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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읍성, 건축 거장들 작품 입는다

    도심을 에두른 광주읍성의 옛 경계를 따라 세계 건축 거장들의 작품이 설치돼 영구히 보존된다. 이들 작품은 광주읍성의 4대문인 서원문(동문)·광리문(서문)·진남문(남문)·공북문(북문) 등 주요 거점 10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내년 9월에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앞두고 세계 50대 건축가 중 10명이 광주읍성 주변에 자신들의 작품을 설치하는 ‘어반 폴리(Urban Folly)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어반 폴리란 도시를 뜻하는 어반(Urban)과 장식용 건물을 의미하는 폴리(Folly)을 합친 것으로, 도시를 상징할 수 있는 건축물이나 구조물을 의미한다. 광주에 독특한 작품을 설치하게 될 건축가는 독일 유대인기념비의 피터 아이젠만(미국), 파리국립도서관의 도미니크 페로(프랑스),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의 아이웨이웨이(중국) 등 8명이다. 한국 출신으로는 승효상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과 조성룡씨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오는 3일 광주를 찾아 광주읍성과 그 주변을 답사하고 워크숍을 갖는 등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승효상 총감독은 “작품은 광주의 상징인 읍성을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면서 공공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벤치, 승강장 등의 공공시설물과 건축물로 분류될 예정이며, 건축물은 미니어처 형식으로 들어선다. 시는 이들 10명의 건축가에게 각각 2억원씩을 배정하기로 하고 22억원의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읍성뿐만 아니라 푸른길 공원에도 작품 배치가 가능한지 이들 건축가들에게 문의한 뒤, 가능하면 설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고려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알려진 광주읍성은 일제가 도로를 설치하기 위해 파괴한 뒤 역사 속에 묻혔다가 지난 1992년 옛 전남도청 주차장 조성 공사 과정에서 유적이 처음 발견됐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기고] 한반도에 더 이상 비극은 없어야/김용희 서울사이버대 교수

    “사람을 한두 명 죽이면 살인이지만 수백만을 죽이면 통계에 불과하다.” 소련공산당 혁명을 주도한 스탈린의 말이다. 전쟁에서 혹은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인권론은 얼마나 사치한 개념인가, 인간 존엄성은 빈 메아리일 뿐이다. 안정된 국가, 안정된 사회에서는 중요한 가치며 최고의 목적인 ‘인권’의 의미가 전쟁이나 혁명시대에는 얼마나 사치가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들은 너무도 많다. 사회면에 대서특필되는 극악한 살인범의 피해자는 단지 몇 사람이다. 그러나 허구적 사상과, 가면의 종교는 개념을 넘는 만행을 자행한다. 종교와 정치, 사상이 폐쇄적이거나 독선적이 되어 제어장치 없이 질주, 수많은 제노사이드(집단살해)가 이루어져 왔음을 역사는 전해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약 600만명의 유대인을 학살하였다. 소련공산당은 노동자·농민의 이름으로 공산혁명의 완성을 위하여 수백만명의 인민을 학살하였다. 마오쩌둥은 문화대혁명 당시 1000만명 이상을 숙청하였다. 폴포트는 서민을 위한 평등사회 건설과 ‘마오쩌둥식 사회주의’ 실현을 위해 캄보디아 인구의 4분의1인 200만명을 학살하였다. 조찬선 목사는 ‘기독교죄악사’에서 서구문명과 서구종교의 가식과 위선을 조명했다. 신대륙을 발견하고 유럽인들이 이주하면서 300년 동안 1800만명 이상의 원주민이 교황의 지지를 받는 식민지배에 의해 학살되었다. 신대륙의 발견과 개척의 역사는 유럽인에게는 개척정신이 일구어낸 새로운 세계의 발견이지만 원주민에게는 약탈과 강탈과 역사적 패자로서의 기록일 뿐이다. 포르투갈은 교황청의 묵인과 동조 하에 브라질을 식민지화하면서 원주민의 95%를 학살하였다. 400만명이던 원주민은 고작 20만명만 남았다. 북한에서는 200만명 이상이 아사하거나 아사 위기에 놓여 있다. 남북 분단은 우리 민족에게 그 원인이 있지 않다. 일본의 점령과 강대국 간의 이념대립이 유독 우리민족에게만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통을 가져다 주고 있다. 분단된 국가에서 우리는 아직도 국방비에 예산의 30%를 쏟아붓고 있다. 청년들이 젊은 시절 국방을 위해 보낸 시간에 대한 기회비용은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리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희생되는 젊음은 화폐가치로 환산되지 않는다. 예상할 수도 없었던 황당한 사건이, 예측과 상식적 인식의 범위를 넘는 변괴가 발생했다. 민간인에 대한 포격,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군인들 간의 교전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렇게 시작되면 이념과 체제가 가져오는 극단적 폐쇄와 관념에 머물던 한반도에서의 냉전이, 그리고 좌·우파의 논쟁이 그 논쟁자의 존재에 관한 문제로 변해 버린다. 이념보다도 앞서는 것이 인명의 소중함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의 보호는 국가의 최우선적인 책무이다. ‘사람의 생명이 통계 자료일 뿐’이던 숱한 역사적 사건들은 소설이 아닌, 지난 시절의 현실이었다.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비극은 없어야 한다. 단호한 대처가 극단으로 가면 대안은 없다. 상대방의 내심과 의도, 동기는 서로 관심도 두지 않으면서 단호한 대처만을 강조하면 결과는 한곳으로만 치닫는다. 이렇게 되면 인간의 존엄성 운운은 사치가 된다.
  • ‘블록버스터’ 명화가 몰려온다

    ‘블록버스터’ 명화가 몰려온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계절이지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등 3대 미술관은 블록버스터 전시 열기로 뜨겁다.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거장의 명화와 해외 유명 미술관·박물관의 소장품을 선보이는 대형 기획전이 연말연시와 겨울방학 가족관람객을 겨냥해 앞다퉈 막을 올리고 있다. 2004년 서울과 부산 전시에서 총 70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국내 미술관람 문화를 활성화시킨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이 다시 열린다. 러시아 유대인 출신의 프랑스 화가 마르크 샤갈은 평생 어떤 미술사조에도 속하지않고 낭만적인 사랑의 메시지를 화려한 색채와 형상으로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으로 사랑 받아온 작가다. 12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막하는 전시에는 샤갈 미술의 보고인 프랑스 국립샤갈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관 등 전세계 30여곳 소장처와 개인 소장가에게서 대여한 작품 160여점이 소개된다. 프랑스 미술관과 유족 소장품 위주로 후기 작품 110점을 선보인 2004년 전시에 비해 작품 규모와 내용 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씨는 “첫 전시 때 빠져서 아쉬움이 컸던 러시아 시기 샤갈의 걸작들을 대거 들여왔다.”면서 “지난 전시와 중복되는 작품은 10여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늘을 나는 연인을 그린 대표작 ‘도시위에서’와 ‘산책’, 고(故) 김춘수 시인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에 영감을 준 ‘나와 마을’ 등은 순수하고 몽환적인 샤갈 예술의 진수를 선사한다. 총 7점으로 제작된 1920년작 ‘유대인 예술극장 장식화’의 전 작품이 국내 처음으로 나오는 것도 이번 전시의 특징. ‘비테프스크 위에서’와 ‘농부의 삶’등도 보기 힘든 걸작들로 눈길을 끈다. 내년 3월 27일까지. 8000~1만 2000원. (02)724-2900. ●프랑스 국보급 왕실 유물 국내 첫선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고 있는 ‘프랑스 국립베르사유 특별전’은 루이 14세에서 루이 16세까지 17·18세기 절대왕정기의 화려했던 왕실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베르사유궁 박물관이 소장한 국보급 회화와 조각, 유물 등 84점이 선보인다. 전시작 상당수는 루이 14세와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등 왕실 주요 인물들의 공식 초상화다. 왕실 공식 초상화는 권력과 정통성을 상징하는 도구로 쓰였기 때문에 보통 3m에 육박하는 크기에 다양한 장식적 요소와 소품들을 가미한 점이 특징이다. 이야생트 리고의 ‘루이 14세의 초상’은 공식 초상화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프랑스 왕실 문장인 백합 무늬를 그려넣은 대형 휘장도 관객의 시선을 압도한다. 화려함을 넘어 낭비벽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는 당대 유행했던 호화로운 스타일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녀가 직접 사용했던 도자기와 은 세공품, 가구 등의 유물은 세련된 취향을 엿보게 하지만 혁명군에게 체포돼 감옥에 유폐된 모습을 담은 초상화에선 권력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내년 3월 6일까지. 8000~1만 3000원. (02)325-1077. ●20세기 거장들의 열정과 고독 국립현대미술관이 내년 3월 1일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여는 ‘피카소와 모던 아트’전은 오스트리아의 알베르티나미술관 소장품 가운데 19세기 말에서 20세기 후반까지 서양 미술사의 거장 39명의 회화, 조각, 드로잉 121점을 전시하고 있다. 식민지 쟁탈전과 세계대전의 혼란과 위기 속에 유럽의 화가들은 저마다의 고독과 열정을 내면에 간직한 채 독자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모색해 나갔다. 전시에는 피카소가 인간의 비참함과 소외, 절망을 주요 테마로 그렸던 청색시대의 걸작 중 하나인 에칭 작품 ‘검소한 식사’와 ‘초록색 모자를 쓴 여인’, 고독한 영혼의 모습을 표현한 모딜리아니의 ‘슈미즈 차림의 젊은 여인’, 그리고 마티스를 비롯한 프랑스의 야수파와 키르히너 등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9000~1만 1000원. (02)757-300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부고] ‘슬픔의 노래’ 폴란드 작곡가 고레츠키 타계

    [부고] ‘슬픔의 노래’ 폴란드 작곡가 고레츠키 타계

    제3번 교향곡 ‘슬픔의 노래’로 세계적 명성을 쌓은 폴란드 작곡가 헨리크 미콜라이 고레츠키가 오랜 투병 끝에 76세로 타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1976년 작품인 ‘슬픔의 노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갇혔던 고레츠키가 가스실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 유대인들이 벽에 남긴 글귀들을 보고 느낀 감상 등을 표현한 작품으로 그가 남긴 최고의 명작으로 꼽힌다. 1933년 폴란드 남부 음악인 가정에서 태어난 고레츠키는 초창기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센, 벨라 바르톡 등 전위파 작곡가들의 영향을 받아 꾸밈없고 사색적인 작품세계를 일궈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45년간 매일 16시간씩… 이스라엘 랍비 탈무드 완역

    하루 16시간씩 45년간 한 우물을 팠다. 이스라엘의 원로 랍비(유대교의 율법교사) 얘기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랍비 아딘 스타인잘츠(72)는 27세 때인 1965년부터 45년간 매일 16시간씩 탈무드를 현대 히브리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벌여 최근 마지막 권인 46권을 출간했다. 그의 필생의 집념 덕에 이스라엘인들은 앞으로 탈무드 원전의 모든 내용을 자국어로 쉽게 읽을 수 있게 됐다. 그는 8일 이스라엘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탈무드는 우리 문화의 척추다. 나는 유대인들에게 위대한 유산을 돌려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유대교의 율법, 전통적 습관 등이 담긴 탈무드는 입으로 전해지던 규율을 3세기에 글로 엮은 ‘미슈나’와 이 내용에 대한 해설을 모은 ‘게마라’ 등 2편으로 이뤄졌다. 특히 게마라에는 전통적 율법과 관습 등을 두고 랍비들이 벌인 다양한 논쟁이 담겨 있다. 유대 학자들은 논쟁에서 드러난 사고의 과정이 결론만큼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논쟁 내용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후대 학자들은 랍비들의 언어인 아람어로 원전을 읽고 해설서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학계에서는 스타인잘츠가 아람어를 유대인의 언어인 히브리어로 번역한 덕분에 후속 연구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스타인잘츠는 또 탈무드의 일부 내용을 발췌해 영어, 스페인어, 불어, 러시아어 등으로도 옮겼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방시대] 백년지대계라는 뜻을 아는가?/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지방시대] 백년지대계라는 뜻을 아는가?/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예로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교육이 그만큼 중요하고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큰일이라는 뜻이다.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역대 대통령들이 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왔다. 좋은 교육정책의 도입을 위하여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MB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MB정부 교육정책의 방향은 경쟁력 강화와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집약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교육정책이 임기의 절반을 넘을 때까지 제대로 되기보다는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불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율형 사립고 설립 문제는 진보 교육감들의 반발로 흔들리고 있다. 또한 수능 문제의 70%를 EBS 교재에서 출제한다는 말만 믿고 오답투성이의 EBS 교재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혼란을 아랑곳하지 않고 돈 버는(교재대금으로 600억원 이상을 벌어들임) 재미에 빠져 있는 교육당국의 나태는 도를 넘었다. 그뿐이 아니다. 사교육 경감과 선진교육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취지로 교과부가 대표적인 대입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도는 너무도 다양(?)하고 복잡해 대학에서 일하는 필자도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내년부터는 전형을 단순화한다고 발표하긴 하였지만 입학사정관제가 오히려 사교육을 더 조장한다는 비난에 대해 교육당국은 무어라 항변할 것인가? 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사교육에 의존할 형편도 안 되고 퍼즐 맞추듯이 해야 하는 제도 앞에 무기력하게 발만 동동 구르는 그들의 아픔을 아는가? 이것은 불공평하다. 대통령이 추구하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공정사회 구현과도 거리가 멀다. MB 정부의 대표적인 대학육성사업 중 하나인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은 향후 5년간 8250억원을 투입,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세계적인 석학들과 공동연구를 통하여 대학의 연구수준을 높이겠다는 사업이다. 처음부터 탁상공론적인 사업으로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회의적인 결과 예측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용감하게(?) 밀어붙였다. 교육부의 WCU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외국에서 초빙한 교수들의 출장비로 많은 돈이 지급되는 등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문제가 많았다. 사필귀정인 셈이다. 물론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자 국가경쟁력의 근원인 교육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선진국의 좋은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발빠르게 추진하는 교육부의 열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대표적인 교육 사업들이 흔들리다 보니 교육정책 전반에 대하여 총제적인 점검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체적으로 새로운 정부나 지도자가 들어서면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하여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여 결과를 보려 한다. 그러나 교육문제는 짧은 시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교육정책의 실패는 국가 경쟁력의 저하는 물론 전 국민의 피해를 불러온다. 새로운 교육정책의 입안과 시행에는 돌다리도 두세번 두드린다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오죽하면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였겠는가.
  • 선율 타고 들어서는 만추… 무르익은 스크린 속 화음

    선율 타고 들어서는 만추… 무르익은 스크린 속 화음

    ‘돈 조반니’와 ‘바흐 이전의 침묵’이 지난달 중순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음악 영화가 속속 스크린에 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어쿠스틱’과 ‘조금만 더 가까이’가, 이튿날엔 ‘코러스’가 개봉했다. 이달에도 음악 영화는 줄을 잇는다. ‘벡’과 ‘레인보우’가 18일 관객과 만난다. 일주일 뒤에는 ‘더 콘서트’가 기다리고 있다. 다음달 2일에는 음악 다큐멘터리 ‘나는 나비’가 선보인다. 가을이 주는 계절적 감성과 음악 궁합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음악 영화 강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청아한 음악 로맨스 ●신세경·강민혁 등 연기돌 출동-어쿠스틱 세 가지 이야기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다. 판타지를 섞었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지붕킥)으로 상한가를 친 신세경과 아이돌 그룹 씨엔블루의 이종현·강민혁, 2AM의 임슬옹이 나온다는 점이 포인트다. 저예산 독립 영화에 ‘연기돌’이 출연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컵라면을 계속 먹어야 살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나오는 신세경은 노래 솜씨가 다소 아쉽지만 색다른 느낌이다. 사실 이 영화는 지각 개봉이다. 영화 ‘오감도’와 ‘지붕킥’ 이전의 신세경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음악에 미쳤지만 생활고 때문에 아끼는 기타를 팔려고 하는 록밴드 멤버 이종현과 강민혁의 연기도 다소 어색하다. 물론 팬이라면 모든 것이 용서될지도. ●윤계상과 홍대 여신과의 만남-조금만 더 가까이 엄밀하게 따지면 음악 영화는 아니다. 청춘 멜로물이다. 다섯 가지 이야기를 묶은 옴니버스 영화다. 가수 출신 연기자 윤계상과 홍대 여신 요조가 나온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요조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주인공이다. 사랑에 큰 상처를 받은 뮤지션으로 나온다. 요조가 스튜디오와 공원에서 직접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노래는 오는 8일 디지털 싱글로도 발매된다. 앞서 요조는 ‘카페 느와르’에 출연하며 활동 폭을 넓혔다. 인디 음악 뮤지션의 스크린 나들이는 요조가 처음은 아니다. ‘좋아서 만든 영화’,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이야기’, ‘반드시 크게 들을 것’ 등이 있었다. 대개 다큐멘터리였다. 웃고 울리는 클래식의 힘 ●코미디와 클래식의 조화-더 콘서트 정치적인 상황으로 고통 받아야 했던 음악가들의 아픔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볼쇼이 교향악단이 배경. 한때 잘나가던 볼쇼이 지휘자였던 안드레이는 유대인 연주자들을 쫓아내라는 상부 지시를 거부했다가 하루 아침에 쫓겨난다. 복권을 꿈꾸며 볼쇼이 극장 청소부로 30년을 버티던 안드레이는 어느 날 프랑스 파리의 한 극장에서 온 초청 공문을 가로챈다. 그는 절친한 친구 샤샤와 함께 옛 유대인 동료를 규합해 파리로 떠난다.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등 클래식 명곡들이 웃음, 감동과 함께 버무려진다. 러시아 공훈 배우 알렉세이 구스코프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으로 갈채를 받았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음악-코러스 5년 만에 재개봉한 작품이다. 2004년 프랑스에서 관객 900만명을 동원하며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2차 대전 뒤 프랑스 마르세유의 작은 기숙사 학교가 무대다. 문제아들이 모인 이 학교에 임시 교사가 부임해 합창단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차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세계적인 지휘자로 성장한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시네마 천국’을 연상케 한다. 흥미로운 점은 두 작품에서 회상하는 주인공 역을 모두 프랑스 배우 자크 페렝이 맡았다는 점이다. 서울 낙원동 허리우드 클래식 시네마 단관 개봉이다. 밴드, 피끓는 열정과 꿈 ●일본 인기 만화 영화화-벡(BECK) 2008년 34권으로 완간된 일본의 인기 만화가 원작이다. 밴드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교과서적인 작품으로, 열정과 생동감이 살아 숨쉰다는 평가를 받았던 원작은 일본에서만 1500만부가 팔려나갔다. 원작 팬이라면 잔뜩 기대하고 있을 작품이다. 지난 9월 초 일본에서 개봉돼 곧바로 흥행 1위에 올랐다. 평범한 소년 유키오가 기타와 록 음악을 만나며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극찬을 받은 유키오의 목소리, 천재 소리를 듣는 류스케의 기타, 화끈한 지바의 랩, 힘이 넘치는 유지의 드럼, 펑키한 다이라의 베이스가 과연 어떻게 재현될지 관심이 쏠린다. ●음악을 통한 성장 드라마-레인보우 영화감독의 꿈을 위해 서른 아홉에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 엄마와 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꿈을 키우는 15세 아들의 고군분투를 담았다. 교사였던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이 반영됐다. 음악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은 엄마는 홍대 앞 인디밴드를 만나 시나리오를 쓰며, 아들은 학교 밴드부로 활동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어 보여준다.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나라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아들 역할을 맡은 백소명은 2007년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초딩 록 밴드’ 페네키의 리더다. 페네키의 공연이 영화 말미를 장식한다. ●YB의 미국 유랑 따라가기-나는 나비 YB는 윤도현(보컬·기타)을 중심으로 허준(기타), 김진원(드럼), 박태희(베이스)로 이뤄진 록밴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불렀던 ‘오 필승 코리아’로 국민 밴드가 됐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 미국 록 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 참여했다.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시애틀,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 등 7개 도시에서의 생생했던 현장을 카메라가 쫓아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그래픽 김선영기자 ksy@seoul.co.kr
  • 이름없는 22가지 또 다른 쉰들러 리스트

    우리가 기억하는 영화 한 편이 있다. 쉰들러 리스트. 독일인 실업가 오스카 쉰들러는 1000여명의 유대인들을 자신의 공장에 고용해 그들의 목숨을 구한다. 하지만 이뿐일까. 제2차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 목숨을 잃을 뻔한 사람들을 구한 얘기는 쉰들러 외에도 많다. 스웨덴 외교관 라울 발렌베리는 나치 수용소로 이송되던 5만명에 가까운 헝가리 유대인을 구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있다. 세르비아 농민들, 덴마크 농민들, 중국 어부들, 프랑스 교사들, 이탈리아 수녀들, 대부분의 경우 이 영웅들의 이름은 사라졌지만 그들에 관한 몇가지 이야기는 아직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2차대전의 숨은 영웅들’(토머스 j 크로웰 지음, 김영진 옮김, 플래닛미디어 펴냄)은 그 가운데 스물두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군인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고, 평범한 시민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저자는 이런 내용들을 통해, 예를 들어 불시착한 연합군 조종사를 구출하거나 유대인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거나, 극단적으로 포로수용소 전체를 해방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뿐만 아니라 뛰어난 지략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 클레르 몽페랑의 여학교에서 지리를 가르치던 뤼시 오브락의 경우도 그렇다. 프랑스가 나치에게 점령당한 뒤 그녀의 남편 레몽과 함께 레지스탕스에 가입했다. 레몽이 나치에 끌려가자 당시 둘째 아이를 가진 지 6개월째였던 뤼시는 남편을 게슈타포의 감옥에서 꺼내기 위해 대담한 계획을 세운다. 2만 2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美 뉴저지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美 뉴저지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미국땅에 일본군 위안부들을 추모하는 기림비를 세우기 위한 한인 고등학생들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미국 한인들의 권리신장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인유권자센터(KAVC)는 23일(현지시간) 뉴저지주의 한인 밀집지역인 팰리세이드파크시 도서관 앞에서 제임스 로툰도 시장과 시 관계자, 교민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림비 제막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가로·세로 약 1m 크기의 대리석 기림비에는 “‘193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주의 정부 군대에 유린된 20여만명의 여성과 소녀들을 기린다.”면서 “‘위안부’로 알려진 이들은 상상할 수 없는 끔찍한 인권 침해를 당했으며, 우리는 인류에 대한 이 잔혹한 범죄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적혀 있다. 센터 측은 지난해부터 한인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뉴욕 플러싱과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두 곳에 일본군 위안부 추모비를 설립키로 결정, 서명 및 모금 운동을 벌여왔다. 특히 센터의 여름방학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인 고등학생‘ 10여명이 추모비 건립을 위한 서명, 모금 운동과 시 당국 설득 등을 도맡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건립 비용 1만 달러는 교민들의 후원금으로 마련됐다. 김동찬 센터소장은 “2007년 미주 한인들의 풀뿌리 힘으로 연방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일본이 철저하게 이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이슈가 잊혀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나치 치하의 유대인 학살인 홀로코스트를 잊지 않기 위해 미국 곳곳에 세워져 있는 홀로코스트 기념비처럼 일본군 위안부들의 피해를 통해 반 인권적 행위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미국과 세계에 평화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기림비를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反이슬람 발언 해고 NPR 부당” 美보수 도 넘은 방송공격

    미 공화당 차기 대선주자들과 폭스뉴스 등이 21일(현지시간) 일제히 공영라디오방송(NPR)을 집중 공격하고 나섰다. 전체 무슬림(이슬람 신자)을 테러 용의자로 매도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전날 NPR가 뉴스분석가 후안 윌리엄스를 해고한 것이 발단이었다. 하지만 해당 발언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NPR만 비난하는 등 공정성을 상실한 양상을 보인다. 미국 보수세력의 반이슬람 정서가 도를 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NPR 뉴스분석가로 일하던 후안 윌리엄스는 지난 18일 강경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 출연해 “비행기에 무슬림 복장을 한 사람이 타고 있으면 불안해진다.”라고 발언했다. NPR는 이틀 뒤 윌리엄스를 해고했다. NPR 최고경영자 비비안 실러는 “윌리엄스는 18일 발언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언론윤리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트위터에 “NPR가 개인 라디오처럼 그렇게 편협하게 운영할 거라면 연방정부 재정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윌리엄스가 출연했던 프로를 진행하는 빌 오라일리는 “미국인 수백만명이 똑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 6월 60여년 동안 백악관을 출입했던 전설적인 언론인 헬렌 토머스를 불명예 퇴임시킨 유대인 비난 발언과 여러모로 대비된다. 당시 토머스는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을 떠나 폴란드나 독일로 가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사과까지 했지만 동료 언론들의 차가운 외면 속에 언론 경력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대통령이 나서 공부하지 말라는 나라”

    “대통령이 나서 공부하지 말라는 나라”

    김문수 경기지사는 21일 한나라당 부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를 비판하며 국가장기전략을 고민하는 연구기관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서울 가락관광호텔에서 열린 국제외교안보포럼 특강에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당 지지도, 대통령인기, 선거에 누가 되는가 여론조사를 한다. 요즘의 경우 배춧값이 올랐는데 누구 탓인지를 조사한다. 인기영합적인 것만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도는 조사하지만 북극 빙산이 녹아서 바다의 수위가 올라가는지 등 바다는 생각을 안 한다. 내일 아침 고기잡이만 생각하지 장기적인 영향은 안 보고 있다.”며 “이 부분을 누가 예측, 대응할 것인가. 국가장기전략연구원 같은 것이 우리나라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설학원 심야교습 제한과 관련, 이명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이어갔다. 김 지사는 “밤 10시 넘어서 학원하지 말라는 경기도 조례가 그제 통과됐다.”며 “대통령이 나선 것이다. 공부하지 말라고 말리는 기가 막힌 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가 예산을 쓰는 것도 아닌데 못하게 한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는가”라며 “유대인보다 공부 더 열심히 하고 잘하고 빨리 성장한 나라가 우리”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 김 지사는 “여론조사에서 반대가 많이 나온다 안 나온다의 문제가 아니라 옳지 않으면 안 하고 옳은 것은 해야 리더십이 형성되는데 요즘 여론조사를 너무 최선의 가치로 생각해서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도 이승만 재조명으로 불이익을 많이 당하지만 득실을 따져서 정치를 어떻게 하겠느냐.”며 “득실을 따지려면 장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스팸 어 랏’은 어떤 뮤지컬

    ‘스팸 어 랏’은 어떤 뮤지컬

    속된 말로 ‘쪽 팔려서’ 건국신화를 이렇게 비틀 수 있겠다 싶다. 한국에서 단군을 바보로, 유화부인을 날라리 여고생으로 비트는 작품이 나올 순 없는 노릇 아니던가. 뮤지컬 ‘스팸 어 랏’(데이비드 스완 연출, 오디뮤지컬컴퍼니·CJ엔터테인먼트 제작)은 영국의 영웅 아서 왕 이야기를 코미디로 재조립한 작품. 아서 왕은 5~6세기쯤 영국을 통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사가들은 나중에 짜깁기된 인물로 본다. 카이사르의 브리튼 침공 이후 비로소 역사에 편입된 콤플렉스가 만들어낸 인물이란 쪽이다. 그러고 보니 프랑스도 ‘아스테릭스’란 코미디로 콤플렉스를 덮었다. 골족의 영웅 베르킨게토릭스가 카이사르에게 패배한 게 역사적 사실이지만, ‘아스테릭스’에서는 로마군이 패배한다. 뮤지컬에서 아서 왕과 대결하는 흑기사가 팔다리가 다 잘려 나가면서도 자기가 이겼다고 우기는 것 자체가 이런 역사에 대한 패러디인지 모른다. ‘스팸 어 랏’은 영국 코미디 그룹 ‘몬티 파이튼’이 만든 1975년작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것이다. ‘열라 많은 스팸’이라는 제목이 ‘막장 개그쇼’라는 작품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한마디로 비틀기와 패러디의 향연이다. 성배를 찾는 기사는 모두 나사빠진 인물들이고, 장엄한 카멜롯성은 아예 쾌락이 넘치는 물랑루즈다. 성배를 찾으려면 뮤지컬을 만들라는 ‘니(Ni)족’이 큰 나무인 것은 유럽의 거대나무 신화를 반영하지만, 종족이름이 하필 ‘Ni’인 것은 반대당 의원의 연설을 훼방놓을 때 ‘Ni, Ni, Ni’라고 야유를 보내는 영국 의회 풍경에서 따온 것이다. 엉터리 같은 니족의 회의는 의회에 대한 비틀기다. 뮤지컬이란 장르 자체도 패러디한다. 1막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을 뒤집고, 2막에서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지킬 앤드 하이드’, ‘미스 사이공’, ‘캣츠’ 등 무려 12작품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원작은 유대인 뮤지컬 기획자를 겨냥했는데 한국에서는 아이돌부터 캐스팅하는 문화를 꼬집는다. 공연팬들은 이 두 대목에서 정신줄을 놓고 웃는다. 재창작에 가까울 정도로 한국적으로 바꾼 배우들의 아이디어, 그리고 까칠하다는 평과 달리 이런 아이디어를 다 받아준 연출의 결단이 이런 코미디를 가능하게 했다. 내년 1월 2일까지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5만~10만원. 1588-521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유대국 인정땐 정착촌 재동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을 ‘유대인 국가’로 인정하면 정착촌 동결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크네세트(의회) 개회 연설에서 “팔레스타인 지도부가 이스라엘을 유대 민족의 조국으로 분명하게 인정한다면 내각을 소집,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 연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건부 제안이 아니라 이스라엘인들 사이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제안은 미국과 유럽이 지난달 2일 20개월 만에 재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을 존속시키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에 정착촌 동결 조치의 연장을 촉구한 가운데 나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네타냐후 총리의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의 대변인은 “미국이 중재하는 평화협상에 복귀하려면 이스라엘의 정착촌 동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유대인 국가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의 제안은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평화협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유대국가 인정해야 시민권 준다”

    “유대국가 인정해야 시민권 준다”

    이스라엘을 ‘유대국가’로 인정하는 서약을 한 사람에게만 시민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이스라엘 내각에서 승인됐다. 사실상 ‘앙숙’인 팔레스타인 이민자를 겨냥한 조치다. ‘충성서약법’ 통과에 대해 아랍계 이스라엘인과 지식인들은 물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극력 반발할 태세여서 중동지역 정세가 다시 얼어붙을 조짐이다. 11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내각은 지난 10일 각료회의에서 찬성 22명 대 반대 8명으로 시민권 관련 개정 법안을 통과시켰다. 의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발효할 이 법안에는 시민권을 취득할 때 ‘나는 유대 민주국가인 이스라엘에 충성하는 시민이 되고 이스라엘의 법을 준수할 것을 선언한다.’는 내용의 서약문에 서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미 시민권을 취득한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이나 이스라엘에 이민 오는 유대인은 서명하지 않아도 된다. 내각을 통과한 개정안은 극우파인 ‘이스라엘 베이테누’ 당이 처음 제출한 발의안 가운데 ‘아랍계 이스라엘 시민은 군 복무를 하거나 다른 공익근무 활동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빠지는 등 다소 손질되기는 했으나 아랍계 이스라엘인과 결혼해 시민권을 취득하려는 팔레스타인 사람은 ‘충성 서약’을 해야만 하는 등 독소 조항을 그대로 담고 있어 인권 침해 논란이 예상된다. 법안이 통과되자 이스라엘의 아랍계 정치인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의회 내 아랍계 의원인 아흐메드 티비도 “특정 이념에 충성을 맹세해야 시민권을 주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지식인들도 법안 내용을 비판하고 나섰다. 예술가와 학자 등 100여명은 지난 10일 텔아비브의 독립기념관 앞에 모여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면서 법안폐기를 주장했다. 교육심리학자인 가브리엘 솔로몬 교수는 “이스라엘이 독일 나치가 1935년 제정한 인종차별법과 같은 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내 아랍계 시민단체들도 이 법안 통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아랍계 주민에 대한 차별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반발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박건형 순회특파원 좌충우돌 유럽통신] 용기있는 독일인의 과거 참회

    [박건형 순회특파원 좌충우돌 유럽통신] 용기있는 독일인의 과거 참회

    독일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트라세역 앞에는 어린이 6명의 동상이 서 있다. 고개를 떨어뜨린 네 명의 어린이 옆에 놓인 가방에는 망가진 곰인형이 들어 있다. 반면 이들과 등을 진 두 명의 어린이는 책가방을 멘 채 밝고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동상의 이름은 ‘죽음으로 가는 기차, 삶으로 가는 기차’다. ●관광명소에 나치만행 고스란히 기록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인 1939년 초 나치 독일이 점령했던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에서 한 대의 기차가 출발했다. 기차는 베를린, 뮌헨, 라이프치히, 함부르크, 빈으로 이어지는 1120㎞를 달려 영국 리버풀에 도착했다. 기차 안에는 190명의 유대인 어린이들이 타고 있었다. 삼엄한 게슈타포의 감시 속에서 네덜란드인 지원자들은 로테르담에서 어린이들을 맡아 배에 태웠고, 리버풀에 도착한 유대인 어린이들은 사전에 약속된 영국의 각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 해 9월까지 기차는 모두 669명의 어린이를 영국으로 옮겼다. 이들의 가족들은 대부분 나치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마지막 9번째 기차에 탔던 250명도 나치에 발각되면서 죽음을 맞았다. ‘제2의 안네 프랑크’가 될 뻔한 아이들에게 기차는 삶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였던 셈이다. 기차를 운행시킨 사람은 ‘영국의 쉰들러’로 불리는 니컬러스 윈튼이다. 런던에서 주식 중개인으로 일하던 윈튼은 친구의 요청을 받은 뒤 망설임 없이 프라하로 떠났고, 기차를 구해 어린이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 동상은 당시 기차를 타고 체코를 탈출했던 이스라엘 조각가 프랭크 마이슬러가 첫 열차가 떠난 뒤 70년이 지난 2008년 기차가 거쳐 갔던 프리드리히스트라세역에 윈튼에 대한 감사를 담아 세운 것이다. ●“과거 직시해야 올바른 미래로” 강조 그러나 이 동상은 단순히 윈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죽음으로 가는 기차’라는 동상의 다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독일인의 과거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 동상 옆 벽에는 1941년부터 1945년까지 나치가 유럽에서 행한 유대인 학살의 만행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동상 앞에서 만난 대학생 한스 프링스는 “위 세대의 일이기는 하지만 잘못된 생각과 행동은 언제까지나 독일인이 안고 가야 할 마음의 짐”이라며 “지금의 독일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과거를 똑바로 쳐다봐야 그릇된 미래를 살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잘못을 뉘우치는 것은 어렵고 외면하기는 쉽다.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이 설계한 홀로코스트 추모관은 독일 국회의사당에서 마주 보이는 곳에 지어졌다. 항상 바라보며 잊지 않기 위해서다. 구동독 지역에서는 자신들을 억압하던 국가보안국(슈타지) 건물을 없애지 않고 보존하고 있다. 과거를 피하고 묻어 버리는 순간 다시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이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자리에 자신들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적어 놓고 공개적으로 반성할 수 있는 용기. 통일 이후 수많은 잡음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유럽의 맹주로 우뚝 서고 있는 독일의 진정한 힘이 아닐까. 베를린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투기 붐 주역 원저우 상인들

    중국 부동산 투기 붐의 주역은 단연 원저우(溫州) 상인들이다. 중국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이들은 1998년 부동산 가격이 막 상승하는 초입부터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2~2005년 상하이 부동산 시장에 2조~3조위안(약 340조~510조원)을 융단 폭격식으로 쏟아부어 현지 아파트 가격을 최고 4배나 상승시켰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4년 푸둥(浦東) 촨사(川沙)에 완공될 예정인 상하이 디즈니랜드다. 상하이 관료들과의 유착을 통해 고급 정보를 수집, 사전에 공사 현장의 땅을 싹쓸이식으로 매입, 엄청난 시세 차익을 남겼다. 현재 원저우 상인들은 장쑤(江蘇)성 쿤산(昆山),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등지의 인근 주변 도시와 톈진(天津), 충칭(重慶),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등의 부동산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제2의 선전으로 불리며 새롭게 떠오르는 톈진 빈하이(濱海) 개발구 요지의 부동산 매물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의 투자 수법은 ‘히트 앤드 런(Hit and Ru n)’. 전국적인 정보 네트워크를 갖춘 원저우 상인들은 막대한 자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가격을 상승시킨 뒤 단시간 내에 엄청난 시세 차익을 노린다. 2003년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면화 사재기에 30억위안(약 5100억원)을 투입해 이듬해 거의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2002년도의 상하이 부동산 급등, 2006년도의 석탄광산 투기, 2007년도의 복주 부동산 급등, 최근의 니켈 매점 매석등도 이들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최근 원저우 상인들은 해외 부동산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국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특히 상하이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제주도는 휴양지로서 투자 가치가 높다. 최근 원저우 상인들이 단체로 제주도에 몰려와 한 채당 1500만위안(약 26억원)짜리 고급 별장을 수십 채 구입한 사실이 중국 언론에서 화제가 됐다. 원저우 출신 장셴윈(蔣賢云) 회장의 번마(奔馬) 그룹이 제주 이호랜드와 25억위안(약 4300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에펠탑·베를린 중앙역 알카에다 표적”

    “에펠탑·베를린 중앙역 알카에다 표적”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프랑스 파리 에펠탑, 독일 베를린 중앙역 등 유명 지형물을 표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져 유럽 일대의 테러 공포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알카에다의 동시다발적 유럽 테러 음모로 자국민들에게 여행경계령을 내린 지 이틀째인 3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서방 정보기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파리 에펠탑 및 노트르담 성당, 베를린 중앙역 등이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라고 보도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미군기지에 구금된 한 파키스탄계 독일 남성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테러조직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된 이 남성은 독일 베를린의 아들론 호텔, 알렉산더 광장 텔레비전 송신탑 등 알카에다가 테러를 기획한 세부장소들을 적시해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익명의 서방 정보기관관리는 “구체적인 공격계획이 확인됐다.”면서 “테러조직들이 공조해 최소 서유럽의 3개 도시를 공격 목표로 잡았고, 언제 공격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정보기관들은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이 유럽 주요 도시들의 공공장소를 겨냥해 ‘뭄바이식’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인도 뭄바이 테러는 지난 2008년 11월 10명의 무장괴한들이 사흘간 타지마할 호텔과 유대인 문화센터, 기차역 등 동시다발 테러로 160여명을 살해한 사건이다. 테러 대상으로 오르내린 당사국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보안당국은 이날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자국의 테러를 모의한 것으로 보이는 28세의 알카에다 조직원을 긴급체포했다. 브리스 오르트푀 프랑스 내무장관은 “테러공격 위협은 사실이며 최근 며칠 동안 일련의 관련 정보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당장 경보단계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전날 두 번째로 높은 적색 수준의 테러경계령을 내렸다. 영국 외무부도 프랑스와 독일에 대한 자국민의 여행경계령을 ‘일반’에서 ‘높음’으로 상향조정했다. 체칠리아 말름스트롬 유럽연합(EU) 역내 담당 집행위원의 대변인은 “EU 집행위원회가 미국 정부로부터 여행경계령 발령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받았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美정부, 알카에다 테러 대비 유럽 여행주의령 발령

    미국 정부가 현지시각으로 3일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Al-Qaeda)의 잠재적 테러 가능성을 염려해 자국민들에게 유럽 여행주의령을 내렸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AP통신등 주요매체들에게 “여행자들에 대한 주의 촉구와 함께 현지의 미군 주둔지역과 시설물에 대해서도 예방적 조치가 취해지고 있으며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의령이 내려진 배경을 설명했다. 또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알-카에다가 유럽의 여러 도시를 겨냥해 ‘뭄바이식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인도 뭄바이 테러는 2008년 11월 10명의 무장 괴한들이 3일간 타지마할 호텔과 유대인 문화센터, 열차역 등을 공격해 총 160여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이번 여행 주의령 조치는 여행경보 단계 중 해당 지역을 방문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여행 경고’ 보다 한단계 낮다. 하지만 유럽 각국이 관광객 감소로 여행업계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미국이 유럽 여행객들에게 테러주의령을 내린 데 이어 영국도 프랑스와 독일을 여행할 자국민을 대상으로 테러주의령을 상향 조정했다.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이란 공격 ‘스턱스넷’은 이스라엘軍 소행”

    이스라엘 사이버부대가 이란 핵시설을 마비시키려고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Stuxnet)’을 퍼뜨린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컴퓨터 전문가들은 “스턱스넷의 코드에 성경 내용을 암시하는 단어가 들어 있는데 이 부분이 이스라엘이 사이버 공격을 시작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이 바이러스의 코드에는 ‘미르투스(myrtus)’라는 단어가 들어 있는데 이는 은매화라는 관목의 라틴어 이름이다. 히브리어로 은매화를 뜻하는 ‘하닷사(Hadassah)’는 구약성서 에스더서(書)의 에스더 왕비의 이름이다. 유대인인 에스더는 페르시아(이란영토에 있던 옛 제국)의 왕비가 돼 이 나라가 유대인들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사전에 막았다. 독일 산업보안 전문가인 랄프 랭그너는 이스라엘군의 암호정보부대가 소프트웨어를 이란 남부 부셰르의 핵발전소에 침투시키는 방법으로 컴퓨터 바이러스 공격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랭그너는 “성경을 읽기만 해도 이러한 추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지난 수개월간 스턱스넷을 유포한 세력이 누구인지 추적해 왔다. 프로그래머들은 스턱스넷이 부셰르 핵 발전소 건설에 참여한 러시아 업체 중 한 곳에 의해 이란에 메모리 스틱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지난해 신종플루로 연기… 2년만에 열리는 지역축제 둘] 17개국 52개팀 ‘음악의 대향연’

    [지난해 신종플루로 연기… 2년만에 열리는 지역축제 둘] 17개국 52개팀 ‘음악의 대향연’

    지난해 신종플루 여파로 취소돼 많은 팬들을 아쉽게 했던 ‘소리 축제’가 올해 다시 찾아온다. 울산 월드뮤직페스티벌과 구례 동편제 한마당이다. 오는 7~10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열리는 울산 월드뮤직페스티벌은 스페인을 주빈국으로 17개국 52개팀이 참여한다. 2006년 출발해 아직은 역사가 짧지만, 영국의 월드음악 전문지가 꼽은 ‘세계 베스트 25 월드뮤직 축제’에 포함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놓쳐서는 안 될 무대를 이정헌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예술감독의 추천으로 추려 봤다. 모두 한국 초연이다. 파키스탄 출신의 파이즈 알리 파이즈는 카왈리 음악의 거장으로 꼽힌다. 카왈리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의 음악. 신을 맞아들이기 위한 음악이지만 마냥 엄숙한 것만은 아니다. 흥겹고 신나는 부분은 무척 매력적이다. 처음 듣는 관객들도 연주자와 함께 박수를 치며 어깨를 들썩이게 된다. 개막 무대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미남 플라멩코 댄서 호아킨 그릴로가 연다. 춤, 노래, 기타가 하나 되는 정통 플라멩코의 진수와 스페인 무용수의 정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 파소의 싱어송라이터 빅터 데메는 음악 활동을 시작한 지 약 30년 만에 2008년 첫 앨범을 냈다. 우수에 찬 목소리와 서정적인 기타 연주를 통해 아프리칸 블루스의 맛을 진하게 음미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영혼이 가슴 깊은 곳을 비집고 들어와 흔드는 느낌이다. 아프리카 만딩고 부족의 전통 의상 마르카 제작이 그의 생업이다. 이스라엘 가수 야스민 레비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살았던 유대인의 음악인 세파르딕·라디노의 맥을 잇는다. 목소리를 자유자재로 꺾고 떠는 창법이 인상적. 카리스마 넘치지만 구슬픈 느낌도 묻어난다. 폐막 무대를 책임진다. (052)260-7544.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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