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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체비평] 언론과 권력의 함수관계

    언론문건 망령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지난해 신문기자의 손으로작성된 ‘언론대책문건’이 한 방송기자의 손에 의해 야당의원에게전달돼 사회를 뒤흔든 사건이 발생한지 거의 1년만에 유령처럼 다시나타난 것이다.‘신판언론문건’이 지난해와 다른 점은 출처가 ‘권언유착’의 단맛을 아는 언론인이 아니라 한나라당이라는 공당으로부터 나왔다는 사실이다.그것도 지난해 언론문건사건 때 ‘대통령 하야’까지 주장했던 야당이 스스로 만든 ‘차기 대권전략문건’에서 언론과 언론인을 공작대상으로 분류,집권 시나리오를 만들어 놓았다는점이다.구체적으로 이 문건은 적대적 논설진에 대해서는 비리와 문제점을 캐서 자료를 모아두고 우호적 언론인에 대해서는 조직화 방안전략을 세우도록 한 것이다. 도대체 이 땅의 언론과 권력은 어떤 사이길래 언론문건이 여야를 오가며 시도때도 없이 망령처럼 나타나는가? 반복되는 언론문건사건이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먼저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권력을감시,견제,비판하는 역할을 그 존재의 이유로 삼고 있다.따라서 언론과 권력의 관계는 적대적이거나 우호적인 관계를 거부한다.‘적당한’ 긴장관계 유지가 서로의 기능을 인정,보호한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그러나 한국언론사를 통해 살펴보면 군사정권,문민정권가릴 것 없이 권력자,정치인들은 한국언론을 지배도구 수단이나 집권의 방편으로 삼아온 사실을 알 수 있다.때로는 언론 스스로 ‘대통령을 만든 신문’‘대통령을 만들고 싶은 언론’으로 둔갑,여론을 왜곡,호도시켰다.그 결과로 얻어진 열매는 달콤했다.언론사들은 차관이나관세 등 각종 금융특혜와 불법의 온상이 됐다. 그 공훈의 일등 주역언론인들은 장관으로 국회의원으로 청와대 수석으로 변신했다.‘언론장학생’이라는 신조어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물론 이 과정에서 국민의 알권리와 역사의 진실은 종종 훼손되거나 변질됐다. 언론대책문건에서 나타나듯이 한국에서는 집권 시 여야를 막론하고언론의 지지 획득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선거가 임박하면 이런 언론문건은 여·야당에서 수도없이 만들어진다.다만 그것이 공개가 안될 뿐이다.이미 언론을 너무나 잘 아는 언론인출신 정치인들이 여·야당에 수두룩하게 진을 치고 있다.이런 문건은언론의 영향력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이런 식의 음모적 언론플레이가 통용된다는 현실을 시사하기도 한다.언론은 정치권의 이런 ‘불온문건’에 부끄럽게 생각하고 분노해야 하지만 일부에서는 스스로 권력의 구애를 즐기며 권력의 하부구조로 편입됐다. 여당과 야당이 이처럼 언론을 자기필요에 따라 공작대상으로 간주할때 언론 바로세우기는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언론이 권력과 거리 유지를 위해 노력해도 그 기능을 다하기가 힘든 판국에 이처럼 문건이판칠 때 국민은 또 다시 배신의 계절을 맞게 된다.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권력과 언론의 위치를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그 몫은 언론과 정치권,시민단체의 것이다. 김창룡 인제대교수 언론정치학
  • 새한, 워크아웃 직전 1,200억 편법 조달

    워크아웃 중인 새한이 워크아웃 직전 수입신용장을 이용,은행권으로부터 1,200억원을 편법 조달한 혐의가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의 조재호(趙在昊) 은행검사1국장은 5일 “상시 모니터링과정에서 새한과 은행간 이상거래의 제보가 접수돼 지난달 28일부터한빛,조흥,한미,신한, 하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에 대해 부문검사를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새한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홍콩의‘YUEN’이라는 유령회사를 내세워 이 회사로부터 기계를 수입하는것처럼 꾸며 최소한 500억원 이상을 조달한 것으로 드러났다.금감원은 이 자금규모가 최대 1,2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한은 이 자금 가운데 일부는 홍콩현지법인 운영자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국내로 반입,2금융권 부채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새한이 편법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홍콩에 유령회사를 급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금감원은 6일까지 특검을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지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편법 자금조달을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면 부실 기업주의 대표적인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라는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 국장은 “이 전 부회장이 자금을 유용했다고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5개 은행에 대해 자금용도 등 여신 심사업무가 적정했는지 여부를 따져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빛은행 관계자는 “신용장 자체는 적법하게 발급됐으며 다만 수입목적으로 발행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 것이 문제이나 오너의유용사실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현갑 안미현기자 eagleduo@
  • “국감 준비위해 보좌진이 陳승현씨 접촉”

    진승현(陳承鉉) MCI코리아 대표가 접촉한 야당 의원으로 지목된 한나라당 임진출(林鎭出·전국구)의원은 5일 “지난 9월 말 내 보좌진이 진씨를 접촉한 건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임 의원은 그러나 “순전히 국정감사 준비차 만난 것”이라고 로비설을 부인했다.이번 국정감사의 최대 쟁점이 금융기관의 불법 대출이었던 만큼 의정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임 의원과 보좌진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월 초 한 주간지에 ‘한스종금 외자유치 관련 의혹’ 기사가 보도된 뒤 MCI코리아를 상대로 사실 확인에 착수하자,브로커인 김삼영씨가 해명을 제의해 왔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보좌진과 김씨가 9월 중순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2차례 만났으며,김씨는 “스위스 합작선이 유령이아니라 실체가 있는 회사”라고 증빙서류를 제시하며 주장했다는 것이다. 임 의원 보좌진은 “그 뒤 진씨 본인이 주간지 기자를 통해 연락해서울 여의도 커피숍에서 진씨를 만났는데 비슷한 해명을 하더라”며“그 뒤에도 7∼8차례전화접촉을 가지며 여러가지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임 의원의 비서관은 “김영재(金暎宰)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구속되기 직전인 지난달 4일 찾아와 ‘진승현과 신인철(전 한스종금 사장)이 100억원 이상을 해 먹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 陳씨 브로커-의원 접촉경위 추적

    진승현 MCI코리아 대표의 로비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급류를 타고 있다. 검찰은 진씨의 구명 로비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진검찰수사관 출신 브로커 김삼영씨와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씨의신병을 3일 확보,실체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진씨측이 4·13총선 전 여야 정치인들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구명로비설 가운데 우선 구명로비 쪽에 초점을맞추고 있다. 지난 8월 수사가 시작되자 진씨측에서 사법처리를 막기위해 수사진과의 접촉을 시도하면서 분위기를 탐지한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소환된 김삼영씨는 10억원의 사례비를 받고 검찰총장과 대검간부 출신 변호사들을 진씨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씨에게 김삼영씨를 소개하고,국가정보원 고위간부 딸과 진씨의 혼사를 주선한 김재환씨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검찰은 지난 7월 진씨의 아버지 소개로 MCI코리아 회장에 영입된 김씨가 로비의 핵심고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 로비설은 최근 더 확산되고 있다.정치권에서는 진씨측이 총선을 전후해 여야 의원,전직 군 고위장성 등에게 수십억원씩을 제공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검찰은 아직 ‘실체없는 소문’에는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오히려 로비의 최종 목적지는 금융감독원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검찰의판단이다. 주가조작과 불법대출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뒤늦게 정치권인사들을 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관련,검찰은 브로커 김씨가 정무위 소속 한나라당 모 의원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배경을 캐고 있다. 검찰은 로비에 사용됐을 비자금을 찾아내 사용처를 밝혀내는데 수사력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영장에서 본 陳씨 범죄사실. 검찰이 진승현씨의 구속영장에서 밝힌 범죄사실은 크게 ▲SPBC를 이용한 한스종금 사기 인수 ▲한스종금과 열린금고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 조작 ▲리젠트증권 주가 조작 ▲리젠트종금·한스종금 불법대출 등 4가지여서 중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SPBC가 스위스의 소규모 무역회사의 명칭만 변경한 것으로아세아종금에 투자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유령회사’라고 판단했다.그럼에도 진씨는 지난 4월 아세아종금 대주주였던 대한방직 설원식(薛元植) 전 회장에게 “SPBC에 경영권을 넘겨주면 7월까지 3,000만달러,11월까지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대한방직이 아세아종금에서불법대출 받은 1,250억원의 변제기한을 3년간 연장해주겠다”고 속여아세아종금 주식 870만주를 10달러에 인수했다는 것이다. 진씨는 또 영업정지와 대외신인도 하락을 막기 위해 6월말 K벤처캐피탈,N사 등에 23억원을 주고 명의를 빌려 한스종금의 보유주식을 팔아 1,127억여원의 주식매매 차익을 얻은 것처럼 조작해 -4%였던 한스종금의 BIS비율을 11.2%까지 높였다.같은 방법으로 6%에 불과했던 열린금고의 BIS 비율도 14%까지 높여 금감원에 신고했다.아울러 고창곤리젠트증권 사장,짐멜론 i리젠트그룹 회장 등과 공모, 리젠트증권의주가를 조작해 1만4,000원대에서 3만3,000원대로 끌어 올렸다. 이밖에 리젠트종금과 한스종금에서 각각 600억원,450억원을 불법대출받았다. 정관계 로비의혹과 금감원이 추가고발한 1,015억원에 이르는열린금고 불법대출은 앞으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진승현씨 구속영장 청구

    ‘진승현 금융비리 및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李承玖)는 3일 진승현(陳承鉉·27)MCI코리아 대표에 대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국가정보원 간부 출신인 전 MCI코리아 회장 김재환씨(55)와 검찰 수사관 출신 브로커 김삼영씨를 소환,‘구명 로비’ 여부를조사하는 등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진씨는 지난 4월 유령 회사인 스위스 프리밧방크 컨소시엄(SPBC)을내세워 옛 아세아종금의 대주주인 대한방직 설원식(薛元植·78·해외출국)전 회장 등을 속여 이들이 보유한 옛 아세아종금 주식 870만주를 10달러에 넘겨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진씨는 “SPBC는 분명히 실체가 있는 회사”라며 일부 혐의사실을 부인,영장실질심사를 신청했다. 검찰은 지난 7월 영입된 전 MCI코리아 회장 김씨를 상대로 사정당국과 검찰에 로비를 한 사실이 있는지 캐고 있다.또 브로커 김씨가 ‘구명 로비’를 명분으로 진씨측으로부터 10억원대의 거액을 받은 혐의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4·13총선을 앞두고 여야 의원들에게 거액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진씨와 MCI코리아 등 진씨 계열회사의 자금 흐름을정밀 추적하는 작업에 나섰다. 이와 관련,검찰은 진씨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정무위 소속 모의원을 조사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이상록기자 stinger@
  • 진승현사건, 정·관계 비자금 유입 규명 핵심

    도피 중이던 진승현(陳承鉉·27) MCI코리아 대표가 1일 검찰에 출두함에 따라 진씨의 금융비리에 대한 수사가 급진전하고 있다. 진씨 주변 인물들도 줄줄이 소환될 전망이다.검찰이 중점 수사해야할 ‘의혹’을 점검한다. [한스종금 인수과정과 로비 의혹] 진씨는 올 4월 스위스 6개 은행 컨소시엄인 SPBC를 내세워 외자유치를 조건으로 대한방직 설원식(薛元植·78) 전 회장으로부터 옛 아세아종금을 단돈 10달러에 인수했다. 이 ‘거래’가 사기인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SPBC가 유령 회사인지와 진씨-설씨간 ‘이면계약’ 여부 규명이 관건이다. 진씨가 신인철(申仁澈) 한스종금 사장에게 건넨 20억원의 사용처는대부분 밝혀졌다.신씨는 이를 채무변제용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따라서 검찰은 진씨가 신씨 등에게 또다른 비자금 뭉치를 건넸을 가능성에 수사력을 모을 전망이다.퇴출위기에 있었던 설씨측의 로비 여부도 밝혀내야 할 과제다. [불법·부당대출] 진씨는 열린금고로부터 1,015억원,리젠트그룹에서880억원,한스종금에서 650억원을 대출받았다.수사는 대출금의 사용처에 모아질 전망이다.불법 대출받은 돈 중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금감원과 정치권 등에 뿌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젠트증권 주가조작] 금감원과 검찰은 진씨가 짐 멜론 i리젠트증권회장, 고창곤 전 리젠트증권 사장과 짜고 리젠트 증권의 주가를 조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금감원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이들의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멜론회장이 수사에 응하지 않으면 난항에 빠질 수도 있다. [전망] 정·관계 로비 등 진씨에게 쏠리고 있는 모든 의혹을 규명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김영재(金暎宰·53·구속기소) 금감원 부원장보를 제외한 정·관계 로비는 없었다는 게 지금까지의 검찰의 판단이다.따라서 진씨 등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될 때 다시 수사에 대한 신뢰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박홍환기자 stinger@
  • ‘부산명물’ 영도다리 철거된다

    6·25피난 시절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부산 영도다리가 철거될 운명에 처했다. 영도다리는 건설된 지 67년째를 맞아 노후된데다 롯데쇼핑㈜이 제2롯데월드 건축을 위한 교통 영향평가에서 현재 왕복 4차선인 영도다리를 6차선으로 넓히기로 했기 때문.시는 교량형식을 강합성형교와넬슨교,트러스교 등 3종류 가운데서 선택할 방침이나 각 장단점이 있어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도다리는 올해안으로 교량형식이 결정되면 실시설계를 거쳐 내년10월쯤 새단장을 위해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향토사료에 따르면 영도다리는 일제 때인 1931년 착공,당시 공사비 700만8,000원을 들여 1934년 개통된 부산 최초의 연륙교로 길이가 214.63m이며,도개식(跳開式)으로 거대한 다리를 하루에 2번씩 하늘로 들어올려 관광명물이 됐다. 개통 당시의 공식 이름은 부산대교였다.부산방향으로 31.3m를 들어올려 1,000t급의 기선이 지나가도록 건설됐으며 당시 가설공사로서는 매우 어렵고 큰 공사였다. 또 영도다리 가설공사는 시작부터 한인(韓人)들의 수난이 점철됐다고 전해진다. 당시 산이었던 영선초등학교 자리의 산을 깎아 영도다리 호안매립공사를 하면서 산이 무너져 노무자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또 다리공사 때에도 희생자가 속출해 밤이 되면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펴졌으며 일제의 가혹한 수탈에 시달렸던 사람과 6·25전쟁 생활고에 쪼들린 피난민 등이 투신자살,한 많은 생을 마감한 장소로도유명했다. 특히 이곳에서 자살자가 속출하자 영도대교에는 ‘잠깐만’이라는팻말이 붙어 있었고,경찰관이 배치돼 감시를 하기도 했다. 교통량이 늘어나자 66년 9월1일부터 다리를 고정시키고 현재의 부산대교가 80년 1월30일 개통됨에 따라 이름도 영도대교로 바뀌게 되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진승현게이트/ 범행 수법

    열린금고 불법대출 사건이 ‘제2의 정현준 게이트’로 비화되고 있다.열린금고 대주주인 진승현 MCI코리아 대표가 올해초 한스종금(구아세아종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간부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검찰조사 결과,일부 로비의 실체도 드러났다. 진씨는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의 주범인 정현준(·32·구속기소)한국디지탈라인 사장과 마찬가지로 기업인수·개발(A&D) 전문가로 신용금고,종합금융사를 인수해 사금고처럼 이용했다. ◆단돈 10달러로 종금사 인수 진씨는 지난 4월초 구 아세아종금 대주주인 대한방직 설모 전 회장 부자와 스위스 프리밧방크 컨소시엄(SPBC)간 기업 매매를 중개했다.진씨는 그 과정에서 약속을 위반한 SPBC측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감원과 검찰의 시각은 다르다.진씨가 외자유치라는 미명아래 유령회사인 SPBC를 내세워 설씨 등이 보유한 구 아세아종금 주식 870만주(지분율 28.6%)를 단돈 10달러에 매입,구 아세아종금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MCI측은 SPBC측의 3,000만달러 증자약속이 무산된 후 330억원을 증자보증금으로 구 아세아종금에 입금한 후 실질적으로 한스종금을 운영해왔다.검찰은 진씨와 설씨측 사이에 ‘이면계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이용 진씨는 열린금고를 통해 모두 1,015억원을 불법대출 받았다.지난해 9월 338억원,지난 3월 300억원을 불법대출 받은 사실이 적발돼 상환한 뒤에도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관계사를 통해 377억원을 불법대출했다.사실상의 관계사인 리젠트종금으로부터 지난 3월 불법대출받은 360억원과 한스종금을 통한 불법대출금까지 포함하면 진씨가 계열 금융회사를 ‘사금고’로 활용하면서불법대출받은 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불법대출된 돈은 사업확장 등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으나 일부는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진승현씨 정·관계 로비의혹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李承玖)는 24일 열린금고 대주주로 377억원을 불법대출받은 진승현(陳承鉉·27)MCI코리아 사장이 한스종금(구아세아종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2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밝혀내고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진씨가 열린금고에서 3차례에 걸쳐 불법대출 받은 금액은 모두 1,015억원에 이른다. 진씨는 지난 4월 아세아종금을 인수하기 위해 증권사 지점장 출신인 신인철(申仁澈·구속)씨를 이 회사 상임감사로 끌어들인 뒤 비자금20억원을 조성,신씨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4,950만원을 구속된 금감원 김영재(金暎宰)부원장보에게 뇌물로 제공된 점을 중시,진씨가 신씨를 로비스트로 고용해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넨 뒤 금감원 고위 간부와 정·관계 인사들에게 조직적인 로비를 벌였는지를 캐고 있다. 검찰은 또 진씨가 대유리젠트증권 사장 고창곤씨와 짜고 대유리젠트증권 주가를 조작,수천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진씨가 지난 4월 3,000억원의 외자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아세아종금 대주주인 대한방직 전회장 설모씨 부자로부터 단돈 10달러에 아세아종금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면계약을 맺고 스위스 6개 은행으로 구성된 스위스 프리빗방크 컨소시엄(SPBC)을 유령회사로 내세웠는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한편 진씨 소유의 MCI코리아가 계열사인 현대창투를 통해 리젠트종금에서도 360억원을 부당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진씨의 계열사인 현대창투가 지난 3월 리젠트종금으로부터 대출받은 600억원 중 360억원이 동일인 대출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 주의적 경고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열린금고에 대해 이날부터 6개월동안 영업정지조치를 내리는 한편 진씨 등 불법대출에 관련된 5명을 상호신용금고법 위반 및 업무상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자금운영에 이상징후가 포착된 C금고 등 9개 금고도 정밀검사하고 있다. 박현갑 박홍환 장택동기자 stinger@
  • 오늘 MBC ‘PD수첩’ 한국 벤처의 현주소

    MBC 시사고발프로 ‘PD수첩’에서는 21일 오후 10시 55분 ‘정현준게이트-진실은 무엇인가’편을 방송한다.거품이 걷히며 실상이 드러나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의 위기상황을 심층분석,한국 벤처의 나아갈길을 진단해보는 기획. 한국 경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며 한때 대호황을 누렸던 코스닥 시장.열에 아홉은 망한다는 벤처가 한국에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 너도나도 벤처산업으로 뛰어들며 테헤란밸리의 밤을 밝혔던때가 있었다.그러나 최근 불거진 ‘정현준 사건’은 거품투성이 한국 벤처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 온라인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미국법인으로의 확대까지 표방하다 유령회사로 전락한 A사,족벌 경영으로 문제가 된 무늬만 벤처 B사 등의 사례를 통해 벤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손정숙기자 jssohn@
  • [대한광장] 냉전유령은 역사의 무덤으로

    세치 혀의 방자함이 이리도 현란할까.지금 우리 사회에는 하나의 냉전유령이 배회하고 있다.그 유령의 정체는 반공과 반(反)북한이며,시대착오적인 유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유령은 등장해야 할 시대를 넘겨 나타났기 때문에 철지난 유령 꼴이 되었다.게다가 어린아이들까지도 유령의 정체를 알아버렸기 때문에 우스꽝스런 코미디 유령이 되고 말았다. 김용갑씨가 예의 철지난 유령 역을 맡고 있다.우리 사회는 1980년대중반 이후의 민주화 과정에서 김용갑씨가 내뱉은 극우적이고 냉전적인 발언목록을 보유하고 있으며,그가 돈키호테식 돌출행동에 익숙한인사라는 사실도 잘 안다.그는 어느 사회에서나 가끔 발견되는,가끔은 희화적인 문학의 소재가 되기도 하는 그런 종류의 인간이다.그는언급하기에는 너무 가볍고 비판하기에는 너무 가치가 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우리가 몰라도 좋은 선남선녀가 아니다.국민의 대표라는 엄청난 직함을 지닌,우리 사회에서는 대표적인 공인 반열에 드는 국회의원 직을 가진 사람이다.그런 그가 국회의 대정부질문 자리에서나라 정책을 책임지는 공당을 향해 “조선노동당의 2중대”니 “남한사회를 김정일에게 갖다바치는 통일전선전술”이니 하는 극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언을 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어떻게 국회의원이 그렇게 발언할 수 있는지,어떻게 국민이 저런 사람을 대표로 뽑았는지 의심스럽다. 역사는 두 번 되풀이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한 번은 비극으로,또한 번은 희극으로 말이다.이 명언이 지금 재현되고 있다.1986년 가을로 돌아가 보자.역시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행한 유성환의원의 ‘통일국시’발언에 대해 전두환 군사정권은 그의 국회의원 직을 박탈하고정치적으로 생매장해 버렸다.그는 단지 통일국시에 대한 총리의 의견을 물었을 뿐인데,군사정권은 사소한 문제를 침소봉대하여 극우 냉전 매카시적 ‘마녀소동’을 벌인 것이다.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런데,당시 ‘마녀소동’을 연출한 냉전주의자들이 14년이 지난 오늘 화해협력적 통일정책을 펴는 여당을 조선노동당의 앞잡이로 모는색다른 냉전소동을 벌이고 있다.정말 웃기는 일이다.지금이 어느 시대인가.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한 소련이 무너졌고 모든 사회주의국가들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남한의 국력이 북한의수십배에 달한다는 것이 정설이다.그런 남한이 북한에 먹힌다니 “쥐가 고양이를 잡는다”고 외치는 것보다 더욱 심하다.이것이 희극이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희극일 수 있단 말인가. 정치권은 그의 발언을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하고 소속정당 원내총무가 사과하는 선에서 매듭지으려는 모양이다.정치권은 그렇게 할 수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상처받은 국민 자존심은 어떻게 할 것인가.더구나 불량한 대표자를 선출한 유권자들은 또 어떻게 되는 것인가.국회의원을 욕해야 할지 유권자들을 욕해야 할지,그가 책임을 져야 할지 국민이 책임져야 할지 혼돈스럽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따라서 상황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국민 대표인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인정하자.국민이 대표로 선출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게다가 정치권에서 제명 운운하는 것도 모양 나쁘고 실익도 없어 보인다.결국은 국민이 책임질 수밖에 없다.국민이 자괴감과 수치심으로 반성해야 한다.그리고 다음 선거까지 기다려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의 반역사적이고 반통일적인행위를 용서하지 않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은결자해지하는 것이다. 김용갑씨는 과거 한때 우리 역사가 그에게 임무를 잘못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도 임기가 만료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국회의원직을 비롯한 일체의 사회적 역할에서 물러나야 한다.더이상의 변명이나 사과는 오히려 역사에 똥칠을 하고 국민을 욕되게 할뿐이다. 유령은 십자가와 함께 무덤으로 간다.극우와 냉전과 반공의 모순적형상물인 김용갑씨 역시 냉전역사의 무덤으로 가야할 시간이다.조용하지만 단호하게 그의 마지막 인간적 결단을 촉구하고 싶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또다른 얼굴’ 가면의 역사 벗긴다

    마스크는 전세계에 걸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또 하나의 ‘얼굴’이다.탄생이나 죽음과 관련된 의식에서,성인식과 할례식 같은 통과의례에서,또는 해가 바뀌거나 계절이 바뀌는 것을 기념하는 의식에서도가면이 등장한다.가톨릭이 지배적인 유럽과 라틴아메리카의 나라들에서조차 종교적인 연례행사 때면 가면을 쓴다.마스크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인류의 위대한 유산인 것이다. ‘마스크,투탄카멘에서 할로윈까지’(존 맥 외 지음,윤길순 옮김)는세계 곳곳에서 사용되는 가면의 용도와 의미,그 전통을 사회문화사적인 시각에서 고찰한 책이다.저자들은 대영박물관 등에서 큐레이터로 일하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사회인류학자 혹은 예술사가들이다.이들은 세계 유산의 보고인 대영박물관의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가면문화의 다양한 유형을 살핀다. ‘가면’이라는 말에는 모습을 바꾸거나 감춘다는 인간의 행위가 암묵적으로 전제돼 있다.가면을 씀으로써 신과 같은 존재로 격상되기도하고 자신의 정체성과는 무관한 인물로 변하기도 한다.주로 종교적인 목적을 위해만들어진 고대 이집트의 가면은 인간을 신적 존재로높이기 위한 매개물이었다.미라의 머리 위에 놓인 가면은 이를 잘 말해준다.대부분의 미라가면은 대량생산돼 얼굴이 판에 박은 듯 똑같았다.하지만 투탄카멘의 황금가면처럼 왕족을 위해 특별히 주문한 경우에는 죽은 이의 초상을 보존하려고 했던 시도를 엿볼 수 있다.가면이개인의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경우는 유령사냥이나 할리퀸,사육제와같은 행사를 벌이는 유럽의 예에서 찾아볼 수 있다.그들의 가면의식은 곧 ‘우리 안에 있는 타자’를 발견하기 위한 상징행위다.개마고원 펴냄 1만5,000원김종면기자 jmkim@
  • 10만명이 유령인물?

    10만명의 인구가 유령인물? 7일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의원은 “주민등록증 교부자와 미교부자를 비교해 본 결과 9만9,000명의 인구 편차가 난다”고 지적했다.발급대상자를 놓고 교부자와 미교부자를 비교해 본 결과 1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유령인물’이라는것이다. 왜 이같은 결과가 나왔을까.행자부가 제출한 주민등록증 발급대상자는 3,628만2,686명이다.이 중 주민등록증을 교부받은 사람은 3,476만1,169명,아직까지 발급받지 않은 사람은 60만3,074명이라고 행자부는 자료에서 밝혔다. 교부자와 미교부자를 합하면 3,536만4,243명밖에 안된다.결국 전체대상자보다 9만9,000명이 줄어든 셈이다.행자부는 부랴부랴 교부자가 그만큼 많은데 ‘오타’가 있었다고 해명,일단 예봉을 피해갔다.10만명의 인구가 증발됐다가 다시 나타나는 순간이었다. 한편 8월말까지 주민등록증을 갱신하지 않은 사람은 81만8,000명으로 전체 발급대상자의 2.3%로 나타났다.이들은 대부분 군인,학생 장기해외 출타자 등으로 밝혀졌다.또 주민등록을 갱신하고도 아직 찾아가지 않은 사람은 60만3,000명으로 조사됐다. 홍성추기자
  • 佛 메디시스 문학상에 ‘디아볼루스 인 무지카’

    [파리 연합] 올해 프랑스 권위의 문학상 메디시스상과 페미나상은 얀아페리(28)의 ‘디아볼루스 인 무지카’와 카미유 로랑의 ‘그 팔들안에서’에각각 돌아갔다. 지난주 공쿠르상 발표에 이어 6일 발표된 메디시스상과 페미나상의외국 소설 부문에는 스리랑카 출신의 마이클 온다체의 ‘아닐의 유령’과 과테말라 작가 자마이카 킨카이드의 ‘나의 형제’가 선정됐다. 아페리는 세번째 소설인 ‘디아볼루스 인 무지카’에서 알코올 중독에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한 소년이 음악에 대한 사랑을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여성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페미나상 수상작인 ‘그 팔들 안에서’는여주인공이 아버지로부터 아들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인생과 얽혀진남성들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영화로 유명한 ‘잉글리시 페이션트(영국인 환자)’의 작가 온다체는 ‘아닐의 유령’에서 전쟁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 섬을 배경으로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이 파견한 한 젊은 의사의 고뇌를 그렸다. 43년 영국 식민지였던 실론(현 스리랑카)에서 출생한 온다체는 캐나다로 귀화했다.‘아닐의 유령’은 프랑스에서 이미 2만8,000부가 팔렸다. 킨카이드의 ‘나의 형제’는 에이즈에 걸린 자신의 형제의 투병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다.
  • 가짜 골프회원권 “조심”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CC(대표 윤맹철)의 유령 회원권이 나돌아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1일 레이크사이드CC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모(37)씨가 정치권인사들의 이름을 거명하고 회사의 대리인을 자칭하고 나서 일부를 정회원으로 가입시켜 신뢰를 얻은 이후 회원권 구매 신청자들이 몰리자 10여명으로부터 규정상 존재하지도 않는 ’예비회원’ 명목으로 1억5,000만∼3억5,000만원씩을 챙겨 달아났다.퍼블릭코스 36홀을 포함해 54홀을 갖춘 레이크사이드CC의 회원권 값은 올들어 개인회원이 한때 1구좌당 5억원을 웃돌다가 최근의 경기 침체탓에 4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선에 머물고 있으나 여전히 국내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황제주’다.
  • [문화스냅 2000] 인터넷 커뮤니티 만발

    #1. 지난 토요일 오후 고려대앞의 한 라이브 카페 피아노와 마이크,앰프가 설치된 무대 주위에 10여명의 남녀가 모여 열심히 악보를 뒤적이고 있다.잠시후 차례로 무대에 나온 이들은 간단한 자기소개와함께 각자 준비해온 음악을 하나씩 연주하기 시작했다.바흐의 ‘미뉴엣’이 맑고 투명한 피아노 선율에 실려 나오는가 했더니 김현철의‘춘천가는 기차’가 기타와 피아노 반주에 맞춰 연주되고,곧이어 클라리넷 3중주로 편곡된 ‘향수’가 조용히 실내에 울려퍼졌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프리챌(www.freechal.com)의 음악동호회 ‘피아노마니아’의 첫 오프라인 모임.피아노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사이버상에서 뭉친 이들은 이렇게 1시간이 넘는 ‘작은 음악회’로 첫 대면식을 가졌다.‘피아노마니아’는 아마추어 피아니스트 김성진씨(25·연세대 4년)가 지난 7월 개설한 모임.취미삼아 자작한 피아노 소품을 음악파일로 만들어 친구들에게 들려주던 그는 “내 음악을 올릴 공간을 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프리챌에 방을 꾸몄다.현재 회원은 80여명.자료실에 서로 좋아하는 음악자료를 올려놓고,게시판에서 안부를 주고받으며 친목을 쌓아가고 있다. #2. 우리 나이로 27세인 류한나씨는 다섯살,세살짜리 두딸을 둔 전업주부 미혼인 친구들에게는 늘 ‘아줌마’라는 놀림을 받지만 막상 30대가 넘는 동네 아줌마들과는 ‘세대차’를 느끼던 그는,두달전 한미르(www.hanmir.com)에 ‘어린 아줌마들의 모임’을 개설했다.순식간에 비슷한 처지의 아줌마 50명이 몰려들었다.갓 스물의 초보아줌마부터 스물아홉의 베테랑주부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회원들은 남다른 동류의식으로 금방 친해져 이제 하루라도 인터넷에서 안보면 서운한 사이가 됐다.“남편 뒷바라지와 애 키우는 일 등 비슷한 나이와처지에서 오는 공통분모가 많아 서로 큰 힘이 된다”는 류씨는 “요즘은 남편들이 더 열성적인 관심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3.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술을 즐기는 김병곤씨(29·부산 동의대 대학원)는 네띠앙(www.netian.com)에 개설된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모임)’의 시삽(모임 관리자)이다.‘소주’를 매개로한 모임이지만 술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술자리에서 오가는 인생얘기가 더 풍성한 커뮤니티.회원은 2,000여명으로 전국적인 모임은 1년에 한번,지역모임은 한달에 한번씩 연다.하지만 술생각이 나면 언제든 ‘번개’로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것 또한 이 모임의 특징.추천 술집과 올바른음주법,숙취예방법 등 유용한 정보도 공유한다. 지금 사이버 세계가 각종 모임으로 떠들썩하다.수천명의 회원을 자랑하는 거대 모임에서 수십명의 미니 모임까지 인터넷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백화제방을 이루고 있다.‘카페’란 이름으로 회원들의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다음(www.daum.net)만 해도 현재 24만개의 모임이 개설돼있다.홍보담당 이수진씨는 “하루에 2,000개의 카페가 새로 문을 열기도 한다”고 전했다.하루 평균 100여개의 새 모임이 개설되는 네띠앙을 비롯해 프리챌,세이클럽,한미르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수십개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사이버 모임의 규모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인터넷 커뮤니티가 이처럼 기하급수적으로늘어난 이유로는 우선 누구나 손쉽게 모임을 만들 수 있게 된 점이 꼽힌다.대부분의 커뮤니티 사이트는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누구든지 모임을 개설할 수 있다.각각의 모임마다 게시판과 자료실 등 기본 공간을 제공한다.이같은 간편함과 시의성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는 네티즌들의 관심사를 그때그때 반영하는 첨단 유행의 바로미터 노릇을 하기도 한다.네띠앙의정지은과장은 “최근엔 학교동창회와 주부동호회,영어동호회가 강세”라며 “인터넷 모임도 시기에 따라 트렌드가 있다”고 분석했다. 개성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의 성향도 ‘커뮤니티 호황’에 한몫하고있다.목표만 같으면 다소 맘에 들지않더라도 동호회 안에 남아있던예전과 달리 요즘은 의견이 갈리면 바로 ‘독립’해 새집을 꾸민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모임이 사이트별로는 물론 같은 사이트 안에서도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다.과거에는 회원수로 세를 과시하려는경향도 있었으나 요즘은 회원수가 많든 적든 별로 개의치않는 것도한 특징.그냥 내가 좋아서 만들고,내가 즐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다. 이때문에 이름만 내걸고 활동이 거의 없는 유명무실한 모임도 심심찮다.프리챌 등에서는 일정기간 활동이 없을 경우 모임을 강제폐쇄하기도 한다.‘흑인음악 창작동호회’ 등 3개의 사이버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성욱씨(25·명지대 2년)는 “오프라인 모임까지 참여하는열성 회원은 전체 회원가운데 10%선에 불과하다”며 “이름만 걸어놓고 게시판에 글 한번 올리지 않는 유령회원도 많다”고 말했다. 나이와 성별,지역을 뛰어넘어 언제든지 마음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익명성이 지닌 속성탓에 부작용도 없지 않지만디지털세상에 아날로그적인 정감을 더욱 돈독히 하는 삶의 활력소인것만은 확실하다.자,이제 컴퓨터를 켜고 내게 맞는 모임을 찾아 인터넷 여행을 떠나보자.딱 맞는 모임이 없다면 내친 김에 하나 만드는것도 좋지 않을까. 이순녀기자 coral@■기발한 이색모임 ‘어,이런 모임도 다 있어?’오프라인이라면 남들 이목때문에 상상하기 힘든 특이한 모임들도 인터넷에서는 당당하다.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온라인의 특성은 보다 솔직한 개개인의 욕구와 고민들을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낸다. 독특한 취향과 기발한 발상으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끄는 이색 모임을 유형별로 살짝 엿본다. ◆동병상련형 남들과 다른 외양이나 처지,비슷한 경험으로 고민하는이들의 모임.만성피로 환자들이 권익을 위해 개설한 ‘만성피로 환자모임’(천리안),아기를 원하는 주부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삼신할미 아기 점지해주세요’(다음),키 큰 사람모임인 ‘롱뷰티’(프리챌),카드연체 등으로 신용불량거래자로 찍힌 이들의 모임인 ‘신용불량자들의 모임’(프리챌),‘자랑스런 왼손잡이들’(네띠앙),군대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성들의 ‘짬밥 같이 먹기’(다음) 등이 여기에 속한다. ◆마니아형 남들은 관심을 두지 않는 특이한 분야에 남다른 취향을가진 사람들의 모임.김치없으면 못사는 사람들의 ‘김치를 사랑하는모임’(다음),‘라면동호회’(네띠앙),누디즘을 공통관심사로 한 ‘누디스트’(프리챌),우표처럼 전화카드를 수집하는 ‘전수동’(네띠앙),만화 소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미소년들을 좋아하는 ‘미소년마니아모임’(프리챌) 등이 있다. ◆오리무중형 이름만으로는 도무지 정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모임도있다.네띠앙에 개설된 ‘나는 누구인가’‘바보동호회’‘타락한 자들의 모임’‘나이값 못하는 사람들’이 그런 예.헌혈아줌마의 손길을 뿌리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인 ‘애드모’ 역시 이름만으로는 종잡을 수 없다. ◆대리만족형 다음의 ‘욕동호회’는 누군가에게 욕을 하고 싶을 때유용한 모임.게시판에는 차마 입에 담지못할 온갖 종류의 욕들이 올라온다.프리챌 ‘싸움방’도 하루의 스트레스를 사이버상에서 해결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순녀기자
  • 美정치권 ‘미망인 파워’

    유령과의 선거전? 지난달 16일 미상원의원 선거 유세 도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멜카너핸 미주리주 주지사의 미망인 진 카너핸(66)여사가 30일 ‘멜 카너핸이 승리할 경우 상원의원직을 맡아달라’는 주지사의 제의를 수락했다. 미주리주선거법 115조는 후보 등록교체 마감시한 이후 후보등록과관련한 어떤 변경도 할 수 없지만 단 유권자들이 사망한 후보를 당선시킬 경우 주지사 직권으로 ‘죽은 당선자’의 당선을 승계할 사람을지명할 수 있게 돼있다.이에 따라 로저 윌슨 주지사 대행은 11월 7일선거에 앞서 미망인 진 여사에게 “죽은 남편이 당선될 경우 당선을승계해달라”고 제의했고 진여사가 이를 수락한 것. 유권자들은 형식적으로는 사망한 멜 카너핸 의원에게 표를 찍지만실질적으로는 후계자인 진 여사를 염두에 둔 표행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현재 카너핸여사는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존 애슈크로프트 의원(공화)에게 근소한 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미망인이 남편의 뒤를 이은 케이스로는 캘리포니아주의 매리 보노(공화)와 루이스 캡스(민주),미주리주의 조 앤 에머슨(공화)등이 있다.이들은 보궐선거에서 남편의 사망으로 공석이 된 하원의원 잔여임기를 채웠으며 모두 잔여임기후 실시된 98년 선거에서 승리,미망인 정치파워를 과시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최유신 리타워텍 회장 문답

    최유신(崔裕信·30·미국명 찰스 스팩먼) 리타워그룹 회장은 30일“기업을 인수·합병하면서 불법적인 절차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21일 밤 미화 13억5,000만달러(1조5,000억원)를 국내에 들여왔다가 3시간만에 유출한 이유는 국내 상법상 자금이 들어왔다가나가려면 하루가 지나야 하는데 높은 이자를 생각하면 밤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금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일이었다. ■외국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차린 것은 일부러 주가를 높이기위한 것 아닌가 아니다. 기업인수·합병에서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자금을 이동시키는 것은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관행이다.한국에서 기업을 인수·합병하려면 3∼6개월씩 걸리고 세금도 엄청나다.이를 피하려면 어쩔 수 없다.이것이 불법은 아니다. ■리먼브라더스가 1조5,000억원이라는 거액을 쉽게 빌려줄 수 있는근거는 아시아넷의 전 재산을 담보로 빌린 것이다.리타워그룹은 외국에서는 그만한 돈을 빌릴 수 있는 충분한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나 없다.인수·합병 전에 미리법률적인 문제를 철저히 검토했다.재정경제부와 씨티뱅크,리먼브라더스 등 관련 기관이나 기업들로부터 거래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문서로 확인까지 했다. ■리타워텍이 아시아넷을 합병하려 한 이유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비즈니스 솔루션업체인 리타워텍과 인터넷솔루션 제공업체인 아시아넷이 합병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확신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또 다른 조수미 만나보세요”

    24일 오후 전화인터뷰에서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분명 들떠 있었다. “보통사람들이 ‘또다른 조수미’를 많이 기다렸구나 하는 느낌을받았어요.클래식가수가 크로스오버 앨범으로 대중앞에 친근하게 다가갔던게 신선했나 봅니다”지난 3월 발표한 크로스오버앨범 ‘온리 러브(Only Love)’ 판매고가 50만장을 돌파한데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신곡 3곡을 추가해 최근발매한 특별앨범은 연말까지 70만장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2만장만팔려도 대성공이라는 클래식계에서 인기 댄스가수를 능가하는 ‘한국 신기록’을 세웠으니 들뜰 만도 하다. 소프라노 조수미는 지난 19일 평화음악회,21일 창원에 이어 23일 제주 독창회를 마치고 바닷바람을 쐬며 모처럼의 휴식을 즐기는 중이라고 했다.부천에서 테너 이현과의 독창회가 29일로 잡혀 있어 모처럼찾아온 여유다. “주변에서 ‘일탈’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요.그러나 클래식가수로서 본업을 다하면서도 내 안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뿐입니다.팬들에 대한 서비스죠”라고잘라 말했다. 이번에 내놓은 특별앨범에는 ‘기차는 8시에 떠나네’,‘사랑에 빠진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I've never been in love before)’,‘스모크 겟스인 유어 아이즈(Smoke gets in your eyes)’등 3곡을 새로 담았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그리스의 대표적 저항음악가이자 음유시인인 미키스 테오도라키스(1925∼)의 원곡에 소설가 신경숙이 노랫말을 썼다. 신경숙은 테오도라키스의 노래에서 모티브를 얻어 ‘기차는 7시에 떠나네’라는 소설을 발표하기도 했다.평소 신경숙 소설의 애독자였던조수미가 원어 대신 정서적으로 와 닿는 우리말로 부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후문이다. 그녀의 크로스오버적인 몸짓은 음반에만 그치지 않는다.오는 11월 6·8일 SBS창사 10주년 특별기획 ‘조수미 초청공연’에서 대중가수조성모와 함께 ‘조인트 특별무대’를 갖는다.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8일 서울 예술의 전당.(02)369-2914해외에서는 존 덴버와 플라시도 도밍고,엘튼 존과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이 앨범을 녹음하고 공연도 열었지만,국내에서 클래식과 팝을 대표하는 스타가 공연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 조성모와 함께 노래를 부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그녀의 공식홈페이지(www.josumi.com)에는 “남자 성악가수가 아니고 왜 하필 대중가수와 함께 무대에 서느냐”,“클래식가수는 클래식 노래를 부를 때 가장 아름답다”는 등 볼멘소리가 쇄도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조수미는 신경쓸 것 없다는 반응.주최측 SBS의 요청 때문에 내린 결정이기도 하지만,자신의 여러 색깔을 보여주는 게 그리 나쁠 것은 없다는 식이다. 공연 1부에서는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중 ‘그리운 그 이름’등 아리아와 우리나라 가곡 ‘새야새야 파랑새야’등을,2부에서는 ‘온리 러브’에 실린 크로스오버 곡들과 듀엣곡으로 ‘오페라의 유령’중 ‘올 아이 애스크 오브 유(All I ask of you)’와 ‘투나잇(Tonignt)’을 부른다.조성모는 ‘가시나무’등 2곡을 독창한다. “다음에 내는 크로스오버 앨범에는 88올림픽 기념노래 등 한국의 현대음악을 부르고 싶다”며 벌써 2집까지 구상하고 있는 조수미.그녀의 ‘크로스오버사랑’이 한순간 재미에 그치지는 않을 것 같은 예감이다. 허윤주기자 rara@
  • 독자의 소리/ 개인 신상정보 유출 인터넷사업자 처벌을

    몇 달 전 개인 신상정보를 판 인터넷운영자들이 구속된 적이 있다.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의 유출은 심각한 문제이다.가령 인터넷 사이트에 개인정보(주소,주민번호)를 올리고 가입한 다음 탈퇴하는 방법이 없는 사이트가 많고 그나마 몇 달 뒤에는 다시 그 사이트에 들어갈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스란히 자신의 신상정보를 남에게넘겨주게 되는 것이다. 나도 그런 경우를 여러차례 당했다.어떤 사람은 처음부터 개인신상정보만 수집할 목적으로 이런 유령 인터넷 사이트를 만든 후 사라진다.따라서 인터넷사이트에 가입할 때는 주의해야 할 것이다.그리고인터넷상에서 개인정보를 가지고 사라지는 악덕 인터넷업자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신고센터 같은 것도 만들었으면 좋겠다. 최재선[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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