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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대선 D-2/ 판세와 향후 전망

    러시아 대통령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26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1시)실시되는 이번 대선은 소연방 해체 후 세번째 치러지는 선거로 포스트 옐친 시대의 러시아 진로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행사다. 이번 선거 최대의 관심사는 지난 12월 31일 전격 사임한 옐친이 후계자로지명한 뒤 지지율에서 독주를 계속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47)대통령 직무대행이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을지 여부.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후보가 총 투표수의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오는 4월 16일 1·2위간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지난해 12월 19일 총선에서 푸틴의 통합당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뒤 푸틴은 지지율 60%이상을 유지,1차 투표에서 무난히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점쳐졌다.그러나 최근 “옐친과 다른 게 없다”“구 소련체제로 회귀할지도 모른다”는 정서가 생겨나면서 지지율이 50%이하로 하락,과반수 지지 획득여부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알렉산드르 베시냐코프 중앙선거관리 위원장은 22일 일간 이즈베스티야와가진 회견에서 푸틴의 지지도가 1차투표 승리에 필요한 50%에 못미친다는 여론 조사를 언급하며 “2차투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하지만 2차 투표가 치러진다 하더라도 푸틴의 승리는 확실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출마를 선언한 후보는 12명.후보 사퇴 마감시한인 21일 대통령 행정실출신의 사보스티야노프가 야블린스키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후보는 11명이됐다.실질적으로 푸틴과 맞서는 후보는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뿐이다. 3번째 대선에 출마한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유일한 여성후보인 엘라 팜필로바 등 군소후보들은 지지율이 5%에도 못미치고 있다. 96년 대선에서 옐친에 맞서 2차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주가노프는 최근 지지율이 상승,28%를 넘나들고 있다. 푸틴 인기의 비결은 대 체첸 강공책을 통해 국민들에게 ‘강한 러시아’가부활될 것이란 희망을 심어준데서 찾을수있다.부패척결,깨끗하고 효율적인정부,법질서 확립등을 공약으로 내건 푸틴은 러시아 산업의 70%를 차지하는군사산업을 부활시키는 동시에 공무원의 최저생계비를 인상하겠다는 공약등을 내걸었다.또한 러시아내 기업인들과 친서방 유권자들을 의식,‘글로벌 러시아’를 내걸고 있다.그러나 크렘린내 가신그룹을 포함한 정재계 기득권 세력의 지원으로 권좌에 오른 푸틴의 태생적 한계,국가경제개입 및 언론 통제·정보감시기구 강화 등 그가 최근 보여준 행보는 앞으로 푸틴의 러시아가옐친시대와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을 던져주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어떻게 치러지나. 러시아 대권은 1차 투표와 결선투표를 통해 향방이 결정된다. 1차 투표에서 투표자 50%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상위 득표자 2명을 놓고 3주 후인 4월 16일 결선투표를 실시한다.결선 투표에서단순 다수표를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 전체 유권자수는 83만 9,000명의 재외 유권자를 포함,1억 794만명.전국에 9만 4,500개,재외 공관 등지에 358여개의 별도 임시 투표소가 설치됐다. 투표시간은 각지역에서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8시에 완료된다.모스크바와 한국과의 시차는 5시간이다.1차 최종 결과는 27일 오전 8∼9시(한국시간 오후 1시∼2시)에 나올 예정이며 확정 결과는 4월 4일 이전에 발표될 예정이다.300여명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원연맹이 선거 주참관인단으로 참관한다. 넓은 영토 탓에 극동 어촌과 군함 및 어선,군사지역,체첸 등지의 약 50만유권자들은 지난 15일부터 투표에 들어갔다.남극지방의 5개 기지와 2척의 선박에 위치한 365명도 18∼22일 투표를 실시했다. *푸틴은 누구인가. 이변이 없는 한 러시아 대권을 거머쥘 것이 확실시되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47) 현 러시아 대통령 권한대행.99년8월 총리직에 전격 발탁돼 혜성처럼 중앙정가에 등장하기 전까지 그에 대해선 KGB(국가보안위원회·구 소련 비밀경찰)출신이라는 점 외에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하지만 유력 대권후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과거행적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푸틴 이해를 위한 키워드는 역시 17년 KGB 경력이 아닐수 없다.75년 상트페테르스부르크 국립대 법학부를 나온 뒤 곧바로 KGB 첩보원이 된 푸틴은 84년 구동독에 투입돼 동독붕괴 뒤인 90년 말까지 상주했다. 전문가들은 89년 동독붕괴는 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90년대 초반 상트 페테르스부르크시에서 당시 소브차크 민선시장의 측근으로 푸틴은 독일 등으로부터의 외자유치,비효율 사업체의 민영화 등 자유경쟁을 적극 도입했다.KGB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푸틴은 98년 7월 KGB 후신인 FSB(러시아연방보안국)국장 취임 이후 99년말 옐친으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낙점받기까지 벼락출세가도를 달려왔다. 그는 취임 이후 인기만회를 노려 옐친의 둘째딸이자 대외이미지 담당관인타티아나 디아첸코를 전격 해임하는 책략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결정적으로 체첸전을 불붙여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하는 데 이용했다.상트 페테르스부르크 시장 보좌관 시절의 무역대금 횡령의혹,체첸전 잔혹상 등에 대한 비판도 있다.승무원 출신인 부인 류드밀라와의 사이에 연년생 딸 둘을 둔 그는유도 등 무술에 남다른 취미가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차기대통령 풀어야할 과제. 살인사건 발생률 세계 최고,인구의 절반이 빈곤상태에서 생활하는 경제,남성 평균 수명 60.8세…. 차기 대통령이 짊어져야 할 러시아의 일그러진 모습이다. ■경제 91년 소 연방 붕과 이후 러시아 경제는 폐허 그 자체다.만연한 부패,권력에 유착한 특권층의 할거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국민총생산은 90년대절반으로 떨어졌다.지난해 1억5,000만명 인구의 경제생산량은 1,000만 인구의 벨기에보다 낮다.대외부채는 1,660억달러에 이른다.공식 실업률은 12%.실제론 이를 훨씬 넘어선다.소득 829루블(34달러)이하의 빈곤층이 6,000만명. ■범죄 러시아 경제붕괴는 범죄 폭증을 불러왔다.납치 살인 달러위조 마약거래 등 마피아들의 조직범죄는 극을 달하고있다.98년 살인사건 발생은 인구 10만명당 20명.10만명당 6.3명인 미국의 3배다.자본과 결탁한 마피아세력의정치세력화는 더욱 심각한 문제. ■공중보건 경제와 법질서 붕괴로 공공보건 시스템 역시 무너졌다.지난해 러시아 남성의 평균 수명은 60.8세.94년 57.4세보단 그나마 나아진 상황이다. 후천성면역결핍증 등도 2년사이 2배나 증가했다.여성들이 자녀출산을 꺼리면서 신생아수가 92년보다 300만명이 줄었다. ■체첸 사태 체첸공화국 분리투쟁을 비롯한 러시아 남부 코카서스 지방 이슬람권 공화국의 분리 투쟁과 내전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최대 과제다. 체첸 난민 지원문제와 이들의 인권유린 문제를 둘러싸고 국제사회의 비등하는 비난도 큰 짐이다. 김수정기자
  • 유엔, 아프리카內戰 본격 개입

    ‘아프리카의 1차세계대전’이라 불리며 격렬한 내전이 진행중인 중앙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DRC)에 유엔이 대규모 휴전감시단과 병력을 파견키로하며 본격개입을 시작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국은 24일 ‘DRC 유엔 기구감시단(MONUC)’을 확대하는 결의안 1,291호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번 결의안 승인으로 DRC휴전감시단 500명과 중무장 4개 보병대대 3,400명,항공기 및 함정 요원 1,000여명 등 총 5,537명의 병력이 파견될 계획이다.지금까지 DRC내 MONUC는 군 연락관 90명으로 제한 돼 있다. 앙드레 카방카 유엔주재 DRC 대사는 결의안 승인을 “DRC의 영토와 지역안정 회복을 위한 결의”라며 환영했다. 첫 감시단은 향후 2∼3주안에 현지에 도착하게 되며 5,537명의 전원 현지도착에는 4∼6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파병될 MONUC는 킨두,키산가니,음부지마이 및 음반다카 등 4개 핵심도시에 배치돼 DRC참전 당사국으로 구성된 합동군사위원회(JMC)와 공동으로 로랑 카빌라 DRC 대통령과 DRC 내전에 개입한 인접 5개국 대통령이 체결한 휴전협정의 이행을 감시하게 된다. 카빌라와 인접 5개국 대통령은 1999년7월7일 잠비아의 중재로 ▲유엔과 아프리카통일기구(OAU) 감시단 파견▲외국군철수▲무장해제▲인질석방▲정부군과 반군의 대화 등을 골자로 하는 휴전협정에 합의했다. 앞서 국토의 절반을 장악한 콩고민주운동(MLC)과 콩고민주회의(RCD) 등 반군들은 1998년8월 독재자 카빌라 축출을 위해 정부군과 충돌했으며 접경지대불안과 자국출신 난민 지원을 이유로 르완다와 우간다가 반군편을, 앙골라와짐바브웨 및 나미비아가 정부군을 각각 지원하고 나섬으로써 내전과 국제전이 동시에 발생했다. DRC에는 현재 앙골라 출신 20만명.부룬디 11만명,수단인 10만명,우간다인 1만5,000명 등의 난민이 있다. 그러나 MONUC 파병에는 걸림돌도 많다.우선 유엔병력의 신변안전 보장이 선결돼야 한다.하지만 DRC측은 카빌라의 자금줄인 다이아몬드 광산 도시인 음부지마이에 유엔군 배치를 원치않고 있어 유엔군이 배치될 경우 무력충돌에따른 사상자 발생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리고 DRC면적이 234만5,410㎢로 서유럽과 비슷한 크기나 도로가 거의 없어 병력배치는 헬기에 의존해야 하지만 장비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무엇보다 자금부족이 문제다.병력배치에 약 5억달러가 필요한데 이는 유엔의 연간평화유지활동 예산의 3분의 1이나 돼 지출승인이 이뤄질지 의문이다. 박희준기자 pnb@
  • [피랍사건 계기로 본 아프간 政情] 실태와 사회상

    아프가니스탄 아리아나 비행기 납치사건이 영국 망명을 위한 납치범과 승객들의 공모극일 가능성이 뚜렷해지면서 아프가니스탄 사회의 피폐상이 새삼세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풀려난 인질 164명 가운데 망명 희망자는 127명에 이른다.이들은 고질적인 빈곤문제,내전의 위협,인권유린 및 본국 송환될 경우 보복의 두려움 등을 호소하며 국제사회의 동정여론에 매달리고 있다. 아프간인들의 본국 탈출 러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현재 120만명이파키스탄에서,100만 가량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전체 인구 2,400만의 10분의1 가량이 난민인 셈이다.무엇이 아프간인들로 하여금 난민의 고달픔도 감수하며 고국을 등지게 만드는가. 아프간 현대사는 쿠데타,외세개입,내전 등으로 총성 멎을 날이 없었다.79년부터 10년간 소련 강점기는 100만여 인명을 앗아갔고 종파간 이질성을 극도로 심화시켰다.이로 인해 국권을 되찾은 90년대에도 회교 제파벌들은 끊임없는 집안싸움을 일삼게 됐다. 현 집권 탈레반 세력은 이같은 내전의폐단과 권력의 부정부패를 비판하며97년 권좌에 올랐지만 축출된 시아파가 북쪽을 근거지로 반군을 결성해오자역시 피비린내나는 파벌청소로 맞서고 있다. 20여년간 크고작은 분쟁에 시달린 아프간 국민들의 바람은 잠시라도 전쟁없는 평온한 일상을 영위해보는 것.이는 99년 탈레반과 반군세력간 종전협상으로 실현되는 듯했으나 금새 총성이 재개되면서 협상문은 휴지가 됐다. 이같은 국력소모가 이어지면서 민생은 극심한 피폐상을 보이고 있다.국제기구들은 현재 수도 카불 인구 150만중 절반가량이 구호품으로 연명하고 있는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지난해 미국대사관 폭탄테러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을 숨겨준 것은 유엔 경제제재를 불러들여 탈레반 정권에 치명타를 안겼다.중계무역이 가장 큰 수입원인 이나라에서 중계통로가 봉쇄되자 인접국인 파키스탄은 식량난에 직면한 아프가니스탄 난민 행렬로 골머리를 앓았다. 기초적 경제활동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탈레반 세력은 이슬람 경전을 자구대로 해석,이에 근거한 철권통치를 펼쳐 원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이들은 범죄를 근절한다는 미명하에 사지절단 등의 전근대적 형벌을 부활시키는가 하면 여성의 취업,학업 등을 금하고 최소한의 복지혜택조차 제한하는 차별정책을 펼치고 있다.TV,신문 등의 통제는 물론이고 라디오 보급률조차 극히 낮아 국민들의 정보접근은 철저히 차단되고 있다.이같은 실상은 진작부터 인권기구들의 비난의 표적이 돼왔고 국제사회에서 탈레반 세력의 고립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집단망명극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경악과는 달리 아프간 내부의 반응은 그럴만도 하다는 쪽이 지배적이라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납치사건 발생 직후부터 카불 시민들 사이에는 “납치당한 이들이 차라리 부럽다”,“승객들의 꿈은 영국에 그대로 머무는 것일것”이라는 유행어마저 떠도는 등 집단망명소동이 예고돼 있었다. 손정숙기자 jssohn@. *집권 탈레반.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은 94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활동을 공식화한 수니파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들은 당시 집권세력을 정통 이슬람주의에대한훼손으로 규정,이에 대한 선언을 하며 세력확대에 나섰다.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에 지친 아프간인들은 부정부패 타파,이슬람 공화국의 희망 등을 전파하는 탈레반에 지지를 보내기 시작했다.96년 수도인 카불을점령한 뒤 파죽지세로 1년만에 국토의 90%를 접수,사실상의 집권세력으로 도약했다. 지도자는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그의 정체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있다.지지자들은 그가 올해 38세로 80년대 반소련 운동에 참여,한쪽눈을 잃었고 이슬람의 예언자라고 선전하고 있으나 아프가니스탄 통제력 확대를 도모,파키스탄 정보부가 양성한 스파이라는 설도 있다. 막강한 국내 영향력에도 불구,탈레반은 집권과정의 정통성 결여와 가혹한통치스타일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외면당해 왔다.현재 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아랍 에미레이트 연합 등 3국만이 탈레반 정부와 수교하고 있을뿐 유엔을비롯한 거의 모든 나라들이 축출된 랍바니 전(前)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해 피랍된 인도 여객기가 아프간 칸다하르에 기착한 사건은 탈레반에게 테러리스트 이미지를벗을 좋은 기회를 줬다.탈레반은 테러범들의 각종 요구를 거절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제스처를 보이며 자국민 보호를 위해 이곳에 드나든 각국 외교관들을 상대로 관계수립을 위한 치열한 로비를폈다.그러나 이번 집단망명 소동으로 인해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구기며 모든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손정숙기자
  • 국제기구 파견 초급전문가 3·4월 두차례 선발시험

    정부는 금년 중 국제기구에 파견할 초급전문가(JPO) 5명을 선발하기 위해내달 26일과 4월25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시험을 실시한다고 외교통상부가 3일 밝혔다. 선발되는 사람은 정부의 비용부담으로 국제기구에 파견돼 정규 직원과 동등한 조건으로 근무함으로써 국제기구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습득할 수있는 기회를 갖는다. 일본이나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제도를 통해 국제기구 전문가들을 육성해 왔다.정부는 지난 96년 이후 모두 14명의 초급전문가를 선발,유엔본부 사무국과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난민 고등판무관실(UNHCR), 유엔 아동기금(UNICEF)등에 파견했다.선발시험의 자세한 내용은 외교부 국제기구센터 (733-3882)에 문의하거나 외교부 홈페이지(www,mofat.go.kr)를 보면 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 러, 체첸에 “11일까지 항복하라”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 주변 전략요충지를 모두 포위한 러시아가 6일 그로즈니 주민들에게 피신하지 않을 경우 모두 사살할 것이라고 최후통첩,미국·유럽연합(EU)등 서방측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 연방군 사령부는 이날 그로즈니에 전단을 살포,체첸 반군과 주민들이 오는 11일까지 피신하거나 항복하지 않을 경우 그로즈니를 완전히 파괴할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최종시한을 넘겨 그로즈니에 남는 주민들은 테러리스트나 비적(匪賊)으로 간주,전투기 공격과 포격 등으로 전원 사살할 것”이라고 말하고 더 이상 협상은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그로즈니에는 4만∼5만명의 민간인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체첸 반군 지도자및 정치인들은 이미 그로즈니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러시아 연방군은 주민들에게 페르보마이스카야 정착촌으로 가는 통로를안전하게 확보해 주고 난민들에게 집과 음식물, 의약품 등 생필품과 생명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텐트촌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현재 4,000명 정도밖에 수용할 수없는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후통첩이 보도되자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러시아의 모든 민간인들을 살해할 것이라는 협박과 군사행동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피란시한 설정은 노약자와 부상자 등 그로즈니를 떠날 수 없는 민간인들에 대한 협박”이라면서 “러시아의 국제사회내 위상을 떨어뜨릴 뿐”이라고 밝혔다.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도 6일 브뤼셀 회담에서 성명을 발표,“민간인에 대한 심각한 고통을 야기하는 어떠한 무력사용도 부적절하고 무분별하다”면서 최후통첩 철회를 요구했다.이란 등 50개 회교국으로 구성된회교회의기구(OIC)대표들도 6일 모스크바에서 “전투를 즉각 중단,외교적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이같은 서방의 경고를 일축,“체첸공격은 국가안보를 위한 내정문제”라면서 강력한 러시아 건설이 서방이 러시아에 관심을 갖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설] 체첸사태 국제사회 나서야

    체첸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회교게릴라 소탕을 명분으로 3개월 이상 체첸공화국을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수도 그로즈니 주민들에게오는 11일까지 도시를 떠나지 않으면 모두 사살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한 것이다.3개월 이상 계속된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이미 수천명이 사망하고 30여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체첸사태는 이제 더이상 러시아의 국내문제로외면하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며 사태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이 불가피한 단계라고 본다. 전투기와 탱크를 앞세우고 체첸의 주요 도시들을 거의 장악한 러시아군은수도 그로즈니에 대한 마지막 공격에 나서고 있다.그로즈니의 2㎞ 외곽을 완전 포위한 채 봉쇄작전을 펴고 있는 러시아군은 최종시한을 넘겨 그로즈니에남는 주민들을 모두 ‘테러리스트나 반군’으로 보아 무차별 공습이나 포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현재 그로즈니 시내에는 피난도 제대로 갈 수 없는 노약자들이 대부분인 4만∼5만명의 주민들이 식량부족으로 기아상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이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누구나 쉽게짐작할 수 있다.체첸사태가 비록 러시아의 주장대로 국내문제라 할지라도 러시아의 그로즈니 공격을 그대로 묵인할 경우 국제사회는 또하나의 비인도적인 참극을 방관했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들이 러시아의 최후통첩을 저지하기 위해 나선 것은 당연하고도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노약자와 부상자 등 그로즈니를 떠날 수 없는 민간인들에 대한 협박’이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고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도 최후 통첩의 철회를 요구했다. 이란 등 50개 회교국들로 구성된 회교회의기구(OIC)도 체첸사태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단순한 경고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공격을즉각 중단시키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체첸사태가 체첸의 오랜 독립운동에서 비롯됐든,러시아의 복잡한 정치상황때문이든,그 원인은 지금 단계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코소보사태에버금가는 인류의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은 막아야 하며 그것이 국제사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국제평화를 유지하고 러시아와 서방간의 재대결을 미리 막기 위해서도 체첸사태 해결에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 IMF, 對러 차관 제공 유예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은 체첸 사태에 격분한 유럽국가들의 압력으로 러시아에 제공키로 했던 차관 6억4,000만달러의 집행을 일정기간 유예키로 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토머스 도슨 IMF 대변인이 공식적으로는 “기술적인 문제때문에 차관 집행이 몇주일동안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프랑스와 독일이 체첸 난민사태로 인해 차관집행을 연기토록 압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차관 집행이 유예된 6억4,000만달러는 지난 7월 승인된 러시아의 대외채무상환용자금 45억달러 중 일부다. 한편 미 백악관은 IMF의 대러시아 차관집행 유예는 유럽국가의 압력에 기인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한 고위보좌관은 이날 “IMF의 결정은 경제적인 이유때문에 취해진 것”이라며 “러시아가 차관제공의 전제조건이 되는 경제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 [20세기 문명기행] 10. 이념에서 공동체로

    이념의 세기(世紀)가 저물고 있다.지난 100년 동안 지구촌은 좌우 이념투쟁의 발흥과 조락(凋落)을 응시하며 한세기의 끄트머리까지 달려왔다. 이념적 양극주의의 빈자리에는 민족과 자본,정치적 다원주의 등이 잽싸게들어 앉고 있다.21세기의 여명(黎明)이 다양한 질서의 혼재를 잉태하고 있는 셈이다. ■이념에서 생존으로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석학(碩學)인 움베르토 에코는 “21세기를 앞두고 지구상의 50억 인구가 50억개의 이데올로기적인 여과장치를 갖게 됐다”며 세기말 지구촌의 실상을 풍자했다.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트로츠키가 “만약 태양이 부르조아만을 위해서 타는 것이라면 태양을 꺼버리겠다”고 호언한 점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20세기가 좌·우대립을 구심력 삼아 굴러간 ‘이념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다양한 공동체의 원심력이 쉴새 없이 작동하는 ‘생존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생존의 논리는 이미 세기말 지구촌 곳곳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화두(話頭)가 민족이다.억압받던 민족들이 옛 소련과 유고슬라비아 연방으로부터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래 전 일이 아니다.캐나다,우크라이나,영연방 등도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과거 민속학의 용어로만 통하던 작은 민족들이 정치적 담화에서 중요한 용어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스페인계 역사학자 페르난데스 아메스토는 “세기의 길목에서 항상 더 큰 연방속으로 끌어들이는 괴물의 정치가 작은 실체들을 배가시키는아메바의 정치와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지역제일주의,자주독립주의,미니 민족주의를 담론으로 삼는 ‘민족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21세기 국제질서의 다양성은 문명사회 주도권 이동방식의 변천도 예고한다. 20세기까지 세계 문명의 주도권은 중국에서 지중해로,다시 유럽에서 대서양을 거쳐 태평양까지 옮기는 등 지역간 이동의 속성이 짙었다.그러나 역사학자들은 “미래의 주도권은 세계적인 엘리트나 수백만 개의 변복조(變複調)모뎀을 통해 특정지역을 벗어나 세계 문화를 만들어내는 몇몇 대가의 손으로넘어갈 지도 모른다”고 내다본다. 20세기의 패러다임이 좌우의 양날개에서 시소게임을 하던 이차방정식이었다면 다음 세기 공동체의 생존 해법은 다양한 변수가 혼재한 고차방정식에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대안의 모색 동유럽 사회주의권의 몰락 직후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자본주의의 승리”라며 ‘역사의 종언(終焉)’을 선언했다.그러나 공산주의의 붕괴가 더욱 활발한 정치철학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독일의 철학자 카를 오토 아펠이 이념대립을 초월한 지구촌에 다양한 사회적기구와 회의,국제기구를 통한 합리적 담론의 도출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같은 맥락이다. 시장주의 경제에 의한 질서의 재편도 지구촌의 경계선을 구획할 주요 기준이다.과거 공산주의 진영에 속했던 헝가리 폴란드 체코의 ‘중부 유럽 모델’이 한 사례다.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민주주의 제도를 정상궤도에 올려 놓으면서 경제의 사유화,증권시장 도입,세계 금융시장 편입을 차례로 마쳤다. 북대서양조약기구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 가입까지 앞두고 있다. 유럽에서 사회주의와 시장경제를 혼합한 ‘제3의 길’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한반도는 어떤가.고려대 임혁백(任爀伯)교수의 제안에서 대안의 단초를 얻을 수 있다.그는 “새로운 세기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다원적 민주주의,역동적 시장경제,창조적 지식정보국가,협력적 공동체사회,아시아 중추국가 등의 비전을 구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지속적 경제개혁과 평화적 민족통합,문화적 다원주의 등이 구체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냉전종식후 민족·종교분쟁 표면화 동서 냉전의 종식은 그동안 재 속에 파묻혀 있던 민족간 분쟁·갈등의 불씨를 지구촌 곳곳에서 타오르게 했다.보스니아,체첸,코소보,쿠르드,동티모로,르완다 사태 등이 20세기 마지막 문턱에서 전세계의 관심을 끈 대표적인 민족 분쟁들이다. 94년 4월 소수민족인 후투족 출신의 부룬디 대통령의 비행기 폭발사고로 촉발된 르완다 사태는 불과 3개월 동안 750만명의 인구 가운데 100만명이 사망하는 보복극이 이어졌다. 4,000여년 동안 국가없이 떠돌던 ‘중동의 집시’ 쿠르드족 문제도 20세기의 화약고다.쿠르드족은 74년 압둘라 오잘란을 중심으로 쿠르드노동당(PKK)을 결성,치열한 반(反)터키 독립투쟁을 벌였다.84년 이후 본격 무장투쟁을전개,3만명 이상의 희생자와 30만명의 난민이 발생해 유럽 전역에 퍼져 나갔다.쿠르드인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아직 독립국가 건설 전망은 그리 밝지않다. 냉전 종식과 소련의 해체는 보스니아 내전과 코소보 사태로 상징되는 ‘발칸의 비극’을 낳았다.보스니아 사태는 유고연방 해체와 이에따른 이슬람·크로아티계 연합세력-세르비아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으로 3년 8개월동안 20만명의 희생자를 냈다. 이어 98년 2월 알바니아계 강경파인 코소보 해방군(KLA)의 본격적인 무장독립투쟁으로 시작된 코소보 사태도 세르비야계의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로 번지면서 급기야 미국과 나토의 개입으로 번지는 ‘국제전’의 양상으로 번졌다. 체첸사태는 소련 연방 해체에 따른 산물이다.스탈린의 중앙집권화를 부르짖으며 강제이주 정책을 단행,민족 분쟁의 불씨를 키워나갔다.94년 발생한 체첸사태는 현재까지 3만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여전히 ‘진행형’이다. 23년간 인도네시아 압제에 신음했던 동티모르의 독립투쟁도 70만명 인구 가운데 20만명이 학살된 인류사의 재앙이었다.최근 유엔평화군의 개입으로 동티모르의 독립이 가시화되었다. 이외에도 필리핀의 모로족,스페인의 바스크족,중국의 티벳족 등 열거하기어려울 정도의 많은 종족·민족·종교 분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21세기 지구촌의 화해와 통합의 물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25년분쟁 키프로스 평화 길 열리나

    25년을 끌어온 키프로스 분쟁의 해결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유엔과 미국이 나섰다. 분쟁 당사자인 그리스와 터키도 지난 12일과 지난 8월에 발생한터키 지진에 그리스가 적극 도움의 손길을 보낸 것을 계기로 화해 움직임을보이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4일 성명을 통해 키프로스 대통령과 터키계 지도자가 키프로스의 평화 정착을 위한 협상을 다음 달 3일 뉴욕에서 재개하는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10일간의 일정으로 지중해 국가를 순방중인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4일 터키에서 “회담이 재개돼 양분된 키프로스가 재통일 되기를 기대한다”며 적극 중재의사를 밝혔다. 키프로스는 지난 74년 그리스계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자 이에 대응해 터키군이 침공,북부지역을 점령한 뒤 25년간 분단상태를 유지해왔다.터키는 북부지역 3분의 1을 점령하고 3만5,000명의 군인을 배치한 뒤 독립국가임을 선언했다. 그리스는 그동안 북부지역에 진주한 터키군과 이주민의 철수,20만 그리스계난민귀환을 요구한 유엔결의안의 준수를 요구한 반면 터키는 북키프로스의독립국가 지위 인정을 요구했다. 관측통들은 오는 18일과 19일 터키에서 열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서양측 대표가 회동할 경우 돌파구 마련을 위한 대화가 진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희준기자 pnb@
  • [외언내언] 체첸사태

    경기도만한 면적(1만9,000㎢)에 인구 130만명에 불과한 러시아의 체첸공화국에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체첸 내의 회교 게릴라들을 소탕한다는명분으로 시작된 러시아군의 체첸 공격이 두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제2의 코소보사태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체첸 사태가 점차 악화되자 그동안 러시아의 내부문제로 간주하여 방관해오던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수차례 강력한 경고를 보낸 데 이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사태해결을 위해 개입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오는 17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OSCE는 체첸사태가 이제 더이상 러시아의 내부문제가아니라며 체첸 난민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단을 파견키로 하는 등적극적인 개입을 선언했다.미국과 유럽국가들의 개입움직임에 러시아는 당연히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체첸 사태가 자칫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8월과 9월의 잇단 아파트 폭탄테러사건을 체첸 회교반군들의 소행으로 보아 체첸 내의 테러리스트를소탕하고 안전지대를구축한다는 것이 러시아가 내세운 표면적인 공격 이유다.전투기와 장갑차를앞세운 러시아군은 이미 체첸 북부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한 데 이어 수도 그로즈니를 포위하고 대통령궁을 중심으로 한 도심에 로켓포 공격을 퍼붓고 있다.벌써 사망자가 3,000여명에 이르며 20여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러시아군의 공격은 체첸 전국으로 확대되고 이에 저항하는 체첸의 반격도 만만찮아 사실상 러시아와 체첸의 전면전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회교 국가로 독립하기 위한 체첸의 저항은 역사가 오래됐다.17세기 러시아제국에 의해 러시아에 편입된 체첸은 2차대전 때 독일과 협력하여 독립을 꾀했으나 독일의 패전으로 무산됐고 지난 91년 구 소련이 해체되자 다시 독립을 선포했다.94년부터 21개월간 러시아와 혈전을 벌인 끝에 완전 독립국가는아니지만 독립적인 군대와 행정체제를 갖춘 러시아의 자치공화국이 됐다. 러시아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막대한 군사비 지출을 무릅쓰고 체첸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번 기회에 체첸의 독립의지를 꺾고 체첸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의회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복잡한 국내정치에이용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이든 그대로 둘 경우 체첸 사태는 장기화가 불가피하며 엄청난 희생과 피해를 낼 것이 분명하다.국제사회가 하루빨리 개입하여 평화적인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하는것은 바로 이러한 재앙을 미리 막기 위해서이다. 蔣正幸 논설위원 chc@
  • “난민20만… 체첸사태 좌시 않겠다”

    [슬렙초프스카야 그로즈니 연합] 체첸난민들의 실상을 파악하기 위해 난민수용소를 방문중인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대표단은 10일 체첸전쟁이 더이상 러시아 내부문제가 아니라고 규정,서방이 체첸사태를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체첸공화국의 아슬란마스하도프 대통령도 국제사회가 개입해 전쟁을 종식시켜줄 것을 촉구했으나 러시아는 체첸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주요 거점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러시아의 공격을 피해 인근 자치공화국인 잉구세티아로 탈출한 체첸난민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슬렙초프스카야 난민촌을 방문한 OSCE 대표단의 킴 트로비크 단장은 “체첸사태는 러시아 내부문제의 틀을 벗어났다”며 2달째 계속되고 있는 전투종식을 위해 OSCE가 힘이 미치는 한도내에서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트로비크 단장은 이어 체첸난민들이 처한 재앙이 예상보다 극심하다고 말했다. 서방은 94∼96년 체첸전쟁때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체첸사태를 러시아 내부문제로 간주해 오면서도 러시아측의 공격으로 체첸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자 러시아에 항의의 수위를 높여왔다. 트로비크 단장의 이런 발언은 OSCE가 체첸사태의 종식을 위해 개입할 수도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OSCE는 오는 17∼19일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대표단이 제출할 난민실태 보고서를 토대로 체첸사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체첸공격이 두달을 넘기면서 고향을 떠난 난민들의 수는 20만명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중 8,000여명이 슬렙초프스카야 난민촌에 수용돼있다. 러시아는 이날도 전투기와 다연발 로켓 등을 동원해 체첸 남부 산악지대와체첸 제2의 도시인 구데르메스를 집중 공격했다.
  • [베를린 장벽 붕괴10돌] (중) 베를린市 축하행사 이모저모

    [베를린 남정호 김규환특파원] 베를린 장벽 28년.전세계를 가로지르고 있던 이데올로기적·정신적 분단의 벽을 육체의 벽으로까지 전이(轉移)시켰던 그 세기의 장벽은 마침내 허물어졌다.그리고 또 10년이 흘렀다.베를린시는 8일 그 제일의 주역중 한 사람인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명예시민증을수여했다. 에버하르트 디프켄 베를린시장은 이날 명예시민증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베를린시가 어렵던 시절 영국과 프랑스 등과 함께 연합국의 일원으로 서베를린시의 자유를 지켜줬으며,전후(戰後) 베를린 세대에게 민주화와 문화를 꽃피우게 했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줬다”며 “부시 전 미 대통령에 대한 베를린 명예시민증 수여는 전체 미국시민들의 영예”라고 밝혔다.그는 “독일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장벽 붕괴에 따른 동서베를린 통합에 공로가 큰 부시 전 미 대통령은 오늘부터 베를린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베를린 명예시민증을 받은 사람은 모두 108명.지난 1826년 콘라드 리벡이 첫번째 명예시민이 된 이후,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콘라드아데나워·빌리 브란트·헬무트 콜 전 총리,리처드 폰 바이츠제커·로만 헤어초크 전 대통령 등도 포함됐다.부시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등 미국인으로서는 다섯번째이다. ●지난 89년 11월4일 100만명의 동베를린 시민이 모여 민주화와 서독으로의여행자유화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던 알렉산더 광장에는 장벽 붕괴 10주년을맞아 시민들이 자신의 감회를 적어 붙이는 게시판이 등장,시민 및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게시판에는 ‘동독 인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사회·정치적 변화를 일궈냈다.행운이 있기를’‘베를린 장벽 붕괴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다’‘고르바초프 전 소련대통령과 콜 전 총리에게 감사한다’는 등 각양각색의 문구가나붙어 이채를 띠기도.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독일통일이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옛 동독인들(90%)이 서독인들(83%)보다 통일에 대해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독일 은행협회가 최근 베를린 장벽 붕괴 10주년을 맞아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인의 85%가 ‘옳은 결정’이라고 응답.한편 옛동독인들은통일 자체에 대해서 긍정적인 견해와는 달리,그들중 70%가 아직까지 ‘2등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옛 서독인들에 대한 심리적 열등감을 표출하기도. ●베를린 장벽붕괴 10주년을 맞아 옛동독 정권에 관련돼 유죄판결을 받은 동독 마지막 서기장 출신 에곤 크렌츠,동독의 비밀경찰 조직 슈타지 첩보실장출신의 마르쿠스 볼프 등의 사면을 놓고 베를린 정가에서 설왕설래. 로타르 드 메지에르 기민당 부당수는 이날 “새천년을 맞는 만큼 20세기의잘못은 묻어줘야 한다”며 이들의 사면을 건의.이에 대해 헬무트 콜 전 총리는 과거 잘못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사면은 시기상조”라고 일축. ●독일 언론은 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 붕괴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3인 주역들의 회고담을 게재해 눈길.콜 전 총리는 베를린 장벽 붕괴사건을 확인하는 순간 마치 다른 행성에 있는 것처럼 느꼈다고 회고했다. 부시 전 미 대통령은 미국이 잘못 움직이면 소련의 군사개입을 유도할 수있어 자제했다고 회상.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동독 친구들이 국민들에게적대 조치를 취하지 않고 국민들의 의지를 수용한 것은 매우 올바른 결정이라고 격려했다고 반추. khkim@ *당시 駐서독美대사 회고기 1989년 서독주재 마지막 미국대사로 부임해 베를린 장벽 와해와 독일통일을 지켜본 버넌 월터스대사가 8일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당시를 회고하는기고를 실었다.그의 기고문 ‘내가 목격한 혁명’을 요약한다. 89년 1월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주독일 대사로 임명받았을 때 나는 이미 72세였다.고령을 이유로 사양했으나 부시대통령은 “독일에서 지금 중대한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당신같은 노련한 외교관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 예감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소련과 동유럽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었다.폴란드에서는 레흐 바웬사가 대통령에 당선됐고,소련은아프가니스탄에서 무조건 철수를 결정했다.그해 4월 22일 독일에 부임했을때 독일통일이 임박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나는 부임 첫 회의때대사관 직원들에게 내가 대사로 있는 동안 통일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공언했다.독일 정부관리들을 만나서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아무도 내 말을 믿으려들지 않았다.헬무트 콜총리만 예외였다.콜총리는 “내가 바라는 것도 바로그것이며 우리도 그걸 위해 노력중”이라고 화답했다. 헤럴드 트리뷴지는 나의 발언을 반박하며 머릿기사로 “지금은 무분별한 독일통일 논란을 벌일 때가 아니다”고 썼다.그러나 동유럽의 변화는 폭풍처럼 밀어닥치기 시작했다.수천명의 동독 난민들이 폴란드,체코,헝가리,오스트리아로 밀려들어갔다.라이프치히 등 동독 도시들에서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 숫자가 점점 더 불어났다. 그 무렵 어느날 나는 운터덴린덴가에 있는 동독주재 소련대사 관저에서 그대사와 오찬을 했다.그는 “베를린장벽은 앞으로 100년은 끄떡없이 그대로있을 것”이라고 호언했다.나는 그것은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소련은 당시 3,900억달러에 달하는 국방비 부담에 짓눌려 더이상 미국과 경쟁할 여력이 없었다.동독의 시위대는 점점 더 과격해졌다.서독 국기가 시위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마침내꼭 10년 전인 89년 11월9일 밤.본에 있던 나는 베를린 미국대표부로부터 전화보고를 받았다. 장벽 검문소 한곳이 열려 동독 주민들이 물밀듯이 밀려나온다는 보고였다.다른 검문소들에도 주민들이몰려들고 있다고 했다.나는 곧장 베를린으로 달려가고 싶었다.하지만 소련의 반응이 어떨지 알수 없었다.소련이 무력진압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 나는 독일정부가 있는 본에 남아있기로 했다. 24시간 뒤 나는 베를린으로 가 헬기로 도시를 한바퀴 돌아보았다.서베를린으로 통하는 도로마다 자동차와 인파로 가득찼다.동독국가의 한 구절인 “하나인 우리의 조국 독일”이라는 외침이 거리마다 울려퍼졌다.그날밤 베를린상점들은 문을 닫지 않았다.동베를린 주민들은 상점진열장에 쌓인 오렌지,바나나 같은 과일들을 신기한듯 바라보았다.소련으로부터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수천명의 주민들이 망치를 들고 장벽을 찍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독일통일을 예상했지만 이렇게 빨리 공산체제가 무너지리라고는 예상못했다.압제와 자유의 오랜 싸움은 이렇게 끝났다.자유가 승리한 것이다. 정리 이기동기자 yeekd@ * 당시 東獨지도자들 근황[베를린 김규환특파원] 베를린 장벽 붕괴 10주년을 맞아 장벽이 무너질 당시 동독 지도자들의 근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베를린 장벽 붕괴 직전인 지난 89년 10월 에리히 호네커 공산당 서기장 체제가 와해되면서 권좌에서 함께 물러난 20명의 옛 동독 공산당인 사회주의 통일당(SED) 정치국원중 11명은 아직 생존해 있다. 이들 생존자 대부분은 은퇴한 뒤 베를린에서 칩거하고 있으나,89년 호네커후임에 선출된 에곤 크렌츠 공산당서기장(62)과 귄터 샤보프스키 전 동베를린 SED 지구당위원장(70)만이 가끔 인구에 회자(膾炙)되고 있다.이 두 사람은 동서독 국경 탈출자들에 대한 사살명령을 내렸다는 혐의로 지난달 27일부터 연방대법원에서의 상고심이 열린데 이어,8일 결심 공판이 열리기 때문이다. 89년 10월10일 실각한 호네커는 90년 1월 구속됐다가 풀려난 뒤 모스크바 도망중 베를린으로 송환돼 동서독 국경 탈출자에 대해 사살명령을 내린혐의로 구속됐다.이후 암투병을 이유로 93년 1월 석방돼 칠레로 망명했으나이듬해 5월 그곳에서 사망했다.옛 동독 총리를 역임한 한스 모드로프(71)는장벽 붕괴 뒤인 90년 실시된 총선에서 메클린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 당선돼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그러나 거짓 증언 등을 이유로 연방하원 의원직을 박탈당한 뒤 칩거하고 있다. 동독의 비밀경찰조직인 슈타지(국가보위부) 첩보실장 출신인 마르쿠스 볼프(76)는 첩보활동을 한 죄로 재판에 회부됐으나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비공산당원 출신으로 90년 3월부터 동서독 통일이 이뤄진그해 10월3일까지 동독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로타르 드 메지에르는 기민당부당수로 아직까지 정계와 연을 맺고 있다.호네커의 후계자로 선출된 크렌츠는 장벽 붕괴 이후 TV 토크쇼에 출연,생계를 이어왔다.특히 91년 ‘장벽이무너진다면’이라는 책을 펴내 2만마르크의 인세를 받은데 이어 신문에 장벽붕괴 당시의 상황을 시리즈로 게재,10만마르크를 벌기도 했다.91년부터 금융중개업에 뛰어들어 매달 5,000마르크를 벌고 있다. 97년 베를린지방법원에서 동서독 국경탈출자에 대한 사살명령 혐의로 6년6개월형을 받아 한때 구속되기도 했다.그는 상고심에서 ‘냉전체제의 희생물’이라고 강변하고 있다.샤보프스키는 97년 크렌츠와 같은 혐의로 기소돼 베를린 지방법원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상고심이 열리고 있다.
  • 체첸사태 국제사회 개입 ‘초읽기’

    체첸에 대한 러시아의 막판 목조르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개입 움직임을 가속화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테러범 소탕은 국내문제라는 러시아의 주장에 명쾌한 반론과 대안을내놓지 못해 러시아 비난여론을 공론화하지 못하면서 다소 어정쩡한 자세다. 유엔은 지난 29일 러시아-체첸 양측에 이성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체첸 난민 19만명의 실정을 파악하기 위해 체첸 인근지역에 조사단을 곧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도 빌 클린턴 대통령이 러시아측에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데 이어 같은 날 스트로브 탤보트 국무부 부장관을 특사로 보냈다. 탤보트 부장관은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러시아가 빠른 시일내에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민간인 희생자를 최소화해야 한다는게 미국의입장”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유럽연합(EU)도 타리야 할로넨 핀란드 외무장관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10명을 체첸 난민상황을 점검하고 EU 차원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이날 잉구세티야로 파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내부문제’인 체첸 사태에 대해 외국이 간섭할 이유가없다는 입장이다.체첸 현정권을 붕괴시켜 ‘체첸 불씨’를 완벽하게 제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러시아 언론들이 총선.대선을 앞두고 유례없이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체첸 전투를 총지휘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국제사회는 테러행위 방지를 위한 강경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체첸 제2도시로 그로즈니의 북동쪽에 인접한 구데르메스를 완전 봉쇄했으며 31일에도 그로즈니에 대한 포격과 공습을 계속했다.현재체첸을 떠난 난민은 모두 19만명이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중대다수인 15만3,000여명이 잉구세티야에 피신해 있다. 잉구셰티아 정부관계자는 “체첸 난민들을 감당할수 없으며 곧 인도주의적재난에 처할 상태”라고 말했다. 김병헌기자 bh123@
  • [현상과 전망 21세기 미술] (10)지금 파리는 조각전시장

    지금 파리에서는 기존의 전시 개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전시를 진행시키고 있다.1996년 첫번째 전시이후 두번째로 개최되는 이 전시는 프랑스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자랑하는 공공의 장소인 샹젤리제거리에서 열리고 있다.‘조각의 들 2000(Les champs de la sculpture 2000)’이라는 제목으로 개최되는 이 전시는 새로운 2000년의 문화운동을 준비하는마음으로 파리시에서 파리시민을 위해 계획하고 추진하는 프로젝트중의 하나이다. 1996년의 전시가 19세기 조각사에서 가장 빛나는 작가 로댕(Auguste Rodin,1840∼1917)에서부터 1960년대까지의 작가들로 ‘유럽 조각의 역사를 회상’하는 것이었다면 이번 전시는‘1960년에서 현재까지의 30년간의 조각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현존하는 대가에서 제3세계권인 아프리카,남미,아시아의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1999년9월15부터 11월14일까지 두달간 계속되며,5개대륙으로 구분되어 선정된 작가52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그중 30점은 특별히아브뉘 데 샹젤리제(Avenuedes Champs-elysee)를 위해 제작된 작품들로 샹젤리제 거리를 더욱 아름답고돋보이게 해준다. 프랑스 작가인 다니엘 뷔렌(Daniel Buren)은 회화도 조각도 아닌 세련된 색감의 스트라이프 무늬 깃발들을 길 가장자리에 늘어선 가로수 마다에 장식해거리전체를 축제분위기로 만들고 있다. 뷔렌의 깃발을 따라 내려가면 핀란드의 젊은 작가 헬레나 히에타넨(Helena Hietanen)의 작품‘빛을 발하는 조각’을 만난다.유리 박스안에 광섬유를 이용해 제작한 커튼 모양의 작품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며 빛을 내는 수많은 실들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중국인 작가 지앙우오 수이(Jianguo Sui)의 작품 ‘Legacy Mantle(물려 받은 외투)’는사람은 없고 옷(중국 인민복)만이 위풍당당하게 서있는 풍자적인 작품이다. 쿠바 작가 크초(Kcho·크초는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쿠바를 탈출하는 난민들의 실상을 탑모양으로 쌓아올린 배의 불안한 형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모로코 작가 모하메드 엘 바즈(Mohamed El Baz)는6개의 공중전화 박스를 설치해 놓고,각 전화마다 독특한 음색으로 다른 내용들을 녹음해 놓았다.그는 전화 수화기를 통해 듣게되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통해 다양한 만남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자 했다. 새로운 방식의 전시형태를 제시함으로써 동시대의 예술을 더 많은 사람들이감상하고 공감하며 친근해 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 파리시장의 생각은성공적이었다.많은 사람들이 산책 나온 가벼운 기분으로 전시장을 찾아오고즐겁게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이번 전시는 작품이 미술관에서 사람들을 기다리지 않고 사람들의 거리로 찾아오는 적극적인 전시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었다. 기존의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고 더 나아진 환경을 만든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그럼에도 거리에 설치된 조각들은 주변 환경 혹은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길을 하나의 아름다운 조각공원으로 완성해 놓고 있다.거리를장소로 전시를 기획하고 현실로 옮기는 프랑스 사람들의 추진력도 놀랍지만그 전시를 받아들이고 좋아하며,즐길 수 있는 그들의 예술에 대한 관심과사랑에 부러움이 느껴진다. 송미령 (한솔문화재단 선임학예연구원)
  • [21세기 여성시대] (3)사회운동

    ‘세계 NGO(비정부기구)와 사회운동은 이제 여성의 몫’ 15일 폐막되는 ‘99 서울 NGO 세계대회’가 전 세계에 띄운 메시지중 하나다.루이스 프레쳇 유엔 사무부총장,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사라롱위 아프리카 여성개발협회(FEMNET)의장,클라렌스 디아스 국제법개발센터의장 같은 ‘거물’이 참석해서만이 아니다. 공동대회장 3인중 아파브 마푸즈 유엔경제사회 이사회 NGO협의회의장,일레인 발도프 유엔공보처 NGO집행위원회 의장이 여성이고 대회에 참가했던 크고작은 NGO의 일꾼들 상당수도 여성이었다. 새 밀레니엄에 인권, 여성,제3세계의 빈곤과 기아,환경 등 산적한 지구촌의 과제를 풀어나갈 주역으로 여성이전면에 등장했음을 실감케 한 대회였다. 여성의 몫과 역할이 커진 것은 유엔 인권위원회 의장을 지낸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 대통령의 부인 엘리노어 루즈벨트(1884∼1962)처럼 징검다리 역할을 한 여성 운동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미국 산아제한운동의 주창자 마거릿생어(1879∼1966),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 에멀린 팬크허스트(1858∼1928·영국)도 손꼽을 만한 전세대 사회운동가였다. 여성의 진출이 크게 늘면서 활동분야도 활짝 열렸다. 여성과 환경운동을 접목시킨 에코-페미니즘의 저명한 이론가인 마리아 미즈(68·독일).그녀는 80년대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여성들의 미사일 설치 반대시위,인도·아프리카 여성들의 자연파괴 저지운동의 이념적 토대를 제공했다. 인도 출신의 반다나 쉬바도 미즈 여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 학자이자 환경운동가다. 90년대 중반 세계 YMCA 의장을 지낸 라지아 슬탄 이즈마일(56·인도)은“세계인류의 보편적인 문제가 바로 여성의 문제”라는 시각으로 여성과 사회운동을 접목시켰다. 필리핀에서 도시빈민운동을 주도하며 ‘아시아 여성주거연대’를 구성한 피데스 바가사오(46·필리핀),여성환경개발기구(WEDO) 의장인 벨라 압죽(79·미국)도 여성이 주도하는 사회운동의 지평을 넓혔다. 유엔을 무대로 활약하는 여성도 크게 늘었다. 9년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을 지내고 있는 오카타 사다코(72·일본)는 코소보 사태 때 ‘50만 코소보 난민의어머니’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그녀는서울 NGO대회때 내한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인 메리 로빈슨과 유엔에서 ‘여성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유력 정치가 부인들도 사회운동을 주도하거나 남편의 영향력을 업고 현장운동가들을 측면지원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여사,캐나다 총리 부인 알랭 크레티앵 여사 등 아메리카 대륙 퍼스트 레이디의 모임인 ‘아메리카 영부인 회의’는 지난 9월 회의를 갖고 아동조기교육과 보건강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앨 고어 미 부통령의부인 메리 엘리자베스 에이친슨 고어(48)도 무주택 및 의료개혁 분야의 사회운동가다.이밖에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 제한 사다트(66),미국의 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부인 로잘린(72),부시 전대통령의 부인 바바라 부시(74)도 퍼스트 레이디 이전부터 착실히 사회운동을 펴왔다. 여성의 부단한 사회운동은 97년 ‘지뢰없는 세상만들기 운동’을 펴온 미국의 조디 윌리엄스(49)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결실을 봤다. ‘인간이 존중되고 인간이 중심에 서는 인간적인 인간사회,문화적인 복지사회,보편적인 민주사회를 구현해내는’ 서울 NGO 대회의 이념대로 여성의 활동영역은 새 밀레니엄에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성기기자 marry01@ * '피임 합법화 투쟁' 美운동가 '마거릿 생어' ‘피임,즉 성생활과 산아제한의 자유야 말로 여성해방과 인류발전에 필수조건이다’ 마거릿 생어(1879∼1966).반세기 이상을 여성의 신체해방을 위한 길고 긴투쟁에 나섰던 미국의 운동가. 산아제한을 최초로 주창한 그녀는 나아가 인구폭발이라는 재앙의 문턱에서세계를 일치감치 구해낸 구원자라해도 과언이 아니다.인구 60억 시대를 돌파한 지금.그녀의 공로가 단순히 여성해방운동차원을 벗어나 인류 공동 발전에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임법이나 성이란 말을 언급하는 자체가 음란죄에 해당했던 1900년대 초반. 간호사였던 그녀는 뉴욕 빈민굴의 한 병원에서 계속된 임신으로 지치고 허약해진 젊은 산모들을 지켜보면서 피임의 자유가 여성운동의 가장 핵심이라고판단,적극적인 피임 정보보급및 합법화운동에 나선다. 당시는 의사조차도 산아제한에 관한 언급이 불가능했던 시절.그녀는 ‘여성의 반란’이란 월간지를 출판했다. 이 잡지를 비롯한 그녀의 팸플릿과 잡지는 우송 불가물로 판정돼 강제폐간됐으며 수차례의 구속과 기소,재판을 되풀이했다.1916년 뉴욕 브루클린에 미국 최초의 산아제한 클리닉을 열어 여성들에게 피임상담을 함으로써 미국과유럽대륙까지 시끄럽게 만들었다. 후에 미연방 가족계획국의 토대가 된 ‘미국 산아제한 연맹’을 21년 설립했다.23년 최초로 의사가 진료하는 ‘산아제한 연구 클리닉’을 뉴욕에 열었고 이후 300여개의 클리닉이 전국에 세워졌다.미 의학협회가 의과대학에서피임에 관한 강의를 하도록 허락한 것은 1937년이었다. 그녀는 계속 인구증가율을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종교단체 등에 의해 묵살됐다.결국 2차대전후 인구폭발의 위험성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뒤늦게 그녀의 주장과 공로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52년 세계가족계획연맹의 초대회장이 된 그녀는 여성이 스스로 조절할 수있는 안전한 피임법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주도했으며 마침내 60년 처음으로피임약이 개발됐다.그녀가 죽기 1년전인 65년 미 정부는 1개주에 남아있던피임약사용금지법을 폐지했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기는 여성의 성생활과 임신에 대한 자유.그 역사는 이처럼 1세기도 되지 않은 짧은 것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인터뷰]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서울 NGO세계대회 참석차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한 메리 로빈슨(54) 유엔인권고등 판무관은 13일 탈북자 문제와 관련,“강제 송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심각한 인권침해”라며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뒤 유엔에 돌아가 대책을 상의하겠다”고 밝혔다.90년부터 7년동안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인권대통령으로서 명망을 얻은 그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다음은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방문 소감은 NGO 대회에 참석하게 돼 기쁘다.세계적인 인권 수호자로 알려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법무장관 등을 만나 한국 인권문제와 보안법 등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겠다. ■동티모르의 학살극과 관련,위란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전범으로 기소될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우선 한국의 동티모르 파병에 감사한다. 동티모르 학살극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연루됐는지에 관해서는 동티모르 사태조사담당 위원회의 결론을 기다리겠다.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어떤 편견도,판단도 내리지 않겠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욱 평화적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어떤부분에서 우수하다는 견해보다는 ‘균형’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여성은 문제에 대해 실용적인 접근을 하고 보호받아야 될 집단을 보살필 능력이있다.여성이 책임감을 갖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중요하다. ■중국 등지의 탈북자에 대한 지원방안은 없는가 이번 한국 방문중에 탈북자상황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기를 바란다. 강제송환이 이뤄지고 있다면 중대한 인권침해다.정치적 보복이나 박해 등의 가능성이 있는데도 강제송환이이뤄질 경우 기본적 난민협약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다.오가타 유엔난민 고등판무관과이 문제를 논의하겠다. ■미군의 노근리양민 학살사건에 대한 견해는 미국 언론들이 인권침해와 유린에 대한 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하지만 노근리사건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 간에 긴밀한 협조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엔활동에 관심을 두게된 개인적인 계기는 어렸을때부터 인권문제,사회정의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변호사로서 아일랜드는 물론 유럽과 국제사회의 인권문제에 주목해왔다.그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생각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유엔은 베이징(北京)세계여성대회의 행동강령 이행상황에 관한 결과 보고서를 내년에 발표한다.세계 여성의 현실을 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아일랜드 대통령 지낸 인권파수꾼 '로빈슨 판무관' 아일랜드 명문 트리니티대학을 수석입학,졸업하고 25세에 최연소 상원의원이 됐고 20여년 동안 상원의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보수적인 가톨릭사회,내각책임제하에서도 대통령 당선 직후 북아일랜드를 방문,내전치유에 나서고 이혼합법화,동성애자 차별금지 등의 조치를 이끌어내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로빈슨은 97년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유엔의 인권관련 활동을 총괄하는 인권고등판무관으로 자리를 옮겨 ‘세계인권의 파수꾼’으로 활약하고 있다.
  • 국제사회 東티모르 난민 지원 본격화

    국제사회의 동티모르 난민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유럽연합(EU),필리핀,호주 등 국제사회는 친(親)인도네시아계민병대와 현지 주둔 인도네시아군의 만행을 피해 탈출한 동티모르 난민 숫자가 급증하자 이들의 구호를 위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 국방부 대변인 크레이그 퀴글리 해군대장은 14일 30만 부대의 식량을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히고 먼저 호주 다윈으로 옮긴 뒤 48시간안에 동티모르 주민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12개 회원국 대사를 보내 B.J.하비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EU는 최고 1,000만달러 이상의 인도적 원조 제공을 검토중이라고 하누 히마넨핀란드 대사가 밝혔다. 영국의 클레어 쇼트 국제개발장관은 EU의 지원과는 별개로 영국은 320만 파운드를 지원할 방침을 발표했으며 인도네시아의 이웃국가인 필리핀의 라우로 바자 외무차관은 호주 비(非)정부기구(NGO)들의 요청에 따라 동티모르 난민들을 수용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호주정부 구호기관인 국제개발청(AusAid)도 동티모르주민들을 돕기 위해쌀과 조리기구,의료장비 등의 공수작전을 16일부터 펼칠 계획이다. 이처럼 국제사회가 자금지원과 난민수용 문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주민투표 이후 민병대와 인도네시아군의 만행을 피해 이웃 서티모르나 호주등지로 탈출했거나 강제추방된 주민이 30만∼40만명에 달해 수용력이 한계에이른데다 남아있는 주민들도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국제사회의 난민구호품 전달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안전보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박희준기자 pnb@
  • [주한 외국대사에 듣는다]운토 투루넨 핀란드 대사

    운토 투루넨 주한 핀란드대사는 핀란드의 유럽연합(EU)의장국 취임을 맞아2일 대한매일과 인터뷰를 갖고 한국의 EU시장 진출과 양국관계증진방안등에대해 입장을 피력했다.투루넨 대사는 “핀란드가 한국상품의 EU시장 진출에관문역할을 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EU의장국 취임을 축하한다.의장국은 어떻게결정되고 주역할은 무엇인가. 15개 회원국이 6개월씩 순번제로 의장직을 맡는다.전임 의장국은 독일이었고 오는 12월1일부터는 포르투갈이 의장국을 맡게된다.의장국이 되면 대외적으로 EU를 대표하고 EU내 실무행정의 총책임자가 된다.한마디로 EU대통령인셈이다. ■현재 EU가 당면하고 있는 주요 현안은 무엇인가. 단기과제로는 코소보 사태 해결이다.발칸 복구는 이 지역뿐 아니라 유럽,전세계의 안정에 긴요하다.EU는 발칸복구를 위해 핵심역할을 수행해야한다.아직은 난민 귀환문제,도처에 매설된 지뢰등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코소보 평화협상을 성공시키는 데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대통령이 매우중요한 역할을 했다.인구 500만명에 불과한 소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국제적 외교현안 해결에 중심역할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한데. 유고공습 말기 평화협상 중재자로 나토와 러시아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는데 아티사리 대통령이 바로 그런 인물이었다.유고측도 아티사리대통령과는 협상을 할 수 있다고 승락했다.아티사리대통령은 나미비아 내전,가까이는 보스니아내전,유고전 초기에 협상중재자로 국제적인 명성을얻은 인물이다.이런 개인적인 역량이 그같은 역할을 가능케했다.차기 EU의장국 대통령이라는 점도 기여를 했다고 본다. ■한국·핀란드관계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일본에 이어핀란드의 세번째 교역상대국이다.핀란드는 외교,경제,문화등 모든 면에서 한국과 만족스런 관계를 계속하고있다.97년,98년 무역규모가 줄어들었으나 금년 다시 증가추세로 돌아섰다.6~7개 대학이 교수,학생교환등 활발한 교류를 하고있고 헬싱키대에는 한국어학과가개설돼있기도 하다.EU는 미국에 이어 한국의 두번째 교역상대국이다.한국기업들은 EU를 잘 이해하고있고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있다.금년에는 EU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판매가 급신장을 보이고있다. ■아시다시피 한국은 지금 구조조정작업을 한창 진행중이다.핀란드는 수년전 경제위기를 겪으며 성공적인 구조조정작업을 이룩한 나라로 알려져있다.한국의 구조조정작업을 어떻게 보는지. 핀란드는 92년에 시작해 3~4년간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다.재정과다 지출,과소비,과도한 외자도입등으로 인한 기업 및 은행의 부실이 주원인이었다.여기다 유럽전체의 불경기와 주요 무역상대국인 소련의 해체,경제난이 겹쳐 사태를 악화시켰다.우리는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금융권의 대대적인구조조정 작업을 벌였다.이 개혁작업이 성공해 지금은 연 4~5%의 성장률을기록하고있다.한국의 개혁작업은 핀란드의 개혁작업과 흡사한 길을 걷는 것같다.매우 성공적인 케이스라고 본다. ■핀란드의 구조조정이 성공한 핵심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슬림화다.업종을 10개 이상씩 거느리던 기업들이 한두개의 핵심분야로사업을 집중시켰다.예를들어 대표적인 기업인 노키아(Nokia)의 경우 자동차 타이어,제지,전자제품,고무등에 걸쳐있던 업종을텔레코뮤니케이션 하나로 통합시켜 이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기업으로 만들었다.다른 기업들도 마찬기지다.정부는 기업합병등의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고기업합병등의 결정은 전적으로 해당기업이 주도했다.정부는 금융지원과 구조조정과정에서 생기는 대규모 실업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주력했다. ■앞으로 두나라 관계 증진을 위해 힘써야할 부분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유통이다.정보가 잘 흘러야 외교도 잘되고 문화,상품,인적교류도 잘 이루어진다.미술,음악분야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져야하고 관광객도 많이 오가도록 서로 힘써야한다. 이기동기자 yeekd@
  • [주한 외국대사에 듣는다]카를로 트레차 伊대사

    카를로 트레차 이탈리아 대사는 11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한국기업의 합리화는 이탈리아 등 유럽 여러 나라로부터 투자확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흔히 패션과 오페라의 나라로만 한국에 알려진 이탈리아는 세계적 과학연구소와 공업지역 등을 보유한 고도공업국이기도 하다.우리는 문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과 테크놀로지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동시에 추구한다. ■유럽연합(EU)은 이탈리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이탈리아는 EC시절부터 가입해온 EU 터줏대감이다.우리는 유럽의 단일화로공업화에 필수적인 테크놀로지,서비스분야의 넓은 시장을 얻었고 EU는 우리가입으로 발언권이 더욱 확대됐다.EU는 가입국의 정치 경제 발전의 산파로서 더욱 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의 유로화 가치 하락이 도입국간 경제격차에서 나온다는 시각이 있는데. 한 나라의 유로 도입은 그 자체로 다른 도입국과의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EU는 유로 도입의 전제조건으로 성장률,인플레,공공적자 등에서 일정한 기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우리는 강한 유로보다는 안정된 유로를 추구한다.최근의 유로절하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코소보 분쟁 개입국의 하나로 최근 사태 진행을 어떻게 보는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군사개입은 유럽 앞마당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인종청소와 인권유린을 묵과할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도덕적 의지를 보여준 것이었다.사태가 해결됨에 따라 국제문제 해결사로서 UN 역할은 강화될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코소보 난민들이 옛 고향을 불안정하다고 여겨 팔레스타인인들처럼 영원한 난민 캠프를 차리는 경우다.나토는 이들의 귀향과 경제재건에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최근 EU 15개국중 13개국에서 좌파가 집권하고 있다.이같은 유럽인들의 선택은 어디에서 나온 것이며 이탈리아 좌파정권에 특히 다른 점이 있다면?유럽 좌파들은 사회보장, 인권 등 전통 좌파 가치와 함께 시장경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서로 같다.‘제3의 길’로 알려진 이같은 정책은 영국블레어,독일 슈뢰더,프랑스 조스팽,이탈리아 달레마 정권 할것 없이 유럽좌파가 공유하는 부분이다. 몇년전만해도 보수적 정권 일색이던 유럽의 물갈이는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자연스럽고 건강한 정권교체로 본다.재미있는 것은 이같은 정치적 순환주기가 전유럽에 같은 사이클로 일어난 점이다. ■한국과 이탈리아간 경제협력 전망은. 최근 진행중인 한국 재벌 구조조정 성과가 양국간 투자협력에 큰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이탈리아는 한국과 달리 산업구조가 중소기업 위주다.반면 한국경제는 재벌중심이라 그간 양국은 투자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구조조정을 통한 재벌 합리화는 곧 중소기업 강화를 의미하며 이렇게 되면 양국 기업간 협력 여지는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이와 관련,우리는 올 10월 서울에서 중소기업들을위한 투자 세미나를 열려고 준비중이다. ■이탈리아 산업의 특징을 들자면. 이탈리아에는 패션,안경,스포츠용품,조선 등에 이르기까지 지역경제에 뿌리박은 특색있는 중소기업들이 많다.이들에 따라 지역사회 문화색조차 좌우된다.중소기업의 전문성과 융통성은 고부가가치 창출의 원동력으로 21세기 테크놀로지 시대의 유용한 산업 모델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2006년 동계올림픽 유치 도시 결정을 위한 IOC총회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후보지의 하나인 이탈리아 토리노는 어떤 곳인가. 토리노는 산으로 둘러싸인 수려한 자연환경과 완벽한 스포츠 인프라가 조화를 이뤄 동계올림픽 유치에 최적일 것으로 자부한다. ■최근 벨기에산 식품의 다이옥신 오염파동에 대한 이탈리아 입장은? 국제사회가 날로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이같은 ‘사고’는 검역 등 제도가 시장을 뒷받침하지 못한 대표적 사례다. 다만 한 나라에서 일어난 일을 확대해 인접국에 대해서까지 과잉반응하지 말아주기를 우리는 바라고 있다. 손정숙기자
  • 발칸 ‘78일 전쟁’이 남긴 숙제

    나토와 유고연방이 철군협상에 완전 합의함으로써 코소보 사태는 종식을 앞두고 있지만 사태의 완전종식까지 나토와 유고연방 및 코소보주민이 풀어야할 정치·경제·군사적인 숙제는 한둘이 아니다. 코소보에 들어가는 5만명의 국제평화유지군(KFOR)은 우선 지뢰 등 각종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유고군은 지난 3월24일 나토의 공습이전부터 나토군의코소보 진입에 대비, 다량의 대인(對人)·대전차 지뢰와 부비트랩을 주요 진입로에 매설했다. 나토는 유고측에 지뢰매설위치를 알려줄 것을 요구해 수락을 받았지만 수많은 지뢰와 부비트랩을 제거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지뢰의 경우 제조단가가 싼 것은 몇달러에 불과하지만 제거비용은 최소 1,000달러 이상 드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철군에 반발한 유고 정규군,경찰특수부대 및 민병대의 KFOR 저격 등 조지적저항을 분쇄하는 일도 남아 있다.그리고 코소보해방군(KLA)의 무장해제를 달성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완전 독립을 요구해온 KLA가 무장해제을 거부할 경우 역(逆)인종청소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15만명의 세르비아계 코소보 주민이 이를 피해 코소보 탈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제재건은 가장 큰 문제다.78일간의 나토 공습으로 유고 전역의 기간시설은 쑥대밭이 됐다.유고측은 1,00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코소보지역의 경우 나토의 공습 이전부터 자행된 유고군의 초토화작전으로 완전 황폐화돼 난민귀환뒤가 더 걱정 스럽다는 지적이다.알바니아,루마니아,보스니아,마케도니아 등 유럽 최빈국들인 주변 6개국도 수출감소 등으로 연간 24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은추산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밀로셰비치의 퇴진을 전제로 향후 5년간 300억 달러를 투입하는 재건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그러나 그에 대한 유고연방 골수 민족주의자들의 지지는 아직도 상당히 높다.이들은 밀로셰비치 퇴진시 이웃나라 세르비아계와 연대해 몬테네그로 등지에서 제2의 민족전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적지않다. 박희준기자 pnb@
  • [사설] ‘발칸전쟁’이 남긴것

    70여일 동안 계속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에 끈질기게 버텨왔던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이 마침내 사실상의 항복을 함으로써 유고전쟁이 끝나게 됐다.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선진7개국(G7)과 러시아가 마련한 유고평화안을 수용하고 세르비아 의회도 이를 승인했다.전쟁종식의 세부절차를논의하기 위한 나토군과 유고군 대표회담이 이미 시작돼 유고군의 코소보철수와 공습중단은 시간문제다.나토의 지상군 투입 등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않고 전쟁을 끝내게 된 것은 국제평화를 위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라 하겠다. 유고가 수용한 평화안에 따라 코소보에서 유고군의 폭력과 억압은 종식되고유고연방군의 전면적인 철수에 이어 유엔이 후원하는 국제평화유지군이 주둔하게 되며 난민들은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그러나 포성이 멈추었다고 하여 발칸지역의 완전한 평화가 이루워지는 것은 아니다.현직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전범재판소에 기소돼있는 밀로셰비치대통령의 입지를 비롯하여 코소보의 장래, 유엔과 나토의 역할문제, 러시아의 평화유지군 참여 등불안 요인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나토는 그동안 3만1,500여회의 공습을 단행했다.스텔스 폭격기와 크루즈 미사일 등 첨단 무기들도 모두 동원됐다.유고의 산업시설을 비롯한 주요 기간시설들은 대부분 파괴되고 1만5000여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냈다.코소보를 떠난 알바니아계 난민은 100여만명에 이르고 미처 피난하지 못하고 학살당한희생자들도 많다.미국과 나토가 공습에 쏟아부은 경비는 유럽경제를 휘청거리게 할 정도다.이처럼 엄청난 비용과 희생을 치르면서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알바니아계 난민들의 고통을 더하고 미국과 나토의 막강한 힘을 과시한 것 이외에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발칸전쟁이 남긴 의문이다.세계가 다시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발칸전쟁은 앞으로 해결해야할 많은 과제들을 남기고 있다.코소보에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하고 초토화된 유고의 재건도 시급하다.모두 국제사회가 도와야 할 일들이다.유고 사태로 벌어진 미국과 러시아,미국·중국관계의 복원도 관심을 가져야할 사항이다.유엔 안보리의 코소보 평화안 처리도 주목된다.발칸전쟁의 종식은 사태 해결의 끝이 아니라시작이라 할 수 있다.전쟁은 엄청난 피해와 국제사회의 분열만 가져올 뿐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값진 교훈을 유고사태가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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