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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 천연자원 축복인가 저주인가

    [월드이슈] 천연자원 축복인가 저주인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에선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나라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풍부한 자원이 자동으로 행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 천연자원이 자칫 ‘악마의 축복’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석유자원을 둘러싼 부패와 분쟁으로 얼룩진 중동이나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로 잘 알려진 서아프리카의 참상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피묻은 다이아몬드’도 적지 않다. 반면 천연자원을 국가발전의 밑천으로 삼는 나라도 존재한다. ●자원의 축복 ‘자원의 축복’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금은보화가 가득 묻힌 터 위에 운좋게 자리를 잡았어도 ‘자원의 저주’를 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카자흐스탄, 브라질, 앙골라, 보츠와나 등 자원부국은 정치 안정의 기틀부터 다진 뒤 자원 수출에 의존하지 않고 산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인프라를 건설하고 외자 유치를 위한 선진 금융제도를 마련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개발되지 않은 석유와 가스가 다량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에 버금가는 에너지 공급원으로 떠올랐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의 자원부국이다. 세계 매장량의 3.2%에 해당하는 398억배럴의 석유가 매장돼 있어 70년 동안 채굴이 가능하다. 우라늄(세계 매장량의 25%)과 크롬은 세계 2위, 아연은 세계 3위의 매장량을 자랑한다. 하루 687만t의 원유를 생산하는 카자흐스탄은 최근 10년 동안 10%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원유산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15 산업혁신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석유화학, 건축자재, 식품가공 분야 등으로 산업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가장 적은 국가로 분류된다. 1991년 구소련에서 독립한 뒤 첫 대통령에 선출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2005년 3선에 성공했다. 그는 국민적 신망을 등에 업고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남미 최강국이자 이른바 BRICs(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통칭)의 일원인 브라질은 69종의 광물이 매장된 세계 광물의 보물창고로 불린다. 브라질 국기의 초록색 바탕이 농업과 산림자원을, 노란색은 광업과 광물자원을 상징할 정도로 천연자원이 풍부하다. 최근에는 초대형 유전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세계 8대 석유매장국으로 도약했다. 이에 따라 원유 생산도 지난 10년간 111% 증가했다. 2003년 실용적 중도좌파를 내세우며 당선된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광물, 석유, 바이오 디젤 등 에너지 자원 투자개발에 주력했고 그 결과 브라질에 자원의 축복을 가져온 주인공이 됐다. 룰라 정부는 건설, 엔지니어링, 항공산업, 자동차부품산업 등 제조업을 함께 육성하는 등 균형적인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앙골라는 서아프리카 제2의 산유국이다. 유전 소유권을 둘러싼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이지리아와 달리 27년에 걸친 내전을 끝낸 2002년 이후 안정적인 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석유 매장량이 90억배럴인 앙골라는 석유산업이 GDP의 65%, 수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내전이 종식된 뒤부터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까지 두 자릿수 경제성장을 유지해왔다. 앙골라 정부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경제 개발을 위한 정부지출을 확대하고 내전으로 파괴된 병원, 학교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다. 보츠와나의 지난해 1인당 GDP는 7032달러를 기록했다. 남아프리카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1970년대 초 국토의 70%를 덮고 있는 칼라하리 사막에서 세계 2위 규모의 다이아몬드 광산(매장량 1억 2500만캐럿)이 발견되면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었다.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22%를 점유한 보츠와나는 다이아몬드만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다. 보츠와나 정부는 자원개발을 통해 인프라를 건설하고 건강, 교육 부문에 투자해왔다. 특히 세제, 금융혜택을 통해 민간자본과 외국자본의 투자를 독려하고 있어 아프리카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1966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보츠와나민주당이 줄곧 평화롭게 집권하고 있어 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 정치가 가장 성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지난해 다이아몬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산업체제를 변화시키겠다고 밝힌 뒤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자원의 저주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미얀마는 유럽연합(EU)과 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를 당하고 있다. 하지만 1962년 이후 50년 가까이 장기집권하는 군사정권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민주화 운동가 아웅산 수치 여사는 지금도 가택연금 상태다. 군사정권이 배짱을 부릴 수 있는 원천은 무엇일까. 바로 풍부한 천연자원이다. 그 중에서도 사랑의 징표로 유명한 보석인 루비는 천연가스와 목재에 이어 군사정권의 ‘돈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전세계 루비 가운데 90% 이상이 미얀마산이다. 미얀마산 루비는 ‘비둘기 피’라고도 부르는, 검은빛이 도는 붉은색으로 유명하다. 보석광산은 대부분 군사정권 소유다. 미얀마는 1964년부터 해마다 한 차례 이상 보석 경매시장을 개최한다. 세계 최고의 보석을 사기 위한 행렬이 전세계에서 줄을 잇는다. 포린폴리시 최근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2006년에만 3억달러 가까운 거금을 루비를 통해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08~2009 회계연도에 미얀마는 루비 등 보석류를 187억 2800만캐럿이나 생산했으며, 지난해 6월 열린 특별 보석경매시장에서 거둔 매출액만 해도 2억 9200만달러나 됐다. 루비 채굴을 위해 군사정권은 어린이들까지 강제동원한다. 광부들을 조금이라도 부리기 위해 식수에 필로폰을 섞어 먹인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외신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반면 군사정권 수장의 딸은 지난 2006년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치장한 호화판 결혼식을 올려 빈축을 샀다. 아프리카 중앙에 한반도보다 10배나 큰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DRC·옛 자이르) 동부는 세계적인 자원의 보고다. 매장된 지하자원의 가치가 3000억달러로 추산될 정도다. 특히 전세계 매장량의 80%를 차지하는 콜탄은 별명이 ‘회색 금’일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유엔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콩고가 콜탄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모두 7억 5000만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콜탄이 반군의 자금줄이 되면서 ‘핏빛 광물’이 돼 버렸다는 점이다. 동부지역을 기반으로 한 반군들은 자신들이 장악한 광산 채굴권을 통해 군자금을 마련한다. 이 때문에 콩고 정부 관계자조차 “광물이 없는 곳엔 반군도 없다.”고 말할 정도다. 미국진보센터(CAP) 부설 ‘이너프 프로젝트’(Enough Project)가 지난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반군들은 주석, 콜탄, 텅스텐 등 광물로 막대한 수입을 올린다. 특히 콜탄을 활용한 축전장치를 달면 전자제품을 소형화하고 고온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MP3,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 각종 제품에 사용된다. 이 때문에 이너프 프로젝트 관계자는 “전자제품 소비자는 곧 콩고 동부에서 폭력을 통해 생산된 광물의 최종 사용자”라고 꼬집기도 했다. 유엔은 국제적인 정보통신(IT) 기업들이 콩고산 콜탄을 구입하지 못하도록 제재한다. 하지만 인근 르완다로 밀반출된 뒤 팔리는 콜탄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CNN머니에 따르면 콩고산 콜탄은 배에 실려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인도 등으로 간 다음 원산지를 숨기기 위해 다른 곳에서 생산된 콜탄과 뒤섞인 채 전세계로 팔려 나간다.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기니에서는 알루미늄 원광으로 쓰이는 보크사이트가 ‘핏빛 광물’이다. 기니 국내총생산(GDP)의 20%인 8억 5700만달러가 보크사이트 수출에서 나온다. 1958년 독립한 뒤 대통령 두 명이 각각 26년과 24년씩 종신집권했던 기니는 현재 군사정권이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포린폴리시 최근호는 “보크사이트를 채굴하는 다국적기업들은 ‘공식적’으로는 지역개발을 위한 세금을 지역사회에 납부하지만 기니 국민의 70%는 여전히 빈곤층”이라면서 “보크사이트로 인한 과실은 모두 독재자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데 이용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남미대륙의 서북부에 위치한 콜롬비아는 2억 8000만달러에 달하는 전세계 에메랄드 무역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에메랄드 생산 세계 1위 국가로 유명하다. 하지만 신비한 푸른빛이 도는 이 귀한 보석이 수십년 동안 이어진 핏빛 내전의 씨앗을 뿌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콜롬비아 마약조직을 거슬러 올라가면 코카인과 마리화나를 거쳐 에메랄드 생산 유통을 장악한 범죄조직으로 뿌리가 이어진다. 에메랄드 마피아는 마약카르텔에 맞서 사업영역을 지키기 위해 1980년대 ‘녹색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에메랄드 광산지역이 위치한 콜롬비아 북서부 보야카 주가 전쟁의 주무대가 되면서 35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낳았다. 지금도 에메랄드 조직들은 광산을 장악한 채 여성과 어린이를 동원해 에메랄드를 캐고 있다고 포린폴리시 최근호는 전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어젠다 ‘복지’

    우리도 잘 알고 있다. 핀란드와 같은 복지국가가 살기 좋다는 사실을. 모두들 핀란드를 부러워한다. 하지만 돌아가는 현실은 반대다. 감세, 규제완화, 공공영역의 시장화 추진…. 어느덧 우리는 복지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기본 모토가 되면서 일각에서는 복지에 대한 알레르기 증상도 보인다. “서유럽을 보라. 복지를 추진하는 사민주의 정당들은 벌써부터 대중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지 않은가!”라고 주장하면서. 하지만 정말 그럴까. 복지는 구시대의 유물이 돼버린 것일까. 복지국가 실현을 위한 모임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펴낸 ‘대한민국, 복지국가를 부탁해’(도서출판 밈 펴냄)는 복지국가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유효한 어젠다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복지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 이들은 “양극화의 모순과 민생 불안, 고용 없는 성장은 모두 이 신자유주의의 거품”이라고 전제한다. 하지만 그들은 고전적인 복지는 전부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일부 극빈층을 복지의 수혜자로 삼는 선별적인 복지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수혜를 받고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다. 그렇다고 경제 성장을 도외시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성장이라는 시장주의 요소도 끌어온다. 이른바 ‘역동적 복지국가’다. 이 개념은 책의 69개 꼭지글을 관통하고 있다. “오직 신자유주의 논리에 기댄 경제성장은 단기간의 효과만 있을 뿐이다. 맞춤형 교육, 평생교육,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기본 축으로 복지의 이념을 구현해야 한다. 이게 길이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일부 기득권 세력들은 복지를 위한 증세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심지어 이념 논쟁으로까지 몰고간다. 복지를 반(反) 시장주의의 일환으로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글쓴이들은 복지 국가의 목표가 결코 이념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복지가 단순히 좌파들의 정치적 어젠다가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고, 앞으로 살아가야 할 우리 모두의 먹고사는 문제라는 주장이다. 책은 정치, 경제, 노동, 의료, 조세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해결 방안을 알아본다. 과연 유럽의 복지제도가 한국에서도 가능한지, 어떻게 하면 이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지 줄기차게 그 해결 방안을 찾는다. 진보 대통합을 통해 정치구조의 기본 틀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1만 3900원.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신자유주의의 모순과 그 현상

    어째서 한국의 진보 세력은 프랑스나 영국과 같은 중심부 진보 세력의 담론에 압도적으로 관심을 갖는 것일까. 사회적 정치적 조건은 동남아나 남미 지역과 훨씬 더 닮은 점이 많은데 말이다. 한국의 진보 세력은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빠다 냄새’ 풍기는 어설픈 서구주의를 면치 못하면서 삶이 피곤한 현실의 다수 대중과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또 이름 거창한 서구의 좌파 저널 하나를 들여오는 것이 과연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뉴 레프트 리뷰’는 1960년 영국에서 창간된 이후 영어권의 진보 세력 나아가 서구 좌파 진영 전체의 담론 형성에서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져왔던 잡지이다. 하지만 80년대 아니 그 이전부터 줄줄이 한국 사회를 덮쳤던 외국 사조의 여러 물결들의 유입에 한 물결 덧붙여 보자는 것은 한국판 뉴 레프트 리뷰를 꾸린 우리 편집진의 의도가 아니다. 그동안 명멸했던 진보 계통의 저널들은 무수히 많았고, ‘먼슬리 리뷰’나 ‘소셜리스트 레지스터’와 같이 지금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뉴 레프트 리뷰는 그 쟁점과 시각의 발굴과 개발의 역동성이라는 점에서는 탁월하다. 2000년 재창간-판형과 편집 레이아웃 등이 바뀌었다-이후 지금까지 나오고 있는 ‘뉴 시리즈’는 공산주의의 몰락과 냉전의 종식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창궐이라는 새로운 세계적 상황에 맞추어 기존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좌파 세력의 미래에 유의미한 쟁점과 문제 의식을 찾아나가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이렇게 ‘서구의 선진적 사조를 배운다’는 하릴없는 신화가 아니라, 탈냉전 이후 동시대를 살면서 막힌 길을 뚫고자 몸부림치는 다른 지역의 진보 세력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고 거기에서 어떤 참조점을 얻을 수 있는가라는 문제 의식이 작년의 1권 이후 한국판 편집의 기본적 자세이다. 이번 2권(길 펴냄) 또한 그러한 원칙을 붙잡고 준비하였다. 지난해 경제 위기 이후 일대 기로에 서게 된 지구적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가 어떠한 논리적 내적 모순에 당착하였는가, 또 지구 각 부분에서 어떠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가를 담아내는 글들이 절반을 차지한다. 그중에는 자본주의의 장기적인 불황과 하락을 주장한 로버트 브레너의 저서에 대한 특집으로 미국, 유럽,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논평 3편이 실려 있다. 변동을 겪고 있는 지구적 신자유주의 체제의 또 하나의 기둥인 군사적 구조를 조망하기 위해 핵확산 금지조약(NPT)에 관련된 특집도 담고 있다. 3부에서는 예전에 출간된 글들까지 뒤져 인권과 문화 이론에 대한 글들을 묶어 놓았다. 데이비드 하비나 프레드릭 제임슨과 같은 ‘빅 네임’들이 보이지만, 이번 호에 특히 돋보이는 것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탁월한 정치경제학자요 경제사가였던 조반니 아리기의 인터뷰이다. 반 세기 동안 지구적 자본주의의 궤적을 포착하려고 한평생을 보낸 학자가 현재 시점에서 토로하는 지구적 자본주의의 전망은 지적으로 실천적으로 깊은 울림을 전해 준다. 홍기빈 길 편집위원·글로벌 정치경제연구소장
  • [남미 첫 OECD회원국 칠레]10년간 2~6%대 성장·20년간 이룬 민주개혁 인정

    [남미 첫 OECD회원국 칠레]10년간 2~6%대 성장·20년간 이룬 민주개혁 인정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협정에 서명했다. 지난 2007년 5월 협상을 개시한 지 2년 반 만에 OECD에 가입, 칠레는 국제 사회 위상을 ‘업그레이드’했다.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국이라는 점 외에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OECD 회원국이 될 수 있었던 칠레의 경쟁력에 대해 알아본다. 당시 가입을 추진한 나라는 칠레를 포함, 모두 5개국이다. 이 가운데 칠레가 가장 먼저 OECD의 가입 초청을 받은 배경에는 우선 꾸준한 경제 성장과 정치·사회적 안정이 자리잡고 있다. OECD는 성명을 통해 “칠레가 OECD 회원국이 된 것은 20년간 이룬 민주 개혁과 건전한 경제 정책을 국제사회가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공식 가입 승인은 칠레 의회 승인 후 이뤄진다. ●칠레 의회 승인 후 공식 가입 칠레는 최근 10년간 2~6%대의 안정적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그 폭 역시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다. OECD는 최근 칠레가 올해는 4%, 2011년에는 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성장의 중심은 수출이다. GDP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대미 수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북미·남미·유럽·아시아 등 4개 지역과 골고루 교류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까지 미국, 한국을 비롯해 56개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주요 수출 항목은 역시 구리, 목재, 철광석 등 천연자원이다. 특히 구리의 경우 최근 몇년간 중국과 인도 등 신흥개발국의 부상으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올랐고 칠레 외화 벌이에 일등 공신이 됐다. 최근에는 컴퓨터, 휴대전화에 쓰이는 리튬도 주요 수출 품목이 됐다. 하지만 같은 자원 부국이라도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다. 남미 최대의 석유 대국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고유가로 얻은 수입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고, 그 덕에 선거 때마다 승리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난해 3·4분기 칠레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을 때, 베네수엘라는 -4.5%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은 매년 30% 수준으로 남미에서 가장 높다. 반면 1980년대 원자재가 하락으로 위기를 겪은 바 있는 칠레는 달랐다. 2006년부터 향후 10년간의 평균 구리 예상 가격을 산출, 이 가격 기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 차액을 해외 펀드에 넣기 시작했다. GDP의 15%에 달하는 200억달러(약 25조원)를 비축, 경기 침체 국면에서 재정 적자 우려 없이 경기 부양책을 펼칠 수 있었다. 농업과 현대 기술을 접목하고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등 산업 다각화 노력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농업의 경우 세계 10대 농산물 수출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다. 칠레는 남미 국가 가운데 금융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의 은행업계 리스크 등급에서 영국, 호주와 같은 2등급에 속해 있다. 미국은 금융 위기 이후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칠레 정부는 지난해 서민 대출 확대 등을 위해 자금을 투입했을 뿐 부실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는 돈을 단 한 푼도 쓰지 않았다. 문을 닫은 곳 역시 한 곳도 없다. ●복지혜택 등 사회안전망 기반도 마련 칠레는 1974~199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사 정권 이후 안정적인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했다.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에 중도좌파연합인 콘세르타시온이 집권하면서 경제 발전은 물론 사회 안전망 구축의 기반도 다졌다. 지난해 경제 위기 당시에도 칠레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 기업 지원에 집중했고 빈곤층을 위한 복지 혜택도 확대했다. 그 결과 바첼레트 대통령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재 국정 지지율 80%를 기록하고 있다. 오는 17일 결선 투표로 판가름날 이번 대선에는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하지만 야당 후보는 정책 연속성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그래픽 이완형기자 whl@seoul$co$kr
  • 伊 베를루스코니 피격 자작극 논란

    지난주 유럽 정가를 발칵 뒤집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3) 이탈리아 총리의 피격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1일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피격 뒤 지지율이 55.9%로 지난달 중순보다 7.3%포인트 상승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베를루스코니 피격 사건이 연출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 올라오자마자 접속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제작자를 알 수 없는 동영상은 피격 당시 몇가지 이상한 점을 예로 들면서 피격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영상은 먼저 ▲베를루스코니가 피격 몇 초 뒤에 어디서 꺼냈는지 알수 없는 검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점 ▲뺨의 상처가 처음에는 없었는데 나중에 나타난 점 등을 지적했다. 동영상은 이어 검은 손수건은 ‘가짜 피’를 가리기 위한 것이었고 가짜 피는 베를루스코니가 피격 뒤 차로 돌아갔다가 다시 대중들 앞에 나서기 전에 경호원들이 칠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격 뒤 베를루스코니의 전용차가 바로 출발하지 않은 점과, 병원 측 주장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가 피를 0.5ℓ나 흘렸는데 그의 셔츠에는 피가 묻어 있지 않은 점도 조작 이유로 들었다. 이에 대해 총리실 대변인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의 지지율이 55.9%로 전달보다 7.3%포인트 상승하면서 6개월만에 반등했다. 지지율 상승이 두드러진 층은 대부분 젊은이들과 가톨릭신자들로 나타났다. 심지어 중도 좌파 성향의 응답자 가운데 17%가 베를루스코니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베를루스코니 총리측이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6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격 사건이 베를루스코니 총리 지지율 반등에 큰 호재로 작용했음을 잘 보여준다. 베를루스코니의 지지율은 잇단 성추문과 부패 혐의 등으로 최근 6개월 동안 하락세를 기록했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한 베를루스코니는 밀라노 인근 별장에서 건강을 회복하면서 성탄절 대(對) 국민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중남미 신자유주의 20년 뭘 남겼나

    중남미 신자유주의 20년 뭘 남겼나

    라틴아메리카에서 민영화와 시장경제 개혁 등 신자유주의 정책이 도입된 계기는 1982년 외채위기였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인한 외채이자 부담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중남미 국가들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워싱턴 컨센서스’라는 미명 아래 민영화와 시장 개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본격적인 시장경제 개혁이 시작된 1990년대부터 따져도 라틴아메리카에서 신자유주의의 실험 기간은 어느덧 20년을 헤아린다. ●시장개방·민영화에 따른 후유증 분석 이성형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가 쓴 ‘대홍수-라틴아메리카, 신자유주의 20년의 경험’(그린비 펴냄)은 중남미 국가들이 겪은 신자유주의 정책의 공과를 꼼꼼하고 냉철한 시선으로 사례분석한 책이다. 라틴아메리카 전문가로 10여권의 관련 저서를 내놓은 바 있는 저자는 수차례의 현지 방문과 인터뷰, 경제지표와 사회지표, 설문조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점검했다. ●양극화·고용불안으로 좌파 집권 붐 2000년대 들어 라틴아메리카에는 연쇄적으로 좌파 정부가 들어섰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아르헨티나의 키르치네르 부부, 브라질의 룰라, 칠레의 바첼레트,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등 중도좌파 정권이 넘쳐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약속했던 장밋빛 미래, 즉 빵과 일자리는 손에 들어오지 않고, 대신 극심한 양극화와 고용불안이 확산되면서 민심이 돌아선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시장개방과 민영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국가들은 혹독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미FTA 당시 자주 비교됐던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체결 이후 기대했던 경제 성장률은 별 성과가 없는 반면 대미 경제 의존도는 크게 심화됐다. 전력산업의 민영화를 신속하게 시행했던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독과점화에 따른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잦은 단전 등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에너지 기업처럼 전략적인 부문을 규제 장치 없이 민간의 손에 넘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이들 국가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반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는 신자유주의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이에 맞서기 위한 방법으로 실용주의와 반미 민중주의라는 독자적인 노선을 택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급격한 개혁 대신 긴축재정으로 금융위기를 돌파하고, 극빈층 생활을 개선하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대통령은 풍부한 석유자원을 발판으로 신자유주의 일변도의 세계화에 대항하는 반미 민중주의를 내세우며 라틴아메리카 공동체의 중심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브라질·베네수엘라의 독자노선 부각 저자는 라틴아메리카의 중도좌파 정권들이 신자유주의가 파괴한 사회정책을 다시 실시하고, 국제 사회에서 제3세계의 목소리를 옹호하는 등의 변화에 관심을 기울인다. 룰라와 차베스가 주축이 되어 구성 중인 남미국가연합(UNASUR)이 라틴아메리카에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연합과 같이 통합 정도가 강하지는 않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광대한 시장이 존재한다는 점 등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구 반대편 라틴아메리카의 20년 경험은, 이명박 정부 들어 더욱 가속화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곳곳에서 마찰음을 빚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2만 5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월드이슈]베를린장벽 붕괴 20주년

    [월드이슈]베를린장벽 붕괴 20주년

    동·서독을 갈라 놓았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0년이 됐다. 1989년 11월9일 견고했던 장벽의 침몰은 미국과 소련의 화해, 나아가 소련의 붕괴로 이어졌고 반세기를 풍미했던 ‘냉전’은 그렇게 순식간에 무너져 버렸다. 지구촌은 환호했고 세계는 장밋빛 미래에 도취됐다. 하지만 통일의 ‘빛’은 마냥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정작 독일인들은 지난 20년간 고된 통일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선거로 보는 독일 통일의 그림자  통일 독일이 6차례 동안 치러왔던 선거의 굴곡은 통독의 단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990년 12월 독일은 첫번째 총선을 치른다.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서독 총리 출신의 헬무트 콜이 이끄는 중도우파의 기민당(CDU)-기사당(CDU) 연합은 43.8%의 의석수를 확보, 압승을 거뒀다. 동독의 주민들은 독재 정권으로부터 그들을 탈출시켜 준 기민당 정권에 열광했다. 기민당의 압승은 1994년 다음 총선까지 계속됐다. 반면 중도좌파 성향의 사민당(SDP)은 1957년 선거 이래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독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졌다. 서독 지역과 동독 지역의 빈부 격차 문제가 주요인이었다. 결국 1998년 총선에서는 동독 주민들의 표심에 힘입어 사민당이 40.9%의 의석을 얻어 1당이 됐다. 이전 서독에서 사민당이 기민당을 이긴 것은 1972년 한번뿐이었다. 2002년 선거에서는 두 당이 동률을 이뤘다.  2005년과 2009년 선거에서는 ‘유럽 보수화’의 바람을 타고 기민당이 1당 자리를 탈환했다. 하지만 압도적인 승리는 아니었다. 오히려 기민당과 사민당이 집권하는 동안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2009년 선거에서는 기민당이 33.8%, 사민당이 23.0%의 의석을 확보, 두당 모두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좌파당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의석수의 11.9%를 확보, 역대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기존 두 거대 정당에 대한 실망감으로 동독 주민들의 표심이 ‘부의 재분배’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좌파당으로 몰린 것이다. 2009년 지역별 지역구 의석 분포를 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좌파당은 독일 전체에서 제4당으로, 동독 지역에서는 제2당으로 발돋움했다. ●경제적 수준은 나아졌지만…  이런 총선의 추이는 독일의 ‘통일 후유증’을 대변하고 있다. 서독 지역에 비해 낙후된 동독 경제 인프라는 동독 주민들의 ‘통일 환상’을 철저히 지워버렸다. 여기에 서독 지역보다 2배 이상 높은 동독 지역의 실업률은 더 큰 문제를 야기시켰다. 물론 상황은 예전에 비해 나아졌다. 독일은 20년동안 통일 비용으로 매년 1000억(약 175조원)~1400억유로를 지출, 모두 1조 2000억유로를 쏟아부었다. ‘독일 통일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08년 동독지역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독(9.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동독 지역의 실업률도 감소하고 있다.  동독과 서독의 전체적 경제수준을 단순 비교해 ‘양적’으로만 비교, 판단할 수만은 없다. 동독 지역이 ‘질적’으로 얼마나 건강해졌는지를 측정할 수 없는 까닭이다. 실제 동독의 경제 발전은 라이프치히나 드레스덴과 같은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동독 주민들이 대거 서쪽으로 이주하면서 인구 감소는 동독 지역에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통일 뒤 20년 동안 작센 지역이 80여만명이 감소한 것을 비롯해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지역은 30만명, 브란덴부르크 지역은 14만명이 줄어드는 등 20년새 동독 지역의 인구는 200만명 이상이 감소했다. 동독의 경제 성장의 이면에 또 다른 사회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돈벌이를 위해 서쪽으로 이주하면서 남녀 성비 불균형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베를린 인구개발연구소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05년까지 30세 이하 동독지역 여성 40만명이 서독 지역으로 이주했지만 남성의 경우는 27만 3000명에 불과했다. 결국 출산율 문제는 계속 심각해져 인구가 급감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2등국민·富이동…인식 간극 커  인식의 간극도 여전히 크다. 지난 9월 독일의 포르자연구소가 1002명의 독일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7명 가운데 1명이 “베를린 장벽이 다시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서독 주민의 16%, 동독 주민의 10%가 ‘차라리 과거가 낫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동독인들은 열악한 경제상황에, 서독인들은 많은 부가 동독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4월 독일 건설교통부가 독일인 12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도 비슷하다. ‘통일 당시 희망했던 일 가운데 현재 실현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영향력 행사’라고 답한 동독 주민은 37%로 서독주민(54%)에 비해 훨씬 낮았다. 동독 주민들이 아직도 ‘2등 국민’이라는 열등감을 가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최근 “독일이 비교적 통일 후유증을 잘 극복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로 동독 지역의 경제가 발전하면서 동·서 빈부 격차는 조금씩 해소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도 “경제적 격차는 좁아지고 있지만 인식의 장벽은 그만큼 해소되지 않고 있어 보다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佛 정치영화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佛 정치영화 거장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불법체류 문제를 다룬 영화 ‘낙원은 서쪽이다’(2008년)가 끝나자, 코스타 가브라스(76) 감독이 입장했다. 순간, 환호성이 터졌다. 관객 한명은 앞으로 달려나가 꽃다발을 안겼다. 울고 웃으며 영화를 봤다는 대학생, 젊은 시절 감독의 영화를 본 뒤 정치학을 전공하게 됐다는 중년 관객 등…. 질문에는 하나같이 존경어린 헌사가 섞여 있었다. Q&A 시간이 끝나자 이번에는 우르르 감독을 에워쌌다.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느라, 상영관 앞은 한동안 북새통을 이뤘다. “마스터클래스, 관객과의 대화 때 무척 감동을 받았어요. 사실 한국 오기 전엔 대강 짐작만 했는데, 이렇게 사랑해 주시는 줄은 와서야 알게 됐네요.” 인터뷰를 위해 만난 코스타 가브라스 감독은 첫마디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정치 영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그는 그리스 군사정권을 비판한 ‘Z’(1969년),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범죄를 폭로한 ‘의문의 실종’(1982년), 유대인 학살 문제를 소재로 한 ‘뮤직박스’(1990년) 등 유럽사회의 첨예한 쟁점을 다룬 작품들을 잇따라 발표해 왔다. 풍자와 유머로 오락성 역시 겸비한 그의 영화들은 늘 대중적으로도 주목을 받아왔다. 세계적 명성을 얻은 세번째 영화 ‘Z’는 한국에선 20년 동안 상영 금지되다 1989년에야 극장에 걸리기도 했다. 이번 부산영화제는 그의 작품 중 ‘Z’와 ‘낙원은 서쪽이다’ 2편을 선보였다. 처음 찾은 한국에서 팬들의 사랑은 물론 부산영화제 자체도 깊은 인상을 안겨준 듯했다. “제가 프랑스 국적이어선지, 오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세계 최고의 영화제는 칸영화제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기 와보니 칸영화제와 가장 가까운 영화제가 부산영화제란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부산이 더 나은 점도 있어요. 칸이 언론과 영화관계자 위주인 반면 부산은 모든 관객에게 열린 영화제란 점이죠. 열정적인 젊은 관객들의 모습에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스 출신인 가브라스 감독은 19세에 프랑스로 이주했다. 러시아 이주민인 아버지가 좌파 성향을 지녔다는 이유로 그리스에서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되자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랑스로 건너가게 된 것이다. 이후 소르본 대학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파리 영화고등연구소(IDHEC)에서 영화를 배웠다. “어릴 땐 흔히 배우를 꿈꾸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바보 같은 생각이란 걸 깨달았죠. 그때부터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대학시절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를 발견하곤, 그리스에선 검열에 걸려 볼 수 없었던 좋은 영화들을 많이 봤어요. ‘하고 싶은 얘기를 이미지를 통해 전달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영화학교에 들어갔죠. 행운이었어요.” 현재 그는 파리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초기작에서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던 감독은 이젠 휴머니즘과 희망을 얘기한다. 작품세계의 변화에 대해 그는 “나도 변하고 그 사이 세상도 변했다.”는 말로 설명했다. “40년 전 세상은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로 이분화돼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화는 사회를 반영하는 매체죠. 세상과 사람이 바뀌었을 때, 당연히 영화도 변하게 됩니다.” 시대의 요구로 무거운 영화를 만들긴 했지만 사실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가르치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저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를 만들고 싶을 뿐”이라면서. 그럼에도 단 한 가지, 전달하고 싶은 게 있다면 ‘낙관주의’라고 이야기한다. “세계는 빈곤, 환경, 대기업 독과점 등 3가지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소통을 통해 해결점을 찾으려는 노력 자체가 세상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라 봅니다.” 물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이라는 영화 철학이다. “관객들에게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정치 담화도 아니고 대학 강의도 아니기 때문이죠.” 이는 정치문제를 다루면서도 항상 상업영화 틀 안에서 작업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아방가르드’ 정신을 놓치지도 않는다. 그는 “아방가르드 영화에는 자본 등 여러 난관이 따른다.”면서 “그래도 그런 영화를 만들 때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젊은 세대들이 다시 아방가르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찬욱 감독은 그의 2005년작 ‘액스, 취업에 관한 위험한 안내서’를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했다. 박 감독의 ‘박쥐’와 확장판 ‘박쥐’(10여분 증가)를 모두 인상적으로 봤다는 가브라스 감독은 “그렇게 재능 많은 감독이 리메이크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에서 박 감독을 만났을 때도 “나는 어떤 의견도 주고 싶지 않다. 당신을 믿기 때문이다.”며 “내가 할 일은 완성작을 보러가는 것뿐”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혹시 고국 그리스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을까. “그리스가 민주화된 이후 지금은 거의 유럽화됐어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더욱 좋아졌죠.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꼭 한번 그리스로 돌아가서 영화를 찍고 싶어요.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아마 그의 팬들도, 세계의 영화계도 그렇게 바라고 있을 것이다. 부산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제공
  • 그리스 총선, 산불이 좌우했다?

    그리스 총선, 산불이 좌우했다?

    4일(현지시간)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PASOK)이 사실상 승리했다. 99% 개표 결과 사회당이 44%를 득표해 33%를 얻은 집권 신민주당(ND)을 앞질렀다고 DPA 통신 등이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사회당은 전체 300석 중 160석을 확보하고 신민주당은 92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무투표에도 투표율 70%로 낮아 2004년과 2007년 연거푸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사회당은 5년 반 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코스타스 카라만리스 총리는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신민주당 총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사회당에 이은 이번 그리스 사회당의 승리로 승승장구하던 유럽 중도우파 진영의 기세도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집권당의 패배는 각종 추문과 경제 위기로 민심이 등을 돌린 결과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지난여름 대형 산불 대처 과정에서 무능을 드러낸 것도 패배의 주원인으로 제기된다. 또 지지층 일부가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로 분산되며 집권당의 패배를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사회당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재는 조부와 부친 모두 총리를 지낸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특히 80~90년대 세 차례나 총리를 지낸 아버지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는 직접 사회당을 창당한 거물급 정치인이다. 이 때문에 파판드레우 총재의 정치 활동은 역동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던 아버지 안드레아스 전 총리와 늘 비교됐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그의 리더십은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아버지의 그것에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승리 역시 사회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집권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의무투표제도를 택하고 있음에도 70.44%의 ‘낮은’ 투표율이 나온 것도 국민들이 기존 정치에 크게 실망했음을 나타낸다. 최근 조사에서는 10명 중 9명이 부동층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사회당 경기부양 위해 30억유로 투입 파판드레우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30억유로(약 5조 1300억원)를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불필요한 정부 지출을 줄이고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을 올리는 등 친서민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적자는 차기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더욱이 지난 정부에서 실패한 교육, 사회보장 부문 개혁 등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외정책에서는 순조로운 행보가 예상된다. 파판드레우는 1999년부터 5년 동안 외무장관을 지내며 인접국 터키와 성공적인 관계개선을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씨줄날줄] 가치 vs 이익/김종면 논설위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의료비를 내고 있는 미국의 의료보험 개혁 문제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풀지 못한 뜨거운 감자다. 절대적 지지를 받은 케네디 대통령이 단지 공공의료보험(메디케어)을 시행하려 했을 때도 미 국민은 ‘사회주의화’라는 색깔론을 덧씌우며 저항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의보개혁은 자신의 정치적 명운은 물론 미 국민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정파에 따라 보수와 진보로 갈려 극한 대립을 벌이는 의보개혁 논쟁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 전면에 ‘진두지휘형’ 리더 오바마가 있다. 의보개혁을 사회주의적이라고 몰아붙이는 TV 의견광고가 등장하고 나치문장에 ‘죽음의 개혁’ 구호까지 나도는 상황임에도 오바마는 사뭇 의연하다. “의보개혁 반대세력은 있지도 않은 무시무시한 유령(boogeymen)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일갈한다. 오바마에 대한 공격은 미국의 한 침례교 목사가 “주여, 오바마를 죽여주소서.”라는 저주설교를 퍼부을 만큼 극에 달했다. 흑인 대통령에 대한 뿌리깊은 거부감은 인종차별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 공화당 의원 11명이 대통령 후보의 출생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미국에선 백인 극우단체의 대명사 ‘KKK단’의 후신으로 알려진 ‘기독교부활센터’ ‘기사당’ 등이 활개치는 등 백인우월주의를 표방한 극우단체가 크게 늘고 있다. 개중에는 오바마 암살을 선동하는 광신 회원도 있다. 마침내 뉴욕타임스의 저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지난주 미국 극우파들이 이스라엘의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 암살 직전과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경고의 글까지 썼다. 오바마에 대한 극우파들의 비난이 무차별적인 정통성 흠집내기(delegitimation)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연정이 11년만에 출범하는 등 유럽은 ‘제3의 길’을 내세운 중도좌파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용의 나라’ 미국은 바야흐로 의보개혁을 둘러싼 보수·진보 이념논쟁이 한창이다. 그러나 의보개혁을 둘러싼 가치투쟁은 필경 외양일 뿐 진실은 벌거벗은 이익투쟁에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씁쓸하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좌파당 급부상… 지지율 10%대

    좌파당 급부상… 지지율 10%대

    이번 독일 총선에서 기민당(CDU)과 사민당(SPD)의 경쟁 구도 속에서도 눈에 띄는 정당은 바로 좌파당(Die Linke)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녹색당과 비슷한 10~12%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급부상하고 있다. 사민당의 우경화에 반발해 탈당한 사민당 내 좌파세력과 구동독 공산당(SED)의 후신인 민사당(PDS), 노동계가 연대해 만든 ‘선거대안(WASG)’이 2007년 6월 창당했다. 2008년 헤센주와 함부르크주 등 독일 주요 지방의회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구동독 지역에서는 이미 사민당을 앞설 정도로 당력을 키운 상태다. 사회복지 혜택 축소를 반대하며 노동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등 비정규직 노동자와 실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파병군 즉각 철수도 좌파당의 핵심의제다. 좌파당은 사민당의 우경화를 꼬집고 있고 사민당은 좌파당을 “낭만주의자의 모임”으로 폄하하고 있어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의 좌파 연정 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총선에서 경쟁하는 정당은 모두 29개다. 연금생활자당, 동물복지당 등 생소한 정당에서 이미 유럽의회 선거에서 0.9%를 득표한 바 있는 해적당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정당들이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특히 자유로운 인터넷 다운로드를 주장하는 해적당은 2006년 창당 당사 30~40명 정도였던 당원이 최근에는 2700명까지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아동 포르노 사이트에 접속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민당 소속 하원의원 외르크 타우스가 입당, 비록 1석이지만 의석까지 확보하고 있는 당이다. 비례대표로 의석을 얻을 수 있는 당 지지율 5% 획득은 어렵지만 지역구 선거를 노릴 수 있는 만큼 해적당이 의회에 ‘제대로’ 입성할 수 있을지도 이번 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독일 17대총선 D-4… 관전포인트] 집권 기민당·자민당 우파연정 탄생하나

    [독일 17대총선 D-4… 관전포인트] 집권 기민당·자민당 우파연정 탄생하나

    하원의원을 선출하는 독일의 제17대 총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연임이 확실시되면서 드라마틱한 요소가 빠진 듯하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불황 속 독일의 경제 정책 방향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인 만큼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 위기는 선거를 앞둔 각 국의 집권정당에는 ‘책임론’이라는 이름으로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독일의 각종 경제 지표들이 회복되면서 메르켈 총리에게 ‘경제’는 야당의 공격을 막아주는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고 있다. ●여론 58% “현 중도보다 새 연정”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인 ARD와 ZDF가 각각 발표한 각당 지지율 조사에서 집권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은 35~36%를 기록했다. 집권은 가능하지만 연합 정부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연정 파트너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메르켈은 총선 후 현재 연정 파트너인 중도 좌파 사민당(SPD)과 결별할 예정이다. 새로운 파트너는 또 다른 보수정당인 자민당(FDP)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민당이 자민당과 연합할 경우 연정 구성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친기업 정당으로 ‘부자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한동안 기민당 내부에서는 자민당과의 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 선거에서 양당의 득표율이 50%를 넘어설 경우 중도우익 정권이 탄생, 최근 유럽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우경화 흐름에 독일도 몸을 싣게 된다. ●과반실패땐 사민당과 또 어색한 동거 반면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또다시 사민당과 ‘어색한 동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지난 4년간의 연정은 1966~69년 대연정보다는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서 의견을 같이하는 등 양당은 극한 대립은 되도록 피했다. 하지만 세금 문제나 노동시장 개혁 등 좁힐 수 없는 인식의 차는 분명 존재했다. 그래서인지 ARD 여론조사에서 현 연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친 반면 새로운 정부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58%였다. 경제·시사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 새장에 갇힌 메르켈 총리의 사진을 싣고 “유권자들은 대연정에서 메르켈을 풀어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최대 이슈는 역시 경제다. 사민당은 ‘2020년까지 완전 고용’‘일자리 400만개 창출’ 등을 내세우면서 경제 부문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시도했지만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기민당은 중산층 감세와 일자리 창출을 공약하고 있지만,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보다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메르켈 총리는 쥐트도이체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하며 신기술을 발전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 의회는 임기를 100일도 남겨놓지 않은 지난 7월 임금이 줄어들어도 연금액을 줄이지 않는 내용의 법안을 밀어붙였다. 2040년에는 노동인구 100명 중 58명이 65세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연금 정책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두고 DPA통신은 유권자의 3분의1가량이 60세 이상인 만큼 노년층이 선거 결과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프간 민간인 사망·철군이 막판 변수 독일 사령관의 명령으로 나토군이 아프간을 공습, 민간인 수십 명이 사망하자 사민당은 이 문제를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르켈 총리와 달리 사민당 당수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지난 13일 TV토론에서 “2011년 아프간에서 독일군을 철수시키는 것이 우리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알카에다는 지난 18일과 20일 이번 총선에서 아프간 철군 문제에 진전이 보이지 않을 경우 총선 후 2주 내에 독일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독일 내무부는 “이 동영상의 신뢰도를 조사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아프간 문제는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알카에다는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총선 사흘 전 열차 테러를 벌인 바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佛좌파 철학자 “사회당 해산을”

    │파리 이종수특파원│“사회당 해산해야”프랑스의 좌파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가 19일(현지시간) 일요신문 주르날 뒤 디망시와의 인터뷰에서 던진 파격적 발언이다. 레비의 이 발언은 최근 내홍으로 시끄러운 프랑스 사회당에 일종의 ‘사망 선고’를 내린 것으로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레비는 “사회당은 이미 죽은 몸”이라며 “거대한 사체(死體) 상황에서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려면 사회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감히 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덧붙인 뒤 “사회당 당수인 마르틴 오브리는 능력 있는 정치인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대표적 좌파 지식인 레비가 사회당을 전면 공격한 것은 유럽의회 선거 참패 뒤 당 혁신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홍에 시달리고 있는 사회당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앞서 파리 인근 에브리시(市) 시장이자 사회당 하원의원인 마뉴엘 발은 “사회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16.48%밖에 득표하지 못한 것은 사망 선고 직전에 있음을 의미한다.”며 “당명을 비롯해 지도부, 프로그램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오브리 당수가 “당 비난을 멈추든지 당을 떠나든지 하라.”고 최후 통첩성 경고를 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vielee@seoul.co.kr
  •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세계 석학에 듣는다] “현재 인류가 모색할 수 있는 성장동력은 녹색 뿐”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세계 석학에 듣는다] “현재 인류가 모색할 수 있는 성장동력은 녹색 뿐”

    │파리 이종수특파원│“한국 정부가 새 성장동력으로 녹색성장을 채택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류가 모색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은 ‘녹색’입니다.” 세계 경제위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일각에서는 바닥을 탈출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는 어두운 전망도 공존한다. 서울신문 창간 105주년을 맞아 1년여 동안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경제 위기의 본질을 되짚어 보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프랑스의 대표적 거시경제학자 장폴 피투시(67)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교수를 만났다. 시앙스포 부설 경제동향분석연구소 소장이기도 한 피투시 교수는 센강 좌안 케도르세 69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경제위기를 부른 구조적 원인으로 선진국과 후진국의 불평등 확대를 지적한 뒤 아직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절약적 기술 개발’과 ‘새 에너지 개발’을 새 성장 동력으로 제시했다. ●“아직 바닥 벗어나지 못해” 먼저 현재 경제위기가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물었다. 피투시 교수의 입장은 전반적으로 비관적이었다. 그는 “일각에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하는데 수치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피투시 교수는 그 논거로 “미국·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1930년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80년 만의 심각한 위기”라고 전제한 뒤 “그런데 사람들은 2차대전 이후의 경제 침체 정도로 여기면서 조금 밝은 전망의 수치만 나와도 최악의 상황에서 탈출했다고 믿는데 위기의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우울하게 보는 다른 이유로 보호주의의 등장을 지적했다. 피투시 교수는 “97년 위기 때는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절하로 탈출했지만 위기가 세계적으로 번진 상황에서는 이 방법이 불가능하고, 국제적 공조로 합의한 각 정부의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이 점에서 국제적인 의지가 약하다. 특히 유럽은 경기부양을 선도하기는커녕 미국, 중국, 일본의 경기부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의 보호주의가 등장하고 있어 위기 탈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자동차 산업과 은행 구제자금 지원을 사례로 들면서 “두 경우 모두 매우 균형적인 방안으로 보이지만 불균등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예컨대 헝가리나 폴란드가 자국 내 자동차 산업에 지원을 하게 된다면 분명 르노 등 거대 자동차기업들이 지원을 받지 자국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기 때문에 이는 무의미한 지출이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완하려면 “선진국들이 후진국에 끼친 손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맥락에서 국제기구의 지원도 세계적 불균형을 부채질할 뿐이지 많은 나라의 위기 탈출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기구 변화와 개혁 필요” 이런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피투시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변화와 개혁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제기구 개혁의 주요 원칙으로 ▲후진국 등 모든 국가가 발언권을 갖는 정당성 강화 ▲자금 확대 ▲균형 잡힌 규칙에 따른 대응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균형 잡힌 규칙과 관련, “예를 들어 IMF가 헝가리에 대한 대출 조건으로 긴축정책, 공무원 임금 삭감, 통화긴축정책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만약 대상이 미국이라면 그런 조건을 열거하지 못할 것”이라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체계적 위험을 가진 국가는 감시받지 않는 반면, 어떤 체계적 위험도 갖지 않은 국가는 감시받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거에서 주요 20개국(G20)도 정당성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비록 G20이 주요8개국(G8)보다는 낫다고 하더라도 이번 위기 국면에서 한 일은 국제금융시스템 구제 정도밖에 없다. 사회위기, 실업, 성장 등을 위해서는 아직 한 일이 미미하다. 특히 후진국의 손해에 대한 선진국의 보상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 ●“경제위기 원인은 현대경제 기본법 망각” 이어 경제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새 성장동력을 물었더니 피투시 교수는 환경친화적이고 에너지 절약적인 기술 개발과 새 에너지 개발 등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10년 전부터 녹색성장의 필요성을 제안했다.”는 그는 “현재의 성장동력은 신환경, 신에너지 기술과 연구를 통한 새로운 에너지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신환경·에너지 기술 개발로 모든 이들의 근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고 수익성이 높은 공공투자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1990년대는 새 정보 통신이 개발된 정보 성장기다. 그러나 21세기는 새로운 환경기술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피투시 교수는 청정자동차 개발이 엄청난 수익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예를 들면서 “이런 친환경기술이 성장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인간의 필요에 대한 충족이 성립돼야 한다.”며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친환경 신기술 제품들을 사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국이 녹색성장을 새 성장동력으로 설정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또 “최근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의장국으로 ‘녹색성장 선언’ 채택을 주도한 것은 OECD가 지구를 보존하면서 인류에 필요한 재원을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피투시 교수는 이번 경제위기의 원인을 가시적 원인과 구조적 원인으로 분석했다. “가시적인 원인은 금융체제의 위기다. 금융시장 주체의 리스크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은행가들의 무능력도 가세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이라는 작은 문제로 발생해 전 세계로 확대됐는데 주식화로 인한 불량채권이 생겨나면서 금융시장을 오염시켰다. 즉 현대 경제의 기본법을 망각한 것이다.” 구조적 원인과 관련해 두 가지 현상을 지적했다. 먼저 25년 전부터 모든 국가에 존재해 온 불평등의 확대가 세계의 수요를 부족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불충분한 수요를 개선하기 위해 통화팽창 정책을 쓸 수밖에 없었고 금융기관들은 매우 낮은 금리로, 수익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자본가들에게 매우 높은 수익을 약속하면서 그들의 자본을 금융시장에 투입하도록 하면서 위기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글ㆍ사진 vielee@seoul.co.kr ■거시경제정책 전문가 │파리 이종수특파원│장폴 피투시 교수는 인터뷰가 끝난 뒤 기자에게 “나는 좌파입니다. 그러나 사회당 같은 정당 소속은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 그대로 피투시 교수는 프랑스의 대표적 좌파 경제학자다. 1942년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의 명문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획득한 뒤 미국과 유럽 대학에서 강의했다. 1982년부터는 모교인 시앙스포 교수를 맡았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시앙스포 부설 경제동향분석연구소 소장을 맡아 경제분석 잡지를 발간하고 있다. 또 미테랑 연구소의 과학자문위원과 총리실 산하 경제분석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실업, 개방경제 이론과 거시경제정책의 역할에 대한 전문가로서 신문에 기고를 많이 하고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한다. 그는 통화와 예산의 경직성이 경제성장과 고용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프랑스는 물론 세계 경제학회에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주요 언어로 번역 소개됐다. 또 ‘인플레이션, 균형과 실업’(1973)을 비롯해 ‘케인스 이론의 미시경제학적 토대’(1974), ‘금지된 토론’(1995), ‘새로운 환경정책’(2008) 등 50여권의 저서(공저 포함)를 출간했다. 최근에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분석하는 논문을 많이 발표했다. 의욕적인 학술 활동으로 프랑스경제학회상을 받기도 했다. vielee@seoul.co.kr
  • [열린세상] 개헌과 권력의 분산/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개헌과 권력의 분산/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바야흐로 개헌논의가 불붙을 전망이다. 혹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무한 책임을 지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병폐와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이 권력을 분산시키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근거로 풀이되는 중이다. 그래서 분권형 대통령제 또는 이원집정제를 대안으로 꼽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국방과 외교는 대통령이 책임지고, 내치는 총리가 맡는 이른바 프랑스식 이원집정제가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프랑스의 이원집정제는 본질적으로 권력의 분산이라는 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 프랑스 대통령은 매우 강력하게 집중된 권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이원집정제는 제2차 세계대전 뒤 드골 대통령이 강력한 권한을 보유할 수 있게 만든 제도이다. 프랑스의 대통령은 비상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 게다가 프랑스의 이원집정제는 과거 박정희 대통령 시절 유신헌법의 모델이 아닌가. 프랑스의 이원집정제는 기대와 달리 안정적이지도 않다. 프랑스의 이원집정제 아래에서는 좌파 대통령과 우파 총리 또는 우파 대통령과 좌파 총리가 공존하는 동거정부가 세 번이나 발생했다. 헌법 조문 몇 가지로 대통령과 총리의 권한을 모든 방면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기는 어렵다. 대통령과 총리는 서로 자신의 권한을 크게 해석하고 확대하기 때문에 동거정부는 항상 불안정했다. 역설적이게도 한국의 이원집정제론자들은 이러한 동거정부 형태가 가장 권력이 분산된 대안으로 여기는 듯하다. 동거정부가 아닌 때는 현재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잘 보여주듯이 강력한 대통령제로 작동하는 것이 프랑스식 이원집정제이다. 유럽에서 이원집정제가 출현한 것은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이다. 의회가 자주 해산되고 정부가 너무 자주 바뀌었다.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여 좀 더 지속성 있고 책임성 있는 정치를 보장하고자 했다. 영국과 같이 군주가 살아남은 유럽 국가들은 왕이 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의원내각제를 유지했다. 이에 비하여 왕이 없는 유럽 국가들은 독일의 바이마르 공화국의 모델을 본떠 대통령을 직접 선출하는 이원집정제를 채택했다. 한국이 이원집정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것은 사람이나 자리를 통하여 권력을 나누는 시도이다.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의 대통령들은 현행 헌법이 규정하듯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의 명에 따라 행정에 관하여 내각을 통할하도록 보장한 총리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애초부터 한국의 정부형태는 이원집정제에 매우 가깝다. 이를 제대로 실천하지도 않은 채 다시 이원집정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큰 모순이다. 대신 한국에서 진정한 권력의 분산은 입법부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다. 입법부가 명실상부하게 대통령의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독립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헌을 통하여 행정부가 더 이상 법안 발의를 못 하도록 해야 한다. 과거 행정부가 우수한 공무원들을 통해 좋은 법안을 양산해 왔다. 이에 따라 입법부는 오랫동안 통법부 역할에 그쳤다. 시대가 변했는데 여전히 대통령이 법안을 추진하고 의원들은 대통령에 복종한다. 입법부는 여전히 통법부이고 대통령은 무한 권력을 행사한다. 미국의 대통령제는 삼권의 분립 및 견제와 균형이 철저하다. 의회가 입법권을 보유하고 의원만이 법안을 발의할 수 있다. 대통령의 권한이 그만큼 약하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관련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 상하의원들과 수시로 전화하고 만나며 대화와 타협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개헌으로 국회의원만이 법안을 발의할 수 있게 만든다면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줄이는 제도와 장치를 마련하는 셈이다. 사람이나 자리가 아닌 행정부와 입법부라는 제도와 기관으로, 권력을 제대로 나누게 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열린세상] ‘니체’와 ‘나체’ 그리고 ‘사다함의 매화’/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열린세상] ‘니체’와 ‘나체’ 그리고 ‘사다함의 매화’/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시중에 이런 유머가 있다. 전직 대통령들과 이명박 대통령이 함께한 자리에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하였다’를 쓴 저자가 누구인가를 물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눈을 지그시 감고 한참을 생각한 후에 ‘니체’라고 대답하자, 노태우 전 대통령은 그것을 커닝하여 ‘나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점잖지 않게 나체가 뭐냐.”라고 하면서 ‘누드’라고 말하였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우리말을 써야지” 하면서 ‘벌거숭이’라고 답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망설이고 있을 때, 도올 김용옥이 나서서 이런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이 말한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사실적 진리의 측면에서 보면 니체가 정답이다. 그러나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말한 승상 조고(趙高)와 같은 절대 권력자나, 혹은 민주주의의 기본이 되는 다수결의 원칙에서 보면 나체 시리즈가 정답으로 취해질 수도 있다. 조고의 경우처럼 강요된 거짓 진리는 권력이 해체되면서 효력이 상실되지만, 스스로 거짓 진리를 옳다고 믿을 경우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기 전까지는 고치기가 쉽지 않다. 한때 유럽인들은 몽골군을 동방의 ‘사제왕 요한’의 군대로 오인한 적이 있었다. 이슬람 세력이 강성해지면서 1146년에 예루살렘 왕국의 동북방 도시 에데사(현 터키 동남부 우르파)가 초토화되고, 4만명 이상의 기독교 주민들이 희생되면서부터 유럽인들은 동방의 사제왕 요한이 이슬람의 위협으로부터 자신들을 구제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 시작한다. 그로부터 91년 후인 1236년, 칭기즈칸의 셋째아들로서 제2대 칸에 오른 오코타이는 자신의 조카 바투에게 유럽 침공을 명하였다. 바투의 12만 몽골군은 1240년에 러시아 전역을 장악했으며, 이듬해에는 폴란드와 독일의 연합군 2만명을 괴멸하고 헝가리 전역을 초토화하였다. 사제왕 요한에 대한 유럽인들의 근거 없는 신앙은 몽골군이 이슬람의 유럽 침공을 저지할 원군이라고 착각하게 함으로써 치명적인 피해를 불러왔다. 지금 우리 사회에도 이 같은 치명적 오해들이 준동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원폭과 미사일 발사 실험 비용의 출처를 밝히려는 정부를 비난하고, 수일간 계속되었던 사이버 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북한을 비호하고 나섰다. 금강산 관광객이 총살되고 개성공단 관계자가 체포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남북경색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돌리고 있다. 선거에 의하여 합법적으로 성립된 정부의 정책기조를 야권에서 전면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반하는 처사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치인들은 집권한 후에 자신들의 포부를 펼치면 될 것이다. 야권, 특히 민주당은 현 정부의 주요 공약을 모조리 폐기하고, 우리 사회를 민주와 독재, 좌파와 우파의 대결장으로 재단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부터 대의민주정치의 근간에 충실하고 국회의 담론 규칙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약(藥)과 독(毒)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모든 주장에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도(道)와 덕(德)과 법(法)을 말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좌도(左道)나 우도(右道) 한쪽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극단을 피하여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삭이며 새로운 것을 창조함으로써 가장 현명한 선택에 이르고자 하는 중도(中道)나 중용(中庸)의 길은 그만큼 험난하다. 사제왕 요한과 같은 허구는 기망(欺妄)을 초래하는 유사종교적 코드일 뿐이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권력유지의 비법으로 삼고 있는 ‘사다함의 매화’와 같은 요술상자도 부질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오직 성실하게 논의하고 이성적으로 타협하고 정성을 다하여 설득한 후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투표에 부치는 방식으로 정치일정을 진행시켜야 한다. ‘니체’가 ‘나체’가 되더라도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학자와 언론의 몫이고, 잘못된 것을 선거로써 바로잡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다. 김진 울산대 철학과 교수
  • ‘위풍당당’ 佛 녹색당 사회당 선거연합 제안 거절

    │파리 이종수특파원│‘사회당이 너무 성가시게 해.’ 프랑스 유럽녹색당의 행보가 당당하다. 지난달 치른 유럽의회(EU)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프랑스 유럽녹색당이 9일(현지시간) 프랑스 사회당의 선거연합 제안을 거부해 화제다. 유럽녹색당의 다니엘 콘-벤디트 대표는 이날 한 텔레비전과의 회견에서 “사회당은 더 이상 우리를 성가시게 하지 마라.”고 밝혔다. 68혁명 당시 대학생 지도자로 활약하다 EU 의원으로 활동 중인 콘-벤디트의 발언은 전날 사회당 중진의원 장-마르크 아이로가 “내년에 치를 지방선거 1차투표에서 좌파 연합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을 일축한 것이다. 콘-벤디트는 “사회당은 지긋지긋하다.”며 “선거연합이라는 것은 일단 각 정당이 1차 투표를 치른 뒤 논의하는 것인데 1차투표 때부터 연합하자는 발상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콘-벤디트의 이날 발언은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유럽녹색당의 자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녹색당은 지난달 치른 EU 선거에서 16.28%의 득표율로 제2당인 사회당(16.48%)을 바짝 추격하면서 선전했다. 당시 유럽녹색당은 중도 성향의 민주주의 운동을 제치며 3당으로 부상, 기염을 토했다. 한편 사회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좌파연합을 제안한 것은 2007년 대선 패배 이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좌우를 아우르는 ‘개방 인사’ 전략으로 당 내홍이 깊어진 데다 최근 EU 선거에서마저 참패하면서 위기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vielee@seoul.co.kr
  • [서울광장] ‘강부자’와의 열애도 끝내라/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강부자’와의 열애도 끝내라/진경호 논설위원

    이런 걸 뭐라 해야 할까. 닭과, 그 닭을 쫓던 개? 아니다. 그보다는 판 바꾸기가 좋겠다. 서서 싸우는 K1 격투기를 벌이다 느닷없이 링 바닥에 나뒹굴며 싸우는 UFC 방식으로 경기를 하겠다는 격. 아니 아예 난 레슬링을 하겠노라며, 그러니 너와는 그만 싸우련다며 링을 떠난 격.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 정국의 끝자락에서 돌연 ‘중도강화론’을 꺼내들고는 서민에게로 달려갔다. 이문동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고, 생계형 운전사범들을 사면한다. 사교육에 몽둥이를 휘두르고 재탕이든 아니든 하반기 서민경제대책도 내놓았다. 민주당 당신들은 낡은 이념이나 껴안고 주저앉아 있어라. 난 밖에 나가 서민들과 어울릴 테다. 전장(戰場)을 바꿔 버렸다. 노무현의 밀짚모자를 아쉬워하던 민심 앞에 대통령이 자전거를 타고 나타났으니 왠지 모를 설렘은 어쩔 수 없는지 모른다. 의제 선점에는 일단 성공한 듯하다. 조문 정국을 삽시간에 MB식 서민 프렌들리 정국으로 돌려놓았다. 덩달아 지지율도 오른다.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읽은 건지, 아니면 그의 승리방정식에 맞춰 공화당의 서민감세정책을 자기 공약으로 만든 오바마를 벤치마킹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또 아니면 빌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든 딕 모리스의 ‘트라이앵귤레이션’, 민주당과 공화당의 좋은 정책만 모아다 새로운 정책조합을 만들어 내는 전략을 떠올렸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라는 말입니까.’ 식으로, 상대의 공격을 전혀 다른 방향에서 맞받아쳐 궁지를 벗어난 노무현의 의제회피 전술을 눈여겨봤을 수도 있겠다. 레이코프의 ‘프레임 재구성’, 모리스가 말한 ‘의제 선점’ 모두 정치공학이다. 좋고 나쁠 건 없다. 정치의 외피(外皮)일 뿐이다. 서민에 의한 정부로 출발하지는 못했을지언정 서민을 위한 정부로 남겠다는 것, 이거 정말 감동 아닌가. 유엔미래보고서는 2018년의 정치를 이렇게 내다봤다. ‘인터넷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똑똑한 개인들이 등장하고, 정부는 점점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워진다. 정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설득 전문가다.’ 프로파간다, 16세기 중세유럽에서 나온 이 선전선동의 개념이 21세기 첨단시대를 맞아 정치의 더욱 중요한 핵심기제가 된 것이 현실이다. 눈앞에 다가온 설득의 시대. 문제는 콘텐츠다. 시늉으론 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이 진정 서민을 업은 것인지, 위기를 맞아 서민의 등에 업힌 것인지는 금방 드러난다. 조지 W 부시의 ‘온정적 보수주의’를 ‘따뜻한 보수’로 포장해도 속이 비면 ‘공갈빵’이다. 서민을 베풀 대상으로 보는 인식부터 버려야 한다. (대통령이 찾아가면 그집 망하네, 안 망하네 희롱하는 떡볶이 정치인들도 따로 버려야 한다.) 서민을 정책 대상이 아니라 정책 목표로 둬야 서민정책이 나온다. 집토끼도 버려야 한다. 지난 1년 반 좌파와 담 쌓고 지내다 화를 키운 탈(脫)이념 정치의 실패를 물타기하려고 중도를 꺼낸 게 아니라면 우파부터 때리고 봐야 한다. 산토끼 잡으러 나가도 집토끼, 어디 가지 않는다. 갈 데가 없다. 가 봐야 자유선진당, 옆집이다. 부자와 기업들 그동안 충분히 배려했으니 이제 당신들도 사회적 역할에 보다 힘쓰라고 말해야 한다. 대운하를 떠나보낸 결심으로 ‘강부자’ ‘고소영’과의 열애도 이젠 끝내야 한다. 서민으로 시작한 중도의 두 번째 관문, 개각이다. 서민들이 보고 있다. jade@seoul.co.kr
  • 국제사회 압박… 온두라스 고립 위기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온두라스가 고립될 위기에 처했다. 남미 좌파 지도자들이 새 정권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자국 대사를 철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 유럽연합(EU) 등 세계 각국 정상들도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을 추방한 쿠데타 정권을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대통령 축출은 불법”이며 “끔찍한 선례”라며 국제사회의 비판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대사 철수, 교역 중단 등 압박 공세이날 니카라과 마나과에서 열린 남미 좌파지도자 모임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회담에서 베네수엘라, 쿠바 등 9개 회원국들은 셀라야 대통령이 복귀할 때까지 자국 대사를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과테말라, 니카라과, 엘살바도르는 온두라스와의 교역을 48시간동안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온두라스 원유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미주기구(OAS)도 30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호세 미겔 인술사 OAS 사무총장은 셀라야에게 2일 온두라스로 함께 복귀하자고 제안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셀라야 대통령이 민주적으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점은 아주 분명하다.”면서 OAS 등 국제기구와 이번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공세가 잇따르자 로버트 미첼레티 임시 대통령은 셀라야 대통령의 체포는 헌법 위반에 의한 것이며 적법한 절차로 수행됐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내정간섭시엔 무력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또 이미 내각 구성에도 들어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로이터통신은 쿠데타 정부가 11월 대선까지 유지될 경우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은 경제제재나 원조 중단 등의 압박 수단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점쳤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등 남미 온건파 정부들이 새 정권을 설득, 조기 총선을 이끄는 것도 또 다른 시나리오다.●“셀라야 허가 받아야 입국 가능”국내에서는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가 폭력사태로 비화되고 있다. 29일 수도 테구시갈파 대통령궁 앞에서는 1500여명의 시위대가 군인 수천명과 충돌했다. 군인들은 헬리콥터에서 최루탄을 살포하고 곤봉을 휘두르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시위대는 돌을 던지거나 불을 지르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38명이 체포되고 45명이 다쳤다. 대통령 반대파도 30일 셀라야 추방을 지지하는 시가 행진을 벌이겠다고 밝혀 맞불시위도 예상된다.이번 사태는 국내 빈곤층과 보수 부유층 사이의 오랜 갈등을 부추길 전망이다. 셀라야 지지층은 빈곤층인 반면 미첼레티의 기반은 기업인과 정치인, 군부와 사법부 엘리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한편 셀라야 대통령은 3일 OAS 의장과 온두라스로 복귀해 정부 통치권을 회복하겠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온두라스 정부는 셀라야 전 대통령이 그의 의지대로 귀국할 수 있으나 당국의 허가를 받고 보통 시민의 자격으로만 귀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엔리케 오르테스 외무장관은 “셀라야는 온두라스에 입국금지된 상태에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우선 외무부의 허가를 거쳐야 하며 대통령이 아니라 보통 시민의 자격으로 입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국 허가를 내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유럽의회 우향우 사회당 등진 민심

    유럽의회 우향우 사회당 등진 민심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 유권자들이 좌파에게 등을 돌렸다.” 4일 영국을 시작으로 7일(현지시간) 18개 회원국 선거를 끝으로 막을 내린 유럽의회 의원 선거에서 보수 성향의 중도 우파 등 우파 정당이 약진하고 사회당 등 좌파는 열세를 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속 좌파정부 실정에 책임 유럽의회가 8일 오후 1시30분 기준으로 밝힌 선거 개표 결과(잠정) 중도 우파인 국민당그룹(EPP-ED)이 35.7%의 득표율로 모두 736석 가운데 263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EPP-ED의 비중은 현재의 36.7%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에 견줘 유럽의회내 제1의 견제 정치 세력인 ‘사회당 그룹’(PES)은 163석(22.1%)밖에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27.6%의 비중을 차지했던 것에 비하면 유럽의회에서 세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좌파 성향이 더 강한 ‘좌파 그룹’(GUE/NGL)도 33석(4.5%)을 확보해 의석 비중이 현재의 5.2%보다 낮아졌다. 이런 경향은 회원국별 선거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가운데 좌파 성향의 정당이 정권을 잡고 있는 나라는 6개국이다. 이 가운데 영국을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헝가리 등의 집권당이 보수 야당에 패배했다. 이처럼 우경화 경향이 두드러진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경제위기 속에 유권자들이 좌파 정부의 실정에 책임을 물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우파가 집권한 회원국 가운데 정부가 잇따라 경제구제 방안을 발표하고 경제위기 탈출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인 경우에는 집권당인 우파가 약진했다. 프랑스의 중도 우파의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이 28%의 득표율로 사회당(16.8%)보다 2배 가까운 지지율을 얻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유럽의회를 책임질 이번 선거에서 우파가 강세를 기록해 앞으로 EU 정책은 규제 완화 쪽에 비중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 42.9% 최저… 대표성 논란 이번 선거는 예상대로 역대 유럽의회 선거 가운데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해 유럽의회의 대표성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EU 회의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유럽의회 사무국이 발표한 이번 투표율은 42.9%. 이는 종전 최저 투표율인 2004년의 45.4%보다 약 2.5%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유럽의회와 EU에 대한 회원국 국민들의 무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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