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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의회 선거 전 손잡은 ‘극과 극’… 분열 속 유럽, 민주주의 위기 봉착

    27개국 4억명의 유권자가 5년 만에 의원 720명을 직접 선출하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극우·극좌 정치 세력이 원내 제2교섭단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유럽의회를 장악하면 서방의 민주주의 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견제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항한 유럽의 정치 노선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다음달 6~9일 유럽의회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정강정책과 의제를 공유하는 초국적 정당·정치그룹(교섭단체) 제1당인 중도 보수 유럽인민당(EPP)이 177석에서 168석으로 줄고 제2당인 중도 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도 145석으로 전체 의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해 원내 제1세력으로서 입지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58석의 정체성과민주주의(ID)는 67석으로 늘고 37석인 유럽의회좌파(GUE/NGL)는 32석으로 줄어 두 정당 의석수를 합하면 전체 100석 가까이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중 정책을 지지하는 유럽 녹색당과 중도 리뉴(RE)의 의석수는 각각 72석에서 41석, 102석에서 80석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회 안에는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고 7개의 정치그룹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한 교섭단체는 선거 뒤 첫 EU 본회의가 열리는 7월 19일 EU 집행위원장을 배출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체코 싱크탱크 국제문제협회의 유럽의회 선거 관련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의 극좌와 극우 세력이 유럽의 반중·반러 정책에 반대표를 던져 왔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극단 세력의 부상은 중국에 대한 EU의 입법 지형을 바꿀 수 있다”면서 “이들은 유럽의회 내 오랜 합의를 깨고 정치적 분단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지난해에만 3000억 유로(약 443조원)의 대중국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폴리티코는 “EU가 머지않아 중국과 ‘무역전쟁’에 돌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EU 내 무역 전문가들과 독일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 부당하게 보조금을 지급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U 의회가 끝나는 6월 초까지 통보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대중 무역은 유럽 내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 [황성기 칼럼] ‘한일 수교 60주년’에 담아야 할 것들

    [황성기 칼럼] ‘한일 수교 60주년’에 담아야 할 것들

    올해 일본 방문 한국인은 1000만명, 한국 방문 일본인은 300만명으로 예상된다. 2000년 방일 한국인 110만명, 방한 일본인 247만명과 비교해 큰 변화다. 사반세기 동안 왕래가 2.7배 늘었다. 놀라운 것은 한일 방문자 역전이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5000만 한국인 5명 중 1명꼴로 동네 마실 다니듯 일본을 누비게 된 배경에는 ‘90일 무비자’ 제도가 있다. 한국이 일본인 ‘15일 무비자’를 도입한 1993년 이래 일본인은 한국에 자유롭게 입국해 왔다. 반면 일본이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지 않아 한동안 비대칭 상태였다. 양국이 90일 사증면제 조치를 동시에 취한 게 2006년 3월이다. 일본이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꺼렸던 이유는 불법 체류자가 늘어난다는 노파심 때문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5년 아이치박람회 때 시한부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실시했으나 일본이 걱정하던 한국인 불법 체류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윤덕민 주일대사는 유럽의 솅겐조약에 준하는 한일 간 협정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럽인들이 비자·여권 없이도 유럽 내 국경을 넘나들 수 있는 건 솅겐조약 덕분이다. 하네다나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한일 양국민들은 외국인 줄에서 30분 이상 기다린다. 한 해 1300만명이 한일을 오가는 시대에 내국인에 준해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자는 뜻이다. 일본 전문가인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한일판 솅겐조약에서 더 나아가 취업 활동 자유화, 운전면허 상호 인정과 한일 대학생의 교환 유학을 제도화한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한국 전문가인 고하리 스스무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는 양국의 교통카드를 도쿄나 서울에서 쓸 수 있으면 양국이 가까워진 사실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한 해 앞둔 지금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1998년 이후 양국 관계가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2018년 강제동원 피해자의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되고 경색된 양국 관계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제3자 변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셔틀 외교 재개가 상징하듯 꽉 막혔던 한일에 숨구멍이 뚫리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고 호흡을 고르는 중이다. ‘김대중·오부치 선언’ 2.0은 윤 대통령 공약이다. 새 선언에 식민침략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반성을 담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협력을 천명하고 싶어 한다. 반면 일본 정부는 60주년이 되는 내년 6월까지 시간이 남아서 그런지 움직임이 둔하다. 지난 26일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60주년 사업에 합의했다. 우리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든 만큼 일본의 분발을 기대한다. 50주년 때는 기념식으로 때웠지만 이번엔 양국민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어떤 내용인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11개 항목 중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정도가 머리에 남아 있을 정도다. 60주년을 의미 있는 형태로 남겨 두는 것은 양국 미래에 기름진 거름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 장의 종이보다 중요한 건 양국민이 우호와 협력, 미래를 체감할 수 있는 유형의 발전이다. 교통카드를 상대국에서 쓰는 건 카드회사와 철도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한국판 솅겐조약은 일본의 속도를 감안하면 당장은 어려워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일본 우파, 한국 좌파의 반발이 표면화했다. 전 단계로 ‘입국 심사관’ 파견은 어떤가. 2002년 월드컵 때 한일은 상대국에 심사관을 파견해 자국 입국 절차를 단축시킨 경험이 있다. 미래세대를 키우려면 유럽이 1980년대 도입해 유럽연합(EU)의 기초를 만든 에라스뮈스 프로그램이 60주년 사업으로 최적이다. 김대중·오부치는 이공계 장학금으로 20년 가까이 매년 100명의 한국 학생을 일본으로 유학시켰다. 이제는 서로가 젊은 세대를 양국에 보낼 때다. 황성기 논설위원
  •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영국 차기 총선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노동당 당수 키아 스타머(61)는 글로벌 버거 체인점 맥도널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당한 환경운동가를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 낸 사건으로 이름을 날린 인권변호사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집권 보수당에 최소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스타머는 오는 7월 4일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오른다. 노동당 당내에서 그가 “정치적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와 동시에 “조용하지만 좌파적 열정을 가진 개혁가”로 평가받고 있다. 5년 전 100년 만에 압도적으로 참패한 노동당 당수를 맡으며 혼돈에 빠진 당내 분열을 수습한 안정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알려져있다. 22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수도 런던에서 태어나 영국 남동부의 토리당 우세 지역 서리(Surrey)에 있는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스타머는 자신의 가정 환경에 대해 “우리 아버지는 공구 제작자였고, 우리 집은 퍼블대시드세미(Pubble dashed semi : 영국 교외 중산층이 사는 일반적인 반단독 주택을 뜻하는 단어)에 살았다”고 소개했다. 스타머가 11살 때 그의 어머니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스틸병 진단을 받았고, 무뚝뚝한 성격을 가진 스타머의 아버지는 혼자서 생계를 꾸리며 어머니를 간병했다. 스타머는 2019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평생을 거의 걷지 못했고… 사지를 잘라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폴리티코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스타머의 초기 법률가 경력에서 좌파적 열정을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리즈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스타머는 1994년 악명 높은 법적 소송에서 맥도널드에 맞선 두 명의 그린피스 환경운동가 데이브 보리스와 헬렌 스틸을 변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맥도널드는 1987년 1월 영국 런던 북부에 사는 무일푼의 환경 운동가 2명이 영국 런던 스드랜드가 맥도널드 체인점에 ‘맥도널드는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쓴 포스터를 붙여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다. 이들은 맥도널드가 아동 착취, 동물 학대, 열대우림 파괴, 저임금 지급, 건강에 해로운 음식 판매 등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2005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는 맥도널드와 두 환경운동가 간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고, 명예훼손 소송이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효과를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에서 6만 파운드, 항소법원에서 4만 파운드로 감액된 손해배상금 규모도 이들의 언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영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두 운동가는 영국고등법원에서 전단지에 쓴 일부 내용이 사실이라는 판결을 받아냈고,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기업 홍보 재앙”으로 평가됐다. 재판부는 맥도널드가 직원들에게 저임금을 지급하고, 식품에 사용되는 일부 동물에 대한 학대, 광고 캠페인에서 아동 착취에 책임이 있다고 고발한 이 전단지의 주장이 옳다고 판시했다. 그후 그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인권 소송을 전문으로 하며 항상 약자를 위해 싸웠다. 물론 보수당 지지자들은 그가 테러리스트를 변호했다고 힐난하며 그가 변호한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켄 맥도널드 영국 전 검찰국장(DPP)은 “그는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를 대변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8년 스타머는 맥도널드의 뒤를 이어 5년 간 검찰국장 겸 검찰총장을 맡은 뒤 2015년 의원직에 당선됐다. ‘인권의 성전사’에서 ‘노동당 당수’로 변신했고, 지금은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그 유산을 활용하고 있다.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가 된 뒤 그의 개인 정치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감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5년에 의회에 입성한 스타머는 이듬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돕는 ‘그림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비서관’이 됐다. 스타머는 코빈이 노동당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있는 동안 좌파 지도자를 공격하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했다. 그러나 스타머는 중도파 당원 지지를 잃을 것을 우려하며 코빈이 브렉시트를 뒤집을 수 있는 제2국민투표를 추진하는 데도 신중을 기하는 입장을 취했다. 2019년 12월, 거의 100년 만에 최악의 총선 참배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사임한 뒤에도 스타머는 당이 왼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노동당 당원들은 그가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선거 기간 동안 당원들에게 약속한 ‘10대 공약’을 재빨리 폐기하면서 정확히 왼쪽에서 중도로 가려는 행보를 보여왔고 말했다. 그가 총리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스타머는 당대표 출마 전 2년간 매주 월요일마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 보좌관들과 비밀리에 준비 모임을 가졌다. “스타머는 당을 ‘무자비하게’ 바꾸고 당내 반유대주의자를 몰아냈다”는 당원들의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인정한다. 한 익명의 노동당원은 “그는 본능적으로 노동당 유권자이지만, 노동당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당내 자신만의 파벌로 분류되는 의원이 없고, 자신의 강력한 참모인 ‘수 그레이’를 비롯한 주요 정치직에 공무원 출신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술집이나 찻집에서 고관대작들과 밀담을 나누는 것보다 노동당의 개방형 본부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일하거나 영국 런던 의회의 유명한 테라스 바에서 사교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익명의 노동당 인사는 “그는 공사 구별이 애매해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의 친구들은 진짜 친구들이고, 함께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지, 의회를 친구를 사귀는 사교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머의 공개적 행보는 종종 무미건조할 정도로 체계적이기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연기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의 참모진들은 매주 수낵 총리와의 대결에 관한 질문에 대한 그의 언론 인터뷰 영상을 녹화해 모니터링하고 일시 정지하고 리플레이해 돌려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실리를 중시하는 그의 신중한 실용주의는 외교 정책에도 적용되는데, 좌파 성향의 전임 코빈 대표와 달리 스타머는 종종 정부 노선을 반영한다. 스타머는 EU와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예멘과 이란 드론에 대한 공격을 지지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혐오스럽다”고 비난했지만, 최근 그는 “오는 11월에 백악관에 누가 대통령으로 오든 노동당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가자전쟁 이후 반유대주의에 대한 매파적 대외정책 기조로 인해 자신의 지지층에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과 물을 공급을 제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탈하자 그는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지속 가능한 휴전을 촉구했다. 보좌관들은 이제 사석에서 보다 편안하고 인간적인 스타머의 모습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주에 그는 노동당이 압승하며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취임한 1997년 총 선거를 연상시키는 공약 카드를 들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을 선보이며 집권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가 출마 일성으로 내놓은 여섯 가지 공약은 ‘경제, 에너지, 국민건강서비스, 범죄, 평등한 기회’다. 최근 그는 연간 280억 파운드 상당의 공공자금을 투입해 탈탄소 전력망을 달성하겠다는 ‘녹색 투자’ 공약을 47억 파운드로 줄여 집권 시 관련 지출 계획을 거의 75%까지 삭감하기로 했다. 스타머는 이에 대해 “영국 내 단 500만 채의 주택의 단열 시스템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노동당의 이전 야망은 향후 10년 간 1900만 가구의 단열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노동당은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에 대한 횡재세(부유세)를 더 늘려 재정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영국 상원을 폐지하는 ‘개헌 공약’ 역시, 유예시켰고,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서비스세’ 신설 추진안도 미국 정부에 제재를 받을 우려로 인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의 높은 주거 임대료의 상한을 법으로 제한하기로 하는 임대차보호법 역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트랜스젠더가 법적으로 성별을 바꾸기 전 성별 위화감에 대한 의학적 진단을 받아야 하는 현재의 법적 요건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노동당은 이같은 스타머의 우클릭 행보로 인해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대담한 제안들이 노동당이 집권하기도 전부터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네 번의 선거에서 연속 패배한 당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우려다.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노동당 정부가 보수당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2010년 선거의 상처는 여전히 깊다. 스타머는 노동당 하에서 향후 세금 인상을 배제하지 않았고, 보수당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세금 인상이 없다면 재정 적자가 심각한 영국의 공공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심각하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 스타머의 지지자들은 그가 조용한 급진주의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그는 그린벨트를 포함해 5년 동안 150만 채의 새 주택을 짓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부유한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논쟁적인 부동산 정책이다. 2030년까지 영국의 전체 전력망을 탈탄소화하겠다는 공약은 너무 대담해서 달성하기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영국 총리실 다우닝가를 거의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스타머는 한때 분열했던 당의 대다수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직 노동당 총리인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두 전직 총리와도 사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제3의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블레어 전 총리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산업을 부흥시키는 방향을 제시했고, 브라운 전 총는 스타머에게 국민 복지 혜택에 더 관대하게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스타머에게서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가 총리로 취임하면 그의 본색이 어디로 향할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독일 정부 전복 모의 극우단체 재판 프랑크푸르트서 시작… 獨 정치 범죄 집계 이래 최대

    독일 정부 전복 모의 극우단체 재판 프랑크푸르트서 시작… 獨 정치 범죄 집계 이래 최대

    2022년 독일 정부 전복을 계획한 혐의로 기소된 우익 단체의 재판이 21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라이히스뷔르거’(제국의 시민) 운동 관련 단체에서 독일 국가 전복을 모의한 혐의를 받는 부동산 개발업자 하인리히 13세 왕자 로이스(73) 등 9명의 피고인은 사건을 다루는 수많은 변호인과 언론인을 수용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 외곽에 지어진 특수 창고형 법원에서 판사와 마주했다. 프랑크푸르트법원은 이 재판에 2025년까지 약 260명의 증인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단체에는 독일의 임시 새 지도자로 추대할 로이스를 비롯해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전 의원이자 판사를 지낸 비르기트 말삭 윙케만, 퇴역 낙하산 부대원 뤼디거 폰 페스카토레 등이 작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독일 검찰은 지난해 12월 하인리히 로이스 등 27명을 독일의 민주주의 정치 체제 전복을 모의한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제국의 시민과 큐아논 사상을 포함해 ‘복합적인 음모론 신화’를 믿었고, 독일이 이른바 ‘심층 국가’에 의해 통치된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라이히스뷔르거(Reichsbuerger)의 지지자들은 독일의 전후 헌법을 거부하고 정부를 무너뜨릴 것을 요구하고 있고, 큐어논(QAnon)은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음모론 단체다. 독일 검찰은 이들이 2021년 여름부터 쿠데타를 준비했고, 380정의 화기와 14만 8000발의 탄약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정치적 동기를 지닌 범죄가 2001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독일 최고 보안책임자가 이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은 이날 독일의 지난해 정치적 동기를 가진 범죄가 6만 28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우익 범죄는 2023년 2만 8945건으로 23% 증가했으며, 그중 폭력 범죄는 1270건이었다. 좌익 범죄는 7777건으로 11% 증가했고, 그 중 폭력 범죄는 916건이었다. 독일 정부는 2001년부터 민주주의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특정 민족과 종교, 기타 집단 구성원을 겨냥한 범죄를 포함한 수많은 행위를 정치적 동기 범죄로 간주하고 있다. 정치적 동기 범죄는 좌·우익이나 외국·종교적 이념을 동기로 한 증오·선동·모욕·폭력 등 범죄를 말한다. 반유대주의나 환경운동·여성혐오가 형사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포함된다. 홀거 뮌히 독일 연방범죄수사국장은 “정치적 동기 범죄가 지난 22년간 거의 두 배로 늘었고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인구의 일부는 급진화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에는 국가를 불법화하려는 시도와 폭력에 대한 독점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독일 경찰도 반유대주의 범죄가 추적이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반유대주의 범죄는 5164건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뮌히 국장은 이러한 증가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반응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또 독일 경찰은 “지난해 증오 범죄가 약 48% 증가한 1만 7,000건, 망명 신청자에 대한 범죄는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좌익 폭력 범죄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3월에는 방화범들이 베를린 외곽의 테슬라 공장에서 공장 확장에 항의하며 전선에 불을 질렀다. 극좌 단체인 볼케이노 그룹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낸시 페저 독일 내무부 장관은 베를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강력한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민주주의가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 정치인을 향한 폭력 테러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초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소속 마티아스 에케 유럽의회 의원이 선거운동 중 구타를 당하고 중상을 입었다. 당국은 체포된 4명의 남성이 우익 신앙에 의해 동기가 부여된 것으로 간주했다. 며칠 후, 정신 질환 병력이 있는 74세 남성이 프란치스카 기파이 베를린 경제장관을 폭행해 다쳤다. 지난 15일 로베르토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정부가 총격 암살 기도를 당했을 때 유럽연합을 향한 정치적 폭력 위협은 가시화됐다. 슬로바키아의 많은 정치인들은 총격 사건으로 이어진 환경을 조성한 슬로바키아의 양극화된 정치적 분열 양상을 비판했다. 한편 지난달 독일 경찰은 중국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서 일하는 유럽 최고 의원의 보좌관을 체포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독일 당국에 의해 ‘지안 지’로 확인된 이 직원은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AfD의 최고 후보인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 밑에서 일해왔다. 독일 검찰은 “지안 지는 중국 비밀기관의 직원”이라고 밝혔다. 독일에서 전국적으로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AfD를 뒤흔든 이 폭탄 테러범 체포 사건은 한 유럽 최고 의원으로부터 EU 민주주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중국과 러시아 침투자들을 더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는 요구를 촉발시켰다. 독일에서 기독교민주연합(CDU)과 기독교사회연합(CSU)의 보수 연합에 이어 강력한 2위를 달리고 있는 AfD는 최근 잇따른 스캔들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벨기에는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과두 정치인이 운영하는 미디어 매체가 유럽의회 의원들을 포함한 유럽 정치인 네트워크에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라트비아에서는 한 유럽의회 의원이 러시아 비밀기관과 협력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독일 검찰은 크라의 의회 보좌관에 대해 “피고인이 유럽 의회의 협상과 결정에 관한 정보를 정보기관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한 그가 독일 내 중국 야당 의원을 감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EU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크라 의원 자신도 곧 다른 사안으로 다른 의원들로 구성된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라고 한다. 징계위원회는 크렘린궁과 가까운 소식통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크라가 미국 방문 중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다는 독일 언론의 보도 이후 소집됐다. 크라는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했다. 프랑스의 나탈리 루이소 의원은 폴리티코에 “우리는 극우파의 사람들이 우리 기관을 제3국의 간섭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목격하고 있다”면서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직원과 의원들에 대한 보안 허가는 오래 전에 만료되었다. 러시아 게이트 의혹과 이번 체포는 순진함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럽 녹색당도 이번 체포에 대해 브뤼셀에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유럽 녹색당의 수석 후보인 테리 라인케는 “중국과 러시아 같은 독재 국가들이 유럽에서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에 따른 결과가 신속하게 뒤따라야 한다. 민주주의의 완전성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 유럽 ‘친팔 시위’ 확산… 美선 대학 졸업식 중단까지

    유럽 ‘친팔 시위’ 확산… 美선 대학 졸업식 중단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전쟁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미국 대학발 시위가 프랑스를 시작으로 독일, 스위스, 아일랜드 등 유럽으로 확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외신은 전날 베를린 훔볼트대(HU)에서 약 300명, 뮌헨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LMU) 캠퍼스에서 약 100명이 연좌 농성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만세’, ‘학살 중단’뿐 아니라 ‘컬럼비아에서 뮌헨까지’, ‘독일 대학을 점령하라’ 등 미국 대학 시위에 연대한다는 구호도 등장했다. 베를린 경찰이 훔볼트대 시위를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시위대 38명을 체포했다. 아일랜드에선 더블린대 트리니티 칼리지 학생 수십 명이 전날부터 캠퍼스 중앙광장에 텐트를 친 뒤 도서관 출입을 봉쇄하며 시위를 벌였다. 스위스 로잔대에서도 학생 100여명이 교내 건물을 점거하고 이스라엘 연구자 보이콧, 즉각 휴전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5월 졸업식 시즌이 본격 시작된 미국은 약 1주일에 걸쳐 스타디움 등에서 진행하는 졸업식을 아예 중단하거나 삼엄한 보안 검색 아래 진행하고 있다. 이날 미시간대 졸업식에는 친팔레스타인 졸업생 수십명이 학사모에 카피예(팔레스타인 상징 스카프)를 두르고 행진해 한동안 식이 중단됐다. 인디애나대(3~9일), 오하이오 주립대(5일) 등은 모든 졸업식 방문객의 금속탐지기 통과, 가방 검색을 의무화했다. 무슬림 졸업생 대표의 연설을 취소해 반발이 나왔던 서던캘리포니아대(USC)는 졸업식 자체를 취소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체포된 미 대학생 시위 인원은 2200명을 넘어섰다. 미 대학생 시위 일부에 외부 활동가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도 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국 조직인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전국 학생회’(NSJP) 등 활동가들이 수개월에 걸쳐 계획해 컬럼비아대 시위를 끌어냈다고 보도했다. NSJP는 미 전역에 300개 이상 지부를 가진 좌파 조직으로 꼽힌다.
  • 크로아티아 총선서 ‘발칸반도 트럼프’ 부상

    크로아티아 총선서 ‘발칸반도 트럼프’ 부상

    크로아티아 총선에서 집권당인 크로아티아민주연합(HDZ)이 최다 의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1당을 유지했지만, 의회 과반수 확보와 연립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판한 국수주의 포퓰리즘 정당이 2위로 부상한 결과다. 고물가로 인해 민생 경제가 어려워지고, 집권 세력의 부패 범죄에 대한 분노가 정권 심판 여론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치른 크로아티아 총선에서 90% 이상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가 이끄는 HDZ는 전체 의석 151석 중 60석을 차지했다. HDZ는 지난 2020년 총선에서는 66석을 차지했지만, 6석 줄어들었다. HDZ는 좌파 혹은 우파 정당과 과반인 76석을 확보해야 내각을 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사회민주당(SDP)의 중도 좌파 연합이 42석을 차지했다. 우파인 ‘국토운동’은 14석으로 3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플렌코비치 총리는 자정 직후 수도 자그레브에서 지지자들에게 “HDZ가 삼연속 총선 승리가 확실하다”면서 “내일부터 우리는 정부 구성을 위해 의회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치른 크로아티아 총선은 한참 전부터 플렌코비치 총리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지난 3월 좌파 포퓰리스트 조란 밀라노비치 대통령이 갑자기 SDP 후보가 되겠다고 선언하면서 판세가 요동쳤다. 1991년 독립 이래 한번도 실권한 적 없는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작동한 것이다. HDZ는 크로아티아의 EU 가입과 유로화 도입을 이끌어 냈으나 무려 30명의 장관이 임기 중 부패로 사임했다. 관광업에 지나치게 의존한 취약한 경제 구조 개혁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또 HDZ는 2차세계대전 당시 나치 괴뢰정부에 부역한 이들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은 현 정권의 부패 정치인들과 경제 실정을 비판하면서 자국 경제에 부담을 주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고, 크로아티아 내 우크라이나 군인을 훈련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크로아티아 경제 특성상,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는 유권자들에게 무거운 부담이 됐다. 밀라노비치 대통령이 EU, 미국, 나토에 회의적 태도를 보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크로아티아가 199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이후 ‘서방 동맹에 대한 확고한 지지’는 모든 정당에 걸쳐 초당적 합의였지만, 이를 뒤집은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플렌코비치 총리는 밀라노비치 대통령이 ‘친러시아적’이라고 반복적으로 비난해왔다. 밀라노비치의 정치적 스탠스는 크로아티아 유권자 마음을 움직였다. 이제 그는 원내 최대 야당의 대표가 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한 지난 2년여 간 크로아티아는 EU 회원국 중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확실한 국가로 분류됐으나, 이제 그 입장은 밀라노비치 대통령과 그의 당이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게 됐다. 이번 크로아티아 총선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크로아티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투표율이 61.83%로 2020년 마지막 선거의 47%에 비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크로아티아 헌법재판소는 57세의 밀라노비치가 대통령직에서 먼저 물러나야만 선거 출마 자격이 생긴다고 판결했지만, 그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정식 등재 되지 않은 비공식 당수로서 크로아티아 전역을 돌며 이번 선거를 “국가의 미래에 대한 국민투표”, 54세의 플렌코비치 총리를 “범죄의 대부”로 규정지으면서, 시민들에게 “나가서 HDZ를 제외한 누구에게나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크로아티아의 정치평론가인 자르코 푸호브스키는 “그는 좌파 자유주의 정치인이었지만, 이제는 ‘발칸반도의 트럼프’에 더 가까워졌다”며 “자기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부정 선거를 파헤치겠다고 발표할 정도”라고 말했다. 밀라노비치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크로아티아 총리를 역임했고, 그의 대통령 임기는 1월에 만료된다. 그는 SDP와 그 동맹 세력이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과반수를 확보하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 “극우 포퓰리즘 안 된다”… 자유주의 진영 ‘팀유럽’ 출정식

    “극우 포퓰리즘 안 된다”… 자유주의 진영 ‘팀유럽’ 출정식

    오는 6월 6~9일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 각지에서 자국중심주의와 반이민을 중심으로 한 우경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자유주의 진영에서 포퓰리즘에 맞서는 ‘팀유럽’ 출정식을 가졌다. 극우 이념에 휘둘리지 않는 ‘건강한 유럽’을 되찾자는 외침이다. 20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이날 유럽 자유주의 정당 연합인 ‘리뉴유럽’(RENEW)은 이번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모임인 ‘팀유럽’의 리더로 마리아그네스 슈트라크치머만(66) 독일 연방의회 국방위원장을 임명했다. 유럽의회 의원인 산드로 고지(56·이탈리아)와 발레리 하예르(38·프랑스)도 공동 리더로 가세했다. 팀유럽은 출범하자마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지명 관례인 대표후보제도(Spitzenkandidaten system)에 반기를 들었다. 이 제도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최다 의석을 얻은 정파가 추천하는 후보가 집행위원장이 되는 방식이다. 현재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인민당(EPP·중도우파)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현 집행위원장을, 2당인 사회당·민주당(S&D·중도좌파) 연합은 니콜라스 슈미트 EU 집행위원을 밀고 있다. 리뉴유럽은 ‘대표후보제도가 국가를 초월한 민의 반영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각 정파 간 합종연횡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전면 쇄신을 요구한다. 5년마다 치르는 유럽의회 선거는 27개 EU 회원국에서 4억명의 유권자가 직접선거로 참여해 705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회원국 국내 선거보다 덜 중요하다고 여겨져 관심이 적었지만, 2019년 선거를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극우 성향이 유럽을 자극하면서 투표율이 50%를 넘겼고, 다수 포퓰리즘 정당이 유럽의회에 안착했다.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는 지난 유럽의회 선거에서 리뉴유럽은 108석으로 제3당을 차지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85석만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 대신 73석인 극우정당 진영 정체성과민주주의(ID)가 81석을, 또 다른 극우정당인 유럽보수개혁파그룹(ECR)이 63석에서 76석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U 대외정책국도 지난 1월 보고서에서 ID 98석, ECR 18석, 무소속 극우 포퓰리즘 정당(42석), 헝가리 피데스당의 12석을 합치면 전체 의석의 25%인 180석을 차지한다고 예측했다. 기존 주류 정치 세력이었던 중도보수 유럽인민당(EPP)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진보동맹(S&D)보다 의석수가 많다. 우피와 좌파라는 거대 진영 사이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자임해 온 리뉴유럽은 유럽의회에서 5위 정당으로 추락하면서 극우세력에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팀유럽의 얼굴인 하예르 의원은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우리의 노선은 분명하다. 양 극단 세력과 협력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길을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주의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유럽 내 투자환경을 개선해 일자리를 늘리고 국가의 과도한 복지도 줄여야 한다고 외친다. 민영화를 확대하고 보조금을 축소하는 등 ‘열심히 일하는 유럽’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EU 회원국 간 정치적 통합도 심화해 공동의 외교·안보정책을 시행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반영하듯 슈트라크치머만 위원장은 “이제 유럽을 새롭게 할 때”라며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는 안보를 지키고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최광숙 칼럼] ‘금사과’와 MB의 기후위기 대응

    [최광숙 칼럼] ‘금사과’와 MB의 기후위기 대응

    그 많던 사과는 어디 갔을까. 최근 치솟은 사과값의 주범은 이상기후다. 종잡을 수 없는 이상기온이 작황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사과 재배는 2050년 강원도 일부 지역만 가능하고, 2070년엔 사과 구경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먼 나라 얘기 같은 기후위기가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 폭염 피해를 입었다는 건 뉴스도 아니다. ‘금사과’ 파동을 보면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돌아보게 된다.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대응한 첫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기후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을 육성한 이가 MB다.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산업이 MB의 ‘녹색성장’으로 발아된 것이니 지금 생각해도 발빠른 행보였다. MB의 기후위기 대응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럼 ‘MB정부 시즌2’ 말을 듣는 윤석열 정부의 기후 대응은 어떤가.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탈원전 정책으로 초토화된 원전 산업을 일으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문 정부 시절 탈원전 추진을 위해 원전의 경제성 평가를 의도적으로 낮게 평가한 것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사실을 처음 보도한 필자는 당시 탈원전은 ‘좌파 이념’ 차원에서 무리하게 밀어붙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대다수 국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관련 에너지 정책이 ‘원전 올인’으로 비춰지는 데 대해 보수 진영에서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문 정부가 재생에너지 정책을 날탕으로 추진하면서 초래한 보조금 챙기기 등 혈세 낭비와 국토 훼손 폐해는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다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나쁜 에너지’ 취급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발전 원가가 더 저렴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이 기술 혁신과 규모의 경제로 훨씬 경쟁력 있는 에너지라는 것은 이미 선진국 사례를 통해 검증된 ‘불편한 진실’이다. 지금 세계는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석탄 등 화석연료에 기반한 에너지에서 벗어난 탈탄소 사회를 지향하면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제한 등으로 원전을 찾는 국가들이 많아졌지만, 큰 흐름을 보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규모가 훨씬 크다. ‘기후 악당’ 중국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32.5%를 차지하는 등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이다. 반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골찌(7.7%)다. 기후변화 대응 시장을 놓고 각 국가와 기업들 간 주도권 전쟁이 벌어지면서 기후문제가 환경을 넘어 경제문제가 됐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세, 애플 등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선언 등이 대표적이다. RE100은 한국 수출의 밥줄인 첨단 반도체가 이에 부합하지 않으면 수출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여차하면 우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공급이 수월한 해외로 반도체 공장을 이전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우리 정부는 RE100의 대안으로 CF100(무탄소 100%, 원전 포함)의 기치를 내걸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산업 역시 ‘전기 먹는 하마들’이다. 이제 이런 산업에 필요한 전기의 공급원이 재생에너지인지를 따져 묻는 세상이니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그런 만큼 ‘기후문제=환경운동=좌파 아이템’이라는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실용주의자 MB의 ‘녹색성장’이 기후위기를 기회로 삼은 ‘우파의 환경운동’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처럼 에너지 정책을 이념적으로 접근했다가 실패한 잘못을 다시 범해선 안 된다. 에너지는 경제이자 국가안보다. 에너지 전환을 통한 산업구조 개편의 새판을 짤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에너지 정책의 ‘탈정치’가 첫 출발이 될 것이다. 최광숙 대기자
  • 호주 “中, 와인 보복관세 철폐 초안 마련”…관계 개선 신호탄

    호주 “中, 와인 보복관세 철폐 초안 마련”…관계 개선 신호탄

    중국이 2020년부터 이어오던 대호주 무역 제한 조치를 하나둘 폐기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국이 호주산 와인에 대한 보복관세를 철폐하고자 임시 제안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호주 와인기업 트레저리와인 에스테이트는 이날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몇 주 안에 최종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돈 파렐 호주 통상장관은 성명에서 “무역 문제는 ‘분쟁보다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정부의 접근 방식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이라며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페니 웡 외무장관도 “남은 무역장벽 모두를 제거하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샤오첸 주호주 중국 대사는 “와인 관세에 대한 재검토가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경로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밝혀 폐지를 시사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수년간에 걸친 대호주 징벌적 무역 조치를 끝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호주의 핵심 와인 시장이다. 호주의 와인업체 로열스타의 알렉스 쉬 이사는 “과거에는 매년 컨테이너 150개 분량의 와인을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했다”면서 “지금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인도 등지로 10개 분량을 수출하지만 중국 시장만큼 수익성은 없다”고 털어놨다. 중국은 스콧 모리슨 당시 호주 총리가 2020년 4월 미국 및 유럽 주요국가 정상들과 감염병 발원지에 대한 국제조사를 지지하자 즉각 보복 조치에 나섰다. 다음 달 중국 상무부는 “앞으로 5년간 호주의 대(對)중국 보리 수출회사에 73.6%의 반덤핑·반보조금 관세, 6.9%의 상계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했다. 중국의 통상 보복은 호주산 쇠고기와 석탄 등으로 이어졌다. 2021년 3월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해서도 최대 218%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자국민에게 호주 유학과 관광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작년 중도 좌파인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취임 이후 관계 개선을 추진하면서 각종 제한 조치를 잇달아 해제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정책 기조를 디커플링(탈동조화)에서 디리스킹(위험제거)으로 바꾸면서 다소나마 관계가 나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 유럽 우경화 가속… 포르투갈 총선도 극우정당 약진

    유럽 우경화 가속… 포르투갈 총선도 극우정당 약진

    포르투갈 조기 총선에서 중도 우파가 집권 중도 좌파에 신승하며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지만, 극우 포퓰리즘 정당 셰가(Chega)가 두 자릿수 지지율로 부상하며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유럽 정치권의 우경화 흐름과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현지 언론은 포르투갈 의회 총선거 개표 결과 중도 우파 사회민주당(PSD)과 두 개의 소규모 보수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동맹(AD)이 29.5%를 득표해 79석을 차지했고, 28.7% 득표율로 77석을 확보한 사회당을 0.8% 포인트 앞서 가까스로 이겼다고 보도했다. 2019년 4월 전직 축구해설가 출신 앙드레 벤투라가 창당한 셰가는 전체 230석 중 최소 48석을 확보하며 원내 제3당으로 우뚝 섰다. 이는 창당 첫해인 2019년 총선에서 1석, 2022년 총선에서 12석을 얻은 데 이어 세 번째 총선 만에 확실하게 성장했다. 셰가는 포르투갈어로 ‘이제 그만해’라는 뜻으로, 반이민과 반환경 등 유럽 극우의 정책을 추구해 왔다. 수십년간 정권을 번갈아 잡은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에서 이권과 권력형 비리가 잇따라 터지자 “사회당과 사회민주당의 포르투갈을 청소하겠다”고 나서면서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서민·청년층의 마음도 파고들었다. 50년 전 파시스트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단 한 번도 사회당과 사회민주당 이외의 극우 정당에 의석을 내준 적 없는 포르투갈에서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원내 제3당 지위에 오른 것은 전례 없는 일로 평가된다. 원내 제1정당이 단독 정부 구성이 가능한 과반 의석(115석) 확보에 실패해 셰가는 향후 정부 구성에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극우 포퓰리즘의 물결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유럽연합(EU) 27개국 24개 언어를 쓰는 4억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720명의 대의원을 선출한다. 회원국의 인구수에 따라 최소 4명에서 최대 96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유럽의회 선거는 각국의 국내 정당에 투표를 하는 형식이지만, 초국적 정당 연합이 7개 정도 있다. EU 대외정책국은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반유럽·극우 성향의 포퓰리즘 세력이 최대 9개국(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네덜란드, 폴란드, 슬로바키아)에서 최다 의석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의원을 배출할 것으로 관측했다. 급진우파 정체성과 민주주의(ID)가 98석, 유럽 보수주의와 개혁주의(ECR)가 18석, 무소속 극우 포퓰리즘 정당(42석),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의 12석을 합치면 전체 720석 중 180석(약 25%)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EU를 출범시킨 주류 정치 세력이었던 중도보수 유럽인민당(EPP)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진보동맹(S&D)보다 의석수가 많다.
  •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변화는 ‘죽고 사는 문제’… 산업구조 개편·국가전략 차원서 접근해야” [최광숙의 Inside]

    기후 대응에 달린 국가경쟁력 탄소중립 핵심은 화석연료 감축美·EU 등 규범 만들어 탈탄소 육성‘기후악당’ 中도 에너지 전환에 적극국내 재생에너지 비율 OECD ‘꼴찌’기술 혁신·규모의 경제로 비율 확대제품마다 탄소가격 부과 체계 강화기업 체질개선 촉진 등 대책 마련을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탈탄소 에너지정책이 전 세계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후환경대사인 조홍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달 27일 만나 세계 기후변화 대응 동향과 우리의 대응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기후환경대사로는 처음 인터뷰를 가졌다.-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린다’는 말이 있는데 수십년 전 제기된 저출산 문제를 요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기후변화도 마찬가지다. 5~10년 안에 기후변화는 잘살고 못사는 차원이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구나 하는 위기감을 가질 것이다.” ●세계는 탈탄소시장 선점 전쟁 -지난해 말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 정상회의에 대통령 특사로 참석했는데 느낀 점은. “160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정도로 기후변화는 각국 정상들이 직접 챙기는 ‘정상의 어젠다’가 됐다. 기후변화는 한 국가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문제로 발전했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모든 국민의 ‘먹고사는 민생 문제’가 됐다.” -선진국의 기후변화 대비는. “선진국은 기후변화로 모든 것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새로운 국제규범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자국의 국익을 최대화하려고 긴박하게 움직인다. 그야말로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의) 전쟁터다.” -기후변화로 무엇이 바뀐다는 것인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본격화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사회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후변화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국가와 기업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촌 경제의 기본 축이 바뀌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을 놓고 전쟁이 벌어진다고 했는데. “기후변화는 엄청난 환경 재난이다. 이 재난이 더 커지는 것을 막고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세계 각국이 기술혁신과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노력하는 것은 화석연료에 기반한 기존 에너지시스템을 빨리 바꾸지 않으면 막대한 피해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탄소배출량에 관세를 부과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CBAM)와 타국의 전기차 등에 대한 보조금 지원 규제를 담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만들어진 국제규범이다. 이를 통해 탈탄소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늘려 탄소무역장벽 대비를 -이런 조치들은 경제·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에너지 믹스 및 산업구조 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는데 이런 일자리가 다른 산업 분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하고 에너지 인프라 전환에 소요되는 막대한 투자 비용이 경제로 환류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탄소국경세로 우리 기업의 타격이 우려되는데. “EU는 앞으로 국내 모든 상품에 대해 탄소비용을 부과하고 수입품에도 동일한 금액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배출량 보고 의무만 있지만 2026년부터 관세가 부과된다. 탄소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값싸게 생산된 제품은 가격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의 ‘탄소무역장벽’ 대비책은. “우리 산업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 탄소비용을 거의 부담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각국이 탄소무역장벽을 도입하면 탄소비용 부담이 낮다는 것이 가격경쟁력이 될 수 없다. 정부가 각 제품의 탄소가격 부과 체계를 강화하고 기업 체질 개선을 촉진해야 한다.” -역대 정권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녹색성장을 기치로 기후변화 목표를 세우고 법제도를 마련했지만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녹색성장은 ‘우파의 환경운동’으로 볼 수 있다. 당시로서는 꽤 빨리 관심을 두고 노력한 덕분에 우리가 녹색산업, 즉 전기자동차, 배터리 산업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탄소중립 선언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 상향 등의 올바른 목표를 세웠지만 정작 에너지·산업 전환에 필요한 구체적인 제도·수단 마련은 미흡했다. 환경 이슈가 좌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기후문제는 경제뿐 아니라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나. “기후 문제의 본질은 자연재난과 이상기후로 인한 생명과 신체 피해는 물론 식량 생산 감소, 물 부족, 생태계 파괴, 불평등과 난민 증가, 국제 분쟁 등 총체적인 사회 불안과 생활 환경 악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는 ‘존재론적 위기’다.” -기후대응과 관련해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도 그래서인가. “법적으로 기후변화 문제는 보편적 인권, 헌법상 기본권 문제이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2021년 독일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미래세대에 막대한 감축 부담을 전가해 미래세대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위헌 판단을 내렸다. 우리 헌법재판소에도 2022년 기후위기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당했다는 헌법소원이 제기됐고 인권위는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낮아 미래세대 부담을 줘 헌법상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 의견을 제출했다.”●‘원전 vs 재생에너지’ 구도 벗어나야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나라를 꼽는다면. “미국과 비교해 유럽이 더 적극적이다. 특히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중국은 ‘기후 악당 국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고 배출량도 계속 증가세다. 하지만 빠르게 에너지전환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2022년 중국의 수력발전량은 전 세계의 30.1%,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2.5%를 점유했다. 태양광과 풍력 설비 용량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척도가 된 상황에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낮은 것은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감축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태양광과 풍력이다.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일조량과 풍량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니다. 재생에너지 가격은 설치 증가 등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하락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가격이 하락해도 원전 비용이 더 싸지 않을까. “미국 등의 에너지원 단가를 비교한 여러 보고서를 보면 풍력, 태양광, 원전 순으로 나온다. 외국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져 설계 보강, 재시공 등으로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늘어난 데다 원전 폐기물 처리 및 해체 비용, 사회적 갈등 비용 등도 포함하다 보니 원전 비용이 높게 나온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해외 사정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에너지 정책의 방향은. “원전이 일정 부분 차지할 수밖에 없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은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의 구도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화석연료를 더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대체할 것인지 중심이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과거와 달리 기술혁신을 통해 점차 싸지면서 경제성이 커졌다. 현재 8~9%에 불과한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확대해야 한다. ” -정부가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하느냐가 기후대응의 성패를 가른다고 했다.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다음 세대에 어떤 사회를 남겨 줄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조홍식 대사는 판사(사시 28회)로 지내다 미국 UC버클리 로스쿨에서 법학박사를 받은 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른바 탄소중립기본법과 배출권거래법을 처음 입안하며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 법제도의 틀을 만든 주인공이다. 이명박 정부부터 현재까지 4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을 맡을 정도로 기후·환경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실력파다. 기후환경대사로 활동하면서 한국법학교수회 회장도 맡고 있다.
  • 헌법에 ‘낙태할 자유’ 못박은 佛… 교황청 “생명 빼앗을 권리 없다”

    헌법에 ‘낙태할 자유’ 못박은 佛… 교황청 “생명 빼앗을 권리 없다”

    세계 최초… 의회서 압도적 가결마크롱 “보편적 메시지, 자부심”보수적인 美·유럽 영향 미칠 듯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헌법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로서 낙태권을 명시한 국가가 됐다. 프랑스 의회는 4일(현지시간) 베르사유궁전에서 낙태권을 추가한 헌법 개정안을 찬성 780표, 반대 72표로 가결 처리했고 파리 에펠탑에서는 ‘나의 몸, 나의 선택’이라는 축하 메시지가 빛을 발했다. AFP통신은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보편적인 메시지를 낸 프랑스의 자부심”이라며 환영했다고 전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오는 8일 파리에서 낙태권 헌법 명시를 기념하는 공식 행사가 열린다. 프랑스에서는 1975년부터 낙태가 합법화했고 낙태 가능 기간은 2001년 임신 10주에서 12주로 늘어난 데 이어 2022년 14주까지로 확대됐다. 건강보험이 낙태 시술비를 100% 보장하며 2022년에는 23만 4300건의 낙태가 시행됐다. 낙태 합법화는 페미니즘 사상의 모태가 된 ‘제2의 성’을 쓴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도로 1971년 예술가, 작가, 정치인 등 343명의 여성이 자신의 낙태 경험을 호소한 것이 발판이 됐다. 프랑스가 이미 합법인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한 것은 미국의 낙태권 후퇴 움직임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2022년 미 연방대법원이 임신 약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한 1973년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자 여러 주에서 후속 조치에 나서 현재 미 50개 주 가운데 21개에서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냉동 태아도 생명이란 판결로 시험관 시술을 사실상 금지하고 여성 생식권을 제한하면서 미 대선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미국의 보수적 움직임에 프랑스는 2022년 낙태권 헌법 명시를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 공약으로 삼으면서 국민투표 없이 의회 표결만으로 헌법이 개정됐다. 프랑스의 새로운 헌법에 바티칸 교황청은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며 반대했다. 교황청은 이날 성명에서 “모든 정부와 모든 종교 전통이 생명 보호가 절대적인 우선순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낙태를 청부 살인에 비유하며 맹비난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 공화당은 반대, 민주당은 찬성 입장인 낙태권 이슈는 2022년 미 중간선거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단결 표를 끌어낸 바 있으며 올해 대선에서도 민주당 주도로 쟁점이 될 전망이다. 유럽 여성의 90% 이상은 낙태권을 인정받고 있으나 폴란드, 몰타 등 낙태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2020년 태아 기형으로 인한 낙태도 ‘위헌’으로 결정해 여론의 반발을 샀다. 중도우파에서 좌파까지 아우르며 지난해 12월 정권을 차지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임신 12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개정 헌법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파병 발언 등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할 기회를 맞았다. 영국 BBC는 “불필요한 헌법 개정으로 마크롱이 좌파 적격성을 높이려 한다”고 비판했다.
  • 유럽사회당(PES) 유럽의회 후보 선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EU 선거

    유럽사회당(PES) 유럽의회 후보 선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EU 선거

    유럽연합(EU) 의회 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각 정당이 차기 EU 집행위원장 후보로 내세우는 스피첸칸디다트(Spitzenkandidat)를 결정하고 있다. EU 의회 내 사회민주주의 정당 그룹인 사회민주당(PES)은 지난 2일 이탈리아 수도 로마 라 누볼라에서에서 현 EU 일자리·사회권 위원인 니콜라스 슈미트를 스피첸칸디다트로 선출했다. 룩셈부르크 출신의 70세 정치인인 그는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의 우르줄라 폰 데 라이언 현 집행위원장과 경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어로 주요 후보 혹은 수석 후보를 뜻하는 스피첸칸디다트(Spitzenkandidat)는 각 정당이 EU 의회 선거를 앞두고 내세우는 차기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후보다. EU 의회는 직접 선거로 의원을 결정하지만 각 의원은 정책, 정치적 이념, 사상을 바탕으로 약 7개 초국적 연정에 속해 있다. EU 의회는 선거 전 회원국 모두의 합의에 따라 각국이 인구 비례 원칙에 따라 의석 수를 나눠가지는데 최대 의석 수를 가진 나라는 독일(96석)이고, 룩셈부르크, 몰타와 같이 인구가 적은 국가도 최소 의석 수인 6석을 가질 수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EU 의원 수는 720명이고 5년 임기다. 총 의석 수는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750명을 넘을 수 없다. 정당에서 선출된 의원 수는 해당 정당이 받은 득표 수에 비례하는 비례대표제다. 유권자들은 각국별로 지정된 선거일에 각국에 있는 정당에 표를 던지지만, 이들은 대부분은 초국적 정치 집단에 속한다. 선거가 끝난 뒤 EU 첫 번째 본회의에서 위원장을 선출한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은 의석 수를 차지한 정치 연합은 이 자리에서 집행위원장 후보를 제안할 수 있다. 그런 다음 EU 의회가 표결에 부쳐 과반의 동의를 얻으면 위원장으로 인준될 수 있다. 유럽 좌파당(PEL)은 지난달 24~25일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오스트리아 출신 발터 바이어(Walter Baier), 유럽 녹색당(EGP)은 지난달 2~4일 전당대회에서 테리 라인케(Terry Reintke)와 바스 아이크하우트(Bas Eickhout)를, 유럽자유동맹(EFA)은 지난해 10월 메일리스 로스베르그(Maylis Roßberg)와 라울 로메바(Raül Romeva)를 스피첸칸디다트로 선출했다. 자유민주연합(ALDE)은 오는 20~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유럽민주당(EDP)은 8일 이탈리아 피렌체 전당대회에서 스피첸칸디다트를 선출한다. 2019년 11월부터 집행위원장을 맡아온 폰 데어 라이엔은 지난달 19일 재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 폰데라이언은 3월 초 중도우파 유럽인민당(EPP)의 스피첸칸디다트 회의에서 공식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체 180석을 차지중인 EPP는 EU 의회에서 가장 큰 정치 그룹이다. 지난 1월 폴리티코 여론조사에 따르면 EPP는 이번 선거에서 원내 최다 의석인 180석을 차지해 제1 정당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40석, 중도 보수 연합인 유럽개혁(RE)은 현재 82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 정당은 전체 705석 중 402석을 차지해 절대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세 번째로 큰 그룹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9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우익 정당인 유럽보수개혁당(ECR)은 80석을 차지했다. 녹색당/유럽자유연합(G/EFA)은 51석, 좌파의 기민당/국민연합(GUE/NGL)은 42석이 예상된다. 2019년 5월 이후 5년만에 치르는 올해 EU 선거는 6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EU 27개 각국에서 진행된다. EU의 등록 유권자 수는 세계 인구 최다국인 인도(약 9억명) 다음으로 많은 약 4억명에 달한다. 이번 선거는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처음 치르는 선거이며, 중도 좌파적 입장을 견지하며 ‘기후위기’, ‘민주주의 위기’ 등의 의제에 중도 좌파적 입장을 취해온 EU가 ‘친환경 정책 반발’, ‘이민자 유입 반대’ 입장을 취해 온 극우 포퓰리즘 사상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의석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나온 가운데 치러진다.
  • [황성기 칼럼] 한일 대륙붕 해법, 담대하되 조용히

    [황성기 칼럼] 한일 대륙붕 해법, 담대하되 조용히

    50년 시한 한일 대륙붕 남부협정의 봉인 해제가 다가온다. 한일이 1978년 발효시킨 두 개의 대륙붕 협정 중 경계선을 확정한 북부협정은 무기한이라 별 문제 없다. 경계선을 긋지 못해 ‘공동개발구역’으로 대체한 남부협정이 시한폭탄이다. 2028년 6월 21일 종료된다. 협정 종료 3년 전부터 한일 어느 한쪽이 상대쪽에 종료나 재협상을 통보할 수 있다. 그 시점에 빗댄 ‘2025년 문제’의 타이머 작동이 시작됐다. 1년여 남았다. 종료든 재협상이든 한일 대충돌 소지를 안고 있다. ‘바다의 영토’라 불리는 대륙붕 확보는 사생결단의 전쟁이다. 1982년 채택된 유엔 해양법조약엔 국가 간 400해리 미만 수역에서 ‘공평의 원칙’에 따라 경계선을 긋게 돼 있다. 400해리는 740㎞이다. 동해상이라면 경계선을 획정하는 데 문제가 없다. 남부협정은 제주도와 일본 나가사키현 섬들의 거리가 짧아 경계선을 긋기가 난감하다. 대륙이 뻗어 나간 해저로 경계를 따지는 ‘자연연장론’(한국)과 영토 사이의 중간을 택하는 ‘중간선’(일본)이 부딪쳐 공동개발구역으로 봉합한 게 남부협정이다.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과 유사하다. 양국은 협상 끝까지 식민지지배가 합법이냐 불법이냐에 합의하지 못했다. 그래서 ‘서로 다름을 인정한다’(agree to disagree)는 미봉책을 썼다. 대륙붕도 합의 못하고 봉합한 셈이다. 1970년대는 자연연장론이 국제해양법의 스탠더드였다. 1980년대를 거치면서 중간선론이 국제 판례의 대세다. 불편한 진실이다. 한일이 충돌을 피하는 방법은 있다. 2028년 협정 종료 후에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대륙붕 경계선을 대체해 온 공동개발구역이 협정 종료와 함께 사라진다. 그 일대 대륙붕 경계에 공백이 생긴다. 양쪽이 해상에 들어갈 수 있어도 어느 일방이 바다 밑 개발을 할 수 없는 ‘비무장지대’(DMZ)화한다. 그렇게 한일이 모른 척 지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이는 대륙붕 권리가 맞서는 대형 화약고로 커질 것이다. 싫든 좋든 협정 종료 전후로 재협상을 하는 게 최선은 아닌 차선책이라 하겠다. 지난 9일 일본 국회에서 대륙붕 남부협정에 관한 질의와 답변이 있었다. 질의한 국회의원은 대륙붕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외무성 조약과 출신이다. 질의 요지는 “재협상하되 일본 규슈의 최서단 무인도를 기점으로 중간선을 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70년대 설정한 7광구는 일본에 넘어간다. 우리로선 그런 기준인 일본과의 재협상에는 신중해야 한다. 화약고가 되더라도 석유의 꿈을 담은 7광구를 넘길 수는 없다. 대륙붕을 200해리에서 끊는 것은 미국식 사고다. 2차 대전 때 태평양, 대서양 바다를 누빈 미 해군은 소나(음파탐지기)를 이용해 바다 밑을 정밀 조사했다. 미국은 200해리 밖의 해저에는 유의미한 자원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200해리가 미국 주도의 기준이 됐다. 미국이나 유럽이라면 200해리 적용에 분쟁이 없다. 동북아나 동남아처럼 섬이 많은 아시아에서 200해리 대륙붕 경계는 분쟁을 유발할 뿐 현실에 맞지 않는다. 한일중이 대륙붕 경계로 싸울 게 아니라 공동 개발하는 게 이득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일, 한중, 중일도 어려운데 3국의 공동개발은 시간이 걸리는 지난한 과제다. 한일이 명심할 것은 영토민족주의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 우파와 한국 좌파가 대륙붕 민족주의에 불을 붙일 수 있다. 가장 경계할 대목이다. 선택지는 몇 개 있다. ‘뜨거운 감자’를 오랫동안 천천히 식힐 것. 그렇지만 외교 당국 협의(쿠킹)는 계속할 것. 대륙붕 재협상이 정치 공세의 재료로 쓰이지 않도록 로키(low key)를 유지할 것. 한일의 정권 교체기에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봉합할 것. 이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한일 외교 역량에 달렸다. 황성기 논설위원
  • 100여년 만에… 무장반군의 딸, 북아일랜드 총리 됐다

    100여년 만에… 무장반군의 딸, 북아일랜드 총리 됐다

    2007년 정계 입문 뒤 ‘평화’ 강조오닐 “부모 세대 땐 상상 못 한 일”아일랜드계 바이든 “중요한 진전” “우리에게는 여전히 과거의 비극과 불의로 인한 고통과 트라우마가 있다. 그러나 과거를 바꾸거나 되돌릴 수 없다.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국민 모두가 화합하고 사회를 통합하기 위해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3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총리로 임명된 미셸 오닐(47) 신페인당 부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통합’을 강조하면서 “국가적 정체성과 전통을 포용하고 존중하면서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는 모두를 위한 총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로이터·AFP 통신 등은 이날 오닐 총리 취임을 ‘한 세기 만의 중대한 정치 지각 변동’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북아일랜드 역사에 기인한다. 북아일랜드는 1920년 영국 의회가 아일랜드 자치에 관한 법을 통과시킨 이듬해 탄생했다. 아일랜드가 분할되자 친영 연방주의자들이 몰린 아일랜드 북동쪽 주들은 영국 잔류를 주장하면서 북아일랜드 자치 정부로 남았다.아일랜드의 독립운동을 펼친 무장단체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북아일랜드에서 활동을 유지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힘을 잃어 갔다. 1960년대 말 친영·개신교 진영이 아일랜드 민족주의·가톨릭 박해가 심해지면서 조금씩 활동 폭을 넓혀 가다 1972년 1월 ‘피의 일요일’ 사건을 계기로 강력한 투쟁 전선에 돌입한다. ‘피의 일요일’은 당시 영국군 특수부대(SAS)가 북아일랜드 데리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에게 발포해 1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후 IRA는 영국군과 프로테스탄트계 무장단체에 대항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일부 과격한 활동을 벌여 민간인에게도 피해를 입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오닐 총리의 아버지인 브랜던 도리스도 IRA의 일원이었고, 이 때문에 수감됐던 전력이 있다. 사촌인 토니 도리스 역시 IRA의 일원으로 1991년 SAS에 의해 살해됐다. 100여년 동안 친영 연방주의자 세력이 집권했던 북아일랜드에 민족주의자 뿌리를 가진 총리가 탄생한 건 역사적인 사건일 수밖에 없다. 오닐 총리가 “나의 부모, 조부모 세대에서는 올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던 날”이라고 말한 배경이기도 하다. 오닐 총리는 1998년 4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영국·아일랜드·북아일랜드 간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체결한 벨파스트 평화협정 이후 정치에 입문한 세대로, 무장 대신 평화를 강조한다는 데 차이점 있다. 그는 프랜시 몰로이 북아일랜드 의회 의원의 고문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2007년 선거에서 당선돼 의원이 됐다. 농업·농촌개발부 장관,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는 마틴 맥기니스 신페인당 대표가 사임한 후 당을 이끌어 왔다. 2022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을 때 조의를 표하고 찰스 3세의 대관식에도 참석한 행보는 신페인당의 과거에는 없던 일로 평가된다. 16세에 첫딸을 출산했고 지난해 손주를 얻은 오닐 총리는 “10대 때 엄마가 돼 지금의 단단함이 만들어졌다”면서 “어려움에 부닥치는 것이 무엇인지, 학교에 다니면서 집에서 아기를 키우고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해 왔다. 그의 온화한 정치 스타일과 좌파 자유주의가 특히 젊은층의 지지를 확고히 하는 요인이 되면서 신페인당은 2022년 5월 자치의회 선거에서 29%를 득표하며 의회 다수당이 됐다. 이에 따라 총리 지명 권한도 갖게 됐지만 당시 친영 성향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후 본토와 무역장벽이 생긴 데 불만을 품고 연립정부 구성을 거부하면서 자치의회 및 행정부 출범이 지연돼 왔다. 민족주의 정당과 연방주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하는 건 벨파스트 평화협정 조건이다. 최근에야 DUP가 영국 정부와 무역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해 연정 복귀를 선언하면서 2년 만에 자치정부 공백 사태가 마무리됐다. 부총리로는 DUP의 에마 리틀펜겔리가 임명됐다. 오닐 총리가 임명되자 아일랜드계로 알려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요한 발걸음”이라면서 “지난 수십년간의 큰 진전을 계속하는 연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고 축하를 전하며 북아일랜드 의회 복원을 환영했다.
  • 韓보다 출산율 2배 높은 프랑스 “출산휴가 10주 → 6개월” 파격 대책

    韓보다 출산율 2배 높은 프랑스 “출산휴가 10주 → 6개월” 파격 대책

    합계출산율이 한국의 배가되는 프랑스와 영국도 적극적인 저출산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정책의 효과는 수십년 뒤 나타나는 만큼 두 정부는 돌봄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출산휴가를 한국의 2배인 6개월로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16일(현지시간)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현재 프랑스에서 여성은 둘째 자녀까지 산전 6주와 산후 10주 등 총 16주의 출산휴가를 쓸 수 있는데 부부 모두의 산후 휴가를 6개월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대 3년인 육아휴직과 관련해 “여성이 육아휴직 기간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고 월 지원금(428.7유로·약 60만원)도 적어 휴직자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육아휴직 기간 낮은 보조금 탓에 여성의 14%, 남성의 1%만 육아휴직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실효가 적은 육아휴직 대신 출산 후 6개월 동안 부모가 아이와 함께 지내고 이 기간 지원금도 늘리는 새로운 출산휴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내에서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프랑스에서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전체 67만 8000명으로, 2022년 72만 6000명보다 6.6% 줄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은 2022년 1.79명에서 2023년 1.68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최근 몇 년 동안 남성과 여성 모두 불임이 급격히 증가해 많은 커플이 고통받고 있다”며 대대적인 불임 치료 계획도 추진하겠다며 ‘인구학적 재무장’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여성단체와 좌파 진영으로부터 여성의 몸을 통제하려 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안 세실 마일페 여성재단 회장이 소셜미디어에 “우리 자궁을 내버려 두라”고 하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프랑스로 남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영국은 무상 보육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3~4세 유아를 둔 맞벌이 부부는 주당 30시간의 무상 보육 서비스를 받는데 올해 4월부터는 2세 유아를 둔 부부도 주당 15시간 보육 서비스를 받게 된다. 영국은 이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내년 9월부터는 9개월 이상에서 취학 연령 사이의 아이들에게 주당 30시간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보육 시설도 15% 늘리고 육아 돌보미의 시급도 인상할 계획이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출생아는 60만 5000여명으로, 전년보다 3.1% 줄었다. 합계출산율은 1.55명으로 역시 역대 최저 기록이다.
  • 34세 최연소·첫 동성애자… 아탈 총리, 프랑스 민심 사로잡나

    34세 최연소·첫 동성애자… 아탈 총리, 프랑스 민심 사로잡나

    지지율 바닥을 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브리엘 아탈(35) 교육부 장관을 총리로 지명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젊은피’ 총리에 이어 추가 개각을 추진하면서 국정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아탈 신임 총리는 1989년 3월생, 만 34세로 그동안 ‘공화국 사상 최연소 총리’였던 로랑 파비위스 전 총리(1984년 당시 만 37세)의 기록을 깼다. 동시에 그는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자신의 성적 지향을 커밍아웃한 총리이기도 하다. 그는 명문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공공정책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12년 마리솔 투레인 당시 프랑스 보건부 장관의 정무보좌관으로 공직에 입문하면서 정치에 발을 들였다. 이어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진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하며 국가 의전 서열 2위까지 올라갔다. 현재 정치 성향은 중도 우파이지만 10대 후반에는 중도 좌파 성향 사회당에 입당했다. 2016년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공화국(LREM)으로 당적을 옮기며 정치 노선을 우파로 틀었다. 2018년 집권 여당의 대변인직을 맡은 그는 그해 10월 29세에 최연소 교육 담당 국무장관으로 임명됐다. 2020년 7월 프랑스 정부 대변인, 지난해 5월 공공회계 장관, 6월 하원 의원 당선, 7월에는 교육부 장관에 오르며 숨가쁘게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는 탁월한 말과 글 실력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 호감을 받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가 지명 이튿날인 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3%가 아탈 총리 임명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교육부 장관 재임 기간 마크롱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였던 이슬람 여성 전통의상 ‘아바야’(긴 드레스)의 교내 착용 금지, 일부 공립학교 교복 착용 정책 등을 무리 없이 추진해 왔다. 이때 그는 프랑스 하원 의원들의 공격적인 대정부 질의에 침착하고 논리적인 답변으로 대응해 ‘워드 스나이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탈 총리도 취임사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의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일 처리에서 명확한 진단을 내리고 강력하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탈 총리에게 놓인 숙제도 만만치 않다. 올 6월 유럽연합 의회 선거를 치러야 하고 7월에는 국제 스포츠 행사인 ‘2024 파리 하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30%대로 저조한 마크롱 2기 내각의 국정 수행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할 중책도 있다. 낮은 지지율의 책임을 안고 전날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사임했다.
  •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세계 뒤흔드는 가짜뉴스 ‘폭격’… AI 규제·디지털 리터러시 급선무[AI 블랙홀 시대]

    2023년 3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자신을 체포하려는 경찰과 싸우는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한 달쯤 지나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상 속 재난의 모습을 보여 주는 광고를 공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SNS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성적인 발언을 하는 영상이 유포돼 논란을 불렀다. 여름에 유튜브에 올라온 것인데 X(옛 트위터)를 타고 하루 만에 조회수 230만회를 훌쩍 넘겼다. 모두 인공지능(AI)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합성 기술인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과 이미지였다.문제는 세상에 없는 인물과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가 더 방대한 정보가 투입되는 딥러닝을 통해 더 정교해지고 실존에 가까워진다는 점이다. 말하는 모양의 동영상을 만들고 실제 동영상에 입술 움직임만 바꿔 넣는 딥페이크 기술로 생성한 동영상을 X나 유튜브에 올리기만 하면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팩트체크를 통해 가짜뉴스로 판명되더라도 이미 누군가에게는 사실로 인식되고 있을 터. 이렇게 가짜뉴스를 퍼뜨리기 좋은 상황은 극단적인 정치 분열이 있을 때나 전쟁 상황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초반인 2022년 3월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에 퍼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항복 영상이 단적인 예다.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화 선언 영상이 올라왔다. 둘 다 조작된 영상으로 밝혀지면서 메타와 유튜브 등 운영사는 원본 영상을 삭제했지만 여전히 흔적이 남아 있다.딥페이크를 이용한 가짜뉴스는 전 세계 주요 선거가 줄줄이 예정된 올해 특히 민주주의를 위태롭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코넬대 세라 크렙스 교수와 더그 크리너 교수는 ‘AI는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민주주의 저널)라는 논문에서 한 실험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미국 주의원 7000여명에게 AI가 쓴 편지와 사람이 작성한 편지를 동시에 보냈는데, 사람이 직접 작성한 이메일의 응답률은 AI가 쓴 이메일보다 2% 정도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들은 “사람이 만든 진짜 정보와 AI가 생성한 가짜 정보를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허위조작정보를 받아들였다고 해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반드시 바뀌는 건 아니지만 민주주의 사회 내 구성원들 간 신뢰를 저해하고 공론장을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개월 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려고 만든 홍보물에 생성형 AI가 마구잡이로 악용됐다. 당시 집권 좌파연합의 대선후보였던 세르히오 마사 경제장관은 극우 경제학자 출신 하비에르 밀레이 당시 후보(현 대통령)가 “(장기 매매 시장이 활성화되면) 아이를 낳는 것이 곧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해 유포했다. 밀레이 후보는 마사 후보를 구소련 정치 선전 포스터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마사가 공산당 지도자처럼 보이게끔 했다. 두 사람이 만든 홍보물은 AI 창작물임을 명시했음에도 유권자들에게 부정적 인상을 심어 줬다. 미국은 올해 11월 5일 예정된 대선에서 생성형 AI가 훨씬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과거의 조악한 합성 영상물과 달리 요즘의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딥페이크는 실제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다. 지난해 5월 SNS에서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건물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사진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주식시장까지 출렁이는 소동을 빚었다.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유럽 등 서구 민주주의 사회는 AI를 활용한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수년 전부터 가짜뉴스라는 말 대신 허위정보, 잘못된 정보라는 표현을 쓰면서 미디어 역할을 차단해 왔다. 다음달부터는 ‘디지털 서비스법’을 시행해 가입국이 허위정보, 차별적 콘텐츠, 아동 학대, 테러 선전 등의 불법 유해 콘텐츠를 의무적으로 제거하도록 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면 가입국에서 퇴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한다. 미국도 SNS 사업자를 규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극단주의와 인종차별 등 부정적인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문제가 된 콘텐츠를 제작·배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확산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 SNS 사업자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물어 콘텐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포린폴리시(FP)는 최근 “올해가 AI의 안전한 개발과 사용을 위한 규제를 부과하는 정부 거버넌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를 비롯한 여러 주에서 선거 캠페인 영상에 AI 사용을 규제하는 법안, 특히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해 후보자의 목소리와 얼굴을 악의적인 방식으로 합성하거나 조작하는 것을 규제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인 ‘브레넌 정의센터’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민주주의의 실험실이라 불리는 주의회에서 AI의 위협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AI 연구 선도자이자 구글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새 저서 ‘다가오는 물결’에서 “AI를 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술레이만은 AI의 결함이 발생하는 이유를 정부가 파악해야 하고 AI가 폭주할 때 전원을 끌 수 있는 제동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썼다.이언 브레머 스탠퍼드대 교수는 지난해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AI는 기존 세계 권력의 구조를 뒤흔들고 어떤 경우에는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정보를 동의 없이 무분별하게 수집해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속도는 더 빨라지고, 권위주의 정부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를 규제하지 않으면 국가는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공공재를 제공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의 정당성을 잃는다”고 경고했다. AI가 제멋대로 만들어 낸 ‘환각 현상’과 허위조작정보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민주주의 사회 공론장에서 ‘팩트체커’ 구실을 해 온 레거시미디어의 역할이 강조된다.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은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 기고문 ‘저널리즘의 본질적 가치’에서 “언론은 새롭게 취재한 사실을 다양한 방식으로 교차 검증하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을 지키고, 공정과 이해충돌 방지 원칙을 준수했는지, 편견과 차별의 관점을 걸러 냈는지 프로세스를 거친다”면서 “잘못된 정보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이 시대에 언론이야말로 세상에 꼭 필요한 자양분”이라고 강조했다. 크렙스·크리너 교수의 강조점은 문해력 향상이다. 이들은 “안타깝게도 인터넷 세상은 거대한 확증편향 기계”라며 “객관적 사실을 포기하거나 뉴스에서 사실을 분별하는 능력을 포기하면 민주주의 사회가 기반해야 하는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대로 걸러진 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리터러시(지식과 정보를 이해하는 능력)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시민들이 다양한 언론 매체를 ‘신뢰하되 검증하는 방식’으로 콘텐츠의 진실성을 가리는 눈과 가짜뉴스를 맹신하지 않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고 부연했다.
  • 박은식 국힘 비대위원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 알까?”

    박은식 국힘 비대위원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 알까?”

    박은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과거 소셜미디어(SNS)에서 백범 김구 선생에 대해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을 잘 알까?”라고 쓴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박 위원은 SNS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박 위원은 2021년 자신의 SNS에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막장 국가 조선시대랑 식민지를 이제 막 벗어난 나라의 첫 지도자가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니냐”며 “그래도 이승만이 싫다면 대안이 누가 있나?”라고 썼다. 그는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 여운형 암살에 김구가 관련돼 있다는 건 들어 봤냐?”라고 썼다. 박 위원은 이날 경향신문 통화에서 “김구를 비하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이승만이 훨씬 더 잘 아는 건 사실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취약한 국가에 국제 정세를 잘 아는 지도자가 필요했고 그런 의미에서 이승만을 좀 더 도드라지게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당시 작성한 다른 글에 “노예제에 의존하던 조선과 근대화된 대한민국 사이의 큰 간극에 결국 일제강점기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조선이 갑오개혁 이후 노비도 폐지하고 형법대전도 만들어냈다고는 하나, 나라가 망해 의병을 일으켰을 때도 상놈이 양반에 말대꾸하다가 그 자리에서 즉결 처분당했던 역사를 보면 지금 대한민국의 선진 법률 시스템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이어 “그런 생각을 가진 채로 수강했던 고려사이버대 민법총칙 강의는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 민법의 기원으로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을 언급했고 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라며 “조선민사령의 영향에 대해서는 이론(異論)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냥 일베(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서 나오는 주장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다”고 했다. 조선민사령은 일제강점기 무단통치시기인 1912년 제정된 기본법규다. 박 위원은 경향신문에 “내 전체적인 의도는 절대 그게 아니다. 차라리 전문을 기사에 실어 달라”고 말했다. 아래는 박 위원의 SNS 게시글 전문.<광주청년의 좌파 탈출기 #3> 5.18의 아픈 기억 때문에 신군부와 맥을 같이하는 정치집단에 반감이 큰 광주에서 태어나, 건국대통령의 과오만 서술해 놓은 교과서를 보며 자란 나는 이승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해방전후사의 인식’ ‘백년 전쟁’같은 컨텐츠에서 볼 수 있는 교묘하게 짜여진 퇴보좌파/수정주의 역사관에 찌들어 민주당만을 지지하던 2014년... EBS에서 방영된 허동현 교수님의 ‘21세기에 다시 보는 한국근현대사’를 보고 마치 매트릭스의 모피어스가 건넨 진실의 빨간약을 먹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나의 역사인식이 「특정 정치집단이 추구하는 이념을 지지하도록 필요한 사실만 선택주입된 결과물이구나」 하는 일종의 배신감이 들어 닥치는 대로 세계사 관련 책들을 읽고 부족한 부분은 인터넷을 참고해가며 공부하게 되었다.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나는 이승만이라는 정치인을 진심으로, 아주 많이 존경하게 되었다.정치에 관심이 있던 광주친구들, 좌파성향인 친구들과의 술약속이 불편해진 게 바로 이 때부터였다.술을 마시면 정치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나는 흥분해서 이렇게 말했으니까.“야, 우리 해방될 땐 국민 80프로가 글을 모르고, 제주4.3, 여순사태, 대구사태 이런 거 맨날 생기고 정치인들끼리 서로 테러하고 조폭이 주름잡던 시대라니깐?경제규모도, 군대도 북한의 절반도 안되는데 김일성이가 쏘련이 지원해준 탱크로 막 밀고 내려와브러.그 상황에서 일본이랑 일 좀 했다고 치안이랑 국방 전문가들 다 내쳐블믄 나라가 어떻게 되겄냐?그렇게 되믄 문재인/박원순/유시민/기타 민주당 국회의원 아빠들 다 실업자 되어가꼬 얘네들이 태어나긴 했을랑가 모르겄다.이거는 북한도 동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여.프랑스? 야 비교할 걸 비교해라.전세계에 식민지 경영하는 초강대국이 잠깐 독일한테 졌어도 본토가 다 점령되지도 않았고 미국이 도와줘서 금방 되찾을 수 있는 상태로 4년 정도 점령 당한 거랑 우리처럼 지지리 못살다가 총 한방 못 쏘고 고종이 나라 팔아 36년간 지배당한 거랑 같냐?그래 프랑스처럼 재판 대충해서 ‘저놈이 독일협력자 년놈이요’ 하면서 칼로 막 쑤셔블고 여자들 삭발시켜다가 ‘부역자들’팻말 목에 걸고 거리 행진하게 시키믄, 그게 식민잔재 청산이냐?이승만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일본이 곧 쳐들어올거고 망할거라고 ‘japan inside out’ 책 내서 베스트셀러 되가꼬는 엄청 유명해졌어.해방 뒤에 독도가 아직 누구 건지 애매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선그어서 막 뺏어와블고 대마도도 우리꺼라고 난리치다 대한해협에서 일본어선들 막 잡아들였다니깐!이래도 이승만이 친일이냐? 아니잖아.독재를 했다는데, 야 세상 어느 독재자가 국민의 재산 소유권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드냐?국민의 재산을 국유화 해놓고 지가 맘대로 하는 게 독재자야.북한이 했던 무상몰수/무상분배가 바로 그거라고.공짜로 땅 받은 게 아니라 모조리 김일성 맘대로 하는 땅이라고.이승만은 농지정책전문가인 조봉암을 사회주의자였어도 발탁해서 유상몰수/유상분배 추진해서 몇 천년 내려온 지주제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지키면서, 국민에게 「지켜야 할 나의 것」을 만들어줬잖아.이 분들이 북에서 쳐들어온 놈들 목숨 걸고 막아서 지금 대한민국이 있는 거 아니겠어?마지막에 있었던 부정선거도, 이승만은 경쟁자였던 조병옥 사망으로 이미 당선확정이었어.부통령 선거에서 밑에 애들이 장난친거지.그리고 어느 독재자가 시위 좀 한다고 하야하냐?심지어 시위하다 다친 학생이 있는 병원까지 가서 ‘부정을 보고 일어서지 않는 백성은 죽은 백성이다, 학생들이 참으로 장하다’ 이런 말을 하는 지도자가 독재자일까?국민이 한사람이라도 더 똑똑해지길 바라며 없는 재정에 초등의무교육을 도입한 사람이?우리랑 비슷한 수준이던 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동남아 국가들 독립할 때 이디아민, 폴포츠같은 독재자들 보면, 너 절대 이승만한테 독재자 소리 못할거다.그쪽 나라들 아직도 군부독재에 막장정치 허고 있잖어.그렇다고 선진국은 뭐 얼마나 더 선진적인 정치했간디?미국은 1965 흑인한테 처음 투표권 줬고 스위스는 1971에 여자한테 처음 투표권을 줬다니까.그 시대가 원래 그런 상황이었다고.지금이랑은 비교가 안 돼.해방될 때 동아일보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믄, 국민의 80프로가 공산+사회주의를 원하고 있었어.미국마저 쏘련이랑 마찰을 피할라고 좌우합작 지지하고 유럽 신경쓰느라 한반도에서 철수준비 할 때, 김일성은 이미 쏘련 지원 받아가꼬 군대 만들고 법 만들고 정부 만들어브렀다니까?이러는데 김구/김규식이 김일성 백날 만나봐야 남북협상이 되것냐?이승만이 천만다행으로 김일성 장난질에 안 넘어가서 남한만이라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단독선거를 진행한게 반민족적인건가?난 전세계 절반이 공산화되는 이 거대한 물줄기를 쪼매난 반도 끄트머리에서 온몸을 바쳐 막아내고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게 민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봐.6.25때 전쟁났다고 뭣하러 먼나라에서 지원군 보내주겄냐.다 이승만이 외교력 발휘해서 UN승인받아 합법성 인정됐으니까 자유세계 국가들이 도와준 거잖어.그렇다고 이승만이 미국 따까리만 한 게 아니여.불리하게 휴전협정이 진행되니깐 반공포로를 석방해버리는 벼랑끝 전술을 써가지고 미국도 빡쳐서 이승만 없애버릴까 하다가 결국 이승만 달랠라고 ’한미상호방호조약‘체결 해줘서 대한민국 침범은 곧 세계최강대국 미국침범과 같게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은거야.중국/일본/러시아 강대국들 사이에서 언제 먹힐지 모르던 나라가 안보문제를 해결해버린 거라고.경제원조는 당연하고.국익을 위해서 미국과 싸워가며 「대한민국 건국을 쟁취」한거지.막장국가 조선시대랑 식민지를 인제 막 벗어난 나라의 첫 지도자가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니냐?물론 잘못한 점도 많지만 넌 구구단도 버벅이는 상태에서 미적분 바로 가능하냐?안 되잖어.그래도 이승만이 싫다고 하믄 대안이 누가 있냐?- 김구? 폭탄 던지던 분이 국제 정세와 나라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해 잘 알까? 여운형 암살에 김구가 관련되있는건 들어봤냐?- 김규식. 응. 엘리트 유학파지. 근데 김규식 묘지가 어디있는지 알아? 북한 열사릉이야 북한.- 여운형? 아이고 김일성한테 이미 남한 뺏기고 숙청당했을거다.이승만이랑 건국세대 어르신들 아니었으믄, 우리가 이렇게 빛나는 불이 들어오는 술집에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술이랑 안주를 치안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을까?난 아니라고 봐.그냥 전기도 안들어오는 김씨 세습왕조 밑에서 노예로 굶주리고 있겄제.「이승만이 최선」이었다고!”내 말이 끝나면 친구들은 대부분 반박하지 못하고 주제를 돌리거나, 그래도 이승만은 아니다는 대답을 했고 다시는 나와 정치이야기를 하지 않았다.이런 생각을 가진 나는 일베/뉴라이트/극우파일까? 아니면 옳은 생각을 가진 걸까?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한 시기에 과거를 분노의 시선으로만 바라보진 않았으면 좋겠다.비록 건국/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 상처받은 분들이 많지만, 조금만 분노를 내려놓고 당시 우리의 상황과 세계정세를 같이 공부해보면 고향 광주의 어르신들과 나랑 술자리를 피하게 된 친구들도 나라를 조선으로 퇴행시키는 저 민주당을 향한 지지를 멈추고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태줄 것이라 믿는다.**마지막 사진으로 이승만 청년시절 의회민주주의를 주창하다가 고종에게 잡혀 사형선고를 받아 한성감옥에 복역하던 시절 사진을 올린다. 이승만은 운동권의 원조였다. 대한민국의 존경을 받을만한 분이다.**< 광주청년의 좌파탈출기 #8 >2014년, 친구랑 술을 마시며 정치이야기를 하다 보니 일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갔다.민주당식 역사관을 신봉했던 나는 일제의 만행과 식민지근대화론의 허구성에 대해 침까지 튀겨가며 열변을 토했다.이에 친구는“야, ㅅㅂ 민족이 뭐고, 나라가 뭔데?내가 개고생해서 번 돈으로 와이프랑 딸래미 먹여 살릴 수 있으면 지배자가 일본인이든 외계인이든 뭔 상관이야?상놈으로 태어나면 돈 벌어봤자 임금한테 ㄱ무시당하면서 굶어죽도록 세금 뜯기고,조선말에 30%나 있었다는 노비로 태어나면 내 딸래미까지 노비돼서 양반들 노리개짓이나 해야 되는데내가 왜 그 나라에 충성하고 독립운동 해야 되냐?조선은 망해도 싼 나라였다니깐?ㅈㄴ굴욕이긴 해도, 그런 한심한 조선이 근대화되는데 일본 영향이 하나도 없었겠냐?”분위기가 험악해질까봐 더는 반박하지 않고 집에 돌아 오는 길에 ‘식민지 근대화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럼 근대화란 뭘까?’ 생각을 해봤다.(어려운 말 다 빼고)- 나를 제약하는 신분이란 게 없고- 산업이 발전해 생산물이 풍족해져 배곯지는 않아야 하고- 열심히 일해 모은 재산을 나라가 멋대로 빼앗아가지 않고- 개인 간의 계약이 존중되는 시스템이 갖춰진 사회일 것이다.조선이 갑오개혁(1894)이후 노비도 폐지하고 형법대전(1905)도 만들어냈다고는 하나, 나라가 망해 의병을 일으켰을 때도 상놈이 양반에 말대꾸하다가 그 자리에서 즉결 처분당했던 역사를 보면 지금 대한민국의 선진 법률시스템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런 생각을 간직한 채로 수강했던 고려사이버대 민법총칙 강의는 내게 큰 충격이었다.우리 민법의 기원으로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을 언급했고 교과서에도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노예제에 의존하던 조선과 근대화된 대한민국 사이의 큰 간극에 결국 일제강점기가 있었음을 확인했던 순간이었다.굴욕적이긴 했지만, 그게 ‘역사’였다.조선민사령의 영향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겠지만, 적어도 그냥 일베에서만 나오는 주장으로 치부하기엔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이런 경험을 한 뒤 비슷한 류의 주장들을 접했을 때는 친일/일베라 단정짓지 않고 직접 자료들을 찾아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결국 민주당식 역사관에서 탈출하게 되었다.법학뿐이었을까?나라를 이끄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서울대의 전신이 ‘경성제국대’였음을 떠올려 보면 과학, 인문학 분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그렇다고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시켜줬다」는 주장에 전부 동의하진 않는다.* 김성수는 일제강점기에 학교와 기업세우며 실력을 키웠고*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자유세계로 편입시켰고* 박정희는 산업화를 성공시켰고* 전두환/노태우는 폭발적 경제성장을 해냈고* 김영삼/김대중은 국민의 열망을 담아 민주화를 이뤄낸 것에 더해* 우리 국민이 공산정권과의 전쟁과 독재정권과의 투쟁을 불사했기에 근대화에 성공한 것이지 누군가 시킨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진정한 근대화를 이룬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가지되, 일제강점기 사료를 해석할 때는 최대한 감정을 억누르고 객관적으로 접근했으면 좋겠다.그래야 역사에서 뭔가 배울 것 아닌가?
  • 이민 빗장 거는 유럽… 佛, 이민자 복지 줄이고 쿼터제 도입

    이민 빗장 거는 유럽… 佛, 이민자 복지 줄이고 쿼터제 도입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집권 2기 핵심 과제였던 이민법이 의회 문턱을 넘었지만 오를리앙 루소 보건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는 등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프랑스 상·하원은 19일(현지시간) 이민자에 대한 복지를 축소하고, 이민 쿼터제를 도입하고, 이민자의 자녀가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중도 우파가 주축인 상원은 이날 양원 합동위원회가 합의한 이민법 개정안을 이날 오후 7시에 투표에 부쳐 찬성 214표 대 반대 114표로 가결했고, 하원도 이날 밤 11시 20분쯤 찬성 349표 대 반대 186표로 이민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마크롱 대통령 소속 정당인 르네상스 소속 의원들과 우파 레퓌블리크당 소속 의원들이 함께 투표를 통해 통과시켰다. 마린 르펜이 속한 극우정당 국민전선도 찬성표를 던졌으나 국민전선 없이도 법안 가결 의원 정수인 과반을 충족했다. 녹색당 등 좌파 야당 의원들은 마크롱이 재선에 성공한 건 극우인 르펜을 막기 위해 그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외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가 성년이 되면 프랑스 국적을 자동 취득하지만 개정법에 따르면 자녀가 16~18세 때 국적 취득 신청을 해야 한다. 또 외국인에 대한 일부 사회보장 혜택을 받으려면 프랑스에서 5년, 직업을 가진 외국인은 30개월 이상 의무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유죄 판결을 받은 프랑스 태생 외국인은 귀화가 불가능해진다. 경찰을 고의로 살해한 이중 국적자의 국적 박탈도 가능해진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포용적 이민 정책을 펼쳐 온 유럽 국가들이 이민자들에 대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인권침해 비판을 받은 ‘르완다 정책’을 강행했다. 영국으로 온 난민들을 일단 6400㎞ 떨어진 르완다로 추방시켜 입국자를 선별하는 정책이다. 독일 중도 보수 성향의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기민당)은 최근 정책 보고서에서 르완다 정책식 이민 정책을 발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난민을 알바니아로 보내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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