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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국 시장 예상대로… 美 ‘트위스트’에 시장 더 꼬였다

    결국 시장 예상대로… 美 ‘트위스트’에 시장 더 꼬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1일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가 중병을 앓는 미국 경제에 약효를 발휘할지에 대한 진단은 엇갈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준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호평과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함께 나왔다. 물가상승 압력, 이미 2차례 시행된 양적완화(QE)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통화량의 변동 없이 경기를 부양할 방안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뿐이라는 게 호평의 근간을 이룬다. 장기 국채를 사들여 장기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가계는 주택 매입에 나서 내수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크로너스 퓨처스 매니지먼트의 케빈 페리 사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변경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조치 중 가장 공격적”이라면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연준이 경기 회복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했다.”면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효과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연준이 경기 하방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은 경제 주체들의 신뢰를 얻는 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기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미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금리가 낮아서 장기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기업이나 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이 불확실한 경제상황 때문에 투자나 소비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이런 상황을 “말을 물가로 끌고 갈 수는 있지만 강제로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는 말로 표현했다. 손 교수는 “장기 금리가 내려가면 침체에 빠진 주택시장과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활성화할 수 있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지만 현재의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이런 기대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기업들이 이자율에 관계없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으며 주택 관련 시장의 침체와 빈약한 일자리 창출 상황을 고려하면 낮은 금리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파로스트레이딩의 더글러스 보스윅 이사는 “(연준의 조치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고 적극적인 부양책을 기대했던 경제 주체들은 실망했을 것”이라며 “경기 부양 효과는 거의 없고 주택 수요는 주택 가격 하락이 멈출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한 회복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연준은 미국 경제 상태에 대해 ‘심각한 위험’들에 맞닥뜨렸다며 최근의 비관론을 이어갔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성장의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면서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고, 자동차 판매 회복에도 불구하고 가계지출도 매우 느린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 경제전망에 상당한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단기 국채를 팔아 장기 금리를 낮추는 정책으로 존 F 케네디 정부 때인 1961년에 시행한 적이 있다. 그로부터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다 5년 뒤인 1966년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꿈의 1000’선을 돌파했다. 그러나 그것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덕분으로 볼 수 있는지는 아직도 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시장·유동성·정치적 위협 금융불안요소 몇달새 급증”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에 대한 암울한 진단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MF는 20일(현지시간)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21일에는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2008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22일 미국 연구기관인 ‘애틀랜틱 카운슬’과의 만찬에서 “미국과 유럽 경제가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고 이들의 약점이 전 세계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IMF는 21일 발간한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5년째를 맞은 (금융)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시장과 유동성, 정치적 위협 요소가 최근 몇 달간 현격히 늘었다고 분석했다. 우선 향후 경제 성장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졌으며 재정위기를 겪는 유럽 은행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대출금을 회수하면서 경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 탈출의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는 각국 정치권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선진 경제권의 정치 지도자들이 금융 안정성 강화와 긴축 재정, 경제 성장을 위한 개혁을 시행함에 있어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며 이 때문에 시장이 그들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는 최근 정치권의 대치국면으로 인해 의원들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선진 경제권에서는 금융 규제 개혁의 결론을 가능한 한 빨리 내리고 신흥국은 금융 불균형의 고조를 막고 금융의 틀을 단단히 만들기 위한 기반 조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돈 마른 佛 은행들, 오일머니가 접수?

    심각한 자금난에 허덕이는 프랑스 은행들이 중동에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21일(현지시간) 카타르 측이 BNP 파리바와 지분 인수를 협의하고 있으며, 소시에테제네랄(SG) 등 다른 은행들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BNP파리바 측은 지난주 카타르와 아부다비를 방문, 현지 국부펀드측과 접촉했으며 이번 주말 후속 방문할 예정이다. BNP파리바는 중동에서 최대 20억 유로(약 3조 2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T는 보두앵 프로 BNP파리바 최고경영자(CEO)가 BNP파리바의 자본·유동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신하고는 있으나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시장이 요동쳐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유로존 재정 위기의 충격이 역내 은행뿐 아니라 미국 등 역외 금융기관에까지 전이돼 ‘제2 금융위기’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BNP파리바의 경우 프랑스 은행들 사이에서도 유로존 재정불량국 국채 익스포저(위험노출)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 건전성을 가늠하는 기준인 기본자본(티어1) 비율도 9.6%로, 유로존 은행권 중 가장 낮다. 더욱이 지난주 700억 유로의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본 확충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 시급한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중동 등에 손을 벌리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BNP파리바 주가가 지난 6월 말 이후에만 55% 급락해 현재 시가 총액이 295억 유로 규모로 쪼그라들면서 카타르의 구미를 동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2일 소시에테제네랄 등 유럽 은행들이 아시아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은행의 뱅커들은 여신 협의나 딜 등 본연의 업무는 제쳐놓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자금줄 찾기에 분주하다고 WSJ는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영업정지 저축銀 ‘큰손’ 미리 돈 뺐나

    영업정지 저축銀 ‘큰손’ 미리 돈 뺐나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경영진단을 시작한 지난 7월 초부터 영업정지 발표 시점까지 7개 저축은행의 예금자가 14만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예금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될 것을 먼저 알고 돈을 뺀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대주주·임직원 및 특수관계인에 대해 8월 말부터 매일 예금 인출상황을 체크했지만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21일 예금보험공사와 저축은행중앙회 등에 따르면 경영진단을 시작한 7월 초부터 영업정지 시점인 지난 18일까지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예금자 수는 69만 9368명에서 55만 8667명으로 20.1%(14만 701명) 감소했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 직전에 고금리로 고객을 유혹하면서 피해자가 늘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고려할 때 상당한 감소 폭이다.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은 금융 당국의 경영진단 기간(7월 1일~9월 18일) 동안 전체 저축은행의 평균 이자율 상승폭인 0.11% 포인트(정기예금 1년 만기 기준)보다 최대 7배나 이자율을 올렸다. 이에 따라 7개 저축은행의 예금잔액도 11조 4357억원에서 11조 2441억원으로 1916억원(1.68%) 감소했다. 대영저축은행이 14.2%(842억원)로 가장 많이 줄었고, 파랑새(7.6% 314억원), 제일(3.1% 93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예금잔액 증가분이 예금자 수의 늘어난 폭보다 적은 이유는 영업정지를 앞두고 예금금리가 높아지면서 고액을 맡긴 투자자가 늘어난 데다 저축은행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등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수십억원대의 자금을 맡겼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부 피해자들은 부산저축은행그룹처럼 금융 당국의 경영진단 기간 동안 영업정지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듣고 돈을 미리 인출한 이들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8월 말부터 영업정지된 7개 저축은행에 파견된 감독관들이 임직원 및 특수관계인에 대해 매일 예금 인출상황을 검사했다.”면서 “9월 초순에 조금 늘어난 부분이 있지만 만기자금이거나 추석 자금 수요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PF대출 올 12兆 만기… 중견건설사 ‘비상’

    PF대출 올 12兆 만기… 중견건설사 ‘비상’

    저축은행에 또다시 구조조정의 바람이 몰아치면서 저축은행 대출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기지개를 켠 부동산시장이 저축은행발 악재로 휘청이지 않을까 건설업계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앞서 금융권은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은 상환 압박을 가중시켜 중견 건설사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킬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19일 건설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영업정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 부실이 지목받고 있다. 이번 사태는 곧바로 중견 건설사 외에 PF 부담과 차입금이 높은 일부 대형 건설사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가 PF사업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연대보증을 선 건설사에 부실이 전가되거나 PF 만기연장 거부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PF를 인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PF대출 보증을 선 건설사의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PF부담 큰 대형사도 부실 우려 그동안 저축은행들은 높은 금리의 유혹에 빠져 막대한 자금을 부동산 프로젝트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중도에 멈춘 프로젝트가 속출했다. 국내 금융권은 시공사(건설사)에 일감을 주면서 보증을 서도록 요구해 왔고, 프로젝트가 망가지면 건설사까지 함께 부실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사업이 실패했을 때 재무적 투자자는 지분을 팔 수 있는 권리가 있는 반면 건설사는 최종 부담을 떠안는 구조다. 금융권은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PF대출을 2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 저축은행의 PF대출 잔액은 12조 2000억원 선이다. 저축은행권의 부실이 그대로 반영되면 중견 건설사의 경우 부채비율이 214%(지난해 말 기준)에서 286% 수준까지 급상승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워크아웃 기업들의 부채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PF가 저축은행 부실의 주범으로 지목받으면서 연말까지 이를 털어내자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면서 “대형 건설사라도 PF부담이 높은 곳은 상환 압박과 만기 거부로 동반 부실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태 여파 제1금융권 확산 막아야 금융당국의 저축은행 경영진단이 시작되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이미 유동성에 비상이 걸렸다. 그나마 부동산시장에 조금씩 유입되던 돈줄이 완전히 막혔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예컨대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들은 건설자금을 대부분 대출로 충당하는데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미 PF 대출이 막혔다. 저축은행이 고삐를 죄자 시중 은행까지 앞다퉈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회수에 나서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건설금융 리스크를 건설사에 전가하는 구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투자자로부터 지급보증을 독촉받는 등 건설금융의 문제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건설업계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통해 상환 독촉과 만기 연장 거부라는 이중고에 빠진 모습”이라고 전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도 “고수익 단기 상품과 서민 금융에 집중했어야 할 저축은행이 PF 시장에 뛰어든 것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사태의 여파가 시중은행 등 제1금융권으로 넘어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이두걸기자 sdoh@seoul.co.kr [용어클릭]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 담보나 신용이 아닌 프로젝트를 근거로 대출받은 돈으로 진행하는 사업. 담보 없이 적은 자본으로 위험을 분담하며 사업을 추진한다. 돈을 빌려주는 은행은 장기간 고금리로 자금을 운용한다. 대상은 아파트 등 건축물이나 고속도로, 댐 등 다양하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공사가 멈추고 분양 실패가 잇따르고 있다.
  • 브릭스 대신 ‘시베츠’?

    브릭스 대신 ‘시베츠’?

    브릭스(BRICs)에 이어 일명 시베츠(CIVETS)그룹이 세계 경제의 다크호스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투자자들이 브릭스에서 눈을 돌려 시베츠를 새로운 유망 투자 대상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릭스가 1990년대말부터 신흥 경제 대국으로 떠오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의 줄임말인 것처럼 시베츠는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집트,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6개 국가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시베츠 국가들은 평균 연령 27세의 젊고 풍부한 인력을 갖추고 있어 빠른 경제성장이 기대되고, 내수 시장이 급성장할 여지가 커서 브릭스처럼 수출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등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HSBC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시베츠를 겨냥한 펀드를 출시했다. 그러나 시베츠를 브릭스와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시베츠 국가들은 젊은 인구가 많다는 점 외에 공통분모가 거의 없어 하나의 그룹으로 묶기에 적당하지 않으며, 더욱이 이집트 처럼 정치적 위험 요소와 유동성 불안이 혼재한 나라도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리우스 맥더모트 첼시파이낸셜서비스 대표는 “브릭스 4개국은 최소한 신흥대국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집트와 베트남은 어떤 공통점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시베츠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내수 시장 덕분에 글로벌 금융위기를 버텨냈고, 지난해 신용 등급도 투자 수준 바로 밑까지 한 단계 뛰었지만 부패가 문제로 꼽힌다. 베트남은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에 속하지만 공산주의 체제의 한계로 외국인 투자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시베츠의 철자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베트남을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이집트는 시민 혁명의 여파로 경제성장이 주춤했지만 정치가 안정을 회복하면 제 궤도로 복귀할 것으로 보이며, 터키와 남아공 역시 지역적 이점과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올 저축銀 구조조정 일단락… 불법 은닉재산 환수”

    금융당국은 18일 저축은행 7곳에 대해 6개월간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뒤 “올해 일련의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당초 13개 저축은행에 대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받은 금융 당국은 “이번에 영업정지 처분 위험에서 벗어난 6곳은 자구계획에 따라 자체 정상화를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주현 금융위 사무처장 등과의 일문일답. →최종 영업정지 대상은 언제 결정됐는가. -오전 10시 금융위원회를 개최해 7개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조치안을 의결했다. 해당 금융회사들은 자기자본비율이 기준에 미달되고, 경영개선 계획이 미흡해 영업정지를 포함한 경영개선 명령 조치를 받게 됐다. →인터넷뱅킹을 통한 인출은 몇 시부터 차단했는가. -영업정지에 관한 브리핑 시간이 확정된 것이 정오였다. 정오부터 30분 동안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의 전산을 장악해 인터넷뱅킹을 중지시켰다. 주말이기 때문에 인터넷뱅킹을 차단하면, 저축은행의 모든 영업이 안 된다. 19일 오전 9시부터는 영업시간에 맞춰 예금보험공사 직원이 파견된다. 모회사인 제일저축은행 영업정지에 따른 대규모 예금 인출사태로 유동성 부족이 명백하게 예상돼 영업정지 대상이 된 제일2저축은행에는 감독관을 특히 많이 보낼 계획이다.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자 계열사에서 인출 사태가 일어났던 전례가 있었기 때문에 토마토2저축은행은 정상 저축은행이지만 예보 직원이 가서 충분히 설명할 것이다. 예보에서는 총 120명이 영업점에 나가 있다. 가지급금 지급을 위해 예보 직원 20명도 투입했다.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의 대주주에게 부실책임을 어떻게 묻나. -불법행위 적발을 위해 집중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신분제재와 검찰고발 등 법적 제재조치를 엄격히 부과할 것이다. 불법 은닉재산을 찾으면 적극 환수하겠다. 아울러 부실 책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도록 요구하고, 검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영업정지를 받지 않은 6곳은 어떻게 되는가. -해당사들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경영평가위원회에서 판단한 결과 자구계획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스스로 영업 정상화를 할 수 있게 시간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美더블딥 우려·유럽 위기에도 집값 안정

    美더블딥 우려·유럽 위기에도 집값 안정

    “미국 경제의 더블 딥(이중침체) 우려와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은 의외로 담담해요. 심지어 금융기관이 대출을 죈다고 해도 값이 크게 떨어지지도 않아요.”(서울 강남구 개포동 M부동산 대표) ‘맷집이 좋아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국내 주택시장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든 것일까.’ 미국의 실물경기 침체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은 예상 밖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며 호들갑을 떨던 일부 전문가의 전망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외환위기·리먼사태때 급락과 대조적 부동산114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한 7월 말 이후 한 달 보름 동안 전국의 집값은 0.01% 오르고, 서울과 신도시는 각각 0.7% 하락하는 등 우려했던 급락장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7년 말부터 1998년 6월까지 6개월여 동안 전국의 집값이 17.85%, 서울이 18.46% 하락한 것에 견주보면 미미한 변화다. 또 2008년 리먼사태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 8월부터 연말까지 전국 집값이 4.33%, 서울이 5.57% 떨어진 것과도 대조적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 63㎡의 호가는 9억 5000만원. 한 달 전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내렸지만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인근 주공 1단지는 36㎡는 6억 3000만원으로 한 달 새 1000만원 하락하는 데 그쳤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01㎡가 9억 2500만~9억 3000만원으로 오히려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위기 대비·경험 따른 학습 효과도 개포동 믿음부동산 오일심 대표는 “리먼사태 때나 외환위기 때와 달리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층 주거단지인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집값에 큰 변동이 없는 상태다. 주공7단지 59㎡의 경우 시세가 1억 7000만~1억 8000만원으로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주택시장이 예상과 달리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이전의 위기 때와 상황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예견된 위기이고, 금리도 상대적으로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이미 집값이 바닥권에 머물러 있어 하락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거품 빠져 충격 덜 받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부동산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집을 사기보다는 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매매시장은 반(半) 고사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위기 때 집값이 급락했다가 다시 오른 두 번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학습효과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주택 실거래가가 30%가량 떨어지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요동쳤지만 이번에는 주택시장의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진 만큼 충격을 덜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위기 지속… 투자 신중해야” 글로벌 경제위기로 집값이 폭락한 뒤에는 반드시 반등장세가 왔었다. 건설업계가 공급을 줄인 상태에서 정부가 부양책을 쏟아내고, 수요자들의 집값 바닥론(집값이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어우러져 폭등장세를 유발한 적도 있다. 실제로 외환위기 직후인 2001년에는 사상 초유의 전세난이 일어나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급등하면서 집값 버블로 이어지기도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외환위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재건축과 뉴타운을 중심으로 투자세가 유입되면서 반짝장세가 연출됐었다. 하지만 이번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급락장세도 없지만 급등장세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리먼 사태 이후 아파트 입주량 감소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집값이 오를 요인이 일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많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맡긴 내돈은?”…2위 저축銀도 영업정지[속보]

    “맡긴 내돈은?”…2위 저축銀도 영업정지[속보]

    자산 2조원이 넘는 대형사인 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 등 7개 부실 저축은행의 영업이 정지됐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임시회의를 열고 토마토(경기 성남)와 제일(서울), 제일2(서울), 프라임(서울), 에이스(인천), 대영(서울), 파랑새(부산) 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 6개월간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은 이날 정오부터 만기도래 어음 및 대출의 만기연장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하고 영업이 중단된다. 상장사인 제일저축은행은 첫 거래일인 19일 주식의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영업정지일로부터 45일 이내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체 경영정상화가 달성되면 영업재개도 가능하지만,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금융위의 판단이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의 5천만원 이하 예금은 전액 보호된다. 금융위는 긴급자금이 필요한 예금자를 위해 오는 22일부터 2천만원 한도내에서 가지급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또한 예금보험공사가 지정하는 인근 금융기관 창구에서 가지급금을 포함해 총 4천500만원 한도에서 예금금리 수준의 금리로 예금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부터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일괄 경영진단을 실시했고, 금융위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경영평가위원회를 열고 저축은행들이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을 심사했다. 금융위는 토마토와 제일, 프라임, 에이스, 대영, 파랑새 등 6개 저축은행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 미만이고,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나 영업정지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일2저축은행은 BIS비율이 1%에 미달하고, 모회사인 제일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따른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로 유동성 부족이 예상된다는 점이 영업정지의 이유가 됐다. 다만 금융위는 토마토저축은행의 계열사인 토마토2저축은행(부산)의 경우엔 BIS 비율이 6.26%인 정상 저축은행이기 때문에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영업이 정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토마토2저축은행 고객들은 막연한 불안감에 예금을 중도해지해 불필요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영업정지된 7개의 저축은행 외에도 6개의 저축은행이 BIS 비율이 5%에 미달하거나, 자산이 부채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영업정지 조치는 피했다. 금융위는 “6개의 저축은행에 대해선 대주주 증자와 자산매각 등 경영개선계획의 실현가능성을 인정해 최대 1년까지 자체정상화를 추진토록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영업이 정지된 7개 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경영진에 대해선 금융감독원의 집중검사가 실시된다. 금감원은 대주주 신용공여나 부당한 영향력 행사, 위법행위 지시 등 불법행위를 적발할 경우엔 신분제재와 검찰고발 등 법적 제재조치를 엄격히 부과할 방침이다. 또한 예금보험공사는 부실책임자에 대해선 해당 금융기관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토록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 추가로 영업정지되는 저축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이번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전수조사(경영진단)으로 사실상 올해 검사는 다 종결됐다”며 “(급격한 예금인출 등) 돌발상황이 없다면 적어도 올해는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없으니 영업정지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세계는 외환전쟁] “더블딥 땐 외국자금 대거 이탈… 726억달러 부족”

    [세계는 외환전쟁] “더블딥 땐 외국자금 대거 이탈… 726억달러 부족”

    3122억 달러(8월말 기준)로 세계 7위인 외환보유고는 한때 지나치게 많다는 논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를 맞아 외환보유고가 오히려 부족하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5일 “외환보유고는 충분한 상태이고 재정적자가 심하지 않다.”면서 “세계경제가 더블딥에 빠지면 지금의 외환보유고도 적을 수 있다. 위기가 발생하면 (외국인 투자금이) 금방 빠져나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유럽의 국가 부도 위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국가부도를 방어할 수준이지만 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외환보유고가 늘기는 했지만 상승폭은 계속 줄어왔기 때문에 현재 금융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 상황을 고려하면 9월 외환보유액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2008년 사태 이전과 비슷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3월에 2642억 달러였던 외환보유고는 외국인 이탈로 11월 말 2005억 달러까지 빠졌다. 그래서 외환유동성 위기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 규모의 20%인 1000억 달러가 유출될 경우를 가정하면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3848억 달러가 돼야 한다는 게 현대경제연구소의 지적이다. 외환을 운용하는 한국은행 관계자는 “보수적으로 볼 때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출도 외환보유액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흥국 채권을 포함해 중장기적으로 외환보유액 수단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연구위원은 외환보유고를 직접적인 방식으로 늘리면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통화 스와프(교환)를 추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오를 때마다 물가는 10%가량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2월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를 종결한 이후 아직 통화 스와프를 재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주식은 상환을 못하면 바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게 되는 채권과 달리 급격히 빠져나가는 경우는 많지 않아 주식시장까지 포함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한 지난달 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3.8% 하락했다. 세계경제 불안의 진원지인 유로화 환율 인상률과 같은 수치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는 각각 2.2%, 0.7% 환율이 하락했다. 추석 연휴 기간만 봐도 원화 가치는 2.8% 하락해 유로화(-2.7%)보다 크게 떨어졌다. 미국 경제의 악화로 인해 세계가 공통으로 겪는 달러화 약세 현상과 별개로 우리나라의 외환시장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우리 외환시장의 취약성은 증시의 외국인 비율이 높아 급격한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또 원화의 국제화가 미흡해 원화 가치가 경제의 펀더멘털보다는 단기 외화유동성의 흐름에 쉽게 좌우된다. 실제 8월부터 지난 14일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하루 평균 3억 2800만 달러(약 3660억원)를 순유출했다. 외국인 자금의 30%는 유럽계 자금이어서 유럽 위기 상황에 따라 순매도가 지속될 수 있다. 외환 시장의 취약성을 보완해 주는 것이 외환보유액과 경상수지 흑자폭이다. 하지만 지난 10일 로이터 통신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3040억 달러)보다 외국인이 가진 주식과 채권(4500억 달러)의 규모가 커 신용경색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국제 투자은행(IB)들은 올해 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를 국내총생산(GDP)의 1.3%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 10개국 중 9위 수준이다. 이경주·임주형기자 kdlrudwn@seoul.co.kr
  • [세계는 외환전쟁] 대기업도 은행도 “실탄 비축”

    대기업들이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갈수록 악화되는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비해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5일 한국은행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은행 대출 및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조달을 통해 총 60조원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한해 자금 조달 규모인 64조원에 육박하는 것이며, 2009년 자금 조달액 49조원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8조원 넘게 늘어 106조원에 달했다. 지난해 한해 증가액 12조원보다 50%나 많은 금액을 8개월여 만에 확보한 것이다. 2000년대 들어 대기업 대출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당시 대기업들은 2007년 말 50조원이던 대출잔액을 8개월 만에 71조원까지 늘려 21조원의 자금을 확보했었다. 대기업들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자금을 쓸어담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대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총액은 36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1조원 늘었다. 대기업 유상증자 역시 올해 7월까지 4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 6000억원)의 2.8배에 달한다. 대기업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가 가속화되면서 하반기 자금조달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국내 기업의 체감경기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은의 8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보다 11포인트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8년 11월 13포인트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대기업보다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은 자금난을 겪고 있다. 올해 8월까지 중소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15조원가량으로 대기업(60조원)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서대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해결이 지지부진하고 그리스 디폴트 현실화 우려로 인해 대기업들이 예비적 차원에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국내 은행 일부는 유럽 은행들의 신용 경색 우려가 금융위기로 확대되면 석 달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달러 등 외화자금을 충분히 비축하라고 당부했고, 은행들도 비상 상황에 대비해 달러 확보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12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외환 건전성 점검(스트레스 테스트)을 실시한 결과 일부 은행이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은행들은 세계적인 외화자금 경색이 현실화되면 정부의 도움이 없다면 3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외화자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뜻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에 버금가는 신용 경색 상황을 가정한 극단적인 테스트였다.”면서 “은행들에 모자란 외화유동성을 좀 더 확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상반기에 세계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외화를 충분히 비축했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하고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있어 추가로 달러 확보에 나섰다. 약 20억 달러의 여유 외화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달 중순 10억 달러 규모의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 대출 통장 성격의 외화차입선)을 확보했다. 신한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커미티드 라인을 꾸준히 확대했고 올해 초 1억 달러를 추가해 현재 9억 달러의 한도를 확보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각각 1억 달러와 2억 달러 한도의 커미티드라인을 외국계 은행과 체결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각각 30억 달러와 26억 달러 규모의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추가 채권 발행과 커미티드 라인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작다고 주장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외국 금융기관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달러를 꿔 오느라 바빴던 은행들이 이제는 1개월 미만의 단기 자금의 경우 오히려 중국 및 유럽 은행에 빌려줄 정도로 외화 사정이 넉넉해졌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시론] 가계부채 딜레마/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금융산업경영연구실장

    현재 유로존은 그리스, 포르투갈의 채무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국 경제력에 비해 높은 통화가치를 기초로 빚을 늘려왔던 국가들이 이제는 그 빚을 갚을 능력도, 자력으로 돈을 빌릴 능력도 상실한 것이다. 우리가 씨름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큰 틀에서 보면 유로존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경제주체가 상환능력에 부담될 정도로 부채를 끌어 쓴다면 외부충격에 대한 완충능력은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려고 현재 다양한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구조적인 문제를 실질소득의 증대나 시중 유동성의 흡수 없이 금융정책만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책당국은 매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가계부채의 규모를 줄이거나 증가율을 억제하면 서민들에게 먼저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가 주로 전세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과 같은 생계형 신용대출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즉, 총량을 줄이려다 양극화가 심화할 경우 정책의 추진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다주택보유자를 차주로 한 일정 규모 이상의 담보대출은 만기 도래 시 원리금 분할상환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여 전체적인 부채규모를 축소해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원리금 상환부담을 감당할 수 없다면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충격흡수방안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물론 금융기관의 상업적인 논리로는 어려운 결정이다. 우량고객에게 상환부담을 높여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면 이러한 고객들이 오히려 리스크가 큰 고객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일본의 전철이 있지 않은가. 다음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지난 7~8월 중 비은행권 가계대출은 6월 말 대비 5조 5000억원 증가하여 4조 7000억원인 은행권 증가 폭을 웃돌았다. 소위 풍선효과이다. 그렇다면, 제2금융권에 대한 강력한 총량규제가 효력을 발휘할까. 제2금융권의 경우 저소득·저신용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서 총량을 압박하면 개인파산에 이르거나 사금융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은행권보다 더 높다. 따라서 가계대출 총량을 급격히 줄이기보다는 소액신용대출 비중을 높이는 등 대출의 구성을 바꾸고, 예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줄이며, 충당금적립률을 대폭 높이는 등 건전성 감독정책을 우선하여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종합적인 안정화 대책이 필요하다. 다중채무자들은 부실화 위험이 클 뿐 아니라 금융기관 간 연쇄 부실을 촉발시킬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계 부실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추가대출을 막으면 당장 부실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시장에서 다중채무자들에 대한 자발적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즉, 다중채무자에 대한 신용정보 기반을 확충하고 리스크가 높은 다중채무자 유형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충당금적립률을 높여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야 한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바 있는 우리는 이제 가계부문의 구조조정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해서 가계부채라는 난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가부도 상황에도 고통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유럽국가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저력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 에버랜드 처분 주식 어디로…

    14일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 20.64%를 매각하고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에버랜드의 지분 향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카드가 매각하기로 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삼성 계열이 아닌 제3자가 받아 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다른 계열사가 인수할 경우 최근 보여주고 있는 삼성의 경영 쇄신 의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더라도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에는 변화가 없는 만큼 굳이 비난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열사 자금을 투입해 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할 이유도 없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룹 계열사로의 매각은 여론이 안 좋게 형성될 수 있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외국계 금융회사에 주간사 입찰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하는 것을 보면 외국계 연기금이나 펀드 등 제3자 매각 가능성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지분을 보유한 삼성SDI와 삼성전기 등 다른 계열사들의 매각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이들은 에버랜드 지분을 4.0%씩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금융 계열사이 아니어서 금산법에서 자유로운 데다, 현금 유동성도 충분해 그룹 차원의 결단이 없는 이상 지분 매각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부 고환율 뒷짐… 정책기조 바뀌나

    정부 고환율 뒷짐… 정책기조 바뀌나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5개월 만에 최대폭(30.5원)으로 폭등하는 동안 눈에 띄는 외환당국의 개입은 없었다. 이날 환율은 국내외 악재에다 외환당국이 고환율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더욱 큰 폭으로 오른 측면이 있다. 그간 물가안정을 위한 저환율 기조가 성장을 위한 고환율 기조로 바뀌는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에 대해 정부는 입을 다물었고 금융시장은 ‘무언의 긍정’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 세계의 저성장 기조를 앞에 두고 우리나라만 성장을 하겠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평가했다. 아직은 서민생활을 위해 물가를 잡을 때라는 의미다. 14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인상될 때 수출은 0.54% 포인트 증가하고 경제성장률은 0.72% 상승한다. 반면 물가는 0.7% 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다. 수입은 0.76% 감소한다. 민간기관들의 올해 말 원·달러 전망 평균치인 1050원대와 비교하면 이날 기록한 1107.8원은 5%가량 상승한 수치다. 이 경우 경제성장률은 0.36% 포인트가 오르는 셈이어서 정부는 4%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출도 지금보다 0.27%포인트 늘어난다. 정부가 고환율을 용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4.8%에서 4% 중반까지 하향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또 재정부는 13일 국제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경상수지 흑자를 강조하는 등 성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정부 관계자는 환율 급등에 대해 “환율이 예상보다 오르긴 했지만 국내 은행의 외환유동성에는 특별히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역시 고물가보다 외국 자금 이탈로 인한 외화유동성 문제를 먼저 보는 시각으로 그간의 물가 우선 기조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물가 안정을 경제 성장보다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미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시기를 놓친 데다 하반기에 통계상의 기저효과가 있다고 해도 공공요금 인상 등 악재가 연이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기존 전망보다 5%가량 높은 환율 상승으로 물가가 0.35% 포인트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마지노선(4%대 초반)을 지키는 것도 어려워진다. 현재 향후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에 안착할 것인지 여부는 국제적 변수가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스위스 중앙은행의 무제한적인 외환시장 개입으로 환율 전쟁의 막이 오르거나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현실화될 경우 1100원대의 원·달러 환율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반면 오는 20~2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차 양적완화정책에 준하는 경기부양책을 내놓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1000원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추석민심 여론조사] 16개시·도 정당별 지지율

    [추석민심 여론조사] 16개시·도 정당별 지지율

    내년 4·11 총선을 7개월 남겨 놓은 시점에서 정당별 지지율은 한나라당이 33.2%로 민주당의 18.7%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부동층이 35.1%로 나타나 국민 3명 중 1명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큼 내년 총선에서의 유동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이어 국민참여당 3.0%, 민주노동당 2.4%, 자유선진당 2.3%, 미래희망연대 0.9% 순이었다. 16개 광역시·도 중 정당 지지율보다 부동층 비율이 높은 지역은 경기, 경남,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전남, 전북, 충남 등 9곳이나 됐다. 지역별로 부동층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울산으로 응답자의 절반을 웃도는 54.8%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제주에서는 부동층이 7.6%로 가장 낮았다. 서울에선 한나라당이 39.8%, 민주당 12.2%, 국민참여당 4.1%, 민노당·자유선진당이 각각 1.8%를 기록한 가운데 부동층이 36.3%를 차지했다. 경북은 한나라당 지지가 53%,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가 31.8%로 여당 지지세가 뚜렷했지만 광주에선 부동층 38.7%, 민주당 36.2%로 부동층 비율이 오히려 높았다. 세대별로는 전 연령대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을 웃돌았다. 20대에선 한나라당 16.8%, 민주당 13.2%였고, 30대에선 한나라당 34.5%, 민주당 22.4%, 40대에선 한나라당 27.4%, 민주당 22.1% 순이었다. 50대에선 한나라당 41.0%, 민주당 18.4%였고, 60대 이상에선 한나라당 51.5%, 민주당 15.7%였다. 그러나 20대에서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부동층이 54.7%로 절반을 웃돌았고 40대에서도 36.8%가 부동층으로 파악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한국금융시장 성숙도 83위… 개도국 수준”

    “한국금융시장 성숙도 83위… 개도국 수준”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이 국내 금융기관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원장은 한국상장사협의회 월간지 ‘상장’ 9월호에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김 원장은 이 글에서 “국내 최대 은행의 규모는 세계 70위, 아시아권에서는 17위 정도 수준”이라면서 “국내 최대 증권회사의 자본금은 대형 국제 투자은행(IB)의 2%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WEF)이 2010년 발표한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는 세계 83위였다.”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금융산업이 국내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금융자산잔액을 명목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비율인 금융연관비율은 8배로 선진국의 1980년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국내 은행들의 국제화 지수인 초국적지수(TNI)는 4.9로 UBS(76.5), 도이체방크(75.2), 씨티그룹(43.7)에 비해 매우 낮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금융기관이 초대형 경제위기의 근원지였다고도 비판했다. 1997년 외환위기의 원인이 시장원리보다 경제성장을 위해 대기업 위주의 전략 산업에 자금을 우선 공급한 금융기관이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잉투자가 은행 부실을 불러왔고, 외국계 은행이 국내 은행에서 대출금을 회수하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해선 김 원장은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부족이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면서 “결국 금융당국의 외화유동성 공급과 금리 인하 조치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금융기관의 영업행태를 개선하고 과감한 외국 진출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대출 경쟁을 확대해 서로 유사한 수익구조를 갖게 됐고 단기적인 성과평가 경향으로 장기적인 전략경영을 추진하지 못했다.”면서 “활동 범위를 국내로 제한하지 말고 소매금융처럼 비교우위가 있고 문화적으로 동질성이 있는 지역부터 진출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기준금리 석달째 3.25%로 동결…경제부처간 불협화음

    기준금리 석달째 3.25%로 동결…경제부처간 불협화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25%로 동결했다. 올해 물가 4% 목표 달성이 힘들다고 공언했다. 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흡수 없이 반쪽짜리 가계부채 억제 대책을 추진해야 하는 금융당국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행은 ‘금리는 무차별적 수단이어서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두 경제부처의 조율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기획재정부는 금통위의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아 힘든 결정의 순간에 발을 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금통위는 8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석달째 동결이다. 기준금리는 지난 3월, 2년 3개월 만에 연 3.0%로 올라선 뒤 6월 연 3.25%로 인상된 바 있다. 이번 금리 동결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외적 요인’과 수출 신장세가 꺾이는 등 ‘내적 요인’이 겹치면서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진 점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특히 미국의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가 ‘0’에 머물렀고 우리나라의 8월 무역 흑자규모가 크게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금리 동결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책은 힘을 받기 어려워졌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은 유동성 정책이 우선이라면서 한국은행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2분기 가계빚 규모는 876조 3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빚을 얻어 주식을 사거나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빚을 얻는 가수요를 제한하기 위해 한국은행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김중수 총재는 금리동결을 발표한 후 “중앙은행의 금리조정은 무차별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매우 큰 수단”이라면서 “정부의 가계 부채 총량 규제 등이 효과를 나타냄과 동시에 중앙은행도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김 총재는 5.3%로 급등한 8월 소비자물가에 대해서 올해 물가 목표치인 4% 달성이 힘들다고 인정하면서도 “우리의 물가예상치는 1% 포인트 이상 빗나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금통위가 금리인상을 통해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하지만 해외요인이 계속 불안하다면 움직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은법 개정으로 한은의 존립목적에 ‘금융안정기능’이 더해지면서 금리를 조정하는 데 있어 기존의 ‘물가안정기능’과 상충되는 모순도 생기게 됐다. 금융당국 일부에서는 금융안정기능도 여러 기관이 하게 됐는데 물가안정기능도 권한을 분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 총재는 “두 가지 기능이 상충될 수는 있지만 금융위기 시 유동성 공급을 할 때 생길 수 있는 일로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다르므로 매우 이례적일 것”이라고 즉답을 회피했다. 이날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의 조율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재정부는 열석발언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결정의 순간에 발을 뺐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정부 관계자는 “임종룡 전 제1차관(현 국무총리 실장)은 이미 자리를 떴고 신제윤 신임 1차관은 아직 임명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시장에는 고물가와 가계부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10월에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두 금융수장 왜 한은 때리나

    금융감독당국 수장들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잇달아 내놔 주목된다. 기준금리의 적절한 인상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한국은행법’ 국회 통과를 둘러싼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6일 서울 동작구의 청각장애아동 시설인 삼성농아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제어하려면 총유동성 관리가 적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해결책 가운데 한국은행이 담당하는 유동성 관리를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소득을 늘림으로써) 부채 상환 능력을 높이고, 서민금융기반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은에 금융안정 기능을 부여한 한은법 개정을 거론하면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한은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두 수장의 잇따른 언급은 금융당국의 대응만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적절한 속도로 올려야 예금과 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해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고 불필요한 대출이 억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한은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한 은근한 불만의 표시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물가가 5.3%를 기록하는데 그간 설립목표인 물가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은 무엇을 했나.”라면서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에다 한국은행이라는 ‘시어머니’가 추가됐다고 불평한다. 개정된 한은법은 한국은행의 자료제출 요구 대상 금융기관을 확대하고, 금감원은 한국은행의 공동검사 요구에 1개월 안에 응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향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요구하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개최 후 4년이 지난 의결서 또는 의사록 전문을 비공개로 제출해야 한다.”면서 “또 매년 2회 이상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고, 결산서를 외부감사 후 국회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각각 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대량실점’ 亞증시, 오바마 등판 통할까

    ‘대량실점’ 亞증시, 오바마 등판 통할까

    미국발 ‘고용 악재’로 5일 코스피지수 1800선이 거래일 6일 만에 무너지는 등 아시아 주식 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코스피는 81.92포인트(4.39%) 하락한 1785.83으로 마감돼 지난달 초의 패닉상태를 연상케 했다. 지난 주말 미국의 8월 순신규고용 증가율이 제로(0)라는 발표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2% 급락한 게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켰다. 코스닥 지수는 14.04포인트(2.84%) 하락한 480.43을 기록했으며, 코스피 급락에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5.8원 상승한 1068.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지수는 1.86%,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96% 빠졌다. 세계경제의 키는 일단 오는 9일(한국시간) 발표될 미국의 경기부양책과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에 달려 있다. 미국의 고용은 민간부문에서 1만 7000명이 늘었지만 우체국 수요 감소에 따른 직원 감원과 각 지방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교사를 해고하면서 공공부문 일자리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에 순증가율 0%를 기록했다. 민간부문 고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공공부문은 정반대다. 정부가 다시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온다. 문제는 어떤 대책이든 재정적자와 맞물려 있다는 데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성태 연구위원은 “재정긴축을 약속한 상태에서 오바마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9일 오전 8시(현지시간 8일 저녁 7시) 어떤 식으로든 증세 문제를 언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정부가 2014년까지 정부 지출을 줄이기보다는 수입을 늘려 재정적자를 줄일 것으로 밝혔다. 2012년 만료되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부자 감세’ 조치를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변수는 중국의 물가상승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날 공교롭게 중국은 8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008년 4조 위안을 쏟아부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중국이 구원투수로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지난 3년간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경기 과열을 억제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루비니 글로벌이코노믹스(RGE)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성장률이 8%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만 경기 부양을 할 뿐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는 6.5%로 3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은행들 얌체짓에 서민만 고통받는다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대출 증가 억제 방침에 따라 대출 한도를 조정하면서 서민들과 자영업자 등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중순 대출 증가 한도를 어겨 대출 자체가 중단됐던 농협,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지난 1일부터 대출을 재개한 이후 대출 규제를 피하면서 교묘하게 이문을 챙기는 영업을 하는 바람에 피해를 보는 서민층이 늘고 있다. 신규 대출자에게 종전 같으면 신용도 등에 따라 1.6% 포인트까지 혜택을 주던 우대금리를 없애 버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자영업자들에게는 개인 신용대출이나 개인 주택담보대출로 하던 사업자금 대출을 기업대출로 전환해 순수 개인 가계대출 규모를 늘리는 식이다. 대출자가 예금이 있는 경우 대출금과 상계해 대출고객의 대출액을 줄이는 편법도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된 데는 금융당국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3%대를 웃도는 예대마진(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을 손보기 위해 대출 총량규제를 도입한 게 화근이었다. 기준금리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이라는 카드를 쓰지 않고 창구지도로 유동성을 줄이겠다고 나서면서 일을 그르쳤다. 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의 조치가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프로답지 못하다. 더 고약한 것은 시중은행들의 비뚤어진 영업방식이다. 금융당국의 잘못을 은행권이 교묘히 악용하는 바람에 피해가 고스란히 고객과 서민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눈앞의 예대마진에만 매달리지 말고 종전의 금융기관 역할에 좀 더 충실했으면 한다. 매년 영업이익을 1조~3조원 내는 우량 시중은행들이 ‘통큰 서비스’는 못할지언정 서민층의 허리를 더 휘게 해서야 되겠는가. 가계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면 첫번째 피해 당사자가 시중은행이란 점을 알았으면 한다. 금융당국도 시중은행을 쥐어짜서 관리하겠다는 구태의연한 발상을 버려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규제만으로 되지 않는 만큼 속으로 끙끙 앓지 말고 범정부 차원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 소득이 늘고 신규 일자리가 창출돼 부채상환능력을 높이는 게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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