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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여수도 관광객 1000만 시대 열었다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전남 여수시가 1000만명 관광객 시대의 꿈을 이뤘다. 지난달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이뤄낸 성과다. 9일 여수시에 따르면 올해 지난 8일 현재 여수를 찾은 관광객은 목표치인 1000만명을 돌파한 1003만명으로 집계됐다.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지난해와 비교해 48.4%, 2011년보다는 51.6% 증가한 것이다. 월별로는 지난 8월 157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관광지 가운데는 오동도가 241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2위 엑스포해양공원으로 172만명, 3위 아쿠아플라넷으로 83만명, 4위 향일암 72만명이며 해양수산과학관, 흥국사, 디오션워터파크, 금오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관광객이 증가한 것은 세계박람회 이후 높아진 인지도와 도로·교통·숙박 등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인 것으로 시는 분석한다. 또 여수 시티 투어와 유람선 투어, 거북선 야경 투어, 해양레일바이크 등 타 도시와 차별화된 관광상품과 여수세계박람회의 명물 ‘빅오(BIG-O)쇼’ 재개장, 에스 트레인(S-train) 등 철도관광 상품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여수에 호감을 느끼고 재차 방문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제공했다. 그 결과 시는 한국능률협회 선정 2013 여름 가고 싶은 호남 휴가지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거문도·백도는 ‘한국관광 100선 중 3위’에 꼽혔다. 시는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세계박람회장을 중심으로 오동도와 만성리 검은모래 해변을 잇는 엑스포관광문화벨트와 국제 마리나 항만 조성, 1년에 1200만명의 외지인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찾는 애양원 등을 연결하는 메티칼 투어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오! 여수 관광비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뤄낸 오늘의 쾌거를 발판삼아 여수가 세계 4대 미항으로 우뚝 서 ‘365일 치유(힐링) 관광 시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자”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해외여행 | 식탐녀들의 방콕 정복기

    방콕만큼 먹는 걸로 여행객을 행복한 괴로움에 빠지게 하는 곳이 지구상에 있을까?.맵고 달고 짜고 신 맛에 묘한 향이 어우러진 태국 전통음식과 다국적 메뉴들.한정된 여행 기간 중에 그 많고 많은 먹거리 중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그래서 트래비가 두 명의 독자와 방콕에서 쉴 틈 없이 먹어대며(?) 본격 먹방 여행기를 만들어 왔다.1,000원짜리 서민 음식부터, 특급호텔 시그니처 레스토랑까지.정통 타이식부터 유럽, 뉴욕식까지 다시는 방콕에 오지 못할 것처럼 먹어 봤다.▶먹방 여행에 대하여이번 방콕 독자 여행은 3박5일의 일정 동안 철저히 맛집을 찾아다니는 데만 집중했다. 3끼 식사와 그 사이사이 디저트를 모두 맛보았음은 물론, 한 끼니에 3개 식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각종 가이드북과 인터넷, 태국관광청, 방콕 현지인들, 방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추천한 곳까지 정보를 망라해 맛집을 추리고 추렸다. 그리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맛에 대한 기호가 다른 독자 박정원, 박윤영과 동행한 트래비 최승표 기자의 평가를 별점으로 표기했다. 먹방 여행기를 본 독자들은 다음 방콕 여행 때 어느 맛집을 갈지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먹방 시스터즈박정원 한식을 공부 중인 미래의 한식 셰프. 전공자답게 먹는 음식마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처음 배우는 태국 요리도 척척해냈다. 동시에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는 그녀는 먹방 여행팀원으로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았다. 박윤영 호기심 많고 유쾌한 성격의 윤영은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다니는 여행 마니아다. 올해만 방콕이 두 번째로 상세한 정보로 취재에 큰 도움을 주었다. 팍치(고수)를 잘 못 먹는 그녀지만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며 먹방 여행을 소화했다.●천원의 행복길거리 국수 VS 푸드코트2012년 빅맥 지수만 비교하자면 태국은 한국에 비해 물가가 약 30% 저렴하다. 하지만 1,000~2,000원 정도면 든든한 한 끼를, 그것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많고 많은 태국 음식 중 가장 알찬 메뉴라면 국수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그리워지는 ‘방콕의 맛’이라면 단연 이 저렴하고 중독성 강한 국수였다. 태국인들이 일상처럼 먹는 국수집은 방콕에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트래비가 국물 맛 좋기로 소문난 곳들을 골라 봤다.시원한 국물이 일품 Zaew 쎄오★★★★★★★★★★★★★그저 호텔에서 가까워 들렀을 뿐인데 이 정도로 명성 높은 곳인 줄 몰랐다. BTS 통로Thonglor역에서 가까운 허름한 국수집 쎄오는 방콕 현지인들이 두툼한 어묵 맛을 일품으로 꼽는 곳이다.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들러 가볍게 국수를 먹는 태국식 패스트푸드라 할 수 있다. 닭고기를 우려낸 맑은 국물의 어묵 국수와 또옴얌 소스가 들어간 국수를 주문해 현지인들처럼 식초와 피시소스, 고춧가루를 곁들여 먹었다. 이른 아침, 전날 밤 과음한 것도 아닌데 속 깊은 곳까지 풀리는 기분에 정원과 윤영은 탄성을 내질렀다. “어떡하죠? 첫 끼부터 이렇게 맛있으면 안 되는데…”라며 맛만 보려고 왔던 애초의 취지(?)와 달리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비웠다. 면발보다도 다른 국수집에 비해 덜 자극적인 국물, 탱글탱글한 어묵의 맛이 빼어났다. 어묵은 이 국수집이 자부심을 갖고 직접 만든다고 한다.가격 아침세트 40바트(국수+밥+음료)추천메뉴 또옴얌 국수, 어묵 국수Good 탱글탱글한 어묵, 덜 자극적인 국물 Bad 가게가 덥고 좁다위치 수쿰빗 55-57 사이, BTS 통로역 옆에 위치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4시달달한 갈비 국수Nai Soi 나이 쏘이★★★★☆★★★★★★★배낭여행자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카오산로드Khao San Road의 수많은 맛집 가운데서도 먹방여행팀이 선택한 곳은 허름한 갈비국수집이다. 방콕의 길거리 국수집 중에 한국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곳이라 할 만하다. 가게 입구의 간판도 태국어보다 크게 한글로 ‘나이쏘이’라 적혀 있고, 한국인 여행객이 들어오면 알아서 ‘갈비국수’를 내줄 정도로 한국 여행객들로부터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집 국수의 특징이라면 쇠고기를 우려낸 국물 맛이 진해 갈비탕을 연상시킨다는 것. 정원과 윤영은 이 가게에 들어서서, 두 가지 낭패를 겪었다. 하나는 이미 식당에 오기 전부터 디저트를 너무 많이 먹어 배가 불렀다는 것이고,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6시로 갈비국수가 이미 동났다는 것이었다. 아쉽지만 갈비 국수를 대신해 그냥 ‘쇠고기 국수’를 시켜서 국물 맛을 보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킨 쇠고기 국수와 비빔 쇠고기 국수 앞에 정원, 윤영은 또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맛만 보자는 다짐과는 달리 국수 그릇의 바닥을 보고 만 것이다. 닭고기를 우려낸 어묵국수보다 쇠고기 국수가 자신의 입맛에 딱 맞는다는 윤영은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내고 싶다며 여행 일정 내내 그 맛을 그리워했다.가격 쇠고기 국수 50바트(곱빼기 60바트) 추천메뉴 갈비 국수, 쇠고기 비빔국수Good 익숙한 한국식 쌀국수, 그보다 조금 더 진한 맛 Bad 맛이 달고, 성인 남성이 먹기엔 양이 적은 편 위치 100/2-3 Phra Athit Road, Pra Nakorn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4시돼지국밥에 첨벙 빠진 파스타Kuay Jab Uan Pochana 콰이 잡 완 포차나☆★★★★☆★☆★★★중국 바깥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방콕의 차이나타운에 잔뜩 기대를 갖고 도착했다. 그런데 웬걸, 도착하는 순간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비옷을 사 입고 오직 방콕 현지인이 최고로 손꼽는 국수집을 찾기 위해 처량한 모습으로 배회를 시작했다. 닭 육수로 만든 어묵 국수, 소갈비로 만든 국수도 먹어 봤으니 다음은 돼지고기로 만든 국수 차례 아니겠는가. 헌데 도통 그 유명하다는 국수집을 찾을 수가 없었다. 알고 보니 이곳의 길거리 식당들은 오후 6시부터 문을 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너무 일찍 온 것이다. 시간을 때우려 여기저기 쏘다니며 다리는 저려 오고 비와 땀에 젖은 몸이 천근만근이 될 무렵, 그 집이 나타났다. 자리에 앉아 주문 후, 10초 만에 테이블에 놓여진 돼지고기 국수는 우리나라의 순댓국, 돼지국밥과 아주 유사했다. 밥 대신 동그랗게 말린 파스타 모양의 국수가 들어갔을 뿐 돼지고기와 각종 내장이 어우러져 있는 모양새가 익숙했다. 또 하나 차이가 있다면 돼지고기를 그냥 삶은 게 아니라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는 것이다. 국수를 한 숟가락씩 떠먹은 정원과 윤영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후추가 과하게 들어가긴 했는데 손이 계속 가네요”, “너무 자극적이에요. 더는 못 먹겠어요.” 그렇게 윤영은 한 숟갈만 뜨고 말았고, 정원은 기자와 함께 한 그릇을 깨끗이 나눠 먹었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함에도 멈출 수가 없었다.가격 돼지고기+내장 국수 50바트 Good 바삭하게 튀긴 고기와 쫄깃한 내장의 조화 Bad 목구멍 넘길 때마다 기침 나오는 후추 맛위치 MRT 활람퐁역을 기준으로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인 야와랏 로드Yaowarat Rd로 가다가, 야와 파닛Yaowa Phanit 골목을 지나면 바로 나타난다. 간판이 태국어로 돼 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국물을 펄펄 끓이며, 돼지 부속을 잔뜩 쌓아놓은 집을 찾으면 된다.영업시간 오후 6시~오전 3시공항 콘셉트 푸드코트Terminal21터미널21☆★★★★★★☆★★★에어콘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에서 길거리 음식보다 저렴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는 것. 시암파라곤을 위시한 시암역의 쇼핑몰, 엠포리움, 로빈슨 백화점 등 쇼핑 마니아들을 유혹하는 곳들은 모두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지만 단 한군데만 꼽으라면 터미널21을 가보는 게 좋다. 공항을 테마로 한 이 매력적인 쇼핑몰은 각 층마다 로마, 런던, 파리 등을 테마로 꾸며 눈으로만 쇼핑해도 즐겁다. 5층 푸드코트는 ‘피어Pier21’이란 이름으로 샌프란시스코의 활기찬 부둣가를 테마로 금문교 장식까지 갖추고 있다. 약 30개 점포는 웬만한 태국식, 중국식 요리를 다 갖추고 있고 주스, 음료, 각종 디저트도 있어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문교에서 기념사진 한 장을 찍은 정원과 윤영은 100바트 단위로 충전하는 카드를 구매하고는 볶음 국수와 오리고기 덮밥, 그리고 열대과일 주스를 사들고 오더니 게 눈 감추듯 해치웠다. 맛은 가격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만족할 만했다. 기자는 ‘족발밥’이라 불리는 카오카무Kao Ka Moo를 먹었다. 각종 향신료를 넣고 끓인 걸쭉한 국물과 삶은 족발과 튀긴 족발의 조합이 독특했다.가격 25바트(약 1,000원)부터 Good 길거리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메뉴 Bad 딱히 빼어나지 않은 소박한 맛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필수 디너코스바다의 맛 강의 정취방콕에서 한번쯤은 소화제의 힘을 빌어서라도 최대한 많이 먹어야 할 곳을 꼽자면 해산물 식당이다. 굳이 다른 태국 음식과 비교하자면 절대 국내서는 맛볼 수 없는 신선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까닭이다.해산물의 끝판왕Somboon Seafood 쏨분 시푸드☆★★★★★★★★★★★★★방콕에만 5개 지점을 운영 중인 쏨분 시푸드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이다.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니티다 쁘라용 소장이 방콕에서 반드시 가야 할 식당으로 꼽은 곳으로, 트래비와 독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붐비는 라차다 지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방금 잡혀 온 듯 집게손이 묶인 채 두 눈을 부릅 뜬 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회전식 테이블이 있는 룸에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해산물 사냥에 들어갔다. 주문한 메뉴는 쏨분 시푸드의 대표 메뉴인 푸팟퐁커리Poo Phat Pongkari. 입구에서 마주친 게들을 튀긴 후 노란 커리와 코코넛 밀크, 달걀을 넣고 볶은 것이다. 그리고 새우 구이, 농어 간장조림, 간 새우 튀김, 모닝글로리 볶음, 그리고 또옴얌꿍까지.두 독자와 두 기자는 자신의 위 용량이 얼마인지도 망각한 채 이 황홀한 해산물의 잔치를 탐닉했다. 단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만한 메뉴는 푸팟퐁커리. 몸통뿐 아니라 두툼한 집게발 속까지 살이 꽉 찬 게를 다 먹고 양념에 밥을 비벼 먹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집게발이 달린 새우는 바다가 아닌 강에서 잡혔다는데 새우 킬러를 자처하는 기자도 3개를 먹고 백기투항을 했을 만큼 크고 실하다. 피시소스에 매운 청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 하나만으로 한국식 대하구이와 전혀 다른 맛으로 입 안에 녹아들었다. 태국 어디서나 맛볼 수 있는 또옴얌꿍도 매콤시큼한 맛으로 기름진 속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다. 주의할 점은 방콕에는 짝퉁 쏨분 시푸드가 많으니 사전에 지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가야 한다는 것. 특히 택시를 조심해야 한다.가격 푸팟퐁커리 320바트(S) 추천메뉴 푸팟퐁커리, 또옴얌꿍, 새우구이Good 신선도, 양, 맛 모두 충족시키는 명불허전 Bad 경쟁 식당으로 비교되는 ‘쏜통 포차나’에 비해 음식이 기름진 편홈페이지 www.somboonseafood.com 영업시간 오후 4시~밤 11시30분맛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보다 분위기에 취하는 시간 Grand Pearl Dinner Cruise 그랜드펄 디너크루즈☆★★☆★★★★먹방 여행 5일 동안 관광 일정은 없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왕궁과 박물관부터 깨알같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백화점, 배낭여행자의 필수코스인 카오산로드, 차이나타운 등은 모두 다음 끼니를 위한 산책 장소 혹은 맛집을 찾아가기 위한 스폿에 불과했다. 그나마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디너크루즈를 탑승한 것이 가장 여유롭게 방콕의 정취를 즐기는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디너크루즈는 방콕을 남북으로 가르는 차오 프라야Chao Praya 강을 유람선을 타고 가면서 저녁식사와 함께 강변의 경관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여러 업체에서 크루즈를 운영 중에 있으며, 배의 크기나 제공되는 서비스는 대동소이하다. 먹방 여행팀이 선택한 것은 한국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그랜드펄 디너크루즈Grand Pearl Dinner Cruise. 오후 7시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의 선착장은 탑승을 기다리는 다국적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였다. 출발을 앞둔 크루즈는 정복을 입은 안내원과 엘비스 프레슬리 분장을 한 가수의 공연으로 탑승객을 맞아줬다.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자 배는 곧바로 유유히 강을 따라 북쪽으로 움직였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출발한 배는 방콕의 근사한 야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는 곳마다 교통 체증과 수많은 인파로 복작복작했던 방콕이 달리 보였다. 왓아룬Wat Arun 사원과 왕궁, 라마8세 다리까지 달밤에 비추인 건물들은 더 화려했다. 유람선 시설이나 공연은 다소 조악했으나 방콕의 야경이 모든 걸 만회했다.식사는 어땠냐고?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럭셔리란 이름을 붙이기엔 초라했고, ‘디너크루즈’라 이름 붙여진 뷔페식 중에서는 수준급이라 할 만했다. 뷔페 메뉴는 각종 커리와 해산물 요리, 열대과일 등 태국 전통음식에 일식 스시가 더해진 정도였다. 오래된 팝송을 라이브로 들으며 강바람과 달빛이 더해진 분위기를 즐기는 시간은 방콕 여행 중 꼭 한번 경험해 볼 만한 것이었다. 야경을 관람하며 뷔페식을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1층 야외데크에서 한 한국인 커플은 촛불을 켜고 색소폰 연주에 맞춰 프러포즈를 연출했고, 2층에서는 클럽 음악(주로 케이팝)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드는 사람들로 쿵쾅거렸다. 프러포즈든 음악이든 한류로 도배된 크루즈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가격 현장 구매가는 1,500바트이지만 국내 여행사를 통하면 이보다 저렴하다 Good 화려한 야경을 보면서 여유롭게 즐기는 식사 Bad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특색 없는 음식위치 리버시티 쇼핑 콤플렉스, 2번 선착장 홈페이지 www.grandpearlcruise.com 영업시간 오후 7시30분~9시30분●퓨전 & 모던 방콕에서 만나는 세계의 맛 방콕에서 태국 음식만 먹다 올 수는 없는 일. 서울보다 더 많은 외국인이 드나드는 방콕에서는 그만큼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정통 유럽식, 일식부터 태국식으로 재해석한 각종 퓨전 요리까지 방콕이 미식천국으로 불리는 것은 이 같은 ‘이종교합’의 맛이 다채롭기 때문이기도 하다.알프스 골짜기에서 흘러온 맛Cafe Primavera 카페 프리마베라★★★★☆★★★연일 태국 음식으로 입과 혀가 달고, 짜고, 맵고 신 맛에 길들여졌을 즈음, 먹방 여행팀은 카페 프리마베라Cafe Primavera로 향하고 있었다. 카오산로드 부근 타논 프라 아팃과 타논 파수멘이 교차하는 도로에 위치한 이 카페는 태국 내에서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분위기마저 유럽의 오래된 카페처럼 꾸며져 있으니 방콕에 사는 서양인들과 정통 유럽식을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이탈리아 혹은 유럽식이라 하지만 조금 자세히 들어가면 메뉴별로 기원은 다양했다. 이탈리아식 피자와 파스타 외에도 태국식 해산물 요리, 스페인식 메론햄, 오스트리아식 패스트리 등등. 알고 보니 카페 프리마베라의 주인장 허버트Herbert씨는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그라츠Graz 출신으로 따로 요리를 배운 적이 없으며, 어릴 적부터 고향에서 먹어 온 음식을 재현한 것일 뿐이라 한다. 먹방 여행팀은 애피타이저로 페타 치즈가 곁들여진 샐러드, 호박 수프, 스페인식 메론햄, 크림소스가 얹어진 쇠고기 스테이크, 화덕피자에 오늘의 메뉴였던 베이컨과 버섯이 곁들여진 덤플링, 햄과 올리브를 넉넉하게 깐 모짜렐라 피자를 주문했다. 이 중에서도 해바라기씨 기름을 넣은 호박 수프와 오스트리아식 덤플링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다. 허버트씨는 이 덤플링이 유럽 알프스 지역의 전통적인 맛이라 했는데 실제 스위스, 이탈리아에서 먹어 봤던 그 맛과 흡사했다.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다소 깐깐했다. 과연 태국까지 와서 한국에도 있는 이탈리아식을 굳이 찾아 먹을 필요가 있겠냐는 것. 하지만 약 5,000원 수준으로 정통 파스타의 맛과 1만원으로 큼직한 화덕 피자를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곰곰이 생각해 본 뒤, 추천 식당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게 됐다. 특히 맛에 대해선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이날 직접 맛보지 못했지만 카페 프리마베라에서 직접 만든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런치 세트는 여행자들이 추천하는 메뉴라 한다. 허버트씨는 최근 카페 프리마베라 2호점을 태국 북부의 매홍손Mae Hong Son 지역에 오픈했다고 한다.가격 모짜렐라 피자 300바트 수준 추천메뉴 화덕 피자, 호박 수프, 파스타Good 정통 유럽식에 근접한 맛 Bad 방콕까지 와서 유럽식을?위치 56 Phra Sumain Road, Boworn Niwet Subdistrict, Phra Nakhon District홈페이지 www.primavera-cafe.com 영업시간 오전 9시~밤 11시스파 브랜드의 품격을 입다Thann Restaurant 탄 레스토랑☆★★★★☆★★★★★★★★방문이 예정돼 있던 한 특급 호텔의 레스토랑이 먹방 여행팀의 촬영을 거절한 것은 전화위복이었다. 추리고 추린 먹방 리스트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탄 레스토랑Thann Restaurant을 대신 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정원과 윤영은 이 식당에 최고의 별점을 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탄은 태국의 스파, 인테리어, 패션 제품까지 아우르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스파 용품이 그렇듯 엄선된 재료로 타이식과 프랑스식의 퓨전을 시도한 요리는 태국식 웰빙이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탓에 주린 배를 부여잡고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안에 위치한 탄 레스토랑을 마주한 정원과 윤영의 입에서 탄성이 멈추지 않는다. 그 탄성은 음식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치고 일어서는 순간까지도 계속됐다. 요리를 전공 중인 정원은 꼼꼼히 탄 레스토랑 예찬론을 펼쳤다. “맛도 일품이지만 플레이팅부터 인테리어까지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말 소중한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에요. 길거리 음식에 지칠 때쯤 들르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주문한 음식은 타이 스타일 해산물 파스타와 치앙마이식 오리고기 국수, 닭 날개 튀김, 또옴 카 카이, 홍합 찜이었다. 입으로 들어가기 전, 눈부터 호강하는 화려하고 정갈한 플레이팅이 돋보였다. 바삭하게 튀긴 시소 잎을 얹은 해산물 파스타와 닭고기와 코코넛밀크로 끓인 또옴 카 카이는 매콤하면서도 중독적인 맛이었다. 각 음식에 곁들여진 소스들도 길거리 식당들에 비하면 정갈한 맛을 자랑했다. 영국식 애프터눈티 세트도 탄 레스토랑의 대표 메뉴다. 스콘과 샌드위치, 조각케익, 푸딩 등이 함께 나오며 가격은 460바트다.가격 파스타 280~380바트, 오리고기 국수 420바트 추천메뉴 해산물 파스타, 닭 날개 튀김, 오리고기 국수 Good 최상의 재료와 맛, 분위기까지 Bad 다소 비싼 가격위치 시암파라곤 쇼핑센터 M층 북쪽 홈페이지 www.thann.info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9시방콕판 강남스타일 카페 Greyhound Cafe 그레이하운드 카페★★★★☆★★★★☆★★★★모던하고 창의적인 콘셉트의 패션 브랜드 그레이하운드Greyhound는 색깔 있는 타이식 퓨전 요리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97년 처음 레스토랑을 연 그레이하운드는 방콕 내에만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하버시티에도 분점을 냈다. 고급스러움을 더한 ‘어나더 하운드 카페Another Hound Cafe’, 디저트숍인 ‘스위트하운드Sweet Hound’까지 자매 브랜드를 확장할 정도로 멋과 맛으로 모두 성공한 브랜드라 할 만하다. 먹방 팀이 향한 곳은 방콕에서도 가장 스타일리시한 맛집이 몰려 있는 통로Thonglor 지역 내 J애비뉴 쇼핑센터에 위치한 카페였다. 야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외국인들로 북적였고, 모던한 실내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길의 카페를 연상시켰다. 고른 메뉴는 날치알이 곁들여진 게살 스파게티, 해산물 파스타, 스프링롤, 관자 구이 등이었다. 모든 메뉴가 독특하면서도 거부감이 없었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퓨전’의 적정선을 지키는 느낌이었다. 관자 요리를 최고로 꼽은 윤영은 “태국의 중산층들이 즐겨 찾는 레스토랑답게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태국과 이탈리아식의 적절한 조화가 일품이었고, 다른 식당들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간이 적절해서 거부감이 없었어요”라고 평했다. 닭 날개 튀김은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레이하운드의 대표 메뉴이지만 어떤 음식을 시키더라도 후회하진 않을 만한 식당이다. 부드럽고 새콤한 과일 ‘포멜로’에 멸치와 새우파우더, 땅콩을 넣고 피시소스로 버무린 포멜로 샐러드도 놓치면 아까운 맛이다. 알알이 터지는 과일과 바삭한 견과류가 입에서 공존하는 식감이 독특하다.가격 파스타 180~220바트, 포멜로 샐러드 140바트 추천메뉴 닭 날개 튀김, 각종 파스타 Good 태국과 이탈리아 음식의 이상적 조화Bad 딱히 흠잡을 데 없음위치 BTS 통로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홈페이지 www.greyhoundcafe.co.th영업시간 일~목요일 오전 11시~밤 11시, 금·토요일 오전 11시~자정●쿠킹 스쿨태국 정통요리를 배우다먹는 것으로는 모자라 태국 요리를 배워 보기로 했다. 방콕에서 흔하고 저렴한 또옴얌꿍과 타이 커리를 서울에서 1만5,000원을 들여 먹는 것은 너무 아까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고 싶기도 했다. 다국적 여행객과 어울려 태국 전통요리를 만드는 재미는 기대 이상이었다.또옴얌꿍·팟타이 이제 내가 만든다Blue Elephant블루 엘리펀트 ★★★★★★★★☆★★★태국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봤다. 그 신비한 맛들이 부엌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엿보고 싶었다. 요리를 전공하는 정원과 호기심 많은 윤영, 집에서만 어설픈 셰프 코스프레를 하는 기자까지 모두 방콕에서 배운 요리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선보일 생각에 잔뜩 기대감을 안고 쿠킹 스쿨에 참여했다. 방콕에서는 특급호텔이나 전문적으로 운영되는 쿠킹 스쿨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먹방 팀이 선택한 곳은 방콕의 대표적인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Blue Elephant’. 파리, 런던, 브뤼셀 등 태국 밖 대도시에서도 만날 수 있는 블루 엘리펀트는 수석 셰프인 누로 쏘마니 스테페Nooror Somany Steppe씨가 벨기에인 남편 칼 스테페Karl Steppe 씨와 함께 설립해 태국 왕실 요리의 진수를 전해 주고 있다.방콕 사톤 지역, 우아한 유럽풍 단독 건물에 자리한 쿠킹스쿨에는 이른 아침부터 페루, 일본, 타이완 등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볐다. 8시45분 정각에 맞춰 오면 셰프들과 함께 직접 재래시장에 들러 신선한 식재료를 사는 것부터 강습은 시작된다. 요일마다 다른 요리를 배울 수 있는데 먹방 팀이 도전한 것은 새우 가지 샐러드, 태국식 생선 케이크, 치킨 레드커리, 팟타이였다. 누로씨와 그녀의 딸인 산드라Sandra가 강의실에서 요리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부엌으로 건너가 레시피에 따라 직접 음식을 만들어 보는 방식이었다. 방금 눈앞에서 본 음식을 재료까지 다 준비되어 있는데도 똑같이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온 정신을 집중하며 가끔은 옆 사람이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 곁눈질도 하며, 마치 학예회를 준비하는 아이들처럼 음식 만드는 재미에 푹 빠졌다. 윤영은 처음으로 체험한 쿠킹스쿨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만족해했다. “직접 태국 요리를 해볼 생각을 못했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더라구요. 물론 양과 조리시간을 잘못 조절해 전혀 예상치 못한 맛이 나오기도 했지만요.”요리 체험을 다 마친 뒤에는 셰프로부터 쿠킹스쿨 수료증을 받는다. 정원과 윤영은 태국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 모녀와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 사이 먹방 팀이 만든 음식은 예쁜 그릇에 담겨져 근사한 식당 테이블에 앉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세팅돼 있었다. 여기에 블루 엘리펀트가 내세우는 시그니처 메뉴들을 함께 주문했다. 요리하느라 입맛이 없어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먹방 팀은 앞에 차려진 음식들을 차곡차곡 해치워 갔다. 농어찜, 이슬람식 마사만Massaman 커리, 쇠고기 샐러드, 게살 커리 수프 등은 다른 태국 식당에서도 흔히 만나 보지 못한 맛이었다. 참고로 누로 셰프의 아버지가 무슬림인 탓에 일부 음식은 할랄식을 따르고, 그만큼 맛에 있어서도 정통 태국식과는 미묘한 차이가 난다. “고급스러운 음식을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즐기니 더 좋았어요. 태국 전통 음식이 또옴얌꿍이나 커리 외에도 훨씬 다채롭고 고급스럽다는 걸 경험할 수 있는 식당이었어요.” 요리가의 길로 접어든 정원에게 더 특별했던 하루, 그녀는 이 식당에서의 추억을 고이 간직했을 것이다.가격 요리강습 반나절 2,800바트, 반나절 이틀 코스 5,000바트, 일주일 코스 1만4,000바트 위치 233 South Sathorn Road, BTS 수라삭역 4번 출구에서 1분 거리 홈페이지 www.blueelephant.com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30분~밤 10시20분블루 엘리펀트’s 팟타이 레시피태국 음식 중 가장 간단히, 그리고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볶음 쌀국수 ‘팟타이’의 비밀 레시피를 공개한다.준비물(1인분 기준)왕새우 2개, 계란 1개, 볶음용 쌀국수 80그램(미리 20분간 찬물에 불려 놓는다), 식용유 2큰스푼, 다진 마늘 1쪽, 샬롯Shallot 1쪽(다진 양파로 대체 가능), 손톱 크기로 자른 두부 1큰스푼, 간 땅콩 1큰스푼, 다진 순무 1큰스푼(없어도 무방), 말린 새우 파우더, 쪽파 2쪽(부추로 대체 가능), 숙주 40그램양념 설탕 1큰스푼, 피시소스 1큰스푼, 식초 1/2큰스푼, 타마린드 주스Tamarind Juice 1큰스푼(없어도 무방), 고춧가루 1/4스푼1.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과 양파, 샬롯을 볶는다.2. 새우를 넣고 볶다가 두부와 다진 순무를 넣는다.3. 찬물에 불린 쌀국수를 넣고 면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휘젓는다.4. 설탕, 식초, 피시소스 등 모든 양념을 넣고 잘 섞으며 볶는다.5. 새우 파우더와 땅콩, 고춧가루를 넣고 젓는다.6. 마지막으로 쪽파와 숙주를 넣어 섞은 뒤 그릇에 담는다.●럭셔리 퀴진 특급호텔에서의 화려한 한 끼방콕 여행의 새로운 트렌드가 있다면 저비용항공을 이용해 절약한 비용으로 특급호텔에 묵는 것이다. 숙소만이 아니다. 굳이 특급 호텔에서 묵지 않더라도 한두 끼쯤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격조 높은 음식을 맛보는 것도 방콕에선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태국 맛에 대한 이유있는 고집Spice Market, Fourseasons Hotel포시즌스호텔 스파이스마켓★★★★★★★★★☆★★★먹방 팀은 방콕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포시즌스호텔FourSeasons의 대표 레스토랑인 스파이스마켓Spice Market으로 향했다. 이름 그대로 전통 향신료 시장의 분위기로 꾸며진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부터 범상치 않았다. 선반에는 말린 향신료들과 전통 농기구, 골동품 등이 놓여 있는데 30년 역사의 호텔과 함께해온 흔적들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다. “음식을 먹기 전부터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취한 것 같아요.” 정원과 윤영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리고 스파이스마켓이 자랑하는 음식들이 하나둘 나올 때마다 군침을 삼키느라 여념이 없었다.스파이스마켓의 메뉴는 길거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태국 전통적인 음식들이다. 그저 최상급 재료로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것이다. 레스토랑의 스타 셰프인 수파눗 카나락Supanut Khanarak씨는 “특급 호텔의 식당들은 외국인의 입맛에 맞추려 향신료나 양념을 줄이거나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태국 전통적인 맛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죠”라고 설명했다.길거리 음식과 비교하기 위해 일부러 시켜 본 팟타이와 쏨땀은 역시나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을 자랑했다. 사실 이 같은 서민 음식들은 자극적인 길거리 음식들이 입에 익숙했던 터라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외에 매콤한 해산물 볶음, 새우 샐러드, 부드러운 게살튀김 커리 등은 이제껏 맛보지 못한 출중한 맛을 자랑했다. 태국 와인을 곁들이며 최고급 태국 요리를 맛본 정원은 “더하거나 더할 것이 없는 완벽한 맛”이라 극찬했고, 윤영은 “익숙했던 길거리 음식을 럭셔리호텔에서 먹는 기분이 묘했다”고 소감을 말했다.가격 게살 튀김 레드 커리 480바트, 쏨땀 320바트, 해산물 볶음 570바트 추천메뉴 게살 튀김 레드 커리, 새우 샐러드 Good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 고풍스러운 인테리어Bad 일부 메뉴는 길거리 맛이 더 익숙하다위치 155 Rajadamri Road, 포시즌스 호텔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6시~밤 10시30분방콕에서 가장 힙한 루프탑 라운지Octave Bar Marriott Hotel Sukhumvit메리어트 호텔 옥타브 바★★★★★★★★★☆★★★최근 젊은 여행객 사이에서 호텔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바Roof top Bar에서 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며, 화려한 밤을 즐기는 문화가 일종의 유행이 되고 있다. 방콕에서는 르부아호텔의 시로코바가 가장 유명한데 한국인으로 득실거린다는 소문에 다른 곳을 수소문했다. 운이 좋게도 먹방 팀이 묵은 메리어트 수쿰빗 호텔의 옥타브바가 최근 뜨고 있다 하여 고민할 것 없이 호텔 45층에 위치한 바로 향했다. 비가 가늘게 흩뿌리는 날씨였지만 방콕 시내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고, DJ의 클럽 음악은 젊은이들을 들썩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원과 윤영은 이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 옆 테이블의 태국인들과 자연스레 어울리며, 술잔을 부딪히며 방콕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루프탑바라고 술과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었다. 킹크랩 찜, 생굴과 와규버거, 농어와 아스파라거스 꼬치구이, 푸아그라와 비스킷 등으로 이뤄진 시그니처 메뉴는 4인분에 1,850바트로 납득할 만한 가격에 수준 높은 맛을 자랑했다.가격 모히또 250바트, 시그니처 플래터 1,300바트(2인분 기준) 추천메뉴 옥타브 시그니처 칵테일, 생굴, 미니 와규버거Good 로컬들이 열광하는 전망 좋은 최신 호텔 Bad 비 오면 낭패위치 Soi Sukhumvit 57, Sukhumvit Road, Wattana, Bangkok 10110 영업시간 오후 6시~ 새벽 1시일본인이 운영하는 프랑스풍 빵집 Le Blanc 르블랑 ★★★★☆★★★☆★★★맛있는 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이면 아침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방콕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 있다. 방콕에서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바삭한 빵을 만나기 어렵다 하지만 르블랑에 가면 편견이 허물어진다. 방콕의 로컬 매거진을 보고 찾아간 빵집은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고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각종 크로아상과 패스트리류의 빵들이 달콤한 버터 향을 내뿜고 있었다. 버터와 밀가루만큼은 프랑스제를 사용해 맛의 차별화를 두고 있다는 르블랑의 대표 메뉴는 사과호두치즈빵과 치즈와 감자, 베이컨을 넣어 만든 프랑스식 갈레뜨Galette. 빵 맛에 대한 정원과 윤영의 평가는 매우 후했다. “좋은 버터를 아끼지 않고 사용해서 그런지 빵이 정말 향긋했어요”, “개인적으로 베이커리의 수준은 크로아상이 결정한다고 생각하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맛이 일품이었어요. 유럽풍 가구와 베이커리 책들까지 인테리어도 좋았고요.”가격 갈레뜨 55바트, 크로아상·패스트리 40바트 추천메뉴 크로아상·패스트리류Good 방콕에서 만나기 힘든 바삭한 식감의 빵 Bad 빵에 비해 커피 맛은 떨어짐위치 Sukhumvit Soi 39 영업시간 오전 8시~오후 6시30분뉴요커처럼 브런치 즐기기Dean & Deluca 딘 앤 델루카★★★★★★★★★☆★★★ 방콕에는 한국에 아직까지 들어오지 않은 세계적인 카페, 레스토랑 체인이 많다. 뉴욕의 대표적인 식료품 브랜드이자 베이커리 카페인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가 최근 실롬 지역에 문을 열었다. 먹방팀은 호텔 조식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았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외국 기업이 많은 실롬 지역에 딘 앤 델루카는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널찍한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는 실내는 뉴욕의 여느 카페처럼 세련미가 넘쳤다. 잉글리시 풀브렉퍼스트와 뉴욕 와플 타워, 그리고 딘 앤 델루카의 대표 메뉴인 아몬드 크로아상과 딸기, 살구 맛이 풍부한 뉴욕 소다,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정원과 윤영은 방콕이 처음이 아니건만 이런 식의 아침을 즐겨 본 것은 처음이라 한다. “조식이 나오는 특급 호텔에서 묵을 때도 있지만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나 도미토리에서 묵을 때가 많은데, 그럴 때 하루쯤은 이런 곳에 와서 근사한 아침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두 번 방콕을 다녀온 윤영의 말이다. 카페에서는 세련된 디자인의 주방 용품, 식료품 등도 판매하지만 가격은 태국의 물가를 훨씬 웃돈다. 방콕 속 뉴욕이니 그런가 보다.가격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220바트, 아몬드 크로아상 75바트, 뉴욕 소다 100바트 추천메뉴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각종 샌드위치Good 뉴욕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Bad 다른 카페에 비해 월등히 비싼 가격위치 92 Naratiwasrachanakarin Road, Silom, Bangrak, Bangkok 10500영업시간 오전 7시~밤 11시●시장탐험방콕의 맛을 바리바리 챙겨오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콕의 맛을 기억하기 위해 식료품 시장을 들러 봤다. 한 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현대식 상점, 또 다른 하나는 인간미 넘치는 전통 재래시장이었다. 식재료 천국Gourmet Market 고멧 마켓시암 파라곤, 엠포리움, 케이빌리지, 터미널21 등 방콕의 백화점에는 신선하고 검증된 식료품을 판매하는 고멧마켓이 있다. 방콕에서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본 음식들을 재현하려면 태국산 식재료들을 넣는 게 중요한데 한국 내 태국식당에서 사 먹자니 너무 비싸고, 직접 만들자니 재료 구하기가 쉽지 않다. 고멧마켓을 총 2차례에 걸쳐 방문한 먹방 팀의 두 눈에 불꽃이 튀겼음은 물론이다. 정원은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바질잎, 말린 레몬그라스, 쥐똥고추 등 향신료와 또옴얌꿍, 커리 페이스트, 피시소스 등을 바구니 한가득 담았다. 윤영도 마일로 코코아, 말린 망고 등 간식거리와 커리 페이스트, 각종 향신료를 차곡차곡 담았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것들을 과연 거들떠나 볼지 모르겠지만 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귀가 쏠깃한 것이다. 구경하는 재미도 남다른 슈퍼마켓에서 정원과 윤영은 그렇게 10분만, 10분만 하다가 1시간반 이상을 머물렀다. www.gourmetmarketthailand.com 오! 쏨땀!Or Tor Kor Market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방콕에는 다양한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깨끗한 분위기와 엄선한 식재료를 파는 곳으로 오또꼬 농수산물 시장이 있다. 바로 길 건너 편에 있는 짜뚜짝 시장만 해도 많은 한국인들이 찾고 있지만 오또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꼭 농수산물을 사지 않는다 해도 방콕 사람들의 식문화를 엿볼 수 있고, 즉석 먹거리도 많은 만큼 그동안 먹지 못했던 것들을 다 먹어 보자는 심산으로 먹방 팀은 시장으로 향했다. 오또꼬는 가락시장이나 노량진시장과 같은 도매시장이 아닌 소매시장이다. 그만큼 실내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가격이 아주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종류의 열대과일과 태국의 서민 음식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간식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별렀던 시장표 쏨땀을 치킨과 함께 먹어 봤다. 그린 파파야, 땅콩, 롱빈, 말린 새우, 쥐똥고추, 샬롯, 방울 토마토 등을 넣고 절구에 빻아 피시소스와 설탕에 버무린 이 간단한 음식은 사실 태국음식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쏨땀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너무 배불러서 간단히 맛만 보겠다던 먹방 팀은 게눈 감추듯 쏨땀과 치킨을 해치웠다. 정원과 윤영은 이번 방콕 여행에서 트래비 독자들에게 먹방여행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오또꼬 시장을 강력 추천했다.위치 MRT 캄펭 펫Kamphaengphet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 운영 시간 오전 6시~오후 8시☞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글 최승표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취재협조 비지니스에어 www.businessair.co.kr 02-730-1900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02-779-5417★당도 100% 디저트Mango Tango 망고탱고방콕에서 가장 유명한 디저트 가게라 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망고와 아이스크림, 푸딩을 맛볼 수 있다.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할 수도 있다. www.mymangotango.comRoti 로띠호떡 같은 밀가루 반죽 안에 바나나,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 있고, 초콜릿이나 연유가 토핑으로 뿌려진다. 당 떨어지는 오후 4시쯤 먹으면 좋다. 카오산 부근 프라 아띠Phra Atid 136에 위치한 로티 마타바Roti Mataba가 유명하다.Khanom Sago 카놈 사고쫀득한 떡 안에 땅콩과 설탕이 들어간 맛이 송편과 흡사하다. 떡 하나 먹고, 쥐똥고추 한 입 베어 먹는 게 태국 스타일!Khanom Krok & Bai Toey카놈 크록 & 바이터이BTS 시암역, 망고탱고 바로 옆에 자리한 간식집. 한국의 국화빵, 풀빵을 연상시키는 딱 그 정도의 맛.Ice Dea 아이스디방콕 아트 & 컬처센터BACC 안에 자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 축구장 잔디를 연상시키는 브라우니, 돈까스처럼 튀긴 아이스크림 등 디자인이 참신한 데 비해 맛이 유별나지는 않다. www.icedea.netIce Monster 아이스몬스터과일빙수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터미널21, 센트럴월드 등 백화점, 마트 등에 입점해 있다. 신싱한 망고와 달달한 연유를 듬뿍 머금은 빙수의 조화가 환상적이다. www.icemonsterthailand.comMr.Jones 미스터존스케이크와 파이를 총망라한 디저트 카페. 전체적으로 단 맛이 과한 느낌. 브런치 메뉴를 추천한다. 통로 소이 13, Seenspace 1층에 위치. www.mrjonesbangkok.comTongue Fun 텅 펀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요즘 뜨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여러 가지 맛을 고르면 드라이아이스 연기가 나는 그릇에 담아 준다. 맛은 특별하지 않다.Khao Niew Moon 망고와 찹쌀망고와 찐 찹쌀에 코코넛 밀크를 끼얹은 후, 튀긴 녹두를 토핑으로 마무리한다. BTS 통로역 부근의 ‘메와리’라는 가게가 방콕에서도 최고급 망고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은 100바트. www.maevaree.com▶travel info Bang KoK [Shopping]센트럴월드Central World 방콕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복합쇼핑센터 센트럴월드는 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500개가 넘는 패션·잡화·인테리어 매장과 100여 개의 레스토랑, 15개 영화상영관, 5성급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센트럴월드 내 백화점 중 하나인 젠ZEN에서는 태국 현지 디자이너들의 개성 있는 매장을 만날 수 있다. 젠의 17층부터 20층까지는 방콕 시내의 전망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과 와인바 등이 입점해 있다. 여권을 지참하고 인포메이션카운터를 찾으면 50~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는 ‘투어리스트 프리빌리지 카드Tourist Privilege Card’를 발급해 준다.위치 Central World, 4/5 Rajadamri Rd., Pathumwan, Bangkok 10330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까지홈페이지 www.centralworld.co.th터미널21Terminal21 공항을 테마로 한 이색 쇼핑몰로, 저층에는 인터내셔널 브랜드가 있고 런던, 파리, 이스탄불 등을 테마로 한 층에는 태국 브랜드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태국 브랜드들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질 좋은 의류를 갖추고 있어 집중 공략해 볼 만하다. 기자는 4만8,000원으로 드라이빙 슈즈를 구매했다. 한국 같으면 3배는 줘야 하는 품질의 구두였다. 5층에 자리한 푸드코트 ‘피어21’, 스파, 호텔까지 연결돼 있는 원스톱 쇼핑몰이다. 위치 BTS 아속역에서 바로 연결된다.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홈페이지 www.terminal21.co.th[Healing]헬스랜드Health Land 일본식과 태국식의 퓨전 스파를 경험했다면, 태국 정통 마사지도 놓칠 수 없는 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먹방 팀은 5일간 먹는 데 온 힘과 정성을 쏟았던 몸을 힐링하기 위해 헬스랜드를 찾았다. 태국의 많고 많은 스파 업체 중에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고 외국인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에카마이Ekamai 지역에 단독 건물로 자리한 마사지숍에서 일행은 2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으며, 방콕 먹방 여행을 갈무리했다. 2시간 태국 정통 마사지 가격은 500바트. www.healthlandspa.com유노모리 온천 스파Yunomori Onsen Spa 지난해 문을 연 일본식 온천, 마사지숍이다. 입구부터 일본 료칸을 연상시키는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 분위기로 온천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신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태국식 마사지를 받고 난 뒤, 온천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온몸이 완벽한 릴렉스의 황홀경에 접어드는 것만 같다. 스파를 모두 마치고 난 뒤에는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일식과 맥주를 즐길 수도 있다. 온천 입장권은 450바트, 60분 태국식 마사지는 350바트. www.yunomorionsen.com‘비지니스에어’ 먹방 여행에 제격서울과 방콕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타이항공뿐 아니라 수많은 저비용항공사가 취항 중에 있다. 그중에서도 비즈니스에어는 가장 경쟁력 있는 가격과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료를 절약하고 그 비용으로 태국의 맛을 원없이 즐기는 ‘엥겔 지수’ 높은 먹방 여행에 제격이다. 현재 비즈니스에어는 인천-방콕, 인천-푸껫 외에도 부산-방콕, 부산-푸껫 등의 노선을 운영 중에 있으며, 성수기에는 치앙마이 등의 노선에도 취항하고 있다. 여행사를 통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에어텔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저비용항공 수준이지만 식사와 물을 무료로 제공해 준다. www.businessair.co.kr 02-730-1900travie info시간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환율 1바트는 약 34원(10월 기준)전압 한국과 같은 220V기후 일년 내내 최고 기온 30~35도 사이. 5~10월은우기이며, 11~2월은 건기다.
  • 두만강 하구 관광사업 북·중·러, 협력 논의

    북한이 중국·러시아와의 3국 접경인 두만강 하구 지역의 국제관광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29일 옌볜신문망 등에 따르면 북한 나선특별시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중국 지린성 훈춘시, 러시아 연해주 관계자와 두 차례 회의를 열고 두만강 하구 국제관광코스 개발 문제를 논의했다. 두만강과 동해가 만나는 지점에서 국경을 맞댄 이들 지방정부 관계자는 육로와 바닷길을 이용해 3국을 연결하는 육·해 환형(環形) 관광코스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선박 운송과 운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0일 회의에서는 북한 측이 유람선 만경봉호를 북·러 간 변경 해상관광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러시아 측이 매우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명소 사진전인가? 공사장 울타리네!

    서울 영등포의 공사장 가설 울타리가 달라진다. 영등포구는 지역 특유 스토리텔링이 담긴 가설 울타리 표준 디자인을 만들어 지역 내 모든 건축 공사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가설 울타리는 공사장 안전을 지키고 먼지와 소음이 퍼지는 것을 막는 한편, 도시 미관을 살리기 위한 가림막을 가리킨다. 가설 울타리 표준 디자인 적용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영등포 디자인은 거리 미관을 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을 홍보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잡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지역 명소와 변천 모습을 소개해 지역 주민들이 자긍심과 애향심을 느낄 수 있고,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는 영등포에 대한 관심과 호응을 얻어낼 수 있도록 했다. ‘영등포의 이름난 곳’이라는 디자인 주제를 통해서는 성산대교, 서강대교, 밤섬, 여의도 봄꽃축제, 타임스퀘어, 63시티, 여의도공원, 여의도 앙카라공원, 한강 다목적 수영장 수피아 등을 간략한 사진 설명을 곁들여 소개한다. ‘영등포의 어제와 오늘’ 주제에서는 선유도와 선유도공원, 여의도광장과 공원, 여의도비행장과 여의도 전경, 당산철교, 황포돛배와 한강유람선 등 과거와 현재 모습 사진을 비교할 수 있다. ‘마음 치유의 거리’ 주제에서는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이는 아름다운 글귀를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소개했다. 조길형 구청장은 “도시 분위기가 주민들 정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영등포만의 의미와 긍정 메시지를 담은 디자인을 통해 사람이 중심인 영등포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바다위의 도시’ 아파트 1200가구 짓는 셈… 시장규모는 1.5% ‘외면’

    [주말 인사이드] ‘바다위의 도시’ 아파트 1200가구 짓는 셈… 시장규모는 1.5% ‘외면’

    2009년 10월 28일(현지시간) 핀란드 남단 항구도시인 투르크의 STX유럽 조선소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호화 유람선이 선주에게 인도됐다. STX그룹의 해외 계열사가 3년여에 걸쳐 만든 22만 5000GT(총톤수)급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가 세계적 크루즈 선사인 로열캐리비언(세계시장 점유율 23.8%)에 넘겨지는 순간이다. 축구장 3개 반 넓이와 16층 높이의 ‘바다 위 작은 도시’가 서서히 물살을 가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오아시스호의 선가는 10억 1300만 유로(약 1조 4754억원). 대형 컨테이너선 7, 8척과 맞먹는 가격이다. 공식 행사를 마친 당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한국인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조선 4종 가운데 이미 정복한 군용선, 상선, 자원개발선 외에 유일하게 남았던 여객선 분야에서도 한국 조선의 힘을 보여 줄 때가 됐다”며 감격스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강 회장은 지금 STX그룹의 유동성 악화로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했다. 투르크 조선소 직원들은 구조조정 탓에 흩어졌고, STX유럽은 헐값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STX유럽은 경쟁사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를 제치고 한때 크루즈선 건조에서 세계 1등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제대로 팔려야만 모그룹이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세계 조선업계의 절대 강국인 한국은 결국 ‘꿈의 선박’이라는 크루즈선 시장 진입을 앞두고 물러설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세계 최대 유람선을 건조한 STX유럽은 사실 전 대주주인 노르웨이 아커야즈 그룹으로부터 기술과 설비, 인력은 물론 수주 실적까지 통째로 넘겨받은 기업이다. 우리 실력으로 초호화 유람선을 만든 게 아니다. 그럼 한국은 왜 ‘세계 1등’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크루즈선을 만들지 않을까. 한국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세계 선박 발주량의 3분의1 이상을 휩쓸었다. 세계 발주량 3022만 CGT(GT와 부가가치 환산톤수) 가운데 약 36%인 1086만 CGT를 수주했다. 수주액으로 따지면 총 303억 6000만 달러(32조 166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2%나 늘었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136억 7000만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액인 137억 5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목표치 초과 달성도 어렵지 않은 성과다. 삼성중공업도 124억 달러로 목표치 13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118억 달러로 무난하게 목표치 13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세계 조선경기 침체의 중요한 이유였던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되면서 가능했다. 1600여개나 난립했던 중국의 조선소들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세계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내 물꼬가 터진 주문 가운데 고급 기술이 필요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드릴십, LNG-FSRU(부유식 가수저장·재기화 설비) 등은 유독 한국에 몰렸다. 그럼에도 크루즈선은 단 1척도 주문이 없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8일 “크루즈선은 수익성이 높은 편인 초대형 유조선보다도 부가가치가 9.1배나 더 높다”면서 “그렇지만 연간 세계 조선해양 시장이 265조원인 데 반해 크루즈선은 4조원 안팎으로 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크루즈선 1척의 가격은 매우 높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너무 적어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소한 분야라 그동안 솔직히 기술개발에 자신이 없는 측면도 있다. 이 관계자는 “크루즈선은 조선의 비중이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고급 인테리어에 필요한 건축자재, 디자인, 레저 설비 등 비조선 분야여서 국내 빅3 조선사들이 외면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문고리 하나도 유럽산 최고급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로열티는 물론 운송비용을 들여 한국에서 건조하는 게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아 크루즈선 제작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크루즈선 등에도 적극 진출, 2020년 매출을 31조원으로 끌어올리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몸을 웅크리고 있지만, 정부가 국내 크루즈 산업에 거는 기대는 그야말로 초호화판이다. ‘세계적 해양관광도시 창조를 통한 크루즈 허브국가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외국 크루즈 유치 확대 ▲배후 복합관광 인프라 구축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 ▲크루즈 산업역량 강화라는 4대 추진 전략에 따라 2020년까지 연간 관광객 유치 200만명, 고용창출 3만명, 1조원의 경제효과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7년 만에 이게 가능할까. 구호만 앞세운 것은 아닐까. 정부가 의심을 받는 것은 조선 산업을 관할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는 크루즈선 육성 방안이 아예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7월 발표된 정부의 종합계획은 우선 지금처럼 외국 크루즈선의 기항을 유인하면서 앞으로 국내에 모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외국 유람선이 잠시 거쳐가는 것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항지라야 그 근처에 복합레저단지를 만들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이 모항이 있으려면 국내에도 크루즈 운항사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런 크루즈 산업구조가 완성되려면 배도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우리가 크루즈선 10척을 운항하면 84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크루즈선을 1척만 직접 만들어도 1만 100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14만t급 크루즈선 1척에는 아파트 1200가구(20층짜리 15개동)를 짓는 건설기자재가 소요된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대단한 것이다. 아울러 크루즈 관광객의 1인당 소비액도 부산, 제주, 인천, 여수 등 국내 4대 기항지에서 평균 512달러가 발생, 일반 외국 관광객의 두 배를 웃돌았을 뿐이지만 모항이 있으면 기항지의 두 배, 즉 일반 관광의 네 배가 창출된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매년 20여척의 대형 크루즈선이 부정기적으로 한국에 입항하지만, 그 승객의 90% 이상이 한나절만 머물기 때문에 육상 지출액이 많지 않다”면서 “최고의 국내 조선술을 활용하고 운항 및 해양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인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STX유럽의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는

    [주말 인사이드] STX유럽의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는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는 현존하는 가장 큰 유람선일 뿐만 아니라 최고의 위락 시설을 망라한 ‘바다 위의 7성급 호텔’로 통한다. 8일 STX조선해양에 따르면 오아시스호의 길이는 361m, 폭 47m, 높이 16층으로, 전체 규모로 보면 1911년 ‘비운의 타이태닉호’보다 5배 큰 것으로 평가된다. 2700여개의 선실에서 승객과 승무원 8500여명이 지낼 수 있고, 24개의 엘리베이터와 22개 레스토랑이 24시간 운영된다. 각국에서 온 승객들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종업원 2100여명의 국적이 한국을 포함, 65개국이나 된다. 하루에 공급되는 정수의 양만 1.5ℓ 페트병 2733만여개에 이르는 4100만ℓ이다. 유람선의 가운데에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길이 135m의 바다 위 공원인 ‘센트럴 파크’가 있다. 천장이 뚫려 있는 구조라 햇빛을 즐길 수 있고, 햇빛이 싫으면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쉴 수도 있다. 바닷물만 보지 않으면 이곳이 뭍인지, 배 위인지를 깜빡 잊을 정도란다. 공원 주변에는 쇼핑센터와 면세점,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또 5층과 8층 사이를 천천히 오르내리는 주점도 있다. 수영장과 극장을 결합한 아쿠아시어터에서는 돌고래 쇼는 물론 각종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파도타기, 암벽등반, 아이스링크는 물론 미니 골프장, 마사지룸, 카지노바 등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세계인들이 깜짝 놀라는 이런 초호화 유람선을 우리 기업의 브랜드로 만들었다면, 이제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국내여행 | 비수구미-길 위에서 평화를 찾다

    국내여행 | 비수구미-길 위에서 평화를 찾다

    산천에 색이 스며드는 계절이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쾌청하기 그지없고 햇살은 노곤하다. 뚜벅뚜벅 걷는 산길, 도시의 아스팔트 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편안함이 찾아왔다. 발 아래 땅이, 머리 위엔 하늘이 해산터널을 갓 지나자 비수구미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몇 개의 표지판 뒤로 철망으로 만들어진 높은 문이 입을 꽉 다물고 있었고, 그 옆에 작게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둔 게 보였다. 찾아온 이를 반기지 않는 것 같은 풍경에 첫 발걸음이 조금 무거웠다. 길은 울퉁불퉁, 흙이 다져진 흙길이라기보단 돌이 쌓여 있는 돌길에 가까웠다. 운동화가 아닌 단화를 신었던 일행은 불편하고 힘들다고 투덜거렸다. 엉성하게 묶었던 신발 끈을 다시금 조여매고 천천히 걷기로 했다. 출발 지점부터 비수구미 마을까지는 6.5km, 넉넉히 잡아 2시간이 걸린다. 길을 걷자고 찾아온 곳,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강원도 화천에 자리한 비수구미는 오지 중의 오지로 알려져 있다. 비수구미라는 명칭은 ‘신비의 물이 만든 아홉 가지 아름다움’이라는 이야기와, 조선시대 때 임금에게 진상할 소나무 군락지였던 ‘비소고미’가 발음하기 쉽게 변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화천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1,190m의 해산을 뒤로하고 앞으로는 파로호를 마주하고 있는 곳. 외로움과 고된 생활에 지금 이곳에 남아있는 집은 4가구에 불과하다. 파로호의 물 높이에 따라 길이 잠기기 때문에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선착장에서 마을 주민들의 보트를 빌려 타거나(인원 상관없이 왕복 3만원) 해산터널을 넘자마자 나오는 트레킹 길을 통해서 걸어 내려와야 한다. 트레킹 길은 해산령에서 비수구미 마을 방향으로 내려올 수도, 배를 타고 마을로 들어와 해산령 방향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트레킹에 익숙하지 않다면 내려오는 길을 선택하는 편이 수월하다. 비수구미는 2012년 5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자연휴식년제가 지정돼 출입이 통제되고 취사나 캠핑도 불가능하다. 여느 여행지처럼 편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은 아니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만 되면 사람들이 찾지 못해 안달이다. 트레킹 길 출발지와 선착장에도 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고 조용하던 민박집에는 식사시간이 아니어도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단순히 오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집 한 채 없이 이어지는 산길, 그 위에 자꾸 사람들이 서려는 이유는 오감을 통해 채워지는 평안 때문일 것이다. 비수구미에선 조금만 발걸음을 늦춰도 금방 길 위에 혼자가 된다. 소리라고는 숲이 내는 소리와 발자국 소리뿐이다. 보물같이 숨어 있는 길섶의 작은 꽃들은 비수구미 길의 숨은 재미다. 풀의 냄새를 실은 바람도 전해진다. 트레킹 길은 계곡을 옆으로 두고 나란히 이어지다 두어 번쯤 작은 물길이 길 위를 넘어간다. 한여름이라면 발을 담구고 쉬었다 가도 좋을 것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길, 산, 하늘과 물뿐이고 도시에서 찾기 힘든 화려한 색이 물감을 풀어놓은 듯 펼쳐진다. 차를 타고 휙 지나가며 보는 풍경에선 알 수 없는 산천의 숨은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역사의 아이러니를 굽어보다 비수구미 마을과 닿아 있는 파로호는 지금은 잔잔한 물결을 만들며 고요함을 뽐내고 있지만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파로호는 1944년 일제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만든 화천댐 건설로 만들어졌다. 원래 이 지역의 호수는 ‘대붕호’라 불렸지만 일제가 대붕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화천호’로 불렸다. 수력발전소로 지어진 만큼 6·25 전쟁 때 이곳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한국군이 중공군 약 3만명을 물리치며 승리를 거뒀다. 이승만 대통령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랑캐를 물리쳤다’는 뜻에서 파로호破虜湖란 이름을 붙이면서 명칭이 굳어지게 됐다. 파로호와 맞닿아 있는 또 다른 댐은 바로 ‘평화의 댐’이다. 80년대 북한 금강산댐에 대응하고자 만들어진 것으로 국민모금운동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1990년에 완공된 댐은 수많은 논란이 일어 결국 감사원의 감사까지 받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현재의 모습은 2000년대 증축을 거친 모습이다. 그리고 화천군에서 2009년 평화의 댐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고 여러 조형물과 비목공원 등을 설치하면서 관광지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공원에는 커다란 종이 자리하고 있다. ‘평화의 종’이 그것인데, 세계 각국의 탄피를 모아 만든 것으로 ‘전쟁과 분란 없는 세계’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한국에서 가장 큰 종이자 세계에서도 3번째 크기라는데 탄피로 만들었다니 그 크기가 도리어 씁쓸하게 느껴졌다. 종의 윗부분에 있는 날개 한 쪽이 잘린 비둘기 모형은 북으로 갈 수 없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통일이 되면 날개를 이어 붙일 예정이라고. 1인당 500원을 내면 타종 체험도 할 수 있다. 타종료 500원은 에티오피아 아이들의 교육사업에 사용되는데 2010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총 3,000만원이 에티오피아에 전해졌다고 한다. 전쟁의 기억과 안보 위협을 오롯이 담고 있는 이곳에서 생각하게 되는 평화는 남다르다. 비목공원에 걸린 낡은 철모도 선전으로 시작한 댐도 평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맛으로 느끼는 비수구미 동그랗게 말아 놓은 나물이 식탁에 올라온다. 얼핏 봐도 적은 양이 아니다. 꼭꼭 눌러 뭉쳤으니 자꾸만 옮겨 담아도 여전히 그릇 위에 수북하다. 아주머니는 “남으면 다시 올리지도 못하니까 싸 가요”라며 나물이 남은 테이블마다 비닐 팩을 나눠준다. 고사리, 곰취, 얼레지, 곤드레 등 계절마다 제철에 나오는 나물들로 상이 차려진다. 밥 위에 나물 몇 가지를 올리고 직접 담갔다는 고추장을 넣어 슥슥 비벼 한 입. 자근자근 씹기 시작하자 나물의 향과 고소함이 전해졌다. 질감도 맛도 하나같이 다르다. 상차림에 나오는 7가지 나물 하나하나마다 가장 맛 좋은 방법으로 무쳐내기 때문이다. 손이 많이 가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맛있다. 조미료의 맛이 느껴지지 않는 쌉싸름한 고추장과 산나물의 조화는 바깥음식에 길들여진 입맛에 단비와 같았다. 몇달 전, KBS <인간극장>에 나오기도 했던 비수구미 민박은 방송 이후에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있다. 족히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어 보이는 식당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다. 원래는 노부부가 하던 일을 지금은 아들 내외와 손자손녀들, 손자손녀들의 친구들까지 찾아와 돕고 있다고 한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travie info 평화의 댐 평화의 댐 주변에는 물문화관, 비목공원, 세계 평화의 종 공원 등이 있다. 물문화관은 물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모형과 영상 등 시각자료를 활용해 보여 준다. 비목공원은 가곡 <비목>의 탄생지로, 전쟁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매년 6월6일을 전후로 비목문화제가 열리기도 한다. 평화의 댐 뒤편으로 있는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은 ‘염원의 종’, ‘마음의 종’ 등 여러 의미를 담은 종들을 전시하고 있다. 주소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2922-2 문의 033-480-1532 비수구미 민박비수구미 트레킹 길의 끝과 시작점에 위치하고 있는 비수구미 민박은 민박과 식당을 겸하고 있다. 숙박할 수 있는 방은 총 8개로 기본적으로 한 방에 4명이 묵을 수 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공용이다. 비수구미 민박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라면 직접 담근 고추장과 제철에 나는 나물들로 만든 산채비빔밥. 직접 기른 닭으로 만든 닭백숙, 닭볶음탕도 맛볼 수 있다. 가격┃숙박 1박에 3만원 음식 산채비빔밥 1인 1만원, 닭백숙과 닭볶음탕 3~4인분 4만5,000원 주소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2리 2715 문의 033-442-0145 물빛누리호 화천댐 주변의 파로호 선착장에서 출발해 평화의 댐까지 운항하는 유람선. 약 24km를 달리며 배 안에서 파로호의 풍경을 담을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과 공휴일에 운항한다. 10인 이상일 때 운항하며 평일에도 30인 이상이면 예외적으로 운항하기도 한다. 승선료 13세 이하는 왕복 9,000원, 14세 이상은 왕복 1만5,000원 주소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 1177-3 문의 033-440-2575, 2557
  •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해외여행 | Walker of New York City 엄청나게 매력적인* 믿을 수 없이 다양한

    뉴욕커New Yorker는 워커Walker다. 뉴욕은 사람들을 걷게 만드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뻗어 있는 애비뉴를 따라 걸으면 1분마다 새로운 블록, 즉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경쾌하고 빠르다. 그 느낌을 아는 사람들에게 버스와 지하철은 재미를 놓치는 막대한 손실이고 한없는 지루함일 수밖에. 뉴욕은 정말이지 믿을 수 없이 다양하고,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엄청나게 시끄러운 믿을 수 없이 가까운> Extremely Loud & Incredibly Close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9살 소년 오스카의 시선으로 테러 이후 미국 사회의 상처와 치유 과정을 담아낸 장편소설. 기존 소설책의 형식을 파괴하는 실험적인 텍스트 배열과 독창적인 구성으로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천재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2005년 출판된 소설은 2012년 톰 행크스, 산다라 블록이 주연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9·11테러의 상흔이 남은 그라운드 제로에는 새로운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014년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New York, Times 뉴욕에 도착하는 순간, 사람들은 드높은 마천루에 압도당하고 말지만, 다음 순간 그 긴장을 내려놓게 하는 것은 거리의 코너마다 자리잡은 핫도그 가게다(그래서 뉴욕핫도그가 그렇게 유명한가). 깐깐할 것만 같은 뉴요커를 구성하는 것은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보통의 지구인들이다. 뉴욕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과 나눈 이야기들, 혹은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 앙키스 구장 앞에서 만난 꼬마 “양키스도 아이스크림도 좋아요” 저 혼자 여기서 뭐하냐고요? (턱으로 양키스 기념품점을 가리키며) 엄마랑 아빠 기다려요. 그만 나오실 때도 됐는데 말이죠. 누나 야구 잘 모르죠? 설마 베이브 루스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겠죠? 야구가 처음 시작된 곳이 뉴욕(1842년에 최초의 현대야구 경기가 있었다)이라는 것도 모르시나? 뉴욕에 온 김에 메츠나 양키스 중에 한 팀 골라 봐요. 오늘 구장 안에 들어가는 가이드투어는 매진인 것 같던데, 저처럼 양키스 유니폼 한 벌 장만하시든가요. 혹시 안에서 저희 엄마아빠 보면 좀 전해 주세요. 저 아이스크림 다 먹었다고요. JJ 모자가게 점원 지미Jimmy Broadlick “꿈을 좇아서 왔어요” 모자 어디서 샀느냐고요? 사실 저 근처의 모자가게에서 일해요. 뉴욕에 온 지 한 달 정도밖에 안 됐어요. 우리 가게에서 50m 거리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아직 못 가봤어요. 여자 친구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뉴욕으로 이사했어요. 그녀도 오자마자 인턴자리를 구해서 어제부터 유명한 매거진의 화보촬영 어시스턴트를 하고 있죠. 대단한 여자예요! 저는 모자 디자인을 배워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는데 이미 써 놓은 원고가 있어요. 여긴 뉴욕이잖아요. 두드려 볼 문이 많아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도어맨 “밤에는 엠파이어, 낮에는 록펠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어디냐고요? 바로 이 문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빌딩 첨탑이 너무 높아서 여기서는 안 보여요. 한번은 저 위에서 뛰어내린 여자가 있었는데 바람에 밀려 다시 올라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있답니다. 제가 중요한 팁을 하나 드리죠. 뉴욕에는 꼭 가봐야 할 전망대가 두 개 있어요. 낮에는 GE빌딩에 있는 전망대 ‘탑 오브 더 록’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밤에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381m의 야경이 죽여줍니다. 당신 손에 쥐고 있는 시티패스로 야간입장이 가능하니까 새벽 2시 전까지만 다시 오세요. 네이키드 카우보이걸 ‘‘굴 때문에 벗었어요” 타임스퀘어*의 명물, 네이키드 카우보이Naked Cowboy는 아시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팬티 한 장만 입은 채 기타를 메고 노래하는 그 근육질의 남자 로버트Robert John Burck말예요. 2009년 뉴욕시장 선거 때도, 2010년 미국대통령 선거 때도 입후보를 해서 화제를 모았으니 그를 모를 수가 없겠죠. 우리는 로버트에게 ‘네이키드 카우보이’ 상표 사용 허가를 취득한 네이키드 카우보이걸이고 오이스터를 홍보하는 중이예요. 우리 덕분에 블루 아일랜드 오이스터 컴퍼니의 매출이 급성장했죠. 같이 기념사진 한번 찍어요! 타임스퀘어의 반짝 플래시몹 “인종차별은 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지금 플래시몹Flash mob을 하는 중이랍니다. 얼마 전에 히스패닉계 백인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 소년에게 총을 쏴 소년이 죽은 일이 있었는데 그 자경대원이 무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는 의미죠. 후드티를 입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자라고 생각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잖아요! 우리는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SNS를 통해 뜻을 모았고 그 소년이 즐겨 입었던 후드티를 입고 나와서 분노, 좌절, 기쁨 등의 감정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어요. 첼시바버스Chelsea Barbers “뉴욕 최고의 이발사랍니다” 들어들 오십시오. 우리 이발소가 좀 특이하긴 하죠. 여기 주인인 베티Betty는 최고를 추구하거든요. 벽면에 걸린 아티스트 페페Pepe Villegas의 강렬한 작품들은 당신들처럼 멋을 아는 사람들을 사로잡죠. 마피아와 함께 사라져 간 뉴욕의 이발소들이 몇년 전부터 복고풍으로 돌아왔지만 우리 첼시바버스는 1997년부터 자리를 지켜 왔답니다. 멘솔 향기 솔솔 풍기는 스팀 타월의 느낌을 알아야 진짜 남자죠! 보시다시피 우리 고객들은 GQ 잡지의 모델처럼 말끔한 직장인들이고, 그들은 우리를 뉴욕 최고의 이발사라고 불러 줍니다. 이발 40달러, 옛날방식 면도도 40달러니까 헤어살롱에 비하면 엄청 싼 거랍니다. 주소 465 W 23rd St. New York 문의 212-741-2254 www.chelseabarbers.com 뮤지컬 <원스> 주인공 아서 다빌Arthur Darvill “참, 열정적이시네요!” 와우, 오늘 관객분들은 마치 토요일 밤의 관객분들 같네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실 줄 몰랐다는 뜻이에요. 네. 네. 한 분 한 분 모두 사인해 드릴게요. 우리 뮤지컬 <원스ONCE>가 <맘마미아>, <시카고>, <록 오브 에이지>처럼 화려한 공연은 아니지만 2012년 토니상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8개 부분의 상을 휩쓸었죠. 대사마다 빵빵 터져 주시고 영화를 통해 히트한 노래들을 따라 불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참, 브로드웨이공연과 오프브로드웨이공연의 차이는 실력이 아니랍니다. 사실상 좌석규모만 다를 뿐이니 소극장 공연도 많이 봐 주세요. *타임스퀘어 Time Square 타임스퀘어는 뉴욕 면적의 0.1%도 안 되는 넓이지만 뉴욕시 수입 11%, 일자리의 10%가 이곳에서 창출되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광장이다. 매일 이곳을 지나가는 통행인구가 35만명에 이를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으며 새벽 2시에도 인파로 불야성을 이룬다. 타임스퀘어 주변의 건물들은 의무적으로 대형 광고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광고판만으로도 연간 수입이 200억이다. 삼성과 LG도 큰 몫을 하고 있다. Public Architecture Tour 건축은 도시의 입이다 째깍째깍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시계탑이 2시 정각을 가리켰다. 어디가 미팅 장소인지를 몰라 네거리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대각선 모퉁이에서 피터Peter Laskowich 선생이 한 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나타났다.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건축물 100년이나 된 기차역, 그랜드 센트럴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가이드답게 피터 선생은 현명한 눈빛의 소유자였다. 그러나 그는 오늘 이야기를 들려 줄 장본인은 자신이 아니라고 말했다. 누가 또 등장한다 말인가? 아르데코 스타일의 크라이슬러 빌딩을 포함해 위엄을 간직한 근대 건축물들을 가리키며 그가 외쳤다. “Buildings always tell us things!” 예를 들면 이런 이야기다.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로 들어가는 통로는 점점 좁아지도록 설계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거의 뛰다시피 걸음이 빨라지게 된다. 쏟아져 들어온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은 교회를 연상시키는 대형 홀이다. 노란 조명으로 채워진 홀은 일순간 사람들을 차분하게 만들지만 정중앙에 위치한 시계탑과 티켓부스는 다시 각자의 길을 재촉하게 만든다. 100년 전 설계된 이 건물은 조명의 밝기, 천장의 높낮이, 실내 온도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명령(걷는 속도, 장거리 여행자와 통근자의 동선)을 내리고 있었다. 그저 고풍스럽다 여겨졌던 터미널이 인공지능을 지닌 첨단 건물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가운 현대의 인텔리전트 빌딩과는 온도 차이가 있다. “그랜드 센트럴은 뉴욕에서 가장 인간적인 빌딩입니다. 뉴욕이 어떤 곳입니까? 평방인치로 땅을 쪼개서 파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서 있는 중앙홀은 10층짜리 빌딩을 무려 10개나 세울 수 있는 면적이죠. 그러나 현재 이 땅에서 나오는 수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공공장소로 유지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것은 사람을 우선시했기 때문입니다. 뉴욕에 아직은 인본주의가 남아있다는 증거죠!” 박수갈채를 받았던 연설(?)에 덧붙은 이야기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랜드 센트럴을 시작으로 100년 전 파크 에비뉴 일대에 추진됐던 터미널 시티 프로젝트는 1,000개의 빌딩을 잉태했지만 지금 살아남은 생존자는 5%도 안 된다. 조만간 또 하나의 빌딩이 허물어지고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가 거듭 당부한 이야기 하나를 더 전한다. “근사한 곳에 가서 식사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지불한 돈은 1달러짜리 달걀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색감, 선, 질감, 스타일을 위한 것이니까요. 오감을 만족시켜 주는 기회는 흔하지 않습니다.” 오감이 모두 민감한 여행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비밀스러운 장소 두 곳을 이 기사의 마지막 페이지에 소개해 두었다. 다음 번 뉴욕에서 기자를 마주치게 될지도 모를 장소들이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 재활용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는 걷기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다. 그러므로 뉴욕에 3층 높이의 고공 산책로가 조성됐다는 소식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처럼 높은 곳 말고, 브룩클린이나 자유의 여신상에서처럼 먼 곳이 아닌, 딱 3층 높이에서 만나는 맨해튼은 어떤 모습일까? 맨해튼 웨스트사이트에 위치한 하이라인High Line은 원래 화물전용 철도가 다니던 지상 10m 높이의 고가였다. 1980년 운행 중단 이후 30년간 잡초만 무성한 상태로 방치되면서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뜻있는 시민과 예술가들의 열정이 더 높았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구조물을 보존하려는 노력은 10년간의 기획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3년 이상의 공사 끝에 2009년, 하이라인은 뉴욕 시민들이 사랑하는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2.3km의 버려진 철도를 통째로 재활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의 하이라인은 생태적이고 예술적인 공원으로 탈바꿈됐다. 낡은 철로를 그대로 남겨 둔 채 일광욕 데크와 벤치, 전망대 등을 설치하고 다양한 수종의 야생화를 심었다. 그리고 공원 곳곳에 조각상, 설치미술 작품들을 전시했다. 지상 약 10m 위의 산책이 제공하는 종합선물은 뉴저지의 전망과 허드슨강의 노을,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의 야경이다. 여름에는 각종 공연과 이벤트가 진행되고 별 관측 행사도 가능하다. 하이라인의 변화는 주변 환경의 변화도 몰고 왔다. 낡고 지저분했던 고가 주변의 건물들은 새단장에 들어갔고, 아예 고가 위를 가로지르는 부티크 호텔이 지어져 젊은 뉴요커 사이에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고가 주변에 카페와 펍, 레스토랑이 늘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맵(www.thehighline.org)을 통해 고가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랜드 투어Grand Tour | 무료로 진행되는 그랜드 투어는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100주년을 맞아 2013년 한 해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다. 어플리케이션($4.99)을 구입하면 셀프 오디오 투어도 가능하다. www.grandcentralterminal.com 해박한 피터 선생의 또 다른 가이드투어, 특히 야구와 접목한 뉴욕 역사를 듣고 싶다면 그의 사이트를 참고할 것. www.newyorkdynamic.com 뉴욕 시티패스New York City Pass | 구겐하임뮤지엄(또는 탑 오브 더 록), 미국자연사박물관,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현대미술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 자유여신상 유람선 등 6개의 뉴욕 관광명소 입장권으로 구성된 패키지 패스. 낱장 구입보다 $79 할인된 $104(17세 이하 청소년 $79)에 구입할 수 있다. 앞에 언급한 장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며 첫 개시 후 9일 동안 유효하다. www.citypass.com 그레이라인 이층버스Gray Line New York Sightseeing | 버스여행은 양날의 칼 같다. 편리하지만 수박 겉핥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뉴욕처럼 볼 것 많은 도시를 개괄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층버스다. 브로드웨이 45번가의 정류소를 기점으로 북쪽을 도는 업타운 루프, 남쪽을 도는 다운타운 루프는 기본이고 브룩클린 루프, 브롱스 투어는 선택이다. 원하는 정거장에 내렸다가 재탑승이 가능하다. 각 루프의 티켓가격은 $49, 전 루프를 다 이용할 수 있는 48시간 패스는 $59다. www.newyorksightseeing.com 212-445-0848 Chelsea Gallery 욕망의 쇼룸 뉴욕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김아타는 뉴욕을 ‘가장 화려하지만, 가장 야만적인 도시’라고 했다. 그리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그 도시를 야누스의 얼굴로 치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예술가들은 저마다 발견한 뉴욕의 얼굴을 하나씩 꺼내고 있을 뿐이다. 첼시의 갤러리에서 그 얼굴들을 대면할 수 있었다. 세계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70여 개 이상의 갤러리들이 그곳에 모여 있으므로.짐켐프너파인아트Jim Kempner Fine Art 정원에 들어서면 중용The Golden Mean이라는 제목의 조각상이 서 있는 짐켐프너갤러리. 실험적인 현대작품들과 복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주소 501 West 23rd St, New York 문의 212-206-6872 www.Jimkempnerfineart.com 두산 갤러리 Doosan Gallery 두산 연강 재단이 운영하는 곳이다. 한국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을 발굴하여 6개월간 첼시에 머무는 레지던스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주소 533 West 25th St. New York 문의 212-242-6343 www.doosangallery.com 레일라 헬러 갤러리 Leila Heller Gallery 중견 현대미술 작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특히 중동작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아 이란, 터키, 중동의 미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소 568 West 25th, New York 문의 212-249-7695 www.leilahellergallery.com 더 페이스 갤러리 The Pace Gallery 베이징의 유명한 아트지구인 따산즈에도 분점이 있는 갤러리.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예술품, 판화 갤러리, 사진 갤러리가 나뉘어 있으며 한국의 이우환 작가도 후원하고 있다. 주소 534, 510, 508 West 25th, New York 문의 www.thepacegallery.com 브루스 실버스타인 Bruce Silverstein 앨프리드 스티글리츠 같은 근대 사진작가들을 주로 다루는 사진전문갤러리. 주소 535 West 24th, New York 문의 212-691-5509 www.brucesilverstein.com 요시밀로 갤러리 Yossi Milo Gallery 일본계 사진전문갤러리로 새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신진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나무’시리즈로 유명한 한국의 이명호 작가도 이곳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었다. 주소 245 Tenth Ave, New York 문의 www.yossimilo.com 글래드스톤 갤러리Gladstone Gallery 매튜 바니, 아니슈 카푸어, 알로라 & 칼자딜라 등 스타 작가를 키워낸 곳. 공장 건물을 개조한 2개의 갤러리가 있는데 규모가 큰 21번가에는 설치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개인전은 24번가의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주소 515 West 24th St. New York 문의 212-206-9300 www.gladstonegallery.com Brooklyn & Williamsburg 브룩클린에서 찾은 비상구 내 머릿속에 브룩클린은 먼지 푹푹 날리는 공장지대에 땀에 찌든 노동자들이 술 한잔으로 일상을 위무하는 디스토피아였다. 영화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Last Exit To Brooklyn(1989년, 올리 에델 감독)>에 비친 더럽고 음울한 뒷골목이 전혀 가상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러나 2013년의 브룩클린은 전혀 달랐다.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신흥 주거타운. 그곳이 브룩클린이었다. 젊음의 비상구,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 모든 것은 맨해튼의 살인적인 집세 때문에 시작됐다.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20만명쯤 된다는 뉴욕의 아티스트들은 저렴한 곳을 찾아 방치된 공장이나 창고로 스며들곤 했었다. 큰 창문과 높은 천장은 대형 작품을 옮기기 좋았고, 월세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빈 공장이 많았던 소호와 첼시가 그랬다. 예술가들의 안목은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그 분위기에 반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그 사람들을 겨냥한 자본이 따라 들어오는 수순. 꿈과 열정이 가득하지만 정작 주머니가 비어 있는 예술가들은 이제 더 이상 맨해튼 내에서는 짐 풀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 동네의 집값만 올려준 채 다시 짐을 싸야 했던 가난한 예술가들이 찾은 다음 번 비상구는 다리 건너,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였다. 베드포드 애비뉴Bedford Ave를 따라 도열한 아기자기한 카페와 레스토랑, 개성적인 숍들에 활기가 더해지면서 현재 가장 ‘핫hot하고 펀fun한’ 장소로 떠올랐다. 새 책과 헌 책을 모두 취급하는 스푼빌 & 슈가타운 서점Spoonbill & Sugartown Booksellers은 디자인과 아트 관련 책으로 유명하지만 판매대 위에서 천연덕스럽게 잠을 자는 검은 고양이로도 유명하다. 윌리엄스버그를 찾아가기 가장 좋은 때는 주말이다. 많게는 150개 부스가 줄지어 선 난장이 펼쳐지는 벼룩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브룩클린에서 개최되는 주말 벼룩시장은 여러 곳이지만 윌리엄스버그 벼룩시장의 규모가 가장 크다(www.brooklynflea.com). 요즘 뉴욕 젊은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샌드위치와 음식들을 판매하는 부스도 있으니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브룩클린 하이츠 브라운스톤붉은 사암으로 주택의 전면(파사드)를 장식하고 계단 아래 반지하 공간을 두었던 19세기 주택건축양식은 뉴욕의 주거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었지만 지금은 그리니치와 할렘, 브룩클린 일대에만 집중적으로 남아있다. 오드리 헵번의 출세작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 트루먼 커포티Truman Capote가 살았던 집은 윌로우 스트리트 70번지에 남아 있고, 희곡 <세일즈맨의 죽음>을 쓴 아서 밀러Arthur Miller가 살았던 집은 그레이스 코트Grace Court에 남아 있다. 뉴요커가 사는 곳, 브룩클린 하이츠 메트로폴리탄에는 베드타운이 필요한 법이다. 브룩클린 하이츠Brooklyn Heights는 뉴요커들이 사랑했던 미국 최초의 교외suburb였다. 다리만 건너면 맨해튼의 소음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고, 또 하루가 멀다하고 솟아오르는 마천루는 나름대로 봐줄 만한 전경이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반 범죄가 늘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때 공동화되다시피 했던 브룩클린은 세월의 부침을 거쳐 다시 드라마틱하게 부활하고 있다. “맨해튼 자치구는 자기들이 세금에서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요. 맨해튼에는 이민자, 실업자들이 많이 살지만 브룩클린은 깨끗한 주거지죠. 우리 입장에서는 젊은 처녀가 희생하는 느낌이라고요. 하하. 어쨌든 맨해튼과 브룩클린은 쌍둥이 같은 운명인 거죠.” 쌍둥이는 운명공동체가 맞다. 브룩클린 다리를 건너오고 있는 것은 젊은 부부들만이 아니다. 대형 쇼핑몰이 건너오고, 증권사도 건너오고, 이제 호텔들도 다리를 건너오고 있다. 그들을 수용하기 위해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면서 중요한 근대 건축 유산을 잃어가는 것은 쌍둥이의 씁쓸한 운명이다. 다행인 것은 무분별한 개발을 견제하는 시민활동가들의 노력이 활발하다는 것. 브룩클린 하이츠 지역은 1965년 역사보존지구로 지정됐고 주택개조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 유명한 재즈가수 노라 존스가 코블 힐Cobble Hill에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후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일부 창문을 막으려 했을 때 온 동네가 떠들썩했던 일화가 있다. 브룩클린에서 진행되는 빅어니언워킹투어의 파트너는 브룩클린역사협회(www.brooklynhistory.org)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동네 풍경을 가치 높은 건축물로 다시 보게 해 준 사람은 티나Tina Rivers였다. 플로리다에서 자란 그녀는 할아버지의 고향인 브룩클린으로 혼자 돌아왔다. 콜롬비아대학에서 예술사 박사과정을 마친 후 현재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가이드로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다. 역사연구가답게 오래된 신문 등의 정확한 사료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지금은 브룩클린역사협회가 위치한 건물에만 들어가도 뉴욕공공도서관에서 받았던 감동을 되살려 주는 황홀한 도서관이 숨어 있다. 한때 2,632개의 객실로 뉴욕 최대 규모의 호텔이었던 세인트 조지St. George Hotel는 지금은 저렴한 숙소를 찾는 학생들의 차지가 됐다. 밋밋하게 느껴지는 휘트먼 공원도 브룩클린 데일리 이글Brooklyn Daily Eagle 신문의 기자로 이곳에 살았던 시인 월트 휘트먼Walt Whitman을 기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달라 보인다. 티나가 ‘쿠키 같다’고 표현한 브라운스톤* 하우스들도 마찬가지다. 투어는 맨해튼의 경치가 바라보이는 언덕의 강변 산책로에서 끝이 났다. 아래쪽 부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종합휴양시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어린이 공원, 수영장, 야간영화제를 위한 스크린, 바비큐 피크닉장, 와인바, 카약보트 등을 내려다보며 왜 이곳이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베드타운인지를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travie info 빅어니언워킹투어스Big Onion Walking Tours 빅어니언투어는 뉴욕시민들도 잘 모르는 뉴욕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는 다양한 워킹투어를 20년 이상 진행해 오고 있다.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들은 대부분 관련 분야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교사 혹은 연구원 출신. 지역과 주제별로 30여 개나 되는 워킹투어는 보통 2시간여가 소요되며 비용은 1인당 $20다. 미리 예약할 필요 없이 미팅장소로 가면 된다. www.bigonion.com 888-606-9255 Bronx & East Harlem 할렘을 넘어서 우리가 도전한 것은 할렘 너머 미지의 땅이었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가이드북 <타임아웃>에는 상세지도조차 없는 브롱크스Bronx를 향해 맨해튼 북단의 헨리 허드슨다리Henry Hudson Bridge를 건넜다. 보통의 뉴욕여행자에게는 북방한계선이 있다. 바로 할렘이다. 선입견은 무서운 것이라 할렘이라는 이름 앞자리를 오래 차지했던 ‘우범지역’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가 않는다. 강남만, 혹은 강북만 보았다면 서울을 다 본 것이 아니듯 맨해튼만 보았다면 그건 뉴욕의 5개 자치구 중에서 하나만을 보았다는 뜻이다. 감히 말하건대 뉴욕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할렘에서 꼭 해봐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재즈뮤직을 듣는 일이고 두 번째는 흑인들의 소울 푸드를 맛보는 일이다. 혹시 일요일에 방문하게 된다면 아무 교회나 들어나 성가대의 합창을 들어 보는 일 또한 부지런한 여행자에게 근사한 보상이 된다. 할렘이 아프리카계 이민자들이 밀집한 곳이라면 북쪽의 브롱크스는 더 다양한 얼굴을 가졌다. 아프리카계뿐 아니라 유태계, 푸에르토리칸Puerto Rican, 히스패닉Hispanic 인구가 많고 북유럽에 뿌리를 둔 후손들의 흔적도 강하다. 200여 개국에서 이주한 300만명 이상의 이민자들이 거주한다는 뉴욕의 인구통계학적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브롱크스라는 지명도 스웨덴에서 이민 온 농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지금은 미국 힙합문화의 일부가 되어 버린 그래피티Graffiti가 1970년대에 처음 시작된 곳도 브롱크스였고, 그 주인공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소년들이었다. 브롱크스를 찾는 여행자들의 발걸음은 대부분 사우스 브롱크스의 양키 스타디움Yankee Stadium으로만 몰린다. 경기가 없는 시즌이라고 해도 구장투어는 항상 만석이다. 투어마저 놓친 사람들은 경기장 코앞의 양키스 터번Yankees Tavern에 자리를 잡는다. 구단과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수십년 동안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아 온 스포츠 바bar다. 낮부터 맥주를 기울이며 스포츠채널에 시선을 고정한 손님들도 오래된 풍경이다. 브롱크스 가장 큰 대로인 그랜드 콘코스Grand Concourse 양쪽으로는 아르데코풍의 아파트와 빌딩들이 도열해 있다. 이 거리를 두고 뉴욕의 ‘샹젤리제 거리’라는 과장된 미사여구를 시도하는 브롱크스 시의 마음은 알겠지만 쉽게 동의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브롱크스는 알려지지 않은 만큼 새로운 곳이다. 사회적 사실주의 미술가 벤 샨과 그의 부인 베르나르다가 1938~1939년에 그린 벽화는 브롱크스 중앙 우체국Bronx General Post office의 로비에서 만날 수 있다. 1930년대 미국 노동 계급을 묘사한 13점의 벽화 아래로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색다르다. 센트럴 파크보다 면적이 크다는 2개의 공원이나 동물원Bronx Zoo은 어떨까. 맨해튼의 박물관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는 뮤지엄과 미술관들은 어떨까. 이런 궁금증은 여행 개척자들의 원동력이 된다.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 운행한다는 브롱크스 컬처 트롤리를 이용하면 브롱크스 지역의 주요 문화명소를 안내해 준다니 노려 볼 만하다. 노동자 계급의 친구들 ‘카마라다스Camaradas El Barrio’ 카마라다스Camaradas를 강추한 사람은 데스말이었다. 뮤지션이 추천하는 라틴뮤직 라이브 바라니, 우리는 황금 같은 토요일 밤을 그의 말대로 카마라다스에 올인하기로 했다. 역에서 내려 바를 찾아가는 10여 분의 보도 여행은 할렘에 대한 두려움과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은근한 스릴을 만끽해 보시길. 바에 앉아 맥주 한잔을 시키자마자 초저녁의 한산함을 뚫고 멋들어진 양복에 건장한 체구를 감춘 사장 올란도Olrando Plaza가 시가를 물고 등장했다. 만나자마자 금방 친구가 되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름 그대로예요. 카마라다스. 친구들이란 뜻이죠. 여기는 라틴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 사람들의 네이버후드죠. 제 선조는 푸에르토리칸이고요. 그런 노동자계급들을 위한 커뮤니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에 벽돌과 강철을 주로 사용한 것도 아버지, 할아버지처럼 이 땅을 개척했던 이민자들에게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역 아티스트들을 후원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입니다. 저기 그림들은 지역 예술가들의 것인데 매달 바꿔서 겁니다.” 결과부터 보고하자면 우리는 오래 기억할 만한 즐겁고도 특별한 토요일 밤을 보냈다. 우연히 바 옆자리에 앉게 된 인테리어 디자이너 애슐리Ashley Geissinger는 나의 친구가 되어 주었다. 1년 전 직장 때문에 플로리다에서 건너온 그녀가 이곳을 단골집으로 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는 TV가 없어서 좋아. 멍청하게 앉아서 TV를 보는 건 집에서도 할 수 있잖아. 여기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맛있는 푸에르토리코 음식이 있지. 사랑방 같은 곳이랄까. 게다가 수준 높은 라틴뮤직 라이브공연도 있고 가끔 유명한 DJ들도 오니까 좋지.” 그녀와 뉴욕의 그래피티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두 번째 밴드 이스마엘 리베라가 연주를 시작했다. 무대 앞 좁은 홀은 이미 타고 난 리듬감으로 몸을 흔드는 ‘친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주소 2241 First Avenue, at 115th St. 문의 212-348-2703 www.camaradaselbarrio.com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브랜드USA 한국사무소 02-777-2733 www.thebrandusa.com,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interview프레고네스 극장 전속작곡가 겸 음악감독 데스말 게바라 Desmal Guevara 스물 한 살에 이곳에 정착했으니 브롱크스에 온 지도 벌써 20년이 다 되었네요. 원래 피아니스트라서 예전에는 일본, 태국 등지로 공연을 다녔었는데 지금은 극장 전속 작곡가 겸 음악 감독으로 바쁩니다. 우리 프레고네스 극장Teatro Pregones은 124석의 작은 극장이지만 수준 높은 라틴공연을 올리고 로비에는 지역 작가들의 그림을 전시하죠. 브롱크스에는 히스패닉, 도미니칸, 페루인, 러시안, 유태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살고 있는데 우리 극장은 라틴 커뮤니티의 중심역할을 합니다. 이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들도 많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곳에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살고 있다는 것이에요. 더 좋은 곳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죠. 이미 밖에서 보는 것과는 많이 달라요. 여기서 가까운 링컨병원에만 가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갤러리, 극장이 있어요. 싱글맘이나 유방암 환자들을 지원하는 문화 프로그램 등도 활발하고요. www.pregones.org ▶travel info New York City [에이미 브레드] 뉴욕 치즈 샌드위치의 감동 에이미의 빵집Amy’s Bread을 찾아낸 것은 순전히 운이었다. 2층 버스 티켓을 사러 갔던 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할 만한 장소를 찾던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것이 바로 에이미였다. 갓 구워낸 빵과 군침을 돌게 만드는 케이크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빵집은 아침부터 손님들로 북적거렸고 테이블에 앉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했지만 잘 구워낸 뉴욕 치즈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그런 수고로움은 모두 잊고 말았다. 헬스키친의 본점이 멀다면 첼시마켓과 블리커 거리Bleecker St.에 더 넓은 분점이 있으니 참고할 것. 본점┃주소 Hell’s Kitchen 672 9th Avenue BTWN 46th & 47th St. 문의 212-977-2670 www.amysbread.com [그랜드 센트럴 캠벨아파트먼트] 90년 전의 호사 유럽에서 실어온 최고급 가구와 집기들로 꾸며진 캠벨아파트먼트The Campbell Apartment에서 칵테일을 한잔을 마셔 보자. 한 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가장 큰 면적의 사무실이 필요했던 SF소설가 캠벨John W. Campbell은 1923년 그랜드센트럴터미널의 남서쪽 귀퉁이를 개조했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은 뉴욕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이탈리아 피렌체궁 스타일의 사무실이다.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한 호사스러움은 웨딩이나 파티, 이벤트 공간으로 대여해서 만끽할 수 있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15 Vanderbilt Entrance, New York 문의 212-953-0409 www.hospitalityholdings.com [맥넬리잭슨 서점 & 카페] 나도 저자가 될 수 있다! 뉴욕 놀리타에 위치한 이 서점은 독서애호가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곳이다. ‘책을 얻는 가장 갸륵한 방법은 직접 책을 쓰는 것’이라는 발터 벤야민의 말을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방법을 찾지 못했던 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셀프 출판 코너가 있다. 4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부터 800페이지 분량의 두툼한 책까지, 약 3만부의 책이 셀프 프린팅으로 탄생했다. 패키지 프로그램의 비용은 적게는 $19(권당 $7 추가)부터 많게는 $349(권당 $7 추가)로, 조건에 따라 다양하다. 주소 52 Prince Street, New York 문의 212-274-1160 www.mcnallyjackson.com [그랜드 센트럴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 기차를 타고 온 해산물 중세 예배당을 연상시키는 낮은 돔 천장의 오이스터 바에 앉아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곁들이는 것은 어떤가. 그날그날 배달되는 72종의 해산물 재료에 따라서 메뉴마저 바꾼다는 오이스터 바 & 레스토랑Grand Central Oyster Bar & Restaurant을 그랜드 센트럴터미널에서 발견했을 때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1913년에 오픈하자마자 뉴욕명사들의 단골집이 된 것. 오이스터 바는 지금도 퇴근 후에 신선한 굴과 와인으로 기분전환을 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게 중독성 높은 아지트다. 주소 Grand Central Terminal, New York 문의 212-490-5210 www.oysterbarny.com [JJ 모자센터JJ Hat Center] 뉴욕 최고最古의 모자가게 페도라는 뉴욕 멋쟁이의 필수 아이템이다. 미트패킹이나 윌리엄스버그에서 꼭 마주치게 되는 ‘새앙쥐’ 같은 멋쟁이들의 공통점은 페도라에 선글라스, 문신이라고. 거리에서 $10~20에 살 수 있는 모자가 수십만원씩이라면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100년 전통의(1911년 오픈) JJ 모자센터의 진열대 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물욕이 절로 꿈틀거린다. 차원이 다른 2,000여 종의 모자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310번가에 위치한 본점 외에 이트빌리지와 윌리엄스버그에도 분점이 있다. 주소 310 Fifth Ave &t 32nd St. New York 문의 212-239-4368 www.jjhatcenter.com [Hotel] 쉐라톤 타임스퀘어Sheraton New York Times Square Hotel 단언컨대 완벽한 호텔 여행자에게 지구는 숙소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같은 이유로 맨해튼의 호텔 요금은 상식을 넘어선다. 센트럴 파크, 타임스퀘어, 브로드웨이, 현대미술관을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쉐라톤호텔이라면 그 가치는 얼마나 더 크겠는가. 그래서 쉐라톤은 언제나 사랑받는 호텔이다. 1억6,000만 달러 예산의 개보수 공사는 외관 정리를 남겨둔 상태. 스타우드 프리퍼드 게스트Starwood Preferred Guest일 경우 클럽라운지에서 맨해튼의 마천루를 감상하며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쉐라톤의 자랑인 스위트 슬리퍼Sweet Sleeper 침구류에 안겨서 보내는 뉴욕의 밤은 달콤하기만 하다. 주소 811 7th Avenue 53rd Street, New York 문의 212-581-1000 www.starwoodhotels.com Z Hotel 맨해튼을 바라보는 자세 창고와 공장을 이웃으로 둔 부티크 호텔이라니, 당황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삭막함을 상쇄하는 노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모던한 외관과 인테리어, 힙한 소품들은 젊은이들이 취향에 완벽히 부합한다. 그리고 밤이 되면, Z호텔은 숨은 진가를 발휘한다. 주변의 황량함은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퀸스버러 다리를 포함하는 건너편 맨해튼 미드타운의 야경이 객실 유리창을 가득 채우기 시작하면 호텔을 떠나고 싶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다리를 하나 건넜을 뿐인데 호텔 요금은 한결 저렴하고 호텔에서는 맨해튼 미드타운까지 매시간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주소 11-01 43rd Ave, Long Island City, New York 문의 212-319-7000 www.zhotelny.com [NYC Restaurant Week] 미식가의 달력을 훔쳐라 일년에 두 번, 미식가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즌이 있다. ‘브런치’ 문화가 일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뉴요커에게 너무나 중요한 레스토랑 위크다. 20여 일에 이르는 여름과 겨울 기간 동안 뉴욕시를 대표하는 300여 개의 레스토랑이 제공하는 3코스 요리를 1인당 점심 $25, 저녁 $38의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 주말은 제외인 경우가 많으니 참고할 것. 워낙 인기 높은 행사이므로 예약은 필수인데 그 절차는 놀랍도록 간단하다. 노부 뉴욕Nobu New York, 블루 워터 그릴Blue Water Grill, 팜 트라이베카Palm Tribeca 등을 놓치지 말자. 참고로 식당 입구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푸른색 A는 위생등급을 표시한 것이다. B, C 순으로 낮아진다. www.nycgo.com/restaurantweek NYC Restaurant 1. The Mercer Kitchen 김치 맛을 아는 미슐랭 셰프 2001년 문을 연 메르세르 호텔 1층에 자리잡은 이 레스토랑은 트렌드세터들의 집합소다. 소호에 자리잡은 첫 번째 부티크 호텔이라는 명성에 어울릴 만한 시크함이 이 레스토랑의 압도적인 분위기. 프랑스 출신의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장 조지jean georges vongerichten는 2011년 아내와 한국을 방문해 한식조리법을 배우는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적도 있다. 한층 품격 높은 미국식 캐주얼 다이닝에서는 전형적인 미국 노동자 음식인 햄버거가 메인코스가 될 때는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준다. 주소 99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966-5454 www.mercerhotel.com NYC Restaurant 2.The Dutch 낯선 만족과 포만감 로칸다 베르데Locanda Verde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히트시킨 적이 있는 3인방이 다시 의기투합한 프로젝트는 미국식 레스토랑이다. 경험의 폭이 넓은 카르멜리니Andrew Carmellini 셰프는 토끼 팟 파이, 건조 숙성시킨 스테이크, 벗겨 먹는 새우 등 조금은 낯설고 난해한 요리를 내놓지만 어느 것 하나 만족감을 놓치지는 않는다. 오크 바에 앉아서 간단하게 와인 한잔에 신선한 굴을 즐기는 기쁨도 가능하다. 흔하게 먹을 수 있는 튀김닭 요리도 이곳에서는 육즙이 살아 있는 요리가 된다. 전체 요리는 $15 내외, 메인은 $20 내외다. 주소 131 Sullivan St & Prince St. New York 문의 212-677-6200 www.thedutchnyc.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New York City 뉴욕시는 뉴욕주의 주도로 5개의 자치구로 이루어져 있다. 익숙한 이름인 맨해튼 외에도 브롱크스, 퀸즈, 브룩클린, 스태튼 아일랜드가 뉴욕시를 구성하고 있다. 뉴욕시는 세계에서 가장 북적거리는 도시지만 길을 찾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단순한 격자형 구조를 가진 도시에서 가로는 스트리트고 세로는 애비뉴다. 남에서 북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숫자가 늘어난다. [Rent-a-Car] 뉴욕 알라모 렌터카 대리점 뉴욕시를 벗어나 뉴욕주 여행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북쪽으로 캐나다 국경과 만나는 나이아가라 폭포까지가 모두 뉴욕주다. 위치 JFK 국제공항지점JFK Intl Airport 주소 149-05 131st Street, Jamaica, NY 전화번호 718-553-8640 영업시간 오전 6시~밤 11시59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United Airlines] about 유나이티드항공 유나이티드항공과 유나이티드익스프레스는 한 해 1억4,000만명의 승객이 이용하는 항공사다. 2012년에 국제선 9개 노선과 국내선 18개 노선을 신설하여 현재 6개 대륙에 걸친 370개 이상의 공항으로 매일 5,446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는 약 700여 대이며 2013년에도 24대의 보잉항공기를 추가하고 있다. 2012년에는 <비즈니스트래블러Business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북미 최고 항공사상을 수상했으며 마일리지 플러스Mileage Plus는 9년 연속 <글로벌트래블러Global Traveler>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상용고객프로그램으로 뽑혔다. www.kr.united.com [유나이티드항공과 함께하는 뉴욕 여행] 뉴왁 리버티 국제 공항 Newark Liberty Int’l Airport, EWR 유나이티드항공의 새로운 허브공항인 뉴왁Newark 공항EWR은 맨해튼 시내까지 25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기존의 케네디John F Kennedy Inti’l Airport(JFK) 공항보다 접근이 쉽다. 유나이티드 이코노미플러스United Economy Plus 여유로운 공간의 이코노미플러스에서는 레그룸이 최대 약 12cm 넓어서 좀더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석 앞쪽에 위치하여 신속하게 내릴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홈페이지를 통해 109~149달러의 추가요금을 내면 예약할 수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 미주 대륙 횡단 노선인 뉴욕 JFK-LA, 뉴욕 JFK-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 새롭게 제공되는 유나이티드항공만의 프리미엄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에는 여유로운 공간의 180도 침대형 평면좌석을, 새로운 이코노미좌석에는 레그룸을 넓혔다. 또 전 좌석에 주문형 엔터테인먼트 및 전원 공급장치가 구비되어 있다. 유나이티드 프리미엄 캐빈 서비스┃ 글로벌퍼스트Global First & 비즈니스퍼스트Business First 침대형 평면좌석과 공항에서의 우대 서비스, 주문형 개인 엔터테인먼트 및 프리미엄 기내식을 특징으로 하는 유나이티드 글로벌퍼스트와 비즈니스퍼스트와 함께라면 여행 내내 보다 업그레이드된 편안함과 편리함을 경험할 수 있다.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바다에 뿌려지는 유골 늘어도 관련 규정 없다

    바다에 뿌려지는 유골 늘어도 관련 규정 없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인천 앞바다에서 시행되고 있는 해양장(葬)이 새로운 장사문화로 떠오르고 있다. 육지의 묘지와 납골당, 자연장 부지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민간이 운영하는 관광 유람선을 이용해 인천 앞바다에서 해양장을 시행한 것은 2002년 227구에 그쳤으나 2011년 888구, 2012년 999구, 올 들어 지난달 기준으로 779구 등 최근 3년간 하루 평균 2∼2.4구의 해양산분(바다에 화장한 유골을 뿌림)이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천발전연구원이 인천시의 의뢰를 받아 장사문화 개선 용역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으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모두 6940구의 시신이 인천 앞바다 인천대교 안쪽 부표 19번, 23번 인근에서 해양장으로 치러졌다. 항로표지 부표가 이용되는 것은 유골을 뿌린 장소를 유족들이 기억하기 위함이다. 주로 인천 H유람선 업체가 시행하는 해양장은 비용이 44만원(탑승인원 40명 이내)으로 일반 장사비용에 비해 크게 적은 데다 소요시간도 40~50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 ‘폐기물관리법’ ‘해양환경관리법’에는 해양장과 관련된 규정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다만 지난날 국토해양부는 바다에 유골을 뿌리는 행위를 ‘폐기물 투기행위’로 분류해 불법에 가깝다는 의견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민주당 박남춘(인천 남동갑) 의원 등 12명이 해양장을 법제화하는 법안을 발의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1000도 이상의 화장로에서 소각된 유골은 환경에 무해한 무기질임이 환경부와 해경의 조사 결과 밝혀졌다”면서 “법제화되면 조례 등을 만들어 육지에서 일정거리 떨어진 곳에서 해양장을 할 수 있도록 공식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업지도선, 해경선을 이용하거나 자체적으로 전용 선박을 마련해 민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운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해양연구원 김석현 박사는 “해양산분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측정한 결과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P)의 용출량은 해양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적은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사문화에 대한 국민 인식이 변화하고 있는 데다 묘지와 납골당, 수목장·잔디장 등의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용이 편리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해양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행정적, 환경적 측면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중국,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해양장 관련법과 규정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음에도 해양장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해양산분 후 30일 이내에 보고만 하도록 돼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포항 형산강·동빈내항 물길 2일 通한다

    포항 형산강·동빈내항 물길 2일 通한다

    경북 포항 도심을 가로지르는 형산강과 동빈내항 간의 끊겼던 물길이 40여년 만에 다시 이어진다. 포항시는 2일 형산강 물을 동빈내항으로 흘려보내기 위해 만든 포항운하 일원에서 시민 등 3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수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행사에서는 선박 90여척이 물살을 가르는 수상 퍼레이드와 통수 퍼포먼스,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통수와 더불어 남구를 출발한 형산강 물이 길이 1.3㎞, 폭 15~26m, 수심 1.74m 규모로 건설된 운하를 따라 하루 1만 3000t씩 북구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으로 흘러든다. 쓰레기로 넘쳐났던 동빈내항은 ‘죽은 바다’에서 ‘생명의 바다’로 거듭난다. 준공은 운하 일원의 각종 공사를 마무리하는 내년 초로 예정됐다. 1962년 개항한 동빈내항은 송도·죽도·해도·상도·대도 사이로 흐르는 형산강과 영일만 바닷물이 만나는 항구였다. 한때 ‘포항의 자궁’ ‘수산업전진기지’로 불리며 포항지역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으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1968년 포항제철소 건설과 함께 주변 도심에 난개발이 시작됐다. 형산강 지류를 아예 메워서 물길을 막고 건물을 세웠다. 결국 바닷물은 갇혔다. 시내에서 오수까지 흘러들어 오염됐다. 물고기가 노닐고 시민이 물놀이하던 동빈내항을 잃고 만 것이다. 대가는 무서웠다. 심한 악취를 풍기면서 갈수록 쇠락한 나머지 포항의 대표 해수욕장이었던 송도해수욕장 주변은 지역 최대의 ‘슬럼가’로 추락했다. 내항은 어느새 포항의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됐다. 박승호 시장은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며 2006년 물길 살리기 계획을 세웠다. 처음엔 주위에서 무모한 도전이라며 말렸다. 막대한 사업비 조달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박 시장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사업비 1600억원 가운데 국·도비 346억원과 포스코·한국토지주택공사(LH) 민자 1100억원을 끌어들였다. 시비는 154억원으로 줄였다. 그리고 기어이 죽은 강을 살려냈다. 시는 운하를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에 견줄 세계적인 미항으로 가꾼다는 꿈에 부풀었다. 우선 운하 관람객 편의를 위해 물길을 따라 인도교 3개와 수변공원, 자전거길, 산책로를 조성 중이다. 주변 낡은 건물을 철거하는 등 도시재생 사업도 한창이다. 형산강과 운하가 만나는 곳에는 4층짜리 홍보관이 들어선다. 포항과 동빈내항의 역사, 형산강과 항구 풍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와 전시실도 곁들인다. 내년 3월쯤에는 20t급 관광유람선 2척과 나룻배 18척이 동빈내항~송도~형산강 6.6㎞ 구간을 운항한다. 민자를 유치해 59만 9000㎡에 비즈니스호텔과 수상카페, 워터파크, 비즈니스타운도 건립한다. 남구 송도동 동빈 큰다리 옆에는 1만 6400㎡ 규모의 해양공원을 2016년까지 조성한다. 이곳에는 공연장, 음악 분수, 카페 등이 마련된다. 시는 통수를 기념해 3일까지 일월문화제와 스틸아트페스티벌, 사진전, 수상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박 시장은 “포항운하 건설은 기존 슬럼가를 완전히 걷어내 도시를 재생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해양공원 조성과 함께 동빈부두 정비, 타워브리지 및 영일만 대교 건설이 끝나면 포항은 새 항구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아라뱃길·제주 영어도시… 세금 먹는 하마들

    아라뱃길·제주 영어도시… 세금 먹는 하마들

    부실 국책사업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시의 가락시장 현대화사업뿐만 아니라 세빛둥둥섬, 용산개발 등도 대표적인 부실 사업으로 꼽힌다. 또 전국적으로는 경인아라뱃길과 인천공항 민자고속도로, 경전철 등 부실 국책사업이 지방재정 부실을 위협하고 있다. 29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각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2조 5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대형 국책사업으로 추진됐지만,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대표적인 예로 ‘경인아라뱃길’을 꼽았다. 자치단체 등은 이번 국감에서 경인아라뱃길의 18개 전 공구에서 누수·균열·박리·침하 등 모두 172건의 하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운영실적도 저조해 물동량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애초 예측치에 비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2만 6300TEU로 예측량의 8.9%에 불과하다. 일반화물은 11만 9300t으로 예측치의 1.6%, 유람선 이용객은 19만 1900명으로 34%에 그쳤다. 특히 아라뱃길 인천물류단지의 43%와 김포물류단지의 16%가 아직도 미분양돼 투자비 9675억원 중 3110억원만 회수됐다. 여수시도 2조 1000억원이 투자된 여수박람회장의 부지·시설 활용 방안이 1년 넘게 정해지지 않고 방치돼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해양수산부는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을 위한 민간개발사업자 공모를 두 차례 했지만, 세계적인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지원한 회사가 없어 모두 무산됐다. 또 제주 영어교육도시 조성 사업도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는 해외유명 사립학교의 브랜드와 교육 시스템을 빌려 오는 프랜차이즈 계약 방식으로 매년 수업료의 4% 로열티와 추가적인 관리비용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해외 본교에 지급해야 한다. 국제학교가 앞으로 지급해야 할 로열티 등은 1255억원이다. 하지만 국제학교 운영 법인인 해울은 총자산이 3507억원, 부채가 3668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또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것도 부실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제학교 부실은 곧 제주 영어도시 부실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사업실패·생활고로 밀입북 …“北서 잘해줄것” 막연한 동경

    지난 25일 판문점을 통해 북에서 송환된 우리 국민 6명은 국내에서 사업 실패와 가정불화, 생활고 등으로 일용직 노동활동을 전전하거나 사이버 종북활동을 전개하다 2009∼2012년 밀입북한 것으로 27일 파악됐다. 정보 당국은 북한에서 송환된 김모(44)·송모(27)·윤모(67)·이모(65)·정모(43)·황모(56)씨 등 6명을 25일 판문점에서 체포해 입북 경위와 북한 체류상황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은 2009~2012년 압록강·두만강의 얼음판을 넘거나 중국 유람선에서 뛰어내려 도강하는 방식으로 밀입북했다. 일부는 사이버상에서 북한을 찬양하는 글을 쓴 뒤 자신의 필명이 노동신문에 소개되는 것을 보고서 “입북하면 북한이 잘해 줄 것”이라는 망상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북한에 가면 잘 살 수 있고, 아픈 몸도 요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동경심을 갖고 밀입북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분산, 감금돼 최소 14개월에서 최장 45개월에 걸쳐 조사를 받다가 최근 송환을 앞두고 원산수용소에 집결돼 조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북한으로부터 인도받은 여성 유해의 살해범으로 지목된 남편 이씨는 “원산초대소 체류 중 동반자살을 하려고 처를 목 졸라 죽이고 나도 죽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정보 당국은 이틀간의 조사를 바탕으로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구체적인 밀입북 경위와 북한체류 행적 등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60m 요트·개인 섬… 김정은 7성급 호화생활”

    “60m 요트·개인 섬… 김정은 7성급 호화생활”

    미국 프로농구 선수 출신으로 최근 북한을 다녀온 데니스 로드먼(52)이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은밀한 사생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달 초 두 번째로 북한을 방문한 로드먼은 김 제1위원장의 개인 섬으로 초대돼 1주일 동안 술을 마시고 연회(파티)에 참석했고, 서양담배인 시가를 피우며 김 위원장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로드먼은 마치 하와이나 스페인의 유명한 휴양섬에 간 기분이었는데 다른 게 있다면 주민이 김 제1위원장 한 명뿐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제1위원장이 요트와 연회, 사치스러운 음식을 즐기며 이른바 ‘7성급’의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먼은 김 제1위원장이 어떤 술이든 최고의 술을 갖춰 놓고 있다면서 양주와 과즙, 얼음을 섞은 칵테일을 늘 즐긴다고 전했다. 로드먼은 “만약 당신이 (김 제1위원장과) 데킬라 한 병을 마신다면 그것은 최상급의 데킬라임이 틀림없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 중에서 그(김 제1위원장)는 최상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드먼은 또 김 제1위원장이 소유하고 있는 60m 길이의 개인 요트는 여객선과 미국 디즈니랜드 유람선을 섞어 놓은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김 제1위원장)는 그의 주변 사람들이 즐겁게 지내길 바란다”면서 “그는 늘 50~60명의 일반인들을 주위에 두고 칵테일을 마시며 웃고 즐긴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기차로 돌아본 일본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

    일본 열도를 이루는 4개 섬 중 남쪽의 가장 작은 섬 시코쿠(四國). 도쿠시마, 가가와, 에히메, 고치 등 네 개의 현으로 구성됐지요.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덜 알려진 시코쿠를 기차를 타고 돌아봤습니다. 4개의 현은 따뜻하고 호탕하며 편안하고 생기 넘치는 미인의 모습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도 함께 담아 왔습니다. >>가가와현 여정의 들머리는 가가와현.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져 ‘따도녀’(따뜻한 도시 여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시내 다카마쓰역에서 특급 시만토 3호 기차를 타고 40여분 걸려 고토히라역에 도착했다. ‘우동현’이라 불릴 만큼 사누키 우동이 유명한 곳이다. 직접 발로 밟아 반죽을 쫄깃하게 만든 뒤 시식까지 해볼 수 있는 우동학교가 이곳에 있다. 손수 만든 면발을 즉석에서 끓여 먹는 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즐비한 우동집과 상점을 지나면 고토히라궁이 나온다. 약 3000년 전에 지어진 일본의 대표적 신사 중 하나다. 고토히라궁에 오르는 1368개 계단 가운데 맨 뒤쪽의 본궁에 가려면 계단 785개를 올라야 한다. 원래 786개였는데 ‘786’이 일본어로 ‘곤하다’는 뜻의 ‘나야무’와 발음이 유사하다 해서 하나를 줄였다고 한다. 현 내 또 하나의 명소가 리스린공원이다.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공원은 모두 6개의 작은 정원으로 이뤄졌다. 야구장 3개 면적에 달할 만큼 넓다. 적송과 흑송을 비롯해 사각 병풍처럼 주위를 둘러싼 소나무 하코마쓰, 학 모양의 나무와 거북 모양 암석이 어우러진 쓰루가메 소나무 등이 눈길을 끈다. 공원에서 가장 높은 히라이호에서 나무와 정자, 물이 어우러진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고치현 고치현은 여장부의 모습이 절로 떠오르는 곳이다. 고치역에서 ‘호빵맨’ 열차를 타고 한 시간쯤 달려 구보카와역에 도착해 가이요도 호비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폐교 건물을 피규어(모형 장난감) 박물관으로 만든 곳이다. 온갖 프라모델과 피규어가 호비관에 모여 있다. 박물관을 오가는 길 옆으로는 시만토강이 흐른다. 고치현에서 가장 긴 196㎞의 S자형 강으로 단연 으뜸가는 경관을 자랑한다. 강 위로는 ‘침파교’란 다리가 놓여 있다. 한데 다리에 난간이 없다. 현지 관계자는 “비가 오면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나는데, 이때 떠내려가는 나무에 다리가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쓰이가와역에서 호비관을 본뜬 하비 트레인을 탔다. 기차는 달랑 1량이 전부다. 객차 안팎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고 내부에 아기자기한 피규어가 전시돼 눈길을 끈다. 고치현은 시코쿠 안에서도 가장 더운 지역이다. 분지와 바다를 모두 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지형의 영향인지 고치현 여성들은 대부분 여장부 기질이 다분하다. 직경 50㎝쯤 되는 큰 접시에 음식을 푸짐하게 차려 두루 나눠 먹는데, 여성들도 남성들과 똑같이 술을 마시고 즐기기 위해서라고 한다. >>에히메현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쉬어 갈 수 있는 곳, 에히메현은 참한 숙녀의 이미지였다. 현 내 도고온천은 3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황실의 온천으로 유명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실제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하다. 내부엔 일왕이 온천을 이용했던 흔적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온천수의 효용이야 두말하면 잔소리일 터. 온천 주변에는 도고 기야만 유리미술관, 대북 공연 같은 볼거리는 물론 족욕탕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도고온천역에서 장난감 같은 ‘봇찬열차’를 타고 마쓰야마역으로 갔다. 이름의 유래가 된 소설 ‘봇찬’의 지은이 나쓰메 소세키가 ‘성냥갑 같은 기차’라고 표현해 유명세를 얻었다. 증기기관차 형태를 한 채 도심을 달리는 기차는 봇찬열차 한 대뿐이다. 마쓰야마성은 전망대로 손색없는 곳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까지 오른 뒤 30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다. 마쓰야마성에 서면 시가지가 한눈에 담긴다. 희미하지만 멀리 바다 건너 히로시마까지 보인다. >>도쿠시마현 스릴 넘치는 체험 프로그램이 많았던 도쿠시마현은 활력 넘치는 민낯 소녀 같았다. 오보케역에서 20분쯤 걸으면 오보케협곡을 만난다. 암석이 강물에 침식되면서 ‘V’자 형태의 협곡을 이룬 곳이다. 유람선을 타고 협곡을 둘러보는 동안 오랜 인고의 시간이 만들어낸 기이한 암벽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마주할 수 있다. 이웃한 이야협곡의 자태도 빼어나다. 협곡을 오가려면 넝쿨다리 ‘가즈라바시’를 건너야 한다. 이리저리 흔들거리는 다리를 건너다 발 아래 계곡을 보면 모골이 송연해질 만큼 아찔하다. 800년 전 두 무사가 싸우다 진 쪽이 도망치면서 상대방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다리를 잘라버린 게 이 다리의 시작이라고 전해진다. 구불구불한 S자 협곡길을 오르다 보면 200m 높이에 세운 오줌 누는 아이 조각상과 만난다. 예전엔 담력 테스트를 하던 곳이다. 이만한 높이에서 겁 없이 ‘볼일’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담력도 인정하는 게 마땅할 터다. 이야협곡에서 오보케역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2시간 정도 가는 데 9360엔(약 10만 1100원)쯤 나온다. 오보케역에선 기차가 한 시간에 한 대씩 정차한다. 도쿠시마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나루토해협의 소용돌이다. 이를 ‘우즈시오’라 부르는데,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생기는 현상이다. 최대 직경 20m에 달하는 큰 소용돌이도 생긴다고 한다. 크고 작은 소용돌이가 눈앞에서 끊임없이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그저 놀랍고 신기하다. 보는 이들마다 굉장하다는 뜻의 “스고이”를 연신 외쳐댔다. 초승달과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우즈시오를 가장 잘 볼 수 있다. 매일 두 번 우즈시오와 마주할 수 있는데 시간대는 매일 다르다.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직접 볼 수 있고 45m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수도 있다. 도쿠시마 특유의 ‘아와오도리’춤도 이채롭다. 400년째 전해져 오는 전통 춤으로 등불을 들고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며 흥을 돋운다. 매년 8월이면 한 달 내내 이 춤을 추는 축제가 열릴 만큼 이 지역의 춤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글 사진 시코쿠(일본) 한세원 기자 won@seoul.co.kr [여행수첩] →올 시코쿠 레일 패스(JR시코쿠 shikoku-railroad.com)는 총연장 1100㎞에 이르는 시코쿠 내 모든 철도를 탈 수 있는 외국인 여행자 전용 티켓이다. 2일 6300엔, 3일 7200엔, 4일 7900엔, 5일 9700엔(이상 어린이는 반값)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현지 관광안내소는 물론 국내에서도 살 수 있다. 지정석과 자유석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기차는 중간 정차역에서 객차를 분리해 동과 서로 갈라져 운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효율적으로 운행하는 방법의 하나지만 초행길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시코쿠는 남쪽에 위치해 따뜻한 편이다.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 같은 시기 한국에서보다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서도 좋다. →현마다 로컬 푸드로 차린 제철 밥상(보통 정식 1200엔)을 먹어 보길 권한다. 또한 가가와현의 우동, 고치현의 고기만두, 에히메의 남도식 도미덮밥, 도쿠시마의 고구마와 닭다리 요리도 별미다.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에서 다카마쓰까지 매주 화·목·일요일 출발한다. 귀국편은 화·금·일요일에 있다. 비행 시간은 1시간 30분. →브라이트 스푼(www.japaninside.co.kr)에서 시코쿠 관련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02)755-1266.
  • 수십명 다리 건너다 ‘폭삭’…아찔한 현장 공개

    수십명 다리 건너다 ‘폭삭’…아찔한 현장 공개

    유람선 선착장의 다리가 갑자기 붕괴되면서 사람들이 물로 곤두박질치는 사고 현장이 공개됐다. 중국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중국 장시성 루산의 한 선착장에서는 배를 타기 위해 건너야 하는 다리가 무너지면서 승객 십 수 명이 그대로 물에 빠지고 말았다. 당시 다리 위에는 수많은 승객이 건너고 있었으며, 붕괴와 동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에 빠져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이 중에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 이동하던 어린 아이 및 노약자가 상당 수 포함돼 있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구조대가 긴급 출동해 승객 전원을 구조했으며, 일부 부상자는 병원에 옮겨 간단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를 맡고 있는 선착장 측은 “본래 1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다리인데, 당시 이용객은 5000명에 불과했다”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언스대협곡·칭장화랑… 中 후베이성 우한의 절경을 거닐다

    언스대협곡·칭장화랑… 中 후베이성 우한의 절경을 거닐다

    건물들이 주뼛주뼛 치솟고 있는, ‘건설 중’인 도시.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첫인상은 이랬다. 양쯔강 북쪽에서 남쪽으로 강을 건너니 우뚝 솟은 노란 색 누각이 보인다. 황학루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5층 건물로 황금색 지붕이 반짝거린다.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손권이 제갈량이 쳐들어올까 봐 걱정이 돼서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용도로 높이 세운 망루였으나 후대에 들어 관광용으로 변했다. 중국 내 강남 3대 누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성 이백이 이곳을 방문해 최호(崔顥)의 한시 ‘황학루’(黃鶴樓)를 읽고 너무 감탄한 나머지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붓을 내려놓았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누각에 올라 한 바퀴 빙 도니 우한시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입장료는 80위안(약 1만 4000원). 다음 일정을 위해 버스로 4시간 걸리는 이창(宜昌)으로 향했다. 이튿날 아침 서둘러 거저우댐 부두로 이동했다. 양쯔강 삼협 중 하나로 푸른 강물과 가파른 양안의 산세가 그림같이 느껴지는 서릉협을 유람선을 타고 감상하는 코스였다. 물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양쪽 산 중턱에 점점이 박힌 집들이 마치 별장처럼 보인다. 1시간 30분쯤 이동해 삼협인가(三峽人家)에 도착했다. 이곳의 관광 포인트는 동굴에서 발원한 맑은 계곡을 따라 산책하면서 삼협을 터전으로 살았던 삼협인들의 삶과 혼인을 주제로 한 공연을 감상하는 것이다. 함께 간 일행 중 하나가 신랑으로 간택돼 미모의 아가씨와 전통혼례식을 치르고 합방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삼협죽해(三峽竹海)로 이동했다. 산 중턱 계곡에 들어서니 주변이 온통 대나무 천지다. 수백종의 대나무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죽해(竹海)는 바람이 불면 대나무가 일렁이는 모습이 마치 바닷물이 출렁거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계곡을 내려오니 배가 출출했다. 현지식으로 나온 음식 가운데 가장 입맛을 끈 건 대나무숲에서 나온 버섯을 주재료로 한 요리였다. 도토리 크기만 한 버섯을 맛보니 마치 쫄깃쫄깃한 고기를 씹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차로 5시간 달려 언스(恩施)로 이동했다. 언스대협곡 트레킹은 오전에 케이블카를 타면서 시작된다. 케이블카 아래쪽 계곡의 다리 위에 서있는 사람들이 개미만 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수려하고 우아한 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다. 한 30분쯤 걸어가니 바위와 바위 사이로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틈이 보인다. 그런대로 무사 통과하니 언스대협곡의 하이라이트인 잔도(벼랑에 낸 길)가 나타난다. 폭 1m 남짓에 길이 500m가 조금 넘는 잔도는 해발 1700m의 높이에 위치해 있다. 밧줄에 몸을 매단 인부들이 바위에 구멍을 뚫어 쇠 심을 박고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날 만큼 아찔하다. 위를 쳐다봐도 수직 절벽이 무섭게 느껴진다. 난간이 설치돼 있는 게 다행이다. 절벽 아래위, 저 멀리 보이는 숲과 집, 도로 등의 풍경이 아름답다. 한참 가니 기암괴석들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으뜸은 촛대를 닮은 일주향(一炷香)이다. 기다란 막대 모양의 석회암이 서 있는 모습이 기이하다. 하산길에 계단을 내려오는 것이 힘들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편하다. 1인당 20위안(약 3500원). 대략 4시간쯤 걸리는 언스대협곡 트레킹은 한마디로 ‘걷고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여행이었다. 오후에는 언스의 산간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인 토가족의 왕궁이었던 토사성(土司城)을 찾았다. 토가족은 중국 파나라가 진나라에게 멸망당한 뒤 묘족과 통혼해 형성된 소수 민족으로, 키가 작다. 이 민족은 흰 호랑이를 토템(신성하게 여기는 동식물이나 자연물)으로 삼아 숭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토사성 안으로 들어가면 백호상이 포효하는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토사성의 건축물들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우아하다. 토사성을 방문한 김에 전통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언스 시내에서 펀수이허 부두를 향해 1시간 달렸다. 강에 화랑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절경인 칭장화랑(淸江畵廊)을 유람하는 배에 탑승하기 위해서였다. 칭장은 언스에서 서쪽으로 70여㎞ 떨어진 리촨(利川)에서 발원해 언스를 거쳐 동쪽으로 흐르는 길이 420㎞의 강으로 양쯔강에 합류한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푸른 협곡 위로 울퉁불퉁 솟은 석회암 덩어리들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협곡 사이로 병풍처럼 펼쳐진 산세가 아름답다. 조금 가니 석회암 절벽 사이에서 폭포수가 쏟아진다. 그런 폭포수가 한두 개가 아니다. 칭장강 전체에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점점 늘어나면서 협곡 양쪽에서 쏟아지는 모습이 가히 압권이다. 여행객 가운데는 “구이린(桂林)의 리장강 유람보다 더 낫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 여행 프로그램 가운데 칭장화랑 유람을 첫째로 꼽는 사람이 꽤 많았다. 현지 가이드는 “양쯔강 삼협의 웅장함과 구이린 리장강의 푸름, 언스대협곡의 석회암 봉우리가 합쳐진 모습이 칭장화랑”이라고 자랑한다. 선실 밖 갑판에서 웅성웅성하는 사람들 소리가 난다. 칭장화랑의 백미로, 지금까지의 풍경을 잊어버리게 할 만큼의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나비폭포’가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나비 날개 모습을 한 바위 사이로 굵은 물줄기가 쏟아진다. 마지막 날 후베이성 박물관에 들렀다. 1층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니 춘추전국시대 증나라 제후의 무덤에서 발굴된 커다란 관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 옆에는 이 관을 다시 한번 덮는 외관이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2400년 전 악기, 철기 제품 등 1만여점이 출토됐다고 한다. 가장 보고 싶었던 월왕(越王) 구천(勾踐)의 검은 2층 전시실에 있었다. 25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날이 서 있고 검에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은 무늬가 보인다. 춘추전국시대 와신상담(臥薪嘗膽·잠자리에 섶을 깔아 눕고 쓸개를 맛보며 원수를 갚기 위해 참고 견딤)의 주인공인 오왕 부차를 격파한 이가 월왕 구천이다. 또 하나. 편종 연주가 볼 만하다. 편종은 궁중 음악에서 수십개의 종을 나무틀에 매달아 놓고 쇠뿔로 된 망치로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때 송나라로부터 수입됐다. 2400년 전에 만들어진 악기로 전통 음악 4곡을 연주하고 마지막 곡으로는 외국인에게도 익숙한 베토벤 등 서양 음악을 연주한다. 공연 시간은 20분으로 15위안(약 26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글 사진 우한·이창·언스(중국)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가는 길:신장강삼협, 언스대협곡, 칭장화랑 5박 7일 여행 프로그램은 에어 부산의 부산-우한 특별전세기 취항 기념으로 만들어졌다. 5일 간격으로 11월 2일까지만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한다. 중국 우한까지 2시간 40분 걸린다. 부산롯데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준4성급 호텔에 투숙한다. 99만 9000원. →별난 음식점:바만쯔(巴蔓子)는 언스 시내에 있는 소수 민족 토가족의 식당이다. 1인당 40, 50, 60위안씩 받는다. 가격에 따라 음식 가짓수가 다르다. 외국인이라면 40~50위안짜리를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맛은 같은데 한두 접시 모자랄 뿐이다. 이 집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음식 맛보다는 술을 마신 뒤 그 잔을 깨는 데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이주(白酒) 향내가 그득하다. 뒤이어 ‘우당탕, 쨍그랑’ 술잔 깨지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술잔을 집어던지며 싸우는 소리로 착각하면 오해다. 오히려 기분 좋아 입을 벌리고 웃는 표정들이다. 이곳의 손님들은 술잔을 아무렇게 내던지지 않는다. 바닥을 향해 각을 세우지 않고 깨지기 쉬운 넓적한 부분을 아래로 향해 던진다. 건배 후 모두들 신이 나서 술잔을 내리친다.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함께 건배한 일행 중 한 명은 “나를 깬다”는 마음으로 술잔을 던졌다고 말했다. 어째 철학적이다. 술잔 깨기를 통해 친구와의 우정을 돈독히 하고 서로의 의리를 맹세하는 게 토가족의 문화라고 한다. 술잔 1개의 가격은 1위안(약 180원).
  • 장애·비장애 어린이 문화로 소통

    문화예술교육 더베프와 충무아트홀이 공동 주최하는 ‘제11회 국제장애어린이축제-극장으로 가는 길’이 다음 달 2~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다. 2003년 시작된 국제장애어린이축제는 장애 어린이들의 특성을 배려한 공연과 전시를 비롯해 가족 워크숍, 장애 인식 개선 프로그램들을 총망라하며 장애, 비장애 어린이들이 장벽 없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축제의 해외 공연 중 하나인 일본 광대극단 옌 타운의 ‘옌 타운 풀스’는 광대들이 대사 없이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표정으로 풍자와 해학을 풀어내 장애 어린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 프랑스 극단 클레르 뒤크르의 ‘꿈의 배’는 무대 위 반원 모양의 구조물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파도에 흔들리는 유람선이 됐다가 서커스 무대가 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줘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장애 어린이 관객을 배려한 워밍업 시간이 본 공연에 더해진다. 국내 초청작으로는 허공에 떠 있는 사람들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이끄는 ‘거리 확장 퍼포먼스 무중력 인간’이 공연된다. 또 폴란드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마음의 집’을 연출가 이재민이 체험형 이미지극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3일 소극장블루에서는 가족 치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장애 어린이 가족을 위한 문화콘서트’가 열린다. (02)2234-4032.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유람선 이동 어떻게 알고… 놀랍다, 유럽 ‘한류 사생팬’

    취재를 다니다 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세계 각국의 한류팬들을 맞닥뜨리게 된다. 아시아의 끝자락이자 유럽이 시작되는 터키에서 만난 한류팬은 그래서 더 특별했다. 서울에서 무려 8000㎞나 떨어진 곳에서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에 푹 빠진 젊은이들을 만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 6일 KBS ‘뮤직뱅크 인 이스탄불’의 취재차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에 내리자마자 이미 입국장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 한국어로 ‘은혁(슈퍼주니어 멤버)아 케밥 같이 먹자’ 등 코믹한 플래카드를 든 터키 소녀부터 FT아일랜드를 상징하는 노란색 깃발을 든 팬들까지 마중 나온 팬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한국 가수들이 빠져나가자 이번에는 기자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서투른 한국어로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거나 페이스북 계정과 이메일을 묻기도 했다. 이스탄불의 바그다드 거리에서도 독특한 한류팬을 만났다. 이곳은 터키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 아시아 관광객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거리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순간 프레임에 들어온 한 소녀는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이란에서 온 갈색눈의 소녀였다. 가족들과 공연을 보기 위해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왔다는 로진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유튜브와 KBS 월드 등의 채널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그녀는 “수지(미쓰에이 멤버) 언니의 팬”이라면서 활짝 웃었다. 터키 최초로 K팝 콘서트가 열린 율케르 스포츠 공연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현지에서 한창인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몰칸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후 한국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아졌다”면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시크릿 가든’, ‘추노’ 등의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함께 온 20대 터키 여성의 입에서는 소지섭, 현빈, 장혁, 이민호 등 한국 배우들의 이름이 줄줄 나왔다. 페이스북, 유튜브를 통해 한국 드라마를 많이 봐서 외국인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메르비. 그녀는 요즘 즐겨 보는 한국 드라마를 묻자 영어로 ‘Master’s Sun’(SBS ‘주군의 태양’), ‘Monstar’(tvN ‘몬스타’)를 주저 없이 적었다. 모두 한국에서 최근 종영했거나 방영 중인 최신 드라마다. 메르베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한무리의 소녀들이 한국어로 “이번 공연에 왜 빅뱅이 오지 않았느냐”, “슈퍼주니어의 시원이 오지 않은 이유를 아느냐”는 질문을 쏟아내는 통에 공연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와야 했다. 스타의 사생활을 쫓는 ‘사생팬’은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터키를 떠나던 날 호텔 앞에는 루마니아에서 온 소녀 두 명이 한국어로 “루마니아에 오길 바랍니다”라는 조그만 피켓을 들고 관계자들이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가수들이 보스포루스 해협을 오가는 유람선을 타고 내릴 때도 성능 좋은 카메라를 든 현지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KBS 관계자는 “경호상의 문제가 있어서 극비리에 유람선에 탄 것인데 팬들이 선착장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공항에도 어김없이 나타난 팬들은 경찰의 제지 속에서도 K팝 가수들의 사진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유럽에서 만난 한류팬들에게는 K팝과 한국 드라마를 통해 비친 한국의 문화는 매력적임에 틀림없다. 한류의 열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면 질적으로 우수한 콘텐츠와 문화적 포용력, 겸손하고 친근한 팬서비스가 꾸준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erin@seoul.co.kr
  • 바람·꽃·눈·달이 나를 반긴다

    바람·꽃·눈·달이 나를 반긴다

    풍화설월(風花雪月)이라 했습니다. 중국 윈난(雲南)의 다리(大理) 풍광을 일컫는 말입니다. 하관의 바람, 늘 피고 지는 북부 상관의 꽃, 서부 창산(蒼山)의 눈, 동부 얼하이(?海) 호수에 뜬 달이 어우러져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펼쳐낸다는 뜻이랍니다. 수천년 역사를 헤아리는 이 고도(古都)의 주인은 바이족(白族)입니다. 우리처럼 흰색을 숭상하는 민족입니다. 13세기 몽골에 의해 멸망하기 전까지 작고도 강한 나라, 남조와 대리국을 세워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지요. 첩첩이 포개진 창산과 신화 같은 풍경의 얼하이호 사이에 그 영광의 흔적이 어렴풋이 남아 있습니다. 고원도시 리장(麗江)에서 다리 가는 국도변. 오래전 마방(馬幇)들이 저 유명한 푸얼차(普洱茶)를 싣고 티베트까지 오가던 길이다. 길 주변 풍경은 거의 ‘고성(古城)급’이다. 개발이 더딘 중국 서남부의 오지다 보니 문화재라 불러도 좋을 낡은 풍경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다리 초입의 고도는 2000m를 웃돈다. 헐벗은 산 위로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바람 많은 고장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다리는 다리바이족자치주의 주도다. 좋은 돌의 대명사쯤으로 여겨지는 ‘대리석’이 유래한 곳이기도 하다. 이름에서 보듯 바이족은 흰색 옷을 즐기고, 흰 벽의 집을 짓고 사는 민족이다. 지금은 중국 내 여러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로 전락했지만, 한때 중원의 당·송에 맞설 만큼 당당한 세력을 과시했던 남조대리국(南詔大理國)의 후예다. 그 영광의 흔적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도시 전체가 국가급 풍경구로 지정된 이유다. 다리에 들면 먼저 바다처럼 너른 얼하이 호수에 시선을 빼앗긴다. 중국의 선인들이 ‘뭇 산들 사이의 티 없이 아름다운 옥’(群山間的無瑕美玉)과 같다고 표현했던 바로 그 호수다. 도시 등줄기엔 창산이 병풍처럼 둘러쳤고 산자락 아래로 드넓은 평원이 이어진다. 풍수지리에 문외한이라도 단박에 알 터다. 배산임수의 도읍지란 걸 말이다. 현지 가이드 김성철씨에 따르면 얼하이호는 해발 1972m에 조성된 담수호다. 한라산(1950m)보다 높다. 길이는 43㎞, 둘레는 150㎞에 이른다. 서울~대전 간 거리(151㎞)와 거의 같다. 면적이 넓다 보니 여행자들 대부분은 유람선 여행을 즐긴다. ‘꼬치섬’이라고 불리는 샤오푸퉈(小普陀)섬과 난자오펑징도(南詔風情島)가 명소. 특히 난자오펑징도는 남조대리국의 여러 왕들이 여름 별장으로 즐겨 찾았을 만큼 정취가 빼어나다. 남조행궁 광장의 이밀(李密)과 쿠빌라이 칸 동상이 이채롭다. 이밀은 대리국을 침공했다가 20만(7만명이라는 견해도 있다) 대군과 함께 차가운 얼하이호에 수장됐던 비운의 당나라의 장수다. 쿠빌라이 칸은 창산을 넘어와 대리국을 멸망시켰던 인물. 과거에서 배우자는 뜻이라지만 적장을 기리는 까닭이 선뜻 이해되질 않는다. 이 호수에서 가마우지를 이용한 어법이 성행한다던데, 아쉽게 그 장면을 만나는 행운은 없었다. 창산은 늘 비췻빛을 띠고 있다는 산이다. 쉽게 말해 ‘늘 푸른’ 산이다. 가이드 김성철씨는 “히말라야 산맥의 끝자락인 창산은 가장 높은 중화봉(4200m)을 중심으로 3500m가 넘는 고봉들이 19개나 이어져 있다”고 했다. 봉우리 사이 계곡은 18개다. 계곡을 따라 흘러내린 물은 죄다 얼하이호로 흘러 들어간다. 이를 ‘19봉 18샘’이라 부른다. 뎬창산(点蒼山)이라 불리기도 한다. 무협지를 즐기는 이라면 산 이름에서 퍼뜩 ‘점창파’가 떠오를 법하다. 이른바 ‘중원 9파1방’ 가운데 하나로 (점)창산을 근거지로 삼는다. ‘판관필’이란 무기와 사일검법(射日劍法)으로 유명하다. 쓰촨성의 점창산이 점창파의 본거지란 주장도 있다. 한데 신장성 입구의 곤륜파와 신장성 동부의 청성파, 간쑤성의 공동파 등 ‘메이저’ 무협방파들이 마방을 호위하는 대가로 돈을 벌기 위해 차마고도 언저리에 포진했던 걸 감안하면 다리의 창산 쪽이 좀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덧붙이자면 김용의 ‘사조영웅전’에 등장하는 단황야의 ‘일양지’ 또한 대리국의 단씨 일족에게 전해지는 무공이다. 일반 여행자들이 창산을 오르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다. 케이블카나 조랑말을 탄다. 창산 케이블카는 간퉁쓰(甘通寺)를 향해 오른다. 길이는 3㎞. 케이블카를 타고 얼하이호와 다리 시가지, 창산의 협곡 등을 굽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칭비시(?碧溪)에 내려 주변을 둘러본 뒤 내려온다. 중화사(中和寺) 코스도 비슷하다.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게 다를 뿐이다. 두 코스는 약 12㎞의 운유로(雲遊路)로 연결돼 있다. 절벽 중턱에 난 길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높낮이도 심하지 않아 서너 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강추’ 코스다. 조랑말 트레킹도 3200m 고지까지 오른 뒤 중화사 리프트를 타고 내려온다. 시내에선 다리고성(古城)과 충성사(崇聖寺)가 최대 볼거리다. 다리고성은 리장고성과 함께 윈난성의 2대 고성 중 하나로 꼽힌다. 13세기 창산을 넘어 온 몽골의 기마부대에 초토화된 뒤 명나라 때 재건됐다. 8m 높이의 성벽 안에 고색창연한 건물들이 지붕을 잇대고 있다. 리장고성에 견줘 규모는 작지만 오래된 느낌은 한결 더하다. 낮보다는 해 저물녘 돌아보길 권한다. 만지면 묻어날 것 같은 윈난 특유의 파란 하늘이 저물도록 이어진다. 특히 얼하이호에서 보름달이 떠오르는 장면은 정말 빼어나다. 휘영청 뜬 달이 고성 내 옛집 처마 위에 얹힐 때면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에서 짐 캐리가 연인 제니퍼 애니스턴을 위해 ‘끌어당긴’ 거대한 달을 보는 듯하다. 충성사는 중국 남조 소성왕(재위 823~859년) 때 창건된 사찰이다. 1978~81년 중수돼 오늘에 이른다. 대표적인 볼거리는 삼탑이다. 첸쉰탑(千尋塔)이라 불리는 중앙탑은 건물 16층 높이인 69.13m의 사각탑이다. 지진으로 기울어진 좌우탑은 10층 42m다. 첸쉰탑 맨 위층에 오르면 다리 시내와 얼하이호, 숭성사 대웅전과 창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첸쉰탑 옆의 취영지(聚影池)는 반드시 들르시라. 연못 위에 비친 삼탑이 데칼코마니 기법의 유화처럼 펼쳐지는 기막힌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다리 외곽의 시저우(喜州)도 볼만하다. 바이족(白族)의 집성촌이다. 대개의 여행상품에 빠짐없이 포함될 만큼 명소로 꼽힌다. 예서 인상적인 게 옌자따위엔(嚴家大院)과 삼도차(三道茶)다. 옌자따위엔은 이 지역 최고 부자 가문으로 꼽혔던 엄씨 저택이다. 바이족의 전통 건축 양식인 삼방일조벽(三房一照壁)을 엿볼 수 있다. ‘ㄷ’자 형태의 건물 앞에 햇볕을 반사하기 위한 흰 벽을 세운 형태를 하고 있다. 전통 공연도 열린다. 공연 중간 세 번에 걸쳐 삼도차(三道茶)를 내온다. 쓰고(苦) 달고(甘), 이 두 가지 맛이 혼합된 회미(回味) 등 세 가지 맛의 차다. 전형적인 관광지 음료이긴 하나, 인생에 비유한 뜻은 음미할 만하다. 글 사진 다리(중국)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다리까지는 리장이나 쿤밍(昆明)을 통해 들어간다. 소요시간은 서너 시간으로 비슷하다. 다만 윈난을 대표하는 두 고대 도시를 한 번에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리장 쪽이 좀 더 매력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9월 13~10월 31일 중국 리장까지 주 2회(목·일요일) 전세 직항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모두투어, 혜초여행사, 하나투어 등에서 아시아나 전세기를 이용한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중국의 관광지가 그렇듯, 다리 시내 주요 관광지 입장료도 상당히 비싼 편이다. 예컨대 충성사의 경우 어른이 120위안(약 2만 2000원)이다. 다리고성은 무료다. 바이족들이 즐겨 먹는 ‘루산’을 사들고 자박자박 걷기 좋다. 자전거 대여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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