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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한미 통화스와프 필요하다/전경하 논설위원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1월 11일 엄낙용 당시 재정경제원 차관보는 ‘미스터 엔’이라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 차관을 만났다. 일본 금융기관의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체결 등 도움을 구하기 위해서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로 일정 시점에 교환하는 거래다. 즉 다른 통화로 된 마이너스 통장에 가깝다. 결과는 불가였다. 외환위기 관련 이런저런 기록에 나오는 내용이다. 알려진 대로 한국 정부는 그해 11월 2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긴급구제자금을 신청했다. 재경원 출신 관료는 IMF에서 자금이 들어오기로 했는데도 미국 금융기관의 대출 회수는 계속됐다고 회고했다. 결국 재경원 간부가 로버트 루빈 당시 미 재무부 장관을 만나 도움을 요청했고 루빈 장관이 나서자 미 금융기관들 움직임이 멈췄단다.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이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한 뼈아픈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11년 뒤인 2008년 9월 15일 미국의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다. 원달러 환율은 뛰었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이 위험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 외환위기를 겪어서는 안 되기에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한 달여간 설득해 통화스와프를 맺었다. 체결된 통화스와프 규모는 300억 달러. 당시 한 달 수입액이 300억 달러 전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지 않은 규모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체결 소식에 10월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1427원)보다 달러당 177원 떨어진 1250원에 마감됐다. 사상 최대 변동폭이다. 한국 원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결제 통화인 기축통화가 아니다. 기축통화인 미 달러화나 유로화, 엔화에 비해 변동폭이 크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4.9원으로 7월(3.4원)보다 커졌다. 올 들어 변동폭이 계속 커지고 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고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대되고, 일본의 무역보복이 실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유리하지만, 변동폭이 커지면 기업 경영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문제다. 가뜩이나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이 오래갈 거라고 본다. 세계 패권을 다투는 문제이고, 기술전쟁으로까지 번진 상태라 장기적 관점에서 대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애석하게도 원화는 중국 위안화에 연동돼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지난달 5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사이 17.3원 올랐다. 변동폭을 줄이는 것은 물론 위기 상황을 막기 위해 외환안전망을 확대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4015억 달러로 전달보다 16억 달러 줄었다. 달러화가 강세라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표시된 자산가치가 줄어서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라지만 지난달 말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채권 652조원(약 5500억 달러)보다 적다. 외국인 투자자가 다 팔지는 않겠지만, 한국 금융시장은 그들에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간주된다. 다른 신흥국에 비해 증권을 팔아 현금으로 찾기 쉽기 때문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아르헨티나 등 남미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 세계 경제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퍼지고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태다. IMF는 2016년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타당성’이란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이 위기시 활용할 수 있는 유동성 조달 수단 중 통화스와프가 가장 유용하다고 제시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신흥국인 한국은 스위스, 캐나다, 호주, 중국 등 7개국과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다. 2008년 체결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2010년에, 2011년 체결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2015년에 각각 끝났다. 지금의 통화스와프로는 달러화나 엔화를 조달할 수 없다. 중일은 지난해 2000억 위안(약 28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지만 한일 통화스와프는 재개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 미국과는 해 볼 여지가 있다.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할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으로 기업의 대미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한미 간 경제적 신뢰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 있다. 존재만으로 심리를 안정시키는 한미 통화스와프를 사태가 터진 뒤 나서기보다 미리 시도해 보자. 그래야 안 될 경우에 대비한 차선책에 들일 노력을 계산할 수 있다. lark3@seoul.co.kr
  • [홍은미 지점장의 생활 속 재테크] 불확실성의 시대, ETF로 분산 투자·절세 효과 ‘톡톡’

    불확실성의 시대에 개인 투자자들이 조금 더 마음 편히 가입할 수 있는 투자상품은 단연 상장지수펀드(ETF)다. 인덱스를 추종하는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다. 코스피가 3% 내리면 인버스 ETF도 3% 오르는 식이다. 펀드매니저가 잘 챙길지 걱정하거나 배당주나 성장주인지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ETF는 뷔페와 같이 자신이 선호하는 음식(기초자산)으로 상품을 담을 수 있다. 탄탄한 선진국 시장의 안정된 수익을 고를 수도, 아시아 신흥국에 집중할 수도 있다. 지난 3월 기준 국내 ETF는 총 421가지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에 충실한 분산투자에도 좋다. 기본적으로 복수의 투자 대상으로 이뤄진 지수를 추종하고 주식형 ETF는 최소 10종목 이상을 담아서다. 세금 걱정도 덜 수 있다. 거래 차익이 나면 소득세가 부과되나 국내주식형은 비과세다. 증권거래세도 면제된다. 레버리지나 인버스는 보유 기간 동안 과세 대상이지만 세금이 거의 없다. 가격이 실시간으로 결정돼 투자자가 수익률을 관리하기도 쉽다. 요즘은 증권사의 애플리케이션이 간편해져 손쉽게 가입과 해지, 수익률 확인이 가능하다. 단 추종지수가 빠지면 환매 타이밍을 놓칠 수 있는데 목표설정형은 설정한 수익률에서 해지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국내 ETF 시장은 자산총액이 43조원(지난 3월 기준)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02년 327억원에서 1조 4672억원으로 뛰었다. 물론 원금 손실 위험도 있다. ETF는 기초지수 방향에 따라 그대로 손해를 본다.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 규모가 일정 금액 미만으로 떨어진 채 일정 기간이 지나거나 추적 오차가 계속 나면 현금으로 돌려받는다.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제시 의무 면제 시간에는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분산투자 효과를 위해 원자재를 ETF에 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원자재는 현물 거래가 어려워 대부분 원자재 관련 ETF는 선물에 투자한다. 롤오버(만기 연장)를 할 때 현물가격은 수익이 나도 선물가격 기준으로 오히려 손실이 나기도 한다. 또한 전체 투자 기간이 아닌 하루 단위로 기초지수를 추종해 레버리지 ETF의 경우 장기 투자하면 예상 수익률과 차이가 클 수 있다. 이처럼 ETF는 인덱스펀드와 주식의 좋은 DNA를 합쳐 만든 매력적인 금융상품이다. 장단점을 파악해 분산투자와 절세 효과를 얻어 보면 어떨까. KB증권 광화문지점장(WM스타자문단)
  • [2000자 인터뷰 25]박성빈 “일본발 리스크, 차분한 대응으로 넘겨야”

    [2000자 인터뷰 25]박성빈 “일본발 리스크, 차분한 대응으로 넘겨야”

    외환위기 재현 공산 적지만 방심 금물 일본, 한국에 빌려준 돈 69조원 무시하지 못할 금액이지만 수익 중시 日 은행 뺄 가능성 낮아 한국, 일본 백색국가 제외 신중해야 대일 의존 낮아졌지만 경제협력 중요 신 한일협력 모델 창출을 일본 경제 전문가인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은 “일본이 우리 은행과 기업에 빌려준 돈은 586억달러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체제의 일본계 은행이 수익을 창출하는 대 한국 여신을 거둬들일 가능성은 낮으며, 일본의 금융공격 하나 만으로 외환위기가 일어날 공산도 적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경제의 상호의존도 저하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의 억제 기능을 약화시킨다”면서 “새로운 한일협력 모델을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일본이 지난 7일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고 관보에 게재했다. 21일 뒤인 28일부터 1100여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관리가 까다롭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A: 일본의 무역관리규제는 크게 리스트 규제(list control)와 캐치올 규제(catch all control)로 구별할 수 있다. 화이트국이란 캐치올 규제의 적용이 면제되는 국가이고, 리스트 규제는 화이트국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한국의 화이트국 제외로 인한 변화는 우선 대한국 수출에 캐치올 규제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향후 일본 기업은 한국 수출 때 용도, 수요자 등에 대한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하고 경제산업성이 기업에 통지한 경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한국에 대해 일반포괄허가(이른바 화이트 포괄)를 적용할 수 없게 되어, 리스트 규제 품목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단 한국에 대한 수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특별일반포괄허가(화이트 포괄에 비해 수출업자의 요건이 엄격)를 적용할 수 있다. 즉 모든 수출 품목에 대해 경제산업성의 허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제산업성이 특별일반포괄허가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 지속적인 추적과 관심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치로 양국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중소기업은 정부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수출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일본 중견·대기업에서 한국 대기업으로의 수출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 대기업은 일본 리스크를 의식하여, 부품조달처를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Q: 시중에는 일본의 금융공격으로 2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돌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A: 20년 전 한국의 외환위기 원인에 대해 한국의 정책당국자 간에 일본계 자금 유출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일부 존재하지만, 학술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당시 외환위기는 한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과 일본의 심각한 금융위기, 태국의 바트화 폭락에 따른 국제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계 자금의 유출 만으로 한국에 외환위기가 온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말 280%에 달했지만, 현재 그 비율은 3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즉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1990년대 상황과 비교할 때 높지 않다. 또한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 하에서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은행의 수익기반이 악화돼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일본의 메가뱅크 입장에서는 해외사업 확대의 필요성이 높다. 한국 시장이 안정성을 유지한다면 일본 민간은행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18년 10월 세계지식포험에서 “한국경제는 견고하여 (외환위기 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도 “급작스러운 위기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외부적 충격(미중 무역 갈등의 격화,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에 따라 한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어 한국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는 있다. Q: 한국 시장에 들어온 일본계 자금은 어느 정도인가. A: 일본계 은행의 국내 총 여신 규모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말 기준 21조원 정도(전체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총 여신의 27%)로 중국계 은행(34%)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를 보면, 일본계 은행이 한국의 은행과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빌려준 금액은 586억달러(69조원)에 달한다. 일본계 은행의 한국 여신의 약 60%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현지 일본계 은행에서 조달한 금액이란 얘기다. 또한 일본계 자금의 상장주식 보유 물량은 12조원를 넘는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돈이 한국 은행과 기업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Q: 한국이 대항조치로 일본을 우리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했다고 8일 보류를 결정했다. 만일 이런 조치가 내려진다면 일본이 아파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A: 양국 정부 간의 강 대 강의 조치가 반복되면, 한일 상호의 경제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우선 양국 간 외교 교섭에 집중하고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Q: 한일 간에는 현재 그 어떤 통화스와프도 체결돼 있지 않다. 필요성은 있는가. A: “필요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국의 외화유동성을 확충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특히 달러를 교환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의 유용성이 높다.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데다 원화는 기축통화도 아니다. 한국이 일본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면 오히려 한국 스스로 외환시장 불안을 자인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즉 통화 스와프 교섭 과정이 정치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즉 한일 통화스와프는 당장 필요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양국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언젠가 양국 통화스와프 복원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Q: 강제징용 판결로 비롯된 한일의 유례없는 경제전쟁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본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가. A: 화이트국 제외 이후 일본이 무역관리 제도를 실제로 어떻게 운용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속도조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이 양국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한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2001년경부터 시작된 한일 통화스와프가 종료된 바 있다. 2000년대 중반 경부터 한국의 대일 무역의존도가 낮아지고 국제시장에서의 한일 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일 경제협력의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일 경제의 상호의존도 저하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의 억제 기능을 약화시킨다. 향후 다양한 형태의 정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재차 경제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새로운 한일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양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집착하기보다는 양국이 협력하여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확산시키는 선도 국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Q: 국제분업의 질서를 일본이 깬다고는 하지만 한국 경제이 일본 의존도를 새삼스럽게 부각시킨 경제보복이다. 대일본 의존을 낮출 방법은 무엇인가. A: 이미 대일 의존도는 많이 낮아졌다. 이번 사태로 민간기업 중심으로 부품, 소재 조달의 다양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규제완화, 기술개발 자금 면에서 조용히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해도 일본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보수 정치세력과 일본 국민을 구별해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美 호황에도 “보험성 인하”… 통화긴축 기조 마침표 찍나

    만장일치 불발… ‘단발성 인하’ 내비쳐 트럼프 “파월 실망… 연준 별 도움 안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3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재의 2.25~2.5%에서 2.00~2.25%로 내린 것은 경제의 돈줄을 죄는 통화긴축 사이클을 끝냈음을 확인한다는 의미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종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0.25% 포인트라는 금리 인하 폭보다는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중립을 거쳐 여기까지 옮겨 오는 과정을 밟았다는 게 중요하다”며 통화긴축 기조가 끝났음을 확인했다. 또 연준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통화긴축 정책인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이달 중 종료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준은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00~0.25%까지 떨어뜨리고 ‘양적완화’ 정책을 펴 3조 달러(약 3565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해 미 경제를 살려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는 명확하게 보험적 성격”이라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임을 강조했다. 연준은 “가계 소비지출 증가율이 높아지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둔화됐다.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은 2%를 밑돌고 있다”고 지적하며 글로벌 경기 하강 전망과 낮은 물가 압력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날 금리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았다.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가운데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2명이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앞으로의 경기 전망과 위험에 달려 있다”며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단언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도 “만약 실제로 경기가 악화되고 금리 인하가 필요해진다면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국면이 단기간에 그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동안 연준의 금리 대폭 인하를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늘 그래왔듯 파월 의장은 우리를 실망시켰다”며 “시장이 그로부터 듣고 싶었던 것은 이번 금리 인하가 길고 공격적인 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도 최소한 양적 긴축은 끝난다”며 “우리는 결국 승리하겠지만 확실히 연준으로부터 도움은 별로 못 받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금융·부동산 심상찮은 이상신호… 전세계 짙어지는 ‘위기의 그림자’

    금융·부동산 심상찮은 이상신호… 전세계 짙어지는 ‘위기의 그림자’

    2008년 9월 15일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대공황의 위기로 밀어 넣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과감한 조치와 주요국 정부 간의 공조, 중국의 과감한 재정 정책 등을 통해 최악의 파국은 막을 수 있었다. 이후 유럽연합(EU)의 재정 위기를 비롯해 여러 차례의 위기와 침체 상황이 나타났지만 그때마다 중앙은행들의 금융 지원과 재정 확대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10년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문제가 생기면 정부와 중앙은행이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세계는 혼란을 뒤로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 보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제금융 신용 붕괴로 위기에 직면했으나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와 더불어 과감한 재정 지출, 그리고 원화 약세를 통한 수출 확대를 통해 비교적 쉽게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 들어 우리의 경제 상황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 7월 20일까지의 누적 수출액은 약 299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하였으며, 수입 역시 5.6% 감소하였다. 수출의 감소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세계 교역량의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세계 주요 경제권 모두 어두운 모습 2019년에 들어오면서 세계 주요 경제권은 모두 어두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경기를 누리고 있다. 2019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2.3%에 이르렀고, 실업률은 50년 래 최저수준인 3.7%를 유지하고 있다. 완벽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 경제지만 사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부정적 신호가 계속 나오고 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주택담보 대출의 부실이 문제가 되었던 관계로 여러 가지 기준과 까다로운 심사가 이루어지면서 주택담보 대출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 부채 급증에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전체 기업 부채는 약 5조 달러 규모였지만 지금은 10조 달러에 이르고 있다. 기업 활동의 활성화에 따른 부채 확대라면 다행이겠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크본드 수준의 위험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저렴한 상황이 조금만 악화되면 정크본드로 전락할 수 있는 BBB등급의 회사채 규모 역시 1조 달러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로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현실은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1] 참조)실물의 경우에 있어서도 미국 내 물동량 감소 추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산업생산, 건설투자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하락을 넘어 마이너스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완전 고용에 가까운 고용률을 보이고 있는 미국이지만 몇몇 지표에서는 의외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구입 대출 연체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1조 5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학자금 대출의 경우 2018년 말 기준으로 1660억 달러 규모가 부실로 분류되고 있으며, 2023년까지는 40%가 부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져왔던 주택담보 대출 부도율이 11.5%임을 감안할 때 심상치 않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림 2]]) EU의 경우 2012년을 전후한 재정위기를 겪은 이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유동성 공급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는데 이러한 유동성 증가가 채권시장으로 쏠리면서 마이너스 채권이 급증하고 있다. 일정 기간 돈을 빌려주면 거기에 해당하는 이자를 받는 것은 자본주의의 당연한 원칙이다. 조건에 따라 이자율은 변화할 수 있지만 돈을 빌리는 쪽이 이자를 지불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상식 밖의 일이 일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EU 회원국이 발행하는 국채의 10%가량이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채를 넘어서 회사채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독일이나 프랑스 등 주요국가가 아닌 폴란드, 헝가리 등 주변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국면이 예상될 경우 등장한다. 이러한 마이너스 채권은 일본에서는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의 70% 이상일 정도로 일상화되었지만 이러한 추세가 일본을 넘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넓게 퍼져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블룸버그 뉴스 7월 16일 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국채의 물량은 한 달 전과 비교할 때 50%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회사채의 경우도 같은 기간 3배 이상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 3]참조) 중국의 경우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심상치 않다. 막대한 고정투자를 통해 수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는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고용은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이익 역시 마이너스 구간으로 진입하고 있다. 과거의 성장 및 경기침체 대응 방식이 먹혀들고 있지 않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통화를 시장에 풀고 있지만 신용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시장 내 통화증가율은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기업의 채무불이행은 급증하여 1~4월까지 약 6조 7560억원을 기록하였는데 이는 2018년 동기 대비 3.4배이며, 중국 기업의 부도가 급증했던 2016년에 비해서도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여기에 중국 내 금융기관 부실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6월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내몽고 자치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바오상 은행의 정부 관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부실 은행에 대하여 정부가 구제 조치를 실시한 것이었는데 정부의 이런 조치가 오히려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2018년 사업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은행은 바오상 은행을 포함해 총 19곳에 이르고 있으며, 이들의 자산 규모만 해도 약 760조원에 이르는데 상당수는 악성채무로 추정되고 있다. 감독과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그림자금융 역시 오래전부터 부실 위험성이 제기되어 왔으나 제대로 된 정리 조치가 취해지지 못함으로써 불안을 가중시켜왔다.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많은 해외 국가에 제공된 대출금 역시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경우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 역시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부동산 시장의 급등과 하락세의 시작 금융 시장과 더불어 부동산 시장의 상황 역시 좋지 않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주요국의 부동산 시장은 같은 흐름을 보이는 동조화 현상을 보였으며, 이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유동성의 확대는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가격을 상승시키고, 한곳에서 발생한 상승세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전 세계의 부동산, 특히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게 된다. 과거 사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러한 사이클의 시작은 캐나다와 스페인인 경우가 많으며, 여기에서 시작된 경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을 거쳐 한국과 독일에 이르는 과정을 거친다.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은 2008년을 전후해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2013년을 전후하여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여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였다. 이 기간 동안 주요 국가의 대도시 주택가격은 급등하였다. 뉴욕, 런던 등은 전 세계적인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가격 상승이 가속화되었으며, 부동산 가격과 별 상관없을 것 같은 북유럽 국가들 역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북유럽의 주택가격은 2017년까지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올랐다. 북유럽의 경우 2008년을 전후한 저점과 비교했을 때 전국 평균 주택가격은 스웨덴 81.8%, 노르웨이 79.9%가 상승하였으며, 대도시를 중심으로 놓고 보면 그 상승폭은 훨씬 가파르다. 최근에는 오랫동안 안정적인 주택가격을 보여왔던 독일까지 주택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독일 수도인 베를린은 2016~2017년 사이에 주택가격이 20.5% 상승하여 15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베를린 이외에 함부르크(14.1%, 7위), 뮌헨(13.8%, 8위), 프랑크푸르트(13.4%, 10위)도 매우 높은 주택 상승률을 기록하였다. 2010년 이후 독일 전체 주택가격은 60% 올랐으며, 임대료도 베를린의 경우 2008년 이후 2배, 뮌헨은 61% 상승하였다. 이와 같은 주택가격 급등은 대도시로 몰리는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부족한 공급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증가하는 수요로 인해 상승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유동성이 존재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곳곳에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주택에 대한 차압과 경매 등이 진행되면서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지만 10년의 시간이 경과하면서 다시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은 2019년 들어 변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주택가격 상승이 나타났던 캐나다와 호주의 주택가격이 2018년 연말을 전후하여 하락하기 시작하였으며, 2019년 들어서는 뉴욕 및 런던의 주택가격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였을 때 하락세로 반전하였다.([그림 4]참조)주택 부문의 하락과 더불어 사무용 건축물 역시 공실률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선전의 경우 공실률은 16.6%에 이르고 있으며, 베이징 15%, 상하이 18%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방정부와 공기업은 부동산 개발을 통해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그림자금융을 비롯한 각종 편법이 광범위하게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부동산 부문의 하락과 위축은 매우 큰 파괴력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부처·정책라인 경보·대비하는 모습 안보여 국제 금융 및 부동산 시장 모두 이상 신호를 보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높은 경제성장률이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냉정하고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관련 부처 및 정책 라인을 장악하고 대응을 준비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데 더 큰 위기감을 느끼게 된다. 앞으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겠지만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2008년과 달리 일사불란한 국제 공조는 기대하기 힘들며, 정책수단 역시 상당 부분 고갈된 상태임을 감안할 때 그 강도는 매우 셀 수 있으며,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경보를 울리고 대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듣기 힘들고, 아파트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주장하는 목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과연 새로운 위기가 찾아온다면 우리는 과거처럼 잘 헤쳐 나올 수 있을까? 준비된 위기는 기회가 되지만 준비되지 못한 위기는 재앙일 뿐이다.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은행·카드사가 빌린 일본돈 17조원…100% 회수 대비책 세웠다

    금융권 17조 회수 땐 외국서 대출 가능 제조·도소매업에 들어간 12조는 위험 금융TF, 대출·보증 긴급 공급 계획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가 일본에서 빌린 자금의 규모가 148억 2000만달러(약 1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 당국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금융 분야로까지 확대됐을 때를 대응하기 위해 자금의 만기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제조업과 도소매 업체가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으로 대출받은 11조 5000억원에 대해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22일 금융 당국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온 일본계 자금의 규모는 최대 52조 9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일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 약 13조원, 채권 1조 6000억원, 국제투자대조표 기타투자 중 일본의 투자액 13조 6000억원,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총여신(대출) 24조 70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국제투자대조표상 일본의 투자 금액과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여신이 겹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계산하면 최소 39조 3000억원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금융 당국이 눈여겨보고 있는 ‘위험 자금’은 국내 은행과 여전사들이 빌린 17조원이다. 일본의 보복 조치가 확대되면 일본계 은행들이 신규 대출과 만기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 당국은 국내 금융사들의 신용등급이 높아 일본 외에 다른 곳에서 돈을 빌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여신 중 제조업과 도소매 업체에 대출해 준 11조 5000억원도 예의 주시 대상이다.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에 따르면 8조 7000억원이 국내 제조업으로, 2조 8000억원이 도소매 업체로 흘러 들어갔다. 일본계 은행들이 직접 대출해 준 이 자금을 회수하면 일정 부분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금융 당국은 일본계 자금이 100% 회수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정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일본계 자금의 규모와 만기 현황을 파악하고, 일본의 보복 조치가 확대될 경우에 대비해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공급 예정인 정책금융 자금을 활용해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보증 등의 형태로 긴급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번에 주가 오를까 떨어질까” 궁금하다면...

    “이번에 주가 오를까 떨어질까” 궁금하다면...

    “Everything is numbers.”(모든 것은 숫자로 돼 있다.) 2000년대 초반 방영했던 미드 ‘넘버스’가 시작할 때 나오는 문구처럼 수학자들은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이 숫자로 이뤄져 있고 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무리 복잡한 상황이나 자연현상도 수식으로 비교적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개입해 여러 가지 복잡한 경우의 수가 발생해 불확실성이 큰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자연과학부 수리과학과, 미국 럿거스대 수학과, 카네기멜론대 경영대학원 공동연구팀은 경쟁상대와 상호작용을 통해 가장 이익이 되는 행위를 선택한다는 게임이론을 적용해 국민연금처럼 기관투자자가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리·재무경제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파이낸셜 이코노믹스’ 6월호에 실렸다. 지금까지는 주식시장 변동성을 설명할 때 주로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를 주요 변수로 활용했다. 정보를 가진 투자자가 정보가 확산되는 속도를 늦춰 거래수익을 증가시키기 위해 일정 시간 동안 거래할 물량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주문하는 ‘주문 분할’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기금이나 보험회사들처럼 정보를 덜 가진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시도할 때 가격 충격으로 인한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주문을 분할하는 경우가 많다. 포트폴리오란 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이나 그렇게 투자된 주식 구성을 말하는데 흔히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라고 표현된다. 실제로 기관투자자들에게서는 이런 형태의 투자가 많이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거대투자자들의 주문분할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이번에 만든 주식시장 분석모델에 따르면 주식시장은 헤지펀드처럼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처럼 제한된 정보를 가진 포트폴리오 재조정자, 개미투자자로 불리는 유동성 거래자, 시장조성자라는 4개의 변수를 도입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재조정자와 내부정보를 가진 투자자 간 상호작용 때문에 주식시장 거래 패턴이 장 초반과 후반에 거래량이 증가하는 U자형을 이룬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자는 장 후반의 가격변동을 줄이기 위해 주식시장이 개장하는 초반에 거래량을 늘려 자신의 목표치를 시장이 인식하게하며 정보를 가진 투자자들도 초반에 포트폴리오 조정자를 경쟁자로 인식해 거래량을 늘리는 전략을 도입하기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이 움직이는 때는 장 초반 전체 거래량이 늘어난다. 그러나 장 중반으로 갈수록 정보 보유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자에 대한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거래량을 줄이는 전략을 쓰게 된다. 장 후반에는 목표 거래물량을 채워야 하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자에 의해 거래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최진혁 UNIST 수리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관투자자처럼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거나 분할해 판해하는 포트폴리오 재조정자가 주식의 거래량이나 가격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학적으로 보여준 연구”라며 “추가적인 실증연구를 통해 주식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특히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년부터 주채무계열 선정 때 회사채·CP도 반영

    내년부터 주채무계열 선정 때 회사채·CP도 반영

    금감원, 동양·아시아나항공 사례 방지 동원·현대상선, 주채무계열 새로 편입내년부터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많이 조달한 대기업도 상시적인 기업 구조조정 수단인 주채무계열에 지정된다. 은행 대출을 줄이는 대신 시장성 차입을 늘렸다가 문제가 된 동양그룹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사례가 다시 생기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금융감독원은 4일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 및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주채무계열로 선정되면 주채권은행의 재무구조 평가를 받아야 한다. 부실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위험 관리를 진행한다. 현재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은 대출과 보증 등 금융권 신용공여 규모이지만 내년부터는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포함한 ‘총차입금’ 기준으로 바뀐다. 시장에서 조달한 돈도 기업 입장에서는 모두 빚이지만 주채무계열 제도에서 사각지대에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동양그룹은 은행 대출을 줄이고 CP와 회사채를 늘려 2010년 이후 주채무계열에서 빠졌지만 결국 유동성 위기를 맞아 투자자 손실로 이어졌다. 지난해 회계 쇼크를 겪은 아시아나항공도 은행 대출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시장성 차입을 대폭 늘려 잠재적 위험이 커졌다. 현재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은 계열의 금융권 신용공여가 전체 금융권 신용공여의 0.075% 이상인 경우다. 내년부터는 계열의 총차입금이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면서 계열의 은행권 신용공여가 전체 은행 기업신용공여의 0.075% 이상인 경우에 적용된다. 채권은행의 사후 관리 방식도 부채비율 감축 유도는 물론 사업 계획과 연계한 체질 개선을 이끄는 것으로 바뀐다. 한편 올해 주채무계열은 지난해 31곳에서 한 곳 줄어든 30곳이다. 한국타이어, 장금상선, 한진중공업 등 3곳이 제외되고 동원과 현대상선 등 2곳이 새로 편입됐다.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은 현대자동차, 삼성, SK, 롯데, LG 순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발행어음 3호 사업자 KB증권, 첫 발행어음 ‘KB able 어음’ 출시

    발행어음 3호 사업자 KB증권, 첫 발행어음 ‘KB able 어음’ 출시

    국내 증권사 중 발행어음 3호 사업자인 KB증권이 3일 첫 상품으로 ‘KB able 발행어음’을 내놨다. KB증권이 직접 발행하고 원금과 약정된 이자를 주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유동성 투자상품으로 원화·외화 약정식, 수시식, 원화 적립식 등 3종이 출시됐다. 금리는 1년 만기 약정식의 경우 원화는 연 2.3%, 외화는 연 3.0%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수시식은 원화는 연 1.8%, 외화는 연 2.0%다. 적립식 상품 금리는 연 3.0%다. 첫 상품 출시를 맞아 금리 이벤트도 진행한다. 다음달 말까지 KB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신규 가입한 고객 중 선착순 5만명에게는 3개월간 100만원 한도로 연 5.0%의 특판 금리를 준다. 일반 개인 고객에게도 선착순 1만명을 대상으로 1년 약정 기간 동안 월 최대 50만원 한도로 연 5.0%의 특판 금리를 적용한다. KB증권 신규 거래 법인에게는 연 2.5%의 특판 금리를 1개월간 10억원 한도로 제공한다. KB증권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영업부에서 출시 기념 상품 가입 행사도 열었다. ‘KB able 발행어음’의 1호 고객이 된 이종구씨는 “1호 가입자가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KB증권이 이 상품을 밑거름 삼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등 증권사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B증권의 각자 대표이사인 박정림 사장과 김성현 사장도 이날 행사장에서 발행어음에 연달아 가입했다. 박 사장은 “그동안 많은 준비를 충실히 해 온만큼 KB증권의 발행어음을 신규 수익원 및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함은 물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고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대표상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발행어음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사업으로 고객에게는 좋은 상품을 제공하고 기업들에는 상생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IB 부문이 발행어음 자산을 운용하는 만큼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현해 중소·중견기업들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B able 발행어음’은 KB증권의 전국 영업점은 물론 홈페이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H-able’,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able’ 등 온라인으로도 가입이 가능하다. 발행사 신용위험에 따른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열린세상] 은행업의 디지털화는 왜 이리 더딜까/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은행업의 디지털화는 왜 이리 더딜까/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은행들의 디지털화(化) 움직임이 한창이다. 여러 은행은 디지털 금융, 특히 모바일 금융으로의 전환을 화두로 삼고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디지털 금융에 특화한 인터넷 전문은행이 업무를 시작한 지도 꽤 된다. 규모는 작지만 핀테크 업체들이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송금, 자산관리, 신용평가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은행 부문의 디지털화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 배달, 택시 등의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진전돼 온 속도와 비교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더욱이 이 산업들에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규 업체가 얼마나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였는지 생각하면 비교는 더욱 선명해진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 업체들 가운데 성공적인 경우도 많지만, 아직 기존 은행들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찻잔 속의 태풍인 경우도 많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비슷하다. 얼마 전 이코노미스트지의 특집 기사에서 최근에야 은행업의 디지털화가 마침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데서도 드러난다. 이 기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디지털화 사례로 꼽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금융 전산화가 늦은 중국의 경우인 것을 감안하면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디지털 금융, 모바일 금융이 기존의 금융서비스에 비해 얼마나 편하고 빠른지 생각해 보면 기존 은행들이 왜 쉽게 위협을 받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은행업은 필요하지만, 은행들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재미있는 것은 빌 게이츠가 이 말을 1994년에 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 나오기도 전에 이런 견해를 밝힌 그의 선견지명이 놀라운 한편 왜 은행들이 경쟁력을 비교적 잘 유지하는지 생각할 필요도 있다. 은행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으로서 은행들이 진입장벽의 보호를 받는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의 하나로 많이 거론된다. 또한 은행들은 규모가 큰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규제 당국이 소수의 은행만 상대하려는 경향이 지적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들에 더해 은행 업무의 특성을 생각할 필요도 있다. 핀테크 업체나 인터넷 전문은행과 비교해 기존 은행들은 예금, 대출, 지급결제, 자산관리 등 매우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여러 가지 업무를 결합함으로써 은행들은 자산 변환의 기능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예금은 만기가 짧고 유동적이며 부도 위험이 낮은 데 비해 대출은 만기가 길고 비유동적이며 부도 위험이 더 높다. 예금과 대출의 이러한 특징들은 각각 예금주와 차입자가 원하는 바이며 이에 따라 예금주는 낮은 예금금리를, 차입자는 높은 대출금리를 감수한다. 두 금리 간의 차이가 은행 수익의 중요한 원천임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은행들이 결합하는 여러 금융서비스 제공 업무 간에 시너지가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은행의 대출 업무는 기업 등 차입자가 유동성 부족을 경험할 때 유동성을 공급하는 일종의 유동성 보험 업무로 볼 수 있는데, 예금 업무도 비슷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기업들이 유동성 부족을 경험하는 것은 금융시장 불안정과 동시에 발생하기 쉬운데 이 경우 은행예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도 시너지의 원천이 된다. 한편 예금주와 주주 간의 이해상충 문제 때문에 은행이 유동적인 자산과 비유동적인 대출자산을 동시에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도 있다. 즉 지급결제 서비스와 대출 업무 결합의 시너지가 있다는 의미다. 결국 디지털 금융을 공급하는 신규 업체들이 기존 은행들과 실질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대출 등 다양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대면 거래를 하기 어려운 이들이 대출 등 여러 금융서비스를 함께 취급하려면 결국 빅데이터 이용 등 데이터 환경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구글이나 아마존 등 빅데이터로 무장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은행들에게 가장 큰 잠재 위협으로 거론되는 것도 이 맥락이라고 하겠다.
  • [시론] 2019년 추경은 불가피한가/박노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정책실장

    [시론] 2019년 추경은 불가피한가/박노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정책실장

    경기 하강 국면에 선제적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추경의 의미와 적정성에 대한 진단과 함께 반복되는 추경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먼저 추경이라는 정책 수단의 실효성과 한계를 인식해야 한다. 추경은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정부 지출 증가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일시적인 어려움의 완화 작용은 할 수 있지만, 경기 침체의 근본적 원인에 대한 대책이나 사전 계획에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에 활용되기는 어렵다. 단기간의 정부 지출 증가는 외부 충격으로 인해 금융 부문의 자금 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있을 때, 유동성을 제공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정책금융의 활용을 통한 금융 부문에의 자금 공급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개인이나 기업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기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 한시적 재정 일자리 지원 사업이나, 경기침체 피해가 큰 특정 지역 주민이나 기업을 위한 지원 등도 있다. 경기 대응 성격의 추경을 이야기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의 재정제도 자체에 경기 대응적 성격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자동 안정화 장치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개인이나 기업의 수입이 줄기 때문에 조세 부담은 감소하고, 실업급여나 기타 보조금의 수혜를 받는 개인이나 기업은 증가하기 때문에 재정이 자동적으로 확장적 기조를 띠게 돼 경기 대응적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예상하지 못한 심각한 경제 위기가 아닌 한 통상적인 정부의 재정 기능이 경기 대응적 기능을 감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추경과 관련된 쟁점은 경기 대응적 추경의 필요성과 추경안의 지출 규모나 내용의 적정성이다. 이번 추경은 재정 정책 기조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측면이 있다. 매년 계속돼 온 추경과 정부 지출의 적극적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하강하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추경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의 재정 정책 기조에 비추어 볼 때, 갑작스럽게 다른 정책 기조를 취할 때의 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추경의 규모에 대해 살펴보자. 일단 외부 충격에 의한 급격한 경기침체 상황은 아니다. 다만 주요 수출 산업의 경쟁력 하강과 다양한 국내외 요인에 대한 반응으로 인한 투자 감소가 주된 요인으로 발생한 경기 하강이므로 대대적인 경기 대응성 추경 추진은 부적절하다. 세수 전망도 올해는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재정의 유지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발생하게 되면 정부 지출 확대의 효과성은 사라지고,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재정의 유지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이 올해 추경의 재원 조달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시장에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에 대한 신호 정도를 보내는 수준의 규모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올해 추경 규모인 6조 7000억원은 이러한 예산 당국의 고민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추경의 내용을 살펴보면 경기 대응성이 아닌 미세먼지 저감 관련 예산과 투자성 지출이 일정 규모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기 대응성 지출이 발생하는 위험은 최소화하고 있다는 측면도 있다. 혹자는 추경 내용에 실제적으로 경기 대응성 지출 규모가 작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 하강의 원인과 속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실제 수요와 효과성이 있는 사업에의 지출에 집중함으로써 불필요한 단기적 재정 지출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추경은 시장에 보내는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경기 하강의 특성에 부합한 지출 규모와 내용을 담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끝으로 반복되는 추경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경기 대응적 추경의 요건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재정규율이 강한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경제위기 발생 시 중기적 재정지출 계획을 변경할 수 있으며, 그러한 경제 위기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책 담당자와 전문가 그리고 정치인을 포함한 정책 의사결정자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해 경기 대응적 추경의 필요성에 대한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
  • 한은 “적정수준 외환 보유해야…외국인 국내 투자 과중” 경고

    한은 “적정수준 외환 보유해야…외국인 국내 투자 과중” 경고

    한은 보고서 “해외투자는 변동성 완화에 도움 안 돼”외국인 투자자금은 민감한 시장 변화에 반응해 환율·주가 변동성을 키우기에 시장 안정을 위해선 적정수준의 외환보유액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0일 조사통계월보 2월호의 ‘대외포지션이 외환 및 주식시장 변동성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외환·금융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해야 한다는 진단했다. 2월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46억 7396만달러로 세계 8위 규모로 집계됐다. 자산별로 보면 유가증권이 3791억 1000만달러(93.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예치금과 금은 각각 152억 1000만달러(3.8%), 47억 9000만달러(1.2%) 규모였다.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SDR)은 33억 9000만달러(0.8%), IMF포지션(IMF 회원국이 출자금 납부로 보유하는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은 21억8 000만달러(0.5%)도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외부채에서 외국인 금융상품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을 앞서는 등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총대외부채 대비 포트폴리오 부채 비중은 2017년 말 기준으로 64.3%로, 이는 미국(54.8%), 일본(55.2%), 캐나다(49.1%) 등 선진국보다 상당히 높다. 말레이시아(39.1%), 인도네시아(40.8%), 폴란드(29.4%) 등 신흥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란 외국인이 국내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위험추구 행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 규모가 경쟁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포트폴리오투자가 일정 규모 이상 커질 경우 외환·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다. 외국인의 금융상품 투자자금은 시장 충격에 민감히 반응하며 유출입이 잦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외환보유액은 시장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주가 변동성을 줄여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적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은 한 국가의 지급능력이 안정적이라는 것을 의미해 기업·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은 위기 발생 시 외화 유동성 공급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또 해외공장 건설 등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자산 증가도 환율 변동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에 공장을 세우는 등 글로벌 생산체계가 구축되면 기업이 대외 여건 변화 등의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내국인의 포트폴리오투자 자산은 환율 및 주가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기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가 발생하면 국내외 금융시장이 함께 충격을 받는 동조화 현상이 나타나 해외투자자산을 팔아도 대외충격을 흡수하는 효과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점을 감안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해 경제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코스피 2130대로 떨어져…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에 아시아증시 급락

    코스피 2130대로 떨어져…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에 아시아증시 급락

    코스피가 8일 하루 만에 1.31% 하락하면서 2130대로 주저앉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리면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증시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35포인트(1.31%) 하락한 2137.44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엿새째 하락세이며 지난 1월 23일(2127.78) 이후 약 한 달 반 만의 최저치이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12.99포인트(0.60%) 내린 2152.80으로 출발해 약세가 계속됐다. 코스피가 급격히 하락한 데는 전날 저녁 ECB가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이 컸다. ECB는 7일(현지시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0.6% 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7%에서 1.6%로 낮춰 잡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보호무역주의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지정학적 위험을 언급하면서 “유로존 성장 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여전히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 유럽의 경기 침체가 이전에 생각한 것보다 길고 깊다”고 말했다. 또 ECB가 기존 금리 인상 입장을 바꿔 올해 말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것도 원인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ECB가 유동성 공급장치인 ‘TLTRO-Ⅲ’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유동성 공급에 효과적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유럽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가져가는 것에 비해 미국은 어느 정도 긴축 사이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세계 기축통화를 갖고 있는 미국과 유럽 간 통화정책 정상화의 속도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달러는 강세 요인이고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많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일본 니케이 225 지수는 전장보다 2.01% 하락한 21025.56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3시 52분(한국시간) 기준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3.74% 하락한 2990.24를 형성했다. 노 책임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한데 유럽의 경기가 꺾인다는 것은 유로존 경기와 연관성이 큰 중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외국인이 1759억원, 기관이 1265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고 개인은 2940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삼성전자(-1.46%)와 SK하이닉스(-2.06%), 셀트리온(-0.48%), LG화학(-0.41%), 삼성바이오로직스(-0.40%), NAVER(-3.97%), POSCO(-0.40%) 등 10위권 내 종목이 일제히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86포인트(0.12%) 내린 735.97로 장을 마쳤다. 3.45포인트(0.47%) 내린 733.38로 개장해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총 상위주 중에서는 메디톡스(-1.28%)와 바이로메드(-0.88%) 등이 내렸고 셀트리온헬스케어(2.15%)와 포스코켐텍(1.26%) 등은 올랐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2원 오른 1136.2원을 기록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일(1138.1원) 이후 가장 높다. 이날 중국 세관 당국이 발표한 2월 중국 수출액은 달러화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0.7%나 급감했는데 환율 시장에서 위안화 약세를 불러오면서 원화가 위안화에 동조해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을 키웠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금융기관과 해외투자 정보 공유 확대… 국부 증대 힘쓰겠다”

    “금융기관과 해외투자 정보 공유 확대… 국부 증대 힘쓰겠다”

    한국투자공사(KIC)는 한국의 ‘국부펀드’다. 외환보유액 등 나랏돈을 해외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내서 미래 세대를 위한 부(富)를 축적하는 공공기관이다. 2005년 7월 설립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200억 달러를 위탁받은 뒤 위탁금 증액과 자체 수익 등을 합쳐 2017년 말 기준 1341억 달러를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시장의 큰손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최희남(59) KIC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회현동 KIC 본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KIC의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일은 물론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도 힘쓰겠다”면서 “해외 투자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국내 금융기관들에 해외 투자자들과 다리를 놔 주고 투자 노하우를 공유하는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IC는 노무현 정부 당시 동북아금융허브 추진의 핵심 전략으로 설립됐다. →KIC의 국제금융협의체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반응이 좋다. -KIC는 글로벌 투자자라 해외 투자기관들이 새 아이디어나 상품을 갖고 먼저 찾아온다. KIC가 이들과 해외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 사이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해외 지사가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등에 있는데 ‘해외 지사 국제금융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지사가 현지에 나간 은행, 증권사 등 민간 금융사와 연기금 등 공공투자기관을 초청해 KIC에 찾아오는 금융기관들의 정보를 공유한다. 뉴욕의 국제금융협의체는 2017년 11월, 런던의 국제금융협의체는 지난해 1월 출범했다. 행사가 지난해만 뉴욕에서 11회, 런던에서 2회 열렸다. 싱가포르는 올해 안에 신설할 계획이다.→국내 공공기관도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다. -KIC가 2014년 출범한 ‘공공기관 해외투자협의회’ 의장이다. 공무원연금공단과 군인공제회,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 20개 기관이 참여한다. 협의회에서 공공 부문 투자기관들과 해외 투자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한다. 공동투자도 하는 등 공공 부문의 해외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05년 설립한 뒤에 얼마나 벌었나. -그동안 지켜온 KIC의 투자 원칙은 장기·분산투자다. 그 결과 연환산 수익률 4.45%, 누적 수익 341억 달러다. 원화로 치면 36조 5347억원가량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2017년 수익률은 16.42%로 수익이 183억 달러다. →지난해 수익률은. -지난해는 달러 강세와 경기 급락 우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상 및 유동성 축소, 미·중 무역전쟁 등 자본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이 커져 자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수익률은 1.7%로 전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는 1931년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가장 흔들린 해였다. 지난해는 얼마의 수익률을 냈는지보다 얼마나 방어를 잘했는지를 봐야 한다. →올해 국제금융시장 전망은. -올해도 연초부터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을 비롯해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장기간 이어졌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아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담이다. 하지만 긍정적 신호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전반적인 자산 가격 하락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미국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완화됐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확장 정책 유지도 경기 반등에 도움을 줄 것이다. →KIC는 주로 어떤 자산에 투자하나. 최근 관심 있게 본 분야가 있다면. -해외 주식과 채권, 물가연동채, 원자재 등으로 구성된 전통 자산에 84%를 투자한다.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변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헤지펀드와 부동산, 사모주식, 인프라 등 대체자산에 16%를 투자한다. 최근에는 수익률을 높이고 투자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맞춰 물류 서비스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데이터 통신량의 빠른 증가에 대응한 광통신 네트워크,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년층을 위한 헬스케어 및 거주시설 등에 대한 투자도 유망하다. →취임 1년이 돼 가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KIC는 기타공공기관이면서 금융투자기관이다. 근로 조건과 연봉, 정원 등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야 한다. KIC는 다른 나라 국부펀드와 달리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방만한 경영을 막을 수 있는 장치도 잘 갖춰져 있다. 금융투자기관의 특성을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역점 사업은. -자산운용 규모가 20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내년을 목표로 차세대 투자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 데이터 관리체계를 일원화해 통합 포트폴리오 관리체계가 고도화되면 장기적으로 비용이 절감되고 시스템 효율성이 늘어날 것이다. 기재부와 한은 등 기존 위탁기관으로부터의 추가 위탁은 물론 신규 위탁기관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각종 공공기금 및 장기투자가 가능한 정부 소유 자산 등의 위탁을 적극 추진하겠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정리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리커창 총리의 ‘식언’/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리커창 총리의 ‘식언’/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연초부터 대규모 경기부양에 의존하지 않고 합리적인 경제성장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리 총리는 지난달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무원 2차 전체회의에서 “올해 중국에 어려움과 도전이 많고 경기 하락 위험이 커진 만큼 정부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침에 따라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안정 성장과 구조조정, 개혁 촉진을 제시하면서 “물을 쏟아붓는 식의 대규모 경기부양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리 총리의 이 같은 ‘선언’이 무색할 만큼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이후 무섭게 돈을 퍼붓고 있다. 물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6%로 집계돼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유혈 진압 다음해인 1990년(3.9%)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내는 등 중국 경제가 급랭하고 있는 데다 미국과의 무역전쟁마저 겹치는 바람에 중국 경제의 앞날은 더욱 암울한 상황이다.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1조 3900억 위안(약 215조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조기 승인한 데 이어 지하철·고속철도 건설 등 인프라 투자에 1조 1000억 위안, 기업 세금 감면 확대를 통해 2조 위안을 풀었다. 채무 증가를 우려해 인프라 투자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섰던 중국 정부가 경기 하강 기미가 뚜렷해지자 다시 인프라 투자로 선회한 것이다. 최대 명절 춘제(春節·설날) 연휴를 앞두고 금융기관에 대한 실적 심사기준 완화를 통해 최대 7000억 위안, 지준율 1% 하향 조정을 통해 1조 5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여기에다 중국 중앙정부는 각 지방정부가 현지 사정에 맞게 자동차·가전 등을 구매할 때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베이징시의 경우 에너지 절약 제품으로 인정된 TV·공기청정기 등 가전에 대해서는 가격 대비 8∼20%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렇게 풀린 돈이 상당 부분 빚으로 쌓여 작지 않은 후과(後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방정부가 발행하는 지방채와 은행의 대출 여력을 늘려 채무로 연결되는 지준율 인하는 그 ‘뇌관’이 될 수 있다. 국제금융협회(IIF) 등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현재 중국의 채무는 40조 달러(약 4경 4760조원)에 이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7조 달러와 비교하면 10년 사이 5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2017년부터 진행된 디레버리징(부채감축)이 도로아미타불이 된 셈이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4조 위안을 투입하는 대규모 부양책으로 이를 무난히 극복했다. ‘자본주의의 위기를 이긴 사회주의’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당시 부양책이 남긴 대규모 부채는 지금도 중국 경제의 목을 옥죄고 있다. 기업·지방정부의 부채 급증, 공급 과잉,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 국유기업 양산, 그림자(비제도권) 금융 팽창과 함께 부동산 버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은 탓이다. 게임에서는 이겼지만 너무 많은 비용을 치른 나머지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이유다. khkim@seoul.co.kr
  • 창업자가 세상 떠나니 가상화폐 1533억원 행방도 오리무중

    창업자가 세상 떠나니 가상화폐 1533억원 행방도 오리무중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여기 있다. 캐나다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창업자가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수백만 달러에 접근할 수조차 없게 되는 일이 벌어졌다. 가상화폐 거래소 이름은 ‘콰드리가(Quadriga)’. 고대 로마 시대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가리킨다. 독일 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문 위의 그 마차 이름에서 따왔다. 그런데 제랄드 코텐 콰드리가 창업자가 지난해 12월 3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신용 보호 조치가 취해져 1억 8000만 캐나다달러(약 1533억원)로 추정되는 가상화폐 코인의 소재지를 파악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노바스코샤 최고법원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미망인 제니퍼 로버슨은 고인이 “회사 일을 볼 때 썼던 랩톱 컴퓨터 역시 암호로 잠겨 있고, 패스워드나 복구 키(key)도 모른다”며 “반복해 샅샅이 뒤졌지만 어떤 곳에서도 (고인이) 적어놓은 암호 등을 찾아낼 수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문 조사원을 고용해 어떤 정보라도 찾아낼 수 있는지 살폈으나 코텐의 컴퓨터와 전화로부터 기껏해야 약간의 정보를 얻어내 코인 몇 개를 되찾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 회사에 계좌를 튼 이는 11만 5000여명, 가상화폐 가치는 2억 5000만 캐나다달러, 이 중 1억 8000만 캐나다달러는 실제 화폐를 저당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돈 대부분이 ‘콜드 지갑(cold wallet)’ 또는 ‘콜드 창고(cold storage)’로 불리는 오프라인 장소에 보관 중인데 해킹이나 도둑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암호를 걸어놓았는데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회사의 유동성 문제는 지난해 1월 캐나다 CIBC 은행이 누가 진짜 돈 주인인지 특정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2570만 캐나다달러의 계좌를 동결하면서부터 불거졌다. 이런 판국에 코텐이 지난해 인도 여행 중 크론병(만성 염증성 장질환)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더욱 복잡하게 꼬였다. 지난달 31일 콰드리가는 온라인 성명을 통해 “콜드 지갑에 보관돼 있는 가상화폐 금고의 위치를 파악하고 확보하기 위한 노력 등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5일 노바스코샤 최고법원은 콰드리가 측을 출두시켜 앞으로의 절차를 독립적으로 감독할 회사로 에른스트 앤드 영을 임명하는 것에 관한 심리를 벌일 예정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뭉칫돈 맡기는 자산가들,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

    10억 넘는 정기예금 1년 새 7.9% 늘어 도·소매업 대출 증가, 금융위기 후 최고 지난해 은행의 정기예금과 도·소매업 대출이 각각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뭉칫돈을 은행에 맡기는 자산가, 경기 침체의 여파로 빚을 내 버티는 자영업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668조 4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2조 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로는 2010년 95조 9000억원 이후 최대다. 특히 1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쌓아 둔 정기예금 계좌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10억원이 넘는 정기예금 계좌는 4만 1000개로 1년 전 3만 8000개보다 7.9% 증가했다. 이는 2012년 3월 말(4만 3000개)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이다. 주식·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예금금리 연 2.15%… 3년 10개월만에 최고 한국은행이 2017년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예금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는 지난해 11월 기준 연 2.15%에 달했다. 이는 2015년 1월(연 2.18%) 이래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기예금 가운데 2%대 금리 비중은 지난해 11월 54.8%로 올라섰다. 이 비중은 2015년 2월 이후 가장 높다. 금융당국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도 한몫했다. LCR은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규제 비율이다. LCR 최저한도는 2017년 90%에서 지난해 95%로 높아졌고 올해는 100%가 됐다. 은행으로선 LCR 비율을 맞추려면 예금 유치 등을 통해 자금을 더 들여와야 한다. ●도소매업 대출 141조… 1년새 9.7% 증가 한편 도·소매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41조 73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9.7%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2.8%)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도·소매업 대출 증가율은 2017년 2분기 5.0%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도·소매업체들이 업황 부진 등에 맞닥뜨리면 대출 부실 위험이 경제 전반에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소매업 생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분기 2.2%, 2분기 1.6%에 이어 3분기 -0.3%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3분기 마이너스 폭은 2013년 3분기(-0.5%) 이후 가장 컸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내내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년 전보다 도·소매업 취업자가 2.3% 줄어들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짧게 굴리고, 길목 지키고, 기대 낮추고

    짧게 굴리고, 길목 지키고, 기대 낮추고

    상반기까지 변동성 줄이고 시장 주시 채권 투자 늘리고 안전자산 달러 추천 3·6개월 만기 고금리 예·적금 활용해야 목표수익률 4% 이하… 저점 분할 매수 안전자산 달러·적립식 투자도 고려를미국,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경기 둔화 우려와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더해져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 불안한 한 해의 시작을 맞았다. 국내 주식시장은 대표 업종인 반도체의 부진으로 전망이 더욱 어두워질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2019년 재테크 전략으로 목표 수익률을 낮추면서 안정적인 투자에 중점을 둘 것을 조언했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소중한 내 자산 ‘지키기’에 주력하자는 것이다. 9일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이 꼽은 올해 재테크 키워드는 ‘위험 관리’다. PB들은 당분간 ‘방망이를 짧게 잡고 보수적인 투자를 하라’고 조언했다. 박병호 신한은행 PWM서초센터 PB팀장은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는 변동성을 줄이는 게 목표”라면서 “급하게 투자하지 말고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PB들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보다는 국공채 등 채권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단기 채권형 펀드 등 현금성 자산을 최대한 보유하는 전략도 좋다. 특히 최근 들어 예·적금은 다시 재테크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엔 다른 금융상품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정기예금으로도 연 2% 내외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연 3%에 육박하는 고금리 예·적금 상품도 출시하고 있어 예금자보호(5000만원) 한도 내에서 가입해 보는 것도 좋은 재테크가 될 수 있다. 임은순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 오히려 미·중 무역분쟁의 합의점을 빨리 찾아갈 수 있다”면서 “지금은 시장을 지켜보면서 3개월, 6개월 만기로 짧게 예금 등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그는 “시장의 투자 심리는 지금이 바닥인 것 같다”면서 “하반기엔 나아져 올해 주식시장 흐름이 ‘상저하고’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4대 시중은행 대표 PB들은 모두 달러의 재테크 기상도를 ‘맑음’으로 꼽았다. 박병호 팀장은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등 달러 관련 상품을 원·달러 환율 1120원 이하에서 샀다가 1140원 위에서 파는 전략을 권한다”면서 “변동폭이 작으면서 자주 변하는 달러의 특징을 활용한 일종의 ‘길목 지키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금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지만 변동성이 큰 점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동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선진국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 하지만 PB들은 가격이 많이 낮아진 업종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코스피는 하반기 들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은진 KEB하나은행 강남PB센터지점 골드PB부장은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해 말 이미 조정을 많이 받아서 아주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연초 미국 주식시장이 출렁이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생각보다 일찍 시사한 것도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올 한 해는 기대치를 낮추고 시장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PB들은 올해 목표수익률은 4% 아래로 낮춰 잡는 것을 추천했다. 조현수 팀장은 “당분간 정치적, 경제적 변수가 많다 보니 변동성을 고려한 저점 분할매수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면서 “시장이 워낙 불안하기 때문에 분산 투자 원칙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은진 부장은 “올 한 해는 작은 뉴스에 민감하기보다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나 중국 경기 상황 등 큰 흐름을 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돈 풀어 경기부양에 나선 중국의 ‘위험한 도박’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돈 풀어 경기부양에 나선 중국의 ‘위험한 도박’

    리커창(李克强) 총리 업무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경제 부문까지 틀어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충격파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급속히 가라앉는 경제 전망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묘책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 경제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으로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성장 둔화 속도가 급속히 빨라졌다.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6.5%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6.4%) 이후 최저치까지 추락했다. 중국은 올 들어 4차례 지준율 인하와 지방정부 채권발행 독려를 통한 인프라투자 확대, 소비진작책, 대규모 감세 등을 통해 경기침체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다. 지난 달 중국 소비·생산·수출 지표는 예상 밖으로 저조했다. 중국 11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8.1%로 2013년 5월 이후 15년래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미·중 무역전쟁 후폭풍 속에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던 중국 수출은 11월엔 5.4% 증가하는데 그쳤다. 산업생산 증가율도 5.4%를 기록해 3년래 최저치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5일 중국경제 분석 기사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경제 둔화세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기업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경기 전망에 관한 확신이 급속히 꺾이고 있는데, 이를 멈출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19∼21일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내년 감세 규모를 올해보다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용 지방정부의 특수목적 채권 발행량을 늘리는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으로 내년 경기둔화 흐름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온건한 통화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해 기존보다 통화정책 더욱 완화할 있음도 강하게 내비쳤다. 문제는 급증하는 부채 문제가 중국 정부의 발목을 잡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초대형 부양책을 다시 내놓기는 어렵다는데 있다. SCMP는 “정부와 기업, 가계 분야에 걸쳐 이미 높은 수준의 부채가 중국이 공격적인 경기부양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보통 수준의(modes) 부양책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 유지 노력은 단지 부분적으로만 성공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글로벌 은행(BBVA) 샤 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지금 중국의 정책적 공간은 매우 좁다”며 “중국 기업의 높은 부채율과 이와 연관된 금융 취약성 탓에 중국 당국은 대규모 부양책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발하자 4조 위안(약 650조원) 규모의 초대형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며 비교적 큰 위기 없이 위기를 극복해냈다. 하지만 이 초대형 부양책에 따른 부작용으로 중국의 총(국가+기업)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8년까지만 해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150%에 불과했던 중국의 총부채 비율은 지난해 말 260%까지 치솟았다. 국제금융협회(IIF)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중국의 총부채는 GDP의 300% 규모를 넘어섰을 것으로 추산했다. 초대형 부양책은 총부채 외에도 경제 주체들의 부채 급증과 주요 산업의 공급 과잉,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한계) 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여러 부작용을 낳아 중국 경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만큼 중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그동안 2008년 수준의 초대형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기존 초대형 부양책의 부작용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가운데 당장의 경기둔화 흐름 대처에 급급해 또다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중국 경제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지도부가 고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과 공급과잉 해소에 초점을 맞춘 ‘공급자측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리스크 해소에 주력했다. 성쑹청(盛松成) 중국 인민은행 참사는 25일 “대규모 돈 풀기(大放水)는 없을 것이고, 있어서도 안 된다”며 “이는 결국 2008년 4조 위안 경기부양책을 답습하게 되는 꼴”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딩솽(丁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국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은 디레버리징 등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2008년과 같은 초대형 부양책을 쓸 가능성은 비교적 적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경기 둔화라는 ‘내우’(內憂)만도 버거운 판에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외환’(外患)까지 가세하는 바람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선제적 리스크 제거, 경제 체질 개선이라는 건전성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목표와 부양책을 동원한 경기 살리기라는 상충된 목표 가운데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이에 다급해진 중국 정부는 돈을 풀어 경기부양에 나선 모양새다. 36거래일만에 역환매조건부채권(RP·중앙은행이 일정기간 후에 다시 판다는 조건으로 시중은행들로부터 사들이는 채권) 발행을 재개한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에 걸쳐 5500억 위안(약 89조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10월에 금융기관의 재대출 및 재할인 한도를 1500억 위안에서 3000억 위안으로 늘린데 이어 이번에 1000억 위안을 추가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발표 몇 시간 전인 19일 밤엔 중소 민영기업을 위한 ‘맞춤형 유동성지원창구’(TMLF)도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에 낮은 이자로 장기 대출자금을 지원하는 TMLF는 사실상 중소기업을 위한 ‘금리 인하’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강(易綱) 인민은행 총재도 ”중국 경제 주기가 하향이므로 약간 느슨한 통화 여건이 필요하다“며 통화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통화정책이 너무 느슨해서도 안 된다”며 “금리가 너무 낮으면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대내외 균형을 잘 맞춰 통화정책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감세 정책도 편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감세정책을 기반으로 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도입해 우선적으로 민영기업의 수출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수출 증치세(부가가치세)에 대한 환급률 인상을 통해 민영기업들에 대한 세금부담을 완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내년도 감세 목표치를 올해 감세 규모인 1조 3000억 위안을 읏돌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바바와 완다(萬達) 등 대표적 중국 민영기업에 대한 정부 감시와 간섭이 민영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공산당이 민영기업들을 좌지우지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기 위해 민영기업 달래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디레버리징 우려로 중단됐던 지방정부 인프라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19일 상하이 도시철도 건설에 향후 5년간 2983억 위안을 투자하는 사업을 승인했다. 발개위는 지난달 한달 동안에만 1000억 위안이 넘는 지방정부 인프라 투자 검토보고서를 통과시켰다. 2년간 이어졌던 ‘철벽’같은 부동산시장 규제에도 ‘틈’이 생긴 모습이다. 중국 산둥(山東)성 허쩌(荷澤)시가 주택거래 제한령을 전격 해제했다. 중국에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규제 고삐를 푼 도시가 2년 만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 중국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규제책이 경기 하방 압력 속에 서서히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자칫하면 게도 우럭도 다 놓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럽중앙은행, 이달말 양적완화 종료

    유럽중앙은행, 이달말 양적완화 종료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에 자금을 풍부하게 공급함으로써 경기 부양을 유도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회의를 연 뒤 보도자료를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지난 6월 ECB는 매달 300억 유로의 자산매입 규모를 10월부터 150억 유로로 줄인 뒤 연말에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장기적인 경제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매달 600억 유로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올해 1월부터 매입 규모를 300억 유로로 축소했다. 지금까지 ECB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사용한 자금은 2조 6000억 유로 규모다. ECB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종료한 뒤에도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과 충분한 통화수용을 위해 보유채권의 만기상환자금을 필요한 기간 재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를 역시 각각 현행 -0.40%와 0.25%로 동결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유로지역 성장을 둘러싼 위험은 넓게 균형 잡혀 있다”면서도 “위험 균형이 하방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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