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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플로리다와 미국

    북미 대륙에서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무리는 철새떼만이 아니다.은퇴한 미국의 최상류층도 철따라 미 대륙을 종단한다.이들은 봄부터가을까지 주로 미 북동부 로드아일랜드 주 뉴포트에 거주한다.그러다가 늦가을이면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옮겨 겨울을 난다.‘뉴포트에서팜 비치까지’(from Newport to Palm Beach)라는 말은 미국 서민들에겐 선망의 대상이다.인구학 같은 학술서적에도 나오는 부유층의 대표적인 계절별 주거이동 경로이기도 하다.특히 팜비치는 돈많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거주하는 베벌리힐스와는 격이 다른 상류층의별장촌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에는 부자들만이 사는 게 아니다.아름다운 해안으로이름난 마이애미는 흑인과 히스패닉이 ‘점령’하면서부터 슬럼화한지 오래다.미국에서도 범죄율이 가장 높은 축인 도시다. 그런가 하면 플로리다의 올랜도는 가장 미국적인 도시랄 수 있다.세계 최대의 테마공원인 디즈니월드를 끼고 있다는 점에서다.여기서는전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주술처럼 ‘아메리칸 드림’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플로리다는 미국적 다양성이 농축된 주다.바로 그같은 플로리다가 미국의 21세기 초반을 좌우하는 열쇠를 쥐게 됐다.사상 최대의 격전이었던 이번 미 대선에서 민주당 고어 후보와 공화당 부시 후보간 최종 승자를 결정할 승부처인 점에서다. 그동안 공화당은 다수파인 백인사회의 지지를 업고 역대 선거에서플로리다에 철옹성을 구축했다.하지만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흑인과 유대인 등 소수민족 표에다 적극적 의료보장 공약으로 백인 노년층을 파고들었다.반면 공화당은 부시 후보의 조카 조지 P 부시가 멕시코 혈통이 섞인 점까지 활용해 민주당이 강세인 히스패닉과 쿠바난민층을 공략했다.이같은 대접전으로 이 주는 ‘재검표’라는 미국정치사상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두 후보간 지지율이 미 언론의 표현대로 그야말로 박빙(razor-thin)으로 압축되면서 초래된 결과다.플로리다가 갖고 있는 인종과 계층의 중층구조가 빚어낸 산물인 셈이다. 플로리다의 재검표는 고어,부시 두 진영 인사들에겐 피말리는 과정이다.그러나 제3자에게는 흥미진진한볼거리를,대미 관계가 중요한우리에게는 미국사회를 들여다볼 있는 소중한 기회의 창을 제공하고있다. 특히 이곳에서 녹색당 네이더 후보의 선전은 고어에게 불리했지만양당 체제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다.플로리다는 이래저래 미국의 내일을 읽을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인 셈이다. △구본영 논설위원kby7@
  • 힐러리 뉴욕 상원의원 당선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가’.클린턴 미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53)가 7일 뉴욕 주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거론되는 최고의 화두. 힐러리 여사가 51%의 득표율로 49%에 그친 4선 하원 출신의 릭 라지오 공화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하자 미 언론과 정계는 곧 바로 그녀의 ‘다음 목표’에 초점을 옮겨갔다.뉴욕주 첫 여성상원 의원이자 선거직에 승리한 첫 현직 퍼스트 레이디라는 기록을 이룬 힐러리 여사가 이를 발판으로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할 게 분명하다는 것.상원의원 당선은 퍼스트레이디가 아니라 당당한 미국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하기 위한 정계발판이라는 분석이다.이경우 최초의 부부대통령 탄생으로도 연결된다. 뉴욕타임스 분석 결과 힐러리는 흑인과 히스패닉 유대인 그리고 노조,일하는 여성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비록 지명도가 낮은 라지오와 대결,낙승할 것이란 초기 전망을 뒤엎고 막판 유세에서 고전하긴 했으나 뜨내기 정치인이란 비난과 백인 남성및 보수층의 반(反)힐러리 정서를 극복하고 승리함으로써 그녀의 정치력은입증된 셈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김삼웅 칼럼] 우리사회 ‘천민성’ 어찌할까

    막스 베버가 ‘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란 용어를 쓸 때 염두에 둔 것은 유럽경제사에서 상인·금융업자로서 특이한 지위를 차지해온 유대인들의 생활상이었다.천민(Pariah)이란 인도 카스트제도의가장 밑바닥층인데 유대인들은 종교적 특성으로 외부에 대해 스스로카스트화(化)하고 대부분 상업과 금융업에만 종사했다. 중세 봉건제에서 상업과 고리대금에 사회적 제한이 가해질 때 이들은 거꾸로 여기에 기생하면서 이득을 취했다. 베버는 근대자본주의이전의 영리활동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모두 유대인의 상업활동과공통되는 역사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았다.한마디로 천민자본주의란 비합리적이며 종교나 도덕상 비천하게 여겼던 생산활동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지금 우리는 후기자본주의 과정을 넘고 있다.거듭되는 기업도산과금융사고,재벌기업의 타락상에도 불구하고 ‘생산활동’을 중심으로보면 천민자본주의 시대와는 분명히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천민성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은 어찌된 일일까.반세기 전만 해도 유교원리주의 사회로서 인성과 사회윤리가 지나칠 만큼 도덕적이었던 사회가 왜 이렇게 천박해졌을까.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개인은 도덕적일 수가 있지만 사회는 결코 그와 같은 개인적 차원의 도덕적일수가 없다”고 주장했다.지금 우리 사회는 개인은 도덕적인데 사회는도덕적이지 못한 것인가,아니면 그 반대현상인가. 우리 사회의 천민성은 심각하다.전쟁의 폐허에서 경제를 일구고 독재의 압제에서 민주화를 이루고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나라인데도 사회 심층에는 비민주성과 집단이기주의 그리고 부패와 타락의 탁류가도도하다. 정실공천과 인물보다 지역성 투표,정의감을 상실한 정치의 무원칙과지역주의가 천민성의 원천이다.여당의 무능과 야당의 근거없는 폭로정치는 개혁과 경제회생의 발목을 잡고 검찰과 공직자들의 무소신과정치권 눈치보기는 국가기강을 흔들고 있다. 재벌의 후계싸움,주가조작,변칙상속,뇌물공여,탈세,기술개발 뒷전등 타락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호화판 생활을 하는, 재벌의 도덕성이 시궁창에 빠진 지 오래이다. 몸을 던져 개혁을 추진하고 분규를 해결하려는 공직자가 없다.“나는 나의 관을 메고 부패추방과 개혁현장에 나간다(附棺臨戰)”는 중국 주룽지 총리와 같은 각료가 보이지 않는다.부작용을 우려해 개혁을 외면하고 책임 회피용 정책에만 매달린다. 지식인·언론계의 천민성은 가관이다.일류대학이란 서울대 교수는모교 출신만 골라 뽑고 연고주의와 동종교배를 통해 끼리끼리 놀고나눠 먹는다.언론계는 천박한 상업주의와 선정주의로 여론을 왜곡하고 편협한 지역주의와 극단적 반공논리에 매몰돼 합리적 비판기능을상실했다. 누가 봐도 떳떳하지 못한 정치인과 구시대 공작 전문가들이 정치공작 차원에서 루머를 퍼뜨리고 다시 시중의 ‘설(說)’을 바탕으로 정치 이슈화하고 비슷한 형편의 언론이 이를 증폭시킨다.실체가 드러나지 않으면 ‘국민정서’를 내세워 공격하고 검찰이 숨기고 있다고 매도한다.이리하여 국가 공권력의 권위가 실추되고 국민은 허탈감에 빠져 분노한다. 사회 지도층만 타락하고 부패한 것이 아니다.일반 국민도 별로 다르지 않다.최근 물의를 빚은 러브호텔로 상징되는 성타락 현상이나 걸핏하면 갈라서는 이혼율,제몫찾기에 환자를 외면한 의사,교실보다 광장을 택한 전교조 교사,국가의 명예가 걸린 국제행사에 맞춰 파업한대한항공조종사,부패타락한 경영진과 회사가 망해도 구조조정을 거부하는 극렬노조의 모럴 헤저드(부도덕)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천민성을 대변한다. 마을마다 우뚝 솟은 교회와 성당과 사찰은 우리나라가 종교국가임을보여준다.그러나 종교지도자 중에는 사회정의나 사회봉사보다 교세확장과 기복신앙에 빠지고 더러는 세습까지 자행한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배우면서 청교도정신은 익히지 못하고 민주제도는 실천하면서 민주정신은 배우지 못했다.‘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과자본주의 정신’을 쓴 막스 베버는 △합리적 생활이론 △투철한 직업관 △금욕주의 훈련이 현대 자본주의 정신의 핵심이라 했다. ■김삼웅 주필kimsu@
  • 유대인을 구한 ‘사마리아인’

    문은 잠겼고 물은 순식간에 턱밑까지 차올랐다.울부짖는 3명의 자식을 머리 위로 치켜올렸지만 조금씩 손에서 힘이 빠졌다.마침내 4살짜리 막내 아들이 물속에 떨어졌다.억장이 무너져내렸다.“내 아들이물에 빠져 죽어요.살려주세요.”손끝에 매달린 나머지 2명의 자식 때문에 유대인 여성은 아들의 죽음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그 순간창문이 깨지면서 아랍인들이 구원의 손길을 뻗쳤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절규하는 이스라엘 가족을 구한 것은 ‘원수’로만 여기던 아랍인 이웃들.24일 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자파에는 폭우가 쏟아졌다.6시간 동안 내린 7㎝의 비로 거리는 물바다가 됐고 차들도 모두 잠겼다.저지대의 아파트 주민들은 새벽녘에 닥친 물난리로옥상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아파트 1층에 살던 유대인 여성 예후디트 하다드는 잠에서늦게 깼다.물이 차오르는 것을 봤지만 현관문은 열리지 않았고 방범용 쇠창살 때문에 창문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아이들을 깨워 한방에모아놓고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비명 소리는 대피하는 인파 속에 묻혔다.물은 계속 차올라 하다드 자신의 목숨도 경각에 달렸다.사력을 다해 외쳤으나 막내 다비드가 물 속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쇠창살이 뜯겨지고 창문이 깨졌다.이웃인 하니아 다카씨 가족이 그녀의 울부짖음을 듣고 창문으로 들어왔다.의사들이 다비드를살리려 갖은 애를 썼으나 목숨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하다드는어린 아들의 죽음을 뜬눈으로 지켜본 상황에 비통해 했으나 아랍인들의 도움에 감격했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자파의 아랍인들은 반(反)이스라엘의 구호 속에폭동을 일으켰다.유대인 집에 돌멩이를 던지고 자동차와 타이어에 불을 질렀다.텔아비브 일대의 유대인들도 이에 맞서 아랍인 소유 아파트를 불태우고 ‘아랍인들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쳤다.그러나 눈앞에닥친 위기에 유대인과 아랍인은 하나가 됐다.기원전 유대인들의 멸시를 받던 사마리아인이 당시 강도를 당해 길가에 쓰러진 유대인을 구했다는 성서의 내용이 아랍인들에 의해 실제 상황으로 재연된 셈이다. 백문일기자 mip@
  • 이 “평화협상 전면중단”짙어만가는 中東 전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아랍정상회담을 비난하면서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전면중단한다고 선언해 중동에 전운이 짙어졌다. 이스라엘은 22일 아랍국 정상들이 회담에서 이스라엘을 협박했다고비난하면서 7년간 계속된 중동평화 협상과정을 일방적으로 전면중단한다는 이른바 ‘타임아웃’(time out)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또 충돌사태 이후 두번째로 가자 국제공항을 다시 폐쇄키로 결정했으며 유대인 정착촌을 향해 수차례 총격을 가한 요르단강서안 베들레헴 인근의 팔레스타인 마을 베이트 잘라를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아랍 22개국 정상들은 앞서 카이로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성명을 통해 유엔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군을파견하고 이스라엘의 ‘전범’들을 처벌하기 위한 국제법정을 개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아랍정상회담 이후,그리고 그 결과에 비춰볼 때 우리는 타임아웃을 선언할수 밖에 없으며 그 목적은 최근 몇 주간의 사건을 검토해 외교과정을재평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한 대변인은 ‘타임아웃’의 의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의 모든 평화협상을 중단한다는 것이며 폭력사태가 계속되는 한 협상중단 상태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조치는 바라크 총리가 강경파인 리쿠드당의 아리엘 샤론 당수와 비상거국내각을 구성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는 가운데나온 것으로 거국내각이 구성되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에서 이스라엘의 기본 입장이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의 ‘타임아웃’ 선언에 크게 반발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은 “우리 국민들은 독립국가 팔레스타인의 수도 예루살렘에 이르는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며 바라크가이를 받아들이든 말든 상관없다”면서 “바라크에게 지옥으로 꺼지라고 해라”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의원인 하난 아슈라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라크는평화과정의 신뢰성과 합법성, 내용,현실성을 모두 없애버렸다”면서“평화과정은 이제 소수 아랍 지도자들의 마음 속에서만 허구로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만일 중동 평화과정이 결렬된다면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당국이 통치하는 지역의 대부분을 다시 점령할 계획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예루살렘 AFP AP 연합
  • 올브라이트 방북/ 특유 ‘외교 브로치’에 담긴 뜻

    국제정치무대의 맹렬여성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62)은 23일 미 인사로는 최고위급으로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자신의 외교행적에 또하나의 신기원을 세웠다. 97년 1월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올브라이트는 전세계 100여개국을 공식방문,이동거리 86만마일(139만㎞)이라는 전무후무한 비행기록을 보유중.그러나 ‘알바니아에서 짐바브웨까지’ 국제 외교대사를자임해온 올브라이트도 북한 입성에는 4년간 공을 들여야 했던 셈.그런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계언론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정치무대의 가장 바쁜 인물답게 그는 2박3일의 빽빽한 방북스케줄을 강행군해내고 있다.16∼17일 격화되고 있는 중동분규를 잠재우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까지 날아갔다가 여독도 풀지 못한 채 21일 평양행 전용기에 오른 그는 숙식까지 기내에서 해결해가며 북한 체류일정을 확보했다.23일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필두로 북한 고위급인사들과 줄줄이 면담한 뒤 25일에는 서울로 날아와 김대중대통령을 만나고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 테이블에 앉는 등 짧은 기간 남북한 주요인사들을 거의 섭렵하고 간다. 이처럼 숨돌릴틈 없는 일정속에서도 올브라이트는 특유의 ‘외교 브로치’로 나름의 여유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중요한 국제협상 때마다 브로치를 착용,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올브라이트의 전략 가운데 하나.중동평화협상때 거미줄에 달린 거미 브로치로 교착국면을 꼬집고,러시아 방문 때 미국의 강력한 힘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달았던 올브라이트는 지난 6월 방한에서는 ‘강한 햇빛’을 뜻하는 선버스트 브로치로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23일 검은 모자에 감색 외투차림으로 순안공항에 내린 올브라이트는 감색 투피스로 갈아입은 유치원 방문에서 일단 성조기 브로치를 달고 나왔다.외교부 관계자는 “성조기는 미국 고위급관료가 최초로 북한에 발을 디뎠다는 상징이며 북미관계의 급진전을 희망하는 사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또 감색,검정색 정장차림에 대해서는 “전형적으로 올브라이트가 외교상의 격식을 갖추기 위해 선호하는 색상”이라며올브라이트의 방북태도를 읽어낼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체코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11세때 미국으로 망명한 올브라이트는 밥상머리에서 온가족이 국제정세를 논하는 분위기속에 자연스레전공과 직업을 선택하게 된 행운의 인물.최초의 여성·유대인 국무장관으로 나토확대,세르비아 공습당시 서방결속 등 현대사의 굵직한 이벤트들을 주도해냈다. 손정숙기자 jssohn@
  • 힘없는 이·팔 수반‘살얼음판’ 중동

    이집트에서 열린 중동 정상회담 이후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시 등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에서의 유혈충돌은 진정되고 있으나 19일에도 팔레스타인 주민 1명이 유대인과의 총격전에서 살해되고 팔레스타인 건물이 폭발하는 등 국지적인 충돌은 계속됐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안고 있는 정치적 불안 요인을 지적하며 중동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에후드 바라크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정치력 약화를 불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바라크 총리의 좁아진 입지◆소수파로 전락한 바라크 총리가 연정파트너를 찾지 못하면서 중동 정상회담의 합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바라크 총리는 아리엘 샤론 당수가 이끄는 리쿠드당과 거국내각을구성,정국 돌파를 시도했다.그러나 샤론 당수는 18일 “우리는 분쟁종식 합의를 원하지 않았지만 바라크 총리는 팔레스타인에 쉽게 승복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바라크 총리의 거국내각 구성제의를 일축했다.한때 연정 파트너였던 샤스당도 바라크의 제의를 거부했다. 때문에 바라크 총리는 의회 개원까지 파트너를 찾지 못하면 불신임안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조기총선을 실시해도 현재의 지지율로는바라크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벌써부터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바라크 총리가 이끌어낸 유혈사태 종식합의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아라파트의 미약한 통제력◆아라파트 수반의 통제력도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중동 정상회담을 전후해 아라파트 수반은 팔레스타인인에게 시위자제를 여러차례 촉구했다.그러나 시위대는 아라파트가 회담에 참가한 것을 비난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특히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내 최대 정파인 ‘파타’의 지도자 마르완 바르구티는 정상회담을 ‘실패’라고 규정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봉기를 다짐했다.아라파트 수반의 오른팔로서 지난 8년동안 충성을다한 바르구티의 돌출행동에 전문가들은 아라파트의 통제력 상실을점치고 있다. 게다가 이슬람 과격 저항운동단체 하마스의 지도자 아흐메드 야신도샤름 엘 셰이크선언이 팔레스타인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내용이라고 비난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을 옥죄고 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日 쉰들러’ 명예회복

    2차 세계대전중 수많은 유대인들의 목숨을 구해 ‘일본의 쉰들러’로 불려온 스기하라 지우네(杉原千畝) 리투아니아주재 일본 영사대리(당시)가 10일 반세기만에 명예를 회복했다. 스기하라씨는 2차대전 초기 정부 훈령을 무시하고 6,000여명에 달하는 폴란드 출신 유대인들에게 일본 통과비자를 발급,탈출시킴으로써이들의 목숨을 나치 박해로부터 구해냈던 인물. 당시 일본 정부는 훈령을 무시,무단으로 비자를 발급했다는 이유로스기하라씨를 해임했었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도쿄 외교사료관에 스기하라씨의 공적을 기리는현판을 세우고 스기하라씨가 발급해준 일본 통과비자를 받은 유대인들의 명부를 전시하는 한편,이스라엘 학생이나 일본을 연구하는 학자·문화예술인의 일본 유학을 지원하는 ‘스기하라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일본 외상은 이날 현판 제막식에서 “외무성이 고인의 가족에게 여러가지 무례를 끼쳤다”고 스기하라씨가 작고한지 14년만에 외무성의 잘못된 처사에 대해 처음으로 사죄했다.고노외상은 특히 “그는 극한상황에서 인도적이고 용기있는 판단을 내린훌륭한 선배였다”고 칭송했다. 도쿄 연합
  • 이·팔 분쟁의 역사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이-팔 분쟁은 단순한 옛 영토 회복 싸움을 넘어 유대인-아랍인의 민족갈등과 유대교-이슬람교 종교대립의 긴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동땅에 터전을 일구었던 이스라엘 민족은 로마시대 반란을 일으켜이 땅에서 쫓겨났다. 그 사이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은 1,400년동안 팔레스타인의 터전으로 바뀌었다. 세계 각지를 유랑하며 핍박을받아오던 유대인들은 1800년대말부터 시오니즘(Zionism)을 주장하며팔레스타인 땅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고 1948년 마침내 이땅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낳았다.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100만명이상의 난민만 배출하게 됐다. 1930년대부터 두 민족간의 폭력사태가빚어졌고 이스라엘 독립과 더불어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국가들의 갈등도 커져만 갔다. 4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이 발발했고 팔레스타인 난민의 역사는 계속됐다.전쟁에도 불구,독립을 얻지 못한 팔레스타인인들은 1987년 인티파다(민중봉기)를 일으켰고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총격으로 1,000여명의 희생자만낳았다. 93년 양측은 ‘땅과 평화 교환’을 위해 상호존재를 인정하는 평화협상을 맺었다.지난 7월에는 중동의 완전한 평화를 추구하는 캠프데이비드협상을 통해 공존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 당수의 동예루살렘내 이슬람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 방문은 잠재돼 있던 이-팔분쟁에 불씨를붙였다.인티파다와 강경진압이라는 악순환이 재현된 것이다. 이동미기자 eyes@
  • 이·팔 유혈충돌 지속‘초긴장’

    이스라엘이 설정한 최후통첩 시한을 넘기며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9일오후 현재 산발적인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제시한 폭력 중단 시한을 하루 앞둔 8일에도 예루살렘과 나사렛,헤브론,네차림 등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의유혈충돌이 계속돼 나사렛에서 최소한 1명이 사망하고 50명 이상이부상했다. 이날 유대인 라비가 피살체로 발견돼 양측 사이엔 극도의 긴장감이나돌기도 했다.이스라엘 경찰은 요르단강 서안 북부 에론 모레 정착촌에 사는 유대인 라비 힐렐 리버먼(37)이 이날 저녁 서안지구 고속도로 부근의 한 동굴에서 총에 맞아 숨진채로 발견됐다고 발표.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의 고층 아파트 건물 2동을 폭파한 데이어 요르단강 서안에 헬기들을 보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공격해온 팔레스타인들의 진지들을 공격했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수대의 제트기들을 보내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력시위를 계속했다.이스라엘군은또한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의 헤즈볼라 게릴라 거점에 전투기를동원,로켓공격을 퍼부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보안군과 경찰에 총동원령을 내려 만일의사태에 대비했다.팔레스타인인들도 이스라엘인에 대한 습격을 강화해하이파 인근 자스르 아-자파르에서는 자동차를 타고가던 이스라엘인이 머리에 돌멩이를 맞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가자지구 북쪽 라파에서도 무장괴한들이 이스라엘 버스에 총격을 가해 승객 8명이 부상했다. ■이슬람 저항단체인 하마스는 9일 이스라엘내 테러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위협.하마스의 대변인은 이날 프랑스 일간지 ‘라 크루아’에실린 기자회견에서 “인티파다(봉기)가 혁명의 첫단계이며 두번째 단계는 이스라엘내 폭력활동 재개가 될 것”이라면서 “저항이야말로이스라엘인들을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에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CNN방송은 카이로에서 중동평화회담이 열릴 경우 회담 장소로 이집트의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를 거론.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조명록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중인등 바쁜 일정탓에 오는 11,12일 이전에 중동을 방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갈등종식을중재하기 위해 9일 현지로 출발,이날 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평화중재를 위해 8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도착한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도착 일성으로 폭력의 중단과 협상 재개를촉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8일밤 무바라크 대통령,아라파트 수반,알 아사드 대통령등 중동지역 지도자들 및 아난 총장 등과 잇따라전화회담을 갖고 팔레스타인의 폭력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을협의했다. 예루살렘·워싱턴·카이로·파리 외신종합
  • ‘요셉무덤’파괴 사태악화 새 불씨로

    팔레스타인인들이 7일 유대인들의 성지 ‘요셉의 묘’를 약탈,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이·팔레스타인 긴장국면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요드단강 서안 나블루스에 있는 ‘요셉의 묘’는 성서상 예수의 아버지인 요셉이 묻힌 장소로 유대인들이 신성시하고 있는 장소.19세기 성서를 토대로 구축한 돔 형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팔레스타인인이 거주하던 지역이었으나 65년 중동전쟁후 이스라엘지배하에 들어갔고 95년 다시 팔레스타인이 지배권을 행사하게 됐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요셉의 묘 만큼은 계속해서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관철,이스라엘 군인들이 무덤을 지키다 최근 ‘임시 조치’라는 단서를 달고 군을 철수시켰다. 이후 팔레스타인인들의 유대교 관련 서적과 벽화등 유물 훼손사건이 빈발했으며 7일 나블루스 시장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은 불을 지르고 벽을 해머로 내리치는 등 무덤을 훼손했다.요셉의 묘 파괴 행위에 대해 이스라엘은 물론 유럽연합(EU)도 비난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이스라엘 군은 요셉의 묘 탈환을 검토중이라고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힐러리·라지오 이스라엘 편들기

    [뉴욕 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 사태에 대해 국제사회가 한 목소리로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뉴욕주 연방상원의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릭 라지오 후보가 유대인 표를 잡기 위해 일방적인 이스라엘 편들기에 나서 빈축을 사고있다. 두 후보는 이번 유혈사태의 책임이 팔레스타인측에 있으며 유혈사태가 지속되면 클린턴 행정부가 원조중단 등의 제재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힐러리와 라지오 후보가 이스라엘 편들기를 하고 있는 것은 뉴욕 일원에서 막강한 정치력을 과시하고 있는 유대인의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라지오 의원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양측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확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며 “팔레스타인측에 원조를 중단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힐러리는 이번 유혈사태의 촉발점이 된 이스라엘 지도자 아리엘 샤론의 예루살렘 방문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성지를 방문하는 것이 폭력적 반응의 근거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잘못은 폭력적으로 대응을 한 팔레스타인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 [오늘의 눈] 골리앗과 다윗의 뒤바뀐 운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은 공존에 의존한다.상대방의 역사와 존재를 서로 인정하는 상호주의다.이스라엘에 유대 민족주의와‘탈무드’가 있다면,팔레스타인에는 아랍 민족주의와 ‘코란’이 있다.이스라엘의 독립을 보장한 1917년의 ‘발포어 선언’이 있다면,1915년의 ‘맥마흔 선언’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약속하고 있다. 발포어 선언은 중동에서의 세력확장을 꾀한 미국의 도움으로 1948년이스라엘 건국을 낳았다. 그러나 맥마흔 선언은 영국의 배신과 제국주의적 국수주의로 변질된 ‘시오니즘(Xionism)’의 대두로 100만명이상의 팔레스타인 난민만 배출했다.오스만 터키에 맞서 팔레스타인과 유대민족이 똑같이 싸웠으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이스라엘의 독차지가 됐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젖과 꿀’의 분배를 요구하는 1964년아랍정상회담의 결과로 태어났다.30년간의 투쟁 끝에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상호존재를 인정하는 평화협상에 조인했다.이를바탕으로 지난 7월에는 중동의 완전한 평화를 추구하는 캠프 데이비드 협상이 열렸으나 결렬됐다. 그런 와중에 중동이 화염에 휩싸였다.이스라엘의 야당 당수 아리엘샤론의 이슬람사원 방문이 기폭제가 됐다.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못마땅하게 여긴 그는 회교도 성지인 사원을 방문,의도적으로 팔레스타인에서의 시위를 유도했다.회교도는 성전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강경파 유대인은 이슬람사원을 헐고 유대신전을 짓자고 주장,협상의 걸림돌이 돼왔다.시위가 일자 이스라엘 군·경은 기다렸다는 듯 군중에총격을 가했고 12살 어린이를 포함,50여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을 죽였다.여론에 밀려 이스라엘이 일단 총을 거뒀으나 무력진압은 중동평화에 먹구름만 드리웠다. 이스라엘은 협상 테이블에 나서면서 한쪽에선 팔레스타인에 총부리를 겨눴다.2,000년간 나라없는 설움을 겪고도 팔레스타인에게는 자기들이 당한 똑같은 고통을 주고 있다.나치 독일의 학살에 치를 떨던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살을 서슴지 않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금 돌팔매질로 이스라엘의 무력에 맞서고 있다. 사울왕이 이스라엘을 다스릴 때 다윗은 블레셋의 골리앗을 돌팔매질로 쓰러뜨렸다.지금 이스라엘은 골리앗이 됐고 ‘그들의 다윗’은 팔레스타인인으로 나타났다. 백문일 국제팀 기자 mip@
  • 이軍 또 발포… 팔 聖戰 촉구

    국제사회의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3일 오전 휴전에 합의했으나 곧이어 새로운 사상자가 발생함으로써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시위대에 헬기로 기총소사까지 발사함으로써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극도의 분노를 사고있다.라말라등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곳곳에서는 유대인주민과 팔 주민 사이에 무력충돌이 대규모 발생,양측간 충돌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앞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보안 소식통들은 3일 오전 양측이 5일간 계속된 유혈 충돌을 종식시키기 위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팔레스타인 고위 소식통은 “팔레스타인 지역내에 진주했던 이스라엘 군병력과 군장비 철수를 포함한 전면 휴전 합의가이뤄졌다”고 말했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주둔한 이스라엘 에치온 부대 사령관인 마르셀아비브 대령은 인날 군라디오 방송을 통해 “휴전 명령이 내려졌다”면서 “팔레스타인이 휴전합의를 준수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일단 무력 충돌을 중단한 것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통제 불능의 상태가 올 가능성이 있는데다 국제사회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이란 위기의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편 유엔 등 국제사회의 충돌해결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총리실은 에후드 바라크 총리가 5일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이집트 대통령을 동석시킨 가운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날 예정이라고 3일 발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의 목적은 모든 현안에 대한 포괄적인 해결책 도출을 위한 것”이라며 “나는 회담 개막 때만 참석하고 그 이후는 두 정상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일 팔레스타인의 요청에 따라 동예루살렘내 성지를 둘러싼 최근의 충돌사태를 검토하기 위한 긴급 협의를가졌으나 미국의 거부로 3일 현재 공개회의 개최에 차질이 빚어지고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도 4일 파리에서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회동,유혈사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재 이스라엘내 강경 세력들은 ‘전쟁 불사’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다 하마스 등 이슬람 무장단체들도 전 아랍권을 대상으로 ‘인티파다’(봉기)와 지하드를 촉구하고 있어 유혈충돌과 긴장은 당분간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문일기자 mip@
  • 팔12세소년 피격장면 전세계 방영

    [예루살렘·가자지구 AFP AP 연합] 12살짜리 팔레스타인 소년 한 명이 이스라엘군 진지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총탄에 맞아 목숨을잃는 생생한 장면이 TV를 통해 전세계에 방영되면서 이스라엘군의 잔학성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측은 ‘냉혈한의 살인 행위’,‘인간이 목도할 수 있는가장 추악한 장면’이라며 이스라엘군의 잔학성을 맹비난하고 나섰다.그러나 궁지에 몰린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시위대의 오인 발포에 따른 사망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팔레스타인측이 부녀자와 어린이들을 위험한 충돌지역에 내몰고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국영 프랑스-2 TV의 카메라맨에 의해 촬영된 이 장면은 지난달 30일 네트자림 유대인 정착촌 앞에서 라미 자말알-두라라는 이름의 이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빗발치는 총탄을 피해 돌더미 사이로 몸을 숨기려 애쓰다 총탄에 맞아 아버지 쪽으로 쓰러지는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슐로모 벤 아미 이스라엘 공안장관은 팔레스타인측이 어린아이들을위험한 충돌지역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하고“우리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진정으로 필요할 때에만 무기를 사용한다”고 주장했다.야르덴 바티카이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팔레스타인의 오인 발포에 의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의회의 아메드 케레이아 의장은 “이 세상에서인간이 목도할 수 있는 가장 추악한 장면”이라면서 ‘냉혈한의 살인행위’라는 표현을 동원,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팔레스타인측은 현장 촬영 장면이 이스라엘을 포함,전세계에 방영된데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 바라크총리, 예루살렘 공유 첫 표명

    [예루살렘 가자시티 AFP DPA 연합]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예루살렘의 주권을 팔레스타인과 공유할 의사가 있음을 처음으로 공개 표명했다고 예루살렘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바라크 총리는 포스트와 가진 단독 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예루살렘과 ‘알-쿠드스(예루살렘의 아랍명)’가 나란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크 총리는 그러나 이슬람과 기독교,유대교의 공동 성지인 템플마운트(聖殿山)의 주권은 팔레스타인측이나 이슬람기구에 넘기지 않겠다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예루살렘의 지위문제는 중동 평화협상의 최대 걸림돌이 돼왔으며 미국 등 제3국은 주권 공유방안을 제시해왔다. 바라크 총리는 회견에서 “평화협정이 체결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협정이 체결된다면 분쟁 종식과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이스라엘의 항구적 국경,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민 문제,동부 국경을중심으로 하는 안보협정 등이 협정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 日帝 종군위안부 만행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워싱턴지역 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홀로코스트기념관(유대인 학살추모기념관)에서 위안부 심포지엄을 열고 일제종군위안부 범죄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을 일깨웠다. 20일까지 정신대 관련 일본정부 상대 미국법정내 소송 제기,기자회견,일본 대사관앞 집회 등의 일정으로 열리는 정신대문제 관련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상희 할머니를 비롯,한국·타이완의 위안부 출신 생존자 6명이 참가해 당시 일제의 만행을 육성으로 고발했다. 나치전범 수사로 유명한 일라이 로젠바움 미 법무부 특별수사국장은개회사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 군대는 한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20만명의 여성을 납치했다”고 고발하고 “전범 추적은 끝나지 않았으며 세계가 더이상 위안부 범죄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200여석의 객석이 만원을 이뤄 위안부 문제가 점차 인식을 얻어가고 있음을 방증했으며 참석자들은 증언자의 울먹임에 함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한편 독일전범재판에 활약한 마이클 하우스펠트를 비롯해 배리 피셔,케네스 한,키스 김 등 변호사들은 미국내 법으로 일본 정부의 위안부 만행을 워싱턴 지방법원에 18일(현지시간) 고발했다. 일본 정부에 적용된 법은 미 의회가 지난 1900년대말 제정한 ‘외국인 불법행위고발법’으로 외국인들이 미국 법정에서 다른 외국인들의불법행위를 소송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hay@
  • 反美국가 정상들도 바쁜 행보

    세계 160개 국가 수반 및 정상들이 참여하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는 미국에 반대하거나 국제사회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3세계 국가 정상이 다수 참석해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그는쿠바군의 민간항공기 격추사건으로 미 당국에 체포될 수도 있다는 관측에도 개의치 않고 지난 5일 뉴욕에 도착했다.도착 직후부터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유엔주재 중국대표부를 방문하는 등 숨가쁜 행보를 보였다.이번 방미는 1995년 유엔 정상회담 이후 5년만이다. 장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국가방위미사일(NMD)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여론을 결집시키려 시도할 것으로전망된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NMD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을 차기 대통령에게 넘긴다고 발표해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았으나중국은 아직 미국이 NMD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행보도 관심거리다.미국에 거주중인 이란계 유대인들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하타미 대통령은 도착하자마자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하타미 대통령은 4일 자신이 탄 차가 페인트세례를 받고 자신이 거주하는 호텔이 3차례나 폭탄테러 위협을 받아뉴욕 경찰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백인들 농장을 강제로 빼앗아 서방세계의 비난을 받았던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4일 미국에 도착했다.쿠바와 친한 반면 미국과 다소 소원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유엔에서의 연설시간을 놓고 유엔과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불참한 반미 정상들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모하메드 오마르 무자히드 아프가니스탄 최고지도자,슬로보단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등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울리히 벡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56)은 이미 우리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다.그는 앤서니 기든스와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학자로 대중적으로주목받고 있다.‘위험사회’‘성찰적 근대화’‘정치의 재발견’‘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사랑은 지독한,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혼란’‘지구화의 길’등 그의 대표적 저작들은 거의 빠짐없이 국내에 소개됐다.벡의 강점은 무엇보다 폭넓은 사회진단과 독창적인 사회학적 상상력을 토대로 우리 주변 사회문제에 대한 처방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벡의 또다른 저서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정일준 옮김,새물결 펴냄) 또한 우리에게 다분히 ‘실물 정치적’이고 ‘실물 사회적’인시사점을 던져준다.이 책은 13편의 다양한 주제의 논문들로 이뤄졌다.하지만 학술적이라기 보다는 대중적 문체로 씌어 있어 그리 어렵잖게 읽힌다. 벡에 따르면 지금 세계는 ‘적이 사라진 시대’의 증후군을 앓고 있다.그는 동서 냉전체제의 붕괴,즉 적이 사라진 상황에서의 당혹감을잘 드러낸 예로 “독일은 우방들로 포위돼 있다”고 한 독일국방장관의 말을 인용한다.냉전은 불안정한 유럽에 ‘공포의 질서’를 새겨넣었다.냉전의 사회학이 지배하던 때의 유럽은 다양한 인종적·지역적 분쟁이 분출하는 지금보다 오히려 평온했다는 것.그러나 냉전이와해되면서 국가체제는 물론 개인의 심성마저도 진공상태의 혼란에빠졌다.벡은 막스 베버가 말한 이른바 ‘무력과의 친밀한 관계’를상실한 국가에서 정치는 재개된다고 지적한다.그게 바로 밑으로부터사회를 형성하는 ‘하부정치(sub-politics)’다. 우리는 신세대들에게 흔히 이기적이니 비정치적이니 소비적이니 하는 부정적인 딱지를 붙인다.벡의 논의는 이같은 상식의 허를 찌르는데서부터 출발한다.그는 ‘자유의 아이들’이란 글에서 “젊은이들은 아주 비정치적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현상 자체가 아주 정치적인 것”이라고 강조한다.벡의 ‘반(反)정치의 정치’론의 요체다.이 시대젊은이들을 ‘자유의 아이들’이라 부르는 그는 그들의 전복적 에너지로 충만한 ‘풀뿌리 저항’정신에 주목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유대인화의 메커니즘을 밝힌 ‘어떻게 이웃이 유대인이 되는가;성찰적 근대화 시대에 이방인은 정치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가’도 눈길이 가는 글.이것은 우리의 지역감정 조작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환경문제를 도덕적 영역에 가둬두지 말고 정치화하자는 제안이 담긴‘환경 마키아벨리즘 개론:아래로부터의 녹색민주주의’ 또한 지금여기의 우리 문제와 고민에 대한 긴급처방전이라 해도 괜찮다. 벡이 말하는 적이 사라진 시대는 물론 1989년 동서 냉전체제의 붕괴를 전제로 한 것이지만 그의 담론은 우리로서도 충분히 귀 기울일만하다.적대적 대결 중심으로 짜여진 우리의 50년 근현대사가 이제 적이 사라지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이 책은벡이 주창한 ‘성찰적 근대화’ 과정의 두 측면인 전지구화와 개인화의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김종면기자
  • [외언내언] 평화市

    예루살렘.‘평화의 땅’이라는 본래의 뜻이 무색하게 중동평화의 최대 걸림돌이다.지난달 미국 캠프데이비스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간의 정상회담도 동(東)예루살렘의 지위 문제 때문에 깨졌다.곧 독립하는 팔레스타인은 현재 이스라엘 영토인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삼겠다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이슬람 제3의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등 이슬람 성지가 산재해 있다는 이유에서다.반면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이 유대인의 ‘정신적 고향’이라며 결코 양보할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다. BC 1000년 유대의 다윗왕은 이곳에 나라를 세웠다.하지만 614년 이슬람 교도,1099년에는 십자군에게 점령 당하는 등 기구한 운명을 거치며 예루살렘은 유대교 이슬람교 기독교의 주요 성지가 됐다.이스라엘에게나 팔레스타인에게나 예루살렘은 ‘종교’이며 ‘역사’이다. 평화를 성취하기에는 내재적 한계가 너무 크다.어찌보면 ‘비극의 땅’이다. 다음달 착공되는 경의선과 군사분계선 접점지역에 ‘평화공원’ 조성을 추진하겠다는 정부와 민주당의 방침이 발표됐다.공원 안에는 남북공동 역사(驛舍)와 물류기지,이산가족 면회소 및 숙박시설 등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중·장기적으로는 남북한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평화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북한이 받아들이면 한반도는 명실상부한 평화·공존시대에 들어선다. 평화시 건설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비무장지대안에 평화시를 만들어 이산가족 만남의 광장,상품교역장,국제평화기구를 유치하고 자연환경을 관광 상품화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당시에는 꿈같은 일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평화시 건설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은 시작 단계다.다만 공단조성과 더불어 남북주민 각각 2만5,000명 정도를 이주시키고 교통과상·하수도,전기 등 기반시설을 확보한다면 최상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구상 정도만 제기된 상태다.운동시설을 설치해 각종 체육경기를자주 개최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평화공원이나 평화시를 건설하려면 무엇보다 군사적 신뢰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주변 군부대를 철수시키고 지뢰 등 군사시설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의 남북간 화해·교류 움직임에 비추어보면 아주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오히려 남북 군축 문제를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평화시는 구원(舊怨)이 얽힌 예루살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같은 민족의 화합과 분단극복을 지향하기 때문이다.‘물과 기름’이 아닌 ‘물과 물’의 결합처럼 자연스럽다.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명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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