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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로 혼돈과 분열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그리고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국제사회로부터 또다시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될 북한. 2017년 3월의 한반도 정세는 격랑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우리나라는 이달 중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5월 중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그 결과에 불복하는 세력 또한 나타날 수 있어 국가 안정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국내 정세를 떠나 올해에는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국가의 대선과 총선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 ‘아메리카 퍼스트’…트럼프 미국 이은 세계의 우경화 우려국제 정세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국가 미국. 세계의 경제와 안보를 쥐락펴락하는 이 나라가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이른바 ‘문제아’로 떠올랐다. 국제 사회에서 균형 외교와 통상이 아닌 ‘무조건적인 미국 우선’ 정책을 선언, 강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다. 극우적인 언사와 공약으로 미 대권에 도전한 이 정치 신인이 실제로 당선되고, 공약을 지켜나가기 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트럼프의 미국은 국가 안보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경제력이 높으면서도 방위비는 매우 미미하게 낸다는 식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적한 바 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이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영국 빠질 EU 이끄는 독일·프랑스, 우익 정당 돌풍국제 정세는 물론 우리나라와 경제 교류에 있어 미국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는 단일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EU)이다. 하지만 EU는 주축을 이뤘던 영국이 지난해 6월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EU 유지를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시리아 등 난민 포용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은 자국 내 반발에도 부딪히고 있다.당장 오는 9월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철의 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내 좌파 정당과 우파 정당 강자들에게 밀려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 우파 경쟁자로는 반(反)난민 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는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 프라우케 페트리 대표(42)가 있다.독일 내 난민에 대한 반감은 독일 우선주의, 반 이슬람주의 등을 내세우는 AfD의 인기요인이 됐다. 특히 페트리 대표는 “필요할 경우 난민에게 발포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나치주의에는 확고한 배척 의지를 드러내는 등, ‘상식적 극우’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굳히며 AfD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극우주의가 선전하자 메르켈은 기존 난민정책 수정을 약속하며 우익세력 포용을 시도했지만 다소 뒤늦은 노선 변경에 독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총리후보 마르틴 슐츠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마르틴 슐츠는 유럽의회 의장 출신이며 연초부터 사민당 지지율 급등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여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연합 지지율 30%를 1%포인트로 앞섰다. 또한 뉴욕타임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슐츠 후보의 개인지지도 또한 50%로 34%에 그친 메르켈 총리를 월등히 앞섰다. ● ‘여성 트럼프’ 르펜의 극우민족주의, 프랑스를 달구다4월 23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여성 트럼프’로 불리는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대선 후보 중 가장 선두에 서있다. 국민전선은 프랑스 극우정당으로, 르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구호인 ‘아메리카 퍼스트’를 차용한 ‘라 프랑스 다보르’(La France d’abord)를 내걸고 대선에 나섰다. 르펜은 반이민, 반세계화, 반이슬람 등의 극우 공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구시대의 종결을 상징한다며, 이제 이념 대립 양상은 좌-우가 아닌 애국자와 글로벌리스트의 대립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구체적 공약으로는 이민자 특별세 도입, 이민자에 대한 기본 의료보장 제공 중단, 무상교육제도 프랑스인에만 적용, 밀입국 이주민 귀화 불가, 프랑스 거주 이중국적자 프랑스 국적 박탈 및 추방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반세계화 정책들도 있다. 르펜은 EU를 ‘실패’라고 규정하고 탈퇴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으며, 더 나아가 NATO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 거부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르펜과 지지율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프랑수와 피용 공화당 후보다. 중도 우파 노선의 피용은 지난달 프랑스 언론 ‘카나르 앙셰네’에 보도에 의해, 상·하원 시절 피용의 두 아들 및 아내 페넬로프를 보좌관 등으로 위장 취업시켜 세비를 부정하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지지율이 폭락했었다. ● 대선 앞둔 이란…북핵 문제에 한·미 양국 모두 신경 북한 핵무기 포기 협상 및 전략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중동 핵 보유국 이란도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란은 개혁파 ‘대부’였던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83세를 일기로 숨지면서 개혁파 위축이 예상된다. 라프산자니의 죽음에 뉴욕타임스는 “라프산자니의 죽음으로 개혁파가 움직일 공간이 줄어들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란 지도부 내 반미세력 입지가 강화되고 대미 관계개선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라프산자니 사망으로 정치 경제적 개혁과 문화 개방을 추구하는 이란 온건 진영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중도·온건·개혁 세력의 지지를 받는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 또한 종교계 전반에 걸쳐 막강한 후원 세력을 잃게 된 셈이다. 로하니가 홀로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5월 대선 재선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됐다.로하니의 재임기간 중 대표적 업적으로는 2015년 초 이뤄진 대미국 핵협상이 있다. 극적으로 타결된 이란 핵협상 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으로 핵개발에 관련된 대이란 제재가 해제돼 서방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8000만 이란의 블루오션에 손을 뻗을 수 있게 됐으며 미국과 이란의 관계도 크게 개선됐었다. 그러나 이란의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험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이란제재를 예고하면서 로하니의 업적은 무위로 돌아갈 위험에 처했다. 핵 합의안에 대한 이란 내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었고, 서방 개방정책에 불만을 품은 야당의 반발도 거세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신규제재라는 악재가 겹치자 오랜 시간 동안 어렵사리 회복됐던 미국-이란 관계가 외교·군사적 위기가 상존하던 과거로 회귀한 듯한 상황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는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북한 무수단 미사일과 같은 종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은 북한과 미사일 기술을 주고받은 전력이 있다. 미국은 현재 이란 기업·기관에 추가제재를 준비 중이고, 이란은 이를 핵 합의 파기로 간주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북한과 이란을 ‘한 패’로 간주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에 비춰볼 때 대이란 정책은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
  • 홍준표 “위안부 합의는 외교 아닌 뒷거래”

    홍준표 “위안부 합의는 외교 아닌 뒷거래”

    홍준표 경남지사는 3·1절인 1일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 “인간 존엄의 문제인 위안부 피해를 물질적 보상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 것으로, 외교가 아니라 뒷거래”라고 비판했다. 홍 지사는 이날 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정부가) 10억엔이라는 푼돈에 거래했다. 일본 위안부 문제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은 반인류 범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명치유신, 중국은 양무운동으로 근대화를 추진하는 동안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쇄국정책으로 고립과 쇠퇴를 자초했다”며 “그 결과 나라를 잃었고 일제 36년 치욕의 역사를 견뎌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남미, 유럽을 필두로 세계적으로 좌파정권이 몰락하고 우파정권이 집권하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좌파 광풍에 휩싸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도청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는 독립유공자 유가족과 보훈단체장, 도의원, 공무원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준표 “우파 열린 민족주의만이 살 길” 페북 행보 시작

    홍준표 “우파 열린 민족주의만이 살 길” 페북 행보 시작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2개월간 중단했던 페이스북을 다시 시작하면서 “우파 열린 민족주의만이 살길”이라는 글을 적었다. 홍 지사는 19일 “유럽,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좌파가 몰락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좌파가 득세하고 있다”면서 “국수주의가 판치는 세계사 흐름에 우리의 지향점은 우파 열린 민족주의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의 실패로 우파들이 일시적으로 위축되어 있지만, 곧 전열이 재정비될 것으로 본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고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한 말을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만사구비지흠동풍’(萬事俱備只欠東風·만사를 두루 갖췄으나 동풍이 부족하다)이라고 했다. 이번 누명 벗은 무죄 판결이 동풍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적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일 새 대통령에 슈타인마이어 전 외교부 장관…압도적 당선

    독일 새 대통령에 슈타인마이어 전 외교부 장관…압도적 당선

    18년 만의 사회민주당 출신 구서독을 포함한 전후 독일 12번째 대통령에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61) 전 외교부 장관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요한네스 라우(1999∼2004) 전 대통령 이후 약 18년 만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출신으로, 역대 대통령을 통틀어선 3번째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새달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의 후임자로 취임한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931표를 얻었다. 독일 대통령은 연방하원 전원과 16개 주(州)에서 선발된 같은 수의 대표로 구성된 연방 총회의 투표로 뽑히는데, 올해 선거인단은 630명씩 모두 1260명이었다. 1차 투표에서 절대 과반인 631표를 얻으면 당선되지만,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이보다 300표나 더 많이 획득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슈뢰더의 우파적 개혁으로 유명한 ‘아겐다 2010’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러시아 푸틴 정부에 덜 적대적이며, 미국에만 기우는 이른바 ‘대서양 동맹’ 일변도 보다는 동유럽과의 균형적 관계 접근을 고려한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화당 후보 시절 그를 향해 ‘증오설교자’라고 공개 비판하면서 트럼프 같은 세력이 대변하는 우파포퓰리즘을 ‘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경형 칼럼] 연정론, 흑백 정치에서 ‘흑묘백묘’ 정치로!

    [이경형 칼럼] 연정론, 흑백 정치에서 ‘흑묘백묘’ 정치로!

    한국인들은 검거나 희거나 분명한 것을 좋아한다. 한국 정치도 진보든 보수든 선명한 쪽에 가치를 두는 경향이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던진 ‘대연정론’이 대선 가도에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대연정론은 야권이 집권하더라도 차기 정권의 안정을 위해서는 바른정당, 새누리당과도 연대하고 연립정부도 구성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현 20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2020년 5월까지다. 5월 대선이 이뤄진다면 차기 대통령은 향후 3년간 지금의 4당 체제 국회와 보조를 맞춰야 ‘적폐 청산’ 등 국정을 수행할 수 있다. 여야 협치를 강제하고 있는 국회선진화법은 법안 통과 기준을 180석(총의석의 5분의3)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야권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현 의석 분포로는 야권 정당과 친야 무소속 의원을 다 끌어모아도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연정론은 매우 실용적인 접근 방법이다. 우리 정치문화는 오랫동안 흑백 이분법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정치적 타협 노선은 바로 ‘사쿠라’로 치부됐다. 반독재 민주화 투쟁 시절 정치인의 최고 덕목은 선명 투쟁이었다. ‘사육신’도 ‘생육신’도 다 같은 충신이건만, 사육신만이 충신이라는 윤리관이 지배해 왔다. 지금 정치권도 이런 선명 논쟁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시장은 대연정론에 정면으로 반대한다. “청산 대상과 청산 주체 간 이종교배는 있을 수 없다”며 ‘촛불 민심’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끼리의 ‘소연정’은 몰라도 대연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대선 주자들의 이념적 좌표를 보면 문재인=이재명(3.5) > 안희정(3.9) > 안철수(4.4) > 손학규(5.0) > 남경필(5.4) > 유승민(5.5) 순으로 나타났다(매일경제신문·서울대 폴랩 작년 12월 29~30일 여론조사 / 가장 진보 0, 가장 보수 10점으로 할 때).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남경필 지사나 유승민 의원을 놓고 보면 보수보다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안 지사가 이들과 정책연대, 연립정부를 추진한다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과거 김대중 정권은 DJ(김대중)+JP(김종필)의 연합 정권으로 출범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이나 한국은 그동안 양당 중심으로 국회를 운영해 온 탓에 연립정부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4당 체제와 같이 다당제가 정착되면 협치의 발전된 형태로 연립정부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대연정의 성공 사례로 독일을 꼽을 수 있다. 중도 우파인 기민당과 중도 좌파인 사민당이 세 번째 대연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민당의 슈뢰더 총리는 2003년 2차 대전 후 최대 경제구조 개혁인 ‘어젠다 2010’을 발표하면서 인력 파견 취업알선회사 도입, 실업자 취업교육 의무화, 생계형 창업보조금제 등 노동개혁을 사회보장제도, 세제개편, 규제철폐 등과 패키지로 묶은 ‘하르츠 개혁’을 강행했다. 슈뢰더는 이런 인기 없는 개혁의 여파로 2005년 선거에 패배해 총리직을 기민당의 메르켈에게 넘겨주었다. 메르켈 정부는 정파의 이익과 관계없이 사민당과의 연정을 통해 슈뢰더의 개혁 정책을 계승하여 오늘날 유럽의 성장 엔진으로서 독일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대연정 실험은 한국 정치의 도전이다. 정당별 노선 경쟁을 촉진하는 기제가 될 수 있다. 대선을 앞두고 국가 재설계의 방향과 국가 과제를 두고 연대나 연정을 모색하는 것은 한국 정치 발전의 진화 과정이다. 한국의 정치는 이제 흑백 정치가 쇠락하고 다원 정치로 진화하는 길목에 놓여 있다. 대연정론을 계기로 한국의 고질적인 이분법 정치 프레임을 극복할 때가 됐다. ‘좌빨 종북’ ‘꼴통 보수’ 등 이념적 편 가르기는 물론 정파나 계파를 노선이 아닌 ‘친(親), 반(反), 비(非)’의 접두어로 구분하는 정치문화는 폐기해야 한다. 한국 정치가 흑백 논리가 아니라 덩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처럼 좌파 정책이든 우파 정책이든 이를 혼합하든 우리의 당면 문제를 풀 수 있는 생산적인 해법을 내놓는 정치로 탈바꿈했으면 좋겠다.
  • ‘佛 트럼프’ 르펜 돌풍… 4월 대선까지 삼키나

    ‘佛 트럼프’ 르펜 돌풍… 4월 대선까지 삼키나

    “2016년은 앵글로색슨 세계(영국과 미국)가 깨어난 해였습니다. 2017년은 유럽 대륙 국민이 깨어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6월 영국에서 실시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예상을 뒤엎고 탈퇴 쪽으로 가결됐다. 같은 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공직 경험이 전무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9) 대표도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독일 코블렌츠에서 열린 유럽 극우 성향 정당들의 모임에서 자신이 트럼프의 뒤를 이을 이변의 주인공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대세론 피용 前총리, 비리 의혹에 ‘흔들’ 오는 4월 23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반(反)이민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주장하는 르펜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브렉시트에 이어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로존 탈퇴)가 현실화되면 브렉시트로 상처를 입은 EU의 위상이 더욱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르펜은 세계화의 흐름에서 낙오되고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는 소외계층에 호소하면서도 트럼프처럼 반감을 살 극우 포퓰리스트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전략을 통해 집권을 꿈꾸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63) 대통령이 이끄는 현 사회당 정부는 경기 침체와 10%에 달하는 평균 실업률(청년 실업률은 26%), 잇단 테러, 이민자 증가 등으로 정권 재창출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대선 구도는 르펜과 우파 성향의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 전 총리, 무소속인 에마뉘엘 마크롱(40) 전 경제장관, 사회당 브누아 아몽(50) 전 교육장관의 4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와 피뒤시알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르펜은 24%의 지지율로 1위, 피용은 21%로 2위, 마크롱은 20%로 3위를 기록했고 아몽은 18%에 그쳤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오는 5월 7일 실시하게 되는 결선투표에서 르펜과 피용이 맞붙으면 피용이 60%의 득표율로 40%를 얻은 르펜을 이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오독사의 결선투표 예측 여론조사 결과가 피용 71%, 르펜 29%였던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히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무엇보다 피용은 지난해 12월까지 여론조사 1위를 달렸으나 최근 비리 의혹으로 일부 조사에선 마크롱에게도 뒤진 3위로 나타날 만큼 흔들리고 있다. 피용은 지방 하원의원 시절 자신의 아내를 보좌관으로 위장 취업시키고 80만 유로(약 10억원)를 급여로 지급한 의혹이 최근 불거져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표면상으로 중도 성향의 마크롱이 약진하는 모양새라 프랑스 대선은 예측 불허의 상황에 빠져들게 됐다. 에르베 모랭 전 프랑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25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언론과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마크롱에게 집중돼 르펜 후보에 대해서는 잊고 있다”면서 “(군소 정당이던) 국민전선이 2015년 지방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했던 저력을 잊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원조 극우는 아버지 장마리 르펜 2015년부터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프랑스에서 잇달아 일으킨 테러는 르펜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호재가 됐다. 프랑스 국립통계청(INSEE)이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프랑스인들이 가장 크게 불안을 느끼는 요소 1위는 실업(30.9%), 2위는 테러(30.4%)로 나타났다. 2015년 같은 조사에서 테러를 불안 요소로 꼽은 응답자가 17.7%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아진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가 300만명이 넘고 지난 18개월간 테러 희생자가 230여명에 달하는 프랑스의 현 상황은 국가 안보를 강조하고 무슬림 이민자 유입에 부정적인 르펜이 표를 얻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르펜은 앞서 국민전선을 이끌던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89)의 딸이지만 2002년 대선에서 낙선한 아버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트럼프와 같은 일방통행식 행보는 피하고 있다. 르펜은 지난달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가 EU를 완전히 떠날 수는 없지만 프랑스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 EU와 재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통령이 되면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기존 주장에서 다소 후퇴한 발언이다. 르펜은 대신 EU에 불만을 품은 다른 회원국과 함께 유로존을 탈퇴하고 2002년 이전에 사용하던 프랑화를 부활시켜 궁극적으로는 프랑화가 유로화를 대신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EU의 긴축 프로그램을 이행하느라 진통을 겪은 그리스 등의 사례를 예로 들며 유로존이 유럽 각국을 옥죄는 도구로 사용됐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6월 프랑스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 EU 탈퇴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45%가 동의했고 탈퇴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의견은 33%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프랑스가 EU로부터 더 많은 자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한 주장이 55%에 달했다. 르펜이 EU 탈퇴에는 불안해하지만 EU의 간섭에서는 벗어나고 싶다는 프랑스 국민의 이중적인 심리를 읽고 있다는 방증이다. ●소외된 민심 파고들며 무슬림까지 포용 르펜은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경제적으로 소외된 서민계층을 파고들며 프랑스 기성 주류 정치권을 비판해 왔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 총리를 지낸 피용은 공공부문 일자리를 50만명 감축하고 주 35시간 노동을 39시간으로 연장하겠다는 등 친기업적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다. 반면 르펜은 피용의 신자유주의 기조를 비판하고 주 35시간 노동, 공공부문 일자리를 사수하겠다고 강조해 전통적 사회당 지지층의 표심도 끌어들이고 있다. 가디언은 “국민전선이 노동계층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표심을 대거 흡수하고 있으며 경찰과 군인의 절반 이상이 국민전선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르펜은 2010년에는 프랑스 인구의 7.5%를 차지하는 무슬림을 ‘프랑스를 점령한 나치’에 비유해 비난받기도 했지만 이제 그런 과격한 발언은 하지 않는다. 미국 스탠퍼드대 세실 올두이 교수는 지난해 4월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과 딸 마린 르펜의 연설 500여건을 분석한 결과 “딸은 아버지가 즐겨 썼던 ‘인종’이나 ‘진정한 프랑스인’ 같은 자극적 단어를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르펜은 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옹호했지만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프랑스는 EU 때문에 더이상 국경이 없으므로 바짝 경계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르펜은 지난해 11월 국민전선 좌담회에서 “파리에 집중된 투자를 이민자가 많이 사는 외곽으로 확대해야 한다. 프랑스인인 이민자 2세 어린이들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맡겨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반이민 노선과 배치되지 않는 선에서 프랑스 국적을 가진 이민자 출신을 최대한 포용하겠다는 메시지다. 500만명이 넘는 프랑스 무슬림 사회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지난달 23일 무슬림이 많이 사는 파리 인근 도시 오베르빌리에의 주민을 인용해 “프랑스 무슬림들이 당연히 르펜을 반대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프랑스 좌파나 우파 정치인들은 모두 입에 발린 말만 하는 데 반해 르펜은 최소한 솔직하다”고 평가했다. 이 주민은 “르펜이 대통령이 돼도 이미 프랑스 국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무슬림들을 어떻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佛 샌더스’ 아몽 합류… 4월 대선 본격 레이스

    ‘佛 샌더스’ 아몽 합류… 4월 대선 본격 레이스

    기본소득 보장 내세운 ‘강경 좌파’ 피용·르펜·마크롱 3파전 예상 프랑스 집권 사회당 대선 후보로 브누아 아몽(49) 전 교육부 장관이 선출됐다고 AP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아몽 전 장관은 이날 열린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 결선 투표에서 58.7%의 득표를 기록해 41.4%에 그친 마뉘엘 발스 전 총리를 누르고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아몽 전 장관은 중도 좌파인 사회당 내에서도 좌파색이 선명한 ‘강경 좌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이번 경선에서 기본소득 보장제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워 돌풍을 일으키며 깜짝 승리했다. ‘프랑스의 버니 샌더스’로 불리는 그는 지난 9월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키며 주목받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아몽 전 교육부 장관이 사회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오는 4월 치러질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중도 우파 제1야당인 공화당에서는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대선 후보로 선출됐으며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FN)에서는 마린 르펜(48) 대표가 대선 후보로 나선다. 올랑드 정부에서 경제부 장관을 지낸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은 좌우 진영 탈피를 선언하며 독자 후보로 출마했다. 좌파 진영에서는 아몽 전 장관과 공산당 소속 급진 좌파 장뤼크 멜랑숑(65)이 나선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피용 전 총리, 르펜 국민전선 대표, 마크롱 전 장관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경기 침체와 실업, 이민자 증가 등으로 지지율이 4%까지 떨어지면서 사회당의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줄곧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려 당선이 유력한 피용 전 총리가 최근 부인을 보좌관으로 채용해 혈세를 횡령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은 변수다. 피용 전 총리가 후보를 사퇴하면 대선판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 르펜 국민전선 대표도 난민 문제와 유럽연합(EU)에 반감을 느끼는 유권자가 결집해 지지도 조사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 중이다. 젊은 층 지지를 업은 마크롱 전 장관은 좌·우파, 공화당과 사회당을 넘나드는 호소력을 자랑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적 이슈는 포퓰리즘이다. 앞으로 (세계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말보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옐런 말보다 트럼프 트위터 더 주목해야”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7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연차 총회가 20일 막을 내린 가운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오 달리오 회장은 18일 포럼 연설을 통해 올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포퓰리즘과 리더십 문제를 지목했다. 다보스포럼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화와 자유 무역, 시장 경제의 대변자이자 ‘부자들의 놀이터’로 여겨졌다. 하지만 올해는 특이하게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주제로 정하고 빈부 격차, 실업, 교육 불평등,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많은 세션을 할당했다. 포럼은 빈부 격차, 실업 등의 사회 문제가 결국 반(反)세계화, 보호무역주의, 포퓰리즘 세력의 득세로 이어지는 현실을 경계했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그 한 결과물로 보고 있다. 반세계화, 신고립주의 정책이 확산될수록 세계 무역 규모가 줄어들고 각국의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공멸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포럼의 현장을 뒤덮은 셈이다. 트럼프는 불참했지만 역설적으로 포럼에 참석한 석학과 경제 지도자들이 트럼프를 올해 가장 큰 리스크로 꼽을 만큼 존재감을 과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지낸 미국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8일 연설에서 “포퓰리즘적 정책은 단기적으로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불확실성과 퇴보만 가져올 뿐”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서머스 교수는 “트럼프가 법치를 무시하고 수백명의 일자리를 미국에 있는 공장으로 재배치할 것을 강요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압박 전략은 결국 멕시코를 제조업 기지로 이용하는 미국 기업들에 타격을 입히고 미국인 일자리도 사라지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포퓰리즘의 문제를 지적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도 “올해 트럼프와 브렉시트가 정책 결정권자들에게는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경제낙관 CEO 29%뿐… “보호주위 위험” 59% 글로벌 회계컨설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포럼 개막에 맞춰 최고경영자(CEO) 13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올해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특히 CEO들은 올해 경영의 위험 요인을 묻는 질문에 82%가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위험 요인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9%에 달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상대국의 보복 조치,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미국 내 물가상승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럼프 측은 자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뒤늦게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행위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탈 회장은 17일 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차기 행정부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바라는 것은 균형을 이루는 무역이며 과거 세계화는 미국 노동자층과 중산층의 희생을 통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균형무역’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의문시됐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가 고립주의 열풍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의식해 기조연설에서 “영국은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의 강력한 옹호자”라면서도 “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세계화는 일자리가 해외로 옮겨지고 임금이 깎이는 것을 앉아서 지켜보는 것”이라며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을 비판했다. ●유럽 포퓰리즘 지도자 오늘 회동 집권 꿈꿔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포퓰리즘이 득세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반이민, 반EU를 내세운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 대표가 최근 대선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마테오 렌치 총리가 주도한 개헌안 국민투표가 지난달 부결된 이후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의 집권 가능성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유럽의 포퓰리즘 정파 지도자들이 트럼프 취임식 다음날인 21일 독일 서부 코블렌츠에 모여 ‘유럽 반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르펜 국민전선 대표를 비롯해 네덜란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 ‘독일을 위한 대안’의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 당수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오는 3월 네덜란드 총선과 4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경제난에 성난 민심을 선동하며 집권을 꿈꾸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포퓰리즘에 대처하려면 각국이 경제 성장을 보다 촉진하고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은 확대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중산층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성장의 혜택이 주어지려면 각국의 재정·통화 정책도 불평등을 해소하고 재분배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EU 위기… 힘겨운 이에게 주의 쏟아야”

    “EU 위기… 힘겨운 이에게 주의 쏟아야”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의장 선거에서 이탈리아의 보수 정치인 안토니오 타이아니(63)가 당선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독일 정계로 복귀하고자 사퇴를 발표한 마르틴 슐츠 의장의 후임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타이아니는 유럽의회 751석 중 최다인 217석을 가진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후보로 나섰다. 타이아니는 이날 4차 투표에서 351표를 획득해 282표에 그친 같은 이탈리아 출신 중도좌파 정치인 잔니 피텔라 후보를 따돌리고 의장으로 선출됐다. 앞서 열린 1~3차 투표에서도 타이아니는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타이아니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극우·포퓰리즘 세력의 득세로 분열 위기를 맞은 시기에 향후 2년간 EU 입법을 담당하는 유럽의회 의장으로서 유럽 통합을 이끌 책무를 안게 됐다. 타이아니가 의장에 선출되면서 국민당 그룹은 EU의 핵심 요직인 EU 정상회의·상임의장·EU 집행위원장 등 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퇴임하는 슐츠 의장은 중도좌파 사회당 그룹이다. 타이아니는 언론인 출신으로 이탈리아 중도우파 ‘전진 이탈리아’ 소속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대변인을 지낸 그는 2010~2014년 EU 집행위 집행위원을 지냈다. 타이아니는 이날 의회에서 “이번 승리는 지난해 8월 발생한 이탈리아 강진 희생자와 유럽 테러 희생자들의 승리”라면서 “힘겨운 삶을 사는 모든 이에게 주의를 쏟아야 한다”고 당선 소감을 전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차기 의장이 된 타이아니에게 축하를 보내며 협력하기를 고대한다. 통합된 강한 EU에는 건설적이고 효율적인 유럽의회가 필요하다”고 기대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포르투갈 민주화 아버지’ 떠났다

    ‘포르투갈 민주화 아버지’ 떠났다

    살라자르 독재 저항·투옥 겪어 ‘카네이션 혁명’ 뒤 총선서 승리 “살아갈 의지·호기심 넘쳐” 자평 포르투갈 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던 마리우 수아레스 전 포르투갈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92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수아레스 전 대통령이 입원 치료를 받아온 리스본의 병원 대변인은 “수아레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옮겨진 뒤 혼수상태에 빠져 회복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병원은 수아레스 전 대통령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지 않았다. 가족들은 수아레스 전 대통령이 2013년 이후 계속 병치레를 해 왔다고 소개했다. 1924년 12월 수도 리스본에서 태어난 수아레스 전 대통령은 독재자 안토니우 드올리베이라 살라자르에게 저항한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사회주의자로 그 역시 대학 시절부터 살라자르 독재 반대 운동을 하며 12차례 투옥 생활을 했다. 그는 이른바 ‘카네이션 혁명’이 발생한 1974년 이후 포르투갈 최초로 민주적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사회당을 이끌고 승리해 총리를 맡았다. 1974년 좌파 청년 장교가 주도해 일으킨 카네이션 혁명은 48년간 장기 집권한 살라자르 정권에 대항해 일으킨 무혈혁명을 말한다. 당시 혁명 소식을 들은 시민이 혁명군에게 카네이션을 달아 지지 의사를 표시한 데서 비롯됐다. 카네이션 혁명 후 1976~1978년 총리를 맡은 그는 1986~1996년 10년간 대통령으로 재직하기도 했다. 포르투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주도한 그는 2011년 유로존 위기로 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긴축정책을 강요하자 EU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인간애를 믿으며 스스로에 대해 살아갈 의지가 충만하고 엄청난 호기심에 대한 의욕이 넘친다고 스스로 설명해 왔다. 포르투갈 정부는 9일부터 사흘 동안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장례식은 10일 국장으로 치러진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정유년 새해에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중국에서는 제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지도부 내 권력투쟁이 격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프랑스의 대선과 독일의 총선도 있어 주요 국가의 리더십 교체 가능성이 높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권위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가 푸틴과 신밀월관계를 구축하면서 중국과는 신냉전의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각국의 다양한 석학들을 만나 새해에 펼쳐질 새로운 국제 질서의 흐름 등에 대해 시리즈로 짚어 본다. 중국의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베이징이공대 후싱더우(胡星斗·55)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면 중·미 간 충돌이 번번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협력을 현명하게 이끌어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그는 “법치를 통해 민주주의 요소를 점차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으며 한국의 촛불집회와 국회의 대통령 탄핵은 “한국 시민이 이뤄 낸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후 교수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사드는 아주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은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조치에 머물 것이다. 심지어 시늉만 하고 끝낼 수도 있다. 장기적 마찰은 양쪽 모두에게 해를 끼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 사드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는 사실이다. →한국에 사드가 실제로 배치되면 중국이 더 큰 보복을 하지 않을까. -중국은 새해에는 한국 사드에만 매달릴 겨를이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이 중국을 더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필리핀에도 사드와 비슷한 무기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군사 동맹체를 아시아에서 만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한국과 관계 개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지금 단계에서는 남북이 대화를 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상대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군사적 압박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한국이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할수록 북한 체제는 결속된다. 그러므로 한국은 당분간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현명하게 협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이 동시에 강하게 압박해야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한·중이 지금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역 등 경제적 발전을 넘어 정치·군사·문화 분야에서도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중국과 한국 모두 저성장의 위기를 맞고 있어 상호 도움이 절실하다. 이미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숙시키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양국 국민의 감정이 별로 좋지가 않다. -서로를 우습게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인은 중국을 여전히 낙후한 국가로 여기고 중국인은 한국을 여전히 통제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 이런 시각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교수께서 주장하는 ‘법치 사회주의’의 핵심 개념은 무엇인가. -이전에 ‘헌정(憲政) 사회주의’를 주창해 큰 반향을 얻었다. 그러나 중국의 위정자들은 ‘헌정’이란 개념을 불온하게 봤다. 그래서 이름을 ‘법치 사회주의’로 바꾸었다. 법치 사회주의는 말 그대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되 법에 의한 통치를 하면서 민주적 요소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사회 안정을 위해서라도 법치는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말하는 법치와 어떤 차이가 있나. -민주보다는 법치를 우선 확립하고 나중에 민주를 서서히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인민은 물론 위정자도 법치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 법에 근거하지 않은 통치는 독재에 불과하다. 법치 사회주의는 좌파와 우파를 통합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파는 자유, 민주, 법치, 시장, 효율을 강조하고 좌파는 사회주의와 평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법치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적 토대는 유지하면서 시장의 효율과 평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법치 사회주의’는 공산당 영도(독재)를 부정하는 것 아닌가. -마르크스의 관점에 따르면 모든 정당은 소멸한다. 그러나 통일성 유지가 관건인 거대한 중국은 앞으로 매우 긴 시간 동안 강력한 집권당(공산당)을 필요로 할 것이다. 강력한 권위를 가진 정당이 현대 국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 위정자의 임의 통치는 파시즘을 부르고, 공산당의 급격한 붕괴는 국가의 혼란을 부를 것이다. 따라서 법치를 통해 정치권력과 민중의 권력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조화시켜야 한다. →당국이 싫어하는 주장을 계속하면 위험하지 않은가. -중국의 학자는 대부분 관변 학자이기 때문에 당과 국가의 방침에 반하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학자로서 높은 지위를 추구하지 않고 금전적 이익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소신껏 발언한다. 이 정도 목소리도 흡수하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중국은 트럼프를 우습게 봤다. 매우 어려운 상대를 만난 셈이다. 트럼프는 대만을 고리로 중국에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을 붕괴시켰듯이 트럼프가 중국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위대한 미국 재건’을 목표로 세계 각국의 공장을 끌어들이고 무역, 환율 분쟁을 일으켜 중국 경제를 더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트럼프의 공격에 일일이 맞대응하기보다는 스스로의 혁신 능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많은 핵심기술을 미국, 유럽,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 반도체 수입에만 1조 위안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언론, 인터넷,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주류 사회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뛰어들어가 경쟁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외곽에만 머물면 ‘이류 국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글로벌 리더십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는가. -중국의 돈을 따르는 국가는 많아도 중국의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인정하는 국가는 별로 없다. 중국은 소프트파워에서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미국과 대등한 위치가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중국 경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국유기업의 독점이다. 국유기업 독점은 민영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있다. 산업에 들어가야 할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경제도 문제다. 정부와 시장 사이의 경계를 빨리 확립해야 한다. 정부가 국유기업 경영에 골몰할 게 아니라 시장질서를 위한 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가. -시 주석은 강력한 권위를 바탕으로 반부패 운동에 나서 인민의 지지를 얻었다. 성품이 소박하고 기층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인민의 고충도 잘 안다. 그러나 세계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할 만큼 유연하지는 않다. →한국의 촛불집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200만명이 참여하는 평화적인 집회를 보면서 한국 시민의 민주적 소양을 존경하게 됐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이루어 내지 못한 민주혁명을 한국 시민들은 해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외치는 한국인들의 수준 높은 민주의식은 중국으로 하여금 큰 반성을 하게 한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어떻게 보나. -민주적 진보의 대사건이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탄핵으로 끝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다시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판 기간이 최대 6개월이란 점도 의아하다. 대통령 공백이 길어질수록 위기가 커질 수도 있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베이징이공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파 지식인이다. 중국 장시성 출신으로 화중과기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이징, 칭화, 인민, 난카이 등 유명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중국 문제학’ 등의 저서가 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중국 정부를 비판할 때 늘 자문을 구하는 교수이기도 하다. 당과 국가의 정책은 물론 시진핑 주석 등 통치자도 서슴지 않고 비판해 당국에선 요주의 인물로 관찰하고 있다.
  • 브렉시트에서 트럼프 당선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브렉시트에서 트럼프 당선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에 휩싸인 2016년의 대한민국.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국내 상황 못지 않게 올 한해는 유난히 굵직한 국제 이슈가 많았다. 세계 정치·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국제 이슈를 돌아봤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찬성 51.89%, 반대 48.11%로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의 일부 보수 세력은 EU에서 영국에 부과하는 거액의 재정 분담금, 금융·안전에 관한 EU의 각종 규제, 이민자 및 난민 유입 등에 불만을 품고 EU탈퇴를 주장해왔었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5년 총선에 앞서 수년 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브렉시트 찬성파 유권자의 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 압승한 뒤 캐머런은 EU잔류로 노선을 변경했고, 브렉시트 논의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요구조건을 EU 상임의장에 전달했다. 영국이 건넨 요구는 금융규제나 이민자 문제 등 영국내 브렉시트 EU에 가지는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EU는 이들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요구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공약대로 진행된 투표는 잔류 측이 우세하리란 여러 예상을 뒤집고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EU잔류에 노력하던 캐머런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2년에 걸쳐 EU측과 탈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탈퇴 이후 영국이 EU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선 기존과 달리 신규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의 EU시장 접근성이 이렇듯 약화됨에 따라 EU출신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감소 또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영국 외 EU가입국들의 탈퇴여론이 형성돼 EU의 안정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재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정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숱한 도덕적·정치적 논란거리를 낳았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는 이를 뒤엎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이자 사업가인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무지, 여성비하, 외국인 차별, 막말 등 무수한 스캔들로 비난을 받았으며 대중국 보호무역, 난민 추방 등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러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며,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각지에서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 무효화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이후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거나 아예 무효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듯했던 태도 또한 철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 강화, TPP 폐기 등 다른 문제적 사안들에 있어서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의 검은 돈, 파나마 페이퍼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에 위치한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 Company)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폭로 프로젝트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은 익명 제보자로부터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자료를 입수한 분석을 위해 이를 ICIJ측에 건넸고, 한국 뉴스타파,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세계 80여 국가의 107개 언론사가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 2016년 4월 3일(미국시간) 문서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 및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지에 설립한 역외 회사 및 주주 리스트가 공개돼있으며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세계 각국 지도자를 포함해 정치인, 스포츠·연예계 유명인사, 무기상, 기업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충격파를 일으켰다. 역외회사 설립 자체가 항상 불법인 것은 아니며, ICIJ 측 역시 문서에 포함된 인물이 모두 절세나 탈세 등 비윤리적 행동에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등 일부 인사의 경우 명백한 자금 세탁의 정황이 포착됐으며 아이슬란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역외회사를 통해 은행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한편 해당 문서에서 ‘Korea’를 키워드로 검색된 파일은 총 1만 5000여 건이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19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작극 논란’ 실패한 터키 쿠데타 7월 15일(현지시간) 밤 터키군 일부 세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약 6시간 시간 만에 실패한 사건. 터키 군부는 역사적으로 세속주의(정교 분리)를 중시해 정부가 이슬람주의 회귀 조짐을 보일 때마다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쿠테타 또한 군부 내 세속주의 세력인 전(前)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육군 3군 사령관 등이 에르도안의 친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일으킨 것이다. 7월 15일 밤 쿠데타군은 탱크와 헬기 등을 동원해 이스탄불 국제공항과 앙카라의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데타군에 대항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쿠데타군은 결국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총 265명이 사망, 14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담 군인 2839명이 체포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세속주의 옹호와는 관련이 없으며 터키 정치인 펫훌라흐 귈렌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귈렌은 본래 에르도안의 동료였으나 에르도안과 대립 끝에 1999년 미국으로 망명한 정치인이다. 반면 귈렌은 당시 쿠데타를 반대파 숙청 및 통치권 강화를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 가능성을 제기했다. 귈렌은 쿠데타 발발 이후 영국 언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나에 대해 제기하는 혐의를 세계가 믿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번 쿠데타가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나와 나의 추종자에 대한) 더 심한 탄압을 의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이후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4만 5000여 명의 법조인, 교육계 인사, 공무원, 경찰들에게 반란군 누명을 씌워 투옥 및 해고시키는 등 무차별적 반대파 숙청에 나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6개월의 투쟁…프랑스 노동법 개정 반대 시위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 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경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 완화 및 근무시간 35시간 근무제도를 주된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3월부터 프랑스 노동자 조합과 학생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반발 시위에 나섰으며 공무원들도 파업을 벌였다. 4월부터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치했으며, 최루탄·물대포 등 강도 높은 진압 수단이 사용됐고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 더불어, 프랑스 하원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또한 개정에 반대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 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 노동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상원에 넘기기에 이른다. 프랑스 헌법 제 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 투표 없이 총리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상원은 법안을 수정해 하원에 내려 보냈으나 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프랑스 정부는 상하원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7월에 다시 한 번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가결시켰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프랑스 국민들은 9월까지 시위를 이어나갔으나 결국 노동법 개정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거부당한 루마니아 무슬림 女총리…종교 충돌? 시리아 출신 남편 탓?

    “성경 대신 쿠란 선서할 판” 반감 남편에 유럽 軍정보 유출 우려도 루마니아 대통령이 총리 후보였던 이슬람교 여성의 총리 임명을 거부해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사회민주당(PSD)이 추천한 터키계 세빌 슈하이데흐(52)를 총리에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른 후보를 제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CNN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리 인선을 반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지난 11일 치러진 루마니아 총선에서 중도좌파 사민당은 45% 득표율로 제1당에 오른 뒤 대통령에게 슈하이데흐를 총리 후보로 제청했다. 유럽연합(EU)에서 첫 무슬림 출신 여성 총리가 탄생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슈하이데흐의 남편인 시리아 출신 사업가 아크람 슈하이데흐의 정치적 성향이 문제가 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아크람은 2011년 루마니아로 이민 오기 전까지 시리아 정부에서 20년간 일하며 독재자인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레바논)를 지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슈하이데흐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의 총리가 되면 남편을 통해 유럽 각국 군사기밀이 시리아와 중동 테러단체로 샐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짧은 정치 경력도 걸림돌이 됐다. 단 5개월간 지역개발부 장관을 맡은 것이 전부이다 보니 국정 운영 능력이 떨어져 리비우 드라그네아 사민당 대표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드라그네아 대표는 부정축재 등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현행법상 총리가 될 수 없다. 그가 법을 고쳐 총리에 다시 오를 때까지 슈하이데흐를 시한부 총리로 내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컸다고 AFP는 전했다. 종교적 이유 또한 무시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은 지난 21일 사민당이 슈하이데흐를 총리 후보로 낙점했을 때부터 무슬림 이력을 문제 삼았다. 기독교 일파인 동방정교를 믿는 루마니아인의 정서적 거부감도 상당했다. 일부 매체는 “그가 총리가 되면 (성경이 아닌) 쿠란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할 것”이라면서 “이는 기독교 국가 이념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파나마 페이퍼스에서 브렉시트까지…2016년 세계 정치 이슈 5가지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국에 휩싸인 2016년의 대한민국. 눈을 세계로 돌려보면 국내 상황 못지 않게 올 한해는 유난히 굵직한 국제 이슈가 많았다. 세계 정치·경제계를 뒤흔들었던 국제 이슈를 돌아봤다. ●영국, 유럽연합 탈퇴 지난 6월 영국에서 진행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가 찬성 51.89%, 반대 48.11%로 마무리되면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영국의 일부 보수 세력은 EU에서 영국에 부과하는 거액의 재정 분담금, 금융·안전에 관한 EU의 각종 규제, 이민자 및 난민 유입 등에 불만을 품고 EU탈퇴를 주장해왔었다. 이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2015년 총선에 앞서 수년 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브렉시트 찬성파 유권자의 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총선에 압승한 뒤 캐머런은 EU잔류로 노선을 변경했고, 브렉시트 논의가 다시 부상하자 영국의 EU 잔류를 위한 요구조건을 EU 상임의장에 전달했다. 영국이 건넨 요구는 금융규제나 이민자 문제 등 영국내 브렉시트 EU에 가지는 불만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EU는 이들 대부분을 수용했으나 브렉시트 투표에 대한 영국국민들의 요구는 잦아들지 않았다. 결국 공약대로 진행된 투표는 잔류 측이 우세하리란 여러 예상을 뒤집고 탈퇴 쪽으로 기울었다. EU잔류에 노력하던 캐머런 총리는 이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새로 임명된 테레사 메이 총리가 2년에 걸쳐 EU측과 탈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탈퇴 이후 영국이 EU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선 기존과 달리 신규 무역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영국의 EU시장 접근성이 이렇듯 약화됨에 따라 EU출신 투자자들의 직접투자 감소 또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영국 외 EU가입국들의 탈퇴여론이 형성돼 EU의 안정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나오고 있다. ●부동산 재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다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세계 정계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은 숱한 도덕적·정치적 논란거리를 낳았던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트럼프는 이를 뒤엎고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부동산 재벌이자 사업가인 도널드 트럼프는 경선기간 내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무지, 여성비하, 외국인 차별, 막말 등 무수한 스캔들로 비난을 받았으며 대중국 보호무역, 난민 추방 등 국제 분쟁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강경 정책을 주장하기도 했다. 때문에 미국에서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이러한 결과를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으며, 대선 결과 발표 이후 각지에서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당선 무효화 시위가 펼쳐지기도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대선 이후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 중 가장 논란이 될 만한 것들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드러내거나 아예 무효화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소수자 차별을 조장하는 듯했던 태도 또한 철회하고 사과하고 있다. 그러나 핵무장 강화, TPP 폐기 등 다른 문제적 사안들에 있어서는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파나마 페이퍼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에 위치한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 Company)의 기밀 문건을 공개한 폭로 프로젝트다.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SuddeutscheZeitung)은 익명 제보자로부터 모색 폰세카의 1977~2015년 자료를 입수한 분석을 위해 이를 ICIJ측에 건넸고, 한국 뉴스타파, 프랑스 르몽드,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세계 80여 국가의 107개 언론사가 함께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 2016년 4월 3일(미국시간) 문서를 최초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이른바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파나마 및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지에 설립한 역외 회사 및 주주 리스트가 공개돼있으며 여기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등 세계 각국 지도자를 포함해 정치인, 스포츠·연예계 유명인사, 무기상, 기업가 등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세계적인 충격파를 일으켰다. 역외회사 설립 자체가 항상 불법인 것은 아니며, ICIJ 측 역시 문서에 포함된 인물이 모두 절세나 탈세 등 비윤리적 행동에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등 일부 인사의 경우 명백한 자금 세탁의 정황이 포착됐으며 아이슬란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역외회사를 통해 은행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다. 한편 해당 문서에서 ‘Korea’를 키워드로 검색된 파일은 총 1만 5000여 건이며, 한국 주소를 기재한 한국인 195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터키 쿠데타 미수 7월 15일(현지시간) 밤 터키군 일부 세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반발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약 6시간 시간 만에 실패한 사건. 터키 군부는 역사적으로 세속주의(정교 분리)를 중시해 정부가 이슬람주의 회귀 조짐을 보일 때마다 이를 막기 위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쿠테타 또한 군부 내 세속주의 세력인 전(前) 공군 사령관 아킨 외즈튀르크와 아뎀 후두티 육군 2군 사령관, 에르달 외즈튀르크 육군 3군 사령관 등이 에르도안의 친 이슬람 정책에 반발해 일으킨 것이다. 7월 15일 밤 쿠데타군은 탱크와 헬기 등을 동원해 이스탄불 국제공항과 앙카라의 방송국을 장악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휴가 중이었던 에르도안 대통령은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쿠데타군에 대항해줄 것을 요청했고 수적으로 열세인 쿠데타군은 결국 정권 장악에 실패했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로 총 265명이 사망, 1400여 명이 부상당했으며 가담 군인 2839명이 체포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쿠데타가 세속주의 옹호와는 관련이 없으며 터키 정치인 펫훌라흐 귈렌의 배후 조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슬람 학자이자 종교 지도자인 귈렌은 본래 에르도안의 동료였으나 에르도안과 대립 끝에 1999년 미국으로 망명한 정치인이다. 쿠데타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뒤 4만5000여 명의 법조인, 교육계 인사, 공무원, 경찰들에게 반란군 누명을 씌워 투옥 및 해고시키는 등 무차별적 반대파 숙청에 나서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프랑스 노동법 시위 프랑스 정부의 친기업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시위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 넘게 진행됐다. 지난 3월 경 중도 좌파인 프랑스 사회당 정부는 높은 실업률을 낮추겠다는 명분으로 기업의 해고 요건 완화 및 근무시간 35시간 근무제도를 주된 골자로 하는 노동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에 3월부터 프랑스 노동자 조합과 학생단체들은 전국적으로 반발 시위에 나섰으며 공무원들도 파업을 벌였다. 4월부터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서 국민과 경찰이 물리적으로 대치했으며, 최루탄·물대포 등 강도 높은 진압 수단이 사용됐고 경찰과 시위대 양쪽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국적인 반대 시위에 더불어, 프랑스 하원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 일부 의원들 또한 개정에 반대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지 못하자, 지난 5월 프랑스 정부는 헌법 제 49조 3항의 ‘긴급명령권’을 발동, 노동법 개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상원에 넘기기에 이른다. 프랑스 헌법 제 49조 3항은 정부가 긴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각료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을 의회 투표 없이 총리가 발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후 상원은 법안을 수정해 하원에 내려 보냈으나 하원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프랑스 정부는 상하원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이유로 7월에 다시 한 번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노동법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가결시켰다.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무시한 결정에 프랑스 국민들은 9월까지 시위를 이어나갔으나 결국 노동법 개정을 철회시키지는 못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유럽 전통 좌파 자존심 지킨 루마니아… 사회민주당 총선 승리

    루마니아에서 11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PSD)이 승리를 거뒀다. 올해 유럽의 주류 좌파 정당 대부분이 극우 민족주의자와 반(反)주류 포퓰리스트의 거센 도전에 몰락했지만, 루마니아 사회민주당이 유럽 전통 좌파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루마니아 중앙선거국(BEC)은 이날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 99% 개표 결과 사회민주당이 득표율 46%를 기록해 20%를 얻은 중도우파 국민자유당(PNL)을 제치고 제1당에 올랐다고 밝힌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12일 전했다.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사회민주당이 46%, PNL이 21%를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민주당은 과반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선거 전 연정을 약속한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연합(ALDE)이 상·하원 선거에서 5~6%를 얻어 두 정당이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민주당은 직전 2012년 선거에서 승리해 집권했지만 빅토르 폰타 당시 총리가 조세포탈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며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수도 부큐레슈티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발생해 64명이 숨지자 폰타 총리는 사퇴하고 관료 주도의 과도 내각이 들어섰다. 루마니아 국민은 부패에 분개했지만 최저임금 인상, 인프라 및 보건 투자 확대, 세금 인하 등을 내세우며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성취하겠다고 약속한 사회민주당의 손을 다시 한번 들어줬다. 아울러 다른 유럽 국가와 달리 루마니아에서는 유럽연합(EU)과 이민 문제가 부각되지 않아 극우파가 득세하지 못한 점도 주류 정당 사회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힌다. 사회민주당은 EU 국경 경비를 강화해 난민이 불법으로 월경하는 것을 막겠다고 공약하면서도 반유대주의, 외국인 혐오, 기타 극단주의 정치를 배격하고 외국인을 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루마니아 정치분석가 라두 델리코테는 “루마니아 국민들은 EU를 좋아한다”며 “향후 몇 년간 루마니아의 주요 이슈는 민족주의가 아닌 경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민주당이 재집권에는 성공했지만 선거 승리를 이끈 리비우 드라그네아 대표가 총리가 될지는 불확실하다. 드라그네아 대표는 지난 4월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루마니아 법에는 유죄 판결을 받은 자는 총리 등 각료직을 맡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드라그네아 대표는 측근을 총리로 세우거나 관련 법을 개정해 자신이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우리 경제가 새로운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거대한 파도다. 보호무역주의 대두, 4차 산업혁명 도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데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경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국정 농단으로 성난 촛불 민심은 낡고 부패한 정치·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제경제 전환기, 우리 경제가 나아가 길’을 주제로 제7회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철 KBS PD 등 4명의 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사회는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맡았다. 1. 우리 경제는 어디에 와 있나 정경유착·부패에 발목… 외환위기 때보다 최악의 상황 사회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논의하기에 앞서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1997년 이른바 ‘IMF 사태’ 등 앞선 위기들과 비교할 때 지금은 어느 정도인가. 권태신 원장 외환위기를 전후로 재정경제원 국제금융심의관과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외환위기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 환란이었다. 그럼에도 다행이었던 것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김대중·이회창·이인제 등 유력 대선 후보, 국회가 한마음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를 적극 지원했다는 것이다. 또 350만 가구가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30억 달러를 모았다.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단합이 잘됐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고 한국 국채를 앞다퉈 사들였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상황이 훨씬 나쁘다. 국정 컨트롤타워가 없고 여야뿐 아니라 여당도 쪼개져 있다. 2008년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된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제 회복이 안 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일본식 장기 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신관호 교수 한국 경제는 1980년대 말부터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연간 10%씩 성장하던 때라 정부와 기업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당시 정부는 성장 둔화를 만회하려고 무리한 정책을 많이 폈다. 소위 관치금융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을 부실화시키면서 재벌 기업에 자금을 몰아줬다. 더 나아가 국외 자본까지 자유화하면서 외자가 밀려 들어왔다. 그 결과가 외환위기로 나타났다. 상당한 경제적 위기였지만 많은 제도적 개선을 이뤘다. 그렇지만 그 이후 구조 개혁이 미뤄지면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최병일 교수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다. 우리 경제는 경제 규모나 국제화 수준이 총량적으로는 이미 선진국 초입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개개인의 삶도 상당히 풍요해졌다. 문제는 이게 지속 가능하냐는 것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연 2~3%의 성장으로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진보정권 10년, 보수정권 9년 동안 이 문제를 풀지 못해 미래가 암울해졌다. 김영철 PD 2004~2005년 국민소득 2만 달러에 도달한 뒤 3만 달러의 벽을 왜 뚫지 못했을까. 그 의문이 최근 풀린 것 같다. 현재 드러난 국가 리더십 실종, 정경유착과 부패 등 후진적인 행태가 아직 남아 있어서 그렇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위인 우리 경제 체급에 맞지 않는 불합리하고 진작 떨쳐 버렸어야 했던 구태가 우리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1997년과 2008년 위기보다 지금의 위기가 더 심각한 것은 보호무역을 내세운 미국 리더십이 등장하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 다툼이 시작되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사령탑이 없고 국제적인 국가 이미지, 기업 신인도가 한순간에 20~30년 전으로 후퇴해 버렸다. 총체적인 위기가 아닌가 싶다. 2.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국민공감 있어야 개혁 가능… 기득권 나서 고통 분담을 사회 정부는 수십년째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 내수 활성화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 패키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하는데도 우리 경제는 늘 어렵고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권 원장 개혁의 필요성은 다 안다. 개혁을 어떻게 추진하고 집행하느냐의 문제다. 사회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자기 기득권만 주장한다. 적절한 타협과 조정의 기제가 작동해야 한다. 우리는 조정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한다. 그래서 매번 똑같은 서비스 산업 활성화, 신성장 동력 대책이 나오고 진전이 없다. 결국 개혁 추진 의지와 동력을 넘어 시스템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사회 저항을 무릅쓰고 노동개혁을 이끌어 냈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사회민주당 소속 좌파 총리였음에도 ‘하르츠 개혁’, ‘어젠다 2010’을 수립해 독일 경제를 일으켰다. 우리도 기득권이 각자 양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힘들더라도 고통을 나눠야 한다. 노동시장이 개혁되지 않으면 비정규직이 늘고 외국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이 해외에 만든 일자리가 100만개 이상이다. 신 교수 정부 관료들 똑똑하고 좋은 정책을 많이 내놓지만 실현이 안 되는 게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 지지를 받으며 개혁할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에는 체제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 어렵다. 규제 철폐를 예로 들어 보자. 규제가 없어지면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지만 규제 보호를 받던 이익집단은 피해를 본다. 이들이 반대하고 나서면 규제를 없애기가 어려워진다. 국민 공감이 있어야 개혁할 수 있다. 최 교수 서비스, 문화, 신성장 동력 등이 정부가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분야다. 이 분야의 정책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기존 정책을 정치권이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국가 미래 비전이 없다. 그렇다 보니 각자 자기 몫 챙기기에 바쁘다. 특히 노동 분야의 갈등이 심하다. 노사가 서로 비난만 해선 안 된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발휘하고 노조 역시 공생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드는 데 협조해야 한다. 김 PD 저는 좀 다른 관점이다. 5년 단임제 대통령 제도의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다. 같은 당이 집권해도 5년마다 경제의 기치가 바뀐다. 이를테면 ‘녹색성장’에서 ‘창조경제’로 말이다. 정치가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면서 우리 경제를 체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북유럽은 집권 정당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된다. 단기적으로 무슨 정책을 내놓더라도 국민 피부에 안 와 닿는다. 차라리 10개년 경제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정권을 떠나 꾸준히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 3.국민소득 3만弗 시대, 적합한 모델은 우리 체질·문화에 맞는 지속가능한 모델부터 찾아야 최 교수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산업화와 선진화를 이룬 나라에서는 갈등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다. 타협이 안 되는 갈등을 상수로 생각하고 이대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우리 기질에 적합한 한국식 정치경제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독일과 일본은 기질적으로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화가 나도 감정을 삭이고 법대로 하자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일단 화가 나면 풀어야 하지 않나. 경제 주체가 노력을 기울였을 때 합당한 보상이 돌아오는 시스템이 돌아갈 때 구조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다소간 고통이 따르더라도 국민들이 정부 개혁을 지지할 수 있다. 사회 한국식 성장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우리가 참고할 만한 나라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김 PD 싱가포르 모델을 생각해 볼 만하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전 총리가 부정부패 척결, 토지 국유화, 분배 정의를 실현하면서 국민소득 5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지금 우리도 한국 경제정치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할 시점이다. 최근 국정 농단과 관련해 개헌 논의가 있지만 정치상황이 아니더라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시점에 적합한 정치제도는 무엇인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경제·복지 국가 모델이 무엇인지 논의해 봐야 한다. 우리의 가치관을 버리지 않으면서 분배가 가능한 모델을 찾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정치가 혼란할 때 잃는 것도 있지만 사회를 확 바꿀 수 있는 새 의견이 모이는 장이 마련될 수도 있다. 최 교수 우리는 1997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업 부채가 줄었고 그 덕에 2008년 금융위기를 어느 나라보다 빨리 극복했다. 반면 이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약화됐다는 반론도 있다. 일자리와 복지에서 지속 가능한 국민소득 3만 달러 모델을 만들지 못했다. 지구상 어느 성장 모델도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 북유럽 복지 모델의 근본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이다. 좀비기업을 시장에서 쫓아낸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까? 싱가포르는 분배가 가장 악화된 나라다. 싱가포르처럼 하려면 관료 월급을 5배 늘리고 공무원 숫자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 우리 정서에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체질과 문화에 맞는 성장 모델이 무엇인지 진작부터 고민했어야 한다. 이는 지식인의 책임, 담론의 실패다. 정치 경제의 지속 가능한 모델, 선진국으로 뿌리내릴 수 있고 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4.우리 경제에 희망이 있다면… 우수 인적자본·4차산업 혁명·정치 리더십 ‘3박자’ 갖춰라 사회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는 것 아닌가. 신 교수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나라와 비교하면 연간 성장률이 항상 상위권에 들었다. 그만큼 저력이 있는 나라다. 한국의 인적 자본은 상당히 우수하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해 왔다. 최근 경향을 보면 기술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경제적 가치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에도 인터넷이 보급됐는데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이를 이용할 지식이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새 기술이 들어왔을 때 감당할 인적 자본이 갖춰져 있다. 권 원장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그리스처럼 후진국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자본을 투입해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4차산업이다. 애플, 페이스북을 보면 특별한 기술보다는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을 펼쳤다.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적 인재가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업인이 나오려면 하향 평준화된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김 PD 해외 언론 동향을 보면 한국과 그리스의 정권 규탄 시위를 많이 비교한다. 우리는 100만명이 넘게 거리에 나와도 평화롭지만 그리스는 폭력적이기가 전쟁에 버금간다고 한다. ‘시민은 깨어 있다’는 게 하나의 위안거리다. 우리는 정보기술(IT)에 강점이 있다. 기술 습득력이 빠르다. 개인의 인터넷 정보 활용 능력은 세계 최고다. 앞으로 전자기기와 통신이 기존 농업, 제조업과 만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IT 융합 산업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이런 4차산업 분야에 정치 리더십만 잘 갖춰지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 교수 IT 기반에 도취돼선 안 된다. 정보화를 이뤘지만 IT를 기반으로 10년간 이룬 성과가 없다. 일례로 4차산업을 이끄는 기업 중 한국 기업이 없지 않은가. 한국어에 기반을 둔 IT 서비스는 성장하기 어렵다. 네이버처럼 처음부터 글로벌 기반으로 시작한 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보인다. 이 분야는 정부가 손댈수록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기업이 잘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10대 유망 산업을 발굴하는 식의 정부 정책은 한물갔다. 적절한 맨파워를 기르고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렌치 伊총리 불명예 퇴진...헌법 개정 국민투표 부결 왜?

    렌치 伊총리 불명예 퇴진...헌법 개정 국민투표 부결 왜?

    마테오 렌치(41) 이탈리아 총리가 지구촌을 휩쓰는 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된 또 한 명의 정치 지도자가 됐다. 상원의원 수와 권한 축소, 중앙 정부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을 놓고 4일 치러진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렌치 총리는 취임 2년 9개월 만에 사퇴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공언해온 것이 부메랑이 됐다. 2009년 피렌체 시장에 당선되며 이탈리아 정계에 이름을 알린 렌치는 훤칠한 외모에 청바지와 가죽점퍼, 복고풍 선글라스 차림을 즐기고 소셜 미디어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밝히는 참신함으로 취임 초기 젊은 세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다. 2014년 2월 중도좌파 집권 민주당의 내부 권력 투쟁에서 승리하며 서른 아홉살의 나이로 이탈리아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른 그는 취임 초기부터 급진적인 개혁 조치를 강조하며 기존 관행을 깨뜨리는 개혁 작업에 나섰다.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노조의 반발에도 쉬운 고용·해고를 보장하는 시장 친화적 노동개혁을 이끌어냈고 교육 개혁과 사법 개혁도 추진했다. 일련의 개혁 작업으로 ‘로타마토레’(파괴자)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이탈리아가 미래로 나아가려면 2차 대전 종전 뒤 70년 동안 63차례나 정부가 바뀔 만큼 불안한 정치 체계를 안정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보고 상원 축소와 중앙 정부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마련했다. 올해 초만 해도 개헌안에 대한 찬성률이 60%를 넘어 국민투표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자신감에 넘친 렌치 총리가 국민투표 결과에 총리직을 거는 승부수를 띄운 것이 스스로를 옥죄고 반대파에 빌미를 주는 자충수가 됐다. 지난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수도 로마와 이탈리아 제4도시 토리노 시장을 차지하며 기세가 오른 포퓰리즘 성향의 제1야당 오성운동(M5S)을 비롯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전진이탈리아(FI), 극우성향 북부리그 등 야당들은 이 발언을 놓치지 않고 국민투표를 렌치에 대한 신임 투표로 몰고 갔다. 가끔 건방지고 독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렌치 총리에 대한 반감을 불만을 품고 있던 민주당 내 소수파도 개헌안에 반기를 들면서 렌치 총리는 어려운 투표 운동을 벌였다. 여기에 지난 6월 말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EU) 탈퇴), 지난 달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으로 지구촌에 분 포퓰리즘 바람은 기득권 엘리트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렌치에게 더욱 불리하게 작용했다. 선동에 능한 오성운동의 창시자 베페 그릴로, 트럼프 당선인처럼 반이민,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치는 북부리그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을 지지세력 결집에 이용하며 렌치를 상대로 총공세에 나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난 8월까지만 하더라도 찬성이 반대를 10%포인트 가까이 상회했던 여론조사 결과는 시간이 갈수록 반대 진영 우세 쪽에 힘이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 조사에서는 찬반이 팽팽해지더니 10월부터는 급기야 반대가 소폭 앞서기 시작했고 여론조사 최종 공표일인 보름 전 발표된 조사에서는 반대가 찬성을 5∼11%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로마 루이스 귀도 카를리 대학의 지오바니 오르시나 정치학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렌치가 젊은 개혁론자에서 기득권층으로 인식된 변화는 놀라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오스트리아 대선 중도좌파 판 데어 벨렌 승리···극우 물결 차단

    오스트리아 대선 중도좌파 판 데어 벨렌 승리···극우 물결 차단

    오스트리아 대통령 재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녹색당 전 당수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72)이 극우 성향인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를 누르고 당선을 사실상 확정 지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개표에 근거한 오스트리아 ORF방송의 1차 추정에 따르면 판 데어 벨렌은 53.6%의 지지를 얻어 46.4%에 그친 극우 호퍼를 큰 격차로 앞섰다. 호퍼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매우 슬프다”며 패배를 인정한 뒤 판 데어 벨렌에게 축하한다는 글을 올렸다. 판 데에 벨렌은 이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자유와 평등, 연대에 바탕을 둔 유럽을 지지하는 오스트리아의 승리”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의 대선 개표 결과는 이르면 5일 저녁 늦게, 늦으면 6일 오전에 나올 전망이다. 지난 4월 치른 대선에서 1차 투표 때 2위를 차지한 판 데어 벨렌은 지난 5월 결선 투표에서 득표율 0.6% 차이로 호퍼 후보에 승리했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부정 의혹으로 재선거를 치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오면서 이날 다시 선거가 실시됐다. 국민당과 사민당, 노동계도 판 데어 벨렌의 당선을 환영했다. ‘유럽의 오바마’로 불리는 판 데어 벨렌은 이민자 집안 출신이다. 고향은 오스트리아 빈이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각각 네덜란드계 러시아인과 에스토니아인이다. 그의 부모는 스탈린 체제 아래에 있던 소련의 탄압을 피해 러시아로 넘어온 난민이었다. 판 데어 벨렌은 1994년 의회에 입성한 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녹색당 대변인과 당수를 지냈다. 이번 대선에는 자유당에 맞선 중도좌파 진영과 무소속 연대 세력의 후보로 나왔다. 그는 대선 결선투표에서도 여론 조사에서 호퍼에 밀렸지만 간발의 차이로 승리한 데 이어 이날 재선거에서는 초반 개표 결과이기는 하지만 큰 격차로 앞서면서 승리를 사실상 눈앞에 두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국민당과 사민당 등 양대 정당 후보가 1차 투표 때 호퍼에게 큰 차이로 밀리면서 결선 투표에도 진출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다. 자칫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극우 성향의 정당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는 나라가 될 뻔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지난 5월 결선 투표 때도 극우 정당이 집권하는 것에 반발해 판 데어 벨렌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호퍼의 당선을 막기 위해 투표했던 유권자들이 다시 판 데어 벨렌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고 있다. 호퍼가 속한 자유당은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정당이다. 영국 BBC는 “내년 선거를 앞둔 프랑스와 네덜란드, 독일에서 반이민, 반주류 기치를 내건 포퓰리즘이 세력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나온 오스트리아의 선거 결과는 매우 놀랍다”고 평가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판 데어 벨렌이 오스트리아 극우 바람을 잠재우면서 유럽연합(EU)은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호퍼가 당선돼 오스트리아까지 EU 탈퇴를 거론하는 국면을 맞게 되면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에 이은 충격파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구 덮친 백인민족주의… 경제난·무슬림 공포심이 키웠다

    서구 덮친 백인민족주의… 경제난·무슬림 공포심이 키웠다

    “사탄의 자녀들아. 너희는 극도로 불쾌하고 더러운 민족이다. 악한 너희에게 심판의 날이 도래했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했듯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정화할 것이다.”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와 새너제이 등지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3곳에 이런 내용이 담긴 협박 편지가 배달되자 300여만명에 달하는 미국 이슬람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앞서 19일에는 워싱턴 DC의 한 강연회에서 리처드 스펜서(38) 미국 국가정책연구소(NPI) 대표가 “미국은 과거 세대까지 백인의 나라였다”는 내용으로 연설해 논란이 일었다. 참석자 200여명은 오른손을 앞으로 치켜세우며 “트럼프 만세”(Hail Trump), 우리 국민 만세”(Hail our people)를 외치며 열광했다. ‘트럼프 만세’는 히틀러 만세(하일 히틀러·Hail Hitler)와 같은 나치 구호에 트럼프 당선자의 이름을 대입한 것이다. 트럼프는 논란이 불거지자 “나는 이 같은 단체를 거부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이들의 지지를 받아 온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는 지난 7월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 8챈(8chan)에 올라온 유대인 비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비방하는 데 활용한 전력도 있다. 문제의 사진은 유대인을 상징하는 육각형 별 안에 ‘역대 가장 부패한 후보’라는 글과 클린턴의 얼굴을 게재했고 뒤에는 달러가 배경으로 깔렸다. 이는 유대인이 돈, 부패와 연관돼 있다는 나치식 편견을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는 논란이 지속되자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트럼프 만세”나치 구호에 미국판 ‘일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서구 사회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반(反)이슬람, 반(反)이민, 인종주의를 강조하는 우익 포퓰리즘과 민족주의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극우 언론 브레이트바트 설립자 스티브 배넌(62)이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수석고문으로 내정되자 반(反)이민 국수주의를 내세운 ‘대안 우파’(알트 라이트·alternative right)가 주목받고 있다. 대안 우파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직후 보수 우파 철학자 폴 고트프리드가 미국에서 대안적인 우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이는 워싱턴의 공화당 주류를 거부하고 백인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반(反)유대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통적 보수주의와 구별된다. 대표적인 대안 우파 활동가인 리처드 스펜서는 “흑인은 문명에 거의 아무런 이바지를 하지 않았다. 흑인 인종 학살을 고려해 볼 만하다”는 주장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조지 홀리 앨라배마대학 교수는 지난 21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안 우파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장해 뚜렷한 형태가 없는 사상 집단이나 기본적 핵심 가치는 백인 민족주의”라며 “백인 중심의 정치로 이민자를 내쫓고 백인만의 미국만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대안 우파는 나치, KKK, 국가동맹과 같은 기존 백인 우월주의 집단과 달리 인터넷, SNS와 같은 디지털 통신 수단을 적극 활용해 광범위한 호응을 얻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에 극우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가 있다면 미국의 극단적 청년은 8챈이나 4챈(4chan) 등의 사이트를 통해 유머나 카툰, 이미지를 유포하며 적개심을 표출하는 통로로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백인 민족주의 열풍에 발맞춰 유럽에서도 유사한 우익 포퓰리즘과 ‘이슬람 혐오’ 정서가 정치권에서 점차 힘을 얻어 가는 형국이다. 독일에서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기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프라우케 페트리(41) AfD 대표는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을 연 100만명에서 20만명으로 대폭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과 무슬림 여성의 복장인 부르카 착용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스트리아, 유럽 첫 극우 대통령 예고 AfD는 지난 9월 메르켈 총리의 지역구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을 누르고 2위에 올랐다. 내년 9월 총선까지 지지세를 이어 가면 중앙 정계의 기민당, 사민당, 기사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정당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4일 오스트리아 대선을 앞두고 극우성향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 유럽 최초의 극우 대통령 탄생이 예상된다. 호퍼 후보는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EU가 더욱 중앙집권화된 모습으로 내정에 간섭하면 오스트리아도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네덜란드의 극우 정치인이자 세 번째로 큰 정당 자유당을 이끄는 헤이르트 빌더르스(53)도 2014년 지방선거 유세 도중 “네덜란드에 모로코인 숫자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발언해 인종 차별과 증오 선동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하지만 기소 이후 빌더르스의 인기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으며 여론조사 결과 내년 3월 총선에서 자유당은 1당이나 2당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NF)의 마린 르펜(48) 대표는 트럼프 당선과 같은 열풍이 프랑스에서도 재현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이 4%까지 떨어져 집권 좌파 사회당의 몰락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르펜이 내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 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2) 후보와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민족국가 향수 부르는 세계 불황 서구 사회를 휩쓰는 백인 민족주의 열풍은 무엇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침체한 경제와 연관 있다는 분석이다. 저성장과 양극화로 빈부 격차가 확대되면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영국 저소득층이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같이 세계화에 대한 비관론이 과거 민족국가로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베를린 자유대학 존 F 케네디 연구소의 마누엘 펀케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CNBC에 “1870년부터 2014년까지 역사상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극우 정당의 득표율이 약 30%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소수자나 외국인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습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백인 민족주의는 서구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기독교 기반의 백인이 비주류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백인(히스패닉계 제외)이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2065년이면 과반 이하인 4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히스패닉은 14%에서 24%로, 흑인은 12%에서 14%, 아시아계는 6%에서 13%로 늘어나 ‘백인 국가’인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교적으로는 미국의 무슬림 인구가 현재는 1% 미만이지만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1%로 늘어나 기독교(66%)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종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퓨리서치센터는 1990년 유럽에서 인구의 4%를 차지하던 무슬림 인구가 2010년 6%로 늘었고 2050년에는 1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471만여명으로 이미 전체 인구의 7.5%를 넘어섰고, 독일은 476만여명으로 5.8%에 달한다. 칼레드 압부 엘 타플 UCLA 로스쿨 교수는 ABC 방송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식 구호는 기독교도 백인이 국가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소유권을 재확인하고 (다른 인종은 후진적이므로 백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백인의 ‘명백한 운명’ 논리와 같은 인식”이라면서 “이는 이슬람뿐 아니라 중국계, 동성애자를 비롯한 모든 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佛대권 선두 피용 “완전한 변화 이룰 것”

    佛대권 선두 피용 “완전한 변화 이룰 것”

    경선 라이벌 쥐페의 2배 득표 동성애·낙태 반대 보수 가톨릭 공공부문 인력 50만 감축 공약 ‘대처리즘’ 지지 親시장주의자 내년 봄에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이민자 수용 상한 설정과 정부 역할 축소 등을 내세운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선출됐다고 르몽드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용 전 총리는 이날 치러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결선 투표에서 66.5%(285만 1487표)의 득표율로 33.5%(143만 5667표)의 지지를 받은 알랭 쥐페(71) 전 총리를 눌렀다. 지난 2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피용과 쥐페는 각각 44.1%와 28.6%의 지지율로 결선 투표에 올랐다. 피용은 승리가 확정된 뒤 “좌파는 실패를, 극우파는 파산을 의미한다”면서 “프랑스 국민은 완전한 변화를 위한 행동을 원하며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든 이를 위한 후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쥐페는 “내년 대선에서 그가 승리할 수 있게 돕겠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인 피용은 정부지출 삭감, 이민자 수용 상한 설정, 가족과 사회 등 전통적 가치수호,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등의 공약을 내세워 공화당원 및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그가 법질서 준수와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보수 성향 노년층의 표심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피용은 공공부문에서 50만명을 줄이고 주당 노동시간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하는 등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대처리즘’을 지지하는 친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 그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65세인 정년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용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서 벌써부터 내년 4월 23일 열리는 1차 투표와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주일 뒤인 5월 7일 치러지는 2차 결선투표에서 누가 승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가디언은 피용과 결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 대표가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르펜은 반이민과 반유럽연합(EU)을 표방하며 극우주의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보수 가톨릭의 지지를 받는 피용은 반이민·친러시아 성향의 르펜과 유권자 층이 겹쳐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이날 6093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피용은 결선투표에서 67%의 지지를 얻어 33%를 얻은 르펜을 무난히 꺾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기관 ‘오독사’(ODOXA)도 지난 25일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피용이 71%의 지지를 받아 20%를 확보한 르펜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권 사회당은 내부 분열과 인기 저하로 재집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1월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62) 대통령이 불출마하면 마뉘엘 발스(54) 총리가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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