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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리먼 파산 국내 손실은

    파산에 들어간 미국 투자은행(IB) 리먼 브러더스가 만든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상품을 판매한 국내 증권사들은 수천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인수되는 메릴린치 투자기관들 역시 손해를 볼 수 있다.AIG 관련 투자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 회사 관련 상품을 산 개인 투자자들은 예금자보호법 등에 따라 피해를 입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먼 ELS 투자금 고스란히 떼일 듯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증권사 등이 리먼이 발행한 파생상품 등에 투자한 금액은 7억 2000만 달러. 이중 리먼의 ELS에 투자한 규모는 최대 4000억원, 주식워런트증권(ELW)의 유동성 공급(LP) 물량은 3000억원가량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리먼의 ELS를 들여와 판매한 국내 증권사들은 해당 물량을 손실 처리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발행사가 디폴트(지불 불이행)에 처하면 국내 증권사가 손실을 떠안는 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외국계 증권사가 쓰러지면 국내 증권사들은 ELS 투자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리먼 관련 ELS 노출 규모는 전체의 1.7%에 불과해 국내 증권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이 리먼과 ELS 거래를 하면서 스와프거래로 전환했기 때문에 손실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신용위기 사태로 많은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ELS 관련 잠재 위험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ELS 미상환 잔고는 25조 2764억원. 증권업계 전문가는 “외국계 증권사가 모두 디폴트가 난다면 국내 증권사들이 입을 손실규모는 1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ELS를 발행한 외국계 증권사에 문제가 생기면 이를 판매한 국내 증권사가 책임을 지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손해를 보지 않는다. ●메릴린치 투자자 감자 따른 손해 볼 수도 메릴린치 투자자들의 사정은 리먼보다 낫다. 국내의 메릴린치 투자 규모는 한국투자공사(KIC)의 2조원과 하나은행의 500억원 정도. 이들은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손익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BoA가 메릴린치 주식 감자에 나서면 손해를 볼 수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외채 4200억弗… 국내금융시장 앞날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외채 4200억弗… 국내금융시장 앞날

    ‘9월 위기설’이 막 지나가자마자 ‘리먼 파산’의 악재가 또다시 한국 금융시장을 덮쳤다. 16일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하루 최고치의 폭등을 기록했고, 코스피지수는 1400선이 뚫렸다. 경제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과 현재 외환시장,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의 배경이 “기본적으로 국내 달러 유동성은 충분한가.”라는 데서 출발한다고 지적한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화되면 국내의 달러 부족 사태가 생길 것이란 우려다. ●‘리먼 파산’ 위기의 시작? 끝? 한국은행 관계자는 “3월 베어스턴스,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및 메릴린치의 인수·합병 등으로 이제 덩치가 큰 골칫덩이들은 다 해결되고 잔잔한 문제들만 남은 것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냈다.“신용카드론이나 오토론(자동차론) 등의 부채들이 불거지겠지만,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인한 기하급수적인 파생상품 부실로 번져나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팀 차장도 “리먼과 메릴린치가 뉴욕시장에서 15일 한방에 해결됐기 때문에 국제금융시장이 당분간 요동치고, 이에 따라 국내 환시장과 주식시장도 불안하게 움직이겠지만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오석태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불안에 대해서는 어떠한 낙관적인 단정도 배제한 채 미국 자체에서 해결될 때까지 시간을 두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9월 위기설’의 핵심이 외환부족 가능성이었는데,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최근 2년 사이에 장단기 외채가 2배로 늘어난 4200억달러에 이르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총외채는 2006년 6월 말 2265억달러에서 2008년 6월 말 현재 4198억달러로 증가했다. 한 외환전문가는 “최근 2년 동안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투자가 급증해 외채도 크게 늘었는데, 시장이 불안하면 이들이 돈을 빼내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도 “외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한 뒤 달러로 바꿔 송금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들어오고 있다며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채증가가 부담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채권투자는 외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이것이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달러는 충분, 조달은 어려워 현재 시중은행들의 달러 사정은 크게 나쁘지 않다. 최영한 국민은행 자금시장담당 부행장은 “국내 은행들의 달러 유동성 상태를 나타내는 ‘1년 만기 통화스와프베이시스’를 보면 9월16일 현재 2.70으로 3월20일 ‘베어스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보다 양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베이시스가 낮으면 외화유동성이 악화된다. 다만 해외에서 달러 조달은 현재 쉽지 않은 상태다. 정부가 지난 11일 발행하려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무기연기함에 따라 산업은행을 비롯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외화표시 채권발행을 연쇄적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리먼 파산’과 지속되는 국제금융시장 불안, 여기에 북한 리스크까지 겹쳐서 현재 5년 만기 국채의 부도위험가산금리가 1.43%포인트 증가했다. 지난해 말 0.45%보다 프리미엄이 3배나 늘어났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죽음의 먼지’ 덮친 아시아

    ‘이제 투자를 가늠하는 지렛대는 공포다.´ `미국 대폭락 장세가 아시아를 칼자루 끝으로 내리쳤다.’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가 지구촌을 연일 강타한 16일, 이른바 ‘검은 화요일’에 대해 세계적인 투자 전문가들은 극적인 표현으로 분위기를 말했다. 홍콩에 본부를 둔 금융투자 전문지 ‘아시안 인베스터’는 이날 인터넷 뉴스를 통해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마이클 벤즈 아시아·태평양 상품·서비스 담당 대표를 내세워 위기감을 전했다. 그는 “투자처로 유망했던 아시아의 매력이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의 영향 때문에 사라졌다.”면서 “(아시아 경제를 키운) 거시경제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높인 꼴”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마켓 워치(Market Watch)도 ‘혼란이 홍콩과 서울을 엄청난 손실로 물들였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마켓 워치는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증시가 연휴를 끝내자마자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신청 및 메릴린치의 매각,AIG의 위기 등 굵직하고도 어두운 소식들이 날려보낸 ‘죽음의 먼지’를 뒤집어썼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전날 700억달러 지원 발표에 이어 16일 5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 모두 1200억달러(139조 3200억원)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은(日銀)은 2조 5000억엔(27조 9500억원)을 시장에 쏟아붓기로 긴급결정을 내리는 등 초비상에 들어갔다. 시라카와 마사키 총재는 “최근 미국 금융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적절한 금융조치를 강화,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모으기로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유동성 공급은 지난 6월30일 이후 처음이자 3조엔(33조 9000억원)을 지원했던 지난 3월31일 이래 최대 규모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도 긴급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대책회의를 갖는 등 정부와 금융당국은 혼란 방지에 바쁜 모습이었다. 또 중국은 하루 전인 15일 위기 차단을 위해 6년 만에 7.47%에서 7.20%로 금리를 인하하는 극약처방을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300억유로(427억달러·49조 7455억원)를 방출하기로 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단기 금융 시장에 50억파운드(90억달러·10조 4490억원)를 긴급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및 일본, 유럽에서 지금까지 국제 금융시장 불안 해소를 위해 들인 돈만 227조원을 훌쩍 넘겼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재계 대책 마련 부심

    “숨 좀 돌리는가 싶더니….” 재계가 ‘리먼발(發) 쇼크’로 또다시 살얼음판이다. 금융시장 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지지 않도록 차단벽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일부 중소기업은 금융회사들의 도미노 자금 회수와 환차손 증가로 극심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렸던 기업들과 대우조선 인수합병(M&A)을 준비 중인 기업들도 초비상이다.4대그룹들도 18일 대통령과의 회동 때 가뜩이나 내놓을 보따리가 없던 차에 미국 월가 충격에 노조 악재까지 겹쳐 고민하는 기색이다. ●현대차, 노조 악재 겹쳐 신차 출시 연기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LG·SK 4대그룹은 “(리먼 사태 등으로)당장 직접적 영향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자동차·휴대전화 등 주력제품의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물밑에서는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시장에서의 판매 둔화가 이번 사태로 더 심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조 파업까지 겹쳐 내우외환이다. 현대차는 당초 19일로 예정됐던 ‘제네시스 쿠페’ 신차 발표회를 이날 돌연 취소했다.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노조의 부분파업 돌입으로 신차 공급물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판 시기를 다음달 10일쯤으로 잠정 연기했다. ●삼성전자 납품업체 법정관리 신청 삼성전자에 액정디스플레이(LCD)를 전량 납품하는 태산LCD는 이날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법정관리) 신청을 냈다. 상반기에만 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환헤지 상품(키코)에 가입했다가 화(禍)를 키웠다. 평가손실이 800억원대에 이르는 데다 환율이 다시 급등하자 결국 법정관리라는 최후수단을 선택했다. 정유·항공 등 외화빚이 많은 기업들도 환율부담이 커졌다. 금호아시아나·두산·STX·코오롱 등 유동성 진통을 겪었던 기업들 역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자구 노력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4조 5000억원의 자구안을 발표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날 고(故)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의 부인 명계춘 여사의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신청은)금융 불안의 바닥 탈출 신호로도 볼 수 있지 않겠느냐.”며 자구책 마련에는 이상이 없음을 자신했다. 코오롱그룹도 “(위기설 진앙지였던)코오롱건설의 하반기 만기도래 차입금이 460억원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대우조선 인수를 준비 중인 포스코·GS·현대중공업·한화그룹도 “M&A 자금조달 계획이 이미 마련된 상태라 별 차질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전략적 투자자 유치에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위기를 기회로 미국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산업의 경우 세계경기 침체로 가격 대비 품질이 우수한 현대·기아차의 수요가 늘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더라도 미국 메이저 완성차회사들의 부진을 틈타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류찬희 안미현 홍희경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미국발 쇼크, 시장불안심리부터 잠재워야

    미국 대형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의 매각 등 월가발(發) 쓰나미가 국제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신용위기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주요 경제권의 중앙은행들이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는 그 충격파가 클 수밖에 없다. 어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한 데서도 확인된다. 당국은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위험에 노출된 투자 규모를 공개하고 필요시 시장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과 얼마 전 ‘9월 경제위기설’이 유포됐을 당시 뒤늦게 허둥댔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자본시장에서 100조원이나 증발하는 대가를 치른 끝에 깨우친 교훈이라 판단된다. 우리는 ‘위기설’ 때처럼 시장의 불안심리가 ‘괴담’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시장의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는 등 빈틈없는 대응책을 강구하기를 당부한다. 시장 참여자들도 일부 투기세력들이 부추기는 ‘소문’에 휩쓸릴 게 아니라 한국 시장의 안정성과 잠재력에 믿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특히 외화유동성 부문에서 세심한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지난주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섰으나 과도한 가산금리 요구로 연기한 바 있다. 미국의 신용경색이 해소될 때까지 달러화 공급 부족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외평채 발행을 통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기업들도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파되지 않도록 몸집 키우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국내 전문가들 “리먼 파장 제한적”

    [월스트리트發 국제금융 패닉] 국내 전문가들 “리먼 파장 제한적”

    미국발(發) 금융패닉으로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사태는 파생상품 등의 금융부실로 초래된 것으로, 그 파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 프레디 맥이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미국의 금융부실은 큰 고비를 넘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불거지고 있는 리먼 브러더스 등은 2차 여진으로,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생상품의 속성상 언제 어디서 어떤 충격을 던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비관론도 있다. ●“모든 악재 노출… 추가위기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전무는 “미국 금융불안의 핵인 패니매와 프레디 맥이 일단 위기를 넘긴 상태여서 리먼 등의 상황은 이보다 훨씬 약하다.”면서 “지금까지 숨겨져 있던 불안요인들이 거의 다 드러났기 때문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추가 위기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남아 있는 여진은 향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충격이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은 현상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마련인 만큼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공필 우리금융지주 전무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곳은 거의 다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금융부문의 타격이 고용·생산·수출 등 실물부문 쪽으로 전이되느냐의 여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부동산값 하락이 추가적으로 지속될 경우 금융부실은 또 다른 실물경제 위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전무는 “이 같은 우려가 국내 경제에 영향을 덜 받기 위해서는 우선 외화유동성 확충 등을 통해 자산시장의 신용경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물경제 위기로 바뀔 수도” 현오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빙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는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면서 “위기가 왔을 때 견딜 수 있는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재정의 건실화, 대외신인도 제고 등이 그 대안이라고 말했다. 필요할 때 돈을 풀기 위해서는 국가재정이 건실해야 하고, 돈이 필요할 때 빌리기 위해서는 글로벌네트워크를 통해 신인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 교수는 “미국발 금융쇼크는 금융의 국제화에 대한 비용(코스트)을 지불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마련해야만 제2, 제3의 쇼크에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 사전예측 등 비효율적”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국내를 괴롭혔던 위기설은 정부의 안이하고 일관성없는 정책이 증폭시킨 점이 적지 않았다.”면서 “선제적 대응시스템이 없고, 사후대책만 있는 한 금융위기가 올 때마다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외환정책은 기획재정부가, 자본 및 금융시장은 금융위원회가 맡고 있는 현 정부 조직이 정책조율, 사전예측, 관리감독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국제 금융시장 미국發 쇼크

    국제 금융시장 미국發 쇼크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문소영기자|미국 월가가 요동치며 국제 금융시장이 공황(패닉)상태로 빠져들고 있다.94년 역사의 세계 ‘최강’ 증권사 메릴린치가 간판을 내리고,158년 역사의 미국 4위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결국 파산신청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우려해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 프로그램을 200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금융권은 700억달러의 기금을 조성하는 등 유동성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FRB가 16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기준금리를 결정하기로 돼 있어 주목된다. ●‘블랙 먼데이´ 공포 확산 하지만 전문가들은 올 3월 베어스턴스와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 프레디맥 때와는 달리 미 정부와 FRB가 더 이상 구제금융을 실시할 생각이 없음을 밝힘으로써 문을 닫는 금융기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월가를 덮친 메가톤급 대혼란으로 15일 뉴욕시장과 아시아시장에서는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시아 시장의 경우 타이완 -4.1%, 싱가포르 -3.27% 등 3∼4%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증시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14일(현지시간) 메릴린치와 합병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BoA의 메릴린치 인수가격은 약 500억달러, 주당 29달러로 결정됐다. 메릴린치의 지난 주말 종가 17.05달러에 70%의 프리미엄을 얹어 준 것이다. 하지만 1년 전 주가에 비하면 30%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리먼 브러더스는 15일 새벽 BoA와 영국의 바클레이즈와의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결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에 파산보호(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최근 거액의 손실과 함께 주가 폭락으로 주요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선 미국 최대 보험사 AIG는 연준에 400억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그린스펀 “금융위기 안끝났다” AIG 이외에 미국내 최대 저축대부조합인 워싱턴뮤추얼도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은 14일 ABC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지난해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붕괴로 시작된 금융 위기로 인해 다른 대형 금융사들도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유탄´ 맞을 듯 미 금융시장의 대혼란은 국내 금융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이날 “국내 금융사가 리먼과 메릴린치에 각각 7억 2000만달러 등 14억 4000만달러(한국투자공사가 메릴린치에 투자한 20억달러는 제외)를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필요하다면 금융권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석태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금융시장은 물론 한국까지도 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9월 위기설’ 이후 하락을 시도하던 환율은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재차 폭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그나마 다행은 리먼 이후 가장 파산할 위험이 큰 것으로 추정됐던 메릴린치가 BoA에 인수됐기 때문에 서프프라임의 다음 희생자를 찾으려는 시장의 불안심리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kmkim@seoul.co.kr
  • [美 리먼 파산신청·메릴린치 합병] 美월가 ‘피의 일요일’… 다음차례는 AIG?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피의 일요일’이었다.14일(현지시간) 하루동안 미국 뉴욕 월가(街)에서는 ‘빅 5’로 꼽히는 미 투자은행 가운데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합병되고,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하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베어스턴스-메릴린치-리먼브러더스에 이어 매물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 시작된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 금융위기의 끝이 어디인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들도 하나 둘 널브러지는 마당에 지방은행과 모기지업체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월가의 주요 브로커들은 월요일 증시 개장을 앞두고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긴급 회의를 갖는 등 긴박한 일요일을 보냈다. 베어스턴스와 메릴린치 매각, 패니매·프레디맥 국유화, 리먼브러더스 파산은 모두 지난해 시작된 서브프라임사태로 촉발됐다. 주택경기가 한창 좋을 때 저금리로 부동산과 서브프라임에 과도하게 투자했다가 주택경기 거품이 꺼지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리먼은 무려 326억달러나 되는 부동산 투자가 고스란히 부실이 되어 발목을 잡았다. 메릴린치도 예외는 아니었다. ●월가 대대적 지각변동 예고 월가에서는 다음 차례는 누구일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서브프라임 손실이 투자은행뿐 아니라 최대 보험사인 AIG로까지 확산되고 있어 중소 은행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들어 미 전역에서 11개 중소은행이 문을 닫았고, 앞으로 지방은행의 줄도산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증권회사 마켓전략가인 더글러스 피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금융불안의 악순환”이라면서 “이는 주택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미국 경기 전망은 밝지 않다. ●월가 700억弗 긴급 유동성 펀드 조성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이 금융시장에 미칠 엄청난 파장을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증권거래위원회(SEC), 월가은행 등이 나섰다. 연준은 민간 투자은행에 대한 대출의 담보 대상을 확대키로 했고,SEC는 리먼의 파산에 대비해 리먼 고객들의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월가 민간은행 10곳은 컨소시엄을 구성,700억달러의 긴급 유동성 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은행의 단기 자금줄을 풀어 주면서 투자자 동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美투자은행 ‘빅5´중 3곳 사라져 6개월 사이에 미 투자은행 ‘빅 5’ 가운데 3곳이 사라지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만 남게 됐다. 그 사이를 BoA와 JP모건체이스가 채우며 월가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월가의 무게중심이 투자은행에서 다시 상업은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주택시장발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전망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투자은행 모델의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메릴린치를 인수한 BoA의 자산은 2조 1200억달러인 시티그룹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BoA의 자산 1조 7600억달러에 메릴린치의 자산 1조 200억달러를 합치면 2조 7800억달러가 된다. 앞서 지난 1월 파산 위기에 몰렸던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40억달러에 사들인 BoA는 소매금융에서 주식 영업, 자산관리, 리서치 등을 아우르게 됐다. 투자은행에서는 골드만삭스의 독주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mkim@seoul.co.kr
  • 금호아시아나 22일 신사옥 입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신문로 신사옥에 새 둥지를 튼다. 금호아시아나는 22일 광화문 신사옥으로 이사하고 박삼구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입주식을 갖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는 새 사옥을 ‘금호아시아나 메인타워’로 이름짓고 기존 사옥은 ‘금호아시아나 퍼스트타워’로 부르기로 했다. 메인타워에는 그룹 심장부인 전략기획본부를 비롯해 금호석유화학, 금호건설, 금호타이어 등이 입주한다. 신사옥은 27층으로 신문로를 사이이 두고 기존 사옥과 마주하고 있다. 퍼스트타워에는 서울역 앞에 있는 대우건설이 이사와 대부분을 사용한다. 매각을 추진 중인 금호생명은 퍼스트타워에 그대로 남는다. 대한통운은 서소문 사옥을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대우빌딩은 이미 매각됐다. 퍼스트타워는 2000년 1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중구 회현동 시대를 마감하고 새둥지를 튼지 8년 동안 그룹의 심장 역할을 했다. 대우건설·대한통운·한국복합물류 등 굵직한 기업의 인수합병 전략이 모두 이 빌딩에서 이뤄지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덩치를 키우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유동성 위기, 일부 계열사 매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새둥지를 트는 것을 계기로 새로운 동력을 찾을 수 있을 지 기대된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10억弗 외평채 발행 연기

    10억弗 외평채 발행 연기

    정부가 추진해 온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이 연기되면서 이번 일이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평채 발행 연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외부요인과 국내요인이 한데 맞물린 것이어서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대외신인도 악영향 우려 기획재정부는 12일 미국 뉴욕에서 현지 투자자들과 벌여온 외평채 가격협상의 결렬을 선언하고 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정부는 당초 10년 만기 외평채를 10억달러어치 발행할 계획이었다. 재정부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심화돼 채권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한 가운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과 핵시설 복구 움직임 등 북한 문제가 겹쳐 외평채 가산금리(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발행 여건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정부는 외평채 발행 작업에 나서면서 미국 재무부 국채에 1.8% 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 수준 정도를 예상했으나 투자자들은 2% 포인트를 크게 웃도는 가산금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 좋아지면 재추진”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자금 수요가 절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나쁜 조건으로 발행할 필요가 없어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번 외평채 발행이 당장 돈이 급해서가 아니라 ‘9월 위기설’을 잠재우고 향후 국제 자금조달의 기준(벤치마크)을 만들겠다는 목적이 컸기 때문에 국내 금융불안이 잠잠해진 마당에 굳이 불리한 여건을 안고 일을 강행할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 발행 예정액 10억달러는 국내 외환보유고(8월말 2432억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액수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될 경우 외평채 금리를 기준으로 해서 외화채권을 발행할 국내 공기업, 금융기관 등의 이자부담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점도 고려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번 외평채 발행 연기로 하반기 대규모 채권 발행을 앞둔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외평채 발행을 다시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북한 내부문제에 따른 지정학적 유동성이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외평채(外平債) 원화 가치의 안정을 위해 정부가 조성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말한다. 통상 외평채라고 부른다. 원화표시 외평채와 달러·유로 등 외화표시 외평채로 나뉜다.
  • 이번엔 ‘리먼쇼크’?

    이번엔 ‘리먼쇼크’?

    |워싱턴 김균미 특파원·서울 이두걸기자|미국발 금융 불안이 심상찮다. 미국 정부가 세계 4위 투자은행(IB)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 및 한국 산업은행과의 자산매각 협상 난항으로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리먼이 일부 자산이 아닌 회사 전체를 뱅크오브어메리카(BOA)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리먼 매각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메릴린치,AIG 등 세계 유수의 IB와 보험사가 리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어 월가 전체가 공포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우리 금융시장이 과거 베어스턴스, 리먼 위기보다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BOA·바클레이즈서 인수 유력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리먼 매각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가 적극 간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리먼 매각협상이 다음 주 아시아 증권시장 개장 이전인 이번 주말 타결되길 미 관리들이 희망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인수 기관으로는 BOA와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가 거론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미 금융당국은 지난 3월 JP모건체이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베어스턴스를 인수할 때처럼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고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 의사를 타진받은 금융기관들은 베어스턴스 때와 비슷한 연방정부의 재정지원을 요구하고 있어 매각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50년 설립된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의 매각협상이 타결될 경우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주인이 바뀌는 대형 금융기관은 베어스턴스,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 프레디맥에 이어 네번째가 된다. 리먼은 전날 자산운용 부문의 지분 매각 등을 담은 자구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날 주가가 42% 폭락한 4.22달러에 마감되는 등 시장 불안감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주요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매입을 제안하고 있다. 미 금융당국은 일부 사업부문의 분리 매각이 아닌 회사 전체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따라 BOA와 바클레이즈 이외에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크레디트수에즈 등이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메릴린치마저…월가의 부실은 어디까지인가 월가에서는 미국의 대표 IB인 메릴린치와 저축대부조합 워싱턴뮤추얼(WaMu), 보험사 AIG 등이 리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11일 메릴린치 주가는 17% 가까이 급락한 19.43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메릴린치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자본을 조달하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IG와 와무에 대한 월가의 시선도 곱지 않다. 씨티그룹은 AIG가 부실 자산의 부담이 크다면서 당초 3분기에 주당 33센트의 순익을 예상했던 전망치를 19센트 손실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피치와 무디스는 와무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의 최하 단계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제시, 투기 등급으로 내릴 의향이 있다는 경고도 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금융시장에 과거보다 더 큰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일단 리먼 인수에서 발을 뺐지만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결국 국내시장까지 여파가 미친다. 금융연구원 김자봉 연구위원은 “더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세 회사가 동반 부실에 빠지면 과거 베어스턴스, 리먼 등 한개 개별회사의 유동성 문제로 우리 증시와 환율이 출렁거렸던 때보다 더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douzirl@seoul.co.kr
  • 금호그룹, 금호생명 조기매각 검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생명 조기 매각도 검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11일 금호생명 매각과 관련,“상장 후 매각하려던 방침뿐 아니라 상장 전 매각 방안과 지분 일부 또는 전량을 매각하는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전경련회장단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생명의 매각과 관련해 전략적 파트너와 제휴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7월 말 금호생명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4조 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확보 방안을 발표했었다. 금호생명은 금호석유화학이 23.83%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이고 아시아나항공 23.14%, 금호산업이 16.16%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금호생명 매각은 유동성 확보 측면과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와 그 계열사가 금융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계열사들은 공정거래법상 이들 지분을 올해 말까지 처분해야 한다. 그룹은 또 “장기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선택과 집중 전략, 최근 주식 시장 침체도 상장 전 매각을 검토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는 그러나 “상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며,JP모건사와 매각을 위한 계약 체결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류찬희 김효섭기자 chani@seoul.co.kr
  • 통화량 증가세 두달연속 주춤

    통화량 증가세 두달연속 주춤

    7월 시중의 통화량 증가세가 둔화됐다. 또한 8월에는 기업대출 증가액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도 심화돼 8월에 머니마켓펀드(MMF)에 4조 3000억원이 몰리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7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결제성예금, 현금통화,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으로 구성된 광의통화(M2)는 지난해 7월보다 14.8% 증가했다. 지난 5월 15.8%로 9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6월 15.1%로 낮아진 뒤 더 떨어진 것이다. 한은은 이날 함께 배포한 ‘8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8월 M2 증가율을 14% 중반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통화량 증가세가 주춤해진 이유에 대해 “기업과 가계 대출이 계속 늘어났지만 외국인이 국내 증권투자 자금을 해외로 대거 빼내간 데다 부가가치세 납부로 통화가 정부에 환수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년 이상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 증가율도 12.1%로 전월의 12.7%보다 둔화했다. 상품 별로 보면 요구불·수시입출금식 예금 등 결제성 예금 잔액이 부가가치세 납부 영향으로 전달 7조 7000억원 증가에서 7월에는 7조원 감소로 돌아섰다.2년 이상 장기금융 상품은 4조 6000억원이 감소해 전달(-2조 4000억원)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이날 한은이 함께 발표한 ‘2008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기업 대출 증가액은 3조 9000억원을 기록,7월 8조 6000억원의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이 전달의 5조 5000억원에서 1조 8000억원으로 급감했다. 대기업 대출도 7월 3조 1000억원에서 8월에 2조 1000억원으로 줄었다. 한은은 “8월은 휴가철로 기업들의 자금 비수기인 데다 세금 납부 수요도 적었고 은행들이 중기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것도 요인”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방위산업체를 외국자본에 넘긴다고?”

    “국내 외화수급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대우조선 등 구조조정 기업의 지분 매각과 우리금융, 기업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다. 이같은 발언은 특히 전 위원장이 지난달 열린 국회 공기업 특위에서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들과 의견 차이를 드러내며 “외국자본과 대기업에 지분 인수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의사를 뒤집은 것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대우조선이나 하이닉스 등은 방위산업체이자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8일 국회 정무위에서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방위산업체인 대우조선에 외자를 유치하자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토종은행을 육성하자, 한국형 투자은행(IB)을 키우자.”고 해놓고 외국자본이 60%를 웃도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산업은행·기업은행 등 공기업을 외국자본에 넘겨주자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외환 전문가들은 9일 “일차적으로 금융위원회가 외환당국은 아니지만 금융시장의 수장인 전 위원장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라고 발언한 것이 앞으로 달러 부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정책적 우선 순위에서 외화유동성 확보를 확실히 하겠다.”고 했었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에 해외 부분의 잠재적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문제는 이같은 발언이 오히려 환율시장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 외환 전문가는 “정부에서 9월 위기설과 관련해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면 충분하다고 해놓고 속으로는 달러 확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시장에 내보인 것”이라면서 “이같은 정부의 스탠스로는 원·달러 환율 하락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36.40원 하락한 수준의 절반 이상 오른 19.90원 상승했다. 은행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금융을 미래성장 동력으로 만들자고 하면서,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구조조정기업 매각에 외자유치”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8일 우리나라의 외환유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대우해양조선 등 구조조정 기업의 매각과 정부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을 민영화할 때 외국 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국계 은행인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사실상 승인했다. 산업은행의 리먼 브러더스 인수는 사실상 반대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갖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해외 투자자금이 국내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완충하기 위해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가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기업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적정 수준의 외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9월 위기설’을 진화하는 차원을 넘어서 올 하반기와 내년도 상반기로 이어지는 해외 부문의 충격에 철저히 대비해 국내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외환유동성을 개선하는 배경을 밝혔다. 그는 또한 “시장 여건을 봐서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보유한 정부 소유 지분 매각이나 산업은행의 민영화 때 건전한 해외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4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자사주 20%를 취득했는데 재매각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며 “자사주를 재매각해 자본 적정성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적정 수준의 해외 자금이 유입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계 은행인 HSBC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은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전 위원장은 “지난 달 11일 승인 심사를 개시했고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검사과정에서 보완서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자료 보완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할 수는 없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적절한 시기에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HSBC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매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한 2년 8개월을 끌어온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연내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의 리먼브러더스 인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인수합병(M&A)은 조건이 안 맞으면 중단됐다가 여건이 성숙하면 다시 추진될 수도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 여건 하에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사실상 반대의사를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성장 조급증 앞서 경제 체질 개선을

    한국경제, 특히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여지없이 드러났다.‘괴담’ 수준에 가까운 최악의 시나리오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청와대와 국무총리, 한국은행 총재, 기획재정부장관, 금융위원장, 금감원장 등 정부 관련 수장들이 총동원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도 유동성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위기설 부인에 동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다. 우리는 이같은 불신의 근원이 정부 정책의 신뢰 위기에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무수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아직도 시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이는 ‘8·21 부동산 활성화대책’ 발표 때나 8월31일 청와대 핵심당국자의 브리핑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의 위험성을 적시했던 것과는 상반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 전제를 달기는 했으나 대운하의 불씨를 지피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의 대운하 포기 선언을 정면으로 뒤엎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엄청난 비용을 치른 끝에 ‘성장’에서 ‘안정’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로 했음에도 성장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한 듯한 이러한 발언들은 정부 불신을 부추기기에 충분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가장 절실한 것은 신뢰 회복이다. 성장에 대한 조급증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은 허약한 경제체질을 강화할 때다. 경제위기설이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침체 국면에서 나홀로 성장을 구가하겠다는 욕심은 독배를 들이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 전문가 8인의 긴급진단

    경제전문가들은 ‘9월 위기설’로 촉발된 이번 금융시장 불안이 오는 10일을 전후로 진정되고, 다음달에 접어들면 본격적인 안정기조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5일 종가 1129.0원)에서 소폭 하락한 뒤 1050∼1100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러나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어서 지속적으로 금융과 실물 부문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4일 서울신문이 경제연구기관의 학자들과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우리경제에 대한 단기전망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한 8명 모두 조만간 금융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이후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되면 원화 환율이 급격히 안정될 것이고 이에 따라 4·4분기 이후 금융시장이 빠르게 안정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과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유가하락 등으로)9월에 경상수지 적자행진이 멈추면 금융시장의 안정이 더욱 확연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패니매’·‘프레디맥’ 문제가 이달 말 해결될 것으로 보여 국내 금융시장도 그 영향으로 4분기에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주가·채권·원화 등 트리플 약세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금융불안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1050∼1100원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1200원 이상으로 뛸 것이라고 본 전문가는 한명도 없었다. 그 이유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가능성을 든 사람이 많았다. 이효근 대우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단기 환율 급등에는 수급요인 이외에 투기자금의 문제가 컸다.”면서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1100원 내외에서 환율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내외가 유지되겠지만 두자릿수로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생각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불안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으며,11월에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환율급등을 불러온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강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강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류승선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는 최소한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면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가 지금보다 15%까지는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신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혼조세 속 완만한 강세 기조’를 예상했고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달러강세는 단기적인 추세”라면서 오래 못갈 것으로 내다봤다. 위기설의 원인 중 하나인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연간 70억∼100억달러로 본 전문가들이 많았다.KIEP 윤 선임연구위원은 “유가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많아 적자가 100억달러를 넘어 130억달러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파트 미분양 사태와 인수·합병(M&A) 관련 일부 대기업의 유동성 문제는 우려할 상황이기는 하지만 국가경제 전반을 뒤흔들 사태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우증권 이 이코노미스트는 “유동성 문제의 징후가 일부 나타나고 있어 당분간 힘든 상황이 이어지겠지만 국가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중소업체를 중심으로 한 건설업계의 위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태균 이영표 조태성기자 windsea@seoul.co.kr
  • 곳곳이 지뢰밭… 재계 초긴장

    곳곳이 지뢰밭… 재계 초긴장

    재계가 살얼음판이다. 유동성 위기설이 진정되는가 싶더니,3·4분기(7∼9월) 실적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쪽에서는 검찰의 기업비리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조그마한 악재, 심지어 없는 악재에도 과민하게 반응하는 시장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 재계 전체가 초긴장 상태다. 기업들 사이에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럴 때일수록 내부 고삐를 바짝 죄고 시장과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보다 현금 확보” 삼성전자는 4일 “당초 경영계획상에 자사주 매입이 예정돼 있었으나 최근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고 하반기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매입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날 그룹 사장단협의회에서 “유동성 확보에 신경쓰라.”는 지침까지 나와 올해 자사주를 사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렇게 되면 7년만의 자사주 매입(연간 2조∼4조원) 중단이다. 삼성전자측은 “올 상반기 현금성 자산이 본사 기준 6조 3800억원이고 해외법인을 포함하면 더 많아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재계 1위인 삼성마저 이렇듯 ‘유비무환’에 나서자 다른 그룹들도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유동성 위기설·검찰조사 뒤숭숭 유동성 위기설은 한풀 꺾인 기세다. 금호아시아나,STX, 두산, 코오롱, 동부,SK,LG전자, 하이닉스반도체 등 자금 위기설에 휘말렸거나 악성 루머로 주가가 급락했던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대부분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여전히 시장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 수사로 뒤숭숭한 동양·프라임그룹도 시장에 잘못된 신호(시그널)가 나가지 않도록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일합섬 불법인수 혐의로 현재현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이날 새벽 귀가 했다. 동양은 얼마 전 있지도 않은 동양생명 유상증자설이 유포되면서 주가가 요동쳤다. 동부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여파였지만 잠재위험(검찰 조사결과)이 증폭시킨 결과였다. ●“ 진짜 고비는 3분기 IR…시장소통 힘써야” “더 큰 고비가 남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잿빛이 예상되는 3분기 성적표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1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LG전자, 현대차, 포스코 등도 영업이익이 30% 이상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에너지,GS칼텍스 등 정유업계는 환차손과 정제마진 축소의 이중고에 노출돼 있다.“3분기 IR시즌이 두렵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다. 4조원 이상의 자구책 제시로 유동성 위기설을 진정시킨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사장단간담회를 직접 주재해 “3분기 실적에 각별히 신경써 달라.”고 지시했다. 호된 수업료를 치르기는 했지만 기업들이 값진 경험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김진 ㈜두산 사장은 “(주가 폭락사태로)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며 “앞으로 시장에 정보 제공을 좀 더 제대로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종철 STX 부회장도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순차입금 규모(1500억원)를 공개하는 등 종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의 과민한 반응도 문제이지만 좋지 않은 소문이 꼬리를 무는 데도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않거나 확정된 유상증자 계획을 하루 전까지도 부인하는 등 기업들의 무책임한 태도도 고쳐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신속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금융위기설 與 “과장” 野 “대비”

    “과장됐다.”(여) VS “근거없는 루머 아니다.”(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3일 ‘9월 위기설’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여야 의원들은 이성태 한국은행장을 상대로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9월 위기설’의 실체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9월 중 만기가 도래하는 외국인보유 채권 67억 1000만달러의 상당 부분이 재투자되지 않는다면,9월 위기설을 근거없는 루머라고 방치할 수만도 없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9월 위기설이 불거진 것은 대외적인 불확실성과 불안심리,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경제 펀더멘털은 외환보유고와 기업 유동성, 단기외채 규모 등 여러 요소로 결정된다.”면서 “외국인들의 채권만기가 도래하지만 이 같은 지표로 봤을 때 소화능력이 있다.”며 9월 위기설은 과장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환율급등에 대한 대책을 두고, 한나라당은 적어도 연말까지는 정부가 환율시장에 계속 개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폈다. 반면, 민주당은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 외환위기 가능성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물가인 만큼 환율을 낮게 가져가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강봉균 의원은 “환율을 외환시장 수급 기능에만 맡기고, 정부가 개입을 신중히 하면 투기요인에 의한 상승 요인이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9월 금융위기설 진단] 위기설 실체는 불안감…채권만기 9~10일이 고비

    [9월 금융위기설 진단] 위기설 실체는 불안감…채권만기 9~10일이 고비

    이른바 ‘9월 위기설’로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고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제2의 외환위기까지 들먹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따져 보면 위기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휘몰아친 위기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우리 경제가 위기라고 볼 만한 상황인지 심층 분석해 본다. ‘9월 위기설’과 관련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기는 없다는 견해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소의 불안 요소는 있지만 경제 시스템의 붕괴, 즉 국가부도와 같은 사태는 오지 않는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위기설의 첫번째 진원지는 외국인들이 채권만기일인 오는 9일과 10일 그들이 보유한 국고채를 일시에 청산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에서는 문제 없다고 본다. 일시 청산 가능성도 낮을 뿐더러 국고채 67억 1000만 달러의 물량에 대해 은행은 물론 한국은행까지 대비해 놓은 것으로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67억달러의 채권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최악의 경우에도 환율이 오르겠지만 지급불능에 따른 국가 위기상황이 벌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외부채 감당할 만한 수준 대외부채는 어떨까.6월말 현재 유동외채(단기외채+만기 1년 미만의 장기외채)가 2223억달러지만, 팔아서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채권의 규모가 3356억달러로 훨씬 많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단기외채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2005년부터 2008년 초까지 증가한 외채의 대부분은 국내 조선업체와 투신사들의 선물환헤지 물량, 외국인들의 채권투자로 인한 것으로 회계상 부채지만 사실상 부채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3년간 총외채 증가분은 2415억달러다. 그 기간 국내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물량은 1588억달러, 투신사의 선물환 매도는 742억달러, 외국인들의 채권투자액은 580억달러로 총 2910억달러다. 그러나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감이 고조될 때는 어쨌든 단기외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도 아직 양호 5개월째 ‘나홀로’ 줄고 있는 외환보유액은 괜찮을까. 올해 들어 중국·일본·타이완·러시아·인도 등은 외환보유액이 꾸준히 증가했다.8월말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액은 2432억달러다. 과거 정부 보고서에서는 적정 외환보유액을 2900억달러로 보고 400억∼500억달러가 부족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메랄 카라술루 주한 대표는 3일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외부충격에 대처하기에 무리가 없다. 과거 외환위기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은 왜? 그렇다면 최근 환율은 왜 급등하고 있을까. 이에 대해 오석태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기업 등이 연말에 나타날지도 모를 위기에 대비해 ‘실탄’을 확보해 두려 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영팀의 차장은 “환율 급등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펀드 환매 물량이 지난 주부터 이번 주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수요가 급증한 탓”이라고 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9월 위기설은 빠르면 이번 주말인 5일쯤이나 늦어도 다음주 초인 8일까지는 수그러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불안 계속땐 경기 위축 문제는 위기 소동이 지나간 뒤 환율이 안정되고 주가가 다시 상승하며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오석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위기설은 사실 위기가 아니었는데 과장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다만 9월 두 번째 주가 지나간 뒤에도 불안요소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촉발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한 국내 경제에 다시 위기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국들의 경기가 침체되면 국내 경기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인석 굿모닝 신한증권 상무 “환율 못 잡으면 한국판 서브프라임 우려” 9월 위기론이 사그라들면 경제는 안정될까. 정인석 굿모닝 신한증권 상무는 3일 “시장의 심리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라면서 “정부도 ‘위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하지만 말고, 시장이 불안해하는 가계부채 부실 가능성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부실,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 나갈 방침인지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전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어려움은 있어도 시스템이 붕괴되는 위기는 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 수긍하면서 “그러나 시장에 불안요인들이 쌓이면 모두 한 방향으로 몰려가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별문제 없이 항해하던 배가 뒤집히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을 심리적 공황 상태로 빠뜨린 가파른 환율 상승도 어찌 보면 불안한 심리를 타고 서로 놀라면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1997년 외환위기와 달리 11년이 지난 현재는 우리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90%에 불과하고 건실해서 유동성이 문제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이 쓰러진다고 해도 대기업 도산의 연쇄반응이 나타난다든지 하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다른 각도에서 환율 상승을 위험스럽고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즉 환율 상승이 물가를 상승시키고 채권금리를 끌어 올려서 그 결과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이 더 커져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부담으로 허리가 휘고 있는 가계들이 주택을 한꺼번에 매물로 내놓아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게 되면 ‘한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발 부실이 경제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가 터지면 한국 경제 전체의 시스템이 휘청거릴 수 있다고 정 상무는 분석한다. 결국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국내 경제의 위험 요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위기설 왜 나왔나 증권가 루머+최악 경제지표 ‘늑장 정부’ 시장혼란 더 키워 ‘9월 위기설’은 지난 5월 채권시장에서 루머 수준으로 시작됐다는 게 금융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그러다 5월말에서 6월 사이에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가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기침체가 아닌 경제위기 쪽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수습될 것 같았던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위기설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위기설의 요체는 외국인들이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약 67억달러의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고 모두 처분해 빠져 나가면 환율과 금리가 폭등하고 나라 전체가 외환위기 때처럼 외환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 6∼7월 두달 동안 외국인들이 채권시장에서 42억달러가량 순매도하면서 외국자본이 급속히 빠져 나가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국내의 달러부족 사태도 위기설에 한몫했다. 외환위기 이후 올해 처음 100억달러 정도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7월 자본수지는 1997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인 57억 746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특히 고환율정책을 고수하느라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소진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8월 외환보유액은 2432억달러로 올들어 최고점인 3월 2642억원에 비해 210억달러 줄었다. 외환보유고 감소로 대외채무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잔존 만기가 1년 이내인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75.8%에서 올해 6월말 86.1%로 증가한 것도 불안을 키운 이유 가운데 하나다. 고유가가 한풀 꺾이면서 안도하던 물가가 고환율로 다시 상승 압박을 받고, 경기동행 및 선행지수 등이 6개월째 동반하락하는 등 실물지표가 최악의 상태로 치달으면서 위기설이 증폭됐다. 정부의 안이한 대응도 위기설을 키웠다. 광우병 괴담처럼 초기 대응의 미숙으로 위기설의 불씨를 끄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물가상승과 무리한 고환율 정책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해 위기설을 잠재우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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