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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골프 아시아팀 첫날 유럽팀에 완패

    아시아팀이 유럽팀과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제1회 유라시아컵 첫날 완패했다. 아시아팀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글렌매리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첫날 포볼(각 팀 2명의 선수가 각자의 공을 쳐 좋은 스코어를 적어 내는 방식) 매치플레이 5경기에서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해 0-5로 졌다. 유라시아컵은 아시아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가 함께 창설한 대회로 각 대륙 10명이 출전, 사흘 동안 포볼과 포섬(각 팀 2명의 선수가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 싱글 매치플레이로 우승팀을 가린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 지난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상금 2위 김형성(34·현대하이스코)은 니컬러스 펑(말레이시아)과 짝을 이뤄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제이미 도널드슨(웨일스) 조와 맞섰지만 1홀을 남기고 백기를 들었다. 7번홀까지 3홀 앞서 갔지만 이후 6홀을 내준 뒤 17번홀을 마친 뒤 3홀이나 뒤졌다. 2010년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앞서 2008년 국내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밸런타인챔피언십 우승자인 맥도웰과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GC캐딜락챔피언십에서 2위를 차지한 도널드슨은 유럽 5개팀 가운데 최강의 콤비로 꼽히다. 반면 펑은 아시안투어 2부에서 올라와 아직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다. 대회 둘째 날인 28일에는 포섬 매치플레이 5경기가 열린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허재호 노역중단 뒤 내야할 돈 615억…“돈 없다”더니 뉴질랜드에 재산 은닉 논란

    허재호 노역중단 뒤 내야할 돈 615억…“돈 없다”더니 뉴질랜드에 재산 은닉 논란

    ‘허재호 노역중단’ ‘황제노역’ 논란을 일으킨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노역이 중단되면서 향후 허재호 전 회장이 내야 할 돈과 보유한 재산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과 국세청, 자치단체 등은 허재호 전 회장의 숨겨진 재산을 파악하는 데 전방위 조사를 벌이고 있다. 허재호 전 회장은 검찰 소환 조사에서 “지금은 돈이 없다”면서 “미납 벌금 224억원은 지인에게 빌려 1~2년 내에 갚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허재호 전 회장의 말과 달리 사법당국은 허재호 전 회장이 숨겨놓은 재산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귀국 전 허재호 전 회장이 내야 할 돈은 벌금 249억원, 국세 134억원, 지방세 24억원, 금융권 빚 233억원(신한은행 151억원·신용보증기금 82억원)이었다. 5일간 ‘황제 노역’으로 벌금은 224억원으로 줄었다. 모두 합쳐 615억원에 달한다. 국세 134억원은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6만 5115㎡ 규모의 땅으로 공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방국세청은 허재호 전 회장이 실소유주임을 확인하고 다음달 7일 이 땅을 경매할 예정이다. 이 땅은 300여가구 아파트 건설이 가능한 부지로 감정평가액만 해도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당에서 우선순위가 있는 국세는 물론 지방세 24억원도 기존 부동산 공매로 집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매는 지자체나 국가기관이 압류한 물건을 자산관리공사가 위임받아 경매하는 절차인 반면 경매는 법원에서 이뤄진다. 차츰 해결이 돼가는 모양새지만 ‘잠재적’ 채무도 무시할 수 없다. 광주시는 대주그룹 계열사가 지은 2개 아파트 소음방지 시설에 79억원을 들이고도 1개 아파트 주변 시설 공사비 23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인 11억 6000여만원에 대해서만 구상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다른 아파트 주변 시설 공사비 56억원에 대한 구상권 소송도 시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더욱이 과거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손해를 본 채권자들의 권리 주장도 잇따를 것으로 보여 내야 할 돈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허재호 전 회장 귀국 전 검찰은 관계 기관들의 노력으로 부동산 13건에 대한 공매가 추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건은 감정평가 불능 등 이유로 공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매가 추진된 대상은 광주 동구 금남로 3가의 대(垈, 특정 건축·시설물 부지) 420㎡, 광주 동구 장동 대 250㎡, 전남 화순군 도곡면 임야와 밭 5만 8000여㎡, 인천 중구 임야 5000여㎡ 등이었다. 허재호 전 회장은 지난해 아내 사망 당시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허재호 전 회장의 딸 집을 압수수색해 그림 115점, 골동품 26점을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재산으로는 허재호 전 회장의 벌금, 채무를 모두 감당하기는 어려워 벌금 집행 주체인 국가, 개인 채권자들의 허재호 전 회장 재산에 대한 줄소송과 배당 경쟁이 생겨날 수도 있다. 검찰과 국세청 등은 뉴질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뉴질랜드 회사등록사무소에 따르면 허재호 전 회장과 가족이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거나 이들이 출자한 사업체가 소유주로 돼 있는 사업체 수는 14개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KNC 건설을 비롯해 허재호 전 회장이 46%를 가진 KNC 건설엔지니어링, 아들이 85%를 가진 KNC 글로벌 매니지먼트 CO., 허재호 전 회장이 100%를 가진 가나다 개발 오클랜드 등이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 도심의 빈터는 모두 허재호 전 회장의 소유라고 보면 된다는 말이 떠돌 정도”라고 현지 한인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대검 국제협력단은 회사 지분의 실제 소유구조와 허재호 전 회장의 재산이 확인되면 사법공제 대상이 되는지 등을 분석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외국법원에 대한 압류·소송 절차를 거쳐야 해 압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교도소, 허재호 車 들여보내고 취재진 막아 주고… 출소 순간까지 ‘황제 대접’

    교도소, 허재호 車 들여보내고 취재진 막아 주고… 출소 순간까지 ‘황제 대접’

    대법원이 지난 25일 ‘황제 노역’ 논란을 빚고 있는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제도 개선책 마련에 나선 데 이어 검찰이 26일 허 전 회장의 노역을 중단하고 미납 벌금 강제집행에 나섰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이 허 전 회장의 황제 노역에 일조했다는 여론이 일자 뒤늦게서야 수습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 전 회장은 교도소를 나서는 순간까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허 전 회장은 일반 교도소 수감자들이 200m가 넘는 교도소 안쪽 길을 걸어 나와 정문 경비초소를 통과해 출소하는 것과 달리 미리 준비한 개인 차량을 타고 취재진을 따돌린 채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교도소 측은 허 전 회장이 사라진 지 10분가량 지나서야 ‘수감자가 출소했다’고 밝혔다. 당초 검찰은 광주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허 전 회장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에게 ‘교도소에서 취재할 수 있으니 자제해 달라’고 했지만 정작 교도소에선 언론 노출을 피하도록 꼼수를 썼다. 검찰은 이날 노역 중단 및 강제집행의 근거에 대해 “법리 검토 결과 노역장 유치 집행도 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고, 형 집행정지 사유 중 임의적 형 집행정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벌금이나 과료를 완납하지 못한 자의 노역자 유치 집행은 형의 집행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 검찰은 허 전 회장의 경우 벌금형 미납에 따른 노역장 유치를 강제로 중단할 ‘기타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벌금이 강제집행 대상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검찰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은 허 전 회장이 자진 납부 의사를 밝힌 데다 은닉한 재산 정황을 포착한 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허 전 회장에게 은닉 재산이 있다고 볼 근거가 있기 때문에 이를 파악한 뒤 벌금을 집행할 필요가 있다”며 “일당이 5억원에 달한다는 점,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센 점 등을 포함해 형 집행정지의 가능성, 적정성, 실효성 등에 대해 면밀히 숙고했다”고 설명했다. 허 전 회장은 이날 광주지검 특수부(부장 김종범)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재산을 팔아 벌금을 내겠다’며 납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허 전 회장 자녀 소유의 미술품 가운데 일부가 허 전 회장 소유라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허 전 회장이 노역장으로 갈 때까지 벌금을 낼 경제적 능력 등에 대해 부실하게 검토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허 전 회장이 귀국한 지 5일이나 지난 시점에 형 집행정지를 결정하면서 30억원의 벌금이 탕감됐기 때문이다. 또 미납 벌금의 액수 등 명확한 기준 없이 여론의 질타에 밀려 강제집행에 나서면서 향후 비슷한 사건에 대해 어떠한 기준을 적용할지도 논란거리로 남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인터뷰 논란’ 함익병, JTBC 새 예능 출연… ‘자기야’ 하차 뒤 새 행보

    ‘인터뷰 논란’ 함익병, JTBC 새 예능 출연… ‘자기야’ 하차 뒤 새 행보

    최근 월간조선과의 인터뷰 논란으로 SBS ‘자기야-백년손님’(이하 자기야)에서 하차한 함익병 함익병 앤 에스더 클리닉 원장이 JTBC 새 예능프로그램에 MC로 합류했다. JTBC는 26일 함익병 원장이이 JTBC 새 예능프로그램 ‘한국인의 뜨거운 네모’에 방송인 최유라, 황상민 연세대 교수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고 밝혔다. 개그맨 이경규와 유세윤이 진행을 맡는다. ‘뜨거운 네모’는 최신 정보, 유행, 경향 등 대한민국의 가장 핫한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는 신개념 토크쇼. 앙케이트 조사를 통해 대중들이 관심 있어 하는 최신 트렌드에 대해 논할 예정이다. ‘뜨거운 네모’의 제작진은 “이경규와 유세윤의 예능 감각에 함익병 원장과 황상민 교수가 날카롭고 예리한 분석이 더해져 재미와 깊이를 함께 가져갈 예정. 최유라는 토크의 베테랑다운 솜씨로 균형을 유지해 줄 예정이다”고 전했다. 함익병 원장이 출연하는 ‘뜨거운 네모’는 오는 4월 2일 오후 11시 첫 방송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제노역’ 허재호 뉴질랜드에서 “부동산사업 벌이며 호화생활”

    ‘황제노역’ 허재호 뉴질랜드에서 “부동산사업 벌이며 호화생활”

    ‘황제노역’ ‘일당 5억 노역’ 일당 5억원 노역으로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은 뉴질랜드에서 아파트 건설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며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교민사회에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허재호 전 회장이 노역을 위해 스스로 귀국해 교도소로 들어간 것이 뉴질랜드에 있는 재산을 은폐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뉴질랜드 회사등록사무소에 따르면 대주의 후신이라고 밝힌 KNC 건설은 ‘스콧 허’라는 인물이 주식 100만주를 100%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콧 허는 허재호 전 회장의 아들로 현재 학생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재호 전 회장과 관련된 또다른 회사는 2004년에 설립된 KNC 건설엔지니어링으로 이 회사는 주식 100만주의 지분 46%를 허재호 전 회장이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는 황모씨와 대주 건설엔지니어링이 각각 30%와 24%를 보유한 것으로 돼 있다. 현지 교민사회 소식통에 따르면 대주는 2004년 오클랜드 도심에 10여층 규모의 빅토피아 아파트를 건설한 데 이어 2006년에는 10여층 규모의 홉슨 피오레 1차 아파트를 분양했다. 그러다가 대주는 지난해 KNC로 새롭게 출발해 올해에 홉슨 피오레 2차 아파트, 마운트이든 피오레 아파트 등을 지어 분양하는 등 아파트 건설 사업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KNC는 교민지에 낸 광고에서 뉴질랜드의 ‘강남 학군’으로 통하는 마운트이든에 위치한 피오레 아파트 94세대를 분양한다며 크기는 침실 1∼3개짜리로 최저 분양가가 38만 달러라고 밝혔다. KNC는 특히 최근 뉴질랜드 현지 방송에 피오레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뉴질랜드 교포 골퍼 리디아 고를 광고모델로 한 아파트 분양 광고를 내기도 했다. 오클랜드 한인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 도심의 빈터는 모두 허재호 전 회장의 소유라고 보면 된다는 말이 떠돌 정도”라며 허재호 전 회장은 200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기 시작해 지금도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땅을 10여곳 정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는 현재 사는 오클랜드 도심에 있는 고급 아파트인 메트로폴리스 아파트의 꼭대기 층과 지난 2007년에 1150만 달러에 사들인 단독주택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주는 KNC로 개명하기 전인 지난 2003년 오클랜드 도심에 있는 빈땅을 2550만 달러에 사들여 뉴질랜드에서 가장 높은 4억 5000만 달러짜리 주상복합건물 엘리엇 타워 건설을 추진하다가 그만두고 올해 초 이 땅을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에 5000여만 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한 교민은 “허재호 전 회장이 오클랜드에서 사업을 벌이면서 시간이 날 때는 자신이 소유한 2층짜리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거나 스카이시티 카지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게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것이 재산도피와 관련이 없는지도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전까지 대주의 후신이라며 아파트 개발사업 계획 등을 소개했던 KNC의 홈페이지는 26일 온라인에서 더는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한편 현지 신문 뉴질랜드헤럴드는 한국 언론을 인용, 뉴질랜드에서 최고층 건물을 짓겠다던 한국의 손꼽히는 부동산 개발업자 허재호 전 회장이 벌금 체납 등의 이유로 노역하기 위해 자진 귀국해 교도소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르는 ‘포커페이스’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사실상 합병한 지난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 세계에 생중계된 의회 연설을 통해 서방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소련 해체 이후 그들은 우리를 기만해 왔고, 우크라이나에서 한계선을 넘어섰다. 우리는 이를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크림 이외 지역으로는 움직이지 않겠다”고 했다. 친서방 과도정부가 들어선 우크라이나를 다시 친러시아 국가로 되돌리겠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하고, 크림 외 다른 지역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확실한 것은 그가 50분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표정과 눈빛, 심지어 목소리 톤까지 일정했다. 크림 반도 합병 이후 러시아가 친러 성향의 우크라니아 동부까지 합병할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누구도 푸틴의 속내를 알 수는 없다. 푸틴이 전략적 요충지인 크림 반도를 손에 넣은 이상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곳곳에서 불길한 징조가 감지된다. AP통신은 21일 “도네츠크, 카르키프, 루간스크 등 이른바 ‘돈바스’(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지대) 지역에서 러시아계 자경단이 공공건물을 속속 장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군사시설을 만들어 놓고 길목을 차단하기도 했다. 동부 국경선 너머엔 이미 러시아 군대가 배치돼 있다. 총 한 방 쏘지 않고 크림을 접수했던 지난달 말 상황과 비슷하다. 당시 푸틴은 “크림 합병은 없을 것”이라며 서방을 안심시켜 놓고 단숨에 합병했다. 맥없이 크림을 내준 우크라이나 과도정부의 아르세니 야체뉴크 총리는 이날 “동부 지역을 러시아가 합병하려 한다면 군사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으로부터 동부 지역에 진격할 계획이 없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은 야체뉴크를 두려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장관에게 군사 결정권을 넘기는 스타일도 아니다. 아메리칸대학의 케이스 다던 교수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유라시아 공동체를 만들어 옛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푸틴에게 우크라이나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곳”이라면서 “크림 합병은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크림發 경제·외교 위기 선제 점검 나서야

    미국 등 서방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의 독립 사태를 두고 정면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크림 독립의 배후라며 푸틴 대통령 측근들의 자산을 동결했고, 푸틴 대통령은 ‘크림의 독립’을 선언함으로써 양측은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연합에 자국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세계 외교가는 미·러 대립을 ‘신(新) 냉전’(New cold war) 시대의 도래로 진단하며, 자칫 군사적 대립에 이어 세계경제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불안한 눈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 우리의 경제와 외교도 곤경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 크림 사태가 어느 정도까지 악화될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양측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크림반도를 포기하기 힘들 만큼 한 치도 물러설 기미가 없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서방의 제재 방안이 선언적이어서 무력 충돌 등 극단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서방국이 러시아에 제재 강도를 더 높이고, 러시아가 이에 강력 대응하면 상황은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 서방국은 러시아를 주요 8개국(G8)에서 축출하겠다고 언급한 상태다. 크림 사태가 악화되면 우리의 외교에 적지않은 과제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외교가에서는 신 냉전 구도의 여파로 러시아가 서방국과 맺은 핵(核) 감축 협정을 파기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한 사태가 악화돼 미국이 우리 정부에 러시아 제재에 동참을 요구하면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유라시아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계획에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우리가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외교적 스탠스를 잡기 힘들다는 뜻이다. 크림 사태가 북한과의 핵 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한 대가로 영토주권을 가졌지만 침공받은 것을 전례 삼아 핵을 더 움켜쥐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도 우려된다. 크림 사태가 군사·외교적으로 범위를 넓히면 세계경제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루블화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러시아의 국채 금리는 치솟고 있다. 이로 인해 터키와 아르헨티나, 남아공화국 등 신흥국의 금융 위기가 재연되고 우리의 금융시장도 그 사정권에 들 우려가 크다. 20~21일에 EU정상회의가 예정돼 있어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 러시아의 금융 시스템을 차단하는 강경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긴장 국면이 3개월간 지속되면 천연가스와 유가가 급등해 우리의 한해 경제 성장률이 0.23%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크림 사태는 아직 공멸 상황은 아니다. 양측의 경제·외교 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어 대립이 장기화하면 손해라는 건 서로가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양측의 대립이 쉽게 봉합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서방의 경제 제재의 수위와 푸틴의 후속 카드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어제 우리의 금융 시장은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향후 여건은 녹록지만 않다. 5월 말에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러시아가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정부가 크림발(發) 국제 질서 재편과 경제 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최악의 상황을 전제로 한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 [크림 투표 후폭풍] ‘크림의 봄’ 환호는 잠시… ‘신냉전 겨울’로 돌아가나

    크림자치공화국이 주민투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탈피해 러시아 품에 안기기로 결정하면서 크림 반도는 순식간에 세계의 ‘화약고’가 됐다. 이곳의 운명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세계 질서도 요동칠 전망이다. 크림 반도의 앞날을 예측하면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게 ‘조지아 모델’이다. 조지아는 2008년 8월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자치공화국인 남오세티야가 분리 독립을 선언하자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자국민을 보호한다며 조지아를 침공해 5일 만에 점령했다. 프랑스가 제시한 평화안에 러시아가 서명하면서 전쟁은 일단락됐다. 남오세티야는 전쟁 종료 직후 독립을 선포했다. 러시아는 이들의 독립을 승인하고 치안유지 명목으로 자국군을 지금까지 주둔시키고 있다. 그러나 조지아와 서방 국가들은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서구 열강과 러시아의 각축장이었던 크림 반도는 남오세티야에 비해 ‘휘발성’이 훨씬 강하다. 조지아는 러시아에 맞설 군사력을 갖추지 못했으나 우크라이나 군은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 더욱이 크림자치공화국은 우크라이나에 전력 80%, 천연가스 65%, 물 80%, 예산 67%를 의존하고 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로부터 군사지원 약속만 받아낸다면 우크라이나가 먼저 크림 반도를 초토화시키고 러시아와 전쟁을 치를 수도 있다. 크림 반도에서 총성이 울리면 도네츠크와 히리코프 같은 다른 친러 지역에서도 무력 충돌이 벌어져 우크라이나 전체가 내전에 휩싸일 수도 있다. 더욱이 이번 주민투표는 남오세티야의 분리독립 투표보다 한발 더 나아간 러시아로의 귀속을 결정하는 투표였다. 러시아 상·하원은 이미 크림 합병을 공언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가 영토확장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서방도 유라시아의 ‘중심축’인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는 상황을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온갖 제재를 집행하고 나토가 우크라이나, 조지아, 몰도바 등 러시아 접경의 친유럽 국가를 회원국에 전격 가입시키면 세계는 새로운 냉전 시대에 접어들 수도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벼락 맞을 신입사원 모집공고/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열린세상] 벼락 맞을 신입사원 모집공고/문흥술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문학평론가

    소치 동계올림픽이 한창일 때, 팔순 노모를 모시고 식사를 했다. 피겨를 잘 모르는 노모가, 김연아가 훨씬 잘하는 것 같은 데 왜 이상한 선수가 금메달을 따느냐며, 노모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했다. 일정(일제강점기) 때 소학교 운동회에서도 꼭 왜놈들이 이기도록 해놓고 경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일정 때나 자행되던 그런 잘못된 일이 대명천지에 아직도 일어나느냐며 혀끝을 찼다. 개강 준비로 한창 바쁜 삼월 초, 졸업한 제자가 찾아왔다. 어깨가 축 처지고 얼굴이 핼쑥해 보였다. 제자는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취직 시험에 떨어졌다고 했다. 왜 떨어졌는지 이유라도 알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텐데, 도통 떨어진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다. 제자의 취업추천서를 써 주었기에 제자의 능력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학점도 매우 좋고, 토익 점수와 한국어 능력 점수, 한자 능력 점수 등도 거의 만점에 가깝다. 그 외 각종 자격증을 수도 없이 가지고 있다. 그뿐 아니다. 재학 중에는 활발하게 봉사 활동도 했다. 또 사교성도 좋고 예의도 바르며 품행도 흠잡을 데가 없는 학생이다. 그래서 나도 제자가 자신이 가고 싶은 직장에 꼭 취직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청년실업 대란이라더니, 과연 취업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제자보다 실력이 출중한 인재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혹시나 제자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한 선발 과정으로 인해 취직이 되지 않은 것이라면, 이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 때의 소학교 운동회처럼 미리 우승자를 정해놓고 나머지는 들러리를 세우는 일이 아직도 일어나고 있다. 아버지가 간부로 있는 회사에 자식이 부정한 방법으로 취업하는 경우나, 권력을 동원해 뒷문으로 공공 기관에 입사하는 경우를 참으로 많이 접한다. 만약 제자가 그로 인한 희생자라면 한국 사회의 미래는 전혀 없다. 소치 올림픽에서 피겨 부문 금메달을 딴 러시아 선수(이름도 모른다)야말로 앞으로 피겨 하는 것이 고문일 것이다. 분에 넘치는 금메달을 땄으니 어떻게 다음 대회에 나올 수 있겠는가. 실력을 하루아침에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아마도 전전긍긍하다가 일찌감치 은퇴하지 않을까. 결국 소치 올림픽에서 편파 판정을 한 심판들은 러시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준 것이 아니라 독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연아 선수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선수 스스로의 피나는 훈련과 선수의 재능을 알아본 지도자의 선견지명이 합쳐져서일 것이다. 내 제자가 훗날 김연아 선수만큼은 아닐지라도 자신이 활동하는 영역에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은가. 부당한 방법으로 신입 사원을 뽑는다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뽑힌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그 사람을 뽑은 기업이나 회사 또한 그 참혹한 결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길게 볼 때, 그 기업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도태될 것이다. ‘소치’ 올림픽이 ‘수치’ 올림픽이라고 조롱받는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 모 대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과 관련해 대학총장추천제를 실시하려다 큰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대학을 서열화해 대학별로, 또 지역별로 추천 인원을 할당하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황당한 일이다. 그런데 뒤집어보면 그런 황당한 발상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압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황당함에 기초해, 벼락 맞을 신입사원 모집공고를 내 보자. 부모 연봉이 상류 계층의 기준에 부합할 것. 부모가 고위 관직에 있으면 가산점을 듬뿍 줌. 특정 대학 이외에는 일절 서류를 내지 말 것. 남성은 환영. 여성은 키가 170cm 이상이고 늘씬할 것, 따위로. 김연아 선수의 결과에 대해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공분하고 있을 때, 한국 사회는 도처에서 김연아 선수 같은 또 다른 희생자를 양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노력한 만큼 가치를 인정받고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사회야말로 제대로 된 사회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공정한 경쟁이 행해지고, 그 결과에 대한 예측이 가능할 때 그 사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 다시 보자, 마키아벨리

    다시 보자, 마키아벨리

    냉혹한 통치론 혹은 무자비한 처세술 등의 비판이 뒤따르는 ‘군주론’의 저자 마키아벨리(1469~1527)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동아시아 학술계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에 비해 그의 ‘공화주의’ 관련 연구는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3~14일 이틀간 서울 숭실대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마키아벨리의 군주 읽기’, ‘동아시아 맥락에서의 마키아벨리’ 강연·심포지엄은 이 같은 움직임의 산물이었다. 정치적 처세술로만 인식돼 온 마키아벨리 사상에 시민사회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강조한 공화주의적 측면이 숨어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이 사상이 동아시아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살펴보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볼로냐 학파를 이끄는 마리오 안셀미 볼로냐대 교수와 국내 대표 정치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국내 마키아벨리 연구의 대표주자인 곽준혁 숭실대 교수, 일본 근대사상 연구가인 고이치로 마쓰다 릿쿄대 교수, 중국의 공화주의 연구자인 카오친 난카이대 교수 등이 참여해 색다른 시각으로 군주론에 접근했다. 지난해 군주론 탈고 50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정부가 지원하는 저술작업을 맡았던 마리오 교수는 숭실대 강연에서 “군주 또는 독재적 권력행사의 정당화가 아니라 법의 지배를 바탕으로 한 정치적 현실주의의 정수로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키아벨리의 인간 본성에 대한 연구에 내재한 권력과 힘에 대한 통찰력이 갖는 보편성을 시민적 자유와 관련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국회 심포지엄에서 “마키아벨리의 정치철학에 내재된 ‘정치적 현실주의’가 현실로부터 괴리됐거나 현실과 엷게 연결된 이상주의로부터 잉태된 진보진영의 급진주의에 대한 해독제가 될 수 있다”면서 “반대로 반공주의를 비롯한 이데올로기적 담론에 지배받는 보수의 단견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도덕주의 또는 이념적 도덕률을 통해 좋은 정치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얼마나 무용하고 위험한지를 배워야 한다. 지금은 마키아벨리 사상에서 민중의 측면도 함께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숭실대 ‘가치와 윤리연구소’를 이끄는 곽 교수는 “마키아벨리 사상은 군주의 통치만이 아니라 시민의 자유라는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면서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갖는 이중성을 검토했다. 내적으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대외적으론 힘의 경쟁이 갖는 제국주의적 요소를 띤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지나치게 윤색됐다는 주장이다. 최근 ‘마키아벨리 다시 읽기’(민음사)를 펴낸 곽 교수는 “마키아벨리는 갈등이야말로 변화의 시작이라고 봤다. 이런 맥락에서 집단지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 민주주의가 경제논리에 파묻혀 비효율성을 지적받는 상황에서 마키아벨리의 비지배논리는 시민적 자유 회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심포지엄에선 고이치로 교수가 후쿠자와 유키치를 비롯한 일본 근대 사상가들이 마키아벨리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일본 헌법 논쟁과 의회 정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카오친 교수는 “청조 후기 중국에 처음 등장한 마키아벨리는 과학적 정치이론가, 애국자, 제국주의자 등 상반된 형태로 해석됐다”면서 “제국주의에 대한 반발과 묶이면서 중국 도덕주의와의 연관 가능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행사는 영국의 저명 출판사인 루틀리지가 ‘동아시아 맥락에서 정치이론’이란 기획의 하나로 마련했다. 이탈리아 대사관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자발적 죽음을 보는 유럽인들의 시각은

    자발적 죽음을 보는 유럽인들의 시각은

    자살의 역사/조르주 미누아 지음/이세진 옮김/그린비/516쪽/2만 9000원 세계적인 자살률, 처지를 비관한 자살, 나약한 의지의 발로…. 연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식이 들려오고 그 원인을 분석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이어진다. 생활고, 실연, 치욕, 폭력, 이런저런 이유에 우울증까지 갖다 붙이면서 자살을 선택한 이유를 꼽아낸다. 그러나 자살이라는 것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햄릿의 말처럼 이유를 단순화할 수 없다. 오히려 알베르 카뮈의 말대로 자살은 “심각하고 유일한 철학적 문제”다. 과연 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철학의 근본적인 문제로 소급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역사학자 조르주 미누아가 쓴 ‘자살의 역사’는 자발적 죽음에 대한 오랜 논쟁 중에서도 16~18세기 유럽의 자살에 초점을 맞췄다. 저자는 이 시기를 ‘자발적 죽음에 대한 성찰이 각별했던’ 때로 봤다. 중세 말인 16세기까지 자살은 신의 섭리에 대한 불복종이자 살인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자살자의 시신은 가혹행위를 당하고 재산은 몰수됐다. 감춰야 할 일이었던 탓에 당연히 기록도 파편적으로 남아 있다. 시인 루크레티우스, 정치가 브루투스나 세네카 같은 유명한 자살 사례가 중세에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다고 자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귀족에게는 간접 자살이라는 대체행위가 있었다. 유희적 자살이라고 불리는 마상시합이나 자발적 순교로 포장한 전쟁이다. 르네상스 시기에도 자살은 대체로 비난을 받았지만 문학과 연극판에서는 그에 대해 다른 시선을 보였다. 인쇄기술의 발달로 루크레티우스, 브루투스, 세네카 등의 전기물이 읽히면서 존경할 만한 인물들이 ‘왜 자살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햄릿’과 같은 연극무대를 통해 생과 사를 고민하는 인간의 모습이 거듭 투영되면서 자살이 하나의 개인행동이라는 의식이 싹텄다. 계몽주의로 넘어가는 18세기 초 영국에서 처음으로 ‘자기 살해’를 ‘자살’(suicide)로 불렀다. 영국에서 매주 ‘사망 내역’을 실은 신문이 발간됐고 유서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실연, 가정불화, 수치, 회한 등 일반적인 인생사가 자살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자살에 대한 평가는 다른 양상이었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다. 자살의 ‘계급 차별’이다. 귀족이나 지성인의 자살은 명예 회복의 길이요, 지적 성찰과 회한의 결과로 봤다. 그러나 평민의 자살은 비참하고 지난한 현실의 결과나 책임 회피로 치부됐다. 책은 19~20세기 자살의 원인과 평가도 언급하면서 차근차근 핵심으로 다가간다. 자살 논쟁이 치열했던 16~18세기에는 인간의 자유라는 문제에 대해 깊은 성찰을 했지만, 19~20세기에는 자살에 사회·심리학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개인의 죄의식을 부추기고 집권층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자살을 은폐해 오히려 논쟁과 고민이 퇴행됐다고 분석한다. 죽음보다는 삶이 낫다는 전제로 고통을 견디고서라도 살아야만 한다고 강요하지는 않는지, 자살의 과거사를 탐구하면서 ‘죽음 윤리’를 환기시킨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펴낸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

    [저자와 차 한잔]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펴낸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

    6·25전쟁 중 파병해 한국을 도운 ‘형제의 나라’ 터키는 고대로부터 이 땅과 많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터키라는 나라의 실상을 잘 알지 못한다. 오은경(46) 동덕여대(터키 문학) 교수는 그 불모의 영역인 한국·­터키 관계 연구에 천착해 사는 학자다. 이슬람 문화며 터키·한국의 관계를 파고든 저서를 숱하게 내는가 하면 관련 논문을 100여편 발표해 한국 최초의 터키·유라시아 투르크 전문가로 통한다. 베일을 통해 이슬람의 속살을 들춘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시대의창) 출간에 맞춰 14일 그를 만났다. “어느 대상과 관계를 맺으려 할 때 피상적인 접근으로는 실효를 거두기는커녕 역효과를 낳기 마련입니다.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책도 본질의 발견 차원에서 시도한 책입니다.” 흔히 이슬람권 여성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는 다양한 베일이야말로 이슬람 문화와 여성에 대해 잘못 알려진 오해의 표상이란다. “베일이란 고대 중동의 사막에서 뜨거운 햇빛과 모래바람을 가리기 위해 쓴 것이 시작입니다. 역사와 종교가 부침을 거듭하면서 남성들에 휘둘리는 가부장적 권위와 정치 이데올로기의 희생물쯤으로 남게 된 것이죠.”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 억압과 굴레의 상징으로 통하는 베일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는 그냥 그 사람들에게 맡기라고 강조한다. 오 교수는 ‘이슬람의 베일’이 한국의 상황과도 그리 멀지 않다고 지적한다. “지금 여성들의 권익과 위상이 많이 향상됐다지만 세세한 부분에선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베일 속의 이슬람 여성들을 자주 입에 올리지만 우리 여성들도 따져 보면 그 베일의 내막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넓혀서 보자면 많은 소외된 인권들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이 땅에서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슬람 교세와 다문화가정의 확산에 던지는 말이 심상치 않다. “이제 우리도 우리 안의 타자(他者)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럴 때 소통과 화해의 가치가 빛이 나는 것 아닐까요.” 이번 책은 ‘제대로 알자’는 오 교수의 지론에서 보면 곁가지에 불과하다. 오 교수가 한국과 터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투르크와의 친연성을 찾아 양국에 알리려는 외로운 투쟁은 15년간 계속됐다. ‘터키 문학 속의 한국전쟁’이며 ‘터키와 한국 소설 속의 여성’을 터키에서 펴낸 것을 비롯, ‘고은의 만인보’ ‘고은 시선’ 등을 터키어로 번역 출간했다. 논문을 통해 양국 문학과 역사의 연관성을 양국에서 꾸준히 주장해 이제 터키 문단과 학계에선 인정하고 수용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 몰라요.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알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만 해도 그렇습니다. 따져 보면 중앙아시아 대표 5개국만 해도 모두 바탕이 투르크족인데 정책 방향이 너무 러시아에 기운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고 잠재력이 많은 투르크를 왜 소홀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단다. 그래서 오 교수는 그 한국·투르크의 친연성 찾기에 여생을 바치겠다고 했다. 이달 말쯤 우리의 ‘홍길동전’ 정도 되는 터키 작가 야샤르 케말의 소설 ‘말라깽이 매매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데 이어 조만간 터키에선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번역해 출간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 방한, 한반도 평화·새 희망 기대”

    “교황 방한, 한반도 평화·새 희망 기대”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염수정 추기경 등 천주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오는 8월 14일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 범정부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데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의 요청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염 추기경과 주한 교황청 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장인 강우일 주교, 준비위 집행위원장 조규만 주교 등 4명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우리 천주교에 경사가 겹치는 것 같다. 교황이 방한하시게 되면 우리 한반도에 평화와 새로운 희망의 미래를 열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잔다후 엥흐볼드 몽골 국회의장을 접견하고 “한국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 내의 교역 장벽을 허물고 하나의 대륙을 만들어 잠재력을 극대화함으로써 모든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라시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몽골이 이니셔티브에 협력하고 동참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엥흐볼드 의장은 “‘200%’ 적극 지지한다”며 “한국의 유라시아 철도 연결 구상과 현재 몽골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지역 연결 철도 건설 프로젝트를 연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박 대통령은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몽골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하며 “몽골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셔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엥흐볼드 의장은 “사회주의와 민주주의 체제를 모두 경험한 차히아긴 엘베그도르지 대통령이 북한 사회에 대해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몽골 정부는 우리의 개혁 경험을 북한과 공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엥흐볼드 의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경제2수석비서관을 지낸 오원철 한국형경제정책연구소 상임고문의 저서인 ‘박정희는 어떻게 경제강국 만들었나’의 몽골어 번역본을 가져와 박 대통령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문천식 아들, 혈관 질환+녹내장 안고 태어났지만..‘애교는 최강’

    문천식 아들, 혈관 질환+녹내장 안고 태어났지만..‘애교는 최강’

    개그맨에서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문천식이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공개하며 애틋한 부성애를 드러냈다. 오는 14일 방송될 SBS ‘좋은아침’에는 문천식이 등장해 그의 아내 손유라와 아들 문주완 어머니 아버지까지 모두 공개했다. 현재 SBS 아침드라마 ‘나만의 당신’에서 애 딸린 이혼남 오광달로 열연 중인 그는 개그맨 출신으로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늘 밝은 모습이었기에 아픔이라곤 없을 것 같던 그에게 희귀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5개월 된 문천식 아들 문주완은 선천적으로 혈관 질환과 녹내장을 안고 태어나 세상에 나오자마자 큰 수술을 받았고 지금도 두 달에 한 번 정기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 작은 몸으로 힘겨운 치료를 견뎌내는 주완이를 지켜보는 문천식과 아내의 가슴 또한 미어졌다. 그러나 주완이는 개그맨 아빠의 끼를 그대로 물려받아 힘든 치료 속에서도 늘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댄스는 물론 윙크와 머리위로 하트까지 수준급 애교를 보였다. 문천식 아내 손유라는 “연애할 때보다 결혼하고 나서가 결혼하고 나서보다 아빠가 된 지금의 문천식이 좋다”고 고백하며 애틋한 애정을 보였다. 14일 오전 9시 10분 SBS 방송. 사진 = SBS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얼음과 불의 땅’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에 대한 오해 풀기 “아이슬란드에 간다”고 했더니 다들 혀를 찼다. “다녀왔다”고 했더니 머리를 흔든다. 왜 그럴까. 그런 험한 곳엘 왜 가느냐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과연 그럴까? 아이슬란드는 전체 면적의 20% 정도가 빙하지대일 뿐인데 ‘얼음의 땅’이라는 나라 이름 탓에 적잖은 불이익을 받는다. 진짜 얼음에 뒤덮인 지구상에서 가장 큰 섬이자 이웃인 그린란드의 국명은 ‘녹색의 땅’인 데 비하면 억울하기 그지없다. 언제부터인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을 점령하고 있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 보자. “춥지 않을까?” 대부분 아이슬란드는 북극권에 있을 것으로 짐작한다. 지도를 보면 남한 면적의 아이슬란드에서 북극권(북위 66도32분선)에 속하는 지역은 펭귄을 닳은 귀여운 새 퍼핀이 사는 최북단의 작은 섬 그림세이가 유일하다.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오히려 따뜻하다. 지난 2월 중순 아이슬란드의 평균 기온은 영상 3~5도였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한다면 추위 걱정은 붙들어 매도 좋다. “멀지 않을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아이슬란드는 스코틀랜드의 머리 위에 있고, 노르웨이와 그린란드의 사이에 있다. 유라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의 중간쯤이다. 수도 레이캬비크는 양 대륙의 웬만한 도시와 거미줄같이 연결돼 2~3시간이면 닿는 허브도시다. 다양한 저가항공이 연중 운항 중이다. 다만 국내에는 직항이 없어 코펜하겐이나 헬싱키, 런던 등에서 갈아타야 한다. “볼 게 있을까?” 겉은 빙하로 뒤덮여 있지만 속은 펄펄 끓는 얼음과 불의 제전이 만들어 낸 대장엄의 세계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나무가 없는 툰드라 지형이 빚은 벌거숭이 민둥 바위산은 신기원의 뷰를 제공할 것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암흑의 모르도르 같은 분위기다. 30여개의 활화산과 780여곳의 온천, 헤아릴 수 없는 폭포가 오감을 만족하게 한다. 빙하를 체험하거나 영화 ‘프리 월리’의 범고래 케이코의 고향을 탐조할 수 있다. 애완견 같은 아이슬란드 토종 말 타기와 밀크블루의 노천온천이나 오로라 구경은 덤이다. 서구에서는 아이슬란드를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가 지키는 지옥의 문으로 여긴다.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쓴 쥘 베른의 또 다른 작품 ‘지구 속 여행’의 무대이며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란 제목으로 2008년 영화화됐다. 영국 BBC 방송이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여행지 50곳’을 선정했는데 유럽 6곳 중에서 아이슬란드(44위)는 베네치아(18위), 파리(27위), 로마(35위), 바르셀로나(37위)에 이어 다섯 번째였고, 마터호른(46위)이 다음 순위를 차지했다. 케이블TV에서 방영 중인 ‘왕좌의 게임’의 원작도 아이슬란드에서 모티브를 얻은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다. 레이캬비크 시내에서는 서울 못잖은 문화 예술의 향연과 쇼핑과 외식이 기다리고 있다. 바이킹의 피를 타고난 남자들은 멋지고, 금발 북구 여인의 미소와 물가는 살인적이다. 극야의 밤은 깊고 푸르다. 인구는 30만명에 불과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겪기 전 한때 세계 최고의 국민소득을 자랑하던 선진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행복지수 1위다. 영어 사용이 자유롭다. 링 로드(해안일주도로)를 벗어나면 거친 오프로드가 기다리는 젊은이들의 배낭여행 천국이기도 하지만, 온천의 휴식과 장엄한 자연경관 보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의 여행지로 더 적격일 수도 있다. ●레이캬비크 시내와 ‘골든 서클’ 둘러보기 ‘골든 서클’이란 아이슬란드의 역사와 대자연을 음미할 수 있는 핵심 여행지 3곳을 이른다. 성지(聖地) 싱벨리어 국립공원, 지하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지표면을 뚫고 최고 60m 높이로 솟아오르는 게이시르와 환상의 3단 폭포 굴포스 등이다.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출발해 한나절이면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다. 수도에서 동쪽으로 23km 떨어진 싱벨리어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다. AD 930년 아이슬란드인의 조상인 바이킹이 의회의 효시 ‘알싱’을 세웠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지질학적으로 유라시아판과 아메리카 대륙판이 갈라지는 지점이기도 하다. 가이시르는 간헐천(Geyser)이라는 영어 단어를 낳은 ‘원조 간헐천’이다. 굴포스는 빙하 녹은 물이 32m 아래로 떨어지면서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또 다른 차원의 장관을 연출한다. ‘세상 끝의 수도’ 레이캬비크는 아이슬란드 인구의 4분의3이 모여 사는 메트로폴리스다. 백미는 용암분출로 만들어진 검은 폭포를 형상화한 할그리무르교회다. 시내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콜럼버스보다 500년 앞서 미 대륙을 발견한 ‘전설의 바이킹’ 잉골푸르 아르나르손의 동상이 교회 앞을 지키고 있다. 언덕을 내려가면 동화 같은 상점과 카페가 번화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정부청사와 시청사는 우리나라 구청이나 동사무소 같은 작은 규모지만 시청 옆 호수에는 백조가 노닐고 2월의 햇살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항구에 정박한 푸른색 유리 배처럼 보이는 하르파 콘서트홀은 빌바오의 구겐하임 박물관에 비견되는 걸작이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고 공사비는 더 많이 들어갔지만 외양이나 효율성의 격이 떨어지는 서울시청사를 가진 한국인 관광객을 부끄럽게 만든다. 바이킹 배를 형상화한 ‘태양원정대’ 조형물과 함께 도시를 북구의 예술 중심지로 떠오르게 했다. 1986년 10월 11일 미국 레이건 대통령과 옛 소련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만나 지긋지긋한 동서냉전에 종언을 고하는 역사적 담판을 벌인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장도 피오르가 그림같이 펼쳐진 항구를 배경으로 서 있다. 케플라비크 국제공항 쪽으로 40분쯤 달리다 보면 그린다빅이 나온다. 이 나라에서 쓰는 에너지의 60% 이상을 만들어 내는 지열발전소의 굴뚝과 거무튀튀한 현무암 석호 무더기에서 뿜어 나오는 자욱한 수증기가 말해 주듯 세계 5대 온천으로 꼽히는 거대한 노천 해수온천 블루라군이다. 펄펄 끓는 지하수를 끌어다 발전에 쓰고 물을 식혀 온천수로 제공한다. 형광 빛을 띤 우윳빛 온천수는 흡사 물아래에서 푸른 조명을 쏘는 듯하다. 몸이 물에 뜰 정도로 미네랄이 풍부하고 발바닥에 밟히는 하얀 진흙은 피부 미용에 최고다. ●활화산과 빙하의 조우 설원의 여명을 뚫고 떠오른 오렌지색 태양은 해탈의 경지 그 자체다. 인간의 흔적이라곤 실 가락 같은 왕복 이차선 도로와 전기를 머리에 인 전신주 세 가닥뿐이다. 남쪽 해안으로 난 링 로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코끼리를 삼킨 보아 뱀의 형상을 한 헤클라화산이 나타난다. 8세기에 처음 불을 뿜은 이후 1104년 바이킹촌락을 사라지게 했고, 1970년 이후 10년 단위로 모두 15번 폭발한 아이슬란드의 심장이다. 중간 기착지 비크로 가는 길에 헤클라화산 남쪽의 나지막한 빙하가 석양에 물들어 신비한 자태를 보인다. 2010년 4월 14일 폭발해 전 유럽 공항을 2주일가량 마비시킨 에이야퍄들라이외퀴들이다. IMF 금융위기와 함께 아이슬란드를 유명하게 한 장본인이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평화롭기만 하다. 비크는 100여 가구가 사는 그림엽서 같은 마을이다. 화산암이 풍화된 ‘블랙비치’가 거대한 아스팔트 활주로처럼 펼쳐졌고, 거대한 오르간 같은 바위와 외돌괴가 바다 위에 떠 있다. 미국의 한 여행잡지에 의해 세계 10대 해변으로 선정된 절경이다.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에서 요쿨사를론까지 100km는 빙하드라이브 길이다. 바트나요쿨의 촉수가 바다를 향해 뻗어 있다. 아이슬란드어로 ‘바트나’는 물, ‘요쿨’은 빙하를 뜻하는데 빙하가 바다로 떠내려가는 장소라고 이해하면 된다. 요쿨사를론은 빙하호수인데 손을 씻을 수도, 발을 담글 수도 있다. 바다로 떠밀려 가다 해변으로 조난당한 빙하의 정박지다. 빙하를 뚫고 나온 용암이 흐른 길을 따라 걷는 빙하 트레킹이나, 빙봉 턱밑까지 모터 스키를 타고 가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아이슬란드에는 역사도 종교도 뛰어넘는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가 있다. 무엇을 보든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이런저런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고 싶거나, 세상사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떠나라. 그 앞에 서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이다. 손때 타지 않는 자연과의 조우를 통해 내면의 나를 만날 수 있는 지상 최후의 유의미한 여행이 될 것이다. 글 사진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문의 유로타임 02-778-3933 eurotime@eurotime.co.kr
  • “드러낼수록 서로 감시하는 새 통제사회 만들어”

    “드러낼수록 서로 감시하는 새 통제사회 만들어”

    “사회 전반에 불신이 강할수록 모든 분야에서 투명성에 대한 요구도 강해집니다. 문제는 모든 것을 공개하는 투명사회가 우리를 더 자유롭고 더 높은 민주주의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서로를 감시하는 새로운 통제사회를 만들어 버린다는 점입니다.” 현대사회가 절대적 가치를 부여했던 성과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 책 ‘피로사회’로 2년 전 한국을 뜨겁게 달궜던 재독철학자 한병철(54) 베를린예술대학 교수가 ‘투명성’이라는 새로운 화두로 무뎌진 우리의 이성에 일침을 가했다. 독일 언론이 ‘오늘날 가장 급진적인 사상가’로 꼽고 있는 한 교수는 11일 ‘투명사회’(문학과지성)의 출간에 맞춰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투명사회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새로운 통제사회”라고 단언했다. 그는 “현대사회가 신봉하는 ‘투명성’이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높은 효율성, 더 많은 정보의 자유를 가져다줄 것으로 믿지만 실제로는 인간을 비밀이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전체주의적 본질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명사회’는 2012년 독일에서 출간됐을 당시 ‘투명성’을 이데올로기처럼 받드는 독일 사회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투명성은 정치에서는 물론이고 경제에서도 강조된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정보가 모두에게 동등하게 공개되고, 무제한적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면서 투명한 사회에 도달했다는 믿음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한 교수는 “오늘날 사회 시스템은 모든 사회적 과정을 조작 가능하고 신속하게 만들기 위해 투명성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인터넷과 스마트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공개해 모든 것이 투명해진 사회현상을 ‘디지털 파놉티콘’이라고 불렀다. 파놉티콘은 영국의 철학자 벤담이 제시한 아이디어로 규율사회에서 훈육을 목적으로 간수가 모든 수감자를 감시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이에 비해 디지털 파놉티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스스로 자기 노출을 하면서 가능해진다. “예니 홀츠라는 개념예술가는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달라’(Protect me from I want)는 말을 했어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포르노그래피처럼 스스로 모든 것을 다 보여 줍니다. 디지털 통제사회에서는 외부적 통제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노출시켜 보여 준다는 점에서 가공할 효율성을 갖게 됩니다. 디지털 통제사회에서는 정치심리적으로 사회를 조종하는 게 가능해지고 결국 투명성이 독재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는 “투명성이 민주주의, 정보의 자유라는 명분으로 장려되고 있지만 그것은 이데올로기, 즉 신자유주의적 장치일 뿐”이라며 불신사회에 살고 위계질서가 무너진 상태에서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명사회에서 모든 것을 정보로 간주하고 공개하는데 많이 보여 준다고 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해독이 불가능한 정보를 쏟아 내며 정말 중요한 것은 감춰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스마트폰은 자유의 기계가 아니라 통제의 기계”라며 자신은 스마트폰도, 전화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가 자유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정보를 드러내 보이지만 결국에는 자기 착취하듯이 스스로에게 통제당하고 모두에게 감시당하게 됩니다. 강요받는 권력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유혹하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가운데 지배를 받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는 아주 효율적인 통제사회에 살고 있는 셈입니다.” 그는 투명의 시간성이 즉각적이며 현재에만 머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투명성을 요구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의 공간은 획일화합니다. 모든 것을 만인이 보는 앞에서 즉각 공개하게 되면서 사유의 공간이 없어지고, 정치는 호흡이 짧아져 길게 내다보고 계획을 할 수가 없어집니다. 결국 모두는 미래를 보는 능력이 없어지고 시스템도 획일화됩니다.” 한국에서 공학을 전공하고(고려대 금속공학과) 독일로 건너가 철학, 독일 문학, 가톨릭 신학을 공부한 한 교수는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예리한 통찰로 독일 철학계를 넘어 넓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림자 국가’ 우크라이나 딜레마/이순녀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그림자 국가’ 우크라이나 딜레마/이순녀 국제부장

    나라가 쪼개질 위기에 처한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분석할 때 자주 인용되는 저서는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의 ‘거대한 체스판’(1997년)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그는 “유라시아는 일등적 지위를 향한 미국의 싸움이 계속되는 체스판”이라면서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려면 유라시아 대륙이라는 체스판에서 승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에 주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없이 제국이 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체스판 위의 ‘지정학적 주축’으로 규정했다. 17년이 흐른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미국·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집착은 브레진스키의 체스판 비유로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에 대항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제국의 재건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우크라이나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카드다. 그런데 미국의 대응은 어딘지 석연치 않다. 브레진스키의 조언대로라면 미국은 경제적 제재든 군사적 개입이든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하는 데 러시아보다 상황대처에 늘 한발 늦고, 주저하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력 문제로 볼 수 없다. 무엇이 근본적인 원인일까. 지난주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이언 브레머의 ‘리더가 사라진 세계’(2012년)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위기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 의장인 브레머는 현시대를 특정 국가나 국가들의 연합이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글로벌 리더십의 진공상태, 즉 ‘G제로 세계’로 명명했다. 브레머는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세계를 통치했던 미국이 심각한 경기침체와 국가부채에 발목이 잡히면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고 진단한다. EU도 회원국들이 신용위기를 겪으면서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 하고, G7이나 G20 같은 국제기구들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서방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러시아 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EU 회원국들 간 온도 차가 있는 작금의 현실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미국이 일등 지위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설계된 브레진스키의 체스판은 진작에 엎어진 셈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브레머의 견해도 흥미롭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그림자 국가’(shadow state)로 명명했다. 브레진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지정학적 주축’으로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것과 달리 브레머는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싶어하면서도 러시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라로 평가한다. 그는 “G제로 세계에서 그림자 국가는 패자일 수밖에 없다”면서 “러시아와 EU 사이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높일 만큼의 충분한 힘과 독립성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짧은 시간에 ‘중심축 국가’(pivot state)로 거듭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쫓겨난 대통령의 호화 관저와 부정축재 수사 등을 보면서 ‘충분한 힘과 독립성 확보’는 나몰라라 했던 역대 지도자들을 제 손으로 뽑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을 넘어 측은함이 느껴진다. coral@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다큐 공감(KBS1 밤 10시 50분) 지난 6월 작은 미니버스로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 일주에 도전한 가족이 있었다. 온 가족이 빼빼 말라 ‘빼빼 가족’이라는 애칭을 얻은 이들의 여행은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고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첫 번째 만남 후 6개월이 흐른 지금 빼빼 가족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여행하고 있을까. 이제 여행의 절반을 지나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달리는 빼빼 가족의 여행길을 따라가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한 초등학교 입학식에서 유독 눈에 띄는 아이가 있다. 마비된 몸을 엄마에게 의지한 채 입학식장을 찾은 아홉 살 은혜다. 은혜는 1년 늦게 입학해 이제야 1학년이 되었다. 은혜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4년 전이었다. 유치원에서 갑자기 쓰러진 은혜는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병원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모야모야병이라는 진단을 내렸는데….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전남 순천 조계산이 끝나는 자락에 자리 잡은 한적한 마을에 어느새 봄기운이 물씬 풍긴다. 자연과 어우러진 이곳에서는 고로쇠 수액 채취가 한창이다. 고로쇠 수액을 찾아 매일 산을 오르는 지막기·장건희씨 부부는 언제 어디서든 늘 함께 붙어다닌다. 긴긴 세월을 함께 많은 고비를 넘기며 살아온 이들 부부는 지금도 24시간을 붙어 다닌다.
  • ‘G제로 시대’ 세계경제와 권력 어떻게 움직이나

    ‘G제로 시대’ 세계경제와 권력 어떻게 움직이나

    리더가 사라진 세계/이언 브레머 지음/박세연 옮김/다산북스/356쪽/2만 2000원 20세기 후반 세계의 대장 노릇을 하던 미국의 글로벌 리더 자리는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위태로워지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위기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회장인 이언 브레머는 앞으로 최소한 10년간은 ‘G제로’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G제로란 특정 국가나 국가들의 연합체가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글로벌 리더십의 진공 상태’를 뜻한다.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 세계를 주도해 나가는 G2는 시기상조이고, G7은 과거의 유물이 되어 버렸으며, G20은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을 뿐이다. 책은 앞으로 전개될 G제로 시대에 세상은 어떻게 굴러갈 것인지, 국가와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향후 예측 가능한 세계경제와 권력의 변화 양상을 놓고 세계 경제 1, 2위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좋아질 경우와 악화될 경우를 세로 축에, 두 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의 힘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경우를 가로 축에 대입해 모두 네 가지로 나눈 뒤 ‘시나리오X’를 추가해 총 다섯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해 설명한다. G2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시스템이고, G20은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면서 다른 강력한 국가들이 글로벌 리더십을 공유하는 시나리오다. 냉전시대 2.0 시나리오는 미국과 중국이 대치하면서 많은 다른 국가들이 약한 상태이고, G제로는 글로벌 리더가 사라진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이 자국 또는 인근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세상이다. 저자는 이 시나리오가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측한다. 시나리오X는 정부에 대한 각국 국민들의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무정부 상태로,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책은 포스트 G제로 시대의 과제를 다루면서 합리적인 협상을 기반으로 한 자유무역협정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의 시각에서 다루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장미 등 천연향기 연구 난치병 고치는 게 목표”

    “장미 등 천연향기 연구 난치병 고치는 게 목표”

    “천연 향기로 희귀 난치병을 고치는 게 목표입니다.” 5일 달콤한 천연 향기 성분에서 인체에 유해한 균을 잡는 항진균의 원리를 밝혀낸 김진효(39) 농촌진흥청 연구사는 향기를 통해 병을 고치는 ‘항진균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 연구사는 식물정유의 향기 성분이 곰팡이를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장미유, 계피유 등 식물에서 나오는 식물성 기름을 식물정유라 부른다”면서 “이런 식물정유에 벤즈알데하이드계 향기 성분이 들어 있는데, 뇌수막염과 희귀 난치성 질병을 일으키는 ‘크립토코커스’균을 죽이는 기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향기 성분이 직접 크립토코커스균에 침투, 균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스트레스를 줘 숨을 못 쉬도록 해서 죽인다”고 덧붙였다. 크립토코커스균은 일종의 곰팡이균인데 몸속에 들어가 뇌수막염이나 폐 질환을 일으킨다. 혈관을 타고 가면 혈관병도 일으키는 등 전신에 걸쳐 병이 나타날 수 있다. 김 연구사는 “어린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주로 걸리며 비둘기 등 야생동물 분변에 균이 많다”면서 “최근 애완동물을 많이 키우면서 관련 질병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식물정유의 향은 바닐라향과 장미향이 대표적이다. 특히 쑥에 식물정유가 많이 들어 있다. 김 연구사의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 원’에 게재됐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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