안할 때 장기 디플레이션의 초입에 있다”면서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으므로 무엇보다 기업 투자를 늘리면서 경제활성화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ECB, 기준금리 0.25%로 인하

    ECB, 기준금리 0.25%로 인하

    유럽중앙은행(ECB)이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0.5%에서 0.25%로 깜짝 인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전했다. ECB는 올해 들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 후 동결 기조를 이어오다가 6개월 만에 다시 역대 최저치로 낮춘 것이다. ECB는 또 0%인 최저 예금금리를 동결했으며, 긴급 대출금리는 종전의 1.0%에서 0.75%로 내렸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0.7%로 최근 4년래 최저를 기록할 정도로 역내 물가가 안정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ECB가 다음 달까지 기다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 이번 금리 인하는 이번 달에는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경제 회복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저물가로 금리 인하 여지가 생긴 것이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분석했다. 특히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의 더딘 경제 회복 속도를 촉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부양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금리 인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의 경기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면 우리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범위의 도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2.8% 증가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평균(2.0%)을 웃도는 수치로, 2분기(2.5%)보다도 올라간 것이다. 그러나 소비지출은 1.5% 증가에 그쳐 2011년 2분기 이후 최소 증가폭을 기록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EU “유로존 실업률 내년도 최고치”

    유럽연합(EU)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실업률도 오는 2015년까지 최고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로존이 침체에서 벗어나고는 있지만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5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유로존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1%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내년도 GDP 성장률 전망치 1.2%보다 0.1% 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EU 집행위는 특히 유로존의 내년 실업률 전망치를 기존 12.1%에서 12.2%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업률 전망치인 12.2%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며 2015년에는 11.8%로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2% 안팎의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EU탈퇴 움직임은 개혁 촉구 목소리… 하나의 유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EU탈퇴 움직임은 개혁 촉구 목소리… 하나의 유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회원국 수, 정치·경제 통합, 대외적 위상 등에서 유럽연합(EU)이 지난 20년간 이뤄온 성과는 분명 비약적입니다. 한국의 숙원인 동북아연합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도 연구가 필요하고요.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EU 내부의 반발이 있지만 EU 존재 자체를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김창범 EU대표부 대사 겸 주벨기에 대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주EU대표부 한국대사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EU를 “하나의 열쇠로 열릴 수도 있고, 하나의 열쇠로 닫힐 수도 있는 세계”라고 표현했다. 그는 “과거 28개국을 개별적으로 접촉해서 해결해야 했던 각종 정책과 협력 과제들이 이제 EU라는 하나의 창구로 단일화되고 있는 만큼, 한국 같은 비유럽 국가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상대”라고 설명했다. 김 대사는 “EU는 완성체가 아닌, 달리지 않으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이 계속 진화할 수밖에 없는 형태”라며 “EU는 끊임없는 협의를 통해 공동 입장이 도출되기만 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창출해 낸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EU 내의 갈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로존 구제금융이나 EU 예산 등 각국의 재정 부담이 수반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개혁 프로그램이 강화되고 재정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EU 탈퇴 움직임 역시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일 뿐 EU 탈퇴에 속내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사는 “EU는 회원국 간 상호 의존성이 심화됐고, 단일 금융감독기구가 내년 11월 출범하는 등 과거로의 회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면서 “20년 후에는 회원국이 35개까지 늘어나는 등 하나의 유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부임한 김 대사는 한국의 EU 내 위상에 대해서도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권에서 네 번째, 전 세계에서도 10개국만이 EU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데 한국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60여년간에 걸친 EU의 지역통합과 신뢰 구축 경험은 동북아 지역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면서 “환경, 재난 구호, 인도적 지원 등의 연성 이슈로 신뢰를 구축하고 협력을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실제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뤼셀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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