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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2] 김영애 “교동~벽란도 평화의 뱃길 여는 데 남은 삶을”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2] 김영애 “교동~벽란도 평화의 뱃길 여는 데 남은 삶을”

    배는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돌았다. 기념할 일 없고 부끄럽기만 한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이 되는 27일 한낮,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대교 아래를 ‘평화의 배’는 지나가지도 못했다. 대교 아래 오른쪽 기슭을 통과하면 벽란도에서 건너와 짐과 사람을 부리던 부두가 나온다고 했는데 예서 멈추라고 했다. 서해 5도와 북한 황해도 해주 사이에는 중화기가 잔뜩 서로를 겨누고 있지만 이곳부터 경기도 파주 장단까지는 중립수역이다. 정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이곳만은 서로 무기를 배치하지 말기로 했다. 한강과 임진강, 개성부터 흘러온 예성강까지 세 강줄기가 모여 예로부터 조강(朝江)으로 불렸던 이곳은 뭍과 바다가 만나던 곳이며 문명이 꿈틀거린 곳이다. 실제로 지금의 연백과 개성 땅 모두 이남이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3년 동안 이곳에 피난와 막 산다고 해 지금도 막촌으로 불리는 대룡시장 사람들은 마실 다녀오듯 연백으로 넘어가 농작물을 돌아보고 오곤 했다. 이날 오전 11시 강화 외포리 선착장을 출발한 평화의 배는 두두둥 북을 두드리며 30분 뒤 교동면 월선포에 도착했다. 제6회 7·27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벽란도 뱃길을 열다’를 작은 주제로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김영애(63) 사단법인 새 우리누리 평화운동 대표는 월선포 무대에서 평화문화제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오전 9시 전만 해도 비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10시쯤부터 물러나 땡볕이 됐다. 김 대표는 교동대교의 개통과 함께 요즘 부쩍 뜨고 있는 대룡시장 얘기로 입을 열었다. “5년 전 고향인 교동에 돌아왔는데 대룡시장처럼 실향민들의 애환이 담긴 공간이 죽어가고 있었어요. 열 가게만 남기고 폐업한 상태라 너무 안타까웠지요. 이곳에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어 이를 저지하고 어르신들 붙잡고 설득해 옛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공간으로 꾸몄더니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들의 자긍심도 살리고, 교동의 역사와 중요성도 알려 남북한은 물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거점으로 벽란도~교동 섬을 알리는 일을 여생의 숙명으로 삼게 됐어요.”옛 새천년민주당의 수석전문위원으로 비례대표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는 데 앞장섰다. 가족계획, 정신대 문제,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의 권익을 보호하는 일을 하다 차츰 통일과 평화 등으로 시야가 넓어졌다. 미국 이스턴 메노나이트 대학 정의평화대학원에서 갈등전환학 석사 학위를 땄다. 커리큘럼 외에 현장 체험도 요구해 제주 강정마을에서 6개월 머무르며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접목하려 했다. 고향에 정착하며 민주평통 강화군협의회장 공개채용에 뽑혀 평화 일꾼으로 나서게 됐다. 해박한 지식과 경륜이 반영돼 논리 있는 언변에다 지역 일꾼들에게 서슴 없이 다가가 말을 붙이고 대룡마을 어르신들 챙기는 살뜰함에 열정까지 갖췄다. “제 DNA에는 남북한이 모두 있어요. 어릴 적부터 연백에서 피난 오신 부모에게 들은 얘기가 각인돼 있고요. 어쩌면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미래 세대에게 들려줘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생각해요.” 2005년 시작한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는 2008년까지 진행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하지 않다가 지난해 다시 시작했다. 지난해와 달리 이날은 어린 참가자들이 부쩍 늘어 더 좋다고 했다. 동원하느라 힘들어겠다고 하자 김 대표는 “하나도요. 모두 자발적으로 오신 거랍니다. 해마다 대룡시장을 찾는 이들 가운데 3만명 정도에게 열심히 벽란도를, 중립수역을 알린 덕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땡볕 아래에서 강화초등학교 합주단은 벽란도를 통해 오는 손님들을 맞는 대빈창 사신 맞이로 열심히 연주를 들려줬고, 송천초등학교 학생들은 합창을 들려줬다.김 대표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물었더니 “역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몇분 남지 않은 실향민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자제 분들도 마음의 문을 쉬 열어주지 않으세요. 섬 속의 섬이란 피해 의식이 상당해요. 강화읍 사투리와 여기 어르신들 사투리도 완전 다르거든요”라고 답했다. 그의 꿈이야 물론 벽란도 뱃길을 다시 여는 것이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읽게 한 환영사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지난 23일 강화해안순환도로 2공구가 개통됐다. 해안철책이 걷혀지고 서해 남북평화도로인 영종~신도 구간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면서 남북을 잇는 길이 만들어지고 있다.’ 확성기도 철거되고 55년 만에 여의도 면적의 84배에 이르는 서해 바다가 조업구역으로 확장됐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월선포 선착장을 출발한 두 번째 평화의 배는 최근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 전망처럼 교동대교 아래 한강하구선 어로한계선 아래를 맴돌며 세 강의 물을 합치는 제를 올리고 월선포로 돌아왔지만 사람과 사람, 물길과 뱃길을 잇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합참 “NLL 넘은 북 목선 선원들 ‘항로 착오’ 진술…1명은 군복 착용”

    합참 “NLL 넘은 북 목선 선원들 ‘항로 착오’ 진술…1명은 군복 착용”

    지난 27일 늦은 밤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북한 소형 목선의 선원들이 항로 착오로 NLL을 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28일 “전날 밤 11시 21분쯤 북한 소형 목선(인원 3명)이 동해 NLL을 월선해 우리 함정이 즉각 출동했다”면서 “승선 인원은 오늘 오전 2시 17분쯤, 소형 목선은 오전 5시 30분쯤 강원 양양지역 군항으로 이송 및 예인했다”고 밝혔다. 군은 그동안 북한 어선들의 단순 월선에 대해서는 퇴거 조치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NLL 인근에서 예인 조치해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이 목선은 최초 발견 당시 인근에 조업어선이 없는 상태에서 NLL 북쪽에 단독으로 있다가 일정한 속도로 정남쪽을 향했고, 자체 기동으로 NLL을 넘었다”고 말했다. 또 이 목선의 월선지점과 발견지점이 남쪽 영해였다는 점, 목선 이름으로 봤을 때 북한군의 부업선으로 추정됐다는 점 등도 이 목선을 예인한 이유라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군은 이 선박이 심야에 NLL을 월선한 점 등을 고려해 대공 용의점 여부를 면밀히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선원들이 “‘방향을 잃었다’, ‘항로 착오’가 있었다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어 예인해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승선 인원 3명 중 1명은 군복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군인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합참 관계자는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마이니치 등 日언론 “한일 대화로 해결책 모색해야”

    마이니치 등 日언론 “한일 대화로 해결책 모색해야”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유력 신문들이 26일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촉구하는 사설을 게재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이날 ‘한일, WHO(세계무역기구)서 공방…이 연장선 위에 출구는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일 양국이 아무리 대립하더라도 어딘가에서 출구를 찾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외교라 할 수 없다”며 양국이 대화를 통해 서로 양보하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주문했다. 마이니치는 먼저 수출 규제를 놓고 양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WTO일반이사회에서 양국 태표가 벌언 설전 상황을 전하면서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과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모두 강경 자세를 고수해 서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가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인 ‘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것을 강행하면 한국에서는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 등 민간 차원의 불매 운동이 확산할 것이라며 양국이 보복의 악숙환에 빠지면 문제가 한층 꼬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을 백색 국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정령) 개정안을 다음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는 이번 WTO 회의에서 의장국인 태국 대표가 “양국이 우호적 해결책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도 직접 대화를 촉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 관계는 역사 인식 등으로 정치적으로 악화해도 밀접한 경제와 민간 교류가 기반을 지탱해 왔다”면서 “정치 문제가 경제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약할”이라고 일본 정부 측에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다.아사히신문은 ‘한일 대립…설전보다 이성의 외교를’이란 사설에서 수출 규제 배경에는 아베 총리와 다른 각료들이 당초 언급한 것처럼 ‘징용공’ 문제를 둘러싼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있다며 “그러나 정치와 역사 문제를 무역관리(수출규제)로 연결하는 것은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일본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사히는 “한일 양국은 이제 서로를 비난하는 악순환에 빠졌다”면서 “특히 외교 책임자가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에 한탄스럽다”고 고노 다로 외무상을 겨냥했다. 이 신문은 지난 19일 고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초치한 자리에서 남 대사 말을 끊고 “매우 무례하다”고 보도진 앞에서 ‘질책’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외교사절을 상대로 한 이런 이례적 대응은 냉정한 대화를 어렵게 하고 문제 해결을 요원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문 대통령에 대해선 징용 배상 판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일본이 요구하는 중재위 설치에 응하지 않은 채 구체적인 대응책을 내놓지 않는 것은 책임 방기(放棄)라고 비판했다. 또 한일 양국이 협력해야 할 분야는 미국과의 안보 협력, 북한 문제 등 폭이 넓다면서 반감을 부추기는 설전과 위협 조의 태도를 버리고 이성의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쿄신문도 ‘냉정하게 대화로 해결하라’는 사설에서 “일본 정부는 당초 총리, 관방장관, 경제산업상이 ‘징용공’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정치적 알력이 (수출규제의) 배경에 있다고 시사했다”면서 이후 무역 조치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거나 자유무역 이념에 반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안보상의 이유라고 말을 바꾸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WTO는 안전보장을 이유로 한 무역 제한의 남용을 경계하고 있다며 뒤죽박죽인 일련의 일본 정부 대응이 무역 문제에 정치를 끌어들이는 ‘정치적 이용’으로 판단될 경우 일본에 엄혹한 결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WTO의 분쟁 처리는 결론 도출까지 2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그동안 한일 대립이 이어져 국민감정은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신문은 “어느 쪽이 이겨도 심각한 응어리를 남길 것”이라며 “분쟁이 아니라 대화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미사일 발사’ 김정은 南 맹비난…“앞으로는 평화, 뒤로 군사연습”

    ‘미사일 발사’ 김정은 南 맹비난…“앞으로는 평화, 뒤로 군사연습”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신형전술 직접 지도”김정은 “남조선 이중적 행태에 엄중 경고”“지난해 4·9월 같은 바른자세 되찾길 바라”“조선반도 남쪽 정세 시끄럽다” 언급하기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북한이 원산에서 동해로 쏜 2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직접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남측의 군사연습에 대한 경고라고 분명히 밝히면서 우회적으로 미국을 겨냥했음을 암시했다. 중앙통신은 이번 사격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지역에 첨단공격형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있는 남조선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하시였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해 이후 ‘위력시위사격’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앙통신은 이번 발사가 “목적한대로 겨냥한 일부 세력들에게는 해당한 불안과 고민을 충분히 심어주었을것”이라고 말해, 우회적으로 미국도 겨냥한 발사였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김정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들이 세상사람들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앉아서는 최신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부득불 남쪽에 존재하는 우리 국가안전의 잠재적, 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초강력 무기체계들을 줄기차게 개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자가 사태발전 전망의 위험성을 제때에 깨닫고 최신무기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자멸적 행위를 중단하고 하루빨리 지난해 4월과 9월과 같은 바른자세를 되찾기 바란다는 권언을 남쪽을 향해 오늘의 위력시위사격 소식과 함께 알린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중앙통신은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김 위원장은 “이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속한 화력대응능력, 방어하기 쉽지 않을 전술유도탄의 저고도 활공도약형 비행궤도의 특성과 그 전투적 위력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확신할수 있게 된것을 만족하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첨단무기체계 개발보유라는 사실은 우리 무력의 발전과 국가의 군사적 안전보장에서 커다란 사변적의의를 가진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동행한 간부들에게 “조선반도 남쪽의 시끄러운 정세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최근 남조선 군부호전 세력들이 저들의 명줄을 걸고 필사적으로 끌어들이고있는 최신무장장비들은 감출수 없는 공격형 무기들이며 그 목적자체도 변명할 여지없고 숨길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가의 안전에 무시할수 없는 위협으로 되는 그것들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초기에 무력화시켜 쓰다 버린 파철로 만들기 위한 위력한 물리적 수단의 부단한 개발과 실전배비를 위한 시험들은 우리 국가의 안전보장에 있어서 급선무적인 필수사업이며 당위적인 활동으로 된다”고 주장했다.김 위원장은 국방과학부문 간부들과 함께 화력진지에 나가 발사준비 공정들을 지켜보고 새로 작전배치하게 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의 운영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감시소에 올라 위력시위사격을 지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북한은 25일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청와대는 북한이 발사한 2발 모두에 대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치? 관심 없어요. 경제라면 모를까”,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왜 우리 일상은 달라지지 않죠?” 1990년대생에게는 특별한 정치 경험이 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2012년 대선 때 처음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참여한 첫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단순히 지켜만 본 게 아니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렸던 많은 90년대생은 광장에서 분노를 토해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촛불 혁명이 가져온 2017년 ‘벚꽃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았다.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부 수립에 앞장섰던 90년대생이지만, 예전의 20대처럼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열망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지 이들의 냉소는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더 깊다. 서울신문과 칸타코리아가 지난 14~1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90년대생(153명)의 48.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90년대생의 6%는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라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도 20대의 42.7%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고,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11.1%였다. 절반 이상이 별 관심이 없는 셈이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90년대생들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정치가 내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 나에게 큰 영향이 없으면 관심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황모(24)씨는 “정책이나 정치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거나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굳이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작 나는 당장 취업이 안 돼 이렇게 힘든데,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병국(28)씨는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대북정책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너무 북한과 외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 중인 김학인(26)씨는 그 이유로 “정치를 좀 알아야 똑똑해 보이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고강섭(37)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0년대생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취업 후에도 실적 경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20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폭발력도 크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통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효능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혜화역 집회를 계속 이어 온 것이나 이에 대한 반발로 20대 남성들이 맞불집회를 벌인 것은 20대의 정치적 폭발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90년대생 남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 90년대생 남성 가운데 51%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0.4%에 그쳤다. 20대의 부정적인 비율은 60대(57%)와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90년대생 여성들은 55.6%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30.7%였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최모(26)씨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기대하며 문 대통령에게 열광한 90년대생 남성들이 ‘미투 운동’ 이후 정부 정책이 여성 쪽으로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게임 강제 셧다운처럼 정부 규제도 자신들에게 직접 가해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생들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규환(38)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정권이 바뀐 뒤 오히려 대학생위원회 참여율이 높아졌고 90년대생 당협위원장도 4명으로 늘었다”면서 “당에서 활동하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강한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탄핵을 경험한 이후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 극단화되고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경멸하는 현상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와 극단화 경향은 결국 기성 정치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에서도 공정함을 중시하고 과정을 인정받고 싶은 90년대생의 욕구를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용기(28)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부모세대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90년대생은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부족하다”면서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당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여도 기성 정치가 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 부대변인도 “어려운 취업 탓에 90년대생이 정당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게 청년 정치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좋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나라 발전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꼰대 국회’를 탈피해야 90년대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34) 경기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정치가 어렵고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90년대생의 새로운 시각에 접근하지 못한 채 관성의 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라면서 “말로만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지 말고 청년들의 낯선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섭 연구원도 “기성 정치는 아직도 청년을 선거의 거수기나 서포터스 수준으로 여긴다”면서 “청년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권 바뀌어도 취업은 힘들어…나와 상관없는 정치엔 무관심

    “정치? 관심 없어요. 경제라면 모를까”,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왜 우리 일상은 달라지지 않죠?” 1990년대생에게는 특별한 정치 경험이 있다.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은 2012년 대선 때 처음으로 대통령을 직접 뽑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이 참여한 첫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하는 것을 지켜봤다. 단순히 지켜만 본 게 아니라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섰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에 기름을 부은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대학 특혜 입학 의혹이었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 시달렸던 많은 90년대생은 광장에서 분노를 토해냈다. 9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들은 촛불 혁명이 가져온 2017년 ‘벚꽃 대선’에서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았다. 대통령 탄핵과 촛불 정부 수립에 앞장섰던 90년대생이지만, 예전의 20대처럼 정치에는 냉소적이다. 열망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커서 그런지 이들의 냉소는 앞선 세대보다 오히려 더 깊다. 서울신문과 칸타코리아가 지난 14~15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30.6%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90년대생(153명)의 48.2%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밝혀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90년대생의 3.9%는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았다. ‘내일이 대통령 선거라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문에도 20대의 42.7%는 ‘지지 후보가 없다’고 했고, ‘모르겠다’ 또는 무응답은 11.1%였다. 절반 이상이 별 관심이 없는 셈이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90년대생들은 대체로 ‘나’를 중심에 두고 “정치가 내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 나에게 큰 영향이 없으면 관심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준비생 황모(24)씨는 “정책이나 정치가 나에게 아무런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거나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굳이 내가 끼어들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정작 나는 당장 취업이 안 돼 이렇게 힘든데, 정치 때문에 스트레스받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회사원 정병국(28)씨는 “정치보다는 경제에 관심이 많다”면서 “대통령이 대북정책은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경제가 어려운데 너무 북한과 외교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가져볼까 생각 중인 김학인(26)씨는 그 이유로 “정치를 좀 알아야 똑똑해 보이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고강섭(37)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90년대생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정치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라면서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취업 후에도 실적 경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착취당하느라 정치에 관심을 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 연구원은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에는 20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폭발력도크다.”고 덧붙였다. 촛불집회를 통한 ‘광장의 정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정치의 효능에도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미투 운동’을 계기로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돼 혜화역 집회를 계속 이어 온 것이나 이에 대한 반발로 20대 남성들이 맞불집회를 벌인 것은 20대의 정치적 폭발력을 증명하는 사례다. 90년대생 남성들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유난히 문재인 대통령에게 반감을 갖고 있는 것도 현 정부의 정책이 자신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칸타코리아 여론조사에서 90년대생 남성 가운데 51%가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잘하고 있다는 답변은 40.4%에 그쳤다. 20대의 부정적인 비율은 60대(57%)와 맞먹는 수준이다. 반면 90년대생 여성들은 55.6%가 ‘잘하고 있다’고 했고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30.7%였다. 지난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은 최모(26)씨는 “정부의 대북 정책과 성평등 정책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공정과 기회의 평등을 기대하며 문 대통령에게 열광한 90년대생 남성들이 ‘미투 운동’ 이후 정부 정책이 여성 쪽으로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게임 강제 셧다운처럼 정부 규제도 자신들에게 직접 가해지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90년대생들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황규환(38) 한국당 청년부대변인은 “정권이 바뀐 뒤 오히려 대학생위원회 참여율이 높아졌고 90년대생 당협위원장도 4명으로 늘었다”면서 “당에서 활동하는 90년대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강한 보수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황 부대변인은 또 “탄핵을 경험한 이후 20대들의 정치적 성향이 더 극단화되고 다른 가치관을 지닌 이들을 경멸하는 현상이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90년대생의 정치 냉소와 극단화 경향은 결국 기성 정치의 책임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치에서도 공정함을 중시하고 과정을 인정받고 싶은 90년대생의 욕구를 정치권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용기(28) 더불어민주당 대학생위원장은 “부모세대로부터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교육받은 90년대생은 어느 세대보다 개인주의가 강하다”면서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당장은 말이 안 되는 소리여도 기성 정치가 들어줘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국당 황 부대변인도 “어려운 취업 탓에 90년대생이 정당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 게 청년 정치 위기의 주된 원인”이라면서 “좋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실적 여건을 마련해야 하고, 나라 발전과 같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사소하지만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정책으로 ‘꼰대 국회’를 탈피해야 90년대생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인(34) 경기 성남시의원은 “청년들이 정치가 어렵고 문턱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90년대생의 새로운 시각에 접근하지 못한 채 관성의 벽을 높게 쌓았기 때문”이라면서 “말로만 정치가 젊어져야 한다고 하지 말고 청년들의 낯선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강섭 연구원도 “기성 정치는 아직도 청년을 선거의 거수기나 서포터스 수준으로 여긴다”면서 “청년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들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성별 표기 X…性 정체성의 기준을 묻다

    [임지연의 내가 갔다, 하와이] 성별 표기 X…性 정체성의 기준을 묻다

    하와이 주는 미국에서 성소수자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리뷰 전문플랫폼 ‘옐프'(Yelp)에서는 하와이에 소재한 성소수자 전용 레스토랑, 카페, 바(bar) 등에 대한 정보가 쉽게 공유될 정도다. 또, 와이키키 해변에 입점한 일부 호텔 가운데는 ‘성소수자’ 커플을 위한 전용 호텔도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를 위한 전용 여행 패키지 상품도 현지 여행사를 통해 획기적인 여행상품으로 심심치 않게 등장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들 업체들에 대한 최신 소식은 현지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의 성소수자)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하게 업데이트, 공유되는 형편이다. 그 뿐만 아니라, 하와이 주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는 입국 시 개인의 성(性)을 묻는 질문 영역에 여성, 남성 외에 LGBT를 선택할 수 있도록 문서 표기 상의 구분 편 의를 제공해오고 있다. 얼마 만큼이나 하와이 주에서의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자유로운지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2016년 미국 입법부가 발간한 윌리엄스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 주가 미국 내에서 성소수자 거주 비율(총 인구 중 약 5.1%)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교적 이들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 인식을 가진 하와이에서도 오직 성소수자라는 성정체성 문제라는 벽에 부딪혀 진학, 취업, 결혼 및 자녀 출산, 양육 등 사회전반에서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3년 하와이 대학교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에 대한 성차별적인 정부 정책과 사회 규범 등으로 인해 트렌스젠더 등 소수자들이 겪는 차별, 피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또, 지난해 미 보건부가 공개한 ‘성과 성소수자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 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지위는 사회적인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빚어진 불균형적 건강 상태와 사회, 경제, 정치 분야에서의 불평등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하와이 주의회 여성위원회는 이번 법안 상정과 관련, 성소수자들의 하와이 내에서의 취업, 투표 등록, 보험 가입 및 보험료 신청, 법 집행 기관과의 상호작용, 은행 계좌 개설, 아파트 임대 및 임차 등의 사례에서 사회적인 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 국가에 의해 개인의 성과 공적인 신분증에 기재된 성별과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차별 발생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때문에 하와이 주 정부는 지역 주민들과 현지 거주 성소수자들로부터 이들에 대한 사회적인 책무를 다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 받아왔다. 이에 대해 최근 하와이 주 정부는 이른바 ‘젠더 논바이너리’를 하나의 성으로 인정하는 법적 조치가 진행되는 등이 분야와 관련한 한 단계 빠른 움직임이 예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젠더 논바이너리’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 정체성에 포함되지 않는 제3의 성을 일컫는 것으로, ‘젠더 퀴어’라고도 불린다. 주 정부가 직접 주도해 추진 중인 ‘젠더 논바이너리’와 관련한 법적인 움직임의 주요 내용은 개인 ID카드, 운전면허증 등 공식적인 신분증 내에 여성(F), 남성(M) 외에 제3의 성‘X’를 표기할 수 있도록 한 것. 하와이 주의회는 신분증에 명시된 성별 표기가 곧 해당 개인의 신원 및 신분 차별을 가능케 하며, 부당한 사회, 경제, 정치적인 피해를 입게 하는 대표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남성, 여성이라는 이분법적인 표기를 벗어나, LGBT 스스로 자신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국가가 제공한 공식적인 개인 신분증에 기재하는 성별 선택 범위를 확대, 이들이 사회적인 편견에 대처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번 법안 마련의 목적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향후 법률 개정을 통해 기존의 개인 ID 카드, 운전면허증 등의 소지자는 일정 수수료 지불을 통해 자신이 기존에 사용했던 신분증 내의 성별을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변경될 신분증 상단에는 △시청에 등록된 법적 성명 △생년월일 △거주지 주소 △신분증 번호 외에 스스로 선택한 남성(M), 여성(F) 또는 ‘X’로 표기된 제3의 성을 선택해 명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성별 변경 절차를 담당할 행정 기관에서는 ‘신청자에 의한 신청 및 문의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기준으로 각 개인의 신분증 성별 변경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기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담당자 임의에 의한 제3 새로운 신분증 발급 등을 금지, 개인의 선택권 및 개인 정보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를 존중한 정부 결정으로 보인다. 해당 법안은 현재 주 하원 법사위원회에서 양성 평등 및 소수자 인권 증진 요청으로 시작된 이래, 현재 하와이 주 상원에 계류, 전체 표결을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오는 2020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효력이 발취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 같은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지위 인정의 움직임은 비단 하와이 뿐만이 아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2009년 제3의 성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 처음으로 논의를 시작, 약 10년 후인 2017년 워싱턴 D.C를 시작으로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미네소타, 오리건, 아칸소 등지에서 개인 ID 카드, 운전면허증 외에 출생 증명서, 학교 입학 서류 등을 통해 ‘제3의 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해 온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2월 기준, 뉴욕시와 뉴저지주 등 두 곳에서는 출생 후 부모의 선택에 따라 남성, 여성 외에 제3의 성(性)인 X 성별을 출생증명서에 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최초로 채택한 바 있다. 해당 지역에서 출생한 이들은 부모의 선택에 따라 x 성별로 최초 표기된 신분증을 발급받은 후, 18세 이후 자신의 선택에 따라 스스로 성별을 선택, 변경한 신분증을 재발급 받을 수 있게 된 것. 더욱이 이때 의사 진단서 없이 부모 스스로 제3의 성별 기재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 부수적인 행정 과정 일체를 생략하는 등 당사자의 편의를 도모했다는 것이 화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입학 신청서 등 교육 기관 활용 공식 문서 상 제3의 성 기입이 법적으로 보장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한 발 더 나아간 요구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특히 이에 앞서 이미 워싱턴 D.C 교육 당국은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신입학 모집 학생에 대해 활용되는 공식 교육 문서 상 제3의 성 기입을 허가한 바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목소리에 대해 추가적인 공식 입장을 밝힐 지역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이번 하와이 주 정부 내에서의 성소수자 인권 증진 위한 신분증 내 X 성별 표기 법안은 현재 주정부 의회 내 상정, 표결을 앞두고 있음. 표결될 경우 오는 2020년 7월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1] 강명구 “폭염 속 40㎞씩 뛰어 평화 앞당긴다면”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1] 강명구 “폭염 속 40㎞씩 뛰어 평화 앞당긴다면”

    24일 아침 천안을 떠나 이제 서울 광화문이 코앞이다. 천안시청~수원 경기도청(61㎞), 다음날 경기도청~성남시청(28㎞), 26일 성남시청~광화문광장(32㎞) 기자회견 및 문화제, 27일 광화문광장 출정식 후 일산호수공원까지(24㎞), 28일 일산역~문산역 경의선 열차로 이동한 뒤 임진각까지 내달린다. 지난 7일 제주 강정마을을 출발한 지 열이레째인 23일 천안에 이르렀다. 오전 8시 조금 넘어 청주시청을 출발해 오후 3시쯤 천안시청에 도착했다. 천안에 도착할 즈음 섭씨 32도였지만 습도가 무려 89%로 체감온도는 39도였다. 남부 지방에 머무르던 장마와 빗줄기를 뚫고, 중부 지방을 뒤덮은 후텁지근한 폭염을 뚫고 평화 마라토너 강명구(62)씨는 오늘도 달린다. 정전협정 66주년인 27일 광화문 문화제를 지낸 뒤 다음날 임진각까지 내달려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 촉구 국민대행진’의 마침표를 찍는다.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연재할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시리즈의 첫 회로 소개하기에 매일 40㎞ 남짓을 내달리며 소금땀을 흘리는 그만큼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23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했다.Q. 왜 달리나? A. 달리는 일 밖에 할 수 없어서다. 지난 2017년 9월 1일 네덜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유라시아 대륙을 동진(東進)해 16개국 1만 4500㎞를 달려 지난해 10월 초 단둥에 이르러 북한 진입을 꿈꿨으나 실패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배로 떠나 강원 동해에 입항한 뒤 임진각까지 내달렸던 그다. 강씨는 전화 통화를 통해 “제주부터 이곳 천안까지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늘 사람들이 환영해주고 환송해준다. 처음에는 아무 것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했는데 달리고 있으면 여기저기 의지와 뜻이 모여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을 하나씩 보태준다”고 흔감해 했다. 미국에서 여러 사업을 벌이다 포기하고 나이 쉰 넘어 귀국하기 전 미국 대륙을 뛰어서 횡단했던 그다. Q. 많이 힘들겠다. A. 어제(22일)와 오늘(23일) 정말 힘들었다. 오늘 청주~천안 구간은 51㎞였는데 40㎞만 달리고 나머지는 차로 이동했다. 하루 40㎞ 이상은 달리지 말자고 (일정과 운용 등을 상의하는) 송인엽 교수와 운영의 묘를 살리고 있다. 사실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출발한 상태라 체력적으로 완벽한 상태가 아니었다. 오늘은 근육이 슬리는 현상이 특히 심해 테이핑을 한 것이 너덜너덜해져 힘들었다. Q. 유라시아 횡단 마지막 일정으로 동해~임진각을 뛰었을 때와 이번에 제주에서 북상한 일정에 달라진 점이 있나. A.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헤이그를 떠났을 때는 금방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터키쯤 왔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밝혀 기쁨과 희망을 안고 뛰었으며 중앙아시아를 지나며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소식들을들었다. 금방이라도 잘 될 것 같다가도 냉각되고, 그런 일이 반복돼 왔다. 이번 이벤트도 기획할 때는 도무지 잘 풀릴 것 같지 않다가도 준비 막바지 단계에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 희망을 키우더니 또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 그런 것에 일희일비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역시 유라시아 횡단의 마침표는 광화문이 아니라, 북한 지역 통과일 수 밖에 없다.Q. 그래도 조금 달라진 일은 없나.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사람은. A. 열이레 동안 매번 운전자가 번갈아 지원 차량을 운전해준다. 쉽지 않은 일이다. 매일 도착지에 적게는 20~30명, 많게는 60명이 미리 나와 환영해준다. 한우를 사주시는 분도 있고 복숭아 한 상자를 선뜻 건네시는 분도 있다. 카카오톡 단톡 방에는 폭염 속에서도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는 날 걱정하고 성원하는 분들이 많다. 미국에서 밤잠을 설치며 응원하는 분도 있다. 김안수 선생님이 올해 일흔셋인가 되시는데 순천에서부터 전주까지 함께 달려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전주~논산 구간은 동호회 활동으로 친숙한 전마련(전국마라톤연맹) 회원 50명이 시종 비를 맞으며 함께 달려줘 큰 힘이 됐다. 그분들 중에 여든 살을 넘긴 분도 계셨다. Q. 서울 광화문에서 27일 문화제를 하게 된다. A. 장소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도움을 얻어 구했는데 1000만원이 없어 문화제를 포기할까도 했지만 평화와 통일을 갈구하는 시민들이 한땀 한땀 정성을 보태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나도 용기를 얻는다. 내 자신이 뭐 거창한 일이나 생각, 실천적 전략을 구사할 역량은 없고 유일하게 주어진 탈렌트가 달리기니 그 탈랜트를 평화와 통일 운동하는 데 쓰자는 마음가짐을 되새길 따름이다. Q. 28일 임진각까지 완주하면 앞으로의 계획은. A. 유라시아 횡단을 떠나기 전 치아가 좋지 않았는데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는 떠날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다녀온 뒤에 치아 일곱 개를 뽑았다. 그런데도 남들이 더 젊어진 것 같다고 그런다. 나도 그렇게 느낀다. 며칠 체력을 회복한 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등이 참여하는 DMZ 걷기 이벤트(27~8월 4일)에 합류할 생각이다. 앞으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곳에 내 탈랜트가 필요하면 달려가 도울 생각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싸이콘서트 전액환불’ 전적으로 믿어준다는 싸이 아내는..

    ‘싸이콘서트 전액환불’ 전적으로 믿어준다는 싸이 아내는..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41)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인 가운데 그의 아내가 이목을 끌었다. 최근 성접대 의혹 여파로, 싸이 ‘흠뻑쇼’ 환불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싸이 아내가 실시간 검색어로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싸이는 과거 출연한 SBS TV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아내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당시 싸이는 아내에 대한 화제가 나오자 “성시경이 내 아내에게 ‘와이프계의 법정스님’이란 별명을 지어줬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를 구속하지 않는 ‘무소유’를 실천하고 있다는 이유라는 것. 싸이는 “아내는 박재상과 싸이를 다르게 봐준다. 박재상은 좋은 남편이고 좋은 아빠면 좋겠지만 밖에서 싸이는 달랐으면 한다는 입장이다”며 그를 믿어주는 아내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아내가 매일 아침 9첩 반상을 차려준다며 “나의 경우는 눈뜨면 뭘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극단적인 상황이 생긴다. 처음에는 와이프가 힘들어 했지만 지금은 아내가 깨우면 늘 밥이 있다”고 흐뭇해했다. 또 싸이는 유부남으로서의 자신만의 철칙을 언급했는데 그는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외박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새벽 다섯 시에 들어가도 외박이 아니냐”는 MC 한혜진의 지적에는 “외박은 밖에서 자는 것이 외박이고 저는 외출이 길 뿐이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흠뻑쇼‘는 싸이가 진행하는 콘서트다. 매년 전석 매진되는 인기 브랜드 공연이다. 실제로 지난달 11일, 티켓 오픈과 동시에 모든 티켓을 팔았다. 하지만 최근 성접대 의혹 여파로, 싸이 ’흠뻑쇼‘ 환불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인터파크 측은 취소 요청을 하면, 100% 전액 환불을 하기로 했다. 당초 취소 일자에 따라 수수료가 부과됐다. 하지만 이번엔 예외적인 처리를 하기로 한 것. 싸이는 지난 2014년 7월, 양현석과 서울의 한 고급식당에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외국인 재력가에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 = 스포츠서울닷컴 연예부 seoulen@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변기’가 예술품…삶·작품 경계 깬 그 예술가의 세계

    [그 책속 이미지] ‘변기’가 예술품…삶·작품 경계 깬 그 예술가의 세계

    이중노출 기법으로 앞모습과 옆모습을 겹쳐 찍은 노인의 얼굴. 사진작가 빅터 옵샤츠가 1953년 찍은 사진으로, 사진 속 인물은 전위 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1887~1968)이다. 뒤샹은 난해하고 과격한 예술가로 알려졌다. 가장 유명한 작품 ‘샘’이 대표적인 사례다. 뉴욕의 한 전시장에 직접 사인한 변기를 출품한 그는 “일상용품과 예술품의 경계는 없다”고 선언했다. 걸상 위에 자전거 바퀴를 거꾸로 부착하고, 포도주병을 씻어 말리는 병걸이를 미술품이라 소개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복제품에 콧수염을 그려 넣기도 했다. 기성품을 의미하는 ‘레디메이드’(ready-made)를 미술품과 동등하게 취급하며 미술의 개념마저 재정의했다. 신간 ‘마르셀 뒤샹’은 뒤샹의 삶과 작품세계를 중심으로 주변 예술가를 함께 소개한다. 파리를 중심으로 성행한 모더니즘을 거부하고 뉴욕으로 간 이유라든가, 그가 왜 체스를 좋아했는지 알 수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이중노출로 만들어낸 뒤샹의 얼굴은 그가 평생 추구했던 ‘아이러니’ 미학을 나타낸다는 사실에 무릎을 칠 것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서울신문 115주년, 독립언론의 길 꿋꿋이 걷겠다

    언론이 제4부로 불리는 이유는 입법·행정·사법부와 함께 한 사회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며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공재이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유권자들이 자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막중한 역할자다. 이는 흔히 정치권력을 감시·견제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자본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됐다.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의 저자들이 언론이 충성할 대상은 언론사주나 특정 정치세력 등이 아니라 독자뿐이라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전통 제조업 등이 경기부진을 겪는 중에 건설사업으로 세력을 확장한 자본들이 지역신문이나 방송 등을 인수합병하는 일들이 잦다. 서울신문도 호반건설의 기습적 인수합병 시도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정보 유통의 채널로 전환되고 전통적인 언론의 기능이 약화하는 가운데 자본력을 내세운 인수합병은 해당 언론이 공공재로서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할지 의문스럽게 한다. 혹여나 개발사업에 뛰어드는 사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는 등 방패막이로 악용되는 것이 아닐까 우려한다. 실제로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인허가권을 따내기 위해 공공재인 지역방송을 통해 단체장을 수십 차례 공격한 사례도 없지 않다. 언론사 사주의 이익을 옹호하려고 기자들을 로비스트로 활용하고, 전파와 지면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어제로 창간 115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일본 침탈기인 1904년 영국인 베델과 양기탁이 함께 창간하고 독립운동가 박은식과 신채호 등이 활동한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으로서 드높은 자부심을 간직하고 있다. ‘국채보상 운동’을 주도하며 국난을 타개하고 극일로 민족보존의 대명제를 실현했던 대한매일신보의 정신을 살려 21세기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을 밝히는 독립언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고자 한다. 아울러 서울신문 임직원들은 2001년 우리사주조합을 출범시켜 1대 주주로 새출발함으로써 독립언론의 기틀을 스스로 공고히 다졌다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은 적 없다. 정부 지분이 있는 서울신문, KBS, 연합뉴스 등의 거버넌스 개선은 수년간 언론개혁의 주요 과제였다. 이 언론사의 지배구조 개편은 민주주의 필수 요소인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다. 그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서울신문의 독립성을 보장할 방안을 마련한다”는 굳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지만, 이는 건강한 저널리즘의 확대와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키르기스 “한국 신북방정책 환영”…이총리 “협력 잠재력 크다”

    키르기스 “한국 신북방정책 환영”…이총리 “협력 잠재력 크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무하메드칼르이 아블가지예프 키르기스스탄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양자 회담에서 한국의 신북방정책을 계기로 한 양국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총리는 이날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의 국가관저에서 아블가지예프 총리와 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회담 결과를 공개했다. 아블가지예프 총리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신북방정책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이는 한국이 북방의 국가들과 더욱 협력을 강화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신북방정책이 우리가 공동으로 키르기스스탄에서 산업·농업·신기술 분야를 발전시키는데 새로운 출발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우리는 유라시아 교통·물류의 요충지인 키르기스스탄과 신북방정책을 추진하는 한국 사이에 협력의 잠재력이 크다는데 공감하면서, 협력의 확대로 새로운 유라시아 시대를 만들어 가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저희의 신북방정책과 키르기스스탄의 국가발전전략이 연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함께 연계함으로써 협력의 효과를 높여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키르기스스탄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환경 개선 노력이 한국 기업의 투자 및 진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두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보건·의료, 농수산, 교통, 인프라, 전자정부,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정부와 기업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이날 한·키르기스스탄 항공협정 개정의정서, 외교관 연수기관 간 협력 양해각서(MOU), 수산·어업 분야 협력 MOU, 무상원조기본협정 보충약정 등에 서명했다. 개발 협력 분야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키르기스스탄의 교육정보화지원사업과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행정정보공유체계 구축 사업에 700만 달러를 새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대외경제개발협력기금(EDCF)을 활용한 ‘비슈케크 감염병원 개선사업’도 신속히 추진키로 했다. 우리 정부는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해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대학생 초청 프로그램 운영, 정부 초청 장학생 및 공무원 연수 사업 확대, 키르기스스탄의 한국어 교육 지원 등을 추진키로 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정미경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뭐가 막말이냐”

    정미경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뭐가 막말이냐”

    ‘세월호 1척’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7일 “세월호만 들어가면 막말인가. 더불어민주당이야말로 진짜 해산돼야 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 장군을 언급했을 때 외교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반일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내년 총선전략으로 가려는구나 생각했다”며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네티즌 댓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남도청에서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며 이순신 장군을 입에 올렸다. 이 기사를 본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며 “‘어찌 보면 세월호 1척 갖고 이긴 문 대통령이 낫다더라’는 댓글이 눈에 띄어 소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은 임진왜란 때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만 생각하며 무능하고 비겁했던 선조와 그 측근들 아닌가”라며 “스스로 나라를 망가뜨리고 외교를 무너뜨려 놓고 이제 와서 어찌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입에 올리나”라고 반문했다. 정 최고위원이 ‘세월호 1척’ 댓글을 읽자, 일부 당 지도부는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여야 4당은 정 최고위원의 발언에 일제히 ‘막말’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한국당은 “해당 발언은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관련 보도 30여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정 최고위원은 당시 발언에 대해 “‘세월호 1척으로 이긴 문 대통령이 배 12척으로 이긴 이순신 장군보다 낫다’는 반어적 표현으로, 반일감정과 외교 파탄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도를 정확히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세월호 단어만 들어가면 막말이냐. 도대체 무슨 내용이 막말이냐”며 “한국당이 쓴소리를 하면 다 막말이냐. 청와대와 민주당이 듣기 싫은 비판은 모두 막말이라 치부하려 작정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제 발언을 막말이라고 공격하기 시작했지만, 어떤 부분이 막말인지 제대로 명시해준 기사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 최고위원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사례를 들어 오히려 민주당이 막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표 의원은 여자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해 국회에 전시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막말 이상의 행동이다. 그런데 표현의 자유라고 했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에서는 이 사람 제명하지도 않았다. 지금도 버젓이 방송에 나가 버젓이 궤변을 늘어놓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2014년 7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재선의원으로 국회에 다시 돌아왔을 때 세월호 유가족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느냐 마느냐로 싸우고 있었다”며 “당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연찬회에서 고민 끝에 ‘일정한 자격이 있는 자에 한정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세월호 유가족에게 주자’고 주장했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로 인해 당내에서는 엄청난 비난을 듣고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세월호와 아이들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그 누구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주장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어제 타봤는데 승차감에 아무 문제가 없고 안정적으로 잘 달렸다”

    “어제 타봤는데 승차감에 아무 문제가 없고 안정적으로 잘 달렸다”

    “어제 제가 타봤는데 결론은 승차감(진동)에 아무 문제가 없고 안정적으로 잘 달렸습니다. 타 라인의 열차들보다 진동이 큰 것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서울지하철 1호선같이 진동이 큰 열차들보다는 오히려 진동이 많이 적었습니다.” 김포한강총연합회 카페의 한 시민인 A씨는 지난 11일 오후 2시 30분쯤 김포도시철도를 타본 뒤 시승 소감을 카페에 이렇게 올렸다. 지난 5일 정하영 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이 김포도시철도 운행 중 차량떨림 현상에 문제가 있다”며 “안전운행을 위해 진동원인규명과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할 것을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일주일 뒤 한 시민이 도시철도를 시승해본 결과 진동에 별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는 “현재 23편의 전체차량 가운데 개선작업이 21편이 됐다고 한다. 지난번에도 얘기했지만 승차감 지수도 기준치 이내다. 개선작업 이후 승차감 지수가 기준치를 벗어난 적은 없다고 한다. 개선대책인 차륜 삭정과 방향 교체는 다른 열차들도 다 하고 있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엊그제 김포시와 한국교통안전공단, 국토부에 개통 지연 이유에 대해 자초지종을 확인한 후 추가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A씨의 도시철도 시승기다. “오늘은 이슈 사항인 승차감(진동)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김포시에 요청해 김포도시철도를 시승하고 왔다. 김포공항역~구래역 구간을 왕복했다. 시간은 제가 정해 오후 2시 30분에 갔다. 현재 실제 개통후의 배차 시간표대로 운행하고 있다. 첨부 이미지는 김포공항역~운양역, 김포공항역~구래역 소요 시간을 측정(정확히 출발 시점부터 도착 시점을 측정)한 것인데 참조하기 바란다. 구래역까지는 29분 정도가 걸린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으로부터 1년이 넘는 평가를 거쳐 이미 차량성능시험을 다 통과했고, 차량 제작사인 로템의 기술자들, 타 철도 전문가들도 이걸 문제삼는 것이 이상하다고 한다. 규정된 기준 수치도 문제가 없고, 실제 타봐도 문제가 없다. 정말 비상식적이다. 알고 보면 문제가 없는데 문제를 만들고 있는 느낌이다.” 이어 그는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철도기술 관련해 국토부는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 기관인 한국교통안전공단에 업무를 위탁하고 있다. 그런데 전문 기관인 안전공단은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평가를 받아 오라고 하며 공단 스스로가 공신력이 없는 기관임을 말하고 있다. 그럼 애초에 위탁업무를 공신력 있는 기관에 위탁했으면 문제가 없고 신속히 진행됐을 것을 공신력 없는 기관에 업무를 위탁해놓고 이 난리를 치고 세금을 버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또 그는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관련 법률과 규정상 아무 문제가 없고, 직접 타봐도 문제가 없는데, 지금 문제가 있다고 이 난리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개통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주관적인 추측으로 개통을 막는 것이 대체 무슨 일이며, 개통후 100% 안전을 확신하는 교통수단이 대체 어디에 있을 수 있냐.″ ″모두들 ‘안전 안전’하며 난리법석인데, 이들이 외치는 안전은 시민의 안전이 아니라 사실은 자신들의 안전이다. 다른 경전철인 우이선도 개통 지연이 있었고 개통 후 여러가지 문제점이 나오고 있다. 우이선은 개통 전 승차감 (진동) 문제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개통이 지연되고 개통후 저런 문제점들이 나오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100%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포도시철도 개통 후 우이선과 같은 문제가 나오면, 거봐라. 문제 생긴다고 하지 않았냐고 했을 때 자신들이 면피를 할 수 있는 자신들의 안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에 맡긴다고요? 현재와 같이 모든 차량이 개선된 상태(진동이 없는 상태)에서 타보면 문제가 이미 없는데 대체 다른 곳에서 평가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비상식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한국교통안전공단 담당자는 최초 통화 중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전화를 부탁해도 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 문제는 정시장과 김의원, 홍의원이 함께 움직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알고보면 문제가 없는 일이니까. 개통일이 지연될 일이 없다”며, “그런데 국외 기관에 평가를 맡겨 결과가 나오기전 개통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던 홍철호 의원의 정신나간 소리에 이어 오늘 김두관 의원이 갑자기 나타나 아래에 책임을 떠넘기고 윗대가리들 빠져 나가는 소리만 하고 앉아 있는 걸 보니 매우 화가 난다. 혹시 다른 정치적인 이유라도 갖고들 계신 건가요? 이 난리인데 이분들 아직 개선된 열차 타러 와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고 입으로 떠들고 앉아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포도시철도를 위해 신도시 입주 가구당 1200만원씩 분담금을 냈다고 한다. 개통이 지연되면 변호사 선임해 공단과 김포시·국토부에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한다”며, “저는 다음주에라도 이들에 대한 검찰고발을 진행하겠다”고 적었다. 한편 정하영 시장은 “지난 10일 오후 2시쯤 도시철도를 다시 한번 시승해봤는데 승차감에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화사, 논란된 공항패션 ‘흰 티에 노브라’ 충격 실루엣

    화사, 논란된 공항패션 ‘흰 티에 노브라’ 충격 실루엣

    마마무 화사가 속옷을 착용하지 않고 입국한 모습이 화제다. 지난 7일 화사는 ‘SBS 슈퍼콘서트 인 홍콩’ 스케줄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화사는 민낯에 마스크를 쓰고 수수한 모습이었다. 이날 화사는 흰색 티셔츠에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으로 포착됐다. 화사는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것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항을 나왔다. 화사의 속옷 미착용을 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속옷 착용이 본인의 자유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노브라 패션으로 화제를 모은 설리는 JTBC2 ‘악플의 밤’에 출연해 “(브래지어의 착용은) 개인의 자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브래지어 자체가 와이어(쇠)가 있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지 않다. 소화 기관에도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브래지어를) 안 하는 게 편안해서 그렇게 하는 거다. 그리고 그게 자연스럽고 예쁘다고도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설리는 이어 “하지만 기사화가 너무 한 쪽으로만 나가는 부분도 있다”며 “브래지어는 액세서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옷에는 어울리는 것이고, 어떤 옷에는 어울리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설리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사진을 SNS에 계속 올리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이것(노브라)에 대한 편견을 많이 없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틀을 깨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말도 하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사진=뉴스1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이정미 “정개특위 선거법 의결 8월내 끝내야”

    이정미 “정개특위 선거법 의결 8월내 끝내야”

    “특위 위원장 자리보다 의결 로드맵 중요” 민주당 향해서도 “진보 과잉 대표” 비판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0일 “선거제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개혁 법안을 연내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개특위가 선거법에 대한 심의 의결을 8월 안에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특위 위원장을 누가 하느냐는 부차적 문제이며 중요한 것은 실제 의결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로드맵”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 과정에서 국회의원 다수가 국회선진화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것에 대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당사자 모두 자진 출석해 패스트트랙 갈등을 종결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불평등과 불공정 극복을 위해 공정경제, 확장적 재정정책, 노동 존중 등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을 향해 “지금의 민주당은 대통령의 높은 인기와 당내 일부 진보 인사를 알리바이 삼아 진보를 과잉 대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근로기준법의 시대에서 계약 자유의 시대로 나아가자’는 발언에 대해 “자유라는 이름을 사칭해 대한민국 헌법과 국제 헌장을 무시하는 위헌적이고 반문명적인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화사 노브라 공항 패션 화제 ‘자연스러운 모습’

    화사 노브라 공항 패션 화제 ‘자연스러운 모습’

    마마무 화사가 속옷을 착용하지 않고 입국한 모습이 화제다. 지난 7일 화사는 ‘SBS 슈퍼콘서트 인 홍콩’ 스케줄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날 화사는 민낯에 마스크를 쓰고 수수한 모습이었다. 이날 화사는 흰색 티셔츠에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모습으로 포착됐다. 화사는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것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공항을 나왔다. 화사의 속옷 미착용을 본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속옷 착용이 본인의 자유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앞서 JTBC2 ‘악플의 밤’에 출연한 설리는 “(브래지어의 착용은) 개인의 자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브래지어 자체가 와이어(쇠)가 있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지 않다. 소화 기관에도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브래지어를) 안 하는 게 편안해서 그렇게 하는 거다. 그리고 그게 자연스럽고 예쁘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리는 이어 “하지만 기사화가 너무 한 쪽으로만 나가는 부분도 있다”며 “브래지어는 액세서리라고 생각한다. 어떤 옷에는 어울리는 것이고, 어떤 옷에는 어울리지 않으면 하지 않는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다. 설리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사진을 SNS에 계속 올리는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이것(노브라)에 대한 편견을 많이 없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틀을 깨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생각보다 별거 아니라는 말도 하고 싶었다”고도 말했다. 사진=뉴스1, JTBC2 ‘악플의 밤’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감독, 쏟아지는 비판에 “혼돈..즐기시길!”[전문]

    ‘아스달 연대기’ 김원석 감독, 쏟아지는 비판에 “혼돈..즐기시길!”[전문]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이 방송 이후 쏟아진 다양한 반응과 비판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김원석 감독은 방송 이후 홍보팀을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고 약 한 달 만인 9일 답변을 회신했다. 첫 방송 이후 평가에 대한 생각과 고증에 대한 비판, CG·소품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 다른 작품과 유사성 의혹, 촬영 중 발생한 스태프 장시간 근로 논란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김원석 감독은 따끔한 비판도 겸허히 수용하며 “내 탓이다”고 말했다. 현재 ‘아스달 연대기’는 파트1·2를 마쳤다. 남은 파트3은 ‘호텔 델루나’ 종영 이후 9월 7일 방송된다. <이하 김원석 감독의 답변 전문> 1. 드라마 내용 관련 Q. 첫 방송 이후 호불호 평가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요. A. 시청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장르라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습니다. 후반작업을 하면서 애정 어린 비판 의견 충실히 반영하여 남은 회차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첫 방송 이후 배우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연기자 분들은 고맙게도 드라마에 만족해 하셨고, 약간 어렵다고 전해들은 분들도 있으나 대부분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하셨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가 김원석 감독님이 기존에 연출한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와 같은 드라마와는 규모, 배경, 접근방식이 다른 드라마였을 것 같은데 연출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연출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A. 드라마 안의 사람이 보이도록 하는 것, 이것이 어떤 드라마를 연출하든 제 가장 첫 번째 목표입니다. 고대의 인물들에게도 현대의 시청자가 감정 이입할 여지는 충분하고, 그렇게 되어야 아스달 연대기를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은섬, 타곤, 사야, 탄야, 태알하 모두 살아 남기 위해 애쓰는 인물들입니다. 외부의 위협과 내부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살아 내는 모습은 현대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껏 한번도 다룬 적이 없는 시대의 인물에게 어떻게 하면 시청자가 빨리 감정이입 하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렵거나 낯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제 노력이 부족했던 탓입니다. 그 부분이 가장 아쉽습니다. 이름이라든지, 지명, 생소한 단어들이 글이 아닌 말로 전달될 때 훨씬 더 이해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점을 고려하여, 앞으로의 회차를 수정 보완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아스달 연대기 속의 ‘사람’들을 더 잘 알게 될 수록 흡인력 있는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어렵다’는 반응을 우려하셨을 것 같은데 시청자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서 연출자로서 고민한 지점이 무엇이었으며, 방송에 등장한 것 중에 예시가 있습니까. A. ‘아스달 연대기’의 연출 계획을 세울 때,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초반 이야기의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하기보다 그 세계에 대해 익숙해 지는 시간을 갖고, 대신 그 안의 인물을 따라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1회는 사람이 뇌안탈에게 행한 잔인한 짓과 이 때문에 희생자가 된 아사혼과 라가즈의 비극을 시청자가 따라가길 바랐고, 2회는 그런 과정을 통해 멀리 오지에서 살아가게 된 은섬의 아픔과 고민을 순박한 와한족들의 모습과 함께 그리려고 했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의 강점과 무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점점 좋게 봐 주시는 분들이 많아 져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 작가님들과 만났을 때 작가님들의 고대사와 문화 인류학에 대한 방대한 스터디와 통찰에 놀랐고, 이것이 인간에 대한 애정과 함께 재미 있는 영웅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는 대본을 읽고는 가슴이 뛰었습니다. 요컨대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진진한 스토리라는 김영현, 박상연 작가 특유의 장점과 함께, 고대 인류사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느낄 수 있는 대본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스탭들과 많은 좋은 연기자들이 이 대본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그 동안 힘을 합쳐 노력해왔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아스달 연대기 속의 ‘사람’들을 알게되고 그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재미와 함께 인간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스케일과 영상미는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토리가 어렵다는 시청자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스달 연대기의 공간적 배경은 ‘아스’ 라는 가상의 대륙이고, 시대적 배경은 청동기 시대입니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청동기라는 시대적인 배경이 있으므로 문명의 단계를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설정할 수는 없다는 것. 연출자로서 이것은 제약이자 기회라고 느꼈습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을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태고의 자연 환경과, 발달된 청동기 문명의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스달 연대기의 기본 스토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영웅 탄생 신화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세상을 바꿀 운명을 타고난 인물들이 역경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스스로 자신을 증명해 내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어려울 것이 없는데, 공간과 시간이 이전에 다루지 않았던 설정이다보니 인물의 이름, 지명 등이 생소할 수밖에 없고 이는 글로 읽을 때보다 말로 전해질 때 시청자들이 생경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또, 현대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사랑’ ‘배신’ 등의 개념어들이 과거에 똑같이 사용되지 않았을 거라는 가정하에, 작품 안에서 ‘바라다’’저버리다’와 같이 바꿔 쓰이고 있는데 이런 요소들도 쉽게 알아듣기 힘들게 하는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그동안 꾸준히 보신 분들은 이제 좀 익숙해 지셔서 이해하기 쉽다고 말씀하시지만, 처음 보시는 분들도 쉽게 인물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소리나, 자막을 더 명료하게 하는 방법을 강구했습니다. Q.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스토리 구상하고 8년 만에 제작 결정됐다고 하던데 영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작품인 데도 연출 맡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또 예상대로 구현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요 A. 위에서 말씀 드린대로, 연출자로서 표현하고 싶은 인물이 있었고 도전하고 싶은 비주얼이 있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을 잘 해내기 위한 엄청난 제작비를 감당할 용기가 나지 않아 처음에는 고사를 했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그 동안 한국에서 언제나 통했던 안전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니기에 더더욱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드라마입니다. 하고 싶은 마음과, 해 내지 못할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등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극중 은섬(송중기)이처럼 두려움을 이겨내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결정을 후회하지 않도록 남은 회차 열심히 후반 작업 하고 있습니다. 애초의 의도가 예상대로 구현이 잘 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씬에 따라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극의 상황에 어울리도록 잘 되었느냐의 최종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들이 내려 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배우들의 극중 대사톤이 캐릭터별로 다양한것 같습니다. 연기톤에 있어서 어떤 설정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사실 태고시대의 어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들어본 사람이 없을테니까요. 다만 우리가 조선시대 사극에서 흔히 보는 ‘사극 어투’가 있고 이것을 쓰는가 안 쓰는가의 문제를 질문하신 거라고 생각하여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아스달 연대기의 연기 톤을 잡을 때 연기자들에게 요청한 것은 목소리를 지나치게 긁어서 우렁차게 내는 과장된 사극 어투나, 지나치게 현대적인 말투를 모두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이의 어느 지점의 말투를 인물별로 각자 어울리도록 준비해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지나친 사극 어투와 지나친 현대어 말투 모두 자연스럽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문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아르크에서 문명과 동떨어진 생활을 하는 와한족 사람들은 격식이 없는 말투를 쓸 것이므로 좀 더 현대어에 가까운 느낌인 반면, 아스달의 정치가들은 격식이 있는 말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사극 어투에 좀 더 가깝게 들리게 된 것 같습니다. 쌍둥이지만 전혀 다른 곳에서 자란 은섬과 사야는 그런 면에서 다른 어투를 쓸 수밖에 없다는 설정입니다. 시대적, 공간적 배경이 익숙하지 않은데다 뇌안탈어를 포함한 각종 소수부족의 언어들이 등장하는 아스달 연대기에서 아스어(한국어)는 가장 자연스러운 말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뇌안탈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일부 한글을 뒤집어 만든 언어라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뇌안탈어는 작가님들께서 체계를 만든 것이고, ‘발음’에 있어서는 언어학자의 자문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뇌안탈어의 단어를 만들 때 아나그램이 사용된 것은 사실입니다만, 단어를 그저 거꾸로 뒤집어 모든 언어체계를 만든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단어를 조어하는 과정에서 백워드를 비롯한 아나그램이 사용되었고 문법체계와 규칙, 시제, 인칭, 격식 표현과 비격식 표현, 존비어의 체계 등등을 나름대로 만드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들께 구체적으로 여쭤보지 못했지만, 그동안의 작가님들이 공부하신 방대한 양의 문화 인류학 자료를 고려할 때 단순히 편하게 만들기 위해 아나그램을 사용한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피의 색깔, 공동 생활의 유무, 자연을 바라보는 세계관 등 여러 면에서 사람과 반대에 있는 뇌안탈의 언어로 어울리는, 재미있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이 번역기를 직접 만들어 돌릴 정도로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러 모로 어렵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드라마인데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발음은 고대 언어의 느낌이 날 수 있도록 언어학 교수님의 자문을 통해 유럽어 및 아랍어의 목젖소리, 목구멍 소리(uvula, pharyngeal consonant), 마야어 및 아이마라어의 분출음(ejective stops)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했습니다. 듣기에도 어려운 발음이지만 정확하게 내기 위해서 따로 상당 시간 연습을 해야 하는 발음들입니다. 연기자들은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따로 발음 지도를 받았고 저와 함께 수차례 따로 연습했습니다. Q. 고조선의 이야기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대중이 알 만한 신화의 재해석도 있을까요 A. 약간은 유머러스 하게 사용된 쑥과 마늘 이야기로부터, 드라마에서 ‘세상을 끝낼 천부인’으로 등장하는 방울과 칼, 거울 역시 단군신화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재해석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장르 특성 상 중반 시청자 유입이 다소 어려워 보이는데, 아직 안 본 시청자도 사로잡을 수 있을 작품만의 강점을 꼽아주세요. A. Part1,2가 주인공들이 역경과 고난을 통해 성장하고 각성하는 내용이 주라면, Part3의 내용은 각성한 인물들이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가는 과정입니다. 가슴 아프고 답답한 이야기 보다 뿌듯하고 감격스러운 이야기가 전개될 것입니다. 이전의 내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성장한 캐릭터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 해내는 성취의 순간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방송이 쉬는 동안, 이전의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영상을 준비중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영웅 신화의 이야기 구조입니다. Part3는 드디어 영웅으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처음 보시는 시청자라도 쉽게 이들의 활약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제껏 보신 시청자분들은 그동안 주인공들의 고난과 역경을 보셨기에, 주인공들의 활약에 더욱 통쾌한 기쁨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Q. 김원석 감독님이 연출자로서 해석한 ‘아스달 연대기’의 파트 1, 2, 3의 세계관은 무엇이며, 앞으로 보여줄 ‘아스달 연대기’의 ‘큰 그림’은 무엇입니까 A. 이번 작품에서도 제가 그리고 싶은 것은 사람이었습니다. 문명 단계에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원초적인 역동성을 가지고 있고 본능에 훨씬 충실한 태고의 사람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고대의 사람들을 움직이는 감정은 크게 두 가지로 보았습니다. 공포와 사랑입니다. 미지의 적으로부터, 혹독한 자연환경으로부터 사람은 공포를 느꼈을 것이고, 이에 대해 치열하게 대응하면서 잔인한 면모를 갖추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영현 작가님이 제작발표회에서 말씀하셨듯이, 세상 모든 동물 중에 유일하게 사람만이 아종을 허락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공포로 무장하고, 사랑으로 연대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과 소통하는 능력에 대한 갈망 역시 바로 공포의 감정에서 출발했다고 봤습니다. 이러한 태고의 인간들이 벌이는 약육강식의 싸움이 아스달의 세계관이고 엄밀한 의미에서 그것은 현대의 사람들도 똑같이 벌이고 있는 중이라는 점에서 태고의 이야기지만 현재가 보이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드라마가 되기를 희망합니다.2. 드라마 제작(및 연출) 관련 Q. 각 배우들의 캐스팅 동기, 각각 캐스팅에서 중요한 섭외기준이 궁금합니다 A. 제가 배우를 캐스팅하는 기준은 단 하나입니다. 그 역할에 맞는 이미지와 연기력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다행스럽게도 저와 작가님들이 가장 먼저 생각한 배우 분들이 흔쾌히 참여해 주셨습니다. 큰 돈을 들여 드라마를 찍는다는 것은 실패할 경우의 위험도 커지는 것이므로 배우들에게도 큰 부담입니다. 그 동안 한국에서 잘 되어왔던 검증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닐 경우는 더더욱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아스달 연대기의 캐스팅 제의에 응해주시고, 혼신의 연기를 보여주신 아스달 연대기의 모든 연기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Q. 역사적으로 따지면 청동기 시대인데 긴 쇠사슬 같은 무기가 나오고 의상에도 고도의 기술이 들어가서 어색해 보인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전문가의 고증을 거친 것인가요? 일각에서 미드, 영화, 애니메이션 등과 유사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아스달 연대기의 공간적 배경은 ‘아스’ 라는 가상의 대륙이고, 시대적 배경은 청동기 시대입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문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시기는 태고의 자연 환경과, 발달된 청동기 문명의 화려함을 모두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양차가 사용하는 청동추의 사슬은 당연히 청동 사슬이고 끝에 달려있는 것도 청동추 이므로 (당시로 보면 무지 비싼 무기였겠지만) 시대에 아주 불가능한 무기는 아닙니다.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실제로 구약성서를 비롯한 여러 고대 문헌에 청동사슬에 대한 내용이 존재하는 것을 알게되어 드라마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서에 삼손을 바빌론으로 끌고 갈때 삼손을 힘을 쓰지 못하도록 묶은 것이 청동사슬입니다) 우리가 본적도 없고, 사료로도 남아 있지 않은 당시의 건축물과 복식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우리에게는 이른바 ‘아스 양식’이 필요했고, 이를 시청자가 그럴 법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논리도 필요했습니다. 아스 대륙은 가상의 대륙이지만, 갑골문 시대의 중국 문자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동양 어딘가의 대륙이었을 것으로 설정했습니다. 기후는 온대기후. 중국풍이나, 우리나라 삼한시대 드라마에 썼던 의상과 건축물이 나온다면 그보다 수천 년 이상 앞선 문명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반면 서양은 이집트 문명이나,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같은 청동기 문명의 건축물과 이미지가 많이 남아있고, 극화된 콘텐츠도 많아 청동기 문명의 모습을 연상할 때 쉽게 위의 문명들이 떠오른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양과 서양 문명 사이 어딘가 존재했을 법한 문명 양식을 찾고 싶었습니다. 화면에 ‘동양 문명과 서양 문명의 초기 모습이 함께 보인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스달 연맹궁은 중국 홍산 문명의 원형 제단과, 터키 괴베클리테페의 T자형 돌기둥, 첨성대 모양의 구조물, 메소포타미아 지구라트의 길고 높은 계단 등 동서양의 건축 양식들이 혼재 돼 있습니다. 괴베클리테페는 문명단계상으로는 신석기 문명이지만 불가사의한 건축기술을 보여주고 있고, 첨성대 역시 기본적으로는 신라시대 건축물이지만 그 이전과 이후로도 비슷한 모양의 건축물이 없다는 점에서 그 원류가 아스달에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습니다. 한자 문명권으로 봐서 연맹궁, 대신전 등의 주요 건축물은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원리 즉 원과 사각형의 기하학적인 조화를 추구하도록 했습니다. 연맹궁에 대해서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건축물, 의상, 소품, 분장, 미용 등 미술영역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의 혼재된 느낌을 위해, 수많은 역사적 자료와, 영상 콘텐츠를 참고했고 위와 같은 회의를 거쳤습니다. 일부 기존 작품과 유사하다는 평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 여러분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을 준비하면서 본적 없는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매번 위와 같은 조사와 회의를 거쳤고, 그 과정에서 연출자와 스탭은 누구도 쉽게 어떤 콘텐츠를 따라하자는 시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덧붙여, 위에서 말씀드린 동양과 서양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아스 양식’에서 아스달 서민들의 옷과 분장에 비해 지배계급의 복식은 조금은 더 서양 쪽의, 시대에 비해 발달된 모습을 띄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동양의 복식에 가깝게 설정한다면 삼국시대를 다룬 기존 우리나라의 사극 양식이 연상되어 그보다 몇 천년 앞선 청동기 시대와 차별화될 것 같지 않았고 그렇다고 중국이나 일본풍의 옷을 입을 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서양 고대 문명의 화려한 복식을 조금 더 참고하고 여기에 동양적인 요소가 조금씩 들어가 있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청동기 시대에 이미 비단 등 다양한 옷감으로 옷을 지을 수 있었고, 청동뿐 아니라 금, 은, 보석 등 다양한 소재의 세공기술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옷과 장신구의 재단 및 세공수준이나 모양은 어쩔 수 없이 더 아름다운 쪽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어 드라마 배경보다 더 후대에 등장하는 옷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름답고 화려하면서 동양적인, 그러면서도 동양, 삼국 어느 한 나라에 치우치지 않는 ‘아스 지배 계급의 의복 양식’을 만들어 보려 했던 초창기의 목표에서 조금은 익숙한 모습의 복식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특히, 태알하의 의상은 해족이 멀리 레무스라고 하는 발전된 문명세계에서 왔다는 설정으로 조금 더 앞선 단계의 의상과 장신구가 사용되었습니다. 수메르를 거꾸로 읽은 레무스야말로 대표적인 백워드 아나그램입니다. 수메르는 공식적으로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 할 수 있는데, 스스로를 검은 머리 사람들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작가님들은 수메르에서 우리나라쪽으로 이동한 어떤 무리들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했고, 그것이 해족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서양에서 왔으나 머리는 검고, 복식은 서양풍인 설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Q. 큰 액수의 제작비가 계속 회자되었는데 부담스럽진 않으셨는지요 A. 네 당연히 부담스럽습니다. 일단 회자되고 있는 제작비는 맞지 않은 액수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역대 한국 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알려진 제작비가 높으면 ‘들인 돈에 비해 어떻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므로 홍보를 위해 제작비 규모를 알리는 제작사는 없습니다. 스튜디오 드래곤이 상장기업이다 보니 회사의 큰 돈이 움직이는 부분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공개를 해야 하는 과정에서 400억 남짓한 정도의 규모가 알려졌고, 예정된 것보다 촬영 일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여러 사람의 추측을 거쳐 지금의 액수까지 커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큰 돈을 들여서 드라마를 찍는 것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르의 드라마가 아니라 더더욱 위험이 큰 프로젝트입니다. 이 때문에 프로듀싱의 영역이 중요했습니다.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재원을 조달하고, 이를 다시 회수할 방법을 미리 마련해 두어 위험을 최소화 하는 것이 프로듀싱의 기본이고 스튜디오 드래곤의 프로듀서팀들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드라마의 제작비는 18부 전체에 걸쳐 고루 쓰였습니다. 종종 드라마 초반에 많은 물량을 투입하고 이후 용두사미가 되는 케이스도 있는데, 아스달 연대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끝까지 보시고 판단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제작비에 비해 소품과 CG가 아쉽다는평, 두 부분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지요 A.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알려진 제작비는 업계의 추정치이므로 맞지 않는 액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드라마 최고 수준의 제작비가 들어간 것에 비해 소품과 CG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스달 연대기에 참여한 모든 스탭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고여서 같이 할 것을 부탁드렸고, 촬영을 하면서 최고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준비한 미술팀과 VFX팀의 문제라기 보다는 그렇게 준비하도록 한 연출의 문제입니다. 물론 전문 스탭들은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연출자와 이야기해왔고, 저 역시 그분들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많은 것을 믿고 맡겨 왔지만, 기본적으로 큰 틀의 컨셉을 잡은 것은 연출이기 때문입니다. - 소품 아스달에 등장하는 소품은 위에서 말씀드린 회의를 거쳐 소품 스탭들이 일일이 만들어 내거나, 어렵게 구한 것들입니다. 청동기 시대이므로 아스달에 등장하는 청동 무기나 제례의식에 사용되는 도구들 모두 사전 자료조사를 거쳐 디자인 된 것들입니다. 한 세계의 소품을 모두 마련해야 하는 만큼 그 양과 질을 맞춰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의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습니다. 소품에 대해 까다로운 제가 보기에도 완성도가 높은 소품을 준비해준 소품팀에게 저는 경의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시청자 분들이 아쉬움을 느끼시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컨셉을 잘못 잡은 탓입니다. 죄송합니다. 대흑벽을 오르내리는 데 사용한 ‘도르래’ 기술은 지레, 쐐기, 바퀴 등과 함께 단순기계(simple machine)에 속합니다. 단순 기계란 선사시대부터 인류가 이용해온 도구를 말합니다. 동네 마다 있던 우물의 두레박의 원리가 도르래라는 점에서 도르래의 원형이 되는 물건은 청동기 시대에 있었을 것으로 상상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도르래 기술을 이용해 승강기를 만든다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엄밀히 말해 우리나라에서 도르래를 사용한 거중기가 만들어진 것은 조선 후기에 정약용에 의해서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드라마 안에서 보여진 것 같은 승강기가 존재했을 가능성은 당연히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만, 가상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고, 해족이 극중 발달된 문명세계에서 넘어온 첨단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씨족으로 설정된 만큼 드라마적인 상상력을 발휘하면 드라마 속에서는 가능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 CG 아스달의 CG는 아스대륙과 아스달성, 연맹궁, 거치즈멍 그리고 대흑벽, 소금사막, 신성한 나무, 예쁜 물가, 폭포 등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표현하는 데 쓰였을 뿐 아니라 늑대, 곰, 뱀, 황소, 말 등 동물들의 연기를 표현하기 위해서도 쓰였습니다. 이 중에는 비교적 아쉬운 상태로 방송이 된 부분도 물론 있지만 시청자들께서 CG인 것을 눈치 못 챌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CG들도 많습니다. CG는 단순히 기술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기획 단계, 촬영 단계, 후반작업 단계에서 연출, 촬영, VFX부서의 스탭들 간에 긴밀한 협의와 부단한 노력, 그리고 충분한 작업 시간을 거쳐야 완성됩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처음 기획단계부터 두 분의 VFX 슈퍼바이저가 헌신적으로 CG업무를 진두 지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물에 대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지만, 그중 일부라도 시청자 여러분께서 만족하시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두 연출의 탓입니다. 3. 편성 관련 Q. ‘아스달 연대기’는 파트별 6회씩, 총 3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파트3 작업은 얼마나 진행됐는지, 이같이 분리편성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A. 모든 촬영은 첫방송 시작전에 종료되었으며, 현재는 파트3의 후반작업이 진행중입니다. 파트1,2가 아스달 중심의 이야기라면 파트3는 아스 대륙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미드로 본다면 시즌 2의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분리 편성을 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김영현 작가님께서 말씀하셨듯, 아스달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이 좀더 친숙해진 이후에 더 확장된 공간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더욱 박진감 있는 이야기를 잘 표현하기 위한 후반작업 시간이 더 생긴다는 또 다른 장점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Q. 시즌2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신가요. 저 역시 궁금합니다.^^ 4. 기타 Q. SNS에 남긴 심경글의 의미는 뭘까요 (첫 방송 직후 SNS에 게재하신 장그래 대사 인용글) ‘나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한 것이 실제 ‘아스달 연대기’ 반응에 대한 심경이었는지요 A.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 감독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매 씬, 매 컷 쉬운 것이 없네요” 그 동안 스탭, 연기자 모두 힘을 합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찍었고, 이미 촬영은 모두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드라마 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양도 많은 후반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더 열심히 잘 해서, 어렵게 찍은 씬들 고생한 보람이 있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쓴 글입니다. 드라마의 모든 회차가 끝나고 나서 후회 없도록 하자는 의미였습니다. Q. ‘아스달 연대기’는 김원석 감독님에게 어떤 의미입니까. A. ‘한계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전에 없었던 새로운 작품을 하는 소감, 목표가 있다면 A. 이러한 시도가 앞으로 더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5. Part2, 3 관련 Q. 쿠키 영상이 매우 흥미로워 쿠키영상을 기다리는 시청자들도 많습니다. 쿠키영상을 도입하셨던 이유가 있을까요. A. 내,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언제나 불안했던 아스달 시민들은 신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신의 말씀을 듣기위해서는 제관을 통해야만 했습니다. 제관의 직무를 독점하던 아사씨는 자신들만의 창세신화를 만들어 시민들의 의식을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막강한 권력을 악용해 정적을 무너뜨리고, 부를 축적해왔습니다. 위와 같은 각 씨족의 이해관계라든지, 창세 신화, 리산과 아사신의 이야기, 아라문 해슬라 전설, 칸모르, 뇌안탈 등의 배경 지식을 더 잘 알면 드라마를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Q. 송중기의 1인 2역(은섬/사야)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전혀 다른 캐릭터인 은섬과 사야를 연출하는데 있어서 감독님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셨나요. A. 은섬은 이아르크에서 자연을 맘껏 뛰놀며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랐고, 사야는 필경관의 탑에 갇혀 햇빛도 제대로 못보고 외롭게 자란 인물입니다. 일란성 쌍둥이지만 두 극단의 환경에서 자란, 그래서 너무 다른 인물이 잘 표현 되었다면, 이는 전적으로 송중기씨의 노력 덕분입니다. 우선 은섬 씬을 찍기 위해 송중기씨는 몸의 부피를 키워 근육질로 만들었고, 이를 단기간에 근육을 빼고 사야의 몸으로 만드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근육질의 은섬보다 훨씬 말랐을 것이 분명한 사야를 표현하기 위해 몸 대역을 쓸까 고민도 했었지만, 연기자가 깜짝 놀랄 정도로 몸을 다르게 만들어 와서 본인으로 찍을 수 있었습니다. 몸 뿐 아니라 목소리와 말투, 눈빛에 이르기까지 연기자가 너무 디테일하게 다르게 준비해와서 연출자 입장에서는 그저 흐뭇하고 감사하게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Q. 파트2에서도 다양한 CG와 시각 효과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또 강렬한 엔딩 또한 많이 회자 되었고요. 감독으로서 파트2 촬영당시 가장 공들였던 씬이나 인상 깊었던 씬이 있다면 어떤 장면일까요 A. 가장 인상깊은 씬은 언제나 가장 힘들게 찍었던 씬인 것 같습니다. 거의 모든 장면이 다 힘들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꼽기 어렵지만 파트2에서는 12회 엔딩인 신성재판 장면과, 돌담불 촬영이 가장 생각이 납니다. 특히 돌담불 깃바닥씬을 찍을 때는 진흙을 퍼올리는 설정상 세트 내부에 물이 고일 정도의 진흙을 깔아 놓고 찍었는데 물이 고여있다보니 하루만 물을 갈지 않아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고, 연기자들 피부에 발진도 나고 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을 사리지 않고 진흙바닥에 뒹굴어가며 열연을 보여주신 배우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Q. Part2에서 은섬 사야를 비롯해 타곤, 탄야, 태알하 등 각 주인공이 운명적인 변곡점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또 새로운 인물들도 많이 등장했고요. Part 3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인물관계나 연출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은섬은 사트닉의 유언을 실행하기 위해 주비놀 산장을 찾았다가 새로운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본인 스스로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잠재력과 운명을 깨닫게 되고 탄야와 와한족 사람들을 구하러 갈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됩니다. 탄야 역시 아스달의 대제관 아사탄야로서 타곤과 태알하 등의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연맹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자신만의 힘을 기르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타곤과 태알하, 그리고 아스달 부족 연맹이라는 기성 권력에 맞서는 과정이 Part3의 중심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타곤과 태알하는 모두 아버지로부터 이용당하고 학대당한 아픔을 공유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탈출구로서 권력 의지를 키워온 캐릭터입니다. 두 사람은 정치적 동지이자 ‘서로를 위해 죽지 말자’고 맹세할 정도로 서로를 마음에 품은 사이입니다. 아사론과 미홀이라는 구세대 권력이 마지막 발악을 하지만, 타곤과 태알하는 끈끈한 동지애와 팀웍을 바탕으로 굳건한 자신들의 권력 기반을 만들어 나갑니다. 그러나 밖으로는 은섬과, 탄야, 사야의 세력이 성장하면서 위협이 되고, 안으로는 절대 권력을 향한 두사람의 욕망이 충돌하는 위기를 겪게 됩니다. 타곤과 태알하 둘의 관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봐야할 점은 욕망에 충실한 이 두 캐릭터가 내뿜는 에너지와 이를 표현하는 두 연기자의 혼신의 연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Part3가 9월 7일 돌아오는데요. Part3을 더욱 즐길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세상을 끝낼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은 결국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세상을 열 운명을 타고났다는 말일 것입니다. 은섬, 사야, 탄야가 자신들의 운명에 따라 전설을 쓰기 시작하는 단계가 Part3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껏 스스로 한계에 부딪치며, 시행착오를 거쳐 성장해온 은섬과 탄야가 어떻게 세상을 바꿀 힘을 얻어 가는지, 정치적 동지이자 연인인 타곤과 태알하는 ‘사랑’과 ‘권력욕’ 이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욕망사이에서 어떤 행보를 할지, 꿈으로 연결된 은섬과 사야는 어떻게 서로를 알아갈지, 대전쟁과 대사냥에서 살아남은 뇌안탈들은 어떻게 ‘사람의 시대’를 살아낼지... 등등 Part1,2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됩니다. “혼돈...! 일단 즐기시길! 흔들리는 모든 것은 결국 멈추는 법이니.” 극중 사야가 극도의 혼란을 일으키며 타곤을 위기에 빠뜨리고 한 말입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직전의 혼란스러운 세상, 그 안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는지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본격 판타지 드라마라기 보다는 가상 역사 드라마에 가깝습니다. 문명의 태동기에 국가와 영웅이 탄생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가도 영웅도 쉽게 탄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동안 주인공들이 역경과 아픔을 겪어왔습니다. 이제 그들이 강해져서 우뚝 서는 이야기가 Part3입니다. 이전에 없었던 드라마, 인류 역사의 기원을 다루는 드라마, 고대 인류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라는 가치에 스탭과 연기자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해 촬영했습니다. 조금 부족해 보이시더라도 버리지 않으신다면 새롭고 다양한 드라마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6. 제작환경 관련 Q. ‘아스달 연대기’ 현장에서 발생한 제작환경 이슈에 대해 연출로서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A. 질문에도 있듯이 연출로서, 현장에서 나오는 모든 얘기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어려운 상황의 스탭들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 기울였어야 했는데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한 아스달 연대기의 연출부, 제작부는 현장 스탭들이 제작 가이드 안에서 일하고, 로테이션 할 수 있도록 노력했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회사도, 저도 열심히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더욱 철저히 지켜질 것이라 믿습니다. Q. 현재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과 개선 움직임에 대한 김원석 감독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현재 제작환경 상황과 향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A. 반드시 제작환경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저는 주로 한 팀으로만 촬영을 해 왔는데 주당 2회 방송이 바뀌지 않는 한, 한 팀으로 촬영하는 것은 앞으로 쉽지 않은 시스템일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모든 촬영은 미리A,B팀을 나누어 준비하고, 기술 스탭 뿐 아니라 미술 스탭도 반드시 로테이션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힘든 상황에 처한 스탭이 없는지 철저히 챙기겠습니다. Q. 고발 관련 현재 어떻게 상황이 풀리고 있는 것인지 A.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 부분에 대해서는 촬영 당시 근로감독관이 현장에 나와 조사했고 현재 심리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촬영 현장에서 뭔가 갈등상황이 드러나게 있었던 적은 없었지만, 매우 힘든 상황에 처했던 스탭이 있었고 그 분 혹은 그분들이 어려움을 호소해서 위 단체가 고발을 한 것이므로 연출로서 당연히 책임을 느끼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Q. ‘아스달 연대기’ 촬영 중 발생한 스태프들의 촬영환경 제보 이후 촬영현장의 변화는 무엇이었습니까 A. 스탭 제작환경 문제가 불거진 후 더욱 철저하게 A,B팀을 나누어, 하루 촬영시간이 14시간이 넘어갈 경우에는 아예 낮씬과 밤씬을 나누어 하루에도 A,B팀을 돌리도록 했습니다. 로테이션 문제가 제기됐던 미술 스탭에 대해서도 반드시 로테이션이 되도록 권고하고 지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회사의 구체적인 입장 발표문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긴 답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전문] 차오름, 양호석 폭로 “바람피우고, 유부녀 만나면서..”

    [전문] 차오름, 양호석 폭로 “바람피우고, 유부녀 만나면서..”

    머슬마니아 출신 피트니스 모델 양호석이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 차오름을 폭행한 혐의에 대해 인정한 가운데, 차오름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9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변성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양호석은 폭행 혐의를 인정하면서 “차오름이 술집 여종업원에게 무례하게 굴었다”면서 “먼저 욕을 하고 나에게 반말한 것이 폭행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양호석은 “10년 동안 차오름을 좋은 길로 이끌어주려고 노력했지만, 제가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면서 멀어진 사이에 운동 코치를 한다던 차오름이 깡패들과 어울려 속이 상했다”면서 “차오름이 지방에 내려가 피겨스케이팅 관련 일을 한다고 해 이사비용도 대줬는데, 이사도 하지 않아 그간 감정이 많이 쌓였다. 10년 된 형에게 덤벼들고, 만약 때리지 않았다면 내가 맞았을 것”이라며 호소했다. 이어 차오름과 합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사건 관련 기사가 쏟아지자 차오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발끈했다. 차오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폭력 인정하고 당당하게 벌 받으면 더 이상 연관 짓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지막까지 날 실망시킨다”면서 “언론 플레이 하지 말쟀지? 폭로전? 해보자”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양호석 관련 사생활 폭로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네가 안 때렸으면 내가 때렸을 거라고? 난 너 때릴 생각도 없었다. 인정해라. 깡패 친구들? 그래서 너 돈 받고 피티했냐. 입만 열면 거짓말에 자기 합리화네”라며 “너랑 나랑 원래 반말하던 사이였고, 10년 전부터 문신 있었고 나 국가대표 두 명 만들었다. 10년 알고 지내서 알고 그랬으면서 무슨 헛소리야. 정신 차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양호석은 지난 4월 23일 오전 5시 40분경 서울 강남 소재의 한 술집에서 차오름을 폭행해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다음 공판 기일은 다음 달 29일이다. 다음은 차오름 인스타그램 전문 주변 사람들 내 가족들이 그래도 좋게 마무리 지라해서 난 니가 폭력 인정하고 당당하게 벌 받음 민사니 뭐니 더이상 너랑 연관짓지 않으려 했는데 역시나 넌 마지막까지 날 실망시키는구나. 언론 플레이 하지 말쟀지? 건드렸지? 여종업원. 무례하게 해? 이사비용? 20줬냐? 내가 너한테 한 게 더 많을 텐데 니 나이 감은 거 감싸주고 바람 피운 거 감싸주고 니 뒷바라지하고 그리고 룸살롱 가기 싫다 고하는 거 데려갔지 문신? 요즘 다하지 깡패? 내가 깡패고 깡패 친구들이랑 어울려? 10년 동안 재워주고 먹여줘? 내가 니 똥 닦아준 건 유부녀 만나면서 돈 뜯고 여자친구 있으면서 바람 피우고 여자랑 자고 한 건? 너 무덤 계속 파네. 폭로전? 해보자. 너 낱낱이 다 까줄게. 너 그동안 니 할 일 다 하고 지냈잖아. 사건 뒤로 또 룸살롱 가고 너 옛날에 불법해서 내 통장 가져갔잖아. 시합 전날도 도박하고 다 했잖아. 니 주변 깡패 없어? 또 이미지 관리하네. 너 그 술집도 여자 보러 나 데리고 간 거잖아. 왜 영어 해. 내가 안간다 안했어? 너 모든 거 다 폭로 해줘? 인정해 그냥. 내 잘못? 내친구들 깡패인거? 너가 나 때린 게 그 이유라고? 정신차려. 너가 나 안 때렸으면 내가 때렸을 거라고? 너 복싱 전국 체전 2위라메. 또 구라야? 난 너 때릴 생각도 없었어. 인정을 해. 그냥 그리고 깡패 친구들? 그래서 너 걔네한테 돈 받고 피티했어. 입만 열면 거짓말에 자기합리화네. 그리고 너랑 나랑 원래 반말하던 사이였고 10년 전부터 문신 있었고 나 국가 대표 애들 두 명 만들었어. 10년 알고 지낸 ○○가 알면서 그랬으면서 뭔 헛소리야. 정신 차리세요.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부 seoulen@seoul.co.kr
  • ‘소설’ 다시 페미니즘을 소환하다

    ‘소설’ 다시 페미니즘을 소환하다

    국내외 페미니즘 소설 출간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나이지리아부터 브라질까지 국적도 다양하다.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페미니즘 담론에 대한 관심과 서점가 큰손인 20~40대 여성들을 향한 공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여성작가들의 예전 소설을 페미니즘에 입각해 재해석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가장 뜨거운 페미니스트’ 아디치에 최근 민음사가 출간한 장편소설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나이지리아의 페미니스트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42)의 데뷔작이다. 아디치에는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라는 주제의 테드(TED) 강연으로 유튜브 등에서 550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이 시대 가장 뜨거운 페미니스트다. ‘보라색 히비스커스’는 가부장제 아래 억압받던 나이지리아 상류층 가정의 10대 소녀가 서서히 정신적 독립을 꾀하는 과정을 그렸다. 주인공 캄빌리의 아버지는 식음료 사업체와 진보 성향 언론사를 소유한 지역 유지이지만, 집에서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폭군이다. 캄빌리 어머니는 가정폭력으로 아이를 유산했고, 캄빌리는 아버지 말에 꼼짝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빠 자자가 아버지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습에 캄빌리는 떠올린다. ‘지금 내게 오빠의 반항은 이페오마 고모의 실험적인 보라색 히비스커스처럼 느껴졌다. 희귀하고 향기로우며 자유라는 함의를 품은. …원하는 것이 될, 원하는 것을 할 자유.’(27쪽) 이페오마 고모는 가난한 지역에서 어렵게 살지만 캄빌리네 가족보다 풍요로운 자유를 누리는 인물이다. 2015년에 국내 출간된 작가의 대표작 ‘아메리카나 1·2’도 표지를 바꿔 재출간됐다. 나이지리아 소녀가 흑인이자 여성, 취업 준비생으로서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책을 펴낸 허주미 민음사 편집부 차장은 “해외 출판 관계자들을 만나도 늘 화두는 페미니즘”이라며 “국내 페미니즘 담론의 주축은 10~20대 여성들인데 아디치에의 소설은 10대 소녀의 성장담을 그리고 있어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작가 사후 페미니즘 소설 재조명도 ‘남미의 버지니아 울프’ 클라리시 리스펙토르(1925~1977)가 쓰고 소설가 배수아가 옮긴 소설집 ‘달걀과 닭’(봄날의책)은 재조명을 받고 있다. 특정 구조나 플롯 없이 예측할 수 없는 부조리와 돌연함으로 번뜩이는 짧은 단편들은 어쩔 수 없이 그의 개인사와 결부시켜 읽게 된다. 고향 우크라이나에서의 대학살을 피해 불과 생후 2개월, 브라질로 이민 간 리스펙토르는 가난한 유대인 집안의 딸로 어디서나 ‘소수’였다. 외교관의 아내라는 타이틀을 벗어나 작가로 살기 위해 일찍이 남편 곁을 떠났다. 두 아들과 자신의 생계를 위해 분투하면서도,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평가절하되는 환경 속에서도 끝끝내 펜을 놓지 않았다. ‘달걀과 닭’ 속 짧은 단편 ‘암탉’은 ‘그것은 일요일의 암탉이었다. 아직은 살아 있는데, 아침 9시밖에 안 되었기 때문이다’(90쪽)로 시작해서 ‘어느 날 그들이 암탉을 죽인 후, 암탉을 먹었으며,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르기 전까지는’(94쪽)으로 끝을 맺는다. 옮긴이의 말에 배 작가는 이 문장이 마치 “어느 날 그들이 그녀를 죽인 후, 그녀를 먹었으며, 그리고 세월이 흐르기 전까지는”처럼 읽혔다고 썼다. 페미니즘을 거명하지 않고 페미니즘을 말하는, 스타일리시한 소설이다.●“변한 게 없다”… 다시 펜 든 젊은 작가들 한국에서는 20~30대 젊은 작가 6명이 펴낸 소설집 ‘새벽의 방문자들’(다산북스)이 눈길을 끈다. 2017년 소설가 조남주·손보미·최은영 등이 참여한 페미니즘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의 후속 격이다. 장류진·하유지·정지향·박민정·김현·김현진 등 젊은 소설가 6인이 성매매, 스쿨 미투 등을 고발했다.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촉발한 산문 ‘질문 있습니다’를 쓴 김현 시인은 수록작 ‘유미의 기분’의 작가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여전히 아무도 모르는 피해의 이야기를 생존의 이야기로 바꿔 쓰고 있는 이들에게 마음을 전한다. 계속 말하겠다.’(227쪽)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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