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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지하철 대참사/국립 방재硏 진단

    국립방재硏 진단 “대구 지하철 대참사는 급격한 도시화 과정에서 기반시설에 대해 최소한의 안전성도 점검하지 않아 발생한 필연적인 결과입니다.”,“위험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재해 대처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국립방재연구소 심재현(沈在鉉·43)연구기획팀장과 김현주(金賢珠·37)연구원은 ‘취약한 도시방재’와 ‘방재 불감증’을 참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은 수백명의 희생자를 낸 이번 참사가 비단 대구만의 일이 아니라고 경고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적 빈곤의 극복과 경제발전에만 주력하다 사회 기반시설의 안전은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논리다. 대구와 서울,부산 등 대도시에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인구가 유입되면서 인구와 지역문화 등을 고려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하철과 도로 등 기반시설이 개설됐다고 지적했다.물리적 환경을 우선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고질화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참사의 희생자 대부분이 여성과 노약자,학생들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재해 약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서는 여성과 노인,어린이를 ‘귀택 곤란자’로 규정,평상시 그 지역의 편의점 수와 비상식량,교통대비책 등을 고려한 총체적인 대비책을 세워둔다. 또 전국적으로 150여개의 ‘대국민 안전체험관’을 세워 상시 방재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0년대 중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대구 상인동 가스폭발 등이 잇따라 발생했을 때 한동안 방재의식이 고조됐다가 금방 무감각해지는 현상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구혜영기자 koohy@kdaily.com ◆지하철 내장재업체 아쉬움 “조금 빨리 불연성 복합소재를 개발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오는 2004년 개통하는 광주지하철의 내장재로 쓰이는 유리섬유로 된 불연성 복합소재를 지난 99년 개발한 한국화이바의 조문수(45) 사장은 20일 이같이 말하며 아쉬워했다. 한국화이바의 불연성 소재는 지난 2000년부터 홍콩 지하철 124량,인도지하철 200여량에서 쓰이고 있다.선진국에서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 90년대 초반 개발된 소재다.이 소재는 영국의 BS기준과 항공기 안전기준을 만족,900도가 넘는 고열에도 불이 붙지 않으며 3분쯤 열을 가해도 그을음만 일 뿐이다.그러나 우리나라 지하철의 내장재인 섬유강화플라스틱(FRP)은 30초만에 불길이 타오르고 시커먼 유독가스를 내뿜는다. 대구지하철이 개통될 때에는 2000년 정해진 도시철도차량 안전기준조차 없어 KS규격의 난연성 기준이 적용됐다.영국의 BS기준처럼 태웠을 때 연기의 양이나 유독가스,화염전파 속도 등의 시험은 통과하지 않은 제품이 그동안 지하철에서 사용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연성(不燃性)’은 불을 붙여 30초 동안 태웠을 때 불이 바로 꺼지면서 타들어간 길이가 25㎜미만일 경우,‘난연성(難燃性)’은 25∼100㎜일 경우로 분류된다.영국은 지난 87년 킹스크로스역에서 승객의 담뱃불로 인한 화재로 31명이 사망한 이후 BS기준으로 모든 궤도차량 내장재의 불연성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일본은 1968년 지하철히비야(日比谷)선에서 일어난 차량 화재사고를 계기로 차량은 알루미늄,좌석은 난연성 섬유,바닥은 난연성 수지 등으로 전면교체했다. 조 사장은 선진국의 예를 들면서 “우리나라 철도차량은 불연등급이 아닌 난연등급을 적용,항상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차량내장재 대부분은 석유화학제품의 고분자재료로 화재에 취약하고 차량내 발화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앞으로 각종 규제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kdaily.com ◆지하철 내장재 '딜레마'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 내장재를 전부 ‘불연재’로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하지만 불연재 교체에 따른 비용이 만만찮아 지하철 관계당국이 고민에 빠졌다. 국내 지하철 전동차 내부의 내장재는 전체 벽과 천장을 둘러싸고 있는 내장판,의자의 커버와 쿠션재,바닥재,단열재로 나눌 수 있다.내장판은 KSM3015규격(30초간 가열후 그을음 크기가 25㎜이상 100㎜이하로 난연성)을 적용받는 FRP로,의자의 커버지는 폴리에스테르 모켓,쿠션재는 난연성인 쿠션패드(PU폼)로 이뤄졌다.바닥재는 PVC(폴리염화비닐)이며 단열재는 의자의 쿠션패드와 비슷한 PE폼과 유리섬유로 구성됐다.이에 반해 영국은 철판이나 알미늄 도장판으로 내장판을 쓰고 있다.프랑스와 영국은 또 바닥재를 고무계열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국의 지하철 전동차를 사실상 독점 납품하는 ㈜로템(구 한국철도차량)에 따르면 방화사건이 일어난 뒤 자사 ‘중앙연구소’에 차량 내장재를 완전 불연재로 바꿀 경우의 비용 문제 등에 대해 20일 긴급 용역을 발주했다. 로템 관계자는 “전동차량 내장재가 동일한 수준의 난연성을 갖춘 것이 아니고 광주지하철에 운영될 차량은 난연성이 훨씬 뛰어난 제품”이라면서 “기술적으로는 내장재를 불연재로 바꾸는 것이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라고 귀띔했다. 경부고속전철 차량 내장판을 납품하고 있는 S테크 관계자는 “일반 FRP와 난연기능을 갖춘 FRP는 가격차이가 2배 이상”이라면서 “페놀계열 수지를 원자재로 쓰면 사실상 완전 불연재로도 만들 수 있지만 이 경우 가격이 4배 이상 차이가 나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프랑스공업규격에 맞춰 난연성은 물론 유해가스 발생 규정을 만족하는 제품을 납품하는 이 회사는 1량당 내장판 가격만 1000만원에 육박한다.완전불연재로 바꿀 경우 2000만원이 들기 때문에 의자,바닥재 등 다른 내장재 가격까지 더하면 내부 단장에만 수천만원이 추가로 드는 셈이다. 서울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새로 건설될 지하철 9호선 차량의 경우 화염을 3분간 쏘았을 때 그을음이 25㎜이하인 불연에 가까운 내장판을 쓸 계획”이라면서 “이 경우 내장판 가격이 기존의 2∼3배에 달하기 때문에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설]국내용은 불타고 수출용은 안 타나

    대구 참사의 마디마디가 들춰지며 안타까움에 애가 탄다.이번 사고 전동차를 수출용 기준에 맞는 내장재로 제작했더라면 불난리는 물론 유독 가스에 질식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참으로 기가 막히는 일이다.그런데 바로 국내에서 불에도 안 타고,불이 붙어도 유독 가스가 거의 나오지 않는 전동차를 따로 만들어 수출만 했다니 이게 웬 말인가.당국은 사고 전동차가 1998년 내장재 기준 제정 이전에 제작됐다고 주장한다.그렇다면 지금도 국내용 전동차는 차내 화재가 발생해도 그저 보고만 있어야 된다는 말인가. 국내의 전동차 내장재 기준은 부실 그 자체다.유독가스·연기의 배출량 기준은 아예 없고,형식적인 내연성 기준이 전부다.그나마 정상적인 지하철 운행에서 합선 등 기계적 고장에 의한 발화 경우에 대비한 수준이라고 한다.이번 사고에서 보았듯 누가 불을 질렀을 때는 여전히 속수무책이라고 한다.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 유독 가스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것은 아무 재질이나 써도 된다는 얘기다.국내 생산 수출용 전동차는 화염방사기로 내장재에 불을 붙여도 바로 그 부분만 타다 꺼지고,치명적으로 많은 양의 유독 가스도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당국의 무성의가 놀랍기만 하다.어떤 경우에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외국의 전동차를 만들면서 국내에선 부실 전동차 운행을 용인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예산을 절약하기 위해 불타는 전동차를 운행하도록 허용했다고 할 터인가.지금이라도 당장 내장재 기준을 뜯어 고쳐야 한다.내연성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전동차가 불에 타더라도 배출되는 유해 가스는 물론 연기 양까지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그리고 전국의 전동차를 하루속히 수출용 기준으로 제작된 차량으로 서둘러 교체할 것을 촉구한다.
  • 지방 지하철공사 뒤늦게 ‘법석’시설물등 긴급점검 착수

    지방의 지하철에 비상이 걸렸다.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재난관리 시스템의 보완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인천시는 지하철의 각종 시설물과 비상탈출 방안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부산시는 지하철 1,2호선 열차 내장재 등에 사용된 FRP,염화비닐수지 등 화재시 일산화탄소 등을 배출하는 제품에 대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도 각종 시설물 점검과 함께 1호선 22개 정거장에 경찰,안전요원,방범순찰대 등을 추가 투입하는 한편 비상시 대피요령 등을 홍보하고 있다. 광주지하철은 전동차 내장판을 섬유강화 플라스틱(FRP) 대신 난연성인 ‘영국 규격’의 ‘하니컴 샌드위치패널’을 적용,화재 확산을 막고 객실 연결 통로에 문을 설치하지 않아 비상시 대피를 쉽게 했다. 2005년말 부분 개통을 앞둔 대전시는 화재시 급속한 유독가스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재 길이 1.2m의 구조물로 만들어진 환기구를 투명강화 유리로 더 높여 바람이 빠져나가는 풍도를 넓히고 정거장마다 방화벽을 만들기로 했다. 전국 정리 최치봉기자 cbchoi@
  • 대구 지하철 참사/실천 어려운 비상대처법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 화재시 비상대처 요령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작 시민들이 대처 요령대로 행동하기 어렵게 돼 있다는 지적이다.지하철에서 불이 나면 먼저 객차마다 2개씩 비치된 소화기를 이용,불을 꺼야 한다.노약자·장애인석 측면의 비상 버튼을 눌러 승무원과 연락하고 비상용 망치를 이용해 창문을 깬 뒤 환기를 시켜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시민들이 소화기 사용 방법을 제대로 모르는 데다 소화기가 노약자석에 붙어 있어 불이 났을 때 신속하게 소화기를 사용하기 어렵다.또 창문을 깨 환기를 시키더라도 승강장내에 이미 유독가스가 가득찬 상황이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19일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열린 지하철 화재 모의훈련에 참석한 이명박 서울시장도 “연막탄만 터뜨렸는 데도 제대로 숨을 쉬기가 어려울 정도로 환기가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비교적 환기시설이 잘 돼 있다는 을지로입구역도 연막탄 연기가 빠져나가는 데 10분 이상이 걸렸다. 비상시 문을 여는 방법도 잘 알아야 하는데 화재발생시 수동으로 문을 여는 요령은 각 출입문마다 붙어있고 출입문쪽 좌석 밑의 손잡이를 돌리면 문이 열리게 된다.하지만 화재가 나면 자동으로 전기 공급이 차단돼 지하철 객차안이 깜깜해지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또 안내 문구가 가로 10㎝,세로 15㎝ 크기로 매우 작은 데다 군데군데 찢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많다.주부 김보경(38·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딸(5)을 데리고 지하철을 탈 일이 많아 평소에도 비상시 대처 요령 등을 눈여겨보지만 대구지하철 같은 사고가 나면 요령대로 행동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객차안에 전기가 끊겨도 소화기나 수동 손잡이가 있는 부분은 알아볼 수 있도록 야광처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사설]전국 지하철 안전책 급하다

    대구지하철 사고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이 빚은 또 하나의 인재로 기록되는 참변이다.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 바로 이번 사고가 난 대구지하철의 가스폭발 사고의 아픔을 경험하고도 대비하지 못했다.외신은 289명이 숨진 1995년의 아제르바이잔 사고에 이어 대구에서 역대 세계 두번째 큰 사건이 연이어 터져 기록을 연속 경신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아울러 선진국이 되기엔 아직 멀었다고 보도하고 있다.부끄러운 일이다. 이번 참사는 우선 초동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사고 당시 중앙로역 폐쇄회로 TV는 열차 도착과 범행 과정,그리고 검은 연기에 휩싸여 아비규환의 지옥으로 바뀌던 1분 남짓의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이때 중앙지령실에서 즉각 맞은편 열차의 사고역 진입을 막았더라도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중앙지령실이 한 일은 중앙로역에서 불이났으니 주의하라는 ‘주의통보’뿐이었다고 한다.비상시 전동차를 멈추게 하는 자동제어장치가 작동되지 않았다고도 한다. 아울러 전동차내장재,객차와 객차를 이어주는 갱웨이다이어프램 등이 모두 불에 잘 타는 재질들어서 피해를 늘린 측면이 있다.1968년 지하철 히비야선 화재사건 이후 난연성 섬유 등으로 내장재를 바꾼 일본이나 불이 나도 7∼8분이면 꺼지는 재질들로 객차를 만든 독일을 배워야 할 것이다.사고 직후 자동 차단된 전력계통도 피해를 더한 요인이다.전력 차단부분과 아닌 부분으로 나눠 시설함으로써 대피통로를 밝혀주는 비상전원은 어떤 경우에도 꺼지지 말았어야 했다.지독한 유독가스와 피할 길조차 찾을 수 없는 현장을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이제부터라도 예산을 대폭 증액해 전국 안전대책을 완벽하게 구축,이런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국내는 물론 외국의 대형 사고를 교훈 삼아 평소에 시뮬레이션으로 훈련하는 등 비상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행동수칙을 만들어 시민과 관계자들에게 홍보하고 교육하는 일도 서둘러야겠다.
  • [오늘의 눈] 마비돼버린 승객안전시설

    다음달이면 중학교 2학년이 되는 이보한(15)양과 배한솔(15)양은 18일 오전 책가방과 공책을 사기 위해 사이좋게 대구 도심의 중앙로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엄마,지하철에 불이 났어.빨리 와서 구해주세요.” 집을 떠난 지 30분쯤 지난 오전 10시 이양의 어머니 김순옥(43)씨에게 걸려온 휴대전화 음성은 딸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엄마는 너를 이대로 보낼 수 없단다.제발 ‘엄마’ 하고 달려오렴.” 이양과 배양의 어머니는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유족 대기실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울부짖었다.“아파트 열쇠는 불에 타지 안잖아요.딸 사진이 달린 열쇠를 찾아주세요.” 두 어머니는 생면부지 기자의 어깨에 기대어 끝내 실신했다. 너무나도 완벽한 인재(人災)였다.크고 작은 사고에 시달려온 대구 시민들은 더이상 할 말을 잃었다.화재 발생 10분만에 전차 선로와 전동차,역사의 전기가 모두 나갔다.승객들은 암흑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했고,끝내 비상용 발전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두 열차의 객차 출입문은 대부분 굳게 닫혀 필사의 탈출을 막아버렸다.승강장에는 스프링클러마저 없어 소방관들의 접근도 불가능했다.배연설비도 부족해 유독가스는 환풍구로 빠져나가지 않고 역사 안으로 역류했다. 정작 불이 난 전동차보다는 맞은편에 정차한 1080호 전동차에서 인명피해가 더욱 컸다.1080호 전동차는 최초 화재 발생 후 4~5분의 여유가 있었다.이 시간이면 중앙로역을 통과하거나 직전의 역에서 멈춰설 수 있었지만 중앙사령실과 기관사의 오판으로 무심히 중앙로역으로 들어왔다. 우왕좌왕은 사고 수습 과정에서도 계속됐다.사고대책본부는 18일 밤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시민회관 강당에 서둘러 분향소를 설치하려다 실종자 가족들이 “시신도 못찾았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강한 항의를 받고 설치를 보류했다.발을 동동 구르는 실종자 가족들의 질문에는 “저쪽으로 가서 물어보세요.”라는 답변만 들렸다. 참사의 원인은 명백하게 무사안일과 안전불감증이었다.월드컵과 대통령선거를 통해 되찾았던 대한민국 국민의 자존심은 산산이 부서졌다.꽃다운 나이에질식해 숨진 보한이와 한솔이,그리고 수백명의 희생자 앞에 정부와 국민은 공범일 수밖에 없다. window2@
  • 대구 지하철 참사/맞은편 열차기관사 최상열씨“역 진입해서야 불난것 알았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추가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를 냈던 1080호 전동차 기관사 최상열(사진·38)씨는 19일 “이전 역에서 사고가 발생했으니 주의운전하라는 통보만 받았을 뿐 별다른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화재 사실은 중앙로역 구내에 진입한 다음에야 알았다고 주장했다.이는 지하철 본부 지령실의 안이한 대처가 대형 참사를 불렀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최씨는 이날 기자회견과 경찰 조사를 통해 “지령실의 ‘주의운전’ 통보를 받은 뒤 반자동운전(평상시 자동운전)으로 전환해 중앙로역을 향했으며,역구내 200여m 앞에서 검은 연기를 봤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어 “중앙로역에 도착,문을 열었다가 연기와 유독가스가 객차로 몰려들어 다시 문을 닫았다.”면서 “승객들이 문을 다시 열어줄 것을 요구해 문을 다시 열고 기관실 뒤쪽 객차의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한 뒤 일부 승객들과 함께 대피했다.”고 주장했다.최씨는 이전 역인 대구역을 출발할 때만 해도 전동차 상태는 양호했다고 덧붙였다.이후 최씨는 대구역 등지를 배회하다 18일 오후 늦게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그는 승객들을 버려두고 먼저 현장을 빠져 나갔다는 의혹에 대해 “절대 아니다.같이 있었다.”고 부인했다.또 전동차의 출입구 일부만 열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출입구를 모두 다 열었다.”면서 “사고발생 등 우발상황시 문이 자동으로 닫힐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반
  • 지하철 선진국들의 안전대책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지하철 역사가 오래 된 선진국들에서는 지하철 차량 내부 시설에서부터 지하역사 건설과정에 이르기까지 대형 참사의 가능성을 원천제거하고 있다. 차량과 차량 내부 시설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을 사용하는 외에 스프링클러가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고 지하역사에는 유독가스 배출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신속히 대처하는 중앙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미 국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지하철 역사가 오래 된 선진국들에서는 지하철 차량 내부 시설에서부터 지하역사 건설과정에 이르기까지 대형참사의 가능성을 원천제거하고 있다.차량과 차량내부 시설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을 사용하는 외에 스프링클러가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고 지하역사에는 유독가스 배출터빈이 돌아가고 있다.그리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신속히 대처하는 중앙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일대의 ‘메트로’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하철 중 하나로 꼽힌다.특히 대형 터널을 연상케 하는지하철 역사는 탁 트인 조경과 환한 조명으로 범죄자들이 숨을 공간을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하철 차량마다 비상시에 대비한 통신 수단과 장비들을 갖추고 승객들이 객차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각 차량의 뒤쪽에는 지하철 운전자와 승객이 연락할 수 있는 전화 박스가 설치돼 있으며 동시에 각 지하철 역사 및 중앙의 통제시스템과 연결된다. 또한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각 차량의 중앙에는 출입문을 열 수 있는 개폐 장치가 설치됐으며 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비상장구 등도 갖추고 있다.차량간 통행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아예 금지됐으며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모든 지하철 운행은 자동적으로 중단되는 시스템도 갖췄다.동시에 지하철 차량 및 각 역사와 관내 경찰 및 소방서와의 핫 라인이 설치돼 항상 출동대기 상태로 있다.객차에는 소방화기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며 비상시 승객들이 철로에서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철로 오른쪽에 특별히 고안된 ‘대피 도로’도 만들어져 있다. 승객들이 철로를 건너다니지 못하도록 외부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으며 객차나 어떠한 차량이 울타리를 건드릴 경우 중앙 통제시스템에는 경보와 함께 운행중인 모든 지하철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게다가 지하철 역사는 환한 조명에다 기둥이 없는 설계로 폐쇄회로를 통해 가상의 범죄자들을 철저히 감시할 수 있게 설계됐다. 9·11 테러 이후에는 보안 요원들의 배치가 증강됐으며 특히 지난 7일 테러 경보가 오렌지 코드로 격상된 뒤로는 지하철 역사 주변에서 경찰의 순찰도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뉴욕경찰이 9·11 테러 이후 1995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사린 가스 테러 기도를 연구사례로 삼아 대비책을 마련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뉴욕 경찰의 정예 특수요원인 ‘헤라클레스 팀’의 지하철 역사내 순찰과 함께 소매치기 등 각종 범죄들을 예방하는 사복요원들의 배치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90년대 초반까지 연간 2만건을 넘던 범죄는 지난해 3500건 수준으로 격감했다.그러나 워싱턴 메트로 관계자는 승객이 지하철 역사내에 총기 등의위험물질을 반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다며 다만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사상자 수를 최대한 줄이는 시스템은 완벽히 갖췄다고 자부했다. 뉴욕의 경찰 관계자들도 총연장이 1만㎞가 넘고 468개의 역사를 통해 하루 480만명이 이용하는 뉴욕의 지하철 모든 곳을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다만 경계를 강화하고 기존의 비상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p@kdaily.com ◆일 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은 75년 전인 1927년 도쿄의 아사쿠사(淺草)∼우에노(上野) 구간의 첫 지하철을 개통한 지하철의 선진국답게 안전대책도 비교적 내실있게 다져놓은 편이다. 특히 도쿄,오사카(大阪)를 비롯한 전국 11개 도시에 뻗쳐 있는 일본 지하철의 하루 평균 수송 승객이 전체 인구의 10% 정도인 1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일본은 평소 지하철 안전대책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번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처럼 정신이상자가 방화를 한다면 이를 저지하기는힘들겠지만,방화가 대형참사로 이어질 개연성은 한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고 볼 수 있다.일본은 지난 1968년 지하철 히비야(日比谷)선에서 일어난 차량 화재 사고를 계기로 본격적인 지하철 안전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그 이후 35년동안 일본에서는 지하철 차량의 화재사고가 없었다.일본이 지하철 차량 화재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은 차량 및 차량 내부의 재질을 불에 연소되지 않는 소재로 전면 교체했기 때문이다. 차량의 경우에는 알루미늄,좌석은 난연성(難燃性) 섬유,바닥은 난연성 수지 등 모두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만들었다.실제로 일본 소방당국이 실험한 결과,좌석에 붙은 불은 다른 곳으로 옮겨 붙지 않은 채 발화지점에서만 타다 20분 정도면 꺼졌다.이에 따라 이번 대구 사고의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독가스가 대량 발생할 가능성을 일본 지하철 차량에서는 근본적으로 제거한 셈이다. 한편 한국 어학연수 경험이 있는 일본 언론인은 “일본에는 플랫폼에 역무원이 나와 지하철 전동차가 역내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확인하며,역무원들은 반드시 손전등을 들고 있게 되어 있다.한국 지하철에서는 그런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이 지하철 화재의 ‘안전지대’만은 아니다.일본은 지하철과 연계된 상가,백화점 등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한번 대형화재가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 2년 전 개통한 도쿄 순환선인 오에도(大江戶)선의 경우에는 7층짜리 건물 깊이로 지하철을 건설해 놨기 때문에 화재시 정전이 된다면,승객들이 계단을 뛰어오르는 데만 2분 정도가 걸려 대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19일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를 계기로 전국 지하철을 대상으로 피난통로 확보 여부 등 방재상태를 긴급 점검했는데 특히 오에도선에 대해서는 화재 발생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한지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marry01@kdaily.com ◆독 일 |베를린 연합|지하철이 운행된 지 100년이 넘는 독일의 경우 각종 재해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지난 1902년에 처음 운행된 베를린 지하철의 경우 1972년 알렉산더 광장역에서 차량 12대가 전소된 사건이 있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1996년 5월 메링담역과 할레세스역 사이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승객 2명이 가볍게 부상하는 데 그쳤다. 인구 340만명의 베를린에는 현재 9개 노선,총연장 151㎞의 지하철망에서 1391대의 객차가 운행중이다.지난해 공공교통 수송 연인원 9억 300만명 가운데 지하철이 40%가 넘는 4억 명을 수송했다. 독일 지하철 차량은 항공기의 화재 보호 기준에 맞춰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또는 불이 잘 붙지 않는 난연성 재료를 사용해 제작토록 돼 있다.차체는 알루미늄으로,바닥과 천장재 등 기본 재료는 모두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 모든 차량에 화재 감지장치,자동 스프링클러,휴대용 소화기 등이 비치돼 있다.또 차량과 터널,역사에는 환기 및 가스 배출장치도 설치돼 있다. 차량의 경우 화재시 자동 브레이크가 작동토록 돼 있으나 터널속에 머무르지 않고 일단 다음 역까지 간 다음에야 정지하도록 설계해 피해를 줄이도록 했다.터널 곳곳에 비상시 반대편 차선에서도 소방대나 구조대가 접근하고 승객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비상통로가 마련돼 있다.또 정전시 비상 전력원으로 가동되는 안내등이 터널내에 설치돼 있다.베를린 지하철 170개 역의 승강장에는 모두 521대의 ‘비상 및 정보 기둥’이 설치돼 있다.어른 키 높이만한 기둥 모양의 이 설비에는 화재가 일어날 경우 현장근무 직원이나 승객들이 누르면 바로 중앙 통제실과 연결되는 신고기가 있다.이 신고기는 도난이나 일반사고 시에도 이용할 수 있다. 기둥 아래를 비롯해 역 구내 주요 장소에 작은 소화기가 있어 누구나 이를 이용해 불을 끌 수 있다.기둥에는 또 예컨대 선로에 사람이 떨어졌을 경우 이를 먼저 본 이용객들이 누르면 역 구내 진입 지하철 차량에 자동으로 긴급 제동이 걸리게 되는 장치도 있다.중앙통제실 직원은 폐쇄회로 TV를 통해 신고자와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같은 시민들의 지하철 재난 신고와 예방활동 참여는 현장에서뿐 아니라 베를린 지하철 박물관이나 학교 교육 등을 통해서도 평소에 이뤄지고 있다.지하철 당국은 화재 등 각종 재난사건 발생시 소방서,경찰 등 유관기관에 즉시 통보가 되는 정보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 ◆프랑스 |파리 연합|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수도권 승객을 포함해 연간 15억명 이상을 수송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지하철은 화재를 지하철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재난 중의 하나로 보고 평소에 화재 방지 대책을 시행중이다. 특히 2001년 9·11테러 사건 이후에는 테러 범죄조직은 물론 사회 불만세력,정신이상자 등의 예상치 못한 공격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고 강화된 재해 방지 대책을 시행중이다.파리 지하철 운행기관인 파리교통공사(RATP)는 지하철 차량 및 지하에 위치한 역 구내의 화재를 막기 위해 화재 예방 및 환기 개선 계획을 꾸준히 시행중이다.RATP는 화재시 연기 배출 방법에 대한 안내책자 발간,지속적인 환기 개선 장비 구축 등을 통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질식에 의한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RATP는 특히 9·11테러 이후 수많은 대중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테러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지하철 구내 감시와 승객 소지 화물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했다. RATP는 파리 경찰청,내무부 등과 연계해 많을 경우 역 별로 수십명의 경찰과 안전요원들을 배치해 지하철 역 구내 및 열차 내를 순찰케 하고 있다. 휴대용 전자검색 장비 등을 동원해 승객들이 소지한 가방,수화물 등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했으며 열차 안이나 역 구내에서 발견되는 의심스러운 화물,쓰레기 봉투,가방 등에 대해서는 승객들의 접근을 일절 금지한 채 전문 처리반으로 하여금 해체,처리토록 하고 있다.물론 승객들에게도 의심스러운 짐꾸러미나 화물 등을 발견했을 때의 대처 요령을 방송,안내책자 등을 통해 수시로 환기시키고 있다.또 안전사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지하철 역내 공사장에 대해 보안조치를 강화했으며 일반 승객이나 시민의 접근 금지 구역을 추가로 확대했다. RATP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테러공격에 대한 대비는 일반 시민들의 협조와 공동노력 없이는 효과적일 수 없다고 보고 수시로 대비 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RATP는 9·11테러 이후 지하철,지하철 연계버스,역 구내 등 곳곳에 ‘모두 조심합시다.’라는 홍보물을 부착했다.
  • 대구 지하철 참사/풀리지 않는 의문들 - CCTV 보고도 왜 상황 몰랐나

    반대편에서 오던 열차는 연기를 보고도 왜 역 구내로 진입했나.출입문은 왜 닫혀 있었나.대구지하철 참사를 보면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도무지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지령실과 기관사의 행동은 수백명을 다치고 숨지게 한,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다. ●1079호 화재 왜 일찍 알지 못했나. 폐쇄회로(CC)TV와 종합사령실 상황기록에 따르면 1079호에 불이 난 시각은 오전 9시52분10초쯤이었다.전동차가 도착한 뒤 승하차가 끝나고 있던 때였다.CCTV에 방화범의 바지에 불이 붙은 모습과 승객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도 기관사나 종합사령실에서는 봤는지 못봤는지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당시 중앙로역에 근무하던 6명의 승무원들도 사태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나간 뒤 문은 닫혀 버렸다.불은 삽시간에 번져서 연기를 내뿜었고 불이 난 객차에서 떨어져 있던 객차의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앉아있다가 화마와 유독가스에 희생됐다. ●1080호 왜 불구덩이로 뛰어 들었나. 처음 불이 난 지 2분20초쯤 지난뒤인 9시55분30초 직전까지 1080호는 대구역에 있었다.이때까지 1080호는 지령실로부터 화재에 대한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했다. 대구역을 출발한 1080호는 10초후 중앙로역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주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그렇다면 이 전동차는 급정거나 후진을 했어야 했다.왜 뛰어들었을까.기관사 최상열씨는 ‘설마 무슨 일이 있을까’하는 안이한 생각만 하다 중앙로역으로 진입했다.더욱이 기관사는 진입하기 전 연기를 보았다고 분명히 진술하고 있다. 역에 들어와서도 납득할 수 없는 점은 한둘이 아니다.1080호는 불이 난 지 3분35초후인 9시56분45초에 승강장에 도착했기 때문에 이미 불은 크게 번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나 기관사 최씨는 전동차를 그대로 통과시키지도 않았다.한 승객이 찍은 당시 열차안 사진을 보면 연기가 번지고 있는데도 승객들은 태연한 모습이다.이는 심각한 상황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었다는 뜻이다. ●출입문 왜 닫혀 있었나 희생이 컸던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전동차 출입문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먼저 불이난 1079호는 첫번째 객차의 출입문 4개 중 1개만 열려 있었을 뿐 나머지 23개는 모두 닫혀 있었다.반대편에 멈춰선 1080호는 첫번째와 두번째 객차의 출입문은 열려 있었으나 3∼5번째 객차의 출입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6번째 객차는 3개의 출입문만 열려 있었다. 1079호의 경우 출발 방송을 한 뒤 문을 닫고 나서 불이 번졌다.기관사는 불이 난 사실을 늦게라도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즉각 문을 다시 열고 대피하라고 방송하고 승객들이 안전하게 대피하도록 유도했어야 했는데 그런 행동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1080호의 경우 도착한 뒤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은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불이 난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문을 개방해 놓고 즉시 대피시켰어야 하는 것이다.대구지하철공사 관계자는 기관사가 문을 열었지만 개폐기 통제선이 불에 타 문이 열리지 않았거나 열렸던 문이 통제선에 불이 붙는 바람에 다시 닫혔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런 상태에서도 비상배터리를 이용해 문을 열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080호의기관사 최씨는 사고가 난 뒤 12시간이 지나서야 멀쩡한 모습으로 경찰에 나타나 조사를 받았다.결국 기관사들은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닫힌 문을 열 시도는 하지 않은 채 자신만 먼저 대피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특별취재반
  • 뉴욕지하철 설계참여 이정석씨 인터뷰 “美선 설계때 방재전문가 참여”

    “대구가 뉴욕이었다면 그렇게 많은 생명이 희생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18일 발생한 대구 지하철참사를 지켜본 지하철설계감리 전문가 이정석(사진·30)씨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지난 1996년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2001년 여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UIUC)에서 토목학 석사학위를 마친 이씨는 지하철설계감리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현지 기업에 스카우트됐다.이후 이씨는 ‘9·11테러’ 이후의 뉴욕 지하철 1·9호선 보수공사는 물론 뉴욕시내 한인타운을 지나는 7호선 연장공사에도 참여해 ‘지반과 터널설계’를 담당했다. 이씨는 이번 참사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우선 미비한 환기시스템이 문제였다.화상을 입어 숨진 시민보다 연기에 질식해 희생된 시민이 많았던 것은 그 때문이다. 뉴욕의 경우 터널 환기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터널내부에서 환풍기를 돌려 외부공기가 드나들 수 있게 하는 방법과 ‘여우굴’로 불리는 환기전용 통로를 이용한 방법이다. 이번 참사와 같은 사고로 유독가스가 발생할 경우 터널 내부의 환풍기를 더욱 세게 작동시켜 연기를 빼는 장치도 있다.설계단계에서 유체역학 전공자도 참여해 공기의 흐름을 계산해 환기설비를 갖춘다. 둘째 객차 문이 열리지 않고 전기가 끊겨 더욱 많은 인명이 희생됐는데 이는 다양한 사고상황을 가상해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위험성평가(risk assessment)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지하철 터널은 닫힌 공간인데다 그안을 통과하는 차량의 속도나 숫자에 따라 위험성은 크게 차이가 난다. 미국에선 설계단계에서부터 방재전문가가 건축전문가와 함께 참여해 위험성평가 작업을 벌인다.위험성평가 작업에 이은 승무원교육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사고발생시 당황하지 않고 시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2년전 참여한 뉴욕 지하철 1·9호선 보수공사의 설계작업에서 가장 강조됐던 것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고가 났을 때를 대비한 ‘위험상황 탈출 시나리오’였다. 유독가스를 대비한 환기시스템뿐 아니라 ‘9·11테러’ 이후엔 ‘지하철 내 폭파사고나 테러’를 고려한 설계가 강조되고 있다. 터널안에서 폭탄이 터지거나 지진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건물은 부서지더라도 사람들은 대피할 수 있는 일종의 방호시설을 갖추는 개념이다. 무너지는 시간을 늦춰 최소한의 대피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 민주 조배숙의원 주장 “대구 배연시스템 부적절 2001년 감사원 지적 무시”

    대구 지하철 참사에 앞서 감사원이 지난 2001년 대구 지하철건설본부에 대한 감사에서 “배연(排燃)시스템 설계가 부적절해 화재 때 질식사고가 우려된다.”고 지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당 조배숙(趙培淑) 의원은 19일 감사원에 대한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지난 2001년 11월 감사원이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등 4개 광역시의 도시철도 건설사업 집행실태를 감사한 결과 부산과 대구 광주의 지하철 배연시스템 설계가 부적정하다고 판정하고 설계변경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이들 3개 도시의 지하철 설계는 승강장 화재의 연기가 터널구간 감지기에서 감지되면 환기시스템이 배연기능(유독가스를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 대신 급기기능(밖의 공기를 끌어들이는 기능)으로 전환돼 연기가 빠져 나가지 않게 됨에 따라 질식사고 등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당시 감사에서 “승객들의 대피통로가 되는 에스컬레이터와 개·집표기 등이 화재수신반과 연동돼 있지 않아 화재 발생 때 승객들이 대피하는데 혼잡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배연시스템 설계 변경과 개·집표기 등과 화재수신반을 연동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그러나 보도자료를 통해 “조 의원이 지적한 2001년 감사는 시공 중이던 2호선에 대한 것으로,사고가 난 1호선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고 “2호선의 배연시설은 아직 시공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진경호 이두걸기자 jade@
  • 대구 지하철 참사/사령실 단순사고 판단 반대편 전동차 진입 저지 안해

    대구 지하철 화재 사고는 지하철 관계자들의 늑장 대처와 안이한 상황 판단으로 대형 참사를 빚은 것으로 밝혀졌다. 화재가 발생한 중앙로역 폐쇄회로(CC)TV와 대구 지하철공사 종합사령실 상황 기록에 따르면 지하철 관계자들은 당시 상황을 심각하지 않은 단순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때문에 방화 시각인 9시53분 직후부터 뒤늦게 도착해 불길이 옮겨 붙은 1080호와 종합사령실 사이의 통화가 단절된 9시59분까지 6분 동안 아무런 비상조치가 내려지지 않았다.종합사령실 관계자는 19일 “당시 상황이 그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이날 신병을 비관한 범인의 즉흥적인 방화에 지하철 관계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CCTV 분석 결과 사건 당일 오전 9시53분7초부터 1079호 전동차 주변에서 희뿌연 연기가 새어나오고 승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이어 범인 김대한(56)씨가 방화한 1079호 제5호차 승객은 급히 대피했으나 다른 객차 승객들은 대부분 화재사실을 모른 채 유독가스에 노출됐다. 중앙로역 지하철 관계자들이 CCTV를 제대로 감시했거나 신속하게 안내방송을 했다면 승객들이 대피할 시간은 있었던 것이다.특히 한 승객이 찍은 객차 안 사진에는 승객들이 연기가 퍼지고 있는데도 그대로 앉아 있어 위급한 상황에 대한 안내방송이 전혀 없었음이 확인됐다. 종합사령실 상황기록에 따르면 최초 방화 이후 2분이나 지난 9시55분 중앙로역 역무원이 사령실에 화재 발생을 신고해 초동 대처가 미흡했음을 드러냈다.불이 옮겨 붙은 1080호 전동차는 종합사령실에 화재사실이 보고된 직후인 9시55분30초에 중앙로역 전역인 대구역을 출발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신속한 상황 판단에 따라 전동차의 출발을 지연시켰다면 추가 화재 피해는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 9시55분40초에 1080호 전동차가 종합사령실으로부터 불이 난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돼 있다.그러나 1080호 전동차는 1분5초 뒤인 56분45초에 불구덩이로 변한 중앙로역에 그대로 뛰어들었다. 9시58분에야 1080호 전동차 기관사가 “위급한 상황”이라고 사령실에게 알렸고,1분 뒤에는 “단전되어 열차가 못간다.”라는 기관사의 휴대전화 통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이날 “범인 김씨가 자살을 감행하려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같이 죽는 게 좋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발표했다.경찰은 1080호 기관사 최상렬(38)씨가 종합사령실으로부터 ‘주의하라.’는 통보만 받았을 뿐 별다른 상황대처 지시는 없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최씨와 사령실 관계자의 진술을 분석,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1080호가 무리하게 중앙로역에 진입했는지 등을 정밀조사한 뒤 위법사실이 발견되면 지하철공사 관계자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사망 125명,부상 146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사망자 가운데 72명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신고된 실종자수는 329명으로 집계됐다.사고대책본부관계자는 “신고자 가운데 대구 지하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적은 외지 사람과 오래 전 실종된 사람도 포함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 [지하철 긴급 점검] ① 서울도 위험하다

    서울 지하철도 위험하다. 잦은 차량고장에다 운전미숙으로 인한 급정거 등 출근길 시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다반사다.환승역에서는 자칫 잘못하면 길을 잃기 십상이고 끊임없는 균열·보수 작업으로 언제 어디서 대형참사가 터질지 모르는 지경이다. ●30년 경력,관리·운전실력은 제자리? 서울지하철은 74년 1호선 개통 이래 현재 8개 노선,263개 역사에서 하루 548만명,연간 20억명의 서울시민을 실어나르는 ‘시민의 발’이다. 그러나 30년 역사에 걸맞지 않게 졸음운전 및 운전미숙 등으로 급정거에다 덜컹거리는 소리로 승객들을 짜증스럽게 한다. 지하철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1∼4호선은 지난 2001년에 모두 16건의 사고를 냈다.99년 24건,2000년 17건보다는 줄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운전장애 유형을 보면 시민들의 울화통을 치밀게 한다.차량고장(41.7%)에 이어 운전취급 부주의가 16.6%로 두번째로 많다.시민들은 “20년 넘게 지하철을 운행하는데 아직까지 초보 운전자가 있다면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 아니냐.”고 꼬집는다.지하철공사 관계자도 “기관사들이 반복되는 일을 하다 보니까 타성에 젖어 비롯되는 것 같다.”며 기강해이를 시인했다. 일반 관리도 엉망이다.브레이크슈 등 소모성 부품을 교환주기를 훨씬 지나 교환,안전사고 위험을 높게 하거나 기관사의 음주여부를 제대로 검사하지 않아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지하철공사는 특히 월드컵축구대회 기간중 테러대비 모의훈련을 형식적으로 실시,감사원으로부터 안전불감증을 지적받았다. ●타려면 지하 8층으로 지하철 이용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1기 지하철(1∼4호선)은 지표에서 평균 14.1m 아래에 레일이 놓여있다.개통시기별로 심도가 차이가 나 1호선은 10.7m,2호선은 12.9m,3·4호선은 15.8m다. 지난 95년 하반기부터 운행에 들어간 2기 지하철(5∼8호선)은 1기 지하철 승강장 아래에 정거장을 만드느라 대부분 더 내려가야 이용할 수 있다.5호선의 경우 지표면에서 승강장 레일까지의 수직거리가 최소한 20m 이상이다. 산동네인 5호선 신금호역은 지표면에서 레일까지 직선거리가 42∼46m나 된다.역사 관계자는 “지하 8층 정도 깊이에 승강장이 있는 셈이라 일부 젊은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한다.”고 말했다.산중턱에 자리잡은 5호선 신정역도 지하 19∼29.5m에 위치,계단을 이용해 승강장까지 걸어가려면 220m이상 걸어야 한다. ●범죄예방 무용지물 지하철 역사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이용하는 시민의 발임에도 불구하고 범죄예방에는 속수무책이다. 지하철 역사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최근 감소추세이기는 하나 연평균 1만건 이상이다.시민 서비스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역무원과 공익 근무요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으나 형식에 그치고 있다.불순한 승객들의 동태를 주시하는 CCTV도 태부족이다.직선 승강장에는 사실상 없다.그나마 있는 것도 녹화기능이 없어 범죄예방엔 무용지물인 셈이다. ●누전 가능성도 누전 위험성도 높다.콘크리트 구조물에서 흘러내리는 물들이 지하철 선로로 이어져 누전 위험성이 있다.이같은 누수현상은 1·2기 할 것 없이 공통적인 현상이다. 한강 밑을 지나는 5호선 여의나루∼마포구간에서도 균열 및 누수현상으로 정기적으로 하자보수를 하고 있다.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콘크리트 균열은 구조상 문제가 없으나 완벽한 보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kdaily.com ◆기준미달 전동차 운행 대구지하철 참사를 키운 것은 있으나마나한 안전기준이 빚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기준미달의 전동차가 버젓이 운행됐다는 소리다. 문제의 대구지하철 전동차와 서울지하철 전동차의 차체는 건설교통부가 고시한 ‘도시철도차량 표준사양’에 따라 제작되고 있다.일본·유럽 등 선진국과 별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번 화재 초기에 불이 순식간에 번진 전동차의 내장재가 불연재나 난연성 재료로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화재와 관련된 규정인 ‘도시철도법 안전기준’은 국내 전철이 개통된 지 24년만인 지난 2000년에야 마련됐다.이전에 제작된 차량 내장재에 대한 안전기준이 아닌,품목별 안전규격을 정해놓은 KS규격이 규정의 전부. ‘도시철도법 안전기준’은 전동차의 내장판(벽지)은 불연성 재료를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의자와 객실바닥재,내장판내 보온재(방음·흡음재) 등은 방염처리된 난연성 재료를 사용토록 하고 있다.30초간 태웠을 때 불이 바로 꺼지면서 타들어간 길이가 25㎜ 미만이면 ‘불연성’,25∼100㎜일 경우 ‘난연성’으로 인정된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대구지하철 전동차는 전동차 안전기준이 제정되기 전인 96∼97년에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된 안전기준에 맞추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사고차량의 경우 내장판(FRP)과 의자,바닥재,객차와 객차를 연결해주는 부분,단열재 등이 모두 불연성 내지 난연성이라고 하지만 사고 당시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일본 지하철 차량에 불이 났지만 완전히 타지 않고 중간에 꺼진 사례를 들이댄다.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내장재 안전기준이 품목별로 세부적으로 계량화돼 우리보다 강화된 실정이다.영국은 화재시 유독가스 배출기준 시험도 거치고 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교수는 “현행 안전기준이 이번 사고처럼 재난에 대비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교통사고에 대비한 수준”이라며 “화재뿐만 아니라 비상전원 모드 작동과 지하철 역사 전력 계통분리 등 총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대구지하철 참사, 사망자 왜 많았나

    이번 사건은 대구지하철공사의 안전관리 소홀과 전동차 기관사와 지하철 지령실의 늑장 대처로 큰 피해를 냈다.특히 사고객차의 화재 사실을 인지,운전실이나 자체 중앙통제센터로 알려주는 화재 감지장치가 아예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 왜 컸나 사망자들은 대부분 전동차에서 발생한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목격자들은 단 3∼4분만에 유독가스가 지하철 구내를 가득 메웠다고 말했다.전동차의 실내 장판과 천장판이 섬유강화 플라스틱(FRP),바닥이 염화비닐,의자가 폴리우레탄폼을 원료로 만들어져 불이 붙으면서 유독가스를 내뿜었기 때문이다. 승객들이 전동차의 문을 수동으로 여는 방법을 몰랐던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수동 레버는 의자 밑에 있지만 승객들은 거의 알지 못했고 허둥대다 변을 당했다. 1079호(안심행) 사고 전동차에 난 불은 때마침 맞은편에 달려오다 중앙로역으로 들어온 1080호(진천행) 전동차에 옮겨 붙어 사상자가 크게 늘어났다.시민들은 중앙로역에 불이 난 1079호가 정차해 있는데도 1080호가 진입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1080호의 진입만 막았어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것.화재 발생 후 4분이나 여유가 있었는데 종합사령실에서 운행을 정지시키지 못한 것이다. 1080호는 1079호에 불이 난 것을 보고도 역을 통과하지 못했다.1080호가 통과하지 못한 것은 전기가 차단돼 운행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종합사령실은 9시57분에 전기를 끊었다고 밝혔다.지하철공사 전력사령실은 1분후에 1080호 전동차를 통과시키기 위해 전력 재공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밝혔다.종합사령실과 전동차의 무선 통화도 두절됐다.결국 전동차 기관사는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뒤늦게 문을 열고 대피방송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1080호 승객 황모(40·여)씨는 “전동차가 사고현장에 도착했을 때 유독가스로 캄캄했다.”면서 “문이 열린 뒤 몇 초 사이에 닫혔다가 ‘곧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5분여 후에 다시 문이 열리고 하차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5분 동안 지령실과 기관사가 늑장대처하는 바람에 승객들은 어둠 속에서 갈팡질팡하다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일부 승객들과 목격자들은 화재 발생후 중앙로 역사에는 긴급경보는 울렸지만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은 없었다고 주장했다.이와 함께 대구지하철에는 정전사태 등에 대비해 비상발전시스템이 설치돼 있었지만 전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스프링클러도 없었다.전동차와 플랫폼은 전기시설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없다고 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재난 무방비 지하철 서울,부산,대구,인천에 있는 지하철은 그동안 다른 교통수단보다 사고가 적어 재난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역사 내에는 자동화재탐지장치와 스프링클러,천장을 따라 유독가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 제연경계벽,전기가 나가더라도 자동으로 켜지는 비상등 등의 방재시설이 설치돼 있지만 지하철 객차 내에는 이같은 시설이 전혀 없고 객차당 2개씩 비치된 휴대용 소화기가 고작이었다. 사고객차에는 화재 감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으며 지하철 전동차내 화재 감지장치 설치에 관한 규정 자체가 없었다.화재 감지장치 시스템만설치됐더라도 기관사와 승객들이 서둘러 초기 대응을 할 수 있어 대형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사고객차는 ㈜로템이 지난 93년 발주처인 대구시 지하철건설본부와 계약을 체결,96∼97년 제작해 대구시 지하철 공사에 납품했다. 특별취재반 ◆방화범 김대한 18일 엄청난 사상자를 낸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의 범인 김대한(56)씨는 중풍과 우울증 등 신병을 비관해 오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고,호흡상태가 좋지 않아 이날 밤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경찰은 김씨가 2001년 4월 오른쪽 상·하반신 불편으로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는 6년전부터 개인택시를 운전해오다 뇌졸중으로 운전을 그만두었으며,지난 99년부터 우울증과 실어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경찰은 김씨가 한방병원에서 뇌졸중 치료를 받은 뒤 의료 사고로 신체 마비증세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이후 가족에게 “병원에 불을 지르겠다.”는 말을 수시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김씨가 복용하던 정신분열증 치료약 자이프렉사의 가격이 지난해 중순 인상된 이후 김씨가 이 약을 복용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내(청소부)와 아들(회사원)·딸(학원 강사) 등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아들(27)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지난해 8월 대구시 K정신과의원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면서 “뇌졸중을 치료하지 못한 M한방병원에 불을 지르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김씨는 언론에 지하철 관련 사건·사고가 보도되면 “지하철에 뛰어들어 죽어 버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지는 도중 경찰에게 “집 근처 가게에서 시너를 샀다.”고 진술했다. 특별취재반
  • 대구지하철 참사/긴박했던 당시 상황

    비극의 서막은 한 50대 남자의 방화에서 시작됐다. 지하철은 순식간에 암흑천지가 됐고,화염과 유독성 가스에 승객들은 하나둘 쓰러져 갔다.칠흑 같은 어둠에서 탈출구를 찾던 승객들의 고함과 울음소리도 점차 잦아들었다. 뒤늦게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시신들의 모습에서 95년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를 떠올렸다. 18일 오전 9시50분쯤 대구지하철 1호선 1079호 6량짜리 전동차(기관차 최정환)가 반월당역을 출발,도심인 중앙로역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오전 9시29분쯤 대곡역을 떠난 전동차는 9시52분을 조금 지나 중앙로역 플랫폼으로 들어섰다. 순간 매캐한 냄새와 함께 5호차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범인 김대한(56)이 검은 가방에서 꺼낸 플라스틱 통에 라이터로 불을 붙이자 불길은 순식간에 5호차 천장으로 번졌다.불은 유독가스를 일으키며 객차 6량 전체로 삽시간에 옮겨 붙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승객 석모(35·여)씨는 “전동차가 멈춰 문이 열린 상태에서 김씨가 불을 붙이려 해 승객들이말렸으나 듣지 않았다.”고 몸서리를 쳤다. 설상가상으로 불길은 오전 9시55분쯤 대구역을 떠나 9시56분45초쯤 화재 차량의 반대편에서 중앙로역으로 진입하던 6량짜리 1080호 전동차로 번졌다.지하철 케이블에 불이 붙고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1080호 전동차는 중앙로역을 통과하지 못한 채 대형 인명 참사를 냈다. 1080호 전동차가 화재 사실을 미리 통보받았다면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던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1080호 전동차가 중앙로역에 진입하는 순간 열기를 느낀 승객들은 일제히 술렁거렸다.전동차가 멈추고 출입문이 열렸으나 연기가 몰려 들어가자 기관사는 곧 문을 닫았다.승객들은 “10분 정도가 지난 뒤 ‘대피하라.’며 다급한 안내방송이 들려 왔고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지하철역에는 유독가스가 서서히 번지고 있었고,그나마 일부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다.1080호 승객 김운경(20·여)씨는 “반대쪽 전동차에 불이 붙은 것을 보고 아연실색했지만,내가 탄 차량에 옮겨 붙을 줄은 몰랐다.”고 돌아봤다. 두 전동차 객차 12량이 불길에 휩싸이고 전기까지 끊기면서 지하철역 구내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했다.밀폐된 전동차에 갇힌 승객들은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전동차 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었다. 전동차내 좌석 시트와 천장이 타면서 시커먼 연기와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왔고,불길한 최후를 감지한 승객들의 울부짖는 소리로 전동차는 아비규환에 빠졌다.출근길 날벼락을 맞은 한 승객은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 갇힌 유태인을 떠올렸다.”고 부들부들 떨었다. 특별취재반 ◆화재현장 르포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 18일 오후 5시30분쯤 화재로 수백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 중앙역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쾨쾨한 타는 냄새가 코를 찔렀다.아직도 조금씩 피어오르는 누런 연기 속을 지나 지하 1층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자 한치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암흑세상이 펼쳐졌다.구조대원들이 들고 있는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간신히 지하 2층 역사쪽으로 들어섰다. 바닥엔 긴박했던 당시의 순간을 증명하듯 승객들이 버리고 간 벗겨진 신발과 옷가지,가방 등이 널부러져 있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천장에는 녹아내린 철근이 눈높이까지 삐져나와 있었고 바닥은 콘크리트 돌덩이들과 소방차가 뿜어낸 물이 발목까지 차올라 걷기조차 힘들었다.역사내 벽은 불길로 인한 검은 그을음으로 온통 도배돼 처참한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승강장에 들어서자 화재 당시의 엄청난 열기로 인해 유리창이 모두 깨지고 차체도 군데군데 녹아내려 앙상한 철골만 남은 6량짜리 상·하행선 전동차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전동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천장 부근 전선은 엿가락처럼 늘어져 있었다.구조대원들은 마스크를 썼음에도 연신 기침을 해대며 힘겹게 사고 수숩을 하고 있었다. 전동차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최초 발화가 시작된 하행선 전동차 다섯번째 칸을 빼고는 모두 문이 닫힌 상태였다.깨진 창문 너머로 전동차 안을 들여다보니 불에 타 숯덩이로 변한 시신 수십여구가 눈에 들어왔다.최초로 발화가 시작된 하행선 열차 쪽보다는 옆의 상행선 열차 안에 시신이 몰려 있어 피해가 심한 듯했다.시신들은 형체를 분간할 수 없도록 훼손되거나 온전한 형태를 갖추지 않은 참혹한 모습들이었다. 엄청난 공포를 이겨내려고 서로 부둥켜 안은 채 굳어버린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시신들은 대부분 전동차 출입문 쪽에 몰려 있었다.한 시신은 손가락이 닫혀 있는 문틈에 끼인 채 굳어 있어 당시 몰려드는 불길과 유독가스를 피해 필사적으로 문을 열고 탈출하려 했음을 짐작케 했다. 참혹한 현장을 뒤로 하고 역을 빠져나오자 입구 앞은 어느새 이날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해 몰려든 수백명 유족들의 오열로 울음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딸 민심은(26)씨를 찾는다는 정숙자(54·여·대구시 수성동)씨는 “미용자격증을 따기 위해 사고 전동차를 타고 학원으로 가던 딸이 울먹이며 ‘엄마 지하철 안에 연기가 가득해 숨막혀 죽겠다.”는 전화를 해왔다.”면서 “이 말을 한 뒤 몇초 뒤 전화가 끊겼다.”며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윤순택(47)씨는 연신 아내 이경숙(44)씨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하며 오열하고 있었다.윤씨는 “지하에 묻혀 있는 아내의 휴대전화에 전화가 걸린다.”면서 “혹시 전화벨소리를 듣고 구조대원들이 아내 시신을 찾을 수 있지 않겠냐.”며 울먹였다. 대구 이영표기자 tomcat@
  • 대구 지하철 참사/구조대원들 맹활약,화염·유독가스속 목숨건 구조

    “마치 거대한 굴뚝에 들어간 듯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이렇게 심한 화재현장은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산소마스크와 방화복을 착용한 채 대구지하철 화재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펴던 대구 중부소방서 119 구조대 최종보(35)씨는 현장의 참담함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소방서 등 관련 기관 3200여명의 인력들이 화재현장을 누비며 구조작업에 들어갔다.응급구조대만도 900명이 넘었다.현장 주변 도로는 지원나온 200여대의 구급차·소방차 등으로 가득 찼다. 구조대원들이 지하계단으로 들어서자마자 지하철 내부는 화염에 뒤덮여 접근이 쉽지 않았다.더욱이 시커먼 매연이 중앙로 역사를 메우고 있어 앞을 분간조차 하지 못할 정도였다.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 12량이 타면서 내는 유독가스였다. 때문에 지하 3층에 있는 열차 탑승지점에는 구조대원들이 랜턴을 이용,간신히 앞을 살피며 쓰러진 승객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하지만 역구내는 정전이 된 데다 매연으로 가득 차 랜턴 불빛으로도 확인이 되지 않았다. 구조대원들은 칠흑 같은어둠 속에서 지하철 주변과 계단 등 역사 곳곳을 손으로 만지며 수색,사람이 만져지면 밖으로 업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누가 있느냐.”고 고함을 질러 사람을 확인했으나 대부분 연기에 질식돼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씨는 “지하철이 정차해 있던 지하 3층과 2층 사무실 인근 등 지하철 곳곳에는 살려달라는 비명소리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일부 지역엔 지하철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쓰러진 듯 선로 곳곳에도 의식을 잃고 누워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구소방본부측은 지하철 구내로 환풍기를 연결,매연을 뽑아냈다.사고 발생 4시간쯤 지나 전동차의 화재가 잦아든 뒤에야 매연도 어느 정도 줄었다.구조대원들이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들어갔을 때 승강장 일대에서는 10여명의 사망자가 발견되기도 했다.지휘본부에는 경북대병원의 정제명 응급의학과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의료진이 대기,구조활동 과정에서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도 했다. 특별취재반
  • [사설]무방비가 키운 지하철 대참사

    대구 지하철 참사는 최악의 악몽이었다.안전하다는 지하철이 어쩌다 아비규환의 현장이 됐는지 숨이 막힌다.신병을 비관한 56세의 중년이 페트병에 인화 물질을 담아 와 전동차 내부에 뿌리고 불을 붙였다고 한다.화염이 솟으며 전기가 끊기고 지하철은 순간 암흑 천지가 되면서 출입문을 찾지 못해 인명 희생이 많았다.화재에 대한 무방비와 긴급 상황에 대한 무신경이 참화를 키웠다. 최첨단 지하철이 알고 보니 화재 사각지대이었다.화재 전동차는 1997년 한진중공업이 제작한 것으로 온통 유독가스를 내뿜는 화학물질 투성이였다.실내 바닥은 염화비닐,벽과 천장은 섬유강화 플라스틱(FRP),의자는 폴리우레탄폼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부근의 미군 부대에서 특수 장비를 지원받았지만 지하철 유독가스엔 소용이 없었다.승객들이 방화를 저지하기 위해 범인과 난투극까지 벌였다고 한다.소화기나 정전시 출구를 알리는 비상등이라도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지하 공간도 화재엔 무방비였다.그 흔한 스프링클러조차 없었다.누전등이 우려돼 설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이번에 보았듯 비상시 단전되는 판에 뭐가 문제인지 이해가 안 된다.그 결과 수천명의 소방 요원 등이 출동했지만 지하에서 12량의 전동차가 시커먼 유독가스를 내뿜으며 타는 것을 3시간이나 구경만 해야 했다.민방위 훈련이면 대피하던 지하 공간의 재난 대비가 이 지경이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지하철 당국의 무신경도 아쉬웠다.종합 사령실은 오전 9시55분 문제의 화재를 알았다고 한다.건너편 다른 열차가 바로 인접 역인 대구역을 출발하는 시간이었다.그러나 사령실은 가벼운 화재로 보고 운행을 중지시키지 않았다.참사는 두 배로 커졌다.당장은 사고 수습에 매진해야 한다.정부도 특별 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망설일 일이 아니다.지하철 무방비는 전국의 형편이 비슷하다고 한다.지하철 재난시설을 서둘러 보강해야 한다.
  • 대구 지하철 참사/“모방범죄 막아라” 긴급 순찰

    대구지하철이 한 명의 방화범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서울,부산,인천 등 다른 지역의 지하철 당국은 안전대책을 수립하느라 하루종일 부산했다. 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는 18일 참사 발생 직후,모방범죄 등에 대비해 역구내 순찰을 강화하는 등 긴급경계활동에 들어갔다.역내 방송을 통해 거동 수상자나 휘발유 등 위험물질에 대한 신고를 승객들에게 당부하는 한편 객차마다 비치된 소화기의 사용요령과 화재시 대피요령 등을 계속 알렸다. 서울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서울지하철은 열차용 전원과 역사용 전원이 분리돼 있고 급배기시설이 역별로 20여개,터널내 약 500m 간격으로 각각 설치돼 있다.”며 “전동차내 객실마다 소화기를 2개씩 비치했으며 전동차 제작시 객실설비를 불연성이나 방염처리한 것으로 쓰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교통공단은 이날 운전사령실을 통해 부산지하철 전역사와 운행중인 전동차에 ‘거동수상자 신고 및 화재예방 순찰강화’를 지시했다.공단은 지하철 1,2호선 전 역사의 스프링클러와 배연설비 등 소방설비에 대한점검을 벌이는 한편 전동차 객실내 배치된 소화기 등에 대한 긴급 점검활동을 벌였다.또 화재대비 비상대책반을 구성,운전사령실과 소방본부 지령실과의 긴급라인을 개설해 비상사태에 대비했다. 인천지하철공사도 22개 모든 역사에 담당자를 긴급 배치,안전조치 및 현장점검에 들어갔다. 공사측은 이날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모방범죄에 대비한 역 구내순찰 강화를 지시하는 한편 모든 역 승강장에 역무원과 공익요원 300여명을 긴급 투입,순찰활동을 강화하고 위험물 탐지 등의 작업을 벌였다.또 현재 대합실과 승강장 등에 설치된 방화벽,스프링클러,소화전을 비롯해 전동차내 비치된 소화기의 작동 및 가동상태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을 벌였다. 특별취재반 ***””내 불행은 사회탓”” 무차별 테러 18일 오전 발생한 대구지하철 방화사건과 관련,전문가들은 “한국도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병리학연구소 백상창(白尙昌·69) 박사는 “한국사회가 거쳐온 급격한 경제·사회변동이 구성원들의 ‘임펄스 톨러런스(사악한 충동을참는 능력)’를 약화시켰다.”면서 “언제 어떤 사람이 이같은 테러를 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백 박사는 범인 김대한(56)씨가 우울증을 앓았던 사실을 거론하며 “우울증을 앓게 되면 판단력이 무너지는 경향이 크다.”면서 “개인의 불행과 불만을 모두 사회탓으로 돌려 분풀이를 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신경정신과 전문의 이의종(39)씨는 이번 사건을 “뇌졸중으로 인해 직업인 택시운전을 못하게 된 것이 김씨를 우울증에 빠지게 했고 방화라는 외부공격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이씨는 “‘IMF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의 과정에서 실직한 남성 가운데 상당수가 우울증 증세를 앓게 됐다.”면서 “정신과적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가 대중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서울 지하철수사대 관계자는 “지하철을 무대로 한 무차별 방화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범죄”라면서 “성추행 범죄와는 달리 늘상 일어나진 않지만 언제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순찰요원들에게 대처요령을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외신들 보도 AP,AFP,로이터 통신과 CNN,BBC 방송 등 외신들은 18일 대구 지하철 참사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외신들은 ‘100여명 화염에 휩싸여’ 등의 제목으로 사고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지난 95년 도쿄 지하철에서 사이비 종교단체인 옴진리교에 의한 사린가스 테러사건을 겪은 일본은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을 1면 머리기사 등으로 크게 보도했다. NHK는 지하철 방화사건을 긴급 뉴스로 전한 뒤 사상자수가 늘어날 때마나 긴급 뉴스로 속속 보도했다.요미우리 등 대부분의 신문들은 이날 석간 1면과 사회면 기사로 참사 현장과 구조 상황 등을 자세히 전했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구조대원의 말을 인용,“피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며 사건 발생 당시의 긴급한 상황을 전했다.BBC방송도 ‘치명적인 방화가 지하철을 공격했다’는 제목으로 대구 지하철 구조현장을 방송했다. AP와 AFP통신은 대구발 기사를 통해 소식을 시시각각 보도했다.두 통신은 사망자수가 수십명으로 늘어난 것과지하철 객차에서 수십구의 시체가 뒤엉킨 채 발견된 사실을 각각 긴급뉴스로 타전했다.AP통신은 지하철 구내가 유독가스로 가득차 구조작업에 애로를 겪었다고 덧붙였다.AFP통신은 “지하철 지옥의 희생자가 재로 변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미국의 CNN 방송은 구조대들이 지하철 구내에 갇혀 있을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CNN은 사망자수가 급격히 늘 때마다 긴급뉴스를 편성,이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자 인터넷판에서 대구발로 지하철 참사 소식을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이 신문은 사건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은 ‘비통한 사연’들도 전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곰탕 끓이다 질식사

    17일 오후 6시10분쯤 부산시 수영구 남천2동 손모(52)씨 집에서 손씨와 부인 김모(47)씨,딸(24)이 숨져 있는 것을 손양의 남자 친구 성모(32)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성씨는 손양이 16일 오후부터 연락이 끊어진데다 이날도 회사에 출근하지않아 집에 가 보니 가스레인지에 다 타버린 솥이 놓여 있고 안방과 거실,작은방에 손씨 부부와 손양이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외부에서 사람이 침입했거나 다툰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문을 닫아 놓고 장시간 지름 40㎝정도의 큰 솥에다 곰탕을 끓이는 바람에 산소가 부족했거나 솥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 등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명화와 의학의 만남

    “살아 있는 사람의 신체를 이해하기 위해 시체를 해부하듯이 아름다운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림 속의 질병,기형,기능장애 등 건강의 궤도를 벗어나 추하게 보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합니다.” 법의학계의 원로 문국진 박사(77·학술원회원)가 명화를 의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명화와 의학의 만남’(예담 펴냄)을 내놓았다.저자는 명화를 의학 특히 법의학과 연관지어 해석,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명화의 진실을 섬뜩하게 밝힌다. 명화를 법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어떤 해석들이 가능할까.저자는 먼저 이탈리아 화가 조토가 그린 ‘십자가의 예수’에 주목한다.이 그림을 보면 예수의 오른쪽 가슴에서 피가 마치 분수처럼 솟구쳐 나온다. 일반인의 경우 오른쪽 가슴에는 폐만 있기 때문에 상처를 입어도 출혈은 그다지 심하지 않다.그림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예수의 심장 또는 큰 혈관이 찔려 피를 흘린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여기서 저자는 예수의 심장은 오른쪽에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일종의 기형인 셈이다. 우흉심은 유전된다.그런 만큼 저자의 관심은 자연히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그린 성모자상으로 이어진다.분석 대상은 이탈리아 화가 야코포 벨리니의 ‘성모자상’.어머니는 본능적으로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지만 이 그림에서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오른쪽 가슴에 안고 있다.“이는 필시 우흉심 기형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견해다. 저자는 독사의 독으로 자살했다는 클레오파트라를 그린 그림들을 법의학적으로 분석,실제 사인(死因)은 일산화탄소 중독임을 밝혀낸다.클레오파트라는 두명의 시녀와 함께 죽었다.그런데 독사는 한 번 물면 그 독액이 거의 소진돼 세 사람이 동시에 목숨을 잃을 수는 없다는 것.또 그들이 쓰러져 있는 자세나 클레오파트라가 ‘탄(炭)’에서 발생하는 유독가스의 효능에 대해 잘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클레오파트라는 일산화탄소를 이용해 자살한 것이 틀림없다는 얘기다.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의 ‘욕실에서 나온 밧세바’에 숨겨진 법의학적 코드도 읽어낸다.그림 속 여인이 그 몸매로 보아 유방암이나 유선암을 앓고 있는것으로 진단하는 저자는 이 작품의 누드모델이었던 렘브란트의 두번째 부인이 그런 질병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한다.이밖에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의 사춘기 소녀 그림에서 인체의 신비한 변화를 살피며,해부학적 지식을 토대로 그린 사형 그림이나 의사의 왕진 그림에서 해부학의 발전과정과의료의 변천과정을 짚어낸다. 책에 등장하는 명화 속 삶과 죽음의 이야기는모두 40편.명화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저자의 그림읽기는 충분히 매력적이다.1만 6500원.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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