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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라토너 강명구 “헤이그~서울 1만 6000㎞ 혼자 뜁니다”

    마라토너 강명구 “헤이그~서울 1만 6000㎞ 혼자 뜁니다”

    “서구인의 눈을 통해서가 아니라 내가 직접 1만 6000㎞를 달려 내 온몸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웅대한 힘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말이 쉽지 무려 1만 6000㎞다. 매일 40㎞씩 달려도 400일이 걸리는 거리다. 오는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내년 11월 평양과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겠단다. 15개국을 거치는 ‘평화통일 21세기 실크로드 마라톤’이다. 혼자서 뛴다. 물론 고교 동창이 뒤에서 차를 몰아 여러 일을 챙긴다고는 하지만 그는 보통사람은 엄두도 못 낼 거리를 혼자 뛰겠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최근 서울 강북구 수유리 이준 열사 묘역에서 만난 ‘통일 마라토너’ 강명구(60)씨는 “두려움이 없지 않지만 지금 적절한 긴장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 다양한 민족, 온갖 인종과 종교의 사람들을 만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대단한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들뜬 느낌을 숨기지 않았다. 헤이그를 출발점으로 정한 것은 이준 열사가 대한독립의 웅지를 펼친 곳이기 때문이다. 강씨는 “그렇잖아도 이곳 열사 묘역에서 8월에 기자회견을 할 참이었는데 이곳에서 만나자고 해서 마침 잘됐다고 생각했다”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달 초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해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에 이르는 평화통일 마라톤을 막 마친 참이었다. 663㎞, 매일 30㎞를 달리며 9월 대장정 출발을 위한 몸 점검을 마치느라 얼굴이 구릿빛이었다. 피곤하지 않느냐고 묻자 “취지에 공감한 지역 시민단체들이 가는 곳마다 환영해줘 피곤한줄 모르고 달렸다”며 “663㎞도 이럴진대 1만 6000㎞를 뛰는 동안 정말 수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그래서 겁이 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1957년 서울 왕십리에서 태어난 강씨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다 1990년 미국으로 건너가 샌드위치도 팔고 쇼핑몰 계산원, 가발 영업 등 안해본 일이 없었다. 그는 “나혼자 잘 살아보겠다고 떠난 미국에서도 열심히 살았지만 나혼자 잘 살지도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자동차 부품상으로 제법 안정됐던 삶은 도움이 되라고 벌인 식당 일이 잘 안 풀려 흔들렸다. 마라톤을 빼고는 안해본 레포츠가 없었다. 2009년에야 마라톤을 시작했다. 이듬해 풀코스를 12차례 정도 뛰었다. 그리고 정말 사정이 안 좋아져 2015년 식당이 팔리기도 전 문을 닫고 미국 대륙 나홀로 횡단에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뉴욕까지 5200㎞를 생존 도구를 실은 유모차를 밀며 혼자 달렸다. 아이를 유괴하려 한다는 신고전화를 받은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고 모하비사막을 건너고 로키산맥을 넘었다. 나바호 인디언 거주지역에서는 핏불 네 마리와 맞서느라 진땀을 빼고, 지금도 어느 동물인지 모르는 소름끼치는 눈동자를 상대로 등산용 삽 하나 든 채 벌벌 떨기도 했다. 처음에는 교민들로부터 ‘미친X’ 소리를 들었으나 횡단 중간에 이르자 여기저기서 팔을 걷어부쳐 도와줬다. 그리고 뉴욕 유엔빌딩에 도착했을 때 한 기자가 다음 계획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별 생각 없이 답한 게 “그럼 유라시아 대륙이나 횡단해볼까요?”였단다.미국 횡단기를 책으로 엮어낸 그는 2015년 귀국해 현재 경기 남양주 퇴계원 근처 누이 집에 얹혀 지낸다고 했다. “귀국할 때 빈손이었어요. 지금도 누가 밥을 사준다고 해야 시내에 나오는 형편이지요. 하지만 제가 횡단 여정을 이어가면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여기저기에서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그는 틈틈이 네덜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 터키 이란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중국 북한 등 14개국의 도로 사정과 종교, 문화, 관습을 공부하고 있다. 올 겨울은 터키와 이란에서 보낼 것이며 내년 여름 파미르 고원을 지나며 내년 겨울이 오기 전 만주 벌판을 빠져나오겠다는 것이다. 가장 큰 고비로 보는 것은 타클라마칸 사막이라고 했다. 1년 전 다른 기회에 강씨를 만났을 때는 “혼자서라도 가겠다”고 했는데 이날은 “고교 동창이며 대기업 기획실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김용태(61)씨가 뒤에서 자동차를 몰며 보급품과 잠자리 등을 챙긴다”고 하니 무모함을 어느 정도 덜게 됐다. 김씨는 1년 2개월을 함께 하며 여정 중에 생기는 일들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인터넷 생중계하겠단다. 둘 모두 글 쓰는 일에 애정이 있어 책을 낼 계획인데 둘이 한 길을 달리며 어떻게 다른 책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고 했다. “남들은 무모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 미국 횡단의 경험도 있고 해서 서구인들보다 훨씬 더 친절하고 손님 접대에 정성을 다하는 그들을 믿고 달리는 것이다. 걱정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설렘의 느낌이 더 크다.” 강씨는 “지난해 이맘때는 비용이나 후원 이런 것을 따지면 될 일도 안된다고 보고 우선 시기부터 결정해놓은 것”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 무모하게 길고긴 여정의 참된 의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그런 뜻을 넌지시 비쳤더니 강씨는 “잠자는 거대한 대륙의 코털을 건드려 잠에서 깨어나게 하려는 것”이라며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한민족의 가슴 속 통일에 대한 염원의 불씨와 세계시민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담아오려는 것”이란 문학도다운 설명을 들려줬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굿피플’ 나눔대사로 위촉돼 그가 달리는 ㎞당 1만원씩 기금 1억 6000만원을 모아 그가 지나가는 나라의 희귀 난치병 어린이들에게 쾌척하는 한편, 매칭 펀드 형식으로 대기업 후원을 받아 비용을 조달할 계획이다. 그는 “달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어떤 세상을 꿈꾸는 것일까? “거주와 이동의 자유가 완벽히 보장되는 사회와 시대”라고 답했다. “300만년 전 인류가 그랬듯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런 자유가 완전히 보장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어요. 21세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은 사람이 장벽을 세우겠다고 하는 반동이 있지만 인류의 유전자에 담겨 있는 이동과 탐색의 발길을 묶는 어떤 시도도 있어선 안된다고 봅니다.” 그는 북한으로 건너가 평양과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돌아올 계획이다. 북한 접촉 신청 같은 것을 미리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떠보자 “달리면서 하겠다”고 답했다. 15개국을 오가는 여정이라 비자나 여권 같은 인간의 굴레가 거추장스럽게만 느껴질 것이다. 강씨는 “다행히 마라톤 관련 업무를 많이 해본 여행사가 제 비자 업무를 대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가도 민족도 국경도 무기도 사라지고 이웃 드나들 듯이 드나들 수 있는 인류의 시간이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보니 묘역 길섶의 랩톱 컴퓨터보다 조금 더 큰 돌에 이준 열사의 말씀이 적혀 있었다. 1년 넘게 매일 40㎞를 달려야 하는 그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갖는 의미를 돋을새김했다고 느껴졌다. ‘인간이 하고 하는 일은 하고 하고 또 하여야 한다. 하고 하고 또 하다가 후인이 다시 하고 하여야 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재용 재판부, 안종범 수첩 ‘정황증거’로 채택

    이재용 재판부, 안종범 수첩 ‘정황증거’로 채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증거로 제출한 ‘안종범 수첩’을 정황증거로 채택하기로 했다.내용 자체가 아니라 특정 내용이 수첩에 기록돼 있다는 사실만 증거 능력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진술 증거로는 그 능력을 인정할 수 없지만, 수첩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와 대통령과 피고인의 대화 내용에 대해 진실성과 무관하게 정황 증거로 채택한 것이다. 현재 검찰과 특검이 확보한 ‘안종범 수첩’은 총 63권이다. 6일 새벽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36차 공판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증인 신문을 마무리한 뒤에 “안종범 수첩 기재내용과 같이 대통령과 이재용 피고인이 개별 면담에서 ‘말’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진술증거로서의 증거능력을 인정 못한다”며 “수첩에 내용이 존재한다는 자체와 대통령과 피고인 사이에 그와 같은 대화내용이 있었다는 간접사실로서의 정황증거로는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이후 작성된 안종범 수첩의 ‘메모’에 대해 현장에 안 전 수석이 없었기 때문에 메모 내용이 곧 독대의 대화 내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안종범 수첩’을 유력한 정황증거로 보고 앞으로 심리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의 재판에서 안종범 수첩의 증명력을 놓고 특검과 삼성 측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한편 이날 공판은 자정을 넘겨 6일 새벽 1시 6분까지 계속됐다. 안 전 수석은 자신의 수첩에 있는 내용은 박 전 대통령이 불러준 내용만 적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이 말이 빠른 편이라 수첩에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 발언을 그대로 적었다”며 “최순실, 정유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고 박 전 대통령이 말한 적이 있었다면 내가 받아 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등 특정 기업을 도와주라는 지시나 질문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랑구 망우역 화물열차 멈췄다

    서울 중랑구 망우역 인근 주민들의 오랜 민원인 화물열차 운행이 폐지된다. 중랑구는 5일 “국토교통부가 지난 1일 경춘선 및 중앙선이 통과하는 망우역에 대해 화물열차에 의한 소음 및 공해 유발에 따른 피해를 인지하고 폐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망우역은 심야 시간대에 화물열차 입환 작업을 실시하는 구간으로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기관차와 화물칸을 탈·부착하는 굉음이 발생해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사 왔다. 시멘트, 무연탄 등을 싣고 내리면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로 공해가 유발되는 것도 문제로 제기돼 왔다. 중랑구는 망우역 화물열차 운송 폐쇄가 결정됨에 따라 지역경제 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상봉재정비촉진지구를 비롯해 망우역세권 개발사업 등을 조속히 추진하기 위해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망우역 인근은 개발 호재도 적지 않다. 경춘선 복선화 사업계획이 올해 하반기에 수립될 예정인 데다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강릉선 KTX 시·종착역이 되는 망우역과 상봉역을 동시에 연결하는 승강장 공사가 오는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유라시아 횡단철도 및 대북철도 개통 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망우역 화물열차 운행 폐쇄는 중랑구민의 쾌거”라며 “망우복합역사 및 중랑구의 종합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中·러와 두만강 개발 협력 등 공감대…北 GTI 복귀·이해관계 조율은 ‘과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참석 文·푸틴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문재인 정부가 두만강 개발 등 이른바 ‘북방경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이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4일 관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다자간 정부협의체인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총회에서 GTI를 국제기구로 전환할 것을 중국·러시아·몽골에 제안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칭 동북아경제협력기구를 만들고 논의 단위도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시키자는 것”이라면서 “총회에서는 회원국 정책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GTI의 연결성 증진 방안과 광역 두만강 유역의 협력 전망 등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도 승인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對)러시아 특사로 최근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직속으로 북방경제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정부는 기존의 부총리급 한·러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강화하는 방안과 새로운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한·러 공동위원회는 부처별로 14개 분과위원회가 있고 해마다 한국과 러시아에서 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북방경제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2015년 8월에 발표했던 ‘한반도 신(新)경제지도’가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단일 경제권에 더해 간도, 연해주 지역은 물론 동중국해 연안 지역을 연결하는 거대 동북아시아 역내 경제권 형성”을 주창하면서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교량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부산과 북한의 나선, 일본의 니카타항을 삼각형으로 연결하는 환동해권을 인천~개성~해주 등 환황해권과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2009년 국제 제재에 반발해 GTI를 탈퇴한 북한을 GTI에 복귀시키는 게 급선무다. 나진항은 두만강 개발의 핵심 지역인 데다 막대한 지하자원을 보유한 배후지를 갖고 있다. 이를 개발하자면 5·24 조치와 핵 개발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한다. 중국·러시아와 연관된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 기재부 관계자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선과 중국 동북3성, 연해주를 잇는 두만강 경제권은 통일을 대비한 핵심 경제권으로서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러시아도 연해주 개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안종범 “朴, 삼성 합병 지시도 질문도 없었다”

    朴은 건강상 이유 불출석 예정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는지를 증언할 ‘키맨’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뇌물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안 전 수석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공단의 주식 의결권을 챙겨 보라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느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질문에 “제게 지시나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외압을 행사했고, 이 지시를 안 전 수석이 따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청와대가 도와주는 대가로 삼성이 정유라 승마 지원 등 뇌물을 제공했을 것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안 전 수석은 “경제적으로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관심 갖고 본 것이지 의결 사항에 관여하진 않았다”고 거듭 반박했다. 특검팀이 제시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삼성·엘리엇 대책 M&A 활성화 전개’, ‘대책 지속 강구’라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적혀 있지만,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경제수석실의 보고 내용을 언급한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 2015년 7월 이 부회장과의 독대 전 박 전 대통령의 ‘말씀자료’를 작성한 윤인대 전 청와대 행정관도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잘 해결되길 희망한다’는 문구가 박 전 대통령이나 안 전 수석의 지시가 아닌 격려의 의미였다고 했다. 안 전 수석은 이 부회장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아프리카 순방 전 삼성전자의 해외 수주를 도와주라는 지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도울 일 있으면 말씀하라”고 한 뒤 이런 지시가 나왔다고 대가성을 주장했지만, 안 전 수석은 “수주할 게 있으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의미라며 이 부회장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이후 시점에 자신의 수첩에 적힌 ‘금융지주회사, 글로벌 금융, 은산분리’라는 단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독대에서)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는 했는데 누가 말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5일 열릴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됐지만 건강상 문제와 자신의 재판을 이유로 지난 3일 불출석 통지서를 제출해 이 부회장과의 대면은 오는 10일로 미뤄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檢, 정유라 또 소환…영장 세번째 청구 검토

    검찰이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를 다시 소환했다. 지난달 20일 재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두 번째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3일 정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낮 12시 54분쯤 검찰청사에 도착한 정씨는 ‘무슨 내용의 조사를 받으러 왔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번 소환은 지난 5월 31일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덴마크에서 국내로 강제 송환된 이후 다섯 번째다. 정씨는 삼성이 은밀히 제공한 명마 ‘비타나V’ 등 세 마리를 ‘블라디미르’ 등 다른 말 세 마리로 바꾼 ‘말 세탁’ 과정에 가담(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청담고 허위 출석(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법원은 지난달 23일 이대 비리 재판에서 최씨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학사비리 관련 부분에서 정씨의 공모 관계를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그간 추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서울포토] 정유라 다섯번째 검찰 소환…질문에 ‘묵묵부답’

    [서울포토] 정유라 다섯번째 검찰 소환…질문에 ‘묵묵부답’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3일 오후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두 번째이자, 5월 31일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강제송환된 이후 다섯 번째 조사다. 정씨는 삼성의 지원 과정을 숨기기 위한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 ‘말 세탁’ 혐의 정유라 검찰 소환… 영장 재청구 될까

    [서울포토] ‘말 세탁’ 혐의 정유라 검찰 소환… 영장 재청구 될까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3일 오후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두 번째이자, 5월 31일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강제송환된 이후 다섯 번째 조사다. 정씨는 삼성의 지원 과정을 숨기기 위한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울포토] 다섯 번째 검찰 소환되는 정유라

    [서울포토] 다섯 번째 검찰 소환되는 정유라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3일 오후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두 번째이자, 5월 31일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강제송환된 이후 다섯 번째 조사다. 정씨는 삼성의 지원 과정을 숨기기 위한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듀얼’ 양세종, 괴물신인의 소름 반전 ‘숨 막히는 엔딩 5분’

    ‘듀얼’ 양세종, 괴물신인의 소름 반전 ‘숨 막히는 엔딩 5분’

    ‘듀얼’ 양세종의 폭발적 연기력이 반전 엔딩에 짜릿함을 더했다. 2일 방송된 OCN 오리지널 드라마 ‘듀얼’(극본 김윤주, 연출 이종재,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 미디어) 10회에서 양세종이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폭발적 연기로 숨 막히는 엔딩을 선사했다. 다시 한 번 한계 없는 무한 스펙트럼을 과시한 양세종의 연기는 ‘듀얼’의 긴장감 그 자체였다. 이날 방송에서 성준(양세종 분)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차길호(임일규 분) 앞에서도 무사히 성훈(양세종 분)인 척 연기를 수행했다. 장수연(이나윤 분)을 데리고 있다는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차길호를 따라나섰고, 그들이 아가씨로 모시는 서진(조수향 분)을 만났다. 성훈과 서진, 한이사가 어떤 거래 관계로 연결됐는지 알지 못하면서도 성준은 빠른 판단으로 상황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이용섭(양세종 분) 박사의 장기를 이식받은 리스트를 줄테니 장수연을 달라고 거래를 제안했다. 리스트를 적어야 하는 순간 이용섭의 기억이 떠올랐다. 이용섭이 맞았던 치료제는 가짜였던 것. 이 사실을 서진에게 전하면서 장수연을 데리고 올 수 있었다. 성준은 장수연을 데리고 장득천(정재영 분)에게로 향했다. 차길호가 성준이 성훈이 아님을 눈치 채면서 수포로 돌아갈 뻔 했지만 장득천이 먼저 나타나면서 부녀의 극적인 상봉이 이뤄졌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린 성훈이 세 사람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분노한 채 장득천의 차량을 고의로 들이박은 성훈은 장득천에게 주먹을 날리며 폭주했다. 과거 장득천은 도와달라는 성훈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엄마처럼 여겼던 한유라 박사가 이 때문에 사망했다고 생각해 복수를 감행했다. 이성훈은 “내가 느낀 고통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겠다”며 감정을 토해냈다. 시청자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성훈과 득천의 악연은 긴장감을 최고조로 증폭시키며 숨 막히는 엔딩을 만들어냈다. 그 동안 성준, 성훈, 이용섭 박사까지 1인 3역을 연기하며 ‘듀얼’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던 양세종은 이날 방송에서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차원이 다른 흡인력과 반전 엔딩을 선사했다. 묵직한 무게감과 더불어 섬세하고 치밀한 연기로 긴장감을 세밀하게 조율했던 양세종이 에너지를 폭발시키면서 과거의 비밀들 역시 드러났기에 반전의 충격은 더욱 컸다. ‘듀얼’의 절대악 성훈은 그 동안 차분하면서도 압도적인 아우라로 공포감을 자극해왔다. 순수하고 감정에 솔직한 성준과 달리 감정을 배제하고 차갑고 냉정한 면모를 부각시켰다. 성훈이었지만 엔딩에서는 달랐다. 가장 인간이 아닌 듯한 모습으로 성훈의 악마성을 부각시켰다면 엔딩에서는 반대로 가장 인간다운 감정의 폭발로 성훈의 악함을 강조했다. 에너지를 폭발시킨 장면에서는 눈빛과 표정에 절절한 분노를 담아낸 디테일로 성훈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었고, 득천을 향한 성훈의 복수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살인조차 게임처럼 즐기는 성훈을 부각시켰던 영리한 연기가 마성의 엔딩을 만들어냈다. 데뷔작부터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관계자들과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양세종이 보여주는 스펙트럼은 매회 진화하고 있다. 양세종이 1인 2역을 넘어 1인3역, 1인4역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이유는 도식화 하지 않는 연기에 있다. 1인 2역은 캐릭터 간의 차이를 부각시켜야 함에도 성훈을 악, 성준을 선이라고 단순하게 규정짓지 않고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연기하기 때문에 선과 악의 대립을 넘어 제 3의 인물인 이용섭, 성훈을 연기하는 성준까지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 특히 성훈을 연기하는 성준을 표현할 때 비주얼이나 말투, 톤의 차이를 줄 수 없는 상황에서도 차갑고 견고한 듯하지만 찰나의 흔들리는 눈빛이나 감정 등을 통해 긴장감을 높였다. 성준과 성훈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두 사람 역시 연구의 피해자일 수 있다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도식화된 뻔한 연기의 틀을 벗어난 양세종의 활약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듀얼’은 선과 악으로 나뉜 두 명의 복제 인간과 딸을 납치당한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복제인간 추격 스릴러다. 매주 토,일요일 밤 10시20분 방송. 사진=OCN ‘듀얼’ 10회 방송화면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말 세탁·입시 비리’ 정유라, 5번째 검찰 소환…묵묵부답

    ‘말 세탁·입시 비리’ 정유라, 5번째 검찰 소환…묵묵부답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다섯 번째 소환됐다.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는 3일 정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정씨는 이날 오후 12시 54분쯤 검찰청사에 도착했다. 정씨의 소환 조사는 지난달 20일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두 번째이자, 5월 31일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국내로 강제송환된 이후 다섯 번째다. 정씨는 ‘무슨 내용 조사받으러 오셨냐’, ‘충분히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생각하시느냐’ 등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삼성의 지원 과정을 숨기고자 삼성이 처음 제공한 명마 ‘비타나V’ 등 세 마리를 ‘블라디미르’ 등 다른 말 세 마리로 바꾼 ‘말 세탁’ 과정에 가담한 혐의(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청담고 허위 출석과 관련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와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도 있다. 법원은 지난달 23일 이대 비리 재판에서 최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학사비리 관련 부분에서 정씨의 공모관계를 일부 인정했다. 앞서 검찰은 정씨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범행의 가담 정도와 경위, 소명 정도 등을 이유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추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① 朴·이재용 첫 ‘법정 만남’ ② 최순실 등 건강이상 호소 ③ 블랙리스트 김기춘 구형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 중인 ‘국정농단’ 사건 관련 공판이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같은 법정에 마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 연루자에 대한 검찰 구형도 이번 주중 이뤄진다. 석 달 넘게 매주 3, 4일씩 집중심리가 이어지며, 고령 피고인들의 건강상태가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① 朴, 5일 李재판 증인… 출석은 불투명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고위 임원들의 뇌물 혐의를 심리하며 국민연금공단,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측으로부터 통합 삼성물산 출범 과정 증언을 청취한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번 주 전 정권 청와대 인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4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5일 박 전 대통령 순이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과의 3차례 독대에서 “정유라를 잘 지원해 달라”고 말하고, 이에 이 부회장이 삼성 경영권 승계 관련을 부탁했는지 추궁할 계획이다. 당시 독대를 ‘뇌물 모의 현장’이 아닌 ‘권력에 기업이 강요당한 현장’이라고 주장하는 이 부회장 측도 박 전 대통령 증인 채택에 동의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 재판에 나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박 전 대통령에겐 이미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재판의 증인 출석을 두 차례나 거부한 선례가 있다. 당시 건강 문제를 들어 불출석했던 박 전 대통령은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지난달 30일 열린 자신의 재판에서도 어지럼증을 호소한 바 있다. ② 崔, 만성질환 호소… 재판 일정 변수 혹서기가 다가오면서 피고인들의 건강 상태는 재판 일정에 파행을 부를 변수로 급부상했다. 77세 고령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최순실씨 등이 만성질환에 따른 건강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 구속 재판의 경우 기소 뒤 1심 선고까지 최대 6개월 안에 선고해야 하는 촉박한 시간표에 맞춰 움직이느라 법원 역시 집중심리를 이어갈 수밖에 없음을 파악한 피고인들은 검찰 쪽으로 공격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를 반복해 읽는 방식으로 증인을 신문하고 있어, 재판이 길어진다”고 주장했다. ③ 블랙리스트 선고, 朴 재판 영향 줄 듯 김 전 실장, 조윤선·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대상으로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가 심리하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재판에선 3일 검찰 구형이 나온다. 선고는 이르면 이달 중순쯤으로 예상된다. 블랙리스트 작성·지원 배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 중 하나로 김 전 실장 등에 대한 선고 결과가 박 전 대통령 공판에도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망국(亡國) 도승지’의 변명/오일만 논설위원

    [씨줄날줄] ‘망국(亡國) 도승지’의 변명/오일만 논설위원

    조선조 도승지(都承旨)는 왕의 비서장으로서 왕명 출납을 관장하며 왕을 보좌했던 요직이다. 지금의 청와대 비서실장 자리와 비슷한 자리다. 정3품직이지만 권력의 지근거리에서 출세의 발판을 삼을 수 있어 그 위세는 대단했다.도승지로서 역사를 더럽힌 인물부터 보자. 조선조 간신열전의 대표 주자는 임사홍(任士洪·1445~1506)이다. 중종실록에 간흉(奸凶)한 인물로 기록돼 있다. 성종의 도승지로 전횡하다가 유배됐다가 절치부심 끝에 무오사화와 갑자사화의 주역으로 권력에 복귀한다. 그는 두 아들과 함께 연산군의 채홍사로 권력을 유지할 정도로 후안무치했다. 팔도를 돌아다니며 기생들을 뽑았는데 그 기생들의 명칭이 흥청망청의 유래가 된 바로 흥청(興淸)이다. 훌륭한 도승지도 있다. 평생을 대동법에 바친 김육(金堉·1580~1658)이다. 대동법은 방납의 폐해를 막아 백성의 고통을 줄이면서 텅빈 국고를 채워 조선조 최고의 경제정책으로 꼽힌다. 젊은 시절 대북파 거두인 정인홍과 맞서다 야인의 길을 걸었다. 스스로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들의 아픔을 절감한다. 64세 나이로 도승지에 올라 혼심을 다해 기득권의 반대를 꺾고 대동법을 관철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최근 법정에서 자신을 ‘망한 왕조의 도승지’로 비유해 화제다. 그는 “과거 망한 왕조의 도승지를 했다면 사약을 받았으니 백번 죽어 마땅하다. 특검이 재판을 할 것도 없이 사약을 받으라 하면 깨끗이 마시고 끝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 작성을 주도하고 관리한 혐의로 구속된 그가 무죄를 주장하며 정치적 보복으로 항변한 것이다. 유신시대부터 권력에 발을 딛고 검찰총장, 법무장관, 국회의원 등의 권력을 누렸고 박근혜 정권에서 실질적 2인자로서 ‘기춘대군’으로 불렸다. 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주도했고 ‘정유라 특혜’에 반대했던 고위관료들을 몰아낼 정도로 권력을 휘둘렀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연산군의 폭정을 부추기고 그 권력을 이용해 국정을 농단한 임사홍의 길과 무엇이 다른지 묻고 싶다. 자신을 도승지로 비유할 정도로 역사적 식견을 가진 인물이라면 지금의 상황에 대해 혀를 깨무는 심정으로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 도리다. 민주주의 자체가 무너져 내린 책임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정치적 박해로 호도하는 것 자체가 비겁한 처사다. 설혹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 있어도 추상같은 역사의 기록을 피해갈 수 없다. 그래서 역사가 무서운 것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광명~북한 개성 잇는 철도노선 연구용역 다음달 착수

    광명~북한 개성 잇는 철도노선 연구용역 다음달 착수

    경기 광명시가 다음달 KTX광명역~북한 개성을 잇는 고속철도 노선 연구 용역을 실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지난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KTX광명역을 유라시아대륙철도 출발역으로 만들기 위한 광명시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연차총회에서 “남북철도 연결이 새로운 육상·해상실크로드의 완성이며 한반도의 평화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남북관계 복원과 대화 재개 의지를 나타내 유라시아대륙철도 연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이미 북한과 중국은 2014년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평양~해주~개성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 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통일 전이라도 북한이 철길을 연다면 KTX광명역에서 북한을 거쳐 중국까지 고속철도 연결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현재 유라시아대륙철도 출발역 경쟁 후보지로 서울역과 부산역이 거론되고 있다. 유라시아대륙철도 출발역으로서 경제적 타당성과 국토의 균형발전, 효율성에서 KTX광명역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에서 북한 개성을 잇는 고속철도 노선 연구 용역을 가능한 연내 끝낼 계획”이라며 “앞으로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본격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진장원 한국교통대학교 교통대학원장은 “인천공항이 우리나라의 항공 관문이듯, 유라시아 철도 출발역을 수도권에 설치해 대륙으로 드나드는 관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결론적으로 KTX 광명역이 여러 면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밝혔다. 유라시아대륙은 전세계 인구의 75%가 살고 있다. GDP의 60%가 넘는 거대한 경제권이다. 따라서 KTX광명역이 유라시아대륙철도의 출발역이 된다면 시장·자원·교통·물류 등 대한민국 경제가 크게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정유라, 통통해져 귀국한 이유 “구치소 감자 많이 먹어서”

    정유라, 통통해져 귀국한 이유 “구치소 감자 많이 먹어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다소 통통해진 모습으로 한국에 귀국한 이유가 뒤늦게 알려졌다. 박원백 법무부 국제형사과 사무관은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서 덴마크 당국으로부터 정씨를 인계받았다고 조선일보가 27일 보도했다. 박 사무관이 “TV에서 봤던 것보다 조금 통통해진 것 같네요”라고 첫인사를 건네자 정씨는 “구치소에서 감자를 너무 많이 먹어서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긴장이 풀린 정씨는 “나 때문에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K팝 뮤직비디오를 봤고, 비행기에서 내릴 시간이 가까워지자 다리를 떨고 숨을 가빠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박 사무관은 전했다. 정씨는 박 사무관이 “인천공항에 취재진이 대기 중”이라고 하자, “변호인이 얘기할 거고 나는 말 안 할 거다”고 했다. 박 사무관은 “그런데 정씨가 취재진 질문에 거의 빠짐없이 답하는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정씨를 향후 추가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제 사법 공조 관례와 한국 범죄인 인도법 관련 규정에 따라 법무부를 통해 덴마크 사법 당국에 정씨에게 외국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수사하겠다면서 동의를 요청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석희 앵커브리핑 논란 “피해 당사자보다 안철수 시련에 초점”

    손석희 앵커브리핑 논란 “피해 당사자보다 안철수 시련에 초점”

    손석희 앵커가 27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을 통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언급한 내용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이날 앵커브리핑은 다음과 같았다.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치밀한 공모나 조작이 아닌 소박하게 전해지던 진정성 아니었을까. 그 참신했던 정치인은 몇 번의 우여곡절을 거쳐 지금 다시 시련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 정치 신인 안철수의 미담이 소개됐다. 안철수는 시장을 방문해 “파를 드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판매하는 건데 뜯어도 될까요?”라며 머뭇거렸다. 멋진 사진 한 장을 남기기보다 포장을 뜯어 물건을 팔지 못하는 상인을 배려하는 안철수의 모습은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신선한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에 국민의당 내에서도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시련기’로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식 채널에 올라온 앵커브리핑 영상에 달린 네티즌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시련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 아니던가요? 아무리 봐도 자기가 만든 상황이고 자승자박인데 아주 감성적으로 봐 주시네요.” “아버지가 정치인이라는거 외에 평범한 누군가를 거짓 증거로 난도질하고, 가짜뉴스를 직접 방송에 내 보냈던 JTBC는 아무런 반성조차 하지 않네요. 진심으로 실망했습니다.” “처음엔 진정성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됐냐고 에둘러 비판하는 것 같은데요. 어딜 봐서 안철수를 지지하는 걸로 들린다는 건지....??” “역대급 대선 공작 게이트 주범일지도 모르는 사람의 훈훈한 미담을 우리가 왜 상기해야하죠? 최소한의 중립성도 갖다 버리셨나요?” “피해 당사자인 문준용씨와 문재인 대통령이 받았을 시련보다 안철수 대표의 시련에 초점을 맞춘다는게.. 의외네요.” “저널리즘이 대상에 공감해야 할 때는 그 대상이 힘 없는 피해자일 때다. 가해자가 아니라.. 손석희 앵커가 꼭 봐야하는 장면”이라며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후 한국을 방문해 “(리본을 떼고)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고 한 장면을 캡처해 올렸다. 또 영화 ‘스포트라이트’ 등의 장면을 인용해 언론의 기계적 중립성은 오히려 불공정한 것임을 말하기도 했다.한편 국민의당이 지난 대선 기간 제기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입사 의혹을 뒷받침 하는 증언이 담긴 녹취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은 모두 허위제보로 드러났다. 당시 안철수 후보 측은 허위제보를 토대로 “정유라의 입시부정과 문준용의 취업부정은 특권층의 불법적인 특혜와 반칙이라는 점에서 똑같다”고 비판하는 등 총공세를 펼쳤다.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는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일부 시인했지만, 본인의 독자적 판단으로 범행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이 기획해 지시한 일인데 자신을 희생양 삼아 꼬리 자르기를 시도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파문에 안철수 전 대선후보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비선 진료 묵인’ 이영선 전 경호관 오늘 1심 선고

    ‘비선 진료 묵인’ 이영선 전 경호관 오늘 1심 선고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를 묵인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후 28일 첫 선고를 받는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김선일)는 이날 의료법 위반 방조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전 경호관의 선고공판을 연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결심 공판에서 “국정 농단 사태에서 최순실이 머리였다면, 이 전 경호관은 손과 발이었다”면서 그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이 전 경호관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재판에 이르기까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그는 최후 진술에서도 “대통령을 위한 일이 나라 전체를 위한 것이라고 교육받았고, 그 소임을 다하기 위해 충실히 최선을 다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전 경호관은 청와대의 주치의·자문의도 아닌 민간 성형외과 의사 김영재씨가 일명 ‘보안손님’으로 청와대에 들어가 박 전 대통령에게 성형시술을 하도록 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만들어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는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삼성 뇌물’ 사건의 공여자와 수수자로 각각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순실씨는 법정에서 처음으로 대면할 예정이었지만 불발됐다.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이 부회장 등의 재판을 열고 최씨를 증인으로 소환했지만, 최씨가 딸 정유라씨에 대한 걱정과 건강 문제 등으로 출석을 거부했다. 형사합의30부(부장 황병헌)는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재판을 열고 김 전 실장과 김소영 전 청와대 문체비서관의 피고인 신문을 진행한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이 끝나면 내달 3일쯤 심리를 끝낼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선고 기일은 결심 공판 2∼3주 뒤에 지정되는 만큼 7월 중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귀가하는 정유라 ‘묵묵부답’…‘삼성 지원’ 등 11시간 조사

    귀가하는 정유라 ‘묵묵부답’…‘삼성 지원’ 등 11시간 조사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가 11시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정씨는 지난 27일 오후 11시 50분쯤 조사를 마치고 검찰청사에서 나왔다. 정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정씨는 기다리던 승합차를 타고 검찰청사를 떠났다. 정씨의 변호인 권영광 변호사는 “삼성 지원에 관한 조사 부분이 많았다”고 이날 조사에 대해 설명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정씨를 상대로 ‘말 세탁’ 등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이대 부정입학 및 학사비리, 청담고 공무집행방해 등 3가지 혐의 전반에 걸쳐 보강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범죄인인도 절차에 따라 송환된 이후 정씨를 네 번째로 조사한 검찰은 세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불구속 기소할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의 신병 확보가 국정농단 사건의 마무리 수사와 관련자 재판의 결정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정씨의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최씨가 정씨의 송환 직전 검찰에 자발적으로 면담을 요청해 ‘협조’ 의사를 타진했다가 정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 같은 뜻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이 두 차례에 걸쳐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핵심 혐의 소명 여부와 정씨의 가담 정도에 관해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 상태여서 검찰은 3차 영장 청구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결국, 검찰이 3차 구속영장 청구를 하려면 정씨의 혐의 소명 및 범행 가담 정도 규명에 있어 중대한 의의가 있는 새 증거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정씨를 향후 추가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유라 또 소환… ‘말 세탁’ 보강조사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가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일주일 만인 27일 정유라(21)씨를 다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달 31일 덴마크에서 강제 송환된 이후 네 번째 검찰 조사다. 이날 정씨는 검찰에 출석하며 별다른 말 없이 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범죄 가담 정도나 소명 부족을 이유로 잇따라 영장이 기각됐지만, 여전히 정씨가 범죄수익은닉 혐의의 최대 쟁점인 ‘말(馬) 세탁’ 과정에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정씨는 수사 과정에서 “삼성에서 (먼저) 시끄럽다고 바꾸라고 했다”고 진술하는 등 당시 정황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를 상대로 보강 조사를 벌인 검찰은 조만간 세 번째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씨가 삼성 승마 지원의 유일한 수혜자인 만큼 검찰이 구속에 성공할 경우 국정 농단 재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재차 청구하는 대신 정씨를 상대로 어머니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뇌물죄 혐의를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무엇보다 세 번째 구속영장까지 기각될 경우 부실 수사 논란은 물론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정씨 측 이경재 변호사도 “1·2차 영장에 약간 살을 붙여 소명하는 정도로는 3차 영장 청구의 정당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져 놓은 상태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울포토] 서울중앙지검 들어서는 정유라

    [서울포토] 서울중앙지검 들어서는 정유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2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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