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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미래, 오신환 원내대표 등 ‘변혁’ 4명 당원권 1년 정지

    바른미래, 오신환 원내대표 등 ‘변혁’ 4명 당원권 1년 정지

    바른미래당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1일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당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소속 의원 4명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내렸다. 윤리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출석위원 8인 전원 일치로 오 원내대표와 유승민·권은희·유의동 의원에 대해 이같은 징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당원 간 화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분파적 해당행위를 지속한 것이 징계사유라고 설명했다. 당원권 정지 효력은 이날 윤리위 결정과 동시에 발생한다. 윤리위는 “피징계자들은 1년간 당원권이 정지되고 당원 자격으로 취득한 모든 권리를 행사할 수 없게 된다”며 “특히 원내대표직의 경우 당원이 선출한 당의 직책이고 국회에서 바른미래당을 대표하는 직위에 있는 만큼 그 직무권한이 당연히 정지된다”고 했다. 피징계자들은 이날부터 14일 이내에 재심 청구를 할 수 있다. 오 원내대표는 윤리위 결정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라는 신분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윤리위 결정과 상관없이 원내대표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윤리위의 편파적인 결정은 당연히 수용불가하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의 막말정치에 환멸을 느낀다”며 “윤리위를 동원해 막장정치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건 손 대표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이세돌 “인공지능 더는 이길 수 없어 바둑 관뒀다”

    이세돌 “인공지능 더는 이길 수 없어 바둑 관뒀다”

    “인공지능한테 배우는 것 기쁘지 않다”“바둑은 두 사람이 만드는 예술 작품”다음달 국산 바둑AI ‘한돌’과 대국 추진구글의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긴 인간인 이세돌(36) 9단이 AI 때문에 30년간 걸어온 프로기사의 길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이씨는 2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바둑을 그만 둔 이유와 심경을 설명했다. 이씨는 한국기원과의 불화가 은퇴의 가장 큰 이유라고 밝히면서도 그 다음 이유로 인공지능을 꼽았다.이씨는 “바둑의 1인자라고 하면 세상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는 존재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인공지능이 나오면서 아무리 잘 둬도 못 이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며 “여섯 살 때 바둑을 시작해 30년 길을 걸어왔는데 (가치관이) 흔들린다. 어차피 최고가 아닌데…”라고 말했다. 바둑 AI의 수준이 인간의 이해 영역을 넘어설 정도로 발전했지만 AI한테 바둑을 배우는 마음이 유쾌한 것은 아니라고 이씨는 설명했다.그는 “지금은 프로기사들도 인공지능한테 바둑을 배운다. 한 판도 못 이긴다. (AI를) 따라두게 된다”며 “저보다 엄청난 고수가 나타나 그분에게 배운다면 기쁘게 배우겠지만…”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바둑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근본적으로 흔들렸고, 이것이 은퇴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이씨는 “저는 바둑을 예술로 배웠다. 둘이서 만드는 하나의 작품”이라며 “지금 과연 그런 것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바둑 AI의 실력에 대해 이씨는 “(2016년 대국한) 알파고 베타버전은 아직 완성 전이었는데 중국의 커제9단과 대국한 알파고 마스터버전은 인간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 이후 알파고 제로 버전이 나왔다”며 “지금은 프로기사들이 2점을 접히고 접바둑(실력 차가 있을 때 미리 돌을 깔아놓고 두는 바둑)을 둬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점 치수가 벌어진 것은 어마어마하다”며 “대략 17~18집 차이인데 아주 큰 차이로 거의 이길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그럼에도 이씨는 AI와의 대국에 나서기로 했다. 그는 NHN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국산 바둑 AI ‘한돌’과 다음달 18일 대국을 추진 중이다. 한돌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신진서·박정환·김지석·이동훈·신민준 9단 등 국내 정상급 바둑 기사와 대국을 벌여 모두 승리했다.이씨는 12세이던 1995년 7월 입단한 후 18차례 세계대회 우승, 32차례 국내대회 우승 등 모두 50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의 간판 바둑기사였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5층 석탑, 5칸 대광보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5층 석탑, 5칸 대광보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2018년, 7개 사찰을 묶은 ‘한국의 산지승원’이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수천개의 불교 사찰 가운데 이들은 건축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도 뚜렷하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충남 공주의 마곡사는 누가 언제 설립했는지, 또 어떻게 변해 왔는지 역사가 명확하지 않다. 반면 다른 6개 사찰의 중흥조는 자장율사(통도사), 의상대사(부석사와 봉정사), 진표율사(법주사), 대각국사(선암사), 서산대사(대흥사) 등 한국 불교 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위인들이다. 불명확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마곡사의 가람배치는 매우 창의적이다. 또한 원초적 모습의 영산전, 측면이 정면인 독특한 대광보전, 희귀한 2층 전각인 대웅보전 등 독특한 건물로 가득하다.●수평으로 늘리고 수직으로 중첩되고 절 이름의 유래도 석연치 않다. 고려 중기에 이 절을 중창할 때 신도들이 밭의 삼(마)과 같이 많아서 마곡사라 했다는 설, 이 절 이전에 마씨들의 마을이 있었다는 설 등 종교시설의 유래치고는 유치할 정도다. 비교적 믿고 싶은 설은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선승이었던 마곡보철의 이름을 땄다는 것이다. 중국 선불교를 일으킨 이는 육조혜능이고, 그의 법맥은 남악회양을 거쳐 마조도일 그리고 마곡보철에 이른다. 신라 말 낭혜화상 무염은 당나라로 유학해 마곡보철의 제자가 됐다. 보철이 혜능의 증손 제자이니 무염은 고손인 셈이다. 무염은 귀국해 보령에 성주사를 세우고 성주산문을 열었다. 인근인 공주 일대는 성주산문의 권역이 됐기에, 이 산문 정통성의 뿌리인 마곡의 이름을 따 절을 세웠을 법하다. 현재 마곡사 가람은 태극 모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마곡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 두 곳에 조성됐다. 남쪽은 영산전이, 북쪽은 대광보전이 중심 전각이 된다. 신라 말 주산인 태화산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마무리되는 곳에 처음의 가람을 세웠다. 지금의 영산전이 있는 남쪽 가람이고, 그저 지역의 작고 소박한 사찰이었다. 한때 폐사가 됐던 마곡사는 고려 중기에 대대적으로 부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밭의 삼과 같이 신도가 많이 모였다니, 절을 크게 확장해야 했다. 개울 남쪽은 땅이 좁아 개울 건너 북쪽 너른 터에 큰 가람을 세우게 된다. 현재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있는 곳이다.확장에는 성공했지만 큰 문제가 발생했다. 개울로 나뉜 두 개의 가람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가. 다리만 놓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기존의 남가람과 새로운 북가람은 산에 가려 서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진입로를 만들어 두 가람을 연결하는 수였다. 영산전 영역 바로 앞에 해탈문을 세우고 그 뒤로 천왕문을 세웠다. 두 개의 문이 겹쳐지면 길이 만들어진다. 그 연장선 위에 극락교를 세워 개울을 건넌다. 남가람에서 북가람으로 향하는 길은 휘어져 있다. 그만큼 연결하기 어려운 지형이다. 극락교를 지나도 북가람의 모퉁이에 다다를 뿐이다. 북가람의 중심에는 5층탑과 대광보전이 놓이고, 그 뒤로 대웅보전이 솟아 있다. 가장 뒤의 대웅보전은 산등성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2층으로 만들었다. 그래야만 대광보전 너머 수직적으로 중첩돼 보이기 때문이다. 마곡사는 가람 확장에 매우 불리한 지형을 가졌다. 개울이 가로막고, 남가람과 북가람의 산은 거의 직각으로 놓여 규칙적인 가람배치를 불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문들과 다리를 잇는 강력한 길이 개울을 건너고, 5층탑의 상승감이 수평적인 5칸 대광보전으로 하강하다가 다시 뒤의 대웅보전으로 솟아오른다. 건축적 창의성으로 지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두 개의 가람을 하나로 통합해 입체적인 건축 경관을 얻었다. 더 나아가 산과 개울이라는 자연과 건축을 일체화했다.●5층 석탑, 불교적 불개토풍 북가람의 중심에 서 있는 5층석탑에 주목하자. 이 석탑은 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전형적 비례의 고려시대 탑이다. 2층 몸돌 4면에 부처상을 새겨 마치 사방불탑 같은 성격도 갖는다. 더욱 특이한 것은 가장 위에 놓인 또 하나의 이국적인 탑이다. 보통 한국 탑은 원판과 구슬 모양 석재들을 겹쳐 꽂아 가장 위의 상륜부를 이룬다. 그러나 이 탑의 상륜부엔 이른바 ‘풍마동’이라는 특수한 청동 구조물을 얹었다. 티베트 불교의 불탑 모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티베트 불교는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달한 밀교의 일종으로, 몽골이 세운 원나라가 국교로 삼았던 종교다. 일명 라마교라 하고 현재도 중요한 중국 불교의 종파다.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묘응사 백탑은 원나라 때 세운 전형적인 라마교의 탑이다. 마치 하나의 봉우리가 솟은 것 같은 높이 50.9m의 이 거대한 탑은 여전히 중요한 베이징의 랜드마크다. 이 백탑을 그대로 축소하면 1.8m 크기의 마곡사 풍마동이 된다. 재료만 청동으로 바뀌었을 뿐 놀랍게도 닮은꼴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청동의 세공기술 또한 고려와는 다른 이국적인 솜씨다. 원의 간섭기인 13세기에 유입된 수입 완제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했던 몽골제국이 고려를 침략했다. 결국 항복하고 말았지만 고려는 귀중한 강화조건을 관철했다. “불개토풍(不改土風)-의관은 고려의 풍습을 따른다.” 의관에 그치지 않는다. 비록 몽골의 사위 나라가 됐지만 고려의 언어와 영토와 왕실은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복과 변발을 강요당하고, 나라 자체가 없어진 유라시아의 대부분 정복국에 비해 파격적인 대우였다. 6차례의 대대적 침략에도 39년간 끈질기게 항쟁한 대가였다. 그러나 한 세기에 가까운 원간섭기에 온전한 토풍을 지키기는 힘들었다. 제국의 문물이 쏟아져 들어와 고려의 유행을 바꿨고, 자발적 친원 행위도 무수하게 벌어졌다. 종교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개성의 대형 사찰들은 원황실을 축원하는 노골적 부역을 자원했다. 개성 근처에 세워졌던 경천사 석탑은 그 명확한 증거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1층 홀에 전시된 이 탑은 강융이라는 친원 귀족이 원나라의 승상 탈탈을 위해 원나라 장인들을 데려와 만든 원나라풍의 기념물이다. 그러나 고려 불교의 수백년 전통은 밀교적 영향을 받았을지언정 라마교가 종파로서 자리잡을 여지를 주지 않았다. 마곡사 5층탑은 고려의 몸통에 몽골의 머리를 얹고 있다. 이 이상한 형상이 바로 당시의 불교적 ‘불개토풍’이었다. 모자를 바꿨지만 몸통은 바꾸지 않았다.●다시 개울을 따르고 건너 대웅보전에서 일단 멈췄던 마곡사는 현대에 들어 다시 확장의 역사를 시작했다. 마곡천을 건너 성보박물관과 템플스테이 건물을 지었다. 상류로 향하다 다시 개울을 건너면 현대적인 일군의 건물들이 나타난다. 한국문화연수원, 2009년에 전통불교문화원으로 지은 수련원 건물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야심작이다. 전통적 내용을 현대적 그릇에 담겠다는 포부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원래 이 땅은 17세기 마곡사 중창을 위해 기와를 굽던 가마터였다. 조사 결과 여러 곳의 가마터가 발굴됐다. 그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가운데에 운동장을 만들었고 남쪽에 숙박동을, 북쪽에 교육동을 지었다. 개울을 경계로 두 가람이 들어선 마곡사의 배치와 유사한 환경이고 유사한 해법이다. 선방, 다도실, 지대방, 강당 등을 수용한 교육동은 하나의 건물이면서도 여러 지붕이 중첩된 모습이다. 마치 여러 동의 기와집이 모여 하나의 가람을 이루는 모습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배열된 숙박동은 현대판 요사채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는 배흘림 나무 기둥도, 날렵한 처마 선도 없다. 콘크리트 벽과 금속제 경사 지붕만 있는 지극히 현대적인 조형이다. 그럼에도 기와지붕 없는 한옥이고, 중첩된 전통 가람의 배치법이다. 마곡보철이 스승 마조를 따라가다가 물었다. “어떤 것이 큰 열반입니까?” 마조가 답했다. “급하구나.” 보철이 다시 물었다. “급한 것은 무엇입니까?” “물을 살펴보아라.” 문헌기록이 없는 마곡사에서 가람배치의 비밀을 풀고, 5층탑 풍마동의 역사를 밝히려 추정과 상상에 빠져 있었네. 아, 조급했구나! 그저 마곡천의 휘어짐을 살피고 그 흐름에 발길을 따르면 되는 것을. 물길은 장애물이 아니라 건축의 무한한 생명선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5층 석탑, 5칸 대적광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5층 석탑, 5칸 대적광전, 2층 대웅보전… 입체미 입은 산사

    2018년, 7개 사찰을 묶은 ‘한국의 산지승원’이 또 하나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수천개의 불교 사찰 가운데 이들은 건축적 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도 뚜렷하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충남 공주의 마곡사는 누가 언제 설립했는지, 또 어떻게 변해 왔는지 역사가 명확하지 않다. 반면 다른 6개 사찰의 개산조는 자장율사(통도사), 의상대사(부석사와 봉정사), 진표율사(법주사), 대각국사(선암사), 서산대사(대흥사) 등 한국 불교 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위인들이다. 불명확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마곡사의 가람배치는 매우 창의적이다. 또한 원초적 모습의 영산전, 측면이 정면인 독특한 대적광전, 희귀한 2층 전각인 대웅보전 등 독특한 건물로 가득하다.●수평으로 늘리고 수직으로 중첩되고 절 이름의 유래도 석연치 않다. 고려 중기에 이 절을 중창할 때 신도들이 밭의 삼(마)과 같이 많아서 마곡사라 했다는 설, 이 절 이전에 마씨들의 마을이 있었다는 설 등 종교시설의 유래치고는 유치할 정도다. 비교적 믿고 싶은 설은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선승이었던 마곡보철의 이름을 땄다는 것이다. 중국 선불교를 일으킨 이는 육조혜능이고, 그의 법맥은 남악회양을 거쳐 마조도일 그리고 마곡보철에 이른다. 신라 말 낭혜화상 무염은 당나라로 유학해 마곡보철의 제자가 됐다. 보철이 혜능의 증손 제자이니 무염은 고손인 셈이다. 무염은 귀국해 보령에 성주사를 세우고 성주산문을 열었다. 인근인 공주 일대는 성주산문의 권역이 됐기에, 이 산문 정통성의 뿌리인 마곡의 이름을 따 절을 세웠을 법하다. 현재 마곡사 가람은 태극 모양으로 휘돌아 흐르는 마곡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 두 곳에 조성됐다. 남쪽은 영산전이, 북쪽은 대광보전이 중심 전각이 된다. 신라 말 주산인 태화산에서 내려온 산줄기가 마무리되는 곳에 처음의 가람을 세웠다. 지금의 영산전이 있는 남쪽 가람이고, 그저 지역의 작고 소박한 사찰이었다. 한때 폐사가 됐던 마곡사는 고려 중기에 대대적으로 부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밭의 삼과 같이 신도가 많이 모였다니, 절을 크게 확장해야 했다. 개울 남쪽은 땅이 좁아 개울 건너 북쪽 너른 터에 큰 가람을 세우게 된다. 현재 대광보전과 대웅보전이 있는 곳이다.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큰 문제가 발생했다. 개울로 나뉜 두 개의 가람을 어떻게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가. 다리만 놓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었다. 기존의 남가람과 새로운 북가람은 산에 가려 서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강력한 진입로를 만들어 두 가람을 연결하는 수였다. 영산전 영역 바로 앞에 해탈문을 세우고 그 뒤로 천왕문을 세웠다. 두 개의 문이 겹쳐지면 길이 만들어진다. 그 연장선 위에 극락교를 세워 개울을 건넌다.남가람에서 북가람으로 향하는 길은 휘어져 있다. 그만큼 연결하기 어려운 지형이다. 극락교를 지나도 북가람의 모퉁이에 다다를 뿐이다. 북가람의 중심에는 5층탑과 대적광전이 놓이고, 그 뒤로 대웅보전이 솟아 있다. 가장 뒤의 대웅보전은 산등성이 높은 곳에 위치하고, 2층으로 만들었다. 그래야만 대적광전 너머 수직적으로 중첩돼 보이기 때문이다. 마곡사는 가람 확장에 매우 불리한 지형을 가졌다. 개울이 가로막고, 남가람과 북가람의 산은 거의 직각으로 놓여 규칙적인 가람배치를 불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문들과 다리를 잇는 강력한 길이 개울을 건너고, 5층탑의 상승감이 수평적인 5칸 대적광전으로 하강하다가 다시 뒤의 대웅보전으로 솟아오른다. 건축적 창의성으로 지형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두 개의 가람을 하나로 통합해 입체적인 건축 경관을 얻었다. 더 나아가 산과 개울이라는 자연과 건축을 일체화했다. ●5층 석탑, 불교적 불개토풍 북가람의 중심에 서 있는 5층석탑에 주목하자. 이 석탑은 폭이 좁고 높이가 높은 전형적 비례의 고려시대 탑이다. 2층 몸돌 4면에 부처상을 새겨 마치 사방불탑 같은 성격도 갖는다. 더욱 특이한 것은 가장 위에 놓인 또 하나의 이국적인 탑이다. 보통 한국 탑은 원판과 구슬 모양 석재들을 겹쳐 꽂아 가장 위의 상륜부를 이룬다. 그러나 이 탑의 상륜부엔 이른바 ‘풍마동’이라는 특수한 청동 구조물을 얹었다. 티베트 불교의 불탑 모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다. 티베트 불교는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 산속에서 발달한 밀교의 일종으로, 몽골이 세운 원나라가 국교로 삼았던 종교다. 일명 라마교라 하고 현재도 중요한 중국 불교의 종파다.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묘응사 백탑은 원나라 때 세운 전형적인 라마교의 탑이다. 마치 하나의 봉우리가 솟은 것 같은 높이 50.9m의 이 거대한 탑은 여전히 중요한 베이징의 랜드마크다. 이 백탑을 그대로 축소하면 1.8m 크기의 마곡사 풍마동이 된다. 재료만 청동으로 바뀌었을 뿐 놀랍게도 닮은꼴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청동의 세공기술 또한 고려와는 다른 이국적인 솜씨다. 원의 간섭기인 13세기에 유입된 수입 완제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세계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강력했던 몽골제국이 고려를 침략했다. 결국 항복하고 말았지만 고려는 귀중한 강화조건을 관철했다. “불개토풍(不改土風)-의관은 고려의 풍습을 따른다.” 의관에 그치지 않는다. 비록 몽골의 사위 나라가 됐지만 고려의 언어와 영토와 왕실은 바꾸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복과 변발을 강요당하고, 나라 자체가 없어진 유라시아의 대부분 정복국에 비해 파격적인 대우였다. 6차례의 대대적 침략에도 39년간 끈질기게 항쟁한 대가였다. 그러나 한 세기에 가까운 원간섭기에 온전한 토풍을 지키기는 힘들었다. 제국의 문물이 쏟아져 들어와 고려의 유행을 바꿨고, 자발적 친원 행위도 무수하게 벌어졌다. 종교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개성의 대형 사찰들은 원황실을 축원하는 노골적 부역을 자원했다. 개성 근처에 세워졌던 경천사 석탑은 그 명확한 증거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1층 홀에 전시된 이 탑은 강융이라는 친원 귀족이 원나라의 승상 탈탈을 위해 원나라 장인들을 데려와 만든 원나라풍의 기념물이다. 그러나 고려 불교의 수백년 전통은 밀교적 영향을 받았을지언정 라마교가 종파로서 자리잡을 여지를 주지 않았다. 마곡사 5층탑은 고려의 몸통에 몽골의 머리를 얹고 있다. 이 이상한 형상이 바로 당시의 불교적 ‘불개토풍’이었다. 모자를 바꿨지만 몸통은 바꾸지 않았다.●다시 개울을 따르고 건너 대웅보전에서 일단 멈췄던 마곡사는 현대에 들어 다시 확장의 역사를 시작했다. 마곡천을 건너 성보박물관과 템플스테이 건물을 지었다. 상류로 향하다 다시 개울을 건너면 현대적인 일군의 건물들이 나타난다. 한국문화연수원, 2009년에 전통불교문화원으로 지은 수련원 건물이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야심작이다. 전통적 내용을 현대적 그릇에 담겠다는 포부가 여기저기서 나타난다.원래 이 땅은 17세기 마곡사 중창을 위해 기와를 굽던 가마터였다. 조사 결과 여러 곳의 가마터가 발굴됐다. 그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가운데에 운동장을 만들었고 남쪽에 숙박동을, 북쪽에 교육동을 지었다. 개울을 경계로 두 가람이 들어선 마곡사의 배치와 유사한 환경이고 유사한 해법이다. 선방, 다도실, 지대방, 강당 등을 수용한 교육동은 하나의 건물이면서도 여러 지붕이 중첩된 모습이다. 마치 여러 동의 기와집이 모여 하나의 가람을 이루는 모습이다. 마당을 중심으로 배열된 숙박동은 현대판 요사채라 해도 무방하다. 여기에는 배흘림 나무 기둥도, 날렵한 처마 선도 없다. 콘크리트 벽과 금속제 경사 지붕만 있는 지극히 현대적인 조형이다. 그럼에도 기와지붕 없는 한옥이고, 중첩된 전통 가람의 배치법이다. 마곡보철이 스승 마조를 따라가다가 물었다. “어떤 것이 큰 열반입니까?” 마조가 답했다. “급하구나.” 보철이 다시 물었다. “급한 것은 무엇입니까?” “물을 살펴보아라.” 문헌기록이 없는 마곡사에서 가람배치의 비밀을 풀고, 5층탑 풍마동의 역사를 밝히려 추정과 상상에 빠져 있었네. 아, 조급했구나! 그저 마곡천의 휘어짐을 살피고 그 흐름에 발길을 따르면 되는 것을. 물길은 장애물이 아니라 무한 건축의 생명선이었다. 건축학자·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 과거사 진상조사단 변호사 “김학의 사건, 여론에 떠밀린 수사”

    과거사 진상조사단 변호사 “김학의 사건, 여론에 떠밀린 수사”

    박준영 변호사 “김학의 3차 수사는 무리한 수사”대검 진상조사단 김학의 사건 조사팀 소속 활동“사건 처음과 끝은 돈” “피해자 진술에 문제 많아”“과거사 조사가 혼란 야기, 저 또한 책임 있어”뇌물, 성접대 등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김학의 사건’을 조사했던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정치와 여론의 압력으로 (김학의) 검찰 수사단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김학의 사건 조사팀에 속했던 박 변호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지난 22일 김 전 차관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검찰과 법원을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박 변호사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의 특수강간 혐의 불기소나 법원의 무죄 판결을 놓고 그 배경을 알면 이해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성범죄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금전 등 원한 관계에 있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처음과 끝은 ‘돈’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혐의가 없다는 판단의 주된 근거는 여성들 진술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라며 “여성들은 꿈쩍도 않는 윤중천보다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김학의까지 엮어야 자신들이 윤중천으로부터 받은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안 했을까. 여러 여성이 김 전 차관을 엮어 특수강간을 주장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씨에 대한 혐의를 확실히 하기 위해 김 전 차관에 대한 진술까지 추가했다는 취지다. 특히 특수강간은 십수 년의 중형을 선고할 수 있는 범죄인 만큼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했다. 경찰이 여성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배경에도 경찰과 검찰의 갈등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김학의라는 고위 검사를 잡아들여 민낯을 드러내고 싶은 목적 때문에 경찰이 증거를 신중히 보지 않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 여성들의 진술 신빙성을 따지기 위해 필요한 자료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결국 이번 사건이 3차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진 것은 ‘여론’의 힘이 컸다는 것이 박 변호사의 주장이다. 박 변호사는 “윤지오, 버닝썬이 함께 이슈가 되고 김 전 차관이 해외출국을 시도하는 바람에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갔다”면서 “(조사단을) 나올 때만 해도 김 전 차관 수사단이 꾸려질 거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여성들의 피해 주장 이후 시민들의 공분이 커졌고, 정치와 여론의 압력으로 검찰 수사단은 무리한 수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사 조사가 혼란을 야기했다”면서 “김학의 조사팀에 있었던 저도 이 혼란과 관련해 책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재용 “영재센터·말 지원하라는 박근혜 요구 거절할 수 없었다”

    이재용 “영재센터·말 지원하라는 박근혜 요구 거절할 수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은 일부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거절할 수 없는 요구 때문이었다며 자발적 의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 심리로 22일 열린 파기환송심 두 번째 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단은 ‘말 세 마리’(약 34억원)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약 16억원) 지원은 “거절할 수 없는 대통령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대법원은 이재용 부회장 측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보내고 삼성 측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지원한 말 세 마리를 지원한 일이 뇌물에 해당한다며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앞서 2심 재판부는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변호인단은 “대통령은 기업 활동에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위에 있고 그 영향력은 강력하고 현실적”이라면서 “대통령의 요청은 유불리를 따져가며 수락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기 어렵고, 특히 공익적 명분을 갖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 2015년 당시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최서원씨와 어떤 관계였는지, 또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씨의 관계조차 전혀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말 세 마리 지원과 관련해서도 변호인단은 “이재용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단독 면담 당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부진하다며 대통령이 크게 질책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이 화를 내면서 강요하자 마지못해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피고인은 승마 지원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고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다만 이는 전형적인 수동적 공여였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에 대해서도 “대가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 부회장 측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등이 대법원 상고심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한 대가(부정청탁)라는 점이 인정된 사실을 언급하며 “삼성그룹의 신규 순환출자 고리 해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핵심 현안으로, 이 부분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맞섰다. 특검팀은 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분식회계) 의혹 사건의 일부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한 청탁의 대상으로 개별 현안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변호인단은 양형 심리를 위한 공판기일이 예정된 다음 달 6일에 출석할 증인으로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김화진 서울대 교수, 미국 코닝사의 웬델 윅스 회장 등 3인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중 손경식 회장은 지난해 1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1심에서 증언한 바 있다. 그는 2013년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CJ 부회장을 퇴진시키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법 “부당하게 증언 거부해도 檢 조서 증거로 못 써”

    대법 “부당하게 증언 거부해도 檢 조서 증거로 못 써”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검찰의 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검찰은 증언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만큼 검찰 조서를 증거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는 2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염모(48)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염씨는 2017년 3월 최모씨에게 640만원을 받고 판매할 필로폰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됐다. 염씨의 혐의를 입증할 최씨는 검찰에서는 진술했지만, 염씨의 1·2심 법정에서는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1심 때는 자신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라서 법적으로 정당했지만, 2심에서는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자신이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우려가 있으면 증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염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증인이 부당하게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피고인이 증인의 증언 거부를 초래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수사기관의 진술 서류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망, 질병, 외국 거주, 소재 불명 같은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법 “부당하게 증언 거부해도 檢 조서 증거로 못 써”

    대법 “부당하게 증언 거부해도 檢 조서 증거로 못 써”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더라도 검찰의 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검찰은 증언을 부당하게 거부하는 만큼 검찰 조서를 증거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는 2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염모(48)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염씨는 2017년 3월 최모씨에게 640만원을 받고 판매할 필로폰을 소지하고 있다가 체포됐다. 염씨의 혐의를 입증할 최씨는 검찰에서는 진술했지만, 염씨의 1·2심 법정에서는 모두 증언을 거부했다. 1심 때는 자신의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라서 법적으로 정당했지만, 2심에서는 정당한 사유가 없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자신이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우려가 있으면 증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염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증인이 부당하게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피고인이 증인의 증언 거부를 초래했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수사기관의 진술 서류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사망, 질병, 외국 거주, 소재 불명 같은 특별한 사정이 아니라면 예외를 둬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손성진 칼럼] 검찰, 변하고 있나

    [손성진 칼럼] 검찰, 변하고 있나

    조국은 조국이고 검찰개혁은 검찰개혁이라는 전제하에 후자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 논란이 잠자고 있던 검찰개혁의 화두를 끄집어낸 것은 나라가 두 동강이 난 가운데서도 좋은 의미의 부산물이라고 본다. 시간을 다투듯 쏟아낸 개혁안에 어지간한 것들은 다 들어 있고 윤석열 검찰도 의지를 보여 줬지만 좀처럼 미덥지 않은 것은 국민 앞에 했던 약속을 식언한 검찰의 과거 때문이다. 최근 검찰에 불려가 적폐와 관련된 조사를 받고 나온 어느 퇴직 인사가 “세상이 다 바뀌었는데 검찰은 왜 그렇게 변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한 말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그의 말은 피의자를 하대하고 협박하는 검사나 수사관들의 태도와 사돈의 팔촌까지 훑어대는 수사 관행을 뜻하는 것이다. 물론 개혁안들이 나오기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현재의 검찰은 10년, 20년 전의 검찰과 다를 바 없고 변한 것이 없다. 1980년대까지 검찰에서는 가혹행위가 공공연히 있었고 2000년대 초반까지도 그런 수사상의 악행은 없어지지 않았다. 물고문과 고문치사 사건으로 김정길 법무장관과 이명재 검찰총장이 동반 사퇴한 것은 불과 17년 전인 2002년, 축구 월드컵이 열린 해였다. 당시 검찰에서 내놓은 수사 관행 개혁안 중의 하나는 피의자에게 존댓말을 쓰겠다는 것이었다. 검찰의 생리로 볼 때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없을 것임을 알았기에 속으로 웃은 적이 있다. 이후 몇이나 되는 검사나 수사관이 얼마 동안 피의자에게 존댓말을 썼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곧 흐지부지되고 만 것은 예상된 결과였다. 존댓말은 고사하고 신체적 가혹행위가 완전히 사라졌는지도 알 수 없고 언어적, 정신적, 수사기법적 가혹행위는 지금까지도 거의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검사나 수사관들은 피의자들이 (검찰이) 원하는 대로 진술하지 않으면 “구속시키겠다. 구속될 수 있다”고 대놓고 협박하는 것은 검찰에 조사받으러 다녀온 사람은 다 아는 악랄한 수사 관행이다. 피의자의 신용카드를 뒤지고 사생활을 파헤쳐 사건과 무관한 피의자의 부인을 참고인으로 불러 남편의 여성 관계 등 사적인 비밀을 누설해 가정파탄까지 부른 것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검찰에 불려가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검사나 수사관들이 개인 카카오톡을 남의 일기장 훔쳐보듯 본다”는 말을 하는데 이 또한 틀린 말이 아니다. 국정감사에서 올 상반기에만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한 영장 신청이 1만 3996건이고 수사기관이 조회한 네이버·카카오 계정 수가 무려 177만 9558개에 이른다고 드러난 것은 그 방증이다. 200만명에 가까운, 심지어 사건과 무관한 개인의 사생활까지도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이고 더욱이 당사자는 알지도 못한 채 당하고 있다. 이런 검찰임을 안다면 수사관이 자기 앞에서 아기에게 젖을 먹이라고 했다는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 정유라의 주장을 새빨간 거짓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검사 경력이 20년이 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런 수사 관행을 모를 리 없다. 검찰개혁의 요체가 정치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임은 물론이고 비대한 조직과 권한 축소, 특권 내려놓기, 기소독점주의 개선 등도 하드웨어적인 주요 개혁 과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인 전근대적 수사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절반의 성공도 거두기 어렵다. 검찰의 나쁜 수사 관행들은 일제강점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악습, 다시 말해 일제의 잔재라고 할 수 있다. 식민지 사람들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었던 일본 제국주의 경찰의 고문 기술, 협박과 같은 악행을 우리가 배워서 같은 민족에게 똑같이 행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나쁜 관행의 원천인 일본 검찰조차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키며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데 말이다. 검찰은 개혁이라는 역사적 숙명 앞에 서 있다. 급조된 셀프개혁안의 진정성에 믿음이 가지 않아도 윤석열 검찰의 사후 조치를 기다려 보는 도리밖에 없다. 검찰은 발표된 개혁안들의 실행 여부를 중간중간 점검하고 이를 어기는 검사나 수사관에게는 벌을 내리는 등의 실현 방안을 강구하기 바란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윤 총장은 자신이 존경한다는 이명재 전 총장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오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의 어떤 검찰 조사실에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지는 않은지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것이다.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청소년 아지트·엄마의 독서룸

    청소년 아지트·엄마의 독서룸

    서울 서초구가 오는 23일 양재천교 인근(양재천로 33)에 복합문화공간인 ‘양재도서관’을 개관한다. 양재 지역 도서관 건립은 구민들의 오랜 숙원 사업이다. 부지가 시 소유라 13년간 추진이 지지부진했는데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서울시에 구 소유 부지와 교환하자고 제안해 설득하면서 사업이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985㎡ 규모로 열람석 410석과 장서 7만권을 갖췄다. ‘ 사람 중심 도서관’을 기치로 내세운 만큼 ‘도서관은 정숙한 곳’이라는 기존 틀을 깼다는 설명이다. 엄마와 아이가 자유롭게 책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어린이자료실과 유아열람실, 청소년들이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아지트로 마련한 ‘틴스 플레이스’, 책을 통해 엄마들이 새로운 꿈을 찾는 ‘엄마의 독서룸’ 등 도서관 곳곳이 재기 넘치는 공간들로 꾸려졌다. 층마다 남쪽 벽이 통유리로 돼 있어 양재천과 양재시민의 숲의 풍경을 감상하며 자연 채광도 만끽할 수 있다. 돌출형 테라스로 꾸며진 독서 공간, 옥상 하늘정원 등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룬다. 조 구청장은 “책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도서관을 혁신했듯, 앞으로도 주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을 더 많이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정해균-윤경호-한지은-유라, 깜짝 등장 “초특급 존재감”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정해균-윤경호-한지은-유라, 깜짝 등장 “초특급 존재감”

    tvN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에 정해균-윤경호-한지은-유라가 특별 출연한다. 네 사람은 금주 방송에 등장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하며 깨알 재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감을 자아낸다. 내일(20일) 밤 9시 30분에 첫 방송되는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연출 이종재, 극본 류용재, 김환채, 최성준,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 분)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감독, ‘피리부는 사나이’,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측이 19일(화) 정해균-윤경호-한지은-유라의 특별 출연을 예고해 관심이 고조된다. 우선 정해균은 극중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박성훈(서인우 역)의 사냥감인 노숙자 김씨로 분해 심장 쫄깃한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윤경호-한지은-유라 또한 금주 방송에서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 이에 강렬한 존재감을 가진 배우들이 어떤 장면에 깜짝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할지 기대감이 증폭된다. 특히 정해균-윤경호-한지은-유라는 바쁜 스케줄에도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특별 출연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짧지만 임팩트 있는 연기로 각 장면의 재미를 극으로 끌어올렸다는 후문이다. 이에 극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 초특급 특별 출연 군단 정해균-윤경호-한지은-유라의 연기와 활약에 관심이 높아진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제작진은 “특별 출연 제안을 흔쾌히 수락해준 정해균-윤경호-한지은-유라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특별 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열과 성을 다해 임해준 네 배우 덕분에 재미있는 장면이 탄생했다”면서, “정해균을 비롯해 윤경호-한지은-유라는 금주 방송에 깜짝 등장해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들을 찾아보는 것도 또 하나의 시청포인트가 될 것이다.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내일(20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페스트 이야기

    [이재갑의 감염병 이야기] 페스트 이야기

    중국 베이징에서 페렴형 페스트 환자가 발생했다. 환자가 거쳐 간 병원 응급실은 폐쇄됐고, 방역 당국은 페스트에 노출된 사람들을 상대로 역학조사를 하며 예방 차원에서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다. 페스트는 매우 오래된 질병이다. 고대 북부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발병했다는 기록이 있고 성경 새뮤얼서에도 페스트로 의심되는 질병의 기록이 남아 있다. 첫 대규모 유행은 6세기 비잔틴 왕국에서 발생해 약 4000만명이 사망했다. 14세기에는 중국에서 시작된 유행이 유라시아 대륙으로 확산해 7000만~2억여명이 사망했다. 페스트로 유럽의 역사적 지형이 바뀌었다. 마지막 대유행은 1850년대 중국에서 시작했다. 1894년에는 홍콩으로 확산했고, 이후 남아프리카, 미국, 태국, 스리랑카, 인도, 유럽으로 퍼져 1900년대 초반까지 유행이 지속됐다. 알베르 카뮈는 소설 ‘페스트’에서 페스트가 창궐한 도시의 비참한 사회상을 다루기도 했다. 이렇게 위세를 떨치던 페스트도 1900년대 이후 미생물학의 발달로 쥐와 벼룩이 옮기는 세균성 감염병이란 사실이 확인되고, 위생이 점점 나아지면서 급격히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사라진 감염병은 아니다. 아직 중국 내륙지역, 아시아, 미국, 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과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연간 20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의 가장 큰 대규모 유행은 2017년 마다가스카르에서 발생했다. 무려 2417명이 페스트에 걸렸다. 페스트의 원인균은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다. 쥐벼룩에 물리거나 감염된 동물의 사체와 접했을 때, 감염된 동물의 분비물을 흡인하거나 오염된 음식을 먹었을 때 전파된다. 폐렴형 페스트는 비말(침 방울)을 통해 사람 간에 전파될 수 있다. 잠복기는 1~6일(평균 1~4일)이다. 림프절을 주로 침범하는 림프절형, 패혈증형, 폐렴형으로 발병할 수 있으며 패혈증형이나 폐렴형은 잘 치료해도 50%가 사망한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최근 마다가스카르의 유행 상황을 보면 2417명 중 80% 이상이 폐렴형 페스트였음에도 사망자는 209명(약 9%)이었다. 기록에 남은 50% 이상의 사망률은 의료 자원이 부족해 치료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페스트는 주로 항생제로 치료하며, 진단과 동시에 항생제를 투여해야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노출된 사람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발병을 줄일 수 있다. 일부 백신이 나와 있긴 하지만 상용화되어 유통되고 있진 않다. 그렇다면 이번 중국의 페스트는 전 세계로 확산할 것인가? 14세기나 19세기 말과 달리 인류는 페스트의 전파 경로도 알고 있고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는 항생제도 있어 전 세계적인 유행이 다시 시작될 것 같진 않다. 노출자들에게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어서 베이징 내에서 대규모로 유행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우리나라로 확산할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1~2주 동안 중국 베이징의 상황을 지켜보면 앞으로 유행이 어떻게 될지 알게 될 것이다.
  •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 “호부호형 금지된 돈의문 박물관마을, 호적에 따라 불법사업 될 수도”

    수백억이 든 서울시 ‘도시재생’ 사업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소유권 분쟁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의회 제290회 정례회 기간 중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14일 문화본부 행정사무감사에서 돈의문 박물관마을 조성 사업을 수행한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장과 소유권 주장을 하고 있는 종로구 도시관리국장을 증인으로 채택해 동 사업의 적정성 여부를 따져 물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 부지는 2003년 교남뉴타운지구 지정과 2005년 뉴타운개발기본계획 승인 시에 ‘근린공원’으로 지정이 되었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으로 “도시재생”이 채택되고, 새문안 동네였던 본 부지에 역사문화적 관점을 가미하는 문화시설을 설립하기로 결정되면서 2015년 5월 서울시 주택건축본부가 동 부지를 ‘문화시설’로 변경하는 “돈의문 역사문화마을 조성 시행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근린공원이 아닌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조성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2017년 6월 종로구청이 “돈의문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 변경인가 고시”를 통해 ‘문화시설 내 기존 건축물은 서울시에 귀속하되 토지소유권은 종로구로 귀속’한다고 명시했고, 서울시와 종로구의 토지소유권 갈등의 불씨가 번지기 시작했다. 이 날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서울시 김태형 도시공간개선단장은 “문화시설 부지 변경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므로 상위법에 따라 서울시의 귀속이 당연”하다고 주장했으나, 종로구청 정거택 도시관리국장은 “토지의 소유는 재정비촉진계획이 아닌 관리처분계획으로 정하는 것이므로 종로구 소유임이 공적으로 입증되어 있는 상황이며, 현재 서울시에서 조합의 허가를 받아 사용권을 획득한만큼 서울시의 소유라고 주장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박기재 의원(중구2·더불어민주당)은 “이 사태는 서울시가 깡패짓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면서 “서울시 공원부지를 자치구와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문화부지로 바꾸고, 서울시 땅이라고 하는 이치가 상식적인가”라며 반문했다. 문병훈 의원(서초3·더불어민주당)은 “향후 이 부지가 서울시 것인지 종로구 것인지에 따라 현재까지 진행해 온 행정절차가 불법적인 상황으로 놓일 수도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의 역점사업을 급히 마무리하려다 보니 급체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에서 수행한 돈의문 박물관마을 조성 사업은 당초 226억원이 계획됐으나 최종적으로 374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대행사업자인 SH공사가 임대수익으로 보전하려던 공사비는 2019년부터 문화본부가 운영을 맡으면서 사업비 회수의 빨간 불이 켜졌다. 이마저도 동 부지가 ‘서울시 소유’라는 대전제를 갖고 시작한 사업이므로 향후 종로구의 토지 소유권이 분명해질 경우, 전체 사업비는 1천억원을 상회하게 된다. 서울시는 상황이 이렇게 되자 SH공사에 대한 사업비 정산을 조기에 종료하기 위해 예산 편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부랴부랴 밟기 시작했고, 지난 9월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심사받았으나 안건이 삭제되어 의결됐다. 최영주 의원(강남3·더불어민주당)은 “현재 행정절차를 살펴보면, 미숙한 것 투성”이라며, “SH공사를 방패막이 삼아 사업을 추진해놓고, 임대수익으로 사업비 회수가 어려우니 이제 사업비 정산을 해주려고 이제야 부랴부랴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 못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고, 김인호 의원(동대문3·더불어민주당)은 “모든 것이 시장 역점사업이라면서 무조건반사 행태를 보인 것부터가 단추를 잘못 꿴 것”이라며, “시의회 예산 의결권을 이렇게 심하게 훼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또 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과 경희궁 입구에 위치한 경찰박물관이 2020년 12월 이전 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 서울시 문화본부가 ‘근대개항기시민사체험관’을 짓겠다고 나선 것. 오한아 의원(노원1·더불어민주당)은 “경찰박물관에 ‘체험관’ 콘텐츠를 결정한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검토를 피해가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된 것이며,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 계획서가 수립되었다”며, “예산사용, 행정절차 모두 편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김태형 도시공간개선단장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에게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의 무소불위 행태에 대한 문제도 따갑게 질타를 받았다. 도시건축비엔날레, 수직정원 조성 등 많은 사업들을 문화본부가 운영 주체인 돈의문 박물관마을에 기획하면서 정작 문화본부의 의견은 배제한 채 사업을 시행하는데 대한 문제들이 제기된 것이다. 김호진 의원(서대문2·더불어민주당)은 “도시공간개선단이 기획한 돈의문 박물관마을 수직정원 조성사업은 설계가 끝난 다음에서야 문화본부를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며, “근현대사 100년, 기억의 저장소라는 돈의문 박물관마을 콘셉트와 수직정원 조성이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고, 김춘례 의원(성북1·더불어민주당)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도시공간개선단과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수행하는 사업임에도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사용하는 결정은 단 3차례의 협조공문을 보낸 것 뿐”이라며, “돈의문 박물관마을이 도시공간개선단 것인지, 문화본부의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크게 질타했다. 노승재 의원(송파1·더불어민주당)은 “도시공간개선단에서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돈의문 박물관마을에 애정을 갖고 있는 것은 좋으나, 사업 운영을 넘겼으면 행정적인 협의가 필수”라고 꼬집었고, 황규복 의원(구로3·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 문화시설의 조성과 건립은 문화본부 문화시설추진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공간개선단이 자꾸 무언가를 만들어내 문화본부에 이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적어도 문화분야 전문가 집단인 문화본부와 상의해 서울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는데 불편없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도시공간개선단이 해야 할 진짜 업무”라고 질책했다. 김소영 의원(비례·바른미래당)은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환경도 서울시민에게 전혀 친화적이지 않다”고 지적하며, “주차장 하나 지어지지 않은 공간에 가족단위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이 공간을 찾을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경만선 의원(강서3·더불어민주당)은 “도시재생도 결국 서울시민들에게 사회적 편익이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는데, 문화영향평가 하나 시행해보지 않고 이곳을 사업대상지로 선정한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안광석 의원(강북4·더불어민주당)은 “종로구청도 서울시가 토지사용권을 가져가는 것에 묵인해 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주민 반대에 부딪히자 이제야 수습하는 형태를 보이는 것도 옳지 않다”며, “관(官)과 관(官)이 이견을 보이는 것은 시민들도 바라지 않는 행태이니, 향후 원만히 협의해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야 할 것”이라고 숙제를 안겼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서울시의 토지사용권이 종료되는 2024년 이후, 동 부지가 종로구 소유로 확정되고 나면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임대료가 발생할 것이 예견되어 사업의 계속 추진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김창원 위원장(도봉3·더불어민주당)은 “현재까지 돈의문 박물관마을에 쓰여진 예산이 374억이다. 해마다 운영비는 25억이 쓰이고 있고, 경찰박물관 개축에 100억원이 예정돼 있다. 토지소유권에 따라 2024년부터는 몇백억이 더 소요될지 모르는데, 서울시는 2017년부터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서울시민들이 혈세가 이렇게 쓰이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있을지 참으로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법적·행정적 절차에 하자가 없도록 어디서부터 단추를 다시 끼워야 할지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해결을 촉구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은 21일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심의를 예정해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려대 총장 “조국 딸, 중대하자 발견시 입학 취소 변함 없다”

    고려대 총장 “조국 딸, 중대하자 발견시 입학 취소 변함 없다”

    정 총장 “2010년 입시자료 모두 폐기…檢 공소장에 본교 입학 포함 안돼” “논란 되는 자료 제출, 다각도 확인 중”“사실관계 왜곡이나 태도 바꾼 적 없다”“자료 제출 여부 입증 안 된 상태서조국 딸 입학 취소는 마땅하지 않아”檢, 조국 딸 입시 공소시효 만료로 미반영고려대가 15일 입시 과정에서 허위자료 제출 등 부정 의혹이 제기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28)씨의 입학 취소 여부와 관련해 “분명한 원칙과 규정에 입각해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면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되면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이날 교내 사이트에 정진택 총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입학 사정을 위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다면 정해진 절차를 거쳐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알려드린 바 있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는 조씨의 ‘허위 스펙’ 등이 검찰에서 일부 사실로 드러나는 상황에서 고려대가 조씨의 입학 취소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고대생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집단 반발한 데 따른 해명으로 보인다. 정 총장은 조씨의 입학 취소 여부를 아직 결정내리지 못한 사유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학교 자체의 조사는 조씨의 모든 자료가 폐기돼 확인이 어렵고 검찰의 공소장에는 조씨의 입학 내용이 없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정 총장은 “자체 조사 결과 2010학년도 입시 관련 자료는 본교 사무관리 규정에 의해 모두 폐기돼 (문제의 전형자료가) 제출됐는지 확인이 불가했다”면서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렸지만, 정경심 교수의 추가 공소장에는 본교 입학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되는 자료의 제출 여부를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고려대는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거짓말을 하거나 상황에 따라 태도를 바꾼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자료 제출 여부가 입증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입학을) 취소할 수 있는 조치가 마땅하지 않으므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언론에 한 바 있다”면서 “기존의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거듭 말했다. 앞서 고려대 측은 지난 8월 조씨의 단국대 의대 논문 제1저자 논란이 불거지자 “논문 작성 과정 등에 하자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조씨에 대한 조사 절차에 돌입 후 입학 취소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후 9월 대한 병리학회가 막상 해당 논문을 취소하자 고려대는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수위를 낮췄다.그러다가 지난 11일 정씨의 공소사실에 ‘고려대 입시’가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자 이 부분을 강조하며 조씨에 대한 입학 취소 방침이 없는 것처럼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조씨는 2010학년도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해 2014년 2월 졸업했다. 검찰 수사 결과 고려대 입시에도 단국대 의대 체험활동 증명서 등 허위·위조 서류를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지만 검찰 측은 고려대 입시는 공소시효가 만료돼 조씨의 어머니인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의 공소사실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공소장에 딸 조씨를 입시비리 범죄 혐의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검찰 측은 “공소사실에 고려대 입시 건이 빠진 이유는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이지 허위·위조 스펙이 쓰이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조 전 장관의 딸이 고교시절 했던 인턴활동 경력 등은 위조 혹은 부풀려졌고, 이는 생활기록부 등을 통해 고려대 입시에도 쓰였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는 보도했다. 조씨는 고려대 입시 때 허위·위조 스펙 3개를 제출해 최종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단국대 의대 체험활동 증명서와 병리학 논문 제1저자 등재, 공주대 인턴활동 기록과 국제학회 발표 논문 초록 제3저자 등재,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활동 확인서 등이다.이에 대해 고려대 재학생 및 동문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조씨의 입시비리 논란에 대한 고려대 측의 입장을 비난하는 글이 수십건이 올라왔다. 지난 11일 정 교수의 공소장이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관련 글만 40여 건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게시글에는 “입시 문서 위조업체나 차려야겠다”, “안암캠퍼스가 ‘조려대’(조민과 고려대의 합성어) 소리 듣는 데 반박을 못했다”, “스펙 조작으로 입학한 것 걸려도 졸업해 버리면 세이프”, “정유라는 ‘진짜’ 메달이라도 따고 입학했는데 이화여대보다도 못하다” 등의 자조 섞인 비난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대로 학생들이 가만히 있으면 고대생은 다 위조 비리 조작으로 입학해서 할 말이 없다고밖에 안 보일 것 같다. 너무 치욕스럽다”는 글도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조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자는 제안과 함께 졸업생 사이에서는 학교의 발전기금인 기부금 납부 거부 운동을 벌이자는 의견으로까지 확산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30년 미국 몰락 ‘시나리오 5’

    2030년 미국 몰락 ‘시나리오 5’

    대전환/앨프리드 맥코이 지음/홍지영 옮김/사계절/2만 5000원/464쪽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연이어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필요성과 방위비 분담금 확대를 꺼내 들었다. 특히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 11일 일본 도쿄를 향하면서 ‘주한미군 유지 비용이 얼마인가’, ‘부자나라(한국)가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라는 게 미국인들의 궁금증이라면서 방위비와 주한미군의 상관관계를 언급했다. 여차하면 주한미군을 축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셈인데, 이는 미국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우려를 키운다. 트럼프는 한국이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지만, 병력 2만 8000명 주둔 사실은 그저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뿐 아니라 중국까지 겨냥한 미국 동북아 군사전략 핵심 자산이기 때문이다.미국은 최강대국, ‘세계 경찰’을 운운하며 힘을 과시하고 있지만 ‘미국 몰락’을 예언하는 책이 많다. 신간 ‘대전환’은 여느 책보다 강력한 경고를 보낸다. 저자 앨프리드 맥코이 위스콘신대 역사학 석좌교수는 2030년에는 미국이 몰락할 것이라 예고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질서가 바뀌고, 미국은 경제 쇠퇴와 군사 재난을 맞으며, 결국 다른 나라에 밀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미국이 세계의 패권을 잡기까지 과정을 ‘세계 섬’ 개념으로 설명한다. 핼퍼드 매킨더 런던정치경제대학 학장이 1904년 내놓은 것으로, ‘세계 패권은 광대한 유라시아를 누가 통제하는 데 달렸다’는 내용이다. 미국은 그동안 매킨더의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한 국가였다.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승리한 이후 하와이와 괌, 필리핀 등을 점령하며 식민제국의 발을 들였다. 다만, 앞선 제국들처럼 식민지를 직접 지배하지 않고 현지의 엘리트를 포섭하고 통치를 위탁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어 두 차례 세계대전을 통해 강력한 군대를 키웠고, 외국에 군사기지를 이어 설립했다. 여기에 중앙정보국(CIA)의 비밀공작을 통해 명실상부 세계 최강대국으로 거듭난다.저자는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침략 실패를 기점으로 미국이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주장한다. 각종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2030년이 되면 세계 패권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는다. 물리적인 전쟁이 벌어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경기 위축이나 사이버 전쟁 같은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조용히 몰락이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가 내놓은 미국 몰락의 시나리오는 크게 5가지다. 우선 세계 질서 변화다. 미국이 예전만큼 전 세계에 걸쳐 힘을 쓰지 못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뜻이 유엔은 물론 각국과 맺은 군사·경제협정에도 먹혀들지 않는다. 이후 경제 하락이 이어진다. 미국의 에너지 패권을 가리키는 이른바 ‘셰일 혁명’은 실패할 것이 분명하고,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는 중국에 뒤처지면서 2위 국가로 밀려난다. 급기야 달러화가 준비통화 특권도 상실할 정도로 주저앉는다. 이에 따라 미국인들은 앞으로 10년 동안 물가 상승, 실질 임금 하락, 국가 경쟁력 퇴보로 고통받는다. 군비에 많은 재정을 퍼붓는 것도 위험 요소로 꼽는다. 이라크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은 물론 북아프리카와 이란, 남중국해 등 곳곳에 갈등의 불씨가 도사린다. 예컨대 트럼프가 최근 이슬람국가(IS)의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로 여론의 반전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미국을 위협한다. 저자는 마지막 시나리오로 기후변화를 꼽는다. 기후변화가 가져올 각종 이변을 예방하고 피해를 복구하는 데 필요한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할 때, 기후변화가 미국의 패권을 약화시킬 것이 분명하다는 뜻이다. 2030년이라고 강하게 못 박은 점이 다소 무리수로 보이지만, 정보기관의 방대한 기밀문서와 의회위원회 자료, 그리고 수년에 걸친 현지 조사와 인터뷰로 뽑아낸 시나리오를 그저 외면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주한미군을 비롯해 경제 정책 역시 미국만 주시하는 우리로선 그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中, 무역협상 난항 속 테슬라 공장 양산 허가

    브라질 “中과 자유무역지대 창설 협의” 러와는 전략적 밀월관계 강화 목소리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농산물 부문 등에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이 미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 양산 허가를 내줬다. 테슬라 중국 공장은 외국 자동차 제조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첫 사례다. 무역전쟁 중인 미국의 기업을 성공사례로 내세워 시장 개방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현지시간) 미중 1단계 합의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이 약 500억 달러(약 58조 5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합의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명시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이런 가운데 14일 텐센트과기 등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전날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 대한 자동차 양산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상하이에 기가팩토리(테슬라 전기차·부품 공장)를 짓고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현재 세단형 차량 ‘모델3’를 시험 생산한다. 이번 허가로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연 50만대 이상 차량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상하이 공장의 생산 원가는 미 공장의 65% 수준이다. 미국산보다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가 출시되면 테슬라의 시장 경쟁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전 세계에 ‘외국기업도 차별 없이 사업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국제 여론을 환기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파울루 게지스 브라질 경제부 장관은 13일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관련 세미나에서 “중국과 자유무역지대 창설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앞서 중국은 브라질 정부에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립을 지켜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의 발언은 이 요청에 대한 화답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밀월 관계 강화에도 목소리를 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같은 날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중러 두 나라는 국제 정세 발전과 변화에 맞춰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러시아는 중국과의 교역을 높이고 러시아의 유라시아 경제 구상과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접목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나비넥타이 맨 켄트… “독립성의 표현”

    나비넥타이 맨 켄트… “독립성의 표현”

    조지 켄트(왼쪽) 미국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와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대사 대행이 13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보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켄트 부차관보가 맨 나비넥타이에 대해 “워싱턴 정가에서 보기 드문 패션”이라면서 “독립성의 표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평했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 공개 탄핵청문회에 쪼개지는 백악관

    법률고문 “멀베이니가 수사 압박 언급해” 볼턴 “트럼트 재선 땐 국제동맹 깨질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의회 탄핵조사가 13일(현지시간) 공개 청문회로 전환돼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 탄핵 추진을 위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뒤 정보위원회, 외교위원회, 정부감독개혁위원회를 통해 비공개 증언을 청취하고 관련 자료를 검토한 민주당은 최근 주요 증인 증언 녹취록을 공개한 데 이어 13일부터 공개 청문회를 연다.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13일),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15일)가 청문회에 선다. 이런 상황에서 탄탄한 방어 전선을 구축해도 모자랄 백악관은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이 갈등과 충돌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참모들에게 민주당의 탄핵조사에 협조하지 말 것을 지시하며 시펄론 법률고문 측이 이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반면 시펄론 법률고문 쪽에서는 멀베이니 대행이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원조 보류가 민주당에 대한 수사 압박 차원이었다는 발언을 내뱉으며 수세 국면을 더욱 ‘설상가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등 양측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한편 NBC에 따르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비공개 모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결정이 개인적 이해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완전한 고립주의자가 될 수 있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다른 국제동맹에서 미국을 탈퇴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행보를 두고 탄핵 청문회 핵심 증인으로 부상한 그가 일종의 ‘군불 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스캔들을 불러온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인물의 이름이 소셜미디어에 등장해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서둘러 삭제에 나선 가운데 미국 소셜 뉴스 모음 사이트 레딧은 이를 사이트에 남겨 주기로 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재도전에 관해 “절대,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곤 말하지 말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점점 커지는 지식산업센터, 평균 연면적 2011년 이후 최대 규모

    점점 커지는 지식산업센터, 평균 연면적 2011년 이후 최대 규모

    최근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지식산업센터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0월까지 승인된 지식산업센터 개수는 총 134개소로, 작년 115개소를 훌쩍 뛰어넘었다.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2011년부터 조성된 지식산업센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승인된 지식산업센터의 평균 연면적은 3만 8212㎡로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이 뿐만이 아니라 소위 ‘대형 규모’로 불리는 연면적 10만㎡ 초과 규모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총 16개소가 승인된 반면 작년과 올해, 최근 2년간은 총 14개소가 승인되는 등 대형화 바람도 거세다. 지식산업센터는 오피스 수준의 업무환경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아파트에 비해 공사 기간도 짧아 시공 비용이 적게 들고 규제도 적기 때문에 공급자와 수요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경제적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부동산114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의 3.3㎡당 평균 월 임대료는 3만 8100원으로 일반 오피스(7만 4250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장은 “역대 최저수준의 기준금리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 더해, 취득세 및 재산세 등 세제감면 혜택까지 3년 연장되면서 지식산업센터가 많은 이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며 “특화된 지원시설과 테마를 도입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되는 ‘복합 지식산업센터’가 늘어나면서 규모 자체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1세대 부동산 디벨로퍼 더랜드는 국내 최대 규모 산업클러스터 동탄테크노밸리에 ‘현대 실리콘앨리 동탄’을 공급한다. 연면적 23만 8615㎡의 초대형 복합 지식산업센터로, 지하 4층~지상 20층 규모에 섹션 오피스 약 1700호실과 상업시설, 기숙사 418실이 함께 조성된다. 주차공간은 법정 대비 186%에 달하는 1671대를 확보했다. 통합 로비와 라이브러리, 공유라운지, 세미나실, 다목적체육관, 옥상정원 등이 마련되고, 뉴욕 센트럴파크를 연상시키는 풍부한 녹지공간을 통해 쾌적한 업무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들어서는 지식산업센터 ‘DIMC 테라타워‘는 대규모 상업시설 외에도 1000평 규모의 입주민 전용 부대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져 이목을 끈다. 지하 4층~지상 10층으로 조성되며, 연면적은 63빌딩(스퀘어)의 1.5배 크기인 24만 9684㎡다. 이 사업지의 특징은 단연 한강 조망권이다. 지식산업센터와 800m 떨어진 위치에 한강이 있어 공원시설을 이용하기 좋고 업무 공간에서 한강 조망도 누릴 수 있다. 서울에서는 일반 시민들도 함께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성’을 바탕으로 문화와 공원을 테마로 특화설계를 반영한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 Publik’이 사전 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옛 삼성물산 물류센터 부지에 들어서는 초대형 지식산업센터로 연면적 약 26만㎡ 규모에 지하 5층~지상 최고 28층 3개 동으로 예상 사업비만 1조원대에 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기열 서울시의회 부의장, 도시기반시설본부 서울시 공사관리 미흡 지적

    박기열 서울시의회 부의장, 도시기반시설본부 서울시 공사관리 미흡 지적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박기열 부의장(더불어민주당, 동작3)은 지난 12일 도시기반시설본부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현재 상류측 교량 완공 후 하류측 교량을 시공 중인 안양교의 공사 품질관리 부분과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의 예산낭비 요인에 대해 지적하며 재발 방지를 주문했다. 박 부의장은 이날 감사에서 지난 5월 크레인 사고가 발생한 안양교 건설공사의 사고 발생 이후의 대응사항과 품질관리에 대해 질의를 하면서 “크레인 전도로 보도부 콘크리트가 파손됐는데 조금 더 파손이 됐다면 교량에 매달린 약 15cm 직경의 가스관이 파손되어 대형사고가 될 수도 있었다며” 사고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박 부의장은 크레인 충격으로 인해 하향 26cm 변형이 발생된 안양교 보도부분에 대해서도 “차량이 통행하며 진동이 있는 상태에서 강판용접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높은 용접 기술이 필요하므로 보수 시 철저한 검토와 준비로 두 번의 보수가 발행하지 않도록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라”고 주문했다. 박 부의장은 또 안양교 공사의 다른 부분인 교량노면배수시설과 콘크리트 거더 품질관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부의장은 서울시 중구에 공사 중인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에 대해서는 “건설폐기물 처리비용이 당초 6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2.5배 증가된 사유가 설계 시 누락, 굴착진행 시 추가발견, 보완설계 시 추가수량이 사유라고 하는데 사전조사가 미흡했다”며 “향후 사업추진 시에는 보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예산낭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안양교 건설공사는 남부순환로의 개봉동과 구로동을 연결하는 교량으로 서울시가 1977년도에 건설된 기존교량을 철거하면서 상·하행 교량을 2021년 12월까지 건설하는 공사다. 또 남산예장자락 재생사업은 남산 예장자락 본래의 능선을 복원하기 위해 기존의 시설물을 철거한 후 지하에 관광버스 주차장을 2020년 12월까지 건설하는 사업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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