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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주점에 또 유령 출몰? 관광객 카메라에 형체 포착

    영국 주점에 또 유령 출몰? 관광객 카메라에 형체 포착

    영국의 한 주점에 또다시 ‘유령’(목격자 주장)이 출몰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4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영국 볼튼의 ‘올디맨 & 사이스 펍(The Ye Olde Man & Scythe pub)’이란 이름의 763년 된 주점에서 또다시 ‘유령’ 형체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한 남성 관광객이 주점 앞에 서서 통화를 하고 있다. 남성은지금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점 앞에 서 있다며 통화 중인 친구에게 귀신에 나오는 주점에 관해 얘기 중이다. 남성이 말을 잇는 순간, 남성이 서 있는 2층 창문 쪽으로 깜빡이는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움직이며 지나간다. 이 주점에서의 유령 출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14일 영업이 끝난 주점 에서는 전등이 깜빡거리고 주점 내부를 배회하는 정체불명의 유령이 나타났으며 정상적으로 녹화되던 CCTV가 원인 모를 초자연적인 힘으로 중단된 바 있다. 주점 주인 토니 둘리(36)는 “몇 주 전 내가 자고 있을 때 누군가 내 발을 핥는 느낌이 들어 깬 적이 있었는데 내 애완견은 자고 있었다”며 “발에 진득거리고 젖은 무언가가 묻어 있어 바로 샤워를 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토니는 “9개월 전만 해도 유령이 있다고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유령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내 집이 창문 뒤쪽에 있기 때문에 유쾌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올디맨 & 사이스 펍’ 주점은 1651년 영국 내 남북전쟁 중 참수된 더비의 일곱 번째 백작 제임스 스탤리가 참수되기 직전에 앉아 있던 의자를 현재도 보유하고 있으며 주점 인근에서 수백 명의 군인과 민간인들이 죽임을 당한 1644년 볼튼 대학살이 발생했던 역사적인 장소로도 유명하다. 한편 1251년부터 시작된 영국에서 네 번째로 오래된 주점 ‘올디맨 & 사이스 펍’에서는 최소 25명 이상의 유령이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newviralvideos youtube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 준공 2년 지나도 고립도시… ‘3無’의 용인 서천지구

    준공 2년 지나도 고립도시… ‘3無’의 용인 서천지구

    “시내버스는 물론 택시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죽하면 주민끼리 카풀을 운영하겠습니까?” 14일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농동 서천지구 1단지 H아파트 주변은 적막감만 감돌았다. 아파트에서 나오는 차량만 간간이 보였을 뿐 거리에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버스나 택시 등도 다니지 않았다. 주변 공터에는 잡풀이 무성하고, 곳곳에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1만 1000여명이 거주하는 서천지구는 미니신도시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도시기반 시설이 전무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용인시가 택지개발사업이 완료된 서천지구 내 편의시설 건립계획을 장기간 미루고 대중 교통망을 갖추지 않으면서 입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서천지구는 2011년 말부터 입주가 시작돼 2012년 말 준공됐다. 입주율도 70%에 육박한다. 하지만 주민 편의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곳곳에 공공청사 부지가 있으나 해당 시설이 들어선 곳은 한곳도 없었다. 이 가운데 도서관과 체육시설, 시립어린이집이 포함된 복합 서농동 주민센터 신축 예정지는 1만 1000여㎡ 규모. 주민센터는 용인시가 건립하고 도서관과 체육시설 건립비용은 서천지구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해 이 사업을 2016년 이후로 연기하면서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 시는 경전철 사업과정에서 발행한 지방채 등 채무상환계획을 내년까지 이행하라는 안전행정부의 시정요구에 따라 공공청사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빚 상환 이후로 미뤘다. 특히 주민들이 가장 심하게 느끼는 고충은 교통문제. 서천마을이 수원 영통과 화성 반월동 경계에 있다 보니 관할 지자체와 버스업체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시내버스 노선이 없다.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을버스는 30~40분 간격으로 있어 있으나 마나 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풀제를 운영하는 단지가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1단지에 입주한 김민서(49)씨는 “택시는 구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콜택시를 불러도 먼 거리가 아니면 자기 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를 대며 오지 않는다”면서 “마치 도심 속 ‘섬’에 갇혀 사는 것과 같은 처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재영(55)씨는 “자동차로 5분 거리의 영통은 해가 지면 네온사인으로 화려한데 이곳은 아파트 단지 상가 외에 불이 켜져 있는 곳이 없어 한밤에는 ‘유령마을’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서천지구 입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LH가 부담하기로 한 도서관과 체육시설만 별도로 분리해 우선 건립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교통문제는 당장 해결책을 마련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씨줄날줄] 플라잉 더치맨/서동철 논설위원

    네덜란드 축구팀이 선전(善戰)을 펼치면 전 세계 언론은 ‘The Flying Dutchman’(더 플라잉 더치맨)이라는 수식어를 제목에 붙이곤 한다. ‘펄펄 나는 네덜란드 선수들’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플라잉 더치맨’은 네덜란드 팀을 지칭하기도 하지만 당대를 대표하는 선수를 가리키기도 한다. 1970년대 ‘플라잉 더치맨’은 당시 세계 축구를 주름잡은 토털 사커(total soccer)의 주역 요한 크루이프였다. 1980~1990년대는 현대 축구에서 가장 뛰어난 스트라이커의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 마르코 판바스텐이 그 영예를 물려받았다. 그런가 하면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에 0대5 패배를 안긴 네덜란드 대표팀의 주역 데니스 베르캄프는 ‘non-Flying Dutchman’(날지 못하는 네덜란드인)이라고 불렸다. 고소공포증으로 비행기 타는 것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회의 ‘플라잉 더치맨’은 단연 아리언 로번이다. 세계 축구팬으로부터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스타로 꼽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네덜란드는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로번의 활약은 특출났다. 결승을 치르는 독일과 아르헨티나에는 16골로 월드컵 득점 기록을 경신한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리오넬 메시가 있다지만 로번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3, 4위전에서 맞붙은 브라질의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도 대회 최고 선수로 로번을 지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플라잉 더치맨’은 북유럽에서 중세부터 전래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소설과 연극,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독일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오페라로 널리 알려졌다. 1843년 드레스덴 왕립 가극장에서 초연된 ‘방랑하는 네덜란드인’(Der Fliegende Hollander)이 그것이다. 독일어의 ‘Fligende’(플리겐데)는 돛을 올리지 않아 바람 부는 대로 떠돌아다니는 배의 모습을 가리킨다고 한다. 그러니 유령선의 이야기인데, 한때 네덜란드가 전 세계 바다를 주름잡은 실제 역사에 바탕을 둔데다 ‘사랑으로 이룬 구원’이라는 결론이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어 준 듯하다. 네덜란드 항공 KLM 여객기에도 ‘The Flying Dutchman’이라는 로고가 선명하다. ‘오렌지 군단’이 팬을 사로잡는 데는 루이스 판할 감독의 ‘시스템 축구’도 한몫했다. 그의 용병술은 축구를 보는 또 하나의 재미를 깨닫게 했다. 곧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는 판할의 후임은 거스 히딩크다. 네덜란드 축구가 흥미로운 것은 히딩크가 우리 대표팀 감독 시절 불어넣었지만, 지금은 사라진 ‘가능성’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아르헨 지방도시 길에 버려진 해골 미스터리

    아르헨 지방도시 길에 버려진 해골 미스터리

    길에 해골이 나타나는 도시가 있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지방도시 산티아고에서 길에 버려진 해골이 또 발견됐다. 경찰이 신고를 접수한 건 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였다. “길에 해골이 뒹굴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달려간 경찰은 흙길에 버려진 해골을 발견했다. 산티아고의 길에서 해골이 발견된 건 최근에만 벌써 두 번째다. 앞서 1일에도 해골이 발견됐다. 첫 사건 때도 길에 뒹구는 해골을 본 주민들이 기겁을 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4일 만에 길에서 해골 2개가 발견되면서 도시에선 흉흉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유령이 나타난 것” “원한이 있는 혼령이 해골을 길에 뿌린 것”이라는 등 근거 없는 말이 퍼졌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해골이 발견된 지역에 사는 한 청년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정신병에 걸린 청년이 공동묘지에서 해골을 파다가 길에 던지는 기이한 행동을 하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사진=리베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이 작은 곡선은 알고 있었다, 재난의 신호

    이 작은 곡선은 알고 있었다, 재난의 신호

    신호와 소음/네이트 실버 지음/이경식/더 퀘스트/764쪽/2만 8000원 # 1997년 뉴욕. 체스 황제로 군림하던 게리 카스파로프는 슈퍼컴퓨터 ‘딥 블루’에게 패배를 선언했다. 다섯 번의 대국 가운데 세 번은 무승부, 두 번은 승패를 나눠 가진 뒤 임한 마지막 여섯 번째 대국에서 인간은 컴퓨터에게 열아홉 수만에 손을 들었다. 언론들은 “카스파로프는 컴퓨터가 아닌 체스 고수의 유령들과 경기했다”고 평가했다. 초당 2억개의 수를 계산하는 딥 블루에 비해 카스파로프는 불과 말 3개의 이동밖에 계산할 수 없었다. # 미 콜로라도 북동부의 국립대기과학연구소(NACR). 이곳 슈퍼컴퓨터의 이름은 ‘블루파이어’다. 11개의 캐비닛으로 이뤄진 컴퓨터는 초당 77조씩 연산해 엄청난 복사열을 발산한다. 그러나 예측에 실패할 때마다 블루파이어는 ‘이동식 화장실’(똥통)로 불리곤 한다. 오늘날 인류는 얼마나 미래의 ‘진실’에 근접했을까. 갑골문과 점성술에 의존하던 미천한 인간에게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가 때론 신의 축복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컴퓨터회사인 IBM은 날마다 전 세계에서 2.5퀸틸리언(1조의 1만 배) 바이트의 자료가 쏟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정작 인간의 뇌가 소화할 수 있는 양은 극히 제한돼 있다. 빅데이터가 강조되면 될수록 데이터 수집 능력보다 오히려 잘 버리는 능력이 각광받는다는 역설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가치 있는 ‘신호들’만 걸러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 대통령 선거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정치 예측가 네이트 실버(34)는 책 ‘신호와 소음’에서 잘못된 정보(소음)를 거르고 진짜 의미 있는 정보를 찾는 것이야말로 정확도를 높이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정치는 물론 경제, 스포츠, 기후, 전쟁, 테러, 전염병, 도박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예외가 없다. 실버는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50개주 중 49곳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고, 총선에선 상원 당선자 35명을 모두 맞혔다. 2012년 대선 때 내놓은 50개 주의 결과가 모두 적중했다. 여론조사 기관들이 박빙이나 롬니의 우세를 점쳤던 것과 달리 오바마의 낙승을 장담했다. 회계컨설팅사에서 일하던 저자는 2003년 야구 통계예측 프로그램인 ‘페코타’로 이름을 알린 뒤 2008년 ‘파이브서티에잇닷컴’을 차려 선거 전문가로 나섰다. 저자는 통계학의 ‘베이즈 정리’를 신봉한다. 사전 확률을 도출한 뒤 새 정보가 나오면 가장 가능성 있는 것을 골라 적용해 나가는 사후 확률 개선법이다. 동전을 던져 각각 앞뒷면이 나올 확률을 50%라고 할 때, 이를 고정값으로 이해하는 게 ‘빈도주의’라면 ‘베이즈주의’는 찌그러진 동전을 던졌을 때 확률이 달라지는 경우의 수까지 포괄한다. 시행착오를 거쳐 ‘어림값’이 계속 수정돼 진리에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뜻이다. 소음 속 신호를 놓친 가장 안타까운 사례로 2001년 9·11테러를 꼽았다. 알카에다의 세계무역센터 비행기 테러 시도는 이미 1998년에 있었다. 비행기가 테러에 활용될 징후도 10건이 넘었다. 사건 직전까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조지 테닛 CIA 국장은 여러 징후를 포착하고 있었다. 사건 한 달 전에는 한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보잉 747기의 시뮬레이션 훈련을 받으려다 체포됐다. 이는 진주만 공습 때의 ‘알려지지 않은 미지’와 닮은꼴이다. 후쿠시마 원전이라고 달랐을까. 저자는 1964년 이후 일본 도호쿠에서 진도 8.0 이상의 지진은 한 차례도 없었고 구텐베르크-리히터 법칙을 따르더라도 30년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3할 타자가 어떤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할 확률보다 낮은 게 아니었다. ‘과잉 적합’ 모델의 그래프가 가능성을 낮추는 사이 사건은 발생했다. 결국 권위나 법칙에 대한 과신을 보완할 도구는 인간의 ‘겸손함’과 ‘용기’, ‘지혜’뿐이라는 이야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유명 병원, 유명 의사’ 선호가 ‘유령의사’ 만든다

    “의사 수는 뻔한데 어떻게 그 많은 환자들을 어떻게 다 수술할까” 이런 의문을 갖는다면, 정답은 유령의사(쉐도우닥터)에 의한 대리수술일 가능성이 높다. 대리수술이란 요란한 광고를 보고 환자가 찾아오면 광고로 얼굴을 알린 ‘유명 의사’가 마치 자신이 직접 수술할 것처럼 환자와 상담을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일단,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대에 누우면 모든 게 바뀐다. 환자에게 수면마취제를 투여해 잠에 빠지면 환자와 상담했던 의사는 빠지고, 대신 환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의사가 들어와 수술을 한다. 환자로서는 자신이 마취 중일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 길이 없다. 수술이 끝나고 환자가 마취에서 깨기 전에 대리집도의인 유령의사는 수술실을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나중에 마취에서 깨어난 환자는 누가 자신을 수술했는지를 알 수가 없다. 지난해 발생한 서울 강남 그랜드성형외과의 의료사고 이후 대한성형외과 의사회가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유령의사를 내세운 성형수술이 서울의 성형외과 병원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남의 한 대형 성형외과 병원의 경우, 붙박이 의사와 고용 의사들을 ‘멘토-멘티’ 관계로 엮은 다음, 경력이 오래된 붙박이 ‘멘토’의사가 환자와 상담해서 수술 예약을 잡으면, 경력이 짧은 고용의사인 ‘멘티’의사가 수술실에 들어가 ‘대리수술’을 하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성형수술의 경우, 수술을 담당할 의사는 환자를 대면해 상담을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환자의 요구를 파악해 적절한 수술 가능성과 수술 방법, 수술 중 주의할 사항과 수술난이도 등을 결정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상식을 파괴하는 행태도 많다. 환자가 수술대에 누운 뒤 수면마취에 빠지면 환자를 전혀 모르는 유령의사가 들어와 수술을 하기 때문에 하나같이 판에 박은 듯한 수술 결과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수술 전 상담에서 환자가 말한 의도는 깡그리 무시되고 만다. 유령의사는 애당초 환자의 의도나 신체상태 등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그러니 환자의 해부학적인 상태에 대한 사전지식조차 갖지 못해 환자는 짧지 않은 수술 시간 동안 상상할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강남의 대형 성형외과에서 고용의사로 일한 A씨는 “고용의사는 환자 개개인의 특성이나 의지를 모르기 때문에 붕어빵 수술을 할 수밖에 없고, 심지어는 환자의 혈중 산소포화도가 상식적으로 위험한 수준 이하로 떨어져도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고 들어와 수술하는 계속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는 전적으로 의사들의 양심에 관한 문제이지만, 무조건 ‘광고에 많이 나오는 병원이나 광고에 자주 나오는 의사’를 선호하는 의료소비자들에게도 문제가 없지 않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최근 2개 조사기관을 통해 전국의 60세 이하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모바일 및 온라인 조사)결과, 수술할 때 ‘유명한 병원을 찾는다’는 응답자는 52.9%, ‘유명한 의사를 찾는다’는 응답자는 47.1%로 나타나 이런 행태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만약 자신이 선택한 의사가 수술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 병원에서 수술을 받겠느냐’는 질문에는 66.9%가 안 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수술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자는 20.2%에 그쳤다. ‘현행 의료법에 마땅한 처벌조항이 없다면 유령의사에 대해 형법상 사기죄를 적용하는 것이 옳겠느냐’는 물음에는 76.5%가 그렇다고 응답해 그렇지 않다는 15.7%의 5배에 달했다. 또 ‘만약 사기죄를 적용한다면 일반 사기범에 비해 가볍게 처벌하는게 옳을까, 아니면 가중처벌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는 78.2%가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응답해 그렇지 않는 13.3%를 크게 앞섰다. 유령의사에 대한 의료 소비자들의 분노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대목이다. 성형외과 의사회 측은 “설문조사에서 보면 많은 환자들이 유명한 의사, 유명한 병원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런 왜곡된 의료 수요를 일부 병의원 등이 역이용한 것이 최근의 유령의사”라면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런 유령의사의 존재조차 모르고 속아 왔다는 사실을 설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재억 기자 jeshim@seoul.co.kr
  • [지방자치 20년-민선 6기의 과제] 인사·조직 권한 없고 돈줄 막히고… 지방정부 제 할일 못한다

    [지방자치 20년-민선 6기의 과제] 인사·조직 권한 없고 돈줄 막히고… 지방정부 제 할일 못한다

    민선 6기가 1일 힘찬 첫걸음을 뗀다. 모든 주민들은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이 넘쳐나고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지방자치를 원한다. 하지만 우리 지방자치는 여전히 성숙하지 못한 초보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민선 자치 20년이 넘었지만 중앙정부의 인색한 사무 이관, 재원 없는 지방자치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의 지방자치 현실을 되돌아보고 ‘무늬만 자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방안과 개선책을 짚어봤다. ‘이름: 민선 지방자치, 나이: 20세, 재산 현황: 지난해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 51.1%로 역대 최저, 특징: 조직·인사·재정 등 중앙정부 권한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함.’ 7월 1일 공식 출범한 민선 6기의 초라한 프로필이다. ‘민주주의 근간’으로 일컬어지는 지방자치가 1991년 부활해 24년째, 1995년 민선 1기 자치단체장 출범 이후 20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중앙정부가 권한과 재정을 틀어쥐고 있는 데다 주민들은 무관심하다. 이를 개선할 관련 법안은 발의조차 되지 못하거나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자체와 전문가들은 자치조직권, 자치경찰제 등 지방자치 제도 개편과 국세·지방세 조정, 국고보조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한 지방재정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지자체는 우선 인사·조직권한에 대한 자율성 확대를 바란다. 영국과 프랑스, 미국, 일본 등에선 지방정부가 조직·인사 결정권을 가졌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자치권의 핵심 사항이라고 할 부단체장 수나 행정기구, 정원 등에 대한 결정이 지방자치법과 대통령령으로 제한된다. 이를테면 서울시는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서울 관광청을 만들거나 역점 사업을 담당할 도시재개발본부장을 신설하고 부시장급을 앉히고 싶지만 쉽지 않다. 항만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항만 관련 업무를 보강하기 위해 관련부서를 만들거나 새 국장을 앉힐 수 없다. 지자체 규모와 특성 등에 걸맞은 사업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없단 얘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00만명이 사는 도시를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덴마크 같은 나라로 따지면 하나의 작은 정부”라면서 “하지만 시장 마음대로 부시장이나 국장 수를 늘릴 수 없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자치경찰 도입도 거론된다. 민생치안은 지역밀착성과 효율성이 중요한데 현행 국가경찰체제로는 대응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가령 주민 생활과 밀접한 교통, 생활안전, 치안 등을 시·도별 자치경찰이 맡는 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심익섭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방이나 외교, 화폐 등 국가 차원에서 통일해야 하는 것은 국가가 관할하고 생활정치나 행정은 지자체가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다만 재정이나 인구가 부족한 지자체는 중앙정부가 개입하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자치조직권 및 자치경찰제 관련 개정안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일괄이양법안’은 심의할 위원회조차 없는 경우다. 지방이 수행하는 행정사무 가운데 국가사무는 73%에 이른다. 과다한 국가사무 비중을 줄이기 위해 20개 부처, 124개 법률, 728개 사무를 대상으로 법안을 마련했다. 지방분권촉진위원회가 요청한 국가 사무의 포괄적 지방 이양을 위한 법 제정을 담당하는 지방분권특별위원회가 있지만 심사할 권한은 없다. 김수연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책임연구위원은 “법령에 과다 규정된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은 중앙과 지방 간 역할을 분담하고 행정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다”며 “하지만 관련 법안이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데다 일괄적 통과가 어려워 유령 법안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권한 이양 못잖게 재정 독립도 절실하다. 지난해 전국 지자체 평균 재정자립도는 51.1%를 기록했다. 2006년 민선 4기 54.4%, 2010년 민선 5기 52.2%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자체 수입은 해마다 줄어들지만 국고보조금 비중은 높아져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의 전체 예산 가운데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지난해의 경우 해당 지자체의 재정활동에 필요한 자금 중 스스로 조달하는 자금이 51.1%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방자치연구소 한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10% 이하인 군이 수두룩하다”면서 “중앙정부가 국세와 지방세, 지방교수세 등을 조정하지 않는 것은 놀부 심보나 매한가지”라고 꼬집었다. 지자체에서도 국세와 지방세 조정을 앞세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세출 비중은 4대6이지만 수입원인 국세와 지방세 비중은 8대2다. 이에 따라 국세와 지방세 배분구조를 6대4로 개선하고 지방소비세를 현행 11%에서 16%로 늘려 줄 것을 요구한다. 써야 할 돈은 많은데 거두는 세금은 늘지 않아 재정난이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자체는 국고보조사업 확대가 재정 여건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해야 할 재원을 중앙정부가 결정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데서 문제가 생긴다. 2007년 32조원(보조율 68.4%)이었던 국고보조사업은 지난해 57조원(보조율 60%)으로 늘었다. 실제로 영·유아보육, 기초노령연금 등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일정 비율의 재정을 부담해야 하는 국고보조사업은 올해 61조원으로 늘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서는 세입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고보조사업 제도 개편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범인 잡은 월드컵… ‘멕시코 마약왕’ 16강에 취했다 덜미

    범인 잡은 월드컵… ‘멕시코 마약왕’ 16강에 취했다 덜미

    20여년 동안 멕시코 최대 마약 밀매 조직으로 군림하며 잔인한 범죄를 일삼던 갱단 ‘아레야노 펠릭스’의 두목이 월드컵 경기에 푹 빠져 있다가 체포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멕시코군은 23일(현지시간) 북부 바하칼리포르니아주에 있는 미국과의 접경 도시 티후아나에서 마약 카르텔 ‘아레야노 펠릭스’를 이끄는 페르난도 산체스 아레야노를 검거했다. 체포 당시 산체스는 멕시코 축구대표팀의 유니폼 색깔인 녹색 저지 셔츠를 입고 있었고 뺨에는 멕시코 국기를 상징하는 녹(), 백(白), 홍(紅)의 3색 선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 군 당국은 “한 가옥에서 멕시코 대표팀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를 시청하던 산체스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군은 중화기로 무장한 경호원들이 월드컵을 시청하느라 경계가 느슨한 틈을 타 급습했다. 이날 멕시코는 크로아티아를 3-1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멕시코 정부는 살인, 조직범죄, 마약 밀매, 불법 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산체스에게 230만 달러(약 23억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추적해 왔다. 산체스의 체포로 티후아나를 근거지로 마약 밀매와 살인, 납치 등을 저지르던 아레야노 펠릭스는 사실상 몰락하게 됐다. 산체스의 어머니인 에네디나가 조직을 맡을 전망이지만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1980년대 아레야노 가문의 11형제가 조직한 이 카르텔은 그동안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마리화나와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매해 왔다. 형제 중 가장 잔인했던 라몬 아레야노가 2000년 1월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사망하면서 첫 위기를 맞은 조직은 2년 뒤 맏형인 벤하민 아레야노가 체포되면서 기세가 꺾였다. 2006년 8월에는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여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2008년 4월 조직의 2인자였던 테오도로 가르시아 시멘탈(일명 엘 테오)이 조직을 배신한 뒤 새로운 카르텔을 형성하자 아레야노 펠릭스의 나머지 형제들은 조카 산체스에게 조직을 맡기고 엘 테오와 ‘피의 전쟁’을 벌이도록 했다. 두 조직은 대낮에도 총격전을 벌였고 시신을 훼손해 도로변에 걸어 놓는가 하면 시신을 염산에 집어넣어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게 만드는 등 잔인하게 싸웠다. 2010년 1월 엘 테오가 체포됐지만 아레야노 펠릭스 역시 보복 전쟁으로 세력이 급격하게 약화됐다. 이 틈을 타 신생 조직인 ‘시나로아 카르텔’이 티후아나의 지하 세계를 장악해 미국 샌디에이고로 통하는 비밀 ‘마약 땅굴’ 등을 손에 넣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게리 힐 국장은 “산체스는 사실상 이름뿐인 유령이었다”면서 “이젠 시나로아 카르텔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섬뜩한 미소…美 ‘악마의 섬’서 여성 유령 포착

    섬뜩한 미소…美 ‘악마의 섬’서 여성 유령 포착

    세계에서 가장 불길하고 음험한 장소로 악명 높아 ‘악마의 섬’으로 불리는 미국 앨커트래즈 섬에서 정체불명의 심령현상이 포착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최근 미국 앨커트래즈 섬을 방문했던 한 영국 관광객이 촬영한 유령사진을 공개했다. 문제의 사진은 총 2장으로 모두 같은 죄수 면회실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한 사진이 이상하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건너편 면회실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여성이 카메라 렌즈를 응시하고 서 있는 것. 이 장면을 촬영한 이는 영국 버밍엄에서 보조 교사로 근무 중인 관광객 쉴라 실리-월쉬(48). 지난 4월 진행된 앨커트래즈 섬 투어에 참여했던 그녀는 감옥 이곳저곳을 관광하다 해당 면회실에 도착한 뒤 기념사진을 남기기 위해 아이폰을 꺼냈다. 아이폰 카메라로 시험 삼아 면회실 창문을 몇 번 찍어본 그녀는 사진을 확인하다 앞서 언급된 문제의 여성이 찍힌 것을 확인했다. 놀란 그녀는 즉시 면회실 유리창을 응시했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아이폰 카메라 속에서는 렌즈를 응시하며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정체불명의 여성이 분명 남아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사진 속 여성의 복장인데 이는 1930~4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옷 스타일로 현대와는 맞지 않았다. 당시 앨커트래즈 감옥 어디에도 해당 복장을 입은 이는 없었기에 사진 속 여성의 정체는 여전히 미궁으로 남아있다. 앨커트래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샌프란시스코 만(灣) 가운데에 떠있는 작은 섬으로 별명은 ‘더 록’(ROCK)이다. 이곳에는 지난 1996년 개봉돼 화제를 모은 영화 ‘더 록’의 배경으로 쓰인 악명 높은 앨커트래즈 연방감옥이 있는데 1907년 처음 건축된 이후, 마피아 대부 알 카포네를 비롯한 조직폭력배, 흉악범, 연쇄살인범들이 수감돼 ‘악마의 섬’이라고도 불렸다. 앨커트래즈 섬에는 다른 악명이 있는데 그것은 ‘탈주가 불가능한 곳’이라는 점이다. 감옥이 만들어진 14번 탈옥이 진행됐지만 공식적으로 단 한건도 성공되지 못했다. 앨커트래즈는 1963년까지 감옥으로 사용됐으며 이후 폐쇄된 후 유명 관광지로 개조돼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앨커트래즈는 오랜 역사와 흉흉한 소문만큼 각종 심령현상이 자주 목격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해당 감옥에서 경비, 순찰대로 근무했던 이들이 경험했던 초자연 현상을 정리한 공식 보고서도 존재한다. 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세계의 창] 日 지역 재생 현장을 가다… 마쓰야마시 ‘아트 페스티벌’

    [세계의 창] 日 지역 재생 현장을 가다… 마쓰야마시 ‘아트 페스티벌’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일본도 수도 집중형 국가다. 전체 인구의 10.4%(2013년 기준)가 도쿄도에 산다. 수도권인 가나가와, 지바, 사이타마현까지 합치면 비율은 28.1%까지 늘어난다.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은 도쿄로 가버리는 탓에 지방은 인구 감소→지역경제 악화→유령도시화라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요즘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은 바로 ‘지역 재생’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외지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자체들은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고온천이 있는 에히메현 마쓰야마시도 그중 하나다. 마쓰야마시가 올해 처음으로 지난 4월 10일부터 개최하고 있는 아트 페스티벌 ‘도고 온세나토 2014’는 지역 고유의 전통과 첨단 예술의 효율적인 접목을 통해 지역 경제를 되살린 바람직한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지난 11일 찾아간 도고온천마을의 다카라소 호텔은 다소 낡았지만 잘 관리된 느낌의,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호텔이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하고 대담한 빨간색의 도트 무늬가 로비를 장식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로비 테이블이나 자판기, 심지어 직원이 가져다준 다과세트의 찻잔에도 ‘구사마표’ 빨간 물방울이 선연하다. 호텔 관계자는 “예전엔 주로 50~60대가 묵으러 왔는데 페스티벌 이후에는 구사마 야요이를 좋아하는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숙박객이 페스티벌 전보다 30%가량 늘었다”고 귀띔한다. 이곳에서 걸어서 3분 정도 떨어진 호텔 고와쿠엔. 평범한 다다미형 침실인 901호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혀 평범하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다. 에로티시즘 사진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 아라키 노부요시의 작품 네 편이 프린트돼 미닫이문에 붙어 있다. 테마는 ‘낙원’. “식사 두 끼가 포함된 1박에 1만 6000엔(약 16만원) 정도였던 것을 2만엔으로 올렸는데도 젊은 여성이나 커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직원은 전한다. 다만, 아라키 작품의 특성상 18세 이하는 묵을 수 없다. 올해로 개축 120주년을 맞은 도고온천이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온천 전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구성한 아트 페스티벌 ‘도고 온세나토 2014’를 지난 4월 개최, 연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페스티벌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델로 유명한 도고온천 본관을 예술작품으로 장식하는 등 온천마을 안팎에 작품을 설치한 온세나토 컬렉션 ▲본관을 비롯한 주변 9개 호텔을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장식한 ‘호텔 호리즌탈(Horizontal)’ ▲관광객들이 직접 작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슬로 팩토리 인 도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마쓰야마시에 따르면 이 페스티벌로 인해 시를 찾아오는 관광객은 지난 5월 말 현재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12월 말까지 관광객이 계속 유입될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고온천이 최첨단의 미술과 만나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로 일본 안팎에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인구 51만명의 소도시인 마쓰야마에서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다소 생경한 사업을, 그것도 세계적 디자이너들을 불러모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업을 추진한 것은 시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도고온천을 찾는 관광객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나카야 히로쓰카 마쓰야마시 산업경제부 도고온천활성화담당과장은 “최근 들어 계속 관광객은 하향 추세였다. 게다가 3년 뒤면 내진 우려로 인해 도고온천 본관에 대규모 복원 공사가 예정돼 있어 지역 관광산업에 악영향이 예상됐다. 도고온천 본관이 아닌 새로운 관광자원 발굴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트 페스티벌 아이디어는 도고온천 여관조합의 오오키 쇼지 이사장에게서 나왔다. “도쿄역에서 예술작품을 프로젝션으로 상영하는 이벤트를 봤는데 멋져 보였다”는 그의 말에 힌트를 얻어 2012년 10월 사업에 착수했다. 아트 페스티벌을 진행할 대행사로 일본 속옷 브랜드인 와코루가 운영하는 아트센터 ‘스파이럴’을 고른 뒤 1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해오던 행사가 좋은데 웬 아트 페스티벌이냐”며 마뜩잖아 했지만 몰려드는 관광객과 언론의 관심에 지금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졌다. 나카야 과장은 “아트 페스티벌로 인해 관광객 증가는 물론이고 마쓰야마시에 대한 일본 안팎의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봤다”면서 “각 지자체들은 한정된 예산 속에서 대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지역 특색을 살린 지역 재생을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마쓰야마(에히메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악마의 섬 앨커트래즈’서 포착된 처녀귀신…정체는?

    ‘악마의 섬 앨커트래즈’서 포착된 처녀귀신…정체는?

    세계에서 가장 불길하고 음험한 장소로 악명 높은 미국 앨커트래즈 섬에서 정체불명의 심령현상이 포착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는 최근 미국 앨커트래즈 섬을 방문했던 한 영국 관광객이 촬영한 유령사진을 17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문제의 사진은 총 2장으로 모두 같은 죄수 면회실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한 사진이 이상하다. 유리창으로 보이는 건너편 면회실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여성이 카메라 렌즈를 응시하고 서 있는 것. 이 장면을 촬영한 이는 영국 버밍엄에서 보조 교사로 근무 중인 관광객 쉴라 실리-월쉬(48)다. 지난 4월 진행된 앨커트래즈 섬 투어에 참여했던 쉴라는 감옥 이곳저곳을 관광하다 해당 면회실에 도착한 뒤 기념사진을 남기기 위해 아이폰을 꺼냈다. 아이폰 카메라로 시험 삼아 면회실 창문을 몇 번 찍어본 그녀는 사진을 확인하다 앞서 언급된 문제의 여성이 찍힌 것을 확인했다. 놀란 그녀는 즉시 면회실 유리창을 응시했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아이폰 카메라 속에서는 렌즈를 응시하며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정체불명의 여성이 분명 남아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사진 속 여성의 복장인데 이는 1930~4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옷 스타일로 현대와는 맞지 않았다. 당시 앨커트래즈 감옥 어디에도 해당 복장을 입은 이는 없었기에 사진 속 여성의 정체는 여전히 미궁으로 남아있다. 앨커트래즈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샌프란시스코 만(灣) 가운데에 떠있는 작은 섬으로 별명은 ‘더 록(ROCK)’이다. 이곳에는 지난 1996년 개봉돼 화제를 모은 영화 ‘더 록’의 배경으로 쓰인 악명 높은 앨커트래즈 연방감옥이 있는데 1907년 처음 건축된 이후, 마피아 대부 알 카포네를 비롯한 조직폭력배, 흉악범, 연쇄살인범들이 수감돼 ‘악마의 섬’이라고도 불렸다. 앨커트래즈 섬에는 다른 악명이 있는데 그것은 ‘탈주가 불가능한 곳’이라는 점이다. 감옥이 만들어진 14번 탈옥이 진행됐지만 공식적으로 단 한건도 성공되지 못했다. 앨커트래즈는 1963년까지 감옥으로 사용됐으며 이후 폐쇄된 후 유명 관광지로 개조돼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앨커트래즈는 오랜 역사와 흉흉한 소문만큼 각종 심령현상이 자주 목격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과거 해당 감옥에서 경비, 순찰대로 근무했던 이들이 경험했던 초자연 현상을 정리한 공식 보고서도 존재한다. 사진=Metro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국가보조금 36억 남편 회사에 몰아준 한경협 간부

    5년간 정부 보조금을 200여억원이나 받아 온 단체의 고위 간부가 30억원이 넘는 국고를 가로챈 사실이 적발됐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270억원 중 36억원을 남편의 회사에 수의계약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빼돌린 한국경제교육협회(한경협) 기획조정실장 허모(48·여)씨를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한경협으로부터 보조금을 빼낼 목적으로 회사를 차린 허씨의 남편 방모(51)씨와 방씨의 대학동문 이모(52)씨 등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한경협은 2008년 12월 기재부로부터 경제교육 주관기관으로 지정된 뒤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청소년경제신문인 ‘아하 경제’를 발간하고 각종 교재개발과 경제교육캠프 사업 등을 해 왔다. 허씨는 협회 설립 직후 남편 방씨와 동업자 이씨에게 A사를 설립하게 한 뒤 ‘아하 경제’ 제작과 관련한 모든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A사는 직원이 2~3명뿐인 사실상 ‘유령회사’였지만 직원이 10명 더 있는 것처럼 속여 인건비를 부풀리거나 하청업체에 지급한 비용을 부풀려 사업비 36억원을 빼돌렸다. 허씨 부부는 빼돌린 돈으로 전세아파트를 마련하거나 고급 외제차를 샀다. 특히 방씨는 4억∼5억원을 TV 경마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범 이씨는 경찰에 압수당한 자신의 비밀 장부에 ‘돈은 먹는 놈이 임자’라고 적어 놓는 등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이씨와 방씨로부터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문비 명목으로 수십만원의 현금을 받거나 한우, 굴비 세트 등을 선물받은 기재부 경제교육 담당 공무원 12명을 적발해 기관 통보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先주문 100만부’ 힐러리 회고록의 힘은 [ ]다.

    ‘先주문 100만부’ 힐러리 회고록의 힘은 [ ]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은 힐러리가 쓴 것이 아니다? 10일(현지시간) 출간돼 화제를 몰고 다니는 힐러리 전 장관의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 뒤에도 ‘유령작가’가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회고록과 고스트라이터(유령작가)를 연결해 보세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유명인들과 유령작가들 간 암묵적인 동의와 거래에 따른 대필의 세계를 소개했다. WP에 따르면 힐러리 전 장관은 ‘힘든 선택들’을 쓰기 위해 3명으로 구성된 ‘유령작가팀’을 고용, 도움을 받았다. 국무장관 시절 그를 보좌했던 댄 슈워린 전 상원의원과 작가 이단 겔버, 역사학자이자 힐러리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테드 위드머가 그들이다. 이들의 이름은 본문에는 잠깐 나오지만 표지 등 저자 소개 항목에서는 볼 수 없다. 힐러리 전 장관이 1996년 펴낸 ‘마을이 나서야 한다’(It Takes a Village)와 2003년 출간한 첫 번째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도 모두 유령작가의 작품이다. 힐러리 전 장관의 대변인 닉 메릴은 대필에 대한 질문에 “출판사에 물어봐라”며 함구하다가 계속된 질문에 “내가 말하면 책을 사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시인했다. 정치인과 기업인,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유령작가 고용은 드문 일이 아니다. 이들 대부분은 “책은 내고 싶은데 시간은 없고 글솜씨도 없기 때문”에 대필을 의뢰한다. 최근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른 티모시 가이트너 전 미 재무장관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의 ‘린 인’(Lean In)도 각각 언론인과 TV작가 출신 유령작가들의 도움을 받아 출간됐다.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의 퓰리처상 수상작 ‘용기 있는 사람들’(Profiles in Courage)과 말콤 엑스의 자서전도 유령작가가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대필업체 관계자는 “대필료는 권당 1만 5000달러(약 1530만원)에서 시작해 50만 달러까지 받는다”고 말했다. 한편 힐러리 전 장관은 이번 회고록의 선인세로 1400만 달러(약 142억원)를 받았으며, 사전 주문도 100만부에 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늘 식탁 오른 새우 뒤 노예 노동자들의 눈물이

    오늘 식탁 오른 새우 뒤 노예 노동자들의 눈물이

    미얀마에서 온 마잉트 데잉의 이는 모두 부러져 있었다. ‘유령선’으로 불리는 새우 사료용 고기잡이 배의 선장은 탈출하려던 그를 붙잡아 이를 하나씩 부러뜨렸다. 팔뚝에는 전기고문 흔적이 있었고, 굳은살이 박힌 손가락은 갈고리처럼 굽어져 펴지지 않았다. 마잉트는 2년 동안 거친 바다에서 온종일 한 끼만 먹고 20시간씩 일했다. 캄보디아의 승려였던 부디는 유령선에서 동료 20명이 죽는 것을 목격했다. 선장은 권총을 동료들의 머리에 대더니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일부는 뱃머리에 사지가 묶였다가 바다로 던져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6개월의 취재 끝에 10일(현지시간) 보도한 태국 어선의 ‘노예노동’은 끔찍했다. 미얀마, 캄보디아 등지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태국으로 흘러온 이주노동자들은 브로커들에게 꾀이어 250파운드(약 42만원)에 선장들에게 팔려갔다. 이들은 마치 물건처럼 거래됐고, 정기적으로 구타당했다. 전기고문과 필로폰 투여도 예사롭게 이뤄졌다. 탈출하다 잡히면 대부분 즉결 처형됐다. 새우 양식을 위한 노예노동의 먹이사슬은 복잡했다. 노예노동자를 구매한 선장은 이들을 망망대해로 데려가 새우 양식에 필요한 사료의 원료가 되는 치어와 잡어를 저인망식으로 끌어올렸다. 사료용 물고기는 태국 해안가 곳곳에 있는 사료 공장으로 공급됐고, 물고기를 갈아 만든 사료는 태국 최대 새우 양식업체 CP푸즈로 공급됐다. ‘세계의 부엌’이라는 모토를 가진 CP푸즈는 연매출 33억 달러(약 3조 3000억원)에 이르는 다국적기업이다. CP푸즈는 월마트, 까르푸, 코스트코, 테스코 등 각국의 대형마트에 새우를 공급한다. 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30만명이 고기잡이 배에서 일하고, 이 중 90%인 27만명이 이주노동자들이다. 적어도 27만명이 노예노동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태국을 대표적인 노예노동 방치국가로 꼽고 있다. 그러나 태국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 태국의 새우 수출액은 연간 73억 달러로 세계 1위다. 미국과 유럽의 새우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어 태국은 노예노동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태국 해산물 산업의 근간을 노예노동 브로커들이 떠받치고 있고, 관련 업체는 대부분 범죄조직이 장악했다. 관료들은 이들의 뒷배를 봐주고 있다. 월마트와 같은 대형마트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노예노동을 통해 새우를 양식한 업체와 거래를 끊으면 되지만 “공급 과정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만 할 뿐 실천에 옮기지는 않는다. 노예노동 먹이사슬의 정점에는 새우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있다. ‘국제노예노동반대운동’의 아이단 매퀘이드는 “태국산 새우를 사는 것은 죽음으로 점철된 노예노동의 생산물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4) 대안 단재학교 미술교육

    [스스로 꿈 찾기 ‘예술꽃 학교’ 가다] (4) 대안 단재학교 미술교육

    “벽면과 같은 길이로 지붕을 똑바로 자르고 싶다는 얘기구나. 길이를 재고 직각을 맞춰서 자르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런 방법은 어떨까. 지붕이 될 곳에 벽면을 대고 이렇게 두 곳에 점을 찍은 다음, 두 점을 연결해서 자르면 똑바르게 직선으로 잘라지는구나.” 예술강사 윤경훈씨의 조언을 듣더니 스위스식 샬레(통나무집) 모형을 만들며 벽과 지붕의 길이를 계산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던 이건호(17)군이 바쁘게 칼질을 시작했다. 이군이 “선생님 덕분에 감 잡았어요”라며 웃자 윤씨는 “수업을 시작할 때 설명대로 재단을 하고 숙고한 뒤 자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이렇게 편법을 써도 눈감아주마”라며 웃었다. 윤씨는 ‘편법’이라고 축약했지만,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대안학교인 단재학교에서 윤씨와 또 다른 예술강사인 김윤하(여)씨가 지난달 29일 진행한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수업 곳곳에서는 기존 학교에서의 수업과 다른 모습이 여러 차례 펼쳐졌다. 이날 단재학교 학생 12명은 우드록 재료를 활용해 자신만의 집과 공간을 꾸미는 활동을 했다. 오는 7월 단재학교 학생들이 카자흐스탄의 자매 학교에서 방한하는 학생들과 함께 전남 진도를 찾아 벽화 그리기 활동을 할 예정인데, 그 전에 공간을 꾸미는 경험을 쌓기 위한 수업이라고 윤씨는 설명했다. 12명의 학생이 2명의 강사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며 자신의 집을 완성해가는 동안 학생들은 여러 가지 이론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체득하고 있었다. 당장 이군은 ‘두 곳에 점을 찍은 뒤 두 점을 최단 거리로 연결해 그은 선’이라는 수학에서의 ‘직선’ 개념을 몸으로 배웠다. 학생의 흥미에 따른 과목 선택이 아닌 입시에 유리한 주요 과목을 예체능 과목보다 우선 학습하고, 예체능 과목에서도 이론 수업을 마친 뒤 실기 수업을 하는 기존 학교의 방식에 비추면 뒤죽박죽 수업이 이뤄진 셈이다. 예술강사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곧바로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송지민(15·여)양이 우드록을 여러 겹 대서 방 안에 설치할 침대를 만들자, 김씨는 “잘 만들었는데, 이 침대에 매트리스나 이불은 없니”라고 물었을 뿐이다. 15분쯤 지난 뒤 송양은 붉은색 천으로 감싼 우드록을 가장 위에 덧댄 침대를 완성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신문에서 오려낸 정치인 사진을 TV 모형에 붙였다. 나중에 미술 이론으로 ‘콜라주’(화면에 인쇄물이나 천, 쇠붙이, 나무조각, 모래 등 물건들을 붙여서 구성하는 회화 기법)에 대해 배우면 송양은 자신이 침대를 아늑하게 만들고, 꺼져 있던 TV를 뉴스를 내보내는 TV로 탈바꿈시킨 기법이 바로 ‘콜라주’였다고 알게 될 것이다. 집 대신 설국열차라는 긴 구조물을 만드느라 애를 먹은 오승환(16)군은 무게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탐색하기 시작했다. 최근 연극 ‘커튼콜의 유령’을 연습 중인 하유빈(여·17)양과 이혜린(여·18)양은 18세기 서양의 화실 분위기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이때의 역사와 시대를 공부할 마음이 생겼다. 체험을 통한 미술 수업이 여러 방면에 대한 지적 욕구를 불러일으킨 셈이다. 가상의 집을 만드는 수업이 학생들의 현실감을 일깨우기도 했다. 블록 모양 배경과 캐릭터가 특징인 컴퓨터 게임 ‘마인 크래프트’를 재현한 김이향(17·여)양은 함께 작업하던 박주원(17)군에게 “지금 이 작업을 컴퓨터로 했으면 캐릭터 모양을 잡는 데에만 집중하고 미리 저장해 둔 배경을 불러내면 될 텐데 캐릭터 색칠을 하는 동안 배경을 망칠까 무섭다”면서도 “인간의 손으로 한 것치고는 반듯하게 잘했는걸”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익숙하던 컴퓨터 그래픽 작업에 비해 번거롭고 혹시 실수할까 주저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김양은 ‘인간의 손맛’에 푹 빠진 듯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14~18세 학생이 모인 단재학교 학생들은 무학년제 수업을 하며, 영화 또는 연극을 매년 한 편씩 발표한다. 철학, 모션그래픽, 한국사, 법 등 학생마다 관심이 있는 분야를 골라 스스로 수업 교재를 만들어 다른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12명이 함께 토론한다. 검정고시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위해 국어, 영어, 수학 공부를 할 때에도 학생들의 흥미가 가장 우선순위이다. 영어라면 인터넷 위키피디아에서 발췌한 지문을 함께 읽는 식이다. 최혜진 교사는 “우리 학교 학생과 학부모도 고2가 되면 슬슬 대입 스트레스를 받는다”면서 “대입이 바뀌지 않으면 대안 교육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이론 뒤 실습교육을 하고 체험은 학교를 졸업한 뒤로 미루는 현재의 교육과정 속에서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단재학교에서는 무학년제 프로젝트형 수업 방식을 찾게 됐다고 최 교사는 설명했다. 최 교사는 “우리 학교에서는 교사의 말을 잘 따르던 이른바 모범생이 오히려 더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끊임없이 현상을 고민하고 질문하던 학생들이 적응을 잘한다”면서 “후자의 아이들일수록 칭찬하고 기다려주면 많은 가능성을 꽃피울 텐데, 우리 사회가 기다림에 더 이상 인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커버스토리] 텅 빈 혁신도시 가 보니

    [커버스토리] 텅 빈 혁신도시 가 보니

    지난 26일 찾아간 충북 혁신도시는 실망만 안겼다. 충북 음성군과 진천군의 경계인 이곳이 혁신도시로 선정된 지 8년을 넘겼지만 도시 모습을 갖추기는커녕 허허벌판에 가까웠다. 서너 군데에서 하늘과 맞닿은 크레인들이 공사 자재를 옮기고, 밑에서는 인부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반듯반듯하게 정리해 놓은 택지 가운데 방치되고 있는 게 훨씬 많은 듯했다. 준공됐거나 준공을 앞둔 공공기관 청사와 아파트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아스팔트 도로는 시원하게 뻥뻥 뚫렸지만 오가는 차량은 공사장 차량들이 전부다. 혁신도시에서 들려오는 것은 ‘뚝딱뚝딱’ 공사장 소리뿐이었다. 혁신도시 건설이 이처럼 더딘 것은 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이 이런저런 이유로 늦어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충북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11개 공공기관 가운데 신청사 입주를 마친 곳은 한국가스안전공사 단 한 곳이다. 지난해 12월 경기 시흥시에서 옮겨 와 현재 370명이 외롭게(?) 근무하고 있다. 신청사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 시작도 못한 곳도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사와 부지가 팔리지 않아 공사를 꿈도 꾸지 못한다. 2011년 8월 처음으로 매각공고를 낸 이후 10차례 모두 유찰됐다. 은행 대출을 받아 공사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럴 경우 부채 증가로 ‘공공기관 정상화’란 정부 정책과 충돌해 이러지도 못한다. 현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2억원의 설계비용만 마련한 상태다. 심재목 교육과정평가원 이전추진단장은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기존 청사의 홍보 동영상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올리고 구입할 능력이 있는 기관들에 보낼 계획”이라면서 “설계가 마무리되는 내년 4월까지 매각을 성사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개발원도 2011년 1월부터 서울 서초구 우면동 부지와 건물을 내놨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일단 신청사를 지을 업체를 선정하고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다. 설계가 끝나는 다음달까지 매각을 성사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전 기관들의 계획대로라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마지막으로 2016년 12월에야 모두 이사를 마무리한다. 충북 혁신도시의 당초 목표는 2012년까지 모두 완료한다는 것이었다. 이전이 늦어지다 보니 혁신도시 인프라는 아직 바닥을 맴돈다. 충북 혁신도시에 있는 것이라곤 편의점과 새마을금고가 유일하다. 병원과 약국은커녕 번듯한 식당 한 곳도 없다. 주민 안전을 지켜 줄 파출소도 없다. 요즘 우후죽순 늘어나는 그 흔한 커피전문점도 없다. 맹동우체국에서 하루에 한 번 가스안전공사를 방문해 우편물을 거둬 갈 정도다. 지자체들이 이전 기관 직원들을 위해 수요가 적은 터에도 이곳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을 마련하는 등 나름 애쓰지만 민간부문이 책임질 인프라는 전혀 없는 것이다. 인프라가 너무 열악하다 보니 가스안전공사 직원 370여명 가운데 수도권에서 거처를 옮긴 사람은 10명 정도다. 그러나 이들조차 청주 시내에 집을 얻었다. 70%는 매일 왕복 3시간가량 회사가 제공하는 통근버스에 몸을 싣고 출퇴근을 한다. 나머지는 회사에서 10여㎞ 떨어진 음성군 대소면과 금왕읍에 원룸을 얻어 살고 있다. 원룸족들은 금요일 저녁이면 하나같이 집으로 떠난다. 가스안전공사 신경섭 홍보팀장은 “회식할 곳이 없다 보니 아예 회식문화가 사라졌다”면서 “퇴근 후 원룸에 들어가 혼자 멍하니 앉아 있기 일쑤”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보니 도로는 깔끔하게 정리됐지만 신호등은 모두 꺼져 있다. 차와 사람들이 다니지 않다 보니 신호등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교차로마다 속도를 줄이라는 이정표가 신호등을 대신한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곳곳을 도배하는 출마자들의 현수막도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가 적다는 이유로 아예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땅에서 출마자들이 찾지 않는 유일한 도시가 아닐까. 수백억원을 들인 신설 학교는 텅 비었다. 3월 개교한 동성초등학교는 645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재학생은 겨우 7명뿐이다. 교사는 교장과 교감을 포함해 9명이다. 학생보다 교사가 더 많다. 동성중학교는 정원 634명에 19명, 동성유치원은 정원 136명에 단 1명이 다니고 있다. 학생들은 이전 기관 직원 자녀가 아니다. 모두 음성 지역에 살던 아이들로, 학군이 바뀌면서 이곳으로 왔다. 고등학교는 2017년 개교 예정이다. 공공기관 이전이 빠른 곳도 마찬가지다. 울산혁신도시는 이전하는 9개 공공기관 가운데 현재 산업안전보건공단,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4개 기관이 업무를 시작했고 한국석유공사,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동서발전 등 3개 기관이 연말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다. 에너지관리공단과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내년까지 이주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도 혁신도시 내부를 운행하는 버스 노선이 1개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전 기관 직원들은 버스를 타려고 20분이나 걸어야 한다. 대구 신서혁신도시엔 11곳 중 5곳이 이전을 마쳤고,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육기관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현재 유치원과 초등학교 각 1곳만 문을 열었다. 2016년까지 초등학교 1곳과 중학교 1곳이 개교할 예정이지만 고등학교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주거시설도 지난해 아파트 350가구가 준공된 게 전부다. 2018년에야 7000가구의 아파트가 모두 건립된다. 이사하고 싶어도 학교와 집이 없어서 오지 못하는 셈이다. 이달 말 충북혁신도시 입주를 시작하는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전체 직원 210여명 가운데 20%만 원룸을 얻어 나홀로 이사를 갈 예정”이라며 “가족과 함께 이주하면 충북도에서 100만원의 지원금을 주지만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당분간 수도권에서 통근버스를 운영하기로 했다. 충북대 도시공학과 황희연 교수는 “이전 기관 직원들의 이주를 앞당기려면 수요가 많지 않더라도 정부나 공기업들이 대중교통 등 기본 인프라를 충분하게 갖추고 민간 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전해 주는 방법으로 쇼핑센터 등을 유치해야 한다”면서 “그러지 않으면 신도시 건설이 늦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글 사진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중력 무시한 두 바퀴…유령도시서 펼치는 자전거 묘기

    중력 무시한 두 바퀴…유령도시서 펼치는 자전거 묘기

    지난 30년 간 아무도 살지 않는 버려진 유령도시를 마치 중력을 무시하는 듯, 두 바퀴 만으로 나는 듯 질주하는 자전거 묘기 장면이 네티즌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는 “놀라운 공중회전! 버려진 마을서 펼쳐지는 중력무시 자전거 묘기(Flipping marvellous! incredible gravity-defying trick in abandoned village)”라는 제목의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약 1분 2초간 진행되는 이 영상은 한 청년이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한 마을의 지붕 위를 발로 뛰듯 휙휙 넘는 장면부터 건물 잔해를 이용해 360도 공중회전을 하는 등 과학 법칙을 무시하는 것 같은 모습이 연달아 담겨있다. 뿐만 아니라 버려진 철도 위를 아슬아슬하게 질주하고 콘크리트 터널 위로 올라가 꼭대기에서 자전거를 타고 그대로 점프하기도 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한다. 이 모든 묘기는 이국적인 마을 풍경과 어우러지면서 묘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킨다. 영상 속 주인공은 올해 28세인 자전거 묘기 전문가 대니 매커스킬(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로 그는 4세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경력 24년차 베테랑 라이더다. 또한 영상 속 배경이 된 도시는 남미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유령마을 에페쿠엔으로 본래는 아름다운 호숫가 휴양지였지만 지난 1985년 10월 집중폭우로 제방이 무너져 마을이물에 잠기면서 인적이 끊겼던 상처가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다시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마을 일부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한번 떠난 인구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매커스킬은 이런 에페쿠엔 마을을 배경으로 묘기 영상을 찍고자 지난 몇 년을 준비했고 결국 성공했다. 매커스킬은 “처음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이 모든 것에 압도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며 “이후 이 마을에서 어떤 비극이 발생했는지 그 상처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게 됐고 이런 멋진 영상을 남길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감사하게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매커스킬은 영상을 촬영하던 중 여전히 마을 가장자리에 살고 있는 마지막 주민 파블로 노박(83)도 만날 수 있다. 노박은 “최근 들어 유적화 된 에페쿠엔을 보고자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동영상 보러가기 동영상·사진=유튜브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칼바람 품은 유령의 울음처럼… ‘비극적 왕’ 단종의 역사풍경화

    칼바람 품은 유령의 울음처럼… ‘비극적 왕’ 단종의 역사풍경화

    “1986년 여름, 강원도 영월을 찾았어요. 마음이 심란하던 때였는데, 마침 친구로부터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에 얽힌 끔찍한 이야기를 들었죠.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소나무가 우거지고 영월 서강의 맑은 물이 휘감아 도는 절경 속에 그런 아픔이 숨어 있다니요.” 서용선(63) 화백은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가장 비극적 왕인 단종(1441~1457)이 숙부인 세조에 의해 청룡포에서 참혹한 죽음을 맞았다는 ‘야사’(野史) 때문이다. 작가는 이후 28년째 단종과 관련된 역사화를 그리고 있다. 수차례 단종을 주제로 전시도 열었다. 사료를 뒤지고 역사적 흔적이 남은 지역은 빠짐없이 돌았다. 이를 화폭에 옮기기 위해 역사와 철학, 정치학을 넘나들었고 수십 쪽의 논문도 탐독했다. “감정적인 데 치우치지 않고 인간 내부에 깊숙이 내재된 권력에 대한 욕망, 나아가 습관이나 이념을 돌아보려 했어요.” 예컨대 작품 ‘보위: 단종과 수양’에선 세조가 단종에게 상왕으로 물러날 것에 대한 언질을 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화폭 상단에는 다른 세계관을 지닌 두 인물, 세조와 생육신 김시습의 얼굴이 나란히 보인다. 또 다른 작품 ‘백성들의 생각:정순왕후’에는 남편인 단종을 비명에 떠나보낸 뒤 여든 넘게 생을 이어간 송씨 부인(정순왕후)의 삶이 담겼다. 좌측에는 평민으로 강봉된 송씨 부인이 삯바느질로 연명하는 모습이 묘사되고, 우측에는 이를 쓸쓸하게 바라보는 죽은 단종의 얼굴이 보인다. 작가는 이렇게 계유정난 등 수많은 사건과 인물을 화폭으로 옮겼다. 그런데 단순한 역사화가 아니다. 영월 풍경 외에 단종과 사육신의 혼을 모신 동학사와 세조가 말년에 찾았다는 상원사 등이 조화를 이룬다. 서로 다른 시공간을 짝짓기 위해 화면을 분할하거나 잇는데, 작가는 이를 ‘역사풍경화’라 불렀다. 역사풍경화는 칼바람을 품은 유령의 울음처럼 음산하고 우울하다. 화폭을 지배하는 복잡한 감정은 빨간 핏빛으로 표현된다. “‘카드뮴레드’를 가장 즐겨 씁니다. 따뜻한 빨강이랄까요. 무채색을 쓰기도 했는데 이 색을 다시 쓰고 있죠.” 그는 민화의 기법을 활용해 거친 도시의 모습과 신화, 역사의 단면을 원색 회화로 표현한 작가로 유명하다.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선정 올해의 작가’ ‘서울대 미대 교수직을 내버린 괴짜’ 등 수식어도 다양하다. 교수직을 홀연히 내던지고 경기 양평의 작업실에 칩거한 것은 2008년의 일이다. 정년을 10여년 남겨놓은 시점이라 안팎에서 한목소리로 말렸다. 작가는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역사에 천착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단종과 관련된 작업은 제 작업의 일부예요. 그리고 도시나 사람도 그리지요. 누군가는 이런 역사화 작업을 통해 삶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지닌 역사화는 대부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작가들을 동원해 급조한 을지문덕 등 영웅에 관한 이야기들입니다. 신화와 미술을 짝지은 서양에선 다양한 역사화가 등장했는데, 우리나라에선 지석(誌石)이나 사당이 이 역할을 대신했어요.” 작가는 오는 7월 27일까지 경기 파주시 헤이리의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단종을 주제로 한 역사풍경화 30여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기존 작업들과 달리 수양대군의 동생인 안평대군이 처음 등장한다. 전시와 함께 연극 ‘세조애걸’과 박동레코드의 퍼포먼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투자 전문가 낀 조폭, 1200억대 불법 선물거래

    투자 전문가 낀 조폭, 1200억대 불법 선물거래

    1200억원대 불법 선물거래 시장을 개설해 운영한 조직폭력배와 이들이 개설한 사이트를 추천하고 리베이트를 받은 리딩전문가(선물투자 전문가)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6일 인터넷에서 불법 선물거래 시장을 개설한 혐의로 대전 반도파 출신 김모(37)씨 등 8명을 구속 기소하고 한일파 소속 이모(22)씨 등 2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달아난 유성온천파 소속 임모(38)씨 등 15명은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개인 투자자들에게 선물 거래 시 일종의 계약금인 ‘위탁증거금’이 예치된 증권계좌를 빌려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선물거래 사이트 3~4곳을 동시에 운영하는 등 실제 코스피200 지수와 연계하는 가상 선물시장을 개설해 거래수수료나 회원들의 손실금을 수익으로 챙기기도 했다. 수익률이 높은 투자자에게는 실제 거래가 가능하도록 위탁금 계좌를 빌려줬고 수익률이 낮은 투자자의 경우 자신들의 사이트에서 거래하도록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선물거래를 할 때 1계약당 1500만~2000만원 상당으로 높은 액수의 증거금을 예치해야 하는 점을 노렸으며, 모두 2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자체 개발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적용한 홈페이지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등 관리를 총괄했고, 조폭들은 동료 조직원을 유령법인 임원으로 내세우고 대포통장을 만들어 자금을 세탁했다. 리딩전문가들은 아프리카TV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이들의 선물거래 사이트를 추천해 주는 등 투자자 모집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추천의 대가로 53억 5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도대체 무슨 일이’ 남성 끌고가는 ‘공포의 형체’가 유령?

    ‘도대체 무슨 일이’ 남성 끌고가는 ‘공포의 형체’가 유령?

    유령인 듯한 형체가 사람을 밀어 넘어뜨린 후 끌고 가는 순간이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미스터리한 이 영상을 3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길한 무엇인가가 한 남성을 ‘공격하기 직전’부터 ‘피해자가 공포의 현장에서 달아나는 모습’까지 생생히 기록됐다고 설명했다. 출처가 불분명한 해당 영상은 한 건물 복도에 설치된 보안카메라에 녹화된 것으로, 최근 유튜브에 공개된 후 누리꾼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동시에 여러 의문점을 끌어내고 있다. 공개된 60초 분량의 영상에는 적막한 분위기가 감도는 텅 빈 복도에 검정색 후드티를 입은 건장한 체격의 한 남성이 등장한다. 남성이 복도의 끝에 다다를 때쯤 희미하게 보이던 불길하고 어두운 형상은 갑자기 그의 앞에서 구체화된다. 공중에 떠있는 ‘사람 형태의 검은 그림자’는 곧 남성을 밀어 넘어뜨린 후, 바닥에 넘어진 남성의 한쪽 다리를 잡고 끌어당긴다. 이에 놀란 남성은 검은 형체를 뿌리치기 위해 격렬하게 발버둥을 친다. 다행히 남성은 위기를 모면하게 되고 허둥지둥 그 자리를 뜨는 것으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이 미스터리한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공포스러운 장면이다”, “영화 블레어위치처럼 훼이크 다큐 영화 홍보하는 게 아닐까” 등과 같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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