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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정부, 민간에서 배운다/하동원 중앙인사위원회 인력개발국장

    축구계는 2002년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감독에 이어 최근 본프레레 감독에게 한국 월드컵 대표팀의 지휘봉을 맡겼다.여기에는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기보다는 경기에 이길 수 있는 선수,능력 있는 선수를 제대로 선발하고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데 있어 국내 감독보다 외국인 감독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 같다.쥐만 잘 잡는다면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상관없다는 등소평의 논리와도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그러면 우리 정부는 어떨까? 요즘 정부에서도 공직 내부뿐만 아니라 공직 외부로 눈을 돌려 기존의 공무원이 아닌 민간전문가에게 국가의 중요 정책을 맡기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법무부는 검사나 출입국관리직 공무원만이 담당해 오던 출입국관리국장을 변호사에게 맡겼다.문화재청과 철도청은 대외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담당과장에 언론인을 영입했다.외교부는 차관보급인 통상교섭조정관 자리에 국제변호사를 선임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업무를 관장하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일 잘하는 사람이면 공무원이든,민간인이든 따지지 않겠다는 것이다.정부인사 운영방식에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은 기술고시출신 공무원이지만 승진보다도 원자력 안전업무의 전문가로 남기를 희망해 현 개방형 직위 한자리에 4년째 근무하고 있다.공직사회의 직업문화가 연공서열 위주의 일반행정가 중심에서 직무와 성과위주의 전문행정가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중 하나다. 나아가 공무원 한 사람을 뽑는데 수백명이 지원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서도 정부가 꼭 필요한 전문가 한 사람을 찾기 위해 민간 헤드헌터회사에 의뢰하는 등 우수인재의 발굴 및 물색에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공직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보이지 않는 부처간 ‘칸막이 문화’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업무로 대립각을 세워왔던 상대부처의 공무원들이 서로 자리를 바꿔서 일하고,적극적으로 다른 부처의 국·과장 자리에 지원해서 근무하는 게 그리 낯설지 않은 공직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실·국장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인사관리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앞으로 고위공무원단이 도입되면 평생을 한 기관에서만 근무해 온 사람보다는 여러 기관을 넘나들며 폭넓은 경험을 쌓고,국가 전체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바라볼 수 있는 인재가 중용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 전세계가 국경없는 하나의 글로벌시스템에 편입된 가운데 국가간 무한경쟁 환경에 놓임에 따라 정부의 인사운영 부문에도 예외없이 경쟁원리가 도입된 것이 그 이유라고 할 것이다.이제는 공직문호가 민간에 개방됨에 따라 정부에서 하는 일을 놓고 누가 더 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경쟁이 보다 본격화되고 있다.다른 부처의 공무원들과 경쟁하는 것은 당연하고 민간부문과도 서로 경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부의 서비스를 국민이 좀처럼 만족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가 향상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경쟁이 고객에 대한 후생수준을 높인다는 경제학이론이 맞는다면,정부 인사분야에서 이러한 경쟁원리의 도입은 국민 만족도 증진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때 정부부문이 민간기업에 ‘표준’을 제시하면서 경제발전을 선도했지만 이제는 민간으로부터 배우는 처지로 바뀐 것이다.정부 각 부문에 민간의 우수 전문인력을 수혈하고 개방과 경쟁 등 민간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시스템에 먼저 적응한 장점을 접목시켜 보자는 취지다. 우리의 목표가 백범선생이 말씀하신 문화국가이든,국민소득 2만달러와 같은 현실적인 것이든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는 정부만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하동원 중앙인사위원회 인력개발국장
  • 방학맞아 어린이 공연 체험프로 ‘풍성’

    ‘무대 뒤편에는 뭐가 있을까.’‘장구는 어떻게 치는 거지.’ 여름방학을 맞아 호기심 많은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공연 체험 프로그램이 풍성하다.무대를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벗어나 평소 접하기 힘든 무대 앞뒤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유익한 기회이다. ●무대 뒤엔 무슨 일이? ‘극장아, 노올자’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은 27일부터 30일까지 현장학습프로그램 ‘극장아,노올자’를 마련한다.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이 행사는 무대 외에 분장실,연습실 등 공연에 꼭 필요한 극장 공간을 직접 둘러보고,조명과 음향·무대 전환장치 등을 생생하게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1일 코스로 오후 2시부터 3시30분까지 90분간 진행된다.6∼10세,참가비 2만원.(02)760-4613. ●전통악기도 배워요 ‘장구치고, 공연보고’ 정동극장은 8월 한달간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후 7시20분부터 2시간 동안 국악체험교실 ‘장구치고,공연보고’를 진행한다.전통 타악기인 장구를 직접 배워보고,정동극장에서 열리는 다양한 국악공연을 관람하는 패키지 프로그램이다.참가비는 1인당 2만원,3∼4인 가족권은 5만∼6만원이다.(02)751-1500∼3. 자연속에서 국악을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8월2∼5일 강원도 평창 유스호스텔에서 3박4일간 진행되는 ‘감자꽃 국악캠프’는 가야금,해금,피리,탈춤 등 우리 전통 문화를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기회이다.마지막날에는 참가자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솜씨를 발표하는 연주회가 열린다.(02)747-8306. ●온몸으로 리듬 만끽 ‘도깨비 리듬체험’ 전통 악기를 활용한 타악공연인 PMC프로덕션의 ‘도깨비스톰’도 어린이를 위한 도깨비 리듬체험을 마련했다.8월26일까지 매주 화·목요일 오후 4시 공연때 리듬체험티켓(4만원)을 구입하면 공연에서 사용하는 각종 타악기들을 전문연주자들로부터 직접 배울 수 있다.만 12세 미만.1588-7890.흙놀이를 주제로 한 설치놀이 연출가 이영란의 ‘바투바투’도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추천할 만하다.8월6일∼9월28일 코엑스본관1층 특별관(02)516-1501. ●클래식 어렵지 않네 ‘하이든의 오케스트라 놀이’ 해설과 체험을 곁들인 클래식 공연도 많다.‘강충모의 피아노수업’은 피아노의 역사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개하는 콘서트.뵈젠도르퍼,스타인웨이,벡스타인 등 다양한 피아노의 미묘한 음색 차이까지 짚어본다.‘파파 하이든의 오케스트라 놀이’는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의 작품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의 이해를 돕는 공연.조는 관객을 놀라게 하려고 팀파니 연주를 넣었다는 ‘놀람’교향곡,단원들이 퇴장해 두 명의 바이올린 주자만이 남는 ‘고별’교향곡 등 하이든의 유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을 해설과 함께 서울 클래시컬 플레이어즈가 연주한다.관객이 직접 지휘해 보는 시간도 있다.두 콘서트 각각 8월1일과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780-5054. 오페라 공연으로는 금난새와 함께하는 오페라시리즈가 주목할 만하다.8월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의 ‘리골레토’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으로 해설과 함께 진행된다.(02)749-1300. 이순녀 김소연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주적 표기 당당하라/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 연구원장

    1987년 12월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서기장 간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열렸다.미국과 소련이 냉전체제 종식으로 가는 군비감축의 상징적 사건인 중거리핵전력협정(INF협정)을 조인하는 이 자리에서 레이건대통령은 러시아의 옛 격언을 인용하며 “신뢰하나 검증하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이에 대해 레이건 대통령이 회담 내내 그 얘기를 했다며 농을 건냈고 그러한 분위기는 회담의 성과와 함께 양국의 국민들 사이에 시대가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던 인물이다.레이건 대통령의 이러한 대소련관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 서기장이나 소련의 수뇌부에서 레이건 대통령의 악의 제국 발언 취소가 양국관계 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강변했던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미소 양국은 위협국 사이의 군사 안보적 메커니즘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고 오히려 그것을 인정함으로써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실질적 조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군비감축을 실현했던 것이다. 우리 정부가 국방백서에 ‘주적’ 표기를 없애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그간 남북관계가 상당히 변화하였고 주적이라는 표현은 세계에도 유래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또한 내부적으로는 주적의 ‘개념’은 계속 유지함으로써 표기의 삭제로 인한 군의 북한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의 해이를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2002년부터 주적 표기 문제로 인해 그간 국방백서를 발간하지 못해왔던 정부가 궁여지책이라도 마련해보려는 심정을 한편으로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그러나 질문이 과연 그렇게까지 해가면서 백서를 내야 하는지에 이르면 얼른 대답이 쉽지 않다.북한이 주적 표기에 강하게 반발하여 향후 남북대화에 문제가 생길 개연성 때문에 표기를 삭제하려는 것이라면 결국 주적 개념을 바탕으로 안보태세를 갖추는 것 자체도 앞으로도 계속해서 시빗거리가 될 것이다. 한반도 상황이 세계 유일한 것이니 주적 표현의 사례가 다른 나라에 있을 수 없고,또한 표기와 개념의 분리 논리는 옹색하기조차 하다. 남북대화의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지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주옥같은 신뢰구축 조치들은 사장되어 있다.이제야 서해상에서 남북한 함정끼리 충돌을 피하기 위한 교신을 주고받는 것을 합의한 정도이니 진정한 신뢰구축 조치의 실현은 앞으로도 까마득한 상태이다.더욱이 북한 핵문제는 아직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도 않다.따라서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라는 의문을 지우기 힘들다. 정부는 주적 표기 문제를 다루면서 당당해야 한다.이는 국가의 정체성과 연관된 문제이다.주적 문제를 이렇게 희석시켜 놓고 과연 불철주야 휴전선에서 전방을 감시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왜 그 자리에 서 있느냐를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북한 핵과 미사일은 누구를 겨냥한 것이며,자주국방을 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엄청난 세금을 부담시켜야 할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실질적으로 군사적인 주적을 주적이라고 떳떳이 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남북이 서로 화해하고 평화를 추구해야 하고,필요하다면 정치적 대해결의 장을 모색해야 함을 상대방에 얘기할 수 있는 정도의 자신감을 정부에 기대하는 것이 과연 호사가의 지나친 바람인가? 주적 표기는 수구의 논리도 아니고 더구나 대결의 논리도 아니다.그것은 냉정한 현실인식이고 이러한 인식이 전제되어야만 평화의 싹을 키울 수 있다. 이는 평화에 이른 전세계적 사례의 역사적 교훈이다.한반도에서도 남북정상이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이 작동됨을 확인하면서,그렇지만 “신뢰하나 검증합시다.”라고 여유를 부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 연구원장
  • 반주류 실크로드사/김영종 지음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로마나 페르시아,인도,중국 등 정주(定住) 제국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때문에 연구 주제 또한 무엇이 어디를 거쳐 어떻게 전파됐는가 하는 ‘문명전파론’에 모아졌다.특히 서양에서 동양으로의 흐름이 강조됐다.중국 민족과 중국 문명이 서방에서 비롯됐다는 학설이 그 한 예다.또 간다라 미술은 그리스·로마의 조각 양식이 동양으로 전파됐음을 밝히는 강력한 증거로 통한다. ‘반주류 실크로드사’(도서출판 사계절)를 펴낸 소설가 김영종씨는 서양 중심의 ‘문명전파론’은 어디까지나 19세기 서구 제국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실크로드는 교역의 산물이 아니라 전쟁의 산물이라고 강조한다.유라시아 동쪽의 실크로드는 한나라의 장건이 흉노를 공격할 방법을 찾기 위해 나선 여행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알려졌고,서방의 실크로드는 스키타이와 페르시아의 투쟁과 알렉산드로스의 동방원정을 통해 형성됐다.‘전쟁의 길’이라고 할 수 있는 남북의 실크로드가 먼저 생겼고,‘교역의 길’이라 할 동서의 실크로드는 그 후에 열렸다는 것이다.실크로드는 낙타가 아니라 말에 의해 탄생한 셈이다. 로마와 한나라 사이에 비단 교역은 이렇게 만들어진 실크로드를 통해 이뤄졌다.저자는 실크로드의 주인공은 로마도 중국도 칭기즈칸의 몽골제국도 아닌,오아시스의 현지 주민이라고 강조한다.오아시스와 오아시스를 연결한 길,즉 실크로드의 주민이야말로 실크로드를 장악한 강자들의 틈바구니에서 실크로드를 살려온 이들이기 때문이다.힘없는 오아시스 국가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존망의 슬픈 역사를 겪어야 했다. 실크로드의 동과 서를 중개한 소그드 상인은 빛나는 존재다.소그드인들은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일대의 아무다리아와 시르다리아 유역의 광활한 초원지대에 살면서 서쪽으론 페르시아와 동로마제국까지 사절단을 보내 교역의 물꼬를 텄으며,동쪽으론 중국의 수·당 제국까지 활동영역을 넓혔다.하지만 실크로드의 메신저였던 소그드 상인들은 8세기 중반 이슬람이 들어오면서 역사의 뒷전으로 사라졌다. 저자는 이처럼 역사에 부각되지 않은 ‘약자의 세계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비로소 실크로드의 실체를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실크로드의 역사는 여러 민족의 역사가 퍼즐처럼 얽혀 있을 뿐 아니라 지명도 생소해 술술 읽히지 않는다.책은 이런 점을 감안,처음부터 끝까지 존댓말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을 넘어선 형식’의 문체를 택해 눈길을 끈다.130여컷의 도판이 이해를 돕는다.1만 48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1904 & 2004 한반도] 주변 4强 한반도정책-러시아

    ‘(동)아시아의 러시아?’,또는 ‘러시아의 (동)아시아?’ 이 문제는 러시아의 한반도 정책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준거 틀이 된다.러시아는 ASEAN+3(한·중·일)로 보면 아시아 밖에 있으나,APEC(아·태 경제협력체)으로 보면 안에 있다. 유라시아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러시아는,‘아시아-우리는 언제나 거기에 있었다.’라는 19세기 ‘동방주의자’들의 표현대로라면,역사적으로 아시아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사상·지리적으로 ‘유라시아 국가’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지닌 러시아는 아시아에게 ‘문화 전달자(kultur trager)’인 동시에 ‘이방인’이기도 했다.또한 아시아는 러시아에게 ‘기회’인 동시에 ‘딜레마’였다.기회는 유럽과 아시아에 대한 전략적 ‘균형’으로,딜레마는 양 세계로부터의 ‘배제’와 ‘퇴각’을 초래했다.이러한 이중성은 외형적으로 제정러시아 시기의 ‘역사적 사명(holy mission)’이든,소비에트 시기의 ‘사회주의적 국제주의’로 표명되어지든 실질적인 대외정책 수립에 있어 러시아로 하여금 지정학적 사고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한다. 러시아의 동아시아 정책은 19세기 후반 이래 대체로 지정학적 사고에 입각한 유럽과 (동)아시아 간의 ‘균형’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한반도에 대한 정책 또한 시기에 따른 전략적 비중의 정도 차이는 있을 지라도 100여 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보면 대체로 이에 연동된다.러시아는 ‘진출의 시기’-삼국간섭(1895),아관파천(1896),로젠·니시협약(1898),얄타회담(1945) 등-에는 ‘독립화론’을,‘퇴각의 시기’-‘뉴코스(new course)로의 전환기’(1900-1903),정전협정이후-에는 ‘교환론’과 ‘분할론’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기울었다. 19세기 말,러시아가 관심을 전환해 본격적인 동아시아진출 정책을 시도한 것은 유럽 발칸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 전략이 좌절되자 유럽지역에서의 열세를 동아시아에서 만회하려는 일종의 ‘균형’정책에서였다.100여년을 격세해 1990년대 중반 미국 주도로 NATO(북대서양 조약기구)의 동진정책이 본격화되자 러시아가 중국과 인도에 접근,모스크바-델리-북경을 잇는 동진 저지라인을 형성하는 ‘동방정책’에 매달리게 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러시아는 냉전시기부터 (동)아시아에서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냉전체제의 안정화 뿐 아니라 지정학적 관점에서도 소련의 전략적 종착지는 동방과 서방에서의 공동 안보체제의 구축이었다.냉전 시기 소련이 유럽에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결성함과 동시에 아시아에서 아태안보협력체의 결성을 시도한 것이 그 예이다. 러시아의 이러한 유라시아적 균형정책은 ‘최대(maximum)계획’과 ‘최소(minimum)계획’의 범위내에서 결정됐다. 최대계획은 동아시아에서 재정상 위떼가 세운 ‘그랜드 디자인’(몽골,만주,조선을 러시아의 세력범위로 함)과 2차대전 종전 당시 스탈린의 구상(만주,한반도 북부지역,일본 분할)에서 발견된다.최소계획은 “뉴코스 정책”(만주와 조선의 교환)과 정전협정(1953),탈냉전 초기 옐친 정부의 대서양주의 노선 등에서 표현된다.현재 러시아는 미국 패권질서를 견제하고 탈냉전 초기 서구 편중외교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서방 외교와 동방 외교의 균형을 시도하고 있다. 동아시아에서 ‘북방 삼각협력관계(북,중,러)’의 복원과 한반도 등거리 외교를 통해 동아시아와 한반도에 대한 전통적인 지정학적 이해 관계를 재확보한다는 방침이다.냉전 해체 이후 현재까지는 러시아의 동아시아 정책이 최소계획범위에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오일달러로 인한 외환 보유고와 경제 성장률 증가,무역흑자 규모의 확대,과학기술과 군사력의 현대화 추진 등은 러시아가 최대계획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지난해 이후 극동에서 세차례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러시아는 특히,지난 6월 말에 규모면에서 소련 해체 이후 최대 규모로 추정되는 ‘동원 2004’훈련을 실시한다.이런 움직임은 러시아가 최소계획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해 주기도 한다. 백준기 한신대 교수˝
  • 상춘포럼 “부드럽고 재밌는 강연이 좋아”

    ‘부드럽게 학습하자.’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의 모임인 ‘상춘포럼’의 학습대상이 다양하다.한달에 두 차례 외부인사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상춘포럼의 강연내용은 딱딱한 정책 위주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요가,음악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 요가 전도사 원정혜씨와 ‘인터넷 전도사’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는가 하면,7일엔 지휘자 금난새(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씨의 강연을 들었다. 금난새씨는 청와대 비서동에서 ‘예술경영의 벤처정신’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혁신은 판에 박힌 사고를 벗어던지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금씨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끝나고 악기만 챙겨 나가는 게 아니라 공연을 보러 온 아이들이 악기를 만져보고 시연할 수 있게 한다.”면서 “사람들 곁으로 먼저 가깝게 다가서는 게 혁신”이라고 말했다.금씨는 “행사를 치를 때 지원을 받을 경우에도 판에 박힌 결재 시스템을 그대로 고집하면 안 된다.”면서 “작은 로비에서라도 즉석 음악회를 열어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해 음악회를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혁신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생활속의 사소한 습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이날 강연에 참석한 150여명의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행정관들은 금씨 강연이 예정시간을 훨씬 넘겼음에도 비서동 강당을 떠날 줄 몰랐다고 한다. 참석률은 평소보다 3배 정도 많았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전언이다.한 참석자는 “그동안 상춘포럼이 경제와 외교,정치 등 무거운 주제를 다뤘는데 올들어 요가와 건강 등 재미있고 부드러운 주제가 많아져 참석률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주중北대사 “NPT탈퇴후 플루토늄만 협상”

    |도쿄 연합|북한은 지난달 열린 제3차 6자회담에서 ‘동결대상 핵’은 핵확산방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한 2003년 1월 이후 재처리해 얻은 플루토늄이라고 설명했다고 최진수(崔鎭洙) 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1일 밝혔다.최대사의 이런 발언은 1994년 북·미 기본협정 이전에 처리한 플루토늄은 동결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대사는 교도(共同)통신과의 회견에서 동결대상은 ▲영변의 5000㎾급 실험용 흑연감속로 등 현재 가동중인 핵시설 ▲2003년 1월10일 NPT 탈퇴후 재처리를 통해 얻은 플루토늄이라고 말했다.최대사는 이와 함께 북한은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고 이전하지 않으며 실험도 하지 않되 ▲동결은 폐기의 제1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동결의 대가로 “미국이 200만㎾ 에너지 지원에 참가하고 테러지원국가에서 북한을 제외하는 한편 경제제재와 봉쇄를 풀 것”을 요구하고 에너지 지원은 “전력이라도 좋고 중유라도 좋다.”고 말했다.북한이 핵동결 대가로 요구하고 있는 에너지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대사는 NPT복귀와 6자회담에서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문제에 대해 “동결과 보상”에 합의가 이뤄지면 “6자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새 제안에 대해서는 “제안 자체는 유의할 만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매우 유감스러운 내용도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미국은 새 제안에서)“우리를 무장해제시키기 위한 요구항목을 열거했다.”며 핵동결 ‘준비기간’으로 3개월을 설정한 것은 “매우 비과학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핵동결시기에 대해서는 “동결을 행동으로 표시한 시점에 보상도 동시에 행동으로 표시돼야 한다.”고 말해 “(동결)대가가 도착한 시점”에 동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달라지는 공기업]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공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확 바꿔놓고 있다.그동안 공기업은 ‘거대한 공룡’ ‘관료적 조직’으로 불리는 등 비효율의 표본으로 인식돼 왔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1월1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바뀌었다.철도시설공단으로 새롭게 발족되면서 고속철도는 물론 광역철도·일반철도 등 철도시설의 모든 부문을 총괄하게 돼 사업영역이 크게 넓어졌다.특히 남북철도 연결사업,북한철도 현대화 작업,유라시아 등 국제철도 연결사업 등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정종환(鄭鍾煥·56) 이사장은 회사 명패를 바꿔 달면서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나서고 있다.철도청장 재직 시절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접목시켜 서비스행정·효율행정으로 명성을 날린 그다. 우선 조직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실시했다.공단은 철도청과 고속철도건설공단 등 2개 기관 출신들로 구성돼 있어 직원간 화합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지난 2월7일부터 2개월간 총 13차례에 걸쳐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에서 조직강화를 위한 릴레이 워크숍을 개최했다.워크숍 직후에는 26개 경영혁신 과제를 세우고 하나씩 실천에 옮겼다. 연봉제 대상인 2급 이상 직원 246명을 대상으로 업무성과에 따라 성과연봉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성과관리시스템이 구축돼 올해 말부터 연봉이 차등 지급된다. 부서장에게는 조직 편제권을 부여했다.인력의 효율적인 운영과 능률을 높이고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 실·처장이 업무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직과 정원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 일하는 방식도 대대적으로 개선했다.결재단계를 줄이고 결재를 하부에 대폭 위임했다.부장 이하 전결권을 10% 이상으로 확대해 하부단위 부서장의 근무의욕 및 책임감을 높였다. 경영의 투명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공단 경영의 중요한 정보를 홈페이지에 매월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결산서,재무제표,정관,예산,사업계획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담당부서 및 담당자를 명기해 놓았다. 책임경영을 위해 이사장도 건설교통부 장관과 경영계약을 체결,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받게 된다. 6급 직원의 신규 채용시 여성 및 지방인재 채용비율을 20%로 설정,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하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윤리경영 선포식을 가졌다.부패방지위원회와 함께 공기업 윤리확립을 위한 시범기관 협약을 맺고 윤리경영에 나선 것이다.부패방지위원회가 갖고 있는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공기업 윤리경영의 선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이사장과 직원 대표는 ‘클린 컴퍼니’를 달성하겠다는 서약서에도 서명했다.청렴서약제를 도입,공단이 발주하는 공사에 참여한 업체가 부당하게 편의를 제공할 경우 2년 동안 입찰에 참가할 수 없도록 했다. 정 이사장은 “공기업의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렸다.”면서 “경영혁신으로 ‘세계 고속철시대’에 빈틈없이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수기자 dragon@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때린 뒤 용서 비는 남편 어떻게 할까요

    신혼초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결혼 6년차 여성입니다.남편은 때린 뒤 잘못했다고 싹싹 빕니다.아이들이 어려 아빠의 폭력을 모르고 있어 다행이지만,저는 너무나 무섭습니다.지금까진 정 때문에 살았지만 더는 못 참겠어요.어쩌면 좋을까요? -김송희- 김송희씨.최근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부녀상담소 이용자 7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남편으로부터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당한 경우가 61.1%로 나타났다고 합니다.폭력 남편의 74%가 결혼 1년 내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그 순서를 살펴보면 남편이 술을 마셨을 때가 가장 많고 말대꾸를 할 때,남편 기분에 따라서,남편 외도문제가 제기될 때,성적 욕구에 응하지 않을 때,살림을 못한다,시댁식구에게 잘못 한다,자녀교육을 잘못 한다 등이 이유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아내 역할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권위의식을 유지하려는 통제수단으로 상당수의 남편들이 폭력을 쓰고 있는데 폭력의 정도가 아주 심한 경우가 많아서 우리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아주 비열하고도 비인간적인 행위인데도 술 마시고 아내를 폭행하는 것이 마치 남편의 특권인 양 착각을 하고 있는 못난 남편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정폭력은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며 지속적인 폭력으로 신체적 손상은 물론이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등 정신질환을 앓게 되는데 매 맞는 아내들은 폭력에 대한 불안·초조·공포심으로 심한 무력감에 빠져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폭력 남편들은 아내에게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 외출은 물론이고 이웃이나 친지,친구들과의 교류나 사회적 활동을 못하게 하며 항상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의심하고 자신의 폭력에 대한 책임을 아내가 폭력을 사용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을 아내 탓으로 돌린다고 합니다. 송희씨.남편은 손찌검을 한 다음날 아침엔 “기억이 없다.미안하다.다시는 때리지 않겠다.사랑 한다.”고 싹싹 빌며 다독여 준다는데 이 같은 행동은 아내를 폭행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행위랍니다.아침에 빌고,그 날 밤 또 때리고….가정폭력은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받아들이지 말고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모르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매 맞는 엄마를 보며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만 그 표현을 못할 뿐이지요.폭력가정에서 자란 대부분의 자녀들은 성인이 되면 여자인 경우 남자를 공포와 증오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고,남자인 경우 아버지의 폭력을 싫어하면서도 잠재적으로 닮는다고 해서 폭력은 ‘대물림’이라고들 합니다.“애들 봐서 참고 산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어떤 경우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에 이혼법정에서도 가정폭력을 신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술만 먹으면 아내에게 지나친 가혹행위를 해서 술을 끊고 아내를 폭행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봤지만 도저히 자제가 되지 않자 어느 날 산에 올라가 자신의 손을 잘라 버리려고까지 했는데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 실컷 울고만 왔다고 하더군요.몇 십년이 지나 이제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그분은 아직도 버릇을 못 고치고 아내를 괴롭히고 있는데 주변으로부터 사람 대접을 못 받아 외톨이 인생을 살고 있고,모진 세월을 참고 견뎌온 아내는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답니다. 송희씨.남편의 폭력이 더욱 심해 질수 있으며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 것도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남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안한 마음 조차 갖지 않게 되고,당신도 지치다 보면 말 꺼내기가 싫게 되어 두 사람은 타인처럼 살거나 마치 원수끼리 한 지붕 아래서 사는 것과 같은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더 늦기 전에 남편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하세요.지금 병을 고치지 못한다면 남편은 결국 폐인이 될 수밖에 없고,당신도 후회만 남은 인생을 살게 될 터이니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때린 뒤 용서 비는 남편 어떻게 할까요

    [김영희 이혼클리닉] 때린 뒤 용서 비는 남편 어떻게 할까요

    신혼초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결혼 6년차 여성입니다.남편은 때린 뒤 잘못했다고 싹싹 빕니다.아이들이 어려 아빠의 폭력을 모르고 있어 다행이지만,저는 너무나 무섭습니다.지금까진 정 때문에 살았지만 더는 못 참겠어요.어쩌면 좋을까요? -김송희- 김송희씨.최근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부녀상담소 이용자 7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남편으로부터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당한 경우가 61.1%로 나타났다고 합니다.폭력 남편의 74%가 결혼 1년 내에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다고 하는데 그 순서를 살펴보면 남편이 술을 마셨을 때가 가장 많고 말대꾸를 할 때,남편 기분에 따라서,남편 외도문제가 제기될 때,성적 욕구에 응하지 않을 때,살림을 못한다,시댁식구에게 잘못 한다,자녀교육을 잘못 한다 등이 이유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아내 역할을 강요하는 가부장적 권위의식을 유지하려는 통제수단으로 상당수의 남편들이 폭력을 쓰고 있는데 폭력의 정도가 아주 심한 경우가 많아서 우리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강자가 약자를 괴롭히는 아주 비열하고도 비인간적인 행위인데도 술 마시고 아내를 폭행하는 것이 마치 남편의 특권인 양 착각을 하고 있는 못난 남편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정폭력은 시간이 갈수록 그 정도가 점점 심해지며 지속적인 폭력으로 신체적 손상은 물론이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등 정신질환을 앓게 되는데 매 맞는 아내들은 폭력에 대한 불안·초조·공포심으로 심한 무력감에 빠져서 탈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자포자기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폭력 남편들은 아내에게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 외출은 물론이고 이웃이나 친지,친구들과의 교류나 사회적 활동을 못하게 하며 항상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의심하고 자신의 폭력에 대한 책임을 아내가 폭력을 사용하게끔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그 원인을 아내 탓으로 돌린다고 합니다. 송희씨.남편은 손찌검을 한 다음날 아침엔 “기억이 없다.미안하다.다시는 때리지 않겠다.사랑 한다.”고 싹싹 빌며 다독여 준다는데 이 같은 행동은 아내를 폭행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행위랍니다.아침에 빌고,그 날 밤 또 때리고….가정폭력은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받아들이지 말고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합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모르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매 맞는 엄마를 보며 불안과 공포를 느끼지만 그 표현을 못할 뿐이지요.폭력가정에서 자란 대부분의 자녀들은 성인이 되면 여자인 경우 남자를 공포와 증오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되고,남자인 경우 아버지의 폭력을 싫어하면서도 잠재적으로 닮는다고 해서 폭력은 ‘대물림’이라고들 합니다.“애들 봐서 참고 산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어떤 경우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에 이혼법정에서도 가정폭력을 신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술만 먹으면 아내에게 지나친 가혹행위를 해서 술을 끊고 아내를 폭행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봤지만 도저히 자제가 되지 않자 어느 날 산에 올라가 자신의 손을 잘라 버리려고까지 했는데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 실컷 울고만 왔다고 하더군요.몇 십년이 지나 이제 인생의 황혼에 접어든 그분은 아직도 버릇을 못 고치고 아내를 괴롭히고 있는데 주변으로부터 사람 대접을 못 받아 외톨이 인생을 살고 있고,모진 세월을 참고 견뎌온 아내는 때늦은 후회를 하고 있답니다. 송희씨.남편의 폭력이 더욱 심해 질수 있으며 잘못했다고 싹싹 비는 것도 오래가지 않을 겁니다.남편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안한 마음 조차 갖지 않게 되고,당신도 지치다 보면 말 꺼내기가 싫게 되어 두 사람은 타인처럼 살거나 마치 원수끼리 한 지붕 아래서 사는 것과 같은 사이가 될 수 있습니다.더 늦기 전에 남편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하세요.지금 병을 고치지 못한다면 남편은 결국 폐인이 될 수밖에 없고,당신도 후회만 남은 인생을 살게 될 터이니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부시 “이라크전 희생 값진것” 케리 “베트남 교훈 잊지마라”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인 케리 의원이 31일(현지시간) 이라크 사태를 놓고 격돌했다. 전통적으로 이날만큼은 정치적 발언을 삼가는 게 관례지만 이라크 문제가 대선정국의 핫 이슈로 떠오르자 양측 모두 유세에 적극 활용했다.그러나 두 사람의 행보는 아주 대조적이었다. ●부시는 이라크 전몰자,케리는 베트남 전몰자 각각 애도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 묘역에 헌화한 뒤 “미국은 전쟁에서 맹렬히 싸우는 병사들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대통령의 국립묘지 참배는 2차대전 이후 모든 전몰장병을 기리는 연례 행사이지만 부시는 특히 이라크에서 숨진 장병들 일부의 이름과 그들이 쓴 메모를 낭독했다.행사에 참석한 유가족들에게 “그들은 자유라는 대의를 위해 싸웠다.”고 위로했다. 반면 존 케리 상원의원은 워싱턴 DC에 있는 베트남전 참전 기념비를 방문했다.메모리얼 데이에 이곳에서 정치적 행사를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이라크가 ‘제2의 베트남’이 되고 있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동시에 케리 의원은 자신이 참전영웅이면서도 반전운동에 뛰어든 것을 유권자에게 과시하려는 의도도 깔고 있다. 케리는 부시와 달리 연설을 하지 않고 기념비에 새겨진 윌리엄 브론슨이라는 이름 위에 손을 얹고 한참을 있었다.브론슨은 1968년 베트남전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8년 뒤 27세에 간질병 발작으로 숨졌다.케리는 브론슨 가족의 요청으로 1998년 기념비의 전몰자 명단에 올렸다. ●이라크전 공방 벌이는 부시와 케리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미국은 전쟁에 마지못해 참여했다.”며 “그러나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곳에서 미군의 고결함과 용맹성을 봤으며 두 테러정권은 사라졌고 현재 5000만명 이상이 자유를 맛보고 있다.”고 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라크 포로학대 파장으로 사임압박을 받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지칭하며 “뛰어난 지도력을 갖고 있다.”고 칭찬,거듭 신임을 표시했다.부시 대통령은 2일 미 공군사관학교 졸업식과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60주년 행사에서도 이라크 정책을 옹호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케리 의원은 이날 오후 버지니아 포츠머스 해군기지를 방문,“부시는 당시 베트남으로부터의 교훈을 배우지 못했다.”고 포화를 열었다. 그는 특히 “나는 이라크에서 우리 군대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고도 목표들을 달성하면서 효과적으로 군대를 철수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케리는 지역 TV와의 인터뷰에서도 “부시 행정부는 군대를 지나치게 확장 배치했다.”며 “주 방위군과 예비군을 거의 현역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부시 재선팀의 스티브 슈미트 대변인은 “케리는 슬프게도 정치문제를 초월해야 할 추도의 날인 메모리얼 데이에도 정치적 공격을 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고 반격했다. 한편 케리는 당초 워싱턴에 머물거나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버지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메모리얼 거리행렬이 벌어지는 포츠머스를 전격 방문키로 결정,부시측으로부터 정치행사에만 치중한다는 공격을 받았다. mip@seoul.co.kr˝
  • 철없는 신용불량 20대 “벌어서 갚지 뭐”

    “앞으로 일해서 갚으면 되죠.크게 걱정 안 합니다.” 대다수 20대 신용불량자에게 ‘신용’은 불확실한 미래형이다.뚜렷한 수입이나 변제능력이 없는데도 미래의 막연한 수입을 믿고 카드대출 등에 손을 댄 끝에 과다 채무자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한다.유례없는 청년 실업이 이같은 현상을 부추겼다지만,신용불량에서 탈출하겠다는 신용불량자들의 각오가 갈수록 ‘불량’해지고 있다. ●“벌어서 갚으면 되지” 3년 전 급전이 필요하다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신용카드 2장으로 3300만원을 대출받은 강모(23·여·식당 종업원)씨는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갚을 수 없었다.적금을 해약하여 1300만원은 갚았지만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지난해 4월에는 일하던 식당으로 추심 전화가 계속 걸려 오는 바람에 일을 그만둬야 했다.그러나 강씨는 “신용불량자가 됐지만 크게 걱정은 안 한다.”면서 “아르바이트로 매월 120만원을 벌고 있으니까 조금씩 갚아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영어학원 강사 문모(26·여)씨는 신용카드로 수백만원을 빚졌지만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그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거나,옷을 사다 보니까 어느새 빚이 늘었다.”면서 “청년 실업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일자리를 찾으려면 못찾겠느냐.”고 반문했다. 중학교 사회과목을 가르치는 학원강사 박모(28)씨는 ‘양심적 신용불량자’다.대학시절 학자금으로 300만원을 빌렸다가 어려움을 겪은 박씨는 “쉽게 갚을 줄 알았는데 취직하기가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20대 10명 중 1명은 신용불량 지난 4월 말 현재 전체 신용불량자 382만 5000여명 가운데 20대는 19.2%인 73만 6000여명을 차지한다.전체 20대 780만 9000여명의 10%에 가깝다.20대 10명 중 1명이 신용불량자인 셈이다.20대 신용불량자는 2001년 16.7%,2002년 18.5%,지난해 19.7%로 해마다 늘고 있다. 20대 신용불량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경기불황에 따라 청년 취업난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금융기관이 신용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개인의 돈 관리능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부모에게 의존하여 “일단 쓰고 보자.”는 무책임한 소비성향을 보이면서 신용불량의 의미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수희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층의 채무에 대한 도덕적 해이나 신용에 대한 관리 부족이 문제”라면서 “부모로부터 용돈을 얻어 쓰던 젊은층이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보면 무절제한 소비성향을 가진 미성숙한 경제인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환경 개선해야” 신용불량자 자신의 신용회복 노력도 중요하지만,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한기 경제정책팀장은 “경제 활동이 왕성한 20대에서 신용불량자가 늘어나는 것은 노동으로 빚을 갚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악화됐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20대 신용불량자들을 자칫 평생 부담으로 남을 수 있는 멍에에서 구해내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최봉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턴제와 임시고용제 등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여 젊은 채무자가 빚을 갚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회생활 초년병들은 자신의 수입·지출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저축이나 신용이라면 어느 정도 대출을 받는 것이 적정한지 등 자금 관리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충고했다.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용돈관리·은행거래 등 금융 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20대 신용불량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교육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효섭 이재훈기자 newworld@seoul.co.kr˝
  • 춘천선 유죄 판결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무죄판결 이후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법원에서도 같은 사안을 놓고 판결이 엇갈리고 있다. 춘천지법 이철의 판사는 28일 ‘여호와의 증인’신자라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이모(21·춘천시 후평동)피고인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사훈련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이정렬 판사는 지난 21일 병역 소집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22) 피고인에게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한편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병훈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종교적 이유로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여호와의 증인’신자 임모(20·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민 판사는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춘천·성남 조한종 윤상돈기자 bell21@
  • 쉬어가기˙˙˙

    UPI 통신은 3일 일본 야마오카의 사사다이라골프장 연못에 들어가 골프공을 건져낸 쓰지타 나쓰미(60)가 경찰에 연행됐다고 보도했다.용돈이 궁했던 쓰지타는 15번홀에 위치한 수심 2m의 연못에서 ‘작업’하기 위해 잠수복과 방수 전등,그물,부표 등을 이용했으며 이날 하루에만 무려 1554개의 공을 건져올렸다.일본 대법원은 해저드에 빠진 공은 골프장 소유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이 노인의 행위는 절도에 해당된다고.˝
  • [北 용천참사] 소학교학생 매몰 4일만에 극적 구조

    평안북도 용천역 대참사와 관련,북한의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재일본 조총련 기관지 인터넷 조선신보는 28일 용천소학교(초등학교)에서 학생 1명이 매몰 4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고 전했다. 조선신보는 “지난 25일 폭발 사고 당시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내며 무너진 이 학교에서 이 학생을 구조해 냈다.”면서 구조된 직후 이 학생은 “배가 고파요.”라고 소리쳤다고 보도했다. 인근 중학교로 이동해 수업을 받고 있는 용천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은 친구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루 2만명이 동원된 복구작업 북한 중앙방송은 “피해복구 중앙지휘부가 3개월내 복구를 목표로 하루 2만명이 동원돼 복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방송은 “사고 현장에 파였던 구덩이가 초보적으로 메워졌고 기본 철길이 복구돼 열차 운행이 정상화됐다.”면서 “강한 폭음과 폭풍으로 실명되거나 귀가 먹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밝혔다.조선신보는 집을 잃은 주민들은 덜 부숴진 이웃의 집을 찾아 기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공식 밝힌 손실액은 3억 유로(약 4200억원)다. ●군의 일사불란한 모습 안보여 북한이 국제사회에 용천역 대참사 현장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면서도 북한 사회 노동력의 주력인 인민군의 복구 장면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이 자재 조달 전문가인 노두철 부총리가 총책임을 맡은 ‘용천피해복구 중앙지휘부’의 구성과 활동상을 소개하면서도 인민군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방송은 “평북 시·군과 공장·기업소 노동자를 총동원,복구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인민군이 실제 복구 작업에 빠졌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 “군 장비나,일사불란한 군대의 복구 장면이 외부 지원을 얻는데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북측이 병원의 참상을 구호단체에 공개하면서도 어른들이 아닌,어린이 부상자만 카메라에 담게 한 것도 같은 이유라는 설명이다. 또 하나는 실제 군이 투입되지 않았을 가능성이다.용천 참사로 김정일 체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로 판단,인민군을 경계 태세 상태로 놔뒀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이와 함께 계속된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위용을 갖춘 군의 모습이 아니라 왜소한 북한 군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을 원치 않았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27일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정을 중국 방문 성과를 제외하고는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다. 평안북도 용천군 행정책임자인 이춘화 인민위원장(군수)도 언론매체에 전혀 언급되지 않고 있는데,사고 책임을 물어 해임됐거나 사고 당시 변을 당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설] 개헌논의 급하지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자는 개헌 논의가 나오고 있다.먼저 지난 26일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서 장영달 의원이 이 같은 개헌론에 불을 지폈다.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신’임을 분명히 했다.4선 고지에 오른 장 의원의 여당내 위상이나,야당 대표가 즉시 화답한 것을 볼 때 1회성으로 그칠 공산은 적어 보인다. 5년 단임제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이 제도는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7년 시대적 아픔 속에서 정당간 합의로 만들어졌다.무엇보다 일당 독재,장기집권을 막기 위한 취지였다.그 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우리 사회는 당초 우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성숙해졌다.그동안 이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당선 후 2년만 지나면 레임덕(권력누수현상)에 빠지는 경우도 보아왔다.따라서 권력구조 개편 문제를 얘기한다고 해서 탓할 일은 아닌 것 같다.헌법이 만고불변일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는 현실을 직시해 보자.당장 헌정사상 초유라는 대통령 탄핵문제도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다.국민들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때보다 살기 어렵다고 난리다.화급을 다투는 민생 경제 개혁 관련 법안만 5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이라크 파병 문제도 17대 국회가 마침표를 찍어야 할 국정 과제다.이러한 상황에서 정치권이 개헌 문제에 매달릴 때 국민들은 어떻게 볼 것인가.더군다나 국회 개원도 하지 않았다. 개헌 문제를 조기 공론화했을 때 생기는 부작용도 짚어봐야 한다.당내 권력투쟁이 본격화될 것이다.여야 마찬가지다.그렇지 않아도 대권 유력 후보들은 세확산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듯하다.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개헌 공론화 ‘시간표’를 밝힌 바 있다.그 때쯤부터 본격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국민적 공감대만 형성되면 바로 개헌할 수도 있다.개헌보다 더 시급한 것은 민생이다.˝
  • 기업 총수 이미지 변신 ‘가속’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이미지 변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 행사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사회 봉사활동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마치 세상과 단절된 ‘은둔지’에서 ‘양지’로 나오는 모습이다.CEO들의 이같은 변화는 검찰의 정치 비자금 수사 이후 부쩍 잦아지고 있다.반 기업 정서를 해소하고 기업 브랜드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기업들도 CEO의 이미지가 마케팅 활동에 상당한 영양을 끼친다는 판단아래 ‘CEO PI(President Identity·최고경영자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수단이 기업의 메세나(문화·예술 지원)운동.금호아시아나그룹과 CJ가 적극적이다.금호는 박성용 명예회장이 지난해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회장을 맡으면서 이 운동을 강화하고 있다.금호는 전 임직원들이 차량에 ‘I♥ 메세나’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배지를 착용하는 등 적극 동참하고 있다.CJ도 최근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2년간 10억원 지원을 발표하기도 했다. CEO들의 사회 봉사활동도 활발하다.보통 연말연시 1회성 행사에 그쳤던 CEO들의 봉사활동 참여가 상시 체제로 바뀌어 가고 있다.포스코 이구택 회장은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1일 봉사에 참여했다.서울의 ‘아름다운 가게’ 안국점에서 물품을 설명하고 판매했을 뿐 아니라 충북 청원군의 폭설 피해 현장에서 일손을 거들기도 했다.이 회장은 “앞으로도 임직원과 함께 소외된 계층과 이웃의 어려움을 나누는 자원 봉사활동을 기업문화 차원으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도 PI작업이 활발하다.최태원 회장은 최근 창립 51주년을 맞아 사회공헌을 ‘3대 변화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을 정도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많은 관심을 내비쳤다.최 회장은 분식회계 사태 이후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투명경영 알리기에도 적극적이다.지난 22일 울산공장에서 열렸던 SK㈜의 첫 ‘지방 이사회’와 국내 기업 최초로 사외이사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이사회 사무국을 설치한 것 등도 투명경영의 일환이다.그동안 외부행사 참여를 자제했던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도 지난 22일 인하대 개교 50주년 행사에 참여하는 등 나들이가 활발해지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31)한국의 찻그릇 문화-박성욱의 분청찻사발

    투박하면서도 수더분한 멋을 지닌 분청(粉靑)은 공들여 모양낸 것만이 좋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청자,백자 세계의 통념에 대한 도전이자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귀의하려는 한국 도자기의 한 특징이다. ●관노비 신분서 해방된 기술자들 고려 말 조선 초에 걸쳐 나타난 정치의 불안,국가 기강의 문란,신분구조의 와해,새로운 지배세력의 성장,왜적의 침입 등으로 국가의 통제 아래에 있던 관요(官窯) 기능이 마비되었다.관요에서 관노비로 일하던 도자기 기술자들은 전국 곳곳으로 흩어져서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다.이들은 국가의 규제없이 자유로이 그릇을 만들 수 있었으므로 활달하고 구김살 없는 자유분방한 멋을 풍기는 그릇을 만들 수 있었다.이 때 만들어진 그릇들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려주는 문헌은 없다.이들 그릇을 분청사기(粉靑沙器)-분장회청사기(粉粧灰靑沙器)의 준말-라는 용어를 처음 쓰게 된 것은 고유섭(高裕燮) 선생의 ‘고려도자와 이조도자’(1963년)라는 글을 통해서였다. 분청의 가장 큰 특징은 물레질로 만든 그릇 몸에다 정선된 백토(白土)를 입히는 분장(粉粧)기법과 그 뒤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무늬를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분청사기는 우연한 시대적 산물이 아니라 당시의 사회 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는데,그릇이 그 시대의 표정이라는 말과도 일치하고 있다.순박하고 민중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분청그릇은 15세기 초 조선 왕조의 기반이 튼튼히 닦여진 시기와 맞물려서 나타났다. ●세종때 절정의 기법 완성 세종 연간에 걸쳐서 절정의 기법이 완성되었는데 이는 세종 연간 문화의 특징이 민본(民本)을 전제로 한 독창적 민족 문화를 만들어 생활화한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우리에게 맞는 농사법은 ‘농사직설’,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은 우리나라 약초로써 고치고자 한 ‘향약집성방’,중국 음악과 다른 우리의 가락을 찾기 위한 노력들,우리의 고유 문자인 훈민정음의 창제 등이 좋은 예다.민족적 자각과 민중문화를 포용한 문화의식은 민족에 기초를 두고 민본을 존중하는 조선문화의 새벽이 되었고,이같은 문화의식을 배경으로 하여 태어난 것이 다름아닌 분청사기였다. ●분청사기의 본질은 자유분방함 이렇듯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유분방함을 근본 정신으로 삼아서 만들어지는 분청 그릇은 대부분의 사기장들이 즐겨 다루어 왔고 현재에도 그러한 분야다.그러나 사기장들이 아무렇게나 만들어도 되는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자유분방함의 본질을 어떻게 터득하여 표현하는가에 있다.많은 작가들이 집요하게 도전해오고 있지만 전통적 분청기법을 제대로 터득하여 현대적인 단순미로 재창조했다거나 듬직한 양감과 아첨없는 장식성,한국인다운 소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들은 사기장은 매우 적다.이런 만만찮은 길에 들어선 박성욱은 이제 서른 세 살의 젊은 사기장이다. 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무왕1리 526번지 산골에다 가마를 박고 아내 이금영(32세),유빈(6세),순빈(4세) 네 식구가 산비둘기처럼 살면서 분청그릇을 빚고 있다.깊은 산골이다 보니 닷새마다 서는 지제장터까지도 십리길이 훨씬 더 되고 초등학교며 과자를 파는 가게도 면소재지에 가야만 한다. 문 : 이 산중에다 작업장을 짓고 생활하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朴 : 지리적 여건이 장작가마 하기에 적합하다고 봤기 때문이죠.장작가마를 앉히려면 우선 넓은 땅이 필요한데,도시 근교가 교통이나 아이들 키우기,문화적 접근성 등이 유리하기는 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우리처럼 젊은 사람들로서는 엄두를 내기 어렵지요.강원도와 인접해 있어서 장작 조달이 쉽고,여주·광주 등 도자기의 전통과 역사를 지니고 있는 훌륭한 현장이 가깝다는 점도 고려되었지요.무엇보다 은사이신 노경조 교수님 작업장이 인근에 있어서 항상 가르침을 얻을 수 있고 토론과 정보의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크게 참작했지요. 문 : 도자기를 시작한 시기는 언제쯤이었습니까? 朴 : 1990년 국민대 도자공예학과에 들어가서부터였으니까 이제 겨우 15년째 접어든 셈입니다.쭉 미술공부를 해왔는데 도자기가 매력적이다 싶어 이쪽으로 전공을 했고,지금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 : 도자기의 매력이 어디에 있다고 보았습니까? 朴 : 장작불이었어요.전국의 유명한 도요지인 강진·문경 등을 여행하면서 장작가마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살아 있는 자유 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자유라는 말이 너무나 흔해서 시쳇말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그 말을 쓴다는 것이 조금은 혐오스럽고 구역감도 느껴졌거든요.죽은 자유의 쓰레기 무덤 같다는 생각도 있었지요.장작불을 보는 순간 그런 잘못 인식된 것들이 불길에 타버리고 아주 맑고 고요한 힘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 장작불의 어떤 면이 그같은 신선함을 주던가요? 朴 : 다소 감정적인 면입니다만,자연스러움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인위적으로 꾸며지고 목적을 노린 계산이 얼마나 위험하고 자유분방함을 저해하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 것이지요.학교 때 주로 이용한 가스가마로도 표현상 제약을 받지는 않았지만 장작불은 가스가마에서 한 걸음 더 자연,자유에 다가서게 해주었습니다. ●흉내내기·베끼기에 본질 훼손 문 : 불에서 어떤 깨달음을 터득한 것으로 생각되는군요.그런데 하필이면 왜 분청 쪽으로 들어섰습니까? 입문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인데.서로 비슷하기는 쉽지만 바로 그 점에서 몰개성적이고 흉내내기,베끼기로 이어져서 실패하게 되는 함정이라고들 하거든요.작가로서 작품으로 인정받아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연구하고 헌신해야 하겠지요.분청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군요. 朴 : 아직 저는 견해라고 할 만한 것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음을 알고 있습니다.다만 가마를 서울에서 비교적 먼 이곳에다 박아 놓고 작업하는 이유 중에는 저만의 작업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독창성을 획득하고 싶다는 뜻도 들어 있지요.실제로 오늘날 많은 도예작가들이 분청에 관한 한 모방과 뒤섞임의 혼돈 속에서 분청 고유의 자유분방함이라는 고귀한 정신을 훼손시키거나 놓치고 있다고 봅니다.자유분방함을 제멋대로 해도 되는 것처럼 가볍게 여긴 데서 나타나는 큰 과오인 줄 압니다. 분청사기의 자유분방함은 이 그릇의 유장한 역사와 심오한 미적 세계에서 응축되고 표현된 아름다움이라고 여깁니다.분청사기를 창안해 낸 옛 선조들은 이미 고려청자라는 거대한 도자 세계를 수백년 넘게 항해해온 오랜 경험과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던 분들입니다.함부로 흉내낼 수 없는 정신의 바탕 위에서 절정의 기술로 빚어낸 것이 분청사기거든요.뭐랄까요,깨달음의 빛깔이나 향기 같은 거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문 : 생활은 어떠세요? 경제적 문제,아이들을 산중에서 키워야 하는 문제,학문의 세계,작업의 성과 등에 대해서 궁금한 것이 많군요. 朴 : 모두 벅차지요.하지만 분청사기의 멋이 자유분방함이고,그것은 창조적인 세계를 지향하는 고독과 버거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귀한 것이라 여기기 때문에 견딜 만합니다.아내가 큰 힘이자 이웃입니다. 문 : 자유분방함은 자신의 내부를 응시하는 가운데서 생겨나는 자유의 힘이라는 말로 들리는군요.분청그릇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를 뭐라고 보십니까? 불을 제외하고. 朴 : 흙이지요.흙공장의 흙과 가게에서 파는 유약이 아니라,작가 스스로가 자연에서 얻어 낸 흙과 유약이라고 봅니다.지적하신 흉내내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작가 특유의 흙과 유약 개발은 곧 작가의 생명이며,진정한 작가 정신이 있어야만 자유분방함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국민대,강릉대,한국전통문화학교에서 도자기를 강의하고 있는 그는 젊은 작가다운 실험 정신과 만만찮은 예술론으로 무장한 우리나라 도자 미래의 한 기대주로 보인다.
  • 1724년산 명품 바이올린 3년간 무료로 빌려드려요

    금호문화재단(이사장 박성용)은 1724년산 명품 바이올린 ‘카를로 주세페 테스토레’ 대여를 위한 연주자 오디션을 새달 27·28일 금호아트홀에서 실시한다. 이탈리아산 고악기인 ‘테스토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와 레이철 리가 사용했던 것으로,‘스트라디바리’‘과르네리’ 등에 비해 급이 조금 낮지만 세계적인 명기(名器)중 하나다.금호문화재단은 지난 1993년부터 악기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악기은행’ 제도를 한국인 연주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해 왔으나,공개 오디션을 통해 대상자를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디션에는 거주지에 상관없이 한국 출신으로서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되기를 꿈꾸는 젊은 연주자들이면 누구나 응할 수 있으며,선발되면 3년간 악기를 사용할 수 있다.참가자 접수는 새달 6일부터 19일까지.(02)6303-1913.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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