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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두환 장남’ 전재국,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

    “’전두환 장남’ 전재국,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54)씨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한 의혹이 있다고 발표했다.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재국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의혹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는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 한국인 명단 발표 네번째로, 폭로된 사람은 전씨 단 한명 뿐이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전재국씨는 지난 2004년 7월 28일 버진아일랜드에 ‘블루아도니스 코포레이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전씨는 이 회사의 단독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표기된 서울 서초동 주소는 그가 대표로 있는 ‘시공사’의 주소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는 특히 전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2004년은 동생 재용씨에 대한 검찰의 조세포탈 수사로 전두환 비자금 은닉 문제가 불거진 와중이어서 비자금이 페이퍼컴퍼니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당시 전재용씨에 대한 수사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73억원이 전씨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나 해당 자금을 추징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었다. 뉴스타파는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 추적 과정에서 그가 최소한 6년 이상 이 회사를 보유했고 이와 연결된 해외 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였다는 정황도 찾아냈다고 밝혔다. 앞서 전재국씨는 2004년 9월 22일까지 아랍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페이퍼컴퍼니 이름으로 계좌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계좌 개설에 필요한 공증 서류가 버진아일랜드에서 싱가포르로 배송되는 과정에서 분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타파측은 “당시 전씨는 어떤 계좌에 예치해 둔 돈을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유령회사 명의의 아랍은행 계좌로 급히 예치하려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상을 지배하는 원동력은 경제·기술력·지리

    세상을 지배하는 원동력은 경제·기술력·지리

    1848년 4월 런던. 한 여인이 20분째 진창 같은 부두에 무릎을 꿇고 있다. 비까지 내려 드레스가 젖어들자 여인의 몸은 부들부들 떨린다. 추위가 아니라 치욕에 떤 그녀는 빅토리아 영국 여왕. 여왕이 기다린 것은 중국의 장갑기선 기영호였다. 기영호를 타고 영국의 심장부에 들이닥친 중국 총독은 영국을 중국의 속국으로 삼겠다는 청나라 8대 황제 도광제의 포고문을 감정 없이 읽어 내려갔다. 여왕은 끝내 혼절했다. 이후 일생을 버킹엄궁전에 갇힌 그녀는 1901년 중국 제국 이전 시대의 마지막 유물로 사라졌다.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이언 모리스 지음, 최파일 옮김, 글항아리 펴냄)는 이런 발칙한(?) 상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실제 역사는 반대로 흘렀다. 아편전쟁(1840~1842) 당시 중국은 양쯔강 입구로 포를 쏘며 쳐들어온 영국 함대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언 모리스 스탠퍼드대 역사학과 교수가 이토록 황당하게 역사를 뒤집은 이유는 뭘까. 1008쪽에 걸쳐 왜 서양이 세상을 지배했는지 설파하는 저자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은 결국 미래다. “사람들이 왜 서양이 지배하는지에 관심이 있는 이유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궁극적으로는 이 물음은 ‘22세기는 동양의 시대가 된다’는 그의 예견을 뒷받침하는 배경이 된다. 빅토리아 여왕에게 굴욕을 안긴 픽션은 과거 동서양의 주도권 경쟁과 앞으로의 운명을 파고드는 대장정에 나서기 전 독자의 시선을 잡아채기 위한 극적 장치인 셈이다. 그간 서구 학자들은 서양의 우세 배경에 대해 방대한 이론을 쏟아냈다. 하나는 예로부터 동서양 사이에 변경 불가능한 결정적인 요인이 존재해 산업혁명이 서양에서 일어났다는 장기고착 이론. 또 하나는 우연한 사건으로 서양이 패권을 잡게 됐다는 단기우연 이론이다. 하지만 둘 다 서양 지배론의 원인을 캐기엔 역부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동양은 550년부터 1775년까지 1000년 이상 서양을 앞질렀다는 점, 산업혁명은 무역·금융으로 축적된 서유럽의 경제력과 과학혁명이 낳은 기술력, 이민족 침입 우려가 없는 지리적 이점 등이 맞물리며 잉태된,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원전 1만 4000년부터 서기 2000년까지 지난 1만 6000년의 동서양 역사 속에서 드러난 흥망성쇠를, 직접 고안해낸 분석틀 ‘사회발전지수’로 해부한다. 전쟁 수행 능력, 정보 기술, 조직화·도시성, 에너지 획득이 주요 가늠자로 쓰였다. ‘서양의 지배/1773~2103/여기에 편히 잠들다.’ 이 충격적인 문구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구두쇠 스크루지가 미래에서 목격한 그의 묘비명을 본뜬 것. 동양과 서양의 사회 발전이 20세기와 같은 속도로 계속되면 동양이 늦어도 2103년엔 서양을 앞설 것이라는 저자의 전망을 압축한 한 줄이다. 그러나 자신의 묘비명을 보여준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에게 “제발, 이 묘비명을 지울 수 있다고 말해주시오!”라던 스크루지의 절박한 애원처럼, 주인공 자리를 뺏기는 서구의 불안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급증하는 중국의 군비 지출 등을 들며 피와 살이 튀었던 과거 서양의 지배기보다 동양의 부상이 유혈 사태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나 책 전체에 스민 서구 중심주의 시각에서 ‘물러나야 하는 자의 미련’이 엿보인다. 4만 2000원.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윤석화 - 김석기 부부·삼성 임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윤석화 - 김석기 부부·삼성 임원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연극인 윤석화(왼쪽·57)씨와 남편인 김석기(오른쪽·56) 전 중앙종금 사장, 전성용(42) 경동대 총장, 이수형(49) 삼성전자 준법경영실 전무, 조원표(46) 엔비아이제트 대표 등 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30일 국제탐사언론인보도협회(ICIJ)와 공동 취재한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 설립자 3차 명단을 발표했다.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고 폭로한 사람은 경제계·문화계·교육계 등에서 총 17명으로 늘었다. 뉴스타파는 다음 달 3일 4차 명단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 전 사장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6개 세웠다. 이 중 2개에 부인 윤씨가 참여했다. ‘에너지링크 홀딩스 리미티드’의 등기이사에는 이 전무와 조 대표도 올라 있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인 두 사람은 취재 과정에서 김 전 사장을 만났다고 밝혔다. 전 총장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3개, 싱가포르에 1개 등 4개의 페이퍼컴퍼니를 갖고 있다. 전 총장은 경동대 설립자인 전재욱 명예총장의 장남이다. 페이퍼컴퍼니의 등기이사나 주주가 아닌 중개업자로 기재돼 있다. 특히 3개는 전 명예총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인한 검찰 조사를 피해 일본에 도피했던 2007년에 만들어졌다. 취재가 시작된 이후 일주일 동안 전 총장은 대학에 출근하지 않았다. 김 전 사장은 인터넷 벤처기업 골드뱅크의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이 수배 중인 인물이다. 2000년 8월 해외로 도피했다.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에 증권과 국제금융 전문가다. 페이퍼컴퍼니를 1990년에 1개, 1993년에 2개 세우는 등 조세피난처 활용 이력이 꽤 길다. 김 전 사장은 뉴스타파 측에 “페이퍼컴퍼니는 홍콩에서 일반화된 형태”라며 “외국 기업의 중국 관련 사업을 컨설팅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소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과의 결혼과 이혼, 윤씨와의 재혼 등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이 전무와 조 대표가 참여한 페이퍼컴퍼니는 2005년 6월에 세워졌다. 김 전 사장이 해외 도피한 이후다. 조 대표는 “김 전 사장의 요청으로 이름만 빌려 줬을 뿐”이라며 “2008년에 이름을 빼 달라고 한 뒤 김 전 사장과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전무는 “조 대표를 통해 여권 번호와 영문 이름을 알려 줬고 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인 줄 몰랐다”며 “삼성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윤씨도 단순히 이름만 빌려 줬다고 해명했다. 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공연 전문지 월간 ‘객석’ 측은 “윤씨가 남편의 사업을 돕고자 이름을 빌려 줬던 사실은 있지만,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고 여기에 임원으로 등재한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역외탈세 전격 세무조사 착수] “올 것이 왔다”… 유령회사 후폭풍에 초긴장

    29일 국세청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이용해 역외 탈세를 한 혐의로 23개 사업자를 세무조사하겠다고 밝히자 재계에서는 “예정된 수순이 시작됐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뉴스타파의 발표에서 사명이 언급된 회사들은 우려 속에서 국세청의 칼끝을 주시하고 있다. “국세청이 조세피난처에 대한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국세청은 이날 발표에서는 세무조사 사업자의 이름도, 뉴스타파가 거론한 전·현직 기업인 12명의 포함 여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이름만 들으면 알 수 있는 정도의 법인도 포함됐다”며 주요 대기업도 조사 대상에 올랐음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의 공식 입장과는 별도로 재계에서는 뉴스타파의 발표와 이번 조사의 관련성을 “부인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정권이 지하경제 양성화의 기치를 올리고 역외 탈세자 조사를 4대 중점 과제의 하나로 정한 상황에서 뉴스타파의 두 차례 유령회사 명단 발표가 ‘탈세와의 전쟁’에 불을 댕겼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기업들이 정기 조사 외에 별도 세무조사를 받는 건 이례적”이라며 “조사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은 따로 대책반을 마련하고 소명 자료를 챙기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뉴스타파의 지난 2차 발표에서 최은영 회장 등 전·현직 대표가 거명된 한진해운 측은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우리도 당분간은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세무조사나 뉴스타파 발표와의 관련성을 말할 시기는 아니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기업들의 우려는 세무조사의 후속 조치로 이어질 수 있는 검찰 수사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CJ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수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번에 걸리면 후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현재 최고경영자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기업들도 ‘애먼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문제는 적법 절차를 밟아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도 “재판 중인 상황에서 괜한 오해로 여론이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귀띔했다. 은근히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세청의 탈세 세무조사가 뉴스타파의 명단 발표에 곧장 이어지는 모양새가 되면서 국민들이 ‘조세피난처=불법’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성일 전국경제인연합회 금융조세팀장은 “조세피난처에 있는 것만으로 탈세를 했다고 의심받으면 해외 경영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역외탈세 전격 세무조사 착수] 효성그룹, 페이퍼컴퍼니 관련 탈세 의혹? 정기 세무조사?

    [역외탈세 전격 세무조사 착수] 효성그룹, 페이퍼컴퍼니 관련 탈세 의혹? 정기 세무조사?

    국세청이 29일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서류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세우고 탈세를 한 혐의가 있는 개인과 기업 등 23건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무엇보다도 조사 대상이 어느 기업 또는 어느 재력가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탈세 혐의가 드러날 경우 강도 높은 검찰 수사가 뒤따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기업의 총수가 검찰에 출두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특히 이날부터 국세청이 효성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시작한 사실이 밝혀져 연관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효성그룹은 정기 세무조사 차원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지난 22일 해외 조세피난처 페이컴퍼니 설립 명단에 포함된 조욱래 DSDL 회장의 탈세 의혹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조사 착수 시점이 국세청의 역외 탈세 세무조사 발표와 같은 날인 데다 효성그룹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가 3년 전인 2010년에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은 특별조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등이 근거다. 통상 기업에 대한 정기 세무조사는 4년마다 한 번씩이다. 조욱래 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효성가의 일원이다. 국세청은 미국·영국·호주가 확보한 역외 탈세 자료 일부도 받아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분석 과정에서 다른 연결고리가 드러나고, 실무 협의를 통해 관련 자료를 더 받을 경우 조사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 특히 국세청의 이날 발표는 뉴스타파 등이 재벌 기업들을 포함한 역외 탈세 의심 사례를 속속 발표하는 상황에서 국세청의 대응이 미온적인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론이 제기돼 온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세청은 뉴스타파의 발표와 무관하게 역외 탈세 사범에 대한 추적에 집중해 왔으나 뉴스타파 측이 주요 기업과 오너, 임원 등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이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라는 압박의 강도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세청이 이번 조사의 강도를 최대한도로 끌어올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페이퍼컴퍼니 설립 자체만 가지고 역외 탈세 혐의가 있다 없다를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뉴스타파의 보도도 참고하고 국세청의 정보와 자료를 비교해 조세 탈루 혐의가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세청의 조세피난처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세무조사가 언제 결실을 가져올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은 “한 달 이상은 당연히 걸린다”고 말했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1, 2년 이상 소요될 수도 있다는 것이 국세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세청은 이미 미국과 영국, 호주 국세청이 확보한 역외 탈세 의심 정보 가운데 일부를 입수해 정밀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에 따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역외 탈세 23건 전방위 세무조사

    국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세금을 포탈한 의혹이 있는 기업과 개인에 대해 국세청이 강도 높은 조사에 들어갔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대상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효성그룹에 대한 조사가 이날 시작돼 포함 여부가 주목된다. 국세청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유령 회사)를 이용해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법인 15곳, 개인 8명 등 23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영기 국세청 조사국장은 “조사 대상 법인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곳이 포함돼 있다”며 주요 대기업이 조사 대상에 올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효성그룹은 “오늘부터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정기 세무조사인 것으로 안다”고 말해 이날 국세청 공식 발표와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밝힌 페이퍼컴퍼니 설립자 12명이 조사 대상에 들어 있는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23건 중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를 이용한 사례가 8건, 홍콩을 이용한 사례가 6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조사 대상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뉴스타파가 밝힌 12명에 대해 해외 제3자를 경유한 불법 외환 거래 및 역외 탈세 가능성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관세청은 특히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조세피난처와의 불법 외환 거래를 통해 자본 유출과 역외 탈세 혐의가 있는 수출입 기업에 대해 일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국세청은 역외 탈세와 별도로 서민과 영세기업에 고금리로 돈을 빌려 주고 폭력 등 불법 추심 행위를 해온 사채업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에 횡포를 부린 프랜차이즈 본사 등 46명에 대해서도 최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최은영 회장 등 7명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최은영 회장 등 7명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최은영(51) 한진해운 회장과 조용민(54) 전 한진해운 대표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27일 최 회장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황용득(59)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69) 전 SK증권 대표이사 부부, 이덕규(62)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69) 전 대우 폴란드차 사장 등 4개 대기업 전·현직 대표와 임원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7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지난 22일 1차 명단 공개에 이은 2차 발표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2008년 ‘와이드 게이트 그룹’을, 대우그룹은 2005년 ‘콘투어 퍼시픽’, 2007년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웠다. 한화는 외환 위기 전인 1996년에 영국령 쿡아일랜드에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를, SK그룹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을 세웠다. 이들은 주식을 단 1주만 발행해 이를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의 관계인이 갖는 방식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SK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의 1주는 대표이사 부인이, 대우 콘투어 퍼시픽의 1주는 대표이사가 갖고 있다. 한화는 일본 현지 법인 한화재팬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라고 밝혔으나 다른 그룹들은 자사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1차 공개에서 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71) OCI 회장 부부 등 5명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뉴스타파는 오는 30일 3차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조세피난처 간 4개 그룹 탈세의혹 규명하길

    비영리 언론인 뉴스타파가 어제 조세피난처에 계좌를 둔 기업인 ‘2차 명단’을 발표했다. 국내 해운업계 1위인 한진해운의 최은영 회장을 비롯해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부회장,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등 7명이다. 1차 때와 달리 한진, 한화, SK, 대우 등 내로라하는 국내 재벌 그룹 오너와 전·현 임원들이 연루돼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명단이 나오자 해당 그룹들은 회사와 무관하다고 선을 긋거나 합법적인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내역을 들여다보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 황 사장은 영국령 쿡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미국 호놀룰루의 아파트 두 채를 사고팔았다. 매매 대상이 아파트라는 점에서 사업상 투자로 보기도, 사실상의 매매 주체가 한화재팬(한화의 일본법인)이라는 점에서 개인의 치부로 보기도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남편 조수호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경영에 뛰어들어 대표적인 여성 경영인으로 자리매김한 최 회장도 미심쩍기는 마찬가지다. 해운업의 특성상 페이퍼컴퍼니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왜 법인 명의가 아닌 사실상 개인 명의로 유령회사가 필요했는지, 그것도 왜 하필 조세피난처에 둬야 했는지 한진해운은 납득할 만한 해명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SK와 대우가 연관된 유령회사도 발행주식이 단 1주이고 연관 계열사가 ‘돈 세탁’ 사건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금융과 종합상사라는 점에서 의심을 키운다. 연루자들과 해당 기업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다. 앞으로 3차, 4차 명단이 나올 때마다 비슷한 공방이 전개될 것이다. 따라서 국세청과 금융정보분석원(FIU), 검찰은 모든 수사력을 총동원해 이들 자금의 흐름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이 돈이 오너 일가의 탈세나 축재, 그룹 비자금 조성 등에 쓰였다는 항간의 의혹을 눈덩이처럼 키울 것이다. CJ그룹 이재현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가뜩이나 재벌에 대한 불신 수위가 심각한 요즘이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내놓은 73개 대기업의 동반성장평가지수에 따르면 현대백화점·CJ제일제당 등 절반가량이 평균 이하 점수를 받았다. 설사 조세피난처 계좌가 합법적인 절세로 판명나더라도 국내 중소기업과의 상생에는 소극적인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잇속 챙기는 데는 너무나 적극적이었다는 비판만큼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 27일 4개 재벌 오너 등 7명 2차 명단 발표

    국세청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세운 것으로 드러난 이수영 OCI 회장 부부 등의 납세 자료에 대해 정밀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언론 뉴스타파는 지난 22일에 이어 27일 추가로 조세피난처 관련 국내 재벌 오너 등의 명단을 공개한다. 국세청은 이 회장 부부 등 언론에 공개된 사람들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시기를 전후해 개인과 관련 회사의 납세 자료, 관련 회사의 세무조사 기록, 자금 흐름 등을 집중 파악하고 있다. 미국·영국·호주 국세청과의 공조를 통해 이들이 확보한 400기가바이트(GB) 분량의 역외탈세 정보가 합해지면 더욱 면밀한 추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에 참여한 뉴스타파는 이날 “27일 오후 1시에 보도자료를 통해 버진아일랜드와 쿡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운영한 4개 재벌 그룹의 오너와 전·현직 임원 등 7명에 대한 2차 명단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들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운영한 실태를 웹사이트에 올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의 납세 자료 정밀 분석 대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과 개인은 정부가 집중감시국으로 지정한 62개 조세피난처와 실물·외환거래를 할 때 관세청 등에 신고해야 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62개 조세피난처와의 외환거래 신고는 3468억 달러(약 390조원)로 실물거래 신고(1592억 달러)의 두 배에 해당한다. 국세청은 명단이 공개된 사람들의 신고 내용과 발표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1차 검증할 방침이다. 자료 분석을 통해 탈세 혐의가 있으면 세무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남미에 한복(?) 입은 ‘곱추 유령’ 카메라 포착

    남미에 한복(?) 입은 ‘곱추 유령’ 카메라 포착

    한복(?)을 입은 곱추유령이 카메라에 잡혀 화제다. 한 빌딩 외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잡힌 이 유령은 치마를 입은 노파의 모습이다. 관심을 끌고 있는 이 영상물은 남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최근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마치 한복 같은 옷차림에 머리를 길게 기른 노파는 천천히 건물 앞을 걸어가고 있다. 노파는 곱추로 등이 굽어 있다. 건물 경비원이 이상히 여겨 그런 그에게 다가가자, 갑자기 노파는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경비원은 “주변에서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노인이 걷고 있어 누군가 살펴보려 다가가니 눈깜짝할 사이에 없어졌다.”며 “검은색 긴 치마를 입는 등 (콜롬비아에선) 흔치 않은 옷차림이라 얼굴을 확인하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경비원으로 근무한 지 오래됐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등골이 오싹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령이 잡힌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랐었지만 감시카메라 운영자 측이 저작권 보호를 요구,현재는 삭제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유령 찍으려 설치한 카메라에 아들과 동거녀가…

    유령 찍으려 설치한 카메라에 아들과 동거녀가…

    남자가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잡으려 한 건 유령이었다. 하지만 정작 카메라 덫에 걸려든 건 16살 아들과 사랑을 나누는 자신의 동거녀였다. 황당한 사건은 최근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발생했다. 집안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것 같아 고개를 갸우뚱하던 남자가 집안 곳곳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했다. 실제로 유령이 존재한다면 유령의 형체가 카메라에 잡힐 줄 알았다. 하지만 카메라에 찍힌 건 엉뚱한 러브스토리(?)였다. 11년째 자신과 동거하고 있는 여자(28)가 자신의 아들과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 있었다. 불륜(?)의 증거를 잡은 남자가 다그치자 아들은 “이미 3번 사실상의 의모와 사랑을 나눴다.”고 털어놨다. 남자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동거녀를 고발했다. 여자는 “10대와 성관계를 가진 데 대해 수치감을 느끼며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조세피난처 미공개 명단,이름만 대면 다아는 재벌기업 있다”

    “조세피난처 미공개 명단,이름만 대면 다아는 재벌기업 있다”

    김용진 한국탐사저널리즘 대표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재계 인사 3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 말고도 본인 여부를 확인한 한국인이 20여명 된다”면서 “여기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벌 기업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 →3명 이외의 나머지 200여 명의 발표를 미룬 이유는. -245명 중 차명계좌를 쓴 것들도 있어 본인 확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주소 등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 것이 20여명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재벌 그룹이 포함됐다. →기업 법인이 있는가. -법인 이름도 나온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설립한 것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옥석을 구분하는 과정에 있다. →국세청과 공유할 계획이 있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협약을 맺었다. 정부와는 협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보도 대상에 포함할 인물이 사회 지도층이거나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많은 개인정보가 포함됐기 때문에 공개 인물 외에는 보안을 유지하기로 했다. →탈세 규모는 알 수 없나. -이는 조세피난처 설립 대행 회사의 내부 자료에서 나온 것이다. 계좌와 연결된 정보가 있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히 유령회사만 만들어놓고 국외 계좌를 통해 자금을 운용하는 경우 내부 정보를 찾기 힘들다. 이수영 OCI 회장 부부는 페이퍼컴퍼니와 연계된 은행 계좌를 확인했다. →지금 신원이 확인된 20명이 재계 인사인지, 정치권 인사인지 특정할 수 있나. -아직 특정할 수 없다. →10대 대기업 안에도 있나. -그런 움직임이 있다. →삼성은. -여러분이 떠올리는 이름이 있겠지만 나올지 안 나올지는 확인해봐야 한다. →오늘 공개한 3명 중 부인한 사람도 있나. -OCI는 시인했다. 나머지 2명은 계속 회의를 하고 있다는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 세금 포탈해 비자금 조성 의혹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 세금 포탈해 비자금 조성 의혹

    검찰이 이재현 회장 등 CJ그룹 오너 일가의 비리를 본격적으로 파헤치면서 검찰의 칼끝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 정부 들어 검찰이 대기업을 직접 겨냥한 것은 처음이어서 대기업 사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수사가 CJ그룹을 기점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내리는 H·L·S그룹 등 다른 대기업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일단 CJ그룹이 2000년대 후반부터 해외 법인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CJ그룹이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 등 해외에 특수목적법인(SPC) 등 서류상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제조나 영업 활동을 하지 않는데도 마치 거래를 하는 것처럼 꾸미는 ‘위장·가공 거래’를 통해 세금을 포탈,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CJ그룹이 회사 관계자나 위장 기업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정상 거래인 것처럼 위장해 온 것으로 보고 관련 계좌도 추적하고 있다. 과거 검찰 수사에서 기업들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제3자나 위장 기업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을 어떻게 조성했는지를 밝히는 게 1차 관건”이라고 밝혀 향후 수사는 ‘비자금 조성 경위 및 규모 파악→비자금 조성 지시·수행자 확인→용처 수사’ 수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21일 CJ그룹 압수수색에서 계열사, 사업장 등 저인망식 압수수색이 아니라 ‘재무 부문’에 국한해 압수수색을 한 점도 검찰 수사가 비자금 규모, 용처 파악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비자금 규모가 당초 알려진 70억원대보다 많거나 비자금이 정·관계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될 경우 검찰 수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 회장의 차명 재산을 관리했던 자금관리팀장 이모(43)씨가 살인 청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비자금이 수백억~수천억원에 달한다는 진술 등이 나오기도 해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은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검찰도 “추가 인력 투입은 (수사) 분량에 따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의 탈세 혐의와 관련해 CJ그룹이 서미갤러리와의 미술품 거래를 통해 불법 자금을 운영했는지도 살펴보고 있어 미술품 구매 대금과 비자금의 관련성이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CJ그룹은 홍 대표를 통해 해외 미술품을 1422억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자금 출처에 의문이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혐의 입증에 필요하다면 서미갤러리를 통한 미술품 구매 내역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CJ그룹 관계자는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해외 현지 법인에서 벌어들인 이익도 국내 본사로 들여오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기존에도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적이 있었지만 무혐의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옷·국기로 만들어낸 권력, 그리고 욕망

    옷·국기로 만들어낸 권력, 그리고 욕망

    2005년 어느 봄날, 아버지의 산소에 다녀왔다. 이튿날 방 구석에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옷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아버지 산소에서 자라던 ‘도독가시풀’이 붙어있었다. ‘죽음’의 쓰디쓴 냄새가 처음으로 코끝을 맴돌았다. 그 옷은 유년시절 돌아가신 아버지와 산소를 짝짓는 고리가 됐다. 얼마 뒤 거실에서 아내가 개켜놓은 빨래를 무심결에 툭 치고 갔다. 우르르~. 무너지는 옷들 사이에서 무언가 엿보였다. 사람의 몸을 떠나 형태를 상실한 옷은 죽음과 같았다. 술김이라 치부했지만 아른한 윤곽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작가 윤종석(42)은 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복잡함과 기묘함을 지녔다. 헌옷이나 스포츠 유니폼을 활용해 권총, 강아지, 화분, 별 등으로 자유자재로 바꾸어놓는 재주를 가졌다. 덕분에 ‘팝 아트’ 작가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벌써 데뷔 17년째. 관람객을 단박에 굴복시키는 재치와 해학, 욕망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이름 석자를 미술계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애초 대상은 옷이었다. 누군가의 살을 감싸고 피부에 달라붙었던 옷이 몸에서 떨어져 홀로 있을 때 어딘가 낯설어진다는 데 착안했다. 유령 같은 옷은 권력과 욕망이란 허구의 이미지로 가득했다. 캔버스에 옷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고민했다. 처음에는 붓, 이쑤시개, 전선피복 등으로 점을 찍어 그리다가 주사기에 마음이 끌렸다. 아크릴 물감을 가득 담은 링거를 호스로 연결해 천의 올을 하나씩 세어나가듯 화폭에 점을 찍었다. 옷은 살아 움직이는 듯 보였다. 작가는 “점은 가장 작은 표현의 수단”이라며 “어떤 군더더기도 걸치지 않으려 편집증적 고민을 늘어놓다 점찍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변 큐레이터들은 그의 ‘주사기 기법’이 점묘법의 창시자인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보다 진일보한 독창적 기법이라고 평가한다. 도를 닦듯 손목을 끊임없이 움직여 고행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덕분에 허리디스크를 선물로 얻었다. 작가는 “예술활동을 한다기보다 노동의 가치와 진실을 배우는 중”이라며 웃어넘겼다. 작업과정은 재현을 통한 재현이다. 옷을 접어 원하는 형태를 만들고 이를 사진에 담는다. 캔버스에 그려질 크기만큼 실사 출력한 뒤 이를 옆에 놓고 점을 찍어 작품을 완성한다. 여기까지 꼬박 20여일이 걸린다. 이런 식으로 화려한 꽃무늬 옷들은 개나 사자, 돼지나 양의 머리로 변신하고 월드컵 우승국가 선수들의 유니폼은 권총 모양으로 탈바꿈한다. 그런데 다분히 공격적이고 서늘한 긴장감이 감돈다. 작가는 “인간의 숨은 욕망과 권력을 드러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는 이제 옷을 접지 않는다. 천으로 가리고 덮어 작품을 만든다. 세계 각국의 국기로 덮은 탁자와 의자 등을 통해 ‘갑의 횡포’가 횡행하는 세상을 향해 경고한다. 다음 달 9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열리는 ‘우아한 세계’전에서다. 이번 개인전에선 회화 20여점과 부조 16점이 선보인다. 점점이 찍힌 캔버스 안에선 권력자의 근사한 의자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국기가 차례로 덮이거나, 형태가 고스란히 드러난 권총이 천에 싸여 의자에 놓인다. 권력은 결국 원탁 속에 숨은 해골로 귀결된다. ‘인생무상’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학습지 선생님 ‘스승의 날 눈물’

    학습지 선생님 ‘스승의 날 눈물’

    “처음 두 사람이 종탑에 올랐을 땐 한 달이면 내려올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어요. 회사도 그렇게 모질지는 않을 거라며….” 스승의 날을 맞은 15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는 항상 을(乙)로만 취급당하는 교사 20여명이 모였다. ‘학습지 선생님’이라 불리는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지부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2월 6일부터 재능교육 본사 건너편 혜화동성당 종탑 위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는 여민희(41·여)·오수영(40·여)씨에게 힘을 보태려고 모였다. 종탑농성은 16일로 100일째를 맞는다. 오씨는 종탑 위에서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났던 재능교육 해고자들이 전원 복직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면서 “사측은 고공에서 울리는 절박한 외침을 들어 달라”고 외쳤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남짓 동안 두 차례의 교섭은 모두 결렬됐다. 종탑 아래 노조원들은 이날 학습지 교사를 노동자로 인정하고 해고자들을 모두 복직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또 교사들에게 전가하는 미수 회비 충당 문제도 해결하라고 지적했다. 유득규 재능교육 노조 집행위원장은 “학습지 회사들은 매달 유령회원을 만들어 그 부담을 교사들에게 밀어내기 바쁘다”면서 “교사 1명당 10명 이상의 유령회원을 두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학습지 회사들은 자동 충당제·월회비 정산제 등의 명목으로 그만둔 회원들이나 미수 회비에 대한 부족분을 교사가 채우도록 하고 있다. 재능교육 노조는 1999년 노동부로부터 합법 노조로 인정받아 학습지 교사로서는 처음으로 정식 노조 단체를 설립했다. 하지만 2005년 대법원이 “학습지노조는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고, 회사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았다. 급기야 2010년에는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12명이 해고됐다. 현행법상 학습지교사와 화물운송업자, 퀵서비스 종사자들은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개인사업자의 형태를 띤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특수고용 노동자 수는 54만 5000여명에 이른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자사고·특목고 못 가면 대포”… 고3만큼 고달픈 중2 ‘나’를 버리다

    “자사고·특목고 못 가면 대포”… 고3만큼 고달픈 중2 ‘나’를 버리다

    #1. 중학교 2학년 박모(14)양은 인터넷 채팅으로만 이야기한다. 결혼 이주 여성인 박양의 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잘해 성공하기를 바란다. 남편과 나이 차이도 크고, 시댁과 사이도 나빠 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앞두고 공부는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채팅만 하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폭발하고 말았다.‘내가 힘들게 한국으로 시집와서 누구 때문에 험한 일을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노는 딸은 엄마에 대한 배신’이란 생각이 든 어머니는 딸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부쉈다. 그러자 박양이 갑자기 손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과호흡증상을 일으켰다. 신경정신과에서는 박양을 공황장애와 전환장애(히스테리성 운동기능 이상)라고 진단했다. #2. “상관없어요. 어차피 고등학교 안 가요”김모(14)군은 학교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이 상담실이다. 수업이 싫다며 상담실에 드러누운 김군에게 담임선생님의 허락이 없으면 무단결과란 상담 교사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학교 다니기 싫다며 결국 커터 칼로 자신의 팔을 그어 버린 김군은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아이들이 상담실에서 매일 1~2시간씩 쉬는 것을 봤어요. 저도 쉬고 싶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김군은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축구 실력이 뛰어났지만 부모는 ‘운동선수는 부상당하거나 탈락하면 대안이 없고, 진학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며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부모는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김군은 교실에 앉아 있으면 숨이 막혔다. 상담 교사의 도움으로 럭비, 승마, 조정 같은 비인기 종목을 추천받은 김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중2병이란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중2병이란 일본어 ‘추니뵤’(中二病)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빗댄 말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쯤 만들어진 속어로 지난해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란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 ‘김정일은 방위 때문에, 김정은은 중2가 무서워서 남침을 못 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요즘 중2는 무섭고 거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중2병은 인터넷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물려 경쟁과 입시 교육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 특성화고, 일반고 등으로 학생의 서열화가 낳은 비극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2병은 타인에 대한 공격 성향 증가, 무기력, 비행, 다양한 중독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중2병 청소년들의 자살과 학교폭력, 가출 등 적잖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보이스카우트 등 청소년 활동이 발달한 영국에서 청소년 교육을 맡은 수 워커(50) 국제청소년성취포상협회 사무국장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2병은 선진국 청소년들도 겪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중2병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춘기 증상은 이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나타난다. 부모들이 겪는 중년의 위기와 겹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는 분석이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중2병은 청소년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부부 갈등, 직장 스트레스, 오춘기 등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는 부모와 증폭되면서 심각한 가정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2병의 원인으로 양육 실패,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왜곡된 입시제도, 사회성을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제도, 흔들리는 가정을 꼽았다. 맞벌이 부모들이 ‘제 시간에 밥 먹이고 준비물 챙겨서 학교 보내기’와 같은 기본적인 훈육에 실패하면 아이들은 친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가 아이를 보더라도 ‘공부를 잘하니까 다 괜찮을 거야’라며 사회성 발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2만여개의 직업이 있지만,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러주는 직업은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 의사, 변호사 등 20여개도 안 된다. 특히 일반고 슬럼화 현상이 중2병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학교부터 정식 입시 체제에 들어간다. 내신성적이 고입, 대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부담이 커진다”며 특히 이명박 정부 5년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고교 다양화 정책 등으로 중2병이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차례 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고교 서열에 좌절하고 만다는 것이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사실상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고등학교 수직화를 가속했다는 게 교육 현장의 중론이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입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면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식으로 고교 진학이 거의 결정되기 때문에 ‘대포’(대학 포기) 증상이 중2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핵가족과 부모의 생활고로 충분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연과 친구들이랑 어울릴 기회 없이 학원 뺑뺑이만 돌다가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사회화 기회를 아예 박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극심해진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그다음이 교통사고, 암, 심장질환, 익사 순서다. 청소년의 11.2%는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그 원인은 성적과 진학문제,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소년들은 도피처이자 정보 획득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다. 12~19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80.7%다. 전년의 40.7%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6시간이며,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비율이 36.4%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 순서였다. 이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중2병은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중학교 2학년은 본격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라며 “사춘기 때는 다 불안하고 우울한데, 또래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다루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입시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놀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교과목에 예체능 시간을 단순히 늘린다고 해서 중2병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2병은 일방적인 지식 주입보다는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의 정상화로 치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교사인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은 “최근 자사고가 늘어나고 일반고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중학생들에게 입시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심어 주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교육과 사회의 근본 환경은 변화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 몇 가지로 중2병을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들어가는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주변의 기대로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중하위권 학생은 경쟁에서 처졌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하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교육부 말처럼 학교 다양화가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일 뿐”이라며 “고교 진학에 중학교 교육이 휩쓸리지 않아야 중학생들의 불안함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 중2병 소녀는 같은 병을 앓았던 선배의 조언으로 중2병을 탈출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 심리 상태 ‘중2병’ 급증

    [주말 인사이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 심리 상태 ‘중2병’ 급증

    #1. 중학교 2학년 박모(14)양은 인터넷 채팅으로만 이야기한다. 결혼 이주 여성인 박양의 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잘해 성공하기를 바란다. 남편과 나이 차이도 크고, 시댁과 사이도 나빠 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앞두고 공부는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채팅만 하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폭발하고 말았다.‘내가 힘들게 한국으로 시집와서 누구 때문에 험한 일을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노는 딸은 엄마에 대한 배신’이란 생각이 든 어머니는 딸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부쉈다. 그러자 박양이 갑자기 손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과호흡증상을 일으켰다. 신경정신과에서는 박양을 공황장애와 전환장애(히스테리성 운동기능 이상)라고 진단했다. #2. “상관없어요. 어차피 고등학교 안 가요”김모(14)군은 학교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이 상담실이다. 수업이 싫다며 상담실에 드러누운 김군에게 담임선생님의 허락이 없으면 무단결과란 상담 교사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학교 다니기 싫다며 결국 커터 칼로 자신의 팔을 그어 버린 김군은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아이들이 상담실에서 매일 1~2시간씩 쉬는 것을 봤어요. 저도 쉬고 싶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김군은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축구 실력이 뛰어났지만 부모는 ‘운동선수는 부상당하거나 탈락하면 대안이 없고, 진학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며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부모는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김군은 교실에 앉아 있으면 숨이 막혔다. 상담 교사의 도움으로 럭비, 승마, 조정 같은 비인기 종목을 추천받은 김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중2병이란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중2병이란 일본어 ‘추니뵤’(中二病)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빗댄 말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쯤 만들어진 속어로 지난해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란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 ‘김정일은 방위 때문에, 김정은은 중2가 무서워서 남침을 못 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요즘 중2는 무섭고 거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중2병은 인터넷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물려 경쟁과 입시 교육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 특성화고, 일반고 등으로 학생의 서열화가 낳은 비극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2병은 타인에 대한 공격 성향 증가, 무기력, 비행, 다양한 중독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중2병 청소년들의 자살과 학교폭력, 가출 등 적잖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보이스카우트 등 청소년 활동이 발달한 영국에서 청소년 교육을 맡은 수 워커(50) 국제청소년성취포상협회 사무국장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2병은 선진국 청소년들도 겪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중2병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춘기 증상은 이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나타난다. 부모들이 겪는 중년의 위기와 겹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는 분석이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중2병은 청소년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부부 갈등, 직장 스트레스, 오춘기 등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는 부모와 증폭되면서 심각한 가정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2병의 원인으로 양육 실패,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왜곡된 입시제도, 사회성을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제도, 흔들리는 가정을 꼽았다. 맞벌이 부모들이 ‘제 시간에 밥 먹이고 준비물 챙겨서 학교 보내기’와 같은 기본적인 훈육에 실패하면 아이들은 친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가 아이를 보더라도 ‘공부를 잘하니까 다 괜찮을 거야’라며 사회성 발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2만여개의 직업이 있지만,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러주는 직업은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 의사, 변호사 등 20여개도 안 된다. 특히 일반고 슬럼화 현상이 중2병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학교부터 정식 입시 체제에 들어간다. 내신성적이 고입, 대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부담이 커진다”며 특히 이명박 정부 5년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고교 다양화 정책 등으로 중2병이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차례 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고교 서열에 좌절하고 만다는 것이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사실상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고등학교 수직화를 가속했다는 게 교육 현장의 중론이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입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면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식으로 고교 진학이 거의 결정되기 때문에 ‘대포’(대학 포기) 증상이 중2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핵가족과 부모의 생활고로 충분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연과 친구들이랑 어울릴 기회 없이 학원 뺑뺑이만 돌다가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사회화 기회를 아예 박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극심해진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그다음이 교통사고, 암, 심장질환, 익사 순서다. 청소년의 11.2%는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그 원인은 성적과 진학문제,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소년들은 도피처이자 정보 획득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다. 12~19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80.7%다. 전년의 40.7%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6시간이며,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비율이 36.4%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 순서였다. 이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중2병은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중학교 2학년은 본격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라며 “사춘기 때는 다 불안하고 우울한데, 또래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다루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입시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놀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교과목에 예체능 시간을 단순히 늘린다고 해서 중2병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2병은 일방적인 지식 주입보다는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의 정상화로 치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교사인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은 “최근 자사고가 늘어나고 일반고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중학생들에게 입시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심어 주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교육과 사회의 근본 환경은 변화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 몇 가지로 중2병을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들어가는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주변의 기대로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중하위권 학생은 경쟁에서 처졌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하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교육부 말처럼 학교 다양화가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일 뿐”이라며 “고교 진학에 중학교 교육이 휩쓸리지 않아야 중학생들의 불안함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 중2병 소녀는 같은 병을 앓았던 선배의 조언으로 중2병을 탈출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얘들아~ 공연 보고 즐기자 엄마·아빠~ 신나게 놀아요

    얘들아~ 공연 보고 즐기자 엄마·아빠~ 신나게 놀아요

    어린이날에는 주변 곳곳이 가족 놀이터로 변신한다. 어디에 가야 할지 고민이라면, 집 가까운 곳 공연장을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는 5일 야외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가족 문화 이벤트를 펼친다. 오후 1시 아프리카 공연단체 ‘아닌카’의 민속춤과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오후 5시까지 매 시간 안애순무용단과 모스틀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앙상블의 ‘동화의 나라’, 스윙댄스 ‘딴따라 땐스홀’, 저글링과 마임쇼 ‘붐헤드’가 이어진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에어바운스(공기를 넣은 놀이기구) 놀이터, 벽에 색칠하며 즐기는 드로잉월, 얼굴을 장식하는 페이스페인팅 등을 준비했다. 오후 4시에는 대극장에서 일반인 댄스 경연대회인 ‘누구나 댄스’ 결선 무대를 연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02)440-0500. 경기 고양시 성사동 고양어울림누리는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의 꿈’을 주제로 한 공연과 야외체험장을 마련했다. 별모래극장에서는 5일까지 관객 참여극 ‘달려라 달려 달달달’을 공연한다. 할머니 댁에 놀러온 어린이들이 함께 수수께끼를 풀어 가는 이야기로, 아이들이 무대소품과 배경음향을 만들고 연기를 하면서 공연을 채운다. 5일 어울림광장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고누놀이(전통말판놀이), 유객주놀이, 죽방울놀이, 버나놀이 등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우리 놀이 한마당이 열린다. 마림바와 교육용 악기인 붐웨커를 이용해 유쾌한 타악 연주를 하는 ‘잼스틱’ 공연, 팝핀현준 크루의 ‘팝핀댄스’, 장애인 연희단 땀띠의 ‘삼도농악가락’, 전통판소리극 ‘흥보야 대박나라’ 등 야외 공연이 풍성하다. 1577-7766. 경기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어린이날을 가족 공연으로 알차게 꾸몄다. 4~5일 행복한대극장에서는 차이콥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를 올린다. 발레 무용수들이 동물 인형옷을 입고 선보이는 인형 발레다. 이 기간에 아늑한소극장에서는 과학뮤지컬 ‘에디슨과 유령탐지기’를 공연한다. 할아버지의 거실, 침실, 현관을 돌며 에디슨의 발명 원리를 알려 준다. 5일에는 경기 용인시 보라동 경기도국악당 흥겨운극장에서 국악뮤지컬 ‘콩쥐 킥! 팥쥐 쇼크!’를 연다. 지혜로운 콩쥐와 코믹한 팥쥐가 꾸미는 신명 나는 마당극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5일 ‘어린이날 도서관 큰잔치’를 연다. 도서관이 즐겁고 재미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기회. 지식도 얻고 상상력도 키우는 ‘동화구연’과 ‘영어그림책 스토리 타임’, 가상현실에서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체험형 동화구연’, 영화 ‘안녕 자두야’ 상영, 어린이 뮤지컬 ‘리치마우스’와 클래식 연주회 ‘작은 음악회’ 공연 등을 준비했다. (02)3413-4830.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美 CIA, 아프간 대통령에게 10년간 수천만 달러 건넸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10여년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에게 수천만 달러의 돈다발을 비밀리에 건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아프간 전·현직 대통령 보좌관의 말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장부에 기록되지 않아 ‘유령 자금’으로 불리는 이 돈은 여행가방이나 비닐봉지에 담겨 한 번에 수백~수천 달러씩 대통령 집무실로 전달됐으며, 이런 관행은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한 2001년 이후 매달 정기적으로 이뤄졌다. 아프간 당국은 CIA가 카르자이 정권과 이너서클(권력 핵심층)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자금을 제공해 왔다고 주장했다. 친미 정권인 카르자이가 탈레반 등 범죄조직과 결탁하지 않도록 후원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금 대부분은 마약을 거래하는 정치인이나 탈레반과 연계한 군벌 세력에 흘러들어 가면서 CIA가 당초 목표한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CIA와 미 국무부는 이번 비밀자금 전달 주장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카르자이는 29일 성명에서 “지난 10여년간 CIA로부터 돈을 받았지만 액수는 적었다”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체르노빌 사고 27주년…시간이 멈춰버린 ‘유령 도시’

    1986년 4월 26일 구 소련(현재 우크라이나)의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서 인류 최악·최대의 원전사고가 터졌다. 바로 올해로 27주년이 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피폭(被曝) 등으로 수만명이 사망하고 수십만명이 치료를 받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사실상 피해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인류 최악의 재앙으로 기록됐다. 최근 한 여류 사진 작가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허가를 얻어 현장를 찾아 사고 이후 시간이 멈춰버린 ‘유령 도시’를 취재해 공개했다. 이달 초 현장에 들어가 촬영된 사진에는 멈춰버린 놀이공원 대관람차, 폐허가 된 학교, 텅빈 아파트 단지 내 겹겹이 쌓인 먼지와 깨진 타일이 흉물스럽게 담겨있다. 또한 녹슨 탱크와 버리고 간 수많은 방독 마스크 등도 사진에 기록돼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사진작가 헬렌 베일루스는 “4일 간 당국의 허가를 얻어 체르노빌시와 프리피야트시를 취재했다.” 면서 “사고 당시 5만명이 거주한 프리피야트시는 완전히 유령도시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후 소개령이 떨어져 모든 주민들이 대피했으나 이후 일부 노인들이 가족 무덤 근처에 살기 위해 인근으로 다시 돌아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사고 지역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돼 있으며 작업자들이 매달 몇시간 씩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방사능 전문가들은 2만 년이 지나도 사고 지역이 안전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놔 사실상 체르노빌은 ‘죽음의 이름’으로 영원히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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