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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옴부즈맨 칼럼] 싸이와 참여/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싸이와 참여/이갑수 INR 대표

    #1. “누구나 도전하세요. 6개월간 저택에 살면서 섬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비행기를 타고, 우편배달을 하고, 밤에는 섬에 관한 홍보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면 됩니다. 급여는 1억 5000만원입니다.” 2009년에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신문에 ‘세계 최고 직업을 찾아라’라는 제목으로 호주 퀸즐랜드주의 섬을 관광지로 홍보하기 위한 티저(Teaser)광고 카피다. 197개국에서 3만 4000여명이 지원을 했고, 블로그 20만개 이상에 공유되는 등 소셜 미디어를 타고 엄청난 입소문 효과를 얻었다. 20여억원을 쓰고도 3000억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거뒀다. #2. 5년 이상 장기 불항에 시달리고 있던 푸에르토리코에서는 60%의 국민들이 정부보조금으로 생활하다 보니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적 고질병이 만연하게 됐다. 한 은행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국에서 최고 인기를 끄는 살사밴드에 40년 전에 유행했던 ‘나는 백수가 좋아’라는 곡에 “일하러 나가자.”라는 가사를 담아 리메이크곡을 발표토록 했다. 대중들은 열광했다. 인기 차트 1위에 올랐다. 100개 이상 기업과 사회단체들의 자발적인 사회운동으로 이어졌다. 두 사례의 공통점은 ‘재미’(Fun)를 바탕으로 소셜미디어에 편승해 대중(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한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세계적인 광고제인 ‘칸 페스티벌’에서 2009년과 2012년에 홍보부문 대상을 받았다. 11월 26일 자 1개 면을 할애한 싸이의 유튜브 검색 1위 기록 관련 기사를 보면서 떠오른 케이스들이다. 강남 스타일의 패러디는 끝이 없다. 현대 미술작가의 작품으로까지 진화했다. 애니시 카푸어(요즘 리움 미술관에서 개인전 중)가 만든 동영상 ‘자유를 위한 강남’이 그것이다. 중국의 반체제 미술가 아이웨이웨이를 응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싸이의 성공 요소 중 하나는 누구라도 패러디를 맘대로 하도록 허용한 개방적 확산 덕분이다. 패러디의 개방은 곧 소셜 미디어와 이타성, 공유라는 3개의 키워드, 한마디로 자발적 참여(Engagement)로 설명될 수 있다. 자발적 참여 현상에 대해 연세대 김용찬 언론홍보학부 교수는 상호성을 바탕으로 한 타인에 대한 기대와 보답,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려는 개인주의적 성향,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 대한 신뢰의 정도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관점으로 해석했다. 물론 자발적 참여의 근저에는 뭐니뭐니해도 ‘재미’가 있다. 재미있는 브랜드, 광고나 작품은 대중들의 공유를 거쳐 재창조로 이어진다. 결국 대중들이 공동 창조자로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개인의 미디어화가 이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변하고 세상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이자 현상이다. 밑바닥에는 소셜미디어가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도 큰 변화를 가져와 뉴 미디어를 통한 소비자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체험 마케팅 등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광고와 소셜미디어가 접목되어 ‘소셜 타이징’이라는 용어가 생성되기도 한다. 컬럼비아대 번트 슈밋 교수는 “소비자들이 제품의 품질은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므로 제공하는 남다른 ‘체험’만이 구매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체험이 자발적 참여로 연결되면 그 브랜드나 제품은 성공을 거두는 것이다. 싸이 기사들로 넘쳐난 몇 달이었다. 대부분은 수상이나 기록 경신에 관한 것들이거나, 음악적 성공요인을 분석한 것들이었다. 싸이의 돌풍을 계기로 미디어와 사람들 그리고 사회 변화의 현상에 대한 분석기사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런 점에서 싸이에 관해 전면 기사를 기획했다면, 강남 스타일의 기록 달성에 더해 그 바닥에 보이는 변화에 대한 분석들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싸이는 진행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올 크리스마스 행사에서도 ‘말춤’을 출 예정이라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사람들의 변화도 진행형이다.
  • 朴 “집권땐 주변인사에 일정기간 자리 안줄 것”

    ▲정진홍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력서를 장황하게 올려놓으셨는데 박 후보 개인이 쓴 이력서는 이 자리에선 찢어야 한다. 국민들이 화난 것은 불량식품이 아닌 불량정치다. 지금 정치는 국민을 죽일 수 있는 정치다. 어떻게 바꿀 것인가. ▲박근혜 후보-그래서 정치쇄신을 해야 된다고 한다. 국회뿐 아니라 행정부, 정당도 해야 된다. 이번에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 정당쇄신의 핵심은 공천이다. 여야 동시 국민참여경선으로 국민께 공천권을 돌려드리고 지자체장, 지방의원 공천도 포기하겠다. 국회 윤리위, 선거구 획정위에 전원 외부인사가 참여해 실질권한을 준다면 막말·폭력 정치를 근절할 수 있다. 행정부 개혁은 국무총리·장관에게 헌법에 보장된 권한을 부여하고 인품, 자질, 능력에 따른 탕평인사를 하는 것이다. ▲정-제도보다 사람 문제다. 최근 박 후보 진영에 속속 모여드는 인사들은 국민들이 보기에 새로운 느낌이 없다. ▲박-새로운 분들만 오는 것은 아니고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도 참여하고 외부 영입도 하고 특보단에 전문가들도 모신다. 제가 말하는 대탕평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행정부 인사 때 탕평을 하겠다는 것이다. 저를 돕겠다고 오시는 분들은 따뜻하게 맞아 힘을 합치는 게 선거다. ▲정-자리 주는 게 탕평인가. 일정기간 자리 안 주겠다고 선언하면 안 되나. ▲박-(웃으면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 ▲서미아 단국대 교수-가계부채가 1000조원에 이른다. 서민·중산층 시름이 깊다. 신용불량자 수도 늘어 올해 6월 기준 23만 5000명이다. 박 후보는 18조원에 이르는 국민행복기금을 마련해 가계부채 탕감 계획 밝혔지만 장밋빛 공약 아닌가. 재원 조달 계획은. 신불자 신용회복 계획은. ▲박-재원을 따로 국가에서 만드는 것은 아니다. 기존 자산관리기금 같은 것을 다 모아서 1조 8000억원의 10배 정도 채권을 만드는 게 18조원의 국민행복기금이다. 금융빚을 갚지 못한 322만명에 대해 자활의지 가진 분들께 신용회복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포퓰리즘은 아니다. 또 고금리로 고통받는 분들께 1000만원 한도 내에서 금리 20%대의 대출을 10%대의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로 전환하면 가계부채 고통을 완화할 수 있다. 대학 일반학자금 대출로 신불자가 된 경우에도 취업 후 갚을 수 있도록 하거나, 일반 대출을 금리가 낮은 ICL(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로 바꿀 수 있다. ▲홍성걸 국민대 교수-호되게 면접을 치르는 것 같다.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인 면접을 잘 치르면 대통령 취임하실 것 같다. 일자리 대책이 주로 창조경제, IT, 문화 콘텐츠 분야인데 이쪽 분야는 능력있는 분들만 취직할 수 있다. 서민 일자리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 ▲박-한쪽에선 스펙 초월해 취업을 돕는 시스템을 만들고 한쪽에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어느 학교, 지역 출신이든 열정, 잠재력만 보고 인재정보를 인재은행에 등록하면 다양한 멘토들이 상담을 해줘 취업준비를 시켜주고 기업에서 연결이 된다. 또 하나, 직무능력표준을 만들어 학벌 따지지 않고 취업이 가능하도록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해 고용하는 쪽으로 하려고 한다. ▲이은주 서울대 교수-안거낙업이 정치하는 이유라고 하셨다. ‘안거’의 핵심은 주거정책이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의 1차적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가. ▲박-하우스푸어 해결이야말로 민생정치의 시작이다.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는 분들은 결국 목돈 마련이 힘든 것 아니겠나. 집주인이 세입자 대신해 은행대출을 받고 세입자는 이자만 내면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우스 푸어는 지분매각을 통해 임대료만 내면 전세금이 올라 갑자기 집을 옮겨다닐 필요가 없다. ▲이-능력 있어도 집값이 바닥칠 때까지 집 구매를 유보하는 이들보다 지불능력이 없어 할 수 없이 빚내 전세 사는 무주택자들이 많다. 지분매각제도는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박-그래도 가장 큰 고통은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고금리는 정부가 보증 서 반으로 낮춰주고 근본적으로 공공 임대 주택을 많이 제공해야 한다. ▲정-은행 관계자가 들으면 경악할 일이다. 국민 면접관 입장에서 정책이 굉장히 추상적이다. ▲홍-‘준비된 여성대통령’ 캐치프레이즈로 뛰고 있는데 여성 지지도가 올라가 재미를 보셨겠다. ▲박-꼭 그렇게 표현을 하셔야 되나.(웃음) ▲홍-여성 대통령이 국방, 외교에 취약점이 있을 수 있다. 군대도 안 갔다 오셨다. ▲박-그런 편견은 없어져야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외교안보 분야에서 제일 잘할 수 있는 후보로 국민들이 저를 선택했다. 영국 대처수상은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독일 메르켈 수상도 유럽 금융위기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남자냐 여자냐가 아니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국가안보관과 국제적 경험이다. 저는 퍼스트레이디를 대행하면서 식견을 넓혔고 아버지를 흉탄에 잃었을 때도 가장 먼저 휴전선을 걱정할 정도로 철저한 안보관을 갖고 있다. ▲홍-연평도 포격이 다시 발생하면 즉각적 리더십 행사가 가능한가. ▲박-우리 주권, 영토에 관한 문제는 협상 대상도 아니고 어떤 경우든 철저하게 지킨다. 천안함 폭침을 침몰이라 하고 북방한계선(NLL)에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과연 북한 위협에 잘 대처할 수 있겠나. ▲정-박 후보의 단호함은 세계적인 것 같다. 이상한 그림들도 나오고 화도 안 나나. 어느 영화 감독이‘ 집권하면 다 잡아버릴 거다.’고 하더라. 지도자에게 중요한 게 분노 관리다. ▲박-(웃음) 굉장히 걱정이 되시는 것 같다. 화를 꾹꾹 눌러담으면 오히려 폭발해서 더 안 좋다. 인생의 패배자가 되지 않겠다는 생각에 명심보감 등 많은 책을 읽고 좋은 글귀를 전부 적었다. 정관정요의 교훈들이 어느 새 제 것이 돼 피와 살이 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소비심리 ‘꽁꽁’… 대형마트 매출 ‘뚝’

    소비심리 ‘꽁꽁’… 대형마트 매출 ‘뚝’

    국내 소비자들이 좀처럼 닫힌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의 식품과 의류, 가전제품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전형적인 ‘불황 소비구조’를 보이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21일 발표한 10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전년 동월보다 6.6%, 백화점은 0.4% 매출이 각각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대형마트의 경우 식품(-9.2%), 의류(-6.9%), 가전문화(-6.3%), 가정생활(-3.4%), 스포츠(-5.5%) 등 모든 부문의 매출이 줄었다. 지난 9월 대형마트는 추석 명절 효과로 매출이 0.2% 늘어나면서 올 2월 이후 6개월째 이어갔던 하락세를 멈췄다. 하지만 사라진 명절 특수와 경기 위축 등으로 한 달 만에 다시 매출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선식품 가격상승과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과일, 축산물 등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다. 의류는 경기영향과 신상품 프로모션 부진으로 7개월째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가정생활품은 주택경기 침체, 전세금 상승으로 이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구, 인테리어, 주방용품의 판매가 감소했다. 여기에 의무휴업에 따라 구매 고객이 전년동기보다 4.4%가량 준 것 등이 대형마트 판매 부진의 이유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백화점은 여성정장(-10.6%), 남성의류(-10.6%), 여성캐주얼(-6.1%)·, 잡화(-5.7%), 식품(-2.7%) 등의 매출이 감소했다. 가정용품(5.6%), 해외유명브랜드(4.8%)는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결혼시즌을 맞아 고가의 프리미엄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남성시계, 보석류 등 일부 혼수용품 판매는 증가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문경새재냐, 괴산새재냐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가 문경새재 지명을 놓고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괴산군에 따르면 조령산과 주흘산에 걸쳐 있는 문경새재는 경상도 선비들이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던 중요한 통로다. 임진왜란 당시 무방비로 충주까지 왜군을 통과시켜 이후 성벽과 3개의 관문이 설치됐다. 그런데 이 관문 가운데 조령관으로 불리는 제3관문이 현재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와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의 경계에 있어 괴산군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문경새재 일부가 괴산 지역에 속해 있지만 정부가 1관문~3관문 일대(전체면적 370만㎡)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32호 ‘문경새재’로 지정하면서 외지인들이 3관문 주변까지 문경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괴산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3관문 일대를 ‘연풍새재’ 또는 ‘괴산새재’로 부르고 있으며, 괴산군은 연풍새재 휴양 관광지 개발 계획까지 수립해 2021년까지 3관문 주변에 승마체험장, 오토캠핑장, 생태학습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괴산군 김종섭 기획담당은 “1930년대 발간된 신문에 3관문은 괴산 소유라고 나와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도 경계선이 다시 그어지면서 양 지자체 경계에 있게 됐다.”면서 “주민 서명운동을 전개해 국가지명위원회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경시는 조선시대부터 불러온 지명을 문제 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문경시 안태현 학예사는 “1966년 3관문이 문화재청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문경시가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제 와서 3관문 주변을 괴산새재로 부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국토지리원 장현진 지명정비 담당은 “지명을 변경할 때 최우선 고려되는 게 과거부터 현재까지 불리는 이름”이라면서 “문경새재 일부가 괴산에 속해 있다고 또 다른 이름을 새로 정한다는 것은 수용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괴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춥고 배고픈 시대…지금, 장발장을 만날 때다

    춥고 배고픈 시대…지금, 장발장을 만날 때다

    생계형 좀도둑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장 발장’이다. 19세기 중반에 태어난 소설 속 인물인데도, 혹독한 겨울에 누이와 누이의 일곱 어린 자녀를 위해 빵 한 덩어리를 훔치다 붙잡혀 19년간 감옥살이를 한 실존인물처럼 경제가 어려워지면 불사조처럼 활활 타오른다. 달나라로 인간을 쏘아 보내는 첨단의 시대에도 처절한 빈곤과 배고픔, 법의 냉혹함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년 전 세계적으로 혹독한 경제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암울한 진단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때 빅토르 위고(1802~1885)의 ‘레 미제라블’을 천천히 완독해 보면 어떨까 싶다. 민음사는 세계문학전집으로 레 미제라블 5권을 내놓았다. 한 권당 500쪽이 넘으니 전 권을 다 읽으려면 2500쪽이 넘어 한 번 읽어보겠다고 마음먹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게다가 어린이용 축약본과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레 미제라블을 다양한 버전으로 읽고, 봤기 때문에 이야기 전개와 결말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책을 추진력 있게 읽어내려 갈 수도 없다. 그러나 조금만 마음을 내 맛보기를 시작하면, 프랑스의 정치인이자 대문호인 위고의 입담과 생생하게 그려놓은 인물의 성격 묘사, 인간의 구질구질하고 추악한 내면과 그런 악마적 본질 속에서 끊임없이 내면의 성스러움을 찾아가려는 인간적 몸부림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된다. 위고는 프랑스 혁명기에 루이 16세를 단두대로 보낸 회기의 국민의회 의원이었으나, 그 뒤로 은둔한 늙은 혁명가 G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웅변한다. “루이 16세로 말하자면, 나는 반대했소. 나는 한 인간을 죽일 권리가 내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소. 그러나 악을 절멸시킨 의무는 있다고 생각하오. 나는 폭군의 종말에 찬성했소. 다시 말해서, 여성에게는 매음의 종말, 남성에게는 노예 상태의 종말, 아동에게는 암흑의 종말이요…(중략).”(1권 77쪽) 이 발언은 위고가 책이 나오기 직전인 1862년 1월 1일 오트빌 하우스에서 쓴 메모와 거의 같다. 이 소설을 쓴 이유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는 메모의 끝에 “…지상에 무지와 빈곤이 존재하는 한, 이 책 같은 종류의 책들도 무익하지는 않으리라.”고 했다. 생계형 매춘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서슴없이 나오는 대한민국에서 혁명가 G의 성찰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그 스스로 혁명가적인 뜨거운 삶을 살았던 위고는 계몽가로서 빈곤 해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위해 독자들이 머리를 맞대기를 바랐을 것이다. 소설가는 순수하게 소설만 쓰고, 시인은 순수하게 시만 써야지 정치에 참여하면 곤란하다는 식의 한국적 편견은 차라리 벗어던지는 것이 레 미제라블 앞에선 더 환영받을 일이다. 빵 하나를 훔치고 5년 형을 받은 장 발장은 복역 3년 만에 자신의 누이와 일곱 조카의 생사가 궁금해 탈옥을 거듭 감행하게 되고, 탈옥 시도로 14년을 더 감옥살이해야 했다. 그는 19년을 감옥에 있으며 “자신의 증오심으로 사회를 처벌했다. 그는 자기가 겪는 운명을 사회의 책임으로 돌리고, 아마 언젠가는 서슴지 않고 그 책임을 물으리라 생각했다. (중략) 그는 자기가 받은 징벌은 사실 부당한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불공정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했다.(1권 164쪽)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날카롭게 벼려 놓은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일어나는 ‘묻지 마 범죄’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개인의 불만과 고통이 레 미제라블에는 이처럼 숱하게 들어 있다. 이런 항변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주장들이다. “가장 강한 자가 가장 능력있는 자요. 당신의 그 ‘서로 사랑하라.’와 같은 말은 바보 같은 소리요.”(1권 111쪽) 경쟁을 전면에 내세우고 공존하기보다 홀로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류의 사람들이 내는 강퍅한 내면의 목소리들이다. 그러나 위고는 “진실한 가치와 성공의 허울뿐인 유사성이 사람들을 속이”고 “오늘날 거의 공인된 철학이 하인의 신분으로 성공의 집에 들어와 성공의 사환복을 입고 그 응접실에서 시중을 든다. (중략) ‘영달’은 곧 ‘능력’이라고 추측된다.”(1권 100쪽)라고 분석했다. 코제트의 불쌍한 어머니이자 창녀인 아름다운 팡틴의 몰락을 보면서 우리가 ‘시커먼 행복’을 추구하며 천박하게 웃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섬뜩해지기도 한다. 위고는 1831년 ‘파리의 노트르담’으로 소설가의 명성을 얻었고, 수많은 정치 시를 발표해 참여시인으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1845년 상원의원에 선출됐고, 1848년 2월 혁명으로 왕당파에서 공화주의자로 변신해 나중에 황제에 오르는 나폴레옹 3세와 대립했다. 그래서 나폴레옹 3세가 즉위하자 1851년부터 20년 동안 프랑스를 떠나 망명을 해야 했는데, 이때 아내와 자식을 잃었다. 레 미제라블은 망명 중이던 1862년 3월 발표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위고는 1870년 파리로 귀환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레 미제라블에서 위고는 정치철학의 변화를 미리엘 주교를 통해, 정치인은 어떻게 살아야 훌륭한 삶인가에 대한 내면적 갈등을 마들렌 시장으로 변신한 장 발장을 통해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평범한 사람에게도 크고 작은 선택의 순간은 늘 온다. 진실을 택할 것인지, 위선을 택할 것인지 마들렌 시장의 고민을 역지사지해 볼 수 있겠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미주통신] 뉴욕시 ‘휘발유 대란’으로 시민들 ‘멘붕’ 상태

    허리케인 ‘샌디’로 인한 미국 뉴욕시의 휘발유 부족 사태가 10일째를 맞으면서 더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뉴욕시의 거의 모든 주유소는 개점 휴업상태이며 가끔 배달되는 정유 차가 오는 경우 이마저도 조금의 휘발유라도 확보하려는 시민으로 긴 줄이 이어져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드디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8일, 뉴저지에 이어 뉴욕에서도 9일부터 홀짝제 급유를 시행한다는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번호판의 마지막 숫자가 홀수인 경우 홀수 날에 짝수인 경우 짝수 날에만 주유소에서 기름을 살 수 있다고 공표했다. 허리케인 샌디의 공습이 채 가시시도 전에 뉴욕시는 7일 밤부터 다시 휘몰아친 때이른 대폭설로 또다시 대 홍역을 치르고 있다. 기름 부족 사태와 맞물려 도로에는 차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었으며 전기가 아직 복귀되지 못한 지역은 설상가상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기름 품절 사태는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뉴욕 항만에 위치한 많은 정유 시설들이 타격을 받은 것에서 비롯되고 있다. 하지만 거의 패닉 상태에 빠진 뉴욕 시민들이 조금의 기름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전쟁을 벌이면서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름 부족 사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몇 주가 더 걸릴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어 놓았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가운데도 조금의 기름이라도 확보하려면 긴 줄을 서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뉴욕시민들을 더욱 멘붕(멘탈 붕괴)의 패닉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국내출시 차단’ 넥서스4·10 구매대행 성행

    ‘국내출시 차단’ 넥서스4·10 구매대행 성행

    최근 구글이 공개한 레퍼런스(기준) 스마트폰 ‘넥서스4’(LG전자 제조)와 태블릿PC ‘넥서스10’(삼성전자)의 국내 출시가 가로막히자 미국 등에서 이를 직수입해 쓰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사후관리(AS)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도 굳이 외국에서 들여오려는 것은 같은 회사가 만든 비슷한 사양의 제품들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상황을 보며 국내 정보기술(IT) 기기 전반에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가격에 10만원 추가하면 가능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구글이 넥서스4·10을 출시한 직후부터 이를 구하려는 국내 소비자들을 위한 구매 대행 사이트들이 크게 증가했다. 인터넷상에는 미국과 캐나다 유학생들이 올린 ‘넥서스4(혹은 넥서스10) 구해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소비자가 이들의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이들은 곧바로 현지에서 제품을 예약했다 정식 출시일인 13일(현지시간) 이후 수령해 우편으로 보내 주는 식이다. 구입 비용은 현지 제품 가격에 운송비, 수수료 등 명목으로 10만원 정도를 추가하면 된다. 보통 넥서스4는 40만원대, 넥서스10은 50만~60만원대에 살 수 있다. 과거에도 ‘갤럭시노트’ 등 일부 제품에 대한 구매 대행이 성행했지만 이는 대부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더 좋은 성능을 갖춘 제품을 쓰려는 목적에서였다. 하지만 이번 유행은 가격이 주된 이유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넥서스4는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안 되는 것을 빼면 LG전자의 전략 제품인 ‘옵티머스G’와 전반적인 사양이 비슷하다. 하지만 옵티머스G의 출고가가 99만 9900원에 이르는 것과 달리 넥서스4는 8기가바이트(GB) 모델이 우리 돈으로 33만원, 16GB 모델은 38만원이다.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삼성전자 넥서스10도 역대 최고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등 최고급 사양을 갖추고도 399달러(16GB)에 불과해 동급 제품들보다 100달러 이상 저렴하다. ‘갤럭시탭10.1’ ‘갤럭시노트10.1’ 등과 시장에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엄급 제품을 만들고도 이를 저가에 내놓은 것은 ‘넥서스’ 시리즈로 애플과 본격적인 하드웨어 싸움을 벌이려는 구글의 전략 때문이다. 구글은 해마다 레퍼런스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에 출시해 왔지만,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기존의 중저가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춰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승부수를 띄웠다. ●레퍼런스 제품과 전략제품 충돌 피하려 비슷한 사양임에도 자사 전략 제품과 구글의 레퍼런스 제품 간 가격 차이가 크다 보니 국내 업체들로서는 두 제품의 시장 충돌을 원치 않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전 세계에 구글의 레퍼런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생산하면서도, 정작 자국민에게는 이 제품들을 내놓지 않는 ‘이상한 나라’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의 넥서스 제품군이 국내에 나오지 않는 것은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이해관계가 모두 반영된 결과”라면서 “앞으로도 이 제품들이 한국에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朴 “남북관계 위해 北지도자 만나겠다”… 유화적 대북 정책

    朴 “남북관계 위해 北지도자 만나겠다”… 유화적 대북 정책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5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라면 북한의 지도자와도 만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뢰 외교와 새로운 한반도’라는 주제로 외교·안보·통일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화 채널이 열려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인 인물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를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남북 간 교류 협력 활성화를 위해 서울, 평양에 각각 교류협력사무소 설치를 약속했다. 박 후보의 공약은 지난해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 9·10월호에서 처음 제시했던 ‘신뢰 외교’를 구체화한 것이다. ‘지속 가능한 평화, 신뢰받는 외교, 행복한 통일’을 3대 기조로 설정하고 7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핵심은 비핵화에 기반한 안보 원칙론 위에서 북한 개방, 남북 교류 협력 등으로 신뢰를 더욱 확장시키겠다는 것이다. 우선 박 후보는 외교안보 정책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컨트롤 타워인 가칭 ‘국가안보실’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현 정부 들어)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약화됐는데 안보 위기에서 관련 부처 간 입장 차가 노출됐다.”며 필요성을 설명했다. 확고한 안보 방침은 “제2의 천안함·연평도 사태,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한 데서 드러난다. 북핵 문제 해결은 한·미·중 3자 전략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신뢰를 기반으로 비핵화가 진전되면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등)▲동아시아 협력·인간 안보를 추구하는 ‘서울 프로세스’▲유라시아 경제 협력을 위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축 등이 가능해진다. 국민행복추진위의 윤병세 외교통일추진단장은 “북한이 신뢰 구축에 협력하면 정상회담을 비롯해 남북 가스관 부설 등 경제 공동체 차원의 작은 통일이 가능해지고 이를 기반으로 정치 통합이라는 큰 통일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 계승·발전은 역대 김영삼, 김대중 정부의 통일 정책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일자리 외교 지원, 젊은 층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K-무브’ 공약과 연계한 글로벌 청년 프로젝트도 추진할 방침이다. 박 후보가 야권의 문재인, 안철수 후보와 명확한 대비를 보이는 지점은 대북 안보관이다. 특히 문 후보는 북핵과 대북정책을 동시·포괄 진행하고 NLL 공동어로수역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박 후보과 대척점에 서 있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의 정책이 ‘선(先)비핵화, 후(後)남북관계 발전’식 접근과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전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은 기본적으로 원전에 반대하는 두 후보 입장과 정반대다. 북한 인권법 제정도 마찬가지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빅3 후보 TV토론 못할 이유라도 있나

    18대 대선이 49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말을 일곱 번 보내고 나면 차기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한데 국민들 가운데 주요 대선후보의 이름 석자와 정파 정도를 빼놓고 이들이 대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어떤 국정철학을 지니고 있는지 또렷하게 파악하고 구분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듯싶다. 여태 이를 제대로 내보인 후보가 없는 까닭이다. 어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기자회견까지 열어 강력 성토했듯이 지금 주요 후보들은 누구도 재원조달 계획 등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은 공약 하나 내놓은 것이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요 공약이라는 것도 구호 수준에 불과하다. 재원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검토 중이라거나 하나마나한 답변으로 넘어가고 있다. 예산대책까지 꼼꼼히 구비해 당당하게 시장에 내다 팔 정책 하나 변변히 준비된 게 없으니 그저 상대후보 헐뜯기나 제 이미지 관리에만 골몰하고 있는 게 작금의 대선 현실인 것이다. 적어도 빅3, 즉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만큼은 이제 민낯을 내보일 때가 됐다. 입맛에 맞는 곳을 찾아다니며 국민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나 하고 신문에 어떤 사진이 실릴까 궁리나 하기엔 그들 어깨에 걸린 과업이 너무나 중하다. 즉각 세 후보는 토론의 무대에 서서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5년 전 17대 대선을 돌이켜봐도 이미 10월 중순부터 TV와 인터넷을 통한 주요 후보 토론회가 활발히 펼쳐졌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다음 달 13일부터 15일까지 KBS가 세 후보별로 개별토론회를 갖는 게 정해진 전부다. 관훈클럽과 방송기자클럽, 한국기자협회 등 여러 언론단체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세 후보 모두 이런저런 핑계를 들어 꼬리를 빼고 있다. 박 후보는 야권 후보가 정해져야 나설 수 있다 하고, 문·안 두 후보는 박 후보가 나와야 할 수 있다지만 잔계산만 앞세운 눈치보기로 비칠 뿐이다. 후보 토론에 나서지도 못하면서 국민소통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걸림돌이라면 박근혜-문재인, 문재인-안철수, 안철수-박근혜 식의 양자 토론이나 패널과의 개별 토론도 가능할 것이다. 준비가 됐으면 된 대로, 안 됐으면 안 된대로 검증 무대에 서야 한다. 그것이 그들의 의무다.
  • 세계과학자지도가 바뀐다

    세계과학자지도가 바뀐다

    타이완계 미국인인 여눙 얀과 릴리 얀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신경과학과에 재직 중인 부부 교수다. 두 사람이 연구실을 처음 차렸던 1980년, 연구실 학생과 연구원 11명 중 9명이 미국인이었다. 30년이 지난 현재 연구실에는 중국인이 16명으로 가장 많다. 한국인이 2명이고, 캐나다·인도·싱가포르·타이완·터키·독일 연구원이 각 한명씩이다. 미국인은 12명으로 전체의 3분의1에 불과하다. 이 같은 변화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 호주 등 많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최근호에서 이 같은 전세계 과학인들의 이동을 집중 조망했다. 두뇌 유출이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은 굳이 한국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과학’에만 국경이 없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에게도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국적은 무의미한 개념 1970년대 미국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는 사람 중 외국인은 25% 정도였다. 하지만 2010년에는 외국인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과학계를 통틀어 미국의 해외 연구자 비중은 38%에 이른다. 네이처는 “미국처럼 외국 과학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연구비 지원이 많은 국가, 성과에 대한 보상이 확실한 국가일수록 외국 과학자들이 선호하게 마련”이라며 “이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우수한 연구자들을 해외에 빼앗기는 데 대한 강한 거부감이 사회 문제화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과학논문의 저자 8명 중 1명은 개발도상국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들 중 80%는 자신의 나라가 아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미오드 하드리아 뉴델리 네루대 교수는 “최고로 빛나는 인재들의 최고의 연구 성과가 다른 나라의 것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아주립대 연구팀은 이 같은 과학자들의 이동이 지엽적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은 생물학·화학·지구과학·재료공학 등 4개 분야에 종사하는 16개국 1만 7000명의 연구자를 대상으로 출신국과 현재의 연구 근거지를 추적 조사했다. 최종 연구결과는 오는 12월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들의 연구는 미국과 영국 등이 여전히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나라이지만 다른 주요국에서도 점차 외국 과학자의 비중이 늘어나는 ‘해외 인력 유입’이 뚜렷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조사대상 중에는 한국인 연구자들도 포함됐지만 이동 수가 많거나 외국인 비율이 높은 상위 16개국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중국 역시 자국의 해외 과학자 비중을 알 수 없어 해외에서 연구하고 있는 중국 출신 연구자의 비중만 조사했다. 조사결과, 미국은 더 이상 해외 과학자를 가장 많이 수혈받는 나라가 아니었다. 스위스는 해외 연구자가 57%로 자국 연구자보다 많았고, 캐나다(47%), 호주(43%)도 38%인 미국보다 해외 과학자 비중이 높았다. 해외 연구자의 비중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인도로, 해외 과학자가 아예 통계에 잡히지 않는 순수 수출국이었다. 일본(5%)이나 이탈리아(3%)는 주요국 중 해외 과학자 비중이 가장 낮은 곳에 속했다. 일본의 경우 해외 과학자의 12%를 한국인이 차지하는 점이 눈에 띄었다. 독일은 23%가 해외 출신이었지만 어떤 국가도 10%를 넘지 않아 출신국 다양성이 가장 높았다. 사실상 전세계의 과학자가 국적이 무의미할 정도로 섞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해외 이주를 선택한 이들의 장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박사후연구원의 61%가 외국 출신이지만 이들 중 교수가 돼 미래가 보장되는 사례는 35%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해외에 나간 과학자들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국제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에서 교수직을 얻은 해외 과학자 2000명 중 고국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고작 9%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들 중 50세 이후에 돌아가겠다고 대답한 사람이 35~45세라고 답변한 사람보다 7배나 많았다. ●닫힌 문화가 외국인 과학자 유치의 장벽 ‘부자 나라’가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나라의 첫째 조건은 아니다. 유난히 해외과학자 이주율이 낮은 일본과 이탈리아를 보면 연구비 지원보다는 폐쇄적인 사회구조에 대한 거부감이 높다. 맨체스터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 두 나라에 대해 유난히 ‘외국인이 직장을 잡기 힘든 나라’라는 고정관념을 가진 과학자들이 많았다. 실제로 외국 과학자 비중이 높은 스위스의 경우 박사후연구원의 비중이 74%에 이르렀지만 교수가 된 사례도 52%에 달했고, 캐나다 역시 각각 66%와 44% 수준이었다. 반면 일본은 외국 출신 박사후연구원 비중은 44%였지만 외국인 교수는 2%에 불과했다. 과학자들이 막연한 고정관념을 가진 것만은 아닌 셈이다. 비자 문제 역시 과학자들에게 중요한 고려 요소다. 과학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데는 9·11 테러 이후 중동이나 아프리카권 출신자에 대한 비자 발급 요건이 강화된 것이 주요 이유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반면 해외 과학자 유치를 위해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은 세계 과학계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기회의 땅이다. 네이처는 “한국과 중국은 외국 과학자들에게 더 좋은 자리가 계속 생겨나고 있고, 해외에 나와 있는 학생들도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과학인들의 대이동 속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중국’이다. 조사대상 연구자의 59%는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나라가 중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과학 분야에서 중국이 1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12%에 불과했다. 중국에서 연구하고 싶다고 대답한 사람도 8%에 그쳤다. 네이처는 “우수한 과학자를 유치하는 것은 단순히 힘이나 돈의 논리는 아니다.”면서 “미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줄어든다고 해서 중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더 나은 과학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문화나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SKT, 유라시아 스마트 교육시장 진출

    SKT, 유라시아 스마트 교육시장 진출

    SK텔레콤이 유라시아 지역 스마트 교육 시장에 진출한다. SK텔레콤은 23일 터키 최대 가전 제조업체인 베스텔과 터키, 유럽, 중앙아시아 지역에 스마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터키에서 베스텔의 오메르 융겔 사장을 만나 스마트러닝 시장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SK텔레콤이 보유한 교육 솔루션과 보안 솔루션 등을 베스텔이 생산하는 스마트기기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번에 터키 등지에 소개할 스마트교육 솔루션은 SK텔레콤의 모바일 단말관리(MDM) 기술과 카이스트의 자회사인 아이2카이스트(i-KAIST)의 ‘스쿨박스’ 프로그램을 결합한 제품으로, 대기업과 중소벤처의 상생 의미를 지닌다고 SK텔레콤은 설명했다. 이번 협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단독 면담을 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에너지, 화학, 건설 분야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한 결과이기도 하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서울플러스]

    정보교육 수강생 498명 모집 노원구(구청장 김성환) 주민들의 실생활 정보 활용능력 향상을 위해 ‘정보화 교육수강생’ 498명을 오는 31일까지 모집한다. 대상은 만 30세 이상 지역주민이다. 강좌는 컴퓨터 기초, 생활 속 인터넷 등 20개다. 평생학습과 2116-3995. 교통유발 부담금 84억 부과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 지역 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무시설 등 교통 혼잡을 유발하는 건물에 정기분 교통유발부담금(6308건) 84억 600만원을 부과했다. 교통행정과 2670-4235. 전기車 충전소 구축매뉴얼 제작 송파구(구청장 박춘희) 전국 지자체 최초로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 구축 매뉴얼을 제작해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오피스텔 및 대형건물 등 모든 건축 사업장에 배부했다. 운전자 편의와 전기자동차 사용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주거정비과 2147-2880. 24일 금난새의 힐링 콘서트 중구(구청장 최창식) 중구문화재단 주관으로 24일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제4회 금난새의 해피클래식,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힐링 콘서트’를 개최한다. 아트홀 상주예술단체인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예술감독 금난새가 선사하는 무대다. 교육지원과 3396-4654. 생각열매 북카페 문 열어 도봉구(구청장 이동진) 창1동 주공3단지 아파트 공동활성화 단체인 해등나누미 주최로 관리사무소 2층 입주자대표회의실에 마련한 ‘생각열매 북카페’의 문을 열었다. 북카페에는 신간 200여권과 주민기증 도서 1000여권을 갖췄다. 주택과 2289-1382.
  • [사설] 저출산 시대에 임신 변호사 강제휴직이라니

    법무법인(로펌) 소속 변호사에게 임신을 이유로 무급 강제휴직을 명령한 대표변호사가 검찰의 수사를 받는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그제 청년변호사협회의 고발에 따라 J법무법인의 임모 대표변호사를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법을 잘 지키고 모범을 보여야 할 법조계가 국민의 법적 권리를 깔아뭉갠 것이어서 매우 한심한 일이다. 변호사들은 전문성을 갖춘 인재집단이다. 이런 조직조차 남녀 평등과 출산율에 대한 인식 수준이 이 정도라면 실망스럽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설문자료를 보면 변호사 사회의 여성 기피현상은 뿌리가 깊다. 여성 변호사 360명에게 물었더니 임신·출산·육아 등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다고 한 사람이 55%나 됐다. 응답자의 88%는 취업 시 남성 선호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로펌 여성 변호사의 경우 가정이 생기면 장시간 근무가 어렵고, 출산휴가 시 대체인력이나 급여에 대한 부담이 채용을 꺼리는 주된 이유라고 한다. 자녀가 있거나 결혼을 앞둔 여성 변호사들은 애초에 채용 대상에서 배제되기 일쑤다. 출산 포기를 권유받거나 법정 출산휴가마저 못 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게 준법과 인권보호의 중심에 있는 변호사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라니 믿기 어렵다. 어떤 직종에 종사하든 여성 인력은 국가의 소중한 인적 자본(Human Capital)이다. 결혼·임신·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직장에서 남들 눈치를 보게 하거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누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으려 하겠는가. 임신·출산·육아 시기의 휴가나 휴직은 법적 권리이지 직장의 시혜가 아니다. 검찰은 J법무법인이 취한 강제 무급휴직 과정에 위법이 있었는지를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 위법이 드러나면 엄정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 경종을 울려야 할 것이다.
  • ‘임신한 여성변호사 강제 휴직’ 檢 수사 나선다

    ‘임신한 여성변호사 강제 휴직’ 檢 수사 나선다

    임신을 이유로 소속 변호사에게 강제 휴직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진 법무법인 대표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정회)는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청년변호사협회에 의해 고발된 J법무법인 임모(47) 대표변호사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검찰은 조만간 고발인을 불러 고발 경위와 내용을 확인한 뒤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갈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출산이나 임신 등을 이유로 회사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사건에 대한 수사는 간혹 있었지만 이번처럼 변호사와 법무법인이라는 특수 관계의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황 변호사와 법무법인의 업무상 특성 및 고용관계 등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법무법인 소속인 황모(31) 변호사는 결혼과 임신 사실을 알린 직후 2차례에 걸쳐 유례없는 업무실사를 당했고 2차 업무실사 일주일 만에 일방적으로 휴직명령을 통보받았다. 그러자 황 변호사는 법무법인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휴직무효확인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이어 청년변회가 대표 변호사를 형사고발했다. 현행법상 사업주는 근로자의 교육·배치 및 승진에서 남녀 차별이 금지되며, 이 규정을 위반한 사업주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청년변회는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한 부당해고, 휴직명령에 대해 앞으로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위법사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위를 밝혀 이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변호사들에 대한 차별과 부당한 처우는 취업 단계부터 이뤄지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올 들어 2차례 여성변호사 360명을 상대로 실시한 고용환경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가 취업하는 데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했다. 출산·육아 등 가정과 일의 양립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55%로 가장 많았다. 여성 변호사는 가정이 생기면 장시간 근무가 어렵다는 인식과 출산휴가시 대체인력이나 급여에 대한 부담이 여성 변호사 채용을 꺼리게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성 변호사들은 채용 과정에서 연애·결혼·자녀 계획 등에 관한 질문을 예외 없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변호사에 대한 차별에는 주당 60~80시간 일해야 하는 로펌업계의 근무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근로시간에 대한 조사 결과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가 절반 정도였지만 60시간 이상 근무한다는 비중도 42.4%로 상당히 높았다. 물론 자신이 맡은 사건은 다른 사람과의 공유가 어렵다는 점 등 고유한 업무 특성 때문에 장시간 근무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로펌 업계에 자리 잡고 있는 관행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야근과 함께 장시간 근무하는 것이 독하고 능력 있는 변호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여성 변호사 A씨는 “가정이 생기면 야근도 많이 못하고, 출산은 유급으로 휴가를 줘야 하는 부담 때문인지 채용을 꺼리더라.”고 전했다. 로펌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B씨는 “아이 있는 여성 변호사는 처음부터 채용에서 배제했다.”면서 심지어 결혼 예정이라는 것을 알고 채용을 취소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자궁암 수술을 받은 변호사 C씨는 “출산 휴가 3개월을 쓰고 나서 자궁에 혹이 생겼는데 휴가 직후라 수술한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면서 “추석 연휴 기간에 몰래 수술받았다. 진짜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하염없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士짜’의 굴욕

    ‘士짜’의 굴욕

    # 대기업에서 3년간 사내변호사로 근무한 A(35)씨는 최근 해고 통보를 받았다. 경영진의 의견에 반하는 법적 견해를 제시한 게 ‘계약갱신 거절’의 이유라고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A씨는 “변호사가 되면 평생 안정적으로 돈을 벌 줄 알았다.”면서 “한 해에 1000명씩 쏟아져 나오는 업계에 로스쿨 졸업생까지 뛰어들면서 더 팍팍해졌다.”고 말했다. # 은행에서 일하는 회계사 B(30·여)씨는 항상 사직서를 품고 다닌다. 상사는 “똑바로 안 하면 잘라 버리겠다.”는 협박은 물론 “여자끼리 몰려다니지 마라.” 등 성 차별적인 발언도 한다. 노동조합에 폭언, 성희롱으로 고발했지만 “전문직 비정규직은 보호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B씨는 “회계사가 흔해서인지 회사는 ‘싫으면 나가라’는 식이다.”고 울먹였다. 저학력·저임금 노동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비정규직의 설움’이 고학력 전문가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변호사·회계사·세무사·변리사 등 이른바 ‘사’(士)자 직업으로 주목받아 온 화이트칼라는 여전히 고소득 기득권층이지만, 심각한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전문가들도 상당하다. 최근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국감자료를 보면 변호사·회계사·세무사·건축사 등 8개 전문직 사업자 중 15.3%는 연간 매출액이 2400만원 이하라고 신고했다. 변호사의 16.1%, 건축사의 26.6%, 감정평가사의 19.1% 등이 월 200만원도 못 번다고 답했다. 로스쿨 졸업생이 처음 배출된 올해 지난해보다 1500명 늘어난 2500명의 변호사가 공급됐다. 한의사는 900명, 회계사는 1000명, 세무사는 700명이 매년 배출되고 있다. 그동안 이런 직업은 자격증 시험만 통과하면 서비스 품질, 전문성, 윤리성 등과 관계없이 고소득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이런 전문직종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기존 인력의 정체까지 더해지면서 위기에 노출됐다. 게다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선진국 자격사와 경쟁해야 하고 대기업이나 로펌에서도 임시·계약직으로 충원하는 추세라 고용 불안에 시달리기 일쑤다. 이들은 “주변에선 번듯한 직업이라고 우러러 보지만 실상은 끊임없이 ‘영업’해야 하는 처지”라고 볼멘소리를 한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주민들이 이런 전문직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여전히 여의치않은 실정이어서 “배부른 소리를 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말까지 등록된 1만 4172개의 법무법인·개인변호사 중 무려 1만 445개가 서울에 몰려 있다. ‘2011년 국민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봐도 지난해 6월 말 기준 전국 보건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 8만 7395명 중 48.7%가 수도권에서 일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5개 전문자격사들은 임금, 업무환경 등 근로조건을 스스로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해 ‘2년 후 정규직 전환’ 규정도 적용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日, 센카쿠 타협안 검토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외교마찰을 해결하기 위해 ‘타협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통신은 정통한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 타협안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토분쟁은 공식적으로 없다는 기존 주장을 그대로 유지하되 중국도 센카쿠열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방안이라고 전했다. 이번 타협안은 최근 중국 권력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일본 방중단과의 회동에서 일본 측에 “영토분쟁 사실을 인정하라.”고 촉구한 이후 나왔다. 일본 정부는 이 발언에 대해 중국 측이 이번 영유권 분쟁의 잠정적인 목표를 ‘일본 정부의 영토분쟁 사실 인정’으로 설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당장 해결 가능한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센카쿠열도에 대한 영유권을 그대로 주장하면서 중국 측의 주장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센카쿠열도에 대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타협안’과 관련,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시급한 것은 일본이 현실을 직시하고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측 타협안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은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과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일본 측에 통보하는 등 일본의 센카쿠열도 국유화 조치에 대한 항의성 대응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일본 정부의 차관보급 고위 관료가 센카쿠열도에 대해 “중국 소유라도 상관없다.”고 발언, 일본 내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와시오 에이이치로(35) 농림수산성 정무관(차관보)은 지난 9일 오후 한 모임에서 “센카쿠열도는 일본 영토”라고 전제한 뒤 “누가 소유하든 관계없다. 중국 정부가 소유해도 좋다. 일본 등기부에 ‘중국 정부’라고 쓰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문화마당] 소유의 종말/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소유의 종말/주원규 소설가

    최근 훈민정음 해례본과 관련해 뒤늦은 소유권 분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 사건의 사실 결과는 대법원 판결이 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소유권에 대한 시시비비를 판단하기에 앞서 과연 우리가 소유라고 부를 수 있는 범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지극히 상식적인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과연 우리는 내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보는가? 이 질문에 대한 궁리엔 다분히 입체적인 접근이 요청된다. 법적이고 공리적 판단의 잣대를 넘어선 판단이 그것이다. 너머의 판단은 소유한다는 개념에 대한 질문의 재고를 전제하고 있다. 본래 소유란 그 본류를 거슬러 추적하면 공유의 지점으로까지 올라간다. 공적, 사적 소유란 식의 구분을 넘어서서 한 사회, 공동체 구성원 각자가 갖고 있는 이른바 소유는 그 개념이 나 아닌 다른 이, 이웃으로부터 빌려 온다는 개념과 긴밀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훈민정음, 더 쉽게 말해 한글의 예를 살펴보면 소유에 대한 새로운 이해는 더욱 명확해진다. 한 국가의 ‘문자’가 갖는 중요성은 훈민정음의 창제자인 세종의 거국적인 판단과 결단에 의해서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만의 문자를 갖자는, 소박하지만 도저하게 타오르던 열망은 결국 공동체 모두의 고민이 내재적으로 퇴적된 가시적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세종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자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길의 열림을 염원했다. 그에 따른 집요한 노력의 집대성이 훈민정음이요, 그 과정에 대한 특별한 전리품이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기록일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한글은 상식의 눈으로 봐서도 한글을 쓰고, 읽고, 사용하는 모든 이들의 공유물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공유의 출발점은 구성원 모두에게 내재된 염원으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염원의 기반은 상호간 소통, 보다 원활한 언어의 교감에 있다. 교감이란 결코 단독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나’와 ‘너’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일 수밖에 없으며, 공유되는 모든 것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빚지고 있는 이른바 선의의 부채의식 위에 존재 의미를 두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렇듯 상식의 관점에서만 소유를 논한다면, 사실상 소유를 독점으로 간주하는 태도, 그 태도에 입각한 일련의 접근은 설령 통념의 관점에선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지언정 분명 비상식적 원리에 경도된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우리가 소유한 것들은 독점에 뿌리를 둔 이기주의의 그릇이 아닌 것이다. 이것은 공유의 뿌리 위에서 독점 너머에 존재하는 함께 나눔, 선의의 부채의식으로 수용되는 사용자로서의 그릇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에선 누구도 소유와 공유를 등가의 개념으로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독점의 정서로 점거된 소유에 대한 광적 집착이 우리 사회의 상식, 통념, 문화적 합의를 우습게 깔아뭉개고 편법 내지 불법에 준하는 도덕적 해이로 귀결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문화계 전반에 번진 표절 시비에서부터 특허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법적 공방의 이면에 공존의 통로로 협의되는 선의의 사용자 의식이 아니라 독점의 광기를 통해 일그러진 병리적 소유욕이 만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문화의 경우만 봐도 소유와 독점 개념의 혼란 양상이 이러할진대,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본격적인 재화의 영역에서 위세를 부리는 독점 소유욕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모두가 사용하는 아름다운 한글조차 소유가 되어버린 사회, 공유의 미덕을 더 이상 상식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를 지배하는 건 우울하게도 획일화된 가치와 기준뿐이다. 독점욕의 비극적 말로는 상대적 비교우의에서의 자기 소유 과시와 인정욕구밖에 남지 않은 형해뿐인 사회다. 독점과 욕망으로 무장된, 앞뒤 꽉 막힌 소통불능의 벽은 반드시 허물어져야 한다. 건강한 붕괴가 없는 사회를 건강하다고, 상식적이라고 말하는 것만큼 위선적인 태도는 없다. 비정상으로 점철된 소유개념의 종말을 고하는 것, 그것이 상식과 문화적 다양성을 말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 [9일 566돌 한글날…생활속 우리글 사랑 주역들] “한글은 디자인 창작 보물창고” 한글 미학 알리는 서일대 ‘벤처硏’

    [9일 566돌 한글날…생활속 우리글 사랑 주역들] “한글은 디자인 창작 보물창고” 한글 미학 알리는 서일대 ‘벤처硏’

    “우리글 자음과 모음은 서로 단단하게 결속합니다. 이것이 한글을 각종 디자인에 쉽고 아름답게 적용할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디자인으로 승화시키는 서일대 한글벤처연구회 회원 정상현(19·산업디자인과 1학년)씨의 말이다. 566돌 한글날을 이틀 앞둔 7일 산업디자인과 실습실에서 만난 한글벤처연구회원들은 한결같이 “한글은 디자인 창작의 보고”라고 예찬했다. 같은 과의 박세아(19)씨는 “한글은 초성과 중성, 종성으로 이뤄져 있어 자음과 모음 사이의 간격와 비례를 통해 디자인적으로 기능을 나타낼 수 있다.”면서 “A, B, C 같은 알파벳은 이런 활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글을 유아·아동을 위한 캐릭터 디자인으로 개발하는 데 관심이 많다는 원혜란(19)씨는 호랑이·소·양·개 등 동물의 글자와 동물의 특징을 연결한 캐릭터 티셔츠를 디자인하고 있다. 이들을 지도하는 백승정 산업디자인과 교수는 “한글은 1만 1172자의 생성이 가능하고, 한글이 지닌 수평선·수직선·사선에 네모·세모·동그라미 등을 크기와 방향성·기울기 등과 연결시켜 변형하면 무한대의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체 개발 수준을 뛰어넘어 한글의 조형적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들은 특히 각종 제품 디자인에서 한글의 장점을 강조했다. 예컨대 ‘빵’이란 글자를 활용해 토스터를 디자인하고, ‘만남’이란 단어를 이용해 버스정류장 벤치를 디자인하는 등 우리 생활 속의 다양한 제품과 공공영역에 활용 가능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정씨는 “한글은 조형적으로 어떤 형태로 바꾸어도 어색함이 없다.”면서 “특히 ‘받침’이 있기 때문에 실제 건축 등의 디자인에 활용할 때 안정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정씨는 서울, 부산 등 각 지명을 버스정류장 디자인에 활용해 한글문화상품 공모전에서 버금상을 받기도 했다. 글 사진 안석기자 ccto@seoul.co.kr
  • 美 육군 신병훈련소 ‘포트 레너드우드’를 가다

    美 육군 신병훈련소 ‘포트 레너드우드’를 가다

    “서둘러!”, “정신차려!” 지난 25일 오후 8시(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포트 레너드우드’ 육군 기지에 대형 버스가 도착하자 천국 같던 가을 밤 공기는 지옥으로 돌변했다. 미 전역에서 세인트루이스 공항에 집결한 뒤 버스에 실려온 신병 50명이 땅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조교들의 ‘군기 잡기’는 시작됐다. 조교들의 무기는 구타도, 욕설도, 얼차려도 아닌 ‘얼굴 바짝 마주보고 고함치기’ 세례였다. 그것만으로도 대부분 19세인 앳된 젊은이들은 충분히 얼어붙었다. 미국 젊은이 특유의 자유분방함은 온 데 간 데 없이 신병들은 조교의 불호령이 떨어질 때마다 부동자세로 “예, 조교님”을 큰소리로 복창했다. “머리띠, 귀고리, 목걸이 등은 떼어내라.”, “종교적인 이유라도 엑세서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티셔츠를 전부 바지 안으로 집어넣어 입어라.” 등의 지시가 이어졌다. 강당 안에 집결한 신병들에게 사과 한 개와 비스킷 한 조각, 물 한 컵이 저녁식사로 주어졌다. 조교는 “1분 안에 식사를 마쳐라.”라고 지시해 놓고 30초쯤 지났을 때 “식사 그만.”을 외쳤다. 신병들은 입에 남은 음식물을 서둘러 쓰레기통에 뱉어내야 했다. 이번엔 “각자 휴대전화를 꺼내 부모님께 전화해라. 단, 잘 도착했다는 말만 하고 바로 전화를 끊어야 한다.”는 지시가 떨어졌다. 신병들은 실제로 “무사히 도착했어요.”라는 말만 하고 전화를 껐다. 전화선 너머 황당했을 부모의 표정이 읽혀졌다. 일부 여성 신병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교들은 가차없이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한참동안 신병들을 달달 볶은 뒤에야 취침을 허용했다. 다음 날 새벽 5시 신병들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를 피해 대형천막 안에서 체력단련(PT) 체조를 했다. 한국 군의 PT 체조와 달리 모든 동작이 4회 반복으로 끝났다. 무려 1시간 동안 신병들의 진을 빼놓은 뒤에야 체조는 마감됐다. 6시 30분 도착한 식당은 시장바닥 같았다. 배식 중이거나 식사를 하는 신병들을 졸졸 따라다니며 조교들은 목이 터져라 고함을 질렀다. 자리에 앉은 신병들이 식사하는 중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동료 신병들이 옆에서 군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다. 10분씩 식사시간이 주어졌지만, 실제로는 5분여 만에 “식사 그만.”이란 지시가 떨어졌다. 신병들은 식당 안에서도 뛰어야 했다. 한국 군의 경우 아무리 신병이라도 먹는 시간만큼은 비교적 관대한데 반해 미군은 식사를 군기 잡기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했다. 식단은 고품질 유기농 일색이었다. 헤수스 에난데즈 상사는 “튀김요리, 탄산음료는 일절 제공하지 않고 철저히 칼로리를 관리한다.”고 귀띔했다. 취사병이 아닌 용역업체 직원들이 조리하고 배식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내무반은 호텔처럼 쾌적했다. 30명이 함께 잘 수 있는 방에 1인용 침대가 나란히 놓여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 세탁실 등이 아파트 구조처럼 바로 옆에 갖춰져 있다. 복도 곳곳에는 ‘성폭행은 범죄’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고, 개인장비인 총을 침대 머리맡에 잠금장치도 없이 놓고 자는 점도 특이했다. 내무반원끼리 밤에 2명씩 돌아가면서 한 시간 단위로 불침번을 서지만 건물 외곽 경비는 서지 않는다. 현관에 설치된 전자식 보안경비 장치가 무단침입을 적발해 주기 때문이다. 기지에는 실탄사격 훈련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가상 훈련 센터’가 마련돼 있다. 총알 없이 전자오락처럼 스크린 표적을 향해 발사하는 식이다. 에린 앤더슨 중령은 “탄약 비용을 절감하고 안전사고 가능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트 레너드우드는 주로 공병 병과 신병들을 받는다. 모병제인 미국의 신병들은 입대와 동시에 1인당 1500달러(약 167만원)가량의 월급을 받는다. 입대 후 2~3일간 신체검사와 이발, 군복 지급 등을 마친 뒤 10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이어 10주간의 전공별 군사훈련을 받은 뒤 자대에 배치되는데 그때서야 가족 면회가 가능하다. 미군 신병들은 입대할 때 입고 온 사복을 집에 돌려보내지 않고 보관했다가 집에 휴가갈 때 입고 간다고 훈련소 측은 밝혔다. 미군이 한국 언론에 신병훈련소 취재를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 글 사진 포트 레너드우드(미주리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현장 행정] 요즘 힘들죠, 힘 모아 함께 삽시다

    강북·노원·도봉·성북 등 서울 동북 4개구는 지하철 4호선이 관통하고 북한산·도봉산·수락산으로 이어진다는 점 말고도 매우 중요한 사회적 공통점이 있다. 서울에서 풀뿌리 시민단체 활동이 활발한 곳. 동북4구는 자연스레 서울에서 가장 사회적 경제에 대한 논의와 실험이 왕성한 곳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24일 성북구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동북4구 발전협의회’는 이런 흐름을 더 발전시키는 데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이날의 토론회 주제도 역시 ‘마을만들기와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뒀다. 토론회에서는 사회적기업(우승주 성북구 사회적경제 특화사업단장), 마을기업(박학용 성북구 동네목수 대표), 협동조합(강봉심 노원구 함께걸음 의료생협 상임이사), 자활센터(송건 도봉지역자활센터 관장), 마을공동체(이상훈 강북구 삼각산 재미난마을 사무국장) 등 5개 분야에서 활동하는 관계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고민을 나누고 대안을 함께 모색했다. 이어 사회연대은행이 진행을 맡은 2부, 사회적경제 아이디어 워크숍에서는 5개 분야의 분임토의와 테이블별로 도출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동북4구 구청장들은 바쁜 일정속에서도 모두 참석해 구청 차원의 적극적인 반영 의지를 보였다. 발전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약육강식과 승자독식이 ‘강남 스타일’이라면 상생과 협력, 연대가 ‘동북4구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오늘 논의가 우리 사회의 품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이제 서울에서 참여와 공유라는 가치가 중심이 되는 주민자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도 사회적 경제는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사회적 경제는 돈보다 사람을 우선시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필수코스”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오랫동안 지역에서 일해온 풀뿌리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면서 “밑에서 위로, 지역에서 전체로 확산되는 도시 모델을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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