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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복지공약에 기회의 사다리가 없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공약에 기회의 사다리가 없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선공약에는 미래의 모습이 담겨 있어야 한다.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를 포함한 빅3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지만 미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와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문재인 후보 역시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안철수 후보는 복지와 경제혁신을 연결하는 ‘혁신’ 복지를 내세운다. 구호는 그럴듯하지만 이들의 주장처럼 복지와 경제의 선순환을 이끌 구체적 방안은 미흡하다. 박근혜 후보는 바로 선 자본주의로 경제적 약자를 돕겠다고 강조하지만 경제민주화의 관점에서 복지 추구라는 원론적 수준에 그치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의 내용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권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적극적 복지 지출이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복지와 경제성장을 연결하는 절차적 전략은 미흡하다. 안철수 후보는 취약계층 지원 확대나 사회보험 확대보다는 다른 그 무엇을 원하는 것 같은데 아직 구체적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복지정책은 경제가 어려울 때 빛을 발한다. 위기상황에서 나타나는 사회갈등을 해소하고 다음 단계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 복지정책에서 나온다. 빅3 대선주자 공약에는 이 치열함이 없다. 미국 대선에서는 그런 사례가 있다. 1930년대 초 대공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후보의 공약은 사회보장법 제정과 뉴딜정책이었다. 사회보장이라는 복지와 뉴딜정책이라는 경제의 선순환을 이어주는 구체적 전략이 그를 당선시켰고, 성공적인 대통령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데 기여했다. 미국 얘기지만 더 치열한 복지·경제 선순환 사례가 있다. 1950년대 말, 미국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민권운동에 이어 케네디 대통령까지 암살당할 정도로 사회갈등은 심각했다. 흔히 민권운동을 흑인 저항운동이라지만, 사실은 빈곤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1935년 사회보장법은 빈곤 없는 사회를 약속했지만 그로부터 한 세대가 지나도 가난한 사람은 여전히 가난하고 부자는 여전히 부자라는 불만이 한꺼번에 표출된 사건이 민권운동이었다. 존슨 대통령은 민권운동 저변에 깔린 의미를 읽었고 빈곤과의 전쟁(war on poverty)을 선포했다. 빈곤과의 전쟁은 미국을 도약의 길로 이끌었다. 존슨은 새로운 시각으로 빈곤문제에 접근했다.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이라는 기회의 제공이었다. 대학 입학과 고용 등 시민참여가 필요한 분야에 소수민족과 여성을 일정비율 반드시 포함시키는 강력한 약자 우대 정책이었다. 이 제도는 인종차별로 신분상승이 어려웠던 미국 사회에 유동성을 불어넣어 신분 상승의 길을 개척하는 기회의 사다리가 되어주었다. 그후 경쟁이 공정해졌으며, 경쟁이 공정해지자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등장하는 다원주의 사회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오바마라는 아프리카계 미국 대통령이 탄생하는 동력이 되었다. 대통령 선거가 두 달 남짓 남았다. 그런데도 빅3 모두 빈부격차가 심각하다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타고 오를 기회의 사다리는 제시하지 않고 무상복지나 보편적 복지 같은 20세기의 낡은 논쟁이나 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2050년이면 3명당 1명이 노인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지금 그 준비를 해야 함에도 사회보험 확대를 들여다볼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회보험은 사회의 안전망이자 거대한 금융상품이며, 미래 경영의 재원을 제공해줄 수 있음에도 말이다. 복지정책은 누구든 노력하는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이며, 이걸 제시해야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지어는 새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까지도 준전문가를 최고의 전문가인 양 포장하여 줄 세우는 구태정치를 일삼고 있다. 준전문가는 베낄 수는 있어도 운용방법을 몰라 정책이 의도하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가 없다. 그래서 빅3의 복지공약에 복지 확대는 있어도 기회의 사다리가 없다. 더 치열하게 연구하여 기회의 사다리가 담긴 복지공약을 제시하기 바란다.
  • [삼성·LG ‘40년 전쟁’] 이병철 “우리도 전자산업 할라카네”… 이 한마디로 ‘전쟁’ 불붙다

    [삼성·LG ‘40년 전쟁’] 이병철 “우리도 전자산업 할라카네”… 이 한마디로 ‘전쟁’ 불붙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기업인 삼성과 LG는 전자를 중심으로 통신, 화학, 금융 등 주요 사업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라이벌 구도를 이어 왔다. 두 그룹의 역사는 상대방과의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을 만큼 지난 40여년간 각 분야에서 한 치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쳐 왔다. ●구인회 회장, 삼성과 동양방송 동업관계도 끊어 그(이병철 회장)는 삼성전자의 설립 구상 단계이던 1968년 봄, 안양골프장(현 안양베네스트GC)에서 구(인회) 회장을 만났다. “구 회장! 우리도 앞으로 전자산업을 할라카네.” 이 회장은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가는 투로 한 마디 던졌으나 구 회장은 벌컥 화부터 내며 쏘아붙였다. “이익이 남으니까 할라 카는 거 아이가. 사돈이 논을 사믄 배가 아프다 카더마는 옛말이 그른기 하나도 없는 기라.” 이 회장의 지나가는 말 한 마디에 속이 뒤집힌 구 회장은 작별인사도 없이 벌떡 일어서 등을 돌렸고 이 회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구 회장의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서먹서먹하게 돌아선 두 사람은 이후 동양방송(현 KBS2)의 동업관계도 끊고 말았다. -‘삼성가의 사도세자 이맹희’(이용우 저) “그쪽에서 꼭 그리 하겠다면, 서운한 일이지만 우짜겠노? 서로 자식을 주고 있는 처진데 우짜노 말이다. 한 가지 섭한 점이 있다면, 금성사가 지금 어려운 형편에 있는 점을 노려서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자고 덤비는 것 같은 기라. 그러나 나는 내 할 일만 할란다. 나도 설탕 사업 할라카면 못 할기 있나. 하지만 나는 안 한다. 사돈이 하는 사업에는 손대지 않을 기다.” -‘한 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구인회)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과 LG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은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죽마고우였다. 동양방송을 공동 설립하고, 사돈까지 맺으며 인생의 오랜 시간을 막역한 사이로 지냈다. 하지만 1968년 삼성이 일본 산요와 합작을 통해 삼성전자 설립을 준비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1958년 금성사를 설립해 첫 국산 라디오 ‘A-501’을 히트시키면서 국내 가전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LG로서는 삼성의 도전이 달가울 리 없었다. 당시 LG는 “삼성이 일본 업체를 끌어들여 국내에 막 움트기 시작한 전자산업의 싹을 제거하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정부는 “생산물량 전부를 해외에 수출한다.”는 조건으로 삼성의 전자산업 진출을 허가했다. 흑백 TV 시장에서는 LG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삼성은 1981년 컬러 TV 시대 개막과 함께 절전형 프리볼트 TV인 ‘이코노빅’을 내놓아 승기를 잡는다. 전력난에 시달리던 당시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는 제품을 내놓으며 삼성은 1984년 국내 TV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오르게 된다. LG는 이때부터 삼성의 신기술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서로 물고 물리는 혈투를 벌인다. 1992년 삼성전자가 위성수신 컬러 TV를 선보이자 며칠 지나지 않아 LG도 똑같은 기능의 제품을 내놓았고, 1993년 삼성이 원적외선 바이오 TV를 출시하자 한 달 뒤 원적외선에 음이온까지 발생시키는 TV로 맞대응하는 식이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대형 TV 수요가 생겨나던 1995년 삼성이 ‘명품’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내놓자 LG는 ‘아트비전’으로 응수했다. ●반도체·금융 분야에서 양사 명암 엇갈려 흑백 TV에서 시작된 양사의 40년 전쟁은 컬러 TV, 액정표시장치(LCD) TV,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등을 거치며 지금은 전자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됐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새로운 라이벌전이 시작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글로벌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도 두 업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렇듯 두 기업은 많은 분야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며 경쟁하고 있지만, 현재 두 그룹의 매출 규모는 삼성(314조원)이 LG(142조원)를 두 배 이상 앞선다. 2003년 GS, LS, LIG그룹과 분리되고, 외환위기 이후 LG가 반도체 및 금융 사업 분야를 포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전자가 1983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을 개발해 반도체 신화를 써 나가자 LG도 곧이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며 삼성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LG의 반도체 사업은 적자로 어려움을 겪다 외환위기 당시 ‘빅딜’을 통해 현대에 사업을 넘겨주게 된다. 금융 분야도 마찬가지. LG카드는 ‘위기가 기회’라는 판단에 따라 외환위기 당시 100만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등 저돌적인 경영에 나서 1998년 카드업계 1위로 뛰어올랐다. 하지만 무리한 확장으로 신용카드 연체가 급증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LG그룹은 이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친 뒤여서 LG전자·LG화학 등 계열사의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결국 LG카드 최대 주주인 구본무 회장이 직접 나서 자신이 갖고 있던 LG카드, LG투자증권, ㈜LG의 지분을 담보로 내놓고 나서야 어렵사리 사태를 해결할 수 있었다. LG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금융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삼성이 치고 나가면 LG가 곧바로 따라붙어 삼성과 LG의 최근 양상을 살펴보면 ‘삼성이 먼저 치고 나가면 LG가 곧바로 따라붙는’ 식의 경쟁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첼시-풀럼) 후원과 프리미엄 브랜드 휴대전화(애니콜-싸이언) 개발, 제품별 개별 브랜드 전략을 통한 가전 마케팅(파브-X캔버스)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 vs LG 그들의 전쟁은 계속된다’의 저자인 박원규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브랜드 전쟁에서는 일단 삼성이 판정승을 거둔 셈”이라면서 “외환위기 이후 삼성과 LG의 실적 차이가 마케팅·브랜드 투자의 차이로 이어지면서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가정이긴 하지만 일부에서는 LG가 외환위기 이후에도 반도체와 금융 분야를 계속 가져가고, 2003년 GS와 LS, LIG 등의 분리를 조금 더 늦췄다면 지금의 삼성과 LG의 구도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LG ‘40년 전쟁’] 전자는 삼성·통신은 LG가 우세… 스포츠 무승부·금융은 삼성 독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 요기 베라(뉴욕 양키스)의 명언은 삼성과 LG의 라이벌 대결을 상징하기 위한 표현인 듯하다. 두 회사는 40여년간 각 분야 1위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승부는 ‘진행 중’이다. 삼성 혹은 LG가 한때 앞서 있다고 해도 방심할 수 없다. 두 그룹 사이에는 늘 엎치락뒤치락하며 역전에 역전을 거듭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전자 분야에서는 삼성이 한발 앞선 게 사실이다. 삼성은 반도체 신화를 시작으로 TV, 스마트폰 등에서 세계 최강자들을 잇따라 꺾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자 및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올해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30조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어 제조업체 가운데 아시아 최고 기업이 됐다. LG는 바삐 추격하고 있다. 비록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고전하고 있지만, TV와 생활가전 분야에서는 여전히 삼성과 글로벌 1~2위를 다투며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는 LG가 앞섰다. 2010년 LG는 기존 LG텔레콤에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합병해 유·무선망과 통신서비스를 아우르는 ‘LG유플러스’를 출범시켰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도 1000만명을 넘어서며 SK텔레콤, KT와 함께 통신업계 ‘3강’을 확실히 구축했다. 반면 삼성은 1996년 현대와 컨소시엄을 구성, ‘에버넷’을 설립해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려 했지만 사업자 선정에 탈락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금융 분야는 삼성의 독주 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삼성생명·화재·증권·카드 등 은행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금융계열사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LG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업계 1위에 올랐던 LG카드가 유동성 위기로 신한금융지주에 매각되면서 금융 관련 사업을 모두 포기했다. 스포츠 분야의 경우 삼성은 야구·축구·농구 등에서 프로팀을 운영하고 있고, LG 역시 야구와 농구팀을 갖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그리스 최대 기업 ‘국외 탈출’

    재정 위기 탈출을 위해 혹독한 긴축정책을 펴고 있는 그리스가 거듭된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최대 상장 기업은 아테네를 떠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그리스 통계청을 인용해 지난 7월 실업률이 25.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달의 24.8%보다 0.3%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이로써 그리스는 35개월째 실업률 상승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특히 15~24세 청년 실업률은 54%에 달했다. 계속된 경기 침체로 매일 1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7월 현재 그리스 실업 인구는 120만명을 웃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최대 상장기업인 코카콜라 헬레닉(CCH)이 본사를 스위스로 옮기고 영국 런던 증시에 새로 상장하기로 했다고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코카콜라 등 각종 음료를 병에 넣는 보틀링 회사인 CCH의 시가총액은 76억 달러이며 그리스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 CCH의 디미트리스 로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불가피한 조치”라며 “본사 이전을 통해 풍부한 유동성 확보와 경쟁력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CCH는 그러나 그리스의 공장은 계속 가동할 것이며 이번 결정이 이탈리아와 아일랜드 등 28개국에서 운영하는 사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대형 기업들과 해외 기업들도 그리스를 속속 떠나고 있다. 유제품 대기업 파예는 최근 룩셈부르크로 회사를 옮길 것이라고 밝혔으며 프랑스 유통업체 카르푸는 그리스 합작법인 지분을 현지 유통업체에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는 12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가 국외 채권단인 ‘트로이카’의 요구에 따라 긴축 재정 규모를 기존 115억 유로에서 135억 유로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재정 지출은 더 줄이고, 세금은 더 거둬들일 수밖에 없어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스페인 신용등급 또 강등… ‘정크’ 직전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10일(현지시간)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2단계 강등했다. ‘BBB-’는 투기등급(정크등급) 직전 수준이다. S&P는 신용등급 장기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향후 추가 강등의 여지를 남겼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와 내년 초 미국의 급격한 재정 긴축 가능성 등으로 촉발된 세계 경기의 위축이 신흥국으로 파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S&P는 이번 강등이 스페인의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금융 부문의 위험이 계속되는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S&P는 “경기침체로 인해 스페인 정부가 선택할 여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실업률 상승과 재정 긴축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중앙정부와 지방 정부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지방정부 17곳 가운데 6곳이 중앙정부에 긴급 유동성 지원을 요청한 상태이며 카탈루냐 지방정부는 분리독립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S&P는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국가들이 스페인 금융권 지원에 모두 참여할지 의문이라면서 스페인 정치권이 정부 개혁안을 지지하지 않거나 유로존이 스페인 조달금리 급등을 막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S&P의 스페인 신용등급 강등이 이미 예고된 조치여서 시장에 큰 파장은 없으며, 오히려 스페인 정부의 구제금융 신청을 압박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웅진홀딩스·극동건설 회생절차 개시

    웅진홀딩스·극동건설 회생절차 개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에 대한 법원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결정이 내려졌다. 법정관리인은 채권단이 기대했던 제3자가 아닌 신광수 웅진홀딩스 대표이사와 김정훈 극동건설 대표이사로 정해졌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최측근이자 경영 실패의 책임이 있는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지정한 것은 맞지 않다.”며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는 11일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으며,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리인은 기존 경영진인 신 대표이사와 김 대표이사로 각각 정해졌다. 재판부는 ‘관리인 불선임 결정’에 대해 “기존 경영자가 재정적 파탄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그를 관리인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웅진의 주된 재정적 파탄 원인은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전날 법원에 ‘신 대표를 단독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데 부동의 의견’까지 전달했던 채권단은 “신 대표가 윤 회장의 최측근인 만큼 회생 절차에 윤 회장이 조금이라도 관여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채권단은 이런 경우에 대비해 채권단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채권자협의회가 추천하는 최고구조조정책임자(CRO)의 권한 강화 ▲웅진코웨이의 신속한 매각 ▲윤 회장의 경영관여 금지 등의 요구사항을 법원이 받아들인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법원은 “향후 기존 경영자의 횡령 등이 확인되거나 공정하게 회생절차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 언제든지 제3자 관리인을 선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관리인 개인에 의존하는 회생 절차가 아니라 채권자협의회의 감독 시스템에 의한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회생절차 신청을 전후한 상황 조사는 국내 4대 회계법인 가운데 웅진 측과 이해관계가 유일하게 얽히지 않은 한영회계법인에 맡겨졌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웅진코웨이 매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5일 채권자협의회, 채무자, 매수인 등이 참여하는 이해관계인 심문을 비공개로 열기로 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법정관리 신청 전 맺은 웅진코웨이의 인수 계약이 아직 유효하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600억원의 인수 계약금을 이미 지급한 상태다. 관련 업체에서는 법원이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를 패스트 트랙(회생절차 조기종결 제도) 방식을 적용, 신속하게 처리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르면 내년 초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두 회사에 대한 회생채권 등의 신고기한은 다음 달 14일이다. 첫 관계인집회는 12월 27일 열린다. 웅진 계열의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은 지난달 26일 만기 도래한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韓 가용 외화 4294억 달러… “외부충격에 버틸 수 있다”

    韓 가용 외화 4294억 달러… “외부충격에 버틸 수 있다”

    한·일 통화 스와프 확대분이 연장되지 않음에 따라 우리나라가 가용할 수 있는 외환유동성은 4294억 달러 수준이다. 이 정도면 외부충격에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게 외환 당국과 시장의 공통된 목소리다. 통화 스와프 중단이 우리 경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10.7원을 기록, 전날보다 오히려 1.3원 떨어지며 종전 연중 최저 기록(1111.3원)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통화 스와프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 성격이라는 점에서 이를 갈음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정부와 한은이 일본에 만기 연장을 요청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자신감’ 때문이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국내 외환시장이 1년 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말 3110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올 9월 말 3220억 달러로 늘어났다.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도 지난해 10월 280억 달러에서 560억 달러로 늘어났다.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은행세), 선물환 포지션 제도 등 이른바 ‘외환규제 3종 세트’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눈에 띄게 줄었다. 통화 스와프라는 게 외화가 부족할 것에 대비한 장치인데, 지금은 외화가 너무 많이 들어와 걱정이라는 점도 중단 배경의 큰 이유다. 국제 3대 신용평가사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올리고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돈을 풀면서 우리나라에는 달러가 밀려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한달 동안 들어온 외국인 자금만 4조 5560억원이다.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10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스와프 중단이 원화 값의 급격한 상승(환율 하락)을 막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상당히 감안했다.”면서 “(이번 조치가) 환율의 추가적 하락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일본에는 스와프 중단 조치가 부정적일 수 있다. 엔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양국 정부는 부인하지만 독도 갈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독도 발(發) 갈등이 한·일 통화동맹에 균열을 가져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최 관리관은 “순수하게 경제적인 관점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부인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스와프는 대외 충격으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을 때 예비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보험성 자금인데 이게 사라져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안정적인 성격의 자금 확보 방안을 추가로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한·중 통화 스와프 규모를 늘리거나 한·중 간 원·위안화 무역 결제를 늘려 달러화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요시 한·미 통화 스와프를 체결할 수 있도록 물밑 작업도 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용어클릭] ●통화스와프 말 그대로 서로 통화를 바꾸는(스와프) 계약이다. 예컨대 한국과 일본 사이의 스와프라면 원화와 엔화를 맞바꾸는 방식이다. 외환위기 등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리 약속한 한도 안에서 상대국 돈이나 그 나라가 보유한 외화를 가져다 쓸 수 있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으로 이해하면 쉽다.
  • [사설] 대선후보들 민생경제 살릴 리더십 보여라

    글로벌 경제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와해 직전 상태에 있다.’는 경고에서는 섬찍한 공포감마저 느껴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오늘 일본 도쿄에서 열릴 연차총회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2%대 국내 경제성장 전망의 대열에 곧 한국은행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가 사상 유례 없는 장기 저성장 터널에 진입한 모양이다. 현재 경제상황에서는 백약이 무효인 것 같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천문학적 규모의 유동성을 투입하면서 경기 부양에 나섰건만 회복 기미는 요원하다. 우리 정부도 추경에 버금가는 13조원의 재정투자에 나섰으나 회복의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대선 후보들은 여야 가릴 것 없이 경제민주화에 몰입해 있는 양상이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복지와 재벌 개혁이다. 극심한 사회 양극화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복지와 재벌 개혁은 당연히 추구해야 할 정책목표다.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십분 인정하더라도 성장 없는 경제민주화는 사상누각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어제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차기 정부가 무너진 민생경제를 살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보다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민주화의 프레임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는 주문으로 읽힌다. 세계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권의 무능력이 꼽힌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치권이 바뀌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경제위기가 길어질수록 위기의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 특히 서민에게 돌아간다. 까닭에 대선 주자들은 민생경제를 살릴 공약 제시와 리더십 발휘에 주력해야 한다. 암울한 경제상황을 극복하는 해법을 제시해야 할 궁극적 주체는 임기를 4개월여 남긴 이명박 정부가 아니다. 바로 대선 후보들 가운데 한 명이 떠맡아야 할 과제다. 당장 정기국회 예산심의에서 정부가 장밋빛 전망으로 편성한 새해 예산안의 세입과 세출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경제민주화, 신성장 동력 발굴과 함께 경제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재원 배분 정책의 조화도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한국 요청없으면 중단”

    일본 정부는 한국의 요청이 없을 경우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NHK에 따르면 이달 말로 시한이 만료되는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와 관련, 일본 재무성은 한국이 연장을 요청하지 않으면 통화스와프의 확대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전날 열린 자민당 회의에 참석한 재무성 담당자는 “현 시점에서 한국으로부터 타진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통화스와프 확대 조치는 한국으로부터 요청이 있어 처음 검토한 경위가 있다.”면서 한국의 요청이 없을 경우 확대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일본 정부의 이런 입장은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에 쉽게 노출되는 한국이 요청하고, 지원 차원에서 일본이 결정한 것인 만큼 연장이 필요할 경우 한국이 자세를 낮춰 다시 요청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10월 통화스와프 규모를 130억 달러에서 700억 달러로 늘렸으며 이달 31일 시한이 만료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 연장을 신청할지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연장 신청의 필요여부를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고 해서 우리 외환시장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8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168억 8000만 달러이며 3600억 위안(560억 달러) 규모의 한·중 통화스와프가 체결돼 있다. 한·일 통화스와프 확대가 연장되지 않으면 한·일 통화스와프는 700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로 줄어든다. 도쿄 이종락특파원·서울 김양진기자 jrlee@seoul.co.kr
  • 8월 산업활동 동향… 생산·소비·투자 ‘내리막’

    8월 산업활동 동향… 생산·소비·투자 ‘내리막’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하락했다. 실물경기 ‘가늠자’인 광공업 생산은 3개월째 내리막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3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원화값은 연중 최고치를 기록,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경상수지 흑자는 이미 반토막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7% 줄었다. 제조업(-0.9%)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6월(-0.5%), 7월(-1.9%)에 이어 3개월째 전월 대비 감소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8%로 2009년 5월 73.6%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13.9%나 급감했다. 전월 대비 감소율은 2003년 1월(-15.2%)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설비투자를 대폭 줄였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매는 전월보다 3.0% 줄었다. 승용차(-13.5%)나 준내구재(5.1%) 등의 감소 폭이 크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경기 상황이 불확실해 개인이나 기업이 소비나 투자 등 지출을 꺼린 것이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자동차 업계 파업, 태풍 등 경기 외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는 파업으로 자동차 11만 6000대의 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이 광공업 생산에 -1.8% 포인트 내외의 영향을 준 것으로 추산됐다. 8월 말 연이은 태풍 상륙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 흑자는 23억 6000만 달러로 7월 흑자(61억 4000만 달러)의 38.4%에 그쳤다. 수출이 7월 466억 2000만 달러에서 428억 1000만 달러로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줄었으나 수입 감소폭(10.7%)이 더 큰 ‘불황형 흑자’는 여전하다. 수출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8원 내린 1111.4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 최저점 1114.8원(9월 19일)을 10여일 만에 갈아치웠다. 스페인 정부가 27일 발표한 재정감축 예산안에 시장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중국 인민은행이 1800억 위안(약32조원)을 시중에 푸는 등 4주 연속 유동성 확장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수출업체가 달러를 판 것도 낙폭을 키웠다. 전경하·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대기업 2개사 ‘제2의 웅진’ 위험

    금융당국이 웅진그룹 외에도 재무구조가 악화된 대기업 2곳에 대해 임시 재무상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제2의 웅진’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부인이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계열사 주식을 전량 매도한 것과 관련해서도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27일 지난 6월 조사한 34개 주채무계열(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전체 신용공여액의 0.1%를 넘는 그룹) 가운데 웅진을 포함한 3개 대기업집단을 추려내 재무 건전성을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기업은 채권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맺고 계열사·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사실상 은행관리를 받는 대기업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은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 가운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1년에 한번 재무구조 평가를 실시하지만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중간평가에 들어갔다.”면서 “(평가를 진행 중인) 다른 2곳도 유동성(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웅진그룹 사태를 계기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서둘러 웅진 등 3개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평가에 나선 것도 대기업들이 유동성 위기 도미노에 빠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금감원은 윤 회장의 부인인 김향숙씨가 웅진씽크빅 주식을 매도할 당시에 법정관리 신청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여부, 웅진홀딩스가 계열사에서 빌린 단기 대여금을 신청 직전 조기상환한 배경 등을 조사 중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 거래나 손실 회피 등의 경우 처벌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웅진그룹 전체 계열사 29곳의 부채(차입금+외상채권 등)는 올 6월 말 기준 약 10조원으로 추산된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의 부채는 각각 3조 316억원, 1조 758억원으로 전체 부채의 절반을 차지한다. 은행과 2금융권이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백민경·김진아기자 white@seoul.co.kr
  • 웅진홀딩스·극동건설 전격 법정관리 신청

    유동성 위기에 처한 웅진그룹의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와 핵심 계열사인 극동건설이 26일 나란히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전격적으로 신청했다. 전날 만기가 도래한 기업어음(CP) 15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았던 극동건설은 최종 부도 위기에 몰리자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 극동건설의 위기로 연쇄 도산 우려가 높아지자 웅진홀딩스도 곧바로 법정관리를 택했다. 웅진홀딩스는 극동건설의 지분 89.5%를 보유하고 있으며 극동건설의 아파트 사업과 관련해 1조 839억원의 연대보증을 선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건설이 최종 부도 처리될 경우 웅진홀딩스가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극동건설 부도로 인한 연쇄 도산을 막고 채권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결정했다.”면서 “우량 자산 매각과 철저한 비용 절감을 통해 회생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웅진홀딩스는 2007년 8월 극동건설을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극동건설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다. 웅진홀딩스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1000억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44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직접 지원했다. 회생 자금 마련을 위해 ‘알짜’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까지 팔려고 했으나 이번 기업회생 신청으로 MBK파트너스와 진행 중이던 웅진코웨이 매각 작업도 중단됐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中企에 신용대출 확대를”

    “中企에 신용대출 확대를”

    “담보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신용대출을 확대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출 심사과정을 짧게 해서 최대한 빨리 돈을 빌렸으면 합니다.” 26일 강만수 KDB금융 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충북 청원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현장 간담회를 시작하자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기다렸다는 듯 경영 상황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간담회는 강 회장이 우리나라와 산업은행의 신용등급 상승에 따라 시행한 특별저금리대출 상품을 알리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강만수 회장 직접 나서 특별저금리대출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오는 12월 24일까지 3개월 동안 3%대(3.95%) 금리로 3조원을 방출하는 3·3·3 대출상품이다. 전날 광주광역시 하남산업단지를 시작으로 강 회장이 직접 전국을 돌며 설명회를 갖는다. 충청지역 간담회에는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350여명이 참석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이어진 간담회에서 강 회장은 “장관 시절 대통령께 업무보고를 했던 것처럼 여기 계신 모든 CEO분들을 대통령님이라 생각하고 브리핑을 시작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CEO들은 여러 대출 상품의 금리와 여신심사과정 간소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강 회장은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기업에는 ‘경영안정자금대출’이, 공장부지를 구입하는 기업에는 3% 안팎의 저리 상품인 ‘공장부지대출’이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부산·대구도 방문 예정 경영안정자금대출은 지점장 전결로 중소기업에는 50억원을, 대기업에는 100억원을 지원해 준다. 기업대출 관련 상품으로는 이번에 내놓은 특별저금리대출 외에 선박 제작이나 우량 기업에 대출해 주는 ‘KDB 파이오니어(pioneer) 특별자금’이 있다. 공장부지대출 상품 등을 모은 ‘KDB 파이오니어 설비자금’ 등도 있다. 강 회장은 부산 녹산산업단지, 대구 성서산업단지, 서울 디지털산업단지 등도 차례로 방문해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무리한 인수합병이 패착… ‘웅진 신화’ 무너지나

    무리한 인수합병이 패착… ‘웅진 신화’ 무너지나

    26일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동시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하면서 매출 6조원대의 30대 그룹으로 성장했던 웅진그룹이 창립 32년 만에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극동건설은 전날 도래한 150억원의 기업어음(CP)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뒤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1조 839억원의 연대보증을 선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도 연쇄 부도를 우려해 법정관리를 결정했다. 현재 극동건설은 신한은행을 포함해 시중은행에서 1700억원을 빌렸고 제2금융권을 포함하면 4900억원의 채무가 있다. 여기에 다음 달 5일까지 갚아야 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지급보증 차입금만 1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동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38위로 올 상반기 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8월 현재 단기차입금이 4164억원으로 6개월 만에 751억원이나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최근 자금난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8월 웅진그룹에 인수된 이후 극동건설은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늘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다.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인수하자마자 높은 가격(6600억원)으로 ‘승자의 저주 논란’에 휩싸였던 웅진그룹은 극동건설로 회사의 명운(命運)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당시 적정 가격은 3300억원 수준.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를 거듭하자 극동건설 사업에 PF를 통해 지원한 연대 보증액이 1조원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유상증자로 극동건설에 1000억원을 또 넣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화수분’이 될 것으로 기대한 극동건설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고 전했다. 웅진그룹은 1980년 도서출판 해임인터내셔널이라는 작은 기업으로 시작해 1989년에는 한국코웨이를 설립하면서 교육출판에서 생활환경가전으로 사업을 넓혔다. 2006년에는 웅진에너지를 설립해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극동건설을 품에 넣었다. 이후에도 레저, 금융까지 손대며 재계 24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사업다각화 명목으로 손댔던 태양광 사업이 패착이었다. 경기침체와 경쟁과열로 태양광 산업의 핵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면서 웅진폴리실리콘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공교롭게도 웅진그룹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두 산업분야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지주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윤석금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회사 사정을 설명하는 메일으로 보냈다. 윤 회장은 “채권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윤 회장의 부인이 웅진씽크빅의 보유 주식 전량을 두 회사의 법정관리 신청 직전에 매도한 것으로 전해져 도덕적 해이 비난이 일고 있다. 윤 회장 부인 김향숙씨는 지난 24일과 25일 보유 중이던 웅진씽크빅 주식 4만 4781주(0.17%) 전량을 장내에서 팔았다. 매도금액은 3억 9750만원으로 추산된다. 김동현·강주리기자 moses@seoul.co.kr
  •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글로벌 환율전쟁 재점화 한은 김중수의 선택은?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이어 일본마저도 돈 풀기(유동성 완화)에 나서면서 각국의 통화가 급등락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이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려 수출 경쟁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한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환율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도 다음 달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8.3원 오른 1123.1원에 마감했다. 전날 달러당 3.50원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1114.8원)을 갈아치운 것과 대비된다. 아직은 외환 당국의 ‘개입’이 뚜렷하지 않지만 시장의 경계감이 감지된다. 그렇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환율 하락)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두현 외환은행 수석 외환딜러는 “지금 추세로는 (환율이) 크게 반등하기 어렵다.”면서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가 애매하긴 하지만 환율이 계속 내려가면 당국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도 “달러당 1100원이 심리적 저지선”이라며 “이 아래로 내려가면 속도 조절을 위해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전날 사실상 시장에 개입했다. 70조엔 규모인 자산매입기금을 80조엔으로 10조엔(114조원) 더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일 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겠다고(OMT) 선언하고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초저금리(0~0.25%) 연장 ▲매달 400억 달러의 주택담보증권(MBS) 무기한 매입 등을 발표하면서 일본 엔화값이 더 올랐기 때문이다. BOJ의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연준의 3차 양적 완화 조치에 대해 리우 밍캉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전 위원장은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시장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차 양적 완화 때보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적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신흥국들도 경기가 안 좋아 수출 부양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7일 헤알화의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21억 헤알(1조 1637억원) 상당의 스와프(달러화와의 통화 교환) 반대계약을 체결했다. 미 연준의 양적 완화 조치 이후 미 달러화 대비 0.7% 올랐던 헤알화는 이 조치 이후 0.3%로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터키 중앙은행은 18일 5~11.5%인 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10%로 낮췄다. 터키 리라화는 이달 들어 달러화 대비 1.3% 올랐다. 신흥국들이 자국 통화가치에 이렇게 민감한 것은 수출 경쟁력 못지않게 물가 불안을 우려해서다. 선진국에서 대거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들어오게 되면 물가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 들어온 돈이 갑자기 빠져나갈 경우 금융시장의 혼란도 피하기 어렵다. 시장이 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연 3.0%) 인하를 강하게 점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통화 당국의 고민은 깊어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가진 강연에서 “국제공조를 통해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승태 금융통화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선진국의 양적 완화는 매크로 툴(거시경제 정책수단) 운용을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때는 인상 때와 달리 ‘베이비 스텝’(소폭 조정)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주장도 있다.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정책카드만 소진한 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총 1.0% 포인트 내렸다. 전경하·김진아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유동성 랠리에 취하지 말고 외환관리 힘써야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으로 움츠려 있던 우리 경제에 잇따라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주말 한국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상향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들이 불과 19일 만에 한 국가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올린 기록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글로벌 경제는 미국의 3차 양적완화(Q3) 조치를 일제히 반겼다. 국가부도 위험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 일본보다 낮아졌다. 우리나라도 현재 3.0%인 기준금리를 연내 0.25% 포인트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일련의 경제 현상들은 글로벌 자금의 국내 유입을 촉진시켜 유동성 랠리의 기대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양적완화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경제심리를 회복시켜 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서는 양적완화로 연말까지 매달 850억 달러(약 96조원)의 돈이 시중에 풀릴 전망이다. 매달 400억 달러(44조원) 규모의 주택저당증권 매입, 초저금리 기조의 6개월 연장, 단기채권을 매도하고 장기채권을 매수해 장기채권 금리를 인하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지속 등 ‘3종 세트’를 통해 기대되는 효과다. 양적완화가 주택시장 부양을 겨냥하고 있지만 실물경기 회복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부작용은 적지 않을 것이다. 당장 위태위태한 원자재 시장을 자극해 인플레이션만 초래할 소지를 안고 있다. 양적완화가 연말 미국 대선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고, 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이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의 ‘재정절벽’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정부 당국은 신용등급 상향과 유동성 랠리 효과에 빠지지 말고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미리미리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자본유출·입 폭이 큰 우리로서는 글로벌 자본 유입의 부작용은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한다. 미국에서 풀린 돈이 한국으로 몰릴 가능성에 대비해 외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의 대책도 세우고, 신용등급 상향의 온기가 서민들에게도 돌아가도록 배려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 錢의 방황… 정기예금 100兆 만기땐 700兆 떠돈다

    錢의 방황… 정기예금 100兆 만기땐 700兆 떠돈다

    올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이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불투명한 국내외 경기 전망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이 630조원을 웃돌고 있어 ‘돈들의 방황’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강력한 경기부양책 발표를 틈타 단기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강력한 ‘유동성 랠리’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 불안요인도 많아 상당기간 눈치 보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좀 더 우세하다. 16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95조 9400억원이 10~12월에 만기가 돌아온다. 내년 1분기에 만기 도래하는 정기예금도 87조 5200억원이다. 가뜩이나 단기 부동자금이 많은 상태에서 정기예금 만기분까지 가세하면 시중에 떠도는 돈이 7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현금, 수시입출식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빼 쓸 수 있는 단기자금은 올 7월 말 현재 총 633조 5500억원가량이다. 2009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500조원대에 불과했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된 2010년 중반 649조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주춤했다가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단기자금이 많은 것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시중자금이 지나치게 단기화되면 장기 투자가 침체돼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진다. 돈이 흐르지 않다 보니 소비도 침체돼 실물경제가 더 어려워진다. 게다가 이 돈들이 한꺼번에 주식시장 등에 몰리면 거품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실제, 미국의 3차 양적 완화 발표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상승 등 잇단 호재와 맞물려 시중 단기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긴 하겠지만 그렇다고 위험자산으로 본격적으로 옮겨가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내다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미국의 금리 인하 등) 10월에 있을 해외 이벤트와 12월 우리나라 대선의 불확실성 등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대거 옮겨가기보다는 안정적인 단기상품으로 갈아타거나 (현금을 든 채)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도 “중국 등 세계 경제 부진과 주식·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1~2년 사이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과잉 유동성이 상당 기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2250까지 무리없다” “美 4분기 ‘재정절벽’ 우려”

    코스피가 2000선을 재돌파하면서 향후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본격적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2250까지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과 펀더멘털(경제의 기초체력) 자체가 좋아진 것은 아닌 만큼 추가 상승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교차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말쯤 코스피 지수가 2100을 찍고 4분기 중에 225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미국이 경기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린 만큼 외국인들은 안전성과 성장 프리미엄이 담보되는 한국 증시에 공격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92%(56.89포인트)나 급등했다. 하루 상승 폭으로는 지난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선물(대대적인 유동성 공급 발표)이 있었던 12월 21일 3.09%(55.35포인트) 이후 최대다. 반면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와 국가신용등급 상승은 분명히 호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2000대 초반에서 횡보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4분기 말에 미국의 ‘재정 절벽’(재정지출의 급격한 감소가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우려가 커질 수 있고 중국 경기 하강도 심상치 않아 성급한 낙관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수출에 긍정적… 달러 급격한 유입 대비를”… 금리인하 가능성

    “수출에 긍정적… 달러 급격한 유입 대비를”… 금리인하 가능성

    예상보다 빠르고 강력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3차 양적완화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복합적이다. 수출은 늘겠지만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원화의 값이 오를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국 채권 무제한 매입(OMT)까지 겹쳐 전 세계에는 돈(유동성)이 넘쳐난다. 원자재값이 오르고 한국 시장에 글로벌 유동성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내릴 여지가 커졌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1, 2차 양적완화 때 썼던 카드를 합쳐 내놓은 ‘3종 세트’에 대해 현정택 인하대 통상학부 교수는 14일 “종전보다 신흥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재정 위기가 심화되면서 7, 8월 들어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현 교수는 “유럽과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 처지에서도 미국의 3차 양적완화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적으로 고용과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일단 반가운 소식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풀린 돈이 실물경제로 흘러 들어가느냐다. 3차 양적완화는 1, 2차 양적완화가 실물경제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3차 양적완화마저 금융권 주변만 맴돌 경우 풀린 돈은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과 국제 원자재 시장에 확 몰릴 확률이 높다. 미 재무부 국제업무 담당 차관 출신인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 소장은 “3차 양적완화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 급격히 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포럼 참석차 내한한 달라라 소장은 “(한국 정부가) 자본 유입에 대비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한은이 다음 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금리를 그대로 놔둘 경우 넘쳐나는 돈들이 차익을 좇아 우리나라로 들어올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가 불안의 위험도 동시에 안고 있다. 벌써 국내 수입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국제 ‘애그플레이션’(곡물가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유동성 증가로 인해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 비춰 볼 때 양적완화는 원화 가치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지만 물가는 더 불안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 유동성이 더해지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시 추가 2000억원 세수손실 “정부, 말로만 전액보전” 錢錢긍긍

    서울시 추가 2000억원 세수손실 “정부, 말로만 전액보전” 錢錢긍긍

    정부의 취득세 감면 조치로 인해 지자체의 현안 사업에 대한 예산 배정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취득세 감면 보전이 제때 지원되지 않는다면 신규 사업은 물론 연속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홍환 전국시도지사 협의회 책임연구위원은 12일 “중앙 정부가 취득세 감면에 따른 부족분을 지자체에 제때 전액 보존해 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13일로 예정된 협의회에서 이번 정부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강력히 촉구할 계획이다. 김황식 국무총리와의 면담도 계획돼 있다. 일부에서는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올 연말까지 6000억원의 취득세 부족분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한 데 이어 추가로 취득세 50% 감면 정책이 나오면서 부족해지는 2000억원을 더해 취득세와 관련해 연말까지 세수 손실이 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부의 취득세 감면 대책 이후 발생한 손실분 444억원을 현재까지 보전받지 못했다는 점을 들어 더 이상 정부의 일방통행식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취득세의 50%를 조정교부금으로 받는 서울의 자치구들은 사정이 더욱 심각하다. 조정교부금은 25개 자치구의 재정 격차를 줄이려고 시에서 지원하는 예산이다. 조정교부금이 부족해지면 각종 시설 개선 사업과 신규 사업 목표가 전면 수정될 수밖에 없다. 서울 자치구는 현재도 보육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비와 구비를 합쳐 연말까지 부족한 보육료는 1800억원에 달한다. 인천시는 여느 지자체보다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방세 가운데 취득세가 차지하는 비율이 43%나 되는 데다 부족분에 대한 정부 보전금이 제대로 지급될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수를 확보하는 대로 지출해 현금 유동성이 원활치 않은 상태다. 재정난 타개책의 하나로 추진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매각금 8094억원으로 발등의 불은 끈 상태지만 워낙 벌여 놓은 사업이 많아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정부 보전금만 바라는 실정이다. 가용 재원 부족으로 현안 사업에 차질이 우려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충북도는 이번 취득세 감면 조치로 인해 약 179억원의 세수 손실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용처가 정해진 국비, 도비, 인건비 등을 빼고 도지사가 자신의 판단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연간 가용 재원 2000여억원의 8% 수준으로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이 때문에 도는 각종 현안 사업의 재원 배분 계획을 다시 짜야 할 상황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43억원을 보전해 주지 않은데다 올해는 구체적인 보전 대책에 대한 언급도 없다.”면서 “효과도 크지 않은 이번 조치로 인해 괜히 지자체들의 각종 현안 사업만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미지급 보전액 108억원을 내년도 당초 예산 편성안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언제 지원될지 모르는 돈을 현안 사업 등에 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 7월 중앙부처에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진입로 개설, 농소하수처리시설 민간투자사업, 대왕암지구 연안 유휴지 개발 사업 등 26건의 주요 현안 사업에 총 2118억원을 신청했으나 1638억원(77%)만 반영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지급분이 정상 지원되면 이들 사업에도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천병태(통합진보당) 시의원은 “정부의 일방적인 취득세 감면 조치는 지방의 곳간을 비우는 일이자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것인 만큼 강력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취득세 감면분이 이미 지역 현안 사업에 사용하기 위한 세출 예산에 반영돼 있어 현안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부가 취득세 감면분을 전액 보전해 주겠다고 약속해 놓고 그것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감면 대책을 남발하고 있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지방세를 감면할 때 지자체와 제대로 협의한 사례는 1%도 되지 않는데 피해는 지자체가 보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면서 “뒤늦게 재정을 확충해 주기보다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심도 있는 협의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전국종합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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