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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타고 약탈당하고… 책의 수난사

    불타고 약탈당하고… 책의 수난사

    책의 역사는 빛나는 인류 지성의 역사인 동시에 야만의 역사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은 끊임없는 박해와 약탈의 대상이었다. 기원전 55세기 수메르 점토판부터 종이책을 넘어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인위적인 파괴 혹은 재난과 사고, 부식 등으로 인해 세상에서 사라진 책의 규모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책의 수난사에서 가장 근래에 일어난 최악의 사례로는 2003년 4월 이라크 바그다드의 도서관, 박물관 방화와 약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하고 있는 동안 이라크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국립도서관으로 몰려들어 쇼핑하듯 원고를 가져갔다. 몰락한 체제에 불만을 갖고 있던 약탈자들은 무방비상태에 있던 도서관 서고에 휘발유를 뿌려 책을 불태웠다. 2층의 이라크 국립문서고와 3층의 마이크로필름 문서 보관소가 잿더미로 편했다. 오토만 제국의 기록물과 법령 등 1000만건이 넘는 문서와 100만여권의 책이 사라진 이 참혹한 사건은 ‘책의 홀로코스트’로 불릴 만하다. ●수메르 점토판부터 전자책 소멸까지 베네수엘라의 도서관학자이자 저술가인 페르난도 바에스는 그해 5월 바그다드를 방문해 국립도서관을 비롯한 여러 도서관과 박물관의 참상을 직접 목도했다. 이때의 충격은 그의 오랜 관심사였던 ‘책 파괴’에 관한 연구에 가속도를 붙였고, 이에 힘입어 이듬해 세상에 나온 책이 ‘책 파괴의 세계사’(조구호 옮김, 북스페인 펴냄)다. 책이 어떻게 파괴되고, 사라졌는지에 대한 일종의 연대기이자 백과사전인 이 책은 고대 수메르와 바빌로니아 시대에 매장된 점토판의 역사부터 해커의 위협에 노출된 현대 전자도서관의 운명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자료에 기초해 광범위한 지식을 꼼꼼히 엮어낸다. 저자에 따르면 사라진 책의 40%는 홍수, 지진 같은 자연재해와 책벌레 같은 주변 환경, 그리고 재질 자체의 결함으로 인한 것인 반면 60%는 인간의 자발적인 파괴 때문이다. 익히 알려진 책 파괴의 역사만 해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파괴, 중세 스페인의 아랍인들과 유대인들의 도서관 파괴, 유럽의 종교재판으로 인한 파괴, 나치의 도서 파괴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도서관의 폭격 등을 들 수 있다. ●책 파괴는 원초적 본능? 지배 세력이 자신들에게 위험요소가 된다는 이유로 책을 없앤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과거 중국의 법가 사상가들은 민중이 깨우치면 지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책을 불살랐고(진시황의 분서갱유), 아메리카를 정복한 스페인 사람들은 피정복 지역의 역사와 신앙을 지우거나 바꾸기 위해 책을 파괴했다. 천년왕국설 신봉자들은 무식한 사람만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다며 책을 경원시했다. 철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책을 없앤 경우도 드물지 않다. 데카르트는 자신의 방법론을 확신해 독자들에게 옛 서적을 불태우도록 요청했고, 데이비드 흄도 형이상학에 관한 모든 책을 말살하자고 주장했다. 저자는 인류가 책을 의도적으로, 자발적으로 파괴하는 건 원초적 파괴 본능에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책 한권에는 특정 문화 전체의 관념적인 유산을 내포하는 기억이 들어있는데 그 기억을 말살하기 위해 책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책을 파괴하는 사람의 성향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는다. “획일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며, 시대착오적이고, 과시적인 요지부동의 독재적 인간”을 책 파괴자의 전형으로 꼽았다. 1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책의 역사는 빛나는 인류 지성의 역사인 동시에 야만의 역사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책은 끊임없는 박해와 약탈의 대상이었다. 기원전 55세기 수메르 점토판부터 종이책을 넘어 전자책에 이르기까지 인위적인 파괴 혹은 재난과 사고, 부식 등으로 인해 세상에서 사라진 책의 규모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2003년 이라크 바그다드의 국립도서관 약탈은 인류의 정신을 파괴하는 책 수난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한 이라크인이 폐허가 된 국립도서관 건물 안에서 남아 있는 문서를 수거하고 있다.
  • 극우화 인사 파문 휩싸인 교황

    극우화 인사 파문 휩싸인 교황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한 영국인 주교를 복권시킨 데 이어 2005년 미국을 강타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신의 처벌’이라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성직자를 부주교로 승급시키자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논란은 지난달 24일 로마 교황청이 20년 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에 올랐다는 이유로 파면됐던 4명을 복권시키면서 시작됐다. 복권된 주교 가운데 영국인 리처드 월리엄슨은 지난달 21일 스웨덴 TV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집단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인은 600만명이 아닌 20만~30만명에 불과하며 가스실에서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주장했었다. 논란이 지속되자 교황의 고국인 독일에서도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윌리엄슨 주교의 복권에 따른 후폭풍이 강하게 불고 있는데도 교황청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교황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인을 반대한다는 점을 명쾌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교황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리처드 윌리엄슨 주교는 완전히 복권되기 전에 자신의 발언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 교황청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그의 복권을 승인하기 전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인물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신의 처벌”이라고 주장한 오스트리아 성직자 게르하르트 마리아 바그너도 오스트리아 린츠의 부주교로 승급됐다. 바그너는 카트리나로 동성애자가 많은 미 뉴올리언스 주의 피해가 컸던 것을 염두에 두고 “동성애자에 대한 신의 처벌”이라고 발언해 구설수에 올랐고 “해리 포터가 악마주의를 전파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오스트리아의 한 성직자의 말을 인용, “교황으로 인해 가톨릭 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신자가 최근 몇 년 동안 급감했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지난 4년 재임기간 ‘극우 어록’으로 공식 사과를 반복해 왔다. 이슬람 교도와 인디언에 대한 비하와 동성애자 혐오 발언으로 진보·인권단체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나치 도망자 ‘죽음의 의사’ 하임 92년 사망

    나치 도망자 ‘죽음의 의사’ 하임 92년 사망

    나치 최후의 도망자로 최근까지 칠레 또는 아르헨티나 생존설이 나왔던 아리베르트 하임이 1992년에 이미 사망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ZDF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인 하임은 나치 치하에서 유대인 수용자들에게 마취 없이 수술을 하고 심장에 가솔린을 직접 주입하는 등의 잔혹한 생체 실험을 강행해 ‘죽음의 의사’란 악명을 얻었고 유대인 단체 사이먼 위젠탈 센터의 추적을 받아온 인물.  방송은 하임이 이집트 카이로에서 이름을 숨기고 살아오다 숨을 거뒀으며 그가 머물렀던 호텔에서 여권과 개인 문서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또 하임이 1992년 숨을 거뒀다는 아들의 진술을 포함,여러 사람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하임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고 전했다.  사이먼 위젠탈 센터에서 이름높은 나치 전범 추적자인 에프라임 주로프는 방송이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문서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만약 그의 죽음이 사실이라면 “경천동지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차대전 종전 뒤에도 그는 서독 지역에서 의사로서 살아왔으며 1962년 경찰이 과거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하자 종적을 감췄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교황청 홀로코스트 부인 英주교에 “발언 철회 촉구”

    로마교황청이 2차대전 당시 가스실에서 유대인 대학살이 없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영국인 주교 리처드 윌리엄슨에게 발언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청은 4일 성명을 발표하고 “윌리엄슨 주교가 교회의 주교 직능을 인정받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홀로코스트에 관한 기존의 주장과 선을 그어야 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성명은 이어 윌리엄슨 주교의 홀로코스트에 관한 주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엇으며 성부로부터도 확고히 부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청의 한 추기경은 교황청이 이 문제를 잘못 다뤄왔음을 시인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 방송의 로마특파원인 데이비드 윌리는 교황 베네딕토16세가 실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며 바티칸이 이처럼 서둘러 성명을 내고 진화에 나선 것은 가톨릭 교회 내부에 이 파문이 미칠 파장이 심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슨 주교는 지난달 21일 스웨덴 TV 인터뷰를 통해 “나치의 집단수용소에서 목숨을 잃은 유대인은 600만명이 아니라 20만~30만명에 불과하며 가스실에서 죽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교황청은 윌리엄슨 주교의 인터뷰 사실을 모른 채 20년 전 교황의 승인 없이 주교에 올랐다는 이유로 파면됐던 그를 지난달 24일 다른 3명의 주교와 함께 복권시켜 이스라엘의 유대교 지도자 등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왔다.유대교 지도자들은 교황청과의 공식 관계를 무기한 단절하고 3월로 예정됐던 교황청과 유대교의 회합도 취소하는 등의 후폭풍에 휩싸였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3일 교황청이 충분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교황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부인을 반대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展 유디트 등 110여점 전시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展 유디트 등 110여점 전시

    세계 미술 아트숍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아트 포스터의 하나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다. 황금빛이 물결치는 환상적인 분위기에서 여자는 두 눈을 꼭 감고 환희에 빠져 검은 머리 남자의 키스를 받고 있다. 그림에 문외한이라도 단박에 빠져들 만큼 사람들은 이 ‘키스’를 좋아한다. 특히 연인들에게는 놀라운 호소력을 발휘한다. 키스를 비롯해 클림트의 그림은 에로티시즘 농도가 짙지만 우아해 품격을 잃지 않고, 여기에 황금빛까지 찬란하니 도저히 시선을 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런 클림트의 작품을 그림책에서만 아니라 직접 볼 수 있게 됐다. 2일 개막해 5월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4관에서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토털아트를 찾아서’ 전시가 열린다. ‘유디트’ 등 유화 40여점과 드로잉과 포스터 원본 70여점, ‘베토벤 프리즈’ 등 대표작 110여점이 전시된다. ●화려한 색채로 시선 꽉… 해외 마지막 전시회 이번 전시를 위해 오스트리아 빈의 벨베데레 국립미술관을 비롯해 세계 11개국 20여개 미술관에서 작품을 빌려왔고, 개인 컬렉터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벨베데레 국립미술관은 한국 전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해외 전시를 계획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빈이 아닌 도시에서 클림트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겠다. 물감이 너무 얇게 발라져 있고 금세공하듯 물린 금박들이 해외 전시여행을 하기에는 너무나 연약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번 전시에서 ‘키스’도 볼 수 있겠다고 좋아해서는 안 된다. 유감스럽게도 ‘키스’는 전시되지 않는다. 키스는 건물에 부착돼 이동할 수 없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다만 미모와 지혜로 앗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론을 죽여버린 유대인의 영웅 ‘유디트’를 팜므파탈로 표현한 작품 ‘유디트와 홀로페론’이나 ‘아담과 이브’, ‘아기’ 등의 작품으로 키스의 향기를 느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번 전시는 회화와 건축, 미술과 실용 등 두 가지 다른 형태의 예술을 하나로 결합시키려 했던 클림트의 토털아트를 경험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는 파리에서 인상파가 득세하던 시절에, 순수미술보다는 건축·공예·실용미술 등이 결합된 미술세계를 추구했다. 그리고 그와 뜻을 같이하는 진보적 작가들과 1897년부터 ‘빈 분리파’를 결성해 토털아트 활동을 이끌었다. 토털아트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7개 회화로 구성된 베토벤 프리즈도 이번에 전시된다. 베토벤 프리즈는 건축, 회화, 공예, 음악 등 각각의 예술 분야가 베토벤을 주제로 통합된 작품이다. ●회화·건축, 미술·실용 융합 토털아트의 진수 사실 토털아트적인 경향은 클림트 그림을 최근까지 대중성은 높지만, 예술적으로 높게 평가받지는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풍부하고 화려한 장식성뿐만 아니라, 실용성의 강조는 당대의 흐름과 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물론 클림트가 황금색을 남발하고 강한 장식성을 가진 것은 귀금속 세공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자란 덕분이라는 분석이 있지만 말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관람료가 19세 이상 성인의 경우 1만 6000원대로 대폭 상승했다는 것이다. 대형 해외 미술관들의 국내 전시 관람료가 최근까지 1만 2000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30% 인상됐다.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원화의 가치가 하락한 탓이라고 해도 씁쓸한 대목이다. (02)334-4254.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철학의 눈으로 ‘괴물’ 바라보기

    살아 있는 뱀이 뒤엉켜 있는 머리를 가진 고르곤이나 고르곤의 세 자매 중 하나인 메두사는 ‘괴물’이다. 수염난 여자나 영화 ‘엘리펀트 맨’의 주인공, 거인, 난쟁이, 스핑크스, 프랭크슈타인 등은 모두 괴물이다. 괴물은 괴상하고 무시무시한 상상 속의 짐승을 말할 때 흔히 쓰는 단어다. 그러나 고대 이집트에서 신체적 기형은 신의 표시이자 신의 메시지로 이해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원래 ‘몬스터’의 라틴어 어원인 몬스트룸(monstrum)은 ‘매혹적인 것, 사람을 끄는 것, 내보여야 하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괴물은 매혹적인 것이란 뜻일까? ‘무엇이 괴물일까’(피에르 페주 지음, 문동호 그림, 이현정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는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괴상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하는 어린이용 철학책이다.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에서 펴내 프랑스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시리즈물의 아홉 번째 책이다. 철학에서는 괴물을 어떻게 볼까. 물어보나 마나 인정하지 않는다. 괴물은 인간의 공포와 충격이 만들어낸 환상으로, 이성적으로 이해하면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괴물을 정의하고 나면 인간은 무엇인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정상과 비정상, 문명과 야만, 우리와 그들 등의 이분법으로 나누기를 좋아한다. 이렇게 나눠 놓고 나면 나와 다른 누군가를 ‘괴물’이라고 낙인찍어 죄책감 없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가까운 예로 인간은 자신과 똑같은 인간 수십만명을 죽이는 전쟁을 벌이거나 유대인 대량학살인 ‘홀로코스트’를 저질렀다. 이런 인간의 행동은 괴물스러운가, 아닌가? 낯선 것을 괴물로 보지 않으려는 이성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신화와 전설 속의 괴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쉽게 풀어냈다. 75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나치는 청소년부터 길들였다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다룬 책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몇몇 ‘악의 축’에 책임을 돌리거나 희생자들의 체험담을 그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극단 사이에서 상식적인 독일 사람들이 어떻게 나치즘에 물들어 가게 됐는지를 보여 주는 읽을거리는 많지 않다. ‘히틀러의 아이들’(수전 캠벨 바톨레티 지음, 손정숙 옮김, 지식의 풍경 펴냄)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평범한 10대 청소년들이 나치의 소년 조직인 히틀러청소년단(히틀러유겐트)에 무비판적으로 뛰어들어 전쟁 기계가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히틀러의 집권과 통치에 지대한 역할을 했으면서도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히틀러유겐트를 이 책은 양파 껍질 까듯 해부한다. 히틀러는 제1차 세계대전 패전이 남긴 굴욕적인 배상금 부담과 전 세계를 덮친 경제공황의 이중고 사이에서 신음하던 독일 국민들 사이를 ‘위대한 독일의 재건’을 표방하며 파고들어 간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는 청소년만큼 길들이기 좋은 대상이 없다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에게서 시작하련다. 나이 든 이들은 기력이 소진됐다. 하지만 저 훌륭한 청소년들. 세상에 저보다 멋진 도구가 어디 있으랴! 이들과 함께라면, 나는 새 세상을 만들 수 있다.” 히틀러유겐트는 차츰 모든 독일 청소년들이 강제로 가입해야 하는 유일한 합법조직이 되어 간다. 순수 아리안 혈통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을 배제함으로써 그 자체로 나치 인종주의를 유포하고, 획일적인 군사훈련을 부과해 아이들을 나치 전사로 ‘찍어낸다’. 아이들은 나치의 전쟁 수행에 꼭 필요한 광신적인 전사가 돼 유대인 학살에 가담하는 나치 대원으로 자라난다. 이 책으로 ‘뉴베리 아너상’을 받은 수전 캠벨 바톨레티는 2년 동안 히틀러유겐트와 관련된 사적지는 물론 독일과 미국의 도서관과 박물관을 샅샅이 뒤져 관련 서적, 기록, 사진 등을 찾아낸다. 이런 방대한 자료조사보다 더욱 책을 살아 숨쉬게 하는 것은 작가가 당시의 히틀러유겐트 단원들과 유대인들을 직접 수소문해 치밀하게 인터뷰했다는 점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촘촘하게 엇갈리면서 책은 역사적 사실의 집적을 넘어 왜 아이들은 나치즘의 광기에 자진해서 물들어 갔는지, 대체 무슨 욕구가 파시즘의 유혹 앞에 인간을 그토록 쉽사리 무너뜨렸는지, 그 허약한 마음과 세뇌의 기제를 아프게 드러낸다. 몇몇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의 독일 청소년은 자신이 하는 짓의 의미조차 깨닫지 못한 채 맹목적으로 나치를 추종했다. “수백만의 독일인들은 히틀러의 총통 지명 소식에 그저 심드렁했다. 1933년 독일엔 40여개 정당이 제각기 공약을 내걸었다. 지켜지지 않는 공약들에 지쳐 버린 독일인들은 어깨를 한번 으쓱하고는 일상생활로 돌아갔다.” 모두가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돌아서는 순간 파시즘은 언제든 우리들 틈을 파고들어 우리의 아이들을 타락시킬 것이라고 작가는 경고한다. 1만 1000원. 손정숙 번역문학가
  • ‘립싱크 소녀’ 비웃더니 오바마 취임식 ‘활싱크’로 망신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던 클래식 쿼텟(4중주) 연주가 사실은 이틀 전 미리 녹음 된 테이프를 틀어놓고 시늉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영상 보러가기 영국 BBC는 23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 기사를 인용해 첼리스트 요요마,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펄먼,피아니스트 가브리엘라 몬테로,클라리넷 연주자 앤서니 맥길이 들려준 취임 축하 콘서트에서의 멋진 선율은 혹한 때문에 악기들이 제 소리를 내지 못할까 우려해 사전 녹음된 테이프를 튼 것이었다고 전했다.연주자들은 녹음과 실제 연주하는 장면을 일치시키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녹음된 연주를 들으며 ‘활싱크’를 했다. 이날 쿼텟이 들려준 음악은 영화음악 작곡가로도 널리 알려진 존 윌리엄스의 ‘Air and simple gifts’.오바마의 우상이기도 한 클래식 작곡자 에런 코플랜드의 작풍을 이어받은 것으로 알려진 윌리엄스의 이 작품을 유대인인 펄먼,히스패닉인 몬테로,아시아계인 요요마,시카고 출신의 흑인 맥길이 호흡을 맞춰 오바마 대통령의 통합과 화해 메시지를 함축했다는 찬사를 들었는데 무색하게 된 것.더욱이 미국 정부나 언론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개회식에서 립싱크 소녀 논란이 터져나오자 ‘짝퉁’이라고 비아냥댔는데 자신들도 똑같은 구설수에 오르게 된 것. 그러나 이들 연주자는 “정말 날씨가 추워질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기 전까지 라이브로 연주하겠다는 점을 매우 강하게 주장했다.”고 양원합동위원회 대변인 캐롤 플로맨은 밝혔다.그녀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차가운 날씨 때문에 현악기의 현이 늘어지거나 악기들의 음 튜닝이 제대로 안돼 콘서트가 엉망이 될 것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이들 클래식 대가들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 속에 자신의 애장 악기를 들고나가 연주하는 것은 아둔한 짓이라는 경고가 클래식계에서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실제로 요요마와 펄먼은 이날 애장 악기 대신 다른 것을 들고 나왔다. 플로맨은 “어느 누구도 사람들을 속이려 했던 것은 아니다.”며 ”그렇다고 우리가 미리 이런 내용을 알릴 만한 일도 아니었지만 숨길 일도 아니었다.”고 다소 궁색한 답을 내놓았다.그녀는 나아가 1989년 앨범 녹음도 하지 않았고 콘서트에서는 립싱크 했다는 이유로 그래미상이 박탈된 팝듀오 이름을 들먹이며 “이 문제는 ‘밀리 바닐리’와 다르다.”고 둘러댔다. 플로맨은 콘서트를 생중계한 NBC 방송에 미리 사전 녹음된 것을 쓸 것이라는 점을 알렸다고 밝혔다. 펄먼은 “우리가 만약 (사전 녹음 대신) 다른 방법을 썼더라면 끔찍한 일이 됐을 것”이라며 “이런 선택은 흠잡을 데 없는 것이었다.”고 말했다.요요마는 “줄이 끊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며 “모두 나쁜 날씨 탓”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쿼텟의 연주 외에 아레사 프랭클린이 미리 녹음된 반주에 맞춰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연주자들은 모두 라이브로 연주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설연휴 어떤 영화 보러갈까

    설연휴 어떤 영화 보러갈까

    극장가 대목으로 꼽히던 설 연휴. 올해는 시기가 이른 탓인지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다. 1월 개봉한 한국영화가 ‘워낭소리’, ‘유감스러운 도시’ 두 편에 불과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거꾸로 명절마다 반복되던 코미디물 일색에서 벗어나 다른 영화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외화들이 이번 설날 특수를 바라며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대작을 원한다면 -제작비 800억원 ‘적벽대전2’·2차대전 배경 ‘작전명 발키리’ 대작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우위썬(吳宇森) 감독의 ‘적벽대전2-최후의 결전’을 노려볼 수 있겠다. 호의적인 입소문 덕분인지 ‘적벽대전2’는 같은 날 찾아온 다른 영화들을 따돌리고 일찌감치 높은 예매율을 보여 왔다. 800억원이 투입된 ‘적벽대전2’는 ‘삼국지’의 클라이맥스이기도 한 적벽대전을 실감나게 재현한다. 등장인물 소개에 치중했던 전편 ‘적벽대전1:거대한 전쟁의 시작’에서 다소 미진함을 느꼈던 사람이라면 시원한 해갈을 느낄 영화. 연합세력을 형성한 오나라 수장 손권과 명장 주유(량차오웨이), 촉나라 책사 제갈량(진청우)이 조조의 백만대군에 맞서 불꽃 튀는 지략·전술 대결을 벌인다.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화공법을 쓰는가 하면, 심리전으로 조조가 스스로 자신의 장수 목을 치게 하기도 한다. 침략 시점을 늦추려고 주유 아내 소교(린즈링)가 혈혈단신 적진으로 조조를 만나러 가는 장면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작전명 발키리’, ‘디파이언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영화. 에드워드 즈위크 감독의 ‘디파이언스’는 비엘스키 형제의 일화를 바탕으로 나치 점령하 독일에서 벌어진 유대인들의 치열한 저항과 투쟁을 담고 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작전명 발키리’는 히틀러 암살을 시도한 독일군 내부의 쿠데타를 긴장감 넘치게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얼마 전 방한한 톰 크루즈가 주인공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역을 맡았다. 월트 디즈니 픽처스의 ‘베드타임 스토리’는 애덤 샌들러 주연의 코믹 판타지 영화다. 호텔 벨보이로 일하는 스키터(애덤 샌들러)는 여동생이 다른 도시로 간 사이 두 조카를 맡는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 이야기를 지어내 들려 주는데, 어느 날 이 이야기가 현실이 돼있는 것을 발견한다. 벤허의 주인공이 돼 콜로세움을 달리고, 서부개척시대로 돌아가 로맨틱한 카우보이가 되기도 한다. ●감동을 원한다면 - 엔절리나 졸리 열연 ‘체인질링’·다큐영화 ‘워낭소리’ ‘레저베이션 로드’, ‘체인질링’은 절절한 부성애와 모성애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레저베이션 로드’는 뺑소니 사고를 낸 뒤 아들 걱정에 자수를 망설이는 아버지와 그 사고로 아들을 잃은 슬픔에 괴로워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앤절리나 졸리의 열연이 인상적인 ‘체인질링’은 실종된 아들 대신 가짜 아들을 찾아준 권력의 횡포에 맞서 싸워 나가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추억이 되살아나는 명절, 특히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고 싶다면 환상의 나비를 찾아 나선 노인과 아이의 동행 ‘버터플라이’, 아프리카 대륙에 불시착한 뉴요커 동물 4인방의 모험 ‘마다가스카2’를 추천한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비카인드 리와인드’도 재기 넘치는 어른들의 실수와 도전이 순수함을 느끼게 해 주는 영화다. 지난해 말 개봉해 각각 관객 700만명, 400만명을 향해 달리고 있는 롱런작 ‘과속스캔들’, ‘쌍화점’도 챙겨 보면 좋을 작품들이다. 온가족이 모이는 명절, 노인과 소의 우정을 담은 수작 다큐멘터리 ‘워낭소리’를 보며 가슴 먹먹한 감동을 느껴 보는 것도 괜찮겠다.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이 또 한번 정트리오 연기를 선보이는 김동원 감독의 ‘유감스러운 도시’는 조폭 코미디물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일견해도 좋을 영화. 재개봉한 예술영화 소식도 빼놓기 어렵다. 지난해 소규모 개봉해 전국 26만명을 동원했던 음악영화 ‘원스’, 2001년 예술영화 팬들을 열광시켰던 아네스 자우이 감독의 ‘타인의 취향’이 연휴의 기쁨을 드높여 줄 듯하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히틀러 암살하려던 인물 연기, 내 삶에 큰 변화”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씨와 환영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 홍보를 위해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는 방한 마지막날인 18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팬들이 붙여준 ‘친절한 톰 크루즈’라는 별명에 이렇게 화답했다. ●‘친절한 톰 크루즈´ 별명 얻어 오는 22일 국내 개봉하는 ‘작전명 발키리’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정권 내부의 쿠데타를 다룬 실화 소재 영화. 여기서 톰 크루즈는 히틀러 암살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슈타펜베르크 대령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개인적으로도 히틀러를 증오한다는 톰 크루즈는 “학창 시절 역사 공부를 하면서 ‘왜 아무도 히틀러를 암살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자신의 배역에 대한 애착을 함께 드러냈다. 그는 “유대인 학살을 반대하고 히틀러 암살을 계획한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것 자체가 내 삶에도 큰 영향과 변화를 줬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 것은 멋진 경험이었으며, 슈타펜베르크를 존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작전명 발키리’의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와 각본을 쓴 크리스토퍼 매쿼리도 함께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유주얼 서스펙트’(1995년)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한 크리스토퍼 매쿼리 작가는 ‘작전명 발키리’를 쓰게 된 경위에 대해 “지난 2002년 베를린을 방문했을 때, 히틀러에 대항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기념비를 둘러보면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싱어 감독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용사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1, 2’ 등으로 잘 알려진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작전명 발키리’를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개봉하게 된 이유에 대해 “한국은 세계 영화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 용사라는 그는 “한국전 때와 다르게 변화한 모습을 말씀드렸더니 아버지께서 매우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영화 내용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히틀러가 암살당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관객들이 이미 알고 있음에도 서스펜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크리스토퍼 매쿼리는 “결말을 아는 것은 오히려 큰 자산이었다.”면서 “등장인물의 운명은 모른 채 그들에게 감정이입해서 보기 때문에 더 큰 긴장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싱어 감독도 “타이타닉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톰 크루즈 “히틀러 죽이고 싶었다”

    톰 크루즈 “히틀러 죽이고 싶었다”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7)가 내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톰 크루즈는 18일 오후 1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브라이언 싱어 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 작가와 함께 환한 미소로 참석했다. 포토타임 후 기자회견을 가진 톰 크루즈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자리에 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작전명 발키리’의 출연 배경에 대해 “함께 작업한 브라인언 싱어 감독은 뛰어난 스토리텔링을 가진 감독이기 때문에 존경하고 있었다.”며 “모든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지만 실화에 기반을 두었다는 점에서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작전명 발키리’는 2차 세계 대전 중 아돌프 히틀러를 암살하기 위한 독일 장교들의 영웅적이었으나 알려지지 않았던 실제 사실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다. ’작전명 발키리’에 대해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는 톰 크루즈는 “이 내용은 반드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감독과 작가, 그리고 저까지 모험이었지만 멋진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독일 장교 ‘슈타펜버그’ 대령 역할을 맡아 유대인 학살을 서슴지 않는 히틀러의 만행에 반기를 들고 히틀러를 암살하려는 비밀작전을 주도했던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극 중 인물처럼 항상 히틀러를 죽이고 싶었고 증오했다는 톰 크루즈는 “어릴적 역사를 접하면서 ‘왜 히틀러 같은 사람을 암살자를 보내서 죽이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히틀러를 저지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 삶에 큰 변화를 주었다.”며 “역할을 연기하면서 실존 인물을 존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톰 크루즈는 이후 방한을 기념하는 칵테일 파티에 참석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자리에는 김수로, 한예슬, 하정우, 장혁 등 배우와 류승완 감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에는 서울 용산 CGV에서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했으며 오늘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후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통해 한국관객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톰 크루즈 “한국인들의 따뜻함, 평생 잊지 못할 것”

    톰 크루즈 “한국인들의 따뜻함, 평생 잊지 못할 것”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홍보차 한국을 방문한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47)가 “한국팬들의 뜨거운 성원에 감동을 받았다.”고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18일 오후 1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작전명 발키리’의 내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톰 크루즈를 비롯해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크리스토퍼 맥쿼리 작가가 참석했다. 영화의 출연 배경과 영화의 매력에 대해 설명한 톰 크루즈에게 “한국에서 ‘친절한 톰 크루즈’ 라고 불리는 데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정말 감사하다.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팬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호응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사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40대 같지 않은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서는 수줍은 듯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잠잘 시간도 없다. 그래서 나이 먹을 시간도 없는 것 같다.”고 재치있는 답변으로 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작전명 발키리’는 2차 세계 대전 중 아돌프 히틀러를 암살하기 위한 독일 장교들의 영웅적이었으나 알려지지 않았던 실제 사실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다. 그는 영화 속에서 독일 장교 ‘슈타펜버그 대령’ 역할을 맡아 유대인 학살을 서슴지 않는 히틀러의 만행에 반기를 들고 히틀러를 암살하려는 비밀작전을 주도했던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리라고 확신한다는 그는 “촬영 전부터 감독, 작가, 그리고 저까지 모여 그 시대를 공부했었다. 그 시대 사람들이 겪었던 현장감이나 서스펜스 등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6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톰 크루즈는 이후 방한을 기념하는 칵테일 파티에 참석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이날 자리에는 김수로, 한예슬, 하정우, 장혁 등 배우와 류승완 감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에는 서울 용산 CGV에서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석했으며 오늘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후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레드카펫 행사를 통해 한국관객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톰 크루즈 “항상 히틀러를 죽이고 싶었다”

    톰 크루즈가 18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작전명 발키리’ 내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001년 한국방문 이후 8년만에 방한한 톰 크루즈는 “한국 방문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다.”며 “입국 당시 공항에서 따뜻하게 맞아줬던 한국팬들에게 감사하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22일 국내 개봉되는 ‘작전명 발키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암살 시도를 둘러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작전명 발키리’에서 실제 인물인 슈타펜버그 대령 역을 맡은 톰 크루즈는 “항상 히틀러를 죽이고 싶었으며 그를 증오한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역사 다큐멘터리에 관심을 가졌고, 제2차 세계대전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왜 당시 사람들이 히틀러를 죽이지 않았을까 항상 의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촬영 내내 공부를 하면서 독일 내에서도 유대인 학살과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당시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생각하며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하고 또 연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톰 크루즈는 18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의 레드카펫 행사를 끝으로 방한 공식 일정을 마치고 전세기로 돌아갈 예정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치통치에 맞선 영웅들의 실화

    나치통치에 맞선 영웅들의 실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이 국제사회에 큰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때 우연찮게도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속속 찾아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에드워드 즈위크 감독의 ‘디파이언스’(15일 개봉)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작전명 발키리’(22일 개봉)다.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디파이언스(Defiance)’는 비엘스키 형제의 일화를 다룬 영화다. 독일군과 밀고자의 손에 부모를 잃은 투비아(대니얼 크레이그)는 그들을 죽이고 형제들과 함께 숲으로 들어간다. 같은 처지의 피란민들을 외면하지 못한 투비아는 독일군에 맞서는 유대인 공동체를 형성한다. 투비아의 동생 주스(리브 슈라이버)는 적에 대한 분노로 가득찬 채 러시아군에 합류한다. 숲으로 모여드는 사람은 점점 늘어가지만, 추위와 굶주림으로 공동체의 겨울은 혹독하기만 하다. ‘디파이언스’는 나치 점령하의 유럽을 그리지만, ‘살아남은 자’의 저항과 투쟁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다른 홀로코스트 영화와 차이 난다. 형제간의 애증, 처절한 사투, 숲속 생활의 어려움 등은 유대인들이 겪었던 고초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007 시리즈’ 제임스 본드로 친숙한 대니얼 크레이그의 고뇌에 찬 연기도 뛰어나다. 하지만 최근 가자 사태를 지켜본 관객들이 ‘유대인의 희생’을 강조하는 이 영화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작전명 발키리(Valkyrie)’는 나치 정권을 전복하려는 독일군 내부의 쿠데타라는 의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발키리’는 용감한 전사자들의 영혼을 천계로 이끄는 북유럽 신화 속 여신 집단의 이름. 독일 장교 슈타우펜베르크 대령(톰 크루즈)은 세계를 참혹한 공포로 몰아가는 상황을 보며 히틀러 제거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란 믿음을 갖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권력층 내부의 반히틀러 세력에 가담한 그는 히틀러 암살계획 실행에 직접 나선다. ‘작전명 발키리’는 히틀러 사망을 대비한 비상대책 ‘발키리 작전’을 역이용해 히틀러를 암살하려 한 실화가 소재다. 이같은 점은 히틀러의 최후가 자살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아는 사람들에겐 다소 김빠지는 요소일 수 있다. 하지만 치밀하고 세련된 극의 만듦새는 손에 땀이 넘치도록 하는 긴박감을 안겨준다.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이 작품에서도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톰 크루즈는 저돌적인 주인공 캐릭터를 화면에 잘 살린다. 다만 시종일관된 카리스마 연기는 반란 주모자로서의 다층적인 면모를 표현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한편 진작부터 극장에 걸린 두 편의 영화도 되새겨볼 만하다. 프랑스 감독 루이 말의 자전적 영화 ‘굿바이 칠드런’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세계를 통해 전쟁의 몰인간성을 기록한다. 1944년 나치 점령 하의 파리 기숙학교에 유대인 학생이 전학오지만, 곧 발각돼 잡혀가고 만다. “40여년이 흘렀지만 난 그 1월의 아침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는 감독의 마지막 내레이션은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전쟁의 상처가 얼마나 깊을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배경이 2차 대전은 아니지만, 이스라엘 아리 폴만 감독의 ‘바시르와 왈츠를’도 함께 돌아보면 좋을 작품이다.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생소한 장르로 빚어진 이 작품은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이스라엘인이 자성과 각성의 주체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더 깊은 진정성이 느껴진다. 팔레스타인 난민 학살 목격의 기억을 되찾으면서 자신이 관통해온 1982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의 진실을 깨달아 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정신적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유하고 반전평화 메시지를 퍼뜨리는 여정을 보여 준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가해자 중심으로 본 유대인 학살의 진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차별 공습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나치 독일이 저지른 1930~1940년대 대학살의 피해자였던 유대인이 수많은 민간인을 살상하는 가해자로 지탄받는 현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홀로코스트 연구의 대가인 라울 힐베르크의 역작 ‘홀로코스트, 유럽 유대인의 파괴’(전 2권,김학이 옮김,개마고원 펴냄)가 초판 발간 50년이 다 된 시점에 국내에 번역출간된 건 그래서 한층 의미심장하다. 오스트리아 빈 출신의 유대인인 힐베르크는 500만명에 이르는 유대인을 학살하는 것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지를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를 실증하기 위해 나치 대학살의 시작과 끝을 120여개의 도표와 각종 자료를 포함,17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으로 집대성했다. 힐베르크는 나치 대학살의 구조에 ‘파괴기계’와 ‘파괴과정’의 개념이 내재돼 있다고 주장한다. 독일에는 유대인 문제를 전담하는 단일한 나치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유대인의 삶과 직간접으로 관계하고 있던 모든 독일인이 ‘파괴기계’의 부품이 돼 파괴 과정에 연루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즉, 학살이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계기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거의 모든 집단이 축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는 유대인도 포함된다. 유대인의 자치기구인 유대인평의회와 학살수용소의 유대인 노동대, 그리고 가스실로 걸어 들어간 유대인조차 파괴기계로 파악했다. 이로 인해 힐베르크는 미국과 이스라엘 시온주의 역사가들로부터 배척당하기도 했다. 번역자인 김동이 동아대 교수는 힐베르크가 이 책에서 제시한 명제를 ‘악의 일상성’으로 정리한다. “공적·사적 영역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실천들이 단 하나의 계기, 즉 우리와 상극인 타자가 제시되자 자동으로 발동되어 가속화되고 과격화하는 자가동력 학살기계로 돌변하더라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악을 저지른 당사자뿐만 아니라 방관자 노릇을 한 지식인 그룹도 학살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힐베르크는 비판적 지식인으로 명성을 떨쳤던 피카소와 사르트르에 대해서 “피카소는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고, 사르트르는 극본을 썼다.”고 지적했다. 1961년 초판이 나온 뒤 1985년, 2003년 개정판이 나왔는데, 한국어판은 힐베르크가 2007년 8월 타계하기 전 번역자에게 보낸 수정본이 추가됐다. 1권 4만 2000원, 2권 3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세상] 미네르바를 부탁해/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열린세상] 미네르바를 부탁해/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깃들면 날기 시작한다. 변증법으로 유명한 헤겔이 남긴 한마디다. 빛나는 태양 속에서는 사물을 보지 못하는 부엉이가 어두워지는 저녁 무렵에야 둥지 밖으로 날아오른다는 의미로 세상사의 복잡한 현상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야, 보다 냉정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의 철학적인 메타포다. 진리에 대한 평가는 그 시대보다는 일이 끝난 다음에야 가능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네르바 해프닝’을 보면 MIT 언어학 교수인 노엄 촘스키가 떠오른다. 촘스키는 유대인이면서도 이스라엘 정부와 이를 감싸고 도는 부시 행정부를 가장 매섭게 비판한다. 그래서 동족 유대인들에게 가장 배척받는 인물이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촘스키의 주장은 ‘절대주의 이론’으로 유명하다.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는, 설사 다소 불편하더라도 반드시 보장받고 또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촘스키가 아우슈비츠 포로수용소는 물론 가스실의 존재마저 부정해 전 세계 유대인들을 경악케 한 로베르 포리송 프랑스 리옹대학 교수를 옹호한 사건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신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포리송은 자신의 발언으로 대학에서 쫓겨났다. 급기야 유대인의 암살위협으로 인해 경찰이 그의 신변보호에 나서기도 했다. 모든 유대인이 손보겠다고 벼르고 있는 포리송을 지지하고 나선 또 다른 유대인이 바로 촘스키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촘스키는 한번도 포리송의 주장 자체를 지지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는 단지 포리송이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 것뿐이다. 설사 포리송의 주장이 터무니없다 하더라도 발언 자체를 침묵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소 부작용이 있더라도 저마다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구속을 두고 전국민이 양분되어 논쟁을 벌이고 있고 상호간의 파열음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을 이용해 온 국민을 흥분케 하며 ‘경제대통령’이란 화려한 관(冠)에 도취되어 즐기다시피 하며, 이를 애써 내치지 않았던 미네르바의 무책임은, 그의 상당한 내공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날 선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인터넷 공간에서 개진한 개인의 강제력 없는 주장을 가지고 보란 듯이 붙잡아 가는 사법당국의 조치는 더더욱 동의하기 어렵다. 미네르바의 날개를 부러뜨린 사태는 인간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고 있다. 문제는 표현의 자유란 모든 자유를 자유롭게 하는 자유로 불릴 만큼,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는 데 있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은 언론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언론, 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맞는 지적이다. 타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허위사실 유포나 악플을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하지만 손쉽게 법적 규제를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 개개인의 삶에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일찍이 밀턴이 주장한 ‘사상의 자유로운 공개시장(free marketplace of ideas)’을 통해 자율적으로 걸러져야지, 권력기관이 직접 나서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 비록 한 인터넷 논객의 걸러지지 않은 주장이 횡행하는 시대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에 족쇄를 채우려는 사법당국의 시도는 지나치게 근시안적이다. 조금 편하자고 만든 규제라는 괴물이 언젠가는 우리 모두를 숨막히게 옭아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차분하게 깨달아야 한다. 한 명의 자유를 억압하려 하면 결국은 모든 자유가 억압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알고 있지 않은가. 김동률 KDI 언론학 연구위원
  • [사설] 이, 민간인 무차별 살상 계속할 텐가

    이스라엘이 ‘하마스 섬멸’을 내걸고 전쟁을 일으킨 지 보름이 지났건만 이스라엘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을 무시한 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즉각 휴전과 완전 철군’ 촉구 결의안을 지난 9일 거부한 이스라엘은 다음날 가자지구를 40여 차례 공습했으며 주민들에게는 공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통고하는 전단을 뿌렸다. 이 전단에서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주민이 아닌 하마스와 테러범을 상대로 싸운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지구촌 가족이 얼마나 되겠는가.이스라엘이 공격을 개시한 뒤로 팔레스타인 사람이 900명 가까이 숨졌고 부상자 수는 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숫자가 3분의1쯤 된다니, 이스라엘이 하마스건 민간인이건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살상을 해왔음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주민 110여명을 한 건물에 몰아넣은 다음 잇따라 포격을 가했다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를 보면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이스라엘군의 행태는 ‘만행’이라고 지탄받아도 변명할 말이 없을 것이다.지금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서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에만도 영국 런던에서 2만여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같은 날 프랑스에서는 전국 120여 곳에서 12만명이 참여해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우월한 군사력으로 가자지구를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데 당장은 만족할지 모르지만 지구촌에 번지는 반(反)유대인 정서는 결국 이스라엘이 설 땅을 좁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제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받아들여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기를 촉구한다.
  • 세계의 화약고 이스라엘·美 vs 팔레스타인 치명적 삼각관계

    세계의 화약고 이스라엘·美 vs 팔레스타인 치명적 삼각관계

    ‘당신이 살고 있는 집에 누군가 쳐들어와 1300년 전에 할아버지들이 살던 땅이었다며 차지한 뒤 ‘공평한 절충안’으로 방 한두 칸을 내주겠다고 제안한다면 당신은 받아들 수 있을까.’(203쪽) 만약 ‘어떤 머저리가 그러겠어. 야구방망이로 패서 쫓아버려야지.’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은 중동문제의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거의 똑같은 입장을 보인 것이다. 그것이 지난 61년동안 ‘세계의 화약고’이자 ‘미래 제3차 세계대전’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중동 문제의 시작이다. 그렇다면 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뿌리를 뽑겠다며 가자 지구에 무차별 폭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600여명,특히 어린이 120여명을 사망케 한 사태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숙명의 트라이앵글’(노엄 촘스키 지음,최재훈 옮김,이후 펴냄)은 중동문제의 본질이 종교와 인종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스라엘과 미국, 팔레스타인 간의 치명적인 삼각관계에 집중했다. 특히 미국 정부와 편향적인 보도를 일삼는 주류 미국 언론을 집중적으로 비판해 언어학자 출신의 정치비평가인 지은이가 왜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지를 잘 드러낸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비인도적 군사 행위를 용인하는 이유는 누구나 알 만하다. 미국 정부가 세계에서 석유가 가장 많이 묻혀있는 중동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전략적 자산’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1978~1982년 이스라엘은 미국이 전 세계에 제공한 군사원조의 48%, 경제원조의 35%를 제공받았다. 1983년 회계연도의 경우 레이건 행정부는 전체 원조 예산 81억달러의 30%인 25억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다. 같은 해 미국 의회도 해마다 이스라엘이 상환해야 하는 부채보다 더 많은 원조가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해외원조 수정법안’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이 1982년 레바논을 침공하여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하는 등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던 1983년에 이뤄진 지원이다. 그런 시기조차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유린하면서 거리낌없이 군사 행위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왔다고 촘스키는 비판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아랍인으로 둘러싸인 중동에서 ‘안전에 대한 위협’을 토로하는데 그것도 정치선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촘스키는 이런 반문도 한다. 이스라엘 건국을 유럽과 특히 미국정부, 미국 지식인들이 열렬히 지지했다면 팔레스타인 대신 독일 남부의 바바리아나 영국 같은 유럽의 어느 나라, 미국의 매사추세츠나 뉴욕에 유대 국가의 건설을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느냐고. 나치범죄 등 유럽인들이 수 세기 동안 유대인들에게 저지른 범죄를 보상하는데 왜 아랍인이 희생돼야 하느냐는 것이다. 유대국가 탄생 이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시민적, 종교적 권리는 거의 무시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을 전후로 대대적인 군사행동을 개시해 대규모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만들었다. 현재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쫓아내기 위한 ‘토지강탈’은 지속되고 있다는 보고다. 유대인의 고대 유적을 찾는다며 팔레스타인 사람의 집을 파괴하고,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뒤 유대인을 이주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60~70년 사이에 약 500만~600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발생했다. 촘스키는 중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엔(UN) 결의안과 국제사회가 꾸준히 요구하듯 이스라엘이 국경선을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으로 되돌려 놓고 그 지역에 팔레스타인인이 독립된 국가를 설립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외교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수 십년동안 국제법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무시하는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후 61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자지구와 웨스트 뱅크에서 매일 겪어야 하는 신체·사회· 정치적 위협들이 일제 강점기를 35년이나 겪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는다. 개정판이지만 번역자가 바뀌면서 원문을 새로 번역해 신간과 다름없다는 평가다.3만 8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부고] 노벨 문학상 수상 헤롤드 핀터

    영국의 유명 극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헤롤드 핀터가 타계했다.AFP통신은 25일 핀터의 아내 안토니아 프레저의 말을 인용해 “핀터가 지병인 암으로 인해 향년 78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밝혔다.1930년 영국 런던의 북부 해크니에서 유대인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난 핀터는 57년 희곡 ‘방’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60년 ‘관리인’을 발표해 세계적인 극작가로 지위를 굳혔다.배우와 극작가뿐 아니라 연출가로서도 명성을 날렸으며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축제가 개최될 정도로 세기적인 극작가로 인정 받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日 다큐멘터리 거장과의 첫 만남

    日 다큐멘터리 거장과의 첫 만남

    거장 다큐멘터리스트 사토 마코토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2009년을 열어젖히는 첫 기획전으로 ‘사토 마코토 회고전(SATO Makoto retrospective)’을 1월 9일부터 14일까지 개최한다. 사토 마코토는 일본에서 다큐멘터리 활동을 가장 왕성하게 했던 감독.지난 1957년 일본 아오모리현에서 태어난 그는 미나마타 운동에 참여하면서 다큐에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5년 동안 아가노 강의 주민들을 촬영했으며 이후에는 가족,예술,민족,종교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주제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다큐멘터리는 물론 TV 프로그램 제작,저술,강연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을 펼친 그는 2007년 49세로 타계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의 작품 6편이 국내 최초로 상영된다.‘아가노 강에 살다’는 감독 데뷔작으로 미나마타 병을 다루었다.이 작품으로 1993년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우수상을 비롯,여러 상을 받았다.‘이상한 나라의 화가들’은 정신지체예술가 7명의 삶으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접근하며,사진작가 고초 시게오를 다룬 ‘자아와 타자’는 아름다운 영상이 돋보인다. 이 밖에 장애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보여주는 ‘하나코’,‘아가노 강에 살다’ 제작 10년 후의 현실을 보여주는 ‘아가노의 기억’,팔레스타인인과 유대인의 문제를 다룬 ‘아웃 오브 플레이스’ 등을 볼 수 있다,전편에 걸쳐 사토 마코토의 냉철한 주제의식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스며나온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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