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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난사 현장 찾은 트럼프에 싸늘한 민심...여야 의원들도 동행 거부

    총기난사 현장 찾은 트럼프에 싸늘한 민심...여야 의원들도 동행 거부

    유대인을 겨냥한 무차별 총기 난사가 있었던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30일(현지시간) 희생자 11명의 장례식이 엄수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 장녀 이방카 부부와 함께 현장을 찾았지만 민심은 싸늘했다. 여야 지도부도 사전 일정 등을 이유로 동행을 거부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장례식은 사건이 발생한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 오브 라이프’ 유대인 회당(시너고그)에서 열렸다. 장례식장 주변에 처진 경찰 저지선 근처로 1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증오 반대에 투표하라”, “(당신의) 말이 문제다”, “트럼프는 집으로 가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처럼 읽어 나갔다. 한 시민은 “우리는 당신을 여기에 초대하지 않았다”고 외쳤다. 먼저 대기실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촛불을 켠채 사건 당시 예배를 주재했던 랍비 제프리 마이어스의 안내로 회당을 나가 희생자들을 기리는 백색 유대인 별 모양 앞에 유대식 매장 풍습에 따라 돌멩이 하나씩을 놓았다. 멜라니아 여사는 꽃 한 송이씩을 올려 놓았고, 그 뒤를 유대인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유대교로 개종한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따랐다. 회당 소재지인 스쿼럴힐 지역사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시간을 보내달라는 백악관 측 제안을 거절했다는 희생자 고(故) 대니얼 스타인(71)의 유가족은 “모든 이들이 지역사회에 책임을 돌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주민인 폴 카베리(55)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이번 사건의) 방아쇠를 당기진 않았지만,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 그의 장황함과 행동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총기난사 사건 생존자 배리 워버(76)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우려스러운 국수주의자라는 꼬리표를 받아들였고, 나치 역시 국수주의자들이었다”면서 “그가 오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피츠버그 방문을 외면했다. 공화당 소속의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 민주당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와 척 슈머(뉴욕) 상원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는 일제히 선약 등을 이유로 들며 방문 동행 초청을 모두 거절했다고 WP가 보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트럼프, 캐러밴 초강경 저지 … 국경에 군인 5200명 배치

    트럼프, 캐러밴 초강경 저지 … 국경에 군인 5200명 배치

    작전명 ‘충직한 애국자’…당초보다 5배로 중간선거 지지율 떨어지자 ‘反난민’ 결집 총기난사 현장 방문…혐오범죄 수세 차단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의 접경 지대에 현역 군인 5200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을 향해 오는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저지하기 위한 군 투입이다. 미국에서 국경순찰대를 지원하기 위해 현역 군이 투입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조치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잇단 증오범죄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까지 ‘반(反)난민’ 정서를 뜨거운 이슈로 삼아 지지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테런스 오쇼너시 미군 북부사령관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부 텍사스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에 군인을 배치해 국경 진입점 경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현재 800여명의 군인이 텍사스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전명은 ‘충직한 애국자’로, 당초 1000명 규모로 계획됐던 군 투입도 5배로 불어났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우파 논객 로라 잉그레엄이 진행하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폭력조직원 등 나쁜 사람들로 구성된 캐러밴은 ‘침략자’”라면서 “우리 군대가 그들의 진입을 막을 것이며, 국경 지대에 수억달러를 써 건물을 짓는 대신 텐트를 설치해 망명 신청자들을 무기한 붙잡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 보병 장교로 복무했던 제이슨 뎀프시 신미국안보센터 전임교수는 NYT에 “이번 정부 조치는 군대를 소모품처럼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민연구센터의 케빈 애플비 정책선임국장은 “세계 최고의 군대를 힘 없는 난민을 막는 데 투입하기로 한 결정은 수치스럽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의 초강경 대응 조치에도 캐러밴 대열은 위축되지 않고 있다. 규모는 7000여명에서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이날도 엘살바도르에서는 약 300명으로 구성된 3차 캐러밴이 출발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지난주 잇단 증오범죄 발생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44%에서 40%로 급락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11명의 희생자를 낸 총기난사 현장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사건 직후 대통령은 (용의자의) 극악무도한 행위를 규탄했지만 언론은 가장 먼저 대통령을 탓했다”면서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유대인이라는 점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유대인의 장인, 유대인들의 할아버지’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가수 퍼렐 윌리엄스 “내 노래 쓰지마”…트럼프에게 경고

    가수 퍼렐 윌리엄스 “내 노래 쓰지마”…트럼프에게 경고

    ‘해피(Happy)‘라는 곡으로 유명한 가수 퍼렐 윌리엄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치 행사에서 자신의 노래를 사용한 것에 대해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29일(현지시간) 미국 USA투데이는 윌리엄스가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허권 침해 경고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인디애나주에서 열린 미래농업 관련 행사에 참석해 윌리엄스의 2014년 히트곡 ‘해피’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피츠버그 유대인 회당(시너고그)에서 10여 명의 사람들이 총에 맞아 숨진 지 불과 몇 시간 후의 일이었다. 윌리엄스의 변호사 하워드 킹은 “한 국수주의자에 의해 11명의 무고한 시민이 살해당한 날, 트럼프 대통령은 군중들을 향해 ‘해피’를 틀었다”면서 “그 노래를 사용한 것은 시기적절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저작권을 침해하고 상표권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요일, 자국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은 전혀 행복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정치행사에서 ’해피‘를 사용하도록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사는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이 윌리엄스의 음반을 무단 사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노래를 불법으로 이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의 록그룹 퀸과 에어로스미스, R.E.M, 프린스 등은 모두 변호사를 통해 “우리 음악을 사용해도 된다고 허락한 적이 없다”며 “정치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경고서한을 보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씨줄날줄] 반유대주의/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유대주의/이두걸 논설위원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관현악 ‘탄호이저 서곡’을 쓴 독일 출신의 대표적인 서양 고전음악 작곡가다. 그의 이름은 종종 히틀러와 연결된다. 히틀러는 그의 작품을 일러 ‘독일 정신을 표현했다’고 극찬했다.둘은 반유대주의(Anti-Semitism)라는 교집합도 작지 않다. 바그너는 논문 등에서 자신이 반유대주의자임을 공공연히 밝혔다. 동시대의 작곡가인 펠릭스 멘델스존에 대해 저주에 가까운 비판을 퍼부은 것도 음악사조의 차이뿐 아니라 멘델스존이 개신교로 개종한 금융가 가문의 부유한 유대인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바그너의 반유대주의는 후대에 꽃을 피운다. 그의 영국인 며느리 위니프레드는 바그너가 출범시킨 바이로이트 음악 페스티벌을 주도하면서 본격적으로 나치와 손을 잡았다. 이스라엘에서 바그너의 작품이 여간해서 연주되지 않는 이유다. 반유대주의가 등장한 건 19세기 중엽 이후다. 그러나 반유대주의의 역사는 그리스도교의 역사만큼 장구하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희생시켰다는 종교적 이유가 가장 크다. 유럽에서 유대인은 툭하면 ‘개종 아니면 추방’을 강요당했다. 18세기 후반에야 시민권을 획득할 정도였다. 거주나 토지 소유 등에도 제한당했다. 그러다 보니 금융이나 법률 등 전문직에 종사할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19세기 이후 유럽 금융시장을 주무른 유대계 로스차일드 가문이 온갖 음모론의 주역으로 회자될 정도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일어난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 총기 난사 사건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반유대주의가 여전하다는 반증이다. 백인 노동자 유권자들은 ‘유대인 금융 권력이 부를 독점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그 덕분에 트럼프가 집권했다는 게 정설이다. 유대인은 홀로코스트의 희생양이던 ‘사회적 소수자’가 아니다. 특히 중동 지역에서는 미국을 뒷배 삼아 지배적인 지역 권력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얼마 전 돌팔매질하는 팔레스타인 청년을 담은 외신 사진이 화제였다. 시위자는 상의를 벗은 채 한 손에는 팔레스타인 깃발을, 다른 한 손에는 돌팔매를 들었다. 성서 속 블레셋의 거인 골리앗에 맞섰던 다윗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블레셋은 오늘날로 치면 팔레스타인에 해당한다. 역사의 가해자가 언제든 피해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역사의 역설이 담긴 셈이다. 뿌리 깊은 재일 조선인 차별은 비판하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들은 비하하는 우리 역시 ‘제 눈의 들보는 깨닫지 못하는’(마태 7.3) 게 아닌가 부끄러워진다. 이두걸 논설위원 douzirl@seoul.co.kr
  • 미 총기 난사범 애용 극우사이트 ‘갭’ 일시 폐쇄

    미 총기 난사범 애용 극우사이트 ‘갭’ 일시 폐쇄

    미국 피츠버그 유대교회당(시너고그) 총기 난사범이 회원으로 가입된 극우 소셜미디어 ‘갭닷컴’이 29일 서비스를 중단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소셜네트워크 갭닷컴이 도메인 등록기관인 ‘고대디’로부터 ‘24시간 이내에 다른 서비스로 이동하라’는 통보를 받은 후 오프라인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번 일시 폐쇄 조치는 주말을 기점으로 페이팔, 미디엄, 스트라이프, 조이언트 등이 갭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데 이어 도메인 회사 고대디로부터도 차단 통보를 받게 되자 취해진 것이라고 더버지는 설명했다. 고대디는 성명에서 “조사결과 갭닷컴이 폭력을 조장하는 수많은 콘텐츠를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우리는 서비스 약관을 위반한 갭닷컴에 대해 24시간 내 다른 도메인 제공업체로 옮길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시너고그에서 무차별 총격으로 11명을 숨지게 한 총기 난사범 로버트 바우어스는 이 계정의 자기 소개란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고 적었다. 또, 백인 우월주의 슬로건의 단어 수인 14와 ‘하일 히틀러’의 머리글자 H의 알파벳 순서를 뜻하는 8을 겹쳐 쓴 ‘1488’이라는 숫자가 찍힌 속도측정기 사진을 배경사진으로 올렸다. 갭닷컴 웹사이트에는 “(우리는) 공격받고 있다. 우리는 새로운 공급자와 함께 온라인 복귀를 준비하는 중”이라는 안내 문구를 띄워 놓았다. 더버지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들도 자사 플랫폼에서 갭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조처를 했다”면서 “갭은 곧 온라인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언제 다시 온라인으로 복귀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미국 피츠버그 총격범에 증오범죄 등 29개 혐의 적용

    미국 피츠버그 총격범에 증오범죄 등 29개 혐의 적용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총기를 난사해 11명의 사망자와 6명의 부상자를 낸 로버트 바우어스(46)에게 증오범죄 등 총 29개 연방 범죄혐의가 적용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29개 연방 범죄혐의에는 총기 살인, 자유로운 종교신념 행사 방해죄 등이 포함됐다. 바우어스는 연방 범죄혐의 외에도 11건의 살인과 6건의 공격적 폭행, 13건의 인종위협 등 주(州) 범죄혐의도 받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이들 혐의는 사형에 처할 수 있는 범죄라고 전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전날 바우어스의 혐의에 대해 사형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바우어스는 29일 오전 연방 판사 앞에서 첫 심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바우어스의 27일 총기 난사에 희생된 11명의 사망자 신원이 이날 공개됐다. 희생자들의 연령은 54세부터 최고 97세 노인까지로, 데이비드-세실 로즌솔 형제, 버니스-실반 사이먼 부부 등이 포함됐다. 바우어스는 범행 전후로 유대인을 비난하고 증오하는 말을 계속 쏟아냈다.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유대인과 난민을 향한 적개심과 거부감을 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빌 페드로 피츠버그 시장은 이날 NBC 방송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무장 요원을 시너고그나 모스크, 교회, 학교 등에 배치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총기규제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페드로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살인을 통해 증오를 표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손으로부터 어떻게 총기를 빼앗을지가 우리가 주시해 할 필요가 있는 접근법”이라고 강조했다. 미 언론들은 페드로 시장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이번 경우는 무장한 경비원들이 안에 있었으면 그를 당장 중단시켰을 수도 있는 케이스”라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반박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反유대’ 무차별 총격… 혐오범죄로 얼룩진 美 중간선거

    ‘反유대’ 무차별 총격… 혐오범죄로 얼룩진 美 중간선거

    “모든 유대인 죽어야 한다” 총기 난사 안식일 예배 중 11명 사망 ‘최악 참사’ 민주당 총기 규제 목소리에 힘실릴 듯 백악관, 경찰배치·조기게양 신속 대응“미국이 증오로 가득 찬 한 주를 보냈다.” 백인우월주의를 신봉하는 40대의 ‘네오나치’ 남성이 27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의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서 안식일 예배를 보던 유대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숨지고 경찰 등 6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경찰과 대치 끝에 총상을 입고 체포된 총격범 로버트 바우어스(46)는 극우 성향이 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갭’에 활발하게 글을 써 온 반(反)유대주의자로 알려졌다. 이번 총기 난사는 다음달 6일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발생한 데다, 미국 내에서도 역대 반유대주의 범죄 가운데서도 인명 피해가 가장 커 파장이 일고 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우어스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유대인 밀집 지역인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 오브 라이프’ 시너고그에 AR15 자동소총 1정과 권총 세 자루를 들고 난입했다. 평소 문이 잠겨져 있는 시너고그가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예배를 위해 미리 문을 열어 놓는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그는 건물 옆문으로 들어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치며 수분 동안 총기 난사를 자행했다. 당시 현장에는 최소 60명의 유대인이 최근 태어난 아이의 명명식을 하고 있었다. 불과 20분 만에 11명을 살해한 바우어스는 신고를 받고 도착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뒤 체포됐다.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은 이날 저녁 “범인을 증오 범죄와 총기법 위반 등 29개 혐의로 기소했다”면서 “인종 증오 범죄는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엄중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우어스는 본인 명의로 총기 21정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전과는 없었다. 그는 범행 전 소셜미디어에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는 우리 국민을 죽이는 침략자들을 들여오길 좋아한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내 국민이 살육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다”면서 “나는 들어간다”고 적었다. HIAS는 1881년 러시아와 동유럽을 탈출한 유대인을 돕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현재 전 세계 난민의 미국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또 바우어스의 ‘갭’ 계정에는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는 글과 함께 ‘1488’이라고 적힌 속도측정기 사진도 게시돼 있다. 백인우월주의 슬로건 단어 수를 가리키는 ‘14’와 네오나치를 상징하는 숫자 ‘88’을 조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최대 유대인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의 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 “유대인 커뮤니티를 겨냥한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2016년 반유대주의 사건은 684건으로 다른 종교 증오범죄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고 강조했다. 거칠고 공격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갈등과 분열을 조장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번 사건이 유대인 사회를 자극할 뿐 아니라, 총기 규제에 적극적인 민주당이 여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 사악한 반(反)유대주의 공격은 인류에 대한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백악관 등 미국 공공기관에 오는 31일까지 성조기를 조기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교황, 유대교회 총격사건에 “비인간적 폭력 행위” 개탄

    교황, 유대교회 총격사건에 “비인간적 폭력 행위” 개탄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규탄하고 희생자를 애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일요 삼종기도에 모인 가톨릭 신자들에게 “우리 모두가 그 비인간적인 폭력 행위에 의해 상처받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인류애와 삶에 대한 존중, 도덕적 가치와 신에 대한 경외감이 강화되면서 아울러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증오의 불길이 꺼질 수 있기를 하느님께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아울러 피츠버그 주민 모두와 특히 끔찍한 공격에 충격을 받은 유대인 공동체에 애도와 연대를 표명했다. 모국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 시절 유대교 성직자인 랍비와 함께 책을 공동으로 저술하기도 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반유대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빈번하게 내왔다. 앞서 27일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40대 백인 남성에 의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경찰 4명을 포함해 6명이 다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1명 사망’ 피츠버그 유대교회당 총기범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

    ‘11명 사망’ 피츠버그 유대교회당 총기범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

    27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를 난사해 11명을 숨지게 하고 6명을 다치게 한 피의자 로버트 바우어스(46)는 평소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유대인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건장한 체격의 백인 남성인 바우어스는 극우 인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플랫폼 ‘갭닷컴’(Gab.com) 계정의 자기 소개란에 “유대인은 사탄의 자식들”이라고 적었다. 이 계정에 올린 다른 포스팅에서는 유대인이 미국을 지배하고 있음을 넌지시 내비치는 경우도 많았다. 바우어스는 또 총기 난사 수 시간 전 갭닷컴에 유대인 난민의 미국 정착을 돕는 비영리단체인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 웹사이트를 게시하면서 “HIAS는 우리 국민을 죽이는 침략자들을 들여오길 좋아한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내 국민이 살육당하는 걸 지켜볼 수 없다. 나는 들어간다”라고 적었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바우어스는 시너고그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할 당시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우어스는 이와 함께 다른 사용자들이 올린 반유대주의 성향 게시물도 자주 퍼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여기에는 유대인 학살의 상징적 장소인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대한 조작된 이미지도 포함돼 있었고, 다른 게시물에는 “눈을 크게 떠라. 추잡하고 사악한 무슬림을 이 나라로 들여오는 것은 추잡하고 사악한 유대인들”이라고 적혀있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대인 남성들이 쓰는 모자를 쓴 한 남성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시물도 있었다. 이와 관련, 바우어스는 가끔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총기 난사 이틀 전 그는 갭닷컴에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가 아니라 세계주의자”라며 “(유대인들이) 들끓는 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트럼프 대통령이 자주 쓰는 구호)는 없다”고 적었다. 그는 또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그에게 투표하지도 않았고 ’MAGA 모자‘를 소유하지도 쓰지도 심지어는 만지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한 사법당국 관계자는 CNN 방송에 바우어스는 총기 소지증을 갖고 있으며 1996년 이후 최소한 6건의 총기 구매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범죄 기록은 없었다. NYT는 2015년 교통 위반 기록만 검색됐다고 전했다. 바우어스는 약 한 달 전에는 사격장에서 한 사격 연습의 결과물로 보이는 사진들과 권총 세 자루의 사진도 갭닷컴 계정에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바우어스는 이날 시너고그 난입 당시 최소 권총 세 자루와 돌격용 자동 소총 한 자루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진에 나타난 권총과 같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서 총기난사…11명 사망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서 총기난사…11명 사망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유대인을 혐오하는 40대 백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11명이 숨졌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피츠버그 앨러게이니 카운티의 트리오브라이프 시너고그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피츠버그 도심에서 10여분 떨어진 이곳은 유대인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범인은 유대교 안식일인 매주 토요일 오전 9시 45분 시작되는 예배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사건 당시 시너고그에서는 수십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역 매체 KDKA는 경찰의 말을 인용해 “총격범이 건물로 걸어 들어가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고 외쳤다”고 전했다. 범인은 총기 여러 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총격범이 유대인을 비난하는 말을 계속 떠들면서 총을 발사했다”고 전했다.총격범은 시너고그 입구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도 유대인을 증오하는 발언을 쏟아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이 총격으로 11명이 사망하고 경찰 4명을 비롯해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총격 당시 ‘아이 이름 명명식’이 진행 중이기는 했지만, 희생자는 모두 성인이라고 피츠버그 당국은 밝혔다. 웬델 히스리치 피츠버그시 공공안전국장은 기자들에게 “사건 현장은 매우 끔찍하다”면서 “지금까지 내가 봤던 최악의 광경”이라고 말했다. 총격범은 피츠버그 주민인 백인 남성 로버트 바우어스(46)로 확인했다. 바우어스는 시너고그 밖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총상을 입고 체포됐다. 그는 온라인에도 반유대주의 내용을 수차례 게재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우 인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갭닷컴(Gab.com)에서 ‘로버트 바우어스’ 명의의 계정이 확인됐다. 해당 계정은 곧바로 사용중지 조처됐다.갭닷컴에는 최근 해당 명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수주의자가 아닌, 세계주의자”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열성 지지자’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격 사건에 대해 “반유대주의 행위로서 용납할 수 없다”며 “증오로 가득 찬 반유대주의 독약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은 트위터 계정에서 “미국은 타락하고 편협한 반유대주의자의 행동보다 훨씬 강하다”고 비난했다.그는 “모든 선량한 미국인은 테러 행위에 반대하고 피츠버그 대학살에 대한 공포와 혐오, 분노를 나누기 위해 유대인과 결속돼 있다”며 “우리는 증오와 악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유대인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을 ‘증오 범죄’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반유대주의 범죄가 발생하자, 미국의 다른 유대인 사회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워싱턴 등 주요 도시의 시너고그 등에는 경찰력이 배치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어린이 책] 엄마가 겪은 아우슈비츠

    [어린이 책] 엄마가 겪은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의 두 자매 이야기/프니나 밧 츠비·마지 울프 글 이자벨 카디널 그림/공민지 옮김/아름다운사람들/40쪽/1만 3000원나치에게 끌려가던 날 밤, 엄마 아빠는 토비에게 금화 세 개를 쥐여 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동생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토비와 동생 레이철은 아우슈비츠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 끝없는 위험을 견딘다. 어느 날 레이철이 병이 나 격리돼 토비는 엄마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 상황이 됐다. 토비는 금화가 든 구두약통을 들고서 목숨을 걸고 동생을 구하러 간다. ‘유대인 수용소의 두 자매 이야기’는 참혹했던 유대인 대학살 사건인 홀로코스트 현장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기록한 그림책이다. 책을 쓴 프니나 밧 츠비와 마지 울프는 각각 실존 인물인 레이철과 토비의 딸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언론인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아동서 편집자로 살고 있는 사촌 자매가 어머니와 이모가 수년 동안 들려준 비극의 현장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금화 덕에 극적으로 재회한 두 자매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말한다. “넌 귀찮은 내 동생이니까,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니!” “언니가 기적을 일으켰어. 잘난 척을 좀 하긴 하지만.”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역사적 대참극을 쉽게 와닿는 어린 자매의 이야기로 잘 풀어냈다. 목탄으로 그린 듯 어둡고 음울하지만 인물들의 표정이 살아 있는 삽화와 마지막에 첨부된 토비와 레이철의 실제 사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대한 상세 설명까지, ‘우리 아이가 만나는 첫 홀로코스트’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작전명 발키리’, 1944년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 소재로 한 영화

    ‘작전명 발키리’, 1944년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 소재로 한 영화

    ‘작전명 발키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낮 12시10분 EBS ‘일요시네마’에서는 영화 ‘작전명 발키리’가 방송됐다. ‘작전명 발키리’는 배우 톰 크루즈 주연,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작품으로 2009년 개봉했다. 이 영화는 1944년 실제로 벌어진 ‘검은 오케스트라’의 히틀러 암살 미수사건을 소재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독일 제10기갑사단 소속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히틀러의 약속과 달리 전쟁이 무분별한 파괴와 살육으로 점철되고, 유대인 대학살과 같은 비인도적인 나치의 범죄에 염증을 느낀다. 결국 슈타우펜베르크는 조국을 구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고 히틀러 제거를 결심하지만 갑작스러운 연합군 전투기의 공습에 오른쪽 손목과 왼손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잃고 왼쪽 눈도 실명한다. 본국에 실려 와서 치료를 받은 후 올브리히트 장군의 부름을 받은 슈타우펜베르크는 루트비히 베크를 중심으로 하는 반 히틀러 세력에 가담해서 히틀러를 암살하고 ‘발키리 작전’을 실행해서 정권을 장악한다는 계획을 세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5·18 기록관,‘콜라보라시옹-프랑스의 나치 부역자들’ 초청전

    프랑스의 나치 부역자들에 대한 단죄와 5·18 학살 책임자에 대한 처벌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전시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2014년 프랑스 파리 국립기록보존소(내셔널 아카이브)에서 맨 처음 열린 ‘라 콜라보라시옹(프랑스의 나치 부역자들) 비시 파리 베를린 1940~1945’ 전시회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의 초청으로 11일부터 12월30일까지 기록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10일 5·18기록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나치에 협력했던 부역자들의 반역행위와 반인도적 범죄,나치의 지배정책 등을 고발하는 초청전이다. 광주 전시에서는 조만간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파리-5·18 광주, 끝나지 않은 과거청산’ 패널 등을 제작해 본 전시에 곁들인다. 전시는 5·18 부분을 비롯해 콜라보라시옹의 주역들,공공의 적,경찰조직의 콜라보라시옹,문화예술계와 언론계의 나치 부역,경제계의 나치 부역과 강제동원,‘가자, 전선으로! 독일군과 함께’ 등 크게 8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프랑스에서 대문자 ‘C’로 표기되는 ‘콜라보라시옹’은 프랑스의 ‘대독(對獨)협력’을 뜻한다. 비시 정부를 이끌던 필리프 페탱은 아돌프 히틀러 총통과 정상회담을 한 후 1940년 10월 30일 라디오 연설에서 “오늘 나는 협력의 길에 들어선다”고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협력(Collaboration)’이라는 단어는 역사적 용어로 바뀌었다. 국가 차원의 협력을 선택한 비시 정부 지도자들, 경제협력을 수행한 기업가들, 나치 찬양의 나팔수가 된 언론인과 문화예술인들, 나치즘의 파수꾼을 자처한 파리의 ‘콜라보들(협력자들)’, 유대인 강제이송에 협력한 경찰과 레지스탕스 탄압에 앞장선 민병대원, 밀고와 고발을 일삼았던 일반 시민까지 나치 부역자의 종류는 다양하고 광범위했다. 프랑스는 해방 후 전면적인 나치 부역자 숙정을 통해 이들을 단죄했다. 이번 전시회는 프랑스의 이같은 과거청산 과정과 미완의 5·18 진상 규명 과제를 대비해 보여준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나치 전범 바르비에 법정에 세운 부부 프랑스 최고 훈장

    나치 전범 바르비에 법정에 세운 부부 프랑스 최고 훈장

    나치 전범 클라우스 바르비에를 비롯해 나치 전력자 추적에 평생을 헌신해 온 프랑스인 부부가 최고 훈장을 받았다. 세르주 클라스펠트(83)와 비아테(79) 부부가 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각각 레지옹 도뇌르와 국가 오데르 메릿을 수여받았다. 1960년대 만난 지 3년 만에 결혼식을 올린 뒤부터 나치 전력자를 추적해 법정에 나치 비밀경찰인 게슈타포 장교 출신으로 ‘리옹의 도살자’란 별명을 얻은 바르비에를 체포해 프랑스 법정에 세운 것이 부부의 대표적인 업적이었다. 바르비에는 수많은 유대인 등을 죽음의 수용소로 이송한 장본인이었다. 그는 남미로 탈출해 볼리비아에서 살고 있었는데 클라스펠트가 1971년에 소재를 파악한 뒤 1983년 볼리비아가 프랑스로 송환하게 만들어 1987년 종신형을 선고받게 했다. 바르비에는 1991년 리옹 교도소에서 옥사했다.가족들이 프랑스로 이송할 때 루마니아의 나치 홀로코스트를 극적으로 탈출한 클라스펠트는 또 르네 보스케, 장 레구아이, 모리스 파퐁 등 비시 정권에 부역했던 프랑스인들의 행적을 추적했다. 독일군 병사의 딸이었던 비아테는 1960년 독일을 떠나 3년 뒤 파리에서 클라스펠트와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나치 전범들을 추적하는 데 불법적인 방법까지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고 나치 범죄에 부역하거나 동조한 프랑스인들의 불편한 진실을 까발려 동포들까지 괴롭힌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딸 리다는 AFP통신 인터뷰를 통해 “어느 하나 희생하지 않고 성공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럽 상영 영화광고에 ‘나치 휘장’이 지워진 까닭은?

    유럽 상영 영화광고에 ‘나치 휘장’이 지워진 까닭은?

    독일과 유럽 여러 국가들의 나치와 관련된 과거청산이 얼마나 엄격하고 철저한 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언론에 소개됐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유력언론 더타임스는 영화 ‘오퍼레이션 피날레’(Operation Finale)의 유럽판 광고에서 나치 모자에 있는 휘장이 지워진 채 홍보됐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가 배급을 맡은 오퍼레이션 피날레(감독 크리스 와이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나치 친위대(SS) 장교이자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잡기 위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요원들의 활약을 담고있다. 악명높은 전범인 아이히만은 유대인들을 체포해 아우슈비츠를 비롯한 죽음의 수용소로 강제 이주시키는 계획을 설계한 인물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8월 말 개봉했으며 영국의 유명배우인 벤 킹슬리가 아이히만 역을 맡았다.    문제가 된 것은 바로 광고였다. 아이히만이 쓴 나치군 모자에 특유의 휘장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광고에는 감쪽같이 지워져있다. 이는 독일과 유럽의 많은 국가에 적용되는 강력한 법 때문이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독일은 십자가 모양의 하켄크로이츠 문양을 비롯한 나치 상징물 사용을 법으로 엄격하게 금지했다. 또한 나치식 경례, 휘장, 배지 등을 공공장소에 전시할 경우에도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벌금형에 처한다. 이 때문에 공공장소에 부착될 수 있는 영화포스터에 나치 휘장이 못들어 간 것으로 다만 영화 속에서는 이를 허용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뜨거운 논란이 된 일본 해상자위대 욱일기 게양의 귀감이 된다. 욱일기는 하켄크로이츠와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침략을 상징하는 전범기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동네에 임대주택 들어선다고 ‘게토’와 비교하다니

    정부가 서울 집값을 잡고자 ‘9·21 대책’을 통해 수도권 6곳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한 가운데 이를 반대하는 주민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이 가히 충격적이다. ‘광명시 하안동을 세계 최대 도시 빈민의 게토를 만드는 계획을 중단해 주세요’라는 이 청원에는 “하안동에 영구임대 5400가구를 지어 추후 하안동 주민 2명 중 1명은 도시 빈민으로 구성하고, (중략) 차상위계층 (×)서민으로 구성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슬럼가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게토 아우슈비츠를 연상케 하는 도시계획”이라는 주장이 들어 있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은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수 있다. 집값이 오른 서울이 아닌 수도권 등에 대규모 임대주택 등을 공급해 서울의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발상에 화가 날 수 있다. 한 달 만에 1억원이 올랐다는 등 하루가 다르게 매매호가가 오른다는 서울과 달리 수도권 등에 과도한 집 공급으로 우리 동네 집값은 정체됐거나 하락했는데 택지를 개발해 임대 아파트 폭탄을 떨어뜨린다니 해당 지역 주민의 억하심정은 이해할 만도 하다. 하지만 그 표현 방식은 정도를 벗어났다. 부끄러움 없이 차별과 혐오를 공개했다. 중세 유대인을 모아 놓고 사회와 격리시킨 곳이 게토이고, 2차 대전 때 이들 유대인을 집단학살한 곳이 아우슈비츠다. 저소득층 등이 거주하는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 등을 게토, 아우슈비츠와 동일시하듯 표현한 것은 심히 유감이다. 또 우리 사회에는 공공 임대 아파트 부족으로 비싼 월세를 부담하는 세입자들이 부지기수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 청원은 자진 취소해야 마땅하다. 이번에 정부가 개발을 추진하는 서울 옛 성동구치소 부지나 개포동 재건마을, 경기 하안2와 의왕 청계2, 성남 신촌, 시흥 하중, 의정부 우정 등 6곳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 중에는 지역 이기주의도 적지 않지만, 귀담아들을 내용도 없지 않다. 정부는 택지지구 내에 중소형 임대주택은 물론 민영주택도 적절히 배치해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에도 힘쓰길 바란다.
  • 스웨덴 방송, 중국인 싸잡아 “개 잡아 먹고 길에서 볼일 본다”

    스웨덴 방송, 중국인 싸잡아 “개 잡아 먹고 길에서 볼일 본다”

    스웨덴과 중국의 외교 갈등이 갈수록 악화돼 정말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 전했다. 이달 초 중국 관광객들이 스톡홀름의 한 호텔에서 내쫓기는 장면이 생생하게 폭로되면서 시작됐다. 한 남성과 그의 부모는 체크인 시간이 아닌 한밤중 도착해 로비에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는데 호텔측이 경찰을 불러 자신들을 내쫓았다고 절규했다. 그 남성은 드라마틱하게 넘어진 뒤 영어로 “이건 살인이야. 이건 살인이야”라고 외쳤고 그의 어머니는 오열하며 중국어로 “도와달라”고 외쳤으나 경찰관들은 지켜보기만 했다. 몇 시간 뒤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오르자 엇갈린 댓글이 달렸다. 스웨덴의 거친 대응을 꾸짖는 이들도 있었지만 중국인 가족이 지나치게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려 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해당 호텔 매니저는 이들 가족은 다른 날짜에 예약해놓고는 떠나달라는 호텔의 요구를 거절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관이 스웨덴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지난 3주 동안 조용히 넘어가는 듯했다. 그런데 스웨덴 국영방송 SVT의 시사풍자 쇼 ‘스벤스카 니헤터’가 지난 21일 중국인 관광객들을 싸잡아 개를 잡아 먹고 길에다 아무렇게나 대변을 해결한다고 조롱하면서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 방송은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쿠(Youku)에 삽화가 담긴 동영상을 올려 놓았다. 삽화는 뭘 먹으면서 대변을 보는 중국인을 그려놓고 한자로 ‘금지대변’이라고 적었다. 여성 진행자는 “만약 거리에서 개와 함께 산책하는 사람을 본다면 점심 거리를 챙겨왔을 뿐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놀려댔다. 또 중국인들은 인종주의자지만 스웨덴은 아랍계이건 유대인이건, 심지어 동성애자들조차 환대하고 있다고 한 뒤 “스웨덴이기 때문에 우리는 보편적인 인간의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을 신봉하고 있지만 이런 원칙이 중국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녀는 중국 관광객들을 환영하겠지만 잘못하면 매질을 해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중국 누리꾼들이 얼마나 흥분했을지, 얼마나 많은 댓글을 쏟아냈을지는 굳이 옮기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당국은 “상스러운 언어”를 동원했으며 “차별과 편견, 도발로 가득차 있었다”고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마저 공식 논평을 낼 정도였다. 스웨덴 방송은 “스웨덴어를 쓰는 사람들에게 들려준 얘기”라며 “코미디였을 뿐”이라고 대꾸했다가 나중에 제작 책임자가 “공격의 의도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BBC는 겉으로 드러난 중국 관광객과 스웨덴 TV의 공방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티베트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이달 초 스웨덴을 방문한 것이 두 나라 갈등의 근본적인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관영 매체는 일단 달라이 라마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더 멀리는 지난 1월 중국 동부 닝보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체포된 중국계 스웨덴인 복권업자인 귀민하이 체포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는 두 스웨덴 외교관, 동업자와 동행해 스웨덴 의사에게 진단을 받기 위해 베이징으로 가고 있었는데 귀민하이가 국가 기밀을 넘기려 했다고 죄를 뒤집어 씌웠다는 것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스위스 체류 무산된 이유 살펴보니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스위스 체류 무산된 이유 살펴보니

    잉글랜드 프로축구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52) 구단주가 스위스의 알프스 휴양지 베르비에에 정착하고 싶어하지만 이 나라 연방경찰이 그의 체류를 허용하게 되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연방경찰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돈세탁에 연루됐거나 범죄조직에 연결돼 있을지 모른다는 점을 내세워 이민 관료들에게 체류 신청을 거부하라고 조언했다고 여러 매체들이 전했다. 물론 그는 어떤 비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스위스나 어느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혐의로 기소된 적도 없다.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체류 허가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이런 속사정이 있다는 것은 취리히의 출판사 타메디아(Tamedia) 그룹이 경찰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서를 입수해 보도하며 알려지게 됐다. 사실 타메디아 그룹이 문서를 입수한 것은 한참 전이었다. 아브라모비치의 변호인들은 문서가 보도되지 않게 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타메디아의 손을 들어줘 ‘24 heures’ 등 뉴스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연방경찰은 그의 체류를 잠정적으로라도 허용하게 되면 국가 안전에 해가 될 것이며 스위스의 국가 명성에도 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구체적인 팩트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그의 변호인 다니엘 글라시는 스위스 정부 파일의 기밀 정보가 공개된 데 대해 극도로 실망했다며 경찰에 사실을 바로잡는 정정 보도를 청구했고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형사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러 경로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연방경찰은 자신들의 명예훼손 주장을 뒷받침하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초에도 아브라모비치는 영국 비자를 경신하는 데 실패해 첼시가 맨유를 물리치고 FA컵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을 직관하지 못했다. 당시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유대인인 그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갖고 있어서 비자 없이 영국을 방문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영국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스위스 연방의 칸톤(주) 정부는 부유한 이민자의 정착을 허용하는 데 여느 나라의 지방정부보다 재량권을 갖고 있다며 이런 방식으로 미국 팝스타 티나 터너, 영국 드라이버 루이스 해밀턴, 상당수의 러시아 부호들이 스위스에 둥지를 틀었다고 전했다. 나아가 아브라모비치의 비위에 대한 어떤 증거도 제공하지 못하지만 스위스에서는 그런 의심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체류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가 이런 식으로 체류 허가를 받지 못한 러시아 부자 가운데 첫 번째도 아니었으며 다만 가장 유명했던 인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나치 유혹해 사살했던 네덜란드 소녀, 92세 나이로 숨져

    나치 유혹해 사살했던 네덜란드 소녀, 92세 나이로 숨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네덜란드에서 나치 독일군들을 유혹해 제거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한 여성이 92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17일(이하 현지시간)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반(反)나치 저항조직의 마지막 생존자 여성이 지난 5일 사망했다고 전했다. 프레디 오버스테헌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93번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숨졌다. 몇 년 전부터 고향 근처 요양원에서 지내온 그녀는 생전 심부전으로 수차례 위기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1925년 9월 6일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 인근 하를럼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느날 찾아온 한 남성의 권유로 ‘라트 판 페르제트’(RvV·Raad van Verzet)라는 이름의 저항조직에 친언니 트루스와 함께 가입했다. 당시 그녀의 나이는 14세에 불과했으며 외모는 최소 2살 더 어려보였다. 두 자매의 어머니는 공산주의자로 당시 네덜란드 공산당과 연계돼 있던 이 조직의 가입을 허락했다. 자매의 아버지는 가족과 별거하고 새 가정을 꾸린 상태였다. 자매는 우선 저항 활동에 필요한 사격과 정찰, 이동 등의 기술을 배웠다. 그리고 추후 법대를 중퇴하고 이 조직에 합류한 또 다른 조직원인 한니 샤프트와 함께, 나치 독일군의 눈을 피해 다리나 철로 등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해 폭파하거나 강제 수용소에 잠입해 유대인 아이들을 구출했으며 자전거 바구니에 총을 숨겨두고 가능한 한 많은 나치 독일군을 사살했다. 초기에 프레디는 나이가 너무 어려 주로 정찰 임무를 맡았으며, 한니와 트루스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독일군에게 먼저 접근해 유혹한 뒤 “함께 산책하러 가자”는 말로 인적이 드문 숲으로 유인하면, 다른 조직원들이 이들 남성을 제거하도록 했다. 프레디는 과거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을 했다. 선량한 사람들을 팔아먹은 그들을 죽여야만 하는 필요악이었다”고 회상했다. 이 여성들은 암스테르담 외곽에서 나치 독일군이나 변절자들을 제거하는 데 삶을 바쳤다. 사실 네덜란드 저항조직의 여성들은 대부분 주목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은 오버스테헌 자매가 하를렘 주변에서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표적(나치 독일군)을 찾거나 다른 암살 작전을 위한 정찰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데 도움이 됐다. 이에 따라 오버스테헌 자매는 이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종전 이후 언니 트루스는 2016년 사망하기 전까지 예술가로 활동했고 자신이 저항조직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회고록을 썼다. 반면 프레디는 종전 이후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는 것으로 전쟁의 참상을 극복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얀 데커라는 이름의 남성과 결혼했으며 슬하에 세 자녀를 뒀다. 하지만 이들 자매의 친구이자 리더였던 법대생 출신 한니 샤프트는 나치 독일군이 항복하기 불과 3주 전 체포돼 처형됐다. 샤프트의 이야기는 네덜란드 아이들에게 가르쳐졌고 그녀는 네덜란드에서 국가적으로 여성 저항의 상징이 됐다. 또한 1981년에는 ‘빨간 머리를 가진 소녀’(The Girl With the Red Hair)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한편 프레디의 언니 트루스는 한니 샤프트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996년 ‘국립 한니 샤프트 재단’을 설립했다. 프레디는 이사로 활동한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北으로 간 김기림 기념비 日에 건립… 평화 추구한 시인 재평가 되길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北으로 간 김기림 기념비 日에 건립… 평화 추구한 시인 재평가 되길

    시인 김기림(金起林)의 기념비가 일본 센다이에 있는 도호쿠대학 구내에 11월 30일 건립된다. 김기림 시비는 그가 다닌 서울 보성고(송파구 방이동)에 있으나 일본에 기념비가 건립되기는 처음이다. 일제 시대 교토의 도시샤대학을 다닌 윤동주(1917~1945) 시인의 기념비가 1995년 2월, 정지용(1902~?) 시인의 시비가 2005년 12월 도시샤대학 구내에 건립된 바 있다. 김기림이 1936년부터 1939년까지 다닌 도호쿠제국대학은 일본 제국주의의 관료 양성을 위한 도쿄·교토제국대학과는 달리 연구 중심의 대학을 표방하고 연구의 자유가 비교적 존중된 학교였다. 서울대 일본연구소의 남기정 교수에 따르면 유대인 사상가 카를 뢰비트가 1936년부터 5년간 나치스를 피해 도호쿠대학에 재직했을 정도다. 1922년에는 세계적인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센다이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기림이 도호쿠대학을 선택한 이유가 아인슈타인에 있을 것이라고 남 교수는 추정한다.기념비 건립은 몇 년씩 걸리던 윤동주, 정지용 때와는 달리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센다이에서 김기림을 생각하는 한·일 시민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김기림 기념사업회’가 만들어진 게 지난해 11월. 남 교수를 중심으로 김기림 연구의 권위자인 김유중 서울대 국문과 교수, 이진원 서울시립대 교수, 고선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참가했다. 사업회가 기념비 건립준비위원회로 전환한 것은 지난 6월이다. 기념비 건립에 관심을 보인 외교부가 지원에 나서고, 도호쿠대학에서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준비위에 각계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 다음은 기념비 건립위원회 한국 측 대표인 남기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일본 정치 전공이다. 시인 김기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2년 도호쿠대학 교수로 있으면서 우연히 김기림이 영문학과를 다녔다는 사실을 알고 살짝 흥분한 적이 있다. 그의 글을 찾아 읽으면서 그가 평화를 중심으로 사고한 ‘평화주의자’임을 알게 됐다.→김기림 기념비가 윤동주 기념비, 정지용 시비와 다른 점은. -윤동주는 한국 문학사에서 주류로 자리잡은 뒤 일본에 시집이 번역됐다. 일제의 ‘치안유지법’에 희생된 시인이기 때문에 과거를 반성하는 일본 시민들이 ‘윤동주 읽기’를 전국적으로 전개했고, 평화운동의 상징적 의미로 읽혔다. 그에 비해 김기림은 일본에서는 덜 알려진 존재다. 센다이 지방에서 김기림을 일찍이 알고 공부한 아오야기 유코 같은 한국 현대문학 연구자가 김기림을 읽는 모임을 만들고 자료를 축적해 책도 냈다. 기념비는 김기림을 일본에서 발굴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즉 윤동주, 정지용 시비는 이미 알려져 있던 한국 문학가를 일본적 맥락에서 재평가하고 기리는 뜻이었다면 김기림 기념비는 그의 일본 행적, 문학적 성과를 드러내는 출발점이다. →도호쿠대학의 협조는 어느 정도인가. -부지 제공을 비롯해 대단히 협조적이다. 우에키 도시야 부총장이 7월 11일 서울에 왔을 때 김기림 얘기를 했더니, 그 자리에서 기념비 건립까지 생각하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보다 3개월 전인 지난 4월 센다이총영사관에서 공공외교 차원에서 도호쿠대학을 방문했는데 그때 이미 한·일 교류에 많은 관심을 총장부터 갖고 있었다. 그래서 얘기가 빨랐다. 당시 도호쿠대학 측은 김기림의 학적부도 찾아서 보여줬다. 아쉽게도 졸업 논문은 센다이 폭격 때 불타고 없어진 듯했다. →부지는 결정됐나. -후보지 세 곳을 대학 측에서 제시했는데, 우리가 현장 답사해 보니 벚꽃 두 그루가 있는 개방적인 풀밭이 있었다. 여기가 더 좋겠다고 했더니 얼마 전 도호쿠대학 측이 “좋다”는 허가를 해줬다.→기념비 디자인은 누가 하는가. -시인 이상에 조예가 깊은 김민수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에게 상의를 했더니 관심을 보여줬다. 김 교수는 이상을 알아 봐준 김기림에 관심이 있다는데, 기념비에는 그의 정신이 담겨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일정은. -10월에는 기념비를 발주하고 11월 29일 센다이에서 전야제를 가진다. 30일에는 기념비 제막식에 이어 ‘김기림과 평화’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센다이 시민 중심의 ‘문학의 밤’ 행사도 개최한다. 김기림이 한·일 시민사회를 가깝게 하는 상징이 되어 기념비가 세워진 뒤에도 모임을 갖고 연구가 진전이 됐으면 한다. 또한 남북 문인들이 김기림을 생각하는 기회도 마련됐으면 좋겠다. →기념비 건립의 의미라면. -김기림은 시도 시이지만, 많은 평론을 썼다. 해방 공간에서 시가 문학사에서 갖는 역할이 크지만, 김기림은 평론가로서, 경세가로서의 모습도 갖고 있다. 일본에 의해 굴절되지 않은 조선의 모더니즘을 그만큼 고민한 사람도 없었을 것이다. ‘왜 지금이냐’ 는 의미도 중요한데, 한반도의 그 시기를 살았던 지성인, 지식인에 대해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잣대로 평가한다. 이념적 잣대에 들어오지 않는 사람은 무시하거나 과도한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다. 남북이 평화 프로세스를 전개하면서 해야 할 것은 분단 정권 수립 이후 지나치게 양극단으로 가 있었던 부분들을 바로잡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통일과 화해로 가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양극단 사이에 난 좁은 길에서 평화를 추구했던 김기림을 평가했으면 한다. 그는 정치적 주의·주장을 떠나 민족의 안팎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분열과 분단을 극복하고자 했던 인물이다.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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