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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텔아비브서 자폭테러 9명 사망·50여명 부상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심가에서 1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자살폭탄 테러로 9명 사망,50여명이 다치면서 이·팔 관계가 수렁 속에 빠져들고 있다.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조직원인 한 남성이 샌드위치 판매점에서 폭발물을 터트리고 현장에서 사망했다.12일 시작된 일주일간의 유대인 명절인 유월절(逾越節) 연휴로 번화한 텔아비브 시내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는 하마스 주도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감행된 이번 테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의 물리적 충돌이 불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자폭공격 직후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과 이슬람 지하드 등 팔레스타인의 2개 무장단체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 산하의 무장전위 조직으로 알려진 알 아크사 측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 측의 “대량 학살”에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주장했다.16일 무장세력을 척결하려는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군사작전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던 이슬람지하드도 이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자폭공격의 모든 책임을 무력투쟁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하마스 정부로 돌리면서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연합뉴스
  • 美 DNA 검사 붐

    쌍둥이를 입양한 앨런 몰더와는 지난해 대학 입학 연령이 된 쌍둥이의 ‘인종’이 궁금해졌다. 쌍둥이의 친부모가 백인이라고만 알지 그들의 조상이 누구인지는 몰랐다. 피부가 약간 검은 쌍둥이는 DNA 검사 결과, 인디언 9%와 북부 아프리카인 11%가 섞인 것으로 드러났다.대입시험에서 ‘소수인종 쿼터’ 등 혜택을 보기엔 늦었지만 몰더와는 여기서 착안해 미국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서 인종 감별 업체를 차렸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한번에 99∼250달러(약 9만∼25만원)를 주면 인종 및 민족을 감별해주는 DNA 검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연구와 친자 감별이 목적이었지만 앞으론 자신의 뿌리가 어딘지, 어떤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지 등을 알아내는 데도 활용될 전망이다. 대학과 공직자 시험 외에도 인종 감별이 유용한 곳이 많다. 자메이카 출신 노예와 스코틀랜드 출신 노예 소유주 사이에서 태어난 펄 덩컨은 유산을 찾으려고 DNA 검사를 받았다. 스코틀랜드인 피가 10% 섞인 그는 4대조 할아버지가 남긴 20개의 성(城) 중 하나라도 달라고 후손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신청했지만 기독교도란 이유로 거절된 존 해드리히는 DNA 검사를 통해 유대인임을 입증했다. 유대인에게 흔히 발견되는 유전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조상들이 기독교로 개종해 유대 혈통을 감췄을 것이란 주장이다. 인디언들도 혈통 찾기에 부심한다. 인디언으로 밝혀지면 장학금과 보건서비스, 카지노 개업 등 혜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미국은 1988년부터 인디언 부족들에 카지노 영업권을 주고 있다. 그러나 DNA 검사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 조상의 흔적이 미미해서 제대로 판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검사에 오차가 있을 수도 있는 탓이다. 또 소수인종을 배려하는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이 뿌리째 흔들릴 소지도 있다. 킴 톨베어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는 “공공의 선의가 악용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DNA 검사를 통해 언니가 2% 동아시아인으로 밝혀진 한 여학생은 입학 원서에 아시아인으로 표시했다.98%는 유럽인이지만 결국 아시아인 장학금을 받아냈다. 전문가들은 DNA 검사 결과를 법의학 증거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호기심 차원에서 해 보는 수준에 그쳐야 한다고 말한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시론] 로마의 개방적 국적제도 배워야/양창영 호서대학교 해외개발학과 교수·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

    [시론] 로마의 개방적 국적제도 배워야/양창영 호서대학교 해외개발학과 교수·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

    1963년 해외이주법이 제정된 이후 40여년간 300여만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로 진출하여 현재 150여개국에 700여만명의 해외동포가 조국의 경제부흥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우리민족의 자산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20세기가 이념을 근간으로 한 국가간의 대결시대였다면 21세기는 중국‘화상’의 역할이나 인도의 ‘해외인교’의 역할, 이스라엘의 ‘유대인조직’ 등에서 보는 것과 같이 ‘민족간의 경쟁시대’라고 할 수 있다. 세계속에 흩어져 살고 있는 ‘민족간의 결속’이 민족우열의 바로미터인 것이다. 1960,70년대는 3.7%의 인구증가율을 둔화시켜 인구의 적정을 기한다는 목적으로 신중하지 못한 이민정책을 펴왔다. 이제 노동력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대거 받아 들여야 하고, 농어촌지역의 노총각들이 외국인 신부를 맞는 지금, 제대로 된 수민(受民)정책을 세울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해외이민으로 이루어진 미국을 비롯하여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심지어 남미 여러 나라들까지도 자국의 필요에 의하여 외국으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이면서도 언어구사능력, 학력, 경력, 기술력 등을 전제로 수년간의 기간을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수민절차를 밟아 왔고, 그 결과 원만한 이민정착을 유도할 수 있었다. 세계가 하루 생활권이 되고 다민족사회의 형성과 복합문화시대가 도래하는 이때 우리는 어떻게 한민족 정체성을 유지할 것인가가 향후 민족생존전략의 최대과제가 될 것이다. 배타적·폐쇄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거주국의 온전한 국민으로 적응하고 융화하면서 가슴에 ‘우리는 한민족이다.’라는 긍지를 가지는 정체성(identity)만 견지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5000년 역사속에 단일민족의 혈통을 자랑해 오고 있다. 그러나 세계화시대에 서로 얽히고 설키고 살아야 할 다민족 다문화사회에 부합되는 통합적인 국가 수민정책이 수립되어 있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유엔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3660만명을 유지하려면 2020년대 이후에 640만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하다고 예측했다. 다민족 복합문화사회로 가는 것은 필연인 것이다. 한국사회의 단일민족개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지만 혼혈인에 대한 사회문화적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 이런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단일민족전통을 강조하는 교과서를 개편하고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조기교육을 통해 혼혈인도 우리민족이라는 인식을 가지도록 하여야 한다. 브라질의 ‘인종차별금지법’ 같은 법을 제정해서라도 혼혈인에 대한 처우를 개선함과 동시에 같은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유라시아 대륙을 평정했던 몽골제국이나 막강한 해군력으로 전세계에 위세를 떨쳤던 대영제국 같은 나라들은 타민족과의 접촉과 교류를 통해서 융화와 상호의존의 관계를 심화시키고 문화를 진화시킴으로써 세계적 강국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었다. 쇄국은 자폐요, 개국은 도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지난 세계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아테네인만을 고집했던 아테네와 달리 로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누구든 로마인이 될 수 있도록 한 개방적 국적제도가 작은 로마를 큰 로마제국으로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다는 일본인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지적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적문제·민족문제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한국사회 한민족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수민정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하겠다. 양창영 호서대학교 해외개발학과 교수·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사무총장
  • “주차보다 죽는 게 차라리 쉽겠네요”

    죽음을 눈앞에 둔 팔순 노작가의 호스피스 병상 주위에서 키득키득 웃음 소리가 새어나온다. 작가는 지난 2월 7일부터 생명을 부지해오던 신장 투석을 중단한 채 의연하게 죽음을 맞기로 작정한 터였다. 그는 운명 전에 얼굴이라도 한번 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마다 주차난에 대한 불평을 터뜨린다고 전한 뒤 “차라리 죽는 게 쉽겠어요. 그렇게들 주차가 힘들다고 하니.”라고 신소리를 늘어놓았다. 뉴욕에서 달려온 작가 친구 한나 파큘라를 비롯,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아들과 손자 모두 키득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반세기 동안 8000개 이상의 신문 칼럼을 기고하고 30권의 책을 집필해 퓰리처상까지 받은 미국 작가 아트 부크발트(80)가 병상에서 던진 따뜻한 유머가 지인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데우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인터뷰에 들어가자 “어느 누구도 쉽게 꺼내길 원치 않는 주제”인 죽음에 대해 아주 신중한 자세로 얘기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내가 ‘가고 난’ 뒤에야 지구 온난화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으며 베르디 오페라 한편을 더 보지 못하고 떠나게 돼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또 “우리 정부의 위선, 정치인의 거짓말, 어떤 스포츠 팀도 그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내세(來世)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내가 가는 곳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정말 궁금한 것은 여기가 ‘나의 처음’이었는가 하는 점”이라고 짚었다.또 자신은 “신이 원하는 바가 이것이라고 직설하는 조직화된 종교를 싫어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사후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는 것은 유대인 방식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오랜 친구인 TV앵커 마이크 월리스가 택시를 세우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역시 죽음을 불러세우고 있지요.”라고 농담을 던졌다. 사람들이 부크발트가 마지막 ‘주차 공간’을 찾았음을 알게 될 때는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웃음 소리가 들려올 때일 것이라고 기사는 문학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카디마당 신승… 중도노선 가시밭길

    카디마당 신승… 중도노선 가시밭길

    이스라엘 총선에서 집권 카디마당이 크네세트(의회) 정원 120석 가운데 28석을 얻어 1당이 됐다. 이스라엘 선거관리위원회는 99.5% 개표가 진행된 29일 1당에 오른 카디마당에 이어 중도 좌파인 노동당이 20석, 해외에서 들어온 유대인이 주축인 샤스당이 13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계 유대인 정당인 극우 이스라엘 베이티누(‘이스라엘은 우리 집’이란 뜻)당은 12석, 지난해 11월 아리엘 샤론 총리가 탈당한 우파 리쿠드당은 11석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리쿠드당의 분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현실적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에 표를 몰아준 덕분에 군소정당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극우정당 연합인 국민연합-민족종교당 9석, 연금생활자의 당(GIL) 7석, 토라유대주의당(UTJ) 6석, 좌파 메레츠당 4석, 아랍계 3개 정당 10석으로 나타났다. 공식 개표 결과는 부재자 개표 결과를 포함,31일 발표된다. 카디마당은 당초 여론조사에서 예견됐고 연정 구성을 위한 최소한의 의석으로 손꼽혔던 35석에 크게 못 미치는 ‘초라한 승리’를 거뒀다.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은 조만간 ‘대행’ 꼬리표를 떼게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정 장악력은 전임 샤론 총리에 못 미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올메르트 대행은 이날 선거 승리를 선언하면서 2010년까지 국경 획정을 위해 팔레스타인과 협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의 부분 철수에 동의하는 정당과 연정 협상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노동당, 샤스당, 연금생활자당, 토라유대주의당, 메레츠당 등이 파트너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올메르트 대행은 중도 좌파 연정을 꾸린다는 구상이다. 소수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40∼50석의 의석만 확보하는 연정을 구상해도 그의 팔레스타인 영구 분리 구상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정계 원로인 시몬 페레스를 제치고 당수가 된 모로코 태생의 이민자 아미르 페레츠가 카디마당과 손잡을 경우 재무나 복지, 국방 장관으로 거론된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노동당은 팔레스타인 문제보다 임금과 연금개혁 등 민생 현안에 집중해 지지를 받았다. 연금생활자당 역시 민생표를 노려 재미를 봤다. 이스라엘 인구 700만명 중 10%가 넘는 75만명의 퇴직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당수 라파엘 에이탄은 1980년대 중반 미국 내 스파이 사건에 개입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출신이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지리멸렬했다.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돌풍으로 강경파가 득세할 것이란 관측은 다른 우익 정당에만 유리하게 작용한 셈이 됐다. 제4당으로 급부상한 이스라엘 베이티누당 등 유대주의 및 민족주의 표방 정당들은 정착촌 추가 철수에 강력 반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공식 출범한 하마스 주도의 팔레스타인 정부 역시 이스라엘의 일방적 국경 획정에 결사 반대하고 있어 올메르트의 카디마당은 험로를 헤쳐가야 할 운명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씨줄날줄] 민족 IQ/ 이목희 논설위원

    아리안족의 우수성을 강변했던 히틀러가 살아있었다면 기뻐했을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얼스터대학의 리처드 린 교수는 유럽인의 지능지수(IQ)를 조사해 보니 독일인과 네덜란드인이 107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영국인은 100으로 평균을 가까스로 채웠고, 프랑스인은 94에 머물렀다. 일반적으로 유대인은 똑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린 교수는 몇년전 이스라엘인의 평균 IQ가 98이라고 주장했다. 린 교수는 IQ연구와 관련해 이름이 알려진 학자이긴 하지만 여러차례 물의를 빚었다. 지난해에는 남성 IQ가 여성보다 평균 5점 정도 앞선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또 흑인 가운데 피부색이 덜 검은 쪽이 머리가 좋다는 가설을 입증하려다 여론에 두들겨 맞기도 했다. 린 교수 연구로 한국이 한때 들떴던 적이 있다. 그는 2002년 논문에서 세계 185개국의 평균 IQ를 발표했다. 홍콩주민이 107로 수위에 올랐으나 국가 차원에서 따지면 한국이 106으로 1등이었다. 린 교수는 특히 IQ와 경제발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한국은 IQ만으로 보면 1인당 실질 GDP가 2만달러를 훨씬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웃 일본보다 못 사는 이유로 ‘일제 강점기와 2차대전을 겪었기 때문’이란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스위스 취리히대학의 토마스 폴켄 박사 연구팀은 국가의 부가 IQ에 좌우된다는 린 교수 이론을 반박했다. 고등교육률, 평균수명, 사회적 차별 철폐, 출산율, 민주화 수준 등이 어우러져 국가발전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폴켄 박사 역시 민족별 IQ순위에서는 한국을 1등에 올려놓았다. 린 교수는 혹독한 환경에 사는 사람들이 따뜻한 기후에 사는 사람에 비해 큰 두뇌를 갖는 쪽으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전인자를 떠나 단기간에 IQ가 변한다는 연구성과를 내놓은 이가 있었다. 뉴질랜드의 심리학자 제임스 플린은 미국 신병지원자의 IQ를 관측했다. 그 결과 10년마다 평균 3점씩 올라가는 현상을 발견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플린효과’라고 부른다. 린 교수 스스로의 연구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조사시점과 대상, 방법에 따라 민족별 평균 IQ수치가 다르게 나오고 있다. 하나의 참고자료일 뿐이며, 과대포장해 우쭐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6)시리아 다마스쿠스

    [이슬람 문명과 도시] (6)시리아 다마스쿠스

    아침 비행기로 요르단의 암만을 출발한 지 1시간도 못되어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착륙하겠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두 나라의 수도가 이렇게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승무원들의 재촉을 받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뿌연 매연을 뒤집어 쓴 다마스쿠스 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그 서쪽으로 안티-레바논 산맥의 눈 덮인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다마스쿠스를 감싸고 있다. 비행기는 한바탕 요동을 친 후 순조롭게 착륙해 활주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세계서 가장 오래된 ‘동양의 진주´ 소위 “인류가 계속해서 거주한 가장 오래된 도시” 다마스쿠스에 도착한 것이다. 다마스쿠스는 약3500년 전에 인류가 거주하기 시작한 후 한번도 폐허가 되지 않고 그 역사적 맥락을 이어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간주된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이 도시를 ‘동양의 진주(the Pearl of Orient)’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마스쿠스의 공식 명칭은 아랍어로 디마쉭 앗-샴(Dimashq ash-Sham)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줄여서 디마쉭이라고 부르지만 아랍인들은 앗-샴이라고 부르기를 더 좋아한다. 앗-샴은 북쪽을 의미한다. 아랍인들의 주요 거주지역에서 다마스쿠스는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택시는 총알처럼 달려 미리 예약된 신시가지의 호텔로 순식간에 나를 안내한다.1920년부터 1946년까지 4반세기를 프랑스의 신탁통치를 받으며 개척된 신시가지이기에 유럽식 건물들이 이방인처럼 여기저기 눈에 거슬린다. 한시라도 빨리 다마스쿠스 본연의 오리엔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여장을 풀자마자 바로 신시가지를 벗어난다. #다마스쿠스의 젖줄 바라다 강 동쪽의 구 시가지를 향하는 택시는 바라다 강을 끼고 달린다. 이 강이 다마스쿠스의 젖줄이다. 습기를 잔뜩 머금고 지중해에서 출발한 바람은 그 험한 레바논 산맥과 안티-레바논 산맥을 힘들게 넘으면서 땀처럼 비를 뿌린 후 정작 다마스쿠스에 도달하면 건조한 바람으로 변한다. 그래서 다마스쿠스와 그 동쪽은 온통 사막뿐이다. 하지만 이 바라다 강이 구타(Ghouta) 오아시스를 만들어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 것이다.“금강(金江)”이라는 의미의 바라다는 정말 다마스쿠스에는 금과 같은 존재이다. 교통 체증으로 잠시 짜증이 밀려왔지만 곧 다마스쿠스 구시가의 성곽이 보이자 정신이 번쩍 든다. 이 성곽 안에 2000년 이상의 역사가 숨쉬고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흥분이 밀려온다. 우선 동쪽에 위치한 기독교 지역부터 답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성곽의 동문(東門) 앞에 택시를 세웠다. 로마 시대에는 태양이 뜨는 쪽에 위치하고 있다 해서 태양의 문이라고 불렸던 동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그곳이 다마스쿠스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된 투마(예수의 제자인 도마의 아랍어식 표현) 지역이며 주로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다마스쿠스는 기독교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도시이다. 사도 바울이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예수의 환상을 보고 눈이 멀었으나 다마스쿠스 출신의 아나니아가 성안으로 바울을 데려와 치료해 주었다. 그 후 다마스쿠스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고 선교활동을 펼치던 바울이 유대인들의 위협을 받자 동료들이 그를 바구니에 넣어 성벽 아래로 내려 탈출시켰다. 동문 바로 북쪽 아나니아의 생가가 있던 자리에 기독교 교회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의 하나인 아나니아 교회가 있다. 로마의 기독교 박해 시절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했기 때문에 교회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사도 바울이 바구니로 탈출했던 자리에는 성-바울 기념 교회가 세워져 있다. #7세기 중반부터 기독교 공동체 인정 이슬람의 심장부에서 1350여년 동안 존속하고 있는 기독교 교회들을 둘러보며 새삼 우리가 얼마나 이슬람의 실체를 왜곡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7세기 중반부터 다마스쿠스를 지배한 이슬람의 아랍인들은 어느 정도의 차별은 있었지만 기독교 공동체를 인정하고 자치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치면서도 오늘날까지 기독교 사회가 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이슬람의 강제적인 포교를 상징하는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이라는 표현이 왜곡이라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다. 더욱이 기독교 지역 바로 서쪽의 하랏 알-야후드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유대교 지역을 둘러보면서 아브라함 후손들의 종교가 사이좋게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보고 오늘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종교 간의 충돌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진다. 이제 나머지 이슬람 지역을 둘러볼 차례이다. 다마스쿠스의 상징이나 다를 바 없는 우마이야 모스크로 통하는 길목에는 아랍어로 ‘쑤끄(souq)’라고 불리는 전통 시장들이 늘어서 있다. 페르시아-터키 문화권의 ‘바자르(bazaar)’와 같은 의미이다. 이슬람에서 모스크는 단순한 신앙생활의 공간만은 아니다. 주변에 병원, 학교, 도서관, 시장, 공중목욕탕 등의 공공건물도 지어 문화적, 경제적 공간을 함께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시장의 상점에서 얻어지는 임대수입은 모스크 운영과 복지를 위한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문화·경제공간 전통시장 ‘쑤끄´ 삶을 외치는 싱싱한 소리를 들으며 이리저리 사람과 짐과 부딪치며 어렵게 전진해 가니 향긋한 냄새가 나를 반긴다. 바로 향료 시장이다. 음식에 향료를 많이 사용하는 아랍인들이기에 향료도 형형색색으로 수십 가지가 된다. 시장 골목의 북쪽 끝에 가장 큰 규모의 하미디예 시장이 있다. 고대부터 다마스쿠스는 무역의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어서 수많은 상인들과 엄청난 물자가 몰려들었다. 그러한 역사적 전통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전통 시장들이다. 이스탄불이나 카이로의 전통 시장에서 느꼈던 소위 ‘삐끼’들의 지나친 강매행위나 버릇없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환한 미소만 건네고 있다. 항상 시리아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참 순박한 아랍인들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사회주의 국가로서 대외에 개방되지 않았던 탓에 아랍의 순수성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나라가 시리아다. 누가 이 순박한 사람들의 나라를 테러 지원국으로 보겠는가? 우마이야 모스크는 그 자체가 하나의 다마스쿠스 역사이다. 다마스쿠스를 거쳐 간 다양한 문명의 성전들이 같은 자리에 계속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약 3000년 전에 이 지역에 거주했던 아랍인들은 폭풍과 번개의 신인 하다드 신전을 이 자리에 처음 건설했다. 로마인들이 지배하면서 하다드는 로마인들의 최고신인 주피터로 대체되었다. 그 후 비잔틴 시대인 4세기 말에 기독교의 교회로 바뀌어 세례 요한에게 바쳐졌다. 그 후 7세기 중반부터 아랍의 지배를 받으면서 모스크가 되었는데, 처음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칼리드 이븐 왈리드 장군은 교회 건물의 동쪽을 모스크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나머지 서쪽 부분은 기독교인들이 계속 사용하도록 했다. 나중에 우마이야 제국의 통치자들은 이슬람 신자들의 수는 늘어나고 기독교 신자의 수가 줄어들자 기독교 공동체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단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우마이야의 칼리프 왈리드 1세가 705년부터 7년에 걸쳐 오늘날의 규모로 확장했다. #세례 요한 머리뼈 모스크에 보관 모스크 첨탑 가운데 하나를 ‘예수의 첨탑’이라고 부른다거나 예배실 한쪽의 성소에 세례 요한의 머리뼈를 보관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이 모두 다마스쿠스에서의 전통적인 기독교와 이슬람의 친밀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7세기에 기독교인들과 이슬람 신자들이 같은 문으로 사이좋게 들어간 후 자신들에게 정해진 공간에서 각자의 신앙생활에 몰두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흐뭇한 마음으로 모스크를 나선다.
  • 이스라엘 30년 양당체제 무너지나

    이스라엘 30년 양당체제 무너지나

    이스라엘의 30년 양당체제가 종말을 맞고 있다. 지난 1973년 창당 이래 노동당과 함께 이스라엘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해온 리쿠드당의 몰락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28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 권한대행이 이끄는 카디마당이 1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극우 성향의 군소정당들이 선전하면서 리쿠드당의 3당 지위마저 위협받고 있다. ●리쿠드,3당 지위도 ‘흔들’ 돌풍의 주인공은 러시아권 이민자 출신의 아비그도 리버만이 이끄는 이스라엘 베이테누(‘이스라엘은 우리집´이란 뜻)당과 극우 종교정당인 국민연합-민족종교당.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여론조사 공표가 허용된 마지막날인 26일 채널2 텔레비전 조사에서 15석의 예상 의석을 확보,12석에 그친 리쿠드당을 제치고 카디마당(34석)과 노동당(19석)에 이어 3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합-민족종교당도 또 다른 조사에서 12석을 확보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카디마당과 리쿠드당 모두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선전은 전체 유권자의 15%를 차지하면서 빈곤층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러시아권 출신 유대인 이민자들의 지지 덕분이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영토안의 아랍인들을 본국에 돌려보낼 것을 주장하는 이 당의 강령이 정착촌 철수를 추진하는 카디마당과 저소득층 복지 예산을 삭감하려는 리쿠드당에 실망한 러시아권 이민자들의 정서를 파고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들 러시아권 이민자들 사이에서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의 지지율은 44%를 기록, 일주일새 무려 9%포인트가 뛰었다. 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 당수의 초조함도 극에 달했다. 그는 보수 유권자를 겨냥해 “진정한 대안을 원한다면 이스라엘 베이테누당 같은 ‘위성정당’들에 현혹돼선 안 된다.”며 지지표 결집을 유도했다. ●카디마당 “미사일은 발사됐다” 리쿠드당과 달리 카디마당은 느긋한 표정이다. 당의 선거 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아비 디히터 후보는 “미사일은 이미 발사됐다.”면서 “남은 문제는 미사일이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혼수 상태에 빠진 아리엘 샤론 총리를 대신해 당을 이끌고 있는 올메르트 대행은 최근의 지지율 하락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그는 26일 유권자들을 향해 “2010년까지 국경을 획정하려는 계획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영국 BBC방송은 “샤론의 퇴장으로 지지층 일부가 이탈했지만 당 강령인 팔레스타인과의 분리 정책 지속 및 새로운 국경 획정에 대한 합의가 존재한다.”며 카디마당의 승리를 점쳤다. 남아 있는 문제는 카디마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파트너가 어느 당이 되느냐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스라엘 베이테누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점친다. 그러나 AFP 통신은 리버만 당수가 팔레스타인과의 분리 정책을 지지한다는 점에서 올메르트 대행과 일치하지만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문제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하마스에 의해 팔레스타인 총리로 지명된 이스마일 하니야는 27일 “이스라엘의 어떠한 국경 변화 정책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도 이스라엘의 일방주의는 평화를 지속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총선 승리에 고무된 카디마당이 일방적인 국경 획정 계획을 밀어붙일 경우 심각한 갈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5) 분리장벽에 갇힌 동예루살렘

    [이슬람 문명과 도시] (5) 분리장벽에 갇힌 동예루살렘

    학술진흥재단 ‘중동 부족주의 연구’ 프로젝트의 현장조사와 지난 1월25일 팔레스타인 의회선거 국제감시단 활동을 위해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동예루살렘. 저녁 9시가 넘어서야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했다.10달러를 내고 승합차를 타려다 승객이 다 찰 때까지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말에 50달러를 내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그러나 동예루살렘 부근에서 이 운전사는 아랍인 구역은 안전하지 않아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결국 팔레스타인 사람이 운전하는 택시로 갈아탔다. 다음날 아침 찾은 동예루살렘 거리는 예전과 달라진 게 없다. 눈부신 태양도,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침울한 표정도, 주택과 건물들이 철거된 채 폐허로 남아 있는 것도,50년 이상된 낡은 건물들이 가득찬 거리도. 그날 저녁 팔레스타인 국제연구소(PASSIA)에 들러 식사를 하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택시 요금에 대해 물었다. 예루살렘대학 무스타파 아부 스웨이 교수의 말이다.“이스라엘 택시 기사들은 요금 더 받으려고 보안문제를 항상 들먹이죠. 거기다 동예루살렘이 불안하다면서 전세계 관광객들을 서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의 호텔로 끌어들여요.” 실제 종교유적이 많은 동예루살렘을 보러 겨울철에는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수백명 단위의 한국 관광객들도 많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이스라엘인들이 운영하는 서예루살렘 호텔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팔레스타인 사람의 동예루살렘 호텔들은 대부분 경영난에 허덕이고, 필자가 지난해까지 이용했던 팔레스타인 호텔 두 곳은 결국 문을 닫았다. 필자는 지난 겨울방학 동안 동예루살렘 옛도시 근처 ‘크리스마스’ 호텔에서 40여일 머물렀다.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처럼 호텔 주인 에밀 자르아위는 기독교신자다. 기독교 할당으로 이번 의회선거에서 의원으로도 당선됐다. 그러나 이 호텔 직원의 절반은 동예루살렘 근교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출퇴근하는, 팔레스타인 시민권을 소유한 사람들이다. 이들 중 한 명인 무함마드. 두 자녀를 거느린 가장인 그가 한달에 받는 월급은 500달러. 예루살렘 주변 물가가 서울 못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돈으로 한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거기다 이스라엘은 ‘노동허가증’을 받지 못한 그를 불법노동자라며 단속한다. 현장에서 체포되면 수감당한다. 여섯달 전에도 새벽 5시에 이스라엘 군인들이 호텔에 들이닥쳐 4명의 직원들을 체포, 두달 간 가뒀고 호텔 측에는 1만 3000달러 이상의 벌금을 물렸다. 그러나 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감옥행보다 가족의 생계다. 그래서인지 무함마드는 동예루살렘 주변지역에 둘러쳐지고 있는 분리장벽에 분통을 터뜨렸다. 분리장벽이 완성되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동예루살렘 호텔로 오는 비밀 통로가 완전히 막힌다고 했다.“당신이 내년에 이 호텔로 다시 와도 나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올해엔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가르는 분리장벽이 완성되겠죠. 그러면…. 자식들의 생계가 걱정이에요.” 이내 목이 멘 그는 황소처럼 순박한 큰 눈을 껌벅이며 곧 눈물을 쏟을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감시탑과 전기 흐르는 철장까지 합해 8m 높이로 지어지고 있는 콘크리트 분리장벽은 거의 완성 단계다. 완성되면 동예루살렘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은 오직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해서만 드나들 수 있다. 이스라엘 허가 없이 동예루살렘에 들어와 일하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드나들 방법이 없을게다. 이 검문소를 통과하려면 200m나 되는 철장 미로,3중의 회전철창문, 전자감지 장치를 한사람씩 한사람씩 지나야 한다. 검문소에는 당연히 중무장한 이스라엘 병사들이 배치된다. 이제 동예루살렘은 서안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도시,‘고립된 섬’으로 남게 된다. 현재 동예루살렘은 막강한 화력을 가진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시작된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요르단으로부터 빼앗은 곳이다. 점령 직후 이스라엘은 이곳을 수도라고 선언했다. 당연히 국제법상으로는 불법 점령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대사관이 예루살렘이 아닌 텔아비브에 있는 이유다.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수도선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예루살렘에 사는 2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 시민권이 아닌,‘영주권’만 가지고 있다. 더구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 주민의 33% 이상을 차지하는데도, 예루살렘시가 이들에게 쓰는 예산은 10%에 불과하다. 그것도 채 안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동예루살렘은 상하수도 시설부터 가로등과 도로 등 모든 공공서비스가 부족하고 낡았다. 심각한 수준이다. 여기다 점령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새 건물을 짓는 것을 허가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과 호텔 등 건축물은 그 나이가 기본이 50살이다. 점령 이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땅을 계속 빼앗으면서 그 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영구추방하고 있다. 이번 팔레스타인 의회선거에서도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가운데 단 6100명에게만 투표를 허락했다. 그것도 5개의 우체국에서.6100명을 제외하고 투표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모두 예루살렘 도시 밖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으로 나가서 투표를 하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사람만의 도시로 생각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 주권을 협상하려 했지만,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독점권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는다. 예루살렘 분쟁의 핵심은 바로 이 대목이다. 오직 땅만 바랄 뿐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추방시키는 것이 이스라엘의 정책이다. 이 주장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을까. 예루살렘에 대한 ‘선취권’을 내세운다. 기원전 10세기, 다윗과 솔로몬이 예루살렘에 유대성전을 건립했다는 게 전부다. 그러나 지금 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이름을 보라. 이브라힘(아브라함), 무사(모세), 다우드(다윗), 술레이만(솔로몬), 유세프(요셉), 이사(예수)……. 성경 속 인물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쓸 뿐 아니라, 이 선지자들이 모두 자신들의 조상이라 말한다. 역사적으로 봐도 그렇다. 기원전 13세기쯤 유대교가 만들어진 이래 서기 1세기에 기독교가 나오자 이 지역 유대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로 개종했다. 7세기 중엽부터 19세기까지는 이슬람세력이 예루살렘 지역을 장악하면서, 또 수많은 유대교도와 기독교도들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바꿔 말해 이는 유대교도, 기독교도, 이슬람교도들이 문화적으로는 물론, 혈연적으로도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예루살렘 역사를 공유해 왔다는 뜻이다. 이렇게 본다면, 선취권을 내세워 예루살렘에 대한 독점적 주권을 내세우는 이스라엘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 홍미정 한국외대 연구교수
  • [책꽂이]

    ●어린이 삼국유사1·2 전문 연구가인 고운기, 최선경씨의 원전 번역을 바탕으로 옛이야기꾼 서정오씨가 할아버지가 이야기를 들려주듯 정감있는 입말로 풀어쓴 삼국유사다. 서동요, 처용가, 연오랑과 세오녀, 헌화가, 만파식적 등 아름다운 삼국유사 이야기 28편을 화가 이만익씨의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현암사. 세트 1만 7000원.●101가지 사이언스 파워퀴즈 ‘환경’편 도서출판 언어세상에서 수학과 공룡에 이어 펴낸 ‘지식의 힘’ 시리즈 세번째 책이다. 어린이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동화작가들의 연구모임인 ‘장수하늘소’가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된 101가지 환경 지식을 퀴즈 형태로 풀어냈다. 환경 호르몬과 새집증후군, 지구 사막화와 온난화에 따른 기상 이변, 소음공해, 생활 쓰레기 등 갈수록 복잡해져가는 환경 문제와 관련된 자세한 정보를 담았다. 작은 것부터 실천할 수 있도록 환경 살리기 방법과 전문 용어집을 수록한 것도 돋보인다.9000원.●위인과 천재는 어머니가 만든다 가정교육으로 유명한 유대인들의 가정교육을 예화와 함께 살펴보고 보통 아이에서 천재로 길러진 유대인의 대표적 인물들이 받은 가정교육을 소개한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헨리 키신저, 토마스만, 멘델스존, 채플린 등 유대인 출신 천재와 베토벤, 루소 등 노력하는 천재 등 풍부한 가정교육 사례를 담았다. 저자인 유안진 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유대인의 가정교육을 우리나라에 적용시킨 유 교수의 가정교육 방침도 엿볼 수 있다. 도서출판 다시.8500원.
  • 세계사를 바꾼 질병 ‘페스트’

    아직까지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생물학적 질병이 많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 때문에 독일 월드컵이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생물학적 질병으로 기록되고 있는 것은 단연 페스트(흑사병)이다. 페스트는 치명적인 질병이라는 것 외에 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바꿔놓은 질병으로 분석된다. 페스트는 예르시니아 페스티스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감염된다.1346년 흑해 연안 항구도시 카파를 거쳐 몽골제국에서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쥐에 기생하는 쥐벼룩이 박테리아를 인간의 몸에 옮겼다. 일단 이 병에 걸리면 열이 나기 시작한 뒤 몸 곳곳에서 커다란 종기가 나고, 의식이 흐려지며 기침을 할 때마다 피를 토해내다가, 결국에는 숨지게 된다.14세기 당시 유럽 인구의 65%가 페스트로 목숨을 잃었다. 패스트가 창궐하던 4년 동안, 유럽에서 안전지대는 없었다. 페스트는 신의 형벌이라고 여겨졌으며, 유대인들이 공포에 사로잡힌 집단 히스테리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흑사병이 지나간 뒤 유럽은 사회 경제적으로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인구가 크게 줄은 탓에 노동력이 부족해져 가난한 농부들은 일자리 걱정을 덜었고, 임금도 올랐다. 주인 없는 땅이 남아돌았기도 했다.종교의 권위도 조금씩 허물어졌다. 종교 사제들도 피할 수 없었던 페스트 때문에 교회 권위도 조금씩 허물어졌다. 페스트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중세에 종지부를 찍고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촉매제가 된 셈이다. 페스트는 541년 아라비아 반도에서, 1850년 중국 대륙에서,1890년 인도에서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지금도 우간다, 아라비아 서부, 쿠르디스탄, 인디아 북부, 고비 사막이나 미국 남서부 지역에 페스트 균이 존재하고 있다. 히스토리채널이 오는 10일 오전 10시와 오후 9시(재방 12일 오후 10시)에 페스트에 대한 총체적인 보고서인 2부작 특별 다큐멘터리 ‘페스트’(Plague)를 방송한다. 전 세계 130개국 2억 3000만 시청가구를 거느리고 있는 히스토리채널이 거의 동시에 방송하는 ‘월드와이드이벤트’의 8번째 시리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27일 방영했을 정도로 최신 작품이다. 유럽에서 페스트가 기승을 부렸던 당시를 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존 애버스 버몬트대 교수 등 역사 전문가 의견을 곁들이며 사회 근본구조까지 뒤흔들었던 질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공포심과 이기심, 영웅주의와 희생 정신이라는 상반되는 본성을 드러냈던 상황이 고스란히 그려진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실용| ●성공적인 부모 리더십(짐 테일러 지음, 노혜숙 옮김, 더난출판 펴냄) 아이를 ‘성취형 인재’로 키우기 위한 부모의 기술을 소개.‘꿈의 코스’로 불리는 마라톤 서브스리(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에 완주하는 것)를 달성했을 정도로 도전적인 저자가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바로 ‘포지티브 푸싱(positive pushing, 긍정적 강제력)’, 즉 아이의 성공을 위해 밀어붙일 필요가 있을 땐 확실히 밀어붙이라는 것이다.1만원. ●위인과 천재는 어머니가 만든다(유안진 지음, 다시 펴냄) “하나님은 언제나 어디에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어머니를 만들어 주셨다.” 유대 격언집에 있는 말이다. 유대인들에게 어머니는 ‘창조의 여신’이다. 물론 유대인 가정에서는 전통적으로 아버지가 호주이며, 교사라는 말과 아버지라는 말이 똑같이 ‘호루마’일 정도로 아버지의 위엄과 권위는 절대적이다. 책은 보통 아이를 위인과 천재로 키워내는 유대인의 특별한 가정교육을 소개한다.8500원. ●한국인의 부자학(김송본 지음, 스마트비즈니스 펴냄) 역사학자 강만길은 그의 저서 ‘조선후기 상업자본의 발달’에서 “개성상인은 봉건사회 천년 동안 실질적인 시장의 주역이며 ‘전위세력’이다.”라고 했다. 이 책엔 이같은 ‘천년 부자’ 개성상인의 상혼을 비롯해 조선 실학자의 경영해법, 장돌뱅이의 지혜가 녹아 있다. 한국인의 상인정신을 연구해온 저자는 세상에 바로 서지 못하는 것이 두 가지 있으니, 그것은 곧 인무신불립(人無信不立, 신의가 없는 사람은 바로 서지 못한다)과 가난한 자의 빈 주머니라고 강조한다.1만 6000원. ●40대 남자의 생활혁명 프로젝트(이시형 지음, 청아출판사 펴냄)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직업을 의무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독설가 버나드 쇼의 말이다. 운명이겠거니 생각하고 즐겁게 일하자. 처칠이 91세까지 장수한 것도 낙천적 기질과 함께 일을 즐겼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5월5일은 ‘international no diet day, 즉 다이어트에 신경쓰지 않고 먹고 싶은 대로 먹는 날. 미국인들은 이 날 체중계를 부숴버리고 파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다닌다. 비만이 그만큼 절박한 이슈라는 얘기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들려주는 생활혁명 지침서.1만원. ●브랜드 자산의 전략적 경영(데이비드 아커 지음, 이상민 등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브랜드 자산(brand equity)’이란 용어를 처음으로 개념화한 저자(버클리대 하스 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의 대표적 저서. 브랜드 자산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브랜드 충성도를 비롯해 브랜드 인지도, 지각된 품질, 브랜드 연상 등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를 전략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련의 브랜드 경영활동을 통해 브랜드 에쿼티가 증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2만 5000원. ●탄수화물 중독증(잭 캘럼 등 지음, 인창식 옮김, 북라인 펴냄) 탄수화물 중독증, 즉 ‘신드롬 X’라는 신종 유행병으로 인해 당뇨병과 심장병이 크게 번지고 있다.‘신드롬 X’는 슈퍼 박테리아 같은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제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들을 먹음으로써 촉발되는 병이다. 흰 설탕과 흰 밀가루, 흰 쌀, 그리고 이들을 이용한 가공식품으로 대변되는 정제 탄수화물은 빠르게 소화돼 혈당과 인슐린 수치를 급격히 끌어올린다. 설탕과 정제 곡류, 가공식품이 부른 신종 유행병에 대해 설명.1만 2000원. |유아·아동|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존 버닝햄 글·그림, 조세현 옮김, 비룡소 펴냄) 평범한 아이 에드와르도는 어른들의 섣부른 판단에 자꾸만 심술쟁이 못된 아이로 변해가는데…. 어른아이 모두 칭찬과 격려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그림책.4세 이상.8500원. ●둘이 많다고?(안네게르트 푹스후버 글·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펴냄) 두 아이를 둔 엄마곰, 세 아이를 둔 아빠사자, 아이 넷의 엄마 두더지…. 저마다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특별한 느낌을 얘기한다. 엄마아빠에게 모든 아이들은 다 특별하고 소중한 인격체. 5세 이상.9000원. |초등·청소년|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가네코 미스즈 글, 서승주 옮김, 소화 펴냄) 지은이는 일본의 동요시인. 엇비슷한 내용의 창작동화집, 서구의 번역동화 대신 단아한 정서가 돋보이는 일본의 동시집 한권 아이에게 권해보면 어떨까. 이국적 색채가 물씬 풍기는 시집이 어른아이에게 두루 읽힐 만하다. 초등 고학년 이상.6000원. ●지식은 힘-환경(장수하늘소 글, 김효진 그림, 언어세상 펴냄) ‘지식은 힘’시리즈 세번째. 지구의 미래를 위해 지켜야 할 환경과 관련한 정보들이 수두룩하다. 사회 과학 실과 도덕 체육 등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테마 101가지를 퀴즈 형태로 설명한다. 초등3년 이상.9000원.
  • [일요영화]

    [일요영화]

    ●카프카의 심판(SBS 밤 12시55분)20세기 초반 문제 작가였던 프란츠 카프카는 ‘내추럴 본 이방인’으로 지냈다. 당시 그가 살았던 프라하가 오스트리아에 속해 있었다. 때문에 그는 체코에 사는 유대인으로 독일어를 사용했다. 주위 체코인들에게는 독일인으로 배척됐고, 오스트리아인에게는 보헤미아 사람으로 기피대상이 됐고, 독일인으로부터는 유대인으로 경멸당했다. 유대인에게서는 무신론자로서 외면당했다. 그래서인지 난해한 그의 작품은 인간사회의 부조리함과 존재에 대한 불안감으로 가득하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은 ‘비디오 드롬’(1983)을 통해,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은 ‘카프카’(1991)를 통해 카프카가 느꼈던 감정을 옮긴 바 있다. ‘카프카의 심판’은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영국 극작가 해롤드 핀터가 시나리오로 각색했고, 데이빗 존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프라하에서 촬영된 이 작품은 고풍스럽고 그로테스크한 영상을 선보인다.TV시리즈 ‘듄’,‘트윈픽스’ 등으로 유명한 카일 맥라클란이 주연을 맡았고 ‘한니발 렉터’ 앤터니 홉킨스도 나온다. 요제프 K는 서른 살 생일날 아침 갑작스럽게 낯선 사나이들에게 체포된다. 직장인 은행에는 출근할 수 있게 됐지만 K는 무슨 죄로 체포됐는지를 알지 못해 답답하다. 법원에 출두한 K는 공권력의 부당함을 호소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 판사들은 재판 중에 음란 도서를 뒤적거리고,K의 숙부마저 변호인을 소개시켜주는 과정에서 변호사 정부와 눈이 맞는다.K는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권력 손아귀에서 허덕이는데….1993년작.12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형사(EBS 오후 1시50분)“아모레 아모레 아모레 아모레 미오…”로 구슬프게 시작되는 주제곡 ‘죽도록 사랑해서’(Sinno Me Moro )로 유명한 작품이다. 또 하나 이 작품이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탈리아 육체파 배우 C.C(클라우디아 카르디날)가 자신이 존재를 알린 영화이기 때문이다. 로마 기동경찰대 인그라발로 반장(피에트로 제르미)은 고급 아파트 강도 사건을 조사하지만 성직자인 피해자는 사건을 숨기려 한다. 이웃집 하녀 아순티나(클라우디아 카르디날)의 애인 지오메데(니노 카스텔누오보)가 범인으로 지목됐으나 알리바이가 성립되는 바람에 풀려난다. 일주일 뒤 같은 아파트에 살던 릴리아나 반두치(엘리오노라 로씨 드라고)가 살해당하는데….1959년작.110분.
  • [월드 리포트] ‘톨레랑스 정신’ 메말라가는 佛

    [월드 리포트] ‘톨레랑스 정신’ 메말라가는 佛

    프랑스 사회는 유대인 청년의 처참한 죽음으로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올해 23세인 일란 알리미는 파리 11구에 있는 볼테르가의 한 휴대전화 영업소에서 판매원으로 일하는 평범한 젊은이였다. 영업소를 찾았던 젊은 여성을 만나러 1월20일 저녁 파리 남쪽 교외에 갔던 그는 약 3주가 지난 뒤 파리 남쪽 철로변에서 목숨만 겨우 붙은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그의 상태는 말할 수 없이 처참했다. 입에는 자갈이 물려져 있고, 손이 뒤로 묶여진 채 발견된 그의 벗겨진 몸은 온통 피멍으로 얼룩져 있었다. 칼 자국과 휘발성 액체로 불에 덴 자국 등 엄청난 고문을 당한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을 겪은 뒤 버려진 알리미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 경찰과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알리미에게 가해진 고문은 한 인간이 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난 것이며 여럿이 그룹으로 행동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납치·강도사건으로 여겨졌던 이 사건은 검거된 용의자가 경찰 조사에서 “알리미가 유대인이어서 집에 돈이 많을 것으로 보고 납치했다.”고 진술하면서 종교·인종적 동기가 범행에 개입된 것이 드러났다. 유대인 지도자들은 범죄조직이 정치적 동기를 지니지는 않았을지라도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편견이 폭력행위를 유발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반(反) 유대주의적인 인종차별 범죄로 규정했다. 프랑스 사회는 범행의 ‘야만성’에 놀랐고, 반 유대주의와 인종차별주의가 파리 교외의 슬럼가 범죄조직에까지 스며들었다는데도 큰 우려와 경계를 표했다. 특히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한 사람을 납치해 고문하고, 목숨까지 잃게 만들었다는 데에 경악했다. 사람들은 이같은 범죄가 계몽주의가 태동한 지성과 예술의 나라,‘톨레랑스(tolerance·관용)’의 나라에서 발생한 것을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프랑스의 필립 사시에는 ‘왜 톨레랑스인가’라는 책에서 “톨레랑스란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서로 다른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톨레랑스이며 이는 프랑스인의 깊은 사상적 기저(基底)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톨레랑스가 언제부터인가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부족한 품성’으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같지 않듯이 프랑스의 영광도 과거사가 돼 버렸고, 프랑스인의 생활은 각박해졌다. 늘어나는 이민자들과 함께 범죄발생률이 높아진 것 등이 자연스럽게 프랑스인들을 배타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전 총리는 수만명이 거리에서 반유대주의·인종차별주의 규탄시위를 벌인 지난 26일 방송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문화·다민족 사회일수록 톨레랑스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인들이 ‘톨레랑스’ 정신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조금이라도 기울이게 된다면 알리미의 죽음은 헛되지 않을 것이다. lotus@seoul.co.kr
  • 佛 시위 3만여명 참가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대 혐오주의에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유대인 청년 일란 알리미(23)를 기리는 시위가 26일(현지시간) 수만명이 모인 가운데 파리와 지방 도시들에서 열렸다. 파리의 가두 시위에는 일반 시민과 여야 정치인, 인권단체 등에서 3만 3000여명이 참여했다. 시위대는 시내 동쪽의 레퓌블리크 광장과 나시옹 광장 사이를 행진하며 인종차별주의와 반(反)유대주의를 규탄했다. 필립 뒤스트 블라지 외교장관은 “프랑스인 각자는 종교와 피부색이 어떻든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오늘 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과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제1서기,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시위에 동참했다. 이날 리옹과 보르도, 마르세유를 포함한 일부 지방 도시들에서도 유사한 가두 행진이 있었다. 한편 코트디부아르에서 검거된 주요 용의자 유세프 포파나가 곧 프랑스로 송환될 예정이다. 포파나가 주도하는 범죄 조직이 과거 ‘국경없는 의사회’의 창시자인 로니 브로망 등 몇몇 유력 인사들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대계 인사인 브로망은 LCI TV와의 회견에서 “2004년 협박 편지를 받은 뒤 집 마당에 화염병이 날아들었고 문에 총알이 발사됐었다.”고 말했다.lotus@seoul.co.kr
  • ‘성난 유대인’ 26일 대규모 시위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해 무슬림 청소년들이 주도한 대규모 소요·방화 사태로 홍역을 치른 프랑스에서 이번에는 유대 청년 일란 할리미의 피살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유대인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휴대전화 영업사원이던 할리미(23)는 지난달 21일 한 여성의 꾐에 빠져 이 여성을 만나러 갔다가 실종됐다. 지난 13일 파리 남쪽 교외의 철로변에서 참혹하게 고문당한 채 발견됐다. 병원으로 옮기던 중 숨진 그는 발견 당시 옷이 벗겨진 채 손이 결박돼 있었다. 몸 여기저기에 불에 덴 자국들이 있는 끔찍한 상태였다. 처음에는 범인들이 할리미 가족에 몸값 45만유로(약 5억 4000만원)를 요구했던 점에 미뤄 단순 납치·강도 사건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종·종교적 동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담당 수사판사는 20일 용의자 7명을 구속하면서 납치, 인종·종교적 동기로 인한 살인 등의 혐의를 제기했다. 용의자 중 한 명은 “유대인들은 돈을 많이 가졌기 때문에 할리미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대인들은 이 사건을 반(反)유대 행위로 규정하고, 당국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오는 26일쯤 파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lotus@seoul.co.kr
  • [송두율 칼럼] 하이네를 생각하며

    [송두율 칼럼] 하이네를 생각하며

    독일은 올해 열리는 월드컵 경기로 떠들썩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큼직한 문화행사로 연초부터 바쁘다. 고전음악의 정점이던 모차르트의 탄생 250주년이기에 많은 연주회의 프로그램도 그의 음악으로 꽉 차있다. 또 2월17일은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서거 150주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는 크고 작은 행사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는 대개 “옛날부터 전해오는 쓸쓸한 이 말이 가슴 속에 그립게도 끝없이 떠오른다.”는 소절로 시작하는 독일노래 ‘로렐라이’를 음악시간에 배웠다. 하이네의 시에 질허(Silcher)가 곡을 부친 이 서정적인 노래는 라인강을 따라 오르내리는 유람선이 로렐라이 암벽 밑을 지날 때면 으레 선내의 확성기를 통해 흘러나온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곡이기도 하지만 이 노래를 통해서 그들은 또 독일정신사에서 큰 줄기의 하나인 낭만주의가 전하는 분위기까지 쉽게 접할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독일사람들도 어느정도 이 노래에 관해 알고 있지만 곡과 가사를 모두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나치 때 이 노래 자체는 금지되지 않았지만 ‘작사자 미상’으로 되어 있었다. 개신교로 개종했지만 하이네는 원래 유대인이었다. 게다가 그는 프러시아제국의 배타적 민족주의와 권위주의를 신랄하게 조롱하고 비판했기 때문에 그의 저작은 기존질서와 관습을 파괴했다는 이유로 금서목록에 올랐다. 나치 패망후에도 서독에서는 하이네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었는데 그가 태어난 도시인 뒤셀도르프의 대학을 그의 이름을 따서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교’로 명명하는 문제도 근 20년을 끌다가 1989년에야 겨우 해결되었다. 비록 그에게 많은 고통을 준 독일이었지만 하이네는 “밤에 독일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 없네/ 눈 부칠 수도 없이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네.”라고 조국을 향한 심정을 노래하였다. 하이네는 두번에 걸친 짧은 조국방문을 빼놓고는 공화주의 혁명의 본거지였던 파리에서 오랜 망명생활 끝에 59세를 일기로 사망, 몽마르트 묘지에 묻혔다. 묘비에는 그의 시 ‘어디에’가 새겨져 있다. “방랑에 지친 나그네의 마지막 안식처는 어디에/남쪽의 야자수 아래에 있을지/라인강가의 보리수 그늘 아래에 있을지/어떤 사막에서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서 매장될는지/어떤 해변의 모래 속에서 안식처를 찾을지/그 곳이든 이 곳이든 어디에 있든지 하늘에 둘러싸여 있겠지/별들은 나의 무덤을 비추는 등불이 되겠지.” 파란만장한 하이네의 삶의 뿌리에는 여러 경계선이 서로 엉켜 있다. 유대교와 기독교, 프랑스와 독일, 독일과 유럽, 혁명과 반동, 계몽과 반계몽, 민주주의와 권위주의를 가르는 경계선은 물론, 낭만주의와 사실주의, 시와 산문의 경계선까지도 자리잡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경계선이 부딪치는 긴장을 항상 예리하게 느끼면서도 그는 얽매이지 않는 자유스러운 정신과 착취 없는 평등한 사회를 갈구하고 투쟁했으며 그 깊은 고뇌의 흔적들을 주옥같은 작품으로 남겼다. 살아 있을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죽은 후에도 그를 박해한 프러시아제국과 나치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동·서독 통일후 ‘인간성의 해방을 위한 전쟁의 용감한 전사’이자 탁월한 ‘혁명시인’인 하이네를 위해 기념조형물을 복원해서 그가 한때 공부한 훔볼트 대학교의 근처에 다시 세웠다. 여기에는 “우리가 이념을 거머쥔 것이 아니네. 오히려 이념이 우리를 거머쥐고 있네, 이념을 위해서 싸우도록 강요된 검사(劍士)로 우리들을 단련시켜 투기장 안으로 밀어넣은 것이야.”라는 그의 시적인 경구(警句)도 새겨져 있다. 이념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거꾸로 인간이 이념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는 하이네의 이 경고는, 민족분단의 골과 사회적 갈등을 여전히 확대 재생산하는 과잉된 이념의 시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우리들에게도 깊은 뜻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유럽의 이중성

    마호메트 만평을 둘러싸고 서방과 이슬람 사이에 벌어지던 ‘표현의 자유’ 공방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오스트리아 법원이 20일(현지시간)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실체를 부인한 영국 역사학자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한 것이다. 유럽 언론이 내세운 표현의 자유가 이슬람 모욕을 정당화하려는 ‘이중잣대’라고 비판해온 이슬람권으로선 더할 나위 없는 호재를 만난 셈이다.●유대인 학살 부정하면 10년형 영국의 우익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어빙(68)은 지난 1989년 오스트리아에서 가진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치 독일 정권이 유대인 학살에 가스실을 이용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히틀러가 학살에 개입했다는 구체적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과 함께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발언을 범죄행위로 규정, 처벌하고 있는 오스트리아는 당연히 어빙을 수배했다. 오스트리아의 홀로코스트 관련 법은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는 이에게 최고 10년형을 선고할 수 있게 돼 있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의 고속도로에서 불심검문 끝에 체포돼 이날 법정에 선 어빙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그는 “내 관점은 변했고, 더 이상 홀로코스트를 부인하지도 않는다.”고 반발했다. 그는 또 이 문제가 “명백히 표현의 자유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 엘마르 크레스바흐는 “잘못된 주장을 펼 권리도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나치 망령과의 싸움…표현의 자유는 사치” 영국의 BBC는 “특정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의심조차 금지하는 것은 진실에 대한 믿음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여론이 공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나라가 홀로코스트 부인 행위를 처벌하게 된 역사적 맥락을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홀로코스트 관련 법은 1938년 나치 독일에 병합된 뒤 나치와 연관된 온갖 범죄에 연루된 오스트리아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같은 범죄에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됐다. 실제로 많은 오스트리아인들은 이 법이 어두운 과거와 단절하려는 국민들의 의지와 노력이 응축된 것이라 믿고 있다. 독일의 역사학자 한조 푼케는 “우리는 이 문제에 있어 표현의 자유라는 사치를 누릴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판결은 정작 다른 나라에서 더 큰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란의 한 유력지는 “홀로코스트를 희화화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겠다.”며 전세계 만화가들을 상대로 만평을 공모한 상태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반유대주의를 다룰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슬람을 모욕할 때 유럽인들은 이를 들먹인다.”고 비난했다.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도 21일 “서방의 패러독스를 명백히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란은 올봄 테헤란에서 홀로코스트의 실체 규명을 위한 회의를 열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어빙을 표현의 자유를 위한 ‘순교자’로 비치게 할 뿐 아니라 유럽의 이중잣대에 대한 무슬림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일요영화]

    ●분홍신(EBS 오후 1시50분) 한스 안데르센의 동화를 각색, 마이클 파월 감독과 에머릭 프레스버거 감독이 공동연출했다. 미국 개봉 당시 미국에서 개봉한 영국 작품 가운데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50년대 미국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 등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유명 발레단을 이끌고 있는 보리스(안톤 월브록)는 파티장에서 열정이 가득한 비키(모이라 시어러)를 만나고는 남다른 감정을 갖게 된다. 보리스는 비키를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주겠다며 동화 분홍신을 각색한 발레의 주인공을 맡긴다. 비키는 분홍신의 오케스트라를 담당하는 줄리안(마리우스 고링)과 가까워지며 보리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보리스는 줄리안을 혹평하게 되고, 줄리안은 발레단을 나와 버리고, 비키도 줄리안을 따라 그만 두는데….1948년.128분. ●좋은 걸 어떡해(KBS1 밤 12시30분) 프랑스 여배우 오드리 토투는 2001년 ‘아멜리에’에서 깜찍한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다. 이제 할리우드 심장부를 강타할 준비를 마쳤다.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 ‘다빈치 코드’를 영화로 옮기는 과정에서 여자 주인공 소피 느뵈 역할을 맡았다. 프랑스가 주무대라 이점도 있었을 것이다. 본격적인 할리우드 진출인 셈이다. 오는 5월 전 세계에서 대대적으로 개봉할 영화 ‘다빈치 코드’는 할리우드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오드리 토투는 차기작으로 청룽(성룡)과 함께 ‘조의 마지막 기회’에 출연할 예정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 ‘좋은 걸 어떡해’에서 오드리 토투는 깜찍함을 벗고 엽기적으로 변신한다. 사랑의 콩깍지가 덧씌워져 앞뒤를 재지 못하는 젊은 여성을 연기하는 것. 이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연인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전혀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미덕을 발휘한다. 20세 패션모델 미셸(오드리 토투)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난 뒤 모든 일이 혼란스럽다. 우연히 만난 12살 연상이자 수의사인 프랑수아(에두아르 바에르)의 꼬임에 그의 집까지 따라가지만 자살을 기도해서 프랑수아를 혼비백산하게 만든다. 건강을 회복한 미셸은 가톨릭, 불교 등 종교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미셸은 프랑수아와 재회, 잘 생기고 매너도 좋은 그에게 빠져든다. 프랑수아가 유대인이라 덩달아 유대교를 믿게 된다. 자기중심적이고 어른스러운 프랑수아와 철부지 미셸은 사사건건 부딪치고, 미셸의 유대교인 생활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은데….2002년.98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팔 이번엔 ‘묘지분쟁’

    예루살렘의 무슬림 공동묘지에 유대인 박물관을 짓는 문제를 두고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슬림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최악의 경우 마호메트 만평 파문 같은 심각한 종교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슬림들은 이곳이 선지자 마호메트의 친구들이 묻혀 있는 성지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스라엘 정부와 예루살렘시 당국이 오래된 무슬림 묘지에 ‘관용의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사비만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다. 이 박물관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사이먼 위젠탈 센터’에 기부된다. 위젠탈은 유대인 대학살을 고발하고 나치 전범 색출에 앞장섰던 강경 시온주의자다. 지난 2004년 열린 기공식에는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권한대행과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현재 공동묘지에서는 유골 발굴작업이 한창이다. 이스라엘 사법부 소속인 이슬람 법원에 의해 일시 사업중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발굴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소송을 주도하는 두레이엄 사이프 변호사는 “미국이나 영국이라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관용’과 반대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 율법학자 이크레마 사브리는 “묘지는 15세기 넘게 사용됐으며 선지자 마호메트의 친구들도 묻혀 있다.”면서 “박물관 건립은 전면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묘지는 이스라엘의 ‘부재자 재산법’에 따라 1948년 1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간 뒤 1992년 예루살렘시에 매각됐다.묘지 발굴을 진행중인 이스라엘 문화재국 대변인은 “역사가 오래된 예루살렘에선 묘지 위에 건물을 짓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지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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