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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저금리시대 금융사 CEO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 들어보니

    초저금리시대 금융사 CEO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 들어보니

    ‘쥐꼬리 이자’로 재테크족 통장엔 볕 들 날이 없다. 재테크 고수도 울고 갈 초저금리 시대에 은행·증권·보험 등 쟁쟁한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어떻게 자산을 굴릴까. 금융사 CEO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봤다. 권선주(60) 기업은행장은 ‘일석이조’의 재테크 전략을 추구한다. 권 행장은 유동자산의 70%는 예적금 및 채권, 나머지 30%는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특히 권 행장은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기업은행에서 조달 재원으로 활용하는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에 주로 투자한다. 2일 기준 1년 만기 중금채 금리는 2.15%이다. 중금채는 국채 수준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저위험 상품인 동시에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플러스 알파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영아 기업은행 수석애널리스트 과장은 “중금채 만기는 1년에서 10년까지 다양하지만 올해 있을 미국의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1년 만기 위주로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권 행장의 남다른 재테크 비결은 또 있다. 이사를 다닐 때 주택의 매도·매수를 한날 한시에 처리하는 것이다. 기존 주택이 처분되지 않은 탓에 일시적 1가구 2주택 소유자들이 불필요한 금융비용을 지출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권 행장은 “부동산 중개업소에 집을 동시에 매도·매수하겠다는 조건을 걸어 두면 귀신같이 거래자를 연결해 준다”며 “매수자 우위시장(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은 시장)에서는 어렵지 않은 매매 전략”이라고 귀띔했다. 김정태(64) 하나금융 회장은 부동산보다 금융자산을 선호하는 ‘무주택자’다. 김 회장은 금융자산을 정기예금 25%, 보험·연금·채권 등 30%, 주식 및 투자상품 35%, 유동성예금 및 기타 10%로 분산해 놓았다. 금융사 CEO 중 가장 이상적인 포트폴리오 소유자다. 바쁜 업무 탓에 재테크를 하나은행 프라이빗뱅커(PB)에게 일임한 덕분이다. 집을 사지 않는 이유는 명쾌하다.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집값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판단해서다. 물론 그렇다고 그가 일반 무주택자와 처지가 같은 것은 아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전셋값만 10억원이 넘는다. 그렇더라도 전체 총자산 중 부동산(전셋값) 비중이 50%가 안 된다. 또래 연배의 대부분이 재산의 70~80%를 부동산에 ‘깔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금융권의 한 PB는 “은퇴 시점에는 전체 자산의 부동산 비중을 5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며 “(김 회장의 경우) 고가 전세는 수요가 많지 않아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할 걱정이 크지 않고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세금도 절약할 수 있어 영리한 재테크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열(64) 한국은행 총재도 ‘지식’을 재테크에 접목한 경우다. 이 총재는 지난해 3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2012년 말 기준 7개 저축은행에 3억 5530만원(평균 4441만원)을 분산 예치한 사실이 알려졌다. 일부 고객들이 “저축은행은 불안하다”며 무작정 멀리하는 것과 달리 예금자보호법상 최대 5000만원까지는 원리금이 확실하게 보호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저축은행에 분산 투자를 한 것이다. 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도 2.5~2.8% 수준으로 시중은행(1.8~2.1%)보다 높다. ‘원리금 보호’와 ‘고금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합리적 선택이라는 게 대체적 견해다. 한동우(68) 신한금융 회장은 여유 자금의 상당 부분을 연금저축에 투자하고 있다. 이광구(59) 우리은행장도 금융자산의 25%를 높은 이자의 양로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반면 윤종규(61) KB금융 회장은 세(稅)테크 차원에서 10년 이상 비과세 연금저축을 선호한다. 회계사 출신다운 면모다. 스스로 “평생 공무원 생활만 해 재테크에 소질이 없다”고 말하는 임종룡(57) 농협금융 회장은 여유 자금을 예·적금과 펀드에 절반씩 투자하고 있다. 금융사 CEO라 해도 임기 중에 재산을 크게 증식하기는 어렵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CEO들의 고액 연봉이 종종 도마에 오르지만 영업을 위한 접대나 임직원 경조사를 일일이 챙기다 보면 사비가 들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아 돈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동부건설 정상화의 길 가시밭길

    동부건설 정상화의 길 가시밭길

    동부건설 동부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채권 금융기관의 피해 규모는 물론 동부그룹 다른 계열사로 부실이 전이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은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당장 상당한 규모의 충당금을 새로 적립해야 하는 등 부담을 지게 됐다. 법정관리가 워크아웃보다 유연하지 않고 오래 걸리는 만큼 동부건설 정상화의 길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동부건설 부실화가 예견됐던 만큼 당장 금융시장에 미치는 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협력업체 연쇄 부실화 등을 막기 위해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투자자와 협력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31일 워크아웃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산업은행 측으로부터 비협약채권 비중이 크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가진 채권 규모는 협약채권 570억원, 비협약채권 838억원 등 1408억원으로, 전체 금융채무의 40%에 달한다. 산업은행은 이번 법정관리 신청으로 약 100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하게 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의 협약채권액 규모도 946억원에 달해 은행권의 충당금 적립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융기관이 추가로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은 흡수 가능한 규모이며 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이 아닌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추가 자금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어 동부건설의 조속한 정상화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달 31일 동부건설이 서울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을 함에 따라 법원은 1개월 안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재무구조와 회생 가능성에 관한 조사와 보고를 거쳐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할 경우 본격적인 회생 작업에 돌입하게 된다. 앞서 지난 9월 채권단이 동부건설에 대한 실사를 마친 결과, 존속가치가 2조 4000억원으로 청산가치(1조 8000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실사보고서는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가정할 때 동부건설 회생에 필요한 자금액을 1700억원, 가장 나쁜 전망을 가정할 때 필요 자금액을 7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채권단은 동부건설에 1천억원을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향후 5년 동안 소요될 자금의 50% 이상을 계열사나 계열주인 김준기 회장이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상황이었다. 동부건설이 이런 확약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자 채권단도 지원을 거부하고 결국 법정관리 신청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향후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에 대한 전망이 달랐던 점에서 채권단과 동부건설간 이견이 발생한 것”이라며 “계열사나 계열주의 부담을 명시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 지원금액은 대부분 비협약채권을 상환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동부건설 법정관리 신청이 다른 계열사의 부실로 급속히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동부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오래전부터 예견된 데다 다른 계열사들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가 가장 먼저 찾아온 동부제철은 앞서 지난해 7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하에서 강도 높은 정상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법정관리 신청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금융계열사의 지주사격인 동부CNI는 최근 정보기술(IT) 분야 사업부문을 매각해 900억원을 확보한 데다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매각을 추진 중인 동부하이텍은 꾸준한 영업이익을 내는 데다 부채가 장기차입금 위주여서 유동성 위험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화재와 동부생명은 총 414억원의 동부건설 BW 및 공모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산 규모와 자기자본 비율을 고려할 때 건전성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동부메탈의 경우 당장 큰 위험은 없지만, 4월 500억원, 5월 320억원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어 부실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부건설 법정관리 신청으로 당장 다른 계열사가 추가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의 위험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국 “동부건설 위기, 그룹 타 계열사 위험 전이 가능성 낮아”

    당국 “동부건설 위기, 그룹 타 계열사 위험 전이 가능성 낮아”

    당국 “동부건설 위기, 그룹 타 계열사 위험 전이 가능성 낮아” 금융당국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동부건설 사태가 동부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위험 전이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일 “동부건설은 동부그룹 내 계열사와 내부거래·자산거래가 거의 없어 동부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다른 계열사로 옮아 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동부그룹 제조계열사의 지주사격인 동부메탈의 경우 채권단과 1월까지 채무연장계약을 체결한데다 4월 500억원, 5월 320억원의 회사채 만기 도래를 앞두고 있지만 이 역시 채권단과 연장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룹 지배구조상 김준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동부메탈에 대해서만큼은 살려야 한다는 의지가 있고 2016년까지 매각하기로 산업은행과 조율이 된 상태여서 채무연장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동부CNI는 금융IT부문 자회사를 매각해 900억원을 확보해 유동성에서 벗어나 있다. 동부하이텍은 매각 실패로 흔들리고 있지만 차입금이 2016년 이후 도래해 당장 급한 불은 없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동부건설이 가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은 김포 풍무지구에서 대우건설과 함께 진행 중인 아파트 건설공사가 있지만, 대우건설이 위탁시공을 하도록 계약상 명시돼 있고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을 받아 완공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동부건설 법정관리를 계기로 금융사별로 현재 유동성 문제가 심각한 기업을 파악한 결과 수면으로 올라온 업체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내수침체, 유가 하락 등 경기여파로 올해 기업의 경영·재무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동부건설이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인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하자 협력업체 동반부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동부건설의 협력업체 상거래 채무는 1713개사, 3179억원이며 채권금융기관의 여신규모는 2618억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러시아 쇼크] “러시아 금융 쇼크에 휩쓸리지 않을 것”“유가 하락 지속되면 안심할 수 없어”

    러시아발 금융시장 충격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달라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안심하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긴급 점검회의를 여는 등 당국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97포인트(0.21%) 내린 1900.16에 마감했다. 9.15포인트(0.48%) 오름세로 시작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를 지켜 내지 못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2원 오른 달러당 1094.9원에 마감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게 된다. 따라서 신흥국, 특히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간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0일 이후 연일 순매도 행진이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 미국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자금 이탈이 얼마나 이어질 것이냐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채권 매입 축소(테이퍼링)를 시사한 지난해 5월처럼 신흥국 양극화가 확대되고 우리나라의 거시안정성이 부각되면 외국인 자금이 되레 원화 자산을 선호할 수 있다”며 “충격이 와도 단기 충격이나 자동차 등의 일부 업종에 국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엑소더스(탈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유가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유가 하락이 계속되고 러시아 문제가 심화되면서 신흥국 간 전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흥국에 전염될 경우 우리나라도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들의 러시아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13억 6000만 달러(약 1조 4704억원)다. 전체 외화 익스포저의 1.3%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주요 신흥 12개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익스포저가 113억 3000만 달러(약 12조 4000억원)로 불어난다. 전체의 10.5% 수준이다. 특히 러시아와 무역 및 금융 관계가 깊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으로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경우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세계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1차 분수령은 18일이다. 기획재정부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끝나는 18일 곧바로 내부 회의를 소집,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이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외환 쪽”이라며 “우리나라의 외환 부문이 상대적으로 건전하다고는 하는데 정말 괜찮은 건지, 외화 유동성과 외채 구조 등을 세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 과식이 부른 비만… 中, 외환보유 감량 작전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달러 과식이 부른 비만… 中, 외환보유 감량 작전

    중국의 외환 보유액이 4조 달러(약 4390조원) 고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3조 8213억 달러였던 외환 보유액이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지난 6월 3조 9932억 달러를 기록해 4조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흘러넘치는 외환 보유로 거시경제 운용에 부담을 느낀 중국 당국이 시장 개입을 줄이며 관망세로 돌아서고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는 바람에 외환 보유액은 감소세로 반전돼 3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4조 달러 돌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외환 보유액 감량 작전’에 돌입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환 보유액이 중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13일 인민은행에 따르면 9월 현재 중국의 외환 보유액은 3조 8877억 달러다. 지난 3분기 들어 10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외환 보유액은 1996년 1000억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06년 10월 1조 달러, 2009년 4월 2조 달러, 2011년 3월 3조 달러를 각각 돌파하며 거침없는 증가세를 보였다. 외환 보유액은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해 비축하고 있는 외화 자금이다. 외환 보유액이 많다는 건 국가의 지급 능력이 그만큼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중국은 대규모 외환 보유를 통해 환율의 급격한 상승을 막아 대외수출 지원에 일조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게 했고 경제의 빠른 성장과 취업, 주민 소득과 재정수입의 증가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그런 만큼 중국의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중국 경제 파워’의 원천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이 ‘금융 아마겟돈’(종말론적 파국)에 대비해 성채를 굳건히 한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황궈보(黃國波) 국가외환관리국 총경제사는 “외환 보유액 4조 달러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대규모 외환 보유액은 환율의 빠른 절상을 막아주고 중국이 국제 금융위기에 대비할 수 있게 해 주며 국가 경제 구조조정에 필요한 양호한 외부 여건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그러나 중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외환 보유액이 많아지면서 통화량이 증가해 통화정책 수단의 선택 폭이 좁아진 데다 거액의 외환 보유액을 안전하게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 경제분석가는 “외환 보유고가 많아지면서 중국 경제에 많은 해결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며 “외환 보유고를 적절하게 투자해 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거시경제 운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중국은 1990년대 이후 해마다 엄청난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 외국 자본의 중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증가하면서 외환 보유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외환 보유액 급증은 달러화의 위안화 환전으로 시중 유동성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중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 대출 규제 등의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 경기 둔화 때 거시경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게 하는 이유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외환 보유액은 결국 위안화로 바뀌어 통화 팽창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거시경제 조정에도 큰 압력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을 지낸 샤빈(夏斌)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 국가경제전략연구원장은 “중국의 외환 보유액으로는 1조 달러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외환 보유액을 굴릴 만한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도 중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한다. 중국이 미국 달러화를 내다 팔아 생긴 돈으로 투자할 만한 곳이 일본 국채 외에는 별로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본 국채 투자는 수익률이 너무 낮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주저앉았다. 특히 일본 국채의 거의 대부분(95%)은 일본 국민들이 쥐고 있는 탓에 중국이 손을 뻗어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쉽지 않다. 다른 아시아 채권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거나 유동성이 부족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은 거액의 이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금융센터가 발간한 ‘중국, 4조 달러 외환 보유액의 허와 실’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외환 보유액을 유지하기 위해 환차손을 제외하고 연간 745억 달러(81조 7414억원)의 이자 손실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에서 비싼 금리로 돈을 빌려 상대적으로 싼 금리를 주는 선진국 국채에 투자해 외환 보유액을 늘리다 보니 금리 차에 따른 이자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중국 인민은행의 채권 발행 금리는 3.5% 안팎인 반면 중국 외환 보유액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금리는 제로(0) 수준이다. 두 나라 국채 금리 차이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연간 400억 달러 이상의 역마진이 발생한다. 장밍(張明) 중국사회과학원 국제금융센터 부주임은 “중국이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인 만큼 중국은 자산 운용에서 미국 국채를 피할 수 없고, 외환 보유 자산 관련 리스크를 모두 제거할 수도 없다”며서 “외환 보유 규모가 확대되면서 관련 리스크는 물론 외환 보유고의 기회비용 및 상각비용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엄청난 외환 보유액 비축은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매수 개입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미국이 외환 보유액 규모를 근거로 중국 정부가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공격하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국 당국이 달러화를 사들일 때 내다 판 위안화는 시중 통화량 증가로 이어져 자산 버블 및 인플레이션 등을 초래하는 한편 그림자금융 등을 통해 은행 대출이 어려운 한계 산업으로 유입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윌리엄 페렉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외환 보유액은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무조건 높게 쌓아 올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만일 중국이 달러를 내다 판다면 세계 금융시장이 붕괴할 수도 있다. 막대한 외환 보유액은 금융시장의 거품을 더했을 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외환 보유고 감량을 위해 해외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해외 직접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의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7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할 예정이라며 지금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연말 중국 국내 투자액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khkim@seoul.co.kr ■기획시리즈 ‘차이나로드’의 연재를 끝냅니다.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만기별 국고채 수익률 보면 경기가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만기별 국고채 수익률 보면 경기가

    사람들은 모두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특히 돈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내가 산 주식이 오를지, 대출받아서 집을 사고 싶은데 앞으로 금리가 어떻게 될지, 근처에 식당을 차리려는데 잘 될는지 등 이유도 다양하다. 이렇게 미래 경제상황을 알고 싶어 하는 것은 정부나 중앙은행의 정책 담당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이들은 경기를 예측하기 위해 수익률 곡선을 꼭 참고한다. 도대체 수익률 곡선은 무엇일까. 우리가 은행에서 가입하는 정기예금은 만기가 1년이냐 3년이냐에 따라 금리가 다르다. 채권 등 금융상품은 신용도 등 다른 조건이 모두 같더라도 만기에 따라 수익률에 차이가 난다. 이처럼 같은 특성을 지닌 채권, 특히 신용위험이 없는 국채의 만기와 수익률의 관계를 그린 곡선 모양의 그림이 수익률 곡선이다. 이런 수익률 곡선은 통상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으므로 대체로 만기가 길수록(오른쪽으로 갈수록) 금리가 오른다(우상향). 그러나 가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낮은 경우도 나타나 오른쪽으로 갈수록 내려가기도 한다(우하향). 수익률 곡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장기금리가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아야 한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개월 만기 국고채 금리와 왜 다르고 이들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금리결정이론에 따르면 장기금리는 예상되는 미래 단기금리들의 평균치와 기간 프리미엄의 합으로 이뤄진다. 여기서 첫 번째 부분은 투자자가 장기채권에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이 최소한 현재의 단기채권에 투자한 후 미래의 단기채권에 계속 재투자했을 때의 기대수익률과 적어도 같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장기채권에 투자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수익률이 연 3.0%인 1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1년 뒤 4.0%, 2년 뒤에는 5.0%로 오른다고 예상된다면 현재의 3년 만기 금리는 적어도 이들의 평균치인 대략 연 4.0% 수준에서 거래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경기가 과열돼 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장기금리는 미래의 단기금리들이 오르면서 상승한다. 반대로 미래에 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을 때에는 미래의 단기금리들이 떨어지면서 장기금리는 하락한다. 장기금리를 결정하는 두 번째 요인인 기간 프리미엄은 장기채권이 단기채권에 비해 유동성이 낮고 금리변동, 채무불이행 등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채권의 만기가 길수록 더 높은 대가를 요구하는 데서 발생한다. 즉 기간 프리미엄은 만기 이전에 별안간 돈이 필요해졌을 때 즉시 현금화할 수 없을지도 모를 위험, 현금으로 바꾸더라도 손해를 보고 팔지 모를 위험 등에 대한 보상의 성격으로 보통 플러스(+)값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기간 프리미엄은 유동성 프리미엄 또는 리스크 프리미엄이라고도 부른다. 장기금리는 이 두 요소 간의 관계에 따라 결정되는데 미래에 단기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두 요소 모두 플러스값을 가져 장기금리가 현재의 단기금리보다 항상 높게 결정되고 이에 따라 수익률 곡선은 우상향한다. 반면 미래의 단기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되고 하락폭이 기간 프리미엄 변동을 상쇄할 정도로 크다면 장기금리가 현재의 단기금리보다 낮아져서 수익률 곡선은 우하향한다. 이처럼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 즉 장단기금리차는 일정 시점에서 기간 프리미엄이 작거나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면 시장의 경기 및 인플레이션 기대, 중앙은행의 정책기조 변화 전망 등 미래 단기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에 주로 영향을 받아 바뀐다. 이와 같이 장단기금리차는 미래 경제상황 및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잘 반영하고 속보성도 우수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는 이를 경기선행지수 산정항목에 포함시키는 등 유용한 정보변수로 쓰고 있다. 특히 장단기금리차는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예측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경우 1960년 이후 2000년대 초까지 장단기금리가 역전돼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하는 현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된 사례가 총 10차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중 7차례에서 장단기금리 역전 이후 약 1년 이내에 실제 경기침체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 들어 소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논란이 생기면서 장단기금리차와 경기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즉 2004~06년 중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정책금리를 크게 인상했음에도 장기금리가 상승하지 않자 미래 단기금리에 대한 기대가 수익률 곡선의 형태를 결정한다는 그간의 인식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많은 연구 결과 이런 현상은 그간 작거나 거의 변동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됐던 기간 프리미엄이 시장의 불확실성, 채권시장의 수급상황 등을 반영해 크게 변동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연준의 전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 등 미국 정책당국자들도 ‘그린스펀의 수수께끼’ 현상이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외환보유액으로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입함에 따라 기간 프리미엄이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데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은 위기가 점차 진정되면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기간 프리미엄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장단기금리차는 대체로 경기에 선행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미래의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0%에서 3.25%로 1.25% 포인트 인상했으나 같은 기간 장단기금리차는 오히려 축소돼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장단기금리차의 경기예측력을 근거로 이런 현상을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는 연준의 양적완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이 대규모로 들어온 시기였다. 따라서 당시 현상이 경기둔화의 신호보다는 채권 매수세 우위에 의한 기간 프리미엄 축소 때문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수익률 곡선, 즉 장단기금리차의 경기예측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으며 많은 학자들이 이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장단기금리차가 미래의 경제상황, 중앙은행의 정책방향 등에 대해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주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하기가 어렵다. 평소 신문 지면에 등장하는 금리 관련 기사를 그냥 스쳐 지나가지 말고 장기금리에서 단기금리를 빼서 그 격차를 살펴보는 습관을 기른다면 우리 모두 미래를 잘 예측하는 경제전문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쏙쏙 경제용어] ■경기선행지수 비교적 가까운 장래의 경기 동향을 예측하는 데 가장 유용한 소비자심리지수, 기계수주액, 자본재 수입액, 건설 수주액, 금융기관 유동성, 장단기금리차 등 10개의 지표를 선정해 이들의 계절 및 불규칙 요인에 의한 변동을 제거하고 진폭을 표준화하는 가공 과정을 거쳐 작성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월 통계청이 작성해 발표한다. ■그린스펀의 수수께끼(Greenspan’s Conundrum) 2000년대 중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이름을 딴 것으로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했는데도 시장금리가 그만큼 오르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2004년 6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연준이 정책금리를 3.75% 포인트나 인상했음에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4.62%에서 4.85%로 0.23%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는데 그린스펀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곤혹스러워했다.
  • 연내 만기 회사채 1300억… 동부 또 생사 기로에

    연내 만기 회사채 1300억… 동부 또 생사 기로에

    당진발전 매각 등으로 고비를 넘기는 듯하던 동부그룹이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핵심 계열사인 동부건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1300여억원의 회사채 상환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과 동부그룹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채권단은 난색이다. 김준기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사재를 더 내놓지 않으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29일 동부그룹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과 채권단은 지난 26일 회의에서 동부건설 유동성(현금 흐름) 문제를 논의했다. 동부건설은 지난 21일 삼탄과 동부당진발전 매각에 관한 본계약을 맺었다. 매각대금 2700억원은 다음달 5일 들어온다. 하지만 당진발전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받은 브리지론 2000억원 등을 갚아야 해 실제 동부건설이 손에 쥐는 돈은 500여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9월에 500억원, 11월에 844억원(조기상환 요청 예상분 500억원 포함)이다. 9월 도래분은 당진발전 매각자금으로 간신히 막는다고 해도 11월에 1000억원 가까운 돈이 더 필요하다. 동부건설 측은 “이미 수주한 관급공사 4000억원 등 연내 1조원 수주가 예상돼 이번 고비만 넘기면 자금 흐름에는 문제가 없다”며 “워크아웃 신청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채권단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이나 워크아웃으로 자금 흐름 숨통을 터줄 것을 바라고 있다. 채권단은 회의적이다. 한 관계자는 “동부건설의 경우 은행권 대출보다 회사채가 훨씬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동부건설을 지원하게 되면 사실상 은행 고객 돈으로 회사채 투자자들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의 전체 여신은 4710억원이다. 이 가운데 은행권 대출이 1840억원(39%), 회사채가 2389억원(50.7%)이다. 동부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동부생명과 동부화재도 동부건설 채권을 각각 500억원, 130억원 갖고 있다. 동부건설이 흔들리면 그룹 전반으로 위험이 번질 수 있다. 때문에 금융 당국은 가급적 워크아웃행을 바라는 눈치다. 경제 전반의 충격과 회사채 개인투자자들의 피해 등을 우려해서다. 하지만 이번 고비를 넘기더라도 동부건설 정상화에 5000억원의 수혈이 필요하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주 회의에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두 방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최근 동부화재의 주가 상승 등으로 담보 여력이 늘어난 만큼 김 회장의 자녀들이 갖고 있는 화재 지분 등을 더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자율협약에 들어간 동부제철의 정상화 방안이 다음달 나오면 동부건설 지원 여부 등과 맞물려 채권단과 김 회장 간의 ‘밀고당기기’가 다시 한번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법정관리 쌍용건설 매각 작업 급물살

    건설업계 19위인 쌍용건설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쌍용건설은 6일 인수·합병(M&A) 주간사 선정을 위한 용역제안서 제출 요청 공고를 내고 회사 매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지난해 12월 30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달 25일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로 우발채무 발생의 위험이 사라졌다. 쌍용건설은 이달 말까지 매각 주간사 선정을 마치고 이르면 9월 말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예비입찰·본입찰·실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년 초 최종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매각 주간사 입찰을 희망하는 업체는 법정관리 기업의 특성상 법무법인과 공동으로 참여해야 한다. 인수 금액은 당초 1조원까지 거론되기도 했으나 법정관리 이후 자산과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이 정리되며 2000억~300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국내 중견기업을 비롯해 해외 투자자들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중이고 해외 고급 건축물 건설과 공동주택 리모델링 분야 등에 경쟁력이 있어 인수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열린세상]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고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가 지난 7월 1일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더불어 작년 7월 코넥스에 상장했던 벤처기업이 이달 하순쯤에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할 예정이어서 ‘코넥스 1호 졸업생’이 될 것이라고 한다. 해당 벤처기업은 물론이고 코넥스 시장에도 박수로 축하해줄 만한 일이다.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정책에 따라 1996년 7월에 개장한 코스닥은 그동안 회수시장으로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에 일익을 담당해 왔다. 다만 코스닥에의 상장 요건이 매출액 50억원, 자기자본 15억원 이상으로 강화됨에 따라 2012년 코스닥 상장기업의 경우 창업 후 코스닥 상장까지 평균 14.3년이 소요되고 있다. 따라서 규모가 작거나 업력이 짧은 기업은 사실상 코스닥 상장이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작년 7월 중소기업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를 개장했다. 코넥스는 코스닥의 전 단계 주식시장이라 할 수 있다. 정부는 코넥스를 오픈하면서 정책자금이나 벤처캐피털 자금을 받은 초기 벤처기업의 상장을 유도하기 위해 상장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또한 코넥스에 상장한 벤처기업들은 3~4년에 걸쳐 공신력과 성장성 등을 확보한 다음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기 때문에, 벤처창업 후 5~10년 정도의 업력을 지닌 기업들이 코넥스를 많이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코넥스가 오픈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출범 당시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리가 높다. 코넥스 시장의 상장기업 수가 적어 거래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들이 예상과 달리 코넥스에 상장을 꺼리는 이유는 벤처투자자가 차익 실현을 하고 싶어도 매매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코넥스 활성화를 위해 다음 두 가지를 검토할 만하다. 우선, 코넥스에서의 유동성 부족 해결을 위해 개인투자를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는 상장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코스닥에 비해 상장 요건 및 공시의무 등은 완화한 반면에, 코넥스의 경우 투자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일반인들의 직접투자는 3억원 이상을 예치한 개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예탁금 기준을 높게 설정한 정부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는 예치금 수준을 높여서 거래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공시의무를 강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공시의무를 코스닥 수준으로 높여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자는 공시된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판단에 따라 투자하고, 투자에 대한 이익 실현 여부는 투자자가 스스로 책임지는 구도가 바람직하다. 둘째, 지정자문인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벤처기업이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은 벤처기업과 자본시장 간에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넥스에서는 정보의 비대칭 문제 해결을 위해 상장기업별로 1개의 증권사와 지정자문인 계약을 맺도록 했다. 지정자문인은 벤처기업에는 코넥스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한편,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투자자를 보호하는 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정자문인제도는 벤처기업은 물론 코넥스의 성장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제도다. 다만 현재는 지정자문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좁게 한정하고 있어 자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벤처캐피털은 자신이 투자한 벤처기업에 대해 이미 경영컨설팅, 유상증자, 특허 등 법률적 지원을 하면서 실질적인 경영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따라서 벤처캐피털도 지정자문인이 될 수 있도록 해 벤처의 발굴 및 육성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물론 지정자문인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코넥스 같은 시장을 ‘회수시장’이라 칭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조경제의 첨병이 될 코넥스에서도 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은 물론이고 리스크를 선호하는 벤처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도 손쉽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개인 투자한도 및 지정자문인 자격 같은 규제를 완화하면 앞으로 ‘코넥스 2호, 3호 졸업생’이 계속 배출될 것으로 기대한다.
  • 급한 불 껐지만 동부제철 매각 ‘산 넘어 산’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핵심인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게 되면서 동부그룹은 일단 한숨 돌렸다. 하지만 동부제철 매각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 그룹을 감싼 위기감은 여전하다. 2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동부제철 채권단은 오는 7일 동부제철에 대한 자율협약을 결의하고 회사채 700억원을 차환 발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동부그룹은 포스코의 동부 패키지 인수 제안 거절 이후 단기 유동성 위기라는 발등의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동부그룹은 패키지 매각이 무산된 동부제철을 개별 매각한다는 입장이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매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인천공장은 동부제철 매출의 37%를 차지하는 등 자구안의 핵심 매물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컬러강판과 석도강판 등을 생산한다. 그러나 올 들어 저가 중국산 컬러강판이 넘쳐 나면서 동부제철 매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5월까지 컬러강판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8.0% 증가했고 이 가운데 중국산이 98%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런 터라 현대제철도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당진공장 매각을 검토, 상황을 녹록지 않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 적임자로 거론됐던 포스코조차도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가치는 상당한 것으로 인정되지만 최근 철강 2차 가공의 성장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사업성이 불투명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랫동안 불황에 시달려 온 철강업계에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다는 점도 대형 매물 인수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에 이번 3분기는 더욱 험난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많은 반면, 수요가 적어 가격이 폭락한 중국산 철강재가 7~8월 국내에 대거 유입되기 때문이다. 비수기에 저가 수입품까지 밀려들면 하반기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좋지 않아 공장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서는 상황에서 섣불리 인수에 나서는 건 위험하다는 게 업계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동부제철 같은 기업 또 나올라” 채권은행 건전성도 ‘불안불안’

    동부제철이 채권단 주도의 공동관리(자율협약)를 받게 될 처지에 놓이면서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는 다른 일부 대기업에 대한 채권단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동부제철과의 자율협약 체결로 수천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채권은행들은 지난해 STX그룹과 동양그룹이 무너질 당시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충당금 리스크’가 이번에도 은행 건전성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투기 등급으로 신용도가 강등된 동부그룹 계열사들은 유동성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1662개 기업의 올해 1분기 말 부채비율은 97.2%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7% 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25.4%에서 25.5%로 0.1% 포인트 올랐다. 기업들이 금융권 대출이나 회사채, 어음 발행 등으로 빚을 져 기업을 꾸려 나가는 경향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동부제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해 채권은행 주도의 강도 높은 재무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되면서 금융권에서는 동부제철에서 시작된 기업 부실 위험이 동부그룹의 다른 계열사 또는 다른 대기업 계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부그룹 내 다른 비금융 계열사들이 잇따라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부그룹의 제조업 부문 지주회사인 동부CNI 역시 다음달 초 2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막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동부제철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STX 경우에도 상호지분이나 채권채무로 얽힌 계열사들이 줄줄이 무너진 사례가 있어 다른 동부 계열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이날 동부제철·동부건설·동부CNI·동부메탈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각각 ‘BBB-’에서 ‘BB+’로 한 단계씩 내렸다. 대기업 집단 소속 증권사는 계열사의 투기등급 회사채를 팔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에 동부증권이 계열사 회사채를 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채권단 주도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강도 높게 이어지면서 여파는 채권은행의 건전성 위협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STX그룹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1조 62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이후 1조 4000억원대의 적자를 낸 산업은행은 동부제철과 자율협약으로 최대 수천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세월호 영향으로 기업이 어려운 상황이라 하반기에는 은행들이 여신 관리를 밀도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유럽중앙은행 첫 마이너스 금리… 경기부양 ‘극약처방’

    유럽중앙은행 첫 마이너스 금리… 경기부양 ‘극약처방’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1% 포인트 인하하고, ‘마이너스(-) 예금 금리’라는 극약 처방을 도입했다. ECB가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25%에서 사상 최저인 0.15%로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CB가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만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서다. 또 시중 은행이 ECB에 맡기는 하루짜리 초단기 예금 금리를 현행 0.0%에서 -0.10%로 내렸고, 하루짜리 초단기 한계 대출 금리는 현행 0.75%에서 0.45%로 낮췄다. 초단기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대로 낮춘 것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이는 자금을 기업이나 가계에 제공하지 않고 ECB에 쌓아두는 은행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라는 벌칙을 가해 자금을 시중에 유통하도록 유도하려는 ECB의 유동성 확대 정책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ECB에 잉여자금을 예치하는 은행 대부분은 건전한 북유럽 및 역외 외국계 금융기관이어서 마이너스 금리의 정책 효과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로존의 5월 물가상승률이 0.5%로 전달의 0.7%에 비해 0.2% 포인트 떨어진 것이 금리 인하 배경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로존은 낮은 인플레이션, 저성장, 높은 환율 등 3중고에 시달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단기 예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장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기가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 다양한 경기 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지표에 따라서 추가로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의미다. 드라기 총재는 또 “은행대출 지원을 위한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의 첫 규모가 4000억 유로(약 556조원)가 될 것”이라며 “9월과 12월 두 차례 더 LTRO가 실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의 이날 금융 완화 정책은 저성장의 남유럽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지만 경기가 좋은 독일에는 부동산 버블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날 영국 중앙은행(BOE)은 통화정책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현행 0.5%로 5년째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를 3750억 파운드(약 642조원)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와 저축 감소, 복지비 증가 등을 초래해 흔히 성장잠재력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고령화가 꼭 재앙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주체들의 자발적 행태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결합하면 그 부정적 영향을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부문의 글로벌 통화지표를 따로 만들자는 주장과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경제 석학들이 참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확충방안’을 논의했다. 데이비드 블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고령화는 경제 성장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경제주체들이 행동양식을 바꾸거나 정부가 적절한 변화 유인책을 쓰게 되면 (부정적 영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도 1965년부터 2005년까지는 인구가 연평균 성장률을 2.01% 포인트 끌어올렸으나 2005년부터 2050년까지는 성장률을 되레 0.87% 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블룸 교수는 분석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등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들이 늘어난 기대수명을 염두에 두고 ‘노년 대비 저축’을 늘리게 되면 저축률 하락 정도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기업들도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사람’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를 늘리게 되면 노동생산성이 나아질 수 있다. 여기에 정년 연장,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외국인력 도입, 의료보건 및 연금 제도 개편 등의 정부 노력이 가미되면 고령화의 덫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블룸 교수의 주장이다. 한은 총재 후보로도 강력히 거론됐던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전파 경로로 은행보다 기업의 역할이 더 부각됐다”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외화채권 등을 발행해 조달한 외화자금을 자국통화 예금으로 보유(캐리 트레이디)하는 과정에서 통화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 때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는 만큼 개별 국가의 통화량 변동과 글로벌 유동성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달러화로 환산한 글로벌 기업 부문 통화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리카르도 카바예로 미국 MIT 교수는 “안전자산 금리가 제로(0)에 이르더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함정에 빠지면 위험자산 금리가 계속 높게 형성돼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킨다. 카바예로 교수는 “금융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안전자산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경기 동조성 심화에 대비한 안전망(Safety net) 구축을,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장기 성장 효과가 미미한 내수 부양보다는 생산성 제고를 각각 제안했다.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1대 99’로 상징되는 소득 불평등 완화 노력을 강조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경기 ‘봄의 역설’] 세계경제도 봄은 봄인데… 아직 ‘꽃샘추위’ 예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지난해 3% 성장한 세계경제가 올해는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 성장률은 지난해 1.3%에서 올해 2.2%로 오르고, 신흥국은 4.7%에서 4.9%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인 일본의 소비세 인상, 신흥국의 대표격인 중국 경기의 둔화 등 복병이 곳곳에 숨어 있다. 구석구석 경제 회복의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 것은 세계경제도 마찬가지다. 14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6대 요인은 ▲미국의 출구 전략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중국 성장 둔화 ▲유럽 장기 경기침체 ▲우크라이나 사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의 불확실성 등이다. 중국의 3월 수출은 지난해 3월보다 6.6%나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인 4.8% 성장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하지만 중국은 유동성 대량 투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6일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지만 시장의 예상은 어둡다. 7.3%로 지난해 4분기(7.7%)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는데, 이 수치가 현실화되면 2009년 1분기(6.6%) 이후 최저다. 그림자 금융, 회사채 부도 등의 위험 요소도 남아 있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재정지출 효과 감소 등으로 완만한 성장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IMF도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7%에서 1.4%로 낮췄다. 유럽은 그리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채권 발행에 성공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경기 부진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오는 17일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가 만날 예정이지만 각국의 입장 차이가 크다. 인도네시아 총선과 관련한 정치적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참가자 및 투자자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톡톡 경제콘서트]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참가자 및 투자자

    2011년 9월 17일 1000여명의 시민들이 ‘월가를 점령하라’고 외치며 국제금융시장의 중심가인 월가를 행진했다. 빈부격차가 더 심해지고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서도 수백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아 챙긴 소수 금융기관 임원이나 고위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부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국제금융시장은 국제무역, 해외투자, 자금대차 등에 따르는 국제 금융거래를 통해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기업 활동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제금융시장은 단기금융시장, 자본시장, 파생금융상품시장, 외환시장 등으로 구분되지만 각 시장은 서로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국제금융시장은 투자은행(IB), 연기금, 뮤추얼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큰손’에 의해 24시간 쉬지 않고 굴러간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이해는 국제금융시장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IB의 탄생은 경제 대공항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융기관들의 무리한 투자와 거대화는 증시에 거품을 만들었고 1929년 10월 24일 미국 주가가 대폭락했다. 미국 정부는 금융기관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1933년 은행의 증권업 겸업을 금지하는 ‘글라스 스티걸법’을 제정했고 이후 상업은행과 IB는 분리돼 각자의 길을 걷는다. 그러나 금융산업이 발전하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 의회가 결국 이들의 로비를 받아들여 1999년 IB와 상업은행의 겸업을 허용하는 법을 다시 제정해 오늘날의 IB 모습을 갖췄다. 상업은행은 예금과 대출을 기본사업으로 한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같은 IB는 인수(underwriting), 트레이딩 등의 사업을 주로 한다. 인수란 기업이 증권을 발행할 때 발행가격을 정하는 것부터 발행증권의 일괄 인수 및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트레이딩은 자기자본을 이용하는 거래다. 2012년 국제금융시장의 핫이슈였던 ‘런던고래’ 사건은 바로 이 자기자본거래에서 발생했다. ‘런던고래’라는 별명을 가진 JP모건 트레이더의 무리한 파생상품 투자로 회사가 5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무분별하고 과도한 자기자본거래는 은행 부실화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최근 미국 정부는 볼커룰을 만들어 투자은행들의 자기자본거래를 규제하기 시작했다. IB와 더불어 국제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양대 축은 각종 펀드다. 펀드는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기 위해 조성된 자금으로 전문 운용인력이 관리한다. 투자 목적과 운용주체에 따라 크게 연기금, 뮤추얼 펀드,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으로 구분된다. 연기금은 국제금융시장의 ‘소리 없는 공룡’으로 통한다. 모든 국제금융시장 참가자들 중 가장 규모가 큰 약 30조 달러를 운용하지만 뉴스에 등장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가장 큰 연기금은 일본의 공적연금펀드다. 운용자산은 약 1조 4000억 달러로 우리나라 국민연금 3000억 달러(세계 4위)의 4배가 넘는 규모이다. 연기금은 일반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에 보수적 자산운용을 중시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금 지출 확대를 보전하기 위해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부동산 같은 대체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뮤추얼펀드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한 뒤 실적에 따라 수익을 배분하는 펀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연기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투자자다. 전 세계적으로 29조 달러, 7만 5000여개 펀드가 운영 중이다. 뮤추얼펀드로는 마젤란 펀드가 유명하다. 운용자인 피터 린치는 13년간 운용하면서 연평균 29%의 수익률을 기록, 전설적인 스타 펀드매니저로 재테크 서적에 종종 등장한다. 뮤추얼펀드는 주요 투자자산에 따라 주식형, 채권형, 머니마켓펀드(MMF), 하이브리드(혼합형)로 분류된다. 최근에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채권 매입이 줄어들고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선진국 주식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헤지펀드(Hedge Fund)는 1949년 월가의 투자가 알프레드 존스가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공매도하는 헤징(hedging) 전략을 시도한 것이 시초가 됐다. 헤지펀드는 금융위기나 시장 불안이 있을 때마다 늘 그 뒤에 있어 비난의 대상이었다. 1992년 영국 파운드화 폭락,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모두 헤지펀드와 관련된 금융위기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유의 민첩성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국제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긍정적 기능도 갖고 있다. 1980년대 말 금융시장이 어려웠는데도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 줄리안 로버트슨의 타이거 펀드 등이 연평균 5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헤지펀드가 중흥기를 맞이했다. 이후 유명한 펀드 매니저들이 앞다퉈 헤지펀드 업계에 뛰어들어 지난해 기준 6000개가 넘는 헤지펀드들이 운용되고 있고 자산 규모는 2조 달러가 넘는다. 사모펀드(PEF)는 주요 기업들의 인수합병(M&A)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해 자산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되파는 전략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2003년에 외환은행을 1조 3800억원에 인수해 2012년에 팔면서 4조 6600억원의 차익을 남긴 론스타도 사모펀드다. 여러 종류의 사모펀드가 있지만 크게 엔젤 투자, 벤처 캐피털과 차입매수로 나눌 수 있다. 엔젤투자는 초기 단계의 비상장 회사에 투자해 회사가 성장하면 수익을 얻는 반면, 벤체캐피털은 이미 확고한 사업계획과 상업적으로 판매 가능한 제품까지 개발한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여 수익을 얻는 전략이다. 차입매수는 기업 인수시 매수할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받아 소액의 자기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풍부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IB와 각종 펀드들 외에도 중앙은행, 국부펀드, 보험사 등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중심지인 월가에서 재채기만 해도 한국 금융시장은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아직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미미하다. 앞으로 서울이 뉴욕, 런던, 홍콩 같은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로, 그리고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국제금융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할 날을 기대해 본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공매도(Short Selling) 증권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해당 증권의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미리 팔아놓고 나중에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시세차익을 얻는 거래다.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008년 10월부터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됐다. 주식시장이 안정되고 공매도 금지가 시장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나타나 2013년 11월 14일부터 금융주 공매도 금지가 해제됐다. 지난해 봄 제약업체인 셀트리온의 서정진 회장이 공매도에 2년간 시달렸다며 회사를 다국적 제약사에 팔겠다고 기자회견을 하면서 공매도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볼커 룰(Volcker Rule)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도입된 금융개혁법(도드-프랭크법)의 핵심 사항이다. 은행이 자기자본으로 파생상품, 원자재 선물 옵션 등 위험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금지되고,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PEF)에 투자하거나 소유하는 행위도 제한된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인 폴 볼커의 제안으로 2011년 10월 초안이 공개됐으나 규제 강화에 대해 금융기관들이 반대하고 정부 부처끼리 이견을 보이면서 승인이 지연되다가 2013년 12월 최종안이 승인됐다. 볼커 룰을 시행하면 투자은행의 수익성은 줄겠지만 자기자본의 건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회사채 금리 양극화 심화 왜?

    지난해 말 ‘AA-’ 등급의 우량 회사채와 ‘BBB-’ 등급의 비우량 회사채 간의 금리 차이는 5.70% 포인트였다. 올 2월에는 이 격차가 5.84%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우량 회사채 금리는 떨어지고 비우량 회사채는 오르면서 갈수록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통상 회사채 금리는 신용위험이 좌우한다. 하지만 신용만으로는 이런 금리 격차(스프레드)가 설명이 안 되면서 ‘신용 스프레드 수수께끼’라는 말이 생겨났다. 김준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연구실장과 이지은 전문연구원은 그 수수께끼의 답을 ‘거래 용이성’(유동성)에서 찾았다. 거래 용이성이란 투자자들이 원하는 가격과 원하는 시점에 얼마나 원활하게 사고팔 수 있는가를 말한다. 두 사람은 4일 내놓은 ‘회사채 금리 스프레드의 양극화와 시장유동성’ 보고서에서 “회사채 금리 양극화가 극심했던 웅진사태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분석해 보니 ‘유동성 악화’라는 공통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신용위험 외에 거래 용이성이 악화돼도 금리 격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량 회사채보다는 비우량 회사채가 이런 거래 용이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연구원은 “거래 용이성이 악화되는 데는 투자자 간 정보 불균형, 가격, 물량 등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 “(회사채 양극화 현상을 누그러뜨리려면)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거래비용 등을 절감해 유동성 저하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 3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금융지주사 발행분과 프라이머리 CBO 제외)는 2분기 10조 6000억원, 3분기 6조 7000억원, 4분기 7조 3000억원 등 25조원에 이른다. 내년에도 약 35조원이 대기하고 있다. 한은은 앞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당분간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건설, 조선, 해운 등 취약업종 및 저신용기업의 부실 위험이 다른 업종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차환발행 여부 등을 면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같은 생각 닮은 풍자

    같은 생각 닮은 풍자

    “집요하게 보채는 작전이 통했는지 마침내 필요하면 가지라며 모자와 동전을 통째로 내밀더군요. 모자를 받아들자 오래된 기름때가 묵직하게 손가락에 착 달라붙었어요. 퀴퀴한 냄새도 코를 찌릅디다. 노인은 3년간 정든 모자라고 애착을 보이며 몇 가지 에피소드도 곁들였어요. 유달리 무겁고 마음에 들었죠.”(2013년 8월 9일 안국역)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대안 미술을 공부해 온 이원호(42) 작가에게 걸인의 동냥 그릇은 쉽사리 지나칠 수 없는 예술품이었다.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백발 부랑 노인의 ‘동냥질’이 단초가 됐다.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서울과 위성도시 곳곳을 돌며 53개의 적선 도구와 적선받은 돈을 모았고, 이를 설치 작품인 ‘스토리Ⅰ’(StoryⅠ)으로 바꿔 놓았다. “100명 중 95명은 당황하며 팔지 않겠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갖고 싶은 건 10배까지 값을 치르더라도 꼭 손에 넣었어요.” 작가가 바닥에 늘어놓은 담요, 종이상자, 모자, 바구니 등 다양한 적선 도구 못지않게 벽면에 내걸린 가계부를 닮은 흥정 기록이 눈길을 끈다. 2013년 8월 9일 안국역·1770원(실가격)·1만 3500원(구입가격)·-1만 1730원(차액), 2013년 9월 11일 의정부·0원(실가격)·3500원(구입가격)·-3500원(차액)…. 수집한 돈은 불과 8만 7040원에 불과했으나 작가가 부랑자들에게 치른 돈은 4배 가까운 34만 200원이었다. 대체 왜? 작가는 “대가 없는 적선을 통해 그들과 나를 구분 짓고 동정하기보다 ‘흥정’이란 협상의 장에 걸인을 끌어들여 우리와 동등한 위치에서 인간으로 마주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의도적으로 배제해 왔던 존재들을 수평적 관계로 복권시켰다는 것이다. 작업 과정 곳곳에 남겨 놓은 메모가 인상적이다. “이 동네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 우연한 만남에서 재빨리 흥정에 성공해야 한다”(연신내역)거나 “이곳 부랑인들은 유달리 낮부터 술에 취해 있어 조심스런 흥정 끝에 어렵게 스테인리스 그릇(동냥 그릇)을 얻었다”(서울역)는 등이다. 5월 11일까지 서울 중구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이어지는 ‘한·중 현대미술전-액체문명’전에는 만지면 끈쩍한 손때가 묻어날 듯한 걸인의 적선 도구처럼 거친 삶의 모습이 여과 없이 담겼다. 이용백(48) 작가는 영상에 담은 퍼포먼스 ‘자유로를 향하는 플라워 탱크’를 통해 긴장과 불안이 만연한 현대사의 질곡을 에둘러 표현했다. 경복궁에서 출발한 꽃으로 치장한 실제 탱크는 임진각까지 내달렸다. 작가는 “1979년 12월 12일 이후 경복궁 앞에 탱크가 지나간 것은 처음으로 국방부의 협조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진가 리웨이(44)는 사람이 고층빌딩 옥상에서 한쪽 발만 걸친 채 아슬아슬하게 서 있거나, 달리는 열차에 매달린 듯한 다분히 엽기적인 사진들을 연출했다. 실제라고 믿기엔 위험천만하지만 모두 실제 촬영한 것들이다. 작가는 “급격한 변화로 불안에 시달리는 중국 현대인들의 삶을 묘사했다”고 설명했다. 3점이 전시된 왕칭쑹(48)의 ‘팔로’(Follow) 시리즈도 이목을 끈다. 거대한 칠판에 중국어와 영어를 가득 적어 놓은 ‘팔로 미’, 서재에서 끙끙 앓는 초췌한 작가의 자화상을 담은 ‘팔로 힘’, 200여명의 학생이 책으로 뒤덮인 교실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는 ‘팔로 유’ 등이다. 서구화의 물결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현대 중국인의 모습을 풍자한 작업들이다. 전시에는 이 밖에 신형섭·이창원·한경우·한진수·먀오샤오춘·쑹둥·쉬융·장샤오타오 등 모두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현대인의 모습을 흐릿하게 표현한 초상(쉬용), 스크린에 투사한 가짜 성조기(한경우) 등 자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를 꼬집은 모습은 한·중 간에 차이가 없었다. 선승혜 학예연구부장은 “안정적인 고체와 달리 끊임없이 변하는 액체의 유동성에 현대사회의 불가해성을 투사한 것이 전시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의 보전 또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이다.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는 석유수출 대금 등으로 축적된 국가의 부(富)를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펀드를 말하며 때로는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부펀드라는 용어는 2005년 런던 소재 금융기관에 근무하던 앤드루 로자노브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유가 상승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산유국이나 국제수지 흑자가 급증한 일부 아시아 국가의 외화자산을 국부펀드라고 불렀다. 1970년대부터 석유 수출로 부를 축적한 중동 및 북유럽의 산유국들은 미래에 석유가 고갈될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국가펀드를 설립, 운용해 왔다. 이에 따라 국부펀드는 원래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과 관련된 펀드로 인식됐는데 최근 들어서는 중국처럼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설립된 펀드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국부펀드 설립이 유행하면서 일부 국부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부동산은 물론 항만·공항 등 국가기간산업까지 사들이려 하자 해당 국가들이 제동을 건 사례가 있다. 이는 외국의 국부펀드가 자국에 중요한 기업의 경영에 관여할 경우 해당 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국부펀드가 각국의 보호주의나 민족주의를 자극해 국가 간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08년 주요국 국부펀드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밝힌 국부펀드 운용 원칙을 채택하면서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부펀드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SWF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는 급속한 증가 추세로 지난 2월 말 현재 6조 321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말(3조 2590억 달러)에 비해 불과 6년 사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국부펀드 중 약 60%는 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의 수출과 관련돼 있는데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의 국부펀드가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기존 산유국 외에도 아프리카 및 남미 국가에서 석유 등의 수출에 기반을 둔 소규모 국부펀드의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의 국부펀드는 경상수지 흑자에 의한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2007년 9월 중국 정부가 특별국채를 발행해 마련한 재원으로 중국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를 매입해 설립한 CIC가 대표적이다. 개별 국부펀드를 규모면에서 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석유기금이 지난 2월 말 현재 8380억 달러로 국부펀드 중 1위다. 다음으로 UAE(773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6759억 달러), 중국(5752억 달러·CIC 기준) 등이 5000억 달러 클럽에 있다. 그 아래로 쿠웨이트(4100억 달러), 홍콩(3267억 달러), 싱가포르(2850억 달러·GIC기준) 등이 있다.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는 외화자산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자금의 보유목적 및 조성 방법, 운용 방식, 운용 주체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첫째, 보유 목적의 차이다. 외환보유액은 평상시 외환시장에서 외화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이를 제때 공급하고, 위기 때에는 외채상환 등 긴급한 대외지급 용도로 바로 쓸 수 있다. 국부펀드는 석유 등 원자재 관련 수익, 경상수지 흑자 등을 통해 축적한 외화자산을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해 장기적으로 국부를 증대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장기 시계로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둘째, 자금의 조성 방법이다. 외환보유액은 주로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부채 증가가 뒤따른다. 국부펀드는 원자재 관련 수익이나 재정잉여금, 연기금 또는 장기 국채 발행으로 조성된 국가의 여유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운용 방식에서 외환보유액은 유사시에 사용하는 국가 비상금이므로 안전성과 유동성을 수익성보다 우선한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선진국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투자되고 있다. 국부펀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운용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채권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자산 외에 부동산·사모펀드 등 대체자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대체자산은 유사시에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IMF는 외환보유액 산정시 이를 제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넷째, 운용 주체 면에서 외환보유액은 대부분 중앙은행이 운용한다. 국부펀드는 중동, 중국, 싱가포르, 한국의 사례처럼 국가가 따로 세운 기관이 주로 운용한다. 노르웨이와 홍콩처럼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를 함께 운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국부펀드로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있다. KIC는 원자재와 관련된 전통적 국부펀드는 아니지만, 정부(외국환평형기금) 및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화자산을 위탁받아 대체자산을 포함하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한다. 한은이 KIC에 자산을 위탁할 때에는 외환보유액의 성격을 유지할 수 있게 전통 자산에만 투자하도록 명시적인 투자 지침을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위탁 성과는 한은의 손익이 되며 한은은 위탁 운용의 대가로 수수료를 KIC에 지급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나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채권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스위스, 홍콩 및 중국 등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의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진국 우량 채권 외에 상장 주식까지 투자를 다변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가 운용 면에서 과거에 비해 차이가 줄었다. 하지만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는 투자자산의 위험·수익 구조면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외환보유액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는 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점을 고려해 볼 때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과 KIC의 외화자산 운용은 국가의 외화자산이라는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완적인 성격이 있다. 국부펀드는 지속적인 성장세로 전통적 자산시장(주식·채권)에서 연기금, 뮤추얼펀드, 보험에 이어 네 번째 대형 투자자로 부상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2017년에는 15조 달러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부펀드의 자산증가 및 투자대상 다변화로 신흥국 및 대체투자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용호 외자운용원 위탁관리팀 과장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s) 주식 및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과 수익과 위험 특성이 다른 부동산, 주식, 원자재, 헤지펀드 등 여러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 상품에 비해 기대수익이 높은 반면 환금성이 낮고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외국환평형기금 외국환 거래의 원활화를 위해 국가재정법에 따라 1967년 설치된 특별기금이다. 1년 단위의 기금조달 및 운용계획은 국회에서 확정한다. 정부의 출연금이나 채권(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등으로 조성된 자금을 이용해 유사시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사용된다.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꺾인 中 성장세…꺼져 가는 버블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꺾인 中 성장세…꺼져 가는 버블

    지난 18일 오후 중국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중국 저장(浙江)성 펑화(奉化)시 소재 부동산 개발 회사인 저장싱룬즈예(興潤置業)가 35억 위안(약 6095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부도를 내는 등 연일 부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금융시장이 ‘채무 불이행(디폴트) 공포’에 휩싸였다. 7일에는 태양광 업체 상하이차오르(上海超日)가 10억 위안의 회사채 이자 8980만 위안을 지급하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했고, 12일에는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허베이(河北)성 소재 태양광 패널 업체 바오딩톈웨이바오볜(保定天威保變)의 채권과 주식 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14일에는 산시(山西)성 윈청(運城)시 소재 산시하이신(海?)철강도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고 관영 통신사 중국신문망이 19일 보도했다. 중국 증시에서 디폴트가 우려되는 기업은 55~6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즈웨이(張智威)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에 대한 지나친 투자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라며 “저장싱룬즈예는 그동안 파산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부동산 개발 업체로 지목돼 왔다”고 밝혔다. ●2월 수출액 작년比 18% 곤두박질 ‘차이나 리스크’가 세계 경제의 화두로 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8%대 안팎의 고도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경제를 주도하던 중국 경제가 올 들어 급격히 둔화세를 보이며 빨간불이 켜졌다. 1~2월 수출 및 산업 생산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았고 부실 금융과 기업 부도까지 겹치는 등 ‘트릴레마’(삼중고)를 겪고 있다. 21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2월 수출액은 1140억 9400만 달러(약 123조 4382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8.1%나 곤두박질쳤다. 시장 전망치는 5% 증가였다. 무역수지도 흑자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229억 89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1~2월 산업 생산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시장 전망치 9.5%는 말할 것도 없고 지난해 12월(9.7%)에도 크게 못 미쳤다.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밝혔다. 소매 판매와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투입되는 고정자산투자도 부진했다. 소매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12월보다 1.8% 포인트 하락한 11.8%에 불과하다.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도 17.9%로 2001년 이후 가장 낮다. 다리우시 코발치크 프랑스 크레딧 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지표가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면서 “경기 모멘텀이 크가 악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에도 불안감이 뚜렷해지고 있다. 저장성 항저우(杭州), 장쑤(江蘇)성 창저우(常州) 등의 부동산 가격은 최근 30% 이상 급락하면서 부동산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이 12일 보도했다. 대도시 부동산은 불패 신화를 이어 가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은 대폭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유령도시를 뜻하는 ‘구이청’(鬼城)은 부동산 시장이 처한 현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구이청은 개발업자가 수요를 무시하고 건설을 강행해 발생한 미분양 아파트 단지다. 올 들어 장쑤·허난(河南)·허베이(河北)·랴오닝(遼寧)·윈난(雲南)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등에서 개발된 12개의 신도시가 구이청으로 전락했다. ●항저우 등 부동산 가격 30% 이상 급락 인구 100만~500만명 규모의 2~3선 도시에서 개발업자가 수요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싼값에 땅을 받아 지은 개발구는 중국 부동산 거품을 부추겼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중국의 1인당 부동산 면적이 30㎡를 넘어서 일본 부동산 거품 붕괴 당시인 1988년을 추월했다며 부동산 개발의 몰락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투자비율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당시 미국이나 거품 논란을 겪은 한국, 일본보다 높은 16%에 이르는 만큼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파산은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동산 관련 세금에 의존하는 지방 정부의 재정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경기 둔화→부동산 거품 붕괴→기업 부도 및 지방정부 파산 등으로 이어지는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림자 금융(금융당국의 감독, 관리를 받지 않는 비제도권 금융) 부실 문제도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최대 공상(工商)은행을 통해 판매된 30억 위안 규모 신탁상품이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돈을 가져다 쓴 석탄회사가 부도 난 까닭이다. 중국 그림자 금융의 70%는 은행→신탁회사→기업으로 연결되는 자산운용상품(WMP) 형태로 판매된다. 실물경제가 악화되면 그림자 금융 상품의 부도 위험도 커지게 된다. 그림자 금융 비중은 2009년을 기점으로 급속히 확대됐다. 그림자 금융 총액은 지난해 말 30조 5000억 위안(GDP 54%), 올해 말에는 39조 600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인민은행이 추정했다. 앤디 셰 전 모건스탠리 아·태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8일 “그림자 금융 차입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를 갚기 위해 돈을 다시 빌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이 문제(그림자 금융 부실화)가 늘어날 것이고 어느 선에서 (지방정부의) 구제금융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커창 “통제력 갖고 있다” 위기 가능성 일축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인민은행은 그림자 금융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유동성을 조여 왔다. 1~2월 중국 신규 대출 중 그림자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절반인 5% 수준이다. 규모도 GDP의 50%대로 선진국에 비하면 훨씬 낮은 편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대규모 적자재정을 편성할 정도로 재정이 탄탄하고 외환보유액(지난해 말 기준)도 세계 최대인 3조 8200억 달러나 된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부채와 그림자 금융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있다”며 차이나리스크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리 총리는 “중국 정부 부채의 상당 부분은 투자성 부채”라며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나 아시아 외환위기 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부채 규모를 제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hkim@seoul.co.kr
  • 미세먼지에 황사까지한방차로 이겨낸다

    봄이 완연하지만 반갑지만은 않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번에는 지독한 황사가 찾아왔다.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호흡기에 염증을 일으켜 천식·비염·만성기관지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최근에는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국과 고비사막에서 날아오는 황사 역시 눈병과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지만 무엇보다 호흡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이런 날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유해물질이 기관지나 폐로 스며들지 못하게 하거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강남 자생한방병원 하인혁 원장은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진다”며 “설사 유해물질을 흡입했더라도 빠르게 배출되도록 호흡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해주거나 유해물질로 인한 염증을 완화시켜주는 약재를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관지나 폐에 좋은 약재를 복용하는 것이 좋지만 한방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도라지 도라지(길경)에 함유된 사포닌은 프로스타글란딘을 억제해 진통 및 항염작용을 한다. 한방에서는 폐나 기관지에 좋은 약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맵고, 쓰며, 흩어지고, 위로 오르는 성질이 폐의 기운을 상승시켜 폐는 물론 목구멍까지 편하게 해준다. 폐의 기운을 도와주고 깨끗하게 해주기 때문에 나쁜 기운이 들어와 기침하거나 가래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 이 때문에 민간에서도 흔히 도라지를 기침약으로 사용해 왔다. 기관지가 약한 어린이나 기침이 심한 어른에게는 반찬으로 도라지를 먹게 하는 것도 좋다.   ■오미자 다섯 가지 맛이 난다는 오미자는 특히 신맛이 강하며, 성질이 따뜻하면서도 건조하지 않아 폐에 좋다. 몸의 진액과 음기를 보충하는 약재여서 오미자가 위로 올라가 폐에 작용하면 폐의 허약함을 막아 기침과 헐떡거림을 멈추게 해준다. 이 때문에 오미자는 오랫동안 기침이나 천식 치료제로 사용돼왔다. 기니피그의 기관지에서 히스타민 수축 작용을 완화시켜 기침을 억제하며, 오미자 추출물을 동물에게 정맥주사하면 호흡을 촉진시킨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맥문동 맥문동은 달고, 차갑고, 성질이 촉촉해 음을 기르고 마른 것은 적셔준다. 시원하고 물기가 많아 열이 많고 진액이 모자라는 사람에게 좋다. 폐에 작용해 불필요한 열을 내리고 부족한 진액을 보충해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마르며, 잦은 기침을 치료한다. 또 호흡을 돕는 기관지 점액의 단백질 양을 줄여 호흡을 기뿐하게 해준다. 또 기관지의 손상을 막아주고 손상된 기관지의 회복도 촉진한다.   ■숙지황 숙지황 추출물이 쥐의 뇌에 있는 성상세포에서 염증 관련 매개물질의 생성을 억제해 염증을 막는 작용을 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또 전신 알레르기의 경우 혈중 히스타민 농도를 낮춰 알레르기를 진정시키기도 한다. 숙지황은 맛이 달고 따뜻하며, 성미가 두텁고 즙이 많아 매우 촉촉한 약재다. 성질이 아주 윤택하고, 촉촉하며, 즙액이 많아서 진액이 부족한 모든 증상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당귀·천궁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당귀는 혈액의 미소순환을 개선시키고 적혈구의 유동성을 향상시켜 심혈관계의 순환에 도움을 준다. 천궁 추출물도 기니피그 실험에서 좌심방의 수축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시킨다고 보고됐다. 이런 당귀와 천궁은 대표적인 보혈 약재다. 피를 잘 돌게 해 뭉치거나 막힌 곳을 뚫어 통증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다. 탁월한 항염증 효과로 인해 큰 외상 후에 먹는 한약에는 반드시 당귀가 들어가기도 한다.   ■몸에 맞는 약재 고르고, 섞어먹을 때는 조심해야 한방차를 마시기 전에는 먼저 약재가 자신과 잘 맞는지 살펴봐야 한다. 가령, 숙지황은 끈끈하고 기름기가 많아 위장에 부담을 주므로 비위에 문제가 있다면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천궁도 성질이 맵고 활달해 음기가 허약해 열이 뜨는 상태이거나 기혈이 허약한 사람에게는 적당하지 않다. 여러 약재를 섞어 먹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하 원장은 “약재를 임의로 섞어 복용하면 상호작용에 의한 영향이나 체질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한의사와 상의해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방차를 끓이는 데는 특별한 도구나 제조법이 필요하지는 않다. 일반 주방기구를 이용해 자신에 입맛에 맞게 양을 조절해 끓이면 된다. 다만, 약재의 맛이 시거나, 쓰고 매운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역시 호흡기에 좋은 배나 홍시 등을 첨가하거나 꿀을 타서 맛을 내는 것이 좋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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