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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해상서 이주민 태운 보트 침몰…어린이 3명 등 사망

    그리스 해상서 이주민 태운 보트 침몰…어린이 3명 등 사망

    그리스 남동부 해상에서 이주민 보트 한 정이 침몰해 최소 4명이 사망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해안경비대는 튀르키예(터키) 서남 해안 먼바다에 있는 그리스령 도데카니소스제도의 레로스섬 해안에서 이날 보트 침몰 사고가 발생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이주민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당시 해안경비대는 주민 1명의 신고를 받고 즉시 구조 선박 3척과 닥터 헬기 1대를 투입했다. 구조대는 여성 1명의 시신을 수습하고, 의식을 잃은 남자아이 1명을 포함해 이주민 39명(남성 17명, 여성 17명, 아이 6명)을 구조했다. 이 중 아이 6명 등 8명은 오후 일찍 병원에 이송됐고 나머지는 보호 시설로 옮겨졌다. 그러나 입원한 아이 3명이 추가로 숨지면서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다. 침몰 사고를 당한 이주민들은 국적이 불분명하지만, 튀르키에에서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사고 보트가 강풍과 폭우를 만나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레로스섬은 튀르키예 해안과 가깝다. 이주민들을 태운 고무보트와 요트, 쾌속정 등은 정기적으로 튀르키예를 떠나 그리스로 향하고 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스페인, 이탈리아와 함께 중동·아프리카·아시아 이주민·난민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웃 나라인 튀르키예에서 육로 또는 해상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로 튀르키예와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왔다. 최근 그리스에서 해상 통제가 강화되고 추방 사례가 잇따르자 튀르키예에서 출발한 이민자들은 이탈리아로 가는 더 길고, 더 위험한 항해를 시도하고 있다. 야니스 플라키오타키스 그리스 해운부 장관은 사고 보트에서 이주민들을 구한 구조대의 활약에 감사하면서도 튀르키예 당국이 용인 중인 튀르키예 밀입국 브로커들이 “이주민들을 버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튀르키예는 그리스 당국이 난민 신청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이주민을 일방적으로 추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연설에서 해상에서 표류하다 숨진 이주민 어린이 2명의 사진 패널을 들어 보이면서 “그리스 해안경비대가 이들이 탄 보트를 밀어내서 이들이 숨졌다”며 “그리스가 에게해를 무덤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 “푸틴 동원령에 탈출한 러 남성들, 인천공항 고립” 난민 인정시 韓 징병제 논란 재점화 가능성

    “푸틴 동원령에 탈출한 러 남성들, 인천공항 고립” 난민 인정시 韓 징병제 논란 재점화 가능성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을 피해 한국으로 도피한 러시아 남성들이 수개월째 인천공항에 발이 묶여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를 넘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피하려는 러시아인들의 탈출 행렬이 세계 각국으로 향하는 가운데, 유난히 까다로운 잣대를 고수하는 한국의 난민 정책이 외신의 조명을 받는 모습이다. CNN은 “작년 9월 러시아가 동원령을 내린 후 해외로 도피한 남성 5명이 한국 당국의 수용 거부로 수개월째 인천공항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중 3명은 작년 10월에, 나머지 2명은 11월에 한국에 도착해 난민심사를 신청했으나, 법무부에서 심사 회부를 거부당해 현재까지 출국장에서 지내는 실정이다. 이들의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을 돕는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종찬 변호사는 CNN 인터뷰에서 “이들은 하루에 점심 한 끼만 제공받을 뿐, 나머지는 빵과 음료수로 떼우고 있다”고 전했다. 옷은 직접 손세탁해 갈아입어야 하고, 활동 반경은 출국장과 면세장 구역으로 제한돼있다. 이 변호사는 “의료 서비스를 접할 기회가 제한적인데다, 불안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앞서 난민인권네트워크 등 인권단체는 지난달 30일 법무부의 난민심사 불허로 이들 러시아인 5명이 사실상 방치돼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변호사는 법무부는 당시 ‘단순 병역기피는 난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심사의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오는 31일 내려질 전망이다. CNN은 “18∼35세 사이의 모든 건강한 남자들이 의무적으로 군에서 복무해야하는 한국에서 징병제는 민감한 사안”이라고 짚었다. 이어 “한국에서는 운동선수나 K팝 슈퍼스타조차 군복무를 면제받을 수 없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제와 관련한 논란도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징집을 피해 온 러시아인들이 곧장 난민으로 인정될 경우, 한국의 엄격한 징병제로 논란의 불씨가 옮겨붙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범죄 전력이 없는 60세 이하의 남성이 모두 징집 대상이다. 작년 9월 푸틴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 선포 이후 1주일간 총 20만명이 조지아(그루지야), 카자흐스탄 및 인근 유럽연합(EU) 국가로 도피했다. 전장에서 전투를 거부하는 군인들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의 지하 시설에 구금되며, 탈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다고 CNN은 덧붙였다.동원령 선포 후 징집을 피해 도망친 러시아 남성들은 작년 10월 요트를 이용해 포항항 등으로 입국을 시도하기도 했다. 같은달 1일 러시아인 10명은 요트를 타고 포항 신항에 입항했다가 입국이 불허되자 11일 오후 출항했다. 같은날 다른 요트로 속초항에 도착한 러시아인 5명도 입국 금지 통보를 받았다. 또 다른 요트 2척으로 포항항에 입항한 러시아인 8명도 입국 신청을 했지만 한국 입국 기록이 있는 2명을 제외한 6명은 입국이 금지됐다. 이에 대해 출입국 관계자는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고 관련 서류가 미비해 입국을 금지했다”며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당국으로선 입국 목적이 확실한 사람 위주로 허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 [올해 7대 뉴스]158명 압사·우크라 침공에 ‘충격과 공포’… 월드컵 16강에 ‘위안’ 얻다

    [올해 7대 뉴스]158명 압사·우크라 침공에 ‘충격과 공포’… 월드컵 16강에 ‘위안’ 얻다

    연말 즈음이면 늘 다사다난했다고 하지만 올해는 더 그랬다. 5년 만에 정권이 교체됐고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용산 시대’가 열렸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10월 29일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친 참사는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나라 밖도 그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를 핵전쟁 공포와 에너지 위기로 몰아넣었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미국을 선두로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렸고, 국내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로 부동산 시장은 얼었고 자금 시장은 경색됐다. 그래도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헤어질 결심’ 등이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한국 축구대표팀은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다음은 서울신문이 선정한 7대 국내외 뉴스. ■ 국내 7대 뉴스① 핼러윈축제 기간 이태원 참사    세월호 이후 최대 인명 피해 불러 지난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좁은 골목길에서 158명이 숨지고 19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다. 핼러윈축제 기간 하루 10만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사전 대책은 미흡했고 사후 대응도 부실했다.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참사 원인과 책임 규명에 나섰다. 특수본은 경찰, 소방, 구청 등 관련 기관의 과실이 모여 참사가 발생했다고 보고 현장 책임자였던 용산경찰서장과 용산구청장을 구속했다. 국회도 뒤늦게 국정조사특별위원회를 꾸려 진상을 규명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모인 협의체가 구성되면서 이태원광장에는 희생자 영정이 놓인 시민분향소가 설치됐다.② 윤석열 대통령 당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용산시대’로 지난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역대 최소 득표율(0.73% 포인트) 차이, 헌정사상 첫 ‘0선’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쓰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취임 즉시 제왕적 대통령제의 상징인 청와대를 떠나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겼고, 취임 열흘 만의 한미 정상회담 성사, 취임 3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 압승 등으로 새 정부 출범을 본격화했다. 특히 취임과 함께 시작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문답)의 파격은 용산 시대를 상징하는 풍경으로 평가된다. 다만 도어스테핑은 지난 11월 MBC와의 갈등 이후 잠정 중단됐다. ③ 북한 연쇄 무력 도발 60회 넘는 미사일… 무인기 침투도 2022년은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해였다. 북한은 핵 선제공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를 단행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60회 넘는 단거리·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지난 11월 2일에는 분단 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이 떨어졌고, 12월 26일에는 북한 무인기 1대가 서울 상공 등을 3시간가량 휘젓고 다니다가 유유히 돌아가는 등 안보 불안감이 증폭됐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을 복원하고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횟수와 강도를 높였다. ④ 금리 인상과 부동산 하락 집값 2003년 이후 최대폭 떨어져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연준)를 필두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고금리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종전 0.50%에서 0.75%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사상 첫 ‘6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25%까지 끌어올렸다. 저금리를 발판으로 가파르게 오른 집값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1월 전국 아파트 가격은 4.79% 하락해 조사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⑤ 한국 영화 해외 수상 쾌거 ‘헤어질 결심’·‘오겜’ 새 역사 기록 한국 영화·드라마가 기록을 써 내려간 한 해였다. 지난 5월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 ‘브로커’에서 열연한 배우 송강호는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9월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이정재)과 감독상(황동혁)을 수상했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한 드라마가 후보에 오른 일은 1949년 첫 시상식 이후 최초이며, 수상 역시 최초다. ⑥ 12년 만의 원정 월드컵 16강 마스크 손흥민·태극전사들 감동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 무승부, 가나와의 2차전에서 2-3으로 패배해 16강 진출이 어려웠다. 하지만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는 1-4로 대패했지만 당당한 승부를 펼친 태극전사들에게 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특히 주장 손흥민은 안와골절 부상에도 마스크를 쓰고 출전해 큰 감동을 선사했다. ⑦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성공 자력 개발로 ‘우주 독립’ 성과 이뤄 지난 6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대한민국이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의 발사가 두 번의 도전 끝에 성공해 ‘우주 독립’이라는 성과를 이뤄 냈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전 세계에서 자체 기술로 중대형 엔진 발사체를 우주로 보낸 일곱 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누리호 성공 이전에는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 인도, 일본, 중국뿐이었다. 내년 상반기 중에 누리호 3차 발사가 있을 예정이며 이후에도 추가 발사를 통해 발사체의 신뢰도를 높여 갈 예정이다. ■ 국제 7대 뉴스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300일 지나며 장기화… 신냉전 강화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러시아의 ‘3일 내 함락’ 예상은 빗나갔고, 우크라이나의 결기와 미국 등의 무기 지원으로 전쟁은 300일을 지나며 장기화했다. 러시아는 민간인을 학살하고 기간시설을 폭격해 겨울 추위를 무기화했으며 핵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미국은 민간인 사망자를 4만명 이상으로, 전쟁 난민은 최대 3000만명으로 추산했다. 러시아군 사상자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쟁으로 미국·유럽연합(EU) 대 중국·러시아 간 신냉전 구도가 강화됐다. 서방은 강력한 대러 경제제재를 부과하고 러시아는 천연가스, 석유, 곡물 등을 무기화하면서 경제 전쟁도 불붙었다. 새해에는 평화협정을 맺을까.② 연준발 세계 금리 인상 도미노 주가 하락·부동산 시장 침체 ‘요동’ 40여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올해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총 일곱 차례 금리를 올렸다. 연초 제로금리는 연말에 4.25∼4.50%가 됐고, 연준이 고금리 기조 유지를 공언하면서 새해 최고 금리는 5%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도 연준의 ‘물가와의 전쟁’에 동참하면서 강달러, 주가 하락,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시장이 요동쳤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새해에는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③ 시진핑 3연임과 백지시위 놀란 中 정부 ‘위드 코로나’ 전환 ‘더 강한 중국’을 기치로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열린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했다. 1980년대 덩샤오핑이 어렵게 확립한 중국 최고 지도자의 ‘10년 통치 뒤 퇴임’ 규정을 깨고 장기 집권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는 ‘방역이 아닌 밥을 달라’고 외치는 젊은이들의 ‘백지(白紙)시위’에 놀라 지난 7일 전격 ‘위드 코로나’ 전환을 선언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 전역을 휩쓸면서 12월에만 3억명가량 감염됐다는 추정이 나온다. 중국의 코로나19 연착륙 여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린다. ④ 일본 최장수 총리 아베 피살 국장 논란·각료 교체 등 진통 계속  일본 최장수 총리였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지난 7월 8일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전직 해상자위대원인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에 맞아 숨졌다. 아베 전 총리와 옛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원한으로 일어난 범죄였다. 이후 9월 국장 개최, 옛 통일교와의 유착 관계에 따른 각료 교체 등으로 일본 사회가 계속해 진통을 겪고 있다. 옛 통일교 피해자 구제법이 통과됐고 일본 정부의 종교법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일본 정부가 옛 통일교 해산 명령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⑤ 英여왕 엘리자베스 2세 서거 한 시대의 마감… 흔들리는 영연방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 최장수 군주이자 세계 역사상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재위한 왕이었다.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 온 여왕은 즉위 70년 만인 지난 9월 8일 96세를 일기로 영면하면서 임무를 내려놓았다. 여왕의 재임 기간 윈스턴 처칠부터 리즈 트러스까지 15명의 총리를 거쳤으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은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등을 겪으며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여왕의 시대가 저물고 난 뒤 아들인 찰스 3세가 서거 이틀 만에 즉위해 영국연방의 수장이 됐다. ⑥ 가상자산 폭락 시총 2조 달러 증발… 시장 대혼란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가상자산(암호화폐)은 올해 폭락을 면치 못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역대 최고가보다 12월 기준 74% 떨어졌으며 이더리움도 최고가 대비 75% 낮은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전체로는 지난해 11월 이후 시가총액이 2조 달러(약 2538조원) 이상 증발했다. 미국이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올 들어 금리를 급격히 올리자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세계 3위 거래소 FTX의 파산 등 연이은 사태는 가상자산 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⑦ 이란 히잡 시위 석 달 넘은 반정부 시위 507명 사망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끌려간 이란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가 지난 9월 16일 의문사했다. 이 사건은 이란 전역에서 3개월 이상 지속된 반정부 시위를 낳았다. ‘여성, 생명, 자유’란 구호를 외친 시위는 인권 운동가뿐 아니라 문화·체육계 유명 인사와 언론인, 법조인 등 각계각층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 사형 집행까지 불사하며 유혈 진압에 나서 약 1만 8500명이 체포되고 507명이 숨졌다. 이란 정부가 시위자 2명을 처형한 것은 ‘사법 살인’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 英수낵, 우크라 첫 방문 “800억원 규모 방공망 등 승리할 때까지 지원” (영상)

    英수낵, 우크라 첫 방문 “800억원 규모 방공망 등 승리할 때까지 지원” (영상)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예고 없이 방문했다. 수낵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초면임에도 진한 포옹을 나누는 등 전우애를 과시했다. AP,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수낵 총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하고,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와 안보를 쟁취할 때까지 영국이 계속해서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씀드리려고 이 자리에 왔다. 여러분이 끔찍한 공격 앞에 어떻게 맞섰는지, 어떻게 싸웠는지, 어떻게 희생했고, 어떻게 승리했는지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이야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트위터에서도 영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영국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우리는 당신(젤렌스키 대통령)과 끝까지 함께 한다”고 밝혔다. 방공망 구축에 방한용품 적극 지원까지 영국 총리실은 수낵 총리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공포 125문과 레이더, 대(對)드론 장비 등을 포함한 5000만 파운드(약 800억원) 규모의 신규 방공 체계 지원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영국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규모에서 미국에 이은 2위를 기록 중이다. 영국 하원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지금까지 지원했거나 지원을 약속한 군사원조 금액은 23억 파운드(약 3조 6700억원)에 달한다. 영국 정부는 2023년도 예산안을 통해 내년에도 비슷한 액수를 지원하기로 결의한 상태다.수낵 총리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지상에서 러시아군을 밀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민간인들은 잔인하게 폭격당하고 희생되고 있다. 대공포와 레이더, 드론 방어 장비를 포함한 새로운 방공망을 제공하고 군사훈련을 늘릴 계획”이라며 “춥고 힘든 겨울을 앞두고 인도주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수낵 총리 옆에 나란히 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방문이 “우크라이나와 영국 모두에 있어서 유의미하고 유용한 방문”이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는 수낵 총리와 유럽 및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안보 보호, 우크라이나의 영공 수호 역량, 전반적인 국방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위터에도 따로 글을 올려 “양국은 가장 강력한 동맹이다. 당신과 같은 친구들이 우리 곁에 있기 때문에 우리의 승리를 확신한다”며 “두 나라 모두 자유를 지지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텔레그램에서도 “우리나라와 세계 안보에 가장 중요한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두 정상이 만나는 영상을 공유했다. 지난달 말 취임한 수낵 총리가 키이우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도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은 바 있다.수낵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1930년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대기근으로 숨진 이들을 기리는 추모관에서 헌화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공습과 박격포 공격에 따른 화재와 붕괴 속에서 구호작업에 나선 이들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영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아주 초기부터 우크라이나와 함께 대항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긍지를 느낀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이어 자신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앞으로도 영국이 우크라이나와 계속 함께 할 것이라는 다짐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이 야만적인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쟁취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낵 총리는 5000만 파운드 방공망 지원 외에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1200만 파운드(약 191억원)를 지원하고, 국제난민기구(IOM)의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 400만 파운드(약 63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자전거로 남미→카타르 1만km 질주, 월드컵 꿈 이룬 50대 남성

    자전거로 남미→카타르 1만km 질주, 월드컵 꿈 이룬 50대 남성

    월드컵을 생생하게 경험하기 위해 남미에서 카타르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간 남자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인물은 아르헨티나의 공증전문 변호사 미겔 실리오(52). 지난 5월 아르헨티나에서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기 시작한 실리오는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남미에서 유럽, 유럽에서 카타르로 이어진 6개월 대장정 동안 실리오가 거친 국가는 20개국. 자전거를 타고 달린 거리는 자그마치 9645km에 이른다.  실리오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정말 흥미롭고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스라엘,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구간은 난코스였다. 실리오는 “17일 동안 사막으로 2000km를 질주해야 했다”면서 “미리미리 물과 음식을 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다만 실리오는 “중동 사람들이 정말 친절하더라. 필요한 게 있냐고 묻는 사람들,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폴란드였다. 그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국경을 넘은 피난민들이 머물고 있는 피난처를 만났다. 갈 길이 바빴지만 그는 여기에서 3일간 피난민들을 도우면서 자원봉사를 했다.  20년째 자전거를 타고 있는 실리오에게 월드컵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때도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러시아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 아르헨티나를 응원했다. 실리오는 “자전거와 정이 들어 이젠 내게 또 다른 아내와 같은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전거여행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면서 “집에서 먹는 것처럼 먹고, 텐트에서 자고 하다 보면 정말 돈을 쓸 일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의 기자가 입장권에 대해 묻자 “8강전 입장권은 있지만 조별리그와 16강전 입장권은 구하지 못했다”면서 “아르헨티나의 첫 경기를 꼭 보고 싶다. 혹시 입장권을 팔려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한다. 실리오는 북중미월드컵도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 현장에서 즐길 예정이다.  그는 “월드컵 현장 응원을 위한 세 번째 자전거여행은 최초로 바다를 건너지 않는 여정이 되겠다”면서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발해 육지로만 북중미까지 달려가면 된다”고 말했다. 
  • “붓다 말고 봉사로 붓다의 한 조각이 되자”

    “붓다 말고 봉사로 붓다의 한 조각이 되자”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 모델화가 목표“사람들에게 붓다가 되려 하지 말고 모자이크 붓다가 되자고 합니다. 마음을 내는 그 순간에 곧 수행자가 되고 그 장소가 절이 되는 거예요.” 법륜(69) 스님이 지도법사로 있는 정토회는 ‘신자’ 혹은 ‘신도’가 없다. 정토(불교의 이상세계)를 일구는 것을 목표로 스스로를 ‘정토행자’라고 부르는 정토회 회원들은 매일 수행(1시간 기도), 보시(1000원 이상 기부), 봉사(한 가지 이상의 선행)를 실천한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각자의 조각으로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것이 정토회의 정신이다. 1993년 시작한 정토회의 ‘만일결사’가 오는 12월이면 30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만일결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게 한 수행운동으로, 개인이 변화하려면 최소 3년(1000일), 사회가 변화하려면 한 세대인 30년(1만일)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시작됐다. 14일 서울 서초구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만난 법륜 스님은 “붓다가 될 수 없는 걸 뻔히 아는데 되려니 스트레스받지 않느냐. 돈 낼 사람 돈 내고, 봉사할 사람 봉사해서 붓다의 한 조각이 되자는 것”이라며 만일결사에 대해 설명했다. 처음엔 법륜 스님 혼자였지만 지난 9월 기준으로 누적 참가자가 7만명이 넘는다. 기업들로부터 한 번도 큰돈을 받지 않고 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국제구호기구 제이티에스, 국제인권난민지원센터 좋은벗들, 한반도 평화와 통일 운동을 펼치는 평화재단, 환경운동기구 에코붓다를 한국의 대표적인 비정부기구(NGO)로 성장시켰다. 이 단체들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학교를 짓고 북한 난민들을 지원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정토회의 정신에 따라 아무도 월급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자원봉사자로만 구성됐다. 법륜 스님은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의 모델을 만드는 것이 근본 목표”라며 “이를 위해 환경보호, 절대빈곤 퇴치, 평화에 더해 행복한 삶을 위한 수행을 세부 목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운동을 시작할 당시 앞선 세 가지를 이미 가지고 있던 북유럽 국가들에서 자살률이 높은 것을 보고 수행을 추가하게 됐다. 2020년 국제사회에 공헌한 종교지도자에게 주는 ‘니와노평화상’을 수상한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의 대가이기도 하다. 그의 유튜브 영상은 누적 조회수가 12억뷰를 넘는다. 법륜 스님은 “즉문즉설 대화를 통해 전모를 보게 되면 별일 아니라고 깨닫게 된다. 인생은 존재의 문제가 아니고 인식의 문제”라고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 ‘터미널’ 톰 행크스 실존인물, 파리 공항서 숨져

    ‘터미널’ 톰 행크스 실존인물, 파리 공항서 숨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주연 영화 ‘터미널’에 영감을 준 인물이 18년간 살았던 프랑스 파리 공항에서 77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심장마비다. 12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출신인 메헤란 카리미 나세리는 파리 샤를드골 공항 2F 터미널에서 자연사했다. 난민지위 받은 후에도 ‘터미널 생활’ 나세리의 말에 따르면 1945년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란에서 왕정 반대 운동을 하다가 1970년대에 여권 없이 추방됐다. 유럽 각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지만 거부당하다 1986년 유엔난민기구(UNHCR)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다. 벨기에에서 거주하던 나세리는 1988년 어머니가 사는 영국으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파리에 도착했지만 기차역에서 난민 관련 서류가 든 가방을 분실했다고 한다. 용케 파리 공항 출국심사는 무사통과해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내렸지만 난민 서류가 없어 입국이 불허됐고, 다시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이송됐다. 프랑스 당국도 그를 추방하려 했지만 ‘무국적’ 상태인 그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알 수 없어 그를 공항 터미널에 방치했고, 결국 그는 2006년까지 18년간 공항에서 살게 됐다. 하지만 이란은 당초 그를 추방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한다.그는 공항의 빨간 플라스틱 의자에서 잠을 자고 직원 시설에서 샤워를 하며 생활고를 해결했다. 평소 잡지를 읽거나 사람들을 관찰하며 소일했으며 직원들이 지어준 별명 ‘알프레드 경’을 자신의 이름으로 썼다. 그는 1999년 프랑스로부터 난민 지위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공항에 머물기를 선택했다. 공항에서 그와 친구가 된 이들은 오랜 터미널 생활이 그에게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1990년대 공항 소속 의사는 그가 “이곳에서 화석화됐다”고 말했으며, 한 직원은 그를 ‘외부생활이 불가능해진 죄수’에 비유하기도 했다. 영화사에서 거액 받았지만 남긴 돈은 ‘수백만원’ 그의 이야기는 할리우드의 스필버그 감독에게도 영감을 줬다. 2004년작 영화에는 실화가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았으나, 제작사 드림웍스는 영화화 판권으로 수십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세리는 영화사에서 받은 돈을 갖고 2006년 공항을 떠났지만 프랑스의 보호소, 호텔 등지를 전전하다 사망 몇 주 전 공항으로 돌아왔다. 한편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이날 나세리의 부고 기사에서 그가 드림웍스로부터 25만 달러(약 3억 3000만원)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항에서 사망한 나세리에게서는 수천유로(수백만원)만 발견됐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화 ‘터미널’의 실제 주인공 파리공항에서 쓸쓸히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화 ‘터미널’의 실제 주인공 파리공항에서 쓸쓸히

    프랑스 파리 드골 국제공항 터미널에서 18년을 살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톰 행크스와 캐서린 제타존스를 기용해 만든 2004년 할리우드 영화 ‘터미널’의 모티프를 제공한 이란 남성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가 12일(현지시간) 정오 무렵 이 공항 터미널 2층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채 발견됐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끝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해 공항 터미널에서 쓸쓸히 숨졌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공항 관계자는 공항 당국과 경찰, 의료진이 그를 살려내려 애썼으나 끝내 소생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AP는 전했다.  고인은 1945년 이란의 쿠제스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 온 것은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였다. 벨기에와 영국, 네덜란드, 독일 등을 떠돌다 이민 서류를 제시하지 못해 계속 쫓겨났다. 드골 공항 1터미널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88년이었다. 그 뒤 2006년까지 이곳에서 살았다.  2006년 공항을 떠났는데 웬일인지 몇주 전에 다시 이곳에 나타나 생활하기 시작하다 이렇게 황망한 죽음을 맞았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그의 사연은 프랑스에서도 영화로 제작됐다.  그는 과거 드골 공항에 머무를 때 종일 신문과 잡지 등을 구해다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또 마치 자기 집인양 소지품들을 주변에 펼쳐놓아 사람들의 접근을 막은 채 노트에 자신의 인생 얘기를 적는 데 열중했다.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가 개봉한 뒤에도 각국 취재진이 몰려와 북새통을 이뤘다. 르 파리지엥에 따르면 그는 한때 스스로를 “알프레드 경”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많을 때는 하루에 여섯 차례나 인터뷰를 소화하기도 했다.  사실 그는 처음 드골 공항에 나타난 지 11년 뒤인 1999년 난민 지위를 얻어 프랑스에 체류할 권한을 얻었지만 공항 바깥으로 나가지 않았다. 2006년에 떠난 것도 아파서 병원으로 후송됐기 때문이었다. 일간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그는 퇴원한 뒤 호스텔에 머물렀는데 영화 소재를 제공한 덕에 얻은 돈으로 연명했다.  그가 숨을 거둔 뒤 수중에는 수천 유로의 현금을 지닌 상태였음을 공항 관계자들이 전했다.
  • 존재하지 않은 ‘인종’… 세뇌와 미신으로 만들었다

    존재하지 않은 ‘인종’… 세뇌와 미신으로 만들었다

    인종주의와 인종차별이 나쁘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종차별에 맞서야 한다고 우리는 주문한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한 종(種)이며 집단 사이에는 어떤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됐으며, 1950년에 이미 유네스코는 인종이 생물학적 실재가 아니라 신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생학 비판자이며 인종 간 차이에 생물학적 근거가 없다는 과학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보탠 로버트 월드 서스먼이 별세하기 2년 전인 2014년 내놓은 ‘인종이라는 신화’에는 ‘인류를 현혹한 최악의 거짓말’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런 잘못된 믿음에 여전히 붙들려 있을까. 인종이 실재한다는 믿음, 그 믿음에 수반되는 편견과 혐오가 뿌리 깊게 박혀 세계관의 일부가 돼 버린 것은 아닌가. 지능, 성적인 행동, 출산율, 영유아 돌봄, 노동 윤리와 역량, 개인의 절제, 수명, 법 준수 성향, 공격성, 이타심, 경제 및 기업 행위, 가족의 응집, 심지어 뇌의 크기까지 인종과 관련 있다고 믿고 있다. 이런 믿음 안에는 인종 간 우열도 존재한다. 스페인 종교재판, 식민 시대, 남북전쟁, 나치즘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라틴아메리카와 중동 난민들이 유럽에서 어떤 시선과 마주하는지 떠올리면 된다. 이 책은 이미 과학적으로 규명된 일을 인류가 어떻게 오랫동안 숨겨 올 수 있었는지 파헤치는 데 중점을 뒀다. 많은 지도자들과 그 추종자들이 인종주의적 오류를 믿도록 우리의 눈을 가리고 오도했다는 것이다. 또 현대 삶의 방식을 계속해서 통제하기 위해 인종 개념과 인종주의에 바탕을 둔 정책을 개발해 온 치부를 드러내려 했다. 저자는 어떤 이들은 인종주의에 관한 한 중세를 살고 있다고 개탄했다. 무지와 감정, 증오, 불관용이 겉으로는 줄어든 듯하지만 특정한 계기를 만나 폭발하면 중세로 돌아가는 듯한 요즈음이다. 지식인, 정치인, 자금원들이 연결된 네트워크가 레토릭 뒤에 숨어 영악하게 어젠다를 개발하는 데 맞서 인종주의의 역사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손닿을 듯 아스라한 금강산… 묵직하게 저려오는 평화[권다현의 童行]

    손닿을 듯 아스라한 금강산… 묵직하게 저려오는 평화[권다현의 童行]

    군인 아빠의 영향인지 두 아들은 어릴 때부터 전쟁이나 무기에 관심이 많았다. 또래 남자아이들이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때 우리 집 녀석들은 독일군과 일본군 등 꽤 구체적인 역할을 정해 전투를 벌였다. 생일 선물로 총을 사 달라고 할 때도 몇 년도에 어느 나라 군대가 사용했던 무기인지 콕 집어서 요구했다. 이쯤 되니 전쟁의 참혹함과 무기의 잔인함을 단순한 흥미의 대상으로 여기는 건 아닐까, 엄마는 걱정이 된다. 오랜만에 떠난 강원 고성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금강산이 아스라한 이곳에서 아이들이 전쟁보다는 평화를, 무기보다는 이해와 공존의 힘을 직접 느껴 보길 바랐다.고성 통일전망대는 찾아가는 길부터 분단국가의 현실이 피부로 느껴진다. 예약은 필요 없으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출입신고소에 먼저 들러야 한다. 표지판을 무시하고 달렸다간 검문소에서 되돌아오는 불편을 겪는다. 가족이 함께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대표자의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하고 차종과 차량 번호, 탑승 인원까지 정확하게 기록해야 한다. 안보 교육도 이어진다. 8분짜리 영상물을 시청하는 게 전부지만 아이들에겐 낯선 풍경일 수밖에 없다. 교육관을 나서도 개별 출발은 금지다. 정해진 시간에 먼저 온 순서대로 차량이 출발하고, 검문소에 도착하면 출입신고서를 제출한 뒤 출입증을 받아 차량 전면에 비치한다. 군인들이 직접 눈을 맞추며 인원을 확인하자 긴장한 듯 아이들 표정이 잔뜩 굳었다. 검문소에서도 5분여를 더 달린 후에야 언덕 위에 우뚝 솟은 고성통일전망타워가 눈에 들어왔다.●“정말 금강산 맞아요?” 아이가 물었다 2018년 12월에 새롭게 문을 연 고성통일전망타워는 기존 통일관을 압도하는 34m 높이에 비무장지대(DMZ)를 상징하는 ‘D’자 형태의 외관이 독특하다. 1층 테라스와 2층 전망교육실, 탁 트인 조망을 자랑하는 3층 관람실에서 모두 북녘땅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특히 정면으로 보이는 구선봉은 우람한 바위산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홉 신선이 바둑을 두고 놀았다는 구선봉은 금강산 가장 동쪽에 자리해 일만이천봉의 마지막 봉우리로 여겨진다. 오른쪽으로는 만물상과 부처바위 등 해금강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맑은 날에만 볼 수 있다는 외금강의 수려한 산자락이 육안에 들어온다. 첫째 아이는 이름으로만 들었던 금강산이 실제로 눈앞에 있으니 몇 번이나 “저기가 정말 금강산 맞아요?” 믿기지 않는 얼굴로 묻는다.●北 레이더기지 위치한 국지봉 선명 조선 최고의 비경으로 꼽혔던 금강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구선봉 뒤로 북한군 레이더기지가 위치한 국지봉이 선명하고, 외금강 바로 앞에 자리한 초소 풍경도 서늘하다. 일행 중 한 명이 과거 육로를 이용해 금강산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북쪽으로 쭉 뻗은 도로를 바라보니 감회가 깊은 모양이다. 삼촌에게 금강산 여행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몇 마디 설명하는가 싶더니 “그땐 언제든 다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한다. 금강산을 찾았던 다른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더니 “내가 금강산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해 왔다.타워에 전망시설만 있는 건 아니다. 2층 전망교육실 옆에 통일홍보관이 자리하는데 규모는 작지만 전시 내용이 꽤 알차다. 먼저 ‘남과 북, 두 개의 고성’이라는 주제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분단도(道)이자 분단군(郡)인 고성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휴전 당시 고성 주민 대부분은 이북 출신 피난민이었고, 1980년대까지도 인구의 77%가 실향민이었다. 여기서 북한 고성군까지 3.8㎞ 거리라고 하니 우리가 지나온 출입신고소보다 가까운 셈이다. 첫째는 북한에도 강원도 고성군이 있다는 게 놀라운 모양이다. 하긴 교과서에 실린 몇 줄 글로 한 명 한 명이 감당해야 할 분단의 상처가 어찌 다 설명될 수 있을까. ●“기차 타고 유럽 가즈아!” 잠시나마 통일된 미래를 꿈꿔 볼 수 있는 공간도 이어진다. 북한 지역에 매장된 풍부한 자원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남한의 다양한 기술, 북한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유라시아철도의 시작점이 될 고성 제진역 이야기가 아이들의 관심을 모은다. 통일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던 첫째도 전시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더니 통일의 염원을 적는 코너에 “기차 타고 유럽 가즈아!”라고 썼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6·25전쟁체험전시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선 한국전쟁의 참상과 당시 상황을 사진과 영상, 유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겁이 많은 둘째는 일부 전시관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 걸음을 망설였다. 하지만 뼈만 앙상하게 남은 전사자 유해 앞에선 저 어린아이도 마음이 아픈지 한참 들여다보고 섰다. 그렇게 전쟁이 남긴 묵직한 비극을 아이들은 제법 진지하게 마주했다.통일전망대와 함께 민통선 내에 자리한 DMZ박물관도 놓쳐선 안 된다. 한반도 DMZ의 탄생 과정부터 치열했던 냉전의 흔적, DMZ의 역사적·생태적 가치를 아이들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우리와 비슷한 분단의 아픔을 겪었던 독일의 통일 역사를 되짚어 보는 공간도 마련돼 더 넓은 시야에서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았던 첫째는 베를린장벽을 뚫고 자유를 찾아왔던 동독의 국민차 트라반트를 실제로 보고 무척 반가워했다. 마침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원하는 특별전 ‘금강산을 그리다’도 열리고 있어 아이들은 물론 엄마 아빠들도 흥미롭게 관람했다. 야외전시도 눈여겨볼 만하다. 1960년대 동부전선 DMZ 남방한계선에 실제 설치됐던 철책을 비롯해 대북 심리전에 활용된 확성기, 2011년 북한 주민 21명이 목숨을 걸고 서해를 넘어올 때 탔던 목선 등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 또 베를린장벽 붕괴를 기념한 카니 알라비와 카스라 알라비 형제의 벽화, 독일 뫼들라로이트 국경박물관에서 기증받은 분단 시기 철책 등 하나하나 뜻깊은 전시 작품들이 가득하다. DMZ를 주제로 한 에코가방과 티셔츠 만들기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하다. 특히 다른 박물관에선 보기 어려운 인식표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남자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아빠의 군번줄을 내내 부러워했던 둘째는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인식표를 완성해 지금껏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통일전망대에서 나오는 길에 화진포에 들렀다. 예부터 수려한 풍광을 자랑했던 이곳에 우리나라 현대사를 뒤흔들었던 김일성과 이승만, 이기붕의 별장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민통선 지역도 아니고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위치에 김일성 별장이 있다니 아이들은 신기한 모양이다. 앞서 박물관에 들렀던 효과인지 “여기가 예전에는 북한 땅이었던 거야”라며 첫째가 동생들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꽤 의젓하다. 실제 화진포가 북한에 속했던 1948년, 김일성은 가족들과 함께 공산당 간부 휴양소였던 이곳에서 여름을 보냈다고 한다. 어린 김정일이 소련군 자녀들과 함께 별장 입구에서 찍힌 사진이 그 증거다. 무엇이 사진 속 이 천진한 표정의 아이를 독재자로 만들었을까 새삼 씁쓸해진다. 김일성 별장으로 알려진 이 건물의 실제 주인은 선교사였던 셔우드 홀이다. 부인과 함께 해주에서 선교 활동을 펼쳤던 그는 결핵치료 자금을 모으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의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 윌리엄 제임스 홀은 평양에서 청일전쟁 희생자들을 돌보다 과로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로제타 셔우드 홀은 조선 최초의 어린이병원과 여성병원, 맹인학교를 건립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의사 박 에스더를 탄생시킨 후원자 역시 그녀다. 대를 이어 이 땅에서 가장 약한 이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던 가족은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함께 안장됐다.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의 별장도 멀지 않다. 담박하지만 빼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이곳 별장은 1954년에 지어졌던 것을 1997년에 재건축해 1999년부터 전시관으로 활용 중이다. 독립운동가에서 정치가로 변신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그의 생애를 한자리에 정리해 뒀다. 이승만의 오른팔로 불렸던 이기붕의 별장은 선교사들이 지은 건물을 활용해 건축양식이 김일성 별장에 가깝다. 규모는 작지만 아늑한 마당과 울창한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별장다운 정취가 오롯이 묻어난다. 이들 별장을 품은 화진포도 느긋하게 돌아보기 좋다. 동해안 최대 규모의 석호답게 다채로운 풍광과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져 걸음이 절로 느려진다. 둘레길도 잘 다듬어져 있고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김일성 별장에서 바라본 화진포해수욕장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 아이들은 잘 여문 가을볕에 늦은 물놀이를 만끽했다. 바다와 호수 사이에 자리한 덕분인지 파도도 얌전하고 모래는 부드러웠다.고성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 삼은 예술공간도 있다. 조각가 김명숙이 운영하는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이다. 채소를 키우던 땅과 울산바위를 넘어온 높새바람, 드넓은 동해를 주제로 삼은 미술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조각 작품처럼 느껴진다. 특히 가까이에 설악산이, 멀리 금강산이 바라보이는 고성에서 돌은 가장 중요한 오브제였다. 대관령 터널 공사장에서 걷어 온 쇄석과 원암리의 돌덩이가 어울려 ‘돌의 정원’이 완성됐고, ‘물의 정원’과 ‘잔디 정원’에는 거푸집에 돌을 깨어 넣고 콘크리트를 부어 낡은 듯 허름한 담을 둘렀다. 미술관 이름이 바우지움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볼거리도 알차다. 먼저 근현대조각관에서는 조각계의 대가 김영중을 비롯해 근대조소 1세대로 꼽히는 김경승,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며 예술문학기사 훈장을 받은 문신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각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김명숙조형관에서는 여체의 아름다움을 생동감 넘치는 석조와 청동으로 작업한 결과물들이 이어진다. 분기별로 새로운 작가의 기획전시가 열리는 아트스페이스는 다양한 개성을 만나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는다. 여기선 아이들이 좋아하는 나만의 컵 만들기 프로그램도 상설 운영된다. 미리 예약하면 유치원생부터 성인까지 색채심리상담도 가능하다.고성에 왔다면 막국수도 맛봐야 한다. 강원도 특유의 구수한 풍미를 자랑하는 메밀 면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넣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들이 좋아한다. 이 지역에선 수육을 주문하면 명태식해를 함께 내는데, 매콤하면서도 달착지근함이 매력이다. 푸짐하게 속을 채운 메밀만두나 갓 부쳐 낸 전병을 곁들여도 훌륭한 한 끼가 된다. 고성 특산물인 문어를 활용한 숙회나 국밥도 아이들과 먹기 좋은 별미다. 여행작가
  • 그리스서 알몸 상태로 국경넘은 불법 이민자 92명 발견 파문

    그리스서 알몸 상태로 국경넘은 불법 이민자 92명 발견 파문

    그리스와 튀르키예 국경에서 알몸 상태로 강을 건너온 남성 이민자 92명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그리스 경찰이 벌거벗은 불법 이민자 92명과 부상자들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그리스와 튀르키예가 접경한 에브로스 강 인근. 지난 14일 그리스 경찰은 튀르키예에서 소형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 그리스 땅으로 넘어온 남성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충격적인 것은 이들의 행색이었다.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추정되는 92명의 남성들은 알몸 상태였으며 일부는 부상을 입었다. 그리스 경찰 측은 "이들 불법 이민자들에게 즉시 의복과 음식, 응급처치를 제공했다"면서 "이들이 왜 옷을 모두 벗어버렸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그리스와 튀르키예 측은 서로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리스 당국은 "튀르키예가 이민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문명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곧 튀르키예 당국이 불법 이민자의 옷을 강제로 벗겼다는 주장인 것. 그러나 튀르키예 측은 "이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유엔난민기구는 "거의 100명의 벌거벗은 남성은 발견된 것에 대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면서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이탈리아 등과 함께 중동·아프리카 이주민·난민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웃 국가인 튀르키예에서 육로 또는 해상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로 양측은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난민 위기 때는 약 10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이 튀르키예를 거쳐 그리스로 넘어왔다. 
  • [씨줄날줄] 요트 피플/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요트 피플/박록삼 논설위원

    4월 30일은 베트남에서 ‘해방의 날’로 기념된다. 공식적인 통일은 1976년 7월 2일이지만 이날 미군이 마지막으로 사이공을 탈출했고, 북베트남군이 사이공으로 진입, 남베트남 대통령궁을 접수했기에 매년 이날을 해방의 날로 기린다. 반대로 해외에 거주하는, 망향의 설움을 품은 베트남인들은 한동안 같은 날을 ‘검은 4월’이라고 불렀다. 원치 않게 고향을 떠나야 했던 설움이 묻어 있는 탓이다. 1960년 시작해 일진일퇴를 거듭하던 베트남 전쟁은 점점 전세가 기울어졌다. 그리고 1975년 3월 북베트남군의 사이공 진입이 가까워 오자 남베트남인들 중 반공주의자, 미국에 협조한 이들은 앞다퉈 베트남을 탈출했다. 그나마 부유한 이들은 항공기나 대형 선박을 이용해 외국으로 떠날 수 있었지만, 4월 30일 이후에도 미처 탈출하지 못한 변변치 못한 이들은 동력도 없는 작은 배에 올라 타 정처 없이 망망대해를 떠돌아야 했다. 이른바 ‘보트 피플’의 탄생이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 1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 넘어갔고, 그 와중에 수십만명이 숨을 거뒀다. 이념으로 갈려 죽고 죽이는 전쟁을 반복했던 현대사가 낳은 비극의 산물이다. 이후에도 목선 타고 지중해를 건너 유럽을 향하던 아프리카 난민들의 배가 뒤집히는 일이 빈번했다. 또한 고작 150㎞ 떨어진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카리브해 쿠바 해협에서 목숨을 잃은 중남미 난민들 또한 부지기수다. 또 다른 이 보트 피플에게는 경제적 곤궁함을 벗어나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최근 한 달 동안 총 5척의 러시아 국적 요트가 국내 영해에서 발견됐고 그중 4척이 속초와 포항 등에 입항했다. 여기에는 23명의 러시아 젊은이들이 있었다. 러시아 정부의 대거 징집령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들은 관광 목적 입국 허가를 신청했지만 이 중 예전 한국 입국 기록이 있는 2명만 입국이 허용됐다. 비교적 부유한 집안의 자제들로서 정치적 망명도 아니고, 일시 도피의 의도가 짙을 테니 베트남 보트 피플과는 차원이 한참 다르겠다. 하지만 이 러시아의 ‘요트 피플’ 역시 무의미한 죽음과 죽임이 난무하는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 러 제재 이탈·反이민 ‘우파 본색’ 드러날라… 숨 죽인 EU·나토

    러 제재 이탈·反이민 ‘우파 본색’ 드러날라… 숨 죽인 EU·나토

    “우리는 유럽연합(EU)을 분열시키지 않고 국익을 지킬 것이다.”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가 집권하게 된 이탈리아를 향해 EU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에 맞선 서방의 단일대오를 흔들 수 있고, 반(反)이민과 반(反)성소수자, 대대적인 감세 등 포퓰리즘 정책이 EU를 곤경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멜로니 대표의 승리에) 유럽은 숨을 죽이고 있다”면서 에너지 대란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국면에서 이탈리아에서의 우파 집권이 유럽의 동맹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멜로니 대표는 유럽 통합에 회의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드러냈고, 2014년 크림반도를 침공해 강제 합병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반대한 전력이 있다. 우파 연합의 승리로 화려하게 부활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마테오 살비니 상원의원이 EU가 논의 중인 대(對)러시아 제재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건이다. 멜로니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무기 지원을 지지하며 EU 탈퇴를 “미친 짓”이라고 반박하는 등 자신이 EU의 통합을 해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해 왔다. 또 “국가 재정을 파탄 내지 않을 것”이라며 주변국의 우려를 달래는 데에도 애쓰고 있다. 국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150%에 달하는 이탈리아는 2000억 유로(약 276조원) 규모의 EU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에 의존하는 대신 EU가 요구하는 개혁 조치에 나서야 하는 처지다. 재정 위기가 닥친 상황에서 당장 멜로니 대표가 EU와 불협화음을 일으킬 여지는 적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그가 언제든 ‘우파 본색’을 드러내 EU와 대립각을 세울 수 있다고 본다. 마티아 딜레티 로마 사피엔자 대학 정치학 교수는 가디언에 “‘모호함’이 멜로니를 이해하는 열쇠”라면서 “EU가 이탈리아를 지나치게 몰아붙인다면 언제든 포퓰리즘 우익 지도자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난민 수용과 성소수자, 낙태 등에 반감을 갖는 그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처럼 ‘EU의 이단아’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그는 유럽의 우파 정당들의 연합인 유럽보수개혁당(ECR)의 수장으로 스웨덴 총선에서 원내 제2당으로 올라선 스웨덴민주당(SD), 폴란드 집권여당인 법과 정의당(PiS), 스페인 복스 등 유럽 내 주요 극우 정당들과도 연대하고 있다.
  • 열강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동유럽 ‘끼인 국가’ 험난한 줄다리기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열강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동유럽 ‘끼인 국가’ 험난한 줄다리기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 격변기 동유럽…두 지도자의 다른 길 “혼혈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2022년 여름 열린 한 정치 집회에서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외 언론과 정치인들은 그를 거세게 비난했다. 오르반 총리가 이런 말을 한 의도는 2015년부터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에 몰려들어 유럽인이 비유럽인과 뒤섞여 살게 됐다면서 단일 민족인 헝가리인은 혼혈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1998년 서른다섯 살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총리 자리에 오른 오르반은 2010년 재집권한 뒤 올해 4월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승리하면서 모두 5회에 걸쳐 헝가리 총리직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그는 20대부터 정치 일선에서 활동했다. 1963년생인 그는 동유럽 민주주의 혁명이 일어난 1989년 20만 군중 앞에서 소련군 철수와 자유 선거를 요구하는 연설로 유명해진 ‘민주 투사’였다. 그러던 그가 2010년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파 민족주의자로 180도 변신했다. 서구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열렬한 신봉자로 헝가리를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시키려고 노력했던 그가 극단적 민족주의 노선을 걷기 시작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친서방 일변도의 기존 노선에서 벗어나 러시아, 중국 등과 손을 잡는 이른바 ‘동방 정책’(Eastern Opening)을 추진했다. EU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의 중요성을 알기에 ‘휴식트’(Huxit, 헝가리의 EU 탈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동양과 서양의 선착장을 오가는 왕복선(ferry)과 같은 외교 정책은 지속될 전망이다. 가스 80%와 석유 6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며 중국의 자본 투자를 절실히 기대하는 상황에서 오르반 총리는 당분간 서방과 거리를 두며 친중·친러 행보를 계속할 것이다. 이는 강대국 세력들이 맞부딪치는 헝가리의 지정학적 위험 요인과 기회 요인을 ‘중간국 외교 전략’으로 관리하면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실용 노선으로 풀이할 수 있다.헝가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사뭇 달라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선사시대부터 동서 교통로의 중심이었다. 게르만족, 훈족, 아바르족 모두 이곳을 거점으로 유라시아의 초원 지대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중심축’으로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중요성 때문에 이곳에 정착한 어떤 정치 세력도 오랫동안 통일된 국가를 유지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Ukraine)는 동슬라브어의 u(인근)와 kraina(변경)의 합성어로 ‘변경·접경 지대’라는 의미다. 12세기에 등장한 이 명칭은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세워진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의 국명으로 채택됐다. ‘변경’을 의미하는 일반명사였던 ‘우크라이나’가 고유명사가 된 것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때 ‘우크라이나’가 국가로서 지도상에 처음 등장했다는 것이다. 국명에서부터 지정학적 특징이 드러나듯이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독립된 국가 형태를 길게 유지한 적이 별로 없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적으로 주변의 강력한 세력들의 침략과 지배를 받으면서 국제 정세에 따라 이리저리 귀속됐다. 19세기에는 합스부르크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현재의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를 각각 분할 점령했다. 그나마 신생 독립국인 우크라이나 인민공화국도 불과 몇 년 만에 소멸했고, 결국 1922년 서쪽은 폴란드, 동쪽은 소련 영토가 됐다. 서유럽과 러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러시아의 영향을 받는 동부와 서유럽의 영향권에 있는 서부로 나뉜 채 전개됐다. 이렇듯 수백년 동안 계속된 종족적·문화적·종교적 이질감은 우크라이나인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동서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족 국가를 형성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1991년 소련 해체와 더불어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최대 문제점이자 과제는 여전히 동부 지역과 서부 지역의 대립과 갈등이 심하다는 것이다. 지난 30년간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동과 서가 번갈아 권력을 잡으면서 정치권에서 동과 서의 힘의 균형은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헝가리 건국 이야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는 그리스정교회의 성인인 올가(Olga)의 하얀색 대리석 동상이 서 있다. 오늘날의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일대에는 북쪽의 발트해에서 도래한 바이킹들이 현지 슬라브족들과 함께 882년 키예프 루스 공국을 건립했다. 945년 공국의 제2대 통치자 이고리 1세가 죽자 그의 부인 올가 대공비가 어린 아들을 대신해서 섭정했다. 남편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국정을 총괄하게 된 올가는 자신의 정치적 판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에서 신흥 국가의 취약점을 보완하려고 외세에 의존하는 전략을 택했다. 당대 최고 강대국이었던 비잔티움 제국의 힘을 빌리고자 토착 신앙을 포기하고 직접 콘스탄티노플로 가서 그리스정교회 세례를 받기로 한 것이다. 올가의 개종은 키이우에 그리스정교회가 전파되는 계기가 됐고, 그의 손자인 블라디미르 1세는 정교회를 국교로 선언했다. 그러나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가 올가와 결혼해 비잔티움 제국의 영향력을 넓히려고 적극적인 구애 전략을 펼치자 올가에게는 이에 대항할 방안이 절실해졌다. 그래서 올가는 비잔티움 제국에 편향된 의존도를 낮추고자 좀더 균형 잡힌 외교 전략을 모색했다. 올가는 당시 새롭게 부상하던 서유럽의 신흥 강국 독일 왕국에 사절단을 파견했고(959년), 이들을 접견한 독일의 왕 오토 1세는 키이우에 심복인 아달베르트를 보낸다. 하지만 비잔티움 제국의 견제와 키예프 루스 공국 내부의 반발로 아달베르트는 도망치듯 키이우를 떠나야 했다. 그 이후 1000년이 지난 지금 이와 유사한 일이 우크라이나에서 다시 벌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고 서방의 나토로부터 지원을 받고자 했으나 오히려 러시아의 공세적 정책을 불러오는 결과가 됐기 때문이다. 강대국 사이에 ‘끼인 국가’인 지정학적 중추국(pivot state) 우크라이나는 자국 문제를 해결하려고 외세(EU와 나토)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또 다른 외세(러시아)가 개입하는 빌미를 준 것이다.이슈트반 1세(975~1038)는 헝가리 왕국을 세운 초대 국왕으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는 그를 기리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이 있고 그의 동상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가 지금의 독일 지역을 통치하던 신성 로마 제국 출신 기젤라와 결혼함으로써 헝가리 왕국은 유럽의 변방에서 경계 너머의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또한 이 결혼으로 헝가리와 서유럽 사이의 이주와 교류가 본격화했다. 이슈트반 1세가 1015년경 자기 아들을 위해 작성한 보감(寶鑑)인 ‘십훈’(十訓)은 왕이 지켜야 할 열 가지 덕목을 정리한 것인데, 이 중 하나가 ‘이주자들의 환대와 대우’다. 여러 지역 출신인 이주자들은 다양한 언어, 습성, 학식, 군사 기술 등을 가져옴으로써 왕국과 왕실을 이롭게 하지만 단일 언어와 풍습은 오히려 왕국을 나약하고 쉬이 쇠락하게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주자들을 현지인과 동등하게 보살피고 그들에게 합당한 직책을 부여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즉 외국인 차별 금지는 헝가리 왕국의 건국 이념이었다. 이렇게 해서 이주자 수가 늘어나고 이들의 사회·정치적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그때까지 낙후했던 헝가리 사회는 점차 발전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후에도 중세의 헝가리 왕들은 종교나 종족에 개의치 않고 모든 이주민을 동일하게 대우하는 관용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오늘날 ‘외지에서 온 이주민을 환대하라’는 왕국 건설자의 유훈은 완전히 잊히고 말았다.● 역사의 가르침을 외면한 지도자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는 서방의 진보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대신 러시아나 중국 같은 국가를 모델로 삼아 나아가야 한다”면서 서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구, 러시아, 중국이 유라시아 중부 지역에서 벌이는 ‘뉴 그레이트 게임’(New Great Game) 속에서 오르반 총리가 보여 준 이러한 균형 정책에 헝가리 유권자들은 기꺼이 표를 던졌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만 극대화하려는 오르반 총리는 ‘이주민 환대’라는 건국 아버지의 유언을 망각한 나머지 주변 국가로부터 인종주의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모 올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특정 강대국에 치우치는 선택을 하지 말고 동서로 분단된 자국이 협력적으로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고민은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도 남의 일 같지 않다. 민족 명절인 추석을 맞아 대한민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자 북한에 회담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그나마 다행이다. 중앙대 교수·작가
  • ‘진보 정치 대명사’ 스웨덴에 우파 집권... EU 정치 격변

    ‘진보 정치 대명사’ 스웨덴에 우파 집권... EU 정치 격변

    “스웨덴을 스웨덴답게 지키자.” 스웨덴 국기의 파란색과 노란색을 담은 아네모네 꽃 로고를 내걸고 ‘반(反) 이민’을 외쳐 온 극우 성향의 스웨덴민주당(SD)이 스웨덴 총선에서 약진했다. 스웨덴민주당이 몸담은 우파 연합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진보 정치의 대명사’였던 스웨덴에 8년 만에 보수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오는 25일 총선을 치르는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총리의 탄생이 예고된다. 지난 4월 프랑스 대선과 6월 총선에서 극우 국민연합(RN)의 약진과 맞물려 “유럽 정치의 격변”(미 블룸버그통신)이 몰아치고 있다. ‘반(反) 이민’ 외치는 극우 스웨덴민주당 원내 제2당으로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치러진 스웨덴 총선에서 개표가 99% 이상 이뤄진 가운데 스웨덴민주당과 온건당·기독민주당·자유당이 손잡은 우파 연합이 총 349석 중 176석을 차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스웨덴 사회민주당 등 집권 중도좌파연합(173석)을 3석 차이로 따돌리고 8년 만의 정권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다. 중도좌파연합을 이끄는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고 사의를 밝혔다. 스웨덴민주당은 득표율 20.6%로 우파연합 내 제1당, 원내 제2당에 올라서게 됐다. 2010년 총선에서 의회에 입성한 스웨덴민주당은 당내 인사들 일부가 네오나치 및 인종주의 관련 활동에 연루돼 있다는 꼬리표 탓에 주류 정치에서 외면받아왔다. 그러나 2010년 이후 스웨덴에 몰려온 이민 물결에 대한 반감을 발판 삼아 정계의 변방에서 주류로 올라섰다. 2015년을 전후한 유럽 난민 위기 당시 스웨덴은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서 15만명이 넘는 난민들을 받아들였다. 2005년 26세의 나이로 당권을 잡은 지미 오케손(43) 스웨덴민주당 대표는 무슬림 이민자들을 향해 “2차대전 이후 최대 위협”이라고 일갈하며 반(反) 이민 정서를 자극했다. 이후 인종차별적인 언사를 누그러뜨렸지만, 난민 수용 제한과 외국인 범죄자 추방 등 이민 물결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을 키워왔다.범죄 형량 강화와 친(親) 원전 등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에서는 당내 인종주의에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고 낙태 반대와 유럽연합(EU) 탈퇴 등 극단적인 입장을 철회하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2010년 총선에서는 득표율이 5.7%에 그쳤지만 2014년에는 12.9%로 뛰어올라 원내 제3당이 됐고 2018년에는 17.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급격하게 세를 불렸다. 무슬림 이민자의 급증과 잇따르는 총기 범죄, 에너지 대란과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이 스웨덴 정치의 우경화로 이어지면서 스웨덴민주당의 약진을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AFP통신은 스웨덴민주당이 노동자 계층 남성을 중심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오케손 대표는 “스웨덴의 안전을 재구축하는 과제를 건설적이고 주도적으로 이끌 것”이라면서 “스웨덴을 최우선으로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무솔리니 이후 첫 극우 총리’ 예고25일 치러지는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네오 파시즘에 이념적 뿌리를 둔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가 이끄는 우파연합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멜로니 대표는 지중해를 통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북아프리카 해안을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파시즘은 지난 이야기”라면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일축하고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찬성하며 EU에 반기를 드는 유럽의 다른 극우 지도자들과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EU로부터 2000억 유로의 코로나19 회복 기금을 받는 대신 개혁 과제를 이행해야 하는 합의를 수정하겠다면서 EU에 대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스웨덴민주당을 지지하며 자신의 트위터에 “유럽의 모든 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되돌리기를 열망한다”고 썼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유럽에 부는 우파의 물결이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對) 러시아 제재에서 EU의 단결을 흔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세계 종말”, “영원한 친구”…英 총리 트러스 둘러싼 각국 반응 ‘천양지차’

    “세계 종말”, “영원한 친구”…英 총리 트러스 둘러싼 각국 반응 ‘천양지차’

    매파외교, 자유무역 등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노선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혀 ‘제2의 대처’로 불리는 리즈 트러스(47) 영국 신임 총리를 둘러싼 각국 정상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천양지차 반응이 화제다. 영국 BBC방송은 트러스 취임 후 정치외교·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축하와 조롱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러 앵커 “어리석음이 승리”, 러 대변인 “더 나빠질 게 없다” 트러스가 대러시아 강경파로 유명한만큼 러시아는 불편한 기색이 뚜렷하다. 러시아 텔레비전 사회자 이반 트루슈킨은 지난 6일(현지시간) 트러스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한 후 정식 총리 임명절차를 마쳤다는 소식을 알리며 “그녀가 여왕을 만나러 갔다”면서 “여왕이 그녀를 알아본다면…”이라고 조롱했다. 트러스의 낮은 존재감과 국내외적 인지도가 저조한 것을 비꼰 것이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러스가 수년간 공직을 역임하고 정계에서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영국인이 트러스를 모른다고 전했다. ‘파티 게이트’ 등 잇단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보리스 존슨 총리가 런던 시장, 신문 칼럼니스트, 화려한 웅변가 등으로 취임 초기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수석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트러스 총리 당선에 대해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없기 때문에 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과 러시아 사이에 어떤 관계 변화를 예상하냐는 질문에 “불행히도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러스가 대러 강경파인만큼 사실상 영국과의 관계 악화 우려를 표명한 것이다. 러시아 국영TV 앵커도 “리즈 트러스가 새로운 총리가 된 것은 어리석음이 승리한 것”이라며 “보리스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를 달성했다면 트러스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종말같은 것을 성취할 것”이라고 공격적으로 평했다. 트러스, 선거 중 “마크롱, 친구인지 적인지 판단 안서” 프랑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트러스 별명에 대해 ‘철의 풍향계(Weathercock)’란 조롱 섞인 표현이 프랑스에서 더 널리 통용된다고 영국 BBC는 소개했다. 국민투표를 앞두고는 “EU에서 탈퇴하면 비극이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지만, 여론이 탈퇴로 기울자 “브렉시트는 판도를 뒤흔드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말을 바꿨고 지금은 ‘브렉시트 수호자’를 자처하고 있는 것을 조롱한 것이다. 트러스 총리도 보수당 총재를 뽑는 선거운동 기간 프랑스의 심기를 건드린 바 있다. 어느 토론회에서 “마크롱은 영국의 친구인가, 아니면 적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뜻밖에도 “아직 판단이 서지 않았다”고 답변한 것이다. 그러면서 “(총리가 되면) 마크롱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브렉시트 이후 양국 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한다. 영국은 영불해협에서 조업하는 프랑스 어민들의 활동을 적극 규제해 프랑스의 강력한 반발을 샀는데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밀입국하는 난민 및 불법이민자가 늘자 영국이 프랑스에 단속 강화를 촉구했으나 프랑스는 외면하며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영국은 “프랑스가 여전히 러시아와의 관계에 미련을 갖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이라며 비판을 가해왔다. 독일 총리 가장 먼저 공식 축하 “파트너로 협력 계속” 반대로 트러스의 총리 취임을 가장 먼저 공식적으로 축하한 정상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다. 숄츠 총리는 영어로 “이 어려운 시기에 양국이 ‘파트너와 친구’로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고 BBC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5일 트러스 총리에게 양국 정상 간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정례 화상 연설에서 “영국의 새 총리 트러스와 새로운 협력을 기대한다”며 “우리는 그녀를 잘 알고 있다. 항상 유럽 정치의 밝은 쪽에 서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우크라이나와 영국)가 함께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고, 러시아의 파괴적 노력을 좌절시키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총리 “우크라에 대한 약속 매우 기쁘게 생각” 우크라이나 정부 대변인 루스템 우메로프도 자신의 트위터에 “트러스 내정자는 우크라이나의 굳건한 지지자”라며 “앞으로 영국과 우크라이나 사이에 든든한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트러스 총리 역시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마찬가지로 물심양면으로 우크라이나를 도울 것이란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그녀의 약속에 대해 “매우,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식량·경제난에 밀려오는 난민… 겹겹이 빗장 거는 유럽

    식량·경제난에 밀려오는 난민… 겹겹이 빗장 거는 유럽

    중동과 아프리카를 덮친 식량난과 경제난이 유럽의 또 다른 ‘난민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유럽으로 향한 불법 입국 건수가 전년 대비 80% 이상 폭증한 가운데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차기 총리를 노리는 지도자들이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올해 들어 최근까지 프랑스 북부에서 영불해협(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들어온 이주자들이 2만 5146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영국과 유럽 대륙 간 최단 거리(30~40㎞)인 영불해협은 ‘브리티시 드림’을 꿈꾸는 중동 및 아프리카 난민들이 소형 구명보트 등에 의존해 위험한 항해를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난민 신청자와 불법 이주자들이 급증하자 영국은 르완다와 협약을 맺고 이들을 르완다로 보내 난민 심사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지난 6월 이주자들을 태운 비행기가 이륙하기 직전 유럽인권재판소(ECHR)의 개입으로 발이 묶였다. 차기 영국 총리는 이들에 대한 강경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리 후보인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이주민들을 돌려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르완다와의 협약을 다른 국가로도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2015년 ‘난민 위기’를 겪었던 유럽에는 올해 들어 다시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의 이주자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유럽국경·해안경비청(프론텍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유럽연합(EU) 외부 국경에서 적발된 불법 입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15만 5090건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난민은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분쟁과 식량난,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불안으로 새로운 이민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중해의 ‘관문’인 이탈리아에는 리비아와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로부터의 불법 입국이 잇따르고 있다. 차기 총리가 유력한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당수는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로 이어지는 해상의 봉쇄를 주장하고 있다.
  • 우크라에 쏠린 원조… 유엔 “시리아 난민 식수 끊겨”

    우크라에 쏠린 원조… 유엔 “시리아 난민 식수 끊겨”

    세계 각국의 원조가 우크라이나에 몰리면서 아프리카 등 안 그래도 부족한 최빈국의 국제 원조가 턱없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사무부총장은 이날 NYT에 “난민 등 올해 2억명 이상을 돕기 위해선 기금 487억 달러(약 65조 4000억원)가 필요하지만, 올 7월까지 3분의1도 모으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올 들어 지구촌 원조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원조가 우크라이나에 몰리고 있다는 점이다. 원조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연합 등 소수의 선진국에서 비롯되는데 이 국가들이 러시아와의 국제적 대립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유엔 인권기구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요청한 60억 달러(8조원) 이상의 모금액은 이미 목표를 거의 채웠지만, 다른 국가에 대한 모금액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 북부의 시리아인 난민 캠프에는 최근 식수와 위생시설, 전기 등의 공급이 중단됐고, 민주콩고 국민 다수는 고향을 떠나 주거지는 물론 낚시·농사에 필요한 생존 도구도 없는 일상에 내몰리고 있다.
  • ‘난민 핑퐁’ 무인도로 쫓겨간 5살 소녀…전갈에 쏘여 비극적 죽음

    ‘난민 핑퐁’ 무인도로 쫓겨간 5살 소녀…전갈에 쏘여 비극적 죽음

    무인도로 쫓겨간 시리아 난민들이 겨우 목숨을 건졌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어린이 7명과 임산부 1명 등 시리아 난민 38명은 이날 그리스와 튀르키예(터키) 국경 사이를 흐르는 에브로스강 유역 작은 섬에서 그리스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그리스 경찰은 성명에서 “난민 발견 후 그리스 경찰과 다른 정부 기관들은 서둘러 물과 음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임시 숙소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노티스 미타파치 그리스 이민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그리스 땅에 도착한 난민 38명을 잡아들인 후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난민 모두 매우 건강하며 임산부는 예방 차원에서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난민 중 5세 어린이가 튀르키예 영토에서 사망했다는 진술이 나왔다”며 “국제적십자사와 협력해 어린이의 시신이 적절하게 매장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소녀의 시신은 무인도에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보도에 따르면 마리아라는 이름의 5세 난민 소녀는 전갈에 쏘여 사망했다. 난민 중 한 명인 바이다(27)는 소녀의 언니인 아이야(9) 역시 전갈에 쏘여 중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난민 중 젊은 남성 2명이 무인도에서 탈출하려다 물에 빠져 숨졌다고 바라는 주장했다. 바이다를 포함한 난민 일행은 7월 14일 무인도에 처음 상륙했다. 그리스 당국은 며칠 뒤 난민들 위치를 파악했지만 같은 달 26일 터키 영토 쪽으로 난민들을 밀어냈다. 터키 당국도 난민들을 거부하긴 마찬가지였다. 터키 당국은 8월 1일 또 다른 섬으로 난민들을 몰아냈다. 그리스와 무력 대치를 벌인 이후인 7일에는 난민들을 원래 있던 무인도로 돌려보냈다.이처럼 양국이 ‘핑퐁’ 하듯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난민들은 한 달 넘게 발이 묶이고 말았다. 바이다는 그리스 경찰이 난민들을 구조하기 전인 12일 그리스 당국에 보낸 음성메시지에서 “터키와 그리스 양국이 책임 소재를 두고 논쟁을 벌이면서, 우리는 물도 식량도 의약품도 구할 수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바이다는 “아무도 우리를 원하지 않고, 아무도 우리 말을 듣지 않는다. 어쩌면 동이 트기 전 우리 모두 죽을지도 모른다. 이 섬은 뱀과 전갈, 여러 곤충으로 가득 차 있다”며 “제발 도와달라. 맹세코 이곳은 지옥”이라고 애원했다. 난민 그룹과 국제구호위원회(IRC), 현지 자선단체의 끈질긴 요구에 그리스 당국은 15일 무인도에 있던 난민들을 구조했다. 다만 전갈에 쏘여 사망한 소녀 외에 2명의 사망자와 1명의 중상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아프리카 및 중동 이주민에게 그리스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유럽으로 가려는 많은 난민이 튀르키예를 경유해 그리스 입국을 시도한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출발한 이주민은 튀르키예 입국 후 대부분 난민 신청을 하지 않고 그리스 접경인 에디르네 지방이나 그리스와 터키 사이 바다인 에게해를 거쳐 그리스로 간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가 고무보트 등에 의지해 에게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거나,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돼 본국으로 송환되곤 한다. 에게해에서 목숨을 잃은 난민의 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인권단체들은 매년 최소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한다. 2016년 튀르키예와 유럽연합(EU)의 난민협정 체결 이후 바닷길을 통한 난민 유입은 그나마 급감했다. 반면 튀르키예와 그리스 국경 사이 에브로스강을 건너 그리스로 향하는 난민은 증가 추세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넉 달간 에브로스강을 통해 그리스로 밀입국하려다 붙잡힌 이민자는 약 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증가했다.
  • 러 안보위협 직면한 폴란드… 믿을 건 ‘자주국방’ 판단 군비 증강[2022 쟁점 분석]

    러 안보위협 직면한 폴란드… 믿을 건 ‘자주국방’ 판단 군비 증강[2022 쟁점 분석]

    지난달 27일 폴란드는 20조원에 이르는 무기 도입 기본계약을 대한민국의 방위사업체들과 체결하였다. 구체적인 규모나 가격 등에서는 조정이 있겠지만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전투기 48기라는 규모는 보기 드문 초대형 계약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국이 보유한 다수의 전차, 자주포 등 중화기를 지원하고 있다. 단기간에 대량의 무기를 반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군 전력 위축을 메우기 위해 외부로부터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폴란드가 도입하고자 하는 규모는 이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무기 도입 계약은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3800만명의 인구, 1만 5000달러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해 보면 폴란드의 무기 도입 규모는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대폭적인 군비 증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한국 방산업체와 20조 무기 도입 계약 폴란드의 군비 증강은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동쪽으로 우크라이나와 더불어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의 월경지인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 북쪽 국경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고립되어 있는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를 연결하겠다고 나설 경우 폴란드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면하게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본토와 연결하고자 했던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음을 고려해 보면 폴란드의 두려움은 다르게 다가온다. 폴란드 국민들은 만약 우크라이나가 무너진다면 다음 러시아의 목표는 자신들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폴란드 국민 94%는 러시아를 자국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2018년 65%에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최근 폴란드 정치권이 방위역량 강화를 위해 총기 규제 완화, 학교 교과과정에서 군사 전술이론 및 실습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는 이러한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 폴란드가 이웃한 독일 등 유럽국가가 아닌 머나먼 아시아의 대한민국과 협력하여 대규모 군비 증강에 나선 데도 복잡한 사정이 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유럽연합(EU)과 긴장 관계에 있었다. 현 폴란드 집권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이 자국의 이익과 주권을 우선시하면서 독일을 비롯한 EU 주류 국가들과의 대립을 불사해 왔기 때문이다.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법과정의당이 2015년 집권한 이래 폴란드 정부의 정책은 인권 침해, 사법부 독립 약화, 언론 탄압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어 왔다. 폴란드의 정책은 다양성 및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EU의 민주적 가치와 충돌하면서 심각한 충돌을 빚어 왔으며, 일각에서는 EU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하였다. EU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원국에 지원하는 지원금 가운데 폴란드 몫인 360억 유로의 지원금 지급을 유보시키고 있었다. EU와의 대립과 더불어 폴란드는 이웃국가이자 유럽 최대 경제세력인 독일과도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와 원자재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러시아에 대해 유화적으로 대하면서 동유럽 동맹국의 이익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었다. 폴란드는 독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경고해 왔으며,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이 가져올 유럽 차원의 전략적 취약성에 대해서도 경고해 왔다. 하지만 독일은 폴란드의 이런 우려와 불안감에 대해 귀 기울이지 않았으며, 폴란드의 요청으로 추진하고 있던 폴란드군의 레오파드2 전차 개량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폴란드는 옛 소련 붕괴 이후 EU 국가들과의 경제적 협력과 별도로 안보적 차원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 폴란드와 미국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폴란드에 대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국가로 간주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변화함에 따라 폴란드는 EU 및 미국 등 주요국 모두로부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 전쟁 시 외부 지원 전적 의존 위험 우려 주요국과의 갈등과 불편한 관계로 위축되던 폴란드의 위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순간에 바뀌게 되었다. 전쟁 발발 이후 30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피난민을 수용함으로써 인권 침해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웠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지원을 수행함으로써 러시아에 맞서는 서방의 방패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로서는 외부 침략이 있을 경우, 회원국이 공동 대응한다는 나토 헌장 제5장을 통해 안전보장을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자체적인 시뮬레이션 결과 전쟁 발발 시 외부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참전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으로 인한 지원의 지연뿐만 아니라, 냉전 이후 축소된 미국과 유럽의 군사력과 방위산업의 한계로 인해 대량의 무기 및 탄약 등을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쉽지 않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폴란드로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무기를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국의 군사적 역량과 방위산업 생산력을 높여 자체적인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하지만 자체적인 역량의 한계는 명확했기 때문에 해외협력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단기적으로는 대량의 무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폴란드가 원하는 방위산업에 대한 기술적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 대한민국이 떠오른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전차, 자주포 등 중후장대형 무기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던 우리의 안보상황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통념과 달리 폴란드는 유럽 내 나토 회원국 가운데 높은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해 오던 국가였으며, 최대 규모의 기갑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폴란드는 현재의 GDP 대비 2.2%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2026년까지 2.5% 수준으로 높이며, 향후 최대 5%까지 확대하여 2035년까지 5240억 즈워티(한화 약 152조원)를 군 현대화와 전력증강에 투입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이런 국방비 투자를 통해 자국의 안정보장 강화 및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한국과의 협력을 토대로 미래형 무기 개발을 통한 무기수출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 우리 방산 경쟁력·우수성 인정 계기 우리로서는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경쟁력과 무기의 우수성을 인증받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더 많은 국가에도 수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냉전 이후 군축의 흐름을 거스르면서 북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면전에 대비한 중후장대형 무기체계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던 것이 뜻하지 않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계약은 세계가 본격적인 갈등과 대립의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무기 수출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좀더 복잡해지는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의 입장은 무엇이며,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더 많은 과제와 직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반도와 주변지역을 넘어서는, 지구적 차원에서의 국제적 시각과 관점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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